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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기저귀찬돈’ 해시태그에 격분 “트위터는 안보에 위협”

    트럼프 ‘기저귀찬돈’ 해시태그에 격분 “트위터는 안보에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트위터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공격했다. ‘기저귀찬돈’(#DiaperDon)이란 해시태그가 급격히 퍼진 것에 분노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아주 이른 아침에 “트위터는 실제로 세상에서 일어난 일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완전히 잘못된 트렌드 순위를 내보내고 이다. 그들은 가짜를 만들어내고, 오직 부정적인 것들로 채워넣는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국가 안보를 위한다면 섹션 230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조항은 1996년 콘텐트 이용지가 게시한 내용을 갖고 홈페이지를 함부로 소송을 걸지 못하게 보호하는 법률을 가리킨다. 이런 보호 장치를 어떤 식으로 바꾸든 인터넷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된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이 해시태그가 유행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추수감사절인 전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명절을 가족과 보내지 못하고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미군 장병을 격려하는 통화를 가졌는데 보통 결의안이나 협정에 서명할 때 쓰는 레절루션 데스크 대신 미니어처 같은 데스크에 앉았기 때문이었다. 조금 옹색해 보인다. 왜 이렇게 작은 데스크를 썼는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른 하나의 사연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가진 문답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 대규모 조작이 있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로이터 통신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제프 메이슨이 승복할 것인지를 재차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그저 시시한 사람(lightweight)이다.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인신공격을 했다. 손가락을 들어 올려 삿대질까지 했다. 그러더니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에게 절대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한 뒤 다른 기자에게 질문권을 넘겨버렸다.  메이슨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면박을 당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7일 노동절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벗고 질문하라고 두 번씩이나 얘기했는데도 메이슨이 이를 거절하고 마스크를 벗지 않은 채 질문했다. 지난달 28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백악관을 찾았을 때도 그가 마스크를 쓴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가장 큰 마스크”라고 말하는가 하면 네타냐후 총리에게 질문을 제때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이 사람이 바로 제프 메이슨”라고 대놓고 조롱했다.  그 뒤 다른 기자들에게 마찬가지였다. 차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것인지 등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을 하는 기자들을 애써 외면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대통령의 반응이 고압적이며 유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내가 대통령’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영상을 올리며 ‘얼마 안 남았다’, ‘어떤 대통령도 그런 식으로 말해선 안 된다’, ‘대통령이면 대통령답게 행동하라’ 등의 트윗을 남겼다. CNN 워싱턴 지국장인 제이크 태퍼는 트위터에 메이슨이 “훌륭한 기자”라면서 “내년 1월 20일 (취임식) 뒤에도 여전히 백악관에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스타워즈의 스타 마크 해밀의 트위터 글이다. “대통령이 대통령답게 군다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훼손하는 거짓말을 멈추고 자신이 얼마나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지 징징거리지 말고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일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덩치만 커다란 소년의 책상에 앉게 될 것이다.”  한편 트럼프 캠프가 펜실베이니아주의 개표 결과 인증을 막기 위해 낸 소송이 연방 2심에서도 실패했다. 캠프 측은 연방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펜실베이니아 제3연방고등법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승자로 선언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소송에 대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우리 민주주의의 생명선”이라며 캠프 측이 주장한 혐의는 심각하다면서도 “선거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혐의에는 구체적인 주장과 증거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캠프의 주장은 가치가 없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변호사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선택한다”며 “소송 서면이 아니라 투표가 선거를 결정한다. 연금술이라도 납을 금으로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 법무팀의 제나 엘리스 변호사는 트위터에 “미국 연방 대법원으로!”라고 적어 상고 방침을 밝히고 법원이 대규모 사기 혐의를 계속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6개 경합주에서 소송을 쏟아냈는데 지금까지 10여곳의 다른 법원에서도 패소했다. 50개 주는 선거인단 투표일인 12월 14일 이전에 대선 결과를 인증해야 하며 이에 대한 이의 제기는 같은 달 8일까지 해소해야 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34년 만에 드러난 이춘재 얼굴…평범했지만 섬뜩”

    “34년 만에 드러난 이춘재 얼굴…평범했지만 섬뜩”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20년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가 이춘재(57)를 실제로 마주했을 당시를 기억했다. 19일 채널A ‘아이콘택트’에 따르면 박 변호사는 이춘재의 첫인상에 대해 “섬뜩했다”고 돌이켰다. 박 변호사는 “증인심문을 할 때 이춘재의 얼굴을 보는데, 사실 기싸움이었다”며 “이춘재가 14건의 살인, 34건의 성폭행 사건을 자백했는데 30년 전 범행을 여전히 상세히 기억하더라. 머릿속에서 사건을 수시로 끄집어냈다는 생각을 하니 섬뜩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춘재가 헝겊 마스크를 착용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재판부에 일회용 마스크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해 바꿔 끼는 과정에서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사람들이 다들 이춘재 얼굴을 궁금해했지만, 마스크를 벗고 증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내가 마스크를 벗겼다”며 “본의 아니게 이춘재의 얼굴이 34년 만에 드러났는데, 막상 그의 외모는 일반인같이 평범했다. 살인자라고 생각할 만큼 날카로워 보이지는 않았다”고 했다.윤씨의 반응에 대해서는 “윤씨가 이춘재를 보고 격분할 거라 생각하신 분이 많았지만, 윤씨를 억울하게 만든 사람은 사실 이춘재가 아니다. 그분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은 사법 관계자들이 더 밉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당시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자택에서 성폭행당하고 피살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인근 농기구 공장에서 근무하던 윤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자백을 받아냈다. 그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경찰의 강압수사에 의한 허위 자백이었다고 항소했지만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씨는 2009년 8월 가석방됐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출동 잘못해놓고 엉뚱한 집 반려견 총으로 쏴 죽인 美 경찰

    출동 잘못해놓고 엉뚱한 집 반려견 총으로 쏴 죽인 美 경찰

    미국의 한 경찰관이 엉뚱한 집에서 키우던 반려견을 쏴 죽였다. 16일(현지시간) 미국 폭스16은 아칸소주 포크너 카운티의 한 마을에서 성범죄자 관리를 위해 출동한 경찰이 다른 집 개를 총으로 쏴 죽인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포크터 카운티 그린브리어시보안관사무소 제임스 프리먼 수사관은 지난 9일 성범죄자 정기 관리를 위해 출동했다가 사나운 개 한 마리와 마주쳤다. 위협을 느낀 그는 방아쇠를 당겼고, 실탄 한 발을 맞은 개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문제는 그 집이 전혀 엉뚱한 집이었다는 점이다. 성범죄자 거주지는 그보다 두 집 건너였다. 졸지에 반려견을 잃은 여주인은 격분했다. 수사관에게 다가가 “내 개를 죽이다니, 썩 꺼져”라고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수사관은 무심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당시 영상에서는 개를 쏴 죽인 뒤 수사관이 순찰차로 돌아가 여주인의 폭언에 아무렇지 않게 대꾸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주인은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돌아올 때쯤에 사건이 벌어졌다. 감정이 격해진 나를 보고도 수사관은 개의치 않았다”며 분노했다.논란이 일자 감사에 착수한 포크너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일주일 만에 조사를 마무리 지었다. 사무소 측은 성명에서 “철저한 조사 끝에 우리는 수사관이 그 어떤 정책이나 법률 위반도 범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제의 수사관은 “집 밑에 웅크리고 있던 개가 갑자기 튀어나와 사납게 으르렁댔다. 주인이 부르는 소리에 돌아간 개와 트레일러 뒤편에서 다시 마주쳤는데, 저리 가라고 내쫓아도 공격적으로 덤벼 총을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라이얼스 대변인은 “개가 평소 사람에게 공격적이었다는 여러 목격자의 진술도 확보했다”며 정당방위였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수사관이 엉뚱한 집을 찾은 것에 대해서는 “주소로는 식별이 어려운 이동식 주택 밀집 지역에서 성범죄자 거주지를 찾던 수사관에게, 한 주민이 반려견 집을 성범죄자 집이라고 잘못 알려줘 혼선이 빚어졌다”고 부연했다. 주인 가족은 반발했다. 개 주인은 “우리 개는 한 번도 사람을 문 적이 없다”면서 “가족을 잃은 것과 다름없다. 작은아들은 개가 어디로 갔다는 것인지조차 이해 못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보안관 사무소는 “불행한 사건으로 고통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애도를 표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남미] 단돈 1500원 때문에 살인…생존 걱정 사회 콜롬비아

