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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유코스 사태로 자산 85억달러 유출”

    ‘유코스 사태’로 러시아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자본은 급속히 해외로 유출되고 있고,투자자들은 망설이고 있다.채권과 주식시장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게르만 그레프 러시아 경제장관의 말을 인용,올해 러시아의 자산 해외유출 규모는 80억∼85억달러로 지난해 29억달러의 3배 가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HSBC의 신흥시장조사 책임자인 필립 풀은 “이는 유코스 사태와 직접 관련이 있다.”면서 “많은 러시아 기업들이 자금을 해외에 두려고 하는데 이는 투자 감소와 경제 성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 증시는 날마다 요동치고 있고,러시아 채권도 올해들어 1.1% 떨어졌다.원유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신용평가기관들은 러시아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주저하고 있다. 특히 5일(현지시간) 러시아 법무부가 전날 유코스에 대한 자산동결조치를 해제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함으로써 러시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유코스 사태는 정부가 탈세기업에 대해 법을 집행하는 것이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사건의 본질은 푸틴 정권과 러시아 신흥재벌들의 정치적 갈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련이 해체된 뒤 1992년부터 러시아에서 기업 민영화가 본격화된 뒤 유코스를 비롯한 신흥재벌들이 탄생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정권 초기 신흥재벌들에게 정치에 관여하지 말 것을 촉구하면서 공존을 모색했지만 이들은 러시아 야당을 지원하는 등 푸틴의 신경을 건드려왔다. 한편으로는 푸틴 대통령이 정치에 이어 경제까지 장악함으로써 ‘국가 자본주의’를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축구] 킥오프 지구촌 들썩~ 안방도 들썩~

    ■ ‘유로’는 그리스 ‘코파’는 브라질, 올림픽은? 유로2004,코파 아메리카에 이어 다시 한번 축구 열기로 지구촌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이번 무대는 아테네 올림픽.치열한 대륙별 예선을 거쳐 출전 티켓을 움켜쥔 15개 나라와 개최국 그리스 등 16개팀이 개막식을 이틀 앞둔 다음달 11일 축구 제전을 킥오프,올림픽 열기를 미리 점화시킨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의 활약이 주목된다.이번이 7번째 출전이며 88올림픽부터는 5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올랐다.특히 이번에는 지역예선 무패의 최고 성적으로 아테네 땅을 밟는다.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조국에 메달을 선사하는 ‘제2의 신화’를 창조할지 자못 궁금하다. 성인 축구와 올림픽 축구의 판도는 완연하게 다르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예로 들어보자.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지만 올림픽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다.그동안 20차례 열린 올림픽 본선에 10차례 참가했지만 단 한번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지난 84·88올림픽에서 두번 연속 은메달을 따낸 것이 최고 성적.그나마 올해에는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다. ●월드컵과 올림픽 판도는 딴판 반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나라는 현재 FIFA 78위인 헝가리.모두 9차례 출전해 금 3,은1,동 1개를 따냈다.우승 0순위는 ‘리틀 아주리군단’ 이탈리아.14번째 출전으로 역대 성적도 27승4무20패로 올림픽 랭킹 1위.36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파라과이 일본 가나와 함께 B조에 속해 8강 진출이 무난한 편.길라르디노 등 막강 화력을 앞세워 6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96년과 2000년 연속 우승한 아프리카의 ‘검은 돌풍’이 아테네에도 몰아칠지 주목된다.96애틀랜타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나이지리아가 아르헨티나를 꺾었고,2000시드니에서는 카메룬이 스페인을 제압하고 검은 대륙에 금메달을 선사했다.이번에는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을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킨 가나(6회 출전)와 말리(첫 출전)가 나온다.이밖에 C조의 아르헨티나,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D조의 포르투갈도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한국은 ‘그리스 돌풍’ 넘을까 지난달 9일 올림픽 본선 조 추첨 결과,개최국 그리스,아프리카 말리,북중미 멕시코와 A조가 됐을 때 한국 축구 팬들은 마음을 놓았다.유럽과 남미의 전통 강호들을 모두 피해 무난한 조 편성으로 판단했기 때문.그러나 유로2004를 통해 그리스 축구가 ‘주머니 속의 송곳’이었음이 드러나고 박지성이 출전하지 못하는 등 해외파와 와일드카드 합류가 당초 계획과 어긋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개막전에서 만나는 개최국 그리스와의 경기가 무척 중요하다.한국과 각급 대표팀 간 경기를 한번도 치르지 않았다.또 예선을 거치지 않고 5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전력이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최근 올림픽팀 평가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탈리아와 1-1로 비기는 등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그리스 성인축구가 유로2004 우승을 통해 FIFA 랭킹 35위에서 12위로 껑충 뛰어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장 경계해야 될 대상이다. 멕시코는 한국에 48런던올림픽 본선 첫 승리를 안긴 팀.96애틀랜타 때도 비기는 등 인연이 있다. 멕시코는 현재 FIFA랭킹 6위의 강호지만 올림픽대표팀간 역대 전적에서는 1승3무1패로 백중세.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에서 6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린 미국을 4-0으로 대파하고 탈락시키는 등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이번이 첫 출전인 말리는 99년 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만나 4-2로 누른 바 있다.체이크 우마르 코네 감독이 이끄는 말리는 아프리카 예선 B조에서 시드니올림픽 우승팀 카메룬을 1-0으로 물리쳐 디펜딩챔피언의 본선 좌절이라는 이변을 만들어냈다.마르 디엘로,잔비에르 아부타와 함께 예선 10골을 합작한 스트라이커 드러메인 트라오레는 카메룬전 결승골의 주인공으로 경계 대상 1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자축구는 미·중 격돌 축구의 여전사들이 여신으로 날아오르기 위해 ‘신들의 고향’ 아테네에서 한판승부를 겨룬다. 올림픽에서 여자축구 경기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세번째.96애틀랜타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이미 18세기 스코틀랜드에서 공식경기가 열릴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으나 1991년 여자월드컵이 개최돼 세계를 매료시키기까지 동면기에 빠져 있었다. 여자축구라고 해서 얕잡아 보는 것은 금물.남자 못지않은 스피드와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아깝게 탈락해 아쉬움이 남는다.하지만 각 대륙을 대표하는 여장부들이 펼치는 치열한 접전이 이를 달래줄 예정이다.스웨덴(4위) 일본(13위) 나이지리아(25위)가 E조,독일(1위) 중국(5위) 멕시코(26위)가 F조,그리스(53위) 미국(2위) 브라질(6위) 호주(16위)가 G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치며 각조 1·2위와 E·F조 3위 중 상위팀,G조 3위 등이 8강토너먼트를 갖는다.27일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이 열린다. 애틀랜타 동메달,시드니 금메달에 빛나는 노르웨이(3위)가 유럽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 이변이라면 이변.또 북중미에서 강호 캐나다(11위)를 탈락시킨 멕시코가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세계 여자축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가 96년 은메달(중국) 이후 메달권에 재진입할지도 관심거리다.본선 10개 팀 가운데 5개 팀이 FIFA랭킹 10위 안의 팀들로 채워져 우승후보를 예측하기 힘들다.‘여자 축구의 아이콘’ 미아 햄과 줄리 포디가 애비 웜바크 등 영스타들을 이끌며 애틀랜타 금메달 이후 시드니에서 노르웨이에 넘겨준 왕관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펼친다. ‘철장미’ 중국도 무시 못할 상승세.유럽의 파워에 수난을 당한 뒤 ‘젊은 피’ 8명을 대거 투입하며 세대교체를 단행,꽃망울을 틔울 준비를 했다.세계 1위 독일도 유로2004에서 체면을 구긴 남자들을 대신해 게르만 전차군단의 명예회복을 위해 나선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축구 올림픽 56년 도전사 ‘56년,필사의 도전을 넘어서.’ 한국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첫 발을 내디딘 때는 광복 직후인 지난 1948년.그해 5월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했다.3개월 뒤 태극기를 휘날리며 참가한 런던올림픽에서 멕시코에 5-3으로 승리,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그러나 2회전(8강)에서 스웨덴에 0-12로 무참히 무너졌다. 다시 기회가 온 것은 16년 뒤 64도쿄올림픽.이웃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총력전을 펼쳤으나 체코(1-6) 브라질(0-4) 이집트(0-10)에 연패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기나긴 동면에 들어간 한국은 24년 만에 88올림픽 개최국으로 본선에 참가한다.결과는 2무1패로 조별리그 탈락.구 소련 미국과 연속해서 0-0으로 비긴 뒤 아르헨티나에 1-2로 패했다. 이후 한국은 본선 단골손님이 됐다.독일 출신 명장 데트마르 크라머를 총감독으로 영입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한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모로코(1-1) 파라과이(0-0) 스웨덴(1-1)과 3연속 무승부를 거뒀지만 승점 3에 그쳐 다시 쓴잔을 마셨다. 구 소련을 88서울올림픽 우승으로 이끈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을 사령탑으로 삼아 참가한 96애틀랜타올림픽 첫 경기에서 가나를 1-0으로 누르고 무려 48년 만에 본선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이어 멕시코와 0-0으로 비기면서 8강을 눈앞에 두는 듯했으나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의 3차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으며 골득실차에서 밀려 멕시코와 가나에 8강행 티켓을 넘겨줘야 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무적함대’ 스페인에 0-3으로 졌지만 모로코와 칠레에 각각 1-0으로 승리해 승점 6을 챙겼다.역대 최고 성적이었지만 애틀랜타에 이어 골득실 때문에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유로 2004]오렌지가 獨 기꺾었다

