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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쁜 스포츠카” 청년돌풍 깎아내린 나경원… 이준석 “난 전기차”

    “예쁜 스포츠카” 청년돌풍 깎아내린 나경원… 이준석 “난 전기차”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0선·초선 주자들이 의외의 선전을 보이자 계파 지원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등 당 안팎에선 크게 술렁이는 모습이다. 신인 당권 주자들에게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힘을 싣자 중진 주자들의 견제 목소리도 커졌다. 24일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오 시장을 나경원 전 의원이 비판하면서 서울시장 경선 2라운드를 방불케 했다. 오 시장은 지난 23일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며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당 대표가 선출되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 당시 국민의힘 청년 연설 전략을 주도해 당선에 기여했던 이 전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그러자 나 전 의원이 오 시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오 시장과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두고 경선한 나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시정이 바쁠 텐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으시다”며 “좀 쉬운 당 대표,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 대표가 되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하시는 거 아닌가”라며 날을 세웠다. 지난해 총선 이후 잠잠했던 계파 논란도 나타났다. 나 전 의원은 “특정 계파가 당을 점령할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외부 인사들이) 당에 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유승민계로 평가되는 이 전 최고위원, 초선 김웅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중진 대 신인 구도의 ‘자동차 설전’도 시선을 끌었다. 나 전 의원이 자신을 ‘화물트럭 운전자’에 빗대며 신인 대표론을 비판한 것이 시작이었다. 나 전 의원은 “당 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제가 올 초에 주문 넣은 차는 전기차”라며 “매연도 안 나오고 가속도 빠르다”고 받아쳤다. 이어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초선 김은혜 의원은 “김은혜는 카니발을 탄다”며 “당 대표가 되면 대선 주자들을 태우고 전국을 돌며 신나는 대선 축제를 벌이겠다”고 받아쳤다. 5선 주호영 의원도 참전해 “차가 문제가 아니라 운전자가 문제”라며 “스포츠카든 화물차든 전기차든 문재인 운전자를 끌어내리고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나 전 의원 캠프는 입장을 내고 “타 후보를 스포츠카에 빗댄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의 현재 상태가 예쁜 스포츠카가 아닌,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하는 화물트럭이며 나 후보가 그런 화물트럭을 끌고 갈 적합한 후보임을 주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재명 대세론 맞는가”…與 약소 주자들, 경선 영향력 극대화 전략

    “이재명 대세론 맞는가”…與 약소 주자들, 경선 영향력 극대화 전략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 ‘빅3’(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지지율이 답보인 틈을 타 경선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약소 후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빅3’가 대선기획단 출범과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며 세 불리기에 집중하는 사이, 이들은 이른 출마 선언으로 대권 주자급 이미지를 선점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9일,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12일 출마선언을 완료했다. 같은 당 이광재 의원은 오는 27일 공식 출마를 예고했고, 김두관 의원도 뒤이어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다음달 대담집 출간에 맞춰 출마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고, 최문순 강원지사도 출마를 검토 중이다.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으나 판을 흔들 영향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24일 발표된 여론조사(한국사회여론연구소, 21~22일, 전국 유권자 1009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10위 안에는 추 전 장관(2.3%)만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에 결선투표를 노린 반(反)이재명 합종연횡 가능성도 나온다. 1위인 이 지사를 견제하기 위해 2위 이하 후보 간 단계적 단일화 가능성이 일부에서 거론된다. 그러나 3위인 정 전 총리조차 지지율 5%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당선권과 거리가 먼 약소 후보들은 자신의 정치적 가치를 알리는 게 주목적인 만큼 반(反)이재명으로 뭉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발표된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PNR, 22일, 전국 유권자 1008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에서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는 이 지사(33.8%), 이 전 대표(13.5%), 정 전 총리(7.2%), 박 의원(3.4%), 이 의원(2.3%), 양 지사(1.6%), 김 의원(1.1%) 순이었다. 1위인 이 지사도 과반에 미치지 못했고, 이 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합은 29.1%로 나타났다. 이날 박 의원은 “박스권에 갇힌 이 지사의 지지율이 과연 대세론이기는 한가”라며 ‘이재명 대세론’을 흔들었다. 정 전 총리도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극찬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백신 불안감을 부추기고 러시아 백신 도입 등을 주장하며 방역에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이 지사를 때렸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백신 허브 인도에서 한국으로?...기술력 확보가 ‘단순 하청’, ‘허브’ 가른다

    백신 허브 인도에서 한국으로?...기술력 확보가 ‘단순 하청’, ‘허브’ 가른다

    ‘세계 최대 백신공장’으로 불리다 최악의 감염국으로 전락한 인도를 대신해 미국과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맺은 우리나라가 ‘백신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도는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의 60%를 생산하는 백신생산 대국으로, 자국 백신 보유량도 넉넉해 한때 주변국에 백신을 나눠주는 ‘백신외교’까지 폈다. 그러나 최근 변이 바이러스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약 한 달 전부터 백신 수출을 중단했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이 백신 주도권을 놓고 패권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별안간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이다. 미국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공장으로 한국을 지목한 것도 한국의 기술력·생산력을 활용해 공백이 생긴 인도·태평양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인도와 달리 한국은 방역 관리가 안정화돼 백신 위탁생산에 큰 변수가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미국 모더나의 전령리보핵산(mRNA) 백신기술을 최대한 습득해야 기술과 생산력이 집약된 ‘백신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단순한 ‘백신하청’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24일 “단순한 백신공장과 백신허브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은 기술력 유무”라며 “모더나의 mRNA 기술, 노바백스 등 항원합성 백신의 면역증강제 기술력을 확보해야 미국이나 유럽처럼 진정한 백신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미국과 백신 파트너십을 맺은 데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인도는 미국, EU 등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은 단단한 구조가 아닌 하청 구조”라며 “파트너십을 발판 삼아 허브로 충분히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위탁생산에 연구개발 협력도 진행하면 백신 개발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정은영 복지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백신 제조 경험은 향후 개발된 백신의 대량생산 때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mRNA 백신 개발 관련 현재 일부 기업이 비임상시험 중에 있으며, 하반기부터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변이 바이러스 관리 등에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생산·개발 전력이 순식간에 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탁생산할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을 약속받아 백신 수급 안정화를 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인도가 수출 중단이라는 ‘폭탄선언’을 하게 된 데에는 백신 수요 예측에 실패한 탓도 크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한국이 모더나 백신 완제품을 생산하기로 한 데 대해 “원액보다 완제를 가지고 있을 때 유리한 점은 국내에서 수억회분의 완제품들이 나온다는 것”이라며 “우선 공급받는다든지 혹은 배달하고 공급받는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한 점들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힘 당권 ‘신구대결’ 신경전 고조…스포츠카·전기차·노후차 공방