    [여기는 남미] 단돈 1500원 때문에 살인…생존 걱정 사회 콜롬비아

    단돈 1500원 때문에 벌어진 칼부림 사건으로 30대 콜롬비아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콜롬비아 바랑키야의 거리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사망한 청년 올리베르 페냐(37)는 13일(현지시간) 평소 안면이 있는 동네 주민과 시비가 붙었다. 복수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길바닥에 떨어진 한 장의 지폐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청년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5000페소권(약 1500원) 지폐를 주우려고 하는데 문제의 주민이 "내가 먼저 봤어, 내 돈이야"라면서 가로막고 나서면서 두 사람 간엔 거친 언쟁이 시작됐다.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던 두 사람은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란히 칼을 빼들었다. 한 목격자는 "서로 자기 돈이라고 우기던 두 사람이 어느 순간 갑자기 칼을 빼들었다"면서 "칼을 휘두르는 싸움이 시작됐고, 잠시 후 청년이 쓰러졌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두 사람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복부 등 3곳을 찔린 청년은 결국 숨졌다. 1500원 때문에 졸지에 살인자가 된 남자도 팔 등에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고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CCTV와 목격자가 확보돼 살인 혐의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지만 범행 동기에 대해선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길에 떨어진 지폐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복수의 목격자 증언이 나왔지만 채무 관계로 벌어진 친구 간 싸움이라고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 때문이다. 한편 현지 범죄심리학자 등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만성적인 치안불안, 코로나19로 지쳐 예민해진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극도로 사회가 예민해지면서 하찮은 시비가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콜롬비아에선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길에서 술을 마시던 일단의 청년들이 친구를 때려죽인 사건이 대표적이다. 사망한 청년은 편의점에서 산 술(브랜디)을 들고 친구들에게 가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깼다. 상황을 지켜본 친구들은 술병을 깼다고 격분하면서 넘어진 청년에게 달려들어 집단 구타,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 사진=콜롬비아 경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그들의 시선] “불법 폐기물 투기는 간접살인입니다” 쓰레기와의 전쟁 선포한 서봉태씨

    [그들의 시선] “불법 폐기물 투기는 간접살인입니다” 쓰레기와의 전쟁 선포한 서봉태씨

    “너희가 이 쓰레기를 다 치우는 날까지 나는 멈추지 않겠다.” 불법 폐기물 투기범들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소탕 작전을 벌이는 한 남자가 있다. 관련 부처의 공무원도, 조사·수사업무 종사자도 아니다. 경북 영천에서 개발업을 하는 서봉태(51)씨가 그 주인공. 평범한 시민이 어쩌다 불법 폐기물 투기범과의 전쟁을 선포한 걸까. 그 이유를 듣기 위해 지난 5일 경북 영천시 대창면의 한 공장에서 그를 만났다.서씨와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공장의 모습은 처참했다. 500평 규모의 공장 안은 천장까지 각종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쓰레기 무게를 못 이긴 건물 곳곳은 뒤틀리고 부서져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태였다. 이곳은 서씨가 불법 폐기물 투기범들을 추적하기 시작한 출발지이다.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의 사연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발업자인 서씨는 지금의 자리에 공장을 지어 A씨에게 매매했다. 이후 2018년 12월 20일, B사는 A씨에게 “고철과 비철 등을 보관하겠다”며 공장을 임대했고, 외지인인 A씨의 눈을 피해 공장으로 폐기물을 나르기 시작했다. 1만여톤의 쓰레기 처리비용 30여억원을 공장주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을 때, 지난해 5월 서씨가 폐기물을 발견하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공장을 계약한 첫 손님 A씨가 여기서 돈을 많이 벌고 다른 곳으로 확장 이전을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 A씨가 B사에 이곳 임대를 하면서 폐기물이 투기 됐습니다. 이후 그 튼튼하던 A씨 회사가 폐업 위기까지 갔어요. 부도를 막기 위해 A씨는 40명 가까이 인원을 감축해야 했습니다. 거기 딸린 식구들을 포함하면 120~160명의 생계가 위험해진 겁니다. 보다 못해 제가 범인을 잡아 해결해야겠다 싶어서 추적하기 시작했어요.” 서씨는 보름 가까이 추적한 끝에, 해당 폐기물 처리를 맡긴 업체와 폐기물을 옮긴 물류 업체 등을 찾아냈다. 그는 “현재 자금책부터 바지사장까지 다 잡아서 구속한 상황”이라며 “1년 반 동안 재판하면서 추가 증거자료를 계속 모았다. 폐기물을 공급한 사업장에 대해서 형사 처벌을 준비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재산 압류 등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이 일을 겪으며 서씨가 격분했던 건 가해자들의 태도였다. 불법 폐기물 처리 업자는 서씨에게 쓰레기를 치우겠다고 약속한 바로 그날, 또 다른 곳에 폐기물을 매립하고 있었다. 급기야 가해자 측은 “네까짓 게 뭔 상관이냐? 할 수 있으면 해보라”며 뻔뻔한 태도로 나왔다. 가해자의 비상식적인 반응이 서씨가 본격적으로 불법 폐기물 투기 현장을 찾아다니게 만든 동력이 된 것이다. “그때, 내가 전국을 다녀서라도 불법 폐기물 투기 현장을 잡아서 계속 고발하겠다, 너희가 이 쓰레기를 치우는 날까지 나는 안 멈추겠다, 라고 다짐했어요. 실제로 다녀보니까 투기범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근로자가 그들 때문에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잃고, 가족들까지 생계 곤란을 겪게 될 것을 생각하니까 도저히 멈추지 못하겠더라고요.” 서씨가 지금까지 찾아낸 불법 폐기물 투기 현장은 23곳에 달한다. 모두 1000톤 이상의 투기 현장으로, 이곳에서 찾은 투기범 200여명이 기소됐다. 또한, 지난 1월 2일 서씨가 경북 칠곡의 빈 공장에 4000여톤에 달하는 산업폐기물을 불법 투기 중인 현장을 최초 목격한 뒤 경찰과 공조해 그 일당을 검거했다.서씨가 파악한 불법 폐기물 투기조직은, 불법 폐기물 처리를 주도하는 총책이 있다. 그 하부에 쓰레기 투기 중개 브로커가 건수를 만들어 물류업체 대표에게 전달하면, 중간 전달책은 그 건수를 다시 바지사장에게 진행하도록 지시한다. 이 단계에서 바지사장이 피해 공장들과 접촉한 뒤 여기저기에 불법 폐기물을 투기하는 시스템이다. 서씨가 찾은 불법 폐기물 투기범들의 범죄 수법은 대부분 유사하다. 공장을 임대할 때, 구리나 빔 등 고가의 제품을 보관할 것이라며 시세보다 30% 높은 임대료를 제시한다. 입주 후에는 공장 주변에 철판 울타리를 치거나 건물의 창문들을 모두 가려 밖에서 안을 볼 수 없도록 한다. 서씨는 이럴 경우, “100% 불법 폐기물 투기를 의심해야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건물을 임대했을 때는 공장 내에 CCTV를 설치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갑자기 CCTV가 끊기면 현장을 찾아가 확인해야 한다”며 “공장에 갑자기 없던 대문이 생긴 뒤, ‘안에서 임원회의를 하고 있어 못 들어간다’고 입구를 막거나 ‘다음에 오시라’고 미룬다면, 거의 폐기물 투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서씨는 불법 폐기물 투기 문제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일명 쓰레기가 전국을 돈다고 하는데, 실제로 돌고 있는 게 맞다. 경기도에 있던 폐기물이 천안으로 갔다가 천안에서 적발되면, 제3의 장소로 가는 것”이라며 “이렇게 계속 새로운 투기 장소가 발생하기에 끝이 보이지 않는 추적의 연속”이라고 밝혔다.무엇보다 서씨가 불법 폐기물 투기를 일삼는 조직폭력배와 마주할 수밖에 없는 만큼 협박당하는 일은 다반사다. 어쩔 수 없이 서씨는 현재 가족과 따로 살고 있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는 직원들에게 맡긴 채, 불법 폐기물 투기 현장을 찾기 위해 직접 뛰고 있다. 그가 1년 반 동안 활동하면서 추적 및 신고 경비로 쓴 금액은 무려 7000~8000만원. 모두 개인 사비로 충당했다. “정부가 할 일을 내가 왜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정부는 조직과 인력이 있는데 왜 못 잡을까? 그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래서 내년에는 정말 정부에서 못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밝히기 위해서 불법 폐기물 투기를 단속하는 환경단체를 만들 계획입니다. 활동에 제약이 없도록, 건강한 단속을 위해 후원은 받지 않을 겁니다.” 환경운동가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고된 순간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음에도 서씨가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이유는 단 하나, 고통스러워하던 피해자들이 되찾는 안녕 때문이다. 그는 “범인을 잡아서 쓰레기가 치워질 때, 저 사람(피해자) 인생이 이제는 살았구나, 그거 딱 하나”라며 “불법 폐기물 투기 사건이 일단락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서씨는 “불법 폐기물 투기 행위는 간접살인”이라고 확언했다. 그는 “흉기를 가지고 사람을 죽이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다. 불법 폐기물을 버림으로써 수많은 근로자가 직장을 잃고, 그들의 가정은 생계를 위협 받는다. 많은 피해자와 그 가족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는 중”이라며 “이제 불법 폐기물 투기 행위를 간접살인으로 보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gophk@seoul.co.kr
  • 노모가 수건만으로 102㎏ 아들을 죽일 수 있나