    설전으로 시작된 ‘유럽판 한·일전’이 무승부로 판가름났다. 만약 경기가 0-1로 끝났다면 네덜란드의 골잡이 루드 반 니스텔루이(28)는 머쓱했을 것이다.그는 경기에 앞서 “독일을 이긴다는 것은 축구 자체는 물론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네덜란드 침공을 상기시키며 필승을 다짐했다. 이에 대해 독일의 수문장 올리버 칸(35)은 “이번 경기는 정치가 아니라 오직 스포츠여야 한다.”며 과거는 잊고 축구에 집중하라고 응수했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16일 새벽 포르투갈 포르투 드라가웅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D조 1차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의 토르스텐 프링스(28)에게 먼저 한 골을 내줬으나,후반 막판 반 니스텔루이의 그림 같은 발리슛으로 1-1을 만들어 한숨을 돌렸다. 독일을 만나면 오렌지색은 더욱 붉게 타올랐다.동·서독 시절을 포함,이전 경기까지 게르만족과 모두 44차례(16승13무15패) 겨뤘다.서독에는 8승5무2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지만 90년 통독 이후 3승1무1패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이날 ‘클래식 더비’에 걸맞은 내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전반 30분,주장 필립 코쿠(34)가 왼쪽 진영으로 치고 올라온 독일 필리프 람(21)의 다리를 걷어찼고,프리킥 키커로 나선 프링스가 오른발로 휘어찼다.공은 전차군단 공격수의 머리에 맞지 않았지만,오히려 오른쪽 골 포스트를 맞고 그대로 들어갔다. 후반 투입된 노장 마크 오베르마스(31)가 왼쪽 측면을 뚫으면서 네덜란드에 기회가 왔다.후반 36분 안디 반 데 메이데(25)가 어렵사리 올린 크로스를 반 니스텔루이가 상대 수비수를 등진 채 가위차기 발리슛을 작렬,관중석을 가득 메운 오렌지 물결을 출렁거리게 했다.90분 동안 단 한번 찾아온 기회를 골로 연결,킬러의 진면목을 보여준 셈. 28년 만에 정상복귀를 노리는 체코는 라트비아가 일으킨 돌풍의 희생양이 될 뻔하다가 후반에 터진 연속골로 2-1로 역전승,죽음의 D조에서 가장 먼저 승점 3을 챙겼다.체코는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하지 못하고 전반 인저리 타임,라트비아의 마리 베르파코프스키스(25)에게 한방을 얻어맞았다.후반 중반까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한 체코는 28분,40분에 밀란 바로스(23)와 마렉 하인츠(27)가 각각 라트비아의 골망을 갈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김보일의 영화 속 수능잡기]우디앨런 목소리 주연 ‘개미’

    내 고등학교 때 친구가 있었는데,이 친구 어찌나 깔끔을 떨던지 친구들이 아주 죽을 맛이었어.그 친구,얼굴도 곱상하고 공부도 잘해서 선생님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었는데,선생님들께선 몰랐던 거야.어쩌다 점심 시간에 그 친구의 반찬을 집어먹기라도 했다가는 그 친구의 곱상한 얼굴이 험악하게 변하는 모습을 견뎌야 했고,책이라도 빌렸다 돌려주면 구석구석 무엇이 묻었나 살피는 통에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었어. 어떻든 더러움이 미덕일 수는 없지.깨끗하게 정돈된 방이 더러운 방보다는 훨씬 아늑해 보이잖아.그런데 지나치게 청결에 집착하는 것은 아무래도 좀 부담스러워.고등학교때 그 친구처럼 지나친 청결 콤플렉스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고.더러운 것을 정화시키겠다는 의지는 언뜻 보면 고상해 보이지만 그것도 도를 넘으면 참으로 위험하다고.순수한 게르만 민족의 피를 유지하겠다는 나치독일의 게르만 민족주의는 수많은 사람들을 가스실로 보냈고,나의 종교만이 옳다는 종교적 독선은 수많은 테러의 온상이 되기도 했잖아. 할리우드 애니매이션 ‘개미’ 를 기억하니? 그 영화에서 우여곡절 끝에 개미 Z가 찾은 ‘인섹토피아’(곤충의 천국)는 쓰레기장이었잖아.온갖 너저분한 것들 속에서 벌레들은 멋대로 몸을 흔들지.그곳은 누구든 똑같은 방식으로 춤을 추지 않아도 좋은 곳이야.뭐든 통일을 시켜야 안심이 되는 전체주의자들이 좋아하는 것은 자유로운 춤이 아니라,기계적인 리듬에 맞추어 일사불란하게 몸을 움직이는 매스게임일 뿐이지. 쓰레기장 그곳은 인터넷을 연상시켜.온갖 욕설과 쓰레기 자료가 넘쳐나지만 그곳엔 통제가 없잖아.돈이 없어도 입장할 수 있고,학벌이 없어도 말할 수 있지. 그러나 쓰레기장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지.쓰레기장이라고 해도 쓰레기장 나름대로의 규칙은 있어야겠단 말이야.가령 쓰레기장에도 버려야 할 것과 버리지 않아야 할 것들이 있다는 사실.인터넷이 자유와 해방의 공간이기 위해서 그런 최소한의 규칙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서울 배문고 교사 desert44@hitel.net
  • EU ‘러 WTO가입’ 지지서명

