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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인당수‘의 뒷맛

    지난주 우연찮게 전통 판소리를 가무악극으로 만든 ‘인당수 사랑가’를 관람했다.공연에는 문외한이어서 처음 제목을 보고선 ‘인당수에서 무슨 사랑’ 하고 의아해했다.춘향이가 장원급제한 이 도령을 기다리다 처음 만나 사랑을 언약한 인당수에 빠져 자살을 한다는 내용이었다.뒤이어 춘향의 꽃상여가 나갈 즈음 남원에 당도한 이 도령도 함께 인당수에 빠져 죽는다고 각색한 줄거리의 애절한 사랑노래였다. 배경음악·판소리 내레이터가 무척 색달랐고,인형을 등장시킨 초반부의 아이디어도 기발했다.애잔한 판소리 가락이 가슴을 파고들기도 했고,군데군데 단조로운 진행이 지루한 느낌을 주기도 했으나 재치가 번뜩이는 새 기법이 공연내내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공연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여름 태풍 매미가 우리나라에 상륙할 즈음 관람해 화제가 됐었다.연말까지 공연이 연장된 것도 대통령이 구설에 오른 ‘덕분’이라고 하는데 참일까. 공연이 끝난 뒤 살을 에는 겨울밤 바람에 떨면서 ‘앞에서는 찧고박고 난리를 치면서 뒤에서는 상류사회 흉내’를내는 이중성이 느껴져 싫었다.갑신년 새해에는 우리 사회도 좀 더 부드러워질 수 없을까. 양승현 논설위원
  • 눈부신 서리꽃 세상/’상고대’ 한창 핀 덕유산 산행

    겨울산에 가면 두가지 꽃이 핀다.하나는 가지마다 소담스럽게 쌓인 눈꽃이고,다른 하나는 ‘상고대’로 불리는 서리꽃이 그것이다.눈꽃이야 야외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상고대는 고산지대,그것도 특별한 기후 환경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겨울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덕유산은 상고대가 한창이다.무주리조트 스키 슬로프 꼭대기인 설천봉에서 향적봉,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하얗게 상고대가 피었다.길 옆의 싸리숲과 철쭉 나뭇가지에도,기품있게 자란 주목과 구상나무 이파리에도,미처 푸르름을 감추지 못한 길가의 풀잎까지.그저 형상을 갖추고 있는 모든 나무와 풀엔 어김없이 상고대가 꽃을 피웠다. ●따뜻한 날엔 오전 11시이전 올라야 감상 상고대는 청명한 겨울밤에,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대기중 수증기가 나뭇가지 등에 달라붙어 얼면서 생기는 현상.그래서 나무서리,즉 수상(樹霜) 또는 수빙(樹氷)이라고도 하고,안개가 얼어붙는다는 뜻에서 무빙(霧氷)이라고도 한다. 덕유산은 우리나라에서 아이들과 함께 상고대 산행을 즐길수 있는 몇 안되는 산 중의 하나다.최고봉인 향적봉 높이가 1614m에 달하지만 산행 기점인 설천봉(1525m)까지 편안하게 관광 곤돌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곤돌라 탑승료는 왕복 1만원,편도 6000원. 설천봉부터 향적봉까지는 등산로가 비교적 평탄하다.조금 가파른 곳은 나무계단까지 만들어 놓아 서너살짜리 아이들이 오르기에도 부담이 없다. 향적봉 정상은 밋밋하다.소담스러운 눈꽃과 상고대를 보며 올라와선지 나무와 풀이 없는 정상 모습은 황량한 느낌마저 준다.누군가 쌓아놓은 돌탑들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덜어준다.정상에 서니 사방이 탁 트였다.어디를 둘러보아도 온통 산 뿐,산 틈새로 손바닥 만한 마을이 몇 개 보일 듯 말듯하다.남덕유산,적상산,마이산,가야산,무등산,계룡산은 물론 지리산 천왕봉까지 시야에 잡힌다.봉우리와 능선이 겹쳐지며 이어지는 준엄한 산세가 경탄을 자아낸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고사목 볼거리 향적봉에서 남덕유산(1507) 가는 길엔 상고대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마치 사방이 하얀 서리로 덮인냉동창고에 들어온 느낌.상고대는 기온이 영하로 유지되면 하루종일 볼 수 있지만 영상으로 올라가면 녹는다.따라서 날씨가 따뜻한 날엔 늦어도 오전 11시 이전까지 올라가야 감상할 수 있다. 능선길 주변엔 고산성 수목인 주목과 구상나무 등이 군락을 이뤄 운치를 더한다.나무 모양과 이파리 생김새는 분명 다르지만,무게와 기품이 느껴지는 건 둘이 똑같다.덕유산 주목은 재질이 단단하여 예전에 마패(馬牌)로 쓰였다고 하는데,현재 300∼500년 수령의 주목 10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이파리는 없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듯한 주목 고사목(枯死木)도 볼거리.주목은 ‘살아서 천년,죽어서 천년’이라는 찬사가 붙어다닌다.오히려 이파리 없이 몸체와 굵은 가지만 남은 고사목이 더 멋스럽다는 이들도 있다.껍질이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속살이 더 굳어져 반들반들 윤이 나는 고사목 감상은 덕유산 산행의 또 다른 재미다. 상록교목인 구상나무는 해발 1000m 이상에 자생하는 희귀식물로,지리산,가야산,한라산 등지에 자생한다.덕유산에는 향적봉을 중심으로 자생하고 있다.특히 설천봉 곤돌라 승강장 옆 레스토랑 뒤편 산자락엔 비죽비죽 뻗은 구상나무 가지에 눈이 소복소복 쌓인 풍광이 볼 만 하다. ●‘무주 中하얼빈 빙등축제' 색다른 재미 가족 산행으로는 설천봉을 출발,향적봉,중봉을 지나 백암봉에서 돌아오는 코스가 무리가 없다.왕복 3시간쯤 잡으면 된다.아이가 없다면 구천동 계곡을 따라 백년사를 거쳐 향적봉에 오르는 길을 따라가보자.왕복 6시간 쯤 걸린다.좀 험난하긴해도 빼어난 계곡의 설경이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답다. 어떤 코스로 가든 아이젠은 꼭 착용하는게 안전하다.또 해발 1500m가 넘는 아고산지대이기 때문에 기온이 평지보다 10도 정도 낮고 바람도 세게 불므로 방한복과 장갑,모자 등을 단단히 갖추어야 한다. 산행후엔 무주리조트에서 개최중인 ‘무주중국하얼빈 빙등축제’ 행사장에도 들러보자.중국 빙설 예술의 역사가 깊은 하얼빈의 작가들이 제작한 다양한 빙설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직경 13m,높이 8m,길이 70m의 만리장성 등을 포함한 작품들이 8개 전시구역에 설치돼 있다.얼음속에다양한 빛깔을 내는 전등을 설치해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했다.입장료 1만원. 무주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 가이드 ●가는 길 대전∼진주 고속도로 개통후 서울에서 무주까지 3시간이면 간다.경부고속도로 대전 회덕 분기점을 지나 조금만 더가면 나오는 무주·판암 방면 대진고속도로로 갈아타야 한다.무주IC에서 빠져 진안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적상 삼거리에서 좌회전,사산 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해 치목터널과 구천동터널을 지나면 무주리조트가 나온다.구천동 계곡은 무주리조트를 지나 10분쯤 더가면 나온다. ●숙박 무주리조트(063-322-9000)내에 콘도와 호텔이 있다.주말엔 예약이 거의 불가능하다.덕유산 자연휴양림(063-322-1097)도 묵을 만 하지만 역시 예약이 만만찮다.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무주읍내 여관이나 덕유산 인근 콘도형 민박 등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인터넷 ‘아이러브무주’(www.ilovemuju.co.kr)에 들어가 보면 깨끗한 숙박지를 안내받을 수 있다. ●상고대 피는 명산 태백산(강원 태백·1567m)은 주목 군락지에 핀 상고대와 눈꽃이 황홀한 곳.교통이 편리하고 등반로도 완만해 많은 인파가 몰린다.유일사∼주목단지∼천제단∼망경사∼당골 코스가 좋다.4시간 소요. 백덕산(강원 영월·1350m)도 눈꽃과 함께 상고대가 유명한 산.문재∼사자봉∼백덕산∼먹골재∼호헌교 코스를 따라가면 5시간쯤 걸린다.수림이 우거진 소백산(충북 단양·1440m)은 눈꽃과 상고대 지대가 넓고 정상 조망이 좋다.어의곡리∼비로봉∼삼거리∼천동골로 이어지는 코스(4시간쯤 소요)가 좋다.한국등산중앙회(02-2274-7710)에 문의하면 겨울 산행 정보를 알려준다. 식후경 무주엔 민물고기를 넣고 죽을 끓이는 어죽이 유명하다.담백하고 소화가 잘돼 예부터 선조들이 냇가에서 멱을 감으며 즐겨 해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무주리조트 직원에게 물어보니 무주읍 내도리의 ‘큰손식당’을 추천한다.외지인들은 잘 모르지만 어죽에 관한 한 현지인들이 최고로 인정하는 식당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무주읍내에서 내도리로 빠지는 길을 따라 내도교,후도교를 건너 뒷섬마을에 이르니 큰손식당 간판이 붙은 외딴집이 보인다.읍내에서 10여분 거리. 어죽을 시켰더니 10여분 뒤 빙어튀김을 한 접시 내놓는다.서비스란다.바삭바삭 씹히는 맛이 고소하다.음식을 시킨후 20여분이 지나서야 뚝배기에 담긴 어죽이 나온다. 어죽의 재료는 자가미다.남대천 등 무주지역의 맑은 물에서 많이 나는 민물고기다.다음은 주인이 말해주는 어죽 끓이는법. 자가미 내장을 빼고 손질해 푹 삶아서 뼈를 발라낸다.자가미 삶은 국물에 쌀을 넣고 끓이면서 고추장을 푼다.쌀이 익을 때 쯤 수제비를 떠 넣으면서 대파,다진마늘,생강 등을 넣고 기호에 따라 후춧가루를 첨가한다. 구수하고 진한 맛에서 깊이가 느껴진다.4000원.서넛이 먹을 만한 자가미탕은 2만 5000원이다.어죽만 한그릇 시켜도 빙어튀김 한 접시는 덤으로 준다.(063)322-3605.
  • [길섶에서] 질화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지난 주말 갑자기 난방보일러가 고장났다.전화로 애프터서비스를 신청하자 고장신고가 폭주해 3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난감해 하며 베란다쪽을 살펴보니 일반 주택에 살 때 쓰던 가스난로가 눈에 들어온다.아파트로 이사올 때 혹시나 하고 버리지 않았는데 모처럼 요긴하게 쓰인다. 한데 아이들이 무척 신기해 한다.난로는 사무실이나 음식점 등에서나 피우는 것인 줄 알아온 탓이다.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옛날엔 겨울철 집집마다 ‘화로’라는 이동식 간이난로를 방안에 들여놓고 매서운 추위를 이겨냈으며,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탄난로나 석유난로,전기난로 등이 거의 모든 가정의 필수품이었다고.긴긴 겨울밤 동네 사랑방에 남녀노소 삼삼오오 모여,화롯불에 밤이나 고구마 등을 구워 먹으면서 도란도란 얘기 꽃을 피우며 공동체적 삶을 살았다는 말에 아이들은 그 시절이 환상적이라며 맞장구를 친다. “오누이들의/정다운 얘기에/어느 집 질화로엔/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바깥엔 연방 눈이 내리고/오늘밤처럼 눈이내리고”(김용호의 ‘눈 오는 밤에’ 중에서) 김인철 논설위원
  • 적적한 겨울밤 영화와 함께…케이블·위성 영화채널 연말특집 풍성

