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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3] 설날 아침에 퍼진 떡국을 먹으며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3] 설날 아침에 퍼진 떡국을 먹으며

    설날 아침에 먹는 떡국 중에서도 저는 차례상에 올려 느물하게 퍼진 것을 좋아합니다. 사람이 허랑한 탓인지 먹는 것도 그런 황당한 취향을 가진 것이겠지요. 그런 저를 보고 예전에 어머니께서는 “귀신이 운감(殞感)한 제사 음식은 원래 맛이 없는데, 지가 좋다니 그거라도 실컷 먹고 복이나 많이 받아라”시며 별 일이라는 듯 타박을 하시곤 했지요. 그렇게 떡국을 먹고 나면 으레 세배 차례가 오는데, 어른께 드리는 인삿말도 “과세 평안하게 하셨습니까” 정도로 아예 틀이 갖춰져 있어 따로 고민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면 아버지께서는 “올해는 철 좀 더 들어라” 딱 그 말 한마디 하시고는 괘춤에서 세뱃돈을 꺼내 나눠주시곤 했지요.  ●“철 좀 들라”는 그 지난한 가르침 그 “철 들라”는 말을 되새겨 봅니다. 이 나이에 새삼 철 들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도 사는 일 가만히 곱씹어보면 참 철없이 살았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합니다. 철이 든다는 것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또 말 자체가 자의적이어서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기가 어렵지만 간추려 정리하자면 ‘나잇값 좀 하며 살라’는 뜻이겠지요. 개인적으로도 그 말의 함의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여기지만,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어려운 사회적 화두와 마주친 적이 저에게는 없습니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군부독재 타도’나 ‘직선개헌’ 등의 화두가 지배했던 시대를 지나 지금의 ‘양극화 해소’나 ‘인구와 고령화 대책’, ‘성장과 분배’ 문제 등이 모두 국가적 난제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느 누구도 선뜻 이거다 싶은 방책을 내놓지 못하지만, 제게 있어서는 이런 거대담론이나 사회적 화두들이 갖는 난이도가 하나 같이 ‘철 들라’는 이 난감한 화두에 한참 못 미칠 뿐이고, 또 생각해 보면 이런 고난도 화두의 해법이 어쩌면 ‘철 좀 들라’는 예전의 그 설날 덕담에 있는 일인지도 모를 입입니다. 20때, 30대를 거치면서 나도 철이 좀 들고 싶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런 생각에 골몰히 빠져도 보았고, 집착도 했지만 여전히 답이 없었습니다. 나잇값 한답시고 좀 진중하자니 마치 스스로 소외된 ‘루저’들의 인간군상 속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고, 좀 설치면서 나대자니 뒷전에서 누군가 비죽거리며 수근대는 것만 같습니다. 이 나이가 되면 돈도 좀 모아 노년을 편하게 살 궁리도 해야 하지만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난 탓에 그런 일은 꼭 남의 일만 같고, 돈 걱정 안 하면서 ‘철 없이’ 살자니 아내와 딸들의 얼굴이 밟힙니다. 게딱지처럼 작고 낡은 집 채를 장만하지 못해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할 일이 걱정인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이미 ‘나의 것’이 아닌 ‘나’ 가족들 태우고 운전을 하다보면 더러 욕할 일이 생깁니다. 어찌나 운전을 거칠게 해대는지 깜짝 놀라 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꺾을 일이 종종 생기니까요. 그럴 때면 “저런 개망나니 같은 놈이…”라거나 “뭐, 저딴 자식이 다 있어”라며 나도 몰래 욕설을 내뱉곤 하는데, 그럴 때면 여지없이 아내의 타박이 날아듭니다. “그래 봐야 그 욕, 나하고 애들 밖에 안 들어. 그러려니 하면 되잖아”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아니, 내게 저렇게 하는 놈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 그러겠어? 그걸 자꾸 점잖은 척 봐넘기니 세상이 갈수록 이렇잖아” 그렇게 말은 하지만, 제가 옳은 지는 확신이 없습니다.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봐도 반응은 제각각입니다. 누구는 “야, 그래도 넌 아직 젊구나. 그럴 수 있을 때 그렇게 살면 되는거지, 의기소침해서 살 필요 없잖아”라고 하고, 다른 친구는 “이젠 우리도 나이 들었어. 그러다 노상에서 젊은 애들에게 봉변 당하기도 십상이고, 걔들 해코지라도 하려고 들면 사고 나. 그냥 모르는 척 사는게 제일이야” 그렇게 우리는 하루 하루 ‘아무 일 없기를 바라며 사는 일’에 익숙해져 갑니다. 일이 없지 않지만 없다고 여기고 싶고, 실제로 일이 있어도 덮고 지나치려 합니다. 왜 그렇게 우리의 삶은 왕성한 확장성을 갖지 못하고 자꾸 위축되거나 기세를 잃어가는 것일까요. 문제는 보통의 삶, 보통 사람들의 생활이라는 게 1년 단위, 한 달 단위, 하루나 시간 단위로 목표를 정해 두고, 그걸 지키며 살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개인의 의지 문제이기도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 삶, 특히나 어딘가에 소속된 직장인이라면 집에 들어와 먹고 자는 일까지도 이미 직장의 일이고, 직장의 사람인 탓입니다. 직장의 사람은 자기 의지대로 살기가 어렵습니다. 내 삶이지만 나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정을 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가 사회에 발을 디디고 나선 그 순간, 우리의 삶은 무엇엔가 예속돼 끌려갑니다. 그 무엇이 자본일 수도 있고, 관행일 수도 있고, 법령에 근거한 규칙이나 제도일 수도 있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계약관계에 의해 우리의 삶이 규정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당신이 만약 아침을 거른다면, 왜 그렇습니까. 아마 너무 늦게 일어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씻고 옷을 차려입고 하려다 보니 시간이 빠듯해 차분하게 식사를 할 여유가 없어 그 중 쉬운 식사를 포기하는 것이지요. 애당초 아침을 안 먹는 습관이라는 것은 없으니까요. 그렇지 않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 밤잠을 푹 잘 수 있다면 아침에 더 일찍 일어나 신문도 보고, 몸도 움직이다가 입맛이 들면 가볍게 식사를 하겠지요. 당신이 하는 일이 무엇이든 일단 일을 하고자 하는 그 순간, 당신은 그 일, 그 일의 주체와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고, 그런 일련의 예속이 당신의 삶, 구체적으로는 식습관까지 규정했다고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거칠게 운전하는 사람도, 그걸 보고 욕을 해대는 저도 그런 예속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겠지요.  ●예속된 삶이지만 자기 정체성 찾아가야 우리가 생각없이 소일하는 나날들에 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철이 든다는 것은 이런 예속을 자각하는 일, 그리고 그런 예속의 삶 속에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의미나 가치를 되새기는 일이 아닐까요. 그만 해도 좋은 일이지만, 좀 더 노력하고 애를 써서 그런 의미나 가치를 현실 속에서 유형화할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우리 같은 갑남을녀가 항상 거창한 것만 꿈꾸며 살 수는 없습니다. ‘꿈을 크게 가지라’는 말도 학창시절이나 20∼30대 젊은 나이에나 가능한 일이지요. 만약 누군가가 나이 들어서도 그렇게 산다면 죽는 순간까지 시행착오와 불만, 그리고 자기부정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이를 두고 안고수비(眼高手卑)라고 하지요. 물론 젊다면 거대한 이상을 위해 열정을 불사르는 삶이 아름답겠지만, 이상이라는 것도 현실의 토대 위에서 키워야 하는 것이니까요.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꿈도 좋지만, 그런 이상의 허물을 벗겨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니 어마어마한 꿈보다는 실현 가능한 작은 목표를 정해 하나씩 이뤄가는 것이 보다 실질적이겠지요. 예컨대 새해에는 담배를 끊겠다거나, 음주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거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의견이 다를 때 버럭거리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거나 하는 것이 그런 사례가 될 것입니다. 개개인의 삶이 각자의 삶으로 이름지어진 건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 우리가 스스로 결정하고, 운영할 수 있는 삶, 다시 말해 ‘진정한 내 삶’은 ‘각자의 삶’ 중에서도 자투리에 불과합니다. 그것 말고는 우리가 임의로 구상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건 시대착오 외에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런 가운데에서 자신의 것을 찾아내고 가꿔가는 것이야말로 세상이 허락한 삶 중에서 진정 내 것을 일구는 아름다움이기도 할 것이고, 그래야만 건강한 삶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건강한 삶이란 자신을 옥죄지 않는 것일테지만, 세상이 그걸 허락하지 않으니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아주 작은 자투리를 잘 활용해 자신과 가족과 사회의 건강성을 엮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운동만 해도 그렇습니다. 다들 시간이 없어서 운동할 엄두도 못 낸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바쁜 나날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운동할 시간 정도는 뺄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3∼4회, 회당 2시간 정도면 되니까요. 운동은 투자에 견줘 무조건 남는 선택이니 헛수고라고 여기지 말고 한번 시작해 보시지요.  ●자신의 방식으로 건강 도모하는 새해가 되길… 보편적인 건강법이 참 많습니다. 건강한 식생활을 하고, 적당히 운동도 하고, 담배 끊고, 과음 하지 말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추가되었지요. 다 옳은 말입니다. 누구라도 그렇게 살면 건강하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틀림없이 자기 삶이지만, 따져보면 예속된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돈이 없어서도 그렇게 못하고,바빠서도 그렇게 못하고, 돈과 시간이 다 있어도 익숙하지 않은 일이어서 그렇게 못 합니다. 지혜는 궁할 때 필요합니다. 지금 당신의 처지가 건강 따위를 살필 여력이 없다고는 말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의지만 있다면 근무지에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장딴지와 허벅지, 허리와 복부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고, 심장 기능도 강화할 수 있으니까요. 또 매일 회사 근처에서 사 먹는 점심이라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달고 짜서 ‘입에만 좋은 음식’ 대신 덜 짜거나 야채가 많은 음식을 골라 먹기가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세상만사는 생각 나름이고, 맘 먹기 나름입니다. 앞서 말한 ‘틀림없이 자기 삶이지만,따져보면 예속된 삶’이라는 현실도 생각을 바꾸면 ‘틀림없이 예속된 삶이지만, 따져보면 자기 삶’이라는 기막힌 반전의 발상이 가능한 게 또한 사람의 일이니까요. 건강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무엇이든 자기만의 건강 방식을 찾아서 진득하게 실천하고 지켜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나이 들수록 ‘남의 장단에 깨춤을 추지 않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올 설에도 퍼져서 느물한 떡국을 먹을 것입니다. 복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저에게 익숙하기도 하고 또 저다운 선택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내 방식대로 내 삶을 사는 것’의 작은 부분이라면 굶는 것도 아닌데, 좀 퍼진 떡국이면 어떻습니까. 또, 그래서 ‘철이 든 삶’이라는 이 지난한 화두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면 그것은 망외의 소득일 터이니 기쁨이 더하지 않겠습니까. jeshim@seoul.co.kr
  • ‘건강한 비만’은 없다…체중 늘면 만성콩팥병 위험 상승

