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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모 안 해요”…겨드랑이 당당히 드러내는 美스타들 [이슈픽]

    “제모 안 해요”…겨드랑이 당당히 드러내는 美스타들 [이슈픽]

    영화 ‘귀여운 여인’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줄리아 로버츠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1999년 영화 ‘노팅힐’ 프리미어 시사회 때 일인데요. 줄리아 로버츠는 당시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지 않고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습니다. 그녀가 인사를 하기 위해 손을 들 때마다 카메라맨들을 그녀의 겨드랑이 털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줄리아 로버츠의 겨드랑이 털은 어떤 뉴스보다 화제가 되었지만, 당사자인 줄리아 로버츠는 “이 논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토로했었죠. ●금기시 됐던 겨털…이제는 당당하게 여성의 겨드랑이 털에 관한 사람들이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성의 겨드랑이 털을 꼭꼭 숨겨왔던 연예‧패션계에서 여성의 체모를 당당히 드러내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잡지 커버부터 명품 패션 브랜드의 광고에 제모하지 않은 여성들이 등장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지난 6일 유명 패션잡지 ‘보그’는 자신의 겨드랑이 털을 그대로 노출한 영국 배우 엠마 코린의 모습을 8월 커버로 게재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의 주인공인 엠마 코린은 보그 역사상 첫 성소수자 모델이자 겨드랑이털을 그대로 노출한 여성이 됐습니다. 런던의 머리카락 역사가인 레이철 깁슨(Rachael Gibson)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대중들이 보는 현대 여성은 모두 제모된 겨드랑이를 갖고 있었다”며 여성들이 제모하지 않기 어려웠을 사회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수 세기 동안 이어진 미술사만 봐도, 누드화와 조각상에서 겨드랑이털이 지워진 것을 통해 겨드랑이 털에 대한 시대의 부정적인 인식을 알 수 있다는 것이죠.그는 또 최근 보그 표지에 대해서도 “엠마 코린의 겨드랑이털이 흐릿하게 보인다”며 “이는 겨드랑이털의 본질은 여전히 부적절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비판했죠. 보그는 이와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소매분석업체 ‘민텔’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부터 제모 시장은 부진한 궤도에 올라섰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들이 면도와 제모에 대해 더 이상 예민하게 접근하지 않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도 분석했죠. WSJ는 “제모 업체들도 겨드랑이 면도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내세우고 있다”면서 “2017년 론칭한 제모 브랜드 빌리는 ‘면도 광고 100년 만에 체모를 보여준 최초의 브랜드’”라고 설명했습니다. ● “내 겨드랑이에 자유를” 헐리우드에선 유명 배우들이 제모를 하지 않고 공식 석상에 종종 등장합니다. 팝스타 마돈나의 딸 루데스 레온은 캘빈 클라인, 마크 제이콥스 등의 광고에서 겨드랑이 털을 당당히 노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녀의 엄마 마돈나도 제모가 굳이 필요 없다며 겨드랑이 털을 그대로 드러낸 사진을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죠. 이 외에도 마일리 사일러스, 레이디 가가, 지지 하디드, 최근 모델로 데뷔한 미국 부통령 카말라 해리스의 딸 엘라 엠호프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이 제모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당당히 드러냈습니다. WSJ는 보그의 이번 표지 소식을 전하며 “지금쯤이면 모든 성별의 겨드랑이털은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할 것 같음에도 여전히 이는 논란의 주제가 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 체지방까지 재는 똑똑한 ‘스마트와치’가 체온측정을 안하는 이유는?

    체지방까지 재는 똑똑한 ‘스마트와치’가 체온측정을 안하는 이유는?

    애플이 오는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인 애플워치 시리즈8(이하 애플워치8)에 체온 측정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애플 전문 소식지 맥루머스(Macroumors)는 대만 인터내셔널 증권의 궈밍치를 인용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궈밍치는 본래 애플워치7에서 제공하려했던 체온 측정 기능은 엔지니어링 검증 테스트(EVT·Engineering Verification Test) 단계에서 알고리즘 요건 미충족으로 보류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량 생산 전에 알고리즘이 높은 수준의 기준을 충족한다면 애플워치8의 체온 측정 기능이 도입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만큼 정확도가 높은 결과를 만들어 내려면 알고리즘 신뢰성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손목으로 체온을 측정하는 것은 결과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일상에서 노출되어 있는 손이나 얼굴의 피부 온도는 날씨, 활동 상태 등에 의해 쉽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측정 센서만 내장한다고 쉽게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다. 따라서 해당 알고리즘은 외부 온도 등의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손목으로 측정한 체온이 구강이나 겨드랑이를 통해 측정한 결과와 유사해야 한다.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전자 체온계는 온도 변화가 적은 구강이나 겨드랑이를 통해 측정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 역시 동일한 문제로 체온 측정 기능 도입 시기가 늦어진다는 전망이 있다. 하지만 궈밍치는 올해 출시할 갤럭시워치5의 경우 해당 기능을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환경이나 활동에 의해 변화되는 체온을 측정한다면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는 쉽게 경고를 보내올 수 있다.새로운 기능을 선보이는 문제는 애플 측에서 더 급하다. 지난해 9월 더 밝고 넓은 화면으로 탈바꿈한 애플워치7에서 새로 선보인 기능은 거의 없었다. 소문으로만 존재했던 혈당 측정 기능과 체온 측정 기능이 빠져서 아쉽다는 평이 많았다. 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4는 골격근, 체지방, 기초대사량 등을 분석할 수 있는 체성분 측정(BIA·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을 선보이면서 지난 3분기 최대 출하량을 기록한 바 있다. 애플워치7은 화면 크기와 베젤을 줄이면서 외형적인 개선을 진행했으니 올해는 기능적 개선을 선보일 차례다. 아니라면 많은 사용자들이 바라고 있는 사용 시간 개선도 좋은 방법이다. 사용 시간 증가는 칩셋의 에너지 효율과 배터리 용량과 관련이 깊다.  삼성 입장에서는 경쟁업체보다 새로운 기능을 빠르게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뢰성이 관건이다. 측정 센서를 탑재하는 것은 일도 아니지만 정확성이 떨어진다면 불필요한 기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22 시리즈에서 게임최적화서비스(GOS·Gaming Optimizing Service)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만큼 브랜드 신뢰성 회복이 시급하다. 이상이 없다면 갤럭시워치5는 8월, 애플워치8은 다가오는 9~10월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체온 측정 기능과 관련해 어떠한 제조사가 먼저, 얼마나 정확한 기능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겨털 자유주의자” 마돈나 25살 딸, 겨털 노출한 당당 포즈

    “겨털 자유주의자” 마돈나 25살 딸, 겨털 노출한 당당 포즈

    세계적인 팝스타 마돈나(63)의 딸 루데스 레온(25)이 “겨털 자유주의자” 행보를 이어갔다. 캘빈 클라인은 지난 6일(현지시간) 공식 인스타그램를 통해 모델 루데스 레온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레온은 환한 표정으로 양팔을 들어올리며 겨털을 드러낸 모습이다. 세계적인 팝스타 마돈나와 그의 전 남자친구 카를로스 레온 사이에서 태어난 레온은 2018년 뉴욕 패션위크 ‘집시 스포츠’ 런웨이에 발탁돼 데뷔한 뒤 지난해 12월부터 속옷 모델로 활동해 왔다. 이후 패션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도 작업하며 모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레온은 평소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꾸준히 겨드랑이털 사진을 올려 팬들 사이에서 ‘겨털 자유주의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 전현무, 이혜성과 결별 후 “진짜 딸 낳고 싶다”

    전현무, 이혜성과 결별 후 “진짜 딸 낳고 싶다”

    3월 11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허니제이와 전현무의 소소한 일상이 공개됐다. 허니제이 엄마는 어린 시절 허니제이가 쓴 이메일을 공개했고, 허니제이는 민망함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본 전현무는 “이거 보면서 다들 어떤 생각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진짜 딸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아들들은 이야기를 안 하잖아. 엄마는 밥 차려놓고 화났다는 표시 하고 싶은데 이메일은 안 쓰니까 문 쾅 닫아버린다. 왜 문을 쾅 닫냐고 하면 ‘바람!’ 이런다. 길게 말하면 지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날 전현무는 1박 2일 동안 키의 반려견 꼼데와 가르송을 돌보게 됐다. 전현무는 “다른 데 맡기려고 했는데 저는 이미 경험도 많이 있고 재균이 강아지들도 돌봤기 때문에 약간 유치원이 됐다. 많은 의뢰가 실제로 들어오고 있고 그중에 키가 먼저 의뢰해서 흔쾌히 맡아주기로 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곧 꼼데, 가르송과 놀아주느라 지친 전현무는 “거짓말 안 하고 공 50번 넘게 던졌다. 힘들어. 이제 그만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하루 있었을 뿐인데 제 침실로는 안 들어올 줄 알았는데 양쪽 겨드랑이 속으로 들어오고 불편한 잠자리였다. 정확히 10분 잤다. 선잠 잤고 얘네는 차원이 다르다. 8년 이상 키운 키는 얼마나 대단한가. 하루 있는데도 이렇게 한라산 얼굴이 됐는데 어떻게 해왔을까. 정말 존경스럽다”며 절망했다. 전현무는 “얘네 어떻게 키우냐? 황재균 개보다 10배 힘들다. 정말 힘들 때 아니면 맡기지 마라. 나 죽을 뻔 했어”라고 지난 1박 2일을 회상했다. 전현무는 “너무 아쉽고 또 보고 싶고 생각날 것 같은데 지금 당장은 떨어져 있는 게 맞다. 피차 위해서. 다음에 맡아줄 때는 이틀 정도 체력을 비축하고 다음에 보자. 다음에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을게. 애정과 따뜻한 온정으로 아이들을 맡기고 싶다면 무무 개치원으로 맡겨 주시면 정성껏 돌봐드리겠다”고 자신했다.
  • [202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가는 언어-신미나론/염선옥