    |모스크바 연합|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대한 EU의 지지를 확인하는 의정서에 21일 서명하면서 러시아의 WTO 가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보답으로 교토의정서 조기 비준 방침을 시사했다. 게르만 그레프 러시아 경제장관과 파스칼 라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러-EU 정상회담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EU 지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정서에 서명했다. 러시아는 147개국의 회원국을 가진 WTO에 아직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 중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갖고 있으며 EU와의 이번 협정으로 WTO 가입 전 미국,중국과의 개별 협정만 체결하면 된다. 푸틴 대통령은 “오랫동안 기대해온 균형잡힌 합의”라면서 “교토의정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교토의정서 비준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그동안 러시아에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합의된 교토의정서에 비준할 것을 촉구해 왔다.교토의정서는 1990년 기준으로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55개국 이상이 비준해야 효력을 발휘하는데 미국과 일부 국가의 거부로 러시아의 비준이 이뤄져야 발휘될 수 있다.˝
  • [FIFA 100주년 A매치] 브라질-佛 ‘생드니 빅뱅’ 0 對 0

    6년 만에 이뤄진 ‘생드니 빅뱅’이 아쉽게 무승부로 끝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브라질과 프랑스는 21일 새벽 파리 생드니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창립 100주년 A매치에서 호화멤버를 총출동시키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0-0으로 비겼다.브라질은 6년 전 같은 곳에서 열린 98프랑스월드컵 결승에서 당한 0-3의 패배를 설욕하는 데 실패했다.그러나 프랑스와 역대 전적에서 5승4무3패로 우위를 지켰다. 비록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호나우두,지네딘 지단,티에리 앙리 등 최고 스타들이 묘기에 가까운 현란한 개인기를 선보여 팬들을 열광시켰다.선수들은 FIFA 100주년을 맞아 전반전에 100년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등 볼거리도 제공했다. 앞서 열린 여자경기에서는 나이지리아 출신 아키데의 결승골이 빛을 발한 세계올스타팀이 ‘게르만 여전사’ 비르기트 프린츠가 분전한 랭킹 1위 독일대표팀을 3-2로 눌렀다. ●펠레·베켄바우어 등에 ‘메리트 훈장’ 수여 21일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FIFA는 친선경기를 비롯해 기념 우표 발행,공로상 수여 등 다양한 자축행사를 가졌다.‘세기의 대결’로 불린 브라질-프랑스전엔 각국의 외교사절이 대거 관전했으며,전 세계 100여개국에 생중계됐다.제프 블라터 FIFA회장은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파리에서 총회를 열고 창립 100주년을 치하했다. FIFA는 축구 현대화에 기여한 영국축구협회,주앙 아벨란제 전 FIFA회장,축구스타 프란츠 베켄바우어,‘축구황제’ 펠레 등에게 공로상 성격의 ‘메리트 훈장’을 수여했다.또 ‘세계는 하나’라는 주제로 만국우편연합을 통해 전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기념 우표도 발행됐다.특히 한국의 홍명보는 지난 3월 FIFA가 선정한 ‘현존하는 세계축구 100대 스타’에 뽑혀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7개국에서 현재 204개 회원국 지금은 ‘공룡’으로 비유되지만 FIFA의 출발은 미약했다.지난 1904년 5월21일 프랑스 파리 생 오노레 229에서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스페인 등 7개 국가들이 모여 창설됐다.1906년 가입한 잉글랜드가 21년 탈퇴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그러나 1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204개의 회원국을 거느린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FIFA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은 30년 제1회 월드컵대회(우루과이)를 열면서였다.점점 유럽을 벗어나 세계 각지로 영향력이 확대됐고,46년 영국이 4개협회(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나눠 재가입하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기구로 자리매김했다.수장들의 역할도 컸다.지난 21년 회장에 오른 프랑스 출신의 줄리메는 33년간 재임하면서 월드컵대회를 창설했다.또 회원국 수도 85개로 늘리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74년 회장직을 맡은 아벨란제는 FIFA를 단체에서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48년 가입했고,현재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FIFA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박준석 홍지민기자 pjs@seoul.co.kr˝
  • 베토벤의 머리카락/러셀 마틴 지음

    히틀러는 베토벤의 음악을 게르만 민족정신의 가장 고귀한 표현이라고 찬양했다.자신의 생일 축하 연주곡도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이었다.그런가 하면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의 세번 짧고 한번 긴 박자(단단단 다…)는 2차대전 당시 연합군에선 승리의 상징으로 사용했다.모스부호의 ‘V’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베토벤을 숭배한 인물은 한 둘이 아니다.클림트 등 빈 분리파를 비롯해 리스트,괴테,베를리오즈,멘델스존 등은 모두 베토벤의 열렬한 추종자였다. 미국의 논픽션 작가 러셀 마틴이 쓴 ‘베토벤의 머리카락’(문명식 옮김,지호 펴냄)은 베토벤이란 이름이 단지 위대한 음악가 이상의 의미를 지님을 하나의 극적인 사건을 통해 보여준다.바로 베토벤 머리카락 경매다. 베토벤이 죽은 다음 날,친구인 후멜은 열 다섯살 된 제자 힐러를 데리고 그를 찾았다.관 속의 베토벤은 유언에 따라 귀의 연골이 적출되고,사람들이 여기저기 잘라가 머리 부분이 움푹 패여 있었다.소년 힐러는 스승에게 눈짓으로 물었다.“가져도 될까요?” 스승의 허락을 받은 힐러는 몰래 한 뭉치의 머리카락을 잘라냈다.이 머리카락은 유리 로켓에 담겨져 세상을 떠돌다 1994년 마침내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오게 된다.200년 전 베토벤의 주검에서 한 소년이 잘라낸 이 머리카락은 결국 두 명의 미국인 베토벤 마니아에게 7300 달러에 팔렸다. 베토벤의 머리카락은 베토벤이 시달린 수많은 질병과 청각장애,죽음의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한 검사에 이용됐다.DNA검사 결과 베토벤의 머리카락에선 건강한 사람의 머리카락에 있는 것보다 100배나 많은 납이 검출됐다.언론은 베토벤의 납중독 사망설을 대서특필했다.그러나 당시 성병치료 연고제로 쓰이던 수은은 별로 발견되지 않아 베토벤이 매독에 시달렸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책은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통해 베토벤의 마지막 순간들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준다.베토벤의 죽음에 관해선 그의 사후 진단기록과 해부소견서가 불타 없어지면서 여러가지 억측이 나돌았다.1만3000원. 김종면기자˝
  • 히스토리채널, 4부작 다큐 방송 “4대 야만족은 문화개척자였다”

