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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공 비자금 파문­권력·금융 고리

    ◎「검은 돈」 은닉­세탁 “2인3각”/실명제 외면… 가차명 계좌 쏟아내­금융권/보안유지 대가로 성장·승진 보장­권력층 노태우 전대통령이 쓰고 남은 정치자금 1천7백억원이 금융권에 은닉돼있다고 밝힘으로써 금융실명제 후에도 금융기관들이 권력층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권력과 금융의 검은 유착관계 때문이다. 이제까지 검찰수사 결과 실명제 정착에 앞장서야할 금융기관장이 노력해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중개하거나 가명 및 차명계좌로 만들어 은닉시켜주는 공범 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금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돈세탁 과정에도 개입하는 등 심한 「윤리불감증」마저 보여주었다. 권력과 금융의 전형적인 유착관계는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자신과 직·간접적인 친분이 있는 시중 은행장들과 직접 거래를 하는 게 특징.권력의 「검은돈」을 부하 임원들의 이름까지 빌려가며 철저한 보안 속에 은닉,관리해주는 대신 은행장이나 투자금융사장 등은 고속 성장과 승진을 보장받으며 불가분의 공생관계를 유지해왔다. 권력과 금융의 유착은 이번 비자금 사건의 발단이 된 신한은행의 예에서 잘 나타난다.신한은행 나응찬 행장은 이현우 전경호실장의 지시를 받은 이태진 경리과장을 당시 홍영후 상무(현 신한리스 대표)에게 소개시켜 줬다.이과장은 92년 3월부터 93년 3월까지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4개의 가·차명계좌에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7백22억원을 입금,관리해왔다.이 전경호실장이 시중은행 중에서 신한은행을 낙점한 것은 신한은행 이희건 회장이 5·6공 시절 「금융계의 황태자」인 이원조,이용만씨 등 핵심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 운만 떼도 알아서 처리해줄 것이라는 사전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다.한마디로 연줄이 작용했던 것이다.또 2백68억원의 비자금이 입금된 동아투자금융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당시 장한규 사장은 이전경호실장의 부탁을 받고 91년 5월부터 12월 사이에 같은 회사 상무인 정창학·김종원씨 명의로 어음관리계좌를 개설,비자금을 숨겨주었다. 그러나 이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금융계의 지배적 관측이다.최소한 비자금이 입금돼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는 S은행,또다른 S은행,H은행 등의 경우도 별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이는 5·6공 비자금의 실질적인 관리자로 알려진 이원조씨가 인사권을 좌우할 만큼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났던 점을 고려할 때 신빙성을 더한다. 또 비자금 사건과 관련,일부 보험사와 증권사들이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비자금 거래가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강하다.그만큼 정경유착은 전 금융권에 걸쳐있을 만큼 광범위하고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은 6공 인사들과 선이 닿는 인물들의 교체라는 금융권의 대폭적인 물갈이도 예고하고 있다.이번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금융기관 임직원들은 검찰수사가 끝나는대로 대규모 문책조치가 뒤따를 전망이다. 은행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파문에서 은감원의 역할은 검찰의 기소문에 나타난 인물들을 처리하는 「마무리투수」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제한 뒤『과거 대형사건의 처리방식에 견주어 볼 때 관련설이 나돈 금융기관 임직원들은 지금부터 마음을 비우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 전 대통령 조사시기·방법 고심/6공 비자금 파문­검찰수사주변

    ◎소황 유력… 기업인 조사여부 함구/6공 가명계좌 모두 「이호경」 명의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서초동 대검청사는 27일 하루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검찰은 노전대통령의 조사시기및 방법을 놓고 크게 고민하는 눈치. 검찰고위관계자는 조사장소와 관련,『검찰은 물론 정부수사기관에 청사 이외에 다른 조사장소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고 『만약 호텔 등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다면 여론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말해 「소환」 또는 「방문조사」 방침을 거듭 확인. 또 다른 관계자도 『아직 조사방법이 결정된게 없다』면서 『그러나 검찰내부에서도 방문조사보다는 소환조사쪽의 얘기가 우세한 실정』이라고 전언. ○…검찰은 이날 노전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성명이 발표된 직후 『노전대통령이 성명에서 밝힌 비자금 조성 액수에 대한 확인 작업을 계속 벌여 나갈 것』이라고 사과문 발표와는 별개로 수사를 계속할 것임을 거듭 천명. 안강민 중수부장은 특히 기업인들은 조사하지 말아 달라는 노전대통령의요청에 대해 『기업인들을 조사할 것인지 여부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신중한 입장. ○…이에 앞서 김기수 검찰총장은 상오 9시30분쯤 대검의 검사장급 이상 간부 전원과 서울지검장까지 참석한 수뇌부회의를 소집,노전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성명 내용과 관련한 정보교환과 이에 따른 향후대책 등을 집중 논의. ○…이날 하오6시쯤 노 전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시 신용동 부녀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씨(46·주부)가 대검 중수부장실로 전화를 걸어 노 전대통령에 대한 단호한 사법처리를 요구해 눈길. 한 검찰관계자는 김씨가 『비자금 사건의 정치적 해법으로 노씨의 낙향이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분개한다』면서 『부녀회에서 노씨의 낙향이 아예 불가능하도록 엄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주장했다고 전언.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노전대통령의 대국민사과문 발표내용에 대해 『약간 거부가 가는 단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말이 사죄하는 말이 되고 처음과 끝마디에 용서를 비는 자세가 분명한 느낌을 주더라』면서 『발표문은율사들이 쓰지 않고 문장가의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촌평. ○…검찰은 아직까지는 노전대통령의 가족및 친지 명의의 계좌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 동화은행 가명계좌 6개에 8백억원이 입금됐던 사실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6공 가명계좌의 경우에는 모두 「이호경」이란 가명을 쓰고 있는데 이들 계좌들도 같은 이름이고 고액이어서 노전대통령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 ◎6공 비자금 스위스은 예치 조사/불법 조성 예치금이면 환수가능/「명백한 범죄행위」 관련수사 협조 “관례”/스위스 검찰의 「자국법 저촉」 판단이 열쇠 노태우 전대통령이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임기중 5천억원의 「통치자금」을 조성,그 가운데 1천7백억원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그의 재산 내역에 대한 국민의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노전대통령이 스위스 은행에 막대한 액수의 비자금을 갖고 있다는 의혹을 야당측은 계속 제기하고 있다.스위스 은행은 예금주에 대한 비밀을 철저하게 지켜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야당측이 노씨와 스위스은행을 연결시키는 고리는 크게 두가지이다.하나는 노씨가 재임중 군전력증강사업을 위해 차세대 전투기를 선정하면서 기종을 F­18에서 F­16으로 바꾸도록 직접 지시했으며,그 과정에서 막대한 리베이트 자금을 챙겼다는 것이다.바로 그 리베이트가 한국을 거치지 않고 바로 스위스 은행에 예치돼 있다는 주장이다.또 하나는 지난 93년 노씨의 딸 소영씨 부부가 불법적으로 미국은행에 분산예치했다가 적발된 19만달러를 묶었던 띠가 스위스 은행의 것이라는 지적이다. 만일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정부는 필요한 절차에 따라 스위스측에 노씨의 계좌가 있는지를 확인하고,이를 환수할 수도 있다.그러나 이는 노씨가 조성해 스위스 은행에 예치한 비자금이 불법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검찰이 사법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검찰이 노씨의 비자금에 대한 수사결과 불법사항이 드러나게 되면,스위스 검찰에 이러한 증빙자료를 제공하고 협조을 요청할 수 있다.스위스 검찰은 우리측이 제공한 자료를 검토,노씨의 범죄내용이 스위스의 법에도 저촉된다고 판단되면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게 된다.현재 우리정부와 스위스간에는 사법공조조약이 맺어지지 않았다.그렇다 하더라도 명백한 범죄행위와 관련된 수사협조에는 응하는 것이 스위스정부의 방침이라는 것이다.최근에 필리핀 정부는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전대통령이 스위스 은행에 예치한 거액의 불법자금을 확인하고,이를 환수해간 것으로 알려진다. 1년 동안 각국으로부터 스위스에 들어오는 검은 자금과 관련한 확인요청은 무려 2천5백여건에 이른다는 것이 주한 스위스 대사관측의 설명이다.또 스위스 정부는 최근 각국의 검은 돈을 모아 지켜주는데 대한 내외적인 비난이 많아 고민하고 있다.
  • “실명제로 검은돈 차단”/김대통령,호놀룰루 교민에 강조

    【호놀룰루=이목희 특파원】 유엔특별총회 참석 일정을 마치고 귀로에 하와이 호눌룰루를 방문중인 김영삼 대통령은 26일 상오 (현지시간) 와이키키 리조트호텔에서 수행기자단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이번 캐나다 및 유엔순방 결과를 설명한다. 김대통령은 특히 이 자리에서 정국의 최대 쟁점인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김대통령은 이와관련,노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을 한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조사해 국민에게 진상을 밝히도록 이미 이홍구 총리에게 지시했음을 상기시키고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조사한다는 기존입장을 거듭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25일 하오(현지시간)이번 해외순방의 마지막 방문지인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숙소인 힐튼 하와이언 빌리지에서 카예타노 하와이주지사의 예방을 받은데 이어 힐튼 하와이언 빌리지에서 하와이지역 교민을 위한 리셉션을 베풀고 격려했다. 김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문민정부는 어느 정권도 하지 못했던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를 실시해 검은돈의 흐름을 차단했다』며 『나는 국민에게 약속한 바와 같이 앞으로도 어느 누구로부터 단 한푼의 돈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6공 비자금 파문­재계수사 어찌되나

