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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도쿄올림픽 방일…스가와 ‘15분’ 정상회담하나

    文대통령 도쿄올림픽 방일…스가와 ‘15분’ 정상회담하나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맞아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1시간 이상의 정식 정상회담을 요구하는 한국 측과 15분짜리 약식 회담을 원하는 일본의 입장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지지통신에 따르면 한일 양국 정부는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을 찾아 스가 총리와 이번 달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때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수행할 전망이다. 다만 회담의 형식에 대해서 양국의 생각이 달라 실제 회담이 어떤 식으로 성사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은 1시간 정도의 회담을 원하고 있지만 일본은 15분가량의 약식 회담으로 끝내겠다는 생각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 소식통은 “역사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원칙적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있지만 뭔가를 협의하거나 교섭하거나 하는 자리는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앞서 스가 총리도 지난 8일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문 대통령이 일본을 찾으면 외교상 정중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찾아오는 손님을 환영하겠지만 그 이상은 없다는 것이 일본의 속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징용 문제 등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한일 정상회담은 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굳이 한국이 원하는 대로 회담을 할 이유가 없다는 일본 내 여론을 무릅쓰고 스가 총리가 정식 회담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기간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두자릿수에 이르는 외국 정상이 일본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명당 15~20분 정도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문 대통령과의 회담도 여기에 준한다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본격적인 회담에 응할 수는 없지만 단시간이라면 가능”이라고 밝혔다.
  • [포토] 체온 스티커 붙이는 해수욕장 입장객들

    [포토] 체온 스티커 붙이는 해수욕장 입장객들

    10일 개장한 속초해수욕장 입구 게이트에서 방역 요원들이 입장객에게 체온 스티커를 붙여주고 있다. 속초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해수욕장 입장객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안심콜 등록, 발열 체크를 하도록 한 뒤 체온 스티커를 붙여주고 있다. 2021.7.10 연합뉴스
  • 반세기 전 유행한 ‘스윗 캐롤라인’ 어쩌다 잉글랜드 대표팀 응원가 됐나

    반세기 전 유행한 ‘스윗 캐롤라인’ 어쩌다 잉글랜드 대표팀 응원가 됐나

    반세기 전에 유행했던 미국 팝스타 닐 다이아몬드(80)의 노래 ‘스윗 캐롤라인’이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결승에까지 오른 잉글랜드 대표팀의 비공식 응원가가 된 것은 조금 의아하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덴마크를 연장 끝에 2-1로 물리친 대회 준결승 킥오프를 앞두고는 물론, 경기가 끝난 뒤 웸블리 구장을 가득 메운 6만여 관중이 한데 어울려 55년 만의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의 감격을 담아 이 노래를 불렀다. 왜 전 미국 대통령의 딸에 관한 사연을 담은 이 노래가 잉글랜드 팬들의 응원가가 됐는지 BBC가 8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유명 해설위원 개리 네빌 등도 이런 풍경은 처음이라고 했는데 잉글랜드의 대회 결승 진출보다 모든 관중이 어깨를 결고 구르며 이 노래를 한데 어울려 부르는 모습에 더 얼떨떨해 하는 것 같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사우스웨일즈 대학의 대중음악 분석과 교수인 폴 카는 최근 신문 기사를 통해 1969년에 발표된 다이아몬드의 이 노래가 “부르는 많은 사람들의 향수를 되살려내기 때문”이라며 “커다란 이유 중의 하나는 멜로디가 단순하고 가사에 뭔가가 담겨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가사 중에는 “좋은 시절은 결코 좋게 여겨지지 않았어요” “손을 뻗어 날 만져요 당신을 만져요”가 있는데 다음 구절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며 차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 것이다. 일년 넘도록 봉쇄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이 주먹을 공중에 휘저으며 “너무 좋아 너무 좋아 너무 좋아”라고 ‘떼창’을 불러댄다. 물론 감염병 확산 우려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다이아몬드는 부인 마르시아를 떠올리며 가사를 썼다고 말했는데 캐롤라인이란 이름은 잡지에서 읽었던 캐롤라인 케네디, 즉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재클린 여사 사이의 딸 이름을 따왔다고 했다. 나중에 그녀는 주일 미국대사를 지냈다. 이 노래는 미국 차트에서 4위, 영국 차트에서는 8위에 그쳤는데 1990년대 말 미국프로야구(MLB)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의 한 직원이 새로 태어난 딸 이름을 캐롤라인으로 지은 뒤 경기장에서 울려퍼진 것이 스포츠 응원가로 변신하게 됐다. 이상하게도 이 노래가 홈 구장에 울려퍼지기 시작한 뒤부터 구단의 성적이 좋아져 2013년에는 매주 흘러나왔다. 다이아몬드는 그 해 한 경기에 앞서 마운드에 올라 이 노래를 불러 미래의 충직한 레드삭스 팬들 앞에서 보스턴마라톤 폭탄테러 희생자들을 돕는 기금을 모금했다.미국프로풋볼(NFL) 캐롤라이나 팬더스와 북아일랜드 프로축구 리그도 이 노래를 응원가로 채택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도 2017년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준결승 승리 후 이 노래를 함께 불렀고, 아스턴 빌라와 캐슬퍼드 타이거스 럭비 구단도 이 노래를 들려줬다. 잉글랜드 크리켓 대표팀이 2019년 월드컵 승리 후 이 노래를 불렀고 복싱 선수 타이슨 퓨리도 응원이 필요할 때 이 노래를 찾았다. 이 노래가 스포츠 경기에서 새로운 유행을 일으킨 첫 노래도 아니었다. 리버풀 구단의 응원가는 일찍이 뮤지컬 ‘캐루젤’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 ‘유 윌 네버 워크 얼론’을 썼고, 스코틀랜드 축구팬들은 1977년 히트곡 ‘예써 아이 캔 부기’를 채택했다. 독일에 55년 억눌려왔던 열등의식을 해소한 준준결승 직후 웸블리 구장의 디스크자키 토니 패리는 원래 1998년 월드컵 응원가였던 팻 레스의 빈달루(Vindaloo)를 틀려던 것을 갑자기 이 노래로 바꿨다. 그는 토크스포츠 인터뷰를 통해 “감이 딱 왔다. 나중에는 독일 팬들까지 목청껏 불러제쳤다. 모든 팬들이 좋아할 수 있는 노래다. 경기 감독관이 이어폰을 통해 내게 ‘세상이 18개월 동안 닫혀 있었잖아. 이제 마음껏 놀아보자구’라고 속삭이더라’고 털어놓았다.유로 1996에서 공식 채택된 뒤 잉글랜드 대표팀의 경기 직후에는 늘 ‘삼사자(Three Lions)’가 불렸는데 이제 이 노래로 대체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삼사자’ 작사자인 프랭크 스키너는 “그 노래가 내 노래보다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대표팀은 독일을 물리쳤고, 난 연장전에서 다이아몬드에게 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다이아몬드는 독일과의 준준결승 직후 자신의 노래가 떼창으로 불린 것에 전율을 느꼈다며 덴마크와의 준결승을 앞둔 잉글랜드에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하겠다고 밝혔단다. 25년 전 독일과의 대회 준결승 승부차기 실축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현 잉글랜드 감독은 덴마크와의 준결승을 앞두고 ITV 인터뷰를 통해 “닐 다이아몬드를 물리치긴 어렵다. 정말로 즐거워지는 노래다. 내 생각에 이 노래는 사람들을 한데 묶어준다”고 말했다.
  • [2021 쟁점 분석] ‘정석’ 아닌 차등의결권, 도입 하려면 규제의 틀 정교해야

