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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런던올림픽 오심을 바라보는 자세/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런던올림픽 오심을 바라보는 자세/문소영 문화부 차장

    “힘없는 나라의 백성은 어디 가도 서러움을 받는다.” 충남 부여군의 한 음식점에서 머리카락이 하얀 노인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보던 신문을 옆으로 밀어놓았다. 그는 이제 주방에서 막 가져온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는 콩나물 국밥을 먹을 참이다. 아마도 그는 런던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가 수영 자유형 400m 예선에서 1등을 하고도 심판의 오심으로 실격처리됐다는 기사와 유도 남자 66㎏급 조준호가 8강에 올랐지만, 심판의 판정 번복으로 판정패해 억울하다는 식의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을 것이다. 아침 시간이라 식당에는 식사 팀이 두 팀밖에 없었고 그 노인의 발언은 귀에 쏙~ 들어왔다. 귀에 쏙 들어온 이유는 맞장구를 치려는 마음이 생겨서가 아니었다. 뭔가 어색하다고 느껴진 탓이다. 88서울올림픽 때 미국의 로이 존스 주니어가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한국의 박시헌에게 판정패당했던 것은 미국이 힘없는 나라였기 때문이었나? 뭐 이런 생각이 느닷없이 튀어올랐다. 여름 휴가지에서 TV 생방송을 더 열심히 챙기고, 박태환의 실격 동영상이 스마트폰으로 무제한 반복 제공되면서 왜 ‘실격’ 판정이 내려진 것이냐며 의아해했지만, 오심의 이유를 힘없는 나라의 백성 탓이라고는 떠올려보지 않았다. 또 10대인 청소년 여행 동반자는 박태환에게 실격을 선언한 심판이 중국계라는 루머가 카카오톡으로 물밀 듯이 쏟아지자, 중국을 비난하는 등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고질적인 불화를 재현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을 못했다. 70세 안팎으로 보이는 그 노인과의 나이 차이를 가늠해 보고, 서로 살아온 세상이 다르고, 경험이 다른 만큼 생각도 다르겠구나 했다. 40대인 소설가 김연수는 최근 펴낸 에세이 ‘지지 않는다는 말’에서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70대인 그의 아버지가 국가대항 축구경기를 결연한 표정으로 보다가 우리나라가 선제골을 먹으면, 보던 TV를 끄고 결과를 더 돌아보지도 않은 채 돌아누워 힘없는 목소리로 “졌다, 졌어.”라고 했다고 써놓지 않았던가. 다른 한편으로 언론들이 ‘힘없는 나라의 백성’이라는 트라우마를 불필요하게 자극한 것은 아닐까 하는 분석을 해봤다. 휴가지에서 돌아와 여러 신문을 펼쳐놓고 비교해 보니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들은 한국이 세계 15위 수준의 교역국가이거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로 국격이 높아졌다는 식의 불편한 자랑을 늘어놓다가도, 스포츠에서 과도하게 피해의식을 조장하곤 한다. 일제강점기나 1950년 한국전쟁 직후부터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어야 하던 1960대, 아니 최근까지도 국가대항 스포츠는 그저 스포츠가 아니라 전쟁에 가까운 것이고, 그렇다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인들은 달라졌다. 언론이 찌질하게 100년 전 사고로 뒷북을 때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이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모태범·이승훈·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우리는 올림픽 금메달에 대해 제법 쿨해졌다. 권투니 레슬링이니 하는 격투기 종목만이 아니라, 이른바 선진국형 금메달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먹고살 만해진 결과가 스포츠에도 반영됐다고 흐뭇해했다. 금메달에만 환호하지 않고, 은·동메달에도 환호했다. 2~3년 전처럼 스포츠를 스포츠로 즐기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가 경기의 승패나 금메달에 집착할 때는 주로 정치적으로 핍박을 받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스포츠를 통해 위로받고자 하는 강력한 욕구가 생길 때였다.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 불황이니, 애그플레이션 우려니, 깡통 아파트 속출, 자녀 진학 등의 고통과 불안이 금메달이 추가될 때마다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다행인 것은 올림픽 축구팀이 런던올림픽의 주최국인 영국의 텃세를 극복하고 최초로 4강에 올라갔고, 6일 현재 한국은 목표 금메달 10개를 획득했다. 이제 나머지는 덤이니 편히 즐기자. symun@seoul.co.kr
  • “독종이라 불리던 나, 런던에서 울보 됐다”

    “독종이라 불리던 나, 런던에서 울보 됐다”

    올림픽 두달 전 태릉선수촌. 한국이 어떻게 ‘유도 강국’이 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훈(43) 남자대표팀 감독은 “원래 잘하는 게 어디 있느냐. 세계를 통틀어 훈련을 가장 많이 한다.”며 웃었다. 웃통을 벗은 선수들은 천장까지 밧줄을 타고 오르내렸고, 90도로 물구나무를 선 채 윗몸일으키기를 했다. 하루 네 번 촘촘한 스케줄을 짜 혹독하게 굴렸다. 비가 오는 날도, 회식 다음 날도 예외가 없었다. 4년 동안 일요일 말고는 새벽운동을 쉰 적이 없다. 정 감독은 “사람이 할 수 없는 훈련량을 군말 없이 소화해 줬다.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를 정도로 욕을 많이 먹었다.”고 회상했다. 정 감독은 아시안게임 2연패(1990·1994년)·세계선수권 우승(1993년) 등 71㎏급을 주름잡았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쳤다. 준결승에서 ‘무슨 세리머니를 하지?’라고 딴생각을 하다 종료 5초 전 역전패했다. 그는 “한국에선 금메달 아니면 의미가 없더라. 그래서 더 독하게 다그쳤다.”고 했다. 런던에서 힘든 훈련의 결실을 맺었다. 81㎏급 김재범(마사회)과 90㎏급 송대남(남양주시청)이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유도의 금메달 둘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4년 만이다. 조준호(마사회)는 동메달을 걸었다. 8강에서 멈춘 최광현(국군체육부대)을 제외하면 최중량급 김성민(수원시청)까지 모두 준결승에 오르며 실력을 뽐냈다. 금메달 두 개의 목표를 채운 건 물론, 조준호의 판정 번복·왕기춘(포항시청)의 부상 패배·황희태(수원시청)의 붕대투혼 등 체급마다 ‘찡한 드라마’를 써냈다. 그러나 정 감독은 “정말 아까운 대회다. 모두 메달을 걸고 갈 수 있었는데.”라고 속상해했다. 유도 경기가 모두 끝난 지난 3일 회식에서 정 감독은 선수들을 일일이 붙잡고 끌어안았다. “최선을 다했느냐고만 물어봤다. 7명 모두 후회 없는 시합을 했다더라. ‘그럼 됐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기에, 메달은 하늘이 주는 걸 알기에 감독과 선수 모두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었다. 정 감독은 퇴물(?)로 취급받던 선수를 화려하게 재기시킨 것으로도 주목받았다. 도복을 벗었던 송대남을 2012런던올림픽챔피언으로, 격투기로 전향하려던 황희태를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조련했다. ‘재활공장장’이라는 별명이 붙을 법하다. 정 감독은 “경험 많은 선수들이 경기를 잘한다. ‘구관이 명관’이란 생각으로 기회를 줬는데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둘에게 특히 고맙다.”고 했다. TV로 지켜본 시청자들이 정 감독을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선수들에겐 쉽게 말을 걸기 힘든 ‘호랑이 감독’이다. 정 감독은 “애들은 날 독종이라고 한다. 일부러 웃지도 않고 엄하게 대했다.”고 했다. 그래도 런던에서는 표정 관리를 못했다. “올림픽 때는 감정 조절이 안 되더라.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고맙고 대견해서 자꾸 복받치고 주책맞게 눈물도 쏟아졌다.”고 했다. 정 감독은 5일 런던을 떠난다. 4년 내내 일주일에 딱 한 번 집을 찾은 ‘0점 남편, 0점 아빠’가 가족들 품으로 돌아간다. 정 감독은 “아내가 경기를 보고 울었다더라. 맛있는 찌개와 고기반찬을 해 놓겠다는데 빨리 만나고 싶다.”고 웃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붕대 투혼’ 유도 황희태 3·4위전서 절반패… 아쉬운 5위