    국힘 당권 ‘신구대결’ 신경전 고조…스포츠카·전기차·노후차 공방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0선·초선 주자들이 의외의 선전을 보이자 잠잠했던 계파 지원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등 당 안팎에선 크게 술렁이는 모습이다.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신인 당권주자들에게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힘을 싣자 중진 주자들의 견제 목소리도 커졌다. 24일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오 시장을 나경원 전 의원이 비판하면서 서울시장 경선 2라운드를 방불케 했다. 원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대를 휩쓰는 젊은 바람의 동력은 변화의 열망”이라며 “내년 대선은 누가 더 빨리, 많이 변하느냐의 싸움”이라고 신인 주자를 응원했다. 오 시장도 지난 23일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며 “경륜과 안정감의 대선후보와 호흡하며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당대표가 선출되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 당시 국민의힘 청년 연설 전략을 주도해 당선에 기여했던 이 전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러자 나 전 의원이 오 시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오 시장과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두고 경선한 나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시정이 바쁠 텐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으시다”며 “좀 쉬운 당 대표,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 대표가 되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하시는 거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해 총선 이후 잠잠했던 계파 논란도 나타났다. 나 전 의원은 “특정 계파가 당을 점령할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외부 인사들이) 당에 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승민계로 평가되는 이 전 최고위원, 초선 김웅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중진 대 신인’으로 벌어진 ‘자동차 설전’도 시선을 끌었다. 나 전 의원이 신인들을 ‘예쁜 스포츠카’에 빗대고 자신을 ‘화물트럭’에 빗대 신인 대표론을 비판한 것이 시작이었다. 나 전 의원은 “당 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제가 올 초에 주문 넣은 차는 전기차다”며 “매연도 안 나오고 가속도 빠르다”고 받아쳤다. 이어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누어줄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초선 김은혜 의원은 중진주자를 ‘노후차’에 빗대 “노후 경유차에 짐을 실으면 언덕길에서 힘을 못 쓰고 운행 제한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맞받아쳤다. 신경전이 고조되자 5선 주호영 의원도 참전해 “차가 문제가 아니라 운전자가 문제”라며 “스포츠카든 화물차든 전기차든 카니발이든 문재인 운전자를 끌어내리고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中대사 “한미정상회담, 아쉽게 봤다…대만은 중국 내정문제”

    中대사 “한미정상회담, 아쉽게 봤다…대만은 중국 내정문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아쉽게 봤다”고 평가했다. 싱 대사는 24일 열린 ‘중국공산당 100년과 중국 발전’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중국 견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는 분석’에 관한 질의에 “대사로서 (발언을) 자제하겠다”면서도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그는 “중국이란 말은 없지만, 중국을 겨냥해서 하는 것을 우리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를 들어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인데 그것도 나왔고, 남중국해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자유 통행은 다 보장되고 중국과 주변국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쿼드 문제가 나오고 국제질서 문제도 나오고, 그 다음에 인도·태평양 전략 문제도 얘기하고 이러한 것을 오늘 오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꼭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와 관련해선 “한미 관계는 한국이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리가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만 중국 국익을 상하게 하거나 (하면) 이에 대해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사실 모든 힘을 동원해서 중국을 억압하거나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발전하는 것은 한국의 자주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싱 대사는 세미나 축사에선 “(한중) 양측이 서로 협력하고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같이 열어가기를 바란다”며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신남방 정책의 전략적 연계를 강화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는 중앙아시아를 통한 육상 벨트와 바닷길을 개발한 동남아시아 등지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합친 개념이다. 신남방정책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지역협력 구상이다. 싱 대사는 또 “디지털 경제와 인공지능, 바이오 제약 등 중점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심화하고 공급 사슬, 산업 사슬, 데이터링크, 인재 사슬을 더욱 심도 있게 융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은혜 “난 예쁜 스포츠카 아닌 카니발”…나경원 향해 “노후경유차”

    김은혜 “난 예쁜 스포츠카 아닌 카니발”…나경원 향해 “노후경유차”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은혜 의원은 24일 본인을 포함, 중진 당권주자들을 ‘화물트럭’으로 빗댄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화물트럭도 성능이 좋아야 대선에서 사고가 안 생긴다”고 일침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후 경유차에 짐을 실으면 언덕길에서 힘을 못 쓰고 운행 제한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이같이 저격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진 후보들에게 응원을 보내줬다. 국민의힘의 변화와 대선승리를 바라는 당원들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덕담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나경원 후보가 ‘내년 서울시장 공천을 쉽게 받으려고 만만한 대표가 필요하냐’며 느닷없는 견제구를 날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나 전 의원이 0선·초선의 신예 그룹을 ‘예쁜 스포츠카’에 빗댄데 대해 “김은혜는 카니발을 탄다”며 “당 대표가 되면 대선 주자들을 태우고 전국을 돌며 신나는 대선 축제를 벌이겠다”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또 다른 글을 통해 자신에게는 ‘계파’, ‘경험 부족’, ‘실패한 과거’라는 세 가지가 없는 대신 ‘70년대생’, ‘여성’, ‘초선’이라는 “혁신적 리더십의 상징”이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신진 후보들이 본선에 올라가야 세력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전당대회가 다시 실패한 과거로 퇴색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며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의 바람을 돌풍으로 만들어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당 대표는 사실은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정말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된다”면서 0선·초선의 신예 그룹을 ‘예쁜 스포츠카’에, 자신을 포함한 중진을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에 각각 빗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미사일 주권, 자주국방 완성으로 이어져야

