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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시대] 2003년 중국 사스와 2015년 한국 메르스/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글로벌 시대] 2003년 중국 사스와 2015년 한국 메르스/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1998년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유학 중 한국에 잠시 들를 일이 있었다. 비행기 옆자리엔 젊은 한국 엄마가 칭얼거리는 아기를 달래느라 진을 빼고 있었는데 미안해하며 들려주는 사연인즉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데 중국 의료체제가 못 미더워 아이가 열이 나고 아플 때면 이렇게 바로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는 것이었다. 번거롭고 비용이 들기는 해도 그 편이 훨씬 마음이 놓인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유심히 살펴보니 이런 일이 주재원이나 유학생 등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2003년 홍콩과 중국 광둥성에서 사스가 발생했다. 사스의 주범이 살쾡이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중국의 몬도가네식 음식문화가 도마에 올랐다. 사스 진원지 광둥성에서 하루 1만여 마리의 사향살쾡이, 들쥐 등이 즉석요리로 이용되는 마구잡이 먹거리 문화의 위험성이 제기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야생동물 포획 금지, 식용 금지 등 강력한 조치를 발동하고 전 국민적으로 사스 확산을 막았다. 당시 중국의 사스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했던가. 중국인들의 비위생적인 음식 문화와 후진적 식습관, 불결한 조리환경 등을 비하하고 폄하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한국으로 사스가 유입되지 않았고, 중국은 사스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나 바이러스 관리 체계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2015년 현재 한국엔 메르스가 발생하여 온 나라가 걱정에 휩싸여 있다. 그런데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하여 자가 격리를 하고 있던 한국 남성이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중국의 메르스 공포가 심각해지고 있다. 5월 26일 한국에서 홍콩과 선전(深?)을 거쳐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시에 도착한 그를 현재 병원에 격리 수용, 치료하고 있다. 그는 홍콩 공항에 도착했을 때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였고 당시 의료진은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는지, 메르스 환자가 있는 병원에 갔는지 등을 물었지만 모두 부인했다는 것이다. 이 한국인이 홍콩에 입국할 때 공항 의료진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홍콩에서는 그의 기소 가능성도 비치고 있다. 메르스 의심 환자의 중국 입국에 대해 중국 언론은 한국 보건당국의 무능과 무책임을 거론했고, 사스의 트라우마가 있는 중국인들은 이제 거꾸로 한국을 비난하며 혐한(嫌韓) 감정까지 생겨나고 있다. 2003년 사스 때와는 반대로 중국이 한국에 책임을 묻는 것이다. 특히 이번 메르스에 대응하는 중국의 의료 수준이나 방역 체계 등은 1998년 중국의 후진적 의료시설, 2003년의 사스 공포에 비해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많은 발전과 변화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중난산(鐘南山)을 메르스 대응팀장으로 임명하여 메르스 통제를 위한 전문팀을 출범시켰다. 중난산은 사스 발생 때 방역을 주도한 ‘사스 영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처럼 이번 메르스 사태에 대한 중국의 초기 대응은 빨랐다. 우왕좌왕하는 우리의 태도와는 너무도 달랐다. 서양의학 방면에서 중국이 우리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메르스 대응을 보면 그렇지 않다. 중국은 한국인의 메르스 사례에 대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게놈 시퀀싱)을 끝내고, 이 결과를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 유전자은행에 보낼 정도로 높은 수준의 과학 능력을 갖추고 있다. 메르스가 물러가더라도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는 ‘이환위리’(以患爲利)의 마음가짐으로 메르스를 극복하고 선진화된 방역 시스템을 갖추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생명의 窓] ‘유전체 교정’이 가능한 시대를 맞으며/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생명의 窓] ‘유전체 교정’이 가능한 시대를 맞으며/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유전 정보 전체를 우리는 그 생물체의 유전체라고 부른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 각각에 DNA 형태로 유전체 정보가 담겨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 결과 사람의 유전체 DNA는 약 30억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되고 2만 5000개 정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질병 중 유전체 내의 유전 정보인 유전자가 잘못돼 발생하는 질환을 유전병이라 부른다. 이런 경우 질환은 유전 정보를 따라 자손 세대에서도 계속 나타날 수 있다. 혈우병이나 낭포성섬유증 등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환 중에는 약 2만 5000개 유전자 중 단 하나의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1980년대 이후 DNA를 임의로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인 DNA 재조합 기술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과학자들은 질병을 유발하는 잘못된 유전자를 고치고자 하는 ‘유전자 치료’를 꿈꾸게 됐다. 그러나 몇 년 전까지도 우리는 30억개의 DNA 염기쌍 중 의도하는 특정 유전 정보만을 정확하게 수정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고 유전자 치료의 상용화는 계속 먼 미래의 이야기였다. 2013년부터 특정 유전자 염기서열을 인식해 자르는 ‘유전자 가위’를 포함해 유전체 DNA 정보를 의도적으로 자르고 붙이고 고치는 유전체 교정 기술인 CRISPR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 기술은 자신의 몸에 침입한 바이러스의 DNA를 절단해 자신의 유전체 내에 저장해 가지고 있다가 다음에 다시 같은 유전 정보를 갖는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저장된 정보로부터 침입한 DNA를 인식해 잘라 버리는 등 무력화하는 세균의 면역 반응 시스템에서 유래했다. 이 시스템은 특정 염기서열을 찾아내는 표적 부분과 찾아낸 DNA를 절단하는 기능이 짝을 이루어 수행되는데, 이미 이 기술을 이용해 세균뿐 아니라 인간과 동물, 식물 등 모든 종류의 세포에서 효율적으로 유전체 교정을 수행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이 기술을 쥐, 소, 양, 돼지 등 동물의 수정란에 적용해 우리의 의도대로 유전체 정보가 변환된 생명체를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이는 인간에게도 유전체 교정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만들어졌음을 시사한다. 난치병 치료 및 의료, 농업, 축산업 등에 미치는 엄청난 파급 가능성으로 CRISPR 유전체 교정 시스템은 2013년 사이언스지가 선정한 그해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적 성과였다. 또한 2014년 MIT 테크놀로지리뷰는 유전자 교정을 10대 혁신기술로 선정하고 이를 활용한 ‘맞춤 아기’ 탄생이 멀지 않았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이 기술을 수정란에 적용해 문제가 있는 질병 유전자를 모두 교정한 후 시험관 아기 시술로 자궁에 착상하면 유전 정보에 전혀 이상이 없는 완벽한 ‘맞춤 아기’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원하는 미래인가에 대해 세계적으로 윤리적 논란이 뜨겁다. 올 3월 최고의 권위를 가진 과학 잡지 사이언스와 네이처에는 인간의 생식세포나 수정란에서의 유전체 교정 기술 적용을 금해야 한다는 과학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실렸다. 이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하는 문제에 대한 득과 실, 안전성을 놓고 세계가 고민 중이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미 인류는 유전체 교정의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내가 더 두려운 것은 이렇게 인간의 미래에 영향력이 큰 과학에 대해 아무 논의도 없이 조용한 우리 사회의 과학에 대한 태도다.
  • “인류의 두뇌 발달이 알츠하이머 불렀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암보다도 치매를 더 걱정하고 있다.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암이나 심장질환, 뇌졸중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와 있다. 이런 가운데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 병이 인류 지능 발달의 대가라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중국과학원 상하이 생명과학연구원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같은 뇌 질환은 인류의 지능 발달과 함께 진화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알츠하이머는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만 걸린다.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침팬지조차 알츠하이머를 앓지 않는다. 연구팀은 여기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지능이 진화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계 조상을 가진 현대인 90명의 게놈을 분석했다. 현대인의 DNA를 분석하면 진화에 의한 뇌 구조의 변화를 추정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연구진은 5만~20만년 전 뇌의 폭발적 성장을 가져와 인류를 똑똑하게 만들어준 것으로 보이는 6개의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 유전자들은 알츠하이머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겹친다는 것도 알아냈다. 뇌의 성장은 뇌 신경의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뉴런의 연결망이 복잡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필요한 에너지와 처리할 정보도 늘어나 뇌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연구를 총괄한 쿤탕 박사는 “지능 향상에 따른 과부하로 뇌가 시달리게 되면서 언어능력, 기억력 같은 각종 인지 기능의 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코끼리에 매머드 DNA 주입 실험…부활 성공할까?