    가로수에 내걸린 색색의 전구가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요즘,이렇다할 애인도,특별한 모임도 없다면? 걱정할 것 없다.케이블·위성 영화채널이 12월 한달동안 긴 겨울밤의 지루함을 덜어줄 다양한 영화특집들을 마련한다. 먼저 OCN은 매주 수요일 오전 3시40분 올해 흥행기록을 세운 감독들의 전작을 모은 ‘한국영화 대박특집’을 내보낸다.10일에는 ‘장화,홍련’으로 사랑받은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17일에는 ‘바람난 가족’으로 저력을 과시한 임상수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가 방송된다.이어 24일에는 ‘스캔들’의 이재용 감독이 한·일 합작으로 만든 ‘순애보’,31일에는 ‘색즉시공’ 윤제균 감독의 ‘두사부일체’가 전파를 탄다. 슈퍼액션은 매주 일요일 밤 11시에 ‘기사영화특집’을 준비했다.14일에는 원탁의 기사 이야기인 ‘카멜롯의 전설’,21일 프랑스 제보당 사건을 극화한 ‘늑대의 후예들’,28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아이언 마스크’가 방송된다. 홈CGV의 ‘코스모폴리탄 특집’(매주 목 밤 12시)은 전세계 수작 가운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이 집중 소개된다.벨기에 출신 아트 애니메이션의 거장 라울 세르베의 ‘탁산드리아’(11일),샐리 포터 감독의 ‘더 맨 후 크라이드’(18일),안제이 바이다 감독의 ‘판 타데우스'(25일)가 방송된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특집들도 풍성하다.TCM&클래식무비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전 10시부터 15시간동안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 5편을 릴레이 방영한다.주다 갈란드 주연의 ‘세인트 루이스에서 만나요’를 시작으로,‘크리스마스 스토리’‘삼총사’‘더 맨 후 케임 투 디너’‘쿼 바 디스’가 방송된다. MGM은 성탄절에 가족이 함께 볼 만한 ‘가족영화 특집’으로 ‘미네소타 내사랑’(23일 오후 9시10분),‘나의 왼발’(24일 오후 6시50분),‘천사의 빛’(25일 오후 1시5분),‘베니와 준’(25일 오후 7시)을 내보낸다.20∼25일 밤 12시에는 ‘카프리의 깊은 밤’‘색있는 유혹’ 등 성인용 영화를 상영하는 ‘에로비안 나이트’가 방송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겨울 ‘夜食族’ 잡아라

    “긴∼긴 겨울밤 야식족(夜食族)을 잡아라.” 찹쌀떡,메밀묵 등으로 한정됐던 겨울밤 야식시장이 죽·수프·우동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특히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만두와 죽류,우동류 등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CJ·풀무원·해태제과 등 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J는 다이어트 또는 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죽’과 ‘우동’으로 야식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최근 내놓은 ‘햇반 별미죽’은 삼계죽,전복죽,오차즈케죽 등 3종류로 구성돼 있다.삼계죽은 닭고기와 인삼이 어우러진 삼계탕 맛을 재현했고,전복죽은 쫄깃하고 담백한 전복의 맛을 살렸다.오차즈케죽은 녹차를 사용해 깔끔하고 개운하다. CJ는 또 새우가 11.5% 함유된 ‘홈조리 가쓰오 우동’도 선보였다.이 제품에는 분말스프 대신 액상소스가 들어있어 국물 맛이 개운하고 반죽 후 숙성시킨 면이 쫄깃함을 더한다. 풀무원은 겨울철 성수기를 맞아 녹차를 먹인 생돈육과 부추와 같은 생야채를 넣은 찜만두와 철판 군만두,물만두,피자 군만두 등을 새롭게 내놓았다.찜만두에는 백김치를 넣어 담백한 맛을 더했으며 철판 군만두는 만두피를 찹쌀가루와 계란 흰자로 만든 반죽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은 또 직접 우려낸 가쓰오부시 국물의 ‘생가득 우동 3종’도 선보였다.우동 전문점에서나 맛볼 수 있는 풍부하고 깔끔한 정통 가쓰오 국물맛을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해태제과는 냉장육과 백김치를 만두소(속재료)로 사용한 ‘고향 물만두’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고급화,세분화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엄격한 사전 조사를 통해 출시돼 집에서 직접 만든 것 같은 쫄깃한 맛이 난다. 닭고기 전문회사 하림도 간편 죽시장과 냉동만두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하림에서 이번에 내놓은 만두는 어린이들이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작게 만든 것으로,닭고기맛(꼬꼬)과 돼지고기맛(포동이),오징어맛(오동이) 등 3종으로 구성돼 있다. 인삼닭죽,누룽지닭죽,버섯야채닭죽 등 간편죽 3종은 닭고기 가슴살과 찹쌀,인삼,버섯,야채 등을 사용해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했다.일본식 전통 우동의 맛을 내는 ‘사누끼’로 면시장에 돌입한 면사랑은 김치와 국내산 돼지고기로 우려낸 김치찌개 맛을 재현한 ‘돌냄비 김치우동’을 내놨다.동원F&B는 100% ‘찹쌀’로 만든 12가지 죽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 [오늘의 눈] 노점상은 ‘길거리 문화’

