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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스처럼 ‘신경제 비전’ 선포한 李… “기술·인재 대전환의 골든타임”

    잡스처럼 ‘신경제 비전’ 선포한 李… “기술·인재 대전환의 골든타임”

    11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신경제 비전’ 선포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애플 창업자이자 혁신의 아이콘이던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터틀넥을 입고, 글로벌 강연 플랫폼 테드(TED) 연설자처럼 무선마이크를 착용한 채 무대를 휘저었다. 이날 오전 선포식에서 회색 정장 바지를 입은 이 후보는 오후 정책 발표식에서는 청바지로 갈아입고 한층 젊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본인의 경제공약을 집대성한 이른바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로 명명된 신경제 비전을 발표하면서 통상적인 대선주자들의 딱딱한 공약발표 형식이 아닌 프레젠테이션(PT)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 후보는 “지금 우리는 에너지 전환, 디지털 전환,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까지 동시에 맞으면서 역사적인 대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바로 지금이 대전환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5·5·5 공약’(국력 세계 5위(G5), 국민소득 5만 달러, 주가 5000 시대)의 구체적 로드맵에 해당하는 신경제 비전의 핵심으로 산업·국토·과학기술·교육 등 이른바 4대 대전환과 공공·금융 등 2대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이 후보는 “신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의 역할 확대”라며 “기초 과학, 기술의 대대적 투자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미래형 인재 양성을 정부가 책임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약 135조원의 디지털 전환 투자로 200만개의 새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특히 미래 인재 100만명 양성에 대해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후보 직속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 정책 1호 발표식에 참석해 ‘휴먼캐피털’ 제도 도입을 밝혔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등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1인당 최대 1500만원의 교육비를 정부가 선 지원한 뒤 추후 취직이나 창업으로 소득이 생기면 교육비의 약 70%를 상환토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멘토, 디지털 매니저, 디지털 튜터에 해당하는 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도 공언했다. 이 후보는 발표식이 끝난 뒤 일명 5·5·5 공약의 달성 시점을 묻는 질문에 “임기 내 도달을 목표로 한 수치는 아니지만 초장기 목표도 아니다”라면서 “최단기간 도달하기 위해 제시하는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12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를 찾아 산업자원 분야 정책을 발표하고, 1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토크 콘서트를 갖는 등 ‘경제 대통령’ 행보에 나선다. 한편 민주당 선대위 안전사회위원회는 이날 문재인 정부에서 첫 경찰청장을 역임한 민갑룡 전 청장과 신열우 전 소방청장, 조종묵 전 소방청장 등 9명을 안전 전문가로 영입했다. 임성남 전 외교부 1차관, 이수훈 전 주일대사 등 차관급 인사 7명도 영입했다.
  • [영상] “33층서 구조물 휩쓸려 29층까지 추락” 부상자 증언…실종자 수색 중단(종합)

    [영상] “33층서 구조물 휩쓸려 29층까지 추락” 부상자 증언…실종자 수색 중단(종합)

    광주 화정동 신축 고층 아파트 붕괴“갑자기 건물 외벽 뜯겨 무너져 내려”현재 작업자 6명 연락두절 상태휴대전화 위치 건설 현장 주변서 잡혀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신축 고층 아파트 구조물 붕괴사고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부상자가 당시 33층에서 구조물에 휩쓸려 29층까지 4개 층을 한 번에 추락했다며 상황을 비교적 생생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작업자 6명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타워크레인 추가 붕괴 우려가 있다”며 실종자 수색을 일시 중단하고 12일 안전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11일 경찰과 광주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작업자 2명이 잔해물이 떨어지면서 도로변 컨테이너에 갇혀 있다가 구조됐고 1명은 1층에서 공사를 하다가 잔해물에 부딪혀 병원에 옮겨졌다. 떨어진 구조물이 인근에 주차된 차들을 덮쳐 차량 10여대도 매몰됐다. 작업자 3명은 자력 대피하고 3명이 구조됐다.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4층 양쪽 외벽 등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부상자는 현재까지 1명으로 확인됐으며 부상자 A씨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만 당했다. 이 작업자는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인 아파트 건물 33층에서 단열 시공 작업을 동료와 함께 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위층부터 건물 외벽이 뜯겨 무너져 내리더니, 자신도 무너진 구조물에 휩쓸려 29층까지 추락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진다.그러나 A씨는 극적으로 골절 등 큰 부상은 피하고, 무너져 내리는 구조물에 부딪혀 경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와 함께 같은 층에서 일하던 작업자는 붕괴사고 발생 시점 반대편에 가 있어 화를 면했다고 A씨는 말했다. 해당 현장에서는 현재까지 6명의 추가 작업자가 더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전화 위치가 건설 현장 주변에서 잡혔지만, 이들은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아 구조 당국이 이들의 안전 확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시공사 등과 함께 현장 전체 작업자 394명(22개 업체)의 현황을 파악한 결과 이들 6명은 건설 현장 주변에서 휴대전화 위치가 잡혔으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들은 외벽과 구조물이 붕괴한 동의 28∼31층에서 창호 공사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4층 양쪽 외벽 등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굉음과 함께 아파트 한쪽 귀퉁이 구조물 한꺼번에 뜯기듯 무너져 내려” 이날 사고는 23~34층에 걸쳐 고층에서 외벽 등 콘크리트 구조물이 지상으로 추락하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목격자들이 찍은 영상을 보면 붕괴 규모가 상당히 컸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산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엄청난 분진을 내며 아파트 한쪽 귀퉁이 콘크리트 구조물이 위에서 아래로 뜯겨 나가듯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현장을 영상으로 찍은 목격자는 “아…”라는 놀란 탄식만 내뱉거나, “아이고 어떻게”라고 발을 동동 구를 뿐이었다. 사고를 바로 옆에서 겪은 주민들은 순식간에 지옥을 경험했다.땅이 흔들리는 진동과 함께 건물이 무너지는 굉음을 듣고 이웃 건물에서 뛰쳐나온 상가 주인은 직원들과 함께 먼지를 뚫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혼비백산 현장에서 도망가기 바빴다고 전했다. 일부 상가에는 지상으로 떨어진 콘크리트 파편이 내부로 튀어 들어오기도 했다. 다른 장소에서 찍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아찔한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검은색 옷을 입은 행인이 아파트 건설 현장 옆을 지나다 갑자기 무슨 낌새라도 느낀 듯 헐레벌떡 현장에서 이탈했다. 행인이 현장에서 벗어난 직후 옆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마치 폭탄이 떨어진 듯 붉은 화염이 치솟고, 회색 분진이 주변을 덮쳤다. 바로 옆 상가와 아파트 단지 거주민 100여명도 혹시 모를 추가 붕괴 우려에 모두 대피한 상태다.주민들 “공기 당기려…예견된 사고였다”“콘크리트 안 마르고 악천후 공사강행” 이웃 건물 주민들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주차된 차량에 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돌이 떨어지고, 합판이 추락하는 등 안전상에 문제가 엿보였는데도 시공사 측은 물론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공사를 무리하게 서두르며 일요일에도 공사를 하는 등 공기를 단축하려는 기미가 역력했다고 전했다. 특히 콘크리트가 굳지 않았고, 비가 오고 눈이 오는 악천후에도 계속 공사를 이어간 현장을 수시로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다.바로 옆 상가 지하는 1년여 년 전 이 공사 현장 탓에 침수 피해를 보기도 했으나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는 불만도 내놓았다. 이웃 건물 상인 B씨는 “저희가 이 공사 현장에 관한 민원을 제기한 지가 3년이 다 됐고, 관련 서류만 산더미다”면서 “분진, 소음 등 여러 민원을 제기하고 안전사고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이러한 사고가 결국 발생하게 됐다”고 관할 공무원들을 질타했다. 당국은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거푸집(갱폼·Gangform)이 무너지고 타워크레인 지지대(월타이·Wall Tie)가 손상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강풍이 분 가운데 타워크레인 지지대과 거푸집 등이 풍압을 견디지 못했거나 하부에 타설해놓은 콘크리트의 강도가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겨울철에는 기온이 낮아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열풍 작업 등으로 강하게 굳히는 양생 작업을 하는데 공사 기간 단축 등을 위해 충분히 굳히지 않으면 강도가 떨어진다.전기·수도 끊긴 190세대 긴급대피“타워크레인 붕괴 우려 등 수색 중단” 사고 직후 전기·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추가 사고 우려가 있는 인근 주상복합 입주민 109세대, 상가 주민 90여세대가 대피했다. 사고가 난 화정현대아이파크는 지하 4층·지상 39층 총 7개 동 847세대 규모로 화정동 23∼27번지 일원에 신축하고 있다. 이 현장의 시공사는 지난해 6월 재개발을 위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이다. 참사는 하도급 업체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검찰이 시공사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부실 철거와 공사 계약 비리에 관여했다고 보고 함께 기소해 관련자들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붕괴하거나 외벽 잔재물이 추가로 낙하할 위험이 있어 실종자 수색을 중단했다. 당국은 오는 12일 오전 안전점검을 한 뒤 구조 인력 투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호익 광주 서부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은 이날 광주 서구 화정동 사고 현장에서 열린 2차 브리핑에서 “현재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붕괴할 위험이 있어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변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수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조 과장은 “대피 반경은 140m 정도다. 현장 안전 점검 회의 결과 내일 안전진단을 한 후 적절한 조처를 하고 수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벽 잔재물이 추가로 낙하할 위험도 있어 주변 통제 조치를 하기로 했다.
  • ‘터틀넥+무선마이크’vs‘수어통역사 배치’...李·尹 회견 형식도 경쟁

