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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브 비건의 대북 ‘초강수’…한일 핵무장 가능성 언급

    스티브 비건의 대북 ‘초강수’…한일 핵무장 가능성 언급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6일(현지시간) 실무협상에 대한 답을 주지 않고 있는 북한에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북한의 답을 듣는 대로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의 언급을 반복하면서도 ‘기회가 있을 때 협상에 나서라’는 식의 압박성 발언도 병행했다. 심지어 북미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한국과 일본 내에서 핵무장 검토 목소리가 제기될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북한과 중국을 겨냥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모교인 미시간대 강연 및 대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건 대표 강연의 방점은 기본적으로 북한에 조속한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데 찍혀 있었다. 그는 “우리는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북한에 명확히 해왔다. 우리는 준비돼 있다”고 했다. 비건 대표는 “집중적인 협상을 시작하면 우리는 지도자들이 검토할 수 있는 더 많고 나은 선택지들 창출을 위한 조치를 직접 논의할 수 있다”면서 일단 협상 테이블로 나와 협상을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협상 진행을 통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안보적 이익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러나 비건 대표는 이러한 유화 메시지에 압박성 메시지를 더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에 장애가 되는 활동을 치워두고 대신에 기회가 지속하는 동안 관여 기회를 추구해야 한다”며 기회가 언제까지 지속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간접적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국제규범에 대한 도전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위반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북미 협상이 실패로 귀결될 경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 핵무장 검토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비건 대표는 북한의 핵 능력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기술과 결합해 한국과 일본 등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어떤 시점에 한국이나 일본, 여타 아시아국가에서 그들의 핵 능력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의 대화를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며 언급한 것이기는 하지만 비건 대표가 직접 한일 등의 핵무장 가능성을 입에 올린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이는 재개가 지연되고 있는 북미 협상이 실패로 귀결되는 경우의 위험성을 부각해 북한에 조속한 협상 재개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한일 등의 핵무장 문제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할 나라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중국의 추가적 역할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韓미래차 흙탕물 튀기는 SK·LG 배터리 싸움… 중일만 웃는다

    韓미래차 흙탕물 튀기는 SK·LG 배터리 싸움… 중일만 웃는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의 ‘전기차 배터리’ 공방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소송을 소송으로 맞받아치더니 또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두 배터리 업체가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며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대로 가다간 국내 미래차 시장의 경쟁력마저 크게 실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업체 간 갈등은 2017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전지 핵심 인력 채용 관련 협조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LG화학에 다니던 전기차 배터리 담당 직원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것을 ‘기술 유출’로 본 것이다. 이어 LG화학은 같은 해 12월 대전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직원 5명을 대상으로 전직금지 및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영업비밀 유출 우려, 양 사의 기술 역량 격차 등을 모두 인정해 이례적으로 ‘2년 전직금지 결정’을 내리며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양 사의 공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직원들이 여전히 유출된 영업비밀을 활용해 배터리 개발과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지난 4월 ‘전지 핵심 인력 채용 관련 협조 요청의 건’ 공문을 다시 보냈다. 이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장을 제출했다. LG화학의 이 소송이 바로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송 난타전의 출발점이다. LG화학 측은 소송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불과 2년 만에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 인력을 대거 빼 갔고, 이 중에는 LG화학이 특정 자동차 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 인력도 다수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의 배경에는 독일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전이 있었다.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11월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을 빼내 간 이후 폭스바겐의 전략적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면서 “기술 탈취가 없었다면 수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측은 “폭스바겐의 배터리 물량 수주 시 자동차 생산 공장과 가까운 지역(미국 조지아)에 공장을 짓겠다는 고객사 맞춤식 ‘선수주 후투자’ 전략이 통한 결과”라며 “LG화학 내 폭스바겐 제품 인력이 누군지 알 수 없을뿐더러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 사 갈등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 경쟁이 낳은 자국 기업 간 ‘내전’인 셈이다.LG화학의 공세가 계속되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서울지방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영업비밀 침해가 전혀 없었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도 함께 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 직원의 이직은 스스로 선택한 결과이며 정당한 영업활동이었다”면서 “LG화학의 근거 없는 비난을 더는 묵과할 수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LG화학과 미국 내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을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한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LG전자도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로 했다.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이번 제소는 LG화학이 지난 4월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건과는 무관한 핵심 기술 및 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정당한 소송”이라며 “LG전자는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을 생산해 특정 자동차 회사에 판매하고 있어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LG화학의 배터리 가운데 상당수 제품이 이번 특허 침해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 이번 소송에서 우리가 승소하면 LG화학과 LG전자는 손해배상 등 금전적 부담은 물론 기존 방식으로 수주·공급하는 제품의 생산 중단을 비롯해 배터리 사업 자체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면서 “LG화학과 LG전자 측이 생산 방식을 바꾸기 전에는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 소송에서 패소하면 배터리 사업을 아예 접게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LG화학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이 소송에 대한 불안감에 국면 전환을 노리고 불필요한 특허 침해 제소를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LG화학은 입장문에서 “LG화학의 특허 건수는 1만 6685건인 반면, SK이노베이션은 1135건으로 14배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고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LG화학은 그간 여러 상황을 고려해 ITC 영업비밀 침해소송 제기 이외에 특허권 주장은 자제해 왔다”면서 “이번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소송이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어 LG화학의 특허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서도 묵과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LG화학은 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이직자들이 반출해 간 기술자료를 ITC 절차에 따라 제출해야 함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8년 전인 2011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세라믹 코팅 분리막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SK이노베이션은 해당 특허는 무효라며 반소 성격의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했다. 당시 한국 특허 당국과 법원에서 이어진 소송전의 승자는 SK이노베이션이었다. 특허심판원과 사법부가 심급별로 여러 차례 “LG화학의 분리막 도포 기공구조는 SK이노베이션의 무기물 코팅분리막 기술과 다른 것”이라고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고, 소 제기 3년째인 2014년 두 회사는 서로에 대한 소송을 취하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전에선 좀더 빠른 합의가 가능할까. 두 회사는 서로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제 조건이 ‘상대방의 잘못 인정’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지금이라도 전향적으로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보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인력, 기술, 특허, 판로 등을 놓고 경쟁하는 두 회사에 대해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자국 기업에만 보조금을 주는 보호주의적 정책을 편 탓에 함께 고전했던 한국 이차전지 기업들끼리 비방전을 벌이는 게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로펌 등에 막대한 소송비용을 물어야 하는 데다 두 회사 간 다툼을 중국·일본 등지 기업들이 약진의 기회로 삼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는 “소송비용이 한 달에 50억원, 최소 2년 이상 법정 공방을 하면 1200억원이다. 그러면 직원에게 최소 600만원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하다”, “직원한테 들이는 건 비용이고, 변호사에게 돈 쓰는 건 투자냐”, “로펌 배나 불리는 소송전”이라는 글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양 사 소송비만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돈으로 배터리 생태계 발전을 위한 중소기업들 펀드 조성을 하는 게 국익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최선희 美비난, 리용호 유엔 불참, 김정은 경제시찰… 벼랑끝 압박

