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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으로 만난 크리스마스… 예술로 만난 상상의 나라[권다현의 童行]

    빛으로 만난 크리스마스… 예술로 만난 상상의 나라[권다현의 童行]

    찬 바람이 불자 겨울이 왔다는 걸 직감한 아이는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묻는다. 이제 몇 밤 자면 크리스마스예요? 돌이켜 보면 어린 시절 나 역시 명절보다는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렸다.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이 주는 단순명료한 기쁨 때문이었을까. 단 하루뿐이어서 더욱 아쉬운 크리스마스를 조금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양주에 자리한 조명박물관이다. 매년 겨울의 시작을 크리스마스 전시로 여는 이곳에선 내년 1월까지 넉넉하게 크리스마스 무드를 만끽할 수 있다. 왜 하필 조명박물관인가 싶겠지만 조명 제작사에서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조명 주제 전문박물관이다. 크리스마스는 반짝이는 조명이 화려함을 더하는 시즌이다. 때문에 조명박물관에서는 2006년 ‘크리스마스 캔들전’을 시작으로 겨울마다 크리스마스 전시를 선보인다. 크리스마스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와 빛, 체험, 공연이 함께 어우러진 복합전시로 올해는 ‘꿈꾸는 크리스마스’가 주제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환상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는 의미다.●이야기로 듣는 크리스마스트리 유래 박물관 지하 1층에 자리한 크리스마스 빌리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아기 예수의 탄생을 표현한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리스마스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한 장면이지만 내용은 아기 예수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겪어야 했던 고난에 주목한다. 시련과 역경을 이겨 내고 마침내 성인(聖人)이 된 예수처럼 세상의 많은 어려움과 난관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또 감사를 표현하는 상징물이자 가족의 소망을 담은 장식인 크리스마스트리와 마음을 주고받는 선물의 의미도 곱씹어 볼 수 있다. 착한 일을 하면 받는 줄 알았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원래는 가난한 이웃과 어린이를 돕는 데서 유래했다고 하니 아이는 생각이 많아지는 얼굴이다. 그래도 자신의 선물을 포기하는 것은 어려웠는지 산타 할아버지가 더 많은 친구들에게 선물을 나눠 줄 수 있도록 저렴한 장난감을 골라야겠다고 다짐한다. 100년 후의 크리스마스를 상상해서 표현한 장면도 흥미로웠다. 미래의 산타 할아버지는 자율주행 썰매를 타게 될까? 그럼 루돌프는 사라지게 되는 걸까? 아니면 루돌프 로봇이 대신할까? 미래엔 우주선을 타고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 수 있을까? 지구온난화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기 어려워질 거라는데 무더운 크리스마스는 또 어떤 풍경일까? 이런 질문들을 아이와 함께 나누며 크리스마스에 대한 색다른 상상을 해 볼 수 있어 뜻깊었다. 맞은편에는 ‘겨울잠 자는 동안에’란 제목으로 겨울잠을 자느라 크리스마스를 경험해 보지 못한 동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언젠가 아이에게 겨울잠 자는 반달가슴곰에 대한 동화를 읽어 준 적이 있는데, 그때 이런 상상을 해 봤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스마스를 함께할 수 없는 게 안타까웠는지 곰 인형 귀에 속삭인다. 크리스마스 지나고 겨울잠 자면 안 될까? 진짜 재밌단 말이야, 크리스마스! 이어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동화인 ‘호두까기 인형’을 주제로 한 ‘설탕 트리와 발레리나, 호두까기 인형’이 나타났다. 엄마가 가장 기대했던 공간이다. 매년 열리는 조명박물관 크리스마스 전시의 메인 포토존이기 때문. 형형색색의 오너먼트로 꾸민 크리스마스트리를 중심으로 가득 쌓인 선물과 커다란 호두까기 인형, 그 뒤로 보이는 따스한 벽난로가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한다. 차이콥스키의 음악까지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아이도 압도적인 화려함에 감탄한 모양이다. 평소 같으면 사진 서너 장만 찍어도 툴툴거렸을 텐데 카메라 앞에서 애교 넘치는 표정을 잔뜩 선보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무대가 인상적인 ‘우리가 크리스마스 주인공’, 신비로운 겨울 숲을 표현한 ‘겨울로 가는 숲’, 산타를 돕는 요정으로 변신할 수 있는 ‘산타네 집 요정환영’ 등 아이와의 특별한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계속 이어진다.●빛의 굴절·분산·혼합 과학원리도 쉽게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빠져나오면 과학이 들려주는 빛 이야기가 펼쳐진다. 빛의 굴절과 분산, 색 혼합 등 아이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체험을 통해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공간이다. 특히 아이는 빛돌이라는 조명박물관 캐릭터를 활용한 체험을 흥미로워했는데, 버튼만 누르면 두 가지 색깔의 빛이 만나 전혀 다른 색깔의 빛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색 혼합의 원리를 체득할 수 있었다. 캐릭터 놀이공간인 라이팅 빌리지에서도 빛이 가진 다양한 특징을 놀이를 통해 친근하게 느끼도록 했다. 빛상상공간은 어른들도 재미있게 관람했다. 미로처럼 구성된 공간을 따라 이동하며 각각 다른 테마를 가진 빛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검은색만 있는 줄 알았던 그림자의 또 다른 색깔을 만날 수 있는 ‘색깔이 있는 그림자 원리’, 폭풍 전날 밤의 분위기와 느낌을 빛으로 재현한 ‘폭풍전야’, 빛을 이용해 무한한 공간을 연출한 ‘앨리스의 문’, 휴대전화 조명을 활용해 야광필름 위에 그림을 그리는 ‘빛으로 그린 그림’ 등 오감으로 느끼는 빛의 특징이 흥미진진하다. 박물관 1층에는 조명역사관이 자리한다. 인류 최초의 인공조명인 불의 발견과 이를 활용한 세계 각국의 전통조명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전통조명관, 전기의 등장과 함께 서구 산업사회의 발전을 이끌었던 각종 조명을 소개한 근현대조명관, 조명을 통해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앤티크관으로 구성됐다. 직접 조명을 켜 보는 등 전시 중간중간 체험 요소가 곁들여져 아이들이 관람하기에도 어렵지 않았다. 건너편 기획전시실에서는 부지현 작가의 라이트아트를 선보인다. 수명을 다하고 버려진 폐집어등을 미학적 오브제로 활용한 설치작품들이다. 아이에게는 쓰레기도 아름다운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였다. 한쪽에선 빛 공해를 다룬 전시가 눈길을 끈다. 어두워서가 아니라 너무 밝아서 불편해진 과유불급의 시대를 아이와 함께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었다.●안데르센 동화 속 장면 직접 재현 크리스마스와 연계한 체험도 운영 중이다. 아이는 빛돌이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는지 빛돌이 목걸이를 만들어 하루 종일 걸고 다녔다. 산타의 길을 밝혀 주는 요정의 등불, 안데르센 동화의 한 장면을 재현한 눈의 여왕, 빛의 파장이 아름다운 종이집 스노하우스 등 겨울 시즌에 딱 어울리는 체험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공연도 이뤄진다. ‘길동무 북두칠성’이란 작품이었는데, 친근한 동요를 뮤지컬 넘버로 사용한 데다 그림자극까지 합쳐져 한 시간 내내 아이가 집중하며 관람했다. 조명박물관의 ‘꿈꾸는 크리스마스’는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 주말에 방문할 경우 포털사이트에서 예약 후 관람 가능하다. 체험은 현장에서 신청 가능하지만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어 입장할 때 예약해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양주에는 아이들과 함께 예술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꽤 많다. 장흥유원지에 자리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가나아트파크가 대표적이다.●아이와 보기 좋은 ‘장욱진미술관’ 장욱진은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과 함께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겪었음에도 오히려 서정적인 작품에 매진했던 그는 40대에 양주 한 시골집에 홀로 머물며 간결하면서도 동양적인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완성했다. 처음 장욱진미술관을 찾았을 때 화가가 가족들에게 시시때때로 선물했다는 작은 그림들이 전시 중이었다. 단순한 붓질 너머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잔잔한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일부러 아이를 데리고 다시 미술관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전시가 바뀔 때마다 작품을 챙겨 보는데 마치 어린아이의 낙서처럼 순진한 매력이 있어 아이와 함께 관람하기에도 부담이 없다.장욱진의 호랑이 그림 ‘호작도’를 모티브로 했다는 미술관도 눈여겨볼 만하다. 중정과 각각의 방들이 감각적으로 연결된 미술관은 어느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를 드러낸다. 곳곳에 자리한 커다란 창 너머로는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이 그림처럼 매달린다. 생전에 아이들을 무척 아꼈던 화가의 영향인지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꾸준히 선보인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장욱진의 그림을 활용한 카드와 펠트액자를 만든다. 현재 전시 중인 ‘선善도 악惡도 아닌’전은 다음달 8일까지 이어진다.●가나아트파크, 동심 담은 작품 전시 가나아트파크는 어린이 복합예술공간을 내세운다. 그렇다고 전시 수준이 유치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기성 작가들 작품 가운데 기발한 상상력과 순수한 동심이 돋보이는 작품을 골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전시한다. 현재 전시 중인 김선우 작가의 ‘DoDo’s Bon Voyage!’는 신화 속 도도새를 통해 꿈과 자유를 이야기하고, 이유경 작가와 프로젝트 그룹 ‘옆[엽]’의 ‘랄랄라 코끼리의 상상여행’은 아이처럼 장난기 가득한 상상 속 풍경을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재현했다. 2023년 계묘년을 기념한 홍원표 작가의 ‘한가로운 토끼’도 아이는 물론 엄마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 옐로 스페이스에 설치된 ‘에어포켓과 비밥(B’bob)’은 섬유작가 토시코 맥아담의 텍스타일 작품이자 그물놀이터다. 뜨개질을 하듯 손으로 직접 그물을 짜서 완성한 이 작품은 제작에만 1년이 소요됐다고 한다. 이처럼 완벽한 예술작품 위에서 송글송글 이마에 땀이 맺히도록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뿌듯해진다. 어린이체험관에서는 블록과 모래놀이를 즐길 수 있고, 나만의 우산을 꾸미거나 에코백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시즌마다 다채롭게 운영된다.●송암스페이스센터서 별 구경 장흥유원지 내에는 송암스페이스센터도 자리해 길게만 느껴지는 겨울밤을 알차게 보내기 좋다. 해발 450m 계명산 자락에 위치한 송암스페이스센터는 접근성이 좋은 도심 가까이에서 별을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한 주 망원경을 갖춘 천문대 외에도 돔으로 된 반구형 스크린에서 다양한 천문 현상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플라네타륨, 실제 우주인이 된 것처럼 실감 나는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챌린저 러닝센터, 여유롭게 하룻밤을 머물며 낭만적인 밤하늘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숙소와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갖췄다. 현재 토요일에만 운영되는데, 별빛패키지를 이용하면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대에 올라 디지털 플라네타륨과 로봇 공연 등 특별 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여행작가
  • 겨울밤 광화문광장, 빛과 음악에 취하다