    노모가 수건만으로 102㎏ 아들을 죽일 수 있나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합니다.” 지난 3일 오후 2시 30분 인천지방법원 324호 법정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100㎏이 넘는 50대 아들의 목을 수건으로 졸라 살해한 혐의로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한 70대 노모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피고인(범인)과 변호인마저 범행을 한결같이 인정했지만 재판부(부장 표극창)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모(76)씨에 대한 이날 선고공판에서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허위 진술했을 수 있고 범행 동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당초 지난달 27일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으나 “살인의 증거는 피고인과 그의 딸 진술만 있는데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수건으로 몸무게가 102㎏에 달하는 50대 성인 남성을 70대 중반 노모가 목 졸라 살해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며 그동안 2차례 선고를 미루고 추가 심리했다. 통상적으로 피고인이 자백까지 한 사건에서 무죄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재판부는 “제3자가 살인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구속됐던 윤씨는 선고 직후 풀려났다. 검찰은 지난 9일 항소했고, 항소심은 내년 1월 이후 서울고법에서 진행된다. 윤씨는 지난 4월 21일 0시 57분쯤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술에 취한 아들 A(51)씨를 술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수건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직후 112에 전화를 걸어 차분한 목소리로 “내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것 같다”고 자진 신고했다. 당시 집 안에는 윤씨의 딸 B(40대)씨도 있었으나 A씨의 행패를 피해 범행이 일어나기 직전 아이 둘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갔다는 게 모녀의 주장이다. 윤씨는 경찰이 출동하는 5분 사이 딸과 여러 차례 통화하고 현장을 깨끗이 청소했다.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술만 마시면 제정신일 때가 거의 없었다. 그날도 아침부터 술에 취해 행패를 부렸고 그런 아들이 불쌍해서 범행했다”며 울먹였다. 경찰은 “제3자나 딸 등의 개입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윤씨를 존속살인 혐의로 구속했고,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의문스러운 어머니 윤씨의 자백과 딸의 진술 검찰은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깨진 소주병 3조각을 촬영한 사진, 범행 도구로 사용한 수건에 대한 압수조서, 피해자의 사망 원인이 경부압박질식사로 판단된다는 부검 감정서, ‘집을 떠날 때 피해자가 살아 있었다’는 B씨의 진술이 피고 윤씨의 자백과 부합한다고 봤다. 윤씨는 평소 아들이 일정한 직업 없이 딸 B씨 집에 얹혀살면서도 술에 의존하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 사건 당일 0시 8분에서 30분 사이 아들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여동생 B씨와 술주정 문제로 다투고도 계속 술을 달라고 요구했다. 화가 난 B씨가 남편이 있는 수원으로 간다며 두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자 격분한 윤씨는 다른 가족들을 위해 아들을 살해할 것을 마음먹고 냉장고 안에 있던 소주병을 꺼내 피해자의 머리를 내려쳤다. 이어 거실 베란다에 있는 빨래 바구니에서 수건을 꺼내 술에 젖은 아들의 얼굴을 닦아 주다가 뒤에서 수건으로 아들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윤씨는 같은 날 0시 53분쯤 112로 전화를 걸어 침착한 목소리로 “아들이 술 마시고 속을 썩여 목을 졸랐더니 죽은 것 같다. 숨을 안 쉰다”고 신고했다. 6분 만에 도착한 경찰은 호흡과 심장이 정지된 A씨를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같은 날 오전 9시 6분 사망 판정됐다. 윤씨는 “목을 조를 때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고 하는 등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희망도 없고, 늘 술에 취해 사는 꼴이 너무 불쌍해 그렇게 했다”며 “술만 마시면 제정신일 때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아들이 사업에 실패해 폐인처럼 지내며 술만 마시는 게 안타까워 살해했다는 얘기다. 윤씨의 딸은 재판 과정에서 “노상 술을 마시는 오빠가 엄마를 평소에도 때렸다”며 “(윤씨가 A씨를 살해한 사실이) 믿어지지는 않지만 오빠가 양심이 있다면 엄마가 그날 그렇게 했을 때 죽고 싶어서 가만히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수건으로 76세 할머니가 키 173.5㎝, 몸무게 102㎏ 정도의 51세 남성을 목 졸라 살해할 수 있다고 믿고 범행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인지, 또한 그러한 시도가 성공해 살해에 이를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생명이 위태롭게 됐음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죽음을 맞이했다는 진술은 더욱 믿기 어렵다고 봤다. 피해자가 만취해 저항할 수 없었다는 피고인 진술에 대해서도 범행 약 3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던 것으로 인정되며, 피해자가 여동생과 사망 전 나눈 대화를 보면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고 나름의 주장을 할 수 있던 것으로 미뤄 반항할 수 없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 “경찰관 지시 따라 목 조르는 동작 했다” 재판부는 법정 검증 당시 피고인의 진술과 재연 동작이 어설펐던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봤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범행을 재연하는 과정에서 소주병으로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가격하는 동작이나 수건으로 목을 조르는 동작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면서 얼버무리는 태도를 취했고, 목을 조르는 동작을 취하라는 요구를 받고는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한 다음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수건으로 목을 조르는 동작을 했다”며 자연스럽지 않다고 판단했다. 실제 피고인은 지난 9월 열린 공판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하면서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거나 오락가락하는 진술을 했다. 특히 수건으로 목을 조른 과정에 대해 매듭을 지었다고 말했다가 재연 과정에서 수건이 짧아 매듭이 만들어지지 않자 “매듭을 안 하고 그냥 졸랐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피해자가 무위도식하며 술을 마시고 지낸 기간이 10개월에서 1년 정도에 불과하고 술에 취해 행패를 부렸다고 하더라도 그게 일반적으로 어머니에게 살해 욕구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백과 딸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를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살인 범행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피고인이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자백했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그 자백 내용이 진실한 것인지를 따져 합리적 의심이 없을 경우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아야 하는 것이고(대법원 2005도645 판결 등 참조), 더군다나 이 사건은 가족들이 거주하는 집안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가족을 보호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명목으로 허위 진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범행 당시 집 안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을까?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할 당시 이 사건 현장에는 피해자(아들)와 피고인(어머니)만 있었다는 주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B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간 이후 사건 현장에 출입한 제3자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할 만한 별다른 정황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피고인 자백의 신빙성을 문제 삼게 된 이유 중 하나가 가족을 보호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명목으로 허위의 진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피고인의 자백을 믿기 어렵다는 점인데 이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여기는 인도] “아줌마” 호칭에 격분…소녀 머리채 잡은 중년여성 (영상)