    [2021 쟁점 분석] ‘정석’ 아닌 차등의결권, 도입 하려면 규제의 틀 정교해야

    2021년 상반기 자본시장의 핫이슈는 단연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이었다. 설립된 지 10년밖에 안 된 한국의 인터넷 기업이 네이버와 카카오를 훌쩍 뛰어넘어 글로벌 자본시장의 심장부인 뉴욕에서 100조원이라는 기록적인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모습에 감탄과 충격이 함께 왔다. 성숙기 저성장 사이클에 접어든 한국 경제, 특히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의 눈에는 충분히 꿈과 희망의 롤모델로 비쳤으리라. 이 와중에 느닷없이 차등의결권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시작은 언론이었다. 몇몇 매체에서 “국내에서는 차등의결권이 허용되지 않아 쿠팡을 미국에 빼앗겼다”는 논조의 기사들이 등장하자 정치권도 이에 가세했다. 삽시간에 차등의결권이라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기업 때리기 정서가 충만한” 한국만 따라가지 못해 뒤처졌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반면 재벌 세습과 경영권 상속의 악습을 뿌리뽑기 위해 차등의결권 제도는 원천차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사업 ‘궤도’ 오르는 순간 경영권 방어 고민 차등의결권이란 간단하게 말해서 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숫자에 차등을 두는 것이다. 현대의 주주 자본주의는 1주당 1의결권이 기본이다. 주주평등의 원칙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법 369조 1항에서 “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단, 이익배당에 우선을 두는 주식에 대해서는 무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수는 있다.) 그런데 특정 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의결권을 1주당 여러 개를 부여해 해당 주주의 의결권 지분을 높이는 것이 차등의결권 제도의 핵심이다. 영미권에서는 흔히 ‘Dual Class Share Structure’라 부른다. 차등의결권이 미국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1세대 닷컴 붐 시기이지만 그 전에도 존재하기는 했다. 유럽에서는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 스위스 등이 차등의결권 제도를 허용해 왔다. 미국의 포드자동차, 버크셔해서웨이, 프랑스의 LVMH 등이 비록 구조는 다르지만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그러나 차등의결권이 자본시장의 핫한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공이 크다. 구글(현 알파벳)의 IPO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테크 기업 중 대부분이 차등의결권을 도입했다. 그 배경에는 이 회사들이 단기간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수 있게끔 자금을 쏟아부은 글로벌 투자자본이 있었다. 기업의 성장 속도와 창업자의 지분이 희석되는 속도가 비례했던 것이다. 투자를 유치하고 증자나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창업자의 지분이 계속 희석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지분 희석의 속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한두 세대가 걸렸을 수준의 지분 희석이 이제는 10년 안에 현실이 되는 사례가 더이상 놀랍지 않다. 기업 공개(IPO)에 도달하기도 전에 이미 지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는 순간 창업자들이 경영권 방어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이유다. 여기에서 차등의결권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물리적 지분이 10%밖에 남지 않은 창업자가 있다. 하지만 만약 이 주식이 1주당 1의결권이 아닌, 1주당 10의결권을 가진 차등의결권 종류주식이라면, 이 창업자의 의결권은 10%가 아닌 50%를 웃돌게 된다. 한국에서는 모바일 O2O 스타트업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2010년대 이후 차등의결권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순환출자로 대표되는 대기업 집단의 기형적인 지배구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강했지만, 단기간에 전통적인 대기업의 가치를 훌쩍 뛰어넘는 공룡 스타트업들이 나타나면서 “창업자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장치를 일정 부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시각이 힘을 얻게 된 것이다. 이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홍콩은 21세기 최대 IPO였던 알리바바가 뉴욕증시로 향하자 2018년 상장 규정을 개정해 ‘혁신 분야 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을 허용했다. ‘1주 1의결권’ 원칙을 단호하게 고수해 왔던 영국의 런던증권거래소 역시 2부 시장(스탠더드 섹션)에서 차등의결권 도입기업의 상장을 허용했지만, 1부 시장(프리미엄 섹션)도 허용하자는 정치권의 압력이 거세다. 다만 알리바바는 차등의결권 허용보다는 주주총회에서 결정되는 경영진의 선임·해임에서 창업자 등 소수의 의사가 절대적으로 반영되길 원했다. ●각국 거래소 허용 여부 두고 고민 깊어 하지만 차등의결권 이슈를 단순히 창업자의 경영권 보장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너무 편협한 시각이다. 같은 주식인데도 회사의 주요한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주주가 곧 주식회사의 주인이라는 주주자본주의의 뿌리부터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다. 또한 기본적으로 차등의결권을 부여하려면 창업자도 회사의 장기적인 기업가치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경험이나 지식, 경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너 리스크에 의한 디스카운트가 발생한다.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경영자가 회사를 계속 지배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고 회사의 이익과 경영자의 이익이 충돌할 때 후자를 선택해 사익 편취를 하는 등, 소위 ‘참호 효과’가 발생한다. 주주자본주의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은 아니다. 주주자본주의의 가장 큰 단점은, 회사의 장기적 성장이 아닌 즉각적인 실적 개선과 그에 따른 주가 상승이 우선 가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행동주의 펀드들은 공개 시장에서 기업의 주식을 대량 매입한 뒤 당장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을 매각하거나 청산하고 배당을 높이라고 요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인은 창업자 외에도 주주, 임직원, 소비자 등 다양하다. 특정 시점의 주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해서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는 할 수 없다. ●다양한 규제로 경영권 세습 원천 차단 한국에서 차등의결권 도입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2018년부터이다. 수조원의 기업가치로 성장한 유니콘 스타트업들의 엑시트(투자 자금 회수)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다. 시리즈 D, E 등 성숙기에 접어든 이들 스타트업 중에는 창업자의 지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곳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는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한 한국의 VC 투자 문화도 한몫했다. 운용 자산 규모가 작고 금융권 LP들의 입김이 센 한국 투자업계는 모험을 무릅쓰고 기업의 성장에 베팅하기보다는 안정적인 투자수익률과 안전한 자금 회수를 우선한다. 또한 한국형 유니콘들 중에는 외형적 성장을 위해 수익성을 과감하게 포기한 기업들이 많고, 이 과정에서 창업자의 지분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한국 역시 앞서간 일본과 홍콩의 길을 따라 차등의결권 제도를 어떤 형태로든 도입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합리적인 수위에서 차등의결권 제도를 수용해 창업자와 주주,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도입한 국가들의 제도를 연구해 벤치마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우선 미국을 포함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기존 상장회사의 차등의결권 주식의 신규 발행은 금지하고 있다. 기존 상장회사가 아니더라도 한국에서는 인적분할과 자회사 상장이 매우 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인적분할과 자회사 상장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러한 경우까지 범위를 아우를 수 있는 정교한 규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와 상법 체계나 금융 관제가 가장 비슷한 일본의 경우 2005년 회사법을 상법에서 분리하고, 회사법과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규정을 정비해 차등의결권 종류주식의 상장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다만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회사들이 자유롭게 상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의 안보와 안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금융 당국이 인정한 기업”에 한해서만 상장 심사를 승인해 준다. 더 중요한 것은 선셋(일몰) 조항과 브레이크 조항이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상장 심사 청구 시 반드시 차등의결권 주식의 일몰 기간을 명시하도록 한다. IPO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차등의결권 종류주식이 자동으로 1주 1의결권의 보통주식으로 전환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특정 시점이 아닌 양도·매각 시로 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기간에 관계없이, 기업 경영에 필수불가결한 역량을 지닌 경영자가 안정적으로 경영에 집중하게 해 준다는 도입 목적이 사라지는 순간 차등의결권 역시 소멸된다는 원리이다. 이는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2세, 3세로의 경영권 세습을 막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미국 기관투자자협의회(CII)는 과거 10년간 S&P1500 기업을 분석한 결과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한 기업들의 장기 실적이 부진하고 지배구조가 불량하다며, IPO 후 7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1주 1의결권으로 전환되는 선셋 요건을 권고했다. 또한 브레이크스루 조항은 차등의결권 종류주식을 보유한 경영자의 물리적 지분율이 일정 수준(도쿄증권거래소는 25%, 싱가포르와 홍콩증권거래소 기준으로는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차등의결권 제도 전체가 소멸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각국 거래소는 엄격한 지배구조 요건을 구비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이사회의 사외이사 과반수 요건 외에도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이사보수위원회, 이사추천·지배구조 감독위원회 설치가 필수이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사외이사들은 무조건 찬성표를 던져 ‘거수기’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지만 해외의 사외이사들은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경영 참여가 기본이다.●투자자들 주총에 ‘제도 폐지’ 안건 올려 반대 경영진이 재신임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차등의결권 제도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많은 기업의 주주총회에 주주 제안으로 ‘차등의결권 제도 폐지’가 올라온다. 알파벳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1주당 10개의 의결권이 있는 클래스B 주식을 통해 전체 의결권의 51%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는 브린과 페이지의 의결권을 제외하면 주주의 80%가 차등의결권 제도 폐지에 찬성했다. 페이스북도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다. 또한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이유로 2017년부터 미국을 대표하는 우량기업 주가 지수인 S&P500에서 차등의결권을 채용하고 있는 기업을 제외했다. 결국 차등의결권 제도란 어느 관점에서든 ‘정석’은 될 수 없다는 것이 먼저 도입한 시장들이 주는 교훈이다. 자본 시장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정직하고 다이내믹하다. 필요에 따라 임시방편에 의존할 수는 있으나, 결국 최고의 경영권 방어는 우수한 실적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경영진의 능력이라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2021년에 증시에 상장한 대표적인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은 한국의 쿠팡과 영국의 딜리버루이다. 두 기업의 주가는 현재 IPO 최초거래가를 훨씬 밑돌고 있다. ■ 박누리 스마트스터디㈜ IR&기업전략 리더. LG생활건강, 네이버, LINE, 야놀자를 거치면서 전략 투자, M&A, IPO 등 다양한 인하우스 자본시장 업무를 수행했다. LINE의 미일 동시상장 당시 자회사 상장과 차등의결권 도입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놓고 2년 넘게 도쿄증권거래소를 직접 대응했다.
  •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섹스턴 ‘밤엔 더 용감하지’ 역자 정은귀영미문학 중심도 엘리엇 같은 男작가섹스턴, 작품에 본인 상처 그대로 담아삶에 밀착된 여성 목소리 소개 나설 것 리치 ‘우리 죽은 자들…’ 옮긴 이주혜2016년 문단 미투 통해 여성서사 갈구‘기획된 작가 ’리치도 생존 위해 애써타인 여성이 가족보다 더 이해할 수도지난해 출간된 두 권의 주목작. 미국의 여성 시인 앤 섹스턴(1928~1974)의 시집 ‘밤엔 더 용감하지’(민음사)와 에이드리언 리치(1929~2012) 산문집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바다출판사)다. ‘제2물결’이라 불리는 페미니즘 논쟁이 첨예했던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열렬히 활동했던 두 시인의 행보는 그 자체가 ‘문제적’이었다. 아내이자 엄마, 가정의 천사로서 여성의 역할이 요구되던 시절 섹스와 낙태, 우울증, 불륜 등 금기의 소재를 가감 없이 건드린 섹스턴이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이성애는 강제됐다고 주장하며 성애의 범위를 심화·확장한 ‘레즈비언 연속체’ 개념을 다룬 리치의 산문이 출간된 것도 처음이었다. 섹스턴의 시집은 정은귀(52)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가, 리치의 책은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주혜(50) 작가가 각각 우리말로 옮겼다. 이 작가는 산문집에 나오는 리치와 페미니스트 여성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이 만난 일화에서부터 출발해 가부장제하에서의 돌봄 노동을 말하는 소설 ‘자두’(창비)를 써서 역자 후기를 대신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여성상과 불화하다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인(섹스턴)과 세 아들의 엄마로 남편이 권총 자살하고 나서 레즈비언으로 살다 간 페미니즘 사상가(리치). 이들의 삶을 옮긴 또 다른 두 여성을 만나 ‘번역하는 삶’에 대해 들었다.-왜 오늘에 와서 그 시절 미국 여성 시인들이 한국에서 새롭게 조명될까요. 이주혜 전적으로 2015년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리부트’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여성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뭔가 나아진 줄 알았는데 아직 나아지지 않은 걸 그즈음 깨달은 거죠. 문학계에서는 2016년 말부터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들불처럼 일어났잖아요. 문학 독자들은 2030 여성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데, 더이상 이런 식의 흐름을 용납할 수 없는 거죠.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에 대한 갈구가 당연한 흐름이어서 한국에서도 여성 작가들이 약진해 세계로 뻗어 나갔고요. 한켠에서는 1960~70년대 미국에서 페미니즘 문학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았을까요. 정은귀 지금까지 그 부분이 제대로 들려지지 않았던 거죠. 저는 영미 시를 학교에서 가르치는데, 소위 정전화된 작가들은 다 남성 시인들이에요. 한국에서는 T S 엘리엇,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현대 시사에서 양대 산맥인 것처럼요. 미국에서도 로버트 프로스트가 퓰리처상을 네 번 받을 동안 리치는 한 번도 못 받았고, 앤 섹스턴은 한 번 받았어요. 그만큼 기울어진 지면이었고요. 사실 섹스턴은 제가 3년 이상 원고를 끌어안고 있느라 늦어진 면도 있는데요. 후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까 엄청나게 늦었지만 시기적으로는 가장 적절한, 적시의 도착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10년 전에 나왔으면 안 읽혔을 거 같아요. 이 ‘적절한 도착’이라는 말이 정말 적절한 거 같아요(웃음). 리치는 남편이 죽고 나서 생계를 책임지려고 나섰는데 교수 자리에 전부 남자 시인들만 있었던 게 불만이었대요. 그래서 자기가 교수가 됐을 때는 의도적으로 여성 문인, 차별받는 위치에 있는 작가들을 더 발굴하려고 했고요. 그때 연구한 작가가 산문집에도 나오는 에밀리 디킨슨, 뮤리얼 루카이저와 제임스 볼드윈(흑인 게이로 차별 타파에 앞장섰던 민권 운동가) 같은 인물이에요. 한국 출판계에도 영향을 미쳐 작년에 루카이저 시집(‘어둠의 속도’, 봄날의책)이 처음 나왔어요. 볼드윈도 다시 나왔고요. 한국의 출판 편집자들도 사실 독자니까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거예요.-두 분이 생각하는 앤 섹스턴과 에이드리언 리치는 어떤 사람인가요. 정 두 사람 다 살고 싶은, 생명에의 의지가 여성으로서 너무 컸던 사람들이죠. 리치가 시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많이 받은 쪽이라면, 섹스턴은 전혀 트레이닝돼 있지 않았던 인물이고요. 출산 후유증으로 양극성 장애를 앓으면서 치유를 위한 시를 썼어요.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해 물질적으로는 남부럽지 않았지만 항상 사랑이 고팠고, 엄마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어요. 그게 또 딸과의 관계로 전이가 됐구요(알코올 중독이었던 섹스턴의 어머니는 딸에게 질투와 비난을 일삼았고, 섹스턴은 자녀들에게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번역하면서 힘들기도 하고 보람됐던 게 섹스턴은 자신의 통증을 시에 고스란히 가져오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리얼리스트인데요. 아픈 목소리로 꺼끌꺼끌하게 표현해요. 그가 시를 써 나가는 과정 자체가 무너지고 일어나는 일상의 연속이에요. 저 또한 매일 여성으로서 부여받는 여러 역할에서 슬픔에 침잠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싸움을 벌이는데요. 섹스턴처럼 앓으면서 번역을 하는데, 이제서야 섹스턴을 소화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리치 산문집을 번역하면서 ‘정말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웃음). 리치는 중산층 지식인 가정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기획된 작가’거든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여성의 삶을 본격적으로 살기 전에는 아버지의 가부장적 인식을 고스란히 답습했던 인물이고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들 셋을 내리 낳으면서 삶이 흔들린 거죠. 내가 원한 건 시를 쓰는 것뿐이었는데 그것조차 보장이 안 되는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좌절감, 여성들은 다들 한 번씩 느끼잖아요. 거기서 분열이 시작되는 거죠. 저는 리치를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삶의 위치를 찾으려 했던 사람이라고 봐요. 미국의 백인 지식인 여성으로서 미국이 저지른 수많은 세계적 범죄들에 자신의 책임이 있으며, 인종차별, 인권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거죠. 리치는 개인과 사회 사이에는 투과막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서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며 그걸 표현한 것이 시라고 얘길 해요. 생각해 보면 섹스턴도 정치적인 책을 쓰진 않았지만 사실 그 자체로 정치적이에요. 여성의 삶 자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그게 바로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잖아요. 그래서 리치도 섹스턴에 대해 “두뇌는 가부장적이지만 뼈와 피는 여성의 문제들을 익히 알고 있었던 시인”이라고 말해요. -이들의 글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을까요. 정 저는 학생들한테 번역은 시 비평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얘기를 항상 해요. 그러나 비평가로서 과도한 해석은 안 하려고 하고요. 그래서 저는 번역할 때 최대한 윤문을 자제해요. 원문에 모호하게 표현돼 있으면 그 모호함을 살리고, 풀어 쓰기를 안 해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윤문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 긴장을 끝까지 줄타기하듯 가지고 가죠. 제가 느끼는 원래 시의 목소리 결을 한국어에 담으려는 노력을 최대한 많이 합니다. 이 산문은 문장도 중요하지만 그 글의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잘 살리는 게 중요하죠. 이 책 번역하는 데만 5개월 정도 걸렸어요. 제가 했던 작업 중에는 가장 오래 걸렸던 거 같아요. 내용 자체가 어렵기도 했고, 참고해야 할 자료들도 많았고요. 아까 시 번역에서 중요한 게 비평이라고 하셨는데, 산문은 이해죠. 제 선에서 이해가 안 되면 엉뚱하게 독자에게 전달이 되고, 그게 바로 오역이거든요. 특히나 리치의 주요 개념인 레즈비언 연속체, 정치적 레즈비어니즘에 관한 논쟁이 트위터 등에 있어서 이 산문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존재가 실체감 있게 다가왔어요. 리치에 관해 번역된 쪽글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참고하며 그 번역이 갖고 있는 아쉬움을 한 번 더 극복하려고 신경을 썼죠. -여성 번역가로서 여성 문인들의 삶을 옮기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정 역자로서 의식적으로 여성 시인만을 고르거나 하지는 않아요. 시를 너무 좋아하니까 번역을 하다 보면 그 시인의 시와 사랑에 빠지고 최대한 그 목소리로 갈아타는 거죠. 스스로의 경험이 언어화되는 게 시고, 가장 실험적이고 새로운 언어의 옷을 입는 게 시인데요. 남성 시인과 여성 시인의 시는 목소리가 달라요. 남성 시인들이 훨씬 더 초연한 입장에서 수사를 한다면, 여성 시인들의 시는 삶과 밀착된 정도가 다른 거 같아요. 같은 여성으로서 그 삶이 호흡하는 바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느끼게 되죠. 연구자·교육자로서 여성 시인들의 시를 많이 읽고 적극적으로 소개하려고도 해요. 이 저는 개인적으로 리치에게 많이 공감을 하는데요.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가족이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남편)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결혼 생활이더라고요. 남편이 ‘나쁜 놈’이어서가 아니라 착한 사람인데도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게 결혼 제도이고 이성애 제도고요. 리치가 말하는 ‘제도로서의 모성’이 무엇인지를 제 생활에서 깨닫게 된 거죠. 그렇게 제 삶의 돌파구를 찾는 과정이 번역이었고 소설 쓰기였어요. 그래서 여성 작가들의 여성 서사를 읽었을 때 위안을 받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이 있어요. ‘자두’에서도 하려고 했던 얘기지만, 정말 나를 이해하는 건 오히려 가족보다도 타인인 여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번역할 때도 그런 ‘보이지 않는 끈’을 느껴요. 제가 그랬듯이 누군가 이 글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읽고 자기 삶에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그런 면에서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를 여성 번역자가 그나마 근접하게 틀리지 않고 옮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작가님은 소설을 쓰고, 정 교수님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와 산문을 쓰시죠. 두 분 인생에서 번역이라는 일은 나머지 다른 삶과 어떻게 연계돼 있나요. 이 저에게 번역은 읽기로 시작해서 쓰기로 완성되는 스펙트럼이 긴 작업이거든요. 읽고 해석하고 비평해서 다시 문장으로 쓰는 그 사이클이 익숙해질 때마다 희열을 느끼고요. 그러다 보면 리치와 비숍의 일화처럼 어떤 화소(모티프)들이 저에게 다가와요. 나중에 소설이나 에세이로 발전하는 것들이요. 번역은 제게 일종의 허브 같은 거예요. 읽기에서 쓰기로 가는 긴 과정들 속에 많은 것이 뻗어 나가는. 정 진은영 시인이 제게 “시와 시를 이어 주는 다리”라는 말을 했어요. 저는 시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저는 모든 시를 읽을 때 머릿속에서 매번 한국어와 영어를 가지고 더블플레이를 해요. 두 언어 사이의 한계를 항상 느끼고, 번역한 게 만족스럽지만은 않지만 그 생각에서도 놓여나려고 노력을 해요.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 나면 번역은 번역의 운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번역도 딱 제 나이, 이 시점에서의 읽기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무거운 느낌에서 약간 놓여난다고 할까요. 읽는 경험을 나눔으로 만드는 게 번역이고, 그걸 조금 더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 어렵지만.
  • [책꽂이]

