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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규 현산 회장 사퇴…그룹 회장은 그대로

    정몽규 현산 회장 사퇴…그룹 회장은 그대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참사’에 이어 이달 11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까지 잇단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다만 HDC그룹 회장직은 유지한다. ‘책임 회피성 사퇴’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 회장은 사고 수습책으로 해당 아파트의 완전 철거 가능성까지 열어 두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 흰 와이셔츠, 검은색 정장, 감색 넥타이를 한 모습으로 들어섰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먼저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정 회장은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 대책에 대해 “정부기관과 힘을 합쳐 실종자를 구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구조안전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기존 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주민들이 평생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현대산업개발의 모든 골조 등 구조안전보증 기간을 30년으로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현재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다. 또 정 회장은 두 사건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대주주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지주사인 ‘HDC 그룹 대표이사 회장직’은 놓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일각에서 거론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등 ‘경영진 동반 퇴진’도 없었다.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책임을 벗은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정작 문제가 되고 법적 처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건설 계열사에서만 쏙 빠져나온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사고 수습이 먼저이니 반대로 그룹 회장직을 내려놓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유지했어야 했다”는 비아냥 섞인 진단도 나온다. HDC그룹 회장으로 얼마든지 계열사 경영 전반에 관여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놔도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는 점도 논란의 한 원인이다. 화정아이파크 대책 역시 안전점검 결과에 따른 ‘조건부 대책’이어서 입주예정자들이 원하는 ‘무조건 전면 철거’와 거리가 멀어 사태 수습과 신뢰 회복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도 적잖다. 현대산업개발이 민간 보험사의 건설공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라 전면 재시공 결정 시 막대한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도 미지수다. 참사 엿새 만에 모습을 드러낸 정 회장을 보며 사고 실종자 가족은 ‘사과보단 책임을 지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가족협의회는 이날 성명문을 내고 “시공 중 사고를 낸 살인자에게 피해자의 치료를 맡기는 격”이라며 “구조작업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투입을 망설이는 만큼 구조작전에서 현대산업개발을 배제하고 정부 차원에서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사고 원인 결과가 나오면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건설업 등록말소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법적 절차에 따라 가장 강력한 행정처분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와우! 과학] “내 이름은 그레타 툰베리”…환경운동가 명명 신종 개구리

    [와우! 과학] “내 이름은 그레타 툰베리”…환경운동가 명명 신종 개구리

    중남미에서 발견된 신종 개구리에 청소년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그레타 툰베리(19)의 이름이 붙었다. 최근 파나마와 스위스 등 국제생물학팀은 과거 파나마 정글에서 발견된 개구리가 신종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주키스'(Zookeys)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난 2012년 처음 과학자들에게 발견된 '그레타 툰베리 개구리'(학명·Pristimantis gretathunbergae)는 당초 프리스만티스속(屬)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나 최근 DNA 분석 결과 신종으로 새롭게 확인됐다. 중남미에 주로 서식하는 프리스만티스 속 개구리는 갈색과 노란색, 검은색이 뒤섞인 얼룩덜룩한 피부에 빨간 눈을 하고 있으며 성체의 몸길이가 2∼3㎝가량으로 작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된 그레타 툰베리 개구리는 크고 검은 눈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온몸이 빨간색 물감을 뒤집어 쓴듯 울긋불긋한 것이 특징이다.보도에 따르면 비영리 환경단체 '레인포레스트 트러스트'가 신종 개구리의 작명권을 주는 경매를 개최했으며 낙찰자가 그레타 툰베리로 명명하면서 이같은 이름이 붙게됐다. 레인포레스트 트러스트 CEO 제임스 도이치는 "툰베리는 지구상 모든 종의 미래가 기후변화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줬다"면서 "이 개구리의 경우 급속한 삼림벌채로 인해 심각한 멸종 위험에 직면해 있어 적절한 이름을 얻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이 개구리가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멸종 상태를 판단하는 적색목록(IUCN Red List)의 취약(VU)으로 등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운동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있는 툰베리는 지난 2018년 8월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의사당 앞에서 기후 변화 대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 달 넘게 이어진 그의 호소는 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학생들이 참여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운동으로 발전했다.   
  • 소개팅할 땐 ‘덴탈마스크’…“매력도 더 높아져”

    소개팅할 땐 ‘덴탈마스크’…“매력도 더 높아져”

    코로나 시대 필수가 된 마스크, 그 중에서도 일회용 덴탈마스크를 썼을 때 남녀불문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국제 공개학술지 ‘인지연구:원리와 의미’(Cognitive Research: Principles and Implications)에 실렸다. 영국 카디프대 연구팀은 지난해 2월 여성 43명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남성, 천 마스크를 쓴 남성, 파란색 덴탈 마스크를 쓴 남성, 검은색 책으로 얼굴 하부를 가린 남성 등의 사진을 보여준 뒤 1부터 10까지 매력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두 차례 실험을 통해 마스크를 쓴 남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책으로 얼굴을 가린 남성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회용 덴탈 마스크를 썼을 경우 더욱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남성을 상대로 마스크를 쓴 여성의 매력도를 조사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루이스 심리학 부교수는 “마스크를 쓰면 눈에 관심이 쏠리고, 우리 뇌는 포착되지 않은 얼굴을 다른 부분으로 메우면서 전체를 과대평가한다”라고 설명했다. 루이스 박사는 팬데믹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자를 인식하는 심리가 바뀌었다는 점도 이야기했다. 진화심리학적으로 함께할 이성을 고를 때 질병의 단서는 중대 거절 사유이지만 팬데믹으로 더는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병에 걸린 사람’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루이스 박사는 의료용 마스크 착용자가 천 마스크 착용자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로는 의료진을 향한 호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이 파란색 마스크를 쓴 의료진에 익숙하다”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 때 의료용 마스크를 보면 안심이 되기 때문에 의료용 마스크 착용자가 더 긍정적 느낌을 준다”고 주장했다. 
  • 정몽규, ‘광주참사’ 책임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 사퇴…HDC 회장은 유지

    정몽규, ‘광주참사’ 책임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 사퇴…HDC 회장은 유지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17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9층. 흰 와이셔츠에 검은색 정장, 곤색 넥타이를 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이 전날 밤 긴급하게 마련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담담한 표정으로 단상에 선 그는 광주 건설현장에서 잇따라 대형 사고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같이 사퇴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대주주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지주사인 ‘HDC그룹 대표이사 회장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각에서 제기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등 ‘경영진 동반 퇴진’도, 9년째 맡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장 사퇴’도 없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지금 단계에서는 고객과 이해관계자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유명무실한 사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정 회장이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관리·영업 등의 유병규, 건축 분야 전문인 하원기 현대산업개발 각자대표가 지난 3일 취임해 업무를 맡고 있다. 그간 현대산업개발의 회장으로 주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렸던 정 회장이 건설부문에서 이제 완전히 손을 뗀다는 의미지만, 지주사 HDC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얼마든지 현대산업개발 경영 전반에 관여할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우선 재발 사고에 대한 사죄 의미로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내려오지만 그룹 오너로서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지기 위한 차원에서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떼진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입주예정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에 앞서 대형 법률 로펌부터 선임한 것이나 유병규 대표의 사과 직후 5시간만에 바로 ‘공사기간 단축 등은 없었다’며 사고원인 규명 전에 해명부터 해서 공분을 샀는데, 구체적인 피해자 대책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정 회장은 “사고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대책이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피해자 대책은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명되면 수(기)분양자들과의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특히 “이번 사고로 인해 피해자 가족분께 피해보상을 함은 물론 입주예정자와 이해 관계자들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민들이 평생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전품질보증을 대폭 강화해 현대산업개발의 모든 골조 등 구조안전보증 기간을 30년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으로, 이를 3배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또 사고가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아파트에 대해서는 “광주시와 상의해 시민들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면서 “전국 건설 현장에 대한 외부기관의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과 품질 상태를 충분히 확인해 우려와 불신을 끊겠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대산업개발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사고를 낸 데 이어 7개월 만인 지난 11일 신축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아파트의 외벽 붕괴 사고까지 일으키면서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 제주 올레길에서 엄마가 사라졌다…60대 여성 실종 사건 전말