    흔히 피에 굶주린 약탈자이자 야만족으로 인식돼 온 고트족,훈족,바이킹,몽골족.하지만 이들은 로마제국 못지 않은 대제국을 건설했고 상당한 수준의 문화를 갖고 있었다. 히스토리채널은 1000년에 이르는 네 민족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특집 다큐멘터리 4부작 ‘바바리안’을 7일부터 매주 금요일(오전ㆍ오후 10시)에 방송한다. 전세계 히스토리채널에 편성돼 ‘월드와이드’이벤트로 진행되는 이번 4부작 다큐에서는 역사가의 철저한 고증으로 중세의 성곽과 요새,바이킹 농장,마을 등을 생생하게 재현해 냈다.고고학을 바탕으로 다시 만들어진 3척의 바이킹 배도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고,스턴트맨을 동원한 실감나는 전투장면은 영화 같은 현장감을 살렸다. 1부 ‘고트족,찬란한 로마 문화의 수호자’는 고트족이 로마제국 붕괴 이후 프랑스와 스페인 일대에 문명국을 건설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이후 이들은 로마제국의 문화를 보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2부 ‘훈족,고대 세계 최고의 기병대’는 게르만족 대이동의 발단을 만든 훈족의 역사를 살펴본다.5세기 서구 문명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훈족은 전술의 대가였고 국제외교에도 능했다. 3부 ‘바이킹,바다의 정복자’는 해적으로 묘사돼 온 바이킹이 실제로 아이슬란드,그린란드 등을 개척한 탐험가이자 개척자였다는 사실을 조명한다.이들은 무역상인으로서 유럽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마지막 4부 ‘몽골족,군사 전략의 선구자’에서는 세계 최대제국을 건설한 몽골족의 전술을 소개한다.몽골족은 기마술과 치밀한 전술의 조화로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해 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 바바리안/리처드 루드글리 지음 바바리안이란 말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자기들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을 가리키는 ‘바르바로이(야만)’란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그 단어 속에는 폭력,비겁,미래 등의 의미가 들어 있다.세계사에선 그리스·로마인을 제외한 고대 유럽인들을 가리켜 바바리안이라 부른다.여기엔 켈트족,게르만족,훈족 등 수많은 부족들이 포함된다.이 책은 유럽의 현 지형을 이룩한 장본인임에도 여전히 폭력적이고 미개한 종족으로 간주되는 바바리안의 역사를 재조명한다.로마의 문명화된 시각에서 본 바바리안들의 역사를 진실과 혼동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담겼다.1만 2000원. ●대몽골 시간여행/배석규 지음 1000년에 가까운 몽골의 역사를 정리.책은 칭기즈칸에 의한 통일단계부터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대제국의 건설,청 왕조로의 병합과 몰락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칭기즈칸의 아버지 예수게이가 약탈혼으로 어머니 후엘룬을 맞는 과정과 테무친(칭기즈칸의 아명)의 탄생,아버지의 비명횡사 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칭기즈칸은 몽골의 ‘푸른 군대’를 이끌고 중원의 금나라,중앙아시아의 강국 호레즘,아프간 지역을 차례로 정복했다.저자(YTN 워싱턴 지국장)는 몽골군의 전투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한 것은 전리품의 공정한 분배였다고 지적한다.3만원. ●만철(滿鐵)/고바야시 히데오 지음 1906년에 등장해 1945년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40년의 역사를 헤아리는 만철(정식명칭 남만주철도주식회사)은 일본제국주의의 싱크탱크로 식민지정책의 핵심 역할을 했다.‘만철왕국’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위상이 막강했다.저자(와세다대 교수)는 만철은 만주지역에 군림한 일본 최대의 주식회사이자 그 자체가 만주라는 ‘영토’를 거느린 식민지 국가였다고 말한다.만주국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만선(滿鮮)사관을 체계화한 기구로 거론되는 곳이 바로 만철 조사부.이 책은 특히 만철 조사부의 역할과 현재적 의미를 소상히 파헤친다.1만 2000원. ●내 딸들을 위한 여성사/정기문 지음 중세 교회는 남편이 아내를 때릴 수 있도록 하고,다만 그 몽둥이 크기만 제한했다.50만 명에 이르는 여자들을 마녀로 규정해 학살한 근대초의 마녀사냥도 있었다.남편들이 아내를 팔아먹기도 했다.이른바 ‘마누라 팔아먹기’제도가 17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신사의 나라’ 영국에 있었다.토머스 하디의 소설 ‘캐스터브리지의 시장’이 이를 입증한다.이 책은 유다의 큰며느리 다말,그리스 최고의 지성 아스파시아,로마법의 구원자 테오도라,대서양 시대를 연 전략가 엘리자베스 등 선구적인 여성들을 다룬다.여성의 역할 모델로 삼을 만한 인물들이다.1만원. ●꽃의 중국문화사/나카무라 고이치 지음 중국인들은 사람과 헤어질 때는 작약을 건넸고,여자가 남자에게 구애할 때는 향기가 짙은 말리화(재스민)를 선물했으며,근심을 잊게 하기 위해선 원추리를 전해줬다.길 떠나는 임에게는 버드나무 가지를,급제를 기원하며 살구꽃을,사랑과 우정의 증표로 매화를 주었다.아름답지만 도도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여인에겐 장미를 바쳤다.이 책은 꽃과 꽃말로 엮은 중국의 풍속사다.꽃말은 꽃의 생김새,향기,약효,유래,주술적 의미 등을 모두 아우르는 상징이다.식물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을 중국에선 화훼어(花卉語) 또는 화어(花語)라고 불렀다.1만 3000원.˝
  • [국제플러스] 러시아 새 외무장관에 라브로프

    |모스크바 연합|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 신임 외무장관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주 유엔 대사를 임명하는 등 새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제1부총리에는 알렉산드르 주코프 국가 두마(하원) 부의장이 임명됐으며,빅토르 흐리스텐코 총리 권한 대행은 산업·에너지부장관에 기용됐다.푸틴 대통령은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게르만 그레프 경제개발통상부장관 등 핵심 경제 각료와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유임했다.˝
  • [씨줄날줄] 로마 보병 vs 몽골 기병