    [책꽂이]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케이트 카우프먼 지음, 신윤진 옮김, 호밀밭 펴냄) 미국 여성학 전문가인 저자가 아이 없이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꼼꼼히 기록했다. 20대부터 90대까지 저마다 사연이 있는 다양한 여성들과 나눈 대화를 토대로 자녀가 없이 살아가는 삶도 가정을 꾸리는 것만큼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416쪽. 1만 8500원.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슬라보이 지제크 지음, 강우성 옮김, 북하우스 펴냄) ‘우리 시대 논쟁적 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드러난 인종과 계급 차별 등 팬데믹 시대의 복잡한 풍경을 대담하게 그려 낸다. 바이러스만 통제하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란 믿음은 전망이 될 수 없으며 자본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68쪽. 1만 6000원.신성한 소(다이애나 로저스·롭 울프 지음, 황선영 옮김, 더난출판사 펴냄) 영양사와 생화학자인 두 저자가 채식 열풍에 가려진 육식의 효용과 가치를 다각도로 고찰했다.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순환을 위해 육식은 반드시 필요하며 육식이 암·당뇨·심장질환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는 과장·왜곡됐고 고기에는 단백질 이외에도 중요한 영양소가 많다고 말한다. 432쪽. 1만 7000원.미래의 종교(로베르토 웅거 지음, 이재승 옮김, 앨피 펴냄)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저자가 기독교와 서양철학을 바탕으로 종교의 본질과 사회경제 질서에 대해 분석했다. 저자는 종교의 기원은 인간의 실존적 불안과 한계에 있으며, 종교는 그 실체상 계몽을 통해 해방될 수 있는 관념 덩어리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710쪽. 3만 1000원.퀴어돌로지(연혜원 외 10인 지음, 오월의봄 펴냄) 성소수자와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저자들의 시각으로 동성애자들이 케이팝 아이돌을 사랑하는 이유와 팬덤 문화에서 볼 수 있는 퀴어 이야기를 다각적으로 다뤘다. 남성 아이돌을 사랑하는 레즈비언과 여성 스타의 춤을 추는 게이, 대중문화에서 벌어지는 퀴어 혐오적 양상까지 두루 담았다. 392쪽. 1만 8000원.당신이 모르는 이야기(서장원 지음, 다산책방 펴냄) 단편소설 ‘해가 지기 전에’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서장원 작가의 첫 소설집. ‘해변의 밤’, ‘주례’ 등 단편 9편을 통해 갑작스러운 삶의 균열에 흔들리는 인물들이 깨진 일상과 상처를 딛고 담담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252쪽. 1만 5000원.
  • 갈라선 게이츠 부부, 자선 재단도 갈라서나

    갈라선 게이츠 부부, 자선 재단도 갈라서나

    지난 5월 이혼을 선언하면서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자선사업만큼은 공동으로 이어 가겠다고 약속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66)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7) 부부가 결국 ‘완전한 결별’을 택할 공산이 커졌다. 세계 최대 민간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7일(현지시간) “현재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두 사람 중 한 명이라도 2년 후에 재단을 함께 이끌어 갈 수 없다고 판단하면 프렌치 게이츠가 재단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수즈먼 재단 최고경영자(CEO)는 “양자가 결별을 택할 경우 프렌치 게이츠가 빌 게이츠로부터 자금을 받게 될 것이며, 이는 재단이 프렌치 게이츠의 자선 활동을 위해 제공하는 것과는 별개의 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렌치 게이츠가 공동의 리더십이 유지될 수 없을 경우 재단을 떠날 가능성에 대해 몇 주간에 걸쳐 논의해 왔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프렌치 게이츠가 물러난다면 이는 사실상 빌 게이츠가 돈을 줘서 재단에서 내보내는 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27년간의 결혼 생활 청산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재단에 대한 신념을 여전히 공유하며 재단에서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렌치 게이츠는 이후 재단 업무는 계속하면서도 자신이 2015년 여성의 사회 진출 지원을 위해 설립했던 투자회사 ‘피보털 벤처스’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다. 수즈먼 CEO는 이번 발표가 프렌치 게이츠가 반드시 재단을 떠날 것이란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으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 사람이 각자가 관심을 갖는 자선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할 것이며 이는 재단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결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편 재단은 이날 두 사람이 150억 달러(약 17조원)를 추가로 출연하기로 한 사실도 발표했다. 이는 2000년 MS 주식으로 200억 달러를 기부한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재원 확충이다, 이에 따라 재단의 전체 자산은 기존 500억 달러에 더해 650억 달러로 불어나게 됐다.
  • 머스크 ‘머쓱’… 베이조스 순자산 239조원 ‘역대 1위’