    ◎검은 돈줄 추적 임박… 재벌사 초비상/「정례 상납」 대그룹 최우선 타깃될듯/원전·수서·상무대 비리 기업도 대상/제공사실 드러나면 세무조사·형사처벌 불가피 6공 비자금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검찰의 재계수사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재계가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검찰은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계좌에 입금된 수십억원의 수표가 모 재벌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최종 확인을 거쳐 대그룹 것으로 밝혀지면 그룹회장을 소환한다는 방침이어서 비자금 파문이 금융권은 물론,재계까지 일파만파로 번질 기세다.정기인사와 내년 사업계획 수립으로 한참 바빠야 할 재계는 비자금 한파때문에 잔뜩 움츠러들었고 사채시장의 급랭 등 자금시장도 얼어붙을 조짐이다. 재계수사는 검찰의 6공 비자금 수사착수에서 이미 예견됐다.정치 비자금이 재계의 「자진 상납」과 주요 국책사업의 리베이트 수수로 이뤄져온 게 통례여서 검찰의 수사착수는 바로 재계수사의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검찰이 재계수사에 착수할 경우 우선 대통령에게 정례적으로 상납한 대그룹이 타킷이 될 것으로 보인다.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92년 1월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때마다 10억∼30억원씩,6공 말기에는 좀 부족해 하는 것 같아 1백억원씩 주었다』고 폭로한 데서 알수 있듯 주요 대그룹이 이 정도 규모로 대통령의 주머니를 채워주었을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수사대상이 5대 그룹은 물론,10대·30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H그룹과 또 다른 H그룹,D그룹과 또다른 D그룹,S그룹이 벌써 거론된다. 그러나 더 불안해하는 곳은 6공 의혹사건으로 지목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에 관련된 그룹과 6공 비자금의 은신처로 지목되는 몇몇 재벌그룹이다.국책사업 등을 따내는 조건으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비자금으로 제공한 사실이 밝혀지면 리베이트 자금에 따른 세무조사는 물론,형사처벌도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의혹사업이 원전건설과 골프장 무더기 내인가,신공항 예정지 변경,수서사건,상무대비리,삼성그룹의 증권업 진출 등이다.이들 사업을 둘러싸고 거액의 리베이트가 6공의 비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수사당국의 시각이다.따라서재계수사가 착수되면 원전건설 비리가 노출된 그룹과 수서특혜 분양사건의 H그룹이 각각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원전건설과 관련,이미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최원석 동아그룹회장이 안병화 전 한전사장에게 뇌물을 주었다가 법정에 선 바있다.특히 수서특혜분양 사건과 관련,3백억원의 정치자금이 청와대에 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재임기간 중 1백39개나 무더기로 남발된 골프장허가도 비자금 조성에 한몫을 했을 가능성이 커 대상 골프장의 소유기업과 6공때 증권업과 상용차시장에 진출한 굴지의 S그룹도 대상이 될 것같다.실명제 실시 이후에 6공 비자금의 상당부분이 흘러갔다는 H그룹은 비자금관련설의 해명에도 불구,수서사건까지 있어 수사착수 여부가 가장 주목되는 그룹이다.30조원이 소요됐다는 율곡사업,영종도 신공항사업과 관련해 해당 방위산업체와 선정사업자도 수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노 전대통령과 인척관계인 S그룹과 증권업에 진출한 D사도 편치만은 않을 것 같다. 재계수사가 임박하자 대기업들은 사업일정을 연기하는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삼성전자는 이달 중순께 미국의 반도체공장 사업신청서를 한국은행에 낼 계획이었으나 비자금 여파로 금융당국의 일처리가 늦어질 것으로 보고 제출시키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삼성그룹은 내년도 사업계획과 26일로 예정됐던 사장단 인사도 연기했다. 검찰수사가 끝나면 비자금을 제공한 기업의 세무조사도 따를 전망이다.대구지역에 근거를 둔 G·T·C사와 6공때 급성장한 모 그룹이 세무조사 대상으로 결정됐다는 설이 나돈다. ◎4천억 얼마나 큰 돈인가/1만원권으로 쌓으면 한라산 높이 2배 넘어/연12% 금융상품 예치땐 연이자소득 4백80억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이 26일 동아투금에서 2백68억원,신한은행에서 2백37억원이 추가로 발견되는 등 지금까지 밝혀진 규모는 9백90억원에 이른다.그러나 비자금의 총 규모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항간의 얘기대로 노 전대통령이 정말 4천억원을 조성했다면 이는 얼마나 큰 돈일까. 단순하게 1만원짜리 지폐로 따져 본 계량은 「보통사람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다.1만원짜리는 가로 16.1㎝,세로 7.6㎝,무게 1.1g.두께는 1백만원 한 뭉치가 1㎝.따라서 4천억원은 1만원 짜리를 한 줄(가로)로 나열하면 길이가 6천4백40㎞,쌓으면 높이가 4천m,무게는 44t이나 된다.또 빈틈 없이 한장씩 깔면 면적은 14만8천3백평에 이른다. 이는 길이로 따질 때 서울∼부산(4백80㎞)을 6차례 왕복한 뒤 다시 부산까지 간 거리 보다 더 멀다.높이는 한라산(1천9백50m)의 2배가 넘고 무게는 5t 트럭 8대에 싣고도 남는다.또 넓이는 여의도광장(11만4천평)의 1.3배다. 소득면에서도 4천억원은 가만히 놔두어도 엄청난 부를 안겨준다. 이 돈을 연 12%짜리 금융상품에 예치했을 경우 세전 연간 이자소득은 4백80억원,이자소득세·주민세 등을 제한 세후 소득은 3백77억원이다.이는 93년 말 기준으로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연간 개인소득 1백50억6천만원),삼성 이건희 회장(51억원),선경 최종현 회장(37억원),쌍용 김석원 전회장(34억원) 등 국내 굴지의 재벌들을 단연 앞지르는 소득 랭킹 1위에 해당된다.
  • 6공 비자금 파문­동아투금 어떤 회사

    ◎부실채권 없는 단자업계 「작은 거인」/이북·PK출신 설립… 소유구조 베일속/82년 출범후 급성장… 실명제 위반 1호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2백68억원이 추가로 확인된 동아투자금융은 「2금융권의 신한은행」으로 불릴만큼 잘나가는 투금사다. 82년 설립 이후 부실채권 하나없는 놀라운 경영과 완벽한 기업분석으로 단자업계의 「작은 거인」으로 고속성장을 해왔다.93년 2백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지난 결산기에는 1백6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초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금융실명제위반 1호라는 불명예가 각인돼있다.93년 8월 17일 고객 이모씨의 부탁을 받고 실명제 실시후 가명으로 개설됐던 8억5천만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종합통장을 실명제 실시전에 실명으로 전환한 것처럼 전산조작한 사실이 적발돼 장한규 당시 사장과 배진성 전무 등 임직원 7명이 검찰에 고발됐었다.이 사건으로 동아투금의 급성장에 의문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82년 12월 금융통화운영위원인 추인석씨가 이북출신과 부산경남 지역 실업인의 자금을 모아 세운동아투금은 대주주가 없는 소액다주주라는 소유구조로 처음부터 관심을 끌었다.공화당 원내 총무와 IOC위원을 지낸 고 김택수씨 유족과 서울마포가든호텔 이정구회장을 대주주로,이준용 대림그룹 회장,고정택 동아서적 회장,김승호 보령제약 회장이 창립멤버로 참여했지만 최근에야 한일은행이 실질 대주주로 밝혀졌을만큼 철저히 비밀에 가려있었다. 한편 동아투금의 비자금에 못지않게 비운의 금융인 장한규 아세아종합금융 사장 내정자(58)에게도 관심이 쏠린다.그의 「오뚝이 인생」은 80년 한일은행 광교지점장 당시 부하직원이 사채업자와 말다툼끝에 때려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시작됐다. 이후 81년 대한항공 이사로 옮겼다가 동아투금이 생기면서 82년 부사장으로 금융계에 복귀했고 89년 사장으로 승진했다가 93년 실명제 위반사건으로 물러났다. 지난해 5월 대림그룹 계열의 서울증권 사장으로 내정됐으나 실명제위반 전력시비로 고배를 마셨다.사장 선임 3일만이었다.현재 아세아종금 사장으로 내정돼 23일부터 출근하고 있으나이번 비자금 사건으로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어음관리계좌란/만기되면 예치기간 자동연장/「검은 돈」 숨기기엔 최적 상품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2백68억원이 예치됐던 어음관리계좌(CMA)는 투자금융사 상품 중 「검은 돈」이 잘 숨어들 수 있는 상품이다. 만기가 돼 별도 연락을 않더라도 예치기간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데다 수익률도 높아 비자금 예치장소로 적격이다. CMA는 투금사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수탁받아 이를 기업어음(CP)과 단기 국·공채 등에 운용해 얻은 수익을 돌려주는 고유상품이다. 최저 거래단외가 4백만원 이상(지방 투금사는 2백만원)으로 하루만 예치해도 실적배당이 있으며 최장 만기일은 1백80일로 짧다. 1백80일 가입했을 경우 세후 수익률이 연 11%쯤 된다. 은행의 저축예그처럼 입·출금이 자유롭고 만기일이 돼서 자동연장할 경우 복리식으로 이자를 계산해주는 장점이 있다. 노 전대통령의 비자금은 91년 5월부터 실명제 전인 93년 2월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입금됐는 데 이는 CMA를 잘아는 동아투금의 임직원이 자신들의 이름을 빌려주고 1∼5억원씩 쪼개 입금했가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현재 CMA의 수신액은 잔고기준으로 투금사 전체에 총8조5천9백99억원이다.
  • 「돈세탁」처벌 대폭 강화/재경원 방침 은행 지점장·임직원 중징계