    겨울밤 광화문광장, 빛과 음악에 취하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를 화려한 빛과 음악으로 채울 ‘서울라이트 광화’가 19일 첫 불을 밝힌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조성에 맞춰 올해 처음 선보이는 서울라이트 광화 행사를 19~31일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광화문광장 전역과 인근 건물 3곳에서 연다고 18일 밝혔다.서울라이트 광화의 메인 행사인 ‘시그니쳐 쇼’는 매시 정각 10분간 진행된다.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6m 길이의 조명기둥 22개에서 빛줄기가 밤하늘을 향해 뻗어 나오고, 주변 3개 건물(세종문화회관·KT빌딩·대한민국역사박물관) 입면과 광화문광장의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연결하는 빛의 쇼가 펼쳐진다. 시그니처 쇼가 끝나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외벽과 역사박물관 ‘광화벽화’, 광화문광장 미디어파사드 등 개별 건물에서 미디어아트 쇼를 볼 수 있다. 시민이 직접 작품의 일부가 되는 참여형·체험형 미디어아트 ‘둠칫둠칫 서울’과 ‘시간의 틈’도 운영된다. 시는 서울라이트 광화를 방문하는 시민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했다. 서울라이트 광화를 감상하고 만족도 조사를 완료한 시민에게는 기념품을 증정하고 인스타그램을 통한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야간에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에게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풍성한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라이트 광화 기간 ‘2022 서울 빛초롱’ 행사도 동시에 개최된다. 올해로 14회째인 서울 빛초롱은 그간 청계천 일대에서 진행됐지만 올해는 새롭게 단장한 광화문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함께 하는 동행의 빛’을 주제로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는 광화문 광장 초입부터 세종대왕 동상 구역, 세종로 공원, 광화문 앞 잔디마당까지 광장 전역에 걸쳐 빛 조형물이 설치된다. 전시는 이번 달 31일까지 매일 오후 6∼10시에 운영된다. 전시 공간 사이에는 소상공인이 함께하는 광화문광장 마켓이 열린다. 총 50여개 업체의 부스가 참여하는 광화문광장 마켓은 크리스마스 관련 수공예품과 겨울 먹거리를 판매한다.
  • 크리스마스·연말은 여기 어때… 승무원·소방관과 안전체험하고… 그림 재능나눔하고

    크리스마스·연말은 여기 어때… 승무원·소방관과 안전체험하고… 그림 재능나눔하고

    다가오는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맞아 제주 곳곳에서 의미있는 크리스마스 행사가 펼쳐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소방관·승무원 산타와 함께 항공기 특별체험·무드등 만들기 체험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본부장 박근오)는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제주안전체험관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및 조형물을 설치해 체험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풍성한 이벤트를 선보인다. 특히 체험관 내부에 마련된 크리스마스 포토존에서 119산타로 분장한 소방관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안전 다짐 배지’를 만들어 제공하고, 크리스마스 미니 트리 무드등 만들기 체험도 함께 진행한다. 23일에는 제주항공 승무원과 소방관 산타와 함께하는 항공기 특별 체험교육을 운영하며, 체험이 종료되면 소정의 선물도 제공할 계획이다. 청사 내 설치된 대형LED스크린을 활용한 영상 상영과 크리스마스 캐럴 음악 송출로 연말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청사 외부에는 루돌프 골목길 소방차와 조명 지구본 등 기념 촬영 공간도 마련했다. 안전체험 프로그램 참여는 제주안전체험관 누리집에서 사전에 예약을 해야 가능하나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체험관을 방문하는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제주안전체험관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제주안전체험관 고남기 팀장은 “연말연시와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제주안전체험관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에게 즐겁고 기억에 남는 안전체험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제주출신 작가 23명의 나눔 작은 그림전… 기부·나눔 실천해봐요 작가들의 재능 나눔과 판매금 일부를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는 기부 나눔 실천 전시도 눈길을 끈다. 김만덕재단이 주최하고, 김만덕기념관이 주관하는 2022 나눔 작은 그림전 ‘그림의 온도’로 지난 15일부터 내년 2월 24일까지 김만덕기념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강명순, 강은정, 고인자, 권순미, 김리연, 김용주, 박길주, 박종호 등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 23명이 모인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의사에 따라 참여작가의 재능 나눔이 함께 보태어져 작품이 판매되며, 판매금의 일부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는 기부·나눔 실천 전시이다. 김만덕기념관 강영진 관장은 “각각의 그림이 담고 있는 따뜻한 온기로 보는 사람의 마음의 온도가 올라가길 바라며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겨울밤하늘의 별자리 관측체험하는 별빛교실 제주별빛누리공원은 천문대 접근이 어려운 도서지역 어린이 및 주민들을 직접 방문하여 천체관측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찾아가는 별빛 교실”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우도초등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천체관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큰 호응을 받았으며, 오는 12월 22일에는 오후 7시부터 추자초등학교에서 추자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자리를 준비하며, 27일에는 오후 7시부터 탑동 광장에서 공개 관측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페트병을 활용해 굴절망원경 만들기 체험 등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놀면서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됐다.#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마술쇼, 올해 마지막날에는 신화월드에서 ‘JSW 카운트다운’ 이밖에 오는 22일 제주아트센터에서는 도립제주예술단 2022년 송년 음악회가 열리며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는 센터 로비에서 ‘아트제주 익스프레스: 캐롤’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선 대중들에게 익숙한 캐럴을 다양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마술사 레이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프라임타악기앙상블, 클럽 노래하자 춤추자, 아르모니아 인 제주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캐롤인 실버벨을 비롯해 화이트 크리스마스, 울면 안 돼, Let it snow, 징글벨 등을 연주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유좌석제로 운영한다. 국내 최대 규모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는 MZ세대는 물론 X세대까지 빠져들게 할 ‘JSW 카운트다운 2023’이 30일, 31일에 야외주차장에서 펼쳐진다.
  • 겨울밤 울산교 불빛 유혹… ‘무빙 라이트쇼’

    겨울밤 울산교 불빛 유혹… ‘무빙 라이트쇼’

    울산교에서 야간 무빙 라이트쇼가 펼쳐진다. 울산시는 중구 성남동과 남구 삼산동을 잇는 울산교에서 오는 25일까지 ‘무빙 라이트쇼’를 시범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무빙 라이트쇼는 이 기간 매일 오후 7시, 7시 30분, 8시, 8시 30분 총 4회에 걸쳐 매회 10분씩 진행된다. 시는 ‘울산교 도시빛 아트 특화사업’의 하나인 무빙 라이트쇼를 위해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울산교 상·하부에 무빙 라이트 조명 36개, 업라이트 조명 36개 등을 설치했다. 시는 시범 운영 기간 주변 상가와 시민 의견을 수렴해 보완 작업을 거쳐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울산교와 태화강, 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교는 길이 366m, 폭 8.9m 규모로 1935년 준공됐다. 1994년부터는 보행자 전용 교량으로 전환돼 디자인 개선사업, 배달의 다리 시범사업 등이 이뤄졌다.
  • “졌잘싸” “고맙다 선수들”···뜨거운 겨울밤 월드컵 마지막 함성으로 물들인 시민들