    코끼리에 매머드 DNA 주입 실험…부활 성공할까?

    고대 포유류인 매머드, 현실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해외 연구진이 매머드를 ‘부활’ 시키기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 해외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매머드는 약 480만 년 전부터 4000년 년 전까지 존재했던 포유류로, 마지막 빙하기에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베리아 등지의 추운 지역에서 살았으며 현대 코끼리의 조상으로 분류된다.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북극에서 발견한 매머드의 DNA 14종을 현존하는 코끼리의 몸에 주입해 고대 매머드와 가장 유사한 종(種)을 부활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재탄생 할 매머드-코끼리의 새로운 이름은 ‘Crispr’이며, 과학자들은 매머드 유전자가 현대의 코끼리 유전자와 어떻게 결합하고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고대 생물의 비밀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하버드대 유전체학 분야의 전문가인 조지 처치 박사는 “북극에서 발견한 매머드 시체에서 얻은 DNA를 현대의 코끼리 DNA와 결합해 매머드를 복제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메머드의 털과 귀 크기, 피하지방, 헤모글로빈 등의 특징이 잘 포함된 DNA 이식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지 처치 박사 연구진은 매머드가 사람이나 다른 포유동물과는 달리 빙하기를 견디기 위해 0℃에 가까운 낮은 온도에서도 헤모글로빈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진화했다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더하고 있다. 한편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역시 러시아의 한 대학 연구소와 매머드 복제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은 황 박사와 현지 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매머드 부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면서 ”DNA 샘플 상태가 좋을 경우 오는 2017년 내에 매머드 게놈을 완전 해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에서 매머드를 되살리기 위한 연구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現 코끼리에 매머드 DNA 주입…부활 성공할까?

    現 코끼리에 매머드 DNA 주입…부활 성공할까?

    고대 포유류인 매머드, 현실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해외 연구진이 매머드를 ‘부활’ 시키기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 해외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매머드는 약 480만 년 전부터 4000년 년 전까지 존재했던 포유류로, 마지막 빙하기에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베리아 등지의 추운 지역에서 살았으며 현대 코끼리의 조상으로 분류된다.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북극에서 발견한 매머드의 DNA 14종을 현존하는 코끼리의 몸에 주입해 고대 매머드와 가장 유사한 종(種)을 부활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재탄생 할 매머드-코끼리의 새로운 이름은 ‘Crispr’이며, 과학자들은 매머드 유전자가 현대의 코끼리 유전자와 어떻게 결합하고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고대 생물의 비밀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하버드대 유전체학 분야의 전문가인 조지 처치 박사는 “북극에서 발견한 매머드 시체에서 얻은 DNA를 현대의 코끼리 DNA와 결합해 매머드를 복제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메머드의 털과 귀 크기, 피하지방, 헤모글로빈 등의 특징이 잘 포함된 DNA 이식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지 처치 박사 연구진은 매머드가 사람이나 다른 포유동물과는 달리 빙하기를 견디기 위해 0℃에 가까운 낮은 온도에서도 헤모글로빈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진화했다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더하고 있다. 한편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역시 러시아의 한 대학 연구소와 매머드 복제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은 황 박사와 현지 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매머드 부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면서 ”DNA 샘플 상태가 좋을 경우 오는 2017년 내에 매머드 게놈을 완전 해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에서 매머드를 되살리기 위한 연구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포토] 황우석 박사, 러 연구팀과 ‘매머드 복제’ 나선다