    ◎투금 등 제2 금융권 확대 적용 정부는 금융실명제 실시로 금융기관과 고객간의 돈거래가 투명해졌지만 금융기관 내부의 돈세탁이 근절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26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기관 내부에서 이뤄지는 돈세탁의 유형을 면밀히 검토,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돈세탁에 가담한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금융실명제로 개인이 금융기관을 이용,검은 돈을 양성화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지만 고객이 금융기관 임직원과 짜고 변칙적으로 회계처리를 할 경우 돈세탁이 가능하다』며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에서도 드러났듯 은행 임직원이 고객과 짜고 수표를 다른 고객이 입금한 것과 맞바꾸거나 전표에 수표번호를 바꿔 기재할 경우 수표추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수표로 입출금하면서 현금이 거래된 것처럼 처리하거나 수표간 대체거래를 현금거래로 위장할 경우 수표추적을 따돌릴 수도 있다. 재경원은 이에 따라 이같은 변칙적·비정상적인 회계처리의 유형을 검토,이를 적발하는 검사기법을 개발하고 각 금융기관이 자체검사를 통해 이같은 사례를 중점 적발하토록 할 방침이다.또 금융기관 임직원이 돈세탁에 개입할 경우 감봉 이상의 중징계를 하도록 현행 은행감독원 통첩에 규정해 놓고 있으나 이 규정을 강화,관련자는 물론 해당 지점장과 담당 임원에 대해서도 징계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아울러 은행에만 적용되는 이같은 징계 규정을 증권이나 보험,투금,종금,상호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그러나 별도의 돈세탁 방지법을 제정하지는 않기로 했다.
  • 무기명 CD·금전신탁 보유 유력/비자금 더 있다면 어디 숨겼을까

    ◎제2금융권앤 채권으로 은닉 가능성 커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이 지금까지 확인된 4백85억원 외에 더 있다면 어떤 형태로 있을까.기업금전신탁과 같이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거액을 장기간 숨길 수 있는 상품이며,가명 또는 차명으로 가입돼 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같은 조건을 갖춘 은행권의 상품으로는 대표적인 무기명상품인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일반불특정금전신탁·기업금전신탁·개발신탁이 꼽힌다.이들 상품은 가입한도가 무한대인데다 지난 9월말 현재 수신고가 CD는 21조원,일반불특정금전신탁은 55조9천억원,기업금전신탁은 7조6천억원,개발신탁은 34조8천억원에 이르고 있어 비자금이 숨기에 안성맞춤이다. CD는 만기 때마다 연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나 금전신탁 등 나머지 상품은 만기 때 찾지 않으면 자동연장되는 이점이 있다.게다가 연 12∼13%의 고수익이 보장되는 점도 비자금을 운용하는 측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소다. 2금융권에는 이와 유사한 상품으로 어음관리계좌(CMA)와 기업어음(CP)이 있다.이중 CMA는 한도제한이 없고 환금성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그러나 이들 상품은 만기도 짧은데다 대부분 단기고수익을 좇아 몰려든 자금이어서 거액의 비자금이 오랫동안 숨어 있기에는 적합치 않다는 게 금융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주가가 본격적인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던 지난 93∼94년 증권가에서는 「큰 손이 한탕하고 떠났다」는 풍문이 심심찮게 나돌았다.주식의 매매차익은 세원이 노출되지 않은 점을 이용한 정치권의 검은 돈일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그러나 비자금은 속성상 익명 못지않게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단기매매차익을 챙기기 위해 무모하게 증시에 뛰어들지는 않으리라는 게 정설이다. 이에 따라 2금융권 관계자들은 만약 2금융권에 비자금이 은닉돼 있다면 그 대상으로 채권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대리인을 통하면 신분을 전혀 노출시키지 않고 단기간에 거액의 채권을 살 수도 있고 현금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5·6공 당시 정치자금을 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이원조전의원은 금융계에서 「채권의 대가」로알려져 있다.지금도 명동 사채시장주변에서 성업중인 3백여 채권상중 20여곳에서는 하루 10억원대이상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이 극도의 보안을 요하는 비자금을 법률적인 분쟁의 소지가 있는 차명계좌로 하는 바람에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며 『가명 등의 형태로 은닉돼 있다면 계좌나 수표추적으로는 절대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6공 비자금 파문­돈세탁 수법·과정

    ◎「수표 바꿔치기」로 조직적 돈세탁/신한은,다른 수표와 거래내역 맞조작/연희동측 “흔적 남기지말라” 부탁설도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4백85억원의 돈세탁과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신한은행 이우근 전서소문지점장과 이태진 전경호실 경리과장 등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에서 은행측이 조직적으로 「수표바꿔치기」수법으로 돈세탁을 한 사실을 밝혀내고 9개 시중은행과 2개 단자사에 대해서도 계좌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표바꿔치기」는 한 고객이 입금을 위해 사용한 수표 대신 전혀 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의 수표로 바꾼 뒤 거래내역을 조장하는 「돈세탁」의 하나다. 이 수법은 돈세탁전문가들에게 「끊어치기」란 은어로 통한다.가령 A라는 사람이 B에게서 고액의 수표를 받았을 때 A는 은행창구가 아닌 지점장 등 은행 고위층에게 수표를 제시하고 입금액수가 기록된 예금통장을 받아간다.수표를 받은 은행은 당일 다른 고객이 입금시킨 수표를 모아 A로부터 받은 수표를 다른 고객의 거래내역서에,다른 고객의 수표를 A의 거래내역서에 기록함으로써 A와 B의 연결고리를 끊는 수법이다. 그러나 「금융실명제 긴급명령」이나 은행법등 현행 법률에는 「수표바꿔치기」 등 돈세탁방법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고 단지 은행내규에 의해 자체징계규정만 있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고전적인 돈세탁수법은 「거액자금조성→수표인출→예금→현금인출→사용」의 과정을 거친다.수표소지자(고객)또는 그 대리인이 사채시장이나 증권시장·시중은행을 직접 돌면서 소액수표및 현금으로 쪼개거나 합치는 수법도 등장한다. 이밖에 돈세탁수법에는 수표를 여러 지점에서 차례로 넣고 빼기를 반복,수표번호를 자르는 이른바 「도레미탕」과 「검은 돈」을 만드는 사람에게 수표를 주면서 발행번호는 다른 사람의 계좌에서 나간 것처럼 꾸미는 「수표박치기」도 있다. 노전대통령측은 신한은행측에 4백85억원을 예치시키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돈세탁」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사명을 띤 인물이 이전지점장과 이화구 전차장이다. 검찰은 이미 소환조사를 받은 이현우 전경호실장으로부터 『대개 1억·5억·10억단위의 수표를 받아 계좌에 넣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신한은행에 예치된 수표의 마이크로필름을 판독한 결과 10여개 시중은행에서 발행된 1천만∼1억원짜리 수표가 무더기로 입금돼 있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를 위해 93년2월1일자 각 은행이 보관중인 타점권 마이크로필름을 정밀분석,필름에 담긴 수표의 발행은행과 일자,이서자 인적사항 등을 캐고 있다. 그러나 수표추적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검찰 관계자는 『바꿔친 수표를 구분해내고 명확한 출처조사까지 마무리하려면 수표 한장씩 일일이 대조하고 발행은행의 거래내역까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최소 2주에 3개월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확대에 숨죽인 금융권/금융 관계자들 시은 명동지점 「세탁장소」 관측/“불똥 튈라” 재계선 「6공과의 인연 지우기」 부심 금융권은 25일 검찰의 비자금계좌추적이 11개 은행과 2개 투금사로 확대되자 관련설 부인에 급급하던 전날과 달리 숨죽인 채 수사에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관련 금융기관은 비자금사태가 어떤 식으로 종결될지 몰라 전전긍긍해 했고,재계는 6공과의 「인연지우기」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금융계 인사들은 전날 압수수색영장의 내용이 「93년2월1일 신한 등 7개 은행의 명동지점과 서울은행 본점 등 11개 은행과 2개 투금사에 입금된 타점권과 마이크로필름 전부」인 것으로 보아 93년2월1일 이들 금융기관에 동일인명의로 된 정체불명의 자금이 대규모로 입금된 것으로 추정. 이들은 『계좌명이 적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이 수표를 맞교환하면서 대체한 수표와는 다른 자금이 이들 점포의 계좌로 입금된 것』으로 보고 검찰이 6공비자금에 대한 정보를 상당량 확보한 것으로 분석.시중은행 명동지점은 하루 교환되는 어음과 수표만 6천억∼7천억원에 이르는데다 투금사가 주고객이어서 비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명동지점을 활용한 것으로 관측. ○…은행감독원은 검찰이 11개 금융기관에 대해 계좌추적에 들어가면서도 당초 파견한 검사역 3명 외에 추가파견요청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비자금실체를 상당분 확보했거나,아니면 대국민 홍보용으로 계좌추적하는 것으로 파악. 한 관계자는 『11개 금융기관을 수색하려면 최소한 검사역 10명이상을 추가로 파견요청했어야 한다』며 『막후에서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면서 겉으로 계좌추적에 열을 올리는 듯 보이게 하는 양동작전인 것 같다』고 분석.그는 김기수검찰총장이 검찰조사에 앞서 노전대통령이 비자금전모를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발언을 증거로 제시. ○…금융계는 이현우 전경호실장이 나응찬 신한은행장에게 비자금의 관리를 부탁한 점을 들어 당시 집권층과 각별한 관계이던 박기진제일은행장에게도 같은 부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6공말 이원조전의원과 가장 각별한 관계에 있던 은행은 신한은행과 제일은행이었다』며 『비자금이 행장라인을 통해 심복인 지점장에게 전달된 경로로 볼 때 제일은행에도 이같은 통로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 ○…비자금파문은 한편으로 재계의 「6공청산」으로 이어지는 분위기.S그룹관계자는 『인사철과 맞물려 비자금사건이 터져 6공 때부터 행정부나 정계인사와의 교류가 주임무인 대관업무 담당임원의 보직변경이 예상된다』며 『이번 파문이 임원의 세대교체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 이같은 분위기는 노전대통령 재임기간중 1천억원이상의 대형공사를 따내 수십억대의 비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건설업체를 계열사로 둔 그룹에서 두드러지고 있다.원전건설과 관련,뇌물제공혐의로 관계자가 유죄판결을 받은 모그룹은 그룹총수가 노전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이 언론에 실릴 경우 그룹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준다며 관련사진의 유출을 통제.
  • 6공 비자금 파문­검찰수사 이모저모