    청계천 일대에서 철거된 노점상들이 연일 서울시청을 찾아 시위를 벌이고 있다.지난 1일 청계2∼9가에 이르는 680여개의 노점상이 강제 철거된 이후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항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이들은 한결같이 “생계형 노점상인데 영업을 보장해 줘야 살 것 아니냐.”고 따진다. 노점상 가운데는 한달 매출이 수백만∼수천만원에 이르는 ‘기업형’도 있는데,‘생계형’과 ‘기업형’을 가리지 않고 한꺼번에 철거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일부 ‘생계형’에 대해선 딱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서울시와 자치구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르다.‘생계형’이든 ‘기업형’이든 노점상들은 도시미관을 해치며 보도나 도로를 무단점유하고 있고,세금을 내지 않아 인근의 정상적인 가게 영업자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법적으로도 노점상은 도로교통법·식품위생법 위반행위에 해당돼 3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도록 돼 있다.행정기관의 일상적 단속에 걸려도 5만∼5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엄격한 법적용은 거의 드물다.가장 무거운 처벌이 강제철거 정도다.이는 우리 사회가 노점상을 법을 위반한 상행위로 보기보다는 ‘늘 있어 왔던 친숙한 가게’쯤으로 여기기 때문이다.추운 겨울밤,버스나 택시를 기다리며 누구나 한번쯤 찾았던 ‘포장마차’나 ‘붕어빵’을 불법이라 생각하는 시민은 드물다.노점은 바로 ‘길거리 문화’로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행정기관도 평소에는 이런 불법을 방관하다가 도로정비,청계천 복원 등 대형 개발사업이나 축제 때면 걸림돌이 된다며 단속을 강화하곤 했다.‘노점 행정’이 이렇듯 일관성이 없으니 단속 당하는 쪽이 쉽사리 수긍하기보단 불만을 털어놓기 일쑤다. 사회통념과 법이 모순되는 악순환을 없애고 ‘길거리 문화’를 살리는 측면에서,노점상에게 도로점용비용을 부담케 하는 것을 전제로 이를 양성화하는 ‘앞선 행정’을 기대해 본다. 이동구 전국부 기자 yidonggu@
  • [시네 드라이브] 연극 연출가들 감독 데뷔

    연극연출가 출신들의 영화감독 데뷔작이 잇따라 개봉될 예정이다. 주인공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문제적 인간 연산’을 비롯해 ‘어머니’ 등 숱한 히트작을 남긴 ‘문화게릴라’ 이윤택과,‘노동자를 싣고 가는 아홉 대의 버스’‘한겨울밤의 꿈 극작’ 등 10여편의 걸출한 작품을 무대위에 올렸던 이수인.여기에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연출한 박광정도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일과 6일 부산영화제에서 선보인 이윤택 감독의 ‘오구’가 새달 28일 개봉하는 데 이어 이제 막 크랭크업한 이수인 감독의 ‘고독이 몸부림칠 때’는 내년 초 관객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연극연출가 출신답게 영화에서 두 사람 모두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맡았다.이윤택의 ‘오구’는 89년 처음 무대에 올려진 뒤 27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인기작품.이윤택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력과 주연을 맡은 수더분한 이미지의 배우 강부자의 해학이 어우러져 관심을 끈다. ‘고독…’은 개성있는 연기를 자랑하는 주현,김무생,송재호,선우용녀 등의 멀티캐스팅으로화제가 된 작품.노년에 접어든 죽마고우들의 웃음과 애잔함을 버무린 데다,배꼽을 잡게 하는 맛깔스러운 대사가 일품이다. 연극 연출자의 영화 감독 데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이미 ‘간첩 리철진’‘킬러들의 수다’의 장진과 ‘반칙왕’‘장화홍련’의 김지운 등이 연극계에서 배출한 ‘잘 나가는’ 감독들이다.이들이 연극계에서 익힌 탄탄한 연출력과 관객을 빨아들이는 흡입력 등으로 매너리즘에 빠진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 데 이어 이윤택,이수인,박광정의 가세가 ‘연극의 힘’을 다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 켠에선 이들 연극 연출자들의 영화계 진출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영화에서 성공한 배우·연출자들이 연극판으로 회귀하지 않아 ‘연극 공동화’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지적이다.영화와 연극은 ‘건널 수 없는 강’이 되어선 안되고,언제든 오가며 서로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젖줄을 주고 받아야 하지 않을까. 이종수 기자
  • 오피니언 중계석/‘이중국적과 탈혈연’ 요약

    지구촌에서 한국은 이미 탈혈연화되고 탈문화·탈영토화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그러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서구에 대한 사대사상과 유색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이러한 모순적 상황은 우리가 글로벌 시대에 구태의연한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속박되어 있기 때문이며,이를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최정무 캘리포니아주립 어바인대 동아시아학과 교수가 계간 황해문화 가을호에 기고한 ‘이중국적과 탈혈연,탈문화,탈영토 공동체’를 요약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혈연과 문화중심의 국적법을 시행한다고 하면서도 사실상 정부수립 이래 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거주지 문화에 동화하는 것을 권장해 왔다.민족의 탈영토화,탈문화화 현상은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 내부에서도 진행되어 왔다.동남아나 중국에서 노동자들을 유입하는 한편 경쟁력 신장을 위해 외국의 하이테크 전문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20여년 동안 여러 번에 걸쳐 국적법과 출입국 관리법을 개정해 왔다.앞으로 탈영토·탈국적 추세는 더 가속화할 것이 분명하다.이러한 상황들은 이제까지 혈연·문화의 동일성에 기반해 한국인을 정의해온 기준에 분명히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는 지금 한국인의 혈연은 유지하고 있지만 탈영토·탈문화성을 가지는 디아스포라(민족분산) 한인들을 민족의 일원으로 수용할지 여부와,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수용할지,그리고 우리영토와 문화에 동화되었지만 혈연이 없는 귀화 외국인들을 어떻게 한국인으로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에 당면하게 되었다.한국 정부는 동남아 화교들의 투자를 권장하기 위해,출입국관리법 개정과 영주권 발급 등으로 그동안 재산권·거주권 등을 극히 제한당했던 국내 거주 중국인과 한국화교들의 법적 지위를 대폭 향상시켰다. 우리는 한때 한국 국적을 취득한 몇몇 소수의 백인 인사들에게 관음증적 호기심을 보이며 신문 잡지의 지면을 할애하는 것은 물론,각종 TV 프로그램에 등장시키면서 그들의 가시적인 인종적 차이점을 극대화하여 하루아침에 유명인사로 만들기도 하였다.그 반대로 유색인인 동남아 출신 산업연수 노동자들의 인권은서슴없이 침해할 뿐만 아니라 여러 법적 제재를 가하여 그들이 한국에 장기 거주하거나 국적을 취득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는 이중성을 보여왔다. 식민지 체험을 거치며 형성된 혈연·문화 기반의 민족주의와 동시에 식민 종주국의 담론이 내면화되어 한국인 의식 속에 깊숙이 자리한 인종차별주의,서구를 향한 사대주의,그 근저를 이루는 식민적 병리 현상인 열등의식에서 나오는 수치감,이것을 감추려 더욱 공격적이 되는 다듬어지지 않은 반미주의의 표출….우리사회에 널리 퍼진 이같은 양면적인 심리는 무한 경쟁을 요구하는 자본주의 세계화에 맞선 생존전략과 맞물려 그 복잡성이 극대화된다. 그리하여 임산부가 가족도 없는 낯선 이역 도시에서 외롭게 원정출산을 하게 하고,국제 기러기 이산가족을 만들고,부모가 어린아이의 혀를 수술시키는 엽기적인 일까지 자행하는 한편,한 겨울밤에 살을 에는 매서운 바람을 마다않고 몇 천명씩 손에 손에 촛불을 들려 시청 앞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의 근저에는 민족국가라는 ‘상상공동체’의 경계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로서의 혈연과 문화 동질성에 기반한 민족주의가 아직도 국가성원을 정의하는 이데올로기로 엄연히 건재하고 있다.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는 탈영토화·탈문화화를 겪을 뿐 아니라 앞으로 다양한 경로로 한국사회에 유입되는 외국인 노동자,전문인,한화들 중에 한국인과 결혼하여 자녀를 두는 숫자가 늘어 단일 혈연을 지칭하는 배달민족 신화가 허물어지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시대의 현실에서 우리는 탈혈연,탈영토,탈문화적 공동체를 상상하고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여기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서구에 대한 사대사상과 유색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주의라는 식민지적 의식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과제까지 남아있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박문석 문화관광부 차관 시집 냈다