    1. 몸의 기억에 부여되는 리얼리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쩌면 예술이 끝자락에 도달해 있고 이제 “규정 불가능성”(하이데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현대는 예술 과잉의 시대이자 ‘무(無)예술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는 헤겔이 비유한 것처럼, 이제는 예술이 인간의 비대해진 욕망을 더는 채워 줄 수 없다는 “예술의 종언”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쓰고 읽는 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대성과 서정성이 미학적으로 반목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이분법적 폐쇄성이 낳은 관념적 산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시의 속성을 탈(脫)서정성에 두려는 해체적 사유는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현대성과 서정성은 대척적 개념이 아니라 수많은 접점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시의 차원으로 수렴되어 가는 것이라는 앙투안 콩파뇽의 ‘현대적 전통’론은 여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신미나에게 ‘시’는 현대성과 서정성이 만나면서 발원하는 예술적 실체로서 그녀의 시는 현대인에게 예술의 존재를 아직도 따뜻하게 건네는 악수로 은유될 수 있을 것이다. C.S. 루이스는 ‘오독’(1961)이라는 비평집에서 현대는 삶과 예술이 혼동되며 시인과 대중이 서로 예술을 다르게 이해하는 시대라고 갈파한 바 있다. 또한 이성복은 ‘불화하는 말들’(2015)이라는 시론집에서 시인들에게 세상과 불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만큼 적지 않은 논자들이 현대시가 세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세계가 불화하는 시대에 신미나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경험과 언어 사이의 거리를 좁히면서 그것을 통합하려고 한다. 본래 시가 노래와 춤이라는 몸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실된 아우라(Aura)를 여전히 기억해야 할 미학적 흔적으로 보고 이를 재포착함으로써 삶과 분리된 예술을 통합하려는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닫힌 기억들이 열린 기대 속에서 각인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녀에게 몸의 기억은, 비록 하찮고 순간적으로 꺼질 미광(微光) 같은 것일지라도, 수없는 리얼리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 아가, 세상이 어찌 보이냐 할아버지 어린 나를 무등 태우고 뒤돌아서서 지붕 위로 어금니 던진다 까치가 어금니 물고 간 곡선으로 내 젖무덤은 부풀어 올라 백내장 걸린 할아버지 중얼거리시데 저 봐라, 상갓집에서 혼 빠진다 - ‘산 너머’ 전문 시의 화자는 어린 시절 이를 뽑던 기억, 할아버지 무등을 타던 기억을 떠올린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각을 부여한다. 할아버지가 무등 태우며 ‘헌니 줄게 새 이 다오’를 노래하던 순간은 온몸으로부터 분출되고 온몸으로 수렴되는 발화의 기억을 남긴다. 신미나의 시에 그려진 화자의 경험과 기억은 독자의 마음을 열어 주면서 무등 탔던 기억, 실에 묶어 이를 던졌던 기억, 미신과도 같이 헌 이를 주면 새 이를 물어다 준다고 노래했던 기억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렇듯 몸의 기억에 리얼리티를 부여한 결과 그녀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된 정동적 연결망을 제공하게 된다. 신미나는 수많은 시편을 통해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이마’) 기억, “어린 조약돌 몇 개 씻어 주머니에 넣고”(‘첫사랑’) 다니던 기억, “눈밭에 노란 오줌 구멍을 내”(‘연’)던 기억, “방바닥에 엎드려 글씨를” 쓰다 “공책 뒷장에 눌러쓴 자국이 점자처럼 새겨졌”던 기억(‘받아쓰기’), “생쌀을 씹는 버릇”(‘윤달’)의 기억을 소환한다. 이러한 섬세한 기억들이 귀환하는 방식은, 기록되지 못한 채 떠돌지라도, 시인으로 하여금 창의적 감각과 초월적 사유를 거느리게끔 해 준다. 이를 통해 시인은 현대인이 가진 몸의 기억을 순간적으로 각성시키면서 파편화된 체험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통합의 힘을 발휘한다. 2. 신화와 샤먼적 요소 신미나는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공동체적 감각이 묻혀 있는 시대를 향하는 시인이다. 기억의 바닥에 있는 시대의 경험과 그것에 얽힌 삶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려고 노력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전체를 통해 얻어지는 질서의 틀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신미나의 기억은 할머니의 삶과 함께 빈번하게 드러나는데, 화자의 삶은 할머니에 의해 ‘명랑’을 되찾고 있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마고 2’) 싫을 정도로 화자의 고백에는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숨쉬고 있다. ‘마고 할멈’은 시인에게 삶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죽음을 애도하며 견뎌 애써 살게끔 해 주는 상징이다. 기억 속의 할머니는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이고, 시인은 자신의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할머니의 삶과 기억을 끌어들여 샤먼적 요소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그녀의 시에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낡은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 농경적 삶의 방식이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다. 과학기술 사회에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묻혀 버린 옛것을 꺼내와 그것이 가져다준 진정한 메시지를 독자와 교환한다. 삶을 위로하던 공감 요소인 신화가 불려올 때 그녀의 시에서는 샤먼의 배치 과정이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개입하게 된다. 사실 신미나의 시에는 무속 체험과 감각이 빈번하게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녀는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2014)와 제2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2021)에서 신화나 샤먼의 체험을 두루 끌어들이고 있다. 그녀에게 신화나 샤먼적 요소는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이다. 신화와 샤먼적 요소는 “뜻 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처럼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어디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리고’)리는 기억에 담겨 있는데, 이는 “너무 많은 무늬를 몸에 새긴” 것 같아 끝없이 되풀이된다. 그것들은 자아를 지탱하는 배경과 같으며 이러한 사례는 그녀의 시 전체에 걸쳐 배치되어 있다. “지푸라기인형”(‘마고 2’, ‘백일몽’)과 “헝겊인형”(‘묘의 함’), “종이인형”(‘묘의 함’,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은 무(巫)와 관련을 두고 있으며, 탱화나 “천년을 물속에 살아야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물가”(‘백일몽’) 이야기, “때리면 정신 든다는 무당 말”(‘불티’)에 “아비가 대나무 뿌리로 아들을 때”리는 주술성이라든가 “몸을 얻으려면 새 옷을 입어야”(‘홍합처럼 까맣게 다문 밤의 틈을 벌려라’) 하는 샤먼적 상상, 저승으로 떠나게 될 아기들이 가여워 제명과 맞바꿔 아기들을 살린다는 ‘마고’ 신화까지, 그녀는 수많은 샤먼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과학적 시선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에 샤먼과 신화적 요소는 리얼리티를 감쇄시킬 수도 있을 법한데, 신미나의 시에서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독특한 형태로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겪은 기억을 중심으로 인문적 사유가 제거된 과학기술의 공허함과 허황된 논리를 비판하면서 그 빈 곳에 신화와 샤먼을 채워 넣는 것이다.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한다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왔다 묘의 주머니는 작고 이따금 탄내가 난다 주머니 속에는 타다 만 볍씨가 있다 묘의 상자 속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고 정글짐 꼭대기의 해가 타고 있다 - ‘묘의 함(函)’ 전문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서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하고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온 존재이다. 종이 가마에 고깔모자를 쓴 검정으로부터 태어난 ‘묘’는 제의를 치르는 무당 같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묘의 상자 안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다. 바로 이는 접신과 빙의된 샤먼의 모습이다. ‘종이 인형’을 한 묘의 상자 안에는 타인의 삶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도 있다. 시인이 은유하는 것은 시대의 종말과 위기에 있지 않다. 다만 그녀는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이라고 믿어 왔던 인간의 존재방식에 균열을 낼 뿐이다. 기술 발전과 합리성이 채워 주지 못하는 소외와 불안을 ‘무속’ 모티프를 통해 진단하고 ‘해원’이라는 처방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 싫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냈더니 이고 있던 채반을 내려놓고 갔다 채반 위에 팥 한 알 또렷이 남았다 다음날엔 보따리를 두고 갔다 매듭을 풀어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나왔다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일으켜 세워도 자꾸만 목이 꺾였다 배를 갈라보니 노란 것이 반짝 했다 금니였다 할머니의 등에 새긴 문신은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방패 마작처럼 패를 뒤집어 얼굴이 자도르르 돌아간다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쟁기 눈, 코, 잎을 갈아 끼운다 높고 슬픈 노래를 물려주려고 잠들면 가만 코에 손가락을 대본다 할머니는 피가 너무 환해서 인간의 잠을 자지 못한다 - ‘마고 2’ 전문 장사치로 떠도는 할머니가 등장하자 화자는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낸다. 이는 가난한 할머니의 고통이 새겨 넣은 상처를 마주하는 화자의 고통을 암시한다. 종종 가난으로 얼룩진 기억은 삭제되거나 묻히는데, 시인은 할머니의 기억을 아프게 되살려 고통과 가난을 마주하는 순간을 불러낸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두고 갔지만 그 매듭을 풀어 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그 안에서 나온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자꾸 목이 꺾이기만 하는 인형의 배를 갈라 보니 노란 금니가 반짝이고 있다. 지푸라기 인형이라는 샤먼적 요소를 통해 할머니와 접신하는 경험은 신비롭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신화와 샤먼적 요소를 통해 추억으로 남은 것이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신화를 통해 다시 할머니를 만난 것이다. 할머니의 등장이 어린 손녀가 겪어 갈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전개는 신화의 이미지를 거느리는데 “배를 갈라보니” 노란 금니가 나온다는 신화는 작품에 이러한 환상성을 부여하고 있다. 붉은 구슬을 입에 물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나왔 습니다 천수관음은 천개의 손으로 슬픔을 어루만진다는데 손이 천개면 세상의 눈물을 닦을 수 있습니까 뜨거워서 그래, 아가 어쩌다 네 마음에 명랑을 잃었니?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내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습니다 봄에 난 콩 싹처럼 웃어보라, 해를 피하지 않는 해바라기처럼 용감해라, 물 만난 오리처럼 신나게 욕해보라, 비 온 뒤 제비처럼 까불어라, 분수처럼 솟구쳐라, 쪼개고 쑤시고 부러뜨려라, 톱날의 요철과 같이 벌떼처럼 화를 내라, 연기처럼 곧게 서라, 백합처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 할머니는 겹겹의 모란 치마로 나를 폭 싸서 공중에 띄웠습니다 키질하듯이 위아래로 까부르니 몸이 아기만큼 작아져 배꼽이 간지럽고 이히히 웃음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내가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우스운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한 것인데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았습니다 - ‘탱화 3’ 전문 화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오셨다는 것은 시인에게 강림하는 샤먼적 순간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명랑을 잃은” 화자에게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다. 이러한 발화를 통해 할머니의 존재는 화자에게 한 차원 더 명확해진다. 할머니는 “…웃어보라, …용감해라, …욕해보라, …까불어라, …솟구쳐라, …부러뜨려라, …화를 내라, …곧게 서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라고 위로하며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할머니에 대해 화자는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는다. 화자에게 할머니는 ‘웃음을 주는’ 존재이며 삶에 원초적인 힘을 주는 정신적 동반자이다. 할머니의 상실을 지우고 할머니의 존재를 보존하는 방식은 기억에 의해 가능한 것인데, 시인은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신비함을 그 안에 담음으로써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 할머니와의 만남을 신비한 일로 확장해 가면서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성격을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3. 존재론적 근거로서의 기억을 통한 표준화에의 저항 할머니는 현존하지 않고 시인의 몽상과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베냐민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르면, 신미나는 과거를 고정적 점으로 보지 않고 현재로부터 관찰하고 불러낸다.