    ‘터틀넥+무선마이크’vs‘수어통역사 배치’...李·尹 회견 형식도 경쟁

    양당 대선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정책 내용’만큼 그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하는 검은색 터틀넥 셔츠를 입고 자신의 ‘신경제’ 비전을 설파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공식 회견에 수어 통역사를 배치하는 시도를 처음으로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로 명명한 ‘신경제 비전’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장에서 공약을 발표하는 형식이 아니라 100명 이상 모일 수 있는 대형 공간에 설치된 무대 위에 올라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후보는 “지금 우리는 에너지 전환, 디지털 전환,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까지 동시에 맞으면서 역사적인 대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전환의 속도를 놓고 경쟁 중이고 길어도 5년 이내에 승부가 갈린다”며 “그래서 지금이 대전환의 골든타임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윤 후보도 이날 신년 기자회견 장소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할아버지공장 카페로 정했다. 회견 장소는 50년간 염색공장과 자동차공업사로 사용되다가 도시재생과 함께 2030세대의 창의력이 더해져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된 곳이다. 성장이 멈추면서 쇠락했던 공장이 관광 명소로 탈바꿈했듯,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취지를 부각했다는 게 선대본부 측 설명이다. 윤 후보는 이날 아이가 태어나면 1년간 매월 100만원의 정액 급여를 지급하고, 임대료를 임대인·임차인·국가가 3분의 1씩 분담하는 공약 등을 새로 공개했다. 공약 설명과 함께 PPT 화면을 띄우고 회견 형식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간 윤 후보 공식 행사에서 볼 수 없었던 수어 통역사를 배치하기도 했다. 9분가량 회견문을 읽은 뒤 취재진과 45분 동안 질의응답을 할 때도 수어 통역은 이어졌다. 윤 후보도 연단에서 내려와 ‘스탠딩 형식’으로 답변했다.
  • 제주 세계자연유산 위에 하수처리장 증설이 웬말이냐

    제주 세계자연유산 위에 하수처리장 증설이 웬말이냐

    “세계자연유산 용천동굴이 똥물에 있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을 즉각 철회하라” 제주동부하수처리장철거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황정현 비대위원장)는 10일 오전 11시 30분 영하6도의 쌀쌀한 겨울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열고 구좌읍 월정리 주민50여명과 함께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거듭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했다. 제주도와 비대위의 날 선 대립은 지난 7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이어 올해 벌써 두번째이다. 설상가상 비대위가 “국가지정문화재인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자락에 완공된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의 건설과 준공, 증설허가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문화재보호구역 지정, 월정리민 동의 등의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시설 철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비대위는 “당처물동굴은 1994년에 발견돼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이 1997년 건설되기 되기 전인 1996년에 국가지정문화재 제384호 지정됐다”며 “분뇨처리시설의 건설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이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에 따른 문화재보호구역설정, 환경영향평가 등의 관련법적 조치에 의해 국가지정문화재 주변에 건설행위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도는 같은 날 해명 자료를 내고 “당처물동굴은 지난 1996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지만, 보존지역으로 지정·고시된 것은 관련 규정이 생긴 2009년 10월”이라며 “동부하수처리장이 1997년 11월 설치인가를 받아 2007년 7월 가동했기 때문에 문화재보호법상 허가절차 적용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해 양쪽 입장이 팽팽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비대위 측이 우려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세계자연유산 등재여부 재심의가 올해 7월로 예정, 6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황정현 비대위원장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본부에서는 6년마다 자연유산등재여부에 대한 심의를 하는데 제주도의 세계자연유산은 2006년도에 등재돼 올해 7월에 재심의가 있을 예정”이라며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이 잘 보존되고 그 가치를 자랑스럽게 알리기 위해서는 분뇨처리시설인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은 철거돼 동굴 주변의 자연환경이 원상회복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천연기념물인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가장 대표적인 동굴이다. 외국 동굴에서도 볼 수 없는 석회성분으로 이루어진 흰색과 갈색의 동굴생성물이 검은색의 용암동굴 속에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다. 특히 용천동굴은 세계자연유산 등재 당시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실사단이 “이토록 아름다운 용암동굴은 없다”고 극찬한 바 있을 만큼 세계자연유산으로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 文 “소방관 명복 빈다”…소방노조 “안에 사람 없었는데 왜 목숨 잃게 하나” [이슈픽]

    文 “소방관 명복 빈다”…소방노조 “안에 사람 없었는데 왜 목숨 잃게 하나” [이슈픽]

