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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드민턴세계팀선수권대회] 태극 셔틀콕, 난적 인니 잡아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 팀선수권대회에서 강호 인도네시아를 잡았다. 한국은 12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대회 첫날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2005년 대회 준우승팀 인도네시아를 3-2로 격파했다. 세계 팀선수권은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 복식 등 5종목으로 승부를 가리는 국가대항 단체전이다. 한국은 그동안 9차례 대회에서 3번 우승했고,2005년에는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날 첫 경기인 혼합복식에서 한상훈(23)-이효정(26·이상 삼성전기)조가 위디안토 노바-릴야나 낫시르 조를 2-1로 잡아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남자단식에서 박성환(23·강남구청)이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타우픽 히다야트에게 0-2로 완패했다. 한국은 세 번째 여자단식에서 이연화(22·대교눈높이)가 피르다사리 아드리얀티를 2-1로 물리쳐 다시 앞섰지만, 믿었던 남자복식에서 이재진(24·밀양시청)-정재성(25·삼성전기) 조가 세계 6위 마르키스 키도-헨드라 세티아완조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여자복식에서 가려졌다. 이경원(27)-이효정(이상 삼성전기)조가 폴리 그레이스-마리사 비타조를 2-0으로 완파, 첫 승을 완성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22)심하전역과 인조반정 Ⅳ

    [병자호란 다시 읽기] (22)심하전역과 인조반정 Ⅳ

    강홍립이 이끄는 원군이 심하전역(深河戰役)에서 패하여 누르하치에게 항복했다는 소식은 조선 조야(朝野)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한편에서는 강홍립의 가족을 잡아들여 가두라는 아우성이, 다른 한편에서는 그의 항복 때문에 조선도 오랑캐가 되고 말았다는 비난이 터져나왔다. 명 일각에서는 조선군의 항복이 고의적인 것이라는 의구심과 조선에서 다시 원병을 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갔다. 광해군은 이 같은 안팎의 아우성을 잠재우고 패전의 후유증을 치유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명 원정군의 실상 누르하치의 후금군은 사르후(薩爾滸) 전역에서 대승리를 거두었다.1619년 3월1일부터 4일까지 벌어진 전투에서 명군은 10만 가까운 전사자를 냈다. 후금군의 전사자는 고작 200명 정도였다. 청나라 사서인 ‘만문노당(滿文老)’에서는 ‘이 같은 전과는 하늘이 후금을 도왔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라고 적었다. 후금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분명 ‘천우신조(天佑神助)’였다. 하지만 광해군이 예측했던 것처럼, 명군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참패였다. 명군은 우선 병력에서 후금군을 압도하지 못했다. 명군 지휘부는 47만의 대군을 동원한다고 큰소리쳤지만 실제 순수 명군 병력은 10만이 채 되지 못했다. 당시 후금군은 6만 정도였다. 공격군의 병력이 수비군의 병력보다 3배 정도는 많아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병가(兵家)의 정설임을 고려하면 명군은 우선 원정군의 면모를 제대로 갖췄다고 하기 어려웠다. 명군 병사들의 자질 또한 열악했다. 원정군의 병력 가운데 상당수는 사르후 전역 직전에 끌어 모은 병사들이었다. 병사들 중에는 시정의 무뢰배나 비렁뱅이들이 많았다. 그들을 갑자기 훈련시켜 정예병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심지어 ‘이 같은 병력 100만을 끌어모아도 적 한 명을 죽이기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였다. 갑자기 끌어모은 오합지졸로 후금의 철기(鐵騎)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명군의 무기와 화력 역시 문제가 많았다. 강홍립의 보고에 따르면 조선군을 지휘했던 우익남로군(右翼南路軍)의 사령관 유정(劉綎)의 휘하에는 대포조차 없었다. 좌익중로군(左翼中路軍) 사령관 두송(杜松) 역시 조선군 화기수 300명을 끌어다가 선봉으로 삼았다. 변변한 화력을 갖추지 못한 채 객병(客兵)인 조선군 화기수들을 서로 먼저 끌어가려고 했다. 명군 지휘관들은 서로 전혀 인화(人和)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네 개 방면의 부대로 편제된 명군은 본래 3월1일을 기하여 일제히 허투알라를 향해 출발하기로 약속했는데, 주력군인 좌익중로군을 이끌던 두송은 약속을 어기고 하루 일찍 출발했다. 공명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부대는 후금군의 정탐에 걸렸고, 고지를 선점한 후금군의 돌격전에 말려 참패하고 말았다. 두송의 패배 이후 마림(馬林)과 유정이 이끄는 나머지 부대들도 각개 격파되고 말았다. ●광해군의 전후 수습책 병력, 병사들의 자질, 무기, 지휘관의 인화와 지휘 능력 등 승패를 결정하는 모든 측면에서 명군은 후금군에게 상대가 되지 못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조선 내부에서는 패전과 관련된 모든 책임을 강홍립과 조선군에게 돌리고 있었다. 심지어 ‘명이 요동 전체를 누르하치에게 빼앗기게 된 것은 순전히 강홍립 때문’이라고 극언을 서슴지 않는 신료들도 있었다. 전쟁 직후 명 조정과 요동에서는 미묘한 소문이 돌았다. 명군 지휘관들 가운데는 조선군이 고의적으로 후금군에게 항복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그들은, 투항한 강홍립이 후금 진영에 머물고 있는 사실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조선 조정이 강홍립의 가족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주시했다. 명은 강홍립의 투항을 계기로 조선이 후금 측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우려했다. 서광계(徐光啓)는 조선과 후금이 연결되는 위험성을 강조하고, 자신이 조선으로 가서 조선 군신(君臣)들에게 유시(諭示)하여 그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자청했다. 서광계는 임진왜란 당시의 재조지은(再造之恩)을 상기시키고, 조선을 다시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야흐로 명의 압박이 다시 가중되고 있었다. 광해군은 명의 의심을 불식시키고, 서광계 등의 재징병 요구를 막아내기 위해 부심했다. 그는 우선 강홍립의 항복을 ‘고의적인 것’으로 여기는 의심을 차단하기 위해 김응하(金應河)를 현양(顯揚)하는 사업을 벌였다. 김응하는 원정군의 좌영장(左營將)으로 출전했다가 전사한 인물이었다. 후금군의 공격으로 진영이 함몰된 상황에서도 항복을 거부하고 싸우다가 순국한 용장이었다. 화살이 다 떨어지자 칼을 빼들고 적과 맞섰고, 오른손에 화살을 맞자 왼손으로 칼을 바꿔 잡고 끝까지 저항하여 후금군조차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 광해군은 명나라 사신들이 의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목에 김응하를 모시는 사당을 짓도록 했다. 또한 그의 전공(戰功)을 찬양하는 시집 ‘충렬록(忠烈錄)’을 편찬했다. 편찬 이후 충렬록을 요동 지역까지 유포시켰다. 조선군 전체가 김응하처럼 용맹하게 싸웠다는 사실을 명나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강홍립의 항복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명의 재징병 요구를 거부하다 1619년 4월 이후, 명에서는 조선을 설득하여 후금을 치기 위한 원병을 다시 동원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었다. 명 조정은 조선에 누차 사신을 보내 병력의 지원을 다시 요청했다. 물론 그 명분으로 ‘재조지은에 대한 보답’이 거듭 강조되었다. 오랑캐 하나를 제압하지 못하여 또 다른 ‘오랑캐’ 조선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것은 분명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당시 명은 체면을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 광해군의 입장은 단호했다. 더 이상은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광해군은 조선의 화기수들이 심하전역에서 대부분 전사했다는 것, 거듭된 흉년 때문에 재정적 여유가 없다는 것을 재징병 거부의 명분으로 제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조선이 다시 군대를 보내면 누르하치는 의주까지 쳐들어 올 것이고, 의주에서 배를 이용하여 명의 전략 요충인 뤼순(旅順)을 공략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그 같은 사태를 막으려면 조선은 평안도를 확실히 지키는 것이 최상이고, 그것이 궁극에는 명을 돕는 계책이라고 설파했다. 명의 재징병 요구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광해군의 단호한 태도는 신료들에 대해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광해군은 “나는 이미 출병 이전부터 패전을 예견했다.”고 상기시키고 자신의 대외정책에 대한 신료들의 반발을 묵살했다. 그는 강홍립과 연락을 취하는 것을 비판하는 신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홍립으로부터 밀서(密書)를 전달받아 후금의 내부 정세를 파악했다. 신료들은, 강홍립의 투항 직후 후금이 보내온 국서를 소각하여 명으로부터 의심을 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해군은 국서에 속히 응답하라고 지시하면서 그들을 질타했다.‘우리에게 털끝만큼도 믿을 만한 형세가 없는 처지에 고담준론(高談峻論)만으로 적을 제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의(大義)를 강조하는 것만으로 오랑캐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신료들이, 출병과 패전 때문에 재정 상황이 어려워졌음을 들어 궁궐 건설 공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일축했다.‘궁궐 공사를 중단하면 누르하치의 목이라도 베어올 수 있느냐?’고 비아냥 섞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출병을 채근하여 패전을 초래했던 신료들에 대한 반감의 표시였다. 자신의 예측대로 맞아떨어진 심하전역 패전을 계기로 외교정책에 대한 광해군의 자신감은 커졌다. 명의 재징병 요청을 거부하고, 신료들의 궁궐 공사 중단 건의를 묵살했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부작용을 부르는 법이다. 이미 폐모논의 때문에 광해군을 삐딱하게 보고 있던 재야의 신료들은, 명과 후금 사이에서 양단을 걸치는 광해군에 대한 반감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심하전역 이후, 외교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가열되는 와중에 인조반정의 조짐이 구체화되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하프타임] 클리블랜드-샌안토니오 챔프전 격돌

