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수사 검찰·안양교도소·백담사 표정
◎최 전대통령 출두여부 놓고 조바심/이건영 의원 “참군인상 정립 계기되길”/전씨 9시간 조사받은뒤 피로한 기색
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는 8일 차규헌 당시 수도군단장 등 관련자 7명을 소환 조사하는 한편 최규하 전대통령에게 소환장을 전달,증언을 요구했다.
▷검찰◁
최 전대통령의 출석요구 날짜가 토요일인 9일로 결정되자 『역시 토요일』이라는 반응.
지난 2일 전두환씨 출두통보일이 토요일이었던 점에 비춰 이번에도 토요일에 출두요청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기 때문.이와 관련,「메가톤급 거물」의 출두는 토요일이라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질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등장.
○…최 전대통령에 대한 출두요구가 발표되자 최대의 관심은 최씨의 출두여부.
그동안 검찰은 최씨에 대한 직접 조사를 위해 수차례 절충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해 속앓이를 해왔기 때문.
검찰이 최 전대통령에게 9일이 여의치 않으면 11일에 출두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검찰이 출두를 요청하긴 했으나 출두거부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2∼3일전 쯤부터 검찰을 사칭하는 괴전화가 12·12 및 5·18 관련자들에게 걸려오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검찰이 이를 해명하느라 곤욕.
이종찬 수사본부장은 8일 하오 브리핑에서 검찰이 주로 전화를 이용해 관계자들의 출두를 통보하는 점을 악용,『505호로 나오라고 요구하는 등 검찰사칭 전화가 많아 검찰수사에 혼선을 빚고 있다』고 「괴전화」사실을 토로.
○…12·12사건 당시 수도군단장으로 「경복궁모임」 핵심인물인 차규헌씨는 8일 상오 9시50분쯤 서울지검에 들어서면서 『국방장관에게 정승화 참모총장 연행 재가를 강요한 사실이 있는가』,『전두환씨 단식투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등 질문에 씁쓸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
이에 앞서 이날 상오 9시30분쯤 출두한 당시 9사단 참모장 구창회씨도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체 함구.
반면 낮 12시50분쯤 출두한 김진영 당시 수경사 33경비단장은 『진실은 재판정에서 가려질 것』이라며 당당한 모습.
○…8일 하오 1시50분쯤 검찰에 출두한 12·12사건 당시 3군사령관 이건영의원(신한국당)은 6시간 남짓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하오 7시50분쯤 귀가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진정한 군인의 명예와 참군인의 상을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피력.
이의원은 검찰청사 1층 로비에서 기자들이 『장태완 당시 수경사령관이 26사단(수도기계화사단)의 병력출동을 요청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었나』고 묻자 『당시 작전통제권을 갖고 있는 8군사령관과 국방장관으로부터 부대출동이나 이동에 관한 지시를 받지 않아 사태수습이 돼 있는 것으로 알았다』고 답변.
이의원은 또 『3군사령관쯤 되면 당시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 않았느냐』고 묻자 『당시 나는 나라와 국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심각하게 내린 결심이었고 경기도 3군사령부에 있어서 서울의 움직임은 알수 없었다』고 해명.
▷안양교도소◁
안양교도소 구속수감 엿새째를 맞은 전두환 전대통령은 8일에도 「항의성 단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상오 대부분 시간을 독서와 휴식을 취하며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전날 하오 10시30분쯤검찰의 조사가 끝난 직후 30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으며 이날 기상시간보다 다소 이른 상오 6시쯤 일어났다고 교도소측은 설명.
전씨는 그러나 전날 무려 9시간이 넘는 검찰의 강도높은 조사를 받아서인지 상당히 피곤해 보였으며 상오시간 내내 휴식을 취했다고 교도소 관계자는 전했다.
전씨는 이날도 아침식사를 보리차로 대신했으나 아직까지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상오 전씨를 면회한 이양우 변호사는 『오랜 식사 거부 때문인지 체력이 많이 소진된 것 같다』고 근황을 설명.
이날 상오 9시30분쯤 교도소에 도착 1시간여 동안 면회를 마친 이변호사는 『앞으로도 교도소측이 제공하는 음식을 먹지 않을 생각인 것 같다』고 말해 전씨의 단식이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시사.
○…이날 상오 11시25분쯤 교도소에 도착,1시간여만에 면회를 마친 둘째아들 재용씨는 『아버지가 시국상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아버님이 시국상황에 대해 많이 얘기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식사를 재개할 의사가 없는것으로 보인다』고 전언.
○“꼭 말해야 하나” 기피
▷백담사◁
백담사 방문 이틀째인 8일 상오 이순자씨는 경내에 모여 있던 취재진에게 『7일 기도를 드리러 왔다』고 밝혀 오는 13일까지는 산사에 머무를 예정임을 시사.
이씨는 이날 상오 10시 예불을 올리기 위해 극락보전으로 가는 길에 사진촬영에 응한 뒤 『현재 심정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꼭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라고 반문하며 법당으로 들어가 불편한 심기를 노출.
한편 전두환씨 형제의 부인들인 최수자씨(전기환씨 부인)와 손춘지씨(전경환씨 부인),전씨의 막내 여동생인 전점학씨 등 3명은 7일 하오 5시쯤 백담사를 찾아 이씨와 함께 이날 예불에 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