    文 “소방관들, 책임감·용기로 화마와 맞서”文, 전날에도 “가슴이 멘다”… 거듭 위로소방노조 “무리한 진압 명령에 동료 잃어”“지휘부 잘못 인정하고 유족에 사과하라”매뉴얼 개정 등 사고 재발 대책 마련 촉구탈출 동료들, 빈소서 동료 영정 보고 오열문재인 대통령이 경기 평택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투입됐다 고립돼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3명의 소방관에 대해 “투철한 책임감과 용기로 화마와 마지막까지 맞서다 순직한 세 분 소방관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순직 소방관들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소방노조는 “안에 사람도 없었는데 왜 동료가 목숨을 잃어야 했느냐”며 지휘부의 무리한 진압 명령을 비판하고 대비책을 강구해달라고 호소했다. 함께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살아남은 소방관 동료들은 빈소에서 순직한 동료들의 영정을 보며 오열했다.  靑 “유사 사고 다신 없게 대책 내놓겠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평택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한 뒤 문 대통령의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언급과 함께 갑작스러운 사고에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했다고 유 실장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헌신적인 구조 활동을 벌이다 순직하신 세 분의 소식에 가슴이 멘다”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유 실장은 “유사한 사고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정부가 잘 논의해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소방노조 “‘어쩔 수 없는 사고’라 말고무리한 화재 진압 지휘부 인정하라” 동료를 잃은 소방노조는 이날 “우리 소방관을 헛되이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순직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당국에 촉구했다.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은 성명서에서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소방관 순직 사고 이후 6개월 만에 매우 흡사한 사고가 났다”면서 “지휘부는 유족들에게 일일이 사죄하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하라”고 밝혔다. 이어 “반복되는 무리한 진압 명령으로 또 동료를 잃었다”면서 “내부에 사람이 있었나 위험물이 있었나. 왜 우리 동료는 목숨을 잃어야 했나”라고 화재 당시 지휘부의 현장 판단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는 위기 모면성 주장은 하지 말고 지휘부의 무리한 화재 진압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순직 사고를 막는 대안으로는 현장 상황에 맞도록 화재 진압 매뉴얼 개정, 화재진압·웨어러블(착용형) 로봇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오후 11시 46분쯤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튿날 오전 6시 32분쯤 큰불을 껐지만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갑자기 다시 확산하면서 건물 2층에 투입됐던 소방관 3명이 고립됐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19시간여 만인 6일 오후 7시 19분쯤 완전히 진화됐다.생사 갈렸던 동료들 빈소 찾아 오열“탈출 동료들, 정신적 충격 매우 커” 이날 순직한 소방관 3명과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과 함께 건물 내부에 진입했다가 간신히 탈출한 소방관들이 동료들의 빈소를 찾아 오열했다. A씨와 B씨 등 소방관 2명은 이날 오후 3시쯤 검은색 점퍼 등 사복 차림으로 이형석(50) 소방경·박수동(31) 소방장·조우찬(25) 소방교의 빈소가 마련된 평택 제일장례식장에 들어섰다. 다른 동료 2명과 함께 이곳을 찾은 A씨는 장례식장 입구에서부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탈출 당시 상처를 입은 듯 한쪽 손목에 의료용 밴드를 감고 있었다. B씨는 침통한 표정으로 A씨를 다독이며 빈소로 향했다. A씨는 동료들의 영정을 보고는 오열했다. 이들이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빈소 밖으로 A씨의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A씨는 조문을 마치고 다른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나올 정도로 슬픔과 충격이 큰 모습이었다. 이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한 소방관은 A씨 등에 대해 “고인이 되신 분들과 같은 팀 소속으로 현장에 같이 투입됐다가 겨우 탈출한 동료들로, 치료받고 왔다”면서 “건강상 큰 지장은 없는데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순직 소방관 3명에 1계급 특진 옥조근조훈장 추서 앞서 경기도는 순직 소방관 3명을 7일 자로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합동영결식은 8일 오전 9시 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된다. 장의위원장은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이 맡는다. 고인들의 유해는 8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 ‘차원 다른 화질’ 삼성의 신무기… ‘車안 가상세계’ 현대차의 신기술

    ‘차원 다른 화질’ 삼성의 신무기… ‘車안 가상세계’ 현대차의 신기술

    “어 QD다. QD 공개하려나 봐.”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전시장 입장을 기다리던 한국 취재진이 일순간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장 출시를 앞둔 ‘차세대 중소형 OLED 제품’이 언론에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지만, 취재진을 맞이한 것은 그간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삼성전자도 실체를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이재용 디스플레이’였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두고 삼성의 비장의 무기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차세대 패널 QD(퀀텀닷·양자점)디스플레이를 전격 공개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화합물 OLED 패널에 빛을 받으면 색을 내는 반도체 결정 물질 ‘QD’를 입힌 패널로,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QD디스플레이를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면서 업계에서는 ‘이재용 디스플레이’로 통한다.시장에서는 애초 QD디스플레이를 장착한 QD TV 공개가 삼성전자의 CES 메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생산 초기 패널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올해 출시 TV 라인업에 QD디스플레이 관련 제품은 담지 않았고, 이번 CES에서도 관련 제품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삼성 차세대 TV의 토대가 될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가 깜짝 공개했다. 전시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패널 기술 개발과 성과를 알리는 차원에서 현장을 방문한 국내 언론에 패널을 공개하기로 오늘 행사 시작 직전에 결정됐다”고 말했다. 전시 공간 입구, 암막 커튼으로 주변 빛을 차단한 ‘다크 터널’에서 QD디스플레이 영상이 1분 30초간 상영됐다. 완벽에 가까운 ‘블랙’을 구현해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했다. 패널에 빛을 쏘는 백라이트 대신 스스로 청색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을 발광원으로 쓰면서 검은색은 더욱 깊고 정교하게 표현됐다. 사람이 영상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의 밝기와 색감이 달리 보이던 시야각 문제도 극복했다. 삼성에 따르면 OLED 패널은 정면으로부터 60도 측면에서 시청하면 휘도가 정면 시청 대비 30~50%까지 떨어져 색감과 밝기도 다르게 전달되지만 QD디스플레이는 같은 조건에서 80% 수준의 휘도를 유지한다.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정의선 회장이 직접 등장해 생소한 개념인 ‘메타모빌리티’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며 이목을 끌었다. 메타모빌리티는 로봇을 비롯한 이동수단(모빌리티)에 메타버스(가상현실)를 접목한 것이다. 현실을 넘어 가상공간에서도 인간에게 이동의 자유를 부여하겠다는 게 골자다.현대차가 그리는 메타모빌리티가 구현된 세계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이동수단은 가상과 현실을 잇는 매개체가 된다. 사용자가 자동차에 탑승하는 순간 가상현실 기술로 구현된 또 다른 세계로 접속된다. 이때 차체 내부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게임방이 되기도, 업무를 위한 회의실이 되기도 한다. 영화 ‘블랙팬서’에 나오는 자동차 추격전을 떠올리면 된다. 영화에는 아프리카의 연구실에서 가상현실에 접속해 한국에 있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기술이 현대차의 메타모빌리티 비전과 그대로 맞아떨어진다.현실의 기계, 사물과 연동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접목할 수 있다. 차 안에 구현한 가상현실과 집에 있는 로봇을 연동해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산책을 시킬 수도 있다. 이를 고도화하면 가상현실 내 실물과 동일한 공장도 구축할 수 있다. 현장에 출근하지 않고 컴퓨터로 공장을 돌리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도 현대차가 상용화를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가 상용화되면 차로 출근하고 있는 한국의 엔지니어가 중국 공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원격으로 접속해 해결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현대차는 현재 개발 중인 ‘MoT’(Mobility of Things)도 이날 공개했다. 작은 테이블에서 커다란 컨테이너박스까지 사물의 크기나 형태와 무관하게 붙이기만 하면 뭐든지 이동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된 로봇 ‘PnD 모듈’을 5일 전시관에서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 [Vegas DM] ‘비장의 무기’ 꺼낸 삼성, ‘로보틱스 신기술’ 낸 현대차