    ◎3백64억 치밀한 「돈세탁」 확인/“이태진씨 엄청난 진술 했을것” 추측 무성/「돌발변수」 상황따라 수사방향 변화 암시 수사 6일째에 접어든 25일 검찰은 노태우 전대통령측의 돈세탁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수표의 역추적 작업에 주력했다. 또한 정치적 해결책이 나왔을 때의 사법적 대처 방안도 검토하는 등 「돌발변수」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 20일부터 철야로 이 사건을 취재하고 있는 1백여명의 보도진들은 이날 밤 11시 30분 검찰의 수사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해 잔뜩 기대했으나 곧 발표내용을 듣고는 크게 실망. 이정수 수사기획관은 『26일 아침 7시 이후에나 이태진 전청와대 경호실 경리과장을 귀가시킬 계획』이라고 말한 뒤 이전과장에 대한 조사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 이에 따라 지난 24일 아침 소환된 이전과장은 꼬박 48시간을 채우는 셈이어서 그가 「뇌관」의 성격을 지닌 비자금에 대해 엄청난 진술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 ○…검찰관계자는 여권 핵심인사가 「대국민사과­비자금 헌납­대구낙향」이라는수순을 밟도록 노전대통령측에 제안한 것과 관련,『우리는 수사만 할뿐』이라고 여전히 원칙론을 강조하며 어떻게든 사법처리가 뒤따를 것임을 시사. 이 관계자는 그러나 『노전대통령측이 비자금을 헌납하더라도 수사는 계속 진행되느냐』는 물음에는 『그때 가서 보자』,『비자금을 헌납한 다음에 고려할 일』이라고 해 상황에 따라 수사의 향방이 유동적일 수도 있음을 암시. 이는 지난 24일 김기수 검찰총장이 『노전대통령이 비자금 의혹을 스스로 해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어서 「정치사건」처리의 어려움을 반영.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주요 시중은행의 명동지점이 대부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명동금융가가 금융실명제의 여파로 사채시장은 급격히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검은돈의 메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 또 「블랙홀」로 통하는 사채시장에서 한차례 씻겨지면 수표 추적이 어렵다는 것이 통설이어서 노씨의 비자금이 명동의 사채시장을 거쳤다면 검찰의 계좌추적도 불가능하지 않겠는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11개 금융기관에 대한 계좌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검찰은 계좌추적 결과 신한은행 서소문 지점에 입금된 3개 계좌의 3백64억원이 치밀하게 돈세탁된 사실을 확인. 검찰관계자는 『당시 신한은행 고위층의 지시에 따라 이우근 지점장과 이화구 차장 등 지점 간부 2∼3명이 조직적으로 돈세탁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그러나 수표 바꿔치기 등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어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곤란하다』고 푸념. 한편 신한·상업·동화은행 등 그동안 전직대통령의 은닉계좌가 있는 것으로 세간에 알려진 은행을 포함,다수의 시중은행들이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됨으로써 전 금융권이 당분간 업무상 애로 등 상당한 「홍역」을 치를 듯.
  • 재계의 자정 노력(사설)

    전직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은 정치권 정화의 절대적 필요성을 온 국민의 뇌리에 깊이 새겨 놓았다.또 깨끗한 정치풍토의 조성과 관련,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대목이 재계의 역할과 책임이다.정경유착식 경영에 안주하려는 오랜 타성을 버리지 않는한 재계를 이루는 재벌기업들은 신기술개발과 같은 홀로서기전략을 통한 세계 초일류화의 목표를 이룰수 없음은 물론 국내 정치판이 깨끗해지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권력층의 압력때문에 돈을 건네주지 않을수 없었다는 항변이 틀리다는 얘기는 아니다.내키지 않는 경우도 있었을 터이다.그러나 내로라하는 재벌치고 검은 돈줄을 갖다대는 로비활동에 앞다투어 각종 이권사업과 대형공사를 따내거나 새로이 영역을 넓히지 않은 기업이 없을 것이란 사실도 부인할수 없다. 진취적인 창의성에 바탕을 둔 경영합리화와 끊임없는 기술혁신 노력으로 내실을 갖추는 기업가 정신은 결여된채 정치자금 제공으로 쉽게 이권을 얻어내고 돈만 벌면 된다는 천민자본주의식 경영방식은 결국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림으로써 세계화에 역행하는 요인이 될뿐이다.때문에 우리는 이번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재계가 깊은 반성을 통해 경제정의를 실현하고 깨끗한 정치를 뒷받침하는 제2개혁의 주체로 용기있게 나서주길 촉구한다. 비자금파문으로 재계가 받는 고통이 적지 않겠지만 이번의 아픔과 그 극복을 앞으로의 영구적인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자신들의 그릇되고 비효율적인 비대화·공룡화경쟁이 우리사회 부정부패의 근원이기도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특히 김영삼대통령의 긴급명령에 의해 단행된 금융실명제도의 시행이 음성정치자금의 차단으로 돈 안드는 정치,깨끗한 정치를 지향하는 통치의지와 새한국건설의 신념을 담은 것임을 재계는 물론 국민각계층이 깊이 인식해 새로운 개혁의 자세를 가다듬도록 당부한다.이번 비자금파문의 위기를 우리 사회와 국가발전의 새로운 호기로 바꾸는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 금융기관 불법관행 청산해야(사설)

    전직대통령의 4백85억원 비자금이 신한은행 차명예금으로 예치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금융기관이 차명예금을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조되고 있다.금융전문가들은 차명예금이 「검은 돈」의 은신처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금융기관 일부인사도 차명예금이 예금유치를 위한 은행간 과당경쟁의 주요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잘못된 관행의 시정을 주장하고 있다. 각 금융기관은 금융실명제가 실시되기 전에는 차명을 통해 예금단위를 일정액이하로 분산시키면 세제상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점을 내세워 예금을 유치하면서 차명알선도 서슴지 않았다.실명제가 실시된 이후에는 차명예금을 활용하면 종합과세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거액예금을 차명예금으로 분산시켜주거나 차명을 알선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93년 8월이후 금융기관이 사망자·이민자·휴면예금자 등의 이름을 빌려 차명예금을 알선했다가 금융감독당국에 적발된 건수가 1백7개 점포 2백12건에 달하고 있다.차명알선은 금융실명제실시에 관한 긴급명령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이고 실명제의 조기정착을 가로막는 암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금융기관은 이번 전직대통령 관련 차명예금사건으로 인해 공신력이 크게 실추되었다.각 금융기관은 실추된 공신력을 회복하기 위해서,그리고 경제정의구현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소명의식에 입각해서 차명알선을 즉각 중단하고 근본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또 알선차명이 아닌 예금자가 미리 합의하여 예치하는 합의차명의 경우도 금융기관이 이를 알고도 묵인하는 것은 법에 엄연히 위배되므로 차명예금을 절대로 받아서는 안된다. 금융기관은 이번기회를 자기쇄신의 일대 계기로 삼아야 한다.대출금 일부로 예금가입·사채예금의 경우 양도성예금 구입·당좌대출약정시 일정금액 정기예금가입 등 각종 꺾기행위와 예금유치와 관련된 금전거래,그리고 대출커미션 및 청탁대출 등 금융기관의 잘못된 관행을 청산하기 바란다.금융기관은 뼈아픈 자정노력을 통해서 거듭 나야 한다.
  • 6공 비자금 파문­관리 어떻게 했나/청와대 예산 어떻게 쓰이나