    클리블랜드는 3일 미프로농구(NBA) 동부콘퍼런스 결승 홈 6차전에서 루키 대니얼 깁슨(31점)의 활약에 힘입어 디트로이트를 98-82로 격파,2연패 뒤 4연승으로 1970년 창단 이후 첫 파이널에 진출했다. 클리블랜드는 오는 8일부터 샌안토니오와 챔피언 반지를 다툰다.
  • [프로축구] ‘불패 성남’ 수원에 무릎

    연장 전반 종료 직전과 후반 시작하자마자 터진 나드손의 두 골은 꽃미남 백지훈(22·수원)이 던진 ‘부케꽃’에 불과했다. 백지훈이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우젠컵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연장 전반 49초 만에 결승골을 터뜨려 골폭풍의 서막을 열었다. 안정환과 백지훈, 나드손의 2골을 엮어낸 수원은 연장 접전 끝에 성남을 4-1로 제압하고 플레이오프에 뛰어올랐다. 수원은 다음달 2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A조 1위 울산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날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또다른 6강 PO에선 A조 2위 인천이 지난해 FA컵 챔프인 전남을 2-1로 격파하고 같은 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B조 1위 FC서울과 결승 길목에서 맞닥뜨린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출장이 뜸했던 백지훈으로선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한 판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골키퍼 김용대가 펀칭한 공을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했지만 빗나가 결정적 기회를 놓친 백지훈은 연장 전반 49초 만에 마토의 공을 이어받은 뒤 수비수 3명을 따돌리며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려 골포스트에 꽂아넣었다. 이후 성남 수비수들은 자포자기한 듯 수원 공격수들을 놓쳤고 나드손이 연달아 두 골을 집어넣었다. 나드손의 두 번째 골이 터지자 2만 2000여 팬들과 서포터스들은 ‘헤이 헤이 헤이 굿바이’를 외쳤다. 지난해 K-리그 챔프 성남에 챔피언결정전 이후 당했던 3연패 설움을 말끔히 씻어낸 것. 안정환은 후반 27분 발리슛으로 전반 45분 상대 수비수 조병국에게 일격을 맞아 끌려가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며 ‘반지의 제왕’다운 면모를 되찾았다. 지난해 10월22일 전북전부터 이어온 성남의 19경기 무패(11승8무) 행진도 마침내 깨졌다. 차범근 감독은 ‘수원전을 앞두고 준비할 필요가 있느냐.’고 먼저 싸움을 건 김학범 성남 감독에게 “세상에 결점 없는 팀이 어디 있느냐.”고 맞받았는데 난공불락의 성남도 파상적인 공세 앞에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음을 입증했다. 컵대회 5연승을 질주한 수원은 최근 5경기 16득점의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정규리그 1위 성남에 향후 순위싸움이 만만치 않음을 각인시키는 소득도 올렸다. 인천은 전반 35분 김상록과 후반 27분 방승환의 골을 엮어 후반 10분 레안드롱의 골로 따라붙은 전남의 추격을 뿌리쳤다. 그러나 주 득점원 데얀이 전남의 김치우와 몸싸움 끝에 퇴장당해 서울과의 PO에서 전력 누수가 불가피해졌다.수원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기말고사 준비도 온라인에서”