    [포토] 황우석 박사, 러 연구팀과 ‘매머드 복제’ 나선다

    좀처럼 세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최근 연구 모습이 외신을 타고 보도됐다.지난 16일 러시아 영자신문 시베리아 타임스는 "황 박사가 러 연구팀과 함께 털매머드의 화석에서 DNA 추출을 통해 복제 연구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현지언론에 보도된 이 사진이 촬영된 곳은 사하공화국의 동북연방대학으로 이곳에는 2년 전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털매머드의 화석이 보관돼 있다. 사진에는 황 박사가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털매머드의 다리 하나를 유심해 관찰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황 박사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DNA 추출 대상이 되는 털매머드의 화석이다. 앞 왼쪽 다리 부위로 알려진 이 화석은 약 2만 8000년 된 것으로 화석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색할만큼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시베리아 타임스는 "황 박사 연구팀과 동북연방대학이 매머드 부활을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면서 "DNA 샘플 상태가 좋을 경우 오는 2017년 내에 매머드의 게놈을 완전 해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얼마전 황 박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인 허물 때문에 대한민국 줄기세포 연구의 신뢰성에 큰 상처를 입혀 너무나 죄송스럽다” 면서 “능력 있는 후학들에게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승인해줄 것을 (정부에)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인간의 오랜 친구’ 고양이 유전자로 인간질병 치료 열쇠 찾는다

    ‘인간의 오랜 친구’ 고양이 유전자로 인간질병 치료 열쇠 찾는다

    개와 함께 인간의 가장 오랜 친구인 고양이가 이번에는 우리에게 의학적인 혜택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미주리대 연구팀은 고양이 유전자가 인간이 걸리는 당뇨나 천식 등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단서라고 밝혔다. 이들은 고양이는 개보다 인간에 가까운 질병이 발병하고 거기에는 어떤 상호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애완동물 DNA 분석은 개를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았고, 2005년까지는 오로지 개 DNA 분석만 이뤄졌다. 하지만 이제 연구팀은 고양이의 유전자야말로 주목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한다. 고양이의 DNA를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당뇨나 천식 등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연구를 위해 이들은 ‘99 라이브스’라는 조직을 결성하고 다수의 집 고양이의 혈액을 수집해 DNA를 분석했다. 서로 다른 종의 고양이로부터 채취한 2만 개의 게놈에서 털과 눈동자 색상, 건강 문제 등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었다. 현재 러시아에 있는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 센터에 머물고 있는 연구팀 유전학자 스티븐 오브라이언 박사는 가디언 일요판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진행한 애완동물 유전자 연구는 특히 개를 대상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면서 “그 결과 특정 견종이 암에 걸리기 쉽다는 것도 밝힐 수 있었지만, 고양이를 중심으로 한 유전 연구는 가볍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양이가 걸리는 대부분의 질병은 우리 인간도 발병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면서 “그 예로 당뇨나 천식 같은 질병이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데 고양이는 앞으로 개 이상으로 우리 건강을 좌우할 열쇠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연구팀이 시행하는 연구 중 신부전을 일으키는 다낭신이라는 병의 경우 고양이와 인간의 발병률이 비슷하다고 한다. 연구팀은 고양이 유전자를 분석함으로써 이 병의 확산 속도를 규명하려 하고 있다. 또 이들은 2014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세 고양이에 관한 고양이 전체 게놈 분석결과를 게재했다. 이 중 한마리는 아비시니안이라는 묘종으로 2007년 게놈 분석이 이뤄졌었지만 당시 기술로는 유전자의 60% 정도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고양이와 유럽 출신 고양이의 유전자 분석도 진행했다. 고양이 유전자는 진화상 변화가 거의 없어 유전학적으로 관심이 높다. 현재 연구팀은 이런 고양이와 인간의 유전자를 비교함으로써 이종 간에 비슷한 질병에 걸리는 이유와 이를 치료할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포토리아(아비시니안 고양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과학과 친해지고 싶다면…