    박문석(朴文錫·사진) 문화관광부 차관이 첫 시집 ‘무우전(無憂殿)’(들꽃 펴냄)을 내놓았다.시집에는 ‘시름을 잊게 하는 집'이라는 뜻의 표제작을 비롯하여 ‘산문에 서면' ‘선두숲 겨울밤' ‘해우소'등 서정적이고 종교적 색채가 짙은 33편이 실렸다. 정통 문화행정관료로 27년 동안 일해온 박 차관이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20년이 넘는다.그러나 그가 시를 쓴다는 사실은 지난 97년 공무원 문예대전에서 ‘솔 바람 속에’가 동상을 차지하면서 처음 알려졌다.이후 박 차관은 더욱 정진하여 2000년에는 ‘적묵’(寂默)이 계간 ‘오늘의 문학’에 신인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정식으로 등단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조수미 서울 독창회. 투기성 단발 공연 ‘씁쓸’

    조수미는 정말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소프라노다.국내에서도 웬 만한 대중가수는 명함을 내밀지 못할 만큼 환호받는 명실상부한 스타다. 조수미가 오는 28,29일 서울에서 갖는 독창회 입장권 1만장이 공연 한달 전에 모두 팔려나갔다고 한다.주최 측은 부랴부랴 한 차례 더 공연하기로 하고,31일로 날짜를 잡았다. ‘마이 스토리-겨울밤의 고백’이라는 주제도 그렇거니와,몇몇 곡은 직접 피아노를 치며 노래한다는 것도 팬들을 유혹하는 요인이 됐을 것이다. 조수미는 이런 국제적 명성과 인기를 바탕으로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여수박람회의 홍보대사로 뛰었다.카라얀과 공연한 ‘리골레토’의 악보 등은 어린이 수술비 마련을 위한 자선경매에 내놓기도 했다. 이런 것들이 보통 음악팬들에게는 화젯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음악계는 그녀가 이제 음악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만한 거물이 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받아들인다.그러면서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어떤 음악가보다 깊은 이 거물급 스타에게 한 가지 당부를 하고 있다.그것은 나라 사랑보다는 훨씬 범위가 좁은 ‘한국음악계에 대한 사랑’이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음악시장이 본 궤도에 접어들 때까지 국내 음악회를 되도록 건전한 전문기획사(매니지먼트)에 맡기면 되는 것이다. 사실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독창회는 조수미 같은 세계적인 스타로서 결코 허락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정식 콘서트홀을 대관받지 못한 급조된 공연에,5000개의 의자를 배치한 것에서 지나친 상업성이 느껴진다. 표가 잘 팔린다고 예정에 없이 한 차례 공연을 추가한다는 대목에선 상업성을 넘어 투기 혐의가 짙다.조수미도 4일 동안 3차례 독창회에서 한결같은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고 자신하지는 못할 것이다.아마도 주최 측은 이런 ‘무리수’가 가능할 만큼의 개런티를 제시했을 것이다. 안타까움은 음악시장의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데 있다.다행히 이번 독창회는 성공을 거두어 개런티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그러나 뿌리없는 이벤트 회사의 투기성 단발공연은 종종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이익이 나지 않았다고,계약서에 적힌 개런티를 받지 못한 경험을 하지 않은 한국 성악가는 거의 없다.조수미라고 이런 상황에서 결코 예외가 될 수는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건전한 전문 매니지먼트라면 투기성 공연으로 거액을 안겨주지는 못해도,흥행에 실패했다고 약속한 개런티를 주지 않는 일도 없다.당연히 장기적으로 음악가들에게 이익이 된다. 부수효과는 더욱 크다.스타가 음악 매지니먼트를 키우면,매니지먼트는 다시 중견에게 더 많은 무대를 주고,유망한 신인을 발굴할 것이다.한국 음악계를 발전시키는 데 이만한 역할이 없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조수미라면 할 수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어린이 책꽂이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김경연 옮김) 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성탄절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할아버지는 숲에서 다리를 삐고,어린 핀두스는 청소를 하다 그만 마룻바닥을 물바다로 만들었다.이제 어쩐담? 온화한 분위기의 그림 덕분일까.추운 겨울밤 난롯가에 둘러앉아 옛이야기를 듣는 듯 포근해진다.4세 이상.풀빛 7500원. ●동자승의 크리스마스(남찬숙 글,박지은 그림) 강원도 산골의 암자에 사는동자승과,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살며 교회에 다니는 같은 마을의 소녀 마리가 주인공.크리스마스날 마리에게서 교회에 놀러오라고 초청받은 동자승은 고민한다.다른 종교를 편견없이 이해하도록 배려한 창작동화.초등학생용.가교 8000원. ●크리스마스까지 아홉밤(마리 홀 에츠 글·그림,최리을 옮김) 멕시코 소녀세시는 크리스마스 축제 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을 만나는데….성탄절에 즈음해 열리는 멕시코 포사다 축제의 이모저모를 들여다 보는 맛이 이채롭다. 담담한 연필 스케치에 원색으로 채색한 부분그림도 독특하다.6세이상.비룡소 8000원. ●14가지 생각하는 동화(이혜용 등 글,이상윤 등 그림) 참된 말과 거짓말,일하는 즐거움,진정한 행복,삶과 죽음 등 철학적 의미를 14편의 재미있는 창작동화로 깨우치게 한다.이야기가 끝나면 ‘생각해봐요’‘생각의 우물’ 등의 코너를 마련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끔 배려했다. 초등 저학년용.배동바지 7500원. ●숨어있는 그림책(송명진 그림) 액자에서 빠져나온 새가 편지를 전달하는여정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순차적으로 전개한 글자 없는 그림책.한글 자음이 그림에 숨어 있어 막 한글을 깨우치려는 어린이들이 더욱 재미있어 할듯.3∼7세용.보림 8000원. ●숲속으로 날아간 빨간 스웨터(프리들 호프바우어 글,마티아스 베버 그림,박종대 옮김) 사방이 꽁꽁 얼어붙은 숲 속.빨간 스웨터 한장이 뚝 떨어졌다. 생쥐 다람쥐 토끼 고양이 멧돼지 등 동물친구들이 스웨터를 어떻게 할까. 주인인 산지기 아저씨네로 돌려보낼까,아니면? 스웨터를 둘러싸고벌이는 동물들의 기발한 행동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부풀린다.4세이상.계림북스쿨 6800원. ●교과서 속의 위인 100(신응섭 글·그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위인 100명을 뽑아 그들의 다채로운 삶과 사상을 재미있는 만화로 재구성했다.자동차가 없던 시절에 김정호는 어떻게 대동여지도를 만들 수 있었을까.모터 달린 배가 있었다면 콜럼버스는 좀더 일찍 신대륙을 발견했을까.재치있는 상상력이더욱 흥미를 준다.초등학생용.진선 9000원.
  • 유성기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경기소리극’온돌야화’23일 공연

    ‘온돌야화’는 국학자 정인섭이 1927년에 펴낸 설화집이다. 겨울밤 구들방에서 화롯불가에 둘러앉아 듣는 옛이야기가 바로 온돌야화인셈이다. ‘온돌야화’는 일제시대 노래로도 만들어졌다.1960년대 가수 김세레나가불러서 널리 알려진 ‘갑돌이와 갑순이’의 원곡이다.사설은 조금 다르지만내용 전개는 비슷하다. 이 ‘온돌야화’의 줄거리에,옛 유성기판에 담긴 경기소리 풍의 노래들을음악극 형태로 재연하는 무대가 마련된다.경기토리회가 23일 오후 7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여는 경기소리극 ‘온돌야화’가 그것. ‘토리’란 한 지역의 음악적 특징이다.언어가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듯 민요 또한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특징을 갖게 마련이다.서울과 경기 지방을 아우르는 경기토리는 대체로 유장하고 서정적이며,경쾌한 느낌을 준다. 이번 공연은 ‘유성기가 들려주는 따뜻한 옛이야기’라는 부제가 일러주듯1920∼45년 유성기판에 실린 경기토리 풍의 노래를 집중 소개한다.‘온돌야화’를 비롯하여 ‘노들강변’‘처녀총각’‘덩더쿵타령’‘꽁꽁타령’‘연지찍고 곤지찍고’등이다. 단순히 노래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온돌야화’의 줄거리를 빌려 갑순이라는 한 여인이 자신을 꼭 닮은 손녀에게 첫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극의형식으로 공연된다.연출은 이진숙.(031)236-1070. 서동철기자 dcsuh@
  • 日 아키타현·야마가타현 온천