    “졌잘싸” “고맙다 선수들”···뜨거운 겨울밤 월드컵 마지막 함성으로 물들인 시민들

    카타르월드컵 16강으로 마무리광화문 광장에 3만 3000명 모여“코로나·이태원 참사 가운데 희망”‘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열광한국 축구대표팀이 6일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에 아쉽게 패했지만 밤새 뜬 눈으로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은 우리 선수들에게 변함없는 응원과 함성을 보냈다. 새벽 시간 알람을 맞춰놓고 생중계 경기를 챙겨본 시민들은 이번 월드컵이 희망을 줬다고 입을 모았다. 영하 3도에 눈까지 내리는 추운 날씨였지만 붉은악마 3만 3000여명은 이날 새벽 담요와 패딩, 태극기로 몸을 감싸고 핫팩으로 손을 녹이며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응원 구호와 노래를 따라 부르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전반에만 4골을 실점하자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서울시가 마련한 한파 쉼터에는 몸을 녹이려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일부 시민은 전반전이 끝난 뒤 발걸음을 돌렸지만 후반 들어 만회골이 터지자 거대한 함성이 광장에 울려퍼졌다. 출근·등교 시간과 경기 종료 시간이 겹치면서 아예 회사나 학교에서 밤을 새며 경기를 관람한 시민들도 있었다. 회사 동료들과 회의실에서 축구를 관람한 이모(31)씨는 “경기가 끝나면 출근하기 힘들 것 같아 아예 회사에서 밤을 새며 경기를 지켜봤다”며 “16강에 오른 것만 해도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하고 단조롭던 일상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큰 행복을 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대학교 동아리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한 이영진(20)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친구들과 밤을 새면서까지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즐겼던 문화생활은 이번 월드컵이 처음”이라며 “이태원 참사와 코로나로 지쳐있던 국민들에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라는 희망과 울림을 준 선수들에게 졌지만 잘 싸웠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대표팀의 도전은 비록 16강에서 멈췄지만 태극전사가 소환한 ‘중꺾마’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친구집에 모여 경기를 관람한 대학원생 신훈(26)씨는 “처음에는 순수한 재미로 보기 시작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이 더 커졌다”며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면서 우승 후보였던 포르투갈을 이기자 16강전을 앞둔 국민들도 ‘브라질이 축구를 잘하면 뭐 어때, 해보자’라는 마음이 생긴 듯해 덩달아 힘이 났다”고 전했다.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이모(26)씨는 병동 텔레비전을 통해 틈틈이 대표팀을 응원했다. 이씨는 “코로나 이후 환자와 보호자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를 가까이에서 지켜봐왔는데 이번 월드컵이 전국민에게 위로가 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웃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16강 경기가 끝난 후 페이스북에 “여러분이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 준 드라마에 모든 국민의 심장이 하나가 되어 뜨겁게 뛰었다. 이제 대한민국 축구가 넘지 못할 장벽은 없다”고 대표팀을 격려했다. 대통령실은 이르면 8일쯤 윤 대통령이 귀국한 축구 국가대표팀과 오찬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 연말 빛의 유혹 속으로… 전국 도심·관광지 야간경관 연출

    연말 빛의 유혹 속으로… 전국 도심·관광지 야간경관 연출

    연말 밤거리 빛의 유혹이 시작됐다. 전국 지자체가 연말을 맞아 도심과 관광지에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해 한겨울 밤 볼거리를 제공한다. 울산 남구는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삼산동 디자인거리 등 3곳의 야간경관 조명을 밝힌다고 3일 밝혔다. 남구는 지난 1일 삼산 디자인거리를 시작으로 5일 바보사거리, 8일 왕생이길 순으로 야간경관조명 점등식을 한다. 삼산 디자인거리에는 대벽천 미디어 은하수와 대형 루미나리, 포토존 등에 희망의 불이 밝혀졌다. 바보사거리에는 루미나리에, 일루미네이션, 사거리 천장 LED 조형물이 설치됐다. 왕생이 길에는 LED 장식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LED 수목 조형물, 가로수 등에 조명이 설치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부산시설공단은 오는 5일부터 시민공원과 어린이대공원 등 지역 대표 도심공원의 조명을 밝힌다. 부산시민공원에서는 오는 5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부산 희망드림 빛축제가 열린다. 점등식은 5일 오후 6시 시민공원 문화예술촌 삼거리에서 진행된다. 방문객들은 별빛길, 눈설레길, 별자리길, 희망길, 우리길, 소원길 총 6개의 테마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이어 6일에는 어린이대공원 정문 광장에 조성된 ‘빛과 추억이 함께하는 블링 블링 산타 마을’이 방문객을 맞는다. 방문객들은 빛으로 꾸며진 크리스마스트리, 꽃밭과 함께 다양한 포토존도 만나볼 수 있다. 연말까지는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매시간 10분마다 진행되는 ‘스노 타임’(snow time)을 통해 레이저로 눈이 내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경남 진주시는 오는 10일 오후 2시부터 진양호공원 후문 꿈키움동산 앞 다이내믹광장에서 ‘크리스마스 빛축제’를 개최한다. 이날 축제 무대인 다이내믹 광장에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눈 내리는 잔디밭 및 크리스마스 장식 나무 등 포토존이 설치된다. 산타 하모와 함께하는 기념 촬영 행사도 열린다. 충남 당진시는 오는 14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겨울밤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삼선산수목원 겨울빛축제’를 연다. ‘자연과 빛’을 주제로 한 다양한 경관조명으로 연말연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감성적이고 감동이 있는 풍경과 볼거리를 선사한다. 축제 운영 시간은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이다. 서울관광재단은 오는 19일부터 31일까지 13일간 서울 빛초롱을 운영한다. 올해는 청계천이 아닌 광화문광장이 빛 조형물로 꾸며진다. 연말연시를 빛낼 따뜻한 빛 조형물 전시는 물론,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광화문광장 마켓도 운영된다. 시민들이 서울 빛초롱 전시와 함께 따스한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진행될 예정이다. 강원 강릉시도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월화거리와 소올택지, 유천택지 등 관광지와 도심의 경관조명을 밝힌다.
  • “서초에서 겨울밤 클래식 공연 즐기세요”…실내악축제 개최

    “서초에서 겨울밤 클래식 공연 즐기세요”…실내악축제 개최

    문화예술도시 서울 서초구에서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클래식 공연이 겨울 밤 펼쳐진다. 서초구는 오는 9일 오후 7시 ‘2022 서초실내악축제 송년음악회 피날레’ 공연을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연다고 2일 밝혔다. 서초 실내악축제는 국내 최장수 지자체 프로그램인 서초 금요음악회의 하나로, 청년예술인들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하고 민간 공연장 운영활성화에 기여하고자 구에서 마련한 사업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서초 실내악축제의 연말 기획 공연으로, 서초 실내악축제에 참여했던 팀 중 우수 3팀이 참여한다. 송년음악회인만큼 슈베르트, 텔레만 등의 클래식 명곡과 함께 오 홀리 나이트(O holy night), 산타클로스 이즈 커밍 투 타운(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등의 크리스마스 노래들로 구성됐다. 해당 공연은 온라인 사전예매로 진행되며 관람을 원하는 구민들은 서초구청 홈페이지의 예약링크 또는 홍보 포스터 하단의 QR코드를 스캔해 예약이 가능하다. 지난 2019년 처음 시작된 서초실내악축제는 올해 총 70팀의 청년예술인이 참여해 70회의 공연이 진행됐다. 또한 공연에 참여하는 청년예술인들은 1인당 최대 30만원, 1팀당 최대 120만원의 공연료를 서초구에서 지원받는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음악에는 힘이 있다. 음악은 꿈을 꾸게 해주고, 슬픔을 위로해주며, 인생을 함께하는 친구같은 존재이다. 클래식 명곡들과 함께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희망을 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금천구립여성합창단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만남

    금천구립여성합창단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만남

    서울 금천구는 금천구립여성합창단이 12월 2일 금나래아트홀에서 21번째 정기 연주회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주회의 부제는 ‘쉼 그리고 다시’이다. 클래식 음악과 합창 음악,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들을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첫 번째 스테이지 ‘시 음악이 되어 만나다’ 에서는 ▲비단안개 ▲별 ▲못 잊어 등의 곡들을 선보인다. 우리말 가사의 아름다운 시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울릴 예정이다. 두 번째 무대는 자연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느낌의 곡들이 준비돼 있다. ▲어느 가을날의 만남 ▲번개 ▲Ye shall have a song 등의 곡들로 자연과 음악의 만남을 선사한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 ▲걱정말아요 그대 ▲새들처럼 ▲찐이야 등의 곡들을 부를 예정이다. 합창 무대와 더불어 현악 4중주 ‘안음’ 앙상블의 초청 연주도 준비돼 있어 클래식 음악과 합창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문화도시 금천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구립 여성합창단의 모든 임원 및 단원분들께 감사를 표한다”라며 “구민들께서 가족이나 가까운 분들과 함께 오셔서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겨울밤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제주 겨울의 10色 중 당신은 어떤 색깔에 빠졌나요?

    제주 겨울의 10色 중 당신은 어떤 색깔에 빠졌나요?