    과학과 친해지고 싶다면…

    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이일하 지음/궁리/384쪽/1만 8000원 과학의 책/애덤 하트데이비스 등 지음/박유진·최윤희 옮김/지식갤러리/352쪽/3만 8000원 우리가 생물학, 물리학, 화학 등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재미없는 학문으로 여기는 이유는 중고등학교에서 받은 암기식 교육의 영향이 크다. 서울대 생물학과 이일하 교수는 이런 점이 안타까워 일반인, 중고생, 문과생들도 생물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생물학 입문서를 자신의 첫 저서로 내기로 했다. 신간 ‘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에서 그는 빅뱅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생명의 역사와 다양한 과학의 전반적인 역사와 원리들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30여 년 동안 공부하고 연구하며 깨달아 온 저자의 생명과학 교육에 대한 노하우를 오롯이 담은 쉽고도, 친절한 책이다. 내용은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생물학을 좀 더 쉽고 명쾌하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물리학과 화학, 천문학 등 과학 전반의 역사와 원리들을 동원해 생명현상을 설명해 준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고 1인 우리 아이에게 생물을 이해시킨다는 관점”으로 눈높이를 낮춰 풀어나갔지만 그 안에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전문적인 내용들이 녹아있다.총 5부로 ‘생명은 흐름이다→생명은 반복한다 →생명은 해독기다→생명은 정보다→생명은 진화한다’는 순서로 풀어간다.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인, 황 등 생명체의 기본원소에서 어떻게 생물이 빚어지는지부터 체세포와 생식세포의 생산과 유전법칙, 유전정보의 전사와 해독과정의 원리, 게놈(유전체) 속에 숨겨진 내용, 생명 탄생을 수행하는 보이지 않는 손, 생명의 진화까지를 아우른다. ‘과학의 책’은 일식을 관찰하며 과학적인 연구작업을 최초로 수행한 밀레투스의 탈레스(기원전 624~546)부터 아르키메데스, 뉴턴, 다윈, 아인슈타인을 거쳐 태양계 너머의 행성을 연구하는 천문학자 제프리 마시(1954~)까지 위대한 과학자들이 이룬 위대한 이론과 발견들을 연대기로 정리했다. 짧고 간결한 설명, 얽히고설킨 이론을 풀어서 알려주는 다이어그램, 이해를 돕는 삽화들로 과학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영국의 저명한 과학 저술가들이 대거 참여해 집필한 만큼 군더더기 없이 핵심을 짚어가며 과학자들의 개성 넘치는 생애와 세상을 바꾼 위대한 발견들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느낄 수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오늘의 눈] 티끌만 한 차이에 집착해 온 인류 차별의 역사/오상도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티끌만 한 차이에 집착해 온 인류 차별의 역사/오상도 국제부 기자

    영화 ‘가타카’(2007년)에 등장하는 미래 인류는 유전자(DNA)에 따라 계층이 결정된다. 자연적으로 잉태되는 하류 계층은 잉태되기 전 유전자 조작을 거쳐 선별된 상류 계층과 구분된다. 진학이나 입사 때도 정밀한 DNA 검사를 거쳐 그 결과에 따라 자격이 주어진다. 이 같은 상상을 가능하게 만든 주인공은 미국인 제임스 왓슨(86)과 영국인 동료 프랜시스 크릭(2004년 사망)이다. 1953년 ‘네이처’에 발표한 한 쪽짜리 논문은 9년 뒤 두 사람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을 안겼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최초의 글이다. 이후 DNA 연구는 진보를 거듭했고, 왓슨은 인류의 유전자 지도를 그린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초대 책임자가 됐다. 그런데 왓슨은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였다. “피부색이 짙을수록 성욕이 강하다”는 등 흑인 비하 발언을 일삼았다. 유전자 검열이나 개조를 강조해 ‘히틀러’란 별명까지 얻었다. 2007년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흑인의 지능이 우리와 비슷하다는 전제는 틀렸다”고 말해 결국 사회로부터 매장당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최근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내놓은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유전자까지 들먹인 이유는 ‘퍼거슨 사태’ 때문이다. 지난 8월 비무장 흑인 청년을 쏴 죽인 백인 경찰은 관할 지역 대배심으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대배심 12명 중 9명이 백인이었다. 2012년 2월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지머맨이 비무장 흑인 소년을 무참히 총살한 뒤 백인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은 것과 닮았다. 노예 해방 이후 15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이 박힌 차별은 여전해 보인다. 피부색을 기반으로 범인을 가늠하는 ‘인종 프로파일링’ 기법은 지금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피해자 가운데 절반이 흑인이지만, 살인죄로 처형되는 살인범 가운데 흑인을 죽인 사람은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크다. 2050년 다문화 인구의 비중이 1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들과의 갈등 해소 방안은 여태 마련되지 않고 있다. DNA는 모든 생명체의 정보를 담은 불과 2나노미터(㎚: 10억분의1m) 굵기의 가는 실 모양 단백질 덩어리에 불과하다. 이를 근거로 흑백 차별은 물론 향후 벌어질 우성·열성 유전자에 따른 끝없는 인류 차별의 역사는 짐짓 암울하기만 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인간은 같은 종(種)이란 사실이다. 염색체 수가 인종 간 구분 없이 46개로 모두 같고, 빨간색 피와 뜨거운 감정을 지닌 존귀한 생명체라는 뜻이다. sdoh@seoul.co.kr
  • [생명의 窓] 유전정보와 맞춤형 치료/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생명의 窓] 유전정보와 맞춤형 치료/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개인 맞춤형 의료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1953년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낸 이후 인간의 유전 정보가 담긴 DNA 분석을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1990년에 시작된 휴먼 게놈 프로젝트가 2003년 4월에 완성됐고, 그 후 DNA 염기서열 분석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휴먼 게놈 프로젝트 당시 한 사람의 게놈 서열을 분석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엄청난 고가였으나 최근에는 저렴해진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특정 유전자 분석을 상품화한 회사들도 있다. 건강 관련 정보를 비롯한 유전자 정보를 알려 주는 상품을 99달러에 시판하기도 했으나, 2013년 11월 미국식품의약처(FDA)는 안전성을 이유로 의료정보를 포함한 상품의 판매금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동일인의 유전자 정보가 유전정보회사에 따라 분석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고, 해당 유전자가 어떤 정보를 의미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자료가 부족했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휴먼 게놈 프로젝트가 성공할 당시 인류가 느꼈던 희열의 크기에 비해 현재의 유전자 과학은 답보 상태에 빠진 듯 보인다. 그러나 유전자 검사를 통해 혜택을 보는 분야도 있다. 암치료의 경우다. 암이란 자신의 유전자 중 일부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해 암세포로 변화한 것이므로 유전자에 의한 질병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 유전자 중 특정 암과 관련성이 있는 유전자들이 발견되면서 이 유전자들을 표적으로 하는 맞춤형 치료들이 등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드라마틱한 반전을 보여 주는 맞춤형 치료들은 많지 않다. 말기 암환자의 수명을 몇 개월 연장시키는 데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획기적인 개발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HER2 유전자에 양성인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방암 치료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HER2 양성 환자는 치료 성적이 좋지 않은 환자군에 속했으나 최근 허셉틴의 후속 약물들로 페르투주맙과 같은 약들이 개발되면서 말기 유방암 환자도 약 복용을 지속하면 평균 수명을 5~7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평균 수명이 길지 않은 전이성 폐암 환자의 경우도 맞춤형 치료로 기존보다 여명이 연장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전이성 폐암 환자에 대해 EGFR과 ALK의 유전자 검사 시행을 강력히 권고했다. 췌장암으로 사망한 스티브 잡스의 경우도 맞춤형 치료제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생전에 두 번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했다고 한다. 그는 암치료 표적 유전자는 찾았으나 당시 이 유전자에 대한 맞춤형 약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 외에도 해결될 문제들이 더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맞춤형 약들의 경우 유전적 변이와 후생유전학적 요인에 의해 약물 내성이 생긴다. 게다가 맞춤형 약들은 한 달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치료비가 필요하다. 이 비용은 약을 개발한 제약회사에 대한 로열티로 상당 부분 지불되는데 우리나라와 같이 맞춤형 약을 개발해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맞춤형 의료 시대는 남의 나라 잔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암 치료를 위한 유전자 검사 비용도 현재까지는 비싼 편이다. 기술이 개발되면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원천 기술이 우리에게 없다면 또 동일한 수준의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맞춤형 치료를 위한 약의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므로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도 수명이 연장된다면 새로운 맞춤형 약제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희망도 있다.
  • HIV를 ‘자연치유’한다…유전자 메커니즘 규명 -佛연구