    “왕년에 제국을 건설했던 두 나라의 군대가 한반도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국민 여러분 이건 실제상황입니다.애애앵∼” “뭐야.중국과 일본이 110년만에 다시 붙었다는 거야.” 땡.“그럼 미국하고 소련하고 한판 한다는 거야.” 땡.“정답은 로마 보병과 몽골 기병입니다.” 요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몽골기병’과 민주당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의 ‘로마보병’이 뜨겁게 붙었다.들판에 먼저 나타난 것은 ‘몽골기병’.정 의장은 당의장 선거에서 ‘몽골기병 같은 속도감 있는 현장 정당 구현’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당선됐다.싸움을 건 것은 민주당 쪽.조순형 대표가 11일 “몽골기병에 대응하려면 준비해야죠.”라고 전투신호를 보냈고 이어 추 상임중앙위원이 전투에 나섰다.추 위원은 16일 “행보 빠른 몽골기병보다,뚜벅뚜벅 걸어가는 로마보병이 되겠다.”고 화살을 날렸다.“기병은 행보가 빠른데 남는 것은 불안정한 이미지”라고도 했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18일 “뚜벅뚜벅 가면 어느 세월에 다 가나?”라고 재반격에 나섰다. 로마보병은 제국 건설의 중심 무력이었다.‘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그러나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체력은 켈트인이나 게르만인보다 못하고,기술력은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경제력은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지는 로마인들이 왜 그토록 번영할 수 있었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로마의 흥망성쇠에 관한 무수한 답이 나와 있고 나올 테지만, 시오노는 군대에서 답을 찾지 않는다.대신 그들이 윤리나 정신보다 법과 제도를 중시했고,사회적 통합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암시한다. 중세의 팍스 몽골리카(Pax Mongolica)도 몽골 기병의 힘으로 기초가 닦였지만,몽골인들은 문화교류와 국제무역을 받아들여 좁은 문화적·지역적 공간을 뛰어넘는 데도 기동성을 발휘했다.징키즈칸 당대에 이미 정복지의 자극을 받아 문자를 만들고 야사라는 법률을 만들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민함을 발휘했다. 논쟁은 소모적일 수도,건설적일 수도 있다.속도론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시종하면 싱거워진다.두 당이 외국 군대로 일합을 겨뤘다면 다음 전투는우리 현실에 맞는 법과 제도,정책,국제감각의 대결로 긴장감 넘치는 사이렌을 울려야 할 것이다.그래야 관객이 계속 꾈 터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 이런 책 어때요

    스캔들,한국의 엘리트와 미디어 허행량 지음 나남출판 펴냄 스캔들이란 말의 어원은 인도·게르만어 ‘스칸드(skand)’,즉 ‘뛰다' 또는 ‘솟다’라는 말에 있다.스캔들이란 용어는 16세기까지는 철저하게 종교계에서만 사용됐다.그러나 요즘은 유명인이기 때문에 스캔들화되고 비판을 받는 ‘유사 스캔들’까지 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다.사회적 신뢰의 부도를 뜻하는 스캔들이 바이러스처럼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것이다.매체경제학을 전공한 저자(세종대 교수)는 대중이 스캔들에 대한 미디어의 평가에 의해 자신의 의견을 조율하는 메커니즘을 ‘제3자 효과이론’ ‘침묵의 나선이론’ ‘계발이론’ 등을 통해 설명한다.1만 2000원. 그리스미술 존 보드먼 지음 / 원형준 옮김 시공사 펴냄 그리스 미술의 의미를 당대인의 시각으로 살핀 그리스 미술 개설서.기하학기·동방화기·아르카익기·고전기·헬레니즘기로 나눠 설명한다.옥스퍼드 대학 애슈몰린 박물관 부관장을 지낸 그리스 전문가인 저자는 그리스 미술을 향한 향수어린 시선이나 찬양 일색의 분위기를 거둬낼 것을 주장한다.한 예로 고대 그리스인에게 신화를 다룬 서사적인 미술은 문학의 삽화 또는 문자언어의 상징적 대체물이라기보다는 생활용품의 디자인이나 영화장면처럼 구체적인 시각적 지시물로 봐야 한다는 것.크레타의 눈부신 미노아 문명을 다루지 않은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1만 5000원. 안데르센 자서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 이경식 옮김 휴먼&북스 펴냄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미운 오리 새끼’ ‘벌거벗은 임금님’등 명작동화를 남긴 안데르센의 자서전.안데르센은 덴마크 오덴세에서 구두수선공인 아버지와 남의 집 빨래를 해주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이런 비천한 신분은 그에게 평생 열등감을 안겨줬다.이로 인해 신분상승 욕구가 남달리 강했던 안데르센을 비평가들은 명성이나 얻으려고 날뛰는 철부지 작가로 치부했다.안데르센은 자신의 작품이 주변 나라들에선 높이 평가되는 데 반해,유독 덴마크 비평가들로부터는 냉담한 반응을 얻자 자기 작품을 옹호하기 위해 자서전을 썼다고 한다.2만 7000원. 한국 CEO의 조건/ 이해익 지음 청림출판 펴냄 미국의 경영컨설턴트인 로버트 켈리는 과업성과가 높은 사람을 ‘스타 퍼포머’라고 정의했다.회사에 스타 퍼포머가 많으면 그런 회사는 잘 되게 마련이다.CEO는 그런 스타 퍼포머들을 지휘하고 또 만들어내야 한다.경영컨설턴트인 저자는 지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요즘은 노하우가 아니라 누가 해낼 능력을 갖고 있는가가 중요한 ‘노후(know-who)’시대이기 때문이다.저자는 한나라 고조 유방이 자기보다 훌륭한 2인자들인 장량과 한신,소하를 둬 천하를 얻었듯이,CEO에게는 마땅히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1만 2000원. 역사가 이들을 무죄로 하리라/ 박원순 지음 두레 펴냄 일제시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인권변론의 역사를 정리.일제치하 법률가들은 대부분 민족의 수난은 아랑곳하지 않고 특권층으로서 부와 명예를 누렸다.하지만 김병로·이인·허헌 등은 ‘3인 변호사’로 불리며 독립운동가들의 변론을 위해 헌신했다.해방후 한국사회는 혼란과 갈등에 휩싸였고 인권변호사는 손꼽기 어려울 정도였다.이 책은 진보당 사건을 변론한 김춘봉,경향신문 폐간사건을 맡은 정구영 등을 ‘암흑사법’시대 인권을 위해 싸운 몇 안되는 변호사로 꼽는다.군사독재 시대 인권변호의 새 장을 연 이병린 변호사의 이야기도 소상하게 실렸다.2만 3800원.
  • ‘독일 여전사’ 정상 정복/연장혈투 끝 스웨덴 꺾고 여자월드컵 우승

    ‘게르만 여전사’들이 ‘바이킹 여군단’을 연장 혈투 끝에 물리치고 월드컵을 거머쥐었다. 독일은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 홈디포센터에서 열린 미국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연장 8분에 터진 니아 쿠엔체르의 골든골에 힘입어 스웨덴을 2-1로 힘겹게 꺾고 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독일의 스트라이커 비르기트 프린츠는 7골로 득점왕(골든슈)과 기자단이 선정하는 최우수선수(MVP)에 올라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2년 연속 수상한 미아 햄(미국)의 뒤를 이어 월드스타로 부상했다.스웨덴 스트라이커 빅토리아 스벤손은 실버볼을,독일 골키퍼 실케 로텐베르크는 최우수 골키퍼상을 각각 품었다. 준결승에서 세계 1위 미국을 침몰시킨 독일은 스웨덴을 맞아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연출했다.스웨덴은 예상과는 달리 초반 과감한 대인 돌파와 좌우 측면을 파고드는 빠른 공격으로 독일 수비진을 당황케 했다. 첫 골은 이탈리아 세리에A의 페루자 입성이 거론되는 스웨덴의 공격수 한나 륭베리의 발끝에서 터졌다.전반 41분 스벤손의 절묘한 공간 패스를 따라 독일의 수비 뒤쪽으로 재빠르게 침투한 뒤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든 것. 후반 반격에 나선 독일도 1분 만에 프린츠의 패스를 받은 마렌 마이네르트가 골키퍼와 마주한 상황에서 인사이드슛으로 가볍게 밀어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경기의 흐름을 뒤바꾼 독일은 이후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며 슈팅을 난사했지만 후반 29분 마이네르트가 골지역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 터닝슛이 크로스바를 튕기는 불운에 땅을 쳤고,스웨덴 역시 막판 륭베리가 현란한 개인기로 수비수들을 제치고 2차례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잡았지만 끝내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승부가 갈린 것은 연장 8분.스웨덴의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독일의 전담 키커 레나테 링고르가 오른발로 감아올렸고,교체 투입된 수비수 쿠엔체르가 2선에서 뛰어들며 머리로 힘껏 받아 넣어 짜릿한 골든골을 뽑아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책꽂이