    머스크 ‘머쓱’… 베이조스 순자산 239조원 ‘역대 1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지구촌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57)가 개인 순자산 규모에서 역대 신기록을 달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아마존의 주가가 4.7% 급등하면서 베이조스의 자산이 84억 달러(약 9조 5400억원) 증가, 전체 순자산이 2110억 달러(약 239조 7000억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의 주가 급등은 미 국방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맺었던 100억 달러 규모의 합동방위인프라(JEDI) 클라우드 사업 계약을 철회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가 공표하는 ‘억만장자 지수’를 기준으로 할 때 지금까지 역대 개인 순자산 기록은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50)가 지난 1월에 세운 2100억 달러였다. 당시 머스크는 3년 넘게 1위를 달리던 베이조스를 제쳤으나 3월 중순 이후 아마존 주가가 20% 가까이 오르면서 다시 2위로 내려왔다. 베이조스는 지난 5일 창업(1994년) 이후 27년간 이끌어 온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여전히 회사 주식 11%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2위 머스크의 순자산은 테슬라의 주가 하락에 따라 1808억 달러로 집계됐다. 3위는 베르나르 아르노(72)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으로 1685억 달러다. 4위는 MS 창업자 빌 게이츠(66)로 1470억 달러, 5위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37)로 1310억 달러다. 베이조스의 이혼한 전처로 막대한 이혼 합의금을 받은 매킨지 스콧(51)은 650억 달러로 15위에 자리했다.
  • 멍하니, 가만히… 대청에 호며들다

    멍하니, 가만히… 대청에 호며들다

    ‘언택트’와 ‘힐링’. 코로나 시대에 여행계의 유행을 주도한 단어다. 호수는 그 유행의 주무대 중 하나다. 이른바 ‘물멍’을 즐길 수 있는 곳. 초여름의 대청호를 찾았다. 충북 청주와 옥천, 대전 등에 걸쳐 있는 거대한 호수다. 성하를 앞둔 무더운 날씨에도 호숫가엔 격렬하게 햇빛에 항거하고, 격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뜻밖에 많았다.멀리서 소나기가 몰려들고 있었다. 안개처럼 흐릿한, 그러나 주변과는 또렷이 구별되는 세력으로 커진 소나기는 먼 산을 적신 뒤 이제 곧 호수를 덮칠 기세였다. 소나기가 호수 방향으로 올 것은 거의 확실했다. 습기를 잔뜩 머금어 서늘해진 바람이 장판처럼 잔잔했던 호수 위로 잔물결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나기의 내습을 직감한 아이들은 가젤 영양처럼 ‘튀어’ 다니며 소리를 질러댔다. 비를 피하려는 건지, 소나기를 맞이하는 의식이라도 벌이려는 건지 불분명할 만큼 아이들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고조돼 있었다. 예전엔 소나기가 들녘을 가로질러 다가오는 모습을 드물게나마 봤던 것 같다. 일종의 경험치도 쌓여 있다. 소나기가 다가올 때마다 바람과 기온은 미묘하게 바뀌었다. 대기 중엔 흙냄새도 옅게 묻어 있었다. 이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건 대도시에 정착한 이후다. 세상은 좀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진 거다.●비 그친 호수엔 사람도 나무도 ‘데칼코마니’ 대청호 ‘멍상정원’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공식 명칭은 ‘명상정원’인데, ‘호수 멍때리기’에 최적의 장소인 듯해 이번에 한해 별명처럼 이리 부르기로 한다. 소나기를 피할 공간이 있었다면 아마 황순원의 ‘소나기’를 생각하며 더 오래 ‘멍상정원’에 머물렀을지도 모르겠다. 이튿날 아침, 동이 트자마자 그 자리를 다시 찾았다. 사진작가 2명, 개인방송 진행자 1명 등 겨우 몇 명이서 그 너른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다. 전날 소나기가 퍼부을 때는 혼돈의 호수였지만, 이날은 거울처럼 잔잔했다. 빙판, 장판 등 그 어떤 표현도 잔잔한 호수의 모습을 전하기엔 역부족인 듯했다. 호수 위로 작은 섬과 나무, 사람들이 정확히 반대로 비춰진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거울’이 그나마 적확할 듯하다.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데칼코마니라 표현한다. ‘멍상정원’이 속한 곳은 대전 마산동이다. ‘마산동 쉼터’라거나 ‘명상정원’, ‘슬픈 연가 촬영지’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세 곳 모두 한 지역을 이르는 이름이라 봐도 무방하다. 마산동 쉼터 주차장에서 ‘멍상정원’까지는 700m가 조금 넘는 거리다.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길이 둘로 나뉜다.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조금 더 멀다. 오른쪽으로 먼저 간다. 볼거리를 고려해서다. 물론 정해진 규칙은 없다. 오른쪽 길을 따라 2층 정자를 지나면 우물이 나온다. 우물 곁엔 제멋대로 굽은 못생긴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평범하지만 어딘가 섬뜩한 느낌을 주는 모습이다. 이른바 ‘J 호러’의 기원이 됐던 일본 영화 ‘링’의 강렬한 인상이 여태 뇌리에 남은 거다. 이 우물은 영화 ‘7년의 밤’이 촬영된 세트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스스로 몸을 던진, 그리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에게 ‘고통의 블랙홀’로 작용했던, 일종의 미장센이다. 이와 비슷한 장르의 영화 ‘살인소설’, 한국형 좀비 영화 ‘창궐’ 등도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 고 안내판은 적고 있다. 우물에서 몇 걸음 더 옮기면 ‘물속마을 정원’이다. 크고 작은 장독들과 담장 등으로 멋을 냈다. 의아했다. 왜 갑자기 물속마을 정원이 튀어나온 걸까. 그러다 백남우 대전향토문화연구회장의 말을 듣고는 머리에서 ‘뎅~’ 하고 종이 울리는 듯했다. 백 회장은 “수몰 전 이 마을의 모습을 꿈에서 종종 본다”고 했다. 외갓집을 찾았던 기억의 단편이 꿈에서 재현될 정도면 수몰민은 얼마나 고향이 사무치게 그리울까. 백발 성성한 노인이 수구초심으로 찾아와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노인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실향민은 통일되면 고향 땅을 밟을 희망이나 품지만 수몰민은 갈 고향이 아예 없다고요. (대청호) 물을 빼는 일은 아마 없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물속마을 정원은 수몰의 기억이 담긴 공간인 거다. 한데 여기서 살았을 사람에 대한 기록은 없다. 이들의 기억은 그저 눈요기용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물속마을 정원에서 오른쪽으로 난 모래톱은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다. 이미 수많은 이들의 휴대전화에 ‘인증샷’으로 저장됐을 만큼 명소다. 액자 형태의 조형물을 세워 한층 ‘폼나게’ 만들었다. 건너편은 ‘멍상정원’이다. 이름처럼 많은 이들이 다양한 자세로 ‘호수멍’을 즐기고 있다. 개미허리처럼 가는 모래톱 건너편엔 야트막한 언덕이 있고, 그 위로 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흔히 ‘뜬섬’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름 그대로 평소에는 물에 떠 있다. 그러다 봄철 갈수기나 장마철을 앞두고 미리 물을 빼는 배수기엔 수면 아래 있던 모래톱이 드러나며 뭍과 연결된다. 그러니까 이맘때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풍경’인 셈이다.●수면 아래엔 日에 맞선 동학군 승전의 역사 이쯤에서 백 회장의 말을 조금 더 듣자. 기억을 더 거슬러 오르면 조선시대 당시 ‘멍상정원’ 일대는 주안장터였다. 삼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4차선 국도 격인 ‘율봉도’가 지나는 길에 형성된 큰마을이었다. 목을 축이려 주막에 들른 이들, 주모와 희롱하는 장돌뱅이들, 육모방망이 흔들며 으스대던 포졸 등 수많은 인간 군상들로 시끌벅적했을 테다. 이상면(75) 서울대 명예교수가 전하는 역사도 무척 흥미롭다. 그의 독자적인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캐냈다는 점에서 역사학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듯하다. 현 청남대가 있는 충북 청주 문의면 등 대청호 중상류 일대는 조선시대 정치 경제의 요충지였다. 금강 수계와 ‘율봉도’가 교차하는 지점이어서, 이 일대를 장악하면 아래쪽 삼남까지 통제가 가능했다. 이는 대청호에서 15㎞ 정도 떨어진 청주에 삼남 최대 군사기지인 진남영을 설치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19세기엔 ‘호중동학군’의 주무대이기도 했다. ‘호중’은 다소 생소한 이름인데, 현재의 청주와 충주, 충남 공주 등의 지역을 아우르는 명칭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겠다. 호중동학군이 일본군과 맞붙어 승전고를 울린 곳이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동학군 승전의 역사는 호수 아래 깊이 가라앉아 있다. 이들의 이름이 생경했던 것도 이 때문일 텐데, 서둘러 이 역사를 인양하는 게 후대의 몫이 아닐까 싶다. 일제강점기엔 경부선 철길이 놓일 뻔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최단 노선이기 때문이다. 한데 갑자기 대전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이유야 자명하다. 일제의 머릿속에 동학군에 당한 참패의 기억이 깊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한없이 조용한 ‘멍상정원’이지만 수면 아래엔 이처럼 숨가쁜 역사가 잠겨 있다. 이상면 명예교수는 호중동학군의 별동대장이었던 이종만(훗날 이종찬으로 개명)의 손자다. 그는 수많은 조상들의 역사가 새겨진 이곳을 찾는 후대에게 “사실을 사실대로 알고 역사가 부여하는 의미를 되새겨 보라”고 권했다.●좁은 틈 지나면 소원 이뤄진다는 ‘신선바위’ 인접한 비룡동엔 신선바위가 있다. 예전 제사유적지로 추정되는 공간이다. 바위 사이엔 겨우 사람 한 명 지나갈 정도로 좁은 틈이 나 있다. 이 틈을 지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대청호를 돌아본다는 건 사실 호반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긴다는 것과 뜻이 같다. 청주 문의면 쪽에서 내비게이션에 대청댐을 찍으면 보통 32번 국도로 안내한다. 하지만 적요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늘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문의문화재단지 옆으로 난 대청호반로가 그렇다. 국도에 비해 오가는 차량이 훨씬 적어 한결 호젓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이 도로를 따라 대청댐 쪽으로 가다 보면 현암사와 만난다. 대청호를 굽어볼 수 있는 절집이다. 계단을 통해 올라야 해 적잖이 품이 든다. 현암사 반대편 능선엔 구룡산 장승공원이 있다. 2004년에 폭설로 쓰러진 나무들을 깎아 만든 장승 500여기가 진입로부터 장승공원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장승들은 남근 형태가 많다. 안내판은 “여성의 기운이 강한 곳이라 남근 형태의 장승을 배치했다”고 적고 있다.마산동 쉼터 아래쪽, 그러니까 대청호 남쪽의 옥천 일대에도 볼거리가 많다. 대표적인 곳은 부소담악이다. 수십m 높이의 크고 작은 절벽들이 비단강(금강)을 찢으며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모양새로는 딱 ‘비단강을 가르는 칼’이다. 출발 전 한국관광공사의 윤승환 세종충북지사장이 “하루 코스 언택트 힐링 여행지로 강추”한 곳도 아마 이쯤 어디일 것이다. 절벽의 길이는 700m에 이른다. 절벽 위로 길이 나 있다. 끝까지 갈 수도 있지만 위험하니 절벽 중간쯤의 추소정에서 발걸음을 돌리길 권한다. 부소담악은 사실 멀리서 봐야 제맛이다.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금강을 가르고 있는 절벽의 기세를 봐야 제대로 완상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적합한 곳은 추소리 마을 뒤 산자락이다. 이곳에 전망대 하나 세우면 단박에 명소로 발돋움할 텐데, 여태 실현되지 않아 못내 아쉽다. 방아실마을 끝자락엔 ‘수생식물학습원’이 있다. 이름으로는 생태교육시설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입장료(6000원)를 받는 상업시설이다. 개신교인 다섯 가족이 모여 사는 일종의 신앙촌 같은 곳인데, 내부를 잘 꾸며 놓아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관광객들이 셀피를 많이 찍는 곳은 시설 끝에 있는 작은 교회다. 예약을 해야 입장할 수 있다.부소담악 인근의 이백리엔 이지당이 있다. 지방문화재였다가 지난해 말 보물(2107호)로 승격된 국가지정 문화재다. 이지당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이끌다 충남 금산 전투에서 순국한 조헌이 후학을 길러내던 서당이다. 조헌 생전에는 각신서당(覺新書堂)으로 불리다 훗날 우암 송시열이 이지당(二止堂)이라 고쳐 불렀다. 이지(二止)는 시전에 나오는 ‘고산앙지 경행행지’(高山仰止 景行行止) 문구에서 끝 단어인 ‘지’(止)자 두 개를 딴 것이다. ‘산이 높으면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고 큰 행실은 그칠 수 없다’라는 뜻이다. 석호리엔 청풍정이 있다. 야산 중턱 끄트머리에서 단아한 자태로 금강을 굽어보고 있는 정자다. 한말 개혁파 정치인 김옥균과 기녀 명월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정자 곳곳에 담겨 있다. 옥천은 시인 정지용의 고향이다. 그의 대표 시 ‘향수’에 나오던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은 이제 호수로 변했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울던 모래사장은 대부분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그 풍경이 그나마 온전히 남은 곳은 대청호 안터지구다. 장계관광지가 있는 장계리와 오대리, 석탄리, 연주리 등을 잇는 지역이다. 지난 5월엔 환경부가 이 일대를 ‘국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했다. 석탄리 안터마을은 반딧불이 서식지로 유명하다. 지난 15년간 호수 주변에서 농사를 짓지 않으며 반딧불이 서식지를 보존해 왔다. 요즘 석탄리 일대 호안은 초록빛 풀들로 뒤덮였다. 이 역시 배수기 때만 볼 수 있는 ‘한정판 풍경’이다. 연주리 쪽에선 둔주봉이 명소다. 등산로 입구에서 황토흙길을 800m쯤 오르면 정상 전망대가 나온다. 발아래로 반전된 한반도 지형이 펼쳐진다. ■여행수첩 →마산동 쉼터는 대청호 중간쯤에 있다. 수도권 등 외지에서 찾을 경우 청주 문의면 혹은 옥천 안남면 방면에서 출발해야 더 효율적으로 대청호를 돌아볼 수 있다. →T맵으로 신선바위를 찍으면 멀리 떨어진 황당한 곳에 데려다 놓는다. ‘대전 동구 대청호수로296번길’을 찍고 간 뒤 마을 중간쯤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된다. 20분 정도 소요된다. 신선바위까지는 외진 데다 오가는 이도 별로 없는 만큼 단독 산행보다 동반 산행을 하길 권한다. →장승공원은 승용차로도 갈 수 있지만 찾기는 쉽지 않다. 주차장에서 마을 쪽으로 좀더 들어가야 공원 진입로가 나온다. 여기서 구룡산 정상까지는 불과 500m다. →돌팡깨 식당은 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다. 두부, 청국장 등 주요리는 물론 밑반찬까지 싹싹 비울 만큼 정갈하고 맛있다. 검은 돌이 밀집된 ‘돌팡깨’ 바로 앞에 있다.
  • 자연·휴식이 숨쉬는 안양천… “국가 대표 정원 큰 꿈 흐른다”