    ‘붕대 투혼’ 유도 황희태 3·4위전서 절반패… 아쉬운 5위

    2일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유도 100㎏급 3·4위전. 32강전에서 상대와 머리를 부딪쳐 붕대를 칭칭 감았지만 계속 피가 배어났다. 한국 유도팀의 맏형 황희태(34·수원시청)는 상처입은 황소처럼 거친 숨을 내뿜었다. 자신보다 15㎝나 크고, 7살 어린 헨크 그롤(네덜란드·2위)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과감하게 선제공격을 시도했지만, 그롤에게 되치기를 당하며 절반패했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올림픽 도전은 5위로 끝났다. 투기 종목인 유도, 그중에서도 100㎏급이란 점을 떠올리면 서른넷이란 운동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지 오래. 그래도 ‘황소’ ‘탱크’ 등 별명에서 짐작하듯 힘과 투지에 관한 한 태릉선수촌을 통틀어 둘째가라면 서럽다. 훈련량 또한 조카뻘 후배들 못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최전성기를 경험했다. 2003년 세계선수권을 우승하는 등 90㎏급 최강자로 군림했다. 당연히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0순위로 꼽혔지만, 준결승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이즈미 히로시(일본)에게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업어치기 절반을 내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충격이 컸던 탓일까. “은퇴를 결심했다. 군대도 공익으로 다녀와서 인생을 새로 시작하려고 했다.”고 황희태는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전만배 상무 감독의 설득으로 황희태는 다시 도복 끈을 졸라맸다. 이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 같은 해 대한유도회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등 부활을 알렸다. 물론 불운과의 악연은 쉽사리 끊기지 않았다. 2008년 5월 베이징올림픽 최종선발전에서 선배 최선호에게 무릎을 꿇었다. 올림픽만 보고 4년을 내달려온 그는 유도복을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을 터. 그 무렵 일본 종합격투기 센고쿠((?極)가 러브콜을 보냈다. 앞서 윤동식(40), 김민수(37), 정부경(34) 등 유도계 선배·동료가 이미 일본 종합격투기에 진출했던 상황. 그러나 황희태는 매트로 돌아왔다. 설득에 일가견이 있는 정훈 대표팀 감독의 집요한 권유로 100㎏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그의 나이 서른하나 때다. 100㎏급 선수치곤 ‘꼬마’나 다름없는 175㎝의 키를 강점으로 만들었다. 한 뼘쯤 큰 상대를 빠르게 파고들어 괴력의 업어치기로 넘겼다. 단조로운 기술이지만, 알고도 당하는 필살기가 됐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자신감을 회복한 황희태는 파리 그랜드슬램, 중국·독일그랑프리 등을 징검다리 삼아 런던까지 왔다. 앞서 정경미(27·하이원)도 오가타 아카리(일본)와의 여자 78㎏급 1회전에서 유효패해 탈락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文 강한남자·孫 준비된 대통령·金 인생역전… 이미지 전쟁

    文 강한남자·孫 준비된 대통령·金 인생역전… 이미지 전쟁

    ‘강한남자’(문재인), ‘준비된 대통령’(손학규), ‘인생 역전 일꾼’(김두관). 민주통합당의 ‘빅3’대선 경선 주자들이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위해 ‘이미지 메이킹’에 전력을 쏟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도 노태우의 ‘보통사람들’, 김영삼의 ‘신한국 건설’, 김대중의 ‘준비된 대통령’과 같은 이미지 마케팅이 치열했지만 유권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선주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는 요즘에는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샌님’이미지가 강했던 문재인 상임고문은 기존 이미지를 벗고 ‘강한 남자’로 거듭나기 위해 몸을 던지고 있다. 지난 1월 7일 SBS 예능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서 특전사 시절 사진을 공개하고 벽돌 격파 시범을 보이더니 지난달 24일에는 특전사전우회 주최 마라톤에 참석, 특전사 군복과 공수장비를 착용하고 ‘강한 카리스마’를 뽐내며 ‘문재인은 샌님’이라는 고정관념 깨기를 시도했다. 지난 8일에는 일산 대화동에 있는 고양 원더스 야구단을 방문해 타석에서 직접 방망이를 휘두르며 경희대 재학시절 학년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우승했던 실력을 과시했다. 다음 날에는 런던 올림픽 선수단 격려차 태릉선수촌을 찾아 유도 국가대표인 왕기춘·김재범 선수를 업어치기로 제압했다. 특전사에 복무할 때 배웠던 격투기 기술과 정훈 남자대표팀 감독에게 잠시 배운 기술을 두 선수에게 쓴 것이다. ‘강한 남자’ 이미지는 강한 리더 전략으로 연결된다. 문 고문은 지난 1일 세종시를 찾았을 때도 ‘강한 지방 선언’을 발표했고, ‘강한 복지국가’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강한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보다 젊고 강한 이미지를 위해 측근들이 문 고문의 흰머리 염색을 고민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강조하는 정책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저녁있는 삶, 희망이 있는 아침’이란 슬로건으로 감성을 자극하고 다양한 정책으로 내용을 채우는 식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노동시간 단축, 좋은 일자리 정책’을 시작으로 11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일자리·여성·복지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정책 발표회를 통해 정시퇴근 및 연장·휴일근로 제한 등 노동 정책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입법화 등 비정규직 정책, 청춘연금 및 공공보육시설 아동 비율 50%달성 등 복지정책을 제시했다. 교수의 강연을 듣는 듯 항상 어렵고 점잖은 말만 해 왔던 그가 최근 직설적이고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는 등 ‘솔직 화법’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도 반전을 통해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대학생, 여성, 영유아 학부모 등을 만나 정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구하는 간담회도 열고 있다. 손 고문은 11일에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 ‘맘(mom) 편한 세상’ 정책간담회를 갖고 ‘성폭력·가정폭력 없는 사회’에 대한 관련단체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1일 1회 정책간담회’는 소통 능력을 키우기 위한 그만의 공략법이기도 하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마을 이장에서 군수와 장관을 거쳐 도지사가 되기까지 자신의 인생역전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위만 빼면 지금도 서민”이라고 강조하며 엘리트 코스를 거쳐온 다른 야권 후보와 ‘청와대 영부인’으로 통했던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선 출마선언 때도 그는 항상 헤어 제품을 발라 뒤로 넘겼던 앞머리를 자연스럽게 앞으로 내리고, ‘노타이’에 흰색 와이셔츠, 다소 칙칙한 회색 정장을 입어 세련미와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뒀다. 지난 1일에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라이브클럽에서 열린 외곽지원조직 ‘피어라 들꽃’ 창립제안모임에서 직접 드럼을 연주하기도 했다. 대선 행보도 ‘서민’과 ‘일꾼’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민생밀착형이 많다. 11일에는 서울 신길동의 한 주유소에서 일일 주유원이 돼 빨간 목장갑을 끼고 직접 손님을 맞으며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했다.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악수를 나누고 말을 건네는 등 자신감 넘치는 모습도 보였다. 해남 땅끝 마을에서 출사표를 던진 김 전 지사는 지난 9일 광주와 세종시, 10일 최북단역인 경기 파주 도라산역을 방문한데 이어 22일까지 전국을 돌며 ‘서민과 통하는 2013 희망대장정’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소더버그 감독 ‘헤이와이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소더버그 감독 ‘헤이와이어’