    최선희 美비난, 리용호 유엔 불참, 김정은 경제시찰… 벼랑끝 압박

    崔, 폼페이오 향해 “대화 기대감 사라져” 美양보 없을 땐 실무협상 깰 수 있다 시사 이달 말 유엔총회서 李 대신 대사급 연설 고위급 회담 불발… 깜짝 등장 배제 못해 金, 무력시위서 4개월만에 경제행보 재개 “자력갱생 강조하며 장기전 가능성 대비”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면서 대미 비난 수위를 높이는 등 미국을 고강도로 압박하는 모습이다. 미국이 실무협상에 앞서 뚜렷한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실무협상 자체를 깰 수 있음을 시사하는 벼랑 끝 전술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달 31일 담화를 내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같은 달 27일 ‘북한의 불량 행동이 간과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한 데 대해 “비이성적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최 부상은 “폼페이오의 이번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돼 있는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나쁜 감정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작용을 했다”면서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고 했다. 앞서 리용호 외무상도 23일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이틀 전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겠다’고 한 데 대해 “미국 외교의 독초”라고 원색 비난하면서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다”고 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달 5~20일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에 이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아 비핵화 실무협상 지연의 책임을 미국 측에 돌리면서 미국 측과 접촉을 피하는 모습이다. 리 외무상은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4차 유엔총회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져 폼페이오 장관과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불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이달 24일부터 진행될 유엔총회 일반토의에 기조연설자로 리 외무상이 참석한다고 했으나 다시 대사급이 대신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총회 계기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실무협상 개최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됐으나 리 외무상의 불참으로 실무협상 전망이 더 불투명해진 모습이다. 다만 일반토의 기조연설자는 당일에도 변경될 수 있어 리 외무상이 깜짝 등장해 북미 고위급 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이 대북 제재는 유지·강화하면서 북한을 비난하는 발언을 계속 하다 보니 북한은 미국이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나 태도가 안 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태도를 변화하지 않는 한 협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 부상의 담화가 예전에 비해 절제된 것을 고려할 때 협상 재개 직전 마지막 압박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무력시위 현지지도에 집중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경제 행보를 재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1일 김 위원장이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시찰 일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경제 분야 현장을 군사 관련 일정 중간이 아닌, 단독으로 방문한 것은 지난 4월 8일 대성백화점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일련의 신형무기 시험발사를 통해 대남 억지력을 완성했다고 보고 경제 행보를 재개한 것”이라며 “아울러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북미 실무 협상이 교착돼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국무부 “北 답 주는 대로 협상 준비”… 재무부는 추가 제재

    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 강온 양면책을 써 온 미국 정부가 대북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한달여 만에 다시 제재 조치를 이어 갔다. 미 국무부는 31일(현지시간) 북미 협상에 대해 “미국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재검토 의사를 밝힌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국 언론의 질의에 “우리가 밝혀 온 대로 우리는 북한의 카운터파트(협상 상대)로부터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미 협상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대미 협상의 실무책임자가 직접 나서서 발언 수위를 높이자 미국으로서는 언제든지 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있음을 거듭 밝힌 것이다. 북한의 강도 높은 대미 비판에 맞대응하지 않는 대신 협상 지연의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답변으로도 읽힌다. 북미 양측이 이 같은 발언을 주고받으며 실무협상 재개 여부가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미 재무부 차원의 대북 제재는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다. 재무부는 지난달 30일 북한과의 불법 환적 등에 연류된 대만인 2명과 대만 및 홍콩 해운사 3곳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다. 또 제재 대상이 된 대만인과 해운사들이 지분을 가진 선박 한 척에 대해서도 동결 조치를 내렸다. 이번 대북 제재는 현 시점에서는 북미 협상의 진척 여부와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경제 압박을 풀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달여 만에 재무부 차원에서 단행된 이번 대북 제재는 항구가 아닌 해상에서 벌어지는 불법 환적이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사용됨에 따라 이를 응징한 것이다. 이번에는 북한의 대북 제재 회피를 도운 제3국의 인물과 회사를 공개해 북한과 불법적으로 연계된 국가들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은 지난 7월 29일 베트남에서 외화벌이를 해 온 북한 노동당 산하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SK이노베이션 VS LG화학’ 배터리 추가 소송전 격화