    당신은 제주의 겨울을 만났을 때 어떤 색깔과 사랑에 빠졌나요. 제주관광공사(사장 고은숙)는 성큼 다가온 겨울 제주에서 즐기기 좋은 ‘제주 겨울의 색’을 테마로 ‘2022년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제주 겨울의 품격’을 16일 발표했다. #주황색- 귤빛으로 물든 제주의 겨울 ‘제주감귤과 만감류’ 제주 겨울, 제일 먼저 떠오르는 모습은 시골 마을 돌담 위로 주렁주렁 매달린 잘 익은 주황빛의 감귤 아닐까. 예나 지금이나 제주의 겨울에 감귤이 빠질 수 없다. 감귤이 제철인 겨울에는 감귤따기 체험과 감귤 카페를 찾는 여행객으로 북적인다. 귤모자 쓰고 감귤밭에서 찍는 사진 한 장은 겨울 제주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코스다. #민트색-일렁이는 민트빛 향연 ‘드라이빙 겨울바다’ 겨울이면 일렁이는 민트빛 파도에 부서지는 하얀 물보라가 더욱 웅장하다. 제주도 섬 둘레를 따라 약 253㎞에 걸쳐 수많은 절경을 품은 해안도로를 만나보자. 드넓은 백사장과 에메랄드 빛 바다를 품은 월정리해안도로(김녕오조해안도로). 김녕에서부터 성산 오조리까지 이어지는 긴 해안도로이다. 차에서 잠시 내려 커피 한잔 마시며 제주 겨울 바다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차고 넘치도록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소금빌레라 불리는 제주식 돌 염전의 자취가 남아 있는 하귀·애월해안도로. 오랜 세월 거센 파도의 풍화를 겪은 기암절벽이 바다와 접한 해안도로를 따라 줄을 잇는다. 다채로운 바다 풍경은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이 길을 지날 때는 차창을 열고 드라이브를 즐겨야 제격이다.#하얀색-하얗게 뒤덮인 겨울왕국‘한라산 눈꽃 트레킹’ 겨울이면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에도 한라산 고지대는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다. 한라산 등반의 베이스캠프로 해발 900m에서 시작하는 성판악 코스. 정산인 백록담 높이가 해발 1950m이니 마력적인 모습에 끌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만만하지 않다. 윗세오름 정상으로 다가가면 아름다운 구상나무숲이 눈 앞에 펼쳐진다. 가능하다면 조금 더 힘을 내 영실코스까지 걸어보자. 윗세오름·영실 구간은 설문대할망의 아들들이 굳어 이뤄졌다는 오백장군 바위의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룬다. #초록색-겨우내 바래지 않는 초록빛 ‘녹차밭, 그리고 차 한 잔의 온기’ 제주 녹차밭의 상징인 ‘오설록티뮤지엄’은 녹차밭 외에도 뮤지엄투어, 티라운지, 티클래스 등 온종일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오설록 옆 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에서는 제주 감성을 담은 소품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제주피크닉세트도 준비되어 있어 녹차밭에서의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선사한다. 성읍에 위치한 ‘오늘은 녹차한잔’은 한라산과 영주산을 배경으로 한 멋진 뷰를 자랑한다. 녹차밭 한가운데 있는 동굴이 SNS 인생샷을 찍는 명소로 유명하다.#빨강색-제주를 붉게 물들인 레드 카펫 ‘동백꽃’ 제주 겨울에 생기를 불어넣는 꽃 동백. 사랑스러운 애기 동백과 짙붉은 토종 동백이 개화 시기를 달리하며 제주 겨울을 밝힌다. 남원읍 위미리의 동백군락지와 동백수목원, 동박낭카페, 그리고 신례리의 동백포레스트 등 동백꽃을 볼 수 있는 명소가 참 많다. 그중 서귀포 신흥2리 제주동백마을은 골목골목 피어난 동백꽃으로 한적한 마을 길이 레드 카펫을 깔아놓은 듯 여행자의 마음마저 붉게 물들인다. #검은색-검은 현무암 겹겹이 쌓아 올린 제주의 상징 ‘돌담’ 제주의 상징과도 같은 검은 현무암. 돌담은 집집마다 무심한 듯 정교히 쌓아 올려놓은 게 제주 사람을 닮았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엉성해 보이지만 거센 비바람에도 쓰러지는 법이 없다. 차가워 보이는 돌담이지만 무엇보다 강인하고 따뜻하게 온기를 품어낸다. 제주 돌담은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를 보인다. 바닷가 주변 마을인 한림, 한경, 구좌읍 동복리의 경우 돌이 둥글고 올망졸망한 것이 특징이다. 구좌읍 세화와 상도리는 밭의 면적이 작아 돌담이 곡선의 멋을 풍긴다. 한경면 청수리 등 곶자왈 지역에서는 화산탄으로 구멍이 숭숭 뚫린 돌담이 쌓여있다. 이런 돌담길의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 있다. #푸른색-겨울 하면 등푸른 방어가 제맛 ‘방어’ 겨울이면 제철을 맞은 방어의 인기로 모슬포 바당이 북적인다. 방어는 제주에서 나는 겨울철 최고의 진미다. 깊은 바다를 유영하며 거센 조류를 헤치며 살아가는 방어는 살이 차지고 단단해 쫄깃한 식감과 더불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1월이면 제주에는 방어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1월 26일부터 12월 25일까지 모슬포항 일원에서 개최된다.#별빛-반짝반짝 빛나는 무병장수의 희망 ‘노인성’ 노인성(카노푸스)은 남반구에서 아주 밝게 빛나지만 우리나에서는 관측이 쉽지 않다. 옛 문헌을 보면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신령스러운 별로 이 별을 본 지역에서는 임금에게 고하라고 했을 만큼 굉장히 상서로운 일로 여겨졌다. 노인성을 한 번이라도 보면 무병장수하고 3번을 보면 백수를 누린다고 전해지고 있다. 노인성은 고도가 낮아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한라산 이남 지역 서귀포에서만 볼 수 있는 겨울철 별자리이다. 겨울밤 노인성을 만나고 싶다면 서귀포 삼매봉을 추천한다. 서귀포 도심 시민공원이 된 삼매봉은 예로부터 노인성을 보던 조망대였다.#미색-땅의 색 땅의 힘, 제철에 먹는 겨울 보양식 ‘메밀, 꿩요리’ 제주는 우리나라 메밀 최대 생산지이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이모작이 가능한 메밀은 늦은 가을 수확해 겨울에 더 맛있다. 제주에서는 빙떡, 메밀수제비, 메밀범벅, 메밀묵 등 메밀가루를 사용한 몸국과 접짝뼈국까지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메밀은 제주 사람들에게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있는 중요한 음식이자 산후조리 및 집안 대소사에 올릴 정도로 제주인의 삶에 깊게 스며있다. 지금도 제주의 산간이나 들판에서 볼 수 있는 꿩은 예부터 제주인의 사랑하는 겨울 보양식이다. 좁쌀감주에 꿩고기를 넣고 졸인 꿩엿, 꿩고기를 얇게 저며 육수에 익혀 먹는 샤브샤브, 꿩고기를 넣은 만두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오색- 희망찬 2023을 꿈꾸다 ‘새해맞이’ 지난 2년간 비대면으로 개최되었던 성산일출축제가 2022년 12월 30일부터 2023년 1월 1일까지 3일간 대면 행사로 진행된다. 2023년 1월 1일 새벽 성산일출봉 새벽 등반도 정상 운영된다고 하니, 바다의 파도에 해묵은 감정과 기억을 실어 보내고 성산일출봉 위로 찬란하게 떠오르는 장엄함 일출과 함께 새해의 감동을 직접 느껴보자. 제주관광공사의 2022년 겨울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은 제주 공식 관광정보 포털인 비짓제주(www.visitjeju.net)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 [아하! 우주] ‘영하 86°C’ 화성의 겨울을 견디며…인저뉴어티 30번째 비행

    [아하! 우주] ‘영하 86°C’ 화성의 겨울을 견디며…인저뉴어티 30번째 비행

    머나먼 화성 땅에서 2달 넘게 날지 못하고 움츠리고 있던 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가 30번째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NASA는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인저뉴어티가 짧은 비행을 마쳐 총 30번째로 화성 하늘을 날아올랐다고 밝혔다. 이번 30번째 비행은 그러나 기념비적인 업적과는 달리 다소 초라한 날갯짓으로 기록됐다. 화성 표면에서 약 5m 떠올라 2m를 이동하는 총 33초의 비행이었기 때문. 앞서 인저뉴어티는 25번째 비행에서 총 704m를 최고시속 19㎞(초속 5.5m)로 멋지게 날아오른 바 있다.물론 인저뉴어티의 이번 비행은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다. 인저뉴어티의 화성 비행은 지난 6월 11일 29번째 비행이 마지막이었다. 오랜시간 비행하지 못한 있는 이유는 현재 인저뉴어티가 머물고 있는 예제로 크레이터가 겨울에 접어들어 배터리를 충전할 만큼 충분한 햇빛을 받지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제로 크레이터는 겨울밤에는 -86°C라는 극한의 온도까지 떨어진다. 여기에 인저뉴어티 태양전지판에 먼지까지 쌓이는 것도 골칫거리다.인저뉴어티 미션팀은 "여전히 인저뉴어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번 비행을 시도했으며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18일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실려 화성에 도착한 인저뉴어티는 2개월 후인 4월 19일 지구 밖 행성에서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40초 동안 3m까지 상승했다가 착륙하는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놀라운 점은 당초 인저뉴어티가 총 5번의 시험 비행만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는 점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현재 30번째 비행을 돌파했다.동체가 티슈 상자만한 인저뉴어티는 너비 1.2m, 무게는 1.8㎏으로 혹독한 화성 환경에서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저뉴어티는 지구 대기의 1% 정도로 희박한 화성 대기층에서 날 수 있도록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날개 4개가 분당 2400회 회전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보통 헬리콥터보다 약 8배 빠른 속도다. 인저뉴어티에는 2개의 카메라와 컴퓨터, 내비게이션 센서가 탑재되어 있으며, -90°C까지 떨어지는 화성의 밤 날씨를 견디기 위해 태양열 전지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인저뉴어티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만 과학도구는 탑재하고 있지 않다. 이는 인저뉴어티가 화성의 공중 탐사를 위한 길을 열어주기 위해 고안된 기술 시연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 앞마당처럼 드나들며 쌓은 중국 이야기… 그의 서가는 대륙 펼친 ‘역사 놀이터’다 [김언호의 서재탐험]

    앞마당처럼 드나들며 쌓은 중국 이야기… 그의 서가는 대륙 펼친 ‘역사 놀이터’다 [김언호의 서재탐험]