    [Vegas DM] ‘비장의 무기’ 꺼낸 삼성, ‘로보틱스 신기술’ 낸 현대차

    “어 QD다. QD 공개하려나 봐.”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전시장 입장을 기다리던 한국 취재진이 일순간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장 출시를 앞둔 ‘차세대 중소형 OLED 제품’이 언론에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지만, 취재진을 맞이한 것은 그간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삼성전자도 실체를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이재용 디스플레이’였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두고 삼성의 비장의 무기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차세대 패널 QD(퀀텀닷·양자점)디스플레이를 전격 공개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화합물 OLED 패널에 빛을 받으면 색을 내는 반도체 결정 물질 ‘QD’를 입힌 패널로,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QD디스플레이를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강조하면서 업계에서는 ‘이재용 디스플레이’로 통한다. 시장에서는 애초 QD디스플레이를 장착한 QD TV 공개가 삼성전자의 CES 메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생산 초기 패널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올해 출시 TV 라인업에 QD디스플레이 관련 제품은 담지 않았고, 이번 CES에서도 관련 제품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삼성 차세대 TV의 토대가 될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가 깜짝 공개했다. 전시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언론 공개를 놓고 어제까지 다양한 의견과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차세대 패널 기술 개발과 성과를 알리는 차원에서 현장을 방문한 국내 언론에 패널을 공개하기로 오늘 행사 시작 직전에 결정됐다”고 말했다. 전시 공간 입구, 검은색 암막 커튼으로 주변 빛을 차단한 ‘다크 터널’에서 QD디스플레이 영상이 1분 30초간 상영됐다. 패널 표면에 푸른빛을 내는 입자 외에는 완벽에 가까운 ‘블랙’을 구현해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했다. 패널에 빛을 쏘는 백라이트 대신 스스로 청색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을 발광원으로 쓰면서 검은색은 더욱 깊고 정교하게 표현됐다. 패널 소개를 맡은 배상돈 대형사업부 프로는 “디스플레이의 ‘블랙’ 표현 능력은 영상의 화질과 선명도, 입체감 등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영상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의 밝기와 색감이 달리 보이던 시야각 문제도 극복했다. 시중의 OLED 패널은 사람이 정면으로부터 60도 측면에서 시청하면 휘도가 정면 시청 대비 30~50%까지 떨어져 색감과 밝기도 다르게 전달되지만 QD디스플레이는 같은 조건에서 80% 수준의 휘도를 유지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정의선 회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팬서’에 등장했던 가상 운전 솔루션을 소개하며 주목을 끌었다. 영화에서는 아프리카의 연구실에서 지구 반대편 한국의 도로 위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로 제시한 ‘메타모빌리티’ 비전과 맥이 닿아 있다. 현대차는 인간의 이동을 돕는 로보틱스(로봇공학)에 메타버스(가상현실)를 합친 미래 사회상으로 공개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이동 경험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현대차의 메타모빌리티가 구현된 세계에서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이동수단은 가상과 현실을 잇는 매개체가 된다. 자동차에 타는 순간 가상현실로 구현한 또 다른 세계로 접속된다. 차체 내부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서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되기도, 업무를 위한 회의실이 되기도 한다. 현실에 있는 로봇과도 연동할 수 있다. 자동차와 집에 있는 로봇을 연결해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산책을 시킬 수도 있다. 현대차는 현실의 기계나 사물을 컴퓨터 속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을 ‘디지털 트윈’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고도화하면 메타버스에 실물과 동일한 공장을 구축해 가상공간에서 공장을 운용하는 ‘스마트팩토리’도 실현할 수 있다. 현대차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사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이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기술이 진보하면 후각, 촉각 등 로봇이 수집하는 다양한 감각 데이터를 사용자가 직접 느끼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그리는 로보틱스 비전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물의 크기, 형태와 무관하게 붙이기만 하면 이동시킬 수 있는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런 비전에 ‘MoT’(Mobility of Things)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와 관련, 현대차가 CES에서 최초로 공개한 로봇은 ‘PnD 모듈’이다. 모터, 스티어링(조향), 서스펜션, 브레이크, 환경인지 센서를 하나로 결합한 일체형 모빌리티다.
  • [Vegas DM]“압도적 몰입감”…CES서 베일 벗은 삼성 ‘QD 디스플레이’

    [Vegas DM]“압도적 몰입감”…CES서 베일 벗은 삼성 ‘QD 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QD(퀀텀닷) 디스플레이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서 공개했다. QD-디스플레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디스플레이 시장 미래 먹거리로 강조한 패널로, 이날 처음으로 실물이 공개된 QD-디스플레이는 압도적인 표현력을 과시하며 또 한번 디스플레이 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나노 크기의 반도체 결정 물질인 ‘퀀텀닷’ 컬러 필터를 입힌 것으로, 빛에너지를 받으면 스스로 색을 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앙코르호텔 프라이빗 부스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QD-디스플레이를 깜짝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현지 언론 대상 제품 설명회 일정을 공지하면서 주요 전시 내용을 ‘차세대 중소형 OLED 제품’이라고만 밝혔다. 삼성 측은 애초 QD-디스플레이를 현장을 찾는 거래선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이었으나 CES 개막이 다가오면서 언론 공개 방향으로 선회했다.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패널 기술 개발과 성과를 알리는 차원에서 현장을 방문한 국내 언론에 패널을 공개하기로 행사 시작 직전에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의 QD-디스플레이는 경쟁사 LG와 같은 OLED 패널을 기반으로 하지만, 패널에 빛을 내는 발광원과 빛과 색을 구현하는 원리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LG의 OLED 디스플레이는 백색(화이트) 소자를 발광원으로 두고 있지만, 삼성 QD-디스플레이는 스스로 빛을 내는 청색 발광원을 QD층에 쏴 빛의 삼원색인 적색과 녹색, 청색을 표현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 외부에 공개한 QD-디스플레이의 표현력은 압도적이었다. 영상의 선명도와 입체감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블랙’(검은화면)을 완벽에 가깝게 보여줬다. 검은색 암막 커튼으로 조성한 ‘블랙 터널’에서 약 1분 30초간 진행된 QD-디스플레이 시연회는 암흑의 우주 속을 유영하는 듯 빨려드는 느낌이었다.시연회에 이어진 패널 특성 소개에서는 기존 OLED 패널과의 차이가 더욱 또렷해졌다. 인천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장시간 비행과 현지에서 누적된 피로 탓에 시야가 급격히 흐려진 상태였지만 QD-디스플레이 영상 시청 환경에서는 시력에 꼭 맞는 안경을 쓴 것처럼 여러 겹으로 보이던 피사체의 윤곽이 한결 선명해졌다. 사람이 영상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의 밝기와 색감이 달리 보이던 시야각 문제도 QD 패널에서는 이렇다 할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QD-디스플레이의 경우 정면으로부터 60도 각도인 측면에서 시청해도 휘도가 80% 수준을 유지하지만, 다른 디스플레이는 30∼50% 수준까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아직 생산 초기인 QD-디스플레이 수급 문제 등으로 이번 CES에서는 QD TV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중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여주 ‘영월루‘ 스프레이 낙서는 10대들 소행

    여주 ‘영월루‘ 스프레이 낙서는 10대들 소행

    경기도 지정문화재(도 문화재자료 제37호)인 영월루(迎月樓)를 낙서로 훼손한 10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4일 이 같은 사건에 대해 여주시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 A(10대) 군 등 2명을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A군 등은 지난달 29일 오후 2시 20분쯤 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영월루 초석과 기둥, 2층 마루 등 10여 군데에 낙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발견한 시는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스프레이 페인트 등을 수거했으며, 도시안전정보센터에 CC(폐쇄회로)TV 확인 요청을 하는 한편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8세기 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영월루는 옛 여주 관아의 정문으로, 일제강점기였던 1925년 관아가 철거되자 당시 신현태 군수가 현재 영월공원 자리로 옮겨 세웠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추적을 통해 A군 등이 범행하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곧 이들을 소환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상 첫 전원 흑인 등반대 9명, 에베레스트 도전 나선다

    사상 첫 전원 흑인 등반대 9명, 에베레스트 도전 나선다

    전원 흑인으로 구성된 등산 원정대가 사상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단체 등정에 도전한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해외언론은 흑인들에게는 마치 '식민지 역사'와 같은 공간인 에베레스트 산 등정에 나선 '풀 서클 에베레스트 탐험대'의 사연을 보도했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모두 흑인들로 전문 산악인부터 운동선수, 교사, 사진작가, 참전용사,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 등산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이들의 야심찬 포부는 흑인들의 에베레스트 등정 역사와 맞물려있다. 지난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역사상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이래 그간 총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산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중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흑인은 단 8명에 불과하다. 이는 그만큼 에베레스트 등정에 도전하는 흑인들의 수가 적었기 때문인데 이에 관해서는 여러 해석이 존재한다. 과거 산악계에도 골프와 테니스처럼 흑인을 거부하는 풍토가 있었다는 점과 돈이 많이 든다는 점 등이다.원정에 참여한 프레드 캠벨은 "1953년 힐러리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을 때 흑인들은 산에 접근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특히 당시 흑인들은 투표조차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원정대는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향하는 최초의 검은색과 갈색의 원정대"라면서 "이번을 계기로 등산의 미래를 바꾸기 원한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에베레스트 정복을 위해 훈련 중으로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기금마련에 나서 이미 목표액 15만 달러를 채웠다. 등반에 참여한 로즈마리 살은 "내가 등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항상 '흑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듣는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그같은 고정관념을 깨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 ‘여자 잡스‘에 사기 유죄 평결 “‘될 때까지 되는 척’ 안된다”