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기억으로 새겨진 것은 언젠가 ‘있었던’ 실재일 뿐이다. 그러나 신미나는 세속적 질서 속에 할머니의 기억과 농촌 경험을 가져와 행복에 대한 표상을 과거로부터 형성한다. 화석으로 남은 시골이 따스한 공간이었다는 전언을 통해 도시가 가진 허상을 비판하고 지금까지 가졌던 삶의 불균형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미나는 이렇게 자신의 기억을 응시하면서, 데리다가 말하는 흔적(trace)을 만지는 일을 수행한다. 수레가 남긴 바퀴자국을 토대로 동물과 수레의 현전을 논할 수 없듯 그의 흔적은 ‘없다’를 말할 수 없는 심적 자국인 것이다. 그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의 첫 작품으로 배치한 것은 퍽 유의미하다. 본다는 것, 보았다는 것은 허상이 아닌 실상으로, 부재가 아닌 존재로 인정하는 일이며, 그 존재성은 사라지지 않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있는’ 것과 ‘있었던’ 것이 가지는 존재성의 기대를 동시에 내포한다. 한 알의 레몬이 테이블 위에 있다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금방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한 알의 레몬이 눈앞에 있다 그것을 치우면 레몬은 과거형으로 존재한다 흰 테이블보 위에 레몬이 있다 눈을 감아도 레몬은 레몬 빛으로 남고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진심으로 보인다 - ‘지켜보는 사람’ 부분 화자는 테이블에 놓인 “오래전에 있었던” 한 알의 레몬을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레몬은 비록 치워진다 해도 ‘과거형’이 될 뿐 비(非)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리했던 것은 눈을 감아도, 그것을 치우더라도, “레몬 빛으로” 남는 ‘사실’이 되고 “진심으로” 보이는 것이 된다. 존재의 가치는 시간이 증여한 것도 아니고 사회가 합의한 상징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경험하여 의미가 솟아나는 지점에서 생겨날 뿐이다. 그 세계에서 기호화되지 못한 것들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림자를 만”들고 조용히 남아 있게 된다. 이는 “쪼그리고 앉아”(‘단조’)서 보던 물에 불어나는 한 톨의 쌀알이 “찬 벽에 발을 대고 누”워서도 천장에 떠오르는 또렷함 같은 것이다. 기억은 ‘있었던’ 것의 부재를 또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과정으로 도약한다. 동요 속에서 마구 튀어오르거나 우글거리는 기억의 운동성은 존재의 살아 있음을 말해 주는 증거가 된다. 시인이 쓸모없는 일로 여겨지는 기억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억 속에 오롯이 권역을 형성하고 우리의 인식과 감각에 등장하는 본연의 것들은 비록 외곽으로 밀려나 버렸다 해도 우리를 상실과 폐허 속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존재론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때로 기억은 자주 하찮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기억이 물질적인 감각에 찍힌 낙인일 때 신미나의 시는 기억의 집적을 통해 그러한 규정을 벗어난다. 그의 기억은 일정한 시공간과 서사와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고리를 이으면서 긍정적으로 순간순간을 끌고 나간다. 보들리야르는 현대를 가리켜 “현존하는 모든 시스템의 비만 상태”라고 지적하면서도 현대인은 기억과 상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신미나의 시는 언어의 옷을 채 입지 못한 기억들로 가득 채워짐으로써, 시적 주체를 추동하는 공감의 발원지로 기능하게 한다. 새로운 것의 권위에 대해 역설한 콩파뇽은 기억을 유행과 현대적인 것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억이 ‘새로움’에 대한 ‘낡음’이라는 모순관계의 짝패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상상력’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공연한 일들”과 “쓸모없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신미나의 목소리는 기억의 세부를 포착하겠다는 의지이며, 그녀의 시는 폐기되는 세부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는 주변에 널린 세부에 주목하면서, 삶은 지평이 아니라 오히려 세부의 집적임을 말한다. 이때 세부는 여러 차원의 경험으로 채워진 모래사장으로서, 우리는 그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공연한 것들, 쓸모없는 것들은 삶을 채워 주는 세부인 것이다. 그녀의 시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과 불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법칙 이외에 어떤 언설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고유의 법칙을 유지한다. 이때 도시는 다름과 비뚜름 대신 바름을 동의반복적(同意反復的)으로 배열하고 배치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유동하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가운데 자랑스럽게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도시이기 때문이다. 네모반듯한 도로와 건물, 기호와 상징, 그 속에서 현대인은 한 방향으로 향하는 물고기 떼처럼 몰려간다. 모든 공간이 유사해지면서 모국어가 있어도 전 세계가 몇몇 우세어를 중심으로 통일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표준화와 평균화에 저항하는 신미나 시의 힘이다. 이상하지 않나요, 이런 고요는 몰려오던 해일이 눈앞에서 멈춘 듯한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두었으므로 나의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어요 빛에 일렁이는 물 그물이 나의 발을 얽을 뿐입니다 - ‘아쿠아리움’ 부분 물주름 없는 물결 귀를 떠난 소리 풀 없는 인공 정원 - ‘홍제천을 걸었다’ 부분 현대인의 행동 양식은 모든 면에서 어떤 인공적인 것의 제작 방식과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현대인은 동화되어 가고 있다. 노동하는 동물로 격하된 채 살아갈 뿐 거부와 배척이 두려워 ‘소수-되기’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는 개인에게 감동을 주는 일에 대하여 어떤 말도 하거나 듣지 않는다. 도시인다운 ‘다수-되기’(에티엔 발리바르)를 지향하게끔 할 뿐이다. 도시는 고유한 특성이 제거된 개인을 색인 속에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런 가운데 개인의 슬픔은 썩어 가거나 사라지게 된다. 도시인의 언어는 차가운 콘크리트 언저리에서 싹튼 불쾌하고 축축한 우울과 소외의 언어가 된다. 그런 언어로 표지된 도시인은 자신의 결여된 내면성을 드러낼 방식이 없게 된다.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미학적 항의가 신미나의 시다. 4. ‘나 사는 곳’의 발견 과정으로서의 기억 혹자는 신미나의 시에서 농촌과 자연과 가난이 빚어낸 서정성을 읽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더 확장된 의미로서 폭력의 시대에 소실되어 가는 ‘나 사는 곳’(오장환)을 훑는 작업을 읽어 낸다. 모국어의 소실과 전통의 소외와는 달리 매체와 일상을 메우는 것은 온통 서구 것이다. 케이팝(K-Pop)과 한류(Korean-Wave)도 서구 입맛에 맞춘 예능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SNS의 시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하이브리드-스토어 등 과학기술의 발전은 콘택트 없이도 실시간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신용카드라는 합의된 인증 방식의 결제를 통해 우리의 취향과 입맛은 모두 통제되고 있다. 이런 위험신호를 감지한 신미나는 ‘나 사는 곳’을 중심으로 우리의 것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있다. 보들레르가 현대성을 현대인의 불안과 관련시켜 읽어 냈다면, 신미나는 현대성을 폭력과 상실로 읽어 낸다. 그녀가 읽은 현대라는 미달태(未達態)는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아쿠아리움’) 둔 것과도 같아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는” 상실의 세계일 따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머금고 “그만, 이라고 말해도 자꾸만 공을 물어 오는 착한 개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인 것이다. 아쿠아리움에 가둔 물고기 세상처럼, 우리가 사는 곳은 동일한 풍경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풀 없는 인공 정원”(‘홍제천을 걸었다’)이 가득한 곳이 되고 말았다고 시인은 진단한다.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 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헐떡이며 걸어가는 것을 보는 집 보러 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 난 데를 혀로 쓸며 돌아보는 사직동 - ‘지하철역에서 십오분 거리’ 전문 ‘고스트 타운’(베냐민)이 된 도시가 현대화의 필연적 산물이라면 시인이 바라는 도시는 어떤 곳일까? “풀 없는 인공 정원” 대신 “마당이 있는” 집이고 “문방구 평상에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는 곳이다. 부품을 한데 모아둔 것처럼 젊은이들만 들어찬 도시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공간이며, 아이들이 애용하는 문방구 평상이 있는 공간이다. 또 획일화되지 않은 무정형의 공간이며 비폭력적 공간이자 비상실의 장소이다. 빌딩과 벽이 없는 언덕 위에 여자대학교가 있는 곳이며 그곳에서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어 맛볼 수 있는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인 것이다. 시인이 이러한 공간성을 가져오는 방식은 ‘우리 것’의 회복이자 ‘나 사는 곳’의 확인 과정인 셈이다. 첫 시집에서부터 발견되는 그의 시적 공간은 도시 미학적 공간과 거리가 이처럼 철저하게 멀어진다. 또한 신미나의 시는 흔적으로만 남은 우리말의 보고이다. 현대적인 것을 이루는 성좌를 완성할 때 세련된 시어의 반복과 나열이 필수라면 시인의 언어는 낡은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것으로 명명된 모든 상황에서 시인이 채우는 장판, 요, 밥물, 물금, 내천, 조약돌, 연밥, 무밭, 아욱잎 등 추억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우리의 감각적 언어가 더 감각적이고 새로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시인은 농도 짙은 외래어를 사용하기보다 ‘싱고’, ‘무이모아이…’ 같은 우리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쏟아져 흐르는 외래어와 말줄임에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어란 얼마나 나약하기만 한가? “나는 오리라 하였고 당신은 거위라” 하였으며, “나는 공복이라 하였고 당신은 기근”이라 부르며, “당신은 성북동이라 하였고 나는 종암동이라” 하였다는 등 언어는 불통을 잠재적으로 내재한다. 언어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일치”(‘사랑의 순서’)하는지도 모른다. 신미나는 시가 소통되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독자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도시의 방식인 고통의 언어 대신 모태의 언어를 내뱉는다. 모태의 언어는 관찰과 소통과 사색을 통해 유래된 ‘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기를 더 많이 드러내고 표출하는 도시 방식 대신 듣고 보고 느끼는 ‘삼중(重)의 겹’을 택한 결실이다. 이때 시인은 도시 안에서 ‘보는 자’이자 ‘느끼고 듣는 자’가 된다. “휘파람을 불며 길을 나서”면 “리어카에 폐지를 실은 노인들”(‘입김’)도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번쩍 아이를 들어올리는”, “얼굴만 아는 여자”(‘길음동’)도 만날 수 있다. 또 “신발을 꺾어 신고 앞서”(‘모란과 작약을 구별할 수 있나요?’)가는 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화자가 바라보는 것은 무언가가 되지 못한 세부이며 삼중의 겹을 통해 시로 현상된 것들인 셈이다. 또한 그녀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수건 안감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보게 하고 “귀 기울여 듣게” 한다. 우리는 말하기를 유보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선행해야 비로소 삼중의 겹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과정이 그 안에 있다. 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 ‘정미네’ 전문 “밍크이불”은 어느 집에나 있었고 우리는 그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고 느낀 경험과 교생의 편애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기억, 예쁜 친구를 험담하던 기억이 시인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저 기억 속에 둥둥 떠 있기만 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어짐으로 돌아감’(장뤼크 마리옹)을 선사한 기억의 주체인 셈이다. 또한 신미나의 기억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뿐 아니라 더 거슬러 올라가 시대적 소멸의 흔적을 길어 올린다. 어머니가 들려주신 마고 이야기(‘마고 1·2’)를 소재로 삼는가 하면 할머니의 기억과 할머니와의 접신 과정을 ‘탱화’(‘탱화 1·2·3’)로 드러내기도 한다. 만약 시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정의한다면 ‘새로움’의 추구라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전통적 서정성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저버린 것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시가 발견해야 하는가, 발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신미나의 시는 시간 개념을 긍정하며 발명보다 발견을 더 큰 화두로 삼는다. 이는 타인에게 물려받은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기호화되지 않은 세부의 것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내포한다. 그리고 발견은 ‘나 사는 곳’을 살피는 몸짓이며 몸에 각인된 과거를 통한 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원적 모색을 뜻한다. 신미나는 언어적 한계를 무화(無化)하기보다 기억을 통해 자신이 실감하는 쪽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되살려 시어를 택하고 그 속에서 실감을 표현하는, 들뢰즈식으로 ‘행동하는’ 시인인 셈이다. 단절과 폐허의 상황에서 그녀는 ‘벽’이 아닌 ‘문’을 택하고 단절이 아닌 소통을 지향한다. 선명한 기억이야말로 개인을 지탱하는 근원적 뿌리이며 개인의 감각과 사회의 전체성을 함께 붙드는 운동임을 그녀의 시는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 “나이 많아 기분 안 나쁠 줄”…80대 여성 성추행한 의사의 해명