    [여기는 인도] “아줌마” 호칭에 격분…소녀 머리채 잡은 중년여성 (영상)

    인도 소녀가 중년여성에게 ‘아줌마’라고 불렀다가 싸움에 휘말렸다. 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한 시장에서 행인 간 폭행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우타르프라데시주 에타 지역의 전통시장에서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 화장품과 액세서리 가게가 몰려있는 시장 골목에서 40대 여성과 10대 소녀 사이에 시비가 붙으면서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현지언론은 사람들을 헤치고 지나가던 소녀가 “실례합니다 아줌마”라고 말을 한 것이 싸움의 발단이 됐다고 전했다. ‘아줌마’라는 호칭에 기분이 상한 중년여성은 소녀를 꾸짖었고, 둘 사이의 언쟁은 곧 몸싸움으로 번졌다.관련 영상에서는 한데 뒤엉켜 치고받는 중년여성과 소녀를 확인할 수 있다. 격분한 중년여성이 히잡을 쓴 소녀에게 손찌검을 날리자, 소녀도 질세라 반격을 가했다. 싸움이 격해지자 중년여성의 일행까지 가세해 소녀를 폭행했고, 소녀의 히잡을 벗겨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 소녀 일행의 만류도 소용없었다. 보다 못한 행인이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고 싸움을 중재하자 소녀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중년여성과 언쟁을 계속했다. 시장을 뒤집어 놓은 싸움은 신고를 받은 출동한 경찰이 개입한 뒤에야 겨우 끝이 났다. 경찰은 두 사람을 모두 연행했으며, 보호자 간 합의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관련 영상이 퍼지자 현지에서는 ‘아줌마’라는 호칭이 기분 나쁠 수는 있으나, 몸싸움까지 벌일 일이냐는 푸념이 잇따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취직했다고 딸을 테러…탈레반 동원해 실명시킨 아프간 아버지

    취직했다고 딸을 테러…탈레반 동원해 실명시킨 아프간 아버지

    딸 취직에 격분한 아프가니스탄 남성이 탈레반을 동원해 딸을 실명에 이르게 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여자 경찰 한 명이 탈레반 무장괴한 공격으로 눈이 멀었다고 보도했다. 괴한들은 피해 여경 아버지의 의뢰를 받고 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즈니주 경찰 대변인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 탈레반이 있으며, 피해 여경 아버지가 연루됐다고 밝혔다. 아버지는 현재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탈레반 측은 그러나 가족 문제일 뿐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피해 여경 카테라(33)는 어려서부터 밖에 나가 일을 하는 게 소원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딸의 취직을 극구 반대했다. 몇 년간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아버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타협이란 없었다.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카테라는 아버지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몇 달 전 경찰이 됐다. 그때부터 아버지의 감시가 시작됐다. 카테라는 “임무를 수행하러 갈 때마다 아버지가 나를 따라다녔다. 아버지는 탈레반과 접촉해 내가 직장에 가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는 딸의 취직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탈레반 세력에 딸의 경찰관 신분증 사본까지 보냈다. 습격 당일에는 내내 전화를 걸어 딸의 위치를 파악했다. 아버지 의뢰를 받은 탈레반 무장괴한 3명은 카테라에게 총을 쏘고 칼로 눈을 찌른 뒤 달아났다. 카테라는 “병원에서 눈을 떴는데 모든 것이 캄캄했다. 의사에게 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느냐 물었더니 눈이 아직 붕대로 감겨 있어서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눈을 빼앗겼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탈레반 공격으로 실명에 이른 카테라는 결국 석 달 만에 경찰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녀는 “최소 1년 만이라도 경찰 일을 했으면, 그 후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덜 고통스러웠을 거다. 겨우 3개월 만에 꿈이 좌절됐다”고 호소했다. 한순간에 직장을 잃고 실명까지 한 카테라는 사건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습격 당시 무장괴한들이 타고 있었던 오토바이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뛰었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하지만 가족은 그녀를 위로하기는커녕 비난을 퍼부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체포된 것을 놓고 딸을 힐난했다. 결국 가족들과 인연을 끊은 카테라는 자녀 5명과 숨어 지내고 있다.1996년 아프간 정권을 잡고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 단체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탈레반 집권 전까지만 해도 여성의 정계 진출 등 사회활동이 다른 이슬람 국가보다 활발했지만, 탈레반 집권 이후 여성 인권이 급격히 후퇴했다. 탈레반은 여성의 사회활동을 금지하고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여성들을 상대로 강간과 강제결혼, 명예살인 등 범죄를 일삼아 국제사회 지탄을 받고 있다. 현재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통합정부 구성을 위한 평화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협상 의제에 여성 인권 문제는 포함되지 않을 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단 카테라는 해외 의술에 기대어 부분적으로나마 시력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녀는 “어떻게든 시력을 되찾아 다시 경찰로 복무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집 밖에서 일하고 싶은 열정이 크다며 재기의 희망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행중 술잔 던져 동료 죽일 뻔한 英여군, 징역 10년형 위기

