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수칙만으로 부족한 트윈데믹(독감·코로나)…“예방접종이 먼저다”
오는 9월 21일부터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은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것만으로 감염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감염됐을 때 폐렴이나 입원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본격적인 가을·겨울 유행에 앞서 예방접종을 미리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는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9월 11일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으며,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이번 절기 유행기준인 12.9명의 약 두 배를 기록했다. 인플루엔자는 이미 유행이 시작됐고 코로나19도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가족 모임과 이동이 늘어나면 사람 간 접촉이 많아져 호흡기 감염병이 전파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같은 시기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모두 호흡기 감염병으로 기침이나 재채기, 대화 과정에서 나온 비말과 공기 중에 오래 머무는 작은 침방울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기침, 인후통, 콧물, 몸살 등 증상이 비슷해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감염 후 폐렴이나 호흡곤란 등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두 감염병은 유행 시기가 겹칠 수 있고, 한 사람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에 차례로 감염되거나 동시에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전신 상태가 빠르게 나빠질 수 있어 고위험군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의료기관에 상담하는 것이 좋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예방에서 손 씻기와 기침 예절, 필요할 때 마스크를 쓰는 생활수칙은 기본이다. 하지만 생활수칙을 잘 지켜도 일상생활 속 감염을 모두 피하기는 어렵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학교나 직장, 대중교통 등을 이용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예방접종을 했다고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에 절대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감염될 가능성을 낮추고, 감염되더라도 심하게 앓거나 입원할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고령자나 당뇨병, 심장질환, 호흡기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감염 후 증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 예방접종을 더욱 적극적으로 챙길 필요가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윤진구 교수는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 같은 생활수칙은 감염을 줄이는 데 꼭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감염을 막을 수는 없다”며 “예방접종은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은 물론, 감염된 뒤 심하게 앓거나 입원으로 이어질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비교적 가볍게 지나갈 수 있지만,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는 폐렴이나 호흡곤란으로 이어져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감염에 대처하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심장·폐 질환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감염을 계기로 기존 질환이 악화될 위험도 커진다.
따라서 고위험군에게 예방접종은 감염 자체를 막는 것뿐 아니라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심해지거나 폐렴·입원으로 이어질 위험을 낮추는 데 의미가 있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백신은 같은 날 접종할 수 있으며, 접종 부위를 달리하면 된다. 특히 중증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고령자는 의료진과 상의해 두 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도 방법이다. 올해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은 9월 21일부터 어린이와 임신부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65세 이상 고령자는 10월부터 연령에 따라 접종할 수 있다. 올해 코로나백신 또한 10월부터 65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접종사업을 예정하고 있다.
윤진구 교수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단순히 며칠 앓고 끝나는 감염병이 아닐 수 있다”며 “폐렴이나 기존 질환의 악화,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심하게 앓을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백신을 함께 맞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접종 시기가 겹치는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의해 한 번의 방문으로 접종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