    온라인 교육업체들이 1학기 기말고사에 대비한 인터넷 특강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가격파괴 강좌와 포상 프로그램 등 종류도 다양하다. 비타에듀(www.vitaedu.com)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이달 말 시작하는 ‘기말고사 패키지 인터넷 강의’ 전체를 기말고사가 끝날 때까지 5만 5000원에 제공하는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자신의 성적에 따른 시험 대비 전략을 마련, 수준별 공부를 돕는 점이 특징이다. 1318클래스(www.1318class.com)는 개인 성적과 연동해 포상하는 기말고사 패키지 상품인 ‘기말고사 만점 공략’을 내놓았다. 기말고사 특강을 수강한 뒤 지난 중간고사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면 다음 시험 특강을 무료로 제공하고, 반대로 학교나 반에서 1등을 하면 5만원 강좌 수강권을 준다. 메가스터디 엠베스트(www.mbest.co.kr)도 최근 ‘1학기 기말고사 범위 진도강좌’를 시작했다.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주요 과목별로 학교별 기출문제 분석과 시기별 학습 가이드를 제공한다. 한 과목 수강료는 5만∼7만원. 패키지로 신청하면 10% 할인해 준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프로축구] “1승 쌓기 힘드네…”

    ‘이제야 정규리그 2승째’ 최윤겸 감독이 이끄는 대전 시티즌이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정규리그 12라운드에서 페르난도의 결승골에 힘입어 제주를 1-0으로 격파, 정규리그 10경기 연속 무승(7무3패)의 극심한 부진 끝에 귀중한 2승째를 낚아챘다. 대전은 전반 5분 데닐손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페르난도가 뛰어들며 가볍게 차넣어 상대 골문을 흔들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과 정규리그 5경기 연속 무승부의 침체를 털어낸 1승이었다. 정규리그 12위였던 대전은 10위로 두 계단 뛰어올라 중위권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성과도 올렸다. 1승 쌓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준 것은 변병주 감독의 ‘총알축구’와 앤디 에글리 감독의 ‘공격축구’가 맞선 대구시민운동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대구의 이근호. 박지성의 부상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근호는 킥오프 1분도 안돼 통렬한 중거리슛을 날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는 전반 45분 특급 도우미 에닝요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껑충 솟아오르며 머리에 맞혀 부산 수문장 서동명과 수비수가 서로 처리를 미루는 사이로 흘러들어가는 행운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정규리그 6호골로 컵대회 2골 포함,8골로 국내 선수 가운데 득점왕 추격에 불을 댕겼다. 그의 골은 또 최근 3연패의 부진에 허덕이던 변병주 감독에게 값진 승리를 안겨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구는 총공세를 편 부산에 후반 7분 만에 만회골을 내줬다. 코너킥을 골키퍼 백민철이 쳐내려다 실패해 굴러온 공을 전우근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백민철의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어 1-1 균형을 맞췄다. 이후 대구는 총공세를 폈지만 그때마다 몸을 내던진 부산 수비수들에 막혔고 그것으로 승부는 끝이었다. 부산 역시 정규리그 7경기(3무4패), 컵대회 포함 9경기(4무5패) 무승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승점 1 추가에 만족해야 했다. 전남은 광양에서 벌어진 ‘호남 더비’에서 후반 경고 누적으로 수비수 두 명이 빠진 전북을 거세게 밀어붙인 끝에 후반 36분 이상일의 패스를 받은 김태수가 아크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어 1-0으로 승리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박주영의 이중전략

    무릎 수술 뒤 국내에서 재활 중인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국가대표팀 포지션은 왼쪽 윙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 중의 하나. 앞 포지션을 대신할 선수로 이천수(울산)와 최근 컴백한 박주영(서울)이 핌 베어벡 감독의 저울질을 받게 된다. 뒤 포지션을 메울 경우에는 김두현(성남)이 첫 손 꼽힌다는 게 중론.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K-리그 12라운드 FC서울-성남전은 박지성의 공백을 메울 박주영과 김두현의 능력과 몸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 시즌 첫 맞대결인 이날 경기는 다음달 2일 네덜란드와의 A매치 평가전 최종명단을 28일 확정하는 베어벡 감독에게 잣대가 될 전망. 현재로선 김두현이 박주영을 앞선다. 지난 2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산둥 루넝(중국)을 3-0으로 격파하고 8강에 극적으로 올랐을 때 세 골 모두가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공수를 조율하고 활로를 뚫는 데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을 포함,18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며 정규리그 선두(8승3무·승점 27점)를 질주하는 팀 분위기, 김동현-모따-네아가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의 위력 등이 그의 뒤를 받치고 있다. 베어벡 감독의 낙점을 받기에 넉넉한 우군을 거느린 셈. 박주영은 100%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일 부산전에서 오버헤드킥과 헤딩슛으로 골대를 맞히는 등 생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과거에도 베어벡 감독은 그의 잠재력에 주목하면서도 “찬스를 기다리지 말고 만들라.”고 주문하는 등 일부러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박주영은 지난해 8월16일 타이완과의 아시안컵 예선 이후 대표팀과의 인연을 맺지 못했다. 따라서 박주영으로선 이날 대결에서 김두현이 갖추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는 ‘킬러본색’을 살려야만 베어벡 감독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으로선 지난 3월31일 광주전 이후 정규리그 8경기(6무2패)에서 단 한 골을 넣는 골 부진을 반전시켜야 하는데 박주영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다. 서울은 평소와 달리 역습에 치중하는 경기 운영이 예상된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꿈의 구축함’ 이지스함 오늘 진수