    ‘건강한 비만’은 없다…체중 늘면 만성콩팥병 위험 상승

    혈당·혈압·지질 수치 등 각종 질병 지표가 정상인 비만인도 표준체중인 사람보다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국 ‘건강한 비만’이라는 것은 없으며,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유승호·장유수·엘리세오 구알라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코호트 연구소 교수팀은 건강검진 수검자 6만 2249명을 비만, 과체중 등 비만도에 따라 나눠 5년 동안 분석한 결과, 각종 수치가 정상이어도 비만인 사람은 만성콩팥병에 걸릴 확률이 표준 체중인 사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만성콩팥병 환자수가 1000명당 6.7명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과체중인 사람은 만성콩팥병 확률이 1000명당 3.5명 더 많았다. 비만은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MI·㎏단위 몸무게를 m단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 이상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비만이 신장에 과부하를 일으키고, 비만 조직에서 유리되는 다양한 매개체가 신장에 나쁜 영향을 일으켰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유 교수는 “대규모 코호트연구(인구 집단을 추적 관찰하는 연구)에서 비만이 당뇨병, 선종(대장암의 원인), 증상이 없는 동맥경화, 만성콩팥병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장질환의 위험 요소가 없어도 비만하거나 과체중이라면 만성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도록 반드시 정상체중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백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 콩팥병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은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으로, 이런 질환을 관리하지 못하면 신장 기능이 감소하는 합병증이 올 수 있다”며 “한 번 나빠진 신장기능은 정상 회복이 어려워서 원인 질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CEO 4100명에게 편지 보낸 미래부 장관

    CEO 4100명에게 편지 보낸 미래부 장관

    北 핵실험 후 해킹메일 급증 사이버 위협에 공동 대응 촉구 “이제 정보 보호는 ‘비용’이 아니라 필수적인 ‘투자’로 인식하셔야 합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4일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등 4100명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사이버 해킹 공격 등에 대비해 달라는 당부를 담았다. 종업원 수 1000명 이상 기업의 CEO, 정보보호 관리 체계 의무 인증 사업자 등에게 정보 보호에 대한 투자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최 장관이 이런 편지를 보낸 것은 처음이다. 최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초당 6개, 분당 360여개의 신규 악성 코드가 출현하고 수법도 고도화돼 중요 데이터를 볼모로 몸값을 요구하거나 데이터를 파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국내도 지난달 6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주요 정부기관을 사칭한 해킹 메일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썼다. 이어 최근 해킹을 당한 소니픽처스, 한국수력원자력의 사례를 예로 들며 “기업의 막대한 경제적 피해와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고도화된 사이버 위협 대응은 ‘공유된 위험’으로, 더이상 정부나 정보보호 전문 기업, 관련 기관만의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또 “‘보안은 가장 취약한 부분만큼만 강하다’는 말처럼 사이버 안전도 건강검진처럼 주기적인 진단과 투자, 인재 확보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면서 “최근의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정보 보호가 신뢰의 확보이며 경쟁력의 근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 가운데 정보기술(IT) 예산 중 정보 보호에 5% 이상을 투자하는 기업은 지난해 기준 전체의 1.4%로 미국 40%, 영국 50%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환부 ‘항문’을 보지 않고도 진료...치질치료 진화

    환부 ‘항문’을 보지 않고도 진료...치질치료 진화

    여성 치질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부끄럽다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 다이어트 등 다양한 이유로 치질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전문가들은 수치심 때문에 치질치료를 하지 않으면 임신했을 경우 치질이 악화돼 조산과 유산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임신 계획 전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질은 항문에 상처가 나는 치열과 항문 안쪽 근육이 아래로 처져 밖으로 나오는 치핵 등 치질증상을 통칭하는데, 이때 나타나는 통증과 출혈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처럼 상당수 여성이 치질치료를 미루는 이유는 항문을 의사에게 보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즉 흔한 국민질환인데도 부끄러운 항문질환이라는 인식이 지배하면서 이를 치료하는 과정까지 부끄럽게 여기게 된 것이다. 실제 치질은 성인 50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밝힌 통계 자료에 의하면 한해 국민 50명당 1명이 치질을 앓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소아환자들을 제외하고 수치심을 이유로 병원 치료를 미루는 환자의 수를 감안하면 50명당 1명이 아닌 40명당 1명, 혹은 30명당 1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치질분류법인 골리거 분류법을 만든 Goligher도 50세 이상 성인 중 적어도 50%는 치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치질은 ‘흔한 질환’이지 부끄러운 질환은 아니다. 이에 최근 환부를 보지 않고 진료하는 치질치료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치질병원인 구름의자한의원 네트워크 압구정점 장정현 원장은 “치질은 항문만의 질환이 아닌 골반저질환이다”고 강조하며 “치질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항문 위주의 치료가 아닌 치질의 구조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치료하는 비수술적 치질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치질을 항문만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문진 툴로 환부를 보지 않고 진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비수술적 치질치료는 상당한 회복기간을 필요로 하는 수술치료와는 차이가 있다. 증상이 악화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뤄지는 치질수술과 달리, 증상이 발견될 때 곧바로 치료를 진행해 상태가 심각해지는 현상을 막는다는데 의미가 있다. 장정현 원장은 “일본의 11개 의료기관과의 공동연구결과 비수술적 치질치료인 약물치료를 진행해 91.9%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며 “무엇보다 수치스러운 항문검진을 받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해 여성치질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치질치료는 환부를 보여주기 꺼려하는 여성 환자나 직장생활 도중 진료를 받아야 하는 직장인, 가급적 수술치료를 피하길 원하는 치질환자들에게 적합하다. 구름의자한의원 장정현 원장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중증 치질은 내시경 진단없이 바로 수술치료를 진행할 수 있지만 그 외에 가벼운 치질을 앓는 경우에는 증상만으로도 치질 판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항문검진이나 수술 없이도 비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치핵에만 집중돼 있던 기존 치질 분류법과 달리 본원인 출혈과 통증, 탈홍 외에도 발병기간과 삶의 질까지도 측정할 수 있는 치질진단법인 지스코어(G-score)를 설계했다”며 “새로운 치질진단법을 바탕으로 여성치질치료에 따른 심리적 부담까지 고려하는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경남 창원경상대학교병원 오는 18일 개원

    경남 창원경상대학교병원 오는 18일 개원

    경남 창원경상대학교병원이 오는 18일 문을 연다. 창원경상대학교병원은 4일 창원시 성산구 삼정자동에 신축한 병원건물이 완공되고 최첨단 병원시설 및 최신 의료장비 도입·설치 등 진료준비를 모두 마무리해 18일부터 진료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지난달 15일 창원시로부터 4개 병동에 208병상을 운영하는 내용의 의료기관 개설 허가를 받았다. 창원경상대학교병원은 부지 7만 9743.1㎡(약 2만 4122평)에 의료시설동, 장례시설동, 편의시설동, 주차장시설, 녹지공간 등으로 이뤄졌다. 의료시설동은 지하 3층, 지상 13층으로 701병상을 갖췄다. 병원 근무 인원은 의사 177명을 비롯해 의료진과 일반직원 등 모두 1100명이다. 의사는 모두 전문의이며 진료분야는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24개 과다. 개원 직후에는 전문의 71명이 진료를 시작한다. 다음달에는 전문의를 110명으로 늘리는 등 진료규모를 점차 확대한다. 병원 측은 전자의무기록(EMR), 의료영상전송시스템 등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갖추고 지역민들에게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로봇수술기, 3D영상유도방사전치료기, 640멀티슬라이스CT(경남 최초), MRI 등 814억원을 들여 최신·첨단 의료장비 1162점을 갖췄다. 병원 측에 따르면 멀티슬라이스CT는 현재 개발된 CT장비 가운데 검사시간이 가장 짧아 뇌졸증, 심근경색 등의 응급환자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다. 다빈치Xi 로봇 수술기는 가장 앞선 로봇수술기로서 최소 절개를 해 보다 복잡하고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다. 창원경상대학교병원은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외래 선택진료비 전액 감면, 창원시 지역아동센터아동에게 정기 건강검진, 저소득층 배뇨장애 관리사업을 비롯해 취약계층 진료기회 확대를 위한 다양한 공공보건의료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정기현 병원장은 “창원경상대학교병원은 심뇌혈관질환과 암, 외상, 중증 응급질환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난이도 높은 전문치료를 하게 된다”며 “중부 경남 주민들에게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강북엔 ‘배둘레햄 어린이’ 없다