    2012년 ‘중국인 이야기’를 써내기 시작하면서 저자 김명호(전 성공회대 교수)는 “40년 가까이 중국은 나의 놀이터였다”고 했다. “책·잡지·영화·노래·경극과 새벽 시장, 크고 작은 음식점 돌아다니는 것이 나의 행로였다.” 중국 근현대사 주역들의 사상과 행동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중국인 이야기’는 현재 제9권까지 출간됐다. 중국을 자기 바깥마당처럼 드나드는 김명호가 아니고는 써낼 수 없는 내용일 것이다. ●이야기로 풀어내는 중국사 내가 김명호 교수를 본격적으로 대면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은 2009년 4월이었다. 한국·중국·일본·대만·홍콩의 인문출판인들이 동아시아 출판공동체·독서공동체의 실현을 모색하는 동아시아출판인회의의 여강(麗江)회의에서였다. 중국 측이 김 교수를 초청했던 것인데, 그때 나는 “그래,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야!”라고 소리쳤다. 전 22권의 ‘이이화·한국사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전 15권을 펴내면서, 나는 ‘중국인 이야기’를 궁리하고 있었다. 대형의 ‘이야기’ 3부작 기획이었다. 여강 이후 나는 김명호 교수를 매일처럼 만나고 있다. 그에게 몇 시간이고 중국과 중국인 이야기를 듣는다. 그의 방대한 독서세계에 빠진다. 만나지 못하면 전화를 건다. 30분, 한 시간씩 통화가 이어진다. 심야를 가리지 않는다. 여강 이후 독서인 김명호와 출판인 김언호가 만나고 통화한 횟수가 수천일 것이다. 나의 ‘출판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가 김명호다. 어느 날 밤늦게 전화 걸면 북경(北京)에서 받는다. 대만에서, 홍콩에서 받는다. 책 보러 왔다 한다. 그의 일상적인 중국체험이다. 중국의 역사와 인물, 인문·예술과 놀고 있다. 김명호의 이야기마당에 나는 고수가 된다. 추임새로 그의 이야기를 받아 낸다. ●‘난독의 시대’ 김명호는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할아버지가 계시는 서울 효자동 한옥 사랑방에서 청전 이상범 화백, 윤제술 국회 부의장 같은 어른들이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이었다. 서가엔 한적(漢籍)들이 즐비하게 꽂혀 있었다. 수십 권에 이르는 ‘증국번가서’(曾國蕃家書)가 서가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한 증국번의 ‘가서’가 그렇게 중요한 책인 줄은 한참 후에야 알았다. 함석헌 선생의 사상적 자서전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를 중학교 때 읽었다. 세종문화회관 그 자리의 시민회관에서 열린 함 선생의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강연도 들었다. 고등학교 시절 을유문화사가 펴낸 ‘세계문학전집’과 ‘한국문학전집’을 읽었다. 1945년 해방부터 1950년 한국전쟁까지 쏟아져나온 진보적인 책들을 읽으려 했다. 서울신문사에서 출간된 홍명희의 세로쓰기 ‘임꺽정’을 완독했다. 현암사에서 펴낸 ‘최남선전집’과 신구문화사의 ‘한용운전집’, 일지사의 ‘조지훈전집’을 읽었다. 신구문화사의 베스트셀러 ‘한국의 인간상’, ‘세계의 인간상’을 읽었다. 신구문화사의 ‘전후세계문학전집’과 ‘전후한국문학전집’은 표지와 장정이 참 현대적이었다. ‘탐구신서’를 탐독했다. 김명호에게 1960년대는 ‘난독’(亂讀)의 시대였다. 1970년대 대학 시절부터는 역사·사회과학 책들을 읽었다. 이기백·천관우·송건호·강재언·리영희·김열규가 그 저자들이었다. 일제 말 ‘조선과학사’를 써낸 민족사학자 홍이섭의 난삽한 ‘한국사의 방법’을 읽었다. “이병주 소설 좋아했습니다. ‘산하’ 재미있지요. 책머리에 실린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는, 이병주가 아니면 생각 못할 메시지가 아닐까 했습니다. ‘행복어사전’도 좋았어요. 이병주 소설 하면 역시 ‘지리산’과 ‘관부연락선’이지요. ‘지리산’은 진주에서 읽어야 해요. 서울에선 그 맛이 나지 않아요. 난 노신의 소설보다 ‘잡문’을 좋아하는데, 북경의 겨울밤에 읽어야 노신을 더 느낄 수 있습니다.” 1980년대는 금서의 시대였다. 출판인들과 책들이 권위주의 권력과 싸우던 시대였다. “금서들 거의 다 읽었습니다. 신동엽의 ‘금강’도 읽었습니다.”●중국으로 이끈 앙드레 말로 독서인 김명호는 어떻게 중국을 만났을까. “‘을유세계문학전집’에 들어 있는 앙드레 말로의 ‘인간의 조건’과 ‘정복자’를 읽고 중국공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두 소설은 홍콩·광동 파업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국을 전공하기 위해서는 한문을 공부해야 했다. “1970년대 초 청명 임창순 선생이 개설한 태동고전연구소에 가서 한문공부를 했습니다. 파고다 공원 근방에 있었지요. 봉은사로 가서 동초 이진영 선생에게 한문을 배웠습니다. 뚝섬 나루터에서 배 타고 봉은사로 건너가는 공부길이었습니다. 봉선사에 계시던 운허 스님도 만났지요. 1970년 초부터 1972년 2월 군입대 전날까지 봉은사를 다녔는데, 그때 봉은사에서는 ‘팔만대장경’ 국역작업이 진행됐고, 운허 스님이 역장(譯長)이었습니다. 제대 후엔 민족문화추진회에서 2년간 한문공부를 했습니다.” 1980년대에 김명호는 주말이면 홍콩과 대만에 가서 살았다. 경상대에서 6년, 건국대에서 4년을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이었다. 격동하는 중국대륙을 읽고 체험하는 것이었다. 방학 땐 아예 거기 가서 놀았다. 홍콩은 중국을 체험할 수 있는 자유지대였다. 중국대륙의 내면을 깊게 관찰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정보와 이론을 담아내는 다양한 잡지들을 접할 수 있었다. 1989년 4월 15일 북경의 천안문(天安門)광장에서 대학생과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공산당 정부는 군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했다. 6월 4일 진압이 끝나는 천안문광장은 붉은 피가 흘러넘쳤다. 한국지식인들을 비롯한 많은 국외자들은 중국공산당의 운명을 비관적으로 예측했다. “난 중국공산당이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동안 읽고 관찰한 결과 중국공산당이 그렇게 허약하지 않다고 확신했습니다.”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의 민국시대는 중국문화의 전성기였다. 이 시기의 사상가·혁명가·문학가들의 문집·전집을 주력해서 읽었다. “‘장개석일기’는 정말 흥미롭습니다. 장개석은 죽기 전날까지 일기를 썼는데, 늘 반성한다면서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교수 사직하고 서점인이 되다 1990년 3월 1일, 서울 동숭동에 대형 중국전문서점이 문을 연다. 1992년 8월 24일 중국대륙과 수교하기 한참 전이었다. ‘북경삼련’과 ‘홍콩삼련’에 이어지는 ‘서울삼련’이었다. 교수 김명호는 학교를 사직하고 서점인이 됐다. “1980년대 내가 홍콩삼련을 드나드는 것을 그쪽에서 주의 깊게 보았던 것 같아요. 많은 책들을 구입하면서 한 번도 할인해 달라 하지 않은 나는 그들에게 특별한 손님이었던가 봐요. 하루는 동수옥(董秀玉) 대표가 날 보자고 했어요. 그날 동수옥 대표의 안내로 각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동수옥 대표와 깊은 만남이 이루어지지요. 나에 대한 그의 신뢰와 권유로 서울삼련을 열게 됩니다.” 한중문화교류사에서 한 차원을 높이는 서울삼련의 개관으로 한국의 지식인들은 중국출판의 깊이와 넓이를 서울에서 체험할 수 있게 됐다. 개관하면서 서울삼련에 비치된 책이 8t 트럭 20대나 되는 분량이었다. 해마다 5~6회씩 책을 들여왔으니, 엄청난 양의 서점이었다. 해외에 있는 중국서점 가운데 책의 수준과 규모 면에서 가장 큰 서점이었다. 안목 있는 연구자·지식인·예술가들에게 서울삼련의 등장은 가히 문화사적 사건이었다. 화가 서세옥·송영방·정탁영,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용희가 단골이었다. 수교가 되면서 중국과의 내왕이 자유로워졌다. 1999년 큰 적자를 내고 문을 닫지만, 서울삼련은 중국의 중요 인사들이 방한하면 으레 들르는 코스가 됐다. 비치된 책들의 수준을 중국인들도 놀라워했다. “서울삼련의 10년은 참으로 귀중한 기회였습니다. 전설 같은 중국의 예술가·지식인들을 만나게 됩니다. 서점을 방문하는 중국인사들과 ‘문화친구’가 됩니다. 화가 황영옥(黃永玉), 서예가 계공(啓功)과 황묘자(黃苗子), 사상가 이택후(李澤厚), 만화가 정총(丁聰) 같은 거장들과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지요. 중국인들의 심연을 알게 됩니다.” 북경의 지화사(智和寺)에 보존돼 있는 ‘건륭판 대장경’의 탁본을 1억원도 더 주고 수입했다. 책 자체가 부처님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담고 있기에 법보(法寶)다. 해인사 ‘팔만대장경’과 함께 ‘동방의 유이(有二)’한 존재다. 지금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문화유산이다. 김 교수는 서점을 닫으면서 ‘건륭판 대장경’을 승가대학에 시주했다. 서점의 재고들을 반품하지 않고 7개 대학에 기증했다. ●저자 김명호와의 특별한 여행 김명호 교수는 지금 파주서재 말고 서울에 제2의 서재가 있다. 상도동엔 서고가 있다. 서울삼련을 끝낸 후 다시 컬렉션한, 엄청난 수준의 책들이다. 나는 김 교수에게 ‘중국인 이야기’를 끝내면, 김 교수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로 ‘중국책 특별전’을 해보자고 하고 있다. ‘중국인 이야기’ 제1권을 펴낸 그해 여름, 나는 ‘중국인 이야기’ 독후감 대회를 열고 재미있는 독후감을 보내 준 독자들과 북경을 가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저자 김명호 교수와의 특별한 여행이었다. 그는 북경의 뒷골목까지 훤히 알고 있었다. 저명한 정치가·예술가·지식인들이 어느 골목에 살았는지. 유서 깊은 사가(史家) 골목을 걸으면서, 이 집은 한때 국가주석이었던 화국봉(華國鋒)의 집이고, 그 옆집이 외교부장 교관화(喬冠華)가 살던 집이라고 했다. 우리 일행은 외교관들이 드나드는 식당 ‘열빈’(悅賓)에 가서 식사할 수 있었다. 열빈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 제1호 민간식당’이다. 북경의 구석구석을 서울처럼 아는 김명호는 그래서 ‘중국은 나의 놀이터’라고 말한다. 장대한 역사공간에서, 책들의 숲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문협(文俠) 김명호의 이야기를 우리는 더 듣고 싶어 한다.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여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