    HIV를 ‘자연치유’한다…유전자 메커니즘 규명 -佛연구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 걸렸으나, ‘자연치유’된 두 남성의 유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프랑스 과학자들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AIDS(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이하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연구진이 발표한 이 연구논문은 HIV에 걸렸으나 에이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남성 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근거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의 면역세포 안에는 HIV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그 유전 정보에 변이가 생겨 비활성화된 상태라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자연치유로 여겨지는 경험을 한 이 두 남성으로부터 표본을 채취해 추출한 HIV 게놈(전 유전정보)을 해독했다. 그에 관한 변이는 APOBEC라는 이름의 일반적인 효소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성명을 통해 “이 결과는 APOBEC 효소를 사용하거나 자극함으로써 치유를 위한 길이 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임상미생물감염병협회(ESCMID)가 발행하는 학술지인 ‘임상 미생물학과 감염’(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n)에 게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조너선 볼 영국 노팅엄대 분자바이러스학과 교수는 “솔직히 말해 이번 논문 심사를 맡았다면 그 즉시 퇴짜를 놨을 것”이라고 말하며 연구진이 치유에 관한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HIV는 인간의 면역세포인 CD4에 침입해 바이러스 생산공장이 되도록 재프로그램해 증식한다. 하지만 감염자 전체의 1%에도 못 미치는 극히 드문 사람들은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HIV 농도를 임상적으로 발견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억제한다. 이들은 ‘엘리트 컨트롤러’(elite controller)로 알려졌지만, 어떤 메커니즘으로 HIV를 억제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이런 엘리트 컨트롤러로 알려진 57세 남성과 23세 남성을 자세히 조사했다. 이들은 1985년과 2011년에 각각 HIV 양성으로 진단됐으나 표준 혈액 검사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등 에이즈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두 경우, 유전 정보의 변이로 면역세포 내 HIV 증식이 저해되는 것임을 연구진이 밝혀냈다. 내생화(內生化, endogenization)로 불리는 이 과정은 지금까지 다른 여러 바이러스들도 인체 내에서 무력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연구진은 “HIV 치료가 HIV를 인간에게 내생화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바이러스의 DNA를 인간 세포 내에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 내에 가둬두는 것이 질병의 치료와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번 결과는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에이즈 치료는 HIV의 모든 흔적을 인간 세포와 은신처가 되는 저장소에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어 기대감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4만 5000년전 인류화석 호모 사피엔스 게놈 복원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스반테 파보 박사 연구팀이 4만 5000년 전 인류 화석에서 게놈을 완전히 복원한 뒤 그 결과를 ‘네이처’지에 공개했다.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가장 오래된 자료라 관련 연구에 많은 자극을 줄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파보 박사 연구팀이 ‘우스트 이심’이라 불리는 남자의 화석을 입수한 것은 2012년이다. 맘모스의 어금니 같은 것을 찾던 러시아 탐험대는 2008년 시베리아 서부 이르티슈강 부근 우스트 이심의 진흙더미에서 우연히 발견한 뼈를 러시아과학아카데미에 전달했다. 현생 인류의 것이라 판단한 아카데미는 더 정확한 연대 측정을 위해 영국 옥스퍼드대에 넘겼는데, 여기서 4만 5000년 전 현생 인류 남자의 대퇴골이란 결론이 나왔다. 초기 인류 발상지로 꼽히는 아프리카와 근동 지역 이외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현생 인류의 뼈였던 것이다. 30여년간 DNA 추출과 게놈 복원 기법을 연구해온 파보 박사 연구팀은 마침 네안데르탈인의 발가락 화석에서 추출한 DNA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을 재구성해둔 상태였다. 곧 옥스퍼드대에 샘플을 요청, 가장 오래된 현생 인류의 게놈을 재구성하고 이것을 네안데르탈인과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작업을 통해 ▲6만년 전 현생 인류의 아프리카 엑소더스 이후 유럽인과 아시아인의 분기가 이때만 해도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며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이종교배가 있었던 기간 추정치가 3만 7000~8만 6000년 전에서 5만~6만년 전으로 크게 좁혀졌고 ▲현생 인류의 아프리카 엑소더스는 6만년 이후가 틀림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크리스토퍼 스트링거 영국 자연박물관 고생물학자는 NYT에 “아프리카 엑소더스를 10만년 전 등으로 늘려 잡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이에 대한 완전한 반대 증거”라면서 “6만년 전보다 더 빨리 아프리카를 탈출한 호모사피엔스가 있었다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그냥 다 죽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가장 오래된 4만5천년 전 인류 게놈 복원 성공