    강북엔 ‘배둘레햄 어린이’ 없다

    강북구 어린이들의 배 둘레가 쏙 줄었다. 2014년 27에 이르렀던 비만도 수치는 지난해 21로 내려갔다. 비결은 ‘건강한 울타리 만들기 사업’이다. 박겸수 구청장은 지난 1일 구 보건소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한 아동건강 증진사업의 성과를 공유했다. ‘건강한 울타리 만들기 사업’은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2014년부터 벌인 사업이다. 번동의 6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사업 대상이었다. 2014년 강북지역 지역아동센터 건강검진자료에 따르면 번동 지역의 아동비만율은 26.7%로 강북구 내에서도 가장 높았다. 비만 요인은 적은 신체활동량, 건강생활실천 이행률 미흡, 보건의료서비스 접근도 부족 등으로 분석됐다. 구는 여러모로 어린이 비만 문제 해결에 나섰다. 몸 건강을 위해 음악줄넘기 주니어 강사 자격증 취득 과정에 어린이들을 참여시켰다. 참가자 가운데 14명이 자격증을 땄고 TV와 스마트폰 대신 줄넘기를 손에 쥔 어린이들은 쾌활해졌다. 이 가운데 10명은 동아리 ‘번동점프’의 일원으로 각종 대회와 지역행사에 참여해 명성을 쌓고 있다. 정서적 건강을 위해 서울사이버대 심리상담센터에서 감정조절 능력, 대화기술, 자기통제기술 등 대인관계 형성을 위한 통합사회기술훈련을 했다. 문화예술 동호회 ‘아트봉다리’는 아이들의 오감체험, 문화탐방, 축제참여 등을 지원해 자존감을 높일 기회를 제공했다. 번동 아이들의 변화는 놀라웠다. 비만도가 정상 수치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자존감과 사회성도 좋아졌다. 정서인식 및 표현 척도는 2014년 68.2점에서 2015년 72.1점으로, 교우관계 척도는 2014년 71.1점에서 2015년 74.7점으로 상승했다. 구는 앞으로 ‘건강한 울타리 만들기 사업’의 대상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번 설에는 부모님과 눈 좀 맞춰보세요”

     부모에게 자식은 항상 무심하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설 명절에 귀향을 해서 만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안부 인사 나누고 말 몇 마디 섞는 게 고작이다. 물론 자식들 마음까지 그런 건 아니다. 특히 멀리 떨어져 사는 경우에는 볼 때마다 다른 부모님의 건강이 걱정이다. 걱정이 되지만 막상 살펴보기 시작하면 이곳, 저곳 안 아픈 곳이 없을 것 같고, 그러다가 감당 못할 일이 있을 것만 같아 더럭 겁부터 난다. 하지만 겁이 난다고 손을 놓을 일은 아니다. 간단하게 검진하고, 치료할 수 있는 건강상의 문제도 많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변화가 시력이다. 언제부턴가 시야가 마치 안개라도 낀 것처럼 침침하고 뿌옇다. 이런 변화는 더디게 진행되기도 하고, 또 나이 들면 누구나 겪는 일이거니 여겨 특별히 치료할 생각을 못하고 지내기 쉽다. 하지만 그렇게 여길 일만은 아니다. 부모님들이야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만 같아 한 해, 두 해 참고 살아내지만 그러다가 치명적으로 시력을 잃을 수도 있고, 흐려진 시야 때문에 발을 헛디뎌 넘어지거나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약제를 혼동해 사고를 일으키는 사례도 종종 있다. 책이나 신문을 보는 일도 점점 멀리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나이보다 더 노인 티를 낼 수 밖에 없게 된다. 사실, 이런 안질환은 녹내장이나 황반변성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검진이나 치료가 어렵지 않다. 노인들에게 흔한 백내장이나 노화에 따른 단순한 시력 저하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안질환은 문턱이 닳도록 병원을 드나들 일도 없고, 의료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마음만 먹으면 자식 노릇 하기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안과 전문의들은 “노인들의 눈 건강은 자녀들과 눈길 한번만 마주쳐봐도 금방 알 수 있다”면서 “어렵다거나 번거롭게만 여기지 말고 안과를 찾아 간단한 검진을 해보라”고 권고한다. 이를 위해 전문의들이 제시하는 5개 항목의 체크리스트가 있다. 이 가운데 3개 이상이 해당된다면 미루지만 말고 가까운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보라는 게 전문의들의 조인이다. 체크리스트 5개 항목은 다음과 같다. 1.작은 글씨(일반적으로 보는 책이나 신문 따위)가 흐릿하게 보인다 2.눈이 쉽게 피곤해져서 책이나 스마트폰을 오래 보기 힘들다 3.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침침하고 뿌옇다 4.가까운 곳을 보다가 시선을 먼 곳으로 시선을 돌리면 초점이 잘 맞지 않는다 5.평소 돋보기를 착용하던 사람이 갑자기 돋보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근거리 시력이 좋아진다 등이다. 물론, 이 체크리스트에서 3개 이상이 해당되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치료 시기가 너무 늦지만 않다면 비교적 간단한 수술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증상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백내장은 물론 한국인의 주요 실명 원인인 녹내장이나 황반변성의 경우 방치하면 실명까지 이어지기도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필요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거나 최대한 오래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안질환 중에서도 가장 많은 노인들이 겪는 질환이 백내장이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노년층 입원질환 1위에 올라있을 정도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노화로 혼탁해져 시야가 흐려지는 질병인만큼 탁해져 시야를 가리는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바꾸어주면 해결된다. 이미 탁해진 자신의 수정체를 재활용할 수는 없다. 이를 ‘인공수정체삽입술’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수술기법과 장비가 좋아져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백내장이라면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 많다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전문위들은 “백내장의 경우 조절성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면 수술 후 근거리 시력은 물론 평상시 시력과 중간시력의 개선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단, 당뇨병으로 망막 출혈이 심하거나 중증 황반변성, 시신경 위축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어려우므로 수술 전 정확한 안과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영순 박사(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는 “눈은 우리의 신체기관 중에서도 가장 예민한 곳인데, 50~60대는 물론, 30대에서도 노안과 백내장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해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40대 이상의 연령층이라면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으며, 이런 정도로도 얼마든지 오래 건강한 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뉴스 플러스] “서울메트로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 마용주)가 2일 서울메트로 근로자 4996명이 “복지포인트와 성과급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서울메트로에서 배우자 건강검진비, 능력개발비 대신 주는 복지포인트가 고정적, 일률적, 정기적으로 지급돼 통상임금”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는 근로자와 퇴직자에게 추가로 259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서울메트로는 선택적 복지제도 운영 기준에 따라 모든 직원에게 공통포인트와 근속 기간에 따른 근속포인트를 주고 있다. 직원들은 1포인트당 1000원어치 물품이나 서비스와 교환할 수 있다.
  • [메디컬 인사이드] 100만 ‘아토피 피부염’ 전쟁…비법은 없다

    [메디컬 인사이드] 100만 ‘아토피 피부염’ 전쟁…비법은 없다

    완치 없는 만성질환…‘생활수칙 10계명’ 존재 이유 전국적으로 환자 수가 100만명입니다. 특효약이 있을 것이라고, 아니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밤마다 온몸을 긁으며 울고 보채는 아이를 둔 전국의 어머니 심정이 모두 같을 겁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왕도(王道), 지름길은 없다고 합니다. 꾸준히 걸으면 좀 더 빨리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수많은 소문, 민간요법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게 비결이라고 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려면 이 병이 어떤 병인지부터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아토피’(atopy)는 ‘이상한’, ‘기묘한’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아토피는 본래 아토피 피부염, 천식, 비염 등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모두 포함한 용어입니다. 면역은 우리 몸을 지키는 기능인데, 염증처럼 이상한 방식으로 오작동한다는 겁니다. 생후 2~3개월이 지나면 나타납니다. 원인은 매우 다양해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흔한 원인은 소파·커튼에 사는 ‘집먼지 진드기’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인 서성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도 31일 인터뷰에서 “항상 이 병을 연구하는 우리도 그래서 늘 풀기 어려운 숙제로 생각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데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환경에 노출되면 발병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국 연간 진료 환자 수는 10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환자의 45%는 10세 미만의 어린이입니다. 서 교수는 “1970년대만 해도 환자 수가 전 국민의 10%에도 못 미쳤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현재 환자 수는 100만~108만명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결코 아이의 몸이 약해서, 독소가 침투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과 애완동물 털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 등 다양한 외부 환경 요인이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라고 합니다. 진드기가 살기 좋은 카펫과 소파, 커튼이 주변에 많기 때문입니다. 유전적 요인도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학회에 따르면 부모 중 한 사람이 아토피 관련 질환을 앓는 경우 자녀에게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날 확률은 50% 수준이 됩니다. 부모 모두에게 아토피가 있으면 75%로 오른다고 합니다. 이런 유전적 요인과 환경 요인이 결합하면 발병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주변 환경 지나치게 깨끗해도 면역체계 덜 발달 그럼 완벽한 위생 상태를 갖추면 될까.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위생가설’은 최근 들어 어느 정도 정설로 자리잡는 분위기입니다. 너무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조금만 유해한 환경에 노출돼도 아토피 피부염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둘째보단 첫째가 아토피 피부염 위험이 높습니다. 서 교수는 “어릴 때 잔매를 많이 맞고 자란 아이가 잘 울지 않는 이치와 같다”면서 “일부러 유해 환경에 노출시킬 필요는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또래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유해 식품도 먹어 보고 흙먼지도 만져 보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발병한다”고 말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해외나 농촌으로 이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것이 최선의 길일까. 그런데 서 교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는 “심지어 뉴질랜드나 미국 캘리포니아 같은 곳으로 이주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데 꼭 청정 지역으로 가는 것을 최선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뉴질랜드에 있을 때는 상태가 심각하다가도 방학이 돼서 한국만 들어오면 거꾸로 좋아지는 아이가 있다. ‘특정한 환자에게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 무조건 2주 넘게 바르지 말 것 ‘스테로이드’ 얘기도 해야겠죠. 바르는 약은 강도에 따라 1등급부터 7등급 제제가 있습니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이죠. 100% 스테로이드 성분의 먹는 약도 있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부작용’이 가장 먼저 나올 만큼 우려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안전하게 사용하면 이만한 약도 없다고 합니다. 서 교수는 “바르는 스테로이드는 1952년부터 처방되기 시작했는데, 항염 효과에 스테로이드만큼 좋은 약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다만 장기간 사용하면 성장 지연, 당뇨, 고혈압, 혈관 확장, 피부 위축 등 장벽 기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꼭 의료진과 연령과 부위, 급성·만성 여부, 계절을 고려해 연고 바르는 양과 기간을 상의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바르는 것이 아닙니다. 1FTU(finger tip unit·손끝마디단위), 즉 검지 끝 한 마디 길이인 0.5g 정도를 짜서 두 손바닥 크기만큼 바르는 것이 적당량입니다. 서 교수는 “얼굴 같은 경우 무조건 2주 넘게 바르지 않도록 조언한다”면서 “휴식기에도 엘리델, 프로토픽 같은 비(非)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해 증상이 악화하지 않도록 돕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불포화지방산 많은 모유 수유, 예방에 탁월 보습제도 고르는 요령이 있다고 합니다. 서 교수는 “피부 장벽 손상이 있고 건조하기 때문에 보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pH(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지수가 중성에서 약알칼리 사이이기 때문에 보습제는 저민감 약산성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많은 부모가 추천 용량의 3분의1밖에 안 바른다”면서 “일주일에 최소 180g 이상, 하루에 서너 번 이상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발라 줘야 하고 땀이 나면 땀을 씻은 뒤에 바르고 염증 부위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모유 수유는 예방에 도움이 되는데, ‘불포화지방산’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성분은 면역체계를 바로잡고 피부 보습력을 높여 줍니다. 맞벌이 부부에서 환자가 많은 것은 모유 수유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식은 무턱대고 제한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고단백 음식인 콩, 우유, 계란, 생선, 육류를 먹이지 않으면 성장에 지장이 올 수도 있습니다. 서 교수는 “서울 동작구의 3300명을 역학조사한 결과 5세 기준으로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의 키가 0.35~0.5㎝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알레르기 검사를 해서 문제를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에는 수없이 많은 민간·대체요법이 있지만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거의 없습니다. 서 교수는 “귀가 얇아지니까 국화·탱자 삶은 물, 목초액, 알로에, 팥즙을 많이 쓰지만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에는 ‘완치’의 개념이 없습니다.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입니다. 유전·환경 요인을 뿌리 뽑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 교수는 “산불이 나도 몇 년 지나면 회복하듯이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아토피를 정복하는 날이 올 것”이라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하고 치료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의료진과 가족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아토피 피부염에는 명의(名醫)가 없다”며 “환자 가족력과 생활 습관을 꿰뚫고 있는 주치의가 바로 명의”라고 강조했습니다. 보여 드리는 사진은 사실 제 아이의 모습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이 온몸을 뒤덮은 상태로 돌 사진을 찍었습니다. 먹는 약을 써야 할 만큼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서 교수의 진료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의료진을 믿고 가이드라인을 따랐습니다. 주변에선 완치라고 하지만 식습관 조절과 검진을 받기 때문에 아직 결승점에 도달하진 않았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2] 오늘 당신이 암 선고를 받는다면