    ‘SK이노베이션 VS LG화학’ 배터리 추가 소송전 격화

    SK이노베이션, 미국서 추가 소송국제무역위원회와 연방법원 제소“대승적 해결 노력 LG화학이 거절”LG화학, 즉각 반박 입장문 발표“SK이노 측 공식적 대화제의 없어”“특허권 관련 추가 소송도 검토”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의 ‘배터리 소송전’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 먼저 LG화학이 미국에서 소송을 걸며 선공에 나선 데 대해 국내에서 맞소송을 제기했던 SK이노베이션이 이번에는 미국에서도 잇따라 소송을 걸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화학의 미국 내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한다고 30일 밝혔다. LG전자도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로 했다.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직접 경쟁사로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LG화학뿐 아니라,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 등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LG전자도 소송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는 방식으로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SK이노베이션은 6월 LG화학을 상대로 하는 명예훼손 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국내에서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윤예선 대표는 “그간 LG 측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지했는데도 국내 기업 간 선의의 경쟁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대승적으로 해결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면서 “더는 지체할 수 없어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LG화학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만 할 뿐 구체적인 침해 내용을 밝히지 않는 ‘아니면 말고 식’ 소송을 했으나, 자사는 소송 목적도 명확히 특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화학이 생산하는 배터리 가운데 많은 부분이 특허 침해에 해당해 생산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정당한 권리와 사업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소송까지 왔지만 LG화학·전자는 소송 상대방 이전에 국민 경제와 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로서 의미가 더 크다는 게 SK 경영진의 생각”이라면서 “전향적으로 언제든 대화와 협력으로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밝혔다.이에 LG화학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LG화학 측은 입장자료에서 “자사가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해 제기한 ITC 소송이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가운데 경쟁사에서 소송에 대한 불안감 및 국면 전환을 노리고 불필요한 특허 침해 제소를 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LG화학은 그동안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 제의를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보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또 “그간 여러 상황을 고려해 ITC 영업비밀 침해소송 제기 이외에 경쟁사를 대상으로 한 자사의 특허권 주장은 자제해 왔다”면서 “하지만 이번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소송이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어, 자사 특허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더는 묵과하지 않고 조만간 법적 조치까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ITC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이직자들이 반출해간 기술자료를 ITC절차에 따라 당연히 제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SK이노베이션이 성실하고 정정당당한 자세로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6회] “기억 안 난다”는 유해용 전 재판연구관…재판 지연 두고 검·변 설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6회] “기억 안 난다”는 유해용 전 재판연구관…재판 지연 두고 검·변 설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없습니다.”, “기억을 못 하겠습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의 25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해용 변호사는 검사가 묻는 말에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증인의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메일을 제시하면 “이메일 내용상으론 그런 것 같습니다.”, “이메일에 나와서 그렇게 추측합니다.”, “기억을 못 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이메일을 보고 그런 일이 있었구나 확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이어지자 검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유 변호사는 2014년 2월부터 2년간 대법원 선임 재판연구관을, 2016년 2월부터 수석 재판연구관을 맡았다. 대법원 선임, 수석 재판연구관은 대법원으로 올라오는 사건을 총괄하는 자리다. 유 변호사는 대법관에게 보고하는 각종 보고서 작성이 재판연구관의 통상 업무라고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재판연구관 재직 시절 재판 기록 등 자료를 무단 반출한 혐의로 기소돼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자신의 재판에서 유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유 변호사는 증인석에 서자마자 자신이 재판을 받는 만큼 답변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말하며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오늘 법정에서 참고적 증인이라면 혹시라도 제가 만약 공범이나 다른 부분 관련 여지가 있다면 증언거부권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피의자신문조서 관련 증거능력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한 상태다. 검사실 문답 내용은 법정 증언 현황이 녹음·녹화되는 것과 달리 제가 묻고 답하는 내용 전부가 그대로 된 게 아니다. 그 정도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는 것 말씀드리고 싶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대답에 한숨 쉰 검사  검찰은 유 변호사가 관여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정원 댓글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통합진보당(통진당) 지위확인 사건 등 ‘재판 거래’ 대상으로 지목된 재판을 물었다. 검찰은 ‘사법농단’ 사건을 기소하면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의견을 주고 받으며 주요 재판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유 변호사가 선임재판연구관 시절 행정처가 작성한 문건 등을 건네 받고 검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관련 문건에 따르면 행정처는 원세훈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상고심을 조속히, 전원합의체로 진행할 것을 주문하며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절대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검사는 당시 사법지원실 심의관이 작성한 ‘원세훈 사건 항소심 판결분석 보고’ 등에 대해 물었다.  “심의관 보고서를 보면 공직선거법 항소심이 (유죄로) 확정되면 대통령 선거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될 수 있고, 쟁점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될 경우 유죄판결을 파기하기 어렵다고 돼 있는데 기억하나.”(검사)  “기억하지 못하고 검찰 조사 때 봤다. 재판연구관실이 심의관의 개인 의견을 보고 따라갈 만큼 허술하거나 잘못된 조직 아니다. 행정처의 부당한 영향을 받아서 법리적으로 이상한 검토를 받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문건에 대해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재판연구관실 차원에서는 통상적인 전례에 따라서 했다.”(유해용)   이어 검찰은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에 대해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관련 사건에 대해 검토를 요청했냐’고 물었다.  “박병대 전 처장은 검찰 조사에서 ‘처장이 재판연구관과 업무적 이야기를 하는 일이 없고, 그럴 수 없다’고 증언했는데 전교조 사건 외에 특정 사건에 대해 검토를 요청한 경우가 있나.”(검사)  “잘 기억나지 않는다.”(유해용)  원세훈 전 원장 사건에 이어 전교조 사건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계속되자 검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재판연구관이 행정처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사이에 업무지시를 받거나 보고하는 관계는 아니지 않나.”(검사)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씀이다.”(유해용)  “그럼에도 당시 사법행정권자인 박 처장이 대법관 업무를 지원하는 증인에게 전교조 사건에 대해…”(검사)  검사의 말을 끊고 박 처장의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했다. 변호사는 “증인이 그런 기억이 없다고 하는데 전제를 하고 부당한 진술 강요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검사도 물러서지 않았다. 검사는 “증인은 기억이 없다는 게 아니라 박 처장에게 보고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검사는 이러한 보고를 재판연구관이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인식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한 것인지, 이례적인 보고인데 보고의 경위와 지시받은 경위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게 맞는 것인지를 묻기 위해서다.”라고 반박했다.  유 변호사는 “사건 자체 보고서가 아니라 교원 노조의 일반 위헌성에 대한 검토라면 처장님에게도 전달할 수 있는 허용범위 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처장에게 보고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검사가 다시 “증인은 업무적으로 사법행정권자인 박 처장이 재판에 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나.”고 물었지만 유 변호사는 “기억이 나지 않아 답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고영한측 반대신문 할 수 있냐 두고 휴정  검찰의 주신문에 대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시작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 박병대 전 처장의 변호인 차례가 끝나고 고영한 전 처장의 변호인 순서가 됐다. 검찰은 전교조 사건에 대해서는 고 전 처장의 변호인이 반대신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고 전 처장이 공동 피고인이긴 하지만 전교조 사건에 대해서는 제외된 만큼 이 사건의 피고인은 아니다”며 “고 전 처장측은 반대 신문권이 없으니 재판장이 반대 신문을 제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 전 처장의 변호인은 “공소장을 악의적으로 적어놓고 반대신문권이 없다고 그러는거냐”며 “공소장에 기재한 사실에만 방어권 행사가 국한되는지는 의문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만약 반대신문권이 없다고 배제한다면 전교조 재판 부당지원에 대한 부분은 피고인과 전혀 무관하다고 조서에 남겨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전교조 부분은 고 전 처장의 반대신문권이 제한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고, 재판장은 3분간 휴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짧은 휴정이 끝나고 재판장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장이 “형식적으로 고 전 처장이 기소되지 않은 사항이어서 반대 신문을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재판기일 주 4회 필요”… 검·변 재판지연 두고 옥신각신  증인 신문이 시작되기 전 재판 기일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단의 설전이 벌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월 기소돼 구속 만기인 6개월이 지나면서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재판 전에 검찰은 의견서를 제출해 ‘일주일에 3~4회 기일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더이상의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주 4회 재판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증인 신문 진행경과를 보면 2021년 상반기에야 1심 선고가 가능하다. 이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도 주 4회씩 해서 354일 만에 결론이 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6개월 만에 났다. 전직 대법원장이라고 해도 1심에서 2년이 넘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검사)  “증인 신문을 해도 2~3년 전 일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데 심리 지연되면 증인 기억이 산연돼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요원하다. 증인의 대다수가 현직 법관인데 본인 재판 이유로 한번에 출석한 적이 거의 없다. 증인의 출석률을 높여야 하고, 공전되는 기일에는 서증 조사를 해야 한다. 변호인들이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주 3회 재판도 반대하지만, 이제 (기소된 지) 6개월이 지나 기록 파악은 충분히 했다. 양 전 대법원장도 보석으로 석방돼 재판 준비에 어려움이 없다. 피고인과 비슷한 연배 사례 봐도 건강이나 연령 고려하면 주 4회가 과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불과 얼마전까지 업무량이 살인적이라는 대법관 업무도 했다. 피고인에 대한 특별대우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고, 재판 지연은 거부에 가깝다는 법언도 있다. 주 4회 재판할 수 있도록 간곡히 바란다.”(검사)  재판장은 “기일 진행에 있어서 (전직 대법원장, 대법관인) 피고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겠다. 검찰의 의견서 가운데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검찰 의견대로 운영하는 게 가능한지 잘 검토해보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 지난 21일에도 증인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불출석해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  변호인은 검찰의 증인 신문 시간이 길어지면서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에서 재판부에 낸 예상 증인 신문 시간보다 최소 1시간에서 3~4시간이 더 걸렸다. 하루 안에 증인 신문을 못 끝내서 다음 기일로 넘어갔을 정도다. 검사가 원하는 신문으로 유도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양승태 변호인)  “검찰은 재판진행과정에서 피고인 방어권에 대한 편협한 인식을 갖고 있다. 신속한 재판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한 재판이다. 주 4회 재판보다는 정확하고 충실한 재판을 저희는 원한다. 전직 대통령 재판을 언급했는데, 구속 상태의 전직 대통령이 포기하는 식으로 해서 1년 안에 이뤄졌다.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박수친다고 해도 졸속재판이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겠나.” (고영한 변호인)  “재판의 속도라는 건 입장마다 다르다. 사건의 성격 내용 복잡성에 따라도 다르다. 예상 선고일자에 대한 검찰의 추정 방식이 합리적인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다른 사건과 다르게 계속 증거 제출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변호인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다시 공판준비절차로 돌아가야 한다는 방안까지 제시됐다. 원칙적으로 본다면 공판준비절차에서 모든 게 다 정리되고 효율적으로 집중적으로 심리해서 마치면 좋을텐데 현 상황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의견서를 검토해보겠다. 그런데 당장 이대로 하겠다고 약속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재판장)  유해용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문이 끝난 뒤에도 재판 지연과 관련된 검찰과 변호인의 설전이 이어졌다. 검찰은 변호인단의 이의신청 때문에 증인 신문 시간이 길어진다고 주장했고, 변호인단은 검찰이 약속되지 않은 증거를 갖고 나오거나 유도 신문을 해서 이의 제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시계와 검찰을 번갈아 지목하며 “검사가 제대로 된 주신문을 하면 (이의신청) 할 일이 없다. 오늘 봐라. 늦어진 시간이 얼마고 검찰예상소요시간보다 얼마나 더 했다 계산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플랫폼경제’ 종사자 최대 54만명…노동자 보호 방안은?