    ‘헤이와이어’의 포스터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남자배우들의 얼굴로 채워져 있다. 그들 외에도 몇몇 굵직한 남자배우들이 군데군데 등장해 무게를 더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그들이 아니다. 주인공은 놀랍게도, 영화팬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 지나 카라노다. 사실 그녀는 격투기 무대에서 멋진 외모와 실력으로 유명해진 여전사라고 한다. 영화를 보면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왜 그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는지 알게 된다. 몸과 몸의 과격한 대결로 전개되는 영화인 만큼 카라노의 뛰어난 액션 실력은 영화에 필수 불가결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스포츠 스타로 활동하다 영화에 갓 데뷔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풍부하고 강렬한 표정도 그녀에 대한 호감 요소로 작용한다. ‘헤이와이어’는 외딴 식당에서 느닷없이 벌어지는 화끈한 액션으로 시작한다. 동료 남자요원을 때려 눕힌 주인공 말로리는 넋을 잃고 바라보던 남자에게 차를 요구한다. 불안에 떨던 남자는 그녀의 팔에 난 상처를 응급 치료해 준다. 남자는 특별해 보이는 그녀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녀 또한 싫지 않다는 듯이 특수요원으로 일하다 난관에 부닥친 사연을 이야기한다. 남자는 어느새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왜? 재미있으니까. 그것이 소더버그가 영화를 대하는 방식이다. 영화란 그런 거다. 모르는 사람에게 들려주는 신기한 이야기가 영화의 첫걸음 아니던가. 소더버그는 그 재미를 아는 감독이다. 더욱이 남자에게 지금껏 들은 인물과 장소를 외워 보라고 주문하는 말로리를 통해 복잡한 줄거리를 복습할 시간까지 부여한다. ‘헤이와이어’는 선이 굵고 군더더기가 없는 작품이다. 1970년대의 남성 액션영화를 닮았으며, 복고풍으로 편곡된 음악도 영화의 분위기에 일조한다. 뉴욕, 워싱턴, 바르셀로나, 더블린, 뉴멕시코를 오가고 수많은 인물이 엮여 있지만, 영화는 억울하게 곤경에 빠진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묵직하게 흘러간다. 줄거리에서 ‘본 아이덴티티’류의 복잡한 액션물이 연상되는 것과 반대로, ‘헤이와이어’는 추악한 남자들을 주먹으로 제압하는 아름다운 여자의 이야기로 요약될 수 있다. 악당과 주인공을 불문하고 모든 인물들이 서툰 감정놀음에 휘둘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가족과 연인 관계 등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자기 역할에만 충실한 인물이 ‘헤이와이어’의 쿨함을 완성한다. 영화의 경쾌함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건조함을 유지하는 것, 소더버그의 연출력이 빛나는 부분이다. 1989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소더버그는 10년이 지날 즈음 진가를 드러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그는 매년 거의 두 편씩 영화를 발표하고 있는데, 작품 수보다 놀라운 건 폭넓은 스펙트럼이다. 넘쳐 흐르는 창작욕을 반영한 작품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작품을 동시에 그리고 거침없이 쏟아내는 소더버그는 A급 감독 가운데 옛 할리우드의 장인에 가장 가깝다. 동시대 감독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작가성을 뽐낼 영화에 매진하는 동안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창작열을 불태우는 쪽을 택했다. 진정한 창조란 그런 정신에서 비롯된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지금 할리우드의 노른자위인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소더버그와 (평작을 포함한) 그의 영화들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일 개봉. 영화평론가
  • 한국인 첫 7승 이 주먹으로 링에 꽂는다

    한국인 첫 7승 이 주먹으로 링에 꽂는다

    ‘스턴건’ 김동현(31·부산팀매드)이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무대인 UFC 7승에 도전한다. 김동현은 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148’에 출전, 데미안 마이아(35·브라질)와 격돌한다. 김동현의 전적은 6승1패1무효. 지난해 7월 2일 카를로스 콘딧에게 뜻밖의 패배를 기록하며 주춤했지만 12월 30일 션 피어슨을 판정승으로 이겼다. 이번 대결에서 2연승이자 7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김동현은 최근 인터뷰에서 “UFC 경기도 아홉 번째다 보니 이미지를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스턴건’이 아닌 ‘마린’의 모습으로 대한민국 해병대의 강인함을 보여 주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유도선수 출신인 김동현은 2004년 경제적인 문제로 은퇴를 선언, 2006년 일본 종합격투기(DEEP) 무대를 거쳐 2008년 UFC 84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제이슨 탄(영국)을 상대로 3라운드 팔꿈치 공격에 의한 TKO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때 붙여진 별명이 ‘스턴건’(Stun gun·전기충격기). 지난해 12월 UFC 141 공식 계체량에선 아예 붉은 색 해병대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상대 마이아는 그라운드 기술로는 UFC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다. 특히 비교적 늦은 열아홉에 주짓수에 입문, 세계선수권을 휩쓸었으며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의 주짓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영화프리뷰] ‘리미트리스’

    [영화프리뷰] ‘리미트리스’