    자연·휴식이 숨쉬는 안양천… “국가 대표 정원 큰 꿈 흐른다”

    구로구를 포함한 서울시 7개 자치구와 경기도 6개 시를 거치는 총길이 32.5㎞의 안양천은 과거 오염하천의 대명사였다. 주변 지역의 산업화로 인해 물고기가 살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된 수질에 악취만 풍기던 안양천은 지난 3년 새 몰라보게 달라졌다. 특히 구로구가 관리하는 구간은 형형색색의 꽃과 싱그러운 풀이 가득한 생태하천으로 변신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듯 안양천이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변모한 데에는 민선 5·6·7기 구로구를 이끌어 온 이성 구로구청장의 공로가 컸다. 2018년부터 민선 7기 공약사업 중 하나로 안양천변 수목원화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한 덕분에 구로구는 서울의 대표 녹색도시로 거듭났다. 7일 임기 마지막 1년을 남겨둔 이 구청장을 풀 냄새 가득한 안양천 생태초화원에서 만났다.-민선 7기 들어 구로를 녹색도시로 만드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안다.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도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자치구마다 주민 1인당 공원 면적 통계를 산출한 결과를 보면 구로구는 매년 하위권에 속해 있었다. 자연환경에 기반한 결과이기 때문에 자치단체가 노력한다고 해서 구민들이 누릴 수 있는 공원 면적을 눈에 띄게 늘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어 남산이나 북한산이 있는 자치구는 공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 와중에 구로구가 지닌 보물 중 하나인 안양천과 천왕산이라는 지리적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주 찾을 수 있는 휴식 공간을 조성해 왔다.” -특히 안양천을 지역의 대표 명소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안양천 일대를 수목원 수준의 자연 휴식 공간으로 조성하는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안양천, 목감천, 도림천 등 관내 3대 하천에 총길이 12.61㎞, 총면적 51만 4414㎡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녹화 사업을 했다. 2019년 12월 안양천 유휴부지에 1만 7500㎡에 달하는 서남권 최대 규모의 생태초화원을 조성했다. 기존에는 갈대와 잡초가 무성하던 땅이었지만 장미원, 습지원, 잔디마당, 창포원, 농촌체험장 등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했다. 계절별로 장미, 부들레이아, 왕꽃창포 등 다양한 꽃과 식물이 선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변모했다.” -최근 서울과 경기도의 일부 지자체 역시 안양천을 명소화하는 데 힘을 보태기로 했는데. “안양천은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는 대하천이지만 각각 다른 자치단체에서 관리하고 있어 효율성과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접 자치구인 금천·양천·영등포구 등 3곳과 안양천에 대한 종합 계획 수립과 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 3월에는 광명·군포·의왕·안양 등 경기 4개 자치단체장과 만나 이 사업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구로를 포함한 8개 자치단체가 왕벚나무 개화기에 맞춰 총 40㎞의 벚꽃길을 연결하면 경남 진해의 벚꽃 축제에 버금가는 ‘벚꽃 100리길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에 지난 5월 서울 4개 자치구와 경기 4개 시가 안양천 명소화·고도화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안양천 일대를 순천만 국가정원이나 태화강 국가정원에 버금가는 국가정원으로 만들자는 공동 목표를 세웠다. 새로운 안양천을 꿈꾸며 주민들이 수시로 찾는 힐링 명소이자 도심 속 대표 하천으로 명성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 외에도 구로를 생태도시로 가꾸기 위해 펼친 노력이 있다면. “지역 내 풍부한 녹지대를 활용해 수준 높은 자연 체험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항동에 2만 7550㎡ 규모의 ‘천왕산 가족캠핑장’을 열었다. 지난 3월에는 캠핑장 주변에 9100㎡ 규모의 생태숲도 조성했다. 생태 연못, 저류 습지, 조류 서식지, 숲속생태놀이터, 산책로를 설치했다. 소나무·매화나무·산사나무·사철나무·산수국·진달래·구절초 등을 새로 심었다. 최근 다양한 연령대가 이용할 수 있는 인공암벽장도 마련했다. 서울 서남권의 대표 수목원인 항동 푸른수목원도 기존 20만 956㎡에서 4만 5000㎡를 더 확장한다. 수목원 인접 부지를 활용해 암석원, 자연생태관찰원, 삼림욕장 등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지역 곳곳에 산림과 하천, 도심을 연결해 만든 총길이 28.5㎞의 산책로인 ‘명품구로 올레길’도 있다.” -주민들을 위한 녹색 인프라만큼 체육·문화공간 등의 생활기반시설도 많이 확충했는데. “책 읽는 문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도서관 확충 사업을 펼친 결과 2010년 취임 당시 44개였던 지역 도서관이 현재 113곳으로 늘었다. 지금도 중대형 규모의 도서관을 건립하고 있다. 항동 수목원에 지상 2층, 연면적 908㎡ 규모의 도서관을 내년 3월 개관 목표로 짓고 있고 내년 하반기에는 개봉1동에 돌봄특화도서관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용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등을 비롯해 항동생활체육관 등 실내외 체육시설도 많이 생겼다. 오류아트홀, 신도림 오페라하우스, 꿈나무극장 등 공연 공간도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구로는 다른 자치구보다 일찍 스마트 도시를 만들기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민선 7기 들어 거둔 대표적인 성과는. “스마트 도시는 결국 모든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그래서 2017년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스마트도시팀을 만들었고 2019년에는 스마트도시과로 조직을 확대해 인력과 예산을 확충했다. 우선 전국 최초로 전역에 공공 와이파이망과 사물인터넷망을 구축했다. 이를 활용해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전국 최초로 ‘사물인터넷 기반 위험시설물 안전관리 예·경보 시스템’을 마련했다. 건물이나 교량 등 노후하거나 위험한 시설물에 감지 센서를 부착해 기울기, 균열, 진동 등 붕괴 위험 징후를 상시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축적된 데이터는 시설물 안전등급을 부여할 때 활용한다. 기존 100여개 센서로 관리하던 것을 최근에는 600개까지 확대했다. 전문가의 육안과 감에만 의존해서 점검하던 방식에서 발전해 이제는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위기 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5월에는 구청 각 부서가 운영하는 사물인터넷 사업을 한눈에 모니터링하며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도 구축했다.” -지난해 서울시 최초로 ‘해고 없는 도시’를 선언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고용을 안정화하기 위해 힘쓴 점이 돋보인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선결 과제는 지역 경제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바이러스는 백신을 통해 막아낼 수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지면 가정의 위기로 이어진다. 이에 지역 경제 안정과 일자리 유지를 위해 ‘해고 없는 도시’를 선언하고 고용 안정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기업이 경영난으로 직원을 해고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자는 취지였다. 기업이 고용보험에 신규 가입하는 경우 ‘두루누리 사회보험료’(고용보험·국민연금) 사업자 부담분을 6개월간 전액 지원하고, 기존 고용보험 가입 업체에는 직원 유급휴직 시 지급해야 하는 고용유지 지원금 중 사업자 부담금을 6개월간 제공했다. 그 결과 770개 업체 직원 4000여명이 6억 2000여만원의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았다. 올해는 1120개 업체 5580명분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 수산업자 변호인 “게이트 아닌 일반 사기 사건”