    ‘플랫폼경제’ 종사자 최대 54만명…노동자 보호 방안은?

    퀵서비스·음식배달·대리운전 등 플랫폼경제에 종사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이들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서 47만명에서 최대 54만명까지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 중 대다수는 고용보험 등 기존 사회안전망에서 배제되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등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23일 고용정보원은 ‘플랫폼경제 종사자 고용 및 근로실태 진단과 개선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최근 늘어나는 플랫폼 경제 종사자의 구체적인 현황과 함께 이들을 사회안전망 안으로 포섭하는 방안을 두고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최대 53만 8000명…남성은 대리운전, 여성은 음식점 보조 한국고용정보원이 수행한 ‘한국 플랫폼경제종사자 규모 추정’(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 연구에 따르면 국내 플랫폼경제 종사자는 정의에 따르서 46만 9000명에서 53만 8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 전체 취업자의 1.7%,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1달간 디지털 플랫폼 중개를 통해 고객에게 유급노동을 제공하고 수입을 얻은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47만여명, 현재 취업자 가운데 최근 한달 간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았어도 지난 1년간 이를 통해 수입을 얻은 자로 정의하면 54만여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성별과 직종으로 나눠서 보면 남성은 주로 대리운전(26.0%), 화물운송(15.6%), 택시운전(8.9%) 종사자 순으로 많았다. 여성은 음식점보조·서빙(23.1%), 가사육아도우미(17.4%), 요양의료(14.0%) 순이었다. 인적특성별로 보면 남성(66.7%)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50·60대 장년층(51.2%)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플랫폼 경제에 종사하는 사람(50.3%)이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플랫폼경제 종사자 중 절반에 가까운 46.3%는 부업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고용보험 가입률 34% 언저리…직업만족도도 낮아 플랫폼경제 종사자들은 전반적으로 사회보험 가입률이 높지 않고 직업만족도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기성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플랫폼경제 종사자 주요 직종의 근로실태’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플랫폼경제 종사자 중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높은 대리운전기사, 퀵서비스 종사자, 음식배달원, 택시기사 등 4개 직종 종사자의 근로실태를 분석했다. 네 직종 종사자의 평균 사회보험 가입률을 보면 고용보험이 34.4%로 가장 낮아 일자리 안전망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불안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국민연금 53.6%, 건강보험 70.1% 등으로 조사됐다. 직종별로 세부적으로 보면 고용보험 가입률에서 음식배달원은 10.2%, 퀵서비스 종사자는 19.6% 등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일자리 만족도도 낮았다. 플랫폼경제 종사자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34.6%만이 직업에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종별로 보면 전반적 만족도는 음식배달원이 49.0%로 가장 높았지만 택시기사(36.0%), 퀵서비스 종사자(28.9%), 대리운전(24.5%) 등으로 종사자 대다수는 직업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플랫폼경제 일자리에 참여하면서 버는 수입은 퀵서비스 종사자가 23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음식배달(218만원), 대리운전(159만원) 순으로 많았다. 택시운전은 74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부업으로 하는 경우도 많아서 플랫폼경제 일자리에서 번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차이가 있었다. 퀵서비스(86.5%), 음식배달(78.9%)이 높았으며 대리운전(57.1%)과 택시운전(23.6%)은 다소 낮았다. ●“디지털 사회보장제 도입해야” 전문가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에 점점 내몰리는 플랫폼경제 종사자들을 보호하는 조치로 ‘디지털 사회보장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이호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논문 ‘플랫폼노동자 보호제도와 전망’에서 플랫폼경제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이유로 초과공급에 따른 임금과 고용안정성 등 노동조건 하향화 압력 증대, 차별과 사회적 고립, 장시간 노동, 노동공급에서 중개자 문제, 법적 지위의 불명확성과 비공식성으로 인한 과세의 문제 등을 지목했다. 이들은 사회보험 적용 대상을 기존 임금노동자 중심에서 취업자 전체로 확대하거나 디지털 사회보장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업자 전체로 사회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하려면 보험료 납부와 실업 인정을 소득 기준으로 재편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지난해 자영업자를 실험보험 체계에 포함한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디지털 사회보장이란 플랫폼경제 종사자에게 플랫폼사회보장(DSS) 계좌를 부여하고 이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보험료 기여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에는 보험료를 걷는 역할을 준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고객과 노동자는 거래금액 중 일정 비율을 전체 요금에 덧붙여서 내는 것이다. 이 보험료가 쌓여서 실업 등 위험에 처한 개별노동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유사 노동자에게 단체협약 체결권을 부여하는 등 집단법적으로 권리를 인정하기 위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한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 단기적으론 한계”

    한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 단기적으론 한계”