    에디 모라는 인생의 패배자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했지만 곧 이혼을 당했고 직장에서도 해고당했다. 작가랍시고 끼적거리지만 단 한 문장도 완성하지 못한다. 급기야 애인에게도 버림받던 날 길을 걷다가 한때 마약 딜러였던 전처의 남동생을 만나 NZT란 알약을 건네받는다. 뇌의 기능을 100% 쓸 수 있도록 돕는 기적의 신약이란 게 처남의 설명. 한 알을 먹었을 뿐인데 십수 년 전 들었던 지식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이탈리아어에도 능통해진다. 안 써지던 소설도 일필휘지, 쭉쭉 써진다. 약이 더 필요해진 모라는 처남을 찾아가지만 이미 총을 맞고 숨진 터. 집 안을 샅샅이 뒤져 알약 한 봉지를 찾아내면서 모라의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리미트리스’는 아일랜드 소설가 앨런 글린의 데뷔작 ‘더 다크 필드’(2001)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보통 사람들은 평생 자신의 뇌를 10%쯤 활용하고 아인슈타인이 15%를 활용했다고 한다. ‘리미트리스’는 두뇌의 100%를 쓸 수 있게 만드는 약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필립 K 딕 원작의 철학적 공상과학(SF)물과는 거리가 멀다. 만화적 발상에서 출발한 영화는 숨 쉴 틈 없이 빠른 전개와 경쾌한 편집으로 재미를 전달하려 애쓴다. 약물의 힘을 빌려 두뇌를 100% 활용하게 된 모라가 순식간에 외국어 서너 개를 익히고 피아노를 하루 만에 뚝딱 배운다든지, 주식 메커니즘을 꿰뚫고 인수 합병(M&A) 시장의 거물인 칼 밴 룬(로버트 드니로)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반까지는 제법 흥미진진하다. 평범한 고교생에서 하루아침에 슈퍼히어로가 된 ‘스파이더맨’ ‘크로니클’의 주인공을 보면서 관객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닐 버거 감독은 길을 잃은 듯 보인다. 두뇌의 활용 능력이 높아진다고 해서 육체적 능력까지 업그레이드된다는 발상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불량배들에게 포위당한 모라가 브루스 리 영화의 몇 장면과 격투기 중계 화면을 떠올리며 순식간에 상대를 때려눕히는 장면에 이르면 쓴웃음을 참기 어렵다. 모라가 특별한(?) 존재로 뒤바뀌는 결말은 만화적 발상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리미트리스’는 지난해 3월 북미 개봉 당시 ‘랭고’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등의 화제작을 따돌리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전 세계에서 제작비 2700만 달러의 6배에 육박하는 1억 618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상당 부분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배우로 꼽히는 브래들리 쿠퍼(에디 모라 역) 덕일 것이다. 한 편의 영화 안에서 백수 작가와 상원의원 후보자를 한결같이 매력적으로 그릴 수 있는 배우는 쿠퍼를 빼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반면 말년에 다작 배우가 된 로버트 드니로의 선구안은 다소 실망스럽다. 7월 12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굿바이 격투황제…표도르, M1 KO승 뒤 은퇴선언

    굿바이 격투황제…표도르, M1 KO승 뒤 은퇴선언

    ‘격투기 황제’ 예멜리야넨코 표도르(36·러시아)가 은퇴를 선언했다. 22일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표도르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레도보이 드보레츠(얼음궁전)에서 열린 M1 글로벌 챌린지 경기에서 페드로 히조(브라질)를 1라운드 34초 만에 KO로 제압한 뒤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뒤이어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때가 온 것 같다. 링을 떠난다.”며 은퇴 의사를 거듭 확인하고 “이 결정에는 가족이 영향을 미쳤다. 딸들이 내 보살핌 없이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결정은 최종적인 것이며 어떤 환상적 제안으로도 나를 유혹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표도르의 마지막 경기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함께했다. 2000년부터 10년 가까이 종합격투기 황제로 군림해온 표도르는 지난해 두 차례 은퇴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한 적이 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미주통신] 미국 국민들은 마리화나 합법화 찬성?

    [미주통신] 미국 국민들은 마리화나 합법화 찬성?

    최근 마리화나의 합법화 여부에 관한 논란이 미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주의 시민들은 다수가 마리화나의 합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뉴욕포스트’의 16일자(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시애나 대학’에서 뉴욕 주민 766명을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의학적 용도 등으로 마리화나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데 57%의 주민이 찬성했다. 반대는 37%. 하지만 유사 마리화나 제품을 금지하는 데는 41%-38%로 찬성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자들이 강하게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때 이같은 합법화 법안을 철회한 바 있는 민주당 출신인 쿠모 뉴욕주지사는 보다 많은 시간을 가지고 이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다시 입법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더불어 이번 여론조사에서 프레킹(fracking: 땅밑 모래와 화공약품을 이용하여 천연가스를 채취하는 기술, 환경오염 등으로 미국에서 많은 논쟁이 되고 있는 기술)에 대한 의견은 찬성 37%, 반대 36%로 팽팽한 대립을 보였으며, 격투기에 대한 의견은 32% 대 26%로 찬성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격투기에 대한 찬성의견은 젊은 층에서 높게 나타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좀비’ 정찬성 UFC 3연승 다음 미션은 페더급 챔프

    ‘좀비’ 정찬성 UFC 3연승 다음 미션은 페더급 챔프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무대인 미국 UFC에서 활약하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25·코리안탑팀)이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정찬성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패트리어트 센터에서 열린 ‘UFC on FUEL3’ 대회 페더급 5라운드 경기에서 더스틴 포이리에(23·미국)를 상대로 4라운드 서브미션(꺾기 기술) 승을 거뒀다. 이로써 UFC 최근 3연승을 올린 정찬성은 통산 13승3패를 기록했다. 정찬성은 1라운드부터 치열한 타격전을 벌이다가 테이크 다운을 빼앗아 주도권을 잡았다. 2라운드에서도 상대를 옥타곤에 쓰러뜨린 뒤 거친 팔꿈치 공격을 잇따라 터뜨리고 트라이앵글도 시도하며 유효 포인트를 올렸다. 3라운드에서는 다소 지친 듯 산발적으로 펀치를 교환하며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4라운드에서 정찬성의 불 같은 공격이 되살아났다. 정찬성은 위력적인 니킥으로 포이리에를 쓰러뜨린 후 강력한 초크를 걸어 경기를 마무리했다. 4연승을 달렸던 포이리에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주가를 높인 정찬성은 UFC 페더급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정찬성은 경기 뒤 링 아나운서와의 인터뷰에서 “3라운드에 너무 지쳐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상대도 지쳐 보여 끝까지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번 경기에서) 7초 만에 KO승을 거뒀을 때 주변에서 운이 좋았다고 했는데 오늘은 운이 아님을 증명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다음 경기 상대에 대해서는 “조제 알도를 원한다.”며 현 페더급 챔피언을 공개적으로 지목해 타이틀을 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미들급 매치에 나선 양동이(27·코리안탑팀)는 UFC에 갓 데뷔한 브래드 타바레스(24·미국)와 3라운드 접전 끝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0-3)를 당했다. 2010년 UFC에 진출한 양동이는 이번 패배를 포함해 1승3패를 기록해 UFC 잔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
  • “당내 화합으로 대선 승리… 야당과도 최대한 상생할 것”