    미국이 사실상 한국에 강제해 온 ‘미사일 지침’이 폐기됐다. 그제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국으로서는 42년 만에 숙원사업이었던 ‘미사일 주권’을 되찾은 것이어서 의미가 매우 크다. 한미 간 미사일 지침은 1979년 박정희 정부가 주한미군 철수에 대비해 미사일 개발에 성공하자 미국이 제동을 걸면서 탄생했다. 한국의 핵무기 개발을 우려한 미국은 사거리 180㎞, 탄두 중량 500㎏을 초과한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이후 미사일 지침은 네 차례 개정돼 사거리 제한이 800㎞까지 늘었고 탄두 중량 제한이 풀렸으며 고체연료 사용도 허용됐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사일 지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짐에 따라 한국은 사거리 제한 없는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을 사정권에 두는 중·장거리 미사일, 그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도 가능해졌다. 미국이 미사일 지침 종료에 전격 합의한 것은 한국을 통한 중국 견제 목적과 함께 북한이 ICBM까지 개발하는 와중에 한국에만 족쇄를 채우는 건 명분이 약한 측면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의 국력이 무시하기 힘들 만큼 성장한 게 영향을 끼쳤다고 봐야 한다. 세계 10위권 경제력에 6위권 군사력을 보유한 한국은 더이상 미국이 일방적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닌 것이다. 미사일 지침 종료를 계기로 한국은 자주국방 역량을 갖추는 데 한층 속도를 높여야 하며,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언급됐듯 궁극적으로는 전시작전권 전환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미사일 지침 종료가 주변국들한테 위협이 되지 않는 방어적 목적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는 등 외교적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번 미사일 지침 종료를 한국의 진보 정권이 이뤄 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국가 안보에서만큼은 이념이나 정파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지침’으로 이어져야 한다.
  • [특파원 칼럼] 트럼프 땐 안 되고, 바이든 땐 된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트럼프 땐 안 되고, 바이든 땐 된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은 200자 원고지 88장에 이를 정도로 길다. 미일 정상회담 공동선언문(70장)과 비교해도 25% 더 길다. 성명의 길이로 회담의 성과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한미 간에 얼마나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졌는지는 가늠할 수 있다. 그간 양국이 진통을 겪던 민감한 이슈들이 폭넓게 다뤄졌고 상당 수준까지 조율됐다. 우리나라가 공식화한 적 없던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는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문구로 언급됐다. 특히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이 인식됐다’고 언급한 대만 문제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반영됐다. 직접 중국을 거론하지 않았고 홍콩 및 위구르 인권 문제는 피했지만 쿼드의 일원인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언급은 중국에 아플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8년 북미 간 싱가포르 공동성명뿐 아니라 ‘남북 판문점 선언’을 포함시켜 미국으로부터 남북 대화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다. 코로나19 백신 생산기지 조성을 위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도 성과다. 미래 한미동맹의 밑그림도 담겼다.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등 안보 이슈가 돼 버린 경제 협력의 강화는 물론이고 기후변화, 원자력 및 우주 탐사 등의 협력도 언급됐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로 우리는 42년 만에 미사일 주권을 회복했다. 본래 외교에 단순한 ‘주고받기’는 없다지만, 결과는 상호 이익 극대화를 위한 거래로 보인다. 이 중 가장 민감하다던 쿼드는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견제 전략이었다. 대만 사안도 미중 가운데 누구 편인지 묻는 난제였다. 우리나라는 당시 쿼드 참여에 대해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했고, 대만 사안도 침묵해 왔다. 트럼프 정부와 바이든 정부는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중국 때리기로 표심을 잡은 트럼프는 ‘아군 아니면 적군’의 이분법적 잣대로 동맹을 압박했다. 트럼프식 일방주의다. 미중 가운데 한쪽을 선택할 수 없는 우리나라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대응해 왔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보다 ‘중국이 지키지 않는 국제질서의 회복’을 강조했다. 지난 3월 중국 견제가 목적인 쿼드 정상회의에서 네 정상이 중국 얘기 없이 코로나19 공동 대응에 방점을 둔 것도 우군 확보를 위한 행보로 보인다. 더 나아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우리의 동맹국들이 ‘우리 아니면 그들’의 선택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후변화, 코로나19, 북한 문제 등은 미중 협력 가능성도 열어 뒀다. 거센 바람이 아닌 따뜻한 햇볕이 외투를 벗기듯 트럼프식 마구잡이 압박은 단결된 반발을 불렀지만, 정교하게 설계된 바이든의 친절한 압박은 ‘양국 동맹의 발전을 위한 토대’라는 명분을 준다. 하지만 국익 우선이라는 외교의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우리 기업들은 무려 4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물로 내놓았고 바이든은 공동 기자회견 때 한국 기업 수장들을 자리에서 일어나도록 한 뒤 박수로 치하했다. 우리나라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투자였을 수 있다. 또 ‘향후 3년간 중미 북부 삼각지대 국가와의 개발 협력에 대한 재정적 기여를 2억 2000만 달러(약 2480억원)로 증가시키겠다’며 이역만리 미국의 국경에서 벌어지는 이민 문제를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한미동맹의 미래에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따라 국력이 커진 동맹국 한국에 다양한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즉 한미동맹의 중심축이 북핵 문제에서 다양화될 전망이다. 우리도 미래 한미동맹 시대에 국익을 확보하기 위해 대차대조표를 점검할 때다. kdlrudwn@seoul.co.kr
  • 쿼드·대만… 中 아킬레스건 건드린 한미