    “나이 많아 기분 안 나쁠 줄”…80대 여성 성추행한 의사의 해명

    한 80대 여성이 안과 의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가족들이 항의하자 해당 의사는 “나이가 많아 기분이 안 나쁠 줄 알았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KBS 보도에 따르면 80대 여성 A씨는 지난 3월 경기 하남시에 있는 한 안과의 의사 B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 B씨가 “단골이니까 서비스를 해주겠다”며 어깨를 주물렀고, 갑자기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강제추행했다는 것이 A씨 측 주장이다. A씨는 사건 두 달 뒤에야 가족들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놓았다. 가족들이 병원을 항의 방문하자 B씨는 “제가 그렇게 한 건 틀림없다”면서도 “특별히 추행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연세가 많으셔서 그렇게 기분 안 나쁘게…”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가족들은 경찰 고소를 생각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A씨의 건강이 악화될까봐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 [열린세상] 내일을 위한 시간/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열린세상] 내일을 위한 시간/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이 글은 아픔을 직면하고 추스르고 나아가고자 하는 나와, 나와 같이 강제추행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들 그리고 그들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즉 우리를 향한 글이다. 그날 종로의 한 식당에서 남편의 오랜 지인인 A와 저녁 만남을 가졌다. A는 그 자리에 그의 지인 두 명을 동석시켰다. 썩 내키지 않았지만, 남편과도 일면식이 있던 사이라고 하여 거절하지 않았다. 일행들과 잔을 돌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자연스럽게 건너편에 앉아 있던 B와도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 오갔다. 대화 중 B의 한마디가 내 귀에 꽂혔다. “아오, 형수님만 아니면 진짜!” 잘못 들었나 싶었다. 그의 비상식적인 언행에 꽤나 불쾌했지만 ‘다음에 안 보면 되지’ 하고 무던히 넘겼다. “형님, 포장마차에 가고 싶어요.” B가 남편에게 말했다. 근처 포장마차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내 왼쪽엔 B가, 오른쪽엔 남편이 앉고 건너편에 A와 C가 앉았다. 술이 약한 A는 테이블 위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평소 친분이 있던 B와 C의 대화가 주를 이뤘다. 남편이 화장실 때문에 자리를 떴다. 그렇게 네 사람만 남았다. 공허한 시간이 흐르던 중 어느 순간 내 왼쪽 겨드랑이 사이로 손이 들어왔다. B의 손이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봤다. 날 보고 씨익 웃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건너편의 C를 봤다. 취한 C는 이 상황을 보지 못한 듯했다. 그사이 B는 내 왼쪽 가슴을 두 번 더 만졌다. 방어할 새도 없었다. 남편을 기다리며 모바일로 택시를 잡으려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B의 만행은 계속됐다. 그는 내 두 볼을 꼬집듯 부여잡았다. 그리고 입맞춤을 시도했다. 내 얼굴을 자신 쪽으로 잡아당기며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고 말했다. “뽀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마침 화장실에 다녀온 남편이 추행을 목격했다. 남편은 B의 어깨를 잡아당기며 그의 추행을 저지했다. 순간 큰 몸싸움으로 번질 것 같아 덜컥 겁이 났다. 도망치듯 남편을 데리고 포장마차를 나와 택시를 잡아 탔다. 내 몸은 힘없이 굳어 떨렸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얼굴과 몸을 씻었다. 그리고 비처럼 내리는 샤워기물 아래에서 울며 기도했다. 부디 자고 나면 사라질 악몽이길 바라며.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별일 아니라 여기며 일상을 지속하려 노력했지만 잘 안 됐다. 몰아세울수록 기울어져 갔다. 작은 소음도 폭발음처럼 크게 들렸다. 심장이 귀에 달린 것처럼 종일 심장 박동소리가 들렸다. 앉으나 누우나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왜 그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을까. 왜 그때 무례하다고 불쾌함을 표현하지 못했을까. 왜 그런 사람과 같이 자릴 했을까…. 수많은 ‘If’들을 늘어놓으며 시계를 반대로 돌릴수록 무력감과 좌절감은 깊어져 갔다.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가까운 지인 한둘에게 사건에 대해 토로했지만 돌아오는 말들은 처참했다. ‘네가 매력적이긴 하지’, ‘그러니까 술좀 그만 마셔’, ‘그런 자리엔 왜 갔니?’ 소리 없는 좌절은 분노로 모습을 돌변하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나를 구원하고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성폭력 여성 및 아동 지원 시스템인 ‘해바라기센터’를 경유해 의료 지원을 받기로 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예약을 했다. 이어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도움을 청했다. 더듬더듬 말을 텄다. 상담사는 이름 대신 자신을 ‘0909’로 소개했다. 그녀는 어떤 절차 없이 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 줬다. 그리고 말했다. “당신은 최선을 다해 아픔을 직면하고 관통하고 있으니, 절대 자신을 비난하지 마세요. 혹시나 누군가 2차 가해를 한다 하여도, 그들이 강제추행을 보는 시각이 그 정도다 생각하세요. 절대 그들을 미워 말며 일시적으로 관계를 차단하세요. 무엇보다 주체적으로 적극적으로 이 사건을 처리하세요. 그게 오늘을 살고 내일의 상처로 남기지 않는 방법입니다.” 사건 발생일 11월 15일, 고소일 25일,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크리스마스. 원형탈모, 불안과 불면, 대인공포와 공황, 온갖 염증과 종양까지 실컷 괴로워했다. 아직 가해자 소환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아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지만, 이제 그만 자학을 멈추고 나를 용서하기로 한다. 괴로워하던 나를, 몰아세우던 나를, 허우적대던 나를 용서한다. 그리고 고한다. 해피 뉴 이어.
  • 보챈다고 생후 8개월 아들 때려 뇌병변 장애…30대 아빠 징역 5년