    “당내 화합으로 대선 승리… 야당과도 최대한 상생할 것”

    새누리당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일성으로 “계파를 초월해 당내 화합을 제1의 기치로 내걸고 대선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4선의 관록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 가정교사’라는 별명을 가진 정책통이다.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로 대구·경북(TK) 지역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정치인이다. 19대 총선에선 민주통합당 김부겸 의원을 꺾고 지역구를 수성했다.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 격인 국가미래연구원 회원이다. 보수 성향에 원칙주의자이나 그동안 경제 정책·입법 활동을 바탕으로 대선 국면에서 박 위원장의 주요 공약인 경제 민주화와 박근혜 노믹스를 실현할 주요 인물로 꼽힌다. 다음은 이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승리를 예상했나. -(PK 출신인) 이주영 후보 표가 상당수 나에게 올 걸로 기대했다. →초선이 76명에 이르는 여당 원내 사령탑으로서 대선을 준비할 복안은. -초선이든 다선이든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 좌절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당론으로 국회의원이 헌법기관 역할을 못 한 측면도 있다. 국회가 국민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의원들의 관심 분야, 현안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협치 정신을 갖고 일해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 비해 협상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야당과 최대한 상생으로 가겠다. (격투기인) K1 경기가 아니라 육상경기로 생각한다. 국회 몸싸움 방지법이 통과돼 (재적 인원) 60%의 동의가 있어야 국회가 움직인다. 전투력보다 협상력이 더 중시될 것이다. 이슈 선정 경쟁은 하겠지만 바람잡이식 정책이 아니라 성숙한 정책만 내놓겠다. 박 원내대표는 국정 경험도 많고 정보력도 있어 우리 당과 국민의 뜻을 잘 아실 걸로 생각한다. →계파 부담 때문에 늦게 출마했다는 지적이 있다. -(친박계와 소원했던) 진영 의원과 저는 속칭 친이(친이명박) 의원들과도 친하고 쇄신파 의원의 말도 경청한다. 더 이상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콘셉트는 없다. 당내 화합이 제1의 기치다. 계파, 지역보다 능력, 전문성에 맞춰 사람을 등용하겠다. →표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다. -그게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 남경필 의원은 여러 비판 속에서도 용감히 당 쇄신을 위해 애써 왔던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그 정신을 받아들여 원내 전략을 짜고 운영할 때 최대한 반영하겠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이한구 원내대표 ▲67·경북 경주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캔자스주립대 경영학 박사 ▲행시 7회 ▲대우경제연구소장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16, 17, 18, 19대 의원
  • 중학교 ‘일진연합회’ 193명 검거

    2분 3라운드 종합격투기 방식의 싸움으로 이른바 ‘짱’을 가리고, 지역별 중학교 연합을 결성해 상습적으로 폭행을 휘두른 중학생 193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특히 해당 학교가 위치한 지역연합을 중심으로, ‘상호 침범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만들어 지역구를 관리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싸움을 잘하는 학생이 중학교에 진학할 때마다 ‘1학년 전체 짱 가리기’ 행사까지 벌였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25일 15개 중학교에서 각각 폭력 조직을 결성하고, 인근 학교 조직과 연계해 7개 연합조직을 형성한 뒤 폭력을 행사한 중학생 19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일진’, ‘짱’ 등으로 활동한 1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가담 정도가 경미한 181명은 선도조건부로 불입건 훈방 조치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어벤져스’ 만화팬 로망 현실로 vs 영웅 여섯 따로 놀아

    ‘어벤져스’ 만화팬 로망 현실로 vs 영웅 여섯 따로 놀아

    할리우드에서 한 편의 영화를 만들려고 이렇게 많은 떡밥을 던져놓은 전례가 없다.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인크레더블 헐크’(2008), ‘아이언맨2’(2010), ‘토르: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이상 2011)까지 마블코믹스 만화를 원작으로 둔 일련의 영화에는 한결같이 제3의 영화를 암시하는 힌트가 등장한다. 슈퍼히어로 만화(혹은 영화) 팬에게는 꿈의 프로젝트인 ‘어벤져스’다. 영화는 신들의 나라 아스가르드 왕국 후계자에서 밀려난 로키가 외계 종족과 손을 잡고 강력한 에너지원 ‘큐브’를 탈취하면서 시작한다. 인류를 위기에서 구하려고 비밀조직 쉴드의 국장 닉 퓨리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슈퍼영웅들을 규합하는 ‘어벤져스’ 작전에 착수한다.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까지 모으는 데는 성공한다. 하지만, 개성 넘치는 이들을 ‘팀’으로 묶는 일이 절대 만만치 않다. 오는 26일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한국에서 개봉하는 ‘어벤져스’를 짚어봤다. [UP] 아이언맨·토르·헐크 다 나와…고수끼리 싸우는데 완전 신나 1963년 출간된 만화 ‘어벤져스’의 영화화는 2000년대 중반까지 꿈도 못 꿀 일. 마블코믹스 캐릭터를 모아놓은 종합선물세트 격인 ‘어벤져스’의 주요 등장인물-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은 올드팬의 추억 속에서 존재할 뿐이었다. 요즘 세대의 입맛에 맞는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낼 동력이 없었다. 하지만 2008년 ‘아이언맨’의 성공(전 세계 흥행 5억 8517만 달러)은 죽은 자식을 살려내기에 충분했다. 2007년 ‘아이언맨’ 캐스팅 단계에서 마블 프로듀서 케빈 페이지가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아이언맨’은 모든 캐릭터들을 한데 모을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라던 예언이 현실이 된 셈. ‘어벤져스’를 기다린 이들의 피가 끓어오른 건 단순한 이유다. 김일과 무하마드 알리, 리샤오룽 같은 고수들이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란 발상에서 비롯된 이종격투기와 비슷한 맥락이다. 아이언맨과 토르, 헐크 등이 맞붙거나, 제3의 존재에 맞서 편을 먹는다면 어떨까란 상상을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욕망 때문일 터. 영화 ‘어벤져스’는 이 같은 팬들의 욕구를 완벽하게 짚어냈다. 과시욕이 강한 아이언맨과 안하무인인 토르가 죽기 살기로 맞붙거나, 발군의 몸짱인 헐크가 토르의 이복동생 로키를 장난감처럼 패대기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어벤져스’의 또 다른 강점은 천방지축 캐릭터들의 개성을 갈등 요인인 동시에 활력으로 수렴했다는 점이다. 프로야구·축구의 ‘올스타전’이 눈요깃거리만 있을 뿐, 경기 수준은 형편없는 게 보통. 하지만 ‘어벤져스’는 각각 캐릭터들이 가진 스토리와 전체 이야기가 시너지를 발휘한다. ‘에이리언4’ ‘토이스토리’의 각본에 참여했던 조스 웨던 감독의 솜씨가 제법이다. 물론, 클리블랜드 시내를 4주간 통제하고 찍었다는 외계종족과 ‘어벤져스’ 팀의 마지막 전투 신과 쉴드의 비밀요새 헬리케리어의 디자인은 마블의 종합선물세트답게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자막이 올라간 뒤 속편을 암시하는 보너스 영상도 담겨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DOWN] 마니아 아니면 캐릭터 몰라… 코믹헐크 빼면 그놈이 그놈 욕심이 과했던 걸까. 2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 동안 6명의 영웅은 시너지를 내기보다는 따로 논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구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슈퍼히어로를 불러모아 세상을 구한다는 소재는 참신하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그다지 새롭지 않다. 초반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아메리카 등을 소개하고 그들이 한 팀으로 모이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할애한다. 하지만 많은 주인공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지 않았던 관객이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동시에 이미 영화를 섭렵한 관객에게는 영화의 절반 이상이 지루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어벤져스’는 분명 캐릭터의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한 영화다. 마블코믹스의 마니아라면 흥미로울 장치들이 촘촘하게 깔렸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은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다른 캐릭터에 비해서 인지도가 현격하게 떨어지는 캡틴 아메리카를 ‘중용’한 것이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의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미국색이 짙은 이름과 성조기를 차용한 쫄쫄이 의상 탓에 한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반미정서가 강한 일부 국가에서는 ‘캡틴 아메리카’란 제목조차 쓰지 못했던 터(한국에서는 ‘퍼스트 어벤져’로 개봉). 하이테크 갑옷으로 중무장한 아이언맨이나 감마선을 쬔 후 놀랄 만한 능력을 얻은 헐크, 신들의 왕국에서 온 토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역부족인 그가 ‘어벤져스’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데 대해서는 마블 유니버스(마블코믹스의 세계관)의 팬들도 불만이 많을 것이란 얘기다. 클라이맥스에서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붓지만, 슈퍼히어로의 개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쉽다. 코믹함을 담당하는 헐크를 제외하면 강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가 없다. 기대보다 3차원(3D) 효과도 뚜렷하지 않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가장 과격한 프러포즈?…다리 태클 이후 깜짝 반지