    제주 올레길에서 엄마가 사라졌다…60대 여성 실종 사건 전말

    제주 올레길은 세상 그 어떤 길보다 안전한 길이다. 원래 올레길은 제주사람들에겐 집앞 골목이자 앞마당이었다. 놀이터가 따로 없던 어린 시절, “올레에서 놀당 오쿠다(올레에서 놀다가 올게요)”라고 한마디만 하면 어머니는 시름을 내려놨다. 그런 올레길이 2007년부터 걷는 사람도, 길을 내준 자연도 모두 행복한 공존의 길로 유명해졌다. 지금은 425km 26개 코스가 만들어져 사람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안겨주는 곳이 돼 연중 100만명이 걷는 길이 됐다.  걷기 여행자 ‘뚜벅이’들의 사랑을 받는 올레길에서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한 60대 여성이 실종됐다. 올레길에서 실종 또는 살인사건이 발생한 건 2012년 제주 뿐 아니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올레길 1코스 살인사건 이후 거의 10년 만이다. 여기에선 2018년 2월 게스트하우스에서 생긴 살인사건과 그해 7월 25일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발생한 실종사건(100km 떨어진 가파도 서쪽 1.3km 해상에서 시신 발견)은 올레길 사건 테두리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실종일인 27일 오후 1시쯤 올레길 5코스(남원포구~쇠소깍다리 13.4㎞)를 걷기 시작한 실종자 이춘희(66)씨는 쇠소깍다리에서 약 2㎞ 떨어진 망장포에서 오후 4시 30분쯤 마지막 모습이 찍힌 뒤 사라졌다. 이씨의 둘째 딸인 최모(39)씨에 따르면 이씨는 10년 전 남편 최모씨와 함께 제주로 이주해 중문 인근 대포동에 자리잡고 살고 있었다. ‘올레꾼’이었던 이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남편이나 친구 등과 함께 올레길을 걸었다고 한다. 현지 사정에 밝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씨는 실종 당일 오전엔 남편 최씨가 올레길을 걷자고 권유했지만 거절했다. 전날 저혈압으로 갑자기 의식을 잃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결국 최씨 혼자 올레길을 다녀온 뒤 오후 1시 쯤 돌아왔을 땐 이씨가 집을 나간 뒤였다. 휴대전화도 놓고 나간 채였다. 딸 최씨는 “어머니가 평소에도 외출할 때 자주 휴대전화를 두고 나갔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27일 당일 이씨가 돌아오지 않자, 이튿날 곧바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CC(폐쇄회로)TV 영상에는 이씨가 택시를 타고 위미항 카페에 들른 뒤, 오후 4시 30분 쯤 망장포에서 찍힌 게 전부다. 경찰은 한달동안 이씨가 실종된 올레길과 그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별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잠수부와 헬기, 드론까지 동원했찌만 허사였다. 망장포에서 쇠소깍 사이에는 CCTV도 없었다. 26개 코스의 올레길은 대부분 5코스처럼 바다를 끼고 걷는 평지도 많지만 외진 산길도 종종 있어 여성 혼자 걷는 것은 피해야 한다. “5코스는 숲길이 많아서 긴장했다”, “안전하다고 알려진 6·9·10코스도 숲길이 많아 으스스하다”는 올레길 후기들도 종종 발견된다.  딸 최씨는 “올레길에 CCTV나 안내소가 너무 없어 놀랐다”고 말했다. 제주 올레 측은 2012년 살인사건 이후 ‘절대 여성 혼자 걷지 말라’는 안전수칙 경고를 붙였다. 긴급 상황 때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제주여행 지킴이 단말기 이용도 권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지 70여일이 지난 지난 9일 찾은 망장포는 빼어난 풍광을 배경으로 바다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로 북적였다. 다만 이씨를 찾는 플래카드가 유독 도드라지게 보였다. CCTV에 찍힌 이씨는 검은색 아웃도어 복장 차림에 선글라스를 쓰고 배낭까지 메고 있었다. 전형적인 올레꾼의 모습이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옷차림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올레길 안내표시(간세)와 리본을 따라가다 보면 이씨 가족들이 붙인 실종자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망장포구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숲길이 나왔다. 무성한 나무들로 하늘과 바다는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 사실상 ‘숲길 터널’이었다. 여성 뿐 아니라 남성이 혼자 걷기에도 을씨년스러웠다. 길을 10여분 넘게 걸은 뒤에야 마을이 나타났다. 다만 인적이 드문 것은 아니었다. 이날도 2~3분에 한 번은 올레꾼과 마주칠 수 있었다.  그날 이씨의 유일한 목격자는 올레길을 걷던 여성 2명이다. 이들은 이씨를 뒤따르다 이씨보다 쇠소깍에 먼저 도착했다. 그들은 경찰 조사에서 “범죄라고 할 만한 일은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실족사나 익사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사 결과 경찰은 “우울증세가 있었던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딸 최씨는 “우울증세는 갱년기 나이의 전형적인 수준이었다”면서 “사건 당일 아버지와 다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갑자기 의식을 잃는 저혈압 증세가 당시 또 오진 않았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차라리 납치되는 장면이라도 찍히거나 바다에서 모자나 신발이라도 나왔으면 하지만, 그 어떤 단서도 없는 게 답답하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최근엔 경찰을 통해 비행기, 선박 탑승기록까지 다 체크했다. 이씨가 자발적으로 잠적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씨 가족들에게 남아있던 실낱같은 희망의 기다림은 점차 체념과 낙담으로 변모하는 중이었다.  인터뷰 말미에 딸 최씨는 이렇게 되물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걷고 다니는 올레길인데…엄마는 어디로 갔을까요. 왜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걸까요.”
  • 심야 검은옷 입고 도로 누운 사람 친 운전자, 무죄에서 ‘벌금형’으로