    ◎금융실명제 실시로 숨을곳 없어 노출/연희동→이현우→이태진씨 라인 유지/세탁 끝낸 수표로 차명계좌 4개 운용 92년 봄 국민당창당 기자회견에서 정주영씨는 『현대그룹이 88∼90년까지 3년동안 청와대에 갖다바친 정치자금은 모두 2백60억 정도』라고 폭로,재계의 정치헌금 사실을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했다.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정씨의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않았지만 일반론적으로 기업체들이 「성금」을 낸 사실을 시인하면서 『불우이웃돕기에 썼다』고 말해 한때 도마위에 오른적이 있었다. 정씨의 경우와 같이 재계의 자진헌금이든,이권의 대가든 노전대통령이 재임기간중 여러 경로를 통해 조성한 정치자금의 총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정가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총규모는 알수 없지만 쓰고남은 비자금 액수만해도 자그마치 4백85억원.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92년 11월쯤 이현우 전 경호실장은 노전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남아있는 통치자금의 관리는 앞으로 제가 알아서 하겠다』고 노전대통령을 안심시켰다.이전실장은 노전대통령으로부터 받은 1억∼10억원짜리 수표를 모았다가 이태진 전경리과장에게 수표를 건네주며 은행에 입금시키라고 지시했다.전직 경리과장에게 중대한 「임무」를 맡긴 것은 비자금관리의 계속성을 유지,보안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믿을만한 은행을 물색하던 이씨는 같은해 11월 나응찬 신한은행장을 사무실로 찾아갔다.나은행장도 「청와대」의 손님인 만큼 극진히 대접할 수 밖에 없었다.이씨가 여러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을 고른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은행장이 경북 상주출신으로 77년까지 대구은행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6공과 지역적 연고를 같이하는 까닭에 아무래도 믿음이 갔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이 때부터 신한은행측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나은행장­홍영후 상무(현 신한리스사장)­이우근 서소문 지점장(현 이사대우 융자지원부장)등 단계를 밟아간 이씨는 이전지점장에게 『기업금전 신탁에 차명으로 예치해달라』고 요구했다.당시 서소문지점은 신한은행 내에서 예금수신고가 3번째로 큰데다 이전지점장의 영업수완이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 비자금 은닉장소로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전 지점장은 92년11월 매형 최광문씨가 대표로 있던 한산기업 명의로 1백30억원짜리 계좌를 만들고 93년2월 거래를 트고 있던 우일종합물류 하종욱씨의 아버지 하범수씨가 경영하던 우일양행 명의로 1백10억원을 분산예치하는 등 4개의 차명계좌를 감쪽 같이 만들었다.그 당시만 해도 탄로날 줄은 몰랐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4개통장에 대한 인감을 모두 「이호경」이라는 이름으로 등록,향후 발생할 지도 모르는 명의대여인들과의 소유권분쟁을 예방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특히 이씨가 신한은행에 맡긴 대부분의 수표는 이미 시중 10여개 은행을 통해 「돈세탁」이 된 상태였다. 노전대통령측은 이후 93년8월 실명제실시전까지 필요할 때마다 총 1백20억여원의 돈을 빼내 썼다.이때까지만 해도 은행측의 협조와 보안유지로 순탄한 비자금 예치­관리과정이 지켜졌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날벼락이 떨어졌다.금융실명제와 96년부터 실시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로 비자금 노출의 결정적 계기가 다가왔다.명의를 빌려준 탓에 7억여원의 세금을 내야 할 「위기」에 처한 하종욱씨가 서울 B고 1년 선배인 민주당 박계동의원에게 이 사실을 상의하게 됐고 박의원은 국회본회의에서 이를 폭로했던 것.명의대여인의 「고민」을 미리 알고 이를 해결하지 못한 노전대통령측의 관리잘못도 컸다. 6공초부터 노전대통령 비자금의 실질적 관리인이라고 자처한 이전경호실장은 『차명계좌인줄 알았으면 당연히 (명의대여인의 세금문제를 해결하는)조치를 취했을 텐데 가명계좌에 예치돼 있는 것으로 알았다』면서 『관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이런일이 생겼다』고 관리허술을 시인했다. 이처럼 노전대통령측의 비자금 예치 및 관리경위가 밝혀진 만큼 검찰은 앞으로 자금조성경위와 총비자금 규모,비자금의 사용처,비자금을 제공한 업체를 집중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예산 어떻게 쓰이나/올해 예산 5백70억4천5백만원/해외출장땐 예비비를 별도로 책정 문민정부들어 김영삼 대통령은 기업들로 부터 단 한푼의 정치자금도 받지않겠다고 선언,이를 엄격히 실천해오고 있다.그렇다고 청와대예산이 5·6공때에 비해 늘어난 것도 아니다.이와관련,청와대의 실무자들은 지난 6·27 지방선거를 예로 들면서 돈을 쓰지 않는 선거를 실천하고 평소에도 예산에 없는 지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검은돈」이 필요하지도 않고 지출될 수도 없다고 밝힌다.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올해 청와대 예산은 대통령실(비서실)과 경호실을 합쳐 모두 5백70억4천5백만원이다.대통령이 격려비등으로 사용하는 대통령활동비는 대통령실 예산 가운데 사업비항목에 포함된다.그러나 대통령실 사업비에는 국가경쟁력 강화기획단 운영비와 시설유지비·홍보비·책발간비용·만찬비용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사업비를 모두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은 이밖에 해외출장을 나갈 경우 청와대 예산이 아니라 예비비를 별도로 책정,사용하고 있다.대통령의 연봉은 7천7백34만원으로 이 돈은 대통령실 예산의 인건비에서 나온다. 재경원은 이같은 청와대 및 대통령의 공식적인 씀씀이가 문민정부 들어 증가율이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노태우전대통령 재임당시에도 사정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재경원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집권당의 총재를 겸하고 있어 당에 필요한 비용은 중앙선관위에서 지급되는 정치자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6공 비자금 파문­본회의 정부답변

    ◎기업이 비자금 관련 됐으면 조사­이 총리/여 의원들 “대형 국책사업 의혹 규명하라”/야선 비자금 몰수·경제각료 총사퇴 촉구 24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전날에 이어 6공의 비자금조성 및 은폐의혹을 놓고 여야의원의 성토와 철저한 수사요구가 빗발쳤다. ○…야당의원들은 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수사를 촉구하면서 비자금사건의 「은폐책임」을 물어 국무총리와 경제내각의 총사퇴까지 요구하는 등 공세의 강도를 한껏 높였다.국민회의측은 특히 민주당측에 비자금폭로의 주도권을 빼앗긴 것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새로운 비자금계좌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대선자금 부각 공세 박광태 의원(국민회의)은 『국민회의측이 전날 밝힌 제일은행 석관동지점 3백19억원의 차명계좌 역시 노씨의 또다른 비자금』이라고 주장하며 구좌번호 227­20­03007,예금주 장근상,입금액 3백20억원으로 된 통장복사본을 증거로 제시했다. 박의원은 특히 『노씨 통치자금의 총 조성액수와 함께 이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측에 제공된 정치자금액수도 공개하라』며 노전대통령과 현정권의 관계를 부각시키려 애썼다. 이긍규 의원(자민련)도 국민회의 김대중총재가 언급한 「대선자금 1조원설」에 대한 정부의 확인을 요구하고 『은행주변에서 가·차명계좌가 몇조원에 이르며 이 돈은 모두 정치권의 검은 돈이라는 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봉호 의원(국민회의)은 『이미 드러난 3백억원만해도 1백만원 봉급생활자가 2천5백년을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만 할 돈』이라고 빗댄 뒤 『3백억원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답변한 총리는 과연 총리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있나』라며 이홍구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의원은 내친 김에 경제부총리는 「차명계좌 방치」,농림수산부장관은 「농촌회생책 외면」,통상산업부장관은 「통상정책 실패」,건설교통부장관은 「삼풍백화점 참사」등의 책임을 들어 경제내각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김의원은 나아가 ▲이미 드러난 3백억원의 몰수 ▲노전대통령의 소환조사및 사법처리 ▲국정조사권 발동도 요구했다. 이장희 의원(민주)은 동화은행 비자금사건,율곡비리,한국전력비리,상무대비리,골프장허가 등 5·6공과 현정권 출범이후의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5공 비자금도 들먹 ○…민자당의원들도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6공말기의 대형국책사업과 노전대통령 비자금과의 연관의혹을 제기하는등 적극적 공세에 가세했다. 윤영탁 의원은 『영종도 신공항과 경부고속철도 건설공사는 타당성 조사단계부터 6공이 정권말기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조성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면서 6공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철저한 조사를 주문했다. 곽정출 의원도 『하위직공무원은 몇백만원만 먹어도 구속되는데 전직대통령이 몇백억원씩 꿀꺽하고도 무사하기 때문에 법의 공정성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제까지 변화와 개혁을 외치면서 무얼 했느냐』고 따졌다. 송광호의원은 『5공은 6공보다 더 큰 비자금을 조성했다는데 이 점도 철저히 밝혀 더 이상 부도덕한 정치자금문제가 재론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5공비자금」까지 거론한 뒤 『5·6공비자금의 현정치권 유입설과 12·12세력의 부도덕한 재산도 철저히 조사,조치하라』고 주장했다. ○…이홍구 국무총리는 답변에서 지난번 14대 대선 때 여당의 선거자금 1조원설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면서 『대선자금은 여야 정당이 선관위에 신고,적법하게 처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총리는 김영삼대통령의 통치자금 유무에 관해 『대통령의 통치자금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으며 들은 바도 없다』고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총리는 또 노전대통령의 소환조사문제와 관련,『검찰은 자금의 성격을 먼저 규명해서 필요하다면 노전대통령도 조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놓은 뒤 『그러나 조사방법은 검찰에서 신중히 검토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총리는 야당이 재조사를 주장하고 있는 서석재 전 총무처장관의 4천억설 언급,선경과 동방유량의 6공비자금 관리설,함승희 변호사의 폭로 등에 대해 『이번 사건 조사에서 자금조성경위도 다루는 만큼 관련혐의가 드러나면 모두 조사할 것』이라고 말한 뒤 『다만 구체적 혐의 없이 무조건 수사를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 6공 비자금 파문­김 대통령의 수사지시 배경