    여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

    “야~, 여름이다!” 올 여름 제주에 올 때 ‘여기, 이것’에 안 빠지면 후회합니다. 8일 제주관광공사(사장 고은숙)는 코로나 이후 일상회복 속 2년여 만에 맞이한 올 여름, 제주에서 즐기기 좋은 여행 콘텐츠를 테마로 ‘2022년 여름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 ‘다시, 제주 여름에 빠지다’를 발표했다. #끝없는 백사장 위로 드리워진 에머랄드 빛 실크로드 ‘협재해수욕장’ 제주 바다는 두 종류다. 예쁜 바다와 좋아하는 바다. 바다마다 분위기가 달라 취향에 맞는 바다를 발견할 수 있는 기쁨이 제주 바다에 있다. 세화, 김녕 등 동쪽 바다가 자유로움이 넘치는 보헤미안 스타일이라면 협재, 판포 등 서쪽 바다는 보기만 해도 명랑하고 유쾌하다. 그중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바다가 협재해수욕장이다. 비양도를 품고 있는 협재 해수욕장은 금능해수욕장과 찰싹 붙어있는데,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썰물 때면 은빛 모래밭이 신비한 융단처럼 바다를 향해 달려간다. 산호빛 바다가 백미.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김우빈과 한지민의 풋풋한 사랑 무대도 이 근처다.#제주의 독특한 지형과 함께 잊지 못한 여름 추억 한 장 ‘사계해변+설쿰바당, 황우지 해안, 닭머르 해안길’ 유네스코로부터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제주의 독특한 지형을 담은 인생 샷을 원한다면 꼭 기억해야 할 곳이 있다. 용머리해안 일대와 사계 포구에 이르는 설쿰바당은 갈색 모래와 검은색 모래가 단단하게 굳어진 갈색 모래와 검은색 모래 바위 사이로 숭숭 뚫린 구멍이 이국적인 곳이다. 암석이 둥근 형태로 둘러져있고 암석 아래쪽으로 바닷물이 계속 순환되면서 만들어진 황우지 해안(서귀포 서홍동)은 에메랄드 빛 바다를 품고 있다. 마치 닭이 흙을 파헤치고 그 안에 들어앉은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닭머르 해안길(조천읍 신촌)은 아름다운 해안선과 함께 저녁노을을 담을 수 있는 최고 스폿으로 꼽힌다. #촉촉한 물 안갯속 한 폭의 진경산수화 ‘소정방폭포’ 장수를 기원하던 옛사람들이 겨울밤 서귀포에 떠오른 노인성을 보기 위해 애썼다면, 여름에는 폭포수를 맞기 위해 줄을 섰다. 300m가량 떨어진 정방폭포보다 규모는 작지만 물이 바다로 바로 떨어져 흘러드는 신기한 모습의 소정방폭포. 폭포 높이가 7m 정도로 낮지만 백중날(음력 7월 15일) 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면 일 년 내내 건강하다는 속설이 있어 물맞이 장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이 물을 맞으면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제주 올레 6코스 중간에 있다.# 한여름 뼛속까지 스며드는 짜릿한 시원함 ‘논짓물, 삼양 셋다리물, 도두 오래물’ 한라산에 스며든 비가 대수층을 흘러 바닷가 마을에서 솟아오르는 것은 용천수라고 한다. 지하에 오래 머물렀던 물이라 얼음처럼 시원한데, 이를 활용해 목욕탕이나 여름 물놀이 장소로 만든 곳들이 있다. 서귀포시 하예동 논짓물, 삼양 셋다리물, 도두 오래물 등이 유명하다. #푸른 바다 거북과 함께 추는 딥 블루스 ‘수중비경-문섬, 섶섬, 범섬’ 매년 10만 명이 찾을 정도로 ‘다이버들의 천국’ 제주. 특히 스쿠버다이빙 메카로 불리는 서귀포 앞바다에는 분홍바다맨드라미 군락을 비롯해 제주 고유종, 다양한 산호, 건강한 해양생물들을 볼 수 있다. #제주가 바다 위에 그린 또 다른 섬 하나 ‘우도’ 제주가 품고 있는 섬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섬 우도. 이번에는 오스트리아 최고 작가의 작품을 품었다. 강렬하고 담대한 선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대표 작가이자 건축가, 환경운동가인 훈데르트 바서를 테마로 한 건축물이 우도에 자리를 잡았다. 훈데르트 바서 파크는 훈데르트 바서 뮤지엄, 리조트 공간인 훈데르트 바서 힐즈, 갤러리, 카페 등이 모인 복합 공간이다. 절제와 여백이 특징인 동양화와 꼭 닮은 우도를 배경으로 서양 예술이 스며들었다. #누구나 모델이 되고 누구나 시인이 되는 ‘신창풍차해안도로’ 언제 어디서든 멋있는 석양의 유일한 단점은 모든 풍경을 하나의 색감으로 통일시켜 풍경의 질감까지 획일화시킨다는 것. 신창풍차해안도로에서는 다르다. 석양을 받아 고유한 질감은 신비한 아우라까지 띤다. 특히 바닷가를 따라 줄지어 있는 풍력발전기를 지나는 드라이브 코스도 이국적이지만, 그 끝에 펼쳐지는 차귀도의 풍경은 예술에 가깝다. #슬기로운 제주 생활, 밤마저 아름다운 제주 여름 ‘캠핑, 야밤버스’ 밤이 되면 제주는 심심해진다는 말은 옛말이다. 제주 밤을 밝히는 다양한 시도들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서는 이호테우등대, 도두봉트레킹, 어영해안도로, 산지천, 동문재래시장을 연결하는 야밤버스를 운영한다. 여름 테마코스는 6월 3일부터 10월 1일까지 매주 금, 토요일 1회씩 운영하는데 저녁 6시 30분 제주국제공항 1층 2번 게이트 앞 3번 버스 정류장에서 출발해 총 2시간 50분이 소요된다. #청정 제주를 담은 청량한 맛 ‘제주삼다수, 한라산소주, 제주맥주’ 평균 22년을 땅에서 머물며 필터링된 제주 지하수는 한국에서 가장 질 좋은 물로 꼽힌다. 경도가 낮은 연수이자 약알칼리성이라 커피나 차를 타도 그 맛이 일품이다. 삼다수 물맛에 한번 빠지고, 70년 전통의 한라산 소주에 다시 빠지고 마지막으로 크래프트 비어인 제주 맥주에 빠지면 그제서야 안다. 제주 세가지 물맛을. #전 국민이 애정하는 어부들의 소울푸드 ‘물회’ 어부들이 고된 노동 도중 잠시 짬을 내어, 갓 잡은 물고기에 장과 밥을 넣고 물에 말아 술술 넘기던 간편식이 물회다. 그래서 물회는 어부들이 잠시 숨 돌리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건강한 패스트푸드이자 어부들의 영혼까지 어루만져 주는 소울푸드다. 여름 제주 바다에서 건져낸 한치, 전복, 뿔소라, 성게, 쥐치 등 신선한 원물에 각종 야채와 시원한 양념 육수가 하나로 모인 물회는 여행객들이 메고 온 여러 고민까지도 한 방에 씻어버릴 수 있는 진정한 소울푸드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시 맞이한 여름, 제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알짜배기 여름 여행지를 소개한다”며 “계절별 추천 10선을 발표하여 숨겨져 있는 제주의 다양한 매력을 홍보하여 제주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완전한 뜰/김유정 · 아리랑 도계/박잎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완전한 뜰/김유정 · 아리랑 도계/박잎

    프레스코화를 중심으로 식물의 힘, 생명과 문명의 관계를 성찰적으로 바라본다. 6월 12일까지 서울 송파구 KS갤러리. 아리랑 도계/박잎 시커먼 분진으로 뒤덮인 도계역 하늘은 무섭게 푸르르고 철로 변을 걷다 보면 저만치 걸어오는 장의사 집 겨울밤 나는 수염이 허연 할아버지께 시린 이야기를 들었다네 산 사람 팔을 자를 수 있어? 그때 갱도가 무너질 때 내가 병갑이 팔을 잘랐으면 살 수 있었어 툭 투둑, 갱이 무너지고 난 차마 도끼를 들지 못했지 유언이 뭐였는지 알아? 마누라 재혼해서 잘 살라고 장성병원 영안실에서 네 살짜리 어린 아들은 제 엄마 소맷자락을 꼬며 웃고 있었어 진눈깨비 내리는 밤 아리랑 고개가 떠나간다 슬픔을 위로하는 법은 시가 지닌 주요한 기능 중의 하나입니다. 인생은 슬픔을 위로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지요. 하나의 슬픔을 극복하고 다가오는 불행을 극복해 나가는 동안 생은 민들레꽃 핀 들판과 호수를 만나게 되겠지요. 긴 꼬리를 단 열차가 무지개 핀 초원을 달리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쏟아 놓는 아픈 이야기는 삶의 회한입니다. 다시 같은 일을 당해도 할아버지는 도끼를 들지 못하겠지요. 진눈깨비 날리는 생의 한 순간순간을 되새김하면서 삶은, 우리네 시는 작은 불빛 하나 간직하지 않겠는지요. 곽재구 시인
  • [이광식의 천문학+] 당신은 ‘하트성운’을 보신 적이 있나요?

    [이광식의 천문학+] 당신은 ‘하트성운’을 보신 적이 있나요?