    ‘여자 잡스‘에 사기 유죄 평결 “‘될 때까지 되는 척’ 안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여자 잡스’로 통했던 바이오 스타트업기업 테라노스의 창업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37)가 사기 혐의 등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캘리포니아주 법원 배심원단은 3일(현지시간) 테라노스 사기 사건으로 기소된 홈스의 범죄 혐의에 대해 7일의 숙의 끝에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은 4개월 동안 진행돼 30명의 증인이 증언대에 섰고 남성 8명과 여성 4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유죄 평결을 내린 4개 혐의를 둘러싸고도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해 숙의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재판장은 배심원들에게 견해가 갈린 3개 혐의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피력해보라고 해 시간이 많이 갈렸다. 배심원단은 홈스가 테라노스를 통해 투자자들을 속였다며 사기와 공모 등 4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 다만, 환자를 속인 혐의 등 다른 4건의 중범죄 혐의에는 무죄를 평결했고, 그 나머지 3건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장 재킷을 입고 법정에 나온 홈스는 자리에 앉아 몇 차례 고개를 숙였고 유죄 평결이 내려지자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홈스는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혈액 몇 방울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진단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실리콘밸리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한때 90억 달러(약 10조 7000억원)까지 치솟았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홈스가 주장한 진단 기술이 사실상 허구로 드러나면서 ‘0’으로 추락했고 결국 청산됐다. 검찰은 2018년 6월 홈스와 그녀보다 19세 연상의 옛 남자친구이자 테라노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라메시 ‘서니’ 발와니가 투자자들과 환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저질렀다며 기소했다. 홈스는 재판 내내 발와니로부터 성적, 정신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에게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홈스가 사업 실패보다 사기를 선택했고 부정직한 결정을 내렸다”며 “그 선택은 범죄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녀를 구금하지는 않았으며 다음주 추가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선고일은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유죄 평결이 내려진 4건의 혐의에 각 20년씩, 최대 80년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이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을 추적해 온 변호사 데이비드 링은 “홈스가 적어도 몇년은 감옥에 수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재판 내내 무죄를 주장해온 홈스가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AFP 통신은 “홈스는 실리콘밸리의 추락한 스타”라며 “차세대 테크기업 선지자였으나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고 전했다. 홈스는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열아홉 살에 테라노스를 창업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터틀넥 셔츠를 즐겨 입어 ‘여자 잡스’로 불렸고, 미디어 업계 거물 루퍼트 머독, 월마트와 암웨이를 창업한 가문의 투자를 이끌어내 최연소 여성 억만장자에 올랐다. 테라노스는 헨리 키신저·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등이 참여한 호화 이사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또 그녀의 프레젠테이션 솜씨는 한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매혹시켰고, 2015년 회사 실험실을 방문했던 조 바이든 현 대통령(당시는 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안겨줬다고 AP는 전했다. 그러나 홈스에게는 몰락의 길이 예정돼 있었다. 2015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테라노스의 기술적 결함을 잇달아 보도하며 실리콘밸리 최대의 사기 스캔들이 드러났다. AP는 “‘될 때까지 되는 척’하며 끝없는 낙관론을 펼치는 실리콘밸리 기업가의 행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재판이었다”며 “홈스의 대담한 꿈은 굴욕의 악몽이 됐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클레이튼 BBC 북미 빅테크 전문기자는 이번 평결이 “투자자들에게 진실이 아닌 것을 얘기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에게 명백하고 솔직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임인년 범 내려온다…병 몰아낸다

    임인년 범 내려온다…병 몰아낸다

    십이간지 동물 중 호랑이만큼 한국인에게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동물이 또 있을까. 1988 서울올림픽,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에 뽐낸 한국의 캐릭터는 ‘호돌이’와 ‘수호랑’이었고, 2020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캐치프레이즈는 ‘범 내려온다’였다. 대한민국 육군의 마스코트는 군모를 쓰고 있는 ‘호국이’고, 축구 국가대표팀은 상징 엠블럼을 태극 마크에서 호랑이로 바꿨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호랑이 중에서도 검은 호랑이의 해다. 십간 중 아홉 번째인 ‘임’이 검은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호랑(이)’이라는 용어는 범과 이리를 뜻하는 호(虎)와 랑(狼)에서 비롯했다. 원래 무서운 동물을 의미했지만, 후대로 가면서 범이라는 특정 동물을 일컫는 단어로 굳어졌다. 범은 호랑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전 세계에서 호랑이는 아시아 대륙에만 분포해 있었는데, 한반도에서는 적어도 10만년 이상 사람과 함께 살아왔다. 충북 청주 두루봉 동굴유적에서 발견된 호랑이 뼈는 12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호랑이는 오랫동안 한민족과 함께했지만,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포호정책과 일제강점기 해수구제정책 등 맹수 사냥의 여파로 20세기 후반 한반도에서 사라졌다. 남한에서 마지막으로 호랑이가 잡힌 것은 1940년대다. 북한에서는 1987년 자강도에서 수컷 호랑이가 포획됐다. 수천년간 호랑이를 바라보는 인간의 감정은 양가적이었다. 우선 사람을 해치는 파괴력에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꼈다. 호랑이에게 해를 입는 것, 즉 호환(虎患)을 역병 못지않은 재앙으로 여겼을 정도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 힘과 용맹함을 사랑하고 부러워했다. 때문에 호랑이는 영험한 동물로 대접받았고, 산신령이나 산군으로도 여겨졌다. 선조들은 호랑이가 많이 나오는 지역 또는 호랑이의 형상을 한 지역을 일컬어 범골 마을, 복호봉, 범바위 등으로 불렀다. 여기서 호랑이는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을 대변해 징벌받는다는 의미일 때도 있고, 반대로 신성성이 강조돼 마을 주민들을 보호하는 의미일 때도 있다.그만큼 우리 문화에서도 익숙하고 관련이 깊다. 고조선 단군신화에서 환웅의 배필 자리를 차지한 것은 곰이었지만, 전통 풍습과 민속에서는 호랑이가 훨씬 많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그림이나 부적 등에 새겨져 나쁜 기운을 막는 벽사의 수단으로 쓰였다. 새해 첫날 호랑이 그림을 그려 붙이는 세화(歲), 단오에 쑥으로 호랑이 형상을 만드는 애호(艾虎) 등은 모두 범의 용맹함에 기대 불운을 막으려 했던 조상들의 풍습이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범굿’을 지내기도 했다. 전통문학이나 설화 등에서도 호랑이는 매우 자주 등장한다. 구비문학 자료를 모은 한국구비문학대계에 따르면 십이지와 관련한 설화 1283건 중 호랑이와 관련된 게 501건으로 약 40%에 달한다. ‘호랑이와 곶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팥죽할멈과 호랑이’ 등 제목만 들어도 낯익은 각종 전래동화에서 복합적인 모습으로 읽혔다. 설화 속 호랑이는 때로 인간과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소통하고 선한 사람의 은혜를 갚지만, 때로는 포악하고 어리석으며 우스꽝스럽다. 호랑이를 둘러싼 각종 단어, 속담, 고사성어도 여럿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처럼 현재까지도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 많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임인년 호랑이띠 해를 맞이해 3월 1일까지 ‘호랑이 나라’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과거 혼례 때 신부의 가마에 덮곤 했던 호피 모양 천, 상여 장식에 조각한 호랑이 모양 인형 등 각종 전시품을 선보인다. 호랑이의 민족답게 고위 관리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호랑이를 큰 상징으로 썼음을 알 수 있다.
  • 58만원에서 7000만원까지…얼굴 없이 사랑 키운 22년