    수산업자 변호인 “게이트 아닌 일반 사기 사건”

    피고인 측, 불거진 로비 의혹엔 선 그어박 장관 “檢스폰서, 감찰 수준 파악 지시” 前 사립대 이사장·검사 등과 골프 회동‘옵티머스 120억 투자’ 개입 의혹 조사 전방위 정·관계 로비 의혹의 중심에 선 ‘가짜 수산업자’ 김모(43·수감 중)씨가 7일 자신의 사기 혐의 관련 재판에 출석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처음 김씨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관심이 집중되자 김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게이트가 아닌 사기 사건”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와 골프 회동을 한 의혹을 받는 사립대 전 이사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양철한)는 이날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된 김씨의 3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짧은 머리에 황토색 수의 차림으로 피고인석에 앉은 김씨는 재판 내내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소환된 김씨의 수행원들이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재판은 15분 만에 마무리됐다. 재판이 끝난 후 김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일반 사기 사건이다. 무슨 게이트가 아니다”라면서 금품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송치 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변호인은 “(김씨가) 반성하고 있고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선박 운용 및 선동 오징어(배에서 잡아 바로 얼린 오징어) 매매사업 투자를 미끼로 7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116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김무성 전 국회의원의 친형과 전직 언론인 송모씨 등도 포함됐다. 앞서 김씨는 2016년 1억여원 상당의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이듬해 12월 30일 특별사면됐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김씨 특별사면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런 의혹과 관련해 “하등 문제가 없었다. 장담한다”고 재차 반박했다. 박 장관은 이날 현직 검사가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것과 관련해 “검찰 내 ‘스폰서 문화’가 있는지 감찰에 준하는 파악을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 검사의 일탈인지 경력 좋은 특수부 검사들의 조직문화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스폰서 문화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씨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사립대 전 이사장 A씨와 이모 부장검사, 이 학교 B교수의 골프 회동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수도권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김씨가 마련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씨는 함께 골프를 치진 않았고 식사 자리에는 함께했다. 경찰은 최근 A씨와 B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당시 회동에서 학교가 옵티머스 펀드에 120억원을 투자한 것에 관한 얘기가 오갔는지도 조사했지만, 당사자들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옵티머스 펀드의 환매 중단이 결정되면서 학교 측은 투자금 전액을 잃을 위기에 처한 바 있다. 학교 노조와 교육부는 학교 이사장과 학교 법인을 사립학교법 위반과 특가법상 횡령·배임으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은 지난 5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B씨는 서울신문에 “내가 김씨에게 골프 회동을 요청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불참해 대타로 치게 된 것”이라며 “식사하면서 옵티머스에 대한 대화는 하지도 않았고, 그 자리에서 부장검사를 처음 봤다”고 해명했다.
  • 이번엔 러 정보국이 美 공화당 해킹 의혹… 커지는 미러 갈등

    이번엔 러 정보국이 美 공화당 해킹 의혹… 커지는 미러 갈등

    러 정보국 소속 코지베어 지난주 공화당 해킹 관측2016년 민주당 및 지난해 연방정부 침투한 기관러 해커의 송유관, 육류기업, IT기업 해킹에 이어러 정보기관의 해킹이 확인될 경우 파문 불가피다음주 양국 고위급 회담서 해킹문제 다룰 듯러시아 정부 소속으로 지속적으로 미국 정치권과 행정부를 해킹해 온 일명 ‘코지베어’가 지난주 미국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컴퓨터 시스템을 공격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간 러시아의 해킹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미러 갈등이 보다 첨예해질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커들은 RNC에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가운데 한 곳인 시넥스(Synnex)사를 통해 사이버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RNC는 공화당의 정책, 선거전략 등을 총괄 지휘하는 본부다. 코지 베어는 2016년 미국 대선 때에도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서버에서 내부 정보를 탈취했는데, 당시 ‘제2의 워터게이트’라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로 큰 충격이었다. 러시아는 이 정보를 이용해 대선에 개입했었다. 코지베어는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해외정보국(SVR) 소속으로 ‘APT29’로도 불린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솔라윈즈의 서비스를 받던 미 연방정부 기관 9곳의 시스템에 침투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이 RNC에 침투한 시점은 러시아와 연계된 범죄집단인 레빌이 미국의 IT 및 보안 관리 서비스업체인 카세야에 대해 랜섬웨어 공격을 감행했던 때와 겹친다. 카세야 사건으로 800~1500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해커들은 복구 비용으로 7000만 달러(약 795억원)을 요구한 상태다. RNC는 아직 해킹으로 인한 정보 도난 사례 등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국토안보부(DHS)와 연방수사국(FBI)에 사건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다음 주에 열릴 고위 당국자 간 회담에서 미국에 대한 해킹 공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만일 러시아 정부의 해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미러 갈등은 예상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이미 지난달 미러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해킹 활동에 대해 경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미러 고위 당국자 회담에서 랜섬웨어 공격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지길 기대한다”며 “러시아 정부가 자국에 있는 범죄자에 대한 조처를 할 수 없거나 취하지 않을 경우 우리 스스로 조처를 하거나 그럴 권리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빌은 지난 5월 세계 최대 정육업체인 JBS SA에 랜섬웨어 공격을 한 뒤 1100만 달러(약 125억 원)를 챙긴 바 있다. 또 같은 달 미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을 멈춰 세우며 유류 대란을 일으킨 것도 러시아에 기반을 둔 다크사이드로 관측된다.
  • [안녕? 자연] 중국서 서해로 쏟아지는 미세플라스틱 ‘딱 걸렸다’

    [안녕? 자연] 중국서 서해로 쏟아지는 미세플라스틱 ‘딱 걸렸다’

    중국에서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된다는 ‘의심’을 입증할만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중국 양쯔강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주장은 있었지만, 이 사실이 시각적으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미시건대 연구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인공위성 자료를 이용해 전 세계의 미세플라스틱 배출량과 흐름을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 안에는 중국 양쯔강(장강) 및 첸탕강 하구에서 서해로 흘러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의 흐름을 분석할 수 있는 자료도 포함돼 있었다. 2017년 한 해 동안 중국 주변 해상의 미세플라스틱을 추적한 결과, 연간 평균은 대체로 미세플라스틱이 적음을 의미하는 ‘파란색’이었다. 그러나 특정 시기에 양쯔강과 첸탄강 하구 등지에서 미세플라스틱 분출이 집중됐고, 이 기간에는 지도상에 짙은 붉은색이 여실하게 표시됐다. 연구진이 공개한 4장의 이미지를 살펴보면, 2017년 6월 22~28일 첸탄강에서는 붉게 표시된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서해로 흘러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해 10월 27일~11월 2일 양쯔강에서 같은 현상이 반복됐다.연구진은 양쯔강 하류를 지나 동중국해로 분출된 미세플라스틱의 ‘목적지’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인접한 한국과 일본 해역에 미치는 영향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명백한 근거가 제시된 셈이다. 이번 연구에는 NASA가 2016년부터 열대성 폭풍을 관측하는데 이용해 온 ‘사이클론 내비게이션 위성 체계’(CYGNSS) 인공위성 자료가 활용됐다. 이 시스템은 초소형 인공위성 8대를 이용해 세계 각지의 풍속이나 바다 표면의 특징 등을 정밀하게 추적하는데 이용돼 왔다. 연구진은 간혹 풍속에 비해 표면이 부드러운 바다가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것이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일 가능성에서 착안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러프 교수 연구진은 “과거에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데이터가 제한적이었다”면서 “미세플라스틱 오염원을 의심하는 것과 그것이 일어나는 장면을 보는 것은 별개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양쯔강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미세플라스틱 배출원으로 추정돼 왔으나 실체를 확인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전 세계 최대의 기술 문헌 모음 중 하나인 IEEE 엑스플로(IEEE Xplore) 관련 학술모임에서 ‘우주 레이더를 통한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감지 및 이미지화’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 ‘5m90’ 벽 훌쩍… 도쿄서 동 튼다

    ‘5m90’ 벽 훌쩍… 도쿄서 동 튼다

    한국 남자 장대높이뛰기 일인자 진민섭(29)은 도쿄올림픽에서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5m80)과 타이를 이루며 결선에 진출하고 5m90을 넘어 동메달까지 바라보는 꿈을 꾼다. ●‘5m80’ 한국기록 보유… 올림픽 결선행 기준점 진민섭은 지난달 “도쿄올림픽에 기록이 비슷한 선수가 많이 참가한다”며 “그 경쟁을 뚫고 상위권에 진출하면 다이아몬드리그 출전권을 확보하는 등 올림픽 후에도 세계적인 선수와 뛸 수 있다”고 희망을 품었다. 진민섭은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큰 꿈을 품고 높은 곳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진민섭은 부산사대부고 재학 중이던 2009년 이탈리아 쥐티롤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5m15를 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육상연맹이 주최한 종합 육상대회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었다. 2013년 5월 대만오픈국제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5m64로 개인 첫 한국 기록을 세웠고 2020년 3월까지 총 8차례 한국 기록을 경신했다. 이제 남은 목표는 올림픽 결선 진출과 메달 획득이다. 현 상황을 보면 진민섭의 꿈은 무모하지 않다. 현재 세계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는 아르망 뒤플랑티스(23·스웨덴)의 시대다. 뒤플랑티스는 2020년 9월 이탈리아 로마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15를 넘어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가 1994년에 작성한 종전 6m14의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도 뒤플랑티스는 6m10의 시즌 세계 1위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뒤플랑티스 외 주요 선수의 최근 기록은 5m80∼5m90에 몰려 있다. 지난달 22일 열린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도 5m90을 넘은 크리스 닐슨(23)이 우승했고 2016 리우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샘 켄드릭스(29)가 5m85로 2위를 차지했다. ●31일 예선 라운드… 출전 선수 29명 중 ‘상위 12위’ 진입 목표 도쿄올림픽 남자 장대높이뛰기는 7월 31일 예선 라운드를 치르고 8월 3일 결선을 치른다. 결선 직행 기준은 5m80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진민섭은 29명이 출전할 예선 라운드에서 5m80을 넘어서거나 예선 성적 상위 12명 안에 들면 결선에 나선다. 진민섭은 “예선 라운드에서 5m80을 뛰어서 결선에 직행하고 결선에서 5m90을 넘어서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며 “어려운 목표이지만 도전해볼 만한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뒤플랑티스 덕에 우리 종목의 인기가 올라갔다. 내가 올림픽에서 선전하면 한국에서도 장대높이뛰기에 관한 관심이 조금이나마 생기지 않을까”라고 바랐다.
  • [라이드온] 세단 ‘K벤저스’ 질주