    한국천문연구원이 5월 18일 제30회 천체사진 공모전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208개 작품이 출품됐으며, 그중 심사 결과 변영준 씨의 ‘하트성운’이 대상을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쌍둥이의 유성'을 출품한 이성모 씨가, 우수상은 '월식 달님께 소원을'을 출품한 배정훈 씨에게 돌아갔다. 천문연의 천체사진 공모전은 사진뿐만 아니라 그림, 동영상까지 함께 공모하며, 주제는 심우주(Deep sky)/지구와 우주/태양계 분야로 나누어 실시된다. 선정 기준은 기술성과 예술성, 시의성, 대중성에 초점을 맞추어 심사하며, 이번 대회에서는 전체 응모작 중 24개 작품이 각 분야의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사진 부문의 지구와 우주 분야에서는 강지수 시의 '겨울밤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금상을 차지했으며, 태양계 분야는 김석희 씨의 '상현달이 금상을, 심우주 분야는 'Rho Ophiuchi cloud complex'의 정병준 씨가 각각 선정되었다. 동영상 부문에서는 안해도 씨의 '달과 화성의 접근'이 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해마다 응모작 수가 늘고 작품들의 완성도가 높아져, 우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향유할 수 있는 예술적 분야로 확장됐음을 실감했다”고 밝히며 "코로나 19로 해외 촬영 사진은 줄었지만, 대신 국내에서 촬영한 심우주 분야 작품들의 기술적 수준이 돋보였다. 또 천체들과 지상 풍경을 조화롭게 구성하여 스토리텔링 기법을 접목한 작품들이 인상 깊었다”고 심사 소감을 전했다. 이번 천체사진 공모전 수상작은 5월 31일부터 8월 28일까지 대전 유성구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 천체관 로비에 전시될 계획이다. 한편, 한국천문연구원의 천체사진 공모전은 아름답고 신비한 천체사진 및 그림,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통해 천문학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자 매년 실시되고 있으며, 수상 작품들은 다양한 천문우주 과학문화 확산의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이다.  공모전 수상작들은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www.kasi.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참고자료 – 수상작] 천문연 홈페이지 수상작 게시 링크 : https://www.kasi.re.kr/kor/education/post/astronomy-contest/29061
  • [길섶에서] 졸업앨범/이동구 논설위원

    [길섶에서] 졸업앨범/이동구 논설위원

    겨울밤 혼술로 오른 취기 때문인지 학창 시절의 사진첩을 뒤져 봤다. 표지마저 너덜너덜해진 사진첩 속에 새겨진 빛바랜 흑백의 인물 사진들. 놀랍게도 고교 시절 교련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포도밭과 바닷가를 함께 누볐던 친구들이 그 속에 남아 있었다. 내친김에 중고교 졸업앨범도 펼쳐 봤지만 느낌은 영 달랐다. 달걀 모양의 배경 속에 박혀 있는 까까머리 소년들은 대부분 낯설었다. 이제는 기억의 저편에서마저 사라져 버린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이름과 추억이 교차하는 친구는 겨우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괜스레 슬퍼지고, 주체할 수 없는 허전함이 밀려들었다. 졸업앨범을 만들 때만 해도 누구나 학창 시절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을 텐데. 속절없는 세월을 보낸 뒤 문득 되돌아보니 만남을 이어 온 친구들이 몇 안 된다는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근래 고교 동창생들의 모임이 잦아진 이유를 이해할 것도 같다. 새삼 그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 겨울밤 4살 딸 버린 엄마 변호인 “정신적 치료 필요”

    겨울밤 낯선 동네 어두운 밤거리에 4살 난 딸을 버리고 달아났던 30대 친모와 범행을 도운 20대 남성이 정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법원에 냈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첫 재판에서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5·여)씨와 지인 B(25·남)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내용이 이례적”이라며 “피고인들의 범행 동기와 범행 당시의 정신적 판단 능력 등에 대해 양형 조사를 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는 “정신적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A씨와 B씨의 진단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곽 판사는 ”양형 조사관에 의한 조사를 한 뒤 결과를 받아보고 다음 기일에 계속 재판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10시쯤 경기 고양시 한 어린이집 앞 이면도로에 딸 C(당시 4세)양을 버리고 달아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B씨는 범행 두 달 전 A씨와 인터넷 게임을 하다가 알게 돼 범행에 가담했다가 같은 혐의로 함께 구속 기소됐다. A씨는 경찰에서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었고 평소 B씨와 게임 채팅방에서 자주 (아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며 “B씨가 ‘그러면 아이를 갖다 버리자’는 식으로 말해 함께 만나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마당] 올해의 시와 소설 앞에서/손택수 시인·노작홍사용문학관장

    [문화마당] 올해의 시와 소설 앞에서/손택수 시인·노작홍사용문학관장

    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청소년과 어린이용으로 리라이팅할 때의 이야기다. 거액의 선 계약금이 지급된 상황에서 출간을 목전에 두고 저자의 머리말을 받기 위해 원주로 간 출판사 대표가 시무룩한 빈손으로 돌아왔다. 투병 중이시라 직접 글을 쓰기 어렵고 계약 건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근 일 년 가까이 끈 그림 작업과 편집부원들의 노고가 하루아침에 무산이 될 위기였다. 그날 밤을 새워 나는 편지를 썼다. 요약건대 문단에 나왔으나 시를 쓰는 것만으로는 끼니를 이어 가기가 힘들어서 출판사 일을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습작기부터 등단 무렵 그리고 첫 책을 낼 때까지의 곤궁한 시절을 마치 고해성사라도 하듯이 고백했을 것이다. 백척간두에 선 자의 절박함이 통했을까. 며칠 뒤 소외된 작가들의 책을 더 많이 내는 출판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머리말이 왔다. 선 계약금 일억원도 못한 일을 선물로 주시고 선생은 보름 뒤에 운명하셨다.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그때로선 파격이랄 수 있는 장편소설 전문잡지의 기획에 참여한 뒤 나는 그 출판사를 떠나올 수 있었다. 이외수 선생의 책을 기획할 때의 이야기다. 얼떨결에 떠맡은 출판사의 대표로서 나는 겨울 눈 내린 화천의 비탈을 외로운 산양처럼 올라가고 있었다. 인쇄소나 지업사 같은 제작처의 압박과 저자들의 인세 독촉 그리고 도매상들의 폐업까지 겹쳐 당장 그달 직원들의 월급을 주기 힘든 처지였다. 그때 내가 선택한 것은 이외수 선생의 말이었다. 글은 이미 대형 출판사들이 관리하고 있을 테니 라디오 DJ로 작가가 세상을 향해 포효하듯 쏟아내는 말들을 묶어 낸다면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문제는 민주화운동 가운데 오랫동안 실천미학을 중시해 온 출판사와 작가 이외수의 심미적 세계 사이엔 아무런 인연이 없다는 것이었다. 내겐 그를 설득할 자본도, 문단의 상징 권력도, 관계망도 없었다. 그에게 제시할 수 있는 거라곤 오직 한 시대의 중심을 뜨겁게 통과해 온 출판사의 이름뿐이었다. 고민을 전해들은 도종환 시인이 만약 대담자가 필요하다면 돕겠다는 약속을 주었다. 밀리언셀러 ‘접시꽃 당신’의 인세 중 많은 부분을 구로노동자문학회 같은 현장이나 ‘노동문학’ 같은 매체운동을 위한 공공재로 쓰는 걸 지긋이 묵인했던 그에겐 동료 문인들이 한 푼 두 푼 모아서 만든 공론장의 위기가 마냥 남의 일로만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뒤이어 춘천에 머물고 있던 최성각 소설가가 중매를 자원했다. 이외수 선생과 문청 시절을 함께 보낸 지음으로서 일의 성사를 위해선 꼭 도움을 받아야 할 분이었다. 그 춥고 험한 화천의 겨울밤 독대를 한 생면부지의 까마득한 후배에게 선생은 예의 그 인연 없음을 들어 즉문즉설하듯 직방으로 캐물었다. 자신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느냐고. 백척간두에서 한 발을 더 내딛듯 나는 박경리 선생께 배운 답을 준비했다. 도와주신다면 외롭고 힘없는 작가들의 소설책을 더 많이 낼 수 있을 거라고, 한국문학 생태계가 그만큼 다채로워지고 건강해지지 않겠느냐고. 시장의 한복판에서 독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으면서도 소비와 교환 가치의 회로 너머에 있는 문학을 잊지 않고자 했던 그분들이 문득 그리워진다. 내 책상 위에는 ‘올해의 시와 소설’, 각종 ‘문학상’ 수상 도서, ‘베스트셀러’로 위계화되고 서열화된 문학장의 언어들이 잔뜩 쌓여 있다.
  • 청계천 겨울밤, 희망의 등불로 물든다… 26일부터 열흘간 ‘서울빛초롱축제’

    청계천 겨울밤, 희망의 등불로 물든다… 26일부터 열흘간 ‘서울빛초롱축제’

    26일부터 열흘간 서울 청계천의 밤이 형형색색의 빛으로 물든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2021 서울빛초롱축제’를 26일부터 다음 달 5일(오후 5~9시)까지 청계천에서 연다고 25일 밝혔다. 청계천 청계폭포부터 장통교까지 약 700m 구간에 83개의 등(燈)이 설치돼 겨울밤을 빛으로 수놓는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빛으로 물든 서울 힐링의 숲’이다. 희망을 등불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을 위로하고 응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느릿나무’, ‘비밀의 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힐링의 숲’을 주제로 한 56세트 83점의 등이 설치된다. 지난 9월 서울관광재단이 주최한 한지 등 공모전 수상작인 ‘별처럼 빛나는 고양이’, ‘도심 숲’, ‘달무리’ 등도 전시된다. 시는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방역 전담 인원을 배치하고, 전시구간 입구엔 방역 게이트를 설치해 발열 체크와 전자출입 명부 작성 등을 거치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축제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온라인 전시로도 열린다. 서울빛초롱축제 공식 AR 전시 홈페이지(www.stolantern-ar.com)에 접속해 주요 작품을 어디서나 AR로 관람할 수 있다. AR 전시를 관람한 뒤 인증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서울빛초롱축제는 팬데믹 시대 지친 시민의 마음에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주제로 기획했다”며 “온·오프라인으로 준비된 축제가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미 부자가문 상속녀가 오스트리아 빈의 레지스탕스 도운 이유