    58만원에서 7000만원까지…얼굴 없이 사랑 키운 22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도 전북 전주시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2000년 4월 58만 4000원이 든 돼지 저금통을 전달한 이후 22년째다. 29일 오전 10시 5분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전화벨이 울렸다. 5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근처 성산교회 오르막길에 주차된 트럭에 상자가 있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얼굴 없는 천사임을 직감한 직원들이 달려가 보니 상자가 있었다. 천사는 2019년 도난사건이 발생하자 전달 장소를 주민센터 공터에서 인근 골목길로 바꿨다. 상자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은 편지와 함께 현금 7009만 4960원(5만원권 14다발과 동전 9만 4960원)이 들어 있었다. 이로써 얼굴 없는 천사가 전달한 성금은 모두 8억 872만 8110원에 이른다. 심규언 노송동장은 “주민들은 선행을 본받고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천사(1004)를 상징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정해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09년 12월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천사비를 세웠다. 경기 구리시에서는 한 노인이 폐지를 주워 팔아 모은 10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면서 기부했다. 시에 따르면 7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지난 27일 오전 수택2동 행정복지센터를 방 문해 민원 창구에 검은색 비닐봉지를 내밀었다. 직원은 봉지 안에 든 현금 뭉치를 보고 놀랐다고 한다. 5만원권 200장이었다. 이 노인은 “1년간 폐지를 주워 모은 돈”이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말했다. 직원이 인적사항을 묻자 노인은 “김씨”라고만 말한 뒤 떠났다. 센터는 현금을 수택2동 저소득층 100가구에 나눠 줄 계획이다.
  • 호랑이 ‘으르렁’에 아이 울음 뚝…일시 마비 부른 초저주파 때문

    호랑이 ‘으르렁’에 아이 울음 뚝…일시 마비 부른 초저주파 때문

    ‘흰 소’가 퇴장하고 ‘검은 호랑이’가 등장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2022년은 60갑자의 서른아홉 번째, 십이지 동물 중 세 번째인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이다. 일부에선 임인년을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부르는데 이는 십간(十干)의 아홉 번째 ‘임’(壬)이 열 번째 ‘계’(癸)와 함께 물의 기운을 상징하고 방향으로는 북쪽, 오방색 중 검은색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호랑이가 창경궁 뒤편 숲에서 새끼를 낳았다는 기록이 등장할 정도다. 영국,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한국 공동연구팀은 “1870~1900년 조선을 여행했거나 거주했던 서구인의 책과 현장노트, 편지, 일기 등을 분석한 결과 한양 도성 안에서 표범을 직간접으로 목격했다는 기록 12건을 찾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생명과학 국제학술지 ‘최신 보전과학’ 11월호에 발표한 바 있다. 조선시대엔 ‘착호군’이라는 이름으로 호랑이 사냥을 전담하는 일종의 특수부대까지 운영했을 정도로 호랑이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해수(害獸·해로운 짐승)구제사업은 이 땅에서 호랑이 씨를 말리는 데 결정타가 됐다. 2015년 독일, 영국, 덴마크 과학자들은 호랑이 2000마리 두개골과 100마리의 호랑이 가죽 색상, 줄무늬, 생태학적 특성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지구상에 있는 호랑이는 순다 호랑이, 대륙 호랑이 2종으로만 구분된다는 연구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발표했다. 그렇지만 2018년 미국 야생동물보전협회, 중국 베이징대 중심의 국제공동연구팀은 호랑이 32마리 유전체 전체를 비교분석해 호랑이 아종은 2종이 아닌 6종이라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었다. 실제로 많은 학자들은 호랑이 아종을 6종으로 보고 있다. 호랑이가 몇 종인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종을 정확히 알아야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맞춤 전략을 세울 수 있다.호랑이는 사자, 표범과 함께 대표적인 고양이과 맹수이지만 옛날 이야기나 민화에서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해 어려서부터 친숙한 동물이기도 하다. ‘달님과 햇님’에서 호랑이는 떡을 이고 가는 엄마 앞에 나타나 으르렁대며 떡을 빼앗아 먹다가 결국 엄마까지 잡아먹고 ‘곶감과 호랑이’에서는 할머니가 계속 울어대는 아이에게 “자꾸 울면 호랑이가 잡아간다”라며 달랜다. 엄마가 호랑이와 맞닥뜨렸을 때 꼼짝없이 떡을 내놓을 수밖에 없고 호랑이의 으르렁거림에 울음을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 과학자들은 호랑이 울음 소리에 섞인 초저주파 때문으로 보고 있다. 소리에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를 가진 것이 있는가 하면 파장이 너무 길거나 짧아 들을 수 없는 소리도 있다. 가청 주파수는 20~2만㎐(헤르츠)이고 2만㎐가 넘는 소리는 초음파, 20㎐ 미만은 초저주파이다. 초저주파를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동물들도 있지만, 호랑이는 초저주파로 먹잇감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동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호랑이는 가청주파수의 포효를 내기도 하지만 들을 수 없는 초저주파 소리를 내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호랑이가 내는 17~18㎐의 초저주파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실험을 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이 ‘으스스한 느낌’을 받고 순간적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한다. 이는 초저주파가 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1년간 폐지 주워 모은 돈”…1천만원 기부하고 간 ‘김 노인’

    “1년간 폐지 주워 모은 돈”…1천만원 기부하고 간 ‘김 노인’

    경기 구리시에서 한 노인이 폐지를 주워 팔아 모은 돈 10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익명으로 기부했다. 29일 구리시에 따르면 7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지난 27일 오전 구리시 수택2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민원 창구에 검은색 비닐봉지를 내밀었다. 창구 직원은 봉지 안에 든 현금 뭉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현금 뭉치는 5만원권 200장이었다. 이 노인은 “1년간 폐지를 주워 팔아 모은 돈”이라며 “수택2동의 어려운 이웃을 써 달라”고 말했다. 창구 직원이 인적 사항을 묻자 노인은 “김씨”라고만 짧게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행정복지센터 측은 “이 노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면서 익명을 원한 기부자의 마음을 존중해 신원을 더 이상 파악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행정복지센터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이 현금을 수택2동 저소득층 100가구에 나눠줄 계획이다. 구리시 관계자는 “폐지를 주우며 힘들게 모은 소중하고 값진 돈”이라며 “기부자의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게 그대로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빙판길 사고 외국인 돕던 외국인 3명 차량에 치어 숨져