    보챈다고 생후 8개월 아들 때려 뇌병변 장애…30대 아빠 징역 5년

    생후 8개월 된 아들이 울고 보챈다고 폭행해 뇌 병변 장애 판정을 받게 한 30대 아버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으로 피해 아동이 뇌출혈을 일으켜 중환자실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는데도 퇴원 후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신체적 학대를 했다”며 “피해 아동은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피고인의 반성이 전제되지 않는 한 이를 피해 아동의 진정한 의사라고 보기 어렵다며 처벌 불원 의사를 양형에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월 26일 오후 6시쯤 인천시 연수구 자택에서 당시 생후 8개월인 아들 B군의 눈과 이마 등을 손으로 강하게 3차례 때려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양손을 B군의 겨드랑이 사이에 집어넣고 쇄골 부위를 세게 움켜쥐거나 얼굴과 팔을 꼬집어 멍 자국을 내기도 했다. B군은 뇌출혈과 함께 팔뼈가 부러졌고,뇌 손상으로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뇌 병변 심한 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는 평소 낮에는 일용직으로 배달 일을 하고 아내가 외출하는 밤에는 혼자서 아들을 돌봤다. A씨는 사건 발생 당일 맥주 한 캔을 마신 뒤 잠을 자려다가 B군이 보채고 울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 [월드피플+] 약혼 11년 만에 면사포 쓴 英 신부, 사흘 만에 하늘로

    [월드피플+] 약혼 11년 만에 면사포 쓴 英 신부, 사흘 만에 하늘로

    약혼 11년 만에 꿈에 그리던 면사포를 쓴 신부가 결혼 사흘 만에 세상을 떠났다. 신랑은 “사랑 고백을 미루지 말라”며 신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지난달 1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슈롭셔 텔포드에서 신부 젠 쿠퍼(43)와 신랑 벤 쿠퍼(34)의 결혼식이 열렸다. 두 사람이 약혼한 지 11년 만이었다. 부부는 2010년 약혼했지만 직장 문제와 잇단 출산으로 결혼식을 미룬 채 살았다. 특히 아내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얻은 두 아이에, 벤과의 동거 중 낳은 세 아이까지 자녀 다섯을 키우느라 바빴다. 그 사이 아내는 몹쓸 병을 얻었다. 9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아내는 동거 중 유방암 진단을 받고 투병을 시작했다.힘든 과정이었지만, 아내는 다섯 자녀를 위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사실상 남편이나 마찬가지였던 쿠퍼도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그 덕에 아내는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인생의 굴곡을 함께 이겨낸 부부의 사랑은 더욱 견고해졌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지난해, 부부는 약혼 10주년이자 암 완치 5주년을 맞았다. 가족, 친구와 축하 파티를 열어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축하 파티 몇 달 만에 아내의 암이 재발했다. 아내는 겨드랑이 아래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았다가 암이 재발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좀 살만하다 싶었는데 더 큰 위기가 닥친 것이다.아내의 암 재발로 가정은 쑥대밭이 됐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직감한 가족은 작별을 준비했다. 특히 남편은 미루고 또 미뤄온 결혼식을 서둘렀다. 그러나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아내가 더는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의료진 연락에, 남편은 예정보다 열흘 빠른 지난달 17일 부랴부랴 병원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약혼 11년 만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내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급조한 결혼식이었지만, 꿈에 그리던 면사포를 쓴 아내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남편은 그런 아내의 야윈 손을 말없이 부여잡았다.그리고 사흘 후, 아내는 남편 손을 꼭 잡은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남편은 “임종을 지키며 아내에게 나와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속삭였다. 그때 텔레비전에서는 20년 전 영화가 나오고 있었다. 아내에게 인생 마지막 영화가 20년 전 할리우드 삼류 코미디 영화라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내 심장은 멈췄다”고 전했다. 남편은 “이제 아내는 떠나고 없다. 예약해둔 결혼식장은 12월에 생일이 몰려있는 아이 셋의 합동 생일파티장으로 써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침내 내 인생의 사랑과 결혼했는데, 이 결혼이 몇 해가 아니라 며칠로 끝나 마음이 아프다. 지체 말고 지금 당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고백하라”고 당부했다.
  • “응분의 대가 각오”…中, 대만 잠수함 건조 도운 ‘블랙 리스트’ 공개

    “응분의 대가 각오”…中, 대만 잠수함 건조 도운 ‘블랙 리스트’ 공개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 목적으로 대만이 추진 중인 현대 재래식 잠수함 건조 프로젝트에 미국 등 4개 국가가 비밀리에 기술 지원 중인 것을 두고 중국이 해당 국가 ‘블랙 리스트’를 공개했다.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는 대만 잠수함 건조에 협조하고 있는 4개 업체 리스트를 공개, 이들이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부품, 전문가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리스트를 공개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대만 정부는 총 8척의 현대 재래식 잠수함 건조 사업을 비밀리에 진행 중이다. 대만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과의 전쟁이라는 위협에 대비해 잠수함 함대 구매를 서둘러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선뜻 대만에 잠수함을 판매한 국가는 없었던 것. 그러던 중 최근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대만 정부는 일부 해외 잠수함 기술업체들로부터 비밀리에 대만 잠수함 건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매체가 공개한 비밀리에 진행 중인 대만 잠수함 건조 사업에 협조 중인 4개 국가 블랙 리스트에는 미국 항공기 우주 기지 제조 회사인 ‘록히드-마틴’과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영국의 국방과학기술업체이자 항공전문업체인 ‘퀴네틱’, 영국의 함정 설계업체인 ‘BMT’ 등 4개 업체다. 특히 영국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영국의 국방과학기술업체이자 항공전문업체인 ‘퀴네틱’는 대만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수출업무와 전문 인력 모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영국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비밀리에 대만에 잠수함 부품과 기술, 관련 소프트웨어 등을 수출할 수 있도록 앞장서 승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앞서 로이터 통신이 예측했던 대만 잠수함 비밀 사업 지원 7개 국가에 포함돼 논란이 일었던 한국, 인도, 스페인 등 일부 국가는 해당 블랙리스트에 꼽히지 않았다. 이번 사업과 관련해 대만 국방부는 신형 잠수함이 ‘국방군의 비대칭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해당 프로젝트에 직면한 다양한 도전들이 제거됐고, 계획대로 시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공고한 상태다. 중국의 군사 위협에 대비한 잠수함 건조 사업 시행을 사실상 시인한 것.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대만의 안보 문제는 전술적인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8척의 잠수함 건조 사업이 성공을 거둔다고 가정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면서 ‘오히려 대만의 안정과 평화는 대만군대의 역량 증강에 있는 것이라 아니라, 중국 대륙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진당이 하루빨리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양안 통일의 절박성을 이식해야 한다’면서 ‘대만 독립세력의 분열 활동을 지지하고 용인하는 민진당이 서양 오랑캐를 겨드랑이에 끼고 자기 몸집을 불리려는 작태에는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또, ‘어떤 형태로든 양안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대만의 잠수함 건조행위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면서 ‘대만 잠수함 건조에 비밀리에 참여해 기술 지원을 하는 짓을 저지른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대만 잠수함 건조 사업에 대해 ‘현재 대만 군대는 잠수함 8척을 건조할 만큼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그만큼 양안의 군사력 격차는 날이 갈수록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누가 이기나 보자”…40도 고열인 아기에게 약 안 먹인 엄마[이슈픽]