    여행중 술잔 던져 동료 죽일 뻔한 英여군, 징역 10년형 위기

    영국의 한 여성 군인이 절친한 동료에게 술잔을 내던져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소 10년부터 최대 15년까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러닷컴과 데일리메일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영국 육군 왕립병참군단의 병(Private)인 시드니 콜(20)은 지난해 4월 스페인 관광지 마갈루프의 한 나이트클럽 밖에서 같은 부대 소속의 절친한 병장 세라 앤 개리티(23)에게 술잔을 던져 목을 베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콜은 이 사건으로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수 있으며 유죄를 받게 되면 최소 징역 10년형에서 최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현지 치안판사가 직접 밝혔다. 사건 당시 피해자 개리티는 푼타 바예나 지구에 있는 바나나스 클럽 밖에서 콜과 또 다른 동료 데버라 퍼거슨의 말다툼에 끼어든 뒤 유리 파편에 맞았다.잠시 뒤 현장에는 공포에 질린 비명이 밤공기를 가득 채웠고, 목격자들은 개리티의 목에서 피가 쏟아졌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으로 개리티는 무려 1.9ℓ의 피를 흘렀고 14바늘이나 꿰매야 했지만 현장에 있던 한 럭비 선수가 지혈해주지 않았더라면 살아남지 못할 뻔했다. 또 그녀는 출혈 탓에 기관지가 막혀 공기가 폐로 들어가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인 폐확장부전(무기폐)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개리티는 처음에 현지 경찰에 어린 콜이 다른 나라 교도소에 갇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므로, 그녀를 기소하지 말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그 후로 콜은 개리티에게 사과 한마디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 후로도 11개월 동안 두 사람이 같은 기지에서 머물게 한 상사들의 조치에 개리티가 격분한 나머지 뒤늦게 나마 소송을 제기했다. 그 후로 콜은 아기를 낳게 되면서 다른 기지로 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콜은 법정 출두 중 자신을 재소환한 현지 치안판사에게 “개리티는 나와 데비(데버라) 사이의 문제에 개입하다가 우연히 다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팔마에 있는 치안 법원에서 비밀리에 열린 심리에서 통역관을 통해 “모두 사고였다. 그녀는 내 가장 친한 친구이고 난 그녀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콜은 개리티가 목숨이 위태로워 큰 수술을 받기 약 14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호텔방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해변에서 술을 좀 더 마신 뒤 무료 바가 있는 행사장에 가서 술을 퍼마셨다면서 사고 당시 모두 매우 취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퍼거슨과 난 대화를 하지 않았고 개리티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개입했다가 언쟁을 벌였다”면서 “그녀가 내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고 난 그녀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뒤 술판을 바닥에 내던졌다”고 덧붙였다. 콜은 술잔을 집어던져 개리티가 다칠 것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유리가 바닥에서 깨지고 파편 중 하나가 그녀를 베었다는 점은 틀림없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그녀는 자신이 바닥이 아니라 개리티에게 직접 술잔을 집어던졌다는 두 증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아울러 개리티에게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당했을 때 코를 다쳤지만,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육군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해 스페인에서 우리 군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 우리는 군인들을 보호하는 의무를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며 조치가 필요한 대상에 대해서는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항상 전담 복지관을 파견한다”면서 “이 문제는 조사 중이지만 더 이상의 언급은 부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태년, ‘가덕도신공항’ 예산 삭감에 “2차관 들어오라 해” 격분

    김태년, ‘가덕도신공항’ 예산 삭감에 “2차관 들어오라 해” 격분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가덕도 신공항’을 띄우면서 정부⋅여당의 갈등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4일 부산을 찾아 “희망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힘을 실었으나, 국토부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토교통부가 내년 예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 검토 용역비 20억원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현미 장관에게 집단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지난 3일 가덕도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한 번 더 하자는 취지에서 20억원 규모의 용역비로 20억원을 신규 요청했었다. 이에 김 장관은 “김해 신공항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특정 지역을 정하고 적정성을 검토하는 것은 국토부로서는 따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절차를 만들어서 국토부에 건너뛰도록 결정하면 따라갈 수 있다”면서 “그런 절차도 없이 국토부에 ‘그냥 이렇게 해’라고 하면 저야 정치인 출신이니 ‘그러겠다’고 하겠지만, 공무원들은 못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자 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부산 신공항 문제는 마냥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부산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도 “국토부가 수용할 것을 적극 검토해서 동의해달라”고 했다. 이를 두고 양측의 의견이 강하게 부딪히면서 진선미 국토위원장은 30여분 정회했다. 같은 시각 이런 사실이 민주당 지도부에 전해지면서 당 최고위 회의를 마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누군가에게 전화해 “국토부 2차관 빨리 들어오라고 해”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표가 많이 화가 난 것 같다”며 “대표가 이렇게 화 난 모습은 처음 봤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이 소식을 들은 이낙연 대표도 불편한 기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당 지도부가 격앙된 것은 국토부의 이런 예산 삭감 행동이 이틀 전 부산을 찾아 “부산·울산·경남 가덕신공항에 대한 희망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낙연 대표의 발언과 배치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법제처의 판단이 다음 주 전반기에 있을 것으로 안다. 판단에 따라 정부로서도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토위에서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 조사 용역비를 예산에 반영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예산 신설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동남권 신공항은 2016년 박근혜 정부가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냈으나, 2018년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도 부산을 방문해 재검증을 약속했다. 이후 총리실 산하에 검증위원회가 설치돼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트럼프를 버렸다… 애리조나의 배신

    트럼프를 버렸다… 애리조나의 배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러스트벨트에서 위스콘신주과 미시간주를 잡으며 백악관에 가까워진 데는 남부 선벨트 중 하나인 애리조나주에서 승기를 잡은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벨트 3개주 가운데 핵심인 플로리다주를 빼앗긴 가운데 애리조나주에서도 패했다면 소송전이 불가피한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힘든 상황을 마주했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선거일(3일) 밤 11시 20분 폭스뉴스가 개표율 73%로 (애리조나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전했을 때 그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격분했다”고 전했다. AP통신 역시 곧 애리조나를 ‘바이든 승리’로 발표했지만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보도에 더 배신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밤을 새워 공화당 주지사 및 캠프 고문들에게 ‘분노의 전화’를 돌렸고, 정치 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폭스뉴스에 전화로 보도 철회를 요구했지만 헛수고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은 폭스뉴스를 소유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연락을 취하느라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애리조나를 이겼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승리한 플로리다, 현재 근소한 우세를 보이는 노스캐롤라이나와 함께 선벨트 3곳을 휩쓸어 승부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바이든 후보를 러스트벨트 3개주를 모두 이겨야 하는 힘든 상황에 몰아넣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 72년간 민주당은 애리조나에서 1996년에만 한 번 이겼을 뿐일 정도로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다. 트럼프 캠프가 방심한 탓도 없지 않겠지만 피닉스·투손 등 애리조나의 주요 도시가 커지고 일자리가 늘면서 진보색이 강한 인근 캘리포니아에서 청년들이 유입된 것도 패배의 원인으로 꼽힌다. 소위 ‘매케인 효과’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숨진 존 매케인 전 공화당 상원의원과 앙숙으로 지내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는데, 매케인은 생전 ‘애리조나의 아들’로 불릴 만큼 지역구에서 두터운 지지를 받던 인물이었다. 또 플로리다와 달리 애리조나로 유입된 라틴계 표심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다 된 밥” 얕봤다가…애리조나서 밀린 트럼프 ‘노발대발’ [미 대선]