    쿼드·대만… 中 아킬레스건 건드린 한미

    ‘中’이라는 단어 직접 언급 없었지만“대만 해협 평화 중요” 첫 공개 거론中 “美, 한국 이용해 내정간섭 말라”한미 정상이 ‘중국’이라는 단어를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대만’과 ‘남중국해’, ‘쿼드’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주제를 하나하나 열거해 베이징을 압박했다. 그간 미중 갈등 현안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던 한국 정부가 입장을 바꿔 미국 쪽으로 한 발 더 다가갔다는 관측이다. 한미 양국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국과 미국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할 것을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또 “쿼드 등 투명하고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명시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토 분쟁을 일상화하려는 중국의 행동을 문제 삼으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문구다. 여기에 공동성명은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대만 해협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한미가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두 나라가 ‘800㎞ 이내’로 제한된 한국군의 미사일 사거리 지침을 해제한 것도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이 동맹인 한국을 통해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기술 협력에서도 미국이 자국 중심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희토류), 5·6세대 이동통신 기술 등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5세대 기술은 그간 우리 정부가 중국의 입장을 감안해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 참여 제안에 거리를 두던 분야여서 태도 변화 움직임이 읽힌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망은 “한미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가 언급됐다”고 밝히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전날 이 매체는 한미 공동성명에 대만 문제가 들어갈 수 있다는 언론 보도에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한국이 미국의 협박에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미국은 한국을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중국의 예상되는 반발에도 한국 정부가 미국 입장을 이 정도까지 반영한 것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미국의 협조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언급이 최소한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 “44조원 대미 투자가 이끌어 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의 바람이 받아들여진 것은 반도체 등 공급망 구축과 고용 등에서 미국에 크게 공헌한 것을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서울 김진아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사일 주권’ 42년 만에 확보했지만… 북중 반발 우려

    ‘미사일 주권’ 42년 만에 확보했지만… 북중 반발 우려

    文 “기쁜 마음” 靑 “美에 먼저 폐기 제의”사거리 무제한 탄도미사일 개발 가능해져北 신형탄도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 가능성한미 양국이 1979년부터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 중량 등을 제한하는 미사일지침을 종료하는 데 합의함에 따라 ‘미사일 주권’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국의 준중·중거리탄도미사일(MR·IRBM) 개발의 문이 열림에 따라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반발하고 동북아시아에서 군비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미 미사일지침의 종료는 자주 국방을 실현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와 한국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바이든 정부의 의도가 부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사일 지침은 우리 정부가 폐기를 제의했고, 미국도 이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1979년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180㎞, 탄두 중량은 500㎏으로 제한하는 미사일지침을 만든 이후 2001년과 2012년 두 차례 개정을 통해 사거리 제한을 800㎞로 확대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1월 3차 개정을 통해 사거리 제한은 800㎞를 유지하되 탄두 중량 제한은 해제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괴물 미사일’ 현무4를 개발, 지난해 3월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 현무4의 최대 사거리는 800㎞, 탄두 중량은 2t이다. 이어 지난해 7월 4차 개정을 통해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 군사 정찰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침의 종료로 한국은 이론적으로 사거리 무제한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이 북한은 물론 중국을 타격할 수 있는 준중·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전력화한다면 동북아에서 자국의 미사일 배치 없이도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3월 한국의 현무4 개발을 비난하며 자신들의 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한 바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과 중국이 반발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사거리가 800㎞로 제한돼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음에도 사거리를 확대한다는 것은 중국을 목표로 한다는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미, 대북·백신·기술 ‘전방위 동맹’ … 北 호응 미지수

    한미, 대북·백신·기술 ‘전방위 동맹’ … 北 호응 미지수

    판문점선언 등 비핵화 ‘연속성’ 명문화文 “대화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 보낸 것”삼성 등 4대 그룹, 44조원 美 투자 결정“최고의 순방이었고, 회담이었다.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기대 이상이다.” 3박 5일의 방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이렇게 자평했다.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한 판단은 다소 엇갈리겠지만,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출발한 한미관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질적 변화를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양국 정상은 회담과 공동성명에서 안보 현안에만 머물지 않고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기술·경제 분야로 동맹의 지평을 확장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해가 맞물린 44조원의 대미 투자는 한국의 기술 역량과 경제적 위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평화를 얻었고 미국은 경제를 얻었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한미동맹의 확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게 된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드라이브를 건 첨단기술 분야의 공급망 재편과 5G·6G 네트워크 기술 협력, 중국의 ‘역린’에 해당하는 대만해협 문제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처음 언급된 점은 미중 갈등 속 한중 관계의 위험요인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도 중국에는 불편한 얘기다. 다만 대중 견제전략의 핵심인 ‘쿼드’(미·일·호주·인도)가 공동성명에 언급됐지만, 정상회담에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선을 그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대북정책에서는 한국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미국이 ‘최대 유연성’을 발휘한 모양새다. 특히 한미 정상이 “2018년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힌 점이 두드러진다. 비핵화 대화의 ‘연속성’을 명문화한 것이다.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내건 적대시 정책 철회는 물론 남북교류를 위한 제재 유예·면제를 미국이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문 대통령은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판문점선언에는 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의 ‘입구’로 제안했던 종전선언이 담겼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핵심은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이란 점에서 남북·북미 대화의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 지지를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해 북미 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 진도가 더디더라도 남북관계가 독자적으로 숨 쉴 틈을 만들고, 상황에 따라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협상 원칙은 ‘아주 실용적이고 점진적이며 단계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으로, 비핵화 시간표에 양국 간 생각의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북측이 질색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로, 비핵화 대상은 ‘북한’이 아닌 ‘한반도’로 표현했다.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깜짝 발표한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워싱턴에서 북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 알려준 깜짝 선물”이라면서 “대화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선(先) 보상’은 없으며 정상회담도 ‘톱다운 방식’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의 노력으로 미국이 유연한 접근을 취했지만, 그렇다고 북측이 반색할 결정적 유인책도 없었다. 북측의 호응은 미지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북이 요구하는 ‘본질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 게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양 교수는 “바이든이 조건 없는 대화를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북중 조율이 필요할 테고 남측의 설명을 듣고 싶을 수 있다”며 대화 재개를 밝게 전망했다. 임일영·신융아 기자 argus@seoul.co.kr
  • [뉴스분석]동맹 지평 넓힌 韓美… ‘최대 유연성’ 발휘했지만 北호응 미지수