    심야 검은옷 입고 도로 누운 사람 친 운전자, 무죄에서 ‘벌금형’으로

    늦은 밤 인적이 드문 외곽도로에 누워있던 사람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가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가 2심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충돌 느낌을 받고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12일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오창섭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51)의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12월 24일 오전 4시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의 제한속도 시속 80㎞인 도로에서 5t 냉동탑차를 몰다가 B씨(53)를 치고 지나간 혐의를 받았다. 사고 직후 A씨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B씨는 다발성 손상을 입고 숨졌다. 당시 B씨는 위아래 검은색 옷차림으로 편도 3차 도로 가장자리 차로에 누워 있었다. 그가 새벽시간 왜 도로에 누워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B씨 옷에 남아 있던 바퀴 자국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 차량을 특정해 사고 발생 닷새 뒤 A씨를 붙잡았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오른쪽 뒷바퀴에 무언가 밟힌 듯한 충격이 있었으나 그것이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고 지점은 인도가 없이 가드레일만 있고, 인근에 민가나 가게 등의 시설이 없는 도시 외곽이다. 1심 재판부는 “사고가 난 곳은 민가나 상업시설 등이 없고, 인도 없이 가드레일만 설치된 곳이어서 사람이 통행하거나 누워 있을 가능성을 예견하기가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항소했다. A씨가 무언가 친 것을 인지하고도 차에서 내려 확인하지 않아 구호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구호조치는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할 때 운전자가 신속하게 취할 의무”라면서 “교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운전자의 고의나 과실 유무와 상관없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난 곳은 과속 방지턱 등 장애물이 없는 곳이라서 충격 진동이나 출렁임을 느꼈다면 즉시 정차해 친 물체가 무엇인지를 확인했어야 했다”고 판시했다.
  • [포토] ‘김여정도 참관’ 북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포토] ‘김여정도 참관’ 북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 1년 10개월 만에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참관해 눈길을 끈다. 또 여동생인 김여정 국무위원도 이례적으로 무기 시험발사 현장에 동행한 모습이 공개돼 김 위원장의 국정운영 전반을 보좌하는 ‘오른팔’임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김 위원장이 전날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찾은 건 지난 2020년 3월 21일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661일 만이다. 북한은 그사이에도 다양한 무기를 여러 차례 시험 발사했지만 어디까지나 개발 과정이었던 만큼 군 및 군수 담당 박정천 당 비서나 실무진이 현장을 지켜봤었다. 이번에 북한이 개발했다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경우도 지난해 9월과 지난 5일 시험발사 때는 김 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최종 시험발사’ 때는 김 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찾으며 해당 무기가 완성됐음을 보여줬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동수단 내부에서 망원경을 들고 창문 너머로 시험발사 현장을 지켜보는 사진도 공개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시험발사 후 무기 개발 관계자들을 집무실인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초청해 기념사진도 찍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발사가 이뤄진 자강도까지 사전에 이동해 참관한 뒤 하루 새 다시 평양으로 돌아와 관계자들을 축하하며 시험발사 성공을 자축한 셈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 참관은 새해 첫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및 모범 근로자들과 기념 촬영 후 올해 두 번째 공식 행보다. 올해도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계획대로 국방력 강화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한 측면이 커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에 앞서 국방과학원 원장으로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무기체계에 대한 종합적인 해설을 듣고 “나라의 전략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비상히 강화하기 위한 력사적인 성업에서 계속 훌륭한 성과들을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작년 연말 전원회의에서도 한반도 정세를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춤 없이 더욱 힘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바이든 미 행정부도 ‘조건 없는 대화’만을 요구할 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고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등 압박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국방력 강화에 집중할 시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계획 이행에 몰두하고 있어 올해 무기 개발의 주요 국면에서 김 위원장이 관련 현장을 추가 참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통일부는 이번 김 위원장의 참관 행보에 대해 “과거 사례를 보면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하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다양하게 있었다”며 “관련 의도를 단정하지 않고 향후 상황을 지켜보며 종합적인 평가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에 동행한 것도 눈길을 끈다. 통신은 이날 기사에 김여정을 참석자로 직접 호명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함께 서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여정은 앞서 지난 2020년 3월 2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당시에도 당 제1부부장 자격으로 참관했다고 보도됐지만, 당시 현장 사진에는 노출되지 않았다. 사진 속에서 김여정은 극초음속 미사일 비행 궤도 화면을 보며 웃고 있는 김 위원장 옆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손뼉을 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은 주로 검은색이나 회색 계열의 단정한 에이치(H) 라인 투피스 정장 차림이었지만, 이번에는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임을 고려한 듯 조용원 비서와 똑같이 밤색 점퍼를 입었다. 정작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당 비서는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이번 참관에 고위간부 중 군 및 군수공업을 총괄하는 박정천이 빠지고, 무기 개발과 거리가 있는 조용원과 김여정만 밀착 수행해 최측근의 위상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김여정이 김 위원장과 함께 자강도까지 장거리를 동행한 것은 그가 본연의 대외 업무 총괄 외에도 국방까지 포함해 내치 전반에서 김 위원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여정은 그동안에도 국무위원 및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공식 직책에 얽매이지 않고 ‘로열패밀리’로서 방역문제와 민생 같은 내치부터 대외문제까지 두루 관장한 것으로 국가정보원은 판단하고 있다.
  • 잡스처럼 ‘신경제 비전’ 선포한 李… “기술·인재 대전환의 골든타임”

    잡스처럼 ‘신경제 비전’ 선포한 李… “기술·인재 대전환의 골든타임”

    11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신경제 비전’ 선포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애플 창업자이자 혁신의 아이콘이던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터틀넥을 입고, 글로벌 강연 플랫폼 테드(TED) 연설자처럼 무선마이크를 착용한 채 무대를 휘저었다. 이날 오전 선포식에서 회색 정장 바지를 입은 이 후보는 오후 정책 발표식에서는 청바지로 갈아입고 한층 젊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본인의 경제공약을 집대성한 이른바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로 명명된 신경제 비전을 발표하면서 통상적인 대선주자들의 딱딱한 공약발표 형식이 아닌 프레젠테이션(PT)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 후보는 “지금 우리는 에너지 전환, 디지털 전환,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까지 동시에 맞으면서 역사적인 대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바로 지금이 대전환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5·5·5 공약’(국력 세계 5위(G5), 국민소득 5만 달러, 주가 5000 시대)의 구체적 로드맵에 해당하는 신경제 비전의 핵심으로 산업·국토·과학기술·교육 등 이른바 4대 대전환과 공공·금융 등 2대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이 후보는 “신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의 역할 확대”라며 “기초 과학, 기술의 대대적 투자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미래형 인재 양성을 정부가 책임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약 135조원의 디지털 전환 투자로 200만개의 새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특히 미래 인재 100만명 양성에 대해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후보 직속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 정책 1호 발표식에 참석해 ‘휴먼캐피털’ 제도 도입을 밝혔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등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1인당 최대 1500만원의 교육비를 정부가 선 지원한 뒤 추후 취직이나 창업으로 소득이 생기면 교육비의 약 70%를 상환토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멘토, 디지털 매니저, 디지털 튜터에 해당하는 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도 공언했다. 이 후보는 발표식이 끝난 뒤 일명 5·5·5 공약의 달성 시점을 묻는 질문에 “임기 내 도달을 목표로 한 수치는 아니지만 초장기 목표도 아니다”라면서 “최단기간 도달하기 위해 제시하는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12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를 찾아 산업자원 분야 정책을 발표하고, 1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토크 콘서트를 갖는 등 ‘경제 대통령’ 행보에 나선다. 한편 민주당 선대위 안전사회위원회는 이날 문재인 정부에서 첫 경찰청장을 역임한 민갑룡 전 청장과 신열우 전 소방청장, 조종묵 전 소방청장 등 9명을 안전 전문가로 영입했다. 임성남 전 외교부 1차관, 이수훈 전 주일대사 등 차관급 인사 7명도 영입했다.
  • [영상] “33층서 구조물 휩쓸려 29층까지 추락” 부상자 증언…실종자 수색 중단(종합)

    [영상] “33층서 구조물 휩쓸려 29층까지 추락” 부상자 증언…실종자 수색 중단(종합)