    (아키타·야마가타 주현진특파원) 일본을 수식하는 말이 한두 가지일까마는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일본은 천국임에 틀림없다.전국 곳곳에 산재한 노천 온천이 하얀 증기를 뿜어내며 일상에 지친 여행객들을 유혹한다.게다가 두꺼운 피부 각질과 여드름 등의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이라면 치료효과도 얻고 ‘피부 미인’도 될 수 있으니 매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그 중에서도 각질을 제거하는 스케일링 효과가 탁월해 일명 ‘미인탕’으로도 불리는,혼슈(本州)의 동북 지방에 위치한 아키타(秋田)현과 야마가타(山形)현의 온천지대를 찾았다. ◆아키타(秋田)현의 도로유(泥湯) 아키타는 도쿄에서 북서쪽으로 600㎞ 떨어진 현으로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곳.그 지방에 가보면 왜 미인이 많은지를 금세 알게 된다.현내에 온천이 100여 곳이나 된다는데 이번에 찾은 도로유(泥湯) 온천에는 유백색 온천물이 흘렀다.유황 성분이 특히 많다는 이 온천은 유황 냄새가 강해 5분만 몸을 담가도 머리가 아플 정도.유백색 물에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 가을이나 겨울밤에 찾으면 운치가 한층 더 깊다. 도로유 온천지에는 4채의 여관이 있으며,모두 남녀 혼탕과 남·여탕을 구비하고 있다. 단순유화 수소천과 산성유화 수소천으로 구성돼 있어 고혈압·동맥경화 등에도 효능이 크다는 게 주민들의 자랑.열흘 넘게 장기 투숙하면서 병을 치료하러 오는 노인들이 많다고 한다. 아키타현 온천지대의 또 다른 특징은 스키장과 연계돼 있다는 점.아직은 스키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스키장이 문을 열면 스키로 땀을 뺀 뒤 온천을 즐기는 맛이 더할 나위 없다고 한다.이 일대 스키장은 12월 초 개장해 4월말까지 이어진다. ◆야마가타(山形)현의 자오(藏王) 도쿄와 아키타현의 중간쯤에 야마가타 현이 있다.전체 면적의 72%가 숲으로 이뤄진 이 지방 역시 가는 곳마다 노천 온천이 눈에 띈다.산 전체를 뒤덮은 단풍 속에서 노천욕을 즐기는 기분은 신선놀음이라도 하는 듯 황홀하다. 자오 연봉(連峰)에 있는 온천은 pH 1.5의 강산성.화산에서 분출된 아황산가스가 물에 녹으면서 황산을 형성,pH 1.5의 강산을 만들어 온천의 냄새와 맛이 시큼하다.자칫 온천물에 담갔던 손으로 눈이라도 비벼대면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아리고 따갑다.얼굴 여드름이 있는 부분은 피부과에서 갓 스케일링이라도 받은 듯 붉게 달아오르면서 화끈거린다.일부 온천숙소에는 스키·골프 시설이 딸려 있다.루센토 다카미야 호텔의 경우 골프 18홀 코스를 도는데 11만원 정도 든다. ◆온천의 효과 아키타·야마가타 지역 온천의 미용 효과는 유황 성분과 강산성의 수질에서 나온다.유황 자체만으로도 각질을 제거하는 스케일링 효능이 큰 데다 pH 1.5의 강산성 물은 곰팡이가 사는 피부의 각질층을 벗겨내는데 위력적이다.병원에서 각질을 벗기기 위해 쓰는 약물의 산도는 pH 1.5∼3 사이다. 따라서 유황온천·강산성 온천은 각질층이 두꺼워 모공이 막혀 생기는 종류의 여드름·무좀 등 피부질환에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그러나 오랜 시간 온천물에 담그면 자칫 피부에 과도한 자극을 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하며,특히 아토피성 피부염 등 피부가 얇아 생긴 피부병 환자들은 강산성 온천을 삼가야 한다. 온천을한 뒤 2∼3일만 지나면 논바닥 갈라지듯 피부가 크게 상한다는 지적이다.문의 일본국제관광진흥회(02)732-7530,733-7525. jhj@ ■여행가이드/ 닭육수로 끓인 우동 일품 ◆향토음식 아키타현 아키타를 대표하는 전통요리는 기리탄포 전골.히나이 토종닭,기리탄포라는 이름의 쌀꼬치 그리고 미나리 등 야채를 넣고 간장으로 간을 내 끓인 맛이 담백하다.간단한 식사를 원한다면 이나니와 지방의 전통 우동인 이나니와 우동도 좋다.닭고기 국물로 만든 육수와 매끈매끈한 면발이 일품이다. 야마가타현 고급 쇠고기 산지인 남부 요네자와 지방에서 들여온 쇠고기에 싱싱한 버섯·야채와 당면을 넣어 끓인 스키야키는 온천욕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차게도,따뜻하게도 먹는 메밀국수와 토란·쇠고기를 넣고 끓인 토란탕도 야마가타현의 대표 음식이다. ◆항공편 대한항공이 아키타 직항을 주 3회(월 오후 4시45분,목·토 오전 9시50분)운항한다. 서울에서 야마가타로 가려면 센다이(仙臺)로 간 뒤 신칸센이나 리무진버스를 타고한 시간 가량 가야 한다.아시아나 항공은 센다이 직항을 매일 한차례(오전10시20분)운항한다.
  • 책/ 조금씩 행복해 지는 이야기 - 수의사의 ‘좌충우돌’ 동물 구명기

    최근 출간된 수의사 출신의 영국 작가 제임스 헤리엇의 ‘조금씩 행복해 지는 이야기’(김석희 옮김,웅진닷컴 펴냄)는 자전적 요소가 강한 좌충우돌 동물구명기다.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이지만 실제 있었던 일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설득력 있는 묘사와 가슴뭉클한 일화,저자의 풍부한 현장체험에서 비롯된 듯하다.옴니버스식 에피소드 모음집이라 몇 편만 골라 읽는 것도 가능하다. 추운 겨울밤 왕진 때문에 꽁꽁 언 몸을 아내가 녹여줄 때,자식 잃은 어미양에게 새끼양을 입양시켜줄 때,햇볕에 따뜻해진 언덕에 누워 기지개를 펼 때,해리엇은 고양이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 마치 “행복해.”라고 말하는 듯하다.원제는 ‘현명하고 훌륭한 모든 것들’(All things wise and wonderful).8500원. 채수범기자 lokavid@
  • 경북도청공무원 2명 시인됐다

    경북도청 공무원 조무제(趙武濟·49·농정과 5급)씨와 금혜숙(琴惠淑·40·여·기능직)씨 등 2명이 동시에 등단해 화제다. 이들은 계간 종합문예지 ‘문학예술’ 창간호에 제1회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조씨는 ‘가을에 그린 그림’과 ‘어느 날의 귀로’를,금혜숙씨는 ‘존재이유’와‘겨울밤’등의 작품을 출품했다. 경북도 공무원 문학회회원인 이들은 91년부터 작품활동을 해 왔다.지금까지 자연속에서 자연을 사랑하고 삶의 애정을 느끼는 서정적인 시를 수백점 썼다.그러나 작품 응모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시인은 앞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시집을 발간하는 꿈을 안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씨는 “시를 쓰면서 경직된 공직생활의 긴장을 풀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면서 “시를 통해 직장 분위기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경북 공무원문학회는 지난 87년 결성돼 현재 6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동안 21명이 등단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사라지는 것을 찾아] 멍석