    “다 된 밥” 얕봤다가…애리조나서 밀린 트럼프 ‘노발대발’ [미 대선]

    NYT가 재구성한 대선일 백악관 상황개표 초반 플로리다 우세에 분위기 고조“애리조나서 바이든 승리” 예측에 ‘반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텃밭이던 애리조나주에서 밀리면서 개표 레이스에서 치명상을 입었다. 개표 초반까지만 해도 기대감에 부풀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한밤중 갑작스럽게 타전된 애리조나의 ‘배신’에 노발대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리조나는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로 꼽힌 6곳 중 하나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는 이곳을 “다 된 밥”으로 낙관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다고 한다. NYT가 재구성한 대선일 백악관 상황은 이렇다. 개표 초반 플로리다가 트럼프 우세 지역으로 떠오르자 백악관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박빙 승부가 점쳐지던 곳에서 예상보다 이르게, 큰 폭의 격차로 승전보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한순간에 반전됐다. 오후 11시 20분 폭스뉴스가 애리조나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예측을 긴급 타전한 게 찬물을 끼얹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애리조나 개표율은 73%에 그쳤는데, 친 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가 다른 매체보다도 먼저 애리조나를 바이든 우세 지역으로 분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노발대발’했으며, 이때부터 밤을 새워 공화당 주지사 및 캠프 고문들에게 ‘분노의 전화’를 돌리면서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갔다. 정치 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격분한 상태로 폭스뉴스에 전화를 걸어 예측 철회를 요구했지만 헛수고로 돌아갔고, 곧이어 AP 통신마저 애리조나를 바이든의 승전지로 꼽았다. 다만 NYT 등은 현재까지 어느 쪽으로도 승리를 예측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도 폭스뉴스를 소유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접촉하느라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를 놓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숨진 존 매케인 전 공화당 상원의원과 앙숙으로 지내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는데, 매케인은 생전 ‘애리조나의 아들’로 불릴 만큼 지역구에서 두터운 지지를 받던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 비난을 멈추라는 측근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았고, 이 때문에 표심이 돌아섰다는 게 NYT의 해석이다. 특히 애리조나로 유입된 라틴계 표심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리조나와 달리 플로리다를 품에 안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역에서 라틴계 지지를 얻어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편 이날 현재 바이든 후보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과반인 270명에 6명 모자라는 264명을 확보했다. 앞으로 6명의 선거인단만 추가로 확보하면 대선의 승자가 될 수 있다. 반면 선거인단 214명을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남아있는 4개 경합 지역(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주)을 모두 석권해야 한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조국 “유재수 사건, 비중 작아 면밀히 안 봤다”

    조국 “유재수 사건, 비중 작아 면밀히 안 봤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이 법정에서 “진술이 모순된다”는 검찰의 지적에 격분하는 등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회에서 유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첩보가 약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 방어’라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 심리로 진행된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조 전 장관은 외부 압력을 이유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검찰의 공소 논리를 전면 부인했다. 당시 유 전 부시장과 여권 인사들의 관계에 대해 아는 바도 없었고, ‘구명 운동’을 벌인 정치인들이 누구인지조차 몰랐다고 진술했다.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과 여권 인사 간 관계를 파악한 특별감찰반의 보고서에 대해 “구두 보고도 있어 보고서를 면밀히 살피지 않고 파쇄기에 바로 넣었다”고 답했다. 정치인 출신인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구명운동 상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한 사실은 있지만, 누구인지 묻지도 않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이유를 묻자 “민정수석 업무가 워낙 많아 유재수 사건은 100분의1 정도 비중에 불과했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자 검찰은 “진술이 너무 모순된다”면서 “과도한 구명운동으로 특감반 압박이 심해져 (감찰 담당이 아닌) 백 전 비서관에게까지 상황 파악을 지시했으면서 중대하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고, 조 전 장관은 이에 격분해 “그게 왜 모순되냐”며 수차례 항의했다. 조 전 장관은 백 전 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 셋이 ‘3인 회의’를 한 뒤 감찰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박 전 비서관은 3인 회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책임 분산을 위한 논리가 아니냐”고 했고, 조 전 장관은 “모욕적인 질문”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2018년 12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첩보가 약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조 전 장관은 “야당의 공세에 대한 정치적 방어”라고 해명했으나, 박 전 비서관은 “국회·언론 대응을 위한 허위 답변”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마스크 쓰라 했다고 칼부림…마트 경비원 찌른 美 자매 체포

    마스크 쓰라 했다고 칼부림…마트 경비원 찌른 美 자매 체포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는 마트 경비원에게 흉기를 휘두른 18세·21세 자매가 경찰에 체포됐다. CNN 등 현지 언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리노이주의 한 마트를 찾은 제시카 힐(18)·자일라 힐(18)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32)의 제지를 받았다. 당시 경비원은 힐 자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제를 사용해 달라고 권유했지만 자매는 이를 무시했다. 이에 경비원이 마트 출입을 제지하려 하자 힐 자매와 경비원 사이에 말싸움이 발생했고 이는 곧 몸싸움으로 번졌다. 격분한 힐 자매 중 언니인 제시카가 먼저 흉기를 꺼내 휘두르기 시작했고, 이내 경비원의 등과 목, 팔 부위 등을 27차례나 찔러 자상을 입혔다. 언니가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동생인 자일라는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한 후에야 난동은 끝이 났고, 피해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자상이 심한 탓에 오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흉기를 휘두르고 이를 도운 자매는 경미한 열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곧바로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경찰은 현재 두 사람을 1급 살인미수로 기소했으며, 보석 없이 구금된 상태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의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한다면 13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충고를 내놨지만 여전히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 관련 규제는 주(州)마다 제각각이다. 뉴욕주의 경우 마스크 미착용시 엄격하게 처벌하지만,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주도 많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27일 기준, 7만 3200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으며, 29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910만 2031명, 사망자는 23만 2917명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文대통령 시정연설…26번 박수친 與 vs ‘주호영 몸수색’ 격분한 野