    [라이드온] 세단 ‘K벤저스’ 질주

    기아 승용차 ‘K시리즈’가 최근 잇따라 새 모델을 출시하고 세단 시장 부흥에 나섰다. 준중형 ‘K3’, 중형 ‘K5’, 준대형 ‘K8’, 대형 ‘K9’이 일제히 겉과 속을 모두 업그레이드하고 출격했다. K는 기아(KIA)와 대한민국(KOREA)의 첫 글자에서 따왔고, 그리스어 ‘Kratos’(통치·지배), 영어 ‘Kinetic’(동적인)의 K를 뜻하기도 한다. 사명과 엠블럼을 모두 바꾼 기아가 K시리즈를 앞세워 형님 현대자동차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기아는 지난달 부분변경 모델 ‘더 뉴 K9’을 출시했다. K9은 기아가 보유한 최첨단 기술을 모두 집어넣은 최고급 세단이다. 현대차에는 경쟁 모델이 없다. 국산 동급 모델로는 제네시스 G90뿐이다. 기아가 지난달 29일 개최한 시승 행사에서 더 뉴 K9을 주행했다. 외부는 웅장했고, 내부는 고급스러웠다. 실내 구석구석 적용된 나무 재질의 마감이 인상적이었다. ‘사장님 차’답게 뒷좌석 공간이 넓었고, 개별 터치스크린도 장착됐다. 더 뉴 K9에는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탑재됐다. 전방 레이더와 카메라가 수집한 도로 정보를 바탕으로 가속·감속 상황을 미리 예측해 기어 단수를 자동으로 변속하는 기술이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엔진 브레이크가 작동해 속력이 빨라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됐다. 더 뉴 K9 트림은 ‘3.8 가솔린’과 ‘3.3 터보 가솔린’ 2개로 운영된다. 3.8 가솔린은 5694만~7137만원, 3.3 터보 가솔린은 6342만~7608만원이다.기아는 지난 4~5월 기아 새 엠블럼을 처음 적용한 ‘K8’을 선보였다. 2009년 기아 K시리즈 시작을 알린 K7이 새로 단장한 모델이다. 4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지킨 현대차 그랜저와 동급으로 K시리즈 판매량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다. K8은 차명까지 바꾼 완전변경 모델인 만큼 디자인이 싹 바뀌었다. 앞모습은 기아 디자인 정체성인 ‘호랑이 코’ 모양을 유지하면서 마름모꼴 그릴과 범퍼를 하나로 통합해 대범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준다. 길게 이어진 테일램프는 평면이 아닌 입체적으로 디자인돼 당장에라도 앞으로 달려나갈 듯한 역동적인 느낌을 들게 한다. K8은 ‘2.5 가솔린’, ‘3.5 가솔린’, ‘3.5 LPI’, ‘1.6 터보 하이브리드’ 등 총 4개의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연비는 국내 출시된 준대형 세단 가운데 가장 뛰어난 18.0㎞/ℓ에 달한다. 기존 그랜저·K7 하이브리드의 연비 16.2㎞/ℓ보다 11.1% 향상됐다. K8 전 모델 판매 가격 범위는 3220만~4526만원이다.기아는 지난 6월 말 K5의 연식변경 모델 ‘더 2022 K5’를 출시했다. 3세대 K5는 2019년 12월 출시되자마자 그해 각종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대상을 비롯해 디자인 상까지 모두 휩쓸었다. 판매량에서도 ‘국민차’ 현대차 쏘나타를 제치고 중형세단 왕좌에 오르면서 출시 10년 만에 만년 2등의 설움을 떨쳐냈다. 업계에서는 K5의 성공 요인에 대해 “디자인의 승리”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출시된 새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디자인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돛단배 모양의 호랑이 코 그릴을 ‘샤크 투스’(상어 이빨) 패턴으로 변경해 강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선택 기능이었던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과 열선 운전대, 전방 주차거리 경고 등을 기본으로 적용해 상품성을 한층 높였다. 그러면서도 가격 인상 폭은 최소화했다. ‘2.0 가솔린’ 2381만~3092만원, ‘1.6 가솔린 터보’ 2459만~3171만원, ‘2.0 하이브리드’ 2777만~3384만원이다.기아는 지난 4월 K3 부분변경 모델 ‘더 뉴 K3’를 내놨다. 2012년 처음 출시된 K3는 준중형 세단 ‘포르테’의 후속 모델이다. 현대차 아반떼의 쌍둥이 모델로 주로 아반떼 디자인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대체 선택지가 돼 왔다. 특히 K3 GT는 퍼포먼스 마니아층 사이에서 널리 인정받는 고성능 모델이다.이번에 출시된 더 뉴 K3는 더 역동적이고 세련된 느낌으로 완성됐다. 내비게이션은 8인치에서 10.25인치로 커졌다. 운전 입문자용 차로 알려졌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차로 유지 보조(LFA), 원격 시동 스마트키,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 차량 내 간편 결제(기아 페이) 등 첨단 기능이 빠짐없이 적용됐다. 판매 가격은 1.6 가솔린 1738만~2425만원, 1.6 가솔린 터보(GT) 2582만원이다.
  • 글로벌 태양광 패널 폴리실리콘 가격, 신장위구르 인권 제재로 5배 급등

    글로벌 태양광 패널 폴리실리콘 가격, 신장위구르 인권 제재로 5배 급등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인권문제에 대한 제재로 인해 글로벌 태양광 패널의 주원료 폴리실리콘 가격이 5배로 급등했다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에 쓰는 다결정 웨이퍼용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6월 1㎏당 6달러대에서 최근 27달러까지 치솟았다. 실리콘은 반도체에 사용하는 것만큼 높은 순도가 필요하지 않지만 태양광 패널 제조에는 필수적이다. 태양광 패널 생산량은 신장 위구르를 포함해 중국에서 세계 전체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은 지난해 여름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폴리실리콘 공장에서 화재와 폭발 사고가 잇따르면서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렇지만 본격적으로 폭등한 계기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 5월 강제노동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한 폴리실리콘을 수입을 금지하는 인도보류명령(WRO)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난해 12월 WRO를 활용해 신장에서 생산한 면화 수입을 금지한데 이어 폴리실리콘으로 제재 조치가 확대되는 것이다. 이어 유럽에서도 중국제 태양광 패널을 문제 삼으면서 공급 혼란을 우려한 웨이퍼와 패널 메이커들이 폴리실리콘 사재기에 나섬에 따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유리와 알루미늄 등 다른 부자재 가격도 덩달아 고공행진에 나서 폴리실리콘과 이들을 조합해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커진 것이다. 현재 세계 태양광 패널 생산의 80%를 점하는 중국 제품 등의 출하가격은 1와트당 0.22달러로 1년 전에 피해 20% 뛰었다.
  • “여성 안전 1순위로” 엠마 왓슨이 틱톡 CEO에 편지 보낸 이유 [김정화의 WWW]

    “여성 안전 1순위로” 엠마 왓슨이 틱톡 CEO에 편지 보낸 이유 [김정화의 WWW]

    “우리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성의 안전을 긴급한 우선순위로 둘 것을 요구합니다.” 전세계 200명 이상의 유명인사들이 페이스북·트위터·틱톡·구글에 이같은 공개서한을 보냈다.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서의 성폭력과 여성 성착취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이유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월드와이드웹(WWW)재단은 지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 여성기구의 세대평등포럼에서 이 서한을 공개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배우 엠마 왓슨과 미국 배우 애슐리 저드, 줄리아 길라드 전 호주 총리, 미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부인 그라사 마셀 등 유력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서신을 보낸 건 온라인에서 갈수록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성폭력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터넷은 21세기 광장이다. 논쟁이 벌어지고, 공동체가 형성되는 곳”이라며 “하지만 온라인 성폭력 규모를 보면 이 디지털 광장은 여성들에게 안전한 곳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여성 10명 중 4명 온라인 폭력 경험…“플랫폼이 제 역할해야”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지난해 51개국 4000명 이상의 성인 여성에게 물은 결과, 38%가 온라인 폭력을 경험했다는 조사도 있다. 길라드 전 총리는 “재직 당시 나 역시 공직에 있는 다른 여성과 마찬가지로 성적이고 추잡한 만화 같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정기적으로 받았다”며 “여성들은 여전히 이런 학대에 화가 나고 좌절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플랫폼이 학대 신고 제도를 개선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멈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온라인 학대를 다루는 해시태그 ‘그녀는 계속했다’(#ShePersisted Global)의 루시나 디메코는 “이들 기업의 CEO들은 부적절한 게시물과 그 생산자들을 걸러내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이런 추상적 약속은 자사를 홍보하는 데만 쓰일 뿐”이라며 “여성 폭력을 멈출 실질적인 약속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서한은 “여성들은 온라인에서 자신의 안전과 관련해 더 많은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며 “누구와 소통할지, 자신의 콘텐츠가 어디까지 노출될 것인지 등을 쉽게 설정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여성에 대한 폭력이 벌어지면 쉽게 신고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여성 권력 필요”…노벨평화상 무퀘게 “남성도 성평등 나서야”세대평등포럼에는 WWW의 서한 외에도 여성들의 권익을 향상시킬 방법을 고민하며 수많은 이들이 모였다. 이번 포럼은 1995년 9월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유엔 제4차 세계여성회의 25주년을 기념하는 것으로, 지난해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로 미뤄졌다. 남녀 동일임금부터 돌봄 노동, 성희롱 등 모든 형태의 여성 폭력,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의제를 다룬다. 전세계의 성평등을 주창하며 모인 이들엔 기업가이자 자선사업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뿐 아니라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등이 포함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최근 이혼한 멀린다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며 이번에 성평등을 위해 2조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여성들은 식탁에 앉는 것뿐 아니라 정책과 결정이 내려지는 모든 방에 있어야 한다”며 이번 투자금 역시 여성들이 정재계에서 권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데 쓰일 것이라고 했다.해리스 부통령은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참여할 때 가장 강력하고,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약해진다”며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성평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훔질레 믈람보 응쿠카 유엔 여성기구 이사는 “1995년 베이징 세계여성회의에서 양성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지만, 부족한 자금과 각종 플랫폼의 외면은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진가를 깨닫지 못하게 했다”고 비판했다.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성평등 위해선 성별과 관계 없이 모두가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멕시코와 함께 포럼을 주최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여성은 단순히 자유롭게 운전하고 싶고, 베일을 쓰고싶지 않고, 낙태를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위협받는다”고 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정폭력부터 성착취, 인신매매, 아동 조혼, 온라인 괴롭힘 등 여성혐오와 폭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그늘에서 더욱 번성했다”며 우려했다. 성폭행 피해자들을 도운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고, “전쟁 성폭력 종식을 위해선 남성들도 나서야 한다”고 줄곧 외친 콩고민주공화국의 드니 무퀘게 박사 역시 포럼에 참여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 정윤경 경기도의원, 한국농아인협회 군포시지회 애로사항 청취