    빙판길 사고 외국인 돕던 외국인 3명 차량에 치어 숨져

    충남 아산에서 사고 차량 필리핀 운전자를 돕던 우즈베키스탄인 등 외국인 3명이 차에 치어 숨졌다. 28일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8시 27분쯤 아산시 인주면 인주산업단지 교차로 편도 2차선 도로에서 1t 화물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도로를 가로막았다. 필리핀 국적의 화물차 운전자 A(45)씨가 밖으로 나와 회사에 전화하는 사이 뒤따르던 검은색 쏘렌토 탑승자 4명이 A씨를 도우려고 수십m 후방에 차를 세워놓고 달려왔다. 쏘렌토 운전자는 카자흐스탄, 나머지는 우즈베키스탄·러시아인이다. 몇 분 후 이들이 있던 화물차를 이모(52)씨가 몰던 흰색 쏘렌토가 들이받았다. 화물차가 갑자기 뒤로 밀리면서 화물차 뒤 외국인 5명을 덮쳤다. 이 충격에 A씨와 쏘렌토에 탔었던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인 등 3명이 숨지고, 러시아 국적의 같은 쏘렌토 탑승자 2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화물차 운전자 A씨는 3~4년 전부터 가족과 떨어져 플라스틱 박스를 만드는 아산시 K사에서 일해오다 참변을 당했다. A씨와 검은색 쏘렌토 탑승 외국인들은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기상청에 따르면 아산지역에는 사고가 나기 직전인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1.8㎝ 눈이 내리면서 일부 도로가 빙판길로 변해 있었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통해 흰색 쏘렌토 운전자 이씨의 전방주시 의무 소홀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 김건희 ‘애교머리’까지 등장한 SNL…정치 패러디 어디까지

    김건희 ‘애교머리’까지 등장한 SNL…정치 패러디 어디까지

    김건희 애교머리에 목덜미 장면까지…매운맛 정치풍자 ‘SNL코리아’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패러디하면서 정치풍자에 나섰다. 28일 SNL코리아 시즌2에서 배우 주현영은 검은색 정장과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김건희씨의 ‘애교머리’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번 영상에는 김민교와 주현영이 각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그 부인인 김건희씨 역을 맡았다. 권혁수와 정이랑은 각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로 분했다. 영상에서 정이랑은 주현영의 블라우스를 가리키며 “어머나, 이거 프랑스 자수 맞죠? 너무 예쁘세요”라며 “어머, 나도 프랑스 자수 좋아하는데 어디서 좀 배우셨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주현영은 “감사해요. 제가 프랑스 자수 좋아해서 직접 만들었어요”라며 “문화센터. 문센”이라고 답해 폭소를 유발했다. 정이랑이 “나도 거기서 배웠는데. 어디요?”라고 묻자, 주현영은 “잠실 롯데백화점”이라고 대답했다. 정이랑이 다시 “어머, 나도 잠실 롯데백화점에서 프랑스 자수 배웠어요. 혹시 몇 기세요”라고 묻자 주현영은 당황한 듯 “몇 기더라. 기억이 안 나는데. 5기였다”라고 말했다. 정이랑이 “나도 5기인데. 근데 난 왜 처음 뵀을까. 사람이 없어서 서로 다 아는데”라고 압박하자 주현영은 “아…제가 한 번 나갔어요. 한 번. 그것도 어쨌든 나간 건 나간 거니까”라고 말을 흐렸다.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풍자한 것이다.그러자 김민교는 “저랑 결혼하기 전이고, 기억도 나지 않고”라며 “저희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로 분한 권혁수가 “아니 잠시만요. 잠시만요”라고 휴대전화를 꺼내자, 김민교는 주현영의 목덜미를 붙잡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는 한 매체가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 입장을 듣기 위해 찾아갔다가 한 남성이 김건희씨의 목덜미를 붙잡고 황급히 모습을 숨긴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아들, 아마 PC방에 가지 않았을까요”…이재명 후보도 풍자 이재명 후보도 풍자를 피하지 못했다. 김민교는 권혁수·정이랑에게 “오해는 마시고, 제가 두리번두리번 보니까 ‘아드님은 어디 가셨나’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권혁수는 “아마 PC방에 가지 않았을까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민교는 “아드님이 PC방에서 뭐 걸고 이런 걸 좋아하나 봐요”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앞서 이 후보 아들의 불법도박 문제를 풍자한 것이다.앞서 한 매체는 이 후보의 장남으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2019~2020년에 걸쳐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불법 도박 경험을 담은 글 200여 개를 작성했다면서 불법 도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는 지난 16일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사과한 바 있다. 네티즌 반응은 폭발적이다. 쿠팡플레이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해당 해당 영상 조회수는 28일 18만회를 넘어섰다.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전 국립고궁박물관장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전 국립고궁박물관장

    새해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 호랑이해다. 호랑이 중에서도 검은 호랑이다. 하필 검은 호랑이인가. 우주 만물은 오행, 즉 목·화·토·금·수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여기에 음양을 합치면 10이 되는데 이게 바로 10간이다. 십간은 각기 특정한 색과 방향, 시간을 상징한다.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경·신은 백색, 임·계는 흑색이다. 임은 검은색이고, 해를 나타내는 ‘년’의 인이 호랑이이기 때문에 새해를 검은 호랑이라고 칭한 것이다. 임인년은 하늘과 줄기를 상징하는 천간 임(壬)과 땅과 가지를 상징하는 지지 인(寅)을 짜 맞춘 것이다. 임은 맡은 바를 자연의 이치에 맞추어 만물이 싹을 틔우는 모양새다. 호랑이 인은 펼쳐 자라나는 것을 이른 연(演)으로, 만물이 자신을 드러내 처음으로 땅 위로 솟아나는 모습이다. 그래서 시간도 여명을 알리는 새벽 3시부터 5시로 하고, 계절도 봄이다. 한마디로 임인년은 만물이 음기 속에서 양기를 받아 호랑이처럼 힘을 펼치는 해라 하겠다. 호랑이의 호(虎)는 호(?ㆍ호랑이 가죽)와 인(?ㆍ사람의 발 모양)이 합쳐진 글자다. 중국의 용, 이집트의 사자처럼 호랑이는 우리 민족의 상징이다. 우리에게 호랑이는 공포와 두려움의 존재가 아닌 부귀와 권위의 상징이요, 잡귀와 부정을 막는 수호신으로, 해학적이며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인간미 넘치는 동물이다. 때론 시집가는 새색시 가마 위에 호랑이 가죽(호피)을 덮어 부정과 잡귀를 막고, 부녀자들은 액을 막기 위해 호랑이 발톱으로 노리개를 만들어 차고 다녔다. 조선시대에는 무관의 관복 앞뒤에 단 흉배에도 늠름한 호랑이를 수놓아 부귀와 권세를 상징했다. 심지어 밥상 다리를 호랑이 다리 모양으로 만들어 호족반이라 했다. 새해 첫 달 정월에는 문배라 하여 호랑이 그림이나 ‘虎’ 자를 대문에 붙여 부정과 잡귀를 막았다. 흔히 띠를 속상 또는 생초라 하는데, 상이란 면상으로 얼굴을 뜻한다. 한마디로 자아의 내면세계를 열두 동물의 얼굴로 대변한 것이 십이지다. 그래서 띠는 사람의 심장에 숨어 있는 동물이라 생각해 그해의 동물 이미지가 심성에 투영돼 성향이나 운명이 비슷할 것이라 여겼다. 호랑이해에 태어나면 범처럼 용맹하고 날쌔게 될 것처럼 말이다.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토정비결과 사주를 보고, 혼인을 앞둔 신랑신부는 슬며시 궁합도 본다. 호랑이띠는 개띠와 말띠와 서로 좋고, 닭띠와는 상극이다. 호랑이의 포효와 개의 쇳소리, 말의 울음소리는 서로 화합한다. 반대로 호랑이는 닭 우는 소리를 싫어하고, 주둥이가 짧은 것을 싫어한다. 또한 방위로 볼 때 닭은 서방이고, 서방은 흰색이기 때문에 호랑이는 흰색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닭이 홰를 세 번 치고 꼬리를 흔들면 사냥하는 것도 멈추고 동굴로 들어간다. 호랑이가 양에 속하는 동물임에도 주로 밤에 사냥하는 야행성인 것도 같은 연유다. 새해 태어나는 아이는 기왕이면 낮보다는 밤에, 그것도 한밤중에 태어나면 더욱 좋다. 한때 공자가 제자들과 여행하는 도중 무덤 앞에서 구슬피 우는 아낙을 보고 제자 자공에게 사연을 알아보도록 했다. 그 부인은 시아버지와 남편이 호랑이에게 죽임을 당해 슬픔을 가눌 수 없는데, 이번에는 자식마저 호랑이에게 잡혀 먹게 됐다며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이 말을 들은 공자가 “그럼 왜 이 땅을 떠나지 않는가. 호랑이가 없는 다른 지방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부인은 “이 땅에는 가혹한 정치가 행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법이다’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누구보다도 위정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한다.
  • 검은 스카프, 이마 보이는 단발…김건희, 국민 앞에 고개 숙였다[현장]