    文대통령 시정연설…26번 박수친 與 vs ‘주호영 몸수색’ 격분한 野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몸수색 논란대통령경호처 “원내대표는 면제대상 아냐”“전례 없는 야당 원내대표 몸수색이 말이 됩니까. 이건 모욕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 “사실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습니다. 야당도 예의를 갖춰 주세요” (박병석 국회의장) 28일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 현장은 대통령경호처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몸수색 논란이 터져 나오며 고성과 항의로 얼룩졌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위기 속 협치’의 절실함을 강조했지만 이날 논란으로 협치는 더욱 요원해진 모양새가 됐다. 국민의힘 주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 연설에 앞서 진행된 사전 환담에 참석하려다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지당했다. 경호처 직원은 주 원내대표 신원확인 후 스캐너를 통해 신체 수색을 하려 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몸수색에 항의한 후 환담에 불참했다. 환담 참석자 가운데 신체수색을 받은 것은 주 원내대표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환담에는 문 대통령과 박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정세균 국무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박 의장이 본회의장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시작한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도 여야의 온도 차는 극심했다. 문 대통령이 방역 안정과 경제 반등을 강조하며 연설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6번 박수를 치며 지지를 보냈다. 반면 여야 협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서해상 공무원 피격 등의 언급이 나올 때는 야당에서 고성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시정연설이 끝난 후에도 몸수색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연설 종료 후 열린 의원 총회에서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은 “대통령이 국회의장, 당 대표와 티타임을 할 때 수색을 하고 제지한 전례가 없다”며 “전두환 대통령 때도 이렇게 안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곤란한 질문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고의로 도발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대통령경호처는 이날 입장을 내고 “당대표와 달리 정당 원내대표는 검색 면제 대상이 아니지만 당 대표 동반 출입의 경우 관례상 검색 면제를 실시해 왔다”면서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5부 요인, 여야 정당 대표 등이 모두 환담장 입장을 완료한 뒤 홀로 환담장에 도착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현장 경호 요원이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한편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이날 대통령과의 환담 자리에서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국회 울타리 밖에서는 단식투쟁 중인 이스타 노조가 정부여당의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당 류호정 의원은 국회 본관 입구에서 발전소 노동자 작업복 차림으로 1인 시위를 벌이며 국회로 들어가는 문 대통령에 “김용균 노동자를 기억하십니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잊지 말아주십시오”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與, 라임·옵티머스 연루 의혹에 “김태년 직접 취재…문제 없다”

    與, 라임·옵티머스 연루 의혹에 “김태년 직접 취재…문제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라임·옵티머스 사건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을 일축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태년 원내대표가 직접 알아봤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대표가 직접 취재를 했고 크게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면서 “염려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정확한 김 원내대표의 워딩”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선제적으로 지도부가 이번 사건 자체에 대응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당 지도부가 대응할 정도로 우려할 만한 사안은 없다는 것이 지도부의 판단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야당의 공세에 “그래도 제1야당이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고 주장하려면 최소한 그에 부합하는 사실이나 근거라도 제시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시중에 카더라 통신을 인용하는 그 수준”이라며 “대통령을 흔들고 정부를 흠집내고 여당을 공격하면 야당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얕은 정치이고 야당의 나쁜 정치만 심화시킬 뿐”이라고 일갈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정치 공세에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며 “야당의 고질병은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라임과 옵티머스 건으로 근거없는 의혹 제기와 부풀리기 등을 통한 정치공세가 도를 넘었다”며 “어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해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고 주장을 했는데 지금 뭐가 나왔길래 게이트라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제1야당의 대표인데 이 정도의 주장을 하려면 상당한 근거를 갖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무런 근거도 없는 의혹제기가 아닌가 싶어 아주 실망스럽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한 “국민의힘이 권력형 비리라 주장하는 근거가 있다면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떳떳하게 공개하면 된다”면서 검찰을 향해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 규명을 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美, 이번에는 ‘알리페이’·‘위챗페이’ 금지 검토…“中 결제 시스템이 국가안보 위협”

    美, 이번에는 ‘알리페이’·‘위챗페이’ 금지 검토…“中 결제 시스템이 국가안보 위협”

    다음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갈수록 높여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의 양대 모바일 결제수단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화웨이·틱톡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결제 플랫폼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몇 주간 미 행정부 내에서 앤트그룹(알리페이 운영사)과 텐센트(위챗페이) 제재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대중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달 30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됐다. 당시 세 가지 제재안이 나왔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공급망을 보호하려고 내린 행정명령을 활용하는 것과 알리페이·위챗페이를 견제하는 새 행정명령을 내놓는 것, 두 업체를 미 재무부가 지정한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리는 것이다. 이 가운데 앤트그룹과 텐센트가 SDN에 오르게 되면 두 회사는 어떤 해외기업과도 거래할 수 없게 된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중국 결제 시장을 장악한 양대 서비스다. 중국에서는 둘 중 하나라도 쓰지 않으면 경제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중국 외 지역 매출 비중이 5%가 되지 않아 미국에서 사용을 차단해도 매출에 큰 타격은 없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활용 가능한 모든 ‘중국 때리기’ 카드를 꺼내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 행정부의 ‘알리페이·위챗페이’ 제재에는 ‘중국 위안화의 부상’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이미 미국 내 차이나타운에서는 이 두 페이 만으로도 주요 상품과 서비스를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다. ‘달러 제국’인 미국 안에 달러 없이도 살 수 있는 ‘위안화 공동체’가 생겨난 것이다. 중국에 경제 패권을 넘겨주고 싶지 않은 미국 입장에서 이를 가만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대표적 성공신화 기업인 화웨이와 텐센트, 알리바바를 모두 겨냥해 중국이 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앤트그룹은 이달 중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한다. 금융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되면 앤트그룹에 거액을 투자한 미 금융자본도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다만 이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는 바람에 정식으로 보고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두 업체에 대한 제재 여부는 11월3일 대선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한편, 중국의 인기 동영상 공유 소셜미디어 ‘틱톡’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번에는 영국의 무명 투자회사가 인수전에 가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투자업체 ‘센트리커스 애셋 매니지먼트’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창업자인 장이밍 최고경영자(CEO)에게 최근 몇 주 새 수차례 협상안을 개정해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3국에 새 지주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틱톡의 미국 사업이 미국 기업 소유가 되길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40년 넘은 폭력에 남편 살해…함께 한 아들 감쌌다