    [뉴스분석]동맹 지평 넓힌 韓美… ‘최대 유연성’ 발휘했지만 北호응 미지수

    첨단기술 공급망 재편, 대만해협 거론… 한중관계 리스크 판문점선언 넣고 CVID 제외 설득… 北 결정적 유인책 없어“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기대 이상이다(문재인 대통령).” 3박 5일의 방미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23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이렇게 자평했다.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한 판단은 다소 엇갈리겠지만,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출발한 한미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질적 변화를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양국 정상은 회담과 공동성명에서 안보 현안에만 머물지 않고,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기술·경제분야로 동맹의 지평을 확장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해가 맞물린 44조원의 대미 투자는 한국 기업의 기술 역량과 경제적 위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평화를 얻었고 미국은 경제를 얻었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한미동맹의 확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게 된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드라이브를 건 첨단기술 분야의 공급망 재편과 5G·6G 네트워크 기술 협력, 중국의 ‘역린’에 해당하는 대만해협 문제가 언급된 점은 미중 갈등 속 한중 관계의 위험요인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도 중국에는 불편한 얘기다. 다만 대중 견제전략의 핵심인 ‘쿼드(미·일·호주·인도)’가 공동성명에 언급됐지만, 정상회담에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선을 그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관심이 쏠렸던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한국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미국이 ‘최대 유연성’을 발휘했다는 데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견이 없다. 특히 한미 정상이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데 필수적”이라고 밝힌 점이 두드러진다. 비핵화 대화의 ‘연속성’을 명문화한 것이다.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내건 적대시 정책 철회는 물론 남북교류를 위한 제재 유예·면제를 미국이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판문점선언에는 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의 ‘입구’로 제안했던 종전선언이 담겼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핵심은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이란 점에서 남북·북미 대화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 지지를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해 북미 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 진도가 더디더라도 남북관계가 독자적으로 숨 쉴 틈을 만들고, 상황에 따라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협상 원칙은 ‘아주 실용적이고 점진적이며 단계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으로, 비핵화 시간표는 양국의 차이가 없다”며 긴밀한 대북공조가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북측이 질색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 대신 “완전한 비핵화”로, 비핵화 대상은 ‘북한’이 아닌 ‘한반도’로 표현했다. 워싱턴에서 북을 가장 잘 아는 성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깜짝 발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 알려준 깜짝 선물”이라면서 “대화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선(先) 보상’은 없으며 정상회담도 ‘탑다운 방식’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이 가장 꺼리는 ‘인권’은 회견에서 거론되지 않았지만, 공동성명에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했다. 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미국이 유연한 접근을 취했지만, 그렇다고 북측이 반색할 결정적 유인책도 없었다. 북측의 호응은 미지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을 유인하는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고, 한국의 설득으로 유의미한 표현이 들어갔지만 미국은 북이 요구하는 ‘본질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게 전혀 없다”며 북측이 대화에 나설 명분이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이 조건없는 대화를 얘기할 수는 없다. 미국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을 다 한 것”이라면서 “북중 조율이 필요할테고 남측 설명을 듣고 싶을 수 있다”며 대화 재개를 밝게 전망했다. 임일영·신융아 기자 argus@seoul.co.kr
  • 정의용, 백신 스와프 미포함에 “한국만 특별 지원 명분 약하다는 입장”

    정의용, 백신 스와프 미포함에 “한국만 특별 지원 명분 약하다는 입장”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백신 협력에 백신 스와프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한국만 특별히 지원한다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게 미측의 설명이었다”고 밝혔다. 22일 정 장관은 JTBC 인터뷰에서 미국과 백신 스와프 논의가 없었냐는 질문에 “논의라기보다는 미측의 입장은 우선 미국도 자체 물량이 그렇게 충분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국내에서는 여러분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한국이)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고 있고, 한국을 선진국으로 다들 분류하기 때문에 우리보다 훨씬 더 못한 개도국에 우선적으로 지원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와 같은 미측의 지원을 희망하는 나라들이 너무 많아서 미국이 그런 면에서 상당히 어려워했던 것 같다”며 “그러나 한국군의 지원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일차적으로 지원한 건 미국이 한국을 특별히 배려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21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전 세계에 부족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해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은 주한미군과 긴밀히 접촉하는 한국군 55만 명에 백신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이런 파트너십 하에 미국의 기술과 원부자재 공급, 그리고 한국의 생산기술을 접목해 한국을 사실상 백신 허브로 만든다는 중장기적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에 실제로 한국 내 백신 공급뿐 아니라 지역 내와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망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파트너십에 기술 이전도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세부적 협의까지는 없었다. 앞으로 추가 협의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정 장관은 “가장 큰 성과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추진하기 위한 동력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보다 영구적 평화 정착을 목표로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도 ‘외교와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필수적이다’는 점에 합의했고, 협상의 연속성도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말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성명에 아무런 부대 표현 없이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간의 대화, 협력, 관여를 지지한다’는 문장 하나가 포함됐는데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북한과 협력 해나가는 데 있어서 정책적 공간, 여유가 그만큼 생겼다”고 설명했다. 공동성명에 중국이 민감하게 여길 ‘대만 해협’이 포함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만 관련 표현은 아주 일반적인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도 우리와 중국 간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서는 많이 이해하기 때문에 과거 미일 정상 간 공동성명과 우리와 공동성명에서 인도·태평양 분야의 내용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물론 미국과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협력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견제용으로 평가받는 쿼드(Quad)에 대해서는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포용적이라는 원칙만 지켜진다면 쿼드 국가들과의 몇몇 분야에서는 협력이 가능하다”며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자 모란트를 막을 자 누구인가!

    자 모란트를 막을 자 누구인가!