    잊을 수 없는 친구 얘기부터 할까 합니다. 그냥 만나면 좋고, 못 만나면 그만인 사람이 아니라 나중에 일 할만큼 한 뒤에는 어디로든 함께 떠나 허름한 초막이라도 엮어 함께 노후를 보내자고, 그러다가 눈을 감으면 남은 사람이 뒷처리를 해주는 장례부조 약속까지 한 터이니, 살붙이 같은 친구였지요. 그 친구는 술을 좋아했습니다. 저와 만나면 계산이나 잇속을 따져 한 자락 깔거나 그딴 짓 하지 않고 술잔을 건넬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해 쌓던 그 친구는 자기 삶에 대한 열정이 넘쳐 세상 일에 자주 분개했고, 콧물을 훌쩍이며 뭔가에 대한 연민에 가슴 아려하기도 했었지요. 그러던 친구가 어느 날 술이나 한 잔 하자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흔한 일이니 이상할 것도 없이 만나 소줏잔을 비우다가 일어났는데, 갈림길에 다다르자 그가 제 어깨를 감싸더니 귀에 대고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야, 나 암이래. 두경부암”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게 벌써 취했나’ 싶어 다그치니 사실이었습니다. 씩씩한 척 말은 했지만 눈시울이 젖어 있었습니다. “며칠 됐는데, 아직 식구들한테 말도 못 했어”라면서 껴안는데, 눈앞이 캄캄해지더군요. 그게 벌써 십 수년 전, 나이 마흔도 되기 전에 그가 받은 암 진단이 얼마나 두렵고 막막한 ‘선고’였겠습니까. 할 수 있는 것 다 했지만, 끝내 그 친구를 살려내지 못 했습니다. 늦은 결혼 탓에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하나 달랑 남겨두고 그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 상처가 깊었습니다. 오랫동안 그 친구의 얼굴을 지우지 못했습니다. 상실의 공허를 감당하지 못해 한동안 세상을 겉돌기도 했습니다. 다른 일로도 몇몇 친구를 잃었지만, 내게는 그만한 아픔이 없었던, 어제일 같은 기억입니다. 그 때부터 ‘암’은 내게 막연하나마 불가항력의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세포입니다. 이 세포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상 세포이고, 다른 하나는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변이에 의해 생기는 세포입니다. 후자를 우리는 암이라고 말합니다. 정상적으로 세포는 세포 자체의 조절기능에 의해 분열하고, 성장하며, 나중에는 죽어 없어져 일정한 세포 수를 유지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어떤 원인으로 세포가 손상을 받아도 치료를 통해 회복해 정상 세포로서의 역할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사멸해 없어지므로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무슨 연유에선지 세포의 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나면 비정상적으로 세포가 변이하면서 불완전하게 성숙하고, 과다하게 증식하는데, 이것이 바로 암(cancer)입니다. 정상 세포와 암세포는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가 드러내지 않는 능력, 이를테면 주변의 조직이나 장기에 침입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정상 세포를 파괴하고, 이로 인해 신체 기능을 극한까지 떨어뜨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암세포는 증식을 억제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는 치료가 어렵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증식을 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상 세포를 파괴하거나 장기와 조직을 망가뜨리는 ‘짓거리’를 막기 어려운 것이지요. 그러니 암이 두렵다고 여길 밖에요. 지금도 그런 인식이 완전히 불식된 것은 아니지만, 20년전, 아니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암 진단을 받으면 세상이 끝났다고 여겼던 사람이 많았습니다. 절박한 심정에 전국의 병원과 의사를 다 찾아 다니고, 한방에 민간요법까지 아는 대로 다 해보고, 그것도 모자라 무당을 불러 푸닥거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웃지 못할 일들이지요. 정황이 이러니 환자가 차분하게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삶을 정리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환자는 낙담 천만인데, 주변에서 더 호들갑을 떨어대고, 마치 환자가 죽을 날이라도 받아든 듯 야단법석들이었지요. 암은 불치병이 아니며, 그러니 환자가 최적의 치료를 받아 완치해야 하며, 그러려면 환자의 심리를 파악해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믿었던 것은 그 후의 일이었습니다. 이 단계에 들어서 비로소 ‘환자의 단계별 심리’라는 그럴듯 한 반응체계가 제시됐습니다. ●‘충격’과 ‘현실인식’ 그리고 ‘달관’ 의사로부터 최종적으로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환자가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감정은 충격과 불안 그리고 그런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부정 의식입니다. 이걸 심리반응 1단계라고 합니다. 암이라는 사실을 안 환자의 첫 반응은 대부분 “내가 그럴 리가 없다”, “믿어지지 않는다”라는 식입니다. 환자는 이런 부정 의식을 통해 내면의 불안감을 소멸시키려고 하는데, 이는 일종의 심리방어 기전에 해당합니다. 사람들이 갖는 불안감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성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유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고, 실체를 모르는 현상이나 대상과 마주칠 때 발현된다는 특성을 갖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느끼는 불안을 해소하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불안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만으로도 불안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심리 전문가들의 견해이고 보면, 가족이나 의료진이 환자를 위해 1차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은 나와있는 셈이지요. 환자가 느끼는 막연하지만 강한 불안을 구체적인 불안으로 환치시킨 뒤 이를 해소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환자가 ‘나의 병은 고칠 수 없다’고 믿는다면 ‘아니다. 고칠 수 있다’,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해야 하고, ‘나는 곧 죽겠지’라고 자포자기한다면 ‘그렇지 않다. 넌 죽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지요.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에 대처하는 방식은 모두가 다릅니다. 누군가는 ‘그래. 여기까지야’라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이런 것 쯤이야’라며 맞서는 자세를 보이기도 하지요. 여기서 두려움을 좀 더 구체적으로 특정해 볼까요. 불안의 실체를 알면 대응책을 찾기가 쉽습니다. 그러면 환자를 좀 더 효율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고, 그래야 긍정적으로 치료를 수용해 완치에 더 쉽고 빠르게 다가서니까요. 흔히 환자들이 느끼는 불안은 ▲미지에 대한 두려움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 ▲가족과 친구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자기조절능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육체의 상실과 무력감에 대한 두려움 ▲고통과 괴로움에 대한 두려움 ▲정체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 ▲슬픔에 대한 두려움 ▲퇴행에 대한 두려움 ▲절단과 부패, 매장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있으며, ▲치료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 부담에 대한 두려움 ▲가족들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 ▲자기 병에 대한 가족들의 대응과 반응에 대한 두려움 ▲잊혀지거나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들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 단계를 거치면 반응성 우울기가 찾아옵니다. 2기 반응입니다. 이 때는 불면증과 식욕상실, 의욕감퇴, 슬픔과 일상적인 생활 패턴의 붕괴 양상을 보이며, 더러는 “왜 하필 나에게…” 하는 식의 분노감이 섞여 나타나기도 하고, “그래, 이번엔 나구나”라며 자포자기하는 양상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런 심리는 우울한 정서나 감정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만약, 암 진단을 받고 우울 증세를 보인다면 이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울은 예기치 않게 힘겨운 상황과 마주치거나 죽음 등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했다고 믿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정서적 반응이지만,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전문의들은 “이 단계에서는 환자에게 지지를 보내고,치료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럴 경우 우울과 슬픔의 정서가 의외로 쉽게 치료에 대한 순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반응 3기는 흔히 낙관기라고 말하는 단계입니다. 의사가 최선을 다해 치료할 것이며, 치료 결과가 좋으리라는 희망이 커져 이전까지 모든 상황을 비관적으로 받아들이던 환자 중 상당수가 자신의 처지나 상황을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 실질적인 치료가 시작되어 병세가 호전되면 암과의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했다는 믿음 때문에 희망적 자세가 한층 견고해지기도 합니다. 4기는 자신의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거나, 종교 등을 통해 절대자와 교접하려는 특성을 보이는 단계입니다. 이 때는 환자들이 특정 종교를 찾기도 하고,철학적 명제에 집착하는 등 나름대로의 인생관이나 생사관이 성숙해집니다. ●암을 치료하는 두가지 방법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척 다양합니다. 암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큰 병원에서 제시하는 루틴한 치료법도 있고, 한의학적 접근도 있으며, 대체의학적 치료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단계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치료책은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상태를 파악한 뒤 여기에 어울리는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물론 한의학 분야에서도 부분적으로 치료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일반화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의료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넥시아’도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이 문제는 아직 검증이나 논란이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았으므로 치료 효과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문제이며, 따라서 이후의 검증 과정을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현명할 듯 합니다. 유럽 등지에서는 대체의학을 활용하는 추이도 뚜렷하지만, 인종과 섭생 등 생활 환경이 전혀 다른 우리가 확신 없이 그런 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치료 효과에서 일관성을 구할 수 없는 민간요법은 더욱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민간요법으로 암을 치료했다는 황당한 얘기들이 더러 떠돌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돈 좀 벌어보려는 얄팍한 상술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큰만큼 물색없이 현혹되지 말기 바랍니다. 동서양 의학계가 지금도 암을 잘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하고 있고, 그런만큼 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제시한 두 가지 암 치료법은 ▲병원에서 충분히 검증된 방법을 적용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방법과 ▲완화의료입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 가지 방법만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두 가지 방법을 같이 적용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적극적인 암치료란, 몸안에 자리잡은 암 덩어리를 인위적으로 없애거나 줄이는 치료를 말합니다. 이를 위해 동원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그리고 방사선치료입니다.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이지만, 치료적 접근이 이것 뿐인 것은 아닙니다. 국소치료, 호르몬요법, 광역학치료, 레이저치료에 최근에는 면역요법이나 유전자요법까지도 적용하고 있으며, 간암 등에 흔히 적용하는 색전술이나 동위원소치료 등도 모두 이 범주에 포함됩니다. 이에 비해 완화의료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증상을 조절하는데 초점을 맞춘 치료로,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완화의료는 환자의 삶의 질에 집중하며, 앞서 거론한 적극적인 치료처럼 완치를 겨냥해서 접근하지 않습니다. 일련의 의료적 조치가 치료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말기암이나 달리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없을만큼 병약한 환자가 주요 대상입니다.  ●암 치료 방법의 선택 기준 사실, 쉽게 치료라고 말하지만, 모든 치료가 모든 환자들에게 이득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약이라도 잘 듣는 환자와 안 듣는 환자가 있을 수 있고, 또 모든 환자에게 이득을 주는 치료라도 반드시 빼앗아 가는 게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이 치료 방식을 선택할 때는 환자가 얻을 ‘이득’과 ‘손해’를 따져서 결정하게 됩니다. 수술도 그렇고, 항암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술은 암 병변을 제거하는 근치적 접근이지만 불가피하게 정상 조직을 일정 부분 훼손할 수밖에 없고, 항암제도 당연히 정상 조직에 영향을 끼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의료진과 환자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기준은 간단합니다. 오로지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치료라는 건 어치피 없으므로 그 치료를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면밀하게 따져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무슨 치료가 종합적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장하는가를 따지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만약 어떤 환자가 치료효과가 분명한데도 부작용이 두려워 특정 방식의 치료를 거부한다면 이는 현명한 결정이 아니겠지요. 어떤 치료든 일정 부분의 부작용이나 후유증은 감수해야 하니까요. 일부 말기암의 경우 치료로 얻는 손실이 이득보다 클 경우 적극적인 치료 대신 완화의료에 집중해 환자가 심신의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또 일반적이지만, 암은 말기에 가까울수록 치료를 통해 얻는 이득보다 손해가 커진다는 점도 함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암 생존율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합니다. 암의 경우 보편적으로 ‘5년 생존율을 적용하는데, 이는 ‘치료를 시작한 날부터 5년 이내에 해당 암으로 사망한 환자를 제외한 환자의 비율’입니다. 이 경우 재발하거나 암이 진행중이더라도 현재 생존해 있으면 생존율에 포함됩니다. 일부에서는 보다 정확한 통게를 위해 ‘암의 징후가 없는 생존율’, ‘암의 진행이 없는 생존율’ 등으로 구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자녀들을 꼬옥 안아주세요”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암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을 개설했습니다. 환자가 아니라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클리닉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암은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인데, 특히 어린 자녀들에게는 무엇보다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인들이야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지만 성장기 자녀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강한 충격을 받게 되고, 이런 고통을 감당하는 일에 미숙해 자칫 큰 상처로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 암 때문에 돌연 부모와 떨어져 생활해야 하며, 부모가 암을 치료하면서 경험하는 수많은 스트레스에 직접·간접적으로 노출되어 혼란·불안·걱정·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당연히 자녀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하면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요. 그뿐이 아닙니다.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에 더해 부모 역할을 못한다는 죄책감과 양육 스트레스 때문에 극심한 불안,우울감에 빠지는 사례도 허다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상태를 자녀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합니다. 만약, 아이들이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암 투병 기간이 길어져 아이들이 너무 오래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다면 아이를 데리고 전문의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는 “암을 치료 중인 부모가 보이는 태도가 아이들의 적응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환자 자신과 아이 모두의 마음을 꼼꼼하게 살피고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참고로, 이 병원에서 마련한 ‘암 환자 자녀의 마음건강 지키기 십계명’을 한번 살펴보지요. 1.환자 자신의 마음을 돌봐라. 2.암에 걸렸고,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하라. 3.아이들은 암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를 배운다는 점을 명심하라. 4.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줘라. 5.아이의 불안이나 걱정, 반항적인 행동을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여겨라. 6.아이의 잘못으로 암에 걸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라. 7.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 줘라. 8.평상시와 똑같이 학습과 훈육을 지속하라. 9.배우자나 가족, 친구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라. 10.가족들이 힘을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말하라.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이다 암으로 진단된 경우 많은 사람들이 ‘선고’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암이 주는 두려움이 짙게 배어있는 말입니다. 감기든 암이든 그냥 진단이라면 될 일인데 이런 식으로 암에 주눅이 든다면 환자에게 좋을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암,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떤 의사들은 암까지도 자신이 가진 것 중의 일부라고 여기고 살살 달래면서 동행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까지는 못 하더라도 지금의 의학 수준이라면 충분히 희망을 가져도 됩니다. 요즘처럼 사람의 수명이 긴 세상이라면 평생 암에 한번이라도 노출될 가능성이 30∼40%쯤 됩니다. 10명 중 3∼4명이 걸리는 암이라면 일상적인 건강 수칙, 즉,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을 하더라도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그러니 지나치게 “암, 암”하면서 살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국가암정보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2009∼2013년 국내 암 발생자의 5년 생존율은 69.4%에 이릅니다. 환자 10명 중 7명 가량이 5년 이상 생존한다는 뜻이지요. 성별 5년 생존율은 여자가 77.7%, 남자 61.0% 정도인데, 이는 성별 특성 때문이라기보다 여자의 경우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말한 필자의 친구는 애써 의연한 척 했지만 치료가 진행되면서 희망보다 절망을 더 자주 생각했던 듯 합니다. 그래선지 의사를 만나면 “생각보다 병증 개선이 더디다”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는데, 아쉬운 것은 제가 그를 좀 더 사려 깊게 돕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가 낙담하면 같이 풀이 죽었고, 그가 힘들어 하면 저도 힘든 척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친구에게 저는 어떤 희망도 주지 못했고, 아픈 그를 더 아프게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새삼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래설까요. 지금 제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그 때와는 다르게 대처하고 대응할 것 같습니다. 우선, 좋은 병원, 좋은 의사를 선택해 그를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슬플 땐 슬퍼하고, 울고 싶다면 울게 하겠지만 음울한 기운에 휩싸여서 살지 않도록 돕겠습니다. 여생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여지껏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족들과 맛난 것도 먹고, 여행도 다니라고 떠밀고 싶고, 운동도 어거지가 아니라 하고 싶은 걸 골라서 재밌고 신나게 하도록 이끌겠습니다. 가끔은 전시장이나 공연장에서 감흥을 느끼는 일상, 가볍게 영화를 보면서 울고 웃게 하는 일도 그 때는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만약 이런 일들을 주저없이 했더라면, 어쩌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똑같은 기간을 살았더라도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무거운 회한을 남기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 친구도 길지는 않았지만 잘 살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덧붙여, 그 친구가 생의 마지막에서 그토록 힘들어 했던 그런 유의 연명치료는 받지 말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의학적으로 어떤 기대도 가질 수 없는 치료를 이미 가냘퍼진 그에게 강제하고, 강요한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암이 다른 질환에 비해 치료가 어려운 건 맞지만 감당 못할 병은 아니고, 또 병원에 가보면 암 말고도 어려운 치료는 많습니다. 그럼에도 암을 아주 특별하게 생각해 당장 내 몸에 없는데도 겁을 먹고, 진단 후에는 절망부터 먼저 하는 어이없는 시행착오를 겪지 마시기 바랍니다. 남의 일이라고 여겨 이렇게 말하는 건 아닙니다. 제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저는 심호흡을 하고 심장을 안정시킨 뒤, 시간을 갖고 천천히 제 삶의 계획을 조금 수정하겠습니다. 예기치 않았던 변수가 생긴 탓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끝’이라고 여기지는 않겠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는 게, 우리가 일군 의학이 그렇게 하찮지 않거든요. 그런 의학에다 저의 의지와 각오를 녹여 넣는다면 누가 뭐래도 희망의 여지가 훨씬 큽니다. 이제는 암도 희망인 그런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jeshim@seoul.co.kr
  • “계란 ‘당뇨병·고콜레스테롤 주범’ 아니다”