    “얘들아,비 온다 멍석 말아라.” 굵은 빗줄기가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하면 텃밭에서 일하던 농부들은 급한 마음에 애들부터 부른다.곧이어 한걸음에 마당 앞까지 줄달음친다.다 마른 곡식이 물에 젖을라사색이 된 얼굴이다.재빠른 손놀림으로 마당과 고샅에 깔린 멍석을 대청마루 안으로 옮긴다.아이들은 비가 오는지바람이 부는지 딴청이다.그저 놀기에 바쁘다.부모님으로부터 ‘꿀밤’ 한대씩을 얻어 맞고 나서야 급박함을 알아차린다. 농경사회에서 멍석의 쓰임새는 다양했다.곡식을 거둬들여 건조시키는 유일한 도구였다.때문에 멍석 숫자로 가세(家勢)를 가늠하던 시절도 있었다.요즘처럼 곡식을 말리는 데 유용한 비닐류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땡볕에 금방 열을 받아 곡식을 단시간에 말려주는 아스팔트가 깔린 것도아니었다.멍석 위에서 검붉게 말라가는 고추가 한가한 시골 마을을 뒤덮을 쯤이면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 곡식 건조용뿐만 아니다.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사람을 멍석에 둘둘 말아 몽둥이로 때리는 ‘멍석말이’에도요긴하게 이용됐다.세도가에서 하인이나 상민에게 가하던사형(私刑)의 하나다.마을에서 ‘망나니 짓’을 하거나 죄를 지을 경우 촌장의 이름으로 멍석말이가 진행되기도 했다.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였기 때문이리라. 잔칫집이나 상가에서도 마당과 골목 어귀에 멍석이 깔린다.전통 혼례 때도 멍석 위에서 신랑 신부가 맞절하는 의식이 치러졌다.상주와 슬픔을 나누기 위해 밤을 지새우는문상객들도 멍석 위에서 술판을 벌였다.명절이나 농한기면 마을앞 광장이나 여염집 마당에서 윷판용으로도 애용됐다.누더기가 된 멍석 위에 쑥 등 풀잎으로 ‘말금’을 그려넣고 종지에 넣은 윷가락을 하늘높이 치켜 올린다.막걸리잔에 해가 넘어가는 줄도 모르는 어른들의 ‘놀이용’으로도 그만이었다. 이처럼 생활 곳곳에서 ‘판’을 벌일 때 꼭 등장하는 것이 멍석이었다.그래서인지 멍석은 요즘도 먹고 마시는 업종의 상호에 수없이 나온다.‘멍석골 보신탕집’‘멍석촌음식점’‘멍석마당’‘멍석마루’등 넉넉함과 정겨움을풍기는 이름들이다. 그뿐이랴.속담에도 멍석이 자주 등장한다.‘하던 지랄도멍석 펴 놓으면 안한다.’는 하던 일도 더욱 잘하라고 떠받들어 주면 안 한다는 뜻이다.또 ‘강아지 메주 멍석 맡긴 것 같다.’는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겨 불안하다는 의미다.멍석은 우리 생활과 뗄 수 없는 중요한 도구임을 말해 주는 것들이다. 짚이나 새끼를 촘촘히 엮어서 만드는 멍석은 긴 공정상‘사랑방 문화’를 만들어 낸 매개체 구실도 했다.시골집골방에서 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멍석을 삼으며 기나긴 겨울밤을 지새웠다.개똥이네 집 숟가락이 몇개인지,아무개네 집안 사정이 어떤지도 이곳에서 퍼져 나간다.비밀이란 게 있을 수 없는 공동체의 산실이었다. 70년대 후반쯤부터 멍석·짚가마니 등 짚으로 만든 도구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산업기술의 발달로 만드는데 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물품을 대신해 플라스틱류 등의 화학제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멍석은 요즘 민속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정도다.잔칫집이나 술판에 으레 깔리던 멍석은 추억 속으로 사라져간다.속도와 경쟁하듯 살아가는 우리네 마음의 여유를 되돌아 보게 하는 물건들이다. 최치봉기자 cbchoi@
  • [사라지는 것을 찾아] 요강

    아,그림없이 소리만 또렷한 기억입니다.술취해 잠드신 아버님은 꼭두새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윗목 방구석에 놓인하얀 사기요강에 시원하게 숙취의 잔재를 방뇨하곤 하셨습니다. 마당에 사륵사륵 함박눈이 쌓이던 그 치웁고 긴 겨울밤.아버님은 그렇게 잊혀지지 않는 지릿하고 명징한 정표 하나제 가슴에 남겨두고 가셨습니다. 요강.좀 점잖게는 야호(夜壺)니 요분(溺盆)이니 했답니다만 역시 질퍽하고 구수하기로는 ‘요강’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간단히 말해 실내용 변기입니다. 요즘에야 세상이 변해 ‘오강’인지 ‘요강’인지조차도헷갈립니다만 60∼70년대까지만 해도 시집갈 때 놋요강이빠지면 ‘반쪽 혼수’라며 시댁에서 실쭉거릴 정도로 요긴한 혼수 물목이었습니다. 갓 결혼해 신행길 오른 신부의 가마 속에 으레 자리잡고있던 것도 바로 요강이었습니다.친정어머니가 눈물 훔치며요강 속에 앉혀 둔 목화씨는 참으로 그윽한 모정의 징표였고요.무슨 목화씨냐고요.아니 가마탄 새댁이 밖에 사내들즐비한 데 좔좔 소리내며 오줌을 눌 수는 없는 노릇 아니었겠습니까. 우리 조상들,참 간단치 않았습니다.‘측간과 처갓집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큰소리 쳐놓고는 아무래도 안되겠던지방에 몰래 큼지막한 질그릇 하나 숨겨들어와 밤새 ‘멀리둔 측간’ 드나드는 수고를 덜었으니,이 얼마나 은근하고천연덕스러운 골계(滑稽)입니까. 돌이켜 보면 요강만큼 우리 삶의 흔적을 많이 함축한 것도흔치 않았습니다. 염치(廉恥)가 중했던지라 낮에는 딴전부리듯 마루 한쪽에 엎어두지만 부엌일 마친 어머니,요강단지를 방구석에 들여놔야 비로소 일과가 끝났습니다.바로 뼈빠지는 노동의 대미(大尾)에 요강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뿐입니까.요강이야말로 가장 솔직하고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배설의 베이스 캠프였습니다.내 것과 아버지 것,누이것과 엄마 것이 뒤섞여 채마밭의 거름이 되고,시궁 지렁이의 밥이 되는 오줌,그 오줌이 살을 섞는 요강이야말로 우리가 자랑하는 가족애의 알파요,오메가 아니었겠습니까. 생각해 보세요.깜깜한 밤,고의춤을 비집고 요강단지를 달랑 드는 아버님이든,궁둥이 까고 앉는 어머님이든 제게는꿈결에 듣는 ‘그림없는 소리’였지만 거기에는 밝음 속의격식 대신 믿음과 신뢰가 배어 마침내는 혈육의 호패(號牌)가 됐던 것이니까요. 반상이 엄연했던 조선시대에 우라질 양반들 폼잡는다고 유기에 백자·청자는 물론 오동나무통에 옻칠까지 해서 썼는가 하면 ‘요강담사리’라는 전담머슴까지 뒀다지만 거기에지린 오줌 누기는 매한가지였으니 반상이 따로 없는 ‘서로같음’의 철학을 담아낸 요강,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가난한 맞벌이 부부가 다섯살배기 딸과 세살배기 아들을단칸방에 가둬두고 일 나갔다가 불에 둘 모두를 잃은 일이있었습니다. 밖으로 잠겨 깡그리 탄 방에는 애들 먹으라고차려둔 점심상과 요강만 뎅그러니 놓여 있었답니다. 세상이바뀌어 요새는 요강에 이런 기막힌 사연도 담기는구나 싶어무척 가슴이 아팠습니다. 심재억기자
  • 정통 언더그룹 ‘jolly’ 대학로 콘서트

    “언제까지나 라이브 무대를 지킬 것이고,또 언제든지 라이브 공연을 할 수 있는 그룹이 될 것입니다.지켜봐 주세요.” 서울 홍대앞 클럽에서 활동하며 두터운 마니아 층을 확보해온 모던록 그룹 jolly가 첫 음반 ‘Utopia’ 발매 기념으로 30일 서울 대학로 라이브 1관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경기도 포천고등학교 선후배 3명이 모인 그룹으로 보컬박건준(21),베이스 유태성(18),드럼의 윤정두(20)로 구성돼있다.엷게 한 화장과 곱상한 유태성의 외모 탓에 종종혼성그룹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3명은 모두 그다지 예쁘지도,잘 생기지도 못한 편.그러나 기획사에 의해 꾸며지고 다듬어진 그룹이 아닌,탄탄한 실력을 갖춘 정통 언더그라운드 그룹임을 자랑한다. 수록곡 전부를 작곡한 보컬 박건준의 범상치 않은 재주가 앨범 곳곳에 드러나며,다른 두 멤버 또한 신인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매끄러운 연주솜씨를 보여준다. 타이틀 곡인 ‘Utopia’는 신나고 경쾌한 모던록 풍의 곡으로 나른한 겨울밤의 무료함을 달래기에 손색이 없을듯한 곡.그런가 하면 세번째 수록곡 ‘방 한구석’은 슬픈듯한 목소리에 담은 우울한 가사가 강렬한 베이스 연주에 절묘하게 어울린다. 앨범에는 이 노래들 말고도 ‘표절’‘울어줘’‘Sexy’등 10대부터 40대에 걸친 다양한 정서를 드리운 11곡이 담겼다. 이송하기자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강물의 대화-정다일(1)