    위대한 시즌을 보낸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커리다웠다. 다만 차세대 슈퍼스타 자 모란트(멤피스 그리즐리스)가 조금 더 펄펄 날았을 뿐이다. 멤피스가 2020~21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멤피스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골든스테이트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7-112로 승리했다. 막차에 탄 멤피스는 24일 서부 콘퍼런스 1위 유타 재즈와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마지막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던 치열한 승부였다. 커리는 이날도 3점슛 6개 포함 39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로 이날 코트를 밟은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했다. 커리답지 않게 3점슛을 조금 놓친 장면이 아쉽긴 했지만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커리는 무섭게 득점포를 가동하며 왜 자신이 이번 시즌 득점왕에 올랐는지를 충분히 보여줬다. 그러나 커리와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를 향해 가는 길목에 버틴 모란트에 발목을 잡혔다. 모란트는 3점슛 5개 포함 35득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로 맹활약했다. 3점슛 5개는 모란트의 개인 한 경기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골든스테이트는 모란트에게 맞은 3점슛이 뼈아팠다. 골든스테이트의 새깅 디펜스를 비웃듯 모란트는 오픈 찬스에서 번번이 3점슛을 성공했다. 게다가 페인트존에서 가볍게 밀어 넣는 플로터 역시 일품이었다. 2년차 시즌에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모란트에 골든스테이트는 당황했고 끝내 무릎을 꿇어야 했다.1쿼터부터 치열한 승부였다. 멤피스가 일찌감치 22-9까지 점수 차를 벌리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골든스테이트는 커리의 맹활약을 앞세워 1점 차까지 추격한 채 1쿼터를 마쳤다. 그러나 멤피스는 2쿼터에 점수 차를 더 벌렸다. 골든스테이트의 야투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3점슛 5개를 던져 1개밖에 안 들어간 점이 아쉬웠다. 멤피스가 3점슛 9개를 던져 6개를 성공한 것과 대비됐다. 3쿼터 멤피스는 달아나고 싶었지만 골든스테이트도 만만치 않았다.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던 멤피스는 10점 안팎을 오가는 근소한 리드를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커리에게 마지막 득점을 허용하며 78-73로 3쿼터를 마쳤다. 운명이 걸린 4쿼터. 내내 밀리던 골든스테이트는 마지막에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5점 차로 뒤진 4쿼터 종료 1분 44초 전 조던 풀이 3점슛을 던졌는데 파울이 선언됐다. 화면상으로 슛을 던진 후에 접촉이 발생한 애매한 장면이었지만 풀은 3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했다. 여기에 커리까지 자유투를 성공해 기어이 동점이 됐다. 골든스테이트에게도 승리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골든스테이트는 마지막 동점에서 종료 직전 비어 있는 골밑을 향해 전진한 드레이먼드 그린이 마지막 슛을 실패했다. 그리고 접어든 연장에서 골든스테이트는 마지막에 모란트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승부를 내줬다. NBA 슈퍼스타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누구보다 화려했던 커리의 시즌도 이렇게 끝났다. 그리고 새로운 슈퍼스타 모란트가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리는 순간이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뉴스분석]판문점선언까지 ‘소환’… 최대 유연성 발휘한 韓美

    [뉴스분석]판문점선언까지 ‘소환’… 최대 유연성 발휘한 韓美

    한반도평화프로세스 복원 위한 文대통령의 승부수 껄끄러운 쿼드, 北인권도 공동성명 원론적으로 담겨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오전)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뒤 공개된 공동성명에서 이처럼 ‘한반도의 봄’ 당시 남북·북미 정상 합의의 토대에서 대북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회담을 준비하면서 공동성명에 ‘싱가포르 합의에 기반한 대북 접근’을 공식화하고자 노력했는데, 한발 더 나아가 판문점 선언까지 포함된 것이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나 제재 완화 등 ‘선(先)보상’을 미국이 고려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을 대화 국면으로 이끌기 위한 문 대통령의 승부수인 셈이다. 동시에 기존 남북·북미간 합의를 인정함으로써 한·미의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이전의 성과들이 물거품이 되는 일은 없다는 점을 북측에 알리는 한편, 협상의 연속성을 담보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특히 판문점선언에는 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의 ‘입구’로 제안했던 종전선언 등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양측은 또한 성명에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명시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를 소개한 뒤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해 북미 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고위급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임명했고, 대북 정책 리뷰를 완료했기 때문에 설명해줘야겠다고 제의한 사실 등이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과의 협상에 나오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앞서)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를 취해 나가면 제재 해제를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동성명의 큰 줄기는 기자회견과 다르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직접 언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내용도 담겼다. 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한국이 ‘쿼드(미·일·호주·인도 협의체)’를 비롯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견제에 적극 가담하게 될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 모두발언에서 “한미 간의 파트너십은 한반도의 문제만 다루는 것이 아니며 아세안이나 쿼드, 일본과의 3자 협력 등을 통해서 더 강해질 수 있다”면서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 그리고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 미국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께서 좀 더 강력한 조치를, 중국이 대만에 보내는 강력한 어떠한 압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는가’를 묻자 문 대통령은 “다행스럽게도 그러한 압박은 없었다”고 웃어넘긴 뒤 “다만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대단히 중요하다라는 데는 인식을 함께했고, (중국·대만 간) 양안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서 (한미)양국이 그 부분에 대해서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답했다. 공동성명에도 ‘쿼드’가 한 차례 등장했다. 양측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구상을 연계하기 위해 협력하고, 양국이 안전하고 번영하며 역동적인 지역을 조성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면서 “한미는 쿼드 등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기존 정부 입장과 맞닿아 있는 표현으로, 미중 사이에 한쪽을 택할 수 없는 한국 입장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에 앞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만남과 관련, 청와대가 “중국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적 분야, 협업이 가능한 분야 등 복잡한 측면에 대해 입장을 공유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쿼드에 관해서는 특별히 논의된 사항은 없었다”고 했다. 북한이 가장 꺼리는 ‘북한 인권’도 회견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공동성명에는 담겼다. 양측은 성명에서 “우리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계속 촉진하기로 약속했다”면서 “또 남북 이산가족 상봉 촉진을 지원한다는 양측의 의지를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성명에는 “우리는 동맹의 억제 태세 강화를 약속하고, 합동 군사 준비태세 유지의 중요성을 공유하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는 대목도 있다.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실시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는 상황이라 눈길을 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통해 가하는 위협에 대해 이야기했고, 나의 팀은 굉장히 긴밀하게 문 대통령의 팀과 대북 정책 전 과정을 조율해왔으며 현재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양국은 북한을 외교적으로 포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실용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향후 국면전개에 따른 유연한 대응도 배제할 수 없다. 공동성명에는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합의도 담겼다.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미 제약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우리 업체들이 위탁 생산함으로써 개발도상국 등 백신 부족 국가들에 지원하는 내용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국은 백신 공급 생산 역량을 확대해 제공하고, 미국은 기술 협력과 백신 원부자재 등을 공급하는 데 강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됐던 대규모 ‘백신 스와프’는 빠졌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 차원에서 한국에 직접 백신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장차 미국에서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협업하는 한국군 장병 55만여명에 대한 백신을 접종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스와프 방식이 아니라 55만여명 분을 조건없이 지원한다는 의미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제3세계나 빈곤국의 백신 사정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방역 모범국인 한국에 백신을 지원할 ‘명분’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주한미군과 협업하는 한국군’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도 명시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밝혔다. 미사일지침 종료는 최대 사거리 및 탄도 중량 제한이 해제된다는 뜻으로, 한국은 42년 만에 ‘미사일 주권’을 확보하게 됐다. 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윤석열, 가족 범죄엔 솜사탕”…정세균의 작심 비판