    광주 화정동 신축 고층 아파트 붕괴“갑자기 건물 외벽 뜯겨 무너져 내려”현재 작업자 6명 연락두절 상태휴대전화 위치 건설 현장 주변서 잡혀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신축 고층 아파트 구조물 붕괴사고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부상자가 당시 33층에서 구조물에 휩쓸려 29층까지 4개 층을 한 번에 추락했다며 상황을 비교적 생생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작업자 6명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타워크레인 추가 붕괴 우려가 있다”며 실종자 수색을 일시 중단하고 12일 안전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11일 경찰과 광주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작업자 2명이 잔해물이 떨어지면서 도로변 컨테이너에 갇혀 있다가 구조됐고 1명은 1층에서 공사를 하다가 잔해물에 부딪혀 병원에 옮겨졌다. 떨어진 구조물이 인근에 주차된 차들을 덮쳐 차량 10여대도 매몰됐다. 작업자 3명은 자력 대피하고 3명이 구조됐다.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4층 양쪽 외벽 등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부상자는 현재까지 1명으로 확인됐으며 부상자 A씨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만 당했다. 이 작업자는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인 아파트 건물 33층에서 단열 시공 작업을 동료와 함께 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위층부터 건물 외벽이 뜯겨 무너져 내리더니, 자신도 무너진 구조물에 휩쓸려 29층까지 추락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진다.그러나 A씨는 극적으로 골절 등 큰 부상은 피하고, 무너져 내리는 구조물에 부딪혀 경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와 함께 같은 층에서 일하던 작업자는 붕괴사고 발생 시점 반대편에 가 있어 화를 면했다고 A씨는 말했다. 해당 현장에서는 현재까지 6명의 추가 작업자가 더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전화 위치가 건설 현장 주변에서 잡혔지만, 이들은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아 구조 당국이 이들의 안전 확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시공사 등과 함께 현장 전체 작업자 394명(22개 업체)의 현황을 파악한 결과 이들 6명은 건설 현장 주변에서 휴대전화 위치가 잡혔으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들은 외벽과 구조물이 붕괴한 동의 28∼31층에서 창호 공사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4층 양쪽 외벽 등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굉음과 함께 아파트 한쪽 귀퉁이 구조물 한꺼번에 뜯기듯 무너져 내려” 이날 사고는 23~34층에 걸쳐 고층에서 외벽 등 콘크리트 구조물이 지상으로 추락하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목격자들이 찍은 영상을 보면 붕괴 규모가 상당히 컸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산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엄청난 분진을 내며 아파트 한쪽 귀퉁이 콘크리트 구조물이 위에서 아래로 뜯겨 나가듯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현장을 영상으로 찍은 목격자는 “아…”라는 놀란 탄식만 내뱉거나, “아이고 어떻게”라고 발을 동동 구를 뿐이었다. 사고를 바로 옆에서 겪은 주민들은 순식간에 지옥을 경험했다.땅이 흔들리는 진동과 함께 건물이 무너지는 굉음을 듣고 이웃 건물에서 뛰쳐나온 상가 주인은 직원들과 함께 먼지를 뚫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혼비백산 현장에서 도망가기 바빴다고 전했다. 일부 상가에는 지상으로 떨어진 콘크리트 파편이 내부로 튀어 들어오기도 했다. 다른 장소에서 찍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아찔한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검은색 옷을 입은 행인이 아파트 건설 현장 옆을 지나다 갑자기 무슨 낌새라도 느낀 듯 헐레벌떡 현장에서 이탈했다. 행인이 현장에서 벗어난 직후 옆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마치 폭탄이 떨어진 듯 붉은 화염이 치솟고, 회색 분진이 주변을 덮쳤다. 바로 옆 상가와 아파트 단지 거주민 100여명도 혹시 모를 추가 붕괴 우려에 모두 대피한 상태다.주민들 “공기 당기려…예견된 사고였다”“콘크리트 안 마르고 악천후 공사강행” 이웃 건물 주민들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주차된 차량에 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돌이 떨어지고, 합판이 추락하는 등 안전상에 문제가 엿보였는데도 시공사 측은 물론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공사를 무리하게 서두르며 일요일에도 공사를 하는 등 공기를 단축하려는 기미가 역력했다고 전했다. 특히 콘크리트가 굳지 않았고, 비가 오고 눈이 오는 악천후에도 계속 공사를 이어간 현장을 수시로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다.바로 옆 상가 지하는 1년여 년 전 이 공사 현장 탓에 침수 피해를 보기도 했으나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는 불만도 내놓았다. 이웃 건물 상인 B씨는 “저희가 이 공사 현장에 관한 민원을 제기한 지가 3년이 다 됐고, 관련 서류만 산더미다”면서 “분진, 소음 등 여러 민원을 제기하고 안전사고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이러한 사고가 결국 발생하게 됐다”고 관할 공무원들을 질타했다. 당국은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거푸집(갱폼·Gangform)이 무너지고 타워크레인 지지대(월타이·Wall Tie)가 손상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강풍이 분 가운데 타워크레인 지지대과 거푸집 등이 풍압을 견디지 못했거나 하부에 타설해놓은 콘크리트의 강도가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겨울철에는 기온이 낮아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열풍 작업 등으로 강하게 굳히는 양생 작업을 하는데 공사 기간 단축 등을 위해 충분히 굳히지 않으면 강도가 떨어진다.전기·수도 끊긴 190세대 긴급대피“타워크레인 붕괴 우려 등 수색 중단” 사고 직후 전기·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추가 사고 우려가 있는 인근 주상복합 입주민 109세대, 상가 주민 90여세대가 대피했다. 사고가 난 화정현대아이파크는 지하 4층·지상 39층 총 7개 동 847세대 규모로 화정동 23∼27번지 일원에 신축하고 있다. 이 현장의 시공사는 지난해 6월 재개발을 위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이다. 참사는 하도급 업체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검찰이 시공사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부실 철거와 공사 계약 비리에 관여했다고 보고 함께 기소해 관련자들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붕괴하거나 외벽 잔재물이 추가로 낙하할 위험이 있어 실종자 수색을 중단했다. 당국은 오는 12일 오전 안전점검을 한 뒤 구조 인력 투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호익 광주 서부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은 이날 광주 서구 화정동 사고 현장에서 열린 2차 브리핑에서 “현재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붕괴할 위험이 있어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변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수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조 과장은 “대피 반경은 140m 정도다. 현장 안전 점검 회의 결과 내일 안전진단을 한 후 적절한 조처를 하고 수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벽 잔재물이 추가로 낙하할 위험도 있어 주변 통제 조치를 하기로 했다.
  • ‘터틀넥+무선마이크’vs‘수어통역사 배치’...李·尹 회견 형식도 경쟁

    ‘터틀넥+무선마이크’vs‘수어통역사 배치’...李·尹 회견 형식도 경쟁

    양당 대선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정책 내용’만큼 그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하는 검은색 터틀넥 셔츠를 입고 자신의 ‘신경제’ 비전을 설파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공식 회견에 수어 통역사를 배치하는 시도를 처음으로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로 명명한 ‘신경제 비전’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장에서 공약을 발표하는 형식이 아니라 100명 이상 모일 수 있는 대형 공간에 설치된 무대 위에 올라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후보는 “지금 우리는 에너지 전환, 디지털 전환,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까지 동시에 맞으면서 역사적인 대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전환의 속도를 놓고 경쟁 중이고 길어도 5년 이내에 승부가 갈린다”며 “그래서 지금이 대전환의 골든타임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윤 후보도 이날 신년 기자회견 장소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할아버지공장 카페로 정했다. 회견 장소는 50년간 염색공장과 자동차공업사로 사용되다가 도시재생과 함께 2030세대의 창의력이 더해져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된 곳이다. 성장이 멈추면서 쇠락했던 공장이 관광 명소로 탈바꿈했듯,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취지를 부각했다는 게 선대본부 측 설명이다. 윤 후보는 이날 아이가 태어나면 1년간 매월 100만원의 정액 급여를 지급하고, 임대료를 임대인·임차인·국가가 3분의 1씩 분담하는 공약 등을 새로 공개했다. 공약 설명과 함께 PPT 화면을 띄우고 회견 형식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간 윤 후보 공식 행사에서 볼 수 없었던 수어 통역사를 배치하기도 했다. 9분가량 회견문을 읽은 뒤 취재진과 45분 동안 질의응답을 할 때도 수어 통역은 이어졌다. 윤 후보도 연단에서 내려와 ‘스탠딩 형식’으로 답변했다.
  • 제주 세계자연유산 위에 하수처리장 증설이 웬말이냐