    가장 과격한 프러포즈?…다리 태클 이후 깜짝 반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과격한 프러포즈일지도 모르겠다. 한 미국 남성이 여자친구에게 브라질 유술인 ‘브라질리안 주짓수’(BJJ)로 프러포즈해 눈길을 끈다.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서 검은 도복을 입은 남성이 빨간 도복을 입은 여성을 불러내 기술 시범을 보인다. 조슈아 스미스란 이 남성은 하이디 맥케리란 여성에게 먼저 “준비는 이렇게 하고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 준비 자세 이후 하단 부위에 태클을 걸어 넘어뜨린다. 쓰러진 여성 역시 멋진 낙법으로 착지한다. 스미스는 다시 한번 기술을 선보이려는 듯 몸을 숙이지만 그대로 한쪽 무릎을 꿇고 사전에 준비한 결혼 반지를 내밀었다. 갑작스런 프러포즈에 깜짝 놀란 맥케리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예스”라는 대답으로 화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꼭 껴안으며 감동적인 프러포즈는 성공으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맥케리는 부끄러운 듯 그대로 스미스를 바닥에 메쳐 웃음을 유발했다. 영상을 접한 해외 네티즌들은 “멋진 생각이었다” “귀엽다” “최고다” “끝에 그 강사가 ‘좋아, 다시 연습 시작하자’는 말이 좋았다” 등의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한편 브라질리안 주짓수는 일본의 한 유도가가 브라질에 정착했을 때 전파한 기술로, 호이스 그레이시라는 UFC 이종격투기 선수가 이 유술로 우승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이어도 관할권 ‘시끌’ FTA 공식발효 ‘벅적’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이어도 관할권 ‘시끌’ FTA 공식발효 ‘벅적’

    쌀쌀하면서도 포근한 날씨에 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온 것 아닌가 착각이 들었던 3월 셋째 주, 네티즌들의 관심을 가장 크게 끌었던 이슈는 최근 불거진 한·중간 이어도 관할권 문제였다. 지난 12일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이 이어도와 그 부근 해역에 대해 중국과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지역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류 대변인은 “중국은 (이어도를)‘쑤옌자오’라고 부른다.”면서 “양국은 쑤옌자오를 영토로 여기지 않으므로 분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통 인식을 하고 있고, 귀속 문제는 쌍방이 담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류츠구이 국가해양국장도 이어도가 중국 관할 해역에 있으며 감시선과 항공기를 통한 정기순찰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밝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3월 셋째주 검색어 2위에는 ‘한·미 FTA 공식 발효’가 올랐다. 15일 0시를 기해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양국은 단계적으로 모든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게 됐다. 다만 쌀 관련 제품은 FTA 협상에서 완전히 제외됐고, 국내외 가격 차가 크거나 관세율이 높아 관세 철폐 시 심각한 영향이 우려되는 품목은 현 관세를 유지하고 일정 물량의 수입 쿼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우리 측의 민감 품목인 쇠고기는 15년, 돼지고기는 10년에 걸쳐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질 예정이다. 3위에는 지난 12일 오전 출근시간대 발생한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 사고’가 올랐다. 40대 역무원 A씨가 전동차가 진입하던 왕십리역 선로에 투신, 사망하면서 마천 방향 출근길 전동차 운행이 20여분간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역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었지만, A씨는 승강장 끝에 있는 직원용 스크린도어 비밀번호를 누른 후 출입문을 통해 열차에 몸을 던져 충격을 줬다. A씨는 그동안 공황장애를 앓아왔으며 내근직인 역무로 전직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심적 괴로움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4위에는 원전사고 은폐 소식이 올랐다. 지난 2월 고리원전 1호기의 발전기 보호계전기의 외부 전원 공급이 끊어지면서 비상 디젤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아 발전소 전원이 12분 동안이나 들어오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 사실이 거의 한 달 뒤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돼 사고 은폐 논란이 일고 있다. 5위에는 통합진보당의 4·11 총선 청년 비례대표로 김재연씨가 선출된 소식이, 6위에는 16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MBC 파업 콘서트가, 7위에는 14일 오후 6시 9분쯤 발생한 일본 북동부 지역 지진 소식이 올랐다. 이외에도 8위에는 14일 한국 축구팀과 카타르 팀의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6차전 무승부 경기가, 9위에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히로인 엠마왓슨이 패션지 ‘보그’와의 3월호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질문에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를 꼽은 뉴스가, 10위에는 이종격투기 선수 최홍만이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과거 유명 걸 그룹 멤버와의 교제 사실을 고백한 것이 올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치 파이터’ 헨더슨 방한 “한식 많이 먹고싶어”

    ‘김치 파이터’ 헨더슨 방한 “한식 많이 먹고싶어”