    “윤석열, 가족 범죄엔 솜사탕”…정세균의 작심 비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검찰조직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총장”이라며 “가족범죄엔 솜사탕처럼 달콤했다”고 작심 비판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이다. 견제와 균형, 인권보호와 성숙한 민주사회를 위해 반드시 치러내야 할 곪은 환부의 수술”이라면서 “많은 검사들의 노력에도 검찰의 공정성이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윤 전 총장을 위시한 검찰 내 일부 특권층의 완강한 저항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 아니라 검찰조직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총장이었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그 이유로 “윤 전 총장은 개혁세력에겐 검찰 권력을 총동원해 티끌만한 먼지까지 털어내면서도, 검찰 내부 측근의 불법과 비리는 묵살하는 고무줄 수사와 기소로 대한민국을 검찰공화국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소름끼칠 정도로 가혹한 검찰의 칼날이 윤 전 총장의 가족 범죄에 솜사탕처럼 달콤한 이유는 무엇이냐”면서 “검찰의 범죄를 고발한 후배 검사가, 성희롱을 당한 후배가 공정한 감찰을 하소연할 때 윤석열 전 총장의 공정은 어딨었냐”고 물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한미정상회담]미일 정상보다 2배 오래 만나… 첫 ‘노 마스크’ 회담

    [한미정상회담]미일 정상보다 2배 오래 만나… 첫 ‘노 마스크’ 회담

    37분 단독회담, 미일 때 20분보다 약 2배통역만 대동한 채 속내 나눌 수 있는 자리노마스크도 달라진 풍경, 바이든 농담도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앞선 미일 정상회담과 무엇이 달랐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37분간 단독회담을 진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처음으로 갖었던 정상회담 때 20분간 단독회담을 진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긴 시간이다. 단독회담은 통역만 배석한 채 두 정상이 흉금을 터 놓을 수 있는 기회다.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언급한다는 점에서 한미 정상이 대북정책, 중국견제, 코로나19 공동 대응, 코로나19 백신 공여, 반도체 등 미국의 산업 공급망 구축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단독회담과 소인수회담의 시간을 합치면 94분이나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단독 및 소인수 회담에 대해 “다양한 문제를 두고 오래 얘기를 했기 때문에 스태프로부터 ‘너무 오래 대화 중이다’라는 메모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총 회담 시간은 171분이며, 회담 중간에 짧게 이뤄진 휴식 시간까지 포함하면 전체 시간은 187분이다. 미일 정상회담 역시 단독회담, 소인수회담, 확대회담 순으로 진행됐고 총 160분간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만난 것도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백신 완전 접종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가이드라인을 준용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다시 3주간 연장한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실내에서 문 대통령을 처음 맞을 때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맞을 때 마스크를 두 겹 겹쳐 썼던 것과는 크게 달랐다. 회담 분위기가 유연해 진 것도 특징이다. 이날 오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한국전쟁 영웅인 랠프 퍼켓(94) 예비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할 때,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퍼켓 전 대령이 명예훈장 수여식 소식을 듣고 ‘웬 법석이냐. 우편으로 보내줄 수는 없나’라고 반응했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또 “퍼켓 대령이 책에 쓴 것처럼 이미 4살 때 과속 자동차 앞에서 달리는 위험한 취미를 개발했었다”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K팝은 보편적”이라며 지난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과 올해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달 스가 총리와 만남을 갖었을 때는 미국도 코로나19가 한창이어서 모두 마스크를 쓴 채 다소 딱딱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공동취재단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中매체 “한미 공동성명서에 대만 거론시 독약 마시는 것”