    검은 스카프, 이마 보이는 단발…김건희, 국민 앞에 고개 숙였다[현장]

    “부디 용서해달라. 진심으로 사죄”‘허위 이력 의혹’ 인정“잘 보이려 경력 부풀려”입장문 발표 도중 울먹이기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26일 본인을 둘러싼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검은색 정장에 흰 블라우스, 검은 스카프를 두른 채 기자회견장에 선 김씨는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부터 했다. 입장 발표를 마친 뒤에도 ‘90도 인사’를 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 어렵고 힘든 길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사죄 말씀 드린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밝혔다.바뀐 헤어스타일…단정한 ‘단발머리’로 변신 김씨의 바뀐 헤어스타일도 눈길을 끌었다. 그간 앞머리와 ‘애교머리’라고 불리는 옆머리로 이마를 가렸던 김씨는 이날 이마를 훤히 드러냈다. 또 그간 긴머리를 유지해왔으나, 이날은 중단발머리로 변신했다. 지난 15일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었는데, 이때도 앞머리로 이마를 가린 긴 헤어스타일이였다.“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 받는 현실에 가슴이 무너진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이 있었다”며 의혹을 일부 인정했다. 그는 또 아이를 유산한 경험을 공개하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국민들을 향해 “부디 용서해달라.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린다”며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 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 과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는 “많이 부족했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부디 노여움을 걷어 달라”고 강조했다.김씨는 윤 후보를 언급하며 “남편을 처음 만난 날, 검사라고 하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는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녀도 자신감 넘치고, 호탕했고, 후배들에게 마음껏 베풀 줄 아는 그런 남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그런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됐다. 제가 없어져야 남편이 남편답게 평가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며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제 허물은 너무 부끄럽다”고 덧붙였다.이준석, 김건희 사과에 “용기 긍정 평가하면 좋겠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김씨가 대국민 사과한 데 대해 “후보자 배우자의 오늘 용기는 각자가 보기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후보자의 배우자가 위축되지 않고 본인의 원래 성격대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선거 승리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후보자의 배우자가 대중적으로 행보를 했을 때 기존에 상대 당의 의혹 제기나 본인이 원하지 않는 시간과 장소에서 언론에 포착되었을 때의 모습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김씨가 이날 회견에서 향후 공개 활동에 선을 그은 데 대해 대선 후보 부인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모과, 쓸모없고 못생긴 열매라는 편견/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모과, 쓸모없고 못생긴 열매라는 편견/식물세밀화가

    충북 청주 나의 외할머니 댁 근처에는 심어진 지 500여년 된 모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명절날 외할머니 댁에서 친척들과 왁자지껄 시간을 보내다가 나만의 조용한 시간이 필요할 때면 나는 종종 이 모과나무 근처를 배회하다 돌아온다. 조선시대 이 근처에 기거하던 유학자 류윤은 세조의 부름에 불응하며 자신을 모과나무에 비유해 ‘나는 모과나무처럼 쓸모없는 사람’이라 했다고 한다. 모과나무가 쓸모없다는 말은 열매가 딱딱하고 맛이 없어 과일로 먹지 못한다는 의미일 것이다.실제로 모과나무는 열매가 딱딱하고 텁텁한 데다 맛도 시어 생과로 먹을 수가 없다. 게다가 여느 과일처럼 표면이 둥글지 못하고 울퉁불퉁해서 예로부터 못생기고 쓸모없는 나무라 불려 왔다. 지난달 동네 공원에 있는 모과나무에 노란 열매가 열린 것을 보고 사진을 찍는데 지나가던 어르신이 내게 다가와 “모과 열렸네. 그런데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잖아요. 못생긴 모과를 뭐 하러 찍어요”라고 말씀하며 가셨다. 나 역시 웃으며 넘기긴 했지만, 사실 이 말에 공감할 순 없었다. 모과나무는 너무나 아름다운 꽃과 수피와 수형을 지닌 나무이기 때문이다. 물론 열매도 더없이 소중하다. 봄에 피는 분홍색 꽃, 그리고 수피가 벗겨지면서 드러내는 다채로운 껍질색은 모과나무가 도시 공원에 많이 심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들은 특별한 관리 없이 열매도 잘 열린다. 열매는 과일로 먹을 순 없을지언정 차나 술로 가공해 먹기 좋다. 열매 살이 두껍고 딱딱한 특징은 가공 후에도 오래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된다. 평소 두통이 잦아 향수와 디퓨저를 쓰지 못하는 내가 유일하게 차 안에 두는 향 대용품도 모과나무 열매다. 어떤 향이든 맡으면 금방 두통이 밀려오는데 모과의 향은 아무리 맡아도 기분이 좋다. 마당에 모과나무를 키우는 지인이 이 사실을 알고는 겨울이면 내게 모과 열매를 대여섯 개씩 보내고, 나는 차 안에서 이 달콤한 모과 향기를 맡으며 산으로 들로 식물을 관찰하러 다닌다. 모과가 천연향료로서 좋은 이유는 또 있다. 다른 열매는 시간이 지나 썩거나 녹으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도 하는데, 모과는 시간이 오래 지나도 달콤한 향이 지속된다. 이것은 열매 속 씨앗을 번식시킬 동물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혹하기 위한 모과만의 생존 전략인 것 같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열매에 끈적끈적한 액체가 묻어나며 향이 짙어진다. 향을 내는 정유 성분이 밖으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그러니 모과나무는 나에게만큼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하고 아름다운 열매다. 모과나무의 열매, 그리고 할미꽃과 호박꽃. 모두 우리나라에서 ‘못생김’의 대명사로 불리는 식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그림으로 기록하면서 정말 못생긴 것은 식물이 아니라 이들을 멀리에서만 바라보고 편견을 가졌던 내 편협한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들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식물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이미 원예산업 속 식물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연구를 통해 식물 연구자들 역시 화려하고 눈에 띄는 식물을 선택하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호주 커틴대의 킹슬리 딕슨 박사 연구팀은 식물 연구자들이 자기 분야에서 어떤 기준으로 연구할 식물을 선택하는지 조사했다. 1975년부터 2020년까지 발표된 알프스 자생 식물 논문 280편을 대상으로, 연구 주제로 선택된 식물종의 색과 형태 그리고 눈에 잘 띄는 특성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연구자들은 작은 꽃보다 크기가 큰 꽃을, 초록색과 검은색처럼 눈에 띄지 않는 색보다 분홍색, 흰색 꽃과 같이 화려한 색의 꽃을 훨씬 더 많이 선택해 연구했다고 한다. 개체의 희귀성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무엇보다 자연에 많지 않은 파란색 꽃이 가장 많이 연구됐다. 딕슨 박사가 이 연구를 통해 전하고 싶은 바는 연구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태계에 중요하거나 긴급한 보전이 필요한 식물을 놓치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식물의 외형은 식물의 가치 혹은 효용성과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연구자도 동물이자 인간이기에 이에 따른 한계성은 있고, 눈이 있는 한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지배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의식적으로라도 작거나 어두운 색의 식물처럼 눈에 띄지 않는 존재를 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어떤 식물이 특별히 중요하고 인류의 복지에 도움이 될지는 우리가 자세히 조사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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