     계란이 성인병의 핵심을 이루는 ‘대사증후군’ 위험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40대 이상 성인 3000여 명을 3년 넘게 추적 관찰한 결과여서 주목된다. 지금까지는 계란이 성인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 연구로 ‘누명’을 벗었을 뿐 아니라 되레 건강에 유익하다는 ‘반전’의 결과를 확인한 것이다. 대사증후군은 두꺼운 허리둘레(남 90㎝ 이상, 여 85㎝ 이상) 고혈압(수축기 130mmHg 또는 이완기 85mmHg 이상) 고중성지방(150㎎/㎗ 이상)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 수치(40㎎/㎗ 이상) 공복혈당 상승(100㎎/㎗) 중 3개 이상이면 해당된다. 한양대의료원 예방의학교실 김미경 교수팀은 경기도 양평군에 거주하는 40세 이상 성인 3564명 중 대사증후군이 없는 1663명(남성 675명, 여성 958명)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건강검진과 평균 3.2년의 추적조사를 통해 계란 섭취와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들은 질병관리본부가 한국인 유전체 코호트(역학조사군)로 지정해 꾸준히 관찰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추적조사 기간에 1주일에 계란을 3개 이상씩을 먹는 남성(103명, 15.2%)과 여성(95명, 9.9%)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계란을 먹지 않는 사람(남성 97명, 여성 313명)보다 각각 54%, 46%가 낮았다. 계란을 1주일에 3개 이상으로 먹는 사람 중 최대 소비량은 남녀 모두 31.5개로, 하루 4.5개꼴이었다. 대사증후군에 포함된 5개 질환 중 계란 섭취로 발생 위험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남성에서 공복혈당과 중성지방혈증이었다. 1주일에 3개 이상 계란을 섭취하는 남성을 전혀 먹지 않는 남성과 비교했을 때 질병 위험도는 각각 61%, 58%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혈중에 포함돼 있는 포도당의 양을 나타내는 혈당 중에서도 공복혈당은 당뇨병 위험도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정상치는 100㎎/㎗ 미만이다. 계란의 콜레스테롤이 고지혈증에 의한 포도당 대사장애을 일으켜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또 혈액 내 중성지방수치가 높은 ‘이상지질혈증’은 혈액의 점도를 높이고 중성지방이 혈관 벽에 쌓여 혈액의 흐름을 막으면 동맥경화,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계란에 들어있는 단일불포화지방산과 다가불포화지방산, 루테인과 지아잔틴, 엽산 등의 항산화 물질이 체내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고, 중년 이후 노령층에 중요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함으로써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낮추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번 연구 참여자들의 평균 계란 섭취량이 하루에 1개도 채 되지 않는 만큼 계란을 무한정 많이 먹어도 된다는 의미로 과도하게 해석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당뇨병 등의 대사성 질환이 이미 있는 경우에는 계란 섭취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판단이다. 김미경 교수는 “계란에는 100g당 470㎎의 콜레스테롤이 들어있지만 음식으로 먹는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를 국내에서도 확인한 것이 이 연구의 성과”라면서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해볼 때 평상시 육류와 지방섭취가 잘 조절된다면 하루에 1개 정도의 계란 섭취는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학교 떠난 청소년 절반은 “후회”… 고1 가장 위험하다