    가장 오래된 4만5천년 전 인류 게놈 복원 성공

    해외 연구팀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의 게놈을 완전히 복원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염기의 배열 순서를 밝히는데 활용된 화석은 4만5000년 전 유럽과 아시아가 분열됐을 당시 생존했던 인류의 것으로, 2008년 시베리아 서부의 한 작은 마을에서 발견됐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현생인류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이며, 5만~6만 년 전 과거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네안데르탈인과의 정확한 이종교배 시기 및 연결고리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연구한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스반테 파보 박사 연구팀은 2008년 시베리아에서 발견한 호모 사피엔스 유골 중 대퇴골에서 DNA를 채취했다. 정밀 분석 결과 이 유골의 주인은 남성이며, 지금까지 알려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현생인류와 비교했을 때 유럽인과 가장 유사한 유전자를 보유한 셈이며, 네안데르탈인과 유사하긴 하지만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호모 사피엔스 유골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및 호모 사피엔스의 이종교배 시기, 현대 인류의 이동시기 등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이 유골의 주인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이 떨어져 있기 전인 20만 년 전 유럽인과 아시아인의 공동 조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간의 이종교배 시기도 기존의 연구와 다른 점을 발견했다. 네안데르탈인은 35만,년 전 유럽에서 최초로 나타난 뒤 유럽에서는 2만 4000~3만 3000년 전까지, 아시아에서는 5만 년 전까지 생존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40만 년~25만 년 전에 최초로 등장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와 이종교배가 시작된 뒤 약 4만 년 전 멸종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이종교배 시기가 3만 7000~8만 60000년 전 사이로 추정돼 왔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5만~6만 년 전으로 좁혀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최고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 23일자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中연구팀, 잉어 게놈 해독 (네이처 제네틱스 발표)

    中연구팀, 잉어 게놈 해독 (네이처 제네틱스 발표)

    잉어(학명: Cyprinus carpio)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인 게놈을 해독했다고 중국수산과학원 등이 참여한 중국 연구팀이 21일 밝혔다. 이는 야생 계통과 양식 계통의 차이점에 관한 유전적 기반을 알려주는 유용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잉엇과의 물고기는 양식어의 대표적인 예이다. 잉어의 생산량은 연간 300만 톤(미터법)을 넘으며 세계 담수 양식어 생산량의 최대 1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비단잉어와 같은 일부 품종은 야외 정원과 수족관에서 사육되는 등 장식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잉어는 몸 색깔이나 비늘 모양, 몸 크기 등의 특성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연구팀은 4종의 야생 계통과 6종의 양식 계통에서 유래한 총 33마리의 잉어에 관한 게놈 염기서열의 해독을 시행했다. 그중 2개의 일반적인 양식 계통(Hebao과 Songpu) 사이에서는 894개의 유전자 발현 수준에 차이를 보였다. 그 유전자 대부분은 비늘의 발생과 색소 침착에 관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slc7a11’이라는 유전자는 갈색의 색소가 노란색과 빨간색 색소로 전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해독된 게놈 염기서열은 경제적으로 중요한 형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양식업계가 잉어의 유전적 개량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 온라인판 21일 자로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위), 네이처 제네틱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람이 ‘고유 얼굴’을 가진 이유는 ‘진화’ 때문 (美 연구)

    사람이 ‘고유 얼굴’을 가진 이유는 ‘진화’ 때문 (美 연구)