    40년 넘은 폭력에 남편 살해…함께 한 아들 감쌌다

    父의 어머니 폭행에 둔기로 내리친 아들아들 범행 자신이 안고 가겠다며 남편 살해국민참여재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40년 넘게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린 어머니. 이를 보다 못해 아버지를 때려눕힌 아들. 아들의 범행을 자신이 안고 가겠다며 어머니는 인내로 버텨왔던 긴 세월을 뒤로 하고 남편의 마지막 숨을 끊었다.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난 A(65·여)씨는 15살 때부터 생계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다. 그러다 스무살 무렵이었던 1975년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 결혼 생활 내내 남편은 가정폭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자녀들에게만큼은 불우한 가정 환경을 대물림해줄 수 없다는 생각에 A씨는 참고 또 참으면서 살아갔다. 그러다 4년 전 남편에게 폭행을 당해 팔이 부러지고, 심지어 손자에게까지 손찌검을 하는 남편을 보고 결국 별거를 선택했다. 그러나 지난해 남편이 사고로 다치고, 과거의 잘못을 사죄하자 A씨는 올해 4월 남편과 재결합했다. 남편은 달라지지 않았다. 남편은 아내 A씨 명의로 구입한 땅의 시세가 하락했다며 수시로 욕설을 했고 잠도 자지 못하도록 괴롭혔다. 지난 5월 12일, 울산 자택에서 남편은 술을 마시면서 또 다시 아내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아내 A씨가 요금제 2만 5000원에 스마트폰을 새로 장만한 것까지 나무라면서 화를 냈고, 급기야 목까지 졸랐다. 다툼이 신고돼 경찰이 출동했지만 아내는 남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경찰관들을 돌려보냈다. 이를 알게 된 아들 B(41)씨가 집으로 왔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내에게 계속 욕설을 했고 심지어 아들이 보는 앞에서 A씨를 때리기까지 했다. 아버지를 위해 재결합한 어머니가 또 다시 눈앞에서 맞자 격분한 아들은 아버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눕혔다. 이어 베란다에 있던 둔기를 가져와 아버지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이를 본 어머니는 아들의 범행을 안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들이 저지른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A씨는 쓰러진 남편의 입에다가 염산을 부으려고 했지만 입술이 열리지 않아 실패했다. 아들이 깔때기를 만들어 어머니 옆에 놓아줬고, A씨가 이를 이용해 다시 염산을 부으려고 했지만 또 실패했다. 결국 A씨는 아들이 놓아둔 둔기로 남편 몸 여러 곳을 수 차례 내리쳤고, 남편은 사망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모든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범행 과정이 드러났고 A씨와 아들 B씨 두 사람 모두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아들 B씨에게 징역 22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배심원 9명 중 7명은 어머니 A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나머지 2명은 징역 5년의 의견을 냈다. 아들 B씨에 대해서는 4명이 징역 7년으로 다수 의견을 차지했다.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 박주영)는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죄질이 좋지 못하다”고 전제하면서도 “A씨가 40여년 동안 심각한 가정폭력을 당하면서도 순종했고, 자녀와 손자 양육에 헌신한 점, 이웃들이 한결같이 불행한 가정사를 듣고 선처를 탄원하는 점, 피고인이 재판 과정 내내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참회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아들 B씨에 대해서는 “아버지를 살해한 것은 패륜적인 범죄”라면서 “어머니에 앞서 아버지를 둔기로 때린 것이 이 사건 결과를 일으킨 점, 어머니가 범행하도록 조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불리한 정상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가정폭력으로 고통을 겪어온 것으로 보이는 점, 우발적인 범죄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친척 살해 뒤 시신 108조각 낸 ‘친절한 살인자’ 캐나다서 논란

    친척 살해 뒤 시신 108조각 낸 ‘친절한 살인자’ 캐나다서 논란

    캐나다에서 부유한 사업가 친척을 살해하고 시신을 108조각으로 절단해 충격을 준 중국인에 대한 최종 판결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나치게 관대한 형량 아니냐’는 주장과 ‘딸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 된다’는 반론이 동시에 나온다. 현지에서는 ‘일부 중국계 이민자들의 그릇된 사치와 향략을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된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대법원은 5일(현지시간) 사촌인 강위안을 죽이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리자오(60)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캐나다에서는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 구금되면 하루를 1.5일로 계산한다. 리자오는 이미 5년 넘게 구금돼 캐나다 법에서는 8년 이상 수감한 것으로 간주된다. 잔여 형기가 2년 4개월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나왔다. 사건은 2015년으로 올라간다. 42세였던 강위안은 중국에서 큰돈을 벌어 밴쿠버로 이주해 영주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부를 과시하고자 침실만 10개가 넘는 고급 주택을 구입하고 현관문에 흑표범 박제를 설치했다. 100명 넘는 여자친구를 만나 방탕한 생활을 즐겼다. 전형적인 ‘졸부’이자 ‘호색한’이었다. 그의 차명재산 관리와 뒤치다꺼리는 캐나다 국적의 리자오가 맡았다.리자오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다. 리얼리티쇼 ‘울트라 리치 아시안 걸스’에 출연해 유명인이 된 디자이너 플로렌스 자오. 26살이던 자오는 빼어난 미모로 캐나다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5월 2일 강위안은 리자오를 조용히 집으로 불렀다. 그러고는 “플로렌스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사생활을 잘 아는 리자오는 “너는 개나 돼지보다도 더 나쁘다”며 둔기로 내려쳐 살해했다. 화가 덜 풀린 그는 시신을 재차 총으로 쏘고 전기톱으로 훼손했다. 검찰은 “살인 방식이 입에 담지 못할 만큼 잔인했다”며 중형을 요구했다. 법조계에서도 리자오가 살인죄를 선고받고 종신형에 처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난 1월 대법원은 “평소 친절하고 비폭력적인 사람으로 살인 의도가 없었다”며 과실치사로 결론냈다. 이때부터 그에게는 ‘친절한 살인자’라는 별명이 따라 다녔다. 한편, 강위안이 숨지자 중국인 여성 7명이 “내 아이의 친부”라며 유산 상속을 요구했다. 뉴욕타임스는 “캐나다 법원이 유전자 검사 결과를 근거로 이들 가운데 5명에게 재산을 나눠주라고 판시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러시아 여성 편집장, 내무부 청사 앞에서 몸에 불붙여 사망

    러시아 여성 편집장, 내무부 청사 앞에서 몸에 불붙여 사망

    러시아의 한 인터넷 매체 편집장이 니즈니 노브고르드의 내무부 청사 앞에서 언론 자유를 외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는 시위를 벌여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코자프레스의 편집장 이리나 슬라비나는 2일(이하 현지시간) 분신 결행에 앞서 페이스북에 “내 죽음에 러시아 연방의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적었다. 전날 경찰이 자신의 아파트에 난입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일하는 오픈 러시아와 연결된 증거를 찾는다며 압수수색해 컴퓨터와 문서들을 압수한 데 격분한 것으로 보인다. 12명이나 몰려와 자신의 플래시 드라이브, 랩톱 컴퓨터는 물론, 딸의 랩톱과 남편과 자신의 휴대전화까지 가져갔다는 것이다. 이리나는 내무부 청사가 바라 보이는 코리키 스트리트의 한 벤치에 앉은 채 불을 댕겼다. 한 남성이 급히 달려와 자신이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덮어 불을 끄려 했으나 그녀는 한사코 그러지 말라고 밀어냈다. 그 뒤 바닥에 쓰러졌다. 당국도 그녀가 심각한 화상으로 사망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남편과 딸 하나를 남겼다. 검찰 수사위원회는 그녀의 분신이 압수수색과는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조그만 인터넷 매체 코자 프레스는 그녀의 죽음을 알리며 뉴스와 분석을 검열 없이 전한다는 모토를 갖고 있다고 알렸다. 전날 경찰이 압수수색한 인물은 이리나 말고도 6명이 더 있었다. 지난해에도 그녀는 기사가 “당국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일이 있다. 현재 망명 중인 오픈 러시아의 창업자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의 보좌관인 나탈리아 그랴즈네비치는 “이 소식은 그녀를 알고 있던 내게 진짜 한방이었다”면서 “그녀가 항상 조롱 당하고 구금 당하고 벌금을 물리는 일을 알고 있다. 그녀는 진짜 활동적인 여성”이라고 털어놓았다. 검찰 수사위원회는 2016년 이른바 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 교회 사건을 재판하는 과정에 이리나를 증인으로 조사했을 뿐이라고 노보스티 통신에 밝혔다. 미하일 로실레비치가 파스타 요리 강좌를 연다며 토론의 장과 선거 감시요원 교육을 했는데 현지 기업인들이 자금 등을 지원했는지 밝혀내려 했다는 것이다. 그랴즈네비치는 오픈 러시아도 지난해 4월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진행된 행사에 참석했으며 이리나도 함께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리나가 오픈 러시아 소속은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이리나가 이 소식을 보도했다는 이유 만으로 5000 루블(약 7만 4000원)의 벌금을 내야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언론 매체들과 인터넷에 대해 더욱 강경하게 책임을 묻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크렘린은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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