    학교 떠난 청소년 절반은 “후회”… 고1 가장 위험하다

    “일어나기 힘들어” “공부가 싫어” 어른 관심으로 막을 수 있는 이유들 10명 중 2명 “누구와도 상의 못해” 42% “가장 힘든 건 편견·무시” 학교 등지는 고1 32.6% 최다 학교 밖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정의 순간 조언이 필요했지만 어른들은 무관심했다. 10명 중 2명은 학교를 그만둘 때 누구와도 상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28일 학교 밖 청소년 4691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학교 밖 청소년의 56.9%가 학교를 떠나 후회한다고 답했으며, 특히 소년원과 보호관찰소에 입소한 청소년은 10명 중 7명이 당시 결정을 후회했다고 밝혔다. 학교를 그만둔 시기는 아직 어린 나이인 고등학교 1학년(32.6%)에 집중됐다. 청소년 14.5%는 아무하고도 의논하지 않고 학교를 그만뒀다. 소년원, 보호관찰소를 드나든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관심에서 더 소외됐다. 소년원의 청소년 26.4%, 보호관찰소의 청소년 17.5%가 학교를 그만둘 때 누구와도 상의하지 못했다. 부모 다음으로 가까운 어른인 학교 선생님 역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중복 응답을 허용한 설문에서 33.1%만 담임선생님이나 상담선생님과 상의했다고 말했다. 67.0%는 부모, 44.7%는 친구, 12.8%는 형제자매와 학교를 그만두는 문제를 상의했다. 누구라도 청소년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상담해 줬다면 학교를 나서지 않아도 됐을 정도로 학교를 그만둔 사유는 단순했다. 원하는 것을 배우고(22.3%), 특기를 살리고자(12.0%) 학교를 나선 청소년도 있었지만 27.5%는 일어나기 어려워서, 27.2%는 공부하기 싫어서, 14.4%는 자신과 학교 분위기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만뒀다. 특히 소년원과 보호관찰소의 청소년은 공부하기 싫어서(36.5%), 학교와 분위기가 맞지 않아서(13.2%)라고 응답한 비율이 다른 청소년보다 높았다. 청소년에게 학교 밖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53.5%가 학교를 그만둔 뒤 친구 집, PC방, 모텔·여관, 고시원 등을 전전했다. 당장 생활비가 필요해 음식점 서빙, 편의점 점원, 배달, 전단 돌리기 등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점주들은 근로계약서도 작성해 주지 않았다. 이런 경향은 어릴수록 더해 13~15세 학교 밖 청소년 가운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아르바이트를 한 비율은 16.5%밖에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학교 밖 청소년을 힘들게 한 것은 사회적 편견이었다. 42.9%가 선입견·편견·무시 등으로 힘들다고 답했고, 26.3%가 부모와의 갈등으로 괴롭다고 했다. 28.8%는 진로를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정부에 바라는 정책은 검정고시 지원(4점 만점/2.87점), 건강검진 제공(2.82점), 진로탐색 체험(2.78점), 직업교육훈련(2.76점)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검정고시가 끝난 후 대학입시설명회를 열고 취업사관학교를 6곳에서 8곳으로 확대하는 한편 진로지도 매뉴얼을 보급해 학업과 취업·창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정기 건강검진도 올해 도입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심약한 강도, 돈 빼앗으려다 심장마비로 사망

    심약한 강도, 돈 빼앗으려다 심장마비로 사망

    범죄는 저지르지 말아야 하지만 특히 심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꿈에라도 범죄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게 좋겠다. 강도가 범행을 벌이다가 돌연 사망했다. 강도는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는 최근 브라질의 한 상점에서 찍힌 CCTV가 올랐다. 영상을 보면 상점 카운터에는 종업원으로 보이는 빨간머리의 여자가 앉아 있다. 그런 여자에게 한 흑인남자가 다가선다. 남자가 위협적으로 바짝 다가서자 여종업원은 금고를 열고 돈을 내주려 한다. 남자는 총을 들진 않았지만 강도였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남자는 그대로 힘없이 쓰러져버린다. 화면을 보면 종업원이 반항을 하거나 누군가 뒤에서 강도를 제압한 것도 아니다. 강도가 쓰러지자 여종업원은 잠시 주춤대다가는 바로 카운터에서 빠져나온다. 강도는 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쓰러졌을까? 영상만 공개됐을 때는 의견이 분분했다. "범행 전에 술을 먹은 것 같다. 그러니 빈손으로 가게를 털려했지." "마약중독자 아닐까?"라는 등 그럴 듯한 추론들이 인터넷 여론으로 들끓었지만 검시결과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종업원은 강도가 쓰러지자 경찰에 사건을 알렸다. 강도가 혼자 쓰러졌다는 말을 듣고 경찰을 현장에 구급차를 불렀다. 병원으로 옮겨진 남자의 사인을 확인한 결과 강도는 범행 순간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에선 2013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상파울로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강도행각을 벌이던 3인조 권총강도 중 1명이 돈을 빼앗기 위해 피해자의 몸을 뒤지다가 갑자기 바닥에 쓰러졌다. 깜짝 놀란 나머지 2명이 줄행랑을 친 가운데 쓰러진 강도는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하자 누리꾼들은 "강도짓하려면 건강도 챙겨야 할 듯" "강도가 되려면 건강검진부터 받아라"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유튜브 캡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양종수 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에 들어본 ‘장애인 주치의 제도’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양종수 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에 들어본 ‘장애인 주치의 제도’