    ●서울생활의 재발견(강수미 지음,현실문화연구 펴냄) 서울은 물리적 규모나 문화의 층위,역사의 착종 등 여러 면에서 매우 복잡다단한 도시다.이 도시를 전면적으로 포착한다는 것은 하나의 눈이나 방법론으로는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이 책에는 20여명의 미술가들을 통해 본 서울 이미지의 풍경이 실렸다.서울 삶의 사각지대를 반추하게 한다.1만 8000원. ●마법의 역사(리처드 킥헤퍼 지음,김헌태 옮김,파스칼북스 펴냄) 중세까지 성행했던 마법을 다각도로 조명.중세의 마법과 주술에 관한 권위자인 저자(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마법을 종교와 과학,중세 대중문화와 엘리트문화,상상과 현실이 만나는 교차로로 자리매김한다.저자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로마의 고전문화는 중세 마법의 주요한 원천이었고,게르만 민족과 켈트민족의 전통적인 문화에서도 그 원천을 찾을 수 있다.요컨대 마법의 세계는 암흑시대로 불리는 중세와 그 이전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현실이었던 것이다.1만 3000원. ●누스페어(피에르 레비 지음,김동윤 등 옮김,생각의 나무 펴냄) 누스페어(noosphre)는 정신을 의미하는 ‘noo’와 시공간적인 세계를 뜻하는 ‘spre’가 결합된 말.정신계로 번역되는 누스페어란 현재까지 인류가 겪어온 문명화과정의 완성단계로,집단지성이 사이버 공간에서 형성하는 세계를 의미한다.사회커뮤니케이션 학자인 저자는 디지털기술의 발전과 사이버공간의 무한한 확장은 인류가 새롭게 시작한 문명사 진화의 한 정점이라고 주장한다.9800원.
  • 反유대인 작곡가 다룬 책2권 /게르만 신화… 평행과 역설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2001년 7월7일 베를린 국립오페라를 이끌고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반(反)유대주의자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연주한 이야기는 유명하다.아르헨티나 출신의 유대인 바렌보임은 연주에 앞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 청중은 공연장을 떠나도 좋다.”고 했고,실제로 밖으로 나간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외신을 타고 바렌보임의 이야기가 국내에 전해졌을 때 ‘예루살렘의 바그너’가 왜 이처럼 ‘사건’이 되는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기껏 “히틀러가 가장 총애한 작곡가였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피상적인 추측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2년.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나온 독문학자 안인희의 ‘게르만 신화,바그너,히틀러’(민음사 펴냄)와 다니엘 바렌보임·에드워드 W.사이드의 ‘평행과 역설’(장형준 옮김,생각의 나무 펴냄)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게르만 신화…’는 유례없이 끔찍했던 제2차 세계대전이,신화와 예술이 만들어내는 환상의세계가 현실의 세계를 침범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에서 잉태됐다고 지적한다.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은 바그너는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방편으로 게르만 신화에 주목했고,여기 담긴 죽음에 대한 동경은 음악과 연극,문학이 하나로 융합된 무대에 올려지면서 제의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관객의 사유를 지배하며 압도하는 바그너 악극의 효과에 주목한 히틀러는 이를 응용한 각종 국가행사들을 통하여 국민들의 집단적 열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문학과 철학,예술,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는 나오기 어려웠을 ‘게르만 신화…’는 2003년 ‘올해의 논픽션상’을 수상하여 노고의 일부를 보상받았다. ‘평행과 역설’은 바렌보임과 ‘오리엔탈리즘’을 쓴 팔레스타인 출신의 문화비평가 사이드의 대담을 카네기홀의 상임감독인 아라 구젤리미안이 정리한 것이다.두 사람의 대화는 바렌보임이 왜 예루살렘에서 바그너를 연주해야 했는지를 역설적으로 설명해준다.‘게르만 신화…’가 말하려는 ‘광기’는 지금도 가까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나아가 전 세계에서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이드는 바그너와 같은 아주 복잡한 현상을 비이성적으로 비난하거나 싸잡아서 매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그럼에도 이스라엘이 홀로코스트를 악용하여 팔레스타인에 가하고 있는 인권유린이나,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원수라고 생각하는 바보짓이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렌보임은 바그너 연주가 유대인 동료들이 겪은,믿을 수 없는 일들을 눈감으려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다.다만 자신들을 미워했던 사람들을 비판해도 되는 권리는 누구도 갖고 있지 않으며,그렇게 했을 때 자신도 그렇게 오랫동안 학대한 사람들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해 9월10일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특별연주회를 갖기도 했다.충동질하는 듯한 집단적 열정의 만용과 조직력이 아니라,이렇듯 금지된 타자(他者)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바로 시민의 길이라는 것이 바렌보임과 사이드가 합의한 결론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화제의 사이트] my.dreamwiz.com//bibere

    장마가 슬슬 끝나고 햇살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바빠서 여름 휴가를 갈 처지가 못 된다면 그늘 밑 안락의자에 앉아 맥주 전문 사이트 ‘비베레’(my.dreamwiz.com//bibere)에서 고른 시원한 세계 각국의 맥주를 들이켜는 것은 어떨까. ‘비베레’는 라틴어로 ‘마시다.’라는 뜻의 단어.게르만족의 언어에서 ‘곡물’을 뜻하는 ‘베오레(bior)’와 함께 맥주(beer)의 어원이 됐다. 이 사이트에서는 맥주의 기원,역사,원료,종류 등 기본적인 맥주 정보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세계의 맥주’ 코너에서는 미국의 버드와이저,독일의 벡스,네덜란드의 하이네켄,덴마크의 칼스버그,호주의 포스터스 등 세계 각국 대표 맥주의 역사와 특징 등을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 라거,필스너,스타우트,비터 등 여러 종류의 맥주를 집에서 직접 담글 수 있는 제조법을 소개하고 있다.비어스프리처,블랙 벨벳,샌디 개프 등 일반 술집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맥주 칵테일을 만드는 법도 알려준다. 닭살 레몬소스 샐러드,해물꼬치구이,피망잡채 등 맥주 맛을 살려주는 안주 요리법도 사진과 함께 상세히 실려 있다.세계 각국의 술 문화,맥주에 얽힌 속담과 격언 등을 소개할 뿐 아니라 ‘얼굴 붉어지는 사람이 건강하다.’,‘술꾼은 정력이 세다.’ 등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아 준다.게시판을 통해 전국의 네티즌들이 추천한 맛있는 맥주집도 소개하고 있다. ‘비베레’ 관계자는 “네티즌들과 맥주 정보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면서 “비베레를 통해 진정한 맥주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
  • [씨줄날줄] 함무라비 법전