    “약을 안먹어”“누가 이기나 보자” 40도 고열인 아이에게 약을 안 먹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린 철부지 엄마가 공분을 샀다. 7일 화제를 모은 이 사진은 온라인커뮤니티에 ‘어미 자격 의심스러운 인스타 여성’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사진이다. 게시글에 따르면 A씨의 5세 딸은 심한 목감기에 걸렸다. 열이 섭씨 40도까지 오를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딸이 약을 먹기 싫어한다며 재차 약을 권유하지 않았다. A씨는 아이의 체온을 잰 체온계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기도 했다. A씨는 “(딸이) 피곤하다고 계속 잘 거라더니 열이 자꾸 오른다”며 “목이 많이 부어 고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약을 안 먹길래 누가 이기나 하고 놔뒀다”고 말했기도 했다. 이어 A씨는 “(딸이) 울고 삐지는 게 천상 A형일세”라며 “내일은 포기하고 링거 맞겠지”라고 빈정대기도 했다. “누가 이기나 보자”…의료방임도 아동학대 아이가 거부하더라도 부모로서 해열제를 먹이거나 병원에 데려가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했다. A씨는 의료 방임일 가능성이 있다. 의료 방임도 아동학대에 해당되므로, 적발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방임은 고의적, 반복적 행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A씨가 딸을 방치한 것이 처음이거나 고의가 증명되지 않으면 학대 인정이 어려울 수 있다. 또 일부 네티즌은 A씨를 보니 과거 온라인에서 논란이 된 육아 카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가 생각난다고 했다. “아픈 아이였지 지금처럼 죽어가는 아이 아니었다”…‘안아키’ 논란 ‘안아키’는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의 줄임말로 백신이나 약을 쓰면 체내 자연 해독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예방주사도 맞지 않고, 약도 쓰지 않은 채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논리다. ‘안아키’ 카페 회원은 한때 5만5000명에 이를 정도로 부모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안아키’ 피해아동의 부모 A씨는 “(아이가)고열이 나면서 자연해열 후 기침이 시작됐지만 안아키 카페에서 기침은 한 달 정도 지나면 자연치유가 된다고 해서 김 쐬기, 각탕에 발효식을 하며 헌신적인 엄마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후 “갑상선약을 최소량 복용 중이었던 아이에게 한의원에서는 약을 중단하고 보약을 권했고, 이후 설사, 겨드랑이에 종기, 이상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아이는 약을 쓰면 절대 안 되는 아이다’는 말에 겁이 나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이의 상태는 나빠졌고, 피를 토하거나 종기에 농이 생겨 부풀어 오르는 심각한 상태가 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 아이가 아픈 아이였지 지금처럼 죽어가는 아이는 아니었다.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전 국민 수두파티 하고파”…‘안아키 한의사’ 진료 현장에서 퇴출 ‘안아키’ 한의사는 수두파티를 열거나 화상을 입으면 뜨거운 물에 담궈야 한다는 치료를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이에게 숯가루를 먹이게 하는 등 상식 밖의 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대법원은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부정의약품 제조) 및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김씨에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 따라 보건당국도 후속조치에 돌입했고, 관련 법령에 따라 행정처분 사전통지 및 이의신청 기간 부여 등 절차를 거쳐 면허 취소 조치를 취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와 관련해 “안아키는 근거 없는 황당한 치유법으로 혹세무민하는 것”이라며 “철저히 조사해 법적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정보도] “누가 이기나 보자”…40도 고열인 아기에게 약 안 먹인 엄마 [이슈픽] 관련 2021년 11월 7일 본보의 사회면에 실린 기사의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 정정합니다. 본 기사에서 다룬 개인 SNS 글은 안아키와는 무관한 사람의 일이며 2017년 안아키가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로 논란이 된 바 있으나 당시 경찰 조사에 응했던 안아키 회원들은 전원 무혐의로 결정받은 바 있고 김효진 원장 관련 사법부 판결문에서도 아동학대 관련 사항은 확인된 바 없음이 명시됐습니다.  또한 안아키 피해자로 예시된 케이스 역시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방영된 내용으로 사실로 오인해 기사에 인용했으나 실제로는 안아키의 피해자가 아니었음이 2018년 2월 23일부터 발부된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감정서와 2020년 7월 28일 대구지검의 무혐의 결정서를 통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이에 정정보도합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청소일하며 남편 병수발… 죽음으로 끝낸 10년 간병

    청소일하며 남편 병수발… 죽음으로 끝낸 10년 간병

    10년 넘게 아파트 청소일을 하며 몸이 불편한 남편을 부양했던 70대 아내. 그가 2년 전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방법원 형사11부(재판장 박현배)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72)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10월5일 오후 3시30분쯤 울산 북구 주거지 안방에서 남편 B(69)씨와 말 다툼을 하던 중 뺨과 눈 부위를 손으로 때리고, 넘어뜨린 뒤 가슴과 복부를 발로 여러 차례 차거나 밟는 등 다발골절 및 장간막 파열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건 당일 “남편이 다쳤다”며 119에 직접 신고했다. B씨는 10년전쯤부터 간경화 등으로 몸이 불편해 보행보조장치가 없으면 정상적 거동이 힘들었다. A씨 신고로 출동한 119구급대원 등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B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B씨는 끝내 숨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며칠 뒤 A씨에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단순 사고가 아니라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본 것이다. 경찰은 약 1년 간 수사 끝에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고, 올해 초 검찰은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지난 20일 A씨에 대한 1심 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렸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숨진 B씨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좌우로 12개씩 이뤄진 갈비뼈 양측 24개에 모두 골절이 보였다. 오른쪽 겨드랑이 부위부터 아래로 6개의 갈비뼈도 추가로 부러진 상태였다. 숨진 B씨 사진을 본 배심원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앙상한 팔 다리에 방청석에선 “미이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왜소한 체구였다. 부검 결과 B씨 직접적 사인은 장간막 파열로 인한 다발성 출혈이었다. 두 사람 사이엔 자녀가 없었다고 한다. 집 안에서 B씨에게 강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내인 A씨 뿐이었고, 방 안 구조 상 그 정도의 상해를 입힐 요인이 없었다는 것, A씨가 이날 막걸리를 마신 음주 상태였다는 것이 검찰의 근거였다. 검찰은 재판부에게 A씨에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A씨 측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 측은 “넘어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머리를 흔들고 얼굴 부위를 쳤을 뿐이다”며 “피해자를 넘어뜨리게 하거나 가슴과 복부를 발로 차거나 밟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스스로 넘어지면서 상해가 발생했을 수 있고,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갈비뼈 골절 등 상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B씨가 지난 2018년에도 넘어져 갈비뼈가 4개 이상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던 점, 둘 사이가 평소 좋았던 점을 들어 반박했다. 숨진 B씨의 친동생도 “형수가 그럴 일 없다”며 선처를 구했다. 이날 배심원 7명은 고심 끝에 모두 A씨가 유죄라고 봤다. 응급실 의사와 부검의, 부검감정서를 감정한 법의학교수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단순히 넘어져서 생긴 상처로 보기 어렵다”라며 “피해자 손등에 발생한 멍자국의 경우 ‘방어흔’이다”고 설명했다. 국민참여심판 배심원 4명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나머지 3명은 징역 4년의 의견을 냈다. 박현배 판사는 “피고인이 배우자인 피해자에게 다발골절 및 장간막 파열 등의 상해를 가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다만 오랜 기간 홀로 생계를 책임지면서 간병한 점,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양측 갈비뼈 24개 모두 골절”…아내는 남편 때려 숨지게 했다

    “양측 갈비뼈 24개 모두 골절”…아내는 남편 때려 숨지게 했다

    10년 넘게 몸이 불편한 남편을 부양했던 70대 아내가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22일 울산지방법원 형사11부(재판장 박현배)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72)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10월5일 “남편이 다쳤다”며 119에 직접 신고했다. 출동한 119구급대원 등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B(69)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B씨는 끝내 숨졌다. A씨는 울산 북구 주거지 안방에서 B씨와 말 다툼을 하던 중 뺨과 눈 부위를 손으로 때리고, 넘어뜨린 뒤 가슴과 복부를 발로 여러 차례 차거나 밟는 등 다발골절 및 장간막(복부의 내장 등을 유지하도록 하는 넓은 막) 파열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10년전쯤부터 간경화 등으로 몸이 불편해 보행보조장치가 없으면 정상적 거동이 힘들었다고 한다. 오랜 기간 남편 B씨가 몸이 불편해 일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A씨가 병수발과 함께 아파트 청소일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고 한다. “몸 성한 곳 없었다”…10년 병수발 72세 아내의 반전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사고가 아니라 A씨가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본 것이다. 경찰은 약 1년 간 수사 끝에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고, 올해 초 검찰은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20일 A씨에 대한 1심 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렸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숨진 B씨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좌우로 12개씩 이뤄진 갈비뼈 양측 24개에 모두 골절이 보였다. 오른쪽 겨드랑이 부위부터 아래로 6개의 갈비뼈도 추가로 부러진 상태였다. 숨진 B씨 사진을 본 배심원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방청석에선 “미이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왜소한 체구였다. 부검 결과 B씨 직접적 사인은 장간막 파열로 인한 다발성 출혈이었다. 두 사람 사이엔 자녀가 없었다고 한다. 집 안에서 B씨에게 강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내인 A씨 뿐이었다는 것이다. 방 안 구조 상 그 정도의 상해를 입힐 요인이 없었다는 것도 검찰 주장의 근거였다.검찰은 재판부에게 A씨에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A씨 측은 “넘어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머리를 흔들고 얼굴 부위를 쳤을 뿐이다”며 “피해자를 넘어뜨리게 하거나 가슴과 복부를 발로 차거나 밟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스스로 넘어지면서 상해가 발생했을 수 있고,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갈비뼈 골절 등 상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B씨가 지난 2018년에도 넘어져 갈비뼈가 4개 이상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던 점, 둘 사이가 평소 좋았던 점이 반박의 근거였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7명 모두 “아내가 유죄” 이날 국민참여재판은 공판부터 배심원 평의까지 12시간가량 이어졌다. 하지만 배심원 7명은 고심 끝에 모두 A씨가 유죄라고 봤다. 응급실 의사와 부검의, 부검감정서를 감정한 법의학교수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단순히 넘어져서 생긴 상처로 보기 어렵다”고 밝힌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응급실 의사는 “오른쪽 옆구리가 심하게 부어 있을 정도로 외상이 심각해 큰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인 줄 알았다”고 했다. 판사는 “피고인이 배우자인 피해자에게 다발골절 및 장간막 파열 등의 상해를 가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가볍지 않고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등에 비추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다만 오랜 기간 홀로 생계를 책임지면서 간병한 점,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15초간 무해전류 2400번… 체성분 측정 상관도 98%”

    “15초간 무해전류 2400번… 체성분 측정 상관도 98%”