    인간의 얼굴은 동물과 달리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하고는 구별하는 데 무리가 없다. 이런 특징은 인간이 서로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결과라고 미국의 학자들이 주장하고 나섰다.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의 미이클 시한 교수팀은 인간이 서로 다른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진화해온 유전적 증거를 찾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6일 자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얼굴이 신체의 다른 부분보다 훨씬 더 많이 변화하며, 얼굴 구조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는 신체의 다른 영역의 DNA보다 변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밝혀냈다. 따라서 ‘진화의 힘’은 얼굴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작용하고 있으며 아마 개개인을 타인으로부터 쉽게 구별하기 위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하고 있다. 시한 교수는 “개인이 고유한 얼굴을 갖게 됨으로써 실제로 이득을 보고 있는 듯하다”면서 “이는 일종의 이름표를 진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만일 서로의 얼굴을 구별할 수 없게 되면 크나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당신을 범죄자로 착각할 수도 있고 그와 반대로 당신이 어떤 선행을 한 뒤 누군가가 보답을 하려고 하지만 다른 이에게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수천 명의 군인을 대상으로 한 눈동자의 거리부터 종아리 길이까지 얼굴과 신체에 관한 수십 개의 측정치를 포함하는 미 육군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신체 부위는 일관성이 있었지만 얼굴 부위는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연구팀은 다른 1000명의 게놈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이들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유전 정보의 카탈로그에서 입수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의 각 계통 836명의 게놈 배열을 조사했다. 이들은 얼굴 형태와 관계한 것으로 알려진 59개의 DNA 영역에 주목했다. 이런 DNA 코드는 게놈의 다른 영역보다 변이할 가능성이 높고, 신장과 관련된 영역과 비교해도 변이가 풍부 것으로 밝혀졌다. 즉 생존에 불리한 특성은 사라지고 유리한 특성만이 살아남는 ‘자연선택’이 반대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커피의 맛과 비밀은?…게놈 해독 성공 (사이언스紙)

    커피의 맛과 비밀은?…게놈 해독 성공 (사이언스紙)

    우리가 매일 즐겨마시는 커피의 비밀이 풀렸다. 최근 미국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커피나무의 게놈(유전정보)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유명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그간 세계인이 가장 즐겨먹는 음료인 커피는 인간에 미치는 효능 뿐 아니라 본질적인 ‘뿌리’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그 이유는 이를 밝혀내면 맛과 향의 증진 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해충에도 강한 품종으로 개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분석한 커피는 2대 원종(原種)에 포함되는 ‘코페아 카네포라’(Coffea Canephora)로 일반적으로 로부스타 커피(Robusta coffee)로 잘 알려져 있다. 전세계 커피의 약 30%를 자랑하는 이 종은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 아라비카(Coffee arabica)와 더불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커피의 가장 큰 특징은 친척뻘인 카카오와 차나무와 달리 카페인 효소가 독립적으로 진화해 왔다는 사실이다. 또한 다른 식물들과 비교해 커피는 알칼로이드(alkaloid·질소를 함유한 천연물질로 카페인이 이에 속함)와 플라보노이드(flavonoid·항산화 물질로 항균·항암 효과가 있음)를 만드는 유전자를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뉴욕 주립대학교 버펄로 캠퍼스 빅터 알버트 박사는 “게놈에 대한 분석없이 커피에 대한 진전된 연구가 나올 수 없다” 면서 “고품질의 커피를 재배하는데 있어 게놈 해독은 필수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논문의 공동저자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다니 자미르 교수도 “세계의 기후변화로 다양한 종의 커피생산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면서 “이번 연구를 계기로 맛과 향이 풍부한 특징을 가진 개량된 커피를 여러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피그미족의 키가 작은 이유는 유전자 탓”

    “피그미족의 키가 작은 이유는 유전자 탓”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열대우림지역에는 키가 평균 150㎝ 내외인 난쟁이 족이 산다. 바로 피그미족(Pygmy)이다.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피그미족 ‘키’의 비밀을 밝힌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피그미족이 유독 키가 작은 이유에 대해 다양한 가설이 존재해 왔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양질의 식량을 구하기 힘든 열대우림의 특성상 이들이 잘 먹지못해 키가 크지 않았다는 주장. 그러나 이번 연구팀의 조사결과 보다 본질적인 이유가 밝혀졌다. 바로 유전자 탓이다. 연구팀은 중앙 아프리카 열대우림지역에 사는 피그미족인 바트와(Batwa) 부족 169명과 서부 바키가(Bakiga) 부족 61명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양 부족의 키를 측정한 결과 바트와족의 평균신장은 남성 152.9㎝, 여성 145.7㎝로, 바키가족은 남성 165.4㎝, 여성 155.1㎝로 나타났다. 모두 피그미족에 속하는 두 부족의 게놈(유전 정보)을 분석한 결과 명확한 이유가 드러났다. 인간의 성장 호르몬 및 뼈 형성과 관련된 게놈 영역에서 변이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두 부족 모두 유전적 변이가 확인됐지만 서로 똑같지는 않다는 사실. 결과적으로 특유의 ‘피그미 유전자’를 하나의 조상으로 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닌 각자 독립적으로 진화해 온 결과라고 추측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몬트리올 대학 루이스 바렐리오 박사는 “피그미족이 작게 진화한 이유는 밀림지역에서 활동하기에 유리했기 때문”이라면서 “덩치가 작다면 장애물을 잘 피할 수 있으며 칼로리 소모량도 적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몸집이 작은만큼 열대 다습한 환경에서 체온 상승을 방지하기도 쉬웠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journal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극한서 살아남는 ‘남극 깔따구’ 게놈 해독