    개자리를 찾아가는 밤길은 온통 어둠뿐이다.먹빛을 겹쳐바르고 곧 쏟아져 내릴 듯 낮게 가라앉은 하늘,그 사이로우쑥우쑥 솟은 산줄기들이 험상궂은 모습을 하고 좁은 산길을 에워싸고 있다.길로 뿌려지는 차 불빛이 어둠을 이리저리 헤집어 보다가 이내 끊어지고 만다.몇 걸음 달려가면이내 길은 먹빛의 산자락 속으로 사라졌다. 실로 오랜만에나는 어두운 세상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백미러는 무엇 하나 반사해내지 못했다.어둠만을 담아내는 검은 거울.간혹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의 어느 막다른 골짜기로 들어가고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일었다.하지만 마음은 평온했다. 어둠 속에 20여 년 세월 저쪽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있다. 역시 밤길에 그곳을 찾아가는 것은 잘한 일이다.하지만 그토록 철저하게 잊으려 했던 그곳을 찾아가 무엇을 할 것인가,생각해 보면 막막할 뿐이었다.막막하기로는 여행이 될수 없는 이 번 여정 내내 그랬다.그저 발길 닿는 대로 흐르다,한번쯤은 길 위에 선 나에게 나의 길을 묻고 싶었다. 서해안에서 시작된 여정은 남해안을지나 동해안으로 이어졌다. 포항에서부터 바닷물에 철썩이며 이어지는 7번 국도에 올라섰을 때도 나는 이번 여정이 이 땅에서의 마지막여행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실감되지 않았다.서울을 떠난 지 9일이 지나고 있었다.하루가 남았다.아내는 미련 없이 이 땅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여기서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겠어요.통일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진부령을 넘어서울로 돌아가면 아내와 약속한 열흘 안에 집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이튿날 차를 가지러 온 처제의 배웅을 받으며 비행기를 타면 아내의 말대로 만사가 순조로울 것이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삼척항 뒤편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서는데,주머니 속에 넣어둔 핸드폰이 부르르 떤다. 아내였다. 어디예요? 삼척? 당신,하루밖에 안 남았다는 거 알고 있죠. 내일 밤 12시까지는 도착해야 되는 거 잊지 말아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요.당신, 괜히 엉뚱한 곳으로 빠지지 말아요.우리가 당신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것을 이해해줬으면 해요. 아내가 집어낸 엉뚱한 곳은 마하의 개자리다.아내는 우리라고 말했다.나나도 더 이상 아빠를 기다리지 않아요,아내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내는 항상 우리와 당신으로 나누었다. 나는 식당 문을 열다말고 되돌아선다.차문을 열자 억눌러두었던 멀미가 울컥 올라온다.길에 서서 바닷바람을 마셔본다.겨울바람에 언 비린내가 묻어있다.속이 다시 출렁인다.7번 국도를 타면 통일전망대까지 바다에 젖으며 가야한다.바닷물처럼 출렁여 흔들리며 갈 자신이 없었다.나는삼척에서 7번 국도를 버렸다. 42번 국도를 타고 백복령을 넘었다. 정선 여량에서 잠시길을 멈추었다.오래 전 나는 아내와 함께 이곳에 왔었다. 송천과 골지천이 어우러진다는 아우라지.우리는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살자고 했다. 강변의 민박집에서 나는 아내에게 개자리에서의 내 어린 시절과 홀로 강물에 사무쳐 울던어머니를 이야기했다.지루한 아내는 잠을 청하며 말했다. 피곤해, 옛날은 옛날이지 뭐.나는 밤새 강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뒤척였다.나는 잠든 아내의 얼굴을 보며,우리는어우러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애써 지우며 새벽을 맞았다. 아우라지 강물은 그 때와 변함 없이 흐르고 있었다.아내와 나의 두 물줄기는 하나가 되어 서로 뒤섞이며흘러보지 못했다.나는 서둘러 차를 출발시켰다. 나는 내 기억들을 모두 털어 버리듯 마하까지 한달음에달려왔다. 마하까지 이어지던 포장도로가 끊어졌다.이제부터 동강까지는 개울을 따라 자갈밭 위로 덜컹거리며 가야한다. 옛날 미탄 양조장에서 막걸리 배달차가 드나들던 길이다. 하얀 고무 막걸리 통은 창리천과 동강의 합수머리인진탄나루에서 배에 실려 강 건너 마을로 배달됐다.진탄나루 뾰족바위로 올라서자 상류에서 바람이 밀려온다.차가운강 바람이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대며 하류 쪽으로 휩쓸려간다.상류 쪽 강가로는 아까부터 반딧불이 만한 불빛 하나가 기우뚱거리며 강을 따라 올라가고 있다. 그러고 보니진탄나루에서 문희마을 쪽으로 희미한 비포장도로가 나 있다. 예전엔 사람 하나 다닐만한 토끼길이 고작이었다. 내심 나는 이곳까지 오면서 강을 만나면 이내 돌아서게될 것이라 짐작했다.이쯤에서 길을 접고 뒤돌아서면 늘가슴 한켠에서 펄럭이던 그곳에 대한 회오리도 멎으리라 여겼다. 그리고 개자리에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지도 모를일이었다.하지만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작은 불빛이 위안이 된다.상류 저 멀리로 기우뚱대며 가물거리던 불빛이 산모롱이를 돌았고,불빛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문득 강물에 깃드는 불빛의 여운.어둠 속의 손짓처럼 희미하다. 길은 얼어 있었다.바퀴 밑에서 얼음이 버적버적 깨지는소리가 들려온다.나는 거칠게 차를 몰았다. 황새여울의 자갈밭을 지난다.바퀴 밑에선 쟈그랑쟈그랑 잔자갈 부딪치는소리가 요란하다.황새여울을 지나자 협곡 사이의 무당소가언뜻언뜻 드러난다.길에 선다는 것은 매순간 어디로 갈 것인지를,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하는 갈등의 시간이다.회사에서 밀려나 명예퇴직을 할 때도,아내에 등 떠밀려 이민서류를 앞에 놓았을 때도,이것도 그저 일상이려니했다. 갈등의 시간 앞에 온전히 앉아보지 못했다는 생각에몸이 부르르 떨린다. 불빛에 놀라 깨어난 어둠들이 뭉텅뭉텅 잘려 차창을 스치며 뒤로 밀려난다.갑자기 차가 헛바퀴질을 해대며 소리를지른다.어둠 속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백운산 자락이 움찔움찔 놀란다.무당소 앞 자갈밭에 빠져 얼마쯤이나왕왕거리며 헛바퀴질을 해댔던가.랜턴 불빛이 둔덕에서 어둠을 휘휘 내저으며 다가오고 있다. “급할수록 조바심을 놓아야지요.” 남자가 파헤쳐진 모래밭에 마른 쑥대를 깐다.조용한 말소리와는 달리 익숙한 손놀림을 하는 남자를 보면서 나는 차에서 내린다.발을 디디자 살짝 언 모래밭 밑으로 물컹,하는 감촉이 전해온다.무당소 앞까지 가보겠다고 드문드문자갈이 박힌 모래밭으로 차를 들이민 게 잘못이었다.나는하늘을 올려다보며 북극성을 찾아본다.북극성은 바다나 사막을 여행하는 자들과 세상의 지루하고 번잡한 길을 떠도는 자들이 길을 묻는 별이다.옆자리에 펼쳐놓은 책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다.남자가 그 글귀를 읽었을까? 헛바퀴질을몇 번 해대던 차는 쑥대를 짓이기며 자갈밭을 나온다. 남자가 차안에서 손짓을 한다.남자의 옆자리에 앉은 나는 자연스레 그의 손님이 될 준비를 마친 느낌이다. “여긴막다른 길입니다. 여기서 하룻밤 묵어 가시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강가 둔덕의 밭 사이로 길이 나 있다.밭은 묵정밭처럼 쑥대가 우거졌고,두어 채의 집들은 빈집인 듯 불빛이 훑고 지나가기가 무섭게 깜깜해진다. “겨울이면 민박을 치던 이들도 다 떠나고 개자리는 빈동네가 됩니다.” 나는 그가 개자리라고 말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개자리,하고 중얼거린다.남자가 흘끔 나를 쳐다본다. 빈집에서 튀어 나온 들고양이 한 마리가 길을 가로질러 산 쪽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흐릿하다.습기가 어린 차창이 뿌옇다. 개자리는 이 강줄기에서 가장 살기 좋은 텃자리다.내가 이곳을떠나겠다고 말할 때마다 어머니는 늘 그렇게 말했다.어머니는 가장 따뜻한 집에서 한 세월을 보냈다.한겨울에도 개가 해바라기를 하며 팔자 좋게 엎드려 낮잠을 즐긴다는 개자리에서. “저도 민박이랍시고 명함을 걸어두었더니,사람들이 저더러 개자리민박집 문씨라 부르더군요.” 개자리집은 옛날 그대로였다.호박돌로 쌓아올린 키 높은봉당이며 울퉁불퉁한 마루며 내가 쓰던 문간방의 아궁이며.마당 한켠에 서 있던 대추나무 자리에 민박 손님을 받기위해 가건물을 들어앉힌 것이 변화라면 변화였다.어머니와살던 옛날 어느 시간처럼 문간방과 안방 아궁이에서는 장작불이 활활 타고 있었다.저 불 속에 사라져버린 나를 던져버릴 수 있다면….내가 짜왔던 삶의 무늬 위에 엎질러진얼룩들을 골라낼 수 있을까.겨울밤 어머니와 화롯가에 앉아 호호 입김을 불어가며 감자 껍질을 까고,감자 한 개를다 먹을 때마다 손바닥을 탁탁 마주치며 미련을 털어 내던어린 나에게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낮은 문설주에 머리를 숙이며 들어간 안방도 그대로다.군불에 익을 대로 익어 누렇게 변해버린 아랫목 장판도 옛날의 그것처럼 눈에 익었다.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들려왔고,순간 나는 어머니가 밤참을 만드시는가 하는 헛생각에 웃음을 흘린다.벽에 걸린 투박한 괘종시계가 막 열두 시를 치기 시작하자 갑자기 낯설어져 나는 우두커니 서있다. “올창묵이나 차려봤는데,입에 안 맞으면 옥수수막걸리나한 사발 하시지요.” “조금 전에 들어오신 모양이죠?” 나는 진탄나루에서 상류로 올라가던 불빛을 생각하며 묻는다. “그랬습니다.한잔하시고 문간방에서 주무시면 됩니다.” “빈방에도 불을 지펴두는 모양입니다?” “가끔,봉두난발의 어수선한 마음으로 천리 먼길 헤집어오는 손이 있지요.” 살얼음이 동동 뜨는 옥수수막걸리는 새큼하면서도 텁텁한맛이 시원스럽게 퍼진다.그는 숟가락 가득 뜬 올챙이묵을후르륵거리며 맛있게 먹는다.심심해서 엊그제 만들어봤는데,옛날 맛은 아닌데요.후르륵거리는 소리에 잘려나가는그의 말은 쥐어짜면 금세 물이 주르르 흘러내릴 것처럼 젖어 있다. 여름철 옥수수가 누릿누릿 익어갈 무렵이면 어머니는 올챙이묵을 쑤었다.옥수수 국수인 셈인 올챙이묵을 어머니도올창묵이라 불렀다.어머니는 마루에 앉아 옥수수 알을 따서 맷돌에 곱게 갈았다.이어 고운 체에 밭아서 가라앉힌앙금을 얻을 때면 허리를 펴고 등허리를 투덕이며 강물을하염없이 바라보았다.솥에 넣고 된죽을 쑤느라 나무주걱으로 휘휘 저을 때까지 강물 바라보기는 그칠 줄 모른다.찬물을 그득하니 받아놓은함지박에 구멍 숭숭 뚫린 묵틀을걸어놓고 나서야 어머니의 쓸쓸한 표정은 조금 가신다.야야,올창묵 먹자.니라두 실컷 먹었음 좋겠구나.느 아부진올창묵이라믄 자다가두 벌떡 일어났다야.찰기가 거의 없는올챙이묵은 찬물에 떨어져 뚝뚝 끊어지며 올챙이가 유영하듯 가닥가닥 흔들렸다.호박나물이며 잘게 썬 김치를 소로얹고 양념간장을 쳐도 내 그릇에서는 올챙이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아버지 생각으로 만드는 어머니의 올챙이묵이 나는 싫었다.올창묵은 야,그저 한 숟갈 가뜩 떠 넣어도어데 우물거릴 새가 있는 줄 아나.후르륵, 후르륵 하민서올창묵을 목구멍에 넘기구 난 다음참에 찾아드는 덤더 무리한 맛을 알어야 올창묵 맛을 제대루다 아는 거여. 니가,언제쯤이믄 이 덤더무리한 맛을 알까. 어머니로부터 개자리집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늘 달 밝은밤이었다.마당 한켠에는 대추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대추나무에 걸린 달 그늘이 덮은 마루는 어둠침침했다.무릎을세워 턱을 고이면 어린 내 등은 새우처럼 휘었고,이미 할머니처럼 늙어버린 어머니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그런 날이면 처마 밑까지 내려온 산자락은 한여름에도 겨울에나어울릴 법한 바람을 쌩쌩 날려보냈고,그바람에 물푸레나무이파리들이 묵정밭 쑥대처럼 서걱이며 마구 흔들렸다. 그런 밤이면 나는 왠지 모를 무섬증에 떨며 어머니의 이야기가 빨리 끝나기를 빌었다.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은따사로웠다. “개자리….지낼만하신 가요?” “어디서 꼭 한번은 만났던 분처럼 낯이 익군요.” 가부좌로 앉은 민박집 문씨는 엉뚱한 한마디를 던져놓고는 말이 없다. 그는 몇 번 허허 웃었고,고개를 몇 번 갸웃거린다.나는 그를 전혀 알지 못한다.내가, 이것도 괜한 질문이 되는 모양입니다, 하고 겸연쩍어하자 슬몃 말꼬리를잡는다.
  • [사라지는 것을 찾아] 야식 행상