    中매체 “한미 공동성명서에 대만 거론시 독약 마시는 것”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을 향해 미국 편으로 기울어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21일 사평(社評)을 통해 “미국이 한국을 ‘조미항중(助美抗中·미국을 도와 중국에 대항한다는 의미)’에 끌어들이기 위해 강온 양면책을 쓰지만, 한국은 자신을 위해 버텨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특히 미국매체 미국의소리(VOA)가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명기, 1969년 이후 처음 미일 성명에서 대만을 거론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한국을 반중국 통일전선에 끌어들이려는 급박한 노력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도 “문재인 정권이 미국의 위협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을 언급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한국이 미국의 협박에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했다. 환구시보는 한국이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고 있지만,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요한 행위자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 외교의 독립 자주성에 대한 새로운 시험”이라면서 “양국 공동성명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한국이 미국의 압력 하에서 원칙 마지노선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한반도 문제겠지만 미국은 중국과의 ‘대국 게임’에 더 신경 쓰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미 자국 이익에 따라 한반도 정책을 만들었고, 한국의 이익에 대한 고려는 주변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한국에 강온 양면책을 쓰고, 한국을 위한 전략적 함정을 맞춤 제작했다”면서 “한국이 최근 비교적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미중 관계를 온건하게 처리한 것과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한국의 이익은 창조적으로 초강대국 미국과 상호작용하고 어떻게 한미관계에서 발언권을 확대할지에 있지, 철저히 미국을 위해 쓰이는 데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중국매체들 역시 한국이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관찰자망은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압박 요구를 견딜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중국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한국을 향해 ‘대중 견제’ 성격의 인도·태평양 4개국 협의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가입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신문은 ‘한국은 미국과 중국을 모두 만족시키고 싶어한다’는 표현으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 동참 요구에 대한 한국 측의 대응이 회담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대국 경쟁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 않아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미국의 압박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번 방미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미정상 미사일지침 800㎞ 완전해제 논의, ‘미사일 주권‘ 기대

    한미정상 미사일지침 800㎞ 완전해제 논의, ‘미사일 주권‘ 기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미국 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에서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두 정상이 미사일지침 해제에 합의하면 한국은 42년 만에 완전한 미사일 주권을 확보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외교안보팀은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미사일지침 해제’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구상을 갖고 있었다”며 “그 가능성에 대해 내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론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논의 결과에 따라 전격적으로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가 선언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미 미사일 지침은 42년 된 것이다. 당시 우리가 미사일 기술을 얻기 위해 ‘미국 통제 아래 미사일을 들여오겠다’고 했는데 그게 오히려 족쇄가 됐다”며 “따라서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미사일 주권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숙제로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 미사일지침은 박정희 정부 말기인 1979년 10월에 만들어졌다. 당시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는 대가로 미사일 최대 사거리를 180㎞로 제한했다. 동북아 지역의 군비 경쟁을 우려한 미국의 전략적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점증함에 따라 미사일지침에 따른 제한은 단계적으로 완화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1월 한국이 최대 사거리 300㎞, 탄두 중량 500㎏인 미사일을 개발·보유할 수 있게 지침이 1차 개정됐다. 이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10월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800㎞로 늘리는 2차 개정이 이뤄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두 차례 개정됐다. 2017년 11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800㎞로 하되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없애는 내용의 3차 개정이 이뤄졌고, 지난해 7월에는 4차 개정을 통해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했다. 지금은 ‘800㎞ 이내’란 사거리 제한만 남아 있다. 최근 동북아 정세가 복잡해지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등 핵·미사일 위협을 고도화하면서 사거리 제한 해제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이번 논의가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군사력 팽창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800㎞ 탄도미사일은 제주도에서 발사하면 신의주에 도달할 수 있고, 포항 남쪽에서 쏴도 북한의 가장 먼 동쪽 두만강까지 타격권이 된다. 발사 지점에 따라 중국, 러시아 일부 지역도 들어간다. 여기에 사거리 제한이 사라지면 1000∼2000㎞ 이상의 지대지 탄도미사일도 개발할 수 있는데 이러면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반발도 있을 수 있다. 미사일 분야 전문인 한 예비역 장성은 “현재 사거리 800㎞ 미사일로도 충분히 북한에 대응할 수 있다”며 “사거리가 더 길어지면 주변국과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사일 사거리는 주권 사항이란 점을 이 장성은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한미정상회담, 일치된 대중 강경 발언 나올까

    한미정상회담, 일치된 대중 강경 발언 나올까

    FT “美, 문 대통령의 대중견제 언급 바래”韓, 中 반발 불러올 강경 발언은 꺼린다고 한국전쟁 영웅 훈장식에 양 정상 참석도미 하원은 초당적 한미동맹 강조 결의안 사드 사태 감안할때 중 때리기 쉽지 않아미중 사이에서 양쪽 신뢰 모두 잃을 수도美 ‘각국 다른 상황 이해한다’ 여지도 있어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간) 양측이 일치된 대중 강경 발언을 내놓을지 현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두번째 회담을 한국과 잡으면서 ‘아시아로의 축의 이동’이 감지되고 가운데, 그 중심에는 중국 견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악관은 문 대통령이 동맹국과 함께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이번 공동성명에서 강력한 표현으로 지지하기를 바란다”고 소식통 5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이 소식통 중 4명은 한국 측이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표현까지는 포함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1969년 이후 처음으로 대만 문제를 언급해 중국의 큰 반발을 샀다. 한중 관계보다 한미 동맹을 강조하려는 듯 미국 측은 행사도 마련했다. 전날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전쟁의 영웅인 랠프 퍼켓 주니어(94) 퇴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 문 대통령도 동석한다고 했다. 미 하원에서 민주당 소속인 그레고리 믹스 외교위원장과 마이클 매콜 공화당 간사 등이 문 대통령의 방미를 환영하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초당적인 결의안을 발의됐다. 이들은 한미동맹을 ‘린치핀’(핵심축)으로 표현하고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이 계속 강력하고 효과적이라는 분명한 신호”라고 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견제를 위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와 함께 한미일의 합일된 강경한 목소리가 중요한 상황이지만, 사드 사태 등를 감안할 때 한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미국과의 밀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호영 전 주미대사는 NPR에 현 태도가 “아시아 태평양에 있는 미 동맹국들의 네트워크에서 한국이 가장 약한 고리에 있다는 인상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양측의 신뢰를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최근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민주주의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각국의 다른 상황을 이해한다는 입장도 내놓는 상황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 프로젝트를 중단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했던 독일·러시아 간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을 사실상 인정한 게 대표적이다. 발트해를 가로질러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보내는 해저 가스관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유럽의 러시아 의존도 커진다는 점에서 미국 내 비판이 크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이 자국의 이익을 강조하자 독일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편을 택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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