    세계 최대의 이종격투기 무대인 UFC에서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른 벤 헨더슨(29·미국)이 28일 어머니 김성화(51)씨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말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지난 26일 챔피언 벨트를 찬 뒤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가라는 로렌조 퍼티타 UFC 회장의 주문에 급히 1박 2일의 방한 일정을 마련한 헨더슨은 이날 인천공항을 가득 메운 취재진의 열기에 깜짝 놀란 눈치였다. 헨더슨은 연신 미소를 띠며 휴대전화를 꺼내 취재진과 어머니를 찍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와 환영해 줄지 몰랐다.”며 “맛있는 한국 음식을 많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응원해 준 한국 팬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 항상 한국인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헨더슨은 공식 기자회견, 팬 사인회, 태권도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9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 “챔프 벨트, 어무니에게”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 “챔프 벨트, 어무니에게”

    ‘김치 파이터’로 불리는 한국계 혼혈 파이터 벤 헨더슨(29·미국)이 UFC 첫 챔피언 벨트를 찼다. 한국인 어머니 김성화(50)씨와 주한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헨더슨은 26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UFC 144 라이트급(70㎏ 이하)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프랭키 에드거(31·미국)와 치열한 공방을 벌인 끝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49-46 48-47 49-46)을 거뒀다. 한국계가 UFC 챔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어무니(어머니)! 싸랑해요(사랑해요).” 경기 때마다 어머니 김씨에게 건네는 말이지만 이날은 더욱 의미가 특별했다. 김씨는 한국문화를 잊지 않으며 아들이 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릴 적부터 태권도장을 다니게 했다. 술에 절어 살던 남편과 이혼한 뒤 혼자 힘으로 아들을 길렀다. 공장과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하루 16시간 일하면서도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한국인이란 긍지를 잊지 말라고 늘 당부한 것은 물론이었다.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고 성장한 아들은 중·고교 때 레슬링 선수로 주목받으면서 네브래스카주 다나 대학교 장학생이 됐고 대학에서 범죄학을 전공한 뒤 경찰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뒤늦게 파이터로 전업한 뒤 억척스러운 어머니의 삶을 본보기로 마침내 이날 격투기의 메이저리그로 불리는 UFC 챔피언 벨트를 선사한 것. 그는 경기 뒤 “최고의 파이터인 에드거로부터 벨트를 빼앗은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격투기 천재’라 불리는 비제이 펜을 두 번이나 꺾었던 UFC의 절대 강자 에드거를 제압한 그로선 당연한 소감이었다. 이어 “감사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이 생각나 경황이 없다. 이 자리를 빌려 한국 팬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오는 그의 몸에는 ‘전사’ ‘힘’ ‘명예’ 등의 한글 문신이 새겨져 있다. 김씨는 “우리 아들이 UFC 최고 무대를 정복했다.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헨더슨은 ‘승리를 예감했느냐.’는 질문에 “3라운드에서 에드거에게 잽을 날렸는데 움찔하는 게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 그날 경기는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고의 경기를 펼친 선수에게 주는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Fight of the night) 타이틀도 수상, 6만 5000 달러(약 7300만원)를 보너스로 챙겨 기쁨이 배가 됐다. 한편 16㎏이나 체중을 감량해 미들급에서 웰터급으로 내려온 재일교포 파이터 추성훈(36·13승4패2무효)은 제이크 실즈(33·미국·26승1무6패)를 맞아 유도선수 출신다운 현란한 발기술로 주목받았지만 심판 전원 일치 판정패(27-30)했다. 4연패를 당한 그의 UFC 잔류도 불투명해졌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UFC는 내손 안에···” 엠군미디어, 스마트폰용 UFC 무료서비스 출시

     동영상서비스 업체인 엠군(www.mgoon.com)이 종합격투기 대회인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엠군 UFC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들은 케이블 채널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UFC 콘텐츠를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됐다.  ’엠군 UFC 모바일 서비스’는 ▲경기 하이라이트 ▲매치 이벤트 정보 ▲체급별 선수 프로필▲ 관련 뉴스 등으로 구성됐다. 해외에서 유료로 제공되는 콘텐츠도 무료로 제공된다. 모바일 웹(ufc.mgoon.com)과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이 서비스 중이며 2월 말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UFC는 세계 최대의 이종 종합 격투기 대회다. 최근 추성훈, 김동현, 정찬성, 양동이 등 한국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국내 격투기 시장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엠군미디어 김덕조 대표는 “UFC 모바일 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국내 시장에 전문화된 모바일 콘텐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면서 “앞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특정 수요층을 겨냥한 전문 콘텐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4·끝) 옌쉐퉁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4·끝) 옌쉐퉁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

    “중국과 미국은 현재의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관계에서 향후 2~3년 내에 협력보다 경쟁이 심화되겠지만 과거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구도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미·러가 격투기를 벌였다면 중·미는 전략과 기술을 요구하는 농구 게임을 하고 있다. 때때로 부딪치지만 실력을 겨루는 전략 싸움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13일 방미를 계기로 중·미관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옌쉐퉁(閻學通·60)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을 만나 향후 양국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시 부주석의 방미 목적과 의미는. -시 부주석의 방미 목적은 향후 중·미관계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초석을 쌓기 위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이른바 ‘아시아 독트린’을 두고 중국에선 대선을 앞둔 ‘전략적 제스처’와 세계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의 조정’ 등 두 시각이 있다. 나는 국력이 쇠약해진 미국이 전략적 조정에 나섰다고 본다. 중·미 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시 부주석이 방미하는 것은 대승적 차원에서 돌돌핍인(??逼人·거침없이 상대방을 압박한다)하지 말고 협력하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바람직한 중국의 대미 외교전략은. -덩샤오핑(鄧小平) 시절부터 내려온 중국 외교의 기본 노선은 어떤 나라와도 동맹을 맺지 않는 ‘불결맹(不結盟) 원칙’이다. 중국은 주변국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많은데 이는 이 원칙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현재 미국처럼 주변 국가들과 맹방 관계를 맺고 공동의 전략적 이익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중국의 외교 목표도 조정해야 한다. 과거 경제발전 중심의 외교에서 중국의 국가 신뢰도를 높이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즉 친구에게는 믿을 만하다는 신뢰를 주고, 적대국에는 두려움을 느끼도록 하며, 중립국들에는 이유 없이 정책을 바꾸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의 맹방이 될 수 있는 1차 후보군은. -북한과 파키스탄, 미얀마, 라오스,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을 들 수 있다. 태국과 한국은 특수한 예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중국 및 미국과 등거리 외교를 펴서 둘을 공동 동맹국으로 삼는다면 한국에 이익이 된다. 중국과 우호관계를 맺기 싫어하면서 중국이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립적이길 바라는 건 모순이다. →이번 방미의 핵심 의제는. -중·미 간 정치적 갈등 해결이다. 그 핵심에는 중동의 ‘두 개의 위기’가 있다. 시리아 내전 위기와 서방의 이란에 대한 공격 문제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전쟁 억지가 아닌 촉진이다. 미국의 시리아 반군 지원은 내전 확대를 유발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란에 대한 제재도 마찬가지다. 제재 이후의 시나리오는 군사적 공격이다. 중국은 미국이 중동지역의 전쟁을 억지하길 바라지만 미국은 생각이 달라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어디까지 합의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중국은 이란과는 달리 시리아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지 않나. -시리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미국은 이란에 대한 무력공격을 감행할 수 없다. 시리아 문제가 빨리 해결될수록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커진다. 일단 전쟁이 나면 중국은 중동으로부터의 석유수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경제발전을 위한 안전한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적 수단(제재안에 부결)을 동원해 시리아 문제 해결을 지연시켜야 하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제재안 표결에서 보여줬듯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미국에 대항하는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함께 만든 만큼 이를 토대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미국에 대응해야 한다. 미국은 중국과 전략적 협력을 원하지 않고 모든 나라에 대해 대중국 무기 판매를 금지하려 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맹방이 되길 거부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 아시아지역에서 전략적 이익을 위해 중국을 용납하지 않는 게 문제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요구 사항은. -중국은 미국이 남해, 동해, 동아시아 등의 지역에서 중국에 대항하는 정책을 거두길 바란다. →향후 세계 질서는. -현재 한 개의 초강대국과 여러 강대국이 존재하는 일초다강(一超多强)형에서 두 개의 초강대국과 여러 강대국이 함께하는 양초다강(兩超多强) 구도로 전환될 것이다. 중국이 두 번째 초강대국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부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중국의 초강대국 진입 전망에 회의적이지만 모든 초강대국들은 내부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의 대중 정책을 평가한다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한·중관계 인식에 변화가 느껴진다. 개선하려는 의도다. 앞으로 여러 문제에서 서로 협력해야 가까워질 수 있다. 한국은 중·미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데 관건은 한국이 원하느냐이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옌쉐퉁 소장은 중국 내 강경파로 국가이익 개념을 강조한다. 군사력 강화 없는 화평굴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헤이룽장(黑龍江)대 영어학과 ▲중국현대국제관계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UC버클리대 정치학 박사.
  • “감정 숨기는 차가운 연주 싫어 ‘인간적인 매력’ 느끼게 하고파”