    두 손가락 시계 버튼에 접촉해 간단 체크스마트폰 마이크 통해 코골이 여부도 확인“걸음 수 등 하루 종일 기록… 생활 동반자”지난달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4’ 시리즈는 체성분 측정 기능으로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원래는 보통 헬스장이나 병원까지 가야만 정확히 잴 수 있던 체성분을 손목시계를 이용해 15초 만에 알아볼 수 있다는 것에 흥분한 이용자들이 많았다. 현재 삼성 디지털프라자 매장마다 재고가 충분치 않아 지금 주문해도 제품을 다음달에야 받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지름이 약 4㎝에 불과한 조그만 기기가 어떻게 몸 전체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만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영현(48)·홍기동(43)·강보경(29) 프로는 “갤럭시워치4의 체성분 결과는 표준장비와의 상관도가 98%에 달한다”고 입을 모았다. 갤럭시워치4에 들어가는 건강 관련 기능을 담당한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갤럭시워치4는 체성분을 측정하기 위해 전극 네 곳에서 인체에 무해한 정도의 약한 전류를 15초간 약 2400번 흘려 보낸다. 이때 근육과 지방은 전류에 대한 저항치가 서로 다르다는 원리를 활용해 체성분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체성분 기기는 보통 ‘덱사’라는 표준장비와 측정 결과가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정확도를 살필 수 있는데 갤럭시워치4는 이것이 98%에 달했다. 갤럭시워치4로 체성분을 측정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양팔을 겨드랑이에서 뗀 채로 두 손가락을 시계 우측 버튼에 갖다 대면 된다. 강 프로는 “체성분을 측정하는 수십 가지 자세를 임상실험한 끝에 최적의 디자인을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헬스장에 가기 어려운데 집에서 운동한 뒤 체성분 추이도 확인한다면 체계적인 체형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갤럭시워치4의 또 다른 무기는 코골이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 내장 마이크를 통해 코콜이 여부를 측정하고 이때 동반되는 호흡량 감소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김 프로는 “손목 피부 모세혈관을 향해 불빛을 쏘면 혈관 속 산소 농도에 따라서 돌아오는 신호가 달라지는 것을 통해 산소포화도를 측정한다”며 “앱에서 종합적인 ‘수면 점수’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프로는 “걸음 수나 운동량, 식사량 등을 하루 종일 기록할 수 있기에 갤럭시워치4를 생활의 동반자로 여기고 이용해 주면 개발자로서 기쁠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인터뷰]“갤워치4, 15초간 2400번 전류 흘러 체성분 측정…상관도 98%”

    [인터뷰]“갤워치4, 15초간 2400번 전류 흘러 체성분 측정…상관도 98%”

    지난달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4’ 시리즈는 체성분 측정 기능으로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원래는 보통 헬스장이나 병원까지 가야만 정확히 잴 수 있던 체성분을 손목시계를 이용해 15초 만에 알아볼 수 있다는 것에 흥분한 이용자들이 많았다. 현재 삼성 디지털프라자 매장마다 재고가 충분치 않아 지금 주문해도 제품을 다음달에야 받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지름이 약 4㎝에 불과한 조그만 기기가 어떻게 몸 전체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만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영현(48)·홍기동(43)·강보경(29) 프로는 “갤럭시워치4의 체성분 결과는 표준장비와의 상관도가 98%에 달한다”고 입을 모았다. 갤럭시워치4에 들어가는 건강 관련 기능을 담당한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갤럭시워치4는 체성분을 측정하기 위해 전극 네 곳에서 인체에 무해한 정도의 약한 전류를 15초간 약 2400번 흘려 보낸다. 이때 근육과 지방은 전류에 대한 저항치가 서로 다르다는 원리를 활용해 체성분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체성분 기기는 보통 ‘덱사’라는 표준장비와 측정 결과가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정확도를 살필 수 있는데 갤럭시워치4는 이것이 98%에 달했다.갤럭시워치4로 체성분을 측정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양팔을 겨드랑이에서 뗀 채로 두 손가락을 시계 우측 버튼에 갖다 대면 된다. 강 프로는 “원형의 기기 모양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측정이 제대로 되게끔 전류 버튼을 설치하려 고민했다”면서 “체성분을 측정하는 수십 가지 자세를 임상실험한 끝에 최적의 디자인을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헬스장에 가기 어려운데 집에서 운동한 뒤 체성분 추이도 확인한다면 체계적인 체형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갤럭시워치4의 또 다른 무기는 코골이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 내장 마이크를 통해 코콜이 여부를 측정하고 이때 동반되는 호흡량 감소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김 프로는 “손목 피부 모세혈관을 향해 불빛을 쏘면 혈관 속 산소 농도에 따라서 돌아오는 신호가 달라지는 것을 통해 산소포화도를 측정한다”며 “앱에서 종합적인 ‘수면 점수’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 시장이 이제는 ‘누가 더 유용한 건강 기능을 많이 넣느냐’의 대결로 바뀐 것을 두고서 김 프로는 “한 사람이 건강한지 알려면 생활 습관을 이해하는 게 중요한데 스마트워치는 늘 손목에 차고 다니니 이를 측정하기에 적당한 기기”라고 말했다. 홍 프로는 “걸음 수나 운동량, 식사량 등을 하루 종일 기록할 수 있기에 갤럭시워치4를 생활의 동반자로 여기고 이용해 주면 개발자로서 기쁠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전자발찌 훼손하고 여성 2명 살해…신상공개 요건 충족할까

    전자발찌 훼손하고 여성 2명 살해…신상공개 요건 충족할까

    경찰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성범죄 전과자 강모(56·구속)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과정을 밝혀내기 위해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2일 강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가 결정된다. 서울경찰청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강씨의 얼굴·이름 등 신상 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성범죄 등 전과 14범인 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9시 30분쯤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이튿날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고, 29일 오전 3시쯤 50대 여성을 차량에서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31일 구속됐다. 지난 5월 천안교도소에서 가출소한 지 3개월여 만이다. 경찰, 범행 과정·동기 집중 추궁 경찰은 강씨를 상대로 범행 과정과 동기를 집중적으로 추궁하면서 강씨가 범행 전후 연락한 이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강씨는 첫 살인 범행 당일인 지난달 26일 오후 4시쯤 서울 송파구 오금동의 철물점에서 절단기를 산 뒤, 오후 5시쯤 삼전동의 한 마트에서 흉기로 악용될 수 있는 조리도구를 샀다. 같은 날 오후 9시 30분~10시쯤 강씨는 자신의 집에서 첫 피해자인 40대 여성을 살해했다. 다만 피해자의 사체에서는 왼쪽 겨드랑이 근처의 경미한 상처만이 확인됐고 부검 결과 사인이 ‘질식사’라는 구두소견이 나오는 등 강씨가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강씨가 구입한 조리도구의 정확한 사용 경위를 확인 중이다. 강씨는 또 첫 살인 범행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정오쯤 숨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두 번째 살인 피해자인 50대 여성 A씨에게 2000만원을 빌렸으며, 이 돈을 갚으려고 첫 번째 피해자 B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게서 돈을 빌렸다”는 강씨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고자 계좌 입출금 내역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은 또 강씨가 범행 후 B씨의 신용카드로 휴대전화 4대를 596만원에 구입해 되판 사실을 확인하고 채무 관계와 관련성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강씨에게는 국선변호인이 지정됐지만, 강씨는 구속 이후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일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연쇄살인 혐의…신상공개 여부 ‘주목’ 경찰은 피해자들의 성폭행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검사를 의뢰했다. 아울러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도 투입해 범행 동기·경위와 관련한 강씨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강씨의 경우 연쇄살인 혐의를 받는 만큼 신상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심의위원회의 결정이 주목된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 피의자가 청소년(만 19세 미만)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경우 얼굴과 성명 등을 공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최근 사례는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안인득, 전 남편 살인 사건 고유정,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n번방’ 개설자 ‘갓갓’ 문형욱, ‘노원구 세모녀 살인’ 김태현, ‘남성 1300명 몸캠 유포’ 김영준 등이 있다.
  • 레이저 제모 시술 맡긴 의사, 시술한 간호사 함께 벌금형