    “메밀묵 사려,찹쌀떠∼억…” 매서운 삭풍이 귀를 에이고 눈보라가 흩날리는 한겨울 밤,인적 끊긴 적막한 골목길 어귀로부터 들려오는 야식 행상의 외침이 정겹게 들리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에 비하면 너나없이 모두가 가난하던 그때,야식 행상의 등짐 속에 든 메밀묵·찹쌀떡·찐빵·당고와 밤엿은 긴 겨울밤 간식으로 구미를 당겼지만 누구나 사먹을 수는 없었다. 생활 수준이 나아져 주택가 슈퍼마다 간식거리가 넘쳐나고 닭발에서 빈대떡·순대까지 온갖 메뉴를 24시간 ‘총알 배달’하는 야식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90년대 들어서면서 야식 행상은 사라져갔고 이젠 거의 자취를 감췄다. 야식 행상을 한 이들중엔 간혹 어른들도 있었지만 주로가난한 집안의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하려는 10대 중·고교생이 대부분이었다.그래서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도 파출소 순경들과 방범대원은 이들이 새벽 1∼2시까지 동네와여인숙 골목을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도 모른 척 눈감아 주곤 했다. “흥정이 필요없고 값만 물어보고 안사는 경우도 없는 장사였어요.‘밤(夜)엿에 왜 밤(栗)이 없냐’며 실망하면서도 그냥 돌려보내는 경우는 없었어요” 지금은 자수성가해 통신케이블 설비회사를 세운 김윤형씨(가명·50·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는 지난 70년대초아버지가 갑자기 작고하고 홀어머니와 3형제의 생계가 막연해지자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며 4년동안 야식행상을 했다. “의정부 제일시장에서 찹쌀떡과 찐빵을 10원에 3개씩 사서 한개당 5원에 팔았습니다.많이 파는 날은 몇백원씩 벌기도 했지요” 요즘 찹쌀떡 1개에 300∼400원씩인 것을 감안하고 당시의 소득수준을 생각하면 꽤 짭짤한 수입이었던 셈이다.당시의정부 시내에만 야식 행상이 20∼25명 정도나 됐었다. 이들은 야식이 든 라면상자를 흰색종이로 바르고 끈을 달아 어깨에 매단 채 두툼한 장갑과 귀마개로 추위를 견디며 골목골목을 누볐다. 김씨는 “추운데 고생한다”며 거스름돈을 받지 않거나,“나머지 찹쌀떡 다 사줄테니 그만 집에 들어가 쉬어라”는 어른들의 인정에 혹한의 추위도 배고픔도 잊었었다고회상한다. “외동딸이 원하면 무엇이던 해준다”는 김씨는 “요즘 10대들중 누가 자청해서 칼바람을 견디며 야식을 팔러 밤거리를 헤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리고 가난하지만 훈훈한 인정이 살아있었던 시절의 야식 행상이 힘들었지만 대견스런 기억으로 남아 자신의 인생을 지탱해 주는 힘이 되었다고 강조한다. 한만교기자 mgh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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