    제주 세계자연유산 위에 하수처리장 증설이 웬말이냐

    “세계자연유산 용천동굴이 똥물에 있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을 즉각 철회하라” 제주동부하수처리장철거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황정현 비대위원장)는 10일 오전 11시 30분 영하6도의 쌀쌀한 겨울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열고 구좌읍 월정리 주민50여명과 함께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거듭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했다. 제주도와 비대위의 날 선 대립은 지난 7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이어 올해 벌써 두번째이다. 설상가상 비대위가 “국가지정문화재인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자락에 완공된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의 건설과 준공, 증설허가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문화재보호구역 지정, 월정리민 동의 등의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시설 철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비대위는 “당처물동굴은 1994년에 발견돼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이 1997년 건설되기 되기 전인 1996년에 국가지정문화재 제384호 지정됐다”며 “분뇨처리시설의 건설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이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에 따른 문화재보호구역설정, 환경영향평가 등의 관련법적 조치에 의해 국가지정문화재 주변에 건설행위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도는 같은 날 해명 자료를 내고 “당처물동굴은 지난 1996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지만, 보존지역으로 지정·고시된 것은 관련 규정이 생긴 2009년 10월”이라며 “동부하수처리장이 1997년 11월 설치인가를 받아 2007년 7월 가동했기 때문에 문화재보호법상 허가절차 적용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해 양쪽 입장이 팽팽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비대위 측이 우려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세계자연유산 등재여부 재심의가 올해 7월로 예정, 6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황정현 비대위원장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본부에서는 6년마다 자연유산등재여부에 대한 심의를 하는데 제주도의 세계자연유산은 2006년도에 등재돼 올해 7월에 재심의가 있을 예정”이라며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이 잘 보존되고 그 가치를 자랑스럽게 알리기 위해서는 분뇨처리시설인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은 철거돼 동굴 주변의 자연환경이 원상회복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천연기념물인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가장 대표적인 동굴이다. 외국 동굴에서도 볼 수 없는 석회성분으로 이루어진 흰색과 갈색의 동굴생성물이 검은색의 용암동굴 속에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다. 특히 용천동굴은 세계자연유산 등재 당시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실사단이 “이토록 아름다운 용암동굴은 없다”고 극찬한 바 있을 만큼 세계자연유산으로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 文 “소방관 명복 빈다”…소방노조 “안에 사람 없었는데 왜 목숨 잃게 하나” [이슈픽]

    文 “소방관 명복 빈다”…소방노조 “안에 사람 없었는데 왜 목숨 잃게 하나” [이슈픽]

    文 “소방관들, 책임감·용기로 화마와 맞서”文, 전날에도 “가슴이 멘다”… 거듭 위로소방노조 “무리한 진압 명령에 동료 잃어”“지휘부 잘못 인정하고 유족에 사과하라”매뉴얼 개정 등 사고 재발 대책 마련 촉구탈출 동료들, 빈소서 동료 영정 보고 오열문재인 대통령이 경기 평택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투입됐다 고립돼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3명의 소방관에 대해 “투철한 책임감과 용기로 화마와 마지막까지 맞서다 순직한 세 분 소방관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순직 소방관들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소방노조는 “안에 사람도 없었는데 왜 동료가 목숨을 잃어야 했느냐”며 지휘부의 무리한 진압 명령을 비판하고 대비책을 강구해달라고 호소했다. 함께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살아남은 소방관 동료들은 빈소에서 순직한 동료들의 영정을 보며 오열했다.  靑 “유사 사고 다신 없게 대책 내놓겠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평택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한 뒤 문 대통령의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언급과 함께 갑작스러운 사고에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했다고 유 실장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헌신적인 구조 활동을 벌이다 순직하신 세 분의 소식에 가슴이 멘다”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유 실장은 “유사한 사고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정부가 잘 논의해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소방노조 “‘어쩔 수 없는 사고’라 말고무리한 화재 진압 지휘부 인정하라” 동료를 잃은 소방노조는 이날 “우리 소방관을 헛되이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순직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은 성명서에서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소방관 순직 사고 이후 6개월 만에 매우 흡사한 사고가 났다”면서 “지휘부는 유족들에게 일일이 사죄하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하라”고 밝혔다. 이어 “반복되는 무리한 진압 명령으로 또 동료를 잃었다”면서 “내부에 사람이 있었나 위험물이 있었나. 왜 우리 동료는 목숨을 잃어야 했나”라고 화재 당시 지휘부의 현장 판단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는 위기 모면성 주장은 하지 말고 지휘부의 무리한 화재 진압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순직 사고를 막는 대안으로는 현장 상황에 맞도록 화재 진압 매뉴얼 개정, 화재진압·웨어러블(착용형) 로봇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오후 11시 46분쯤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튿날 오전 6시 32분쯤 큰불을 껐지만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갑자기 다시 확산하면서 건물 2층에 투입됐던 소방관 3명이 고립됐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19시간여 만인 6일 오후 7시 19분쯤 완전히 진화됐다.생사 갈렸던 동료들 빈소 찾아 오열“탈출 동료들, 정신적 충격 매우 커” 이날 순직한 소방관 3명과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과 함께 건물 내부에 진입했다가 간신히 탈출한 소방관들이 동료들의 빈소를 찾아 오열했다. A씨와 B씨 등 소방관 2명은 이날 오후 3시쯤 검은색 점퍼 등 사복 차림으로 이형석(50) 소방경·박수동(31) 소방장·조우찬(25) 소방교의 빈소가 마련된 평택 제일장례식장에 들어섰다. 다른 동료 2명과 함께 이곳을 찾은 A씨는 장례식장 입구에서부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탈출 당시 상처를 입은 듯 한쪽 손목에 의료용 밴드를 감고 있었다. B씨는 침통한 표정으로 A씨를 다독이며 빈소로 향했다. A씨는 동료들의 영정을 보고는 오열했다. 이들이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빈소 밖으로 A씨의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A씨는 조문을 마치고 다른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나올 정도로 슬픔과 충격이 큰 모습이었다. 이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한 소방관은 A씨 등에 대해 “고인이 되신 분들과 같은 팀 소속으로 현장에 같이 투입됐다가 겨우 탈출한 동료들로, 치료받고 왔다”면서 “건강상 큰 지장은 없는데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순직 소방관 3명에 1계급 특진 옥조근조훈장 추서 앞서 경기도는 순직 소방관 3명을 7일 자로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합동영결식은 8일 오전 9시 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된다. 장의위원장은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이 맡는다. 고인들의 유해는 8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 ‘차원 다른 화질’ 삼성의 신무기… ‘車안 가상세계’ 현대차의 신기술