    ‘꿈의 구축함’ 이지스함 오늘 진수

    우리나라가 ‘꿈의 구축함’으로 불리는 이지스 구축함(KDX-Ⅲ·7600t급)을 세계에서 5번째로 보유하게 됐다. 24일 해군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국산 이지스 구축함 1번 함인 ‘세종대왕함’이 25일 진수식을 갖고 위용을 드러낸다. 이 함은 고성능 레이더와 슈퍼컴퓨터의 통합체로,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SPY-1D)를 통한 3차원 정보 수집체계와 원거리 대공방어, 대함·대잠수함전, 탄도탄 방어체계 등으로 구성된 이지스 전투체계를 갖췄다. 세종대왕함은 1000여㎞에서 날아오는 탄도탄을 탐지하는 것은 물론 사거리 내로 접근하면 함정에 장착된 SM-2 함대공미사일 등으로 요격할 수 있다. 또 500㎞에서 접근하는 항공기와 함정 등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150㎞에서 이들을 요격하는 능력도 갖췄다. 국내에서 개발한 함대함 유도탄으로 150㎞에서 적 수상함을 공격할 수 있고,5인치 함포로 25㎞에서 적 함정 격파도 가능하다. 길이 166m, 폭 21m에 최대 30노트(55.5㎞)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세종대왕함은 1년여 동안 시운전 및 작전성능 평가를 마친 뒤 2009년쯤 전력화될 예정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서울광장] 베세토에서 살아가기/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베세토에서 살아가기/황성기 논설위원

    요한달 사이 베이징과 도쿄를 다녀왔다. 베이징에서는 택시를 지하철 타듯, 도쿄에서는 커피를 물처럼 들이켠 기억이 새삼스럽다. 서울이라면 선뜻 엄두를 내지 못할 일들이다. 올림픽을 1년여 남겨둔 베이징 택시는 싸고 편했다. 베이징에 사는 친구가 바가지에 조심하라고 일러준 귀띔은 벌써 옛 정보였다. 기본요금 10위안(1210원·1위안 121원)에 주행거리도 싸서 베이징 수도공항에서 30㎞쯤 떨어진 목적지까지 고속도로 통행료 10위안을 얹어 50위안에 갈 수 있었다. 도쿄에서는 도토루라는 일본산 브랜드 커피점에서 마신 180엔(1380원·100엔 767원)짜리 아이스커피가 인상적이다. 도쿄 특파원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커피값이 똑같다. 한동안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일본이니 당연하지만, 도쿄에서 여행을 하거나 사는 사람에게는 고마운 가게가 아닐 수 없다. 도토루는 한 잔에 300엔 하던 1980년대 시절 150엔이라는 반값으로 소비자들을 파고든 가격파괴의 대명사였다. 이왕 한 걸음에 베이징과 도쿄의 서민들이 찾는 슈퍼마켓에도 들러 주부들이 장을 볼 만한 식재료 값을 알아봤다. 시금치 한단, 돼지고기 1근, 소고기 300g, 계란 10개들이, 쌀 5㎏, 우유 1ℓ들이, 수박 1통이 기준이다. 같은 물건이라도 값이 들쑥날쑥한 터라 중급 정도를 골랐다. 베이징에서는 130위안(1만 5730원), 도쿄에서는 6002엔(4만 6035원)이 들었다. 서울에선 이렇게 장을 보려면 얼마나 들까. 대형할인점인 L마트에서 골라 보니 6만 2580원이 든다. 베이징은 워낙 농축산물이 싼 도시라 그렇다 치자. 그렇지만 서울, 도쿄만을 견줘볼 때 서울이 시금치만 약간 쌌을 뿐 나머지 품목은 조금씩 더 비쌌다. 한번 장을 볼 때 서울이 베이징보다 4배, 도쿄보다는 1.3배 더 돈을 써야 한다면 이처럼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다국적 기업 스타벅스에서 가장 싼 ‘오늘의 커피’는 베이징 18위안(2178원), 도쿄 280엔(2147원)인 반면 서울은 2500원이다. 원화 강세 탓에 생기는 가격차를 인정한다 쳐도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커피를 베이징, 도쿄보다 300원씩 더 주고 마신다면 누구나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돈 1만원이면 4명이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싼 물가의 베이징, 갖가지 볼거리·먹을거리로 여행자의 욕구를 다양하게 충족시켜 주는 도쿄같은 매력이 과연 서울에 있는가. 동아시아 3개국 수도 중 의·식·주를 막론하고 고비용 때문에 살아가기 고단하고 등 휘게 하는 도시가 서울이 아닌가. 10만원짜리 지폐가 내후년이면 나온다지만 고액권 한장으로도 장바구니를 채우지 못할 것이 뻔하다. 질 높은 삶이란 다른 게 아니다. 소득을 늘리고 분배도 중요하지만 장바구니를 가득 채워주는 일도 국가의 주요 임무다. 소비자나 생산자, 나라가 물가에 낀 거품을 빼겠다고 달려들어야 한다. 탈출하고 싶은 고물가 도시 서울에서 하루의 피로를 달래주던 소주 값마저 4.9% 올랐다니 이래저래 화가 치민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프로축구] 수원 6연승… 서울 6경기 만에 승리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수원이 쾌조의 6연승을 내달렸다. 수원은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하우젠컵 조별리그 B조 9라운드에서 부산을 3-2로 꺾고 4승2무3패(승점 14)로 조 2위를 지켰다. 수원은 부산을 조 4위로 밀어내긴 했지만 일약 3위로 뛰어오른 광주(3승2무4패, 이상 승점 11)와 조별리그 마지막 한 경기를 놓고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다투게 됐다. 수원은 전반 20분 하태균의 패스를 받은 서동현이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먼저 골문을 열었다. 그러나 최근 5경기 무승(2무3패)으로 승리에 목마른 부산의 반격도 매서웠다. 후반 24분 이여성의 페널티킥으로 균형을 맞춘 부산은 2분 뒤 이정효가 골망을 갈라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상승세의 수원은 후반 29분 이관우 대신 교체 투입된 나드손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32분 나드손이 연결해준 공을 서동현이 꽂아넣어 동점을 만들었다.4분 뒤 나드손의 패스를 이어받은 백지훈은 왼발 슛으로 골그물을 출렁이며 치열했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A조의 인천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서민국과 김상록의 연속골로 제주를 2-0으로 격파하고 6승3패(승점 18)를 기록, 이날 전북과 1-1로 비긴 울산(4승4무1패 승점 14)을 제치고 조 1위로 뛰어오르면서 6강 플레이오프행을 결정지었다. 그러나 이날 인천은 올림픽대표팀의 예멘 원정에 차출된 이근호의 부재 탓에 경기 내내 제주에 끌려다녔다. 인천은 그러나 몇 차례 안되는 슛기회를 살리는 효율적인 공격으로 승리를 거뒀다. 방승환이 전반 10분 우측 페널티지역까지 돌파한 뒤 반대편으로 넘겨준 크로스를 서민국이 곧바로 골망에 침착하게 밀어넣은 데 이어 후반 종료 직전 김상록의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같은 조에서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FC서울은 김은중의 결승골로 대전을 1-0으로 제압하고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의 늪에서 빠져나오며 6승2무1패(승점 20)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올림픽 예선] 그래도 ‘총알근호’ 있으니