    극한서 살아남는 ‘남극 깔따구’ 게놈 해독

    남극이라는 극한의 환경에서 사는 곤충으로 알려진 남극 깔따구의 게놈(유전체)이 해독돼 학계는 물론 외신들이 주목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조안나 켈리 박사가 이끄는 미(美) 연구진은 남극이라는 척박한 환경에서만 사는 작은 곤충에 주목했다. 파리목 깔따구과에 속하지만 날개가 없는 이 곤충의 이름은 남극 깔따구. 벨기카 안타르티카(Belgica antarctica)라는 학명을 갖고 있다. 남극 깔따구는 주로 남극대륙 서부 해안과 주변 섬에 산다. 이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수분의 70%를 잃어도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는 곤충으로 유명하다. 더 놀라운 점은 이번 유전자 분석에서 이들 곤충이 가장 짧은 DNA를 가지고 있으며, 9900만 개의 염기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참고로 인간은 30억 개에 달하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갖고 있으며 게놈이 짧아 유전자 연구용으로 널리 쓰이는 초파리는 약 1억 6500만 개의 염기쌍을 지니고 있다. 남극 깔따구의 게놈은 모기와 파리 등 다른 곤충보다 유전자의 반복 배열의 수가 적고 인트론(게놈의 코드 영역을 분단하는 DNA 배열)이 짧으므로, 지금까지 분석된 곤충의 게놈 중 가장 작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연구진은 이 곤충의 유전자는 혹독한 자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것임을 보여준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메커니즘을 상세하게 해명하면 인간의 이식용 장기를 장기간 저온에서 저장하는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2일 자로 공개됐다. 사진=위키피디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인간DNA 중 필요한 건 단 8.2%, 나머지는 ‘정크’ (옥스퍼드대 연구)

    인간DNA 중 필요한 건 단 8.2%, 나머지는 ‘정크’ (옥스퍼드대 연구)

    인간 몸 속 DNA 중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전체의 8.2%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유전체학과 연구진이 인간DNA 중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은 8.2%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그저 기능적인 형태만 유지 할뿐 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진은 소, 흰 족제비, 토끼 등 12개 포유동물의 약 1억년 에 걸친 DNA 진화 시퀀스를 비교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남아있는 자연 선택에 의해 보존된 DNA 조각 수를 세어냈다. 연구진은 오랜 기간에 걸쳐 방대한 DNA 진화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끝에, 유전정보를 제어하는 핵심 DNA는 단 8.2%며 나머지는 그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정크DNA’ 즉, 불필요한 부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DNA는 데옥시리보 핵산(-核酸, Deoxyribonucleic acid, DNA)의 머리글자를 딴 줄임말로 세포 핵 안에서 생물 유전 정보를 보관하는 물질을 의미한다. 핵 염기에 의해 구분되는 4종류의 뉴클레오타이드가 중합돼 이중 나선 구조를 이루는 형태인 DNA의 주 기능은 장기간에 걸친 유전정보저장이다. 그중 정크 DNA는 게놈을 구성하는 DNA 안에서 아무런 유전정보도 갖고 있지 않은 부분으로 진화가 많이 된 생물일수록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DNA 구성 성분의 80%가 유전자를 제어하는 주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DNA의 10%가 채 안 되는 부분만 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으로 이전 학설을 완전히 뒤집는다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소수의 DNA들은 나머지 90%를 합친 것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핵심 DNA들 속에 진화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제어 스위치’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옥스퍼드 대학 유전체학과 크리스 폰팅 교수는 “해당 연구 결과는 질병 및 장애유발 유전인자를 식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질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가 어디 있는지 알려고 할 경우에, 해당 DNA의 10% 미만이라는 한정된 조건에서만 찾아내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기능을 수행하는 DNA란 질병과 같은 악성유전정보도 함께 보관하고 있는 유전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단, 나머지 90%를 차지하는 정크DNA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능 없이 공간만 차지한다는 의견과 진화과정에 상당부분 관여한다는 상반된 의견이 학계에 존재하는 만큼 섣불리 이를 필요 없는 부분으로 간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제네틱스(PLoS Genetics)’ 24일자에 게재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제11차 과학기술자문회의] 2020년까지 세계적 바이오기업 50개 육성

    [제11차 과학기술자문회의] 2020년까지 세계적 바이오기업 50개 육성

    정부가 ‘한국형 창조경제’의 핵심과제로 바이오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2020년까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기업 50개를 육성하고 고부가가치의 글로벌 신약 10개를 출시해 세계 7대 바이오 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기후변화 대응 기술인 태양·연료전지, 바이오에너지·2차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제로에너지빌딩’에 대해서는 용적률을 완화하고 세제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17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미래성장동력 사업을 보고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는 바이오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노정혜 자문위원은 “PC가격이 1000달러로 떨어져 정보통신기술(ICT) 혁명이 일어났다면, 게놈(유전체) 분석 1000달러 시대를 맞는 향후 20년은 바이오혁명 시대”라고 강조했다. 미래부는 우선 현재 13개 수준인 글로벌 바이오기업을 2020년까지 50개로 확대하고, 지금까지 1개도 개발하지 못한 글로벌 신약을 10개 이상 만들어내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세부 추진과제로는 ▲복제 바이오의약품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베터’ 시장 선점 ▲줄기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융합 의료기기 개발 등을 제시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베터’ 분야는 2016년까지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올라서고 2020년에는 수출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복제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2년 약 9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3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 측은 “우리나라는 2012년 세계 첫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관절염 치료제)를 출시한 바 있고 기초·응용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어 시장점유율 상승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에서는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설계하면 지자체 조례로 정한 용적률 상한을 15% 완화, 늘어나는 면적만큼 분양할 수 있게 했다. 또 제로에너지빌딩은 5년간 취득세와 재산세를 15%를 감면해주고, 단열설비·고성능 창호 같은 에너지절약설비에 대해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공제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 짓는 소형 공공건축물은 제로에너지빌딩을 의무화하고 2025년부터는 단계적으로 모든 신축 건축물에 제로에너지설계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이 향후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판단하고 차세대 에너지 신산업 육성방안을 내놓았다. 서울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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