    ‘차원 다른 화질’ 삼성의 신무기… ‘車안 가상세계’ 현대차의 신기술

    “어 QD다. QD 공개하려나 봐.”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전시장 입장을 기다리던 한국 취재진이 일순간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장 출시를 앞둔 ‘차세대 중소형 OLED 제품’이 언론에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지만, 취재진을 맞이한 것은 그간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삼성전자도 실체를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이재용 디스플레이’였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두고 삼성의 비장의 무기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차세대 패널 QD(퀀텀닷·양자점)디스플레이를 전격 공개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화합물 OLED 패널에 빛을 받으면 색을 내는 반도체 결정 물질 ‘QD’를 입힌 패널로,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QD디스플레이를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면서 업계에서는 ‘이재용 디스플레이’로 통한다.시장에서는 애초 QD디스플레이를 장착한 QD TV 공개가 삼성전자의 CES 메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생산 초기 패널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올해 출시 TV 라인업에 QD디스플레이 관련 제품은 담지 않았고, 이번 CES에서도 관련 제품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삼성 차세대 TV의 토대가 될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가 깜짝 공개했다. 전시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패널 기술 개발과 성과를 알리는 차원에서 현장을 방문한 국내 언론에 패널을 공개하기로 오늘 행사 시작 직전에 결정됐다”고 말했다. 전시 공간 입구, 암막 커튼으로 주변 빛을 차단한 ‘다크 터널’에서 QD디스플레이 영상이 1분 30초간 상영됐다. 완벽에 가까운 ‘블랙’을 구현해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했다. 패널에 빛을 쏘는 백라이트 대신 스스로 청색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을 발광원으로 쓰면서 검은색은 더욱 깊고 정교하게 표현됐다. 사람이 영상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의 밝기와 색감이 달리 보이던 시야각 문제도 극복했다. 삼성에 따르면 OLED 패널은 정면으로부터 60도 측면에서 시청하면 휘도가 정면 시청 대비 30~50%까지 떨어져 색감과 밝기도 다르게 전달되지만 QD디스플레이는 같은 조건에서 80% 수준의 휘도를 유지한다.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정의선 회장이 직접 등장해 생소한 개념인 ‘메타모빌리티’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며 이목을 끌었다. 메타모빌리티는 로봇을 비롯한 이동수단(모빌리티)에 메타버스(가상현실)를 접목한 것이다. 현실을 넘어 가상공간에서도 인간에게 이동의 자유를 부여하겠다는 게 골자다.현대차가 그리는 메타모빌리티가 구현된 세계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이동수단은 가상과 현실을 잇는 매개체가 된다. 사용자가 자동차에 탑승하는 순간 가상현실 기술로 구현된 또 다른 세계로 접속된다. 이때 차체 내부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게임방이 되기도, 업무를 위한 회의실이 되기도 한다. 영화 ‘블랙팬서’에 나오는 자동차 추격전을 떠올리면 된다. 영화에는 아프리카의 연구실에서 가상현실에 접속해 한국에 있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기술이 현대차의 메타모빌리티 비전과 그대로 맞아떨어진다.현실의 기계, 사물과 연동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접목할 수 있다. 차 안에 구현한 가상현실과 집에 있는 로봇을 연동해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산책을 시킬 수도 있다. 이를 고도화하면 가상현실 내 실물과 동일한 공장도 구축할 수 있다. 현장에 출근하지 않고 컴퓨터로 공장을 돌리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도 현대차가 상용화를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가 상용화되면 차로 출근하고 있는 한국의 엔지니어가 중국 공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원격으로 접속해 해결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현대차는 현재 개발 중인 ‘MoT’(Mobility of Things)도 이날 공개했다. 작은 테이블에서 커다란 컨테이너박스까지 사물의 크기나 형태와 무관하게 붙이기만 하면 뭐든지 이동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된 로봇 ‘PnD 모듈’을 5일 전시관에서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 [Vegas DM] ‘비장의 무기’ 꺼낸 삼성, ‘로보틱스 신기술’ 낸 현대차

    [Vegas DM] ‘비장의 무기’ 꺼낸 삼성, ‘로보틱스 신기술’ 낸 현대차

    “어 QD다. QD 공개하려나 봐.”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전시장 입장을 기다리던 한국 취재진이 일순간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장 출시를 앞둔 ‘차세대 중소형 OLED 제품’이 언론에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지만, 취재진을 맞이한 것은 그간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삼성전자도 실체를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이재용 디스플레이’였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두고 삼성의 비장의 무기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차세대 패널 QD(퀀텀닷·양자점)디스플레이를 전격 공개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화합물 OLED 패널에 빛을 받으면 색을 내는 반도체 결정 물질 ‘QD’를 입힌 패널로,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QD디스플레이를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면서 업계에서는 ‘이재용 디스플레이’로 통한다. 시장에서는 애초 QD디스플레이를 장착한 QD TV 공개가 삼성전자의 CES 메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생산 초기 패널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올해 출시 TV 라인업에 QD디스플레이 관련 제품은 담지 않았고, 이번 CES에서도 관련 제품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삼성 차세대 TV의 토대가 될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가 깜짝 공개했다. 전시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언론 공개를 놓고 어제까지 다양한 의견과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차세대 패널 기술 개발과 성과를 알리는 차원에서 현장을 방문한 국내 언론에 패널을 공개하기로 오늘 행사 시작 직전에 결정됐다”고 말했다. 전시 공간 입구, 검은색 암막 커튼으로 주변 빛을 차단한 ‘다크 터널’에서 QD디스플레이 영상이 1분 30초간 상영됐다. 패널 표면에 푸른빛을 내는 입자 외에는 완벽에 가까운 ‘블랙’을 구현해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했다. 패널에 빛을 쏘는 백라이트 대신 스스로 청색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을 발광원으로 쓰면서 검은색은 더욱 깊고 정교하게 표현됐다. 패널 소개를 맡은 배상돈 대형사업부 프로는 “디스플레이의 ‘블랙’ 표현 능력은 영상의 화질과 선명도, 입체감 등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영상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의 밝기와 색감이 달리 보이던 시야각 문제도 극복했다. 시중의 OLED 패널은 사람이 정면으로부터 60도 측면에서 시청하면 휘도가 정면 시청 대비 30~50%까지 떨어져 색감과 밝기도 다르게 전달되지만 QD디스플레이는 같은 조건에서 80% 수준의 휘도를 유지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정의선 회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팬서’에 등장했던 가상 운전 솔루션을 소개하며 주목을 끌었다. 영화에서는 아프리카의 연구실에서 지구 반대편 한국의 도로 위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로 제시한 ‘메타모빌리티’ 비전과 맥이 닿아 있다. 현대차는 인간의 이동을 돕는 로보틱스(로봇공학)에 메타버스(가상현실)를 합친 미래 사회상으로 공개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이동 경험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현대차의 메타모빌리티가 구현된 세계에서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이동수단은 가상과 현실을 잇는 매개체가 된다. 자동차에 타는 순간 가상현실로 구현한 또 다른 세계로 접속된다. 차체 내부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서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되기도, 업무를 위한 회의실이 되기도 한다. 현실에 있는 로봇과도 연동할 수 있다. 자동차와 집에 있는 로봇을 연결해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산책을 시킬 수도 있다. 현대차는 현실의 기계나 사물을 컴퓨터 속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을 ‘디지털 트윈’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고도화하면 메타버스에 실물과 동일한 공장을 구축해 가상공간에서 공장을 운용하는 ‘스마트팩토리’도 실현할 수 있다. 현대차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사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이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기술이 진보하면 후각, 촉각 등 로봇이 수집하는 다양한 감각 데이터를 사용자가 직접 느끼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그리는 로보틱스 비전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물의 크기, 형태와 무관하게 붙이기만 하면 이동시킬 수 있는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런 비전에 ‘MoT’(Mobility of Things)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와 관련, 현대차가 CES에서 최초로 공개한 로봇은 ‘PnD 모듈’이다. 모터, 스티어링(조향), 서스펜션, 브레이크, 환경인지 센서를 하나로 결합한 일체형 모빌리티다.
  • [Vegas DM]“압도적 몰입감”…CES서 베일 벗은 삼성 ‘QD 디스플레이’