    ‘달구벌을 넘어 이젠 올림픽 샛별로’ 올시즌 K-리그 14경기에서 7골 2도움으로 용병들 틈바구니에서 통합득점 랭킹 4위를 달리고 있는 이근호(22·대구FC)가 예멘 격파의 선봉으로 나선다. 이근호는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의 윙포워드로 16일 밤 10시(한국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F조 원정경기에서 특유의 공간침투 능력을 뽐내게 된다. 이근호에게 눈길이 쏠리는 것은 빠른 발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에 크로스, 해결사 능력까지 갖췄기 때문. 특히 7월 아시안컵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맞춤 대안으로 꼽힌다. 이근호는 지난 13일 대전과의 정규리그 10라운드에서 후반 동점골을 뽑아내며 상승 기류를 이어갔다. 경기 뒤 곧바로 예멘 원정에 올라 이튿날 해발 2300m의 고원도시 사나에 입성해 체력 부담이 우려된다. 하지만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누비는 ‘총알 근성’에 베어벡 감독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4연승으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베어벡 감독이 1992년 1월 이후 17원정경기 무패(15승2무)와 1999년 11월 이후 13경기 연승을 이어가며 6전승으로 2차예선을 마감하겠다고 장담하는 데는 그의 상승세에 대한 믿음도 한몫한다. 출장금지는 풀렸지만 부상 후유증이 깊은 박주영(서울) 외에 윙포워드 이승현(부산)과 골키퍼 정성룡(포항)도 몸을 다쳐 빠진다.‘황태자’ 백지훈(수원)은 경고누적으로 함께하지 못한다. 따라서 베어벡 감독은 “지금까지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을 기용해 전술적 변화를 꾀하는 한편, 이영표(30·토트넘)와 박지성의 대안을 찾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베어벡 감독은 2차예선에서 골맛을 본 양동현(울산)과 한동원(성남) 대신, 이근호를 활용해 득점 루트의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국제경험 부족으로 올림픽예선에선 골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K-리그 활약의 자신감을 이어간다면 해결사 몫까지 기대할 수 있다. 예멘은 4전패의 F조 꼴찌로 처지는 동안 수비수 자헤르 칼리드가 지난 3월 한국전에서 따낸 한 골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그러나 모하메드 살레 감독은 경기 뒤 “사나에 오면 산소 결핍으로 한국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경선 불참은 ‘說’에 그쳐야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경선 불참은 ‘說’에 그쳐야