    레이저 제모 시술 맡긴 의사, 시술한 간호사 함께 벌금형

    의료 행위인 레이저 제모시술을 간호사에게 맡긴 의사와 의사 대신 시술을 한 간호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나란히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김청미 부장판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56)씨와 간호사 B(46·여)씨에게 각 벌금 2000만원과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10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간호사 B씨는 2018년 6월 원주시 한 의원에서 의사 A씨 없이 40대 여성 C씨의 겨드랑이에 레이저 기기를 활용한 제모시술을 했다. 이후 C씨의 고소로 재판에 넘겨진 두 사람은 “A씨가 시술했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C씨가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점, 함께 근무했던 의사가 ‘B씨가 환자들에게 제모시술을 직접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점 등을 토대로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동종 범죄로 1회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범행했고, 반성은커녕 고소인을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고 있어 범행 후 정상도 좋지 못하다”며 높은 벌금액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뒤늦게 잘못을 인정한 의사 A씨 등에게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직책과 구체적인 역할, 의사결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양형에 참작할 필요가 있다”며 벌금액을 1심보다 낮췄다.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비움의 미학, 뒷짐 지고 슬슬/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비움의 미학, 뒷짐 지고 슬슬/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동양화는 여백의 미가 있다고 흔히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동양화는 대개 수묵으로 그린 산수화를 지칭한다. 화면 가득 빈틈없이 색을 칠한 서양식 풍경화에 비하면 그리 보일 수도 있다. 수묵으로 그린 동양의 산수화는 흑백의 하모니가 기본이다. 그러니 하얀 부분을 비어 있는 공간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화가는 주도면밀하게 산과 물, 자연의 공간을 배치한다. 그저 텅 빈 허공이 아니란 거다. 특히 송나라 산수화는 서예와 같은 붓놀림을 중시했다. 빼곡하게 화면을 메운 그림도 많았다. 그러다 갑자기 지극히 간략한 그림이 나타난다. ‘이백음영도’다. 시선(詩仙)이라 불린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 이백이 뒷짐을 지고 시를 읊조리는 모습이다. 고개를 살짝 들어 먼 곳을 바라보는 눈매가 또렷하다. 무어라 말하는 듯 살짝 벌린 입 아래로 수염이 날린다. 흡사 바람이 부는 듯하다. 아직 젊은 날의 그인가 보다. 뒤로 묶은 머리와 수염이 검다. 얼굴은 가는 붓을 썼지만 신체는 좀더 굵은 붓을 썼다. 목 아래 두터운 옷깃에 짙은 먹이 번졌다. 붓질을 한 번 더 한 모양새다. 옷깃을 빼면 신체를 가린 옷은 정말 최소한으로 붓을 댔다. 앞면에 길게 한 번, 슬쩍 들었다가 밑단으로 이어지는 선, 신체 뒷면에 두 번, 겨드랑이 밑에서 끊일 듯 이어지는 선 한 번. 그리고 바닥에 끌리는 듯한 옷 아랫단 두어 번의 붓질이 다다. 최소한의 필선으로 두루뭉실하게, 그러나 분명 알아볼 수 있게 그렸다. 회색이 돼 버린 흐릿한 필선의 강약이 뒷짐 지고 걸을락 말락 하는 이백의 느긋한 자세에 잘 들어맞는다.몇 번 안 되는 붓질로 이백이라는 사람의 마음까지 보여 주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서양 어디의 초상화와도 다르다. 절제와 생략의 붓질만으로 한 편의 시를 그렸다. 그림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대상을 보여 주는 것인가? 그림의 대상이 품고 있는 마음이나 정신을 전달하기 위해 이처럼 요점적으로 그려도 되는 것인가? 그림의 역사가 오랜 중국에서도 이런 개방적인 화법이 나오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이런 그림을 선종화, 혹은 감필화라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선종 그림이란 뜻이다. 물론 불교적인 뜻에서 부른 이름은 아니다. 이 그림을 그린 이는 양해(梁楷ㆍ1140?~1210?)라는 승려다. 연유는 알 수 없으나 그의 감필화 작품들이 대개 일본에 전해지고 있어 한때 일본으로 간 중국 화가라고 인식됐다. 그림 상단 우측에 원나라 때 일시적으로 쓰인 파스파(八思巴) 문자로 ‘대사도인’(大司徒印)이라는 인장이 찍혀 있는데, 이는 원 조정에서 활동한 네팔 출신 미술가 아니가(阿尼哥ㆍ1245~1306)의 것으로 여겨진다. 이로 미뤄 볼 때 양해가 일본에 가서 이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원나라 이후 일본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양해는 원래 남송 궁중에 있었던 화원 화가로 대조라는 직책에 있었으나 모든 것을 버리고 승려가 됐다. 궁중에서 그가 그렸을 그림들은 정교한 장식용 그림이나 황제, 관료의 초상화였을 것이다. 훌훌 관복을 벗어 버리고 안정된 생활을 뒤로한 채 떠난 그가 이렇게 탈속한 그림을 그린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정반대로 가면서 자기 스스로 그림의 본질을 찾으려 한 게 아니었을까? 가을의 문턱에서 이백처럼 뒷짐을 지고 어슬렁어슬렁 걸어 볼 일이다. 뜨거웠던 여름을 떠나보내면서 말이다. 문득 세상의 본질을 깨닫게 될지 모른다.
  • [열린세상] 운동하는 여자들/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운동하는 여자들/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뉴스나 볼까 하고 틀었던 TV에서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을 하고 있었다. 도구의 도움 없이 인간이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높이를 넘는 놀라운 장면에 매료됐다. 그러다 보게 된 장면. 한 남자 선수가 트랙에 대(大) 자로 뻗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긴장을 푸는 나름의 방법이었다. 그 장면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의문이 들었다. 만약 여자 선수가 운동장에서 저렇게 다리를 있는 대로 벌리고 누워 있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조신하지 못하다, 남사스럽다, 페미냐? 메달 뺏어라… 하는 소리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의 장면. 그 선수들은 소매가 없는 운동복을 입고 있었는데 경기 전에 팔을 올려 관중으로부터 박수를 유도하는 제스처를 취하곤 했다. 들어 올린 팔과 함께 무성한 겨드랑이털이 보였다. 누구도 그 털에 신경 쓰지 않았고, 그건 매우 자연스러웠다. 나는 또 질문이 떠올랐다. 여자 선수들 가운데 저렇게 겨드랑이털을 무신경하게 보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던가? 여자 선수들도 소매 없는 유니폼을 입지만 어디서도 털을 본 기억이 없다. 예전에 책에도 쓴 내용이지만 서양 미술에서는 19세기 중반이 되기까지 여성의 누드에 털을 그리지 않았다. 남자들이 생각하는 여성의 이상적인 몸에는 털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문화권에서는 지금도 여성이 머리털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아직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카메라 앞에서, 운동 경기에서 아무렇지 않게 다리를 벌리고 눕고 겨드랑이털을 보이고 누군가 자신을 보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오직 경기에만 집중하는 듯 보이는 남자들과 몸에 딱 붙거나 몸매를 드러내는 유니폼을 입어야 하고, 겨드랑이털도 제거해야 하며, 아무리 땀을 흘리더라도 화장을 하고, 인터뷰할 때 상냥한 표정을 지어야 하는 여자 선수들은 기본 출발선이 다르다. 누가 그러라고 했냐고? 당장 기사 검색만 해봐도 우리 사회가 여자 선수들에게 어떤 잣대를 들이대는지 줄줄이 나온다. ‘골 때리는 여자들’이라는 예능 프로를 본다. 축구를 처음하는 여자들이 공을 차면서 생의 희열을 느끼고 승부욕에 불타며 운동에 열정을 느끼는 과정들이 재밌고 감동적이다. 월드컵도 안 보는 내가 여자축구 예능 경기를 보면서 울고 웃는다. 프로선수들의 화려한 기술과 속도와 힘은 없지만, 나이 많은 사람도 있고 아이를 낳은 사람도 있으며 직업상 매 끼니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사람도 있는 여자들의 운동경기가 더욱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그녀들이 브라를 하고 뛰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브라가 너무나 답답해서 스포츠 브라는 편하지 않을까 싶어 매장에서 입어 봤다가 기겁을 한 적이 있다. 스포츠 브라는 몸 움직이기 편한 브라가 아니라 더욱 가슴을 죄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 올림픽에 나온 여자 선수들도 남자들은 단 하루도, 아니 단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할 그 브라를 하고 초집중을 해서 뛰고, 차고, 쏘고, 들고, 찌르고, 구르고, 난다. 대단하지 않은가. 12살인 여조카가 있다. 운동을 잘한다. 수영을 시켰더니 선수 만들 생각 없냐는 제안을 받았다. 기계체조도, 암벽등반도 겁없이 잘하며 춤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여자는 운동을 잘하는 게 자랑이 아니었다. 축구나 야구는 남자들만 하는 운동이었고, 달리기를 비롯한 모든 운동은 ‘당연히’ 남자가 더 잘하며, 역도를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지금이야 여자도 못 하는 운동이 없으며 근육질 몸매를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성의 몸은 근육 없이 매끈해야 하고 마를수록 아름답다고 여겼다. 여자는 혼자 있을 때는 장롱도 옮기지만 남자 앞에서는 물병도 못 따는 척해야 한다고 했다. 힘이 센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라디오 사연으로 올라온다. 여자가 정식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건 1972년이고, 올림픽 여자 마라톤의 시작은 1984년이다. 사람의 신체가 성별에 따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에서 오랜 세월 축적된 인식이나 사회 문화적, 경제적 조건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걸 인류가 알게 된 것은 놀랍게도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 코로 ‘후루룩’ 흡입, 中 통증없는 코로나19 백신 공개

    코로 ‘후루룩’ 흡입, 中 통증없는 코로나19 백신 공개

    중국 군사과학원이 개발한흡입용 코로나19백신이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공개됐다. 란셋은 영국에서 발간하는 의학 저널로 가장 오래된 학술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7월 26일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연구원 겸 중국공정원 천웨이(陈薇) 원사팀이 개발한 흡입식 아데노바이러스 재조합 코로나19 백신은 세계 최초로 백신을 폐로 직접 흡입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학술지에 실린 내용 역시 코로나19 관련 흡입식 점막 면역 가능성에 대한 임상 시험 연구 결과에 대한 논문이다. 천웨이 원사를 주축으로 한 연구팀은 학술지를 통해 흡입 방식의 백신 접종이 주사 부위의 통증 등 기존 주사용 백신과 비교해 우수한 효능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특히 흡입용 백신은 기존 주사용 백신의 사용량 대비 약 5분의 1의 극소량만 흡입해도 충분한 면역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2차 부스터 샷이 권고되는 주사 방식의 백신과 달리, 흡입용 백신은 단 1회 접종으로 면역 및 항체 형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식 치료제를 분무기와 마스크 등을 착용해 투약하는 것과 가장 유사한 방식이다.연구팀을 이끈 천웨이 원사는 “코로나19는 주로 코와 목, 폐 등의 내벽 세포를 통해 감염과 전파가 확산된다”면서 “내벽의 표면은 인체 다른 부분과 다른 면역 반응을 보인다. 때문에 근육에 주사하는 백신에 비해 호흡기를 통해 흡입하는 백신이 더 효능이 좋다”고 했다. 또, 기존 주사방식 백신접종으로 겨드랑이와 팔 등의 통증을 호소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때문에 어린이와 노약자의 백신 접종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장 먼저 침투하는 코와 목, 기도, 폐 등에 집중해서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면역 체계 완성에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연구팀이 밝힌 흡입 방식의 백신 접종의 장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천웨이 원사 연구팀은 흡입용 백신은 현재 상용화된 주사 방식의 백신과 비교해 운송과 보관 면에서도 경제적이라고 분석했다. 백신 접종 시 주사기가 불필요하다는 점에서 의료 폐기물 처리 문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군사의학연구원의 후리화 박사는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백신 생산량 확대와 공급물량 확충 면에서 흡입식 백신이 유리하다”면서 “향후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국가와 지역에 보급이 용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흡입용 백신 관련 임상시험은 지난해 9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최초로 실시됐다. 이후 군사의학연구원이 우한대 중남병원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지난 6월 중국국가약품감독관리국이 임상시험을 승인한 바 있다. 현재 2기 임상 시험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당국은 해당 백신에 대해 WHO에 긴급 사용권을 즉각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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