    중증장애인이 단골 의사를 주치의로 정해 등록하고서 평생 진료와 건강관리를 받는 ‘장애인 주치의 제도’가 2018년부터 도입된다. 영국이나 스웨덴 등은 한 의사에게 지속적으로 치료·관리를 받는 주치의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없다. 새로운 의료시스템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장애인 주치의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향후 확대 적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나 노인층을 대상으로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보건복지부는 이와 함께 공공의료기관을 장애인 건강보건의료센터로 지정해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전달체계 구축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관련 제정법인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문정림 새누리당·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 법안 병합)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이 법에 따라 보건당국은 최근 제도 설계를 시작했다. 양종수 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은 장애인 주치의 제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장애인의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2002년 37.2%, 2008년 60.1%, 2011년 66.9%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전체 수검률 72.6%에 비해 아직 낮은 편입니다. 중증장애인의 수검률은 55.2%로 더욱 낮습니다. 중증장애인 절반은 기본적인 건강검진조차 못 받고 있다는 의미이지요. 장애인이라면 더 세심하게 건강을 관리해야 할 텐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여러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접근성’입니다. 장애인 진료는 비장애인과 다릅니다. 건강검진을 할 때는 물론 일반 진료에도 특수 장비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건강검진을 하는 의료기관 가운데 장애인에 특화한 의료 장비를 갖춘 곳은 매우 드뭅니다. 중증장애인이 자신에게 맞는 건강검진을 하려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멀리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상당수는 건강검진 받길 포기합니다. 장애인은 10명 중 7명이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비장애인보다 건강 상태가 열악한데도 말이죠. 동네 의원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주로 비장애인을 상대하다 보니 의원에 특수 장비를 갖췄거나 장애 친화적 사고를 하는 의료인이 거의 없습니다. 비장애인에게 동네 의원은 접근성이 가장 좋은 의료기관이지만, 장애인에게는 가깝고도 너무 먼 곳입니다. 그래서 장애인 주치의 제도가 필요합니다. 주치의는 의료기관에 특수 의료장비를 갖추고 담당 장애인의 건강정보를 숙지하고서 장애를 집중적으로 치료합니다. 거동이 불편하다면 방문 진료도 합니다. 대상은 중증장애인으로 한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주치의 제도를 어떤 형태로 만들지는 아직 연구 중입니다. 다만, 주치의는 전국의 각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의 의사가 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환자의 민감한 건강정보를 다뤄야 하다 보니 민간 의료기관에 맡기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현재 장애인 단체와 관련 전문가를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 중이며, 조만간 가칭 ‘장애인 건강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제도를 설계하고서 공개 토론회를 열 예정입니다. 올해 말까지 장애인 주치의 제도 도입을 포함한 ‘장애인 건강증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2017년부터 하위법령 제정에 들어가 2018년부터 시행합니다. 지난해 말 장애인 주치의 제도의 근거법인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추진 일정만 남았습니다. 이 법에 따라 국립대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을 중앙장애인 건강보건의료센터로 지정해 큰 병원으로 가야 하는 장애인은 이곳에서 진료받게 할 계획입니다. 건강보건의료센터는 장애인 특성에 따른 의료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연구 업무도 담당하게 됩니다. 센터로 지정된 의료기관에는 장애인 전문 재활 의료인력을 충원합니다. 재활 전문병원도 확충할 계획입니다. 장애인의 장애 유형과 정도, 연령 등 특성과 생애 주기에 맡는 건강검진 항목을 설계하고 경제적 부담 능력을 고려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검진 비용도 지원합니다. 이 밖에 장애인 건강보건연구사업, 건강보건통계사업 등도 2018년까지 추진할 계획입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비 걱정없는 건보·맞춤형 건강관리 10년내 실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9월 임직원, 정부와 국회, 의료공급자 대표, 노조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생건강, 국민행복, 글로벌 건강보장 리더’라는 새로운 ‘비전’ 및 ‘미래전략’을 선포했다. 지속 가능한 건강 보장의 새로운 10년을 위한 공단의 미래상이다. 공정한 부과체계를 통해 유럽 선진복지국가들처럼 적정한 보험료를 부담하고 필수의료 중심의 보장률을 제공해 선진형 건강보장을 실현하는 ‘지속가능하고 의료비 걱정 없는 건강보험’이 핵심 목표다. 아울러 ‘빅데이터와 지역사회 의료자원을 연계한 건강수명 향상을 위한 전 국민 맞춤형 건강관리’를 향후 10년의 핵심 사업으로 설정했다. 공단은 단일보험자로서 전체 국민의 자격 및 재산, 진료내역, 장기요양, 건강검진 등과 관련한 정보를 약 2조건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보유한 공공기관이다. 공단은 이런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민 건강을 위한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중이다. 중장기 목표는 2025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 70% 달성이다. 국민의 보장성 만족도를 2015년 52점에서 2020년 72점, 2025년 80점까지 올릴 계획이다. 선결 과제인 적정 보험료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장기적인 재원 다원화, 정부지원 확충 등을 위해 정부 부처와 국회를 설득 중이다. 고액의 비급여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관리체계를 개선해 비급여 증가를 억제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성상철 이사장은 비전 선포식에서 “앞으로 건강보장은 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건강 수명을 높여 삶의 가치와 행복을 지향하고, 대립과 갈등에서 탈피하여 상생과 협력으로 함께 만들고, 양적인 확대보다는 지속 가능하고 세계의 건강보장을 선도하는 미래지향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주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암환자도 고기 섭취는 필수

    암 환자는 치료를 마치고 난 뒤 건강관리가 더 중요하다. 암 재발을 막으려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되도록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직장이 있다면 복귀해도 좋다. 다만, 직장생활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감당하기 어려울 때는 휴가나 휴직을 활용한다. 흡연과 음주와 같은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은 바꾼다. 흡연은 암의 재발률을 높인다. 금연하려면 금연 클리닉이나 보건소, 국가기관의 다양한 금연 지원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술은 특정한 암의 발생률을 높이기 때문에 되도록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식사를 할 땐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골고루 먹도록 한다. 특정 음식 하나만으로 암을 치료할 수는 없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규칙적으로 신체활동을 해야 암의 발생 위험과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적당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매끼 다양한 채소를 골고루 섭취한다.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피하고 소금기가 적은 음식을 선택한다. 살코기와 생선, 두부, 계란 등 질 좋은 단백질을 섭취한다. 간혹 암환자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육류의 단백질은 신체를 구성하고 체력을 유지하는 데 기본이 되는 중요한 영양성분이므로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활동은 필수다. 암 치료 후 규칙적인 운동은 암 치료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상을 완화하고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밑거름이 된다. 암 재발을 낮춘다는 보고도 있다. 중등도 강도(몸에 살짝 땀이 날 정도) 이상의 운동을 거의 매일 또는 일주일에 3~5회 이상 시행한다. 운동은 천천히 시작해 시간을 서서히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침상에서도 스트레칭이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과 같은 운동으로 몸을 유연하게 하고 근육에 힘을 기를 수 있다. 다발 골수종이나 뼈 전이가 있는 경우, 유방암 또는 자궁암 수술로 림프부종의 위험이 있는 경우 일부 환자는 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의료진과 상의한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고 건강검진을 해야 한다. 암 치료 후 다양한 증상과 경험을 솔직하게 의료진에게 이야기한다. 특히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알려야 한다. 암 재발을 막고 다른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건강검진이 필수다. 무료 국가 암 검진 대상이고, 검진에서 암이 발견되면 국가에서 암 치료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적극적인 생활 태도다. ■도움말 정경해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 당뇨·고혈압 만성질환 위험자 9월부터 ‘모바일로 건강 관리’

    건강검진 결과 간 수치가 높게 나왔거나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 위험 인자가 발견된 사람은 9월부터 모바일로 매일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소에서 블루투스 기능이 장착된 혈당계나 혈압계를 받아 수치를 측정하고 이를 모바일 앱에 입력하면 보건소 담당자가 확인하고서 전화나 문자로 건강상담을 해주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9월까지 모바일 앱 개발을 완료하고 신청자를 받아 6개월간 건강검진 ‘모바일 케어’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본사업은 2018년부터 시행한다. 이 사업은 ‘2016년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 포함됐다. 모바일 건강상담을 원하는 사람은 건강검진 문진표 중 만성질환 위험인자 발견 시 보건소 건강관리를 신청하는 항목에 체크만 하면 된다. 모바일 상담이 시작되면 보건소 담당자가 현재 건강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맞춤형 신체활동 계획서를 준다. 계획한 대로 운동하지 않았거나 혈압 또는 당뇨 수치 입력을 게을리하면 바로 경고 메시지가 온다. 건강검진자 모바일 케어 사업은 만성질환 위험자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한다는 점에서 원격의료와 유사하다. 하지만 원격의료와는 무관하게 진행하는 것이어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아도 추진할 수 있다.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이지만 원격의료 시범사업 대상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도서 벽지, 농어촌, 군 부대 등 취약지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지역까지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사실상 불특정 국민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이뤄지는 셈이다. ‘동네의원과 종합병원 간 토털케어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로, 대형병원이 있는 도시에서 이뤄진다. 대형병원의 만성질환자를 동네의원으로 보내 원격의료로 모니터링하게 하고, 3개월마다 한 번씩 대형병원과 동네 의원이 원격 협동진료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형병원들이 먼저 제안해 환자들의 의견을 물었고 반응이 괜찮아 3월부터 환자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과감하게 확대한 것은 서둘러 성과를 내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법 개정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8일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포함한 복지부의 업무보고를 듣고서 “자꾸 성과가 창출되면 관련법도 (개정)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업무보고에서 밝힌 ‘바이오 헬스 7대 강국 도약’ 계획이 성공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환자의 MRI·CT 영상자료 병원 간 교류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하고, 단순히 투자만 늘린다고 제약사들이 8조원대 신약 기술을 수출한 한미약품 같은 사례를 만들긴 어렵다. 복지부 관계자는 “투자 펀드를 과감하게 조성해 공공부문에서 직접 투자까지도 시도하고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와 같이 직접 출자를 하는 투자 펀드가 앞으로 더 확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녹색 채소 먹으면 녹내장 위험 30% 뚝 떨어진다” (하버드大)

    “녹색 채소 먹으면 녹내장 위험 30% 뚝 떨어진다” (하버드大)