    신소재 테스트·공정 전환에 최소 수개월 특수목적용 기계·정밀화학제품 등 타격홍남기 “내년도 예산 510조 이상 검토 성장률 목표 2.4~2.5% 달성 쉽지 않아”한국은행이 22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반도체 소재·부품 국산화와 수입국 다변화 등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신규 소재 테스트와 공정 전환 과정에 최소 수개월이 걸려 생산 물량이 축소될 수 있다”며 “이는 관련 설비투자 지연 또는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국회 현안 보고 자료에서 “일본 수출 규제 상황이 더욱 악화돼 소재·부품 조달에 애로가 발생할 경우 관세 인상과 같은 가격 규제보다도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로는 반도체 소재, 특수목적용 기계, 정밀화학제품 등을 꼽았다. 한은에 따르면 반도체 웨이퍼의 경우 일본산 수입 비중이 34.6%였고 반도체 제조용 기계(32.0%), 수치제어식 수평선반(63.5%), 산업용 로봇(58.6%), 머시닝센터(47.8%) 등도 비중이 컸다.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의 경우 일본산 비중이 82.8%나 됐다. 한은은 또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면 미래 신산업인 비메모리 반도체, 친환경 자동차 등의 발전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며 “수입 규제 대상 품목이 확대되고 규제 대상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 기업의 경영 계획 수립에 애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금융 규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본에 있는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 규제를 강화하는 간접적 규제를 우선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간접 규제가 현실화되면 현지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의 영업 활동 위축, 신인도 저하, 자금 조달 비용 상승 등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 “반도체 경기 부진이 당분간 지속되고 우리 반도체 수출도 연말까지 감소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을 510조원 이상으로 검토하고 있다<서울신문 8월 22일자 8면>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지금 경제 상황과 내년도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이 필요하다”며 “내년 예산은 510조원 이상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올해 대비 내년 예산 증가율에 대해서는 “올해(9.5%)보다는 적겠다”고 전망했다. 또 올해 성장률 목표치 2.4~2.5% 달성과 관련해 “최근 여건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작년 추경 신규사업 5건, 1원도 집행 안 했다

    작년 추경 신규사업 5건, 1원도 집행 안 했다

    정부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시행을 예고한 신규 사업 가운데 집행액이 ‘0원’인 사업이 5건이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사업 69건 가운데 예산 집행률이 50%를 넘지 못한 것도 20건으로 집계돼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예산만 늘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5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내놓은 ‘2018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추경에 편성된 문화체육관광부의 ‘군산 예술 콘텐츠 스테이션 구축’, ‘디지털 관광 안내 시스템’,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혁신 창업 활성화 지원’, 해양수산부의 ‘소매물도 여객터미널 신축공사’, ‘AMP 구축 기본계획 수립용역‘ 등 5개 사업은 연내 집행액이 없었다. 실집행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20개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831억원)의 경우 불과 343억원(41.4%)만 집행돼 500억원 가까이 남았다. 교육부의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도 735억원이 배정됐지만 96억원(13.1%)만 집행되는 데 그쳤다. 예산정책처는 “(집행률이 0%인) 5개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사업시행 기관과의 협의 지연으로 집행이 되지 못했다”며 “검토 기간이 부족하고 사업비 집행 기간이 짧은 추경의 특성상 신규 사업 실적은 저조할 가능성이 높은데, 향후 추경안 편성 때 신규 사업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소기업 취업 고졸자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는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은 고등학생의 취업 시점이 대부분 겨울방학이 끝난 2월이지만, 10월에도 취업이 가능하다는 예외적 상황을 가정해 추경을 편성했다가 사업 부진을 겪었다. 교육부 소관으로 중소기업 재직자에게 대학 교육비를 지원하는 ‘주경야독 장학금’ 사업도 중소기업 3년 재직 요건을 충족하는 사례가 없어 신청자 9626명 중 4662명이 탈락했다. 부처별 지난해 추경집행 실적을 보면 교육부가 43.6%로 가장 낮았고, 행안부(51.6%)와 문체부(70.0%)가 뒤따랐다. 해양수산부(71.7%), 보건복지부(72.2%), 농촌진흥청(73.8%) 실집행률도 80%를 밑돌았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지난해 추경 신규사업 집행률 턱없이 낮아…무려 5건이 ‘0원’

    지난해 추경 신규사업 집행률 턱없이 낮아…무려 5건이 ‘0원’

    정부가 지난해 편성한 ‘청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신규사업 가운데 5개 사업이 단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집행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 사업 또한 20건에 이르렀다. 1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8 회계연도 결산 총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추경에 편성된 69개 신규사업 중 5건은 연내 집행액이 0원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군산 예술 콘텐츠 스테이션 구축’, ‘디지털 관광 안내 시스템’, 중소기업벤처부의 ‘지역 혁신 창업 활성화 지원’, 해양수산부의 ‘소매물도 여객터미널 신축 공사’, ‘AMP 구축 기본계획 수립 용역’ 등이다. 이 밖에 실제 집행률이 50%에 못 미치는 신규 사업은 모두 20건이었다. 특히 행정안전부의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은 831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사업 규모가 가장 컸다. 그러나 실제 집행률은 41.4%에 불과했다. 교육부의 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 지원도 735억원을 들일 계획이었으나 96억원(13.1%)을 집행하는 데 그쳤다. 보건복지부의 경로당 공기청정기 보급사업은 추경을 통해 314억원을 증액했지만, 집행액은 29억원(9.1%)이었다. 따라서 신규 사업의 69개의 집행률은 69.0%, 전체 사업의 집행률은 88.7%로 집계됐다. 부처별로 살펴보면 교육부의 실제 집행률이 43.6%로 가장 낮았다. 행정안전부가 그다음인 51.6%, 문화체육관광부가 70.0%로 뒤를 이었다. 해양수산부(71.7%), 보건복지부(72.2%), 농촌진흥청(73.8%)의 집행률 역시 80%를 밑돌았다. 이처럼 집행률이 저조한 이유는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거나, 지원 요건이 까다로워 신청자가 미달했던 탓으로 보인다. 그 예로 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의 경우 10월 중순에 취업이 가능하다고 가정한 채 추경을 편성했다. 하지만 대부분 고등학생의 취업 시점은 겨울방학을 마친 2월이다. 때문에 신청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시스템 구축에도 시간이 걸려 심사가 지연됐다. 이에 따라 국회예산정책처는 사업 운영 방식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지방자치단체 조례 제정과 지방비 편성에 긴 시간이 소요돼 집행률은 40%대에 그쳤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고등학교 졸업생에게 교육비를 지원하는 ‘주경야독 장학금’ 사업의 경우, 대다수가 방송통신대 등 등록금이 비교적 저렴한 곳에 지원해 집행액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사업 편성 검토 기간과 집행 기간이 짧은 추경의 특성상 신규사업은 시스템 구축 등이 어려워 집행 실적이 저조할 수 있다”면서도 “향후 추경안 편성 시 신규사업 편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현대차·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숨고르기 하나(?)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노조가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속에 파업을 강행할지 관심사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13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사측과 교섭을 재개할지와 파업 여부, 일정 등을 논의한다고 10일 밝혔다. 노조는 휴가 전인 지난달 30일 전체 조합원 대비 70.5%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휴가 전 “회사가 교섭안을 화끈하게 일괄 제시해야 한다”며 “교섭을 지연시키면 강력한 투쟁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올해 추석 전 타결을 수차례 강조했기 때문에 한 달가량 집중적으로 투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휴가 기간 발생한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결정과 한국 정부 대응 조치 등 양국 간 경제 갈등이 깊어진 상황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비상시국에 파업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과 관련해 현재 한일관계를 고려하고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불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역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시국과 맞물려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올해 교섭은 통상임금 문제 해결과 임금체계 개편 등 노사가 지난 수년간 논쟁하던 이슈를 다뤄야 해 이른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2만 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당기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하는 것과 정년을 최장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이고, 오는 12일 쟁대위를 연다. 노조 관계자는 “당장 파업 일정을 잡기보다는 휴가에서 돌아와 전체 교섭 상황 등을 공유하는 수준이 될 것 같다”며 “한일관계, 조합원 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는 한일 관계 악화가 그동안 반대해 온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미칠 영향 등을 주시하고 있다. 대우조선을 인수하려면 국제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심사국 중 하나가 일본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반대하면 기업결합심사 통과가 쉽지 않다. 노조는 당분간 올해 임금 협상 교섭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고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등 투쟁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2만 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한 상태다. 하청 노동자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같은 학자금·명절 귀향비·휴가비·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같은 유급 휴가·휴일 시행 등은 하청 요구안에 담았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강행… 내주 초 시행안 발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강행… 내주 초 시행안 발표