    지난 13일 밤 TV뉴스 화면에는 국립박물관 약탈이라는,또 하나의 유례없는 전쟁 참상 현장이 충격 속에 비쳐졌다.박살난 진열대와 내동댕이 쳐진 석상 조각,유물 부스러기들이 보였고 박물관 직원이 현장을 바라보며 울부짖는 모습도 비쳤다.이라크 국립 바그다드 박물관에는 메소포타미아의 소중한 인류문화유산들이 17만점 소장돼 있었으나 10일 아침부터 이라크인 약탈자들이 들이닥쳐 지하창고 문까지 열어젖히고 모두를 도둑질해 갔다고 한다.남의 물건을 부수는 행패를 뜻하는 반달리즘이란 말이 게르만 대이동 때 로마로 몰려 들어가 문화재를 닥치는 대로 파괴했다는 반달족(族)의 폭거에서 유래했듯이 전쟁의 역사는 부끄러운 문화유적 파괴의 기록을 남기곤 했다.그러나 문화유적이 아니라 박물관에 버젓이 진열된 보물들을 손수레까지 끌고와 갈기갈기 찢어가는 만행은 어디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충분히 예견됐던 것인 데도 점령군측인 미국이 이를 막지 않고 방치했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던 지난 2월 말 세계적인 고고학자들은 전쟁참화로부터 지켜야 할 중요 유적지 목록을 미국에 전달하고 1954년에 체결된 ‘무력 충돌시 문화유산의 보호에 관한 헤이그 협약’의 중요성을 상기시킨 바 있다.또 유네스코는 바그다드 함락 직후 미국에 서한을 보내 주요 박물관에 병력을 배치해 문화재 약탈을 막아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의 이라크전을 보는 시각은 여러가지다.9·11테러 지원에 대한 응징,석유자원 장악,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분쇄 외에 또 하나의 중요한 동기로 거론되는 것이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의 충돌이다.부시는 대표적인 기독교 근본주의자로 전해진다.미국이 국립박물관의 약탈을 방치한 것은 문화유물 속에 숨쉬고 있는 이슬람문화의 ‘정신’을 말살하고자 하는 저의가 숨어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사라진 보물 중엔 최고의 고대법전으로 꼽히는 기원전 18세기 바빌론의 함무라비법전 서판(書板)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함무라비 법전은 ‘눈에는 눈,이에는 이’의 동해보복형(同害報復刑) 규정으로 유명하다.함무라비왕은 이 지독한 보복의 징벌이 4000년이 흐른 오늘 국제사회의 법으로 통용될 줄을 짐작이라도 했을까.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씨줄날줄] 부시 반달리즘

    반달족(Vandals)이 있었다.스웨덴인·앵글로색슨인·독일인 등의 뿌리인 게르만족의 일파다.반달족은 서기 439년 북아프리카 카르타고에 ‘반달왕국’을 세우고 그리스·로마를 침공하는 등 맹위를 떨치다 534년 동로마의 벨리사리우스 장군에 의해 멸망돼 역사에서 사라졌다.하지만 당시 서양문명의 중심지 로마를 닥치는 대로 파괴했던 반달족의 야만성은 문화·예술 파괴를 뜻하는 ‘반달리즘’(Vandalism)이란 오명을 남겼다.문명 파괴의 대가가 얼마나 엄중한가를 보여주는 역사의 교훈이라고 할까.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 전세계 문화계가 심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인류 최초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적지들이 절체절명의 파멸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낮은 땅’ 또는 ‘태양이 떠오르는 땅’이란 뜻의 이라크는 이집트·인더스·황하문명과 함께 세계 4대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이다.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두 강 사이 들녘에서 기원전 3500년경 인류 최초의 도시국가인 수메르를 비롯,아카드·아시리아·바빌로니아제국이 차례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다. 현재 이라크에는 기원 전 고대 유적에서 기원 후 8∼10세기 이슬람 유적까지 10만곳이 넘는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북부 무역도시 하트라에는 로마제국과 맞섰던 파르티아제국이 기원전 1세기에 세운 ‘하트라의 성’이 있다.세계문화유산인 이 성에는 특이한 인물상과 당시의 공용어였던 아람어(Aramaic)의 글귀가 남아 있다.또 바그다드 남쪽 바빌론에는 성서에 ‘신에 대한 모독’ ‘인간 허영의 상징’으로 묘사된 바벨탑과 사자상이 있고,수메르제국의 중심지였던 니푸르에는 바빌로니아신전이 있다.특히 이번 침공의 최종 타킷인 바그다드에는 문화유산의 보고인 국립박물관을 비롯,두개의 돔과 첨탑 상단부가 황금으로 도금된 카드마인성전 등 고궁과 성벽,이슬람사원이 집중돼 있다.또한 이슬람문학의 보고 ‘천일야화(千一夜話)’의 탄생지가 바로 바그다드다. 26일 미·영 연합군이 바그다드의 국영 방송국 등 주요 공공시설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고 한다.최첨단 무기를 동원한 집중포화로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이 파괴될 때 훗날 역사는 문화·예술 파괴행위를 어떻게 명명할까.‘반달리즘’인가,‘부시이즘’인가. 김인철 논설위원 ickim@
  • 책꽂이/설득,마음을 움직이는 전략 외