    결국 터질 것이 터지고 말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 관련 폭탄 선언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스스로 경선 불참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당 안팎에 던지는 충격파는 상당하다. 기자는 지난달 초 칼럼(‘2등은 없다?’)에서 박 전 대표의 경선 불참설을 다룬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표 캠프는 펄쩍 뛰며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극구 부인했었다. 신뢰도가 높은 복수의 캠프 소식통을 통해 알아낸 것이며,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기자에게 엄청난 항의 전화 세례를 퍼부었던 박 캠프였다. 그로부터 한달여만에 박 전 대표와 박 캠프의 주요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경선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경선 불참 시나리오가 모습을 드러낸 것일까. 물론 상황 변화는 있었다. 그때는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이 없을 때였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지루한 경선 룰 공방전은 별반 차이가 없다. 시나리오에는 ‘이명박 대체재’로서 기회를 엿보는 방안도 들어 있을 수 있다. 승부가 뻔한 경선에 참여하기보다는 불참함으로써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일 것이다. 우선 탈당하지 않고 당에 남아 있는 경우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당 대선후보가 된 뒤 범여권의 대대적인 검증 공세에 치명상을 입거나 지지율이 급락, 당내에서 후보교체론이 나올 경우 그때 나선다는 것이다. 실제 박 캠프는 이 전 시장이 워낙 흠집이 많아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탈당 후 독자 출마의 길을 걷는 경우다. 박 전 대표 지지층의 견고함이나 충성도로 볼 때, 그리고 범여권의 후보단일화가 실패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최근 들어 부쩍 거론되는 ‘4자 필승론’, ‘+α론’이다.1987년 상황의 재연이다.4자 구도가 되면 30%대 후반의 득표율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다.3,4위의 득표율에 따라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독자 출마의 유혹을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동반 탈당 규모다. 현역 의원 숫자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현역 의원들이 내년 총선의 불투명성을 안고서 박 전 대표와 ‘동행’할지는 의문부호다. 박 전 대표 역시 ‘한나라당은 내가 살려낸 당’이라며 강한 애착을 갖고 있어 탈당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나와 있다. 경선 불참설은 그야말로 시나리오에 그쳐야지 행동에 옮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박 전 대표측의 억울함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민주주의는 원칙이 중요하다는 점도 맞다. 믿었던 강 대표의 ‘변절(박 전 대표측의 주장)’도 통탄할 노릇이다. 선수가 마음에 안 든다며 규칙을 바꿔달라고 생떼를 쓰는 것도 문제다. 더구나 상대방은 1위를 달리는 강자다. 강자가 약자에게 베풀어야지, 어찌 약자를 더욱 불리하게 만들 수 있는가.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갖는 ‘승자 독식구조’ 아래서 더욱 1위의 아량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지루한 경선 룰 다툼도 결과적으로 승부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공산이 적지 않다. 나중에 ‘왜 그랬을까’ 후회해 봐야 때는 늦는다. 이·박 양측이 당내 세력을 반분하고 있다면 본선에서 상대방의 도움은 더욱 절실할 것이다. 비 오는 날 하나밖에 없는 우산을 혼자만 쓰고 가겠다는 몰염치를 이제부터라도 걷어치워야 한다. 최소한의 동료 의식 없이 어떻게 국가지도자가 되겠다는 건가. 짜증 속에서 또 한 주를 보내야 하는 국민들이 불쌍하다. jthan@seoul.co.kr
  • 이천수 악연에 인천 또 눈물

    2005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울산과 맞닥뜨린 인천은 2차전에서 라돈치치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두고도 창단 첫 우승의 꿈을 접고 말았다.1차전에서 이천수(26)에게 데뷔 후 첫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5 참패를 당한 탓이었다. 올 시즌, 이천수가 6경기 출장 정지를 당한 경기가 인천전이었고 징계가 풀린 이천수가 8개월 만에 골맛의 기쁨을 누린 것도 인천이 1-3으로 무릎을 꿇은 지난달 4일 경기에서다. 인천은 또다시 이천수와의 질긴 악연을 되씹어야 했다. 인천은 9일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우젠컵 A조 8라운드 울산전에서 후반 이천수의 프리킥에 이은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수로 0-1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5승3패(승점 15)가 된 인천은 울산(4승3무1패)과 승점을 나란히 했지만 골득실에서 ‘2’ 차이로 뒤져 조 1위를 내주고 말았다. 전후반 내내 빗줄기가 휘날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인천 선수들은 울산과의 악연을 끊겠다는 각오로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승부를 가른 것은 골키퍼의 어이없는 실수였다. 후반 22분 이천수가 프리킥으로 올려준 공을 잔뜩 긴장한 골키퍼 권찬수가 넘어지면서 쳐낸다는 것이 알미르에게 흘러갔고 알미르가 이를 침착하게 텅빈 골문에 집어넣었다. 인천은 최근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1도움)로 기세를 올리던 ‘세르비아 폭격기’ 데얀이 몇 차례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멈춰선 것이 화근이었다. 반면 울산은 컵대회 5경기 연속 무실점에 무패(3승2무)의 신바람을 이어갔다. 대구의 루이지뉴는 제주전 후반 30분 에닝요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꽂아넣으며 2-0으로 팀 승리를 이끈 것은 물론,16경기에서 12골을 뽑아내는 괴력을 이어갔다. 컵대회에서도 7골로 득점 선두. B조에선 수원이 크로아티아 용병 마토의 페널티킥 골과 서동현의 추가골로 광주를 2-0으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4경기 연속 2골 차 승리를 내달린 수원은 3승2무3패(승점 11)로 이날 대전에 0-1로 진 부산을 끌어내리고 조 2위로 도약하며 1위 서울과의 승점 차를 6으로 좁혔다. 수원과 극명한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는 FC서울은 경남과 0-0으로 비겼지만 부산이 3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남은 두 경기에 관계없이 조 1,2위가 진출하는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그러나 4경기 무승(2무2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충격파는 작지 않을 전망이다.인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 장성최초 태권도 단증 취득

    주한미군 2사단장이 미군 장성 최초로 공인 태권도 단증을 취득했다. 제임스 코긴(사진 왼쪽·53) 소장은 지난 4일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 체육관에서 국기원 국제심판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승단 심사에서 품새, 격파 등 5가지 과정을 완벽하게 펼쳐 당당하게 초단을 땄다. 코긴 소장은 2002년 5월 미 2사단 부사단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부대 안을 순시할 때 체육관 밖으로 흘러나오는 미군 병사들의 우렁찬 기합 소리를 듣고는 태권도의 매력에 빠졌다. 동두천 시내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는 김문옥 사범에게 입문했다. 한·미연합사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일주일에 두 차례씩 체육관에서 혼자 땀을 흘렸다. 덕분에 기본 동작과 발차기, 품새가 수준급에 이르렀다. 김 사범은 “몸이 유연하지 않은 나이인데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이 한마디로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문화를 존경하는 마음을 몸으로 보이기 위해 태권도를 배웠다.”면서 “미군 특수수색 과정을 힘들게 수료했을 때만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프로축구] 성남-전북 시즌 첫 격돌