    “감정 숨기는 차가운 연주 싫어 ‘인간적인 매력’ 느끼게 하고파”

    # 장면1 2009년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하마마쓰 피아노콩쿠르. 그는 처음부터 우승을 노렸다. 그럴 법도 했다. 이미 2008년 일본 나고야 음악콩쿠르 최연소 2위, 홍콩 피아노콩쿠르 최연소 2위, 그리고 이듬해 5월 아일랜드 더블린 피아노콩쿠르 최연소 2위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둔 터다. 남은 건 1위 메달뿐. 하지만 욕심이 앞선 탓일까. 1차에서 미끄러졌다. 정작 우승은 당시만 해도 “이렇게 성장할 줄은 상상도 못했던” 네 살 아래의 조성진(18) 몫이었다. “미친 듯이 달려오다가 장애물에 걸려 넘어졌다. 꽤 오랫동안 ‘정신적으로 입원’했다. 그런데, 약이 된 것 같다. 이후 1차만 통과하자는 기분으로 콩쿠르에 나서게 됐다.” # 장면2 지난해 6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이 대회의 피아노 부문에 출전한 한국인은 그를 포함해 3명. 실수는 없었다. 컨디션도 나쁜 건 아니었다. 그런데 1차에서 또 탈락했다. 함께 출전한 손열음(26)은 역대 한국 국적자로는 가장 높은 2위, 조성진은 3위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부러웠다. 나는 뭘 하는 걸까 자조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터닝포인트가 됐다. 전에는 ‘내가 왜 안 됐지.’라며 억울해했지만, 지금은 ‘더 잘했으면 떨어질 리 없었을 텐데’라고 생각한다.” ●20대 초반이라고 믿기지 않는 실력 두 번의 시련은 그를 담금질했다. 여유까지 더해졌다. 굳이 콩쿠르를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아직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피아니스트’쯤 될까. 피아니스트 박종해(22)를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다. 20대 초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건반 위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내는 박종해를 최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만났다. ●연주때 건반보면 더 떨려 일부러 객석 주시 그의 연주 모습은 특이하다. 입은 끊임없이 허밍을 하고, 시선은 오른쪽 45도 방향 허공을 향한다. “허밍은 안 좋은 습관인데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가끔 감정이 끓어올라 피아노 소리보다 커진다.”며 멋쩍게 웃었다. 괴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1932~1982)가 떠올랐다. 굴드는 연주에 취해 노래하곤 했는데, 때론 스튜디오 녹음에 남기도 했다. 이어 “연주할 때 건반을 보면 더 떨린다. 일부러 안 보려고 하다가 객석을 보게 됐다. 시선을 객석 2층 비상구쯤에 두고 소리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무대에서 솥뚜껑 같은 손바닥으로 대담하게 건반을 내리찍는 그가 긴장한다는 건 의외였다. “무대 뒤에선 고통스러울 만큼 긴장된다. 무대 문을 열어주는 분들에게 등을 ‘쩍~’소리가 나도록 때려 달라고 부탁한다. 격투기나 복서들이 링에 오르기 전에 트레이너가 하는 것처럼 등을 때려 주면 정신이 번쩍 뜬다.” 긴장을 푸는 또 다른 비법은 숙면. 2008년 홍콩 피아노콩쿠르 이후 생긴 습관이다. 오후 3시에 연주가 잡혀 있었다. 아침에 깨어나 연습을 했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았다. 심사위원이 명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여서 더 긴장했을지도 모른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다시 잠이 들었는데, 알람을 놓쳤다. 리허설에 나오지 않은 그를 주최 측에서 호텔 직원을 통해 깨운 건 오후 2시 15분. 머리에 까치집을 지은 채 허겁지겁 도착한 게 2시 57분. 그런데 거짓말처럼 ‘끝내주는’ 연주를 펼쳤다. “엽기적일지 모르지만, 큰 효험을 보고 있다. 요즘도 공연 날에는 늦잠을 자고, 손을 좀 푼 다음에 오후에 다시 잔다.” 독특한 버릇에서 짐작하듯 박종해는 연습벌레와는 거리가 있다. 부모 손에 이끌려 음악에만 올인한 여느 영재와도 다르다.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새벽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중계를 보고, 컴퓨터 게임을 하는 평범한 남학생에 가깝다. 그래서일까. 기교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온기가 묻어난다. 그는 “천재형도 노력형도 아니다. 노력하려고 애쓸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정을 숨기는, 차가운 연주는 싫다. 어차피 사람이 하는 예술이다.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9월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석사과정에 오는 9월부터는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석사과정)에서 아르에 바르디 교수를 사사할 예정이다. 당분간 국내에서 그의 무대를 볼 수 없다. 하지만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그를 기대해도 좋다는 얘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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