    ◎“끊임없던 「의혹」 이번기회 해소”/뭉칫돈 소유 뒤늦은 시인에 불쾌감/문민정부 도덕성 차원 「정면돌파」로 유엔을 방문중인 김영삼 대통령이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문제와 관련,「엄정조사」를 지시한 것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한점 의문 없이 조사하겠다는 뜻』이라며 비자금파문의 강도를 의식,말을 아끼고 있다.김대통령도 서울의 이홍구 총리에게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뒤 더이상 언급을 않고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를 접하고 대단히 격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대통령은 23일 새벽 서울의 한승수 비서실장으로부터 상세한 보고를 받고 『그럴 수가 있는가』라며 크게 개탄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김대통령의 「격분」은 두가지 이유로 설명될 수 있다고 한 관계자는 분석했다.첫째는 5공의 통치자금 얘기는 청문회등을 통해 알려져 있었지만 6공에도,그리고 퇴임후에도 그러한 뭉칫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문민정부의 도덕성 기준으로 볼 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다.또 하나는 일종의 배신감이다.청와대측은 박계동의원이 노전대통령의 정치자금설을 터뜨렸을 때 즉각 연희동측에 그 진위를 물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에 대해 연희동측은 『우리와 전혀 무관하다』고 잘라 답변했었는데 수사가 시작되자 뒤늦게 이를 시인하는 이중적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김대통령의 대응은 원칙을 강조하는 「정면돌파」로 나타나고 있다.문민정부의 도덕성을 지킨다는 원칙 아래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을 따지도록 한다는 게 김대통령 주변의 분위기다. 수행중인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엄정조사를 지시한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수사에 있어 어떤 한계도 두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언급을 종합하면 김대통령은 「6공비자금」과 관련,끊임없이 제기되던 의혹을 이번에 말끔히 해소하기 위해 수사에 제약을 가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 관계자는 그러나 범여권의 결속을 흐트러뜨려가며 「6공과의 단절」이라는 초강수를 두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김대통령의 측근인사들은 국민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한 노전대통령측의 결단을 기대하고 있다.비자금과 관련,있는 사실을 자진해서 모두 털어놓고 스스로 국민에게 사죄하는 방식이 거론되는 분위기다.「5공비리청산」과정과 유사한 절차가 상정되는 것인데 아직 어느 수준에서 사태가 수습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해법도 아직은 추측단계에 머물고 있는 국면이다.다만 이들은 『이번 사건이 금융실명제의 위력을 과시하고 김대통령이 검은 돈과의 부패고리를 끊기 위해 정치자금을 한푼도 받지 않기로 한 조치가 얼마나 엄청난 정치개혁조치인지를 국민에 알리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충격속의 정국 향방

    ◎여­자신감 바탕,6공과 차별화 강조/야­“국민감정 업고 내년 총선호재 활용” A급 태풍 「6공 비자금호」가 엄청난 파괴력으로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태풍의 진로와 강도에 따라 정치권이 엄청난 지각변동까지 격게 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당사자인 노태우 전대통령은 비난의 표적이 돼 있고 6공의 도덕성은 큰 타격을 입었다.현 정부도 적잖이 곤혹스런 입장이다. 특히 「비자금 정국」은 내년 총선의 주요 쟁점으로 남게 되리란 분석이다.더욱이 97년 대선마저 영향권안에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여권으로서는 큰 두통거리가 아닐 수 없다.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총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칫 6·27 지방선거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도 이런 흐름을 조기에 차단해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배려로 볼 수 있다.전직대통령 문제로 더이상 문민정부가 곤란을 겪지 않겠다는 차별화 전략이다.김대통령이 정면돌파 자세를 굳히고 나선 것이다. 김대통령은 문민정부 출범과 동시에 기업인들로 부터 단 한푼의 돈도 받지 않겠다는 개혁의지를 천명했으며 이를 철저히 실천해오고 있다.바로 이번에 문제된 것과 같은 정치권의 검은돈,권력과 기업의 연결구조가 빚어내는 정치적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정치개혁 제1호 조치였던 것이다. 현재 여권에서는 김대통령의 정면돌파 의지를 바탕으로 차제에 6공과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강경론이 조금 우세하다.6공과의 분명한 차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선거자금등과 관련,문민정부도 자칫 함께 먹물을 뒤집어 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거자금문제에서는 야당측 「기대」와는 달리 깨끗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정도로,정면으로 나간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지방선거 후 취해온 구여권과의 화해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고 6공세력을 중심으로 한 대거 이탈현상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역시 여권의 행보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야권은 이같은 대형 호재를 내년 총선은 물론 가급적 97년 대선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노전대통령의 구속수사와 6공청문회를 주장하는 것이나 연일 서석재전총무처장관의 비자금 발언등 모든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확전을 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의 비자금이 노전대통령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미묘한 몸사리기 발언」을 놓고 국민회의와 민주당이 티격태격하며 공격목표에 이견을 보이는 등 야권의 공세에도 틈이 보이고 있다.더욱이 대권경쟁을 겨냥,구여권을 포함한 중산층 끌어안기에 애써온 김총재고 보면 마냥 강공으로만 나가기도 힘든 한계가 있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 전망이다.결국 국민 감정이 비자금 태풍을 어디까지 밀고 갈지가 향후 정국의 기상도를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
  • 6공 비자금 파문­정치권 반응·움직임