    정윤경 경기도의원, 한국농아인협회 군포시지회 애로사항 청취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장인 정윤경(더불어민주당, 군포1) 도의원은 경기도의회 군포상담소에서 한국농아인협회 백학기 군포시지회장과 경기도농아인협회 군포시지회 군포시수어통역센터 이영순 사무국장과 함께 청각장애인을 위한 입모양이 보이는 마스크 및 노후 된 게이트볼 장비 지원 관련 정담회 자리를 가졌다고 2일 밝혔다. 이날 백학기 군포시지회장은 “농아인들은 입모양을 보고 대화를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일반마스크 착용으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농아인들을 위한 입모양이 보이는 마스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지회장은 “입모양이 보이는 마스크는 금액이 비싸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또 “농아인 게이트볼 교실 운영에 따른 노후된 장비 교체 및 외부대회 출전 시 군포시를 대표하는 단체복도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정윤경 위원장은 일반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농아인들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공감하며 “입모양이 보이는 마스크는 농아인들의 소통을 위해 꼭 필요한 물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노후된 장비와 단체복도 관계자들과 협의해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美게이츠 재단, 성평등 증진에 2조 4000억원 투자...단일 최대 규모

    美게이츠 재단, 성평등 증진에 2조 4000억원 투자...단일 최대 규모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성평등 관련 사업에 향후 5년간 21억 달러(약 2조 3800억원)를 투입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평등은 지난 5월 남편 빌 게이츠와 이혼을 선언한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의 대표적인 관심 분야다. 현지 언론들은 멀린다 게이츠가 그동안 여권 신장을 위해 전방위적 노력해 기울여 온 점과 2019년 출간한 저서 ‘누구도 멈출 수 없다’(The moment of lift)에서 강조했던 내용 등을 바탕으로 성평등 문제에 자신의 능력과 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WSJ는 “이번에 공개한 21억 달러는 창립 20년을 넘긴 이 재단이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많이 지출하는 금액”이라고 전했다. 연간 4억 2000만 달러에 이르는 이 돈은 구체적으로 여성들에 대한 교육·금융 서비스 및 피임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한편 의료, 법조, 경제계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늘리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멀린다 게이츠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유엔여성기구 주최로 열리는 베이징행동강령 채택 25주년 행사에서 자신의 구상을 공표했다. 그는 “세계는 수십년간 성평등을 달성하기 위해 싸웠으나 진전 속도는 느렸다”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여성의 실직 가능성을 남성보다 2배나 더 높였다”고 말했다. 마크 수즈먼 게이츠 재단 최고경영자(CEO)는 “멀린다 게이츠가 성평등 사업을 주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빌 게이츠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이와 관련해 별도의 성명을 내고 “성평등을 우선순위에 놓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가난 및 질병과의 싸움에서도 필수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라크의 위험 과장해 전쟁 몰아간 럼즈펠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라크의 위험 과장해 전쟁 몰아간 럼즈펠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을 지내며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이끈 도널드 럼즈펠드가 세상을 등졌다. 향년 88.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족들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럼즈펠드 전 장관이 세상을 떠났다면서 “우리는 그의 아내,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그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삶의 진실함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인은 뉴멕시코주 타오스에 있는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음을 접한 뒤 고인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려 했으며 “모범적인 공직자였으며 진짜 좋은 남자였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럼즈펠드는 1975~1977년 제럴드 포드 행정부, 2001~2006년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으로 일했다. 2004년 미군의 이라크 수감자 학대가 드러나 사의를 표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신임했다. 그러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2006년 11월 부시는 럼즈펠드의 사의를 받아들였고 다음달 퇴임했다.  미국 국방장관을 두 차례 역임한 것은 그가 유일했다. 첫 재임 때는 43세로 역대 최연소였고, 두 번째 재임 때는 최고령 장관이었다. 198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해 나서기도 했다. 백악관 비서실장, 대통령 고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대사, 일리노이주 하원의원, 중동 특사 등 다양한 역할을 다해봤다.  성격이 많이 다른 두 대통령을 무리 없이 보좌하며 워싱턴 정가에서 오래 살아 남았다. 일부에서는 반대파를 속여먹기도 잘하고 더할 나위 없는 워싱턴 인사이더이며 “생존능력 슈퍼 갑”이란 평판을 들었다.  특히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이끌었다. 로이터 통신은 럼즈펠드가 이라크 전쟁의 주요 설계자였다고 전했다.  BBC는 그의 장관 재임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02년 기자회견장에서의 발언을 꼽았다. 그는 대량살상무기와 사담 후세인을 연결하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질문에 “뭔가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보고는 항상 내 관심을 끈다”며 “왜냐면 (정보에는) ‘안다는 것을 아는 것’(known knows),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known unknowns),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unknown unknowns)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9·11 테러로 미국이 준비되지 않은 전쟁으로 끌려들어간 점을 받아들이더라도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미국은 9·11과 아무런 상관 없는 이라크로 눈을 돌린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에 앞서 그는 행정부 안에서 가장 앞장 서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가 세계평화에 위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막상 이라크를 침공한 뒤 보니 그런 살상무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미국이 쓸데없이 이라크전쟁을 벌여 자원과 관심을 낭비하는 동안,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다시 힘을 추스렸고, 그 결과 미군은 현재 아프간 완전 철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그가 매파이며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얼굴’이었으며 가차 없다고 비판하는 이들조차 마키아벨리 같은 면모, 전쟁 기획 능력 만큼은 높이 샀다.  럼즈펠드는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일하던 1974년 포드 대통령을 수행해 방한하고 두 번째 국방장관 임기 중인 2003년과 2005년에도 한국을 찾았다. 퇴임 후 회고록에서 외교적, 경제적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내 군부가 김정일 체제를 전복하도록 나서게 유도하는 방안을 구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932년 7월 9일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2차 세계대전에 해군으로 자원했으며 부동산 영업사원으로 일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났다. 레슬링을 무척 좋아했으며 이글 스카우트에 가입했다. 프린스턴대학에서 해양학을 전공한 뒤 부친처럼 자원해 1954년부터 1957년까지 항공대 교관으로 일했다. 전역한 뒤 워싱턴 DC로 와처음에는 하원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다 1962년 직접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에 선출됐다.  1969년에 의원 직을 그만 두고 리처드 닉슨이 만든 경제기회청을 이끈 뒤 1973~74년 NATO 미국 대사 등 행정부 내 여러 요직을 경험했다. 닉슨이 워터게이트 파문으로 물러나자 포드 전 대통령의 인수위원장을 맡은 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영전했다. 그는 핵잠수함 트라이던트 건조 과정을 총괄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 피스키퍼 MX 개발을 주도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전략무기감축협상(SALT II)을 놓고 옛 소련과 마주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장관 직에서 물러나 일이 있을 때만 행정부 일을 거들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중동 특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제약사 GD Searle & Co의 임원을 지낸 뒤 전자업체 제너럴 인스트루먼트의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거쳐 다시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취직했다.  1998년 의회의 초당파 위원회를 이끌어 미국에 닥친 유도미사일 위협을 평가하는 일을 맡았는데 옛 소련 붕괴로 북미 대륙이 직접 위협을 당할 여지가 없다는 빌 클린턴 행정부 정보기관들의 평가와 충돌하는 보고서로 갈등을 빚었다. 이란과 이라크, 북한 등 잠재적인 적국들의 미사일 제조 능력을 5년이면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본 반면 정보기관들은 15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불러 국방장관을 다시 맡은 그에겐 콜린 파월 국무장관, 딕 체니 부통령이란 만만찮은 인물들이 포진해 있었다. 둘은 민간이 조금 더 펜타곤을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 반면 럼즈펠드는 오히려 군이 더 일사불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9개월도 안돼 9·11 테러가 발생해 논쟁은 무의미해졌다.  그는 그날 아침 하원의원들과 미사일 방어망 예산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펜타곤이 항공기 테러의 타깃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항공기 추락 지점을 찾았다. 그가 들것에 누군가를 눕히는 것을 돕는 모습이 CNN 카메라에 잡혔다. 그 뒤 청사 안에 들어가 공동 대응을 지휘했다.  나중에 기밀 해제된 메모에 따르면 벌써 그는 이 무렵에 오사마 빈 라덴 뿐만 아니라 후세인의 이라크를 공습으로 보복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달도 안된 10월 7일 미군은 알카에다와 탈레반 공습에 나섰다. 곧이어 지상 작전이 개시됐다. 그리고 이 전쟁을 채 마무리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 역시 당시 메모에 “길고 어려운 진창”이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는데 현재 아프간이나 이라크 상황은 그 예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두 차례나 사의를 표했는데도 변함없이 지지하던 부시 전 대통령은 재선된 뒤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럼즈펠드를 “버릇없는 녀석”이라고 표현하며 그가 아들의 대통령 직을 망친다고 말하더라며 사의를 받아들였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고인은 2011년 회고록에서 전쟁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몇 가지 발언에 문제가 있었으며 이라크에 더 많은 병력을 파병했어야 했다는 점을 실책으로 인정했다.  2013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에롤 모리스가 그를 소재로 다큐멘터리 영화 ‘The Unknown Known’을 만들었다. 모리스는 로버트 S 맥나마라 전 국방장관처럼 냉전의 환상에 찌든 사람으로 생각하고 제작에 임했는데 럼즈펠드와 33시간 인터뷰를 한 결과 이라크전쟁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더욱 모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루이스 캐럴의 고전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중에 체셔 캣이란 등장인물을 만난 것처럼 혼란스러웠다고 비유했다.  모리스는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 할배가 뭔가를 숨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의심스러웠다. 이 할배는 완전 자기만족에 사로잡혀 있으며 그의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갈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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