    미 부자가문 상속녀가 오스트리아 빈의 레지스탕스 도운 이유

    영국 런던에 있는 프로이트 박물관은 1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암호명 매리, 뮤리엘 가디너의 특별한 삶’ 기획전을 개최한다. 미국의 부자 집안 출신인데도 어렸을 적부터 사회 불평등에 관심이 많았고, 외톨이로 자유주의를 표방했으며,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뒤 1920년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배우고 싶어 오스트리아 빈을 찾았다가 파시스트들과 나치에 저항하는 지하 레지스탕스에 가담하고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한 용감한 여성이었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주연한 1977년 영화 ‘줄리아’로도 만들어져 레드그레이브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인생에 가장 극적인 장면은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1938년 11월의 어느날 아침이었다. 게슈타포 요원이 찾아와 호텔 객실 문을 노크해 잠에서 깨어났다. 요원은 미국인인 그녀가 이 나라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거냐고 물었다. 그녀는 심장이 쿵쾅대는데도 애써 태연한 척 린츠를 여행하러 왔다고 둘러댔다. 그 뒤로도 추궁이 이어졌지만 그 요원은 결국 물러났다. 요원이 그녀의 정체에 대해 조금 더 조사했더라면 많은 이들의 인생 항로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녀는 1901년 시카고에서 육가공으로 부를 일군 모리스 가문의 일원으로 태어났다. 박물관의 캐롤 시겔 국장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문이 그렇게 막대한 부를 쌓은 반면, 다른 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아주 불공평하다고 느꼈다”면서 이번 기획전이 가디너를 “창업자 어머니”로 모시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곧바로 정치에 지대한 관심을 쏟아 아주 젊었을 적에 여성 참정권 행진을 조직할 정도였다. 1912년 타이태닉호가 침몰하자 부유한 이들의 명단이 대대적으로 신문에 보도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저 “3등칸”으로 묘사되곤 했다. 열한 살의 그녀는 어머니에게 3등칸이 어떤 뜻이냐고 물었고 “보통 사람”이란 답을 들은 뒤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렇게 가족 안에서 유일한 자유주의자가 됐다. 손자 할 하비는 할머니가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고 소개했다. 매사추세츠주의 웰레슬리 단과대학에 입학한 뒤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했다. 짧은 결혼 생활 끝에 딸 코니를 낳은 뒤 1926년 빈으로 이주했다. 프로이트 밑에서 공부하겠다는 희망 때문이었다.당시는 사회민주당이 집권해 사회개혁이 한창이었다. 그녀는 ‘붉은 빈’이라고 표현하며 이 도시를 사랑했다. 빈의 한 대학 의대를 다녔는데 오래 지나지 않아 파시스트들이 득세해 사회민주주의 지지자들을 색출하고 다녔다. 하지만 가디너는 그 나라를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하 레지스탕스를 돕기로 했다. 이때의 별명이 매리였다. 빈의 숲속에 작은 오두막 등 세 채의 부동산을 갖고 있어서 혁명적 사회주의 지도자 조지프 버팅거 등 레지스탕스 요원들을 숨겨주곤 했다. 1930년대 말 버팅거는 그녀의 남편이 됐다. 헌신적인 엄마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활동적인 학생으로 이중생활을 하면서 빈 시내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계속했는데 그녀의 역할을 가짜 여권을 만들어 조직원들이 그 나라를 탈출하게 돕는 일이었다. 또 재산과 영향력을 활용해 영국의 일자리를 찾아내 가족들과 함께 이주하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한번은 두 동지를 탈출시키려고 여권을 전달하기 위해 겨울밤에 열차로 이동한 뒤 산을 3시간이나 올라가기도 했다. 가디너는 빈의 온갖 사람들과 알고 지냈다. 1934년에 영국 시인 스티븐 스펜더와 사귀기 시작했다. 또 당시 빈에 살던 영국 노동당 당수 휴 게이스켈과도 알고 지냈다. 영국 최악의 배신자와도 만났다. 젊은 남성이 그녀에게 공산주의 문헌 목록을 통째로 넘겼는데 전쟁이 끝난 뒤 알고 보니 영국과 옛 소련을 동시에 섬긴, 최악의 이중간첩 킴 필비였다.나치에 오스트리아가 병합되자 딸과 남편 버팅거는 떠났지만 그녀는 의학 공부를 계속하겠다며 남아 레지스탕스 활동을 계속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아 셋이 모두 미국으로 떠났다. 가디너와 남편은 유대인 비자를 마련해주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난민들이 미국에 정착해 일자리와 거처를 마련하는 일을 도왔다. 가디너가 얼마나 많은 이들을 구했는지 말하기는 어렵다. 하비는 수백명은 된다면서도 “그녀 자신도 숫자를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2년 뒤인 1987년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는데 여러 사람이 그녀가 없었더라면 “많은 이들이 오늘날 살아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 후 몇십년 동안 그녀는 정신분석학 훈련소를 세우고 대학 강단에 서며 여러 권의 책을 냈다. 하지만 레지스탕스에 가담한 일을 떠벌이지 않아 도움을 받거나 가까운 사람들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1973년 미국 작가 릴리안 헬맨(Hellman)이 책 ‘펜티멘토’의 한 장에서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하기 전부터 빈에서 살다 레지스탕스와 함께 일했던 줄리아란 여성을 알고 지냈다고 썼다. 영화 ‘줄리아’가 이 책을 바탕으로 했음은 물론이며 제인 폰다가 헬맨을 연기했다. 이 책이 나오자 사람들이 무리엘에게 캐묻기 시작했다. “헬맨의 얘기를 읽어봤어요? 당신이 틀림없는 줄리아 같은데? 그녀가 쓴 얘기는 바로 당신 얘기네.” 가디너는 헬맨에게 편지를 보내 ‘오 진짜 이상하다. 이런 얘기를 내게 들은 건가?’라고 물었는데 헬맨은 답장을 보낸 적이 없다.둘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다만 울프 슈와바처를 변호인으로 기용한 점 때문에 그가 가디너 얘기를 들려준 것이 아닌가 짐작될 뿐이다. 책이 나왔을 때 그는 세상을 떠나 진실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사회주의 레지스탕스 요원들은 1930년대 자신들을 도운 미국 여성은 단 한 명뿐이었으며 매리로만 알려진 여성이라고 증언했다. 해서 가디너는 회고록 ‘암호명 매리’를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활약을 소개했다. 절판된 지 오래 됐는데 이번에 기획전을 맞아 재출간됐다. 런던의 햄프스테드에 위치한 프로이트 박물관은 그가 빈을 떠난 뒤 생의 마지막 몇 달을 지냈던 곳으로 가디너가 주선해 마련했다. 나중에 자선재단의 도움을 얻어 재매입해 박물관으로 꾸몄다. 레드그레이브는 가디너의 역할을 부 각시킨 연극 극본을 쓰기도 했다. 이번 기획전에서 그녀는 난민 활동가 로드 덥스, 킨더트랜스포트 운동 창시자인 니콜라스 윈턴과 함께 박물관을 소개하는 행사에 사회자로 나선다. 할머니가 뒤늦게 각광을 받는 데 흥분된다는 손자 하비는 “할머니는 부의 99%를 다 주고 갔다. 테레사 수녀같은 존재는 아니었다. 좋은 음식을 좋아했고 하루를 끝내며 보드카 토닉을 마시곤 했다. 하지만 운 좋게도 돈이 있어 자신의 윤리 감각을 충족시키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랬기에 당신은 사회가 필요로 했던 여성이었다”고 돌아봤다.
  • 베를린한국독립영화제 15~30일 개최

    주독일한국문화원이 15~30일 ‘베를린한국독립영화제’를 열고 극영화 7편과 다큐멘터리영화 4편을 온라인으로 선보인다고 14일 밝혔다. 올해 5회째인 영화제의 큰 주제는 ‘핏줄’이다. 아버지 생일잔치를 앞둔 세 자매가 애써 외면해 온 기억의 매듭을 풀며 유년 시절 트라우마로 걸어 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승원 감독의 ‘세자매’를 개막작으로 정했다. 김록경 감독의 ‘잔칫날’은 아버지의 장례식비 마련을 위해 행사를 뛰며 남을 웃겨야 하는 아들의 웃지 못할 사연을 그렸다. 송수진 감독의 파독 간호사 2세대들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우리 어머니’도 눈여겨볼 만하다. 제주도를 무대로 한 ‘빛나는 순간’과 강원 춘천의 풍경을 담은 ‘겨울밤에’ 등 한국의 자연을 잘 드러낸 작품도 선정됐다. 이 밖에 현실의 벽에 부딪힌 청춘의 모습을 겨울 서핑이라는 소재로 버무려 낸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 성소수자들의 사랑과 일상을 발랄하게 그린 ‘메이드 인 루프탑’도 선보인다. 노동, 성평등 등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포착한 작품도 포함됐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재춘언니’, ‘시 읽는 시간’, ‘우리는 매일매일’ 등이다. 주독일한국문화원은 독일 현지에서 오프라인 상영회를 연다. 온라인 영화상영 플랫폼(k-movie.kulturkorea.org)에서 간단한 등록 절차를 거치면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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