    토마토나 당근 등의 채소가 눈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녹색 채소를 먹으면 녹내장 위험이 30%나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하버드의과대학과 보스턴의 브리검여성병원 공동 연구진은 1984~2012년까지 40세 이상 남녀 10만 명의 식단 기록 및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10만 명 중 1483명에게서 녹내장 증상이 발병했는데, 녹색채소를 많이 섭취한 사람은 60세 이상에서 자주 나타나는 일반 녹내장 위험이 20~30%, 중심부의 시력 상실을 가져오는 녹내장 위험은 50% 까지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녹내장 위험 저하에 기여한 것은 녹색채소에 든 질산염이다. 일반적으로 식이 질산염은 시금치와 상추, 셀러리, 비트 등 녹색채소에 다량 함유돼 있으며 근육기능을 개선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영국의 한 대학 연구진이 사이클 선수의 그룹에게 질산염이 함유된 비트즙을 먹게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질산염을 제거한 비트즙을 먹게 한 결과, 식이 질산염이 든 비트즙을 먹은 그룹의 기록이 평균 45초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이 밝힌 녹내장 예방을 위한 적절한 질산염 섭취량은 240㎎이다. 240㎎의 질산염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한줌 이상의 채소를 먹어야 하며, 이렇게 채소를 섭취한 사람은 녹내장 발병위험이 최대 30% 까지 낮아진다. 연구진은 “푸른 잎의 채소는 녹내장 위험을 낮출뿐만 아니라 이미 녹내장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된 사람들의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는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안과저널’(JAMA Ophthalm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고령산모 기준 ‘35세’…이젠 높여야 할까

    [메디컬 인사이드] 고령산모 기준 ‘35세’…이젠 높여야 할까

    가임기 후반 접어드는 시기…체중 등 관리해야 男도 40세 넘으면 정자 돌연변이 위험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말할 때 흔히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나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만 35세’입니다. 결혼이나 임신을 체감하지 못하는 나이라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이해되지 않겠죠. 하지만 25세 이상 대부분의 여성과 남성은 이 나이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텐데요. 바로 ‘고령 산모’ 기준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모든 출산이 아닌 초산(初産), 즉 첫 아기를 낳는 시기와 관련돼 있습니다. 그럼 이 기준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국제산부인과학회가 1958년 공표한 기준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결혼도 대부분 30세 이후에 하는데 35세를 굳이 고령이라고 해야 할까”, “58년이나 된 기준을 지금도 쓰고 있나”라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럼 우리의 현실을 한번 들여다볼까요. 지난해 통계청 초산 연령을 조사한 결과 2014년 평균 30.97세로 나왔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미국의 지난해 초산 연령이 평균 26.4세. 각 나라의 사정이 있겠지만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격차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가 2014년 내놓은 ‘통계로 본 서울 남녀의 결혼과 출산’에 따르면 2013년 서울 여성의 초산 연령은 평균 31.5세로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년 전인 1993년 서울 여성들의 초산 연령은 평균 26.8세였습니다. 당시보다 여성의 학력이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과중한 업무와 극심한 경쟁, 일·가정 양립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의 고통과 고민이 통계로 표출된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이렇게 시대가 바뀌었으니 이젠 고령 산모 기준을 더 높여야 할까요.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초산 연령 세계 최고… 한국만 예외일 수는 없다 권자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고위험임신클리닉 교수는 “지금과 사회적 상황에서 차이가 있을 순 있겠지만 임신 건강 위험도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며 “35세에 이르고 그 이상이 되면 배란이나 임신율에 변화가 오고 기능이 떨어진다. ‘고령’이라는 말은 사회적인 의미가 아니라 가임기로 봤을 때 후반기에 들어섰다는 의미”라고 가볍게 설명했습니다. 권 교수는 또 “마라톤을 뛰어도 20세에 뛰는 것과 30세에 뛰는 것, 또 30세에 뛰는 것과 35세에 뛰는 것은 다르지 않으냐”며 “35세를 넘어가면서 임신과 관련해 노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난자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유전자 불안정성이 높아지거나 착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초산 연령이 전 세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단순히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상황에만 맞춰 의학적인 기준까지 바꿀 수는 없다는 겁니다. 호정규 한양대병원 교수는 “여성은 이미 태어날 때 난소에 200만개의 난소세포를 갖고 태어난다”며 “이 세포들이 자라서 난자가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노화로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표현했습니다. 사실 고령 산모라고 하는 35세와 그 이후는 이전과 비교하면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안정도가 높아지는 시기입니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것이라면 큰 무리 없이 이것저것 해 볼 수 있는 시기입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기를 가졌다면 주변의 관심도 집중될 겁니다.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고 너도나도 거듭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런 일반적인 생각과 전혀 달랐습니다. 권 교수는 “임신성 당뇨·고혈압은 체중과도 일부 관련이 있다”며 “35세 이상이라면 임신 전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m단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과체중(25㎏/㎡ 이상)인 것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신하고 나면 단 음식이 당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빵 등 탄수화물을 과하게 드시는 분이 많죠. 이런 행동은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권 교수는 “임신하면 아기가 뱃속에 있으니 두 배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먹는 식사량으로도 충분하다”며 “평소 식사와 함께 간식을 조금 더 먹는 정도, 즉 하루 400~500㎉ 정도 더 섭취하면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호 교수도 “엄마가 굶어 죽지 않는 한 아기는 엄마의 몸을 통해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한다”며 “꼭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할 정도가 아니라면 영양 결핍보다는 오히려 많이 먹어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많이먹어서 탈 난다… 꼭 필요한 영양소는? 다만 가급적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도 있습니다. 바로 ‘엽산’과 ‘철분’인데요. 엽산에는 아기의 뇌·척수질환, 신경기형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신경관 결손으로 손꼽히는 무뇌아나 뇌척수류 같은 심각한 선천성 질환을 70%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경계약을 먹는다면 엽산 흡수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철분은 산모의 빈혈과 관련이 있습니다. 햇볕을 쬐고 비타민D가 많은 식품을 섭취하면 됩니다. 권 교수는 “이 두 가지를 제외하면 무조건 먹어야 하는 영양소나 음식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특히 간독성이 있는 약용식품을 섭취하다 결국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산모 사례도 실제로 확인했기 때문에 건강식품의 성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35세 이상 늦은 나이에 임신하면 임신성 고혈압과 당뇨, 조산, 산전·산후 출혈, 태반성 장애, 저체중아 출산, 다운증후군을 포함한 태아기형 및 염색체 이상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임신 관련 합병증이 생기면 조기 분만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제왕절개율도 높습니다. 그럼 남성의 고령화는 관련이 없을까. 권 교수는 “모든 게 여자 탓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남성도 특히 40세를 넘어가면 정자의 유전자 돌연변이 위험이 높아진다”며 “이것이 구개구순열(입술·입천장 갈라짐), 심장질환, 발달성 장애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신 중 흡연·음주는 태아에 치명적 그렇다면 늦은 임신은 무조건 위험할까. 권 교수는 “20대와 비교했을 때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것이지 고령 초산이 무조건 위험한 상황과 직결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치의와 가까이 지내면서 산전 검사를 잘 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체중 조절로 위험을 일부 낮출 수는 있지만 임신중독증으로 대표되는 임신성 고혈압을 완벽히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태반에서의 혈류 공급 장애가 주요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게 건강한 출산을 위한 지름길입니다. 술과 담배는 백해무익이니 너무 잘 아실 줄 믿습니다. 고령 산모 중에 설마 ‘한 잔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까요. 권 교수는 “알코올은 태반에서 걸러지지 않기 때문에 엄마가 알딸딸해지면 아기도 똑같은 상태가 된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한 살짜리 아기를 무릎에 앉혀 놓고 술을 먹이는 사람이 없듯이 엄마는 단 한 잔도 먹어선 안 된다”며 “만성적인 흡연과 음주는 태아 발육부전, 알코올성 태아 기형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풍부한 배후수요와 우수한 입지 갖춘 더존메디컬타워 분양

    풍부한 배후수요와 우수한 입지 갖춘 더존메디컬타워 분양

    - 8호선 우남역 바로 앞, 위례신도시 초입 관문 상가 국토교통부 온나라 부동산정보 포털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상업ㆍ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총 20만 1005건으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업ㆍ업무용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것. 실수요자들은 물론, 투자자들까지 상가분양에 관심을 가지면서, 관련 부동산 시장은 신규분양에 활기를 띄고 있다. 이에 위례신도시 더존메디컬타워가 주목 받고 있다. 이미 1천평 규모의 척추전문병원 입점이 확정된 더존메디컬타워는 지하4층~지상11층 연면적 5천2백평이 넘는 위례 신도시 유일의 대규모 메디컬상가이다. 지하철 우남역(도보 3분이용, 2017년 개통예정)과 경전철 트램역을 확보한 더블역세권에 위치했으며, 대로변 종합버스정류장과도 3분거리이다. 송파IC,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동부간선도로(분당-수서)를 통한 도심권 및 광역 접근성이 우수하며, 헌릉 IC및 내곡 IC(10분 소요)도 근접해 있다. 고속철도 KTX 수서역(2016년 예정)도 있어 수서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및 전국권으로 우수한 교통을 구축할 전망이다. 위례신도시 5만여 배후세대와 1일 유동인구 1만명 이상으로 예상되는 풍부한 수요를 확보했으며, 여기에 365일 풀 가동 되는 상권과 고객 집객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병원/생활 편의시설까지 입정할 예정이다. 저층부(1층~3층)에는 병원 편의시설 및 생활편의시설, 패션아울렛,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 전문음식점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중간층(4층~6층)은 로컬병원 중심으로 정형외과, 대형치과, 피부/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내과검진센터 등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고층부인 (7층~10층)은 강남소재 척추전문병원 분원이 입점 확정됐고, 기타 전문병원 및 다양한 로컬 병의원이 채워지며, 11층 스카이존은 패밀리레스토랑, 한식뷔페, 대형 외식업체 등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문의: 02-413-4499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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