    [Vegas DM]“압도적 몰입감”…CES서 베일 벗은 삼성 ‘QD 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QD(퀀텀닷) 디스플레이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서 공개했다. QD-디스플레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디스플레이 시장 미래 먹거리로 강조한 패널로, 이날 처음으로 실물이 공개된 QD-디스플레이는 압도적인 표현력을 과시하며 또 한번 디스플레이 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나노 크기의 반도체 결정 물질인 ‘퀀텀닷’ 컬러 필터를 입힌 것으로, 빛에너지를 받으면 스스로 색을 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앙코르호텔 프라이빗 부스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QD-디스플레이를 깜짝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현지 언론 대상 제품 설명회 일정을 공지하면서 주요 전시 내용을 ‘차세대 중소형 OLED 제품’이라고만 밝혔다. 삼성 측은 애초 QD-디스플레이를 현장을 찾는 거래선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이었으나 CES 개막이 다가오면서 언론 공개 방향으로 선회했다.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패널 기술 개발과 성과를 알리는 차원에서 현장을 방문한 국내 언론에 패널을 공개하기로 행사 시작 직전에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의 QD-디스플레이는 경쟁사 LG와 같은 OLED 패널을 기반으로 하지만, 패널에 빛을 내는 발광원과 빛과 색을 구현하는 원리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LG의 OLED 디스플레이는 백색(화이트) 소자를 발광원으로 두고 있지만, 삼성 QD-디스플레이는 스스로 빛을 내는 청색 발광원을 QD층에 쏴 빛의 삼원색인 적색과 녹색, 청색을 표현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 외부에 공개한 QD-디스플레이의 표현력은 압도적이었다. 영상의 선명도와 입체감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블랙’(검은화면)을 완벽에 가깝게 보여줬다. 검은색 암막 커튼으로 조성한 ‘블랙 터널’에서 약 1분 30초간 진행된 QD-디스플레이 시연회는 암흑의 우주 속을 유영하는 듯 빨려드는 느낌이었다.시연회에 이어진 패널 특성 소개에서는 기존 OLED 패널과의 차이가 더욱 또렷해졌다. 인천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장시간 비행과 현지에서 누적된 피로 탓에 시야가 급격히 흐려진 상태였지만 QD-디스플레이 영상 시청 환경에서는 시력에 꼭 맞는 안경을 쓴 것처럼 여러 겹으로 보이던 피사체의 윤곽이 한결 선명해졌다. 사람이 영상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의 밝기와 색감이 달리 보이던 시야각 문제도 QD 패널에서는 이렇다 할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QD-디스플레이의 경우 정면으로부터 60도 각도인 측면에서 시청해도 휘도가 80% 수준을 유지하지만, 다른 디스플레이는 30∼50% 수준까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아직 생산 초기인 QD-디스플레이 수급 문제 등으로 이번 CES에서는 QD TV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중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여주 ‘영월루‘ 스프레이 낙서는 10대들 소행

    여주 ‘영월루‘ 스프레이 낙서는 10대들 소행

    경기도 지정문화재(도 문화재자료 제37호)인 영월루(迎月樓)를 낙서로 훼손한 10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4일 이 같은 사건에 대해 여주시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 A(10대) 군 등 2명을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A군 등은 지난달 29일 오후 2시 20분쯤 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영월루 초석과 기둥, 2층 마루 등 10여 군데에 낙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발견한 시는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스프레이 페인트 등을 수거했으며, 도시안전정보센터에 CC(폐쇄회로)TV 확인 요청을 하는 한편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8세기 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영월루는 옛 여주 관아의 정문으로, 일제강점기였던 1925년 관아가 철거되자 당시 신현태 군수가 현재 영월공원 자리로 옮겨 세웠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추적을 통해 A군 등이 범행하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곧 이들을 소환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상 첫 전원 흑인 등반대 9명, 에베레스트 도전 나선다

    사상 첫 전원 흑인 등반대 9명, 에베레스트 도전 나선다

    전원 흑인으로 구성된 등산 원정대가 사상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단체 등정에 도전한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해외언론은 흑인들에게는 마치 '식민지 역사'와 같은 공간인 에베레스트 산 등정에 나선 '풀 서클 에베레스트 탐험대'의 사연을 보도했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모두 흑인들로 전문 산악인부터 운동선수, 교사, 사진작가, 참전용사,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 등산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이들의 야심찬 포부는 흑인들의 에베레스트 등정 역사와 맞물려있다. 지난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역사상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이래 그간 총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산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중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흑인은 단 8명에 불과하다. 이는 그만큼 에베레스트 등정에 도전하는 흑인들의 수가 적었기 때문인데 이에 관해서는 여러 해석이 존재한다. 과거 산악계에도 골프와 테니스처럼 흑인을 거부하는 풍토가 있었다는 점과 돈이 많이 든다는 점 등이다.원정에 참여한 프레드 캠벨은 "1953년 힐러리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을 때 흑인들은 산에 접근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특히 당시 흑인들은 투표조차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원정대는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향하는 최초의 검은색과 갈색의 원정대"라면서 "이번을 계기로 등산의 미래를 바꾸기 원한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에베레스트 정복을 위해 훈련 중으로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기금마련에 나서 이미 목표액 15만 달러를 채웠다. 등반에 참여한 로즈마리 살은 "내가 등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항상 '흑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듣는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그같은 고정관념을 깨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 ‘여자 잡스‘에 사기 유죄 평결 “‘될 때까지 되는 척’ 안된다”