    강남 등 특정 지역 ‘핀셋 규제’ 가능성 전매제한 기간 강화 내용도 포함될 듯정부가 다음주 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방안을 발표한다.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환율전쟁 등 시급한 현안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집값만은 잡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며 강행하는 모양새다. 서울 강남 등 최근 집값이 뛰는 지역에 국한해 시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6일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위한 세부안을 확정했으며 다음주 초 당정 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 “정부가 일본 규제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만큼 상한제 관련 협의가 지연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자 정부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쐐기를 박은 것이다. 국토부는 김현미 장관이 지난달 초 국회에서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공론화한 이후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마련을 추진해 왔다. 지난달부터 서울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불안 조짐을 보이자 개정안 마련에 속도를 냈다. 당초 이번 주 중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방안을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지난달 말부터 기획재정부, 국토위 의원들과 막바지 협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최운열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이 상한제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도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건설사의 공급이 위축되고 서울 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한 재건축·재개발 사업 자체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이미 전세가격이 불붙은 상황에서 전세난을 더 부채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요자들이 청약을 기다리며 집을 사는 대신 전세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최근 국회와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상한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주 입법 예고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령 개정안에는 상한제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물가상승률의 2배’ 등 기존 적용 기준을 1.5배 수준으로 대폭 낮추거나 주택 거래량, 청약경쟁률 조건을 낮추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상한제 아파트 담청자가 ‘로또’와 같은 시세 차익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 전매제한 기간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다만 집값 과열이 심각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 등 특정 지역에 한정한 ‘핀셋 규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홍희경 기자의 규제 클렌즈] 치적 홍보에만 바쁜 당국 규제개혁 골든타임 놓쳐 기업 혁신 기피하게 만들어

    불확실성과 리스크(위험)는 자주 혼용되지만 기업 경영에서 둘은 명확하게 구분되는 개념이다. 불확실성은 말 그대로 미래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지식이 아예 없는 경우를 뜻한다. 리스크는 어떤 사건들이 발생할 확률을 그려 볼 수 있지만, 그중 어떤 확률이 실현될지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다. 그래서 불확실성은 대비할 수 없지만 리스크는 플랜 A나 플랜 B~Z로 관리할 수 있다. 우연한 해결밖에 답이 없는 불확실성을 리스크로 바꿔 관리하는 것이 국가가 부유해지는 방법이라고 책 ‘자본과 공모’는 지적한다. ●불확실성 높은 환경에서는 혁신 어려워 리스크를 측정, 제어할 수 있는 제도가 구축돼 있다면 기업은 모험과 혁신에 베팅한다. 선진국이나 사회 신뢰 수준이 높은 국가에 혁신이 편중돼 발생하는 비밀이 여기에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 처한 기업과 집단은 특권 집단과의 독점적 연결, 즉 특혜를 통해 매우 협소한 영역에서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변환시키는 데 집중할 뿐 전체 생태계의 건전성엔 관심이 없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은 전체가 아닌 분야별·사안별 규제 해소에 집중해 왔다. 산업단지 앞 전봇대를 뽑고, 손톱 밑 가시를 발굴해 뽑는 식이다. 전봇대나 손톱 옆에 있지 않는 한 당국의 규제개혁 노력을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기업이 손실 낸 후에야 규제개혁 움직임 이 방식의 더 큰 문제는 규제개혁 조치가 필연적으로 사후에 일어난다는 데 있다. 특정 제도가 기업이 하려는 경제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현실이 포착됐을 때에야 규제개혁 조치 검토 대상이 된다. 이때쯤 되면 기업은 이미 사업 활로를 잃거나 손실을 내고 있으며, 국내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진다. 당국이 규제개혁 성과들을 장부에 기입하며 규제개혁이 적재적소에서 이뤄졌다고 홍보하는 동안 기업은 규제개혁의 적시(適時)를 놓친 채 좌절하게 된다. 때를 놓친 규제개혁의 예는 셀 수 없이 많아 유형화할 수 있을 정도다. 한국이 선도한 기술이란 자부심에 취해 글로벌 디지털 보안 기술 진화 대열에서 이탈한 채 갖가지 보안 사고에도 불구하고 20여년 동안 존속된 공인인증서 체제, 30년 전인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이식된 은산분리 원칙을 신기술인 디지털 영역에 대입하다 산업 출발이 지연된 핀테크와 인터넷은행, 과거 사고 기억에 매몰돼 과학기술 검증 역량이나 산업화 가능성을 무시한 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해 둔 화학물질과 개인정보보호 규제 체계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주요국과 한국 간 규제 시차가 다르게 설정돼 우리 게임·인터넷 기업만 규제 대상에 편입되는 상황도 벌어진다. ●혁신 피하는 개발도상국 수준 규제개혁 규제개혁이 지체되는 경험을 한 기업들은 그저 다음엔 규제개혁 특혜 대상이 돼 예기치 않은 손실을 피하는 데 집중한다. 집행한 규제개혁 개수로 당국이 성과 지표를 삼는 한 산업 생태계 전체를 개선할 규제개혁 방안은 시도되지 않는다. 이는 시장 신뢰가 없고, 계약을 믿을 수 없으며, 패가망신할까 봐 혁신을 회피하는 개발도상국의 전형이다. saloo@seoul.co.kr
  • 영국 정부, 풍경화 거장 JMW 터너의 작품 해외 판매 막기로