    ●설득,마음을 움직이는 전략(게리 스펜스 지음,이순주 옮김,세종서적 펴냄) 가장 훌륭한 설득의 무기는 ‘나 자신’이다.어떻게 하면 설득에 카리스마와 힘을 더할 수 있을까.미국 최고의 변호사로 꼽히는 저자는 맘대로 울고 웃는 어린애처럼,구구대는 비둘기처럼,반가워 꼬리치는 강아지처럼,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이 설득의 요체라고 말한다.1만 2000원. ●한·일 국가기구 비교연구(정용덕 지음,대영문화사 펴냄) 19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의 국가기구를 실증적으로 비교 분석한 연구서.다원주의적 시각·엘리트론적 시각·개인주의적 시각·자본주의적 시각 등으로 나눠 접근한다.1만 6000원. ●이야기 고사성어(장연 엮음,동방미디어 펴냄) 중국 3000년의 역사와 지혜가 녹아있는 고사성어의 유래를 풀어 썼다.초패왕 항우와 한나라 유방의 싸움의 승패를 결정지은 사면초가.진시황의 법치주의와 수구세력의 갈등이 빚은 분서갱유,초나라 한신의 이야기에서 나온 토사구팽,공자의 도덕정치 실현에의 꿈과 좌절을 말해주는 상가지구,당송팔대가중 첫째가는 한유의 기백을 나타낸 태산북두 등 300여개를 대상으로 했다.9000원. ●미디어와 쾌락(강준만 등 지음,인물과사상사 펴냄) 넷세대에게 미디어는 존재 그 자체다.그들은 ‘미디어제국’에 파묻혀 산다.휴대전화 알람으로 눈을 떠 인터넷 서핑을 끝으로 잠자리에 든다.이 책은 넷세대의 ‘미디어소비’에 대한 기록이자 그들의 삶의 실상을 보여주는 사회사다.1만원. ●엥케이리디온(에픽테토스 지음,김재홍 옮김,까치 펴냄)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은 제자이자 역사가인 아리아노스에 의해 모두 8권의 ‘담화록’이란 책으로 정리됐다.그러나 지금은 네 권만 전한다.이 책은 그 ‘담화록’을 한 권으로 간략하게 압축한 도덕교본이다.기독교적인 금욕주의와 도덕주의가 일치하는 점이 많아 특히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널리 읽혀온 책이다.1만 1000원. ●중국 근현대 사상의 탐색(조경란 지음,삼인 펴냄) 중국 근대 30년의 사상은 서양이 300년에 걸쳐 이룬 근대사상의 압축판이다.그런 만큼 그것은 일상으로 경험한 것이라기보다는 주의로서만 경험한 측면이 강하다.이 책은 중국 근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논쟁의 전선을 형성하며 긴장을 연출해온 이들의 사상을 살핀다.캉유웨이,량치차오,리다자오,리쩌허우,옌푸,첸무,후스,장둥쑨,장빙린,덩샤오핑 등이 그들이다.1만 2000원. ●포커 MBA(그레그 딘킨 등 지음,송대범 옮김,럭스미디어 펴냄) 포커는 인생과는 달리 제로섬 게임이다.돈을 버는 사람이 있으면 누군가 돈을 잃는다.이 책은 비즈니스를 위한 교육방법으로 포커게임만한 게 없다고 말한다.포커게임은 사업과 마찬가지로 위험을 측정하고 초를 쪼개는 순간적인 판단능력이 관건이다.1만원. ●사람이 중요하다(홍성민 지음,바움 펴냄) 한 문제 때의 이광은 적진에서 주인처럼 행세해 위기를 모면했고,제나라의 전단은 적뿐만 아니라 아군까지 속임으로써 상황을 역전시켰다.이렇듯 사람을 움직이려면 먼저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저자는 “성공의 공식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는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말을 인용,인간관계의중요성을 역설한다.9000원. ●노빈손의 남극 어드벤처(박경수 지음,뜨인돌 펴냄) 고대 그리스 철학자 파르메니데스가 “지구 남쪽에 몹시 추운 거대한 땅덩이가 있다.”고 예언한 지 2500여년.그러나 남극은 200여년 전에야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냈다.이 책은 미지의 땅 남극에서 벌어지는 모험담이다.시간여행을 통해 주인공 노빈손은 100여년 전 ‘영웅시대’의 남극에 도착,목숨 걸고 남극을 탐험한 섀클턴,아문센,스코트와 동행하며 좌충우돌 모험을 펼친다.7900원. ●독일 담시론(안진태 지음,열린책들 펴냄) 독일의 시문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담시문학.담시는 민담이나 동요,또는 특기할 만한 사회적·역사적 사건을 주로 다룬다.게르만 민족의 민족성과 역사에서 비롯된 문학으로 매우 관념적인 것이 특징이다.담시(譚詩)에 대해 학문적으로 정리했다.1만 6000원.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임재춘 지음,마이넌 펴냄) 영어는 한 문장에 16∼20개 이상의 단어를 쓰지 말라고 권한다.한 번의 숨으로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길이가 적당하다는 것이다.우리도 신문은 한 문장을 40∼60자 이내로 쓸 것을 권하니 영어와 비슷한 길이다.과학기술부 원자력실장을 지낸 저자는 특히 이공계 출신들을 위해 실제적인 글쓰기 방법론을 제시한다.8000원.
  • [마당] 북핵문제와 병역의무

    홍천 가는 길에 양평을 지나쳤다.양평은 팔십 년대 초반 내가 삼 년 동안 군복무를 했던 곳이다.강산이 두 번이나 바뀐 지금,백운봉은 여전히 늠름한 자세로 남한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자그마한 시골 읍내였던 양평은 온통 음식점과 카페와 모텔로 울긋불긋했다.대한민국 남자 치고 군복무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춥고 졸리고 배고픈 졸병시절과 펜팔로 사귄 여자에게 면회 와 달라고 하소연했던 지난날이 강물처럼 아련히 떠오른다. 그러나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의 입장으로 돌아가면 사정이 확 달라진다.부모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식을 군대에 보낸 그 순간부터 제대해서 사회에 복귀하기까지,그야말로,자식과 똑같이 군대생활을 하는 것이다.아니,자식보다도 더 끔찍하게 노심초사하면서,살얼음 밟는 마음으로 자식의 무사귀환을 빌고 또 빈다.내 자식이 앞서지도 말고 뒤처지지도 말고 그저 중간 정도에서 그럭저럭 시간만 때우다가(그렇다! 시간만 때우다가) 아무 사고 없이 제대하기만을 기도하면서 산다.왜냐하면 생때 같은 자식들이 군대에가서 각종 사고로 다치거나 숨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군대도 사회인지라 별별 일이 다 일어난다.이 자리에서 통계자료를 들먹이며 앞으로 자식 군대 보낼 부모님들 걱정 보탤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해서든 자기 자식만은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한창 공부할 나이에,인생의 황금기에 삼 년 가까운 세월을 그저 무의미하게 보낼 생각을 하니 아까운 마음도 들 것이다.그저 무의미하게 보내는 세월만은 아닌데도 말이다. 시간 아까운 건 그렇다 치고,곱게 곱게 키운 자식 고생할까봐 더 걱정을 한다.누구든지 다 그렇다.춥고 배고프고 졸리고 거기다가 이유야 어찌 되었든 고참들에게 당하는 기합과 폭력까지 떠올리면 소름이 돋는 건 당연하겠다.멀쩡한 관절을 들어내고 체중을 감량하고 온갖 방법을 총 동원하여 어떻게 해서든지 면제 판정을 받으려고 애쓰는 걸 보면 처량하기까지 하다.특히,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더 하다.시간이 아깝거나 고생을 염려하여 군대에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부모들은 그래도 순진한 사람들 축에 낀다. 우리가 이 자리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이 모든 이유를 제외하고 ‘내 자식이 어떤 자식인데 이런 사람들과 함께 생활을 한단 말인가.’ 하는 특권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정서이다.드러나 있지 않는 소수이지만,미국의 백인 우월 집단이나 독일 게르만족의 우수성을 잘못 해석한 히틀러처럼,우리 사회에서 ‘우리는 저 사람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피하고 싶지만 사실이다. 미국을 비롯하여 선진국으로 원정 출산을 가는 산모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여러 이유를 말하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치가 떨린다.미국 시민권을 가지면 교육이나 병역 문제가 쉽게 해결된다는 경우는 봐 줄 만하다.그런데,이것만은 참을 수 없다.북한 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아 전쟁이 터지면,미국은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나라에 있는 미국 사람들을 모두 본국으로 데려간다는 것이다.그 때,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가진 아이들은 당연히그 틈에 끼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이 얼마나 무서운 생각인가.라면이나 물,쌀을 사재기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허탈할까.얼마 전 선배작가 한 분이 텔레비전에 나와서 한 말씀이다.나쁜 놈은 ‘나뿐이라고 생각하는 놈이다.’라고. 유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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