    ‘챔프끼리 이제야 맞대결.’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성남과 아시아 최고의 클럽에 오른 전북이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둘의 맞대결은 올시즌 처음. 정규리그 8경기에 컵대회 7경기씩을 치른 뒤에야 비로소 만났다. 정규리그 선두(5승3무)를 질주하는 성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에서 뜻밖의 고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10월22일 이후 정규리그 15경기 연속 무패(8승7무)의 쾌속 항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두현과 김상식, 김영철, 모따, 장학영, 네아가 등 우승 멤버가 건재한 데다 끈끈한 조직력은 단연 K-리그 최고로 꼽힌다. 성남을 상대로 다섯 차례 맞대결에서 한번도 승리한 적이 없는 전북의 최강희 감독도 “빈틈이 없어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운 팀”이란 두려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북도 결코 만만한 팀은 아니다. 아시아 최고 클럽의 자부심에다 최근 정규리그 2연승의 상승세를 등에 업고 성남의 선두 질주에 딴죽을 걸겠다는 각오다. 전북은 현재 4승1무3패로 수원에 이어 3위. 전북이 성남을 꺾고 2위 수원(4승3무1패)이 이날 원정경기에서 아마추어팀인 광주 상무를 잡게 되면 성남과 수원은 동률(5승3무1패)이 된다. 골득실과 다득점 우선을 따지면 성남이 1위를 내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단독 질주에 급제동이 걸릴 경우 충격파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지난 2일 하우젠컵 인천과의 대결에서 성남전에 대비, 힘을 비축했다.1-3으로 무릎을 꿇은 인천전에 뛰지 않은 염기훈과 스테보, 권집과 정종관, 최진철, 최철순 등 주전들을 모두 성남전에 투입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의협홈피 고의로 다운시켜

    장동익 대한의사협회 전 회장이 지난해 7월 자신의 성매매알선 의혹 여론을 잠재우려고 고의로 의협 홈페이지를 다운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1일 의협에 따르면 장 전 회장과 이모 부회장은 지난해 7월14일 이른바 ‘오진암사건’이 불거지면서 장 전 회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의협 홈페이지 관리자를 불러 사이트 가동을 2주일 동안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담당 직원은 곧바로 전산실로 가 기계를 조작했고, 의협 홈페이지는 이후 5일간 가동이 중단됐다. 장 전 회장은 당일 밤 베트남으로 출국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0일 홈페이지 관리 직원이 의혹이 제기돼 온 ‘오진암사건 후 홈페이지 고의 다운설’에 대한 자술서를 의협 이원보 감사에게 제출하면서 밝혀졌다. 의협은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내고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 유감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일부 회원에게 적용되던 홈페이지 접속 제한을 풀고, 욕설 방지를 위해 가동한 필터링 프로그램도 해지한다고 알렸다. 소식이 전해지자 의협 내부에선 충격파가 커지고 있다. 한 고위 임원은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 평회원도 “파렴치한 행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오진암사건 지난해 5월 장 전 회장이 전공의협의회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 진영을 불러 고급요정에서 향응을 베푼 사건. 당시 성접대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일부 회원이 장 전 회장 등을 성매매특별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검찰은 최근 재수사에 착수했다.
  • [사설] 범여권 후보중심 통합론 그만 접어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이 혼란을 겪고 있다. 고건 전 총리의 중도하차 때보다 충격파가 크다고 한다. 범여권에서 논의되던 ‘후보중심 신당론’이니,‘대선후보 연석회의’니 하는 통합 구상들이 정 전 총장을 축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후보 중심의 정당 통합을 주장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당혹감이 더 큰 모양이다. 정 전 총장 공백으로 그간의 통합 논의가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정 전 총장이 사라지자 열린우리당은 곧바로 대체재(代替財) 찾기에 나설 태세다. 손학규·문국현·강금실씨 등을 거론하며 그 주변을 기웃댄다. 김근태·정동영씨가 먼저 탈당해 이른바 제3지대의 몸피를 불린 뒤 대통합을 추진하자는 등의 별별 정치공학적 도상훈련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도 기득권을 놓지 않는 현실 앞에서 정 전 총장이 좌절했듯, 제3후보를 ‘불쏘시개’로 삼으려 드는 한 후보중심 통합론은 언제든 물거품이 될 뿐이다. 이제라도 범여권은 정치의 기본원칙으로 돌아가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구세주’를 찾아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신당으로 분장하는 것은 공당임을 포기한 반민주적 행태일 뿐이다. 정당정치 파괴 행위인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급조된 정당, 대선 이후 즉시 소멸할 일회용 정당에다 국민이 신뢰를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민주당은 어제 후보중심 통합 논의를 접고 독자적 세력 확대에 나섰다. 통합신당모임도 7일 창당대회를 통해 별도의 정치세력으로 출발한다. 열린우리당도 창당 초심을 되찾고 당을 정비하는 작업에 나서기 바란다. 힘 센 후보를 찾을 게 아니라 어떤 정치를 보여줄지를 고민해야 한다. 범여권의 제 정파가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국민 지지를 되찾는 길이다. 정책정당으로 바로 선 뒤 통합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
  • “UEFA챔스리그 GO~” 유럽은 막바지 V전쟁