    영국 정부, 풍경화 거장 JMW 터너의 작품 해외 판매 막기로

    영국 낭만주의 풍경화의 거장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JMW) 터너(1775~1851년)의 작품 ‘어두운 리기, 루체른 호수’를 해외 판매하면 안된다고 정부가 가로막았다. 레베카 포 영국 예술장관은 1000만 파운드(약 145억원)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일은 “온 나라의 총체적 손실”이 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 개인 소장자에게 사들일 수 있는 기금을 모금하는 12월 1일까지 수출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BBC가 3일 전했다. 이 작품은 터너가 1842년 그린 수채화로 스위스 루체른 호수 근처 리기 산을 그린 시리즈 세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포 장관은 “터너야 말로 영국의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이며 어두운 리기는 그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감동을 준다”면서 “이 작품은 국가의 자산이며 해외로 나가게 되면 나라 전체의 총체적 손실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잠정적으로 수출 금지를 통해 기금을 모은 뒤 사들여 공중에게 전시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취임한 포 장관은 예술작품 수출 재검토 위원회의 조언을 받아들여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 작품이 해외 구매자에게 팔리면 수출 면장 승인을 지연시켜 영국인 구매자가 대신 작품을 사들여 영국에서 소장할 수 있도록 기금을 모금하는 시간을 벌어주는 식이다. 이에 따라 12월 1일까지 이 작품의 수출 면장 승인이 멈추게 되는 것이다. 만약 진지하게 1000만 파운드 기금 모금이 결정되기만 하면 수출 금지 기간은 내년 6월 1일까지 반년 연장할 수도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꽉 막힌 통합 물관리… 시행 두 달째 국가위 출범 못해

    꽉 막힌 통합 물관리… 시행 두 달째 국가위 출범 못해

    지원할 ‘사무국’ 부처간 논의조차 안돼 금강·영산강 보 결정 내년 미뤄질수도통합 물관리를 첫걸음인 ‘물관리기본법’이 시행됐지만 정작 손발이 묶여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물관리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할 국가물관리위원회(국가위원회)는 위원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아 출범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를 지원할 ‘사무국’은 부처 간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31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13일 통합 물관리의 법적 기반인 물관리기본법 시행과 함께 대통령 직속 국가위원회를 설치, 운용할 계획이었다. 국가위원회는 물관리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수자원의 중장기 수급전망 등을 담은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심의·의결과 유역 간 물분쟁 조정, 현안인 4대강 보 처리방안을 결정한다. 환경부도 이 같은 일정을 고려해 ‘논란’ 우려를 감수하며 올해 2월 금강·영산강 5개 보 중 3개는 해체하고 2개는 상시 개방하는 제시안을 내놨다. 7월 회의에 상정한다는 것을 전제한 조치다. 그러나 국가위원회는 법 시행 후 두 달이 돼가도록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2일 물관리기본법이 공포됐고, 지난 6월 4일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안이 의결된 것을 감안하면 사전 준비가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국가위원회는 30인 이상 50인 이내로 구성되는 데 민간위원이 과반수 이상이 돼야 한다. 현재 정부 및 민간 위원 선정은 끝났지만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4개 유역물관리위원회(유역위원회) 민간 위원장에 대한 인선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금강·영산강 보 처리 결정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더욱이 해당 지자체 모두 해체에 반대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처리 결정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역위원회 민간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기에 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지만 8월 중순쯤 첫 회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관리위원회 구성뿐 아니라 위원회 운영을 지원할 ‘사무국’ 설치도 난항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미세먼지 특위 등 환경부 조직 증설 수요가 잇따라 행정안전부와 협의가 미뤄졌다. 더욱이 유역위원회 업무 지원을 고려할 때 사무국 규모를 30명 이상으로 검토 중이나 행안부는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사무국 구성 전까지 자체 인력으로 기획단을 가동하고 있지만 사무국은 위원회 소속인 데다 물 관련 업무는 환경부뿐 아니라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행안부 등으로 분산돼 각 부처 공무원이 파견돼야 한다. 국가위원회 출범 후에나 사무국이 구성될 수밖에 없어 업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공화당 조원진 ‘집시법 위반’ 기소…인공기 소각은 무혐의

    공화당 조원진 ‘집시법 위반’ 기소…인공기 소각은 무혐의

    지난해 1월 현송월 방한 반대 집회 미신고 혐의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미리 신고하지 않고 집회를 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는 지난 23일 조 대표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표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지난해 1월 22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방한했을 때 미리 신고하지 않고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남북은 북한 예술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하기로 협의했고, 현 단장은 강릉에서 점검을 마치고 오전 11시쯤 서울역에 도착했다. 조 대표는 이 시간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 동계올림픽이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북핵을 기정사실화하는 사실상 김정은의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체성이며 상징인 태극기를 없애고, 국적 불명 한반도기를 등장시키고, 북한 응원단과 북한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을 한다는 것은 강원도민과 평창 주민의 땀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당시 조 대표는 우리공화당의 전신인 대한애국당 대표였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조 대표는 집회가 아닌 기자회견이고, 국회의원의 정당한 의정 활동이기 때문에 혐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75명의 참석자가 반복해서 구호를 외치는 등 실질적으로 집회 요소를 갖췄다고 보고 집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조 대표와 당원들이 한반도기와 인공기,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불태운 행위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집시법 18조인 ‘참가자 준수사항’ 위반에 해당하는지 법리 검토를 거쳤지만, 현장에 있던 경찰이 불을 껐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집회 질서를 어지럽힌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호르무즈 연합체에 청해부대 파견 유력

    정부가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에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 퇴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청해부대 파견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위해 다양한 방안과 법률적 검토를 해 왔다”면서 “그 결과 청해부대로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유조선이 연이어 공격을 당하면서 위협이 증대되자 지난 6월부터 자체적인 파병 방안을 검토했고 그 결과 청해부대 파병으로 무게가 쏠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청해부대를 염두에 둔 것은 새 부대를 파병한다면 국회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회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반대 여론과 시간 지연 등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기 위한 의도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말리아 파병 동의안’은 청해부대의 임무를 한국 선박의 안전한 활동 보장과 유사시 국민을 보호하도록 규정돼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을 보호하는 것도 청해부대의 임무로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정부 관계자는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과 아덴만 해역을 오가며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출항 예정인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4400t급)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은 청해부대 파병에 대비해 무기체계도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방한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나 호르무즈 해협 민간 상선 보호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이때 청해부대 파병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부는 청해부대 파견 외에 다른 안은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日수출규제 조치에 다방면적 대응 나선 민주당