    ‘여자 잡스‘에 사기 유죄 평결 “‘될 때까지 되는 척’ 안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여자 잡스’로 통했던 바이오 스타트업기업 테라노스의 창업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37)가 사기 혐의 등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캘리포니아주 법원 배심원단은 3일(현지시간) 테라노스 사기 사건으로 기소된 홈스의 범죄 혐의에 대해 7일의 숙의 끝에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은 4개월 동안 진행돼 30명의 증인이 증언대에 섰고 남성 8명과 여성 4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유죄 평결을 내린 4개 혐의를 둘러싸고도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해 숙의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재판장은 배심원들에게 견해가 갈린 3개 혐의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피력해보라고 해 시간이 많이 갈렸다. 배심원단은 홈스가 테라노스를 통해 투자자들을 속였다며 사기와 공모 등 4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 다만, 환자를 속인 혐의 등 다른 4건의 중범죄 혐의에는 무죄를 평결했고, 그 나머지 3건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장 재킷을 입고 법정에 나온 홈스는 자리에 앉아 몇 차례 고개를 숙였고 유죄 평결이 내려지자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홈스는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혈액 몇 방울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진단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실리콘밸리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한때 90억 달러(약 10조 7000억원)까지 치솟았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홈스가 주장한 진단 기술이 사실상 허구로 드러나면서 ‘0’으로 추락했고 결국 청산됐다. 검찰은 2018년 6월 홈스와 그녀보다 19세 연상의 옛 남자친구이자 테라노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라메시 ‘서니’ 발와니가 투자자들과 환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저질렀다며 기소했다. 홈스는 재판 내내 발와니로부터 성적, 정신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에게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홈스가 사업 실패보다 사기를 선택했고 부정직한 결정을 내렸다”며 “그 선택은 범죄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녀를 구금하지는 않았으며 다음주 추가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선고일은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유죄 평결이 내려진 4건의 혐의에 각 20년씩, 최대 80년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이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을 추적해 온 변호사 데이비드 링은 “홈스가 적어도 몇년은 감옥에 수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재판 내내 무죄를 주장해온 홈스가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AFP 통신은 “홈스는 실리콘밸리의 추락한 스타”라며 “차세대 테크기업 선지자였으나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고 전했다. 홈스는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열아홉 살에 테라노스를 창업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터틀넥 셔츠를 즐겨 입어 ‘여자 잡스’로 불렸고, 미디어 업계 거물 루퍼트 머독, 월마트와 암웨이를 창업한 가문의 투자를 이끌어내 최연소 여성 억만장자에 올랐다. 테라노스는 헨리 키신저·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등이 참여한 호화 이사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또 그녀의 프레젠테이션 솜씨는 한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매혹시켰고, 2015년 회사 실험실을 방문했던 조 바이든 현 대통령(당시는 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안겨줬다고 AP는 전했다. 그러나 홈스에게는 몰락의 길이 예정돼 있었다. 2015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테라노스의 기술적 결함을 잇달아 보도하며 실리콘밸리 최대의 사기 스캔들이 드러났다. AP는 “‘될 때까지 되는 척’하며 끝없는 낙관론을 펼치는 실리콘밸리 기업가의 행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재판이었다”며 “홈스의 대담한 꿈은 굴욕의 악몽이 됐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클레이튼 BBC 북미 빅테크 전문기자는 이번 평결이 “투자자들에게 진실이 아닌 것을 얘기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에게 명백하고 솔직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임인년 범 내려온다…병 몰아낸다

    임인년 범 내려온다…병 몰아낸다

    십이간지 동물 중 호랑이만큼 한국인에게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동물이 또 있을까. 1988 서울올림픽,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에 뽐낸 한국의 캐릭터는 ‘호돌이’와 ‘수호랑’이었고, 2020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캐치프레이즈는 ‘범 내려온다’였다. 대한민국 육군의 마스코트는 군모를 쓰고 있는 ‘호국이’고, 축구 국가대표팀은 상징 엠블럼을 태극 마크에서 호랑이로 바꿨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호랑이 중에서도 검은 호랑이의 해다. 십간 중 아홉 번째인 ‘임’이 검은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호랑(이)’이라는 용어는 범과 이리를 뜻하는 호(虎)와 랑(狼)에서 비롯했다. 원래 무서운 동물을 의미했지만, 후대로 가면서 범이라는 특정 동물을 일컫는 단어로 굳어졌다. 범은 호랑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전 세계에서 호랑이는 아시아 대륙에만 분포해 있었는데, 한반도에서는 적어도 10만년 이상 사람과 함께 살아왔다. 충북 청주 두루봉 동굴유적에서 발견된 호랑이 뼈는 12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호랑이는 오랫동안 한민족과 함께했지만,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포호정책과 일제강점기 해수구제정책 등 맹수 사냥의 여파로 20세기 후반 한반도에서 사라졌다. 남한에서 마지막으로 호랑이가 잡힌 것은 1940년대다. 북한에서는 1987년 자강도에서 수컷 호랑이가 포획됐다. 수천년간 호랑이를 바라보는 인간의 감정은 양가적이었다. 우선 사람을 해치는 파괴력에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꼈다. 호랑이에게 해를 입는 것, 즉 호환(虎患)을 역병 못지않은 재앙으로 여겼을 정도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 힘과 용맹함을 사랑하고 부러워했다. 때문에 호랑이는 영험한 동물로 대접받았고, 산신령이나 산군으로도 여겨졌다. 선조들은 호랑이가 많이 나오는 지역 또는 호랑이의 형상을 한 지역을 일컬어 범골 마을, 복호봉, 범바위 등으로 불렀다. 여기서 호랑이는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을 대변해 징벌받는다는 의미일 때도 있고, 반대로 신성성이 강조돼 마을 주민들을 보호하는 의미일 때도 있다.그만큼 우리 문화에서도 익숙하고 관련이 깊다. 고조선 단군신화에서 환웅의 배필 자리를 차지한 것은 곰이었지만, 전통 풍습과 민속에서는 호랑이가 훨씬 많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그림이나 부적 등에 새겨져 나쁜 기운을 막는 벽사의 수단으로 쓰였다. 새해 첫날 호랑이 그림을 그려 붙이는 세화(歲), 단오에 쑥으로 호랑이 형상을 만드는 애호(艾虎) 등은 모두 범의 용맹함에 기대 불운을 막으려 했던 조상들의 풍습이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범굿’을 지내기도 했다. 전통문학이나 설화 등에서도 호랑이는 매우 자주 등장한다. 구비문학 자료를 모은 한국구비문학대계에 따르면 십이지와 관련한 설화 1283건 중 호랑이와 관련된 게 501건으로 약 40%에 달한다. ‘호랑이와 곶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팥죽할멈과 호랑이’ 등 제목만 들어도 낯익은 각종 전래동화에서 복합적인 모습으로 읽혔다. 설화 속 호랑이는 때로 인간과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소통하고 선한 사람의 은혜를 갚지만, 때로는 포악하고 어리석으며 우스꽝스럽다. 호랑이를 둘러싼 각종 단어, 속담, 고사성어도 여럿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처럼 현재까지도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 많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임인년 호랑이띠 해를 맞이해 3월 1일까지 ‘호랑이 나라’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과거 혼례 때 신부의 가마에 덮곤 했던 호피 모양 천, 상여 장식에 조각한 호랑이 모양 인형 등 각종 전시품을 선보인다. 호랑이의 민족답게 고위 관리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호랑이를 큰 상징으로 썼음을 알 수 있다.
  • 58만원에서 7000만원까지…얼굴 없이 사랑 키운 22년

    58만원에서 7000만원까지…얼굴 없이 사랑 키운 22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도 전북 전주시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2000년 4월 58만 4000원이 든 돼지 저금통을 전달한 이후 22년째다. 29일 오전 10시 5분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전화벨이 울렸다. 5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근처 성산교회 오르막길에 주차된 트럭에 상자가 있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얼굴 없는 천사임을 직감한 직원들이 달려가 보니 상자가 있었다. 천사는 2019년 도난사건이 발생하자 전달 장소를 주민센터 공터에서 인근 골목길로 바꿨다. 상자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은 편지와 함께 현금 7009만 4960원(5만원권 14다발과 동전 9만 4960원)이 들어 있었다. 이로써 얼굴 없는 천사가 전달한 성금은 모두 8억 872만 8110원에 이른다. 심규언 노송동장은 “주민들은 선행을 본받고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천사(1004)를 상징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정해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09년 12월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천사비를 세웠다. 경기 구리시에서는 한 노인이 폐지를 주워 팔아 모은 10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면서 기부했다. 시에 따르면 7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지난 27일 오전 수택2동 행정복지센터를 방 문해 민원 창구에 검은색 비닐봉지를 내밀었다. 직원은 봉지 안에 든 현금 뭉치를 보고 놀랐다고 한다. 5만원권 200장이었다. 이 노인은 “1년간 폐지를 주워 모은 돈”이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말했다. 직원이 인적사항을 묻자 노인은 “김씨”라고만 말한 뒤 떠났다. 센터는 현금을 수택2동 저소득층 100가구에 나눠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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