    ‘유럽은 마지막 축구전쟁 중’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 리그에서 각각 올랭피크 리옹과 인터밀란이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스페인과 독일에선 치열한 우승 다툼이 전개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85) 역시 한결 느긋해지긴 했지만, 방심했다간 첼시(승점 80)에 역전 우승의 빌미를 제공할 소지도 있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 자국 리그 우승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도 자동 진출한다. 유럽은 지금 막바지 축구 열기로 뜨겁다.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한때 몸 담았던 PSV 에인트호벤은 30일 네덜란드 프로축구 1부리그(에레디비지에) 마지막 경기인 34차전에서 비테세 아르헴을 5-1로 완파,23승6무5패(승점 75)로 2위 아약스를 골 득실차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우승했다. 아약스는 빌렘을 2-0으로 눌러 에인트호벤과 승점이 같아졌지만 단 한 골차로 우승을 내줬다. 종료 13분을 남기고 터진 베테랑 필리프 코쿠의 결정적인 한 방 덕에 에인트호벤은 리그 3연패와 통산 20회 우승을 일궈냈다. 아약스는 통산 30회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3위 AZ 알크마르도 엑셀시오르와의 최종전을 이기면 우승할 수 있었지만 아쉽게 2-3으로 덜미를 잡혔다. 이제 6경기씩 남겨놓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살얼음판 선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FC바르셀로나는 사뮈엘 에투의 결승골에 힘입어 레반테를 1-0으로 꺾고 승점 62로 선두를 가까스로 지켰다.2위 세비야(승점 61)가 에스파뇰을 3-1로 격파하면서 턱밑까지 따라붙었고, 아틀레틱 빌바오를 4-1로 완파한 레알 마드리드(승점 60) 역시 역전 우승을 넘본다. 데이비드 베컴이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세르지오 라모스의 헤딩골을 이끌어낸 데 이어 네덜란드의 저격수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두 골이 결정적이었다. 니스텔로이는 리그 득점 선두(18골)를 질주했다.4위 발렌시아(승점 56) 역시 다소 처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지레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3경기씩 남은 가운데 샬케04(승점 62),VfB 슈투트가르트(승점 61), 베르더 브레멘(승점 60)이 승점 간격 1의 피말리는 막판 승부를 이어갔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챔피언스 리그] 맨유 = 루니

    이대로 1차전은 2-2로 마무리되는가 싶던 후반 인저리 타임 1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고개를 빼면서 다른 관중보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라이언 긱스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멋진 드리블을 선보인 뒤 칼 같은 패스를 웨인 루니에게 찔러준 순간이었다. 벌칙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던 루니는 논스톱으로 오른발 강슛을 날렸고,AC밀란의 수문장 디다가 화들짝 놀라 몸을 날렸지만 공은 이미 그물에 꽂힌 뒤였다. 퍼거슨 감독은 “믿기지 않는 환상적인 골”이라며 탄성을 내질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수비수를 유인하는 허슬플레이로 루니의 득점을 도운 것도 맨유다웠다. 박지성(26)에다 수비 라인의 줄부상으로 8년 만의 트레블 달성에 먹구름이 드리웠던 맨유가 25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동점골과 재역전골을 뽑아낸 루니의 활약에 힘입어 통산 7회 우승에 도전하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밀란을 3-2로 꺾었다. 올드 트래퍼드 홈경기를 승리한 맨유는 다음달 3일 밀라노 원정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른다. 전반 5분 호날두가 골문 앞 혼전을 틈타 행운의 골을 먼저 뽑아냈지만 맨유는 ‘땜질’ 수비진 탓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부상 수비수 대신 가동된 파트리스 에브라, 가브리엘 에인세, 웨스 브라운, 존 오셔 등의 호흡이 맞지 않아 ‘하얀 펠레’ 카카에 두 골을 헌납한 것. 보직을 ‘원톱’으로 깜짝 변경한 AC밀란의 카카는 전반 22분 클라렌스 시도르프의 패스를 받은 뒤 일자수비진을 무너뜨리는 날카로운 드리블에 이은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랐다.15분 뒤에는 에인세와 에브라가 충돌해 공을 놓친 틈을 파고들어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역전골을 집어 넣었다. 그러나 하프타임때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제대로 된 축구를 하자. 넌 열심히 골문을 두드려라.”는 독려를 듣고 나온 루니는 후반 14분, 미드필드 중앙에서 폴 스콜스가 절묘하게 찍어 올려준 패스를 동점골로 연결한 뒤, 극적인 재역전골까지 뽑아내며 퍼거슨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그러나 수비수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맨유의 에브라가 경고누적으로 밀라노 원정에 함께할 수 없다.2차전에서 0-1이나 1-2로만 져도 AC밀란이 결승에 오른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맨유가 단지 조금 유리해졌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33개의 풍선/함혜리 논설위원

    지난 20일 낮 미국 버지니아의 블랙스버그.16일 발생한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애도의 날’ 행사에서 우리의 눈길을 끈 숫자는 33이었다. 33차례에 걸쳐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33개의 풍선이 하늘로 날아 올랐다. 버지니아 공대의 교내 광장인 드릴 필드에 타원형으로 안치된 추모석도 33개였다. 희생자는 32명인데 왜 33일까? 나머지 하나는 범인 조승희씨를 위한 것이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게까지 이해와 관용의 몸짓을 보내는 미국인들의 성숙한 모습은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세계를 경악시킨 이번 참사가 발생한 직후 미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범인이 한국인임이 밝혀진 뒤 그 충격파는 한국을 강타했다. 이 사건은 학부모들의 교육열, 이질적인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한인 1.5세의 좌절, 이에 따른 주류 사회에 대한 적개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광란의 살인극이다. 치부가 드러난 것 같아 낯 뜨거웠다. 같은 핏줄을 가진 사람이 이런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우리는 죄의식을 느꼈다. 그러고는 불안해했다. 미국사회에 인종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15년전 LA폭동사건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는 터였기 때문이다. 외교문제로 비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의 반응은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어느 언론도 한국인에 대한 인종적 편견을 문제삼지 않았으며, 심지어 조승희씨 역시 사회의 희생자라고 규정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민족주의가 강한 한국인들이 집단적 죄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대응방식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미국은 이민족으로 이뤄진 다민족·다문화 사회다. 기독교 사상에 바탕을 둔 개인주의 문화가 기조를 이룬다.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회 시스템에 의해 빚어진 비극을 용서와 화해라는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가는 모습이었다. 이런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을 경우 우리는 33개의 풍선을 날릴 수 있었을까 자문해 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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