    日수출규제 조치에 다방면적 대응 나선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한 정밀화학소재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당내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가 정부에 일본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건의하는 등 다방면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당 지도부는 국내 부품·소재 산업 지원을 위한 현장 행보를 이어가면서 당내 특위 차원의 대내외 여론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인천 서구의 정밀화학제품 개발업체인 경인양행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밀화학소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경인양행은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관련 재료를 만드는 화학제품 생산업체다. 이 대표는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과정이 일련의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한 군데만 끊어져도 여러가지 결함이 나는 것”이라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세 가지 원료를 규제하겠다고 하는 것은 세계 전체 반도체 시장의 생태계에 큰 교란을 가져올 수 있는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일본에 일방적으로 부품이나 소재를 의존해왔던 과정을 이제는 어차피 극복해야 될 단계가 온 것 같다”며 “이번 과정을 통해서 기업도, 정부도 소재·부품 산업에서 스스로 자립하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심각하게 인식한 것이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표는 “어렵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인력도 양성하고 예산도 투입해서 소재·부품 산업이 자립할 수 있는 과정을 가능한 시간을 당겨서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일본에서 포토레지스터 생산 과정에 경인양행에서 이른바 포토이니쉐이퍼, 포토엑시드제너레이터 소재를 공급하지 않으면 오히려 그쪽이 차질이 있다”며 “우리가 굉장히 중요한 또 하나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구나 하는 자부심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0년 이상 핵심소재 개발에 전력해온 경인양행을 비롯한 우수기업들이 이번 위기를 경제 조약의 기회로, 기술 독립의 기회로 반드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정부와 민주당이 더욱 꼼꼼히 살피면서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조만간 정부의 종합지원대책이 발표될 것이고 기업인들에게 많은 혜택도 돌아가서 더욱 용기를 내실 수 있도록 저희들이 뒷받침하고자 한다”며 “민주당은 ‘테스트 베드’(시험 시스템) 센터 건립은 물론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여러모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현장 최고위에 앞서 경인양행 ‘클린룸’(청정실)을 방문해 공정 과정을 살펴봤다. 이상호 경인양행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포토레지스트의 중요한 원재료인 감광재 국산화에 성공해 전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공급하고 있다”며 “일본 업체와 협업하고 있는데 일본은 서로 상생하는 관계이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내 특위 오기형 간사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유엔 안보리 회부를) 건의했다”며 “공개적으로 말했으니 정부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위 최재성 위원장은 전날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은 전략물자 통제능력이 없는 위험한 국가“라며 유엔 안보리 회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오 간사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관련 의견을 취합했고 26일 또는 30일쯤 조치할 수 있는데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며 “주시하고 있고 일본이 어떤 조치를 하면 그에 상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2010년 센카쿠 섬 영유권 분쟁 격화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2012년 세계무역기구(WTO)에 이를 제소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은 가입의정서 및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11조 1항 위반이고 GATT 20조에 의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승소했다”며 “당시 일본이 중국을 상대로 했던 주장을 지금 우리가 일본에 다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특위는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을 부위원장으로 추가 임명하고 일본 수출규제 관련 전문가도 보강해 전략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文대통령 “추경, 일본 수출 규제 대응만큼은 힘을 모아 주면 좋겠다”

    文대통령 “추경, 일본 수출 규제 대응만큼은 힘을 모아 주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국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걱정도 해야겠지만, 희망과 자신감을 드릴 수 있도록 정치권은 협치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로 국회 계류 90일째를 맞으며 7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는 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무산될 우려가 나오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오찬을 겸한 상견례에서 이렇게 말한 뒤 “추경이나 일본 수출 규제 대응만큼은 힘을 모아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IMF(국제통화기금)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국제기구는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이렇게 좋은데 왜 재정을 더 투입하지 않느냐고 문제 제기를 한다”며 확장적 재정운용의 필요성 및 추경 통과의 중요성을 밝혔다. 특히 확장적 재정운용과 관련, “가장 시급하게 적용돼야 할 부분이 추경이고, 추경이 집행되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 협치와 관련해 “5당 협의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든 관련된 협의는 계속 유효하다”고 했고, 8월 초로 예상되는 개각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현재 상황은 건강한 비판을 넘어 정쟁의 악순환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한일 간 갈등이 깊어지는 책임을 현 정부에 묻는 보수 야권을 겨냥했다. 김영호 의원은 “일제 침략에 맞서 네덜란드 헤이그까지 달려가 부당성을 알렸던 것이 100여년 전 일”이라며 “그때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표창원 의원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번에야말로 제2의 독립, 단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오찬 간담회에서는 6월 임시국회 종료로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추경에 대한 이야기도 쏟아져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민생과 국익이라는 원칙하에서 현 상황을 돌파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7월 내 추경을 처리하도록 노력하고 경제 활력과 민생 안정에 주력하겠다”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빅데이터 3법 등 정부·여당의 중점 법안 59개 통과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도 “8월에는 추경을 반드시 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추경 통과를 위해 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일대일 회동을 제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대일 회동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지 되묻고 싶다”며 “이는 여야 간 협의와 논의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오찬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정치가 많이 어려운 시대인데 페이크(가짜) 뉴스나 정치 희화화 등의 어려움에도 원내대표단이 (정치를) 이끌고 가는 것에 대해 격려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추경 불발 시 시급한 재해 부문 지원 예산은 예비비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재해 관련 부분은 ‘플랜B’로 예비비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오찬 간담회에서 추경 불발 시 예비비 처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에서는 추경 근거가 부실하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한 추경은) 3000억원이면 예비비로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찬 간담회는 원내대표단이 청와대에 먼저 노타이 차림을 제안해 모두 넥타이를 매지 않고 간담회에 참석했다. 오찬으로는 공깃밥과 채소 전채, 아욱국, 생선, 쇠고기 등으로 차려졌고 의원들 사이에서 “오늘 밥이 제일 맛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8월 한미가상연습 명칭에서 ‘동맹’ 뺀다....북한 반발 고려한 듯

    8월 한미가상연습 명칭에서 ‘동맹’ 뺀다....북한 반발 고려한 듯

    한미 군 당국이 다음달 초 시행할 연합 가상군사연습의 명칭에서 ‘동맹’을 넣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능력 및 시기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의 한미 연합연습을 다음달 초부터 3주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은 20일(현지시간) 다음 달 한미 연합 연습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최 비서관은 이날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 포럼에 참석, 최근 북한이 다음 달 열리는 한미연합 훈련을 비난한 데 대해 “이번 연습은 공격적인 것이 아니고, 동맹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습의 명칭은 ‘전작권 검증 연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애초 ‘19-2 동맹’이라는 이름을 붙이려 했으나 최근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난한 것 등을 고려해 ‘동맹’이란 명칭은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6일 기자 문답을 통해 ‘동맹 19-2’가 현실화한다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비난한 점 등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군 내부적으로도 병력과 장비를 동원하지 않은 가운데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연합위기관리연습(CPX)인 데도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고, 순전히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연습인데 ‘동맹’이란 명칭을 사용해 오해를 살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하반기에 시행하는 한미연합연습은 한국군의 전작권 전환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매년 8월 시행됐던 프리덤가디언 연습은 한미 양국의 합의로 종료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측은 이에 대해 “한미 간에 공조해 잘할 것이다. (한미 연합연습을) 준비 중”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한미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차원에서 프리덤가디언 연습을 폐지했다. 프리덤가디언과 함께 시행된 을지연습은 한국군 단독훈련인 태극연습과 통합해 지난 5월 처음 실시됐다. 앞서 한미는 키리졸브(KR) 연습을 폐지하고, 3월 4~12일 ‘19-1 동맹(alliance)’ 이란 새로운 이름의 연합연습을 시행했다. 기존 KR 연습은 1부 방어와 2부 반격으로 나눠 진행됐으나, 올해 처음 시행된 19-1 동맹 연습은 2부 반격 연습이 생략됐다. 이에 따라 연습 기간도 기존 2주에서 1주로 줄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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