    ◎여·야 시각차 불구 “조사 불가피” 한목소리/“수사미진땐 국조권 발동 못할것 없다”­여/“노 전대통령 즉각 소환” 공세수위 높여­여 6공 비자금 파문이 정치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23일 각당의 이해에 따라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면서도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하오 열린 여야총무회담에서 민자당은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노전대통령의 검찰소환에는 부정적이었던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소환조사,민주당은 즉각 구속과 국정조사권 발동을 각각 요구했다. ▷민자당◁ ○…한마디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 방안밖에는 다른 해결책이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기류를 형성한데는 박계동 의원(민주)이 문제를 제기한 직후 여권핵심부의 사실확인에 강력히 부인했던 노전대통령측에 대한 「배신감」도 적지 않게 작용한 듯 하다. 이날 김윤환 대표 주재로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는 검찰이 더 이상 한점의 의혹이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손학규 대변인이 전했다. 손대변인은 특히 『이현우 전경호실장이 노전대통령에게서 직접 받은 돈이라고 밝힌 만큼 노전대통령도 조사를 피할 수 없다는게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조사방법에 대해서는 『방문조사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 검찰소환에는 부정적임을 시사했다. 다소 조심스러워 보이는 공식논평과는 달리 당직자들은 강경한 자세였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보다 분명하게 대응방향을 밝혔다.그는 『이런 표현을 사무총장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여당의 태도가 어떤지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여권의 분위기를 암시했다. 강총장은 야권의 국정조사권 발동 요구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가 미진하다고 여야가 판단한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국민회의◁ ○…이날 김대중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지도위원회를 열고 신한은행에 예치된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노전대통령의 소환·수사와 출국금지 조치를 촉구했다. 국민회의는 아울러 서석재 전장관의 4천억원 발언과 최종현 선경그룹회장·신명수 동방유량회장의 1천2백억원 관리설,함승희 변호사의 비자금 주장등을 함께 수사해야만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전모를 밝힐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14대 대선자금 공격은 이번 문제를 희석시킬 여지가 있으므로 당분간 자제키로 했다.또 국회 국정조사권 발동은 비자금 실체를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검찰수사를 지켜보면서 대응하고 야권일각에서 거론하는 6공청문회는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민주당◁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노전대통령을 즉각 구속·수사하고 여야4당 공동으로 국정조사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또 노전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전두환 전대통령처럼 정치자금의 내역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정치권에 검은돈이 유입되지 않도록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자금 전반의 부조리를 척결해야 한다』면서국민회의를 간접 겨냥했다. 강창성 의원은 『서전장관에게 전직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설을 말한 사람은 이현우 전경호실장의 보좌관으로 서장관도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이날 간부회의를 열고 노전대통령의 즉각적인 소환·조사를 요구했다.특히 지난번 대선 때의 선거자금내역을 비롯한 정치권 전반의 비자금 전모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총무회담◁ ○…이날 하오 국회귀빈식당에서 열린 여야 원내총무회담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각당의 시각차이만 확인한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이날 회담에서 민주당의 이철총무는 『오늘 당장이라도 안우만 법무부장관을 국회본회의에 출석시켜 수사진전 상황을 공식적으로 공표토록 하자』고 제안했으나 국민회의 신기하 총무는 『그런 자리는 정부의 변명기회만 줄 우려가 있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에 『현단계에서 노전대통령의 연계가 명백하지 않다』는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광주발언을 놓고 민주당의 이총무가 『수사방향을 흐려놓자는 것이 아니냐』고 하자 국민회의 신총무는『대변인 성명이라면 모를까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맞받는 등 설전을 벌였다. ◎연희동 노 전대통령측 표정/침통한 분위기속 여론에 촉각/측근들 언급 자제… 노재헌씨 급거 상경 노태우 전대통령측은 이미 드러난 4백85억원의 비자금과 관련한 정치적·법적 시비가 확산일로로 치닫자 침통한 분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전대통령의 연회동 자택에는 전날 밤 서동권 전안기부장 정해창 전청와대비서실장 정구영 전검찰총장 김유후 전사정수석 등 율사출신 핵심측근들이 모여 숙의를 거듭했던 것과는 달리 23일에는 노전대통령의 일부 측근 인사들이 간간히 발걸음을 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일단 여론의 추이와 현정부의 대응을 지켜본 뒤 단계적으로 수습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전대통령의 박영훈 비서실장은 이날 『노전대통령이 검찰조사를 받고 귀가한 이현우 전경호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직접 보고를 받지는 않았으며 정해창 전비서실장 등으로부터 간접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박실장은 『오늘 이번 사건과 관련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면서 『정실장 등이 중심이 돼 대책을 의논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연희동측이 당분간 여론의 향배를 관망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검찰수사가 착수단계인 현상황에서 섣불리 해명에 나서면 자칫 국민여론의 십자포화를 자초할 것을 우려한 때문이라는 분석들. 이날 연희동을 찾은 주요 측근인사로는 노전대통령의 공천으로 민자당 전국구의원이 된 윤태균 의원과 김재렬 전청와대총무수석,최석립 전경호실장 등으로 이들은 노전대통령과의 면담내용에 대해선 가급적 언급을 자제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상오 50여분 남짓 노전대통령의 연희동 집에 머물다 나온 윤의원은 『옛날에 모시던 분이 어려울 때 찾아뵙는 게 도리』라고 방문사유를 설명했으나 『노전대통령은 못만나고 응접실에서 비서관과 아들 재헌씨만 만나 위로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노전대통령이 엄청난 충격으로 심기가 불편한것 같았다』면서 『이번 정치자금 조성 전말에 대해 노전대통령도 구체적으로는 몰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대통령의 아들인 민자당 대구동을 지구당의 노재헌 위원장은 22일 급거 상경했고 출가한 딸 노소영씨도 23일 하오 연희동 집을 찾아왔다.
  • 「차명계좌」 실명전환 왜 못했나

    ◎“실명제 위력”… 거액 이동 불가능/5천만원이상 인출시 국세청에 통보/기업명의 이용땐 출처·탈세여부 조사 노태우 전 대통령측이 신한은행에 입금한 4백85억원이 드러난 것은 결국 금융실명제가 얼마나 큰 위력을 갖는가를 증명해준 것이다. 금융실명제 이후 비실명 계좌를 실명전환해 주는 대가로 예금액의 30%를 요구하는 브로커가 성행한다는 풍문이 있었다.또 93년 동화은행 비자금사건을 수사했던 함승희 변호사는 『상업은행 효자동지점에 예치된 「청우회」명의의 비자금 수백억원이 실명제 직후 모 재벌그룹 회장명의로 실명전환됐다는 제보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었다. 이같은 풍문과 언급이 사실이라면 노전대통령측이 이 돈을 추적하기 어려운 형태로 세탁하거나 신한은행의 계좌에서 빼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더욱이 가입상품이 기업금전신탁이어서 기업의 명의를 빌리면 실명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검찰조사에서 드러났듯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입금된 돈은 실명제 이후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금융계는 그 이유가 실명제 이후 5천만원 이상을 인출하거나 실명전환했을 때 국세청에 명단을 통보토록 한 조치때문으로 보고 있다.거액의 인출자나 실명전환자의 명단이 통보되면 바로 돈의 주체가 드러날 수 밖에 없다.실명제 아래서 수백억원을 대기업 이름으로 돌려놓는 즉시 자금출처와 세금탈루혐의 조사를 받게 돼 있다. 노전대통령측은 또 경호실장이 직접 은행장을 통해 부탁했기 때문에 비밀보장에 자신했을 수도 있다.노전대통령이나 신한은행 모두 「돈이 움직이지 않으면 다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는 지도 모른다. 실명제에 이어 내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시행되면서 실명제는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결국 실명제와 종합과세가 은닉된 검은 돈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 자바이칼 지방(시베리아 대탐방:36)

    ◎손꼽히는 밀 주산지… 목축 성행/몽고계 울란우데역은 마치 한국의 시골역/주변 사람들 손짓·표정이 한민족과 똑같아 이르쿠츠크역을 출발한 기차는 곧장 일직선으로 남하한 뒤 바이칼호수 남단을 싸고 돌며 다시 북동진한다.출발 30분만에 유명한 알루미늄공장이 있는 샬리호프역을 지났다.이어서 기차는 이르쿠츠크라는 도시이름을 만들어준 이르쿠츠크강 뒤편의 산을 감싸고 돈다.이곳은 지진대라서 험한 단층 바윗돌로 이루어진 산들을 많이 지난다.리스트비양카에서 「바이칼 순환선」이 연결됐던 남쪽 슬루지양카도 「단층돌」이라는 뜻의 러시아어 「슬루다」에서 따온 이름이다.슬루지양카는 1904∼1905년 바이칼 순환선이 건설되며 역으로 출발된 뒤 계속 발전,1936년 정식으로 도시가 됐다. ○두개의 철로 합쳐져 1시간이 지나자 왼편 차창 아래편으로 바이칼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며 숨바꼭질을 시작한다.가랑비가 흩뿌려 시야가 좋지 않은 게 흠이다.산 정상에 있는 파스역을 지나며 모스크바를 출발한지 보름여만에 처음으로 터널을 지나갔다.바이칼호수의 주항구도시인 쿨툭에서 두번째 터널을 지난 뒤 얼마 안있어 슬루지양카역에 도착한다.이곳에서 바이칼순환선과 대시베리아철도는 만나 하나로 합쳐진다.산을 넘는 동안 열차 앞뒤로 각각 2대씩 전동차가 붙어 끌어주고 밀어주는 게 재미있다. 1949년 이르쿠츠크∼슬루지양카간 단축노선이 완공되며 바이칼순환선 시대는 막을 내렸다.이 단축노선을 건설한 이유는 여러가지 경제적인 이점도 있었겠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그 직전에 이르쿠츠크∼리스트비양카를 연결하는 노선이 이르쿠츠크 수력발전소 건설로 모두 물에 잠겨버렸기 때문이다. 슬루지양카에서 조금 더 달리면 바로 바이칼호수의 오염주범으로 지목받는 셀룰로오스 콤비나트(공장)가 있는 바이칼스크역이 나온다.1961년 이 공장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이주해와 1966년 정식 도시가 된 곳이다.모스크바 시간으로 낮 12시30분 바이칼스크역으로 진입하면서 셀룰로오스 콤비나트의 거대한 굴뚝들이 검은 연기를 내뿜는 게 보인다. ○호수엔 낚시꾼 몰려 드디어 본격적인 바이칼 순환관광이 시작됐다.북동진을 시작하며 왼편차창으로 수평선이 마치 동해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졌다.열차는 때로 호수쪽으로 7∼8m씩 바짝 붙었다 떨어졌다 하며 기막힌 경관을 눈앞에 펼쳐준다.호수는 때로 10여m 높이의 파도가 치기도 한다.그래서 철길을 보호하기 위해 호수가에 방파제를 쌓은 것이 곳곳에 보인다.북동진하는 5여시간 동안 줄곧 바이칼은 호수가 아니라 「바다」로 변해 있다.곳곳에서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호수에 드리우고 있다. 수네지나야강을 지나며 기차는 이르쿠츠크와 부랴트공화국 경계를 넘는다.호수 동안을 따라 올라가던 열차는 마침내 오바르트역을 지나며 바이칼과 작별을 고하고 본격 동진을 시작한다.「오바르트」는 「방향을 돌린다」는 뜻.이후 셀렝긴스크역에 도착하기까지의 지역은 셀렝가강이 호수로 흘러들면서 형성된 거대한 삼각주다. 옆칸의 젊은 여자승객이 복도바닥에 있는 네모난 뚜껑을 좀 열어달라고 부탁한다.왜 그러는지 몰라 의아해하면서 손잡이를 잡아당겨 열었더니 놀랍게도 그 밑에 작은 칸막이 방이 만들어져있고 우유·소시지 등 먹을 것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승객들을 위한 음식물 보관소였는데 겨울철에는 자연냉장고가 되는 곳이었다.척박한 자연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귀중한 지혜인 것이다. 열차안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하는 자바이칼 코사크 병사 한명과 어렵게 몇마디 말을 나누었다.얼마나 무뚝뚝한지 말을 붙이기까지 여간 힘든 사람이 아니었다.「자바이칼」이란 말은 바이칼 뒤쪽이란 뜻.행정단위는 아니지만 예부터 지리·역사적 단위로 불려온 이름이다.현재 부랴트공화국과 치타공화국이 이 자바이칼에 해당된다.자바이칼은 일명 「다우리아」라고도 하는데 이는 자바이칼 지방의 특유한 스텝을 일컫는 말.좋은 스텝 덕분에 이 지역은 러시아전역에서 손꼽히는 밀 주산지가 됐다. 기차칸에서 만난 이 코사크병사로부터 그들의 생활에 대해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다.코사크는 몇가지 부류로 나누어지는데 군복바지옆에 단 줄의 색깔로 소속을 구분한다.예를 들어 자바이칼 코사크는 노란색 줄,이르쿠츠크 코사크는 붉은색,돈 코사크는 청색줄,카자흐스탄·우랄의 코사크는 녹색 띠를 달고 다닌다. ○유목전통 아직 남아 이들은 현재 연방의 행정·군대조직과 완전 별개인데 그러면서도 철저한 자체규율·조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각 지역에는 아타만이라고 부르는 사령관이 있고 그 밑에 각급 지역별로 지휘관이 세분돼 있다.지금은 국경수비 등 옛날의 임무가 없어졌기 때문에 생계수단을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그래서 철도 보안요원이나 관공서 경비업무 등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우리 일행이 탄 울란우데행 기차의 종착지인 블라고비센스크는 바로 아무르 코사크의 수도로 과거 자바이칼 코사크의 총본부가 있었던 곳으로 유명하다.1920년부터 1922년 사이에 잠시 존재했던 극동공화국의 수도였던 곳이기도 하다. 모스크바시간으로 하오 4시20분 드디어 울란우데역에 도착했다.마치 영천이나 진주역 같은 우리나라 시골역에 온 기분이다.우리와 똑같이 생긴 시골사람들이 플랫폼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들이 너무 낯익은 정경들이다.말이야 다르지만 이야기 도중 하는 손짓·표정·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자태들이 영락없는 우리 민족의 동류들이다.부랴트는 몽골족의 일파이니 「동족」임이 분명하다. 부랴트인들은 이 부랴트공화국 외에도 바이칼 서쪽의 이르쿠츠크주 안에 자치구가 있고 동쪽으로 치타주 안에도 자치구가 있다.바이칼을 기준으로 동서로 갈라진 부랴트인들 사이의 생활·풍습은 서로 확연히 다르다.바이칼 서쪽 부랴트는 거의 러시아화된데 반해 이 동쪽 부랴트는 아직 자기들의 생활관습을 유지하고 있다.서쪽 사람들은 러시아의 영향이 컸고 동쪽 사람들은 몽골의 영향권안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쪽 부랴트에는 볼거리가 참 많다.지방으로 가면 아직도 평원에서 말 달리는 사람들이 있고 활쏘기 경연대회도 벌어진다.몽골의 유목전통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
  • 은행 수표거래 기록필름 훼손/「검은 돈」 계좌추적 애로

    ◎의원 세무로비 수사/검찰,고의성여부 조사 현직 의원 등의 수뢰의혹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중수부는 1일 「검은돈」의 계좌추적과정에서 은행의 마이크로 필름이 훼손된 흔적을 발견,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병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수표사본에 대한 마이크로 필름의 판독불능 원인이 은행측의 과실인지 또는 수표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인지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수표사본의 마이크로필름화는 모든 타증권(다른 은행에서 발행한 수표)에 대해 은행 입금 시점에 이를 마이크로 필름으로 촬영,보관토록 돼있다. 이원성 대검중수부장은 이날 『수표추적을 하기 위해 수표 양면을 찍은 마이크로 필름에 대한 정밀분석작업에 들어갔으나 계좌추적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는 중요 부분에 가서 해당 마이크로 필름 화면이 너무 희미해 판독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부장은 또 『계좌추적이 진행중인 대부분의 은행에서 이같은 현상이 발견되고 있으며 이것이 은행측의 촬영 미숙에 의한 과실인지,아니면 수표추적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고의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히고 『수뢰사건 수사가 끝난 뒤 이를 정식으로 문제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치권 「제2사정」 회오리 예고

    ◎공천비리 이어 이권개입까지 수사확대/“부패정치와의 싸움 시작” 검찰의지 단호/현역의원·단체장 포함 추가구속 있을듯 검찰이 「6·27」지방선거의 공천비리 등과 관련,수사를 확대함으로써 「제2의 사정」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그동안 거의 손을 대지 않았던 「정치자금」 부분까지 「사정의 칼날」을 벼르고 있어 정치권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검찰및 정치권 주변에서는 민자당 성북갑 지구당 위원장 송철원씨(53)가 지난 28일 정치자금법위반혐의로 전격 구속되자 이를 정치권 전반에 대한 사정의 「신호탄」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개혁세력의 대표 인물로 민자당에 영입된 송씨가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해 구속된데서 이번 사정의 「방향」과 「강도」를 읽을 수 있고 앞으로의 파장 또한 심상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 나오고 있다. 새 정부들어 정치자금법위반혐의로 구속되기는 송씨가 처음이다. 여기에다 새정치국민의회 소속 최락도 의원(57)도 전북은행 대출알선건과 관련,6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31일검찰에 소환될 예정이어서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이번 사정이 정치인 특히 현역 의원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이 정치권에 나도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이와 관련,검찰의 한 관계자는 『부패한 정치권력과의 싸움이 이제부터 시작됐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검찰이 이처럼 정치권 전체를 대상으로 강도높은 사정을 펴는 것은 「돈 안받고 안쓰는 정치」,다시말해 「검은돈」의 뒷거래를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또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실정법을 어긴 사람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하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검찰은 현재 수사 또는 내사를 받고 있는 현역 의원은 최의원과 서해유통 세금감면사건으로 계좌추적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의원 등 2명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실정이다.현역 의원에 대한 수사는 위험부담과 어려움이 많이 따르는 만큼 철저한 보안속에 조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의 수사대상에는 지자제 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뿐만 아니라 이들의 공천에 연루된 국회의원과 지구당위원장 등 정치권인사도 다수 포함돼 있어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해 구속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한편 4대지방선거와 관련해 입건된 사람은 모두 2천4백42명으로 이 가운데 당선자는 5백73명이다. 입건된 당선자 5백73명중 이미 기소된 단체장 및 시·도의회의원은 신구범 제주지사를 비롯 모두 1백38명이며,계속 수사중인 당선자도 2백49명에 이르고 있다. 기소된 당선자는 광역단체장 1명,기초단체장 9명,광역의회 의원 26명,기초의회 의원 1백2명 등이다. ◎불똥 어디까지 튈까… 여·야 긴장감/“야탄압 이용말아야”… 신당창당 타격 우려­야3당/송철원씨 물의 국민에 사과… “재발 막겠다”­민자 정치권이 아연 긴장하고 있다.6·27 지방선거 과정에서 저질러진 부정·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가칭 새정치국민회의의 최락도 의원이 은행대출비리와 관련해 검찰에 소환되자 「사정정국」의 재연을점치며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청와대측은 최근 선거사범 및 정치권 인사에 사법처리가 잇따르고 있는 것과 관련,야당에서 「사정정국 조성」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불법을 저지른 사람은 엄단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일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30일 『선거사범및 정치자금 관련법 위반자에 대한 수사및 사법처리는 검찰이 자체적으로 하고 있으며 청와대는 수사결과를 통보받는 정도』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회의측이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지방선거가 끝난 뒤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되거나 구속된 수가 야당보다 민자당이 많은 것을 봐도 특정정당을 염두에 두고 사법처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틀렸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자당의 손학규 대변인은 이날 송철원 성북갑지구당 위원장이 공천헌금 수수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국민들에게 깊이 사과드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짐하겠다』고 이례적인 대국민사과성명을 냈다. 손대변인은 그러나 『지방선거와 교육위원 선거를 둘러싼 공천비리와 금품살포등으로 정치인과 지방의원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먼저 자성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송위원장 사건이 송위원장 개인,혹은 민자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 전체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민자당 관계자들은 최락도 의원이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에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관계가 순탄치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새정치국민회의는 서해유통 수뢰사건의 소속의원 연루설에 이어 이창승전주시장과 김창일해남군수,최락도의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인식,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국민회의는 특히 이번 수사가 정치권에 대한 사정차원으로 이어져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창당대회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까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박지원 대변인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깨끗한 도덕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에 부응치 못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이같은 당의 분위기를 전했다. 최락도의원 사건과 관련,박대변인은 『최위원장이 대출 알선과 관련,수천만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연락해 왔다』면서 『현재로서는 최위원장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으며 검찰조사에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짤막히 말했다.그러나 『창당을 앞두고 소속의원이 검찰에 소환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남의 집 불구경」하는 자세로 철저한 수사를 거듭 촉구하면서도 불똥이 민주당에 튈 것을 우려,『야당인사에 대한 무차별적인 법적용으로 야당을 탄압해서는 안된다』고 방패막을 쳤다. 자민련의 안성열 대변인은 『그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검찰이 이제야 나선데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번 수사가 검찰의 독자적 결정인지 고위층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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