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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혜로운 생활/‘숲해설가’ 배출 프로그램 현장취재

    강사1 사람에게는 왜 귀가 두 개 있을까요.자,눈을 지그시 감고 한쪽 귀는 생활현실에,다른 한쪽 귀는 숲속에 귀를 기울여보세요.무슨 소리가 들리죠? 주부1 물소리,생명의 소리요. 회사원1 자동차 경적소리,핸드폰 소리요. 강사2 사람은 평생 몇그루의 나무를 소비할까요? 주부,회사원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바라본다. 강사2 숲은 산소를 생산하는 자연 발전소입니다.사람은 하루 숨을 쉬기 위해서 평균 0.75㎏의 산소가 필요합니다.결국 일생동안 여러분 각자는 360그루의 나무에서 제공되는 산소량을 필요로 하지요. 월드컵 4강진출의 신화를 이루던 지난 22일 오후 1시.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 자연휴양림’숲속에는 보기드믄 광경이 연출됐다.‘숲해설가협회’(공동대표전영우 국민대교수·한대웅 숲해설가)에서 마련한 ‘제4차 숲체험 프로그램’에 주부,회사원,교사,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남녀노소 37명이 참석,강사와 즉흥 문답식의 대화가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깊은 산속에 마련된 야단법석(野壇法席)의 분위기여서 그런지 일상을 훌훌털어버리고 숲속으로 나온 참가자들은 새록새록 느껴지는 숲의 신비로움에 각자 감탄사를 절로 연발했다. 초등학교 교장직에서 정년퇴임한 김상호(65·경기도 고양시 일산)씨는 “아이들 교육에 평생 몸을 바쳤지만 숲의 소중함과 자연에 대해 너무 몰랐다.숲을 체험하고 나서 교육자로 지냈던 과거의 내 자신이 새삼 부끄러워진다.”면서 “앞으로는 숲해설을 위한 봉사의 길로 여생을 보낼 생각이다.그래서 오늘은 새로운 삶을 위해 교생실습을 나온거나 마찬가지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육군에서 계급정년(준사관)으로 10년전에 전역한 유동년(68·강원도 횡성)씨는 “우리 시대에는 나무를 심었다.이제 그 나무와 같이 생활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그동안 정신없이 살아오느라 숲을 너무 소홀한 것 같아 미안함을 느낀다.늦게나마 나무와 숲을 제대로 알고 싶어 오늘 이렇게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부 이경숙(44·서울 사당동)씨는 “가족의 건강을 책임진 주부로서 생태계의 원리를 공부해보고 싶어 참석했다.”면서 “집에 돌아가면 우리집 식탁을 생태계의 원리에 맞춰 꾸며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직장에 하루 휴가를 내고 ‘숲체험’에 참석했다는 현호제(36·서울 마장동)씨는 “사람들이 공원에 가더라도 주위에 있는 나무들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근린공원에 산책을 자주 나오는 사람들에게 숲과 나무에 대해 뭔가 설명해주고 싶다.”고 나름대로의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저녁 3개월 과정의 마지막 코스인 ‘현장실습 및 평가’과목을 성공리에 마친 뒤 ‘수료증’을 받았다.현장실습은 4개의 ‘모둠’에 강사 1명씩 배정됐으며 수료자들은 앞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전국 휴양림 등에서 ‘숲해설가’로 활동하게 된다. 숲해설가협회(서울 종로구 원남동)는 2000년 5월 발족됐고 그동안 매년 봄가을 2차례씩(3개월과정) 숲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현재 200명의 숲해설가를 배출했으며 이중 60여명은 국립수목원의 ‘그린스쿨’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중이다.올해 가을과정은 7월말 신청자를 받을 예정이다. 숲해설가 교육 프로그램에는 ▲숲해설개론 ▲식물 ▲계곡생태 ▲야생동물 ▲숲해설의 실제 ▲숲의 활용 ▲환경윤리 ▲현장실습 및 평가 등 숲과 문화,산림생태에 대해 전반적 내용을 담고 있다.협회의 양윤하(35)간사는 “참가자들이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면서 “최근에는 30,40대 직장인들이 많아 강좌 시간대를 일주일에 두번씩 저녁 7시 이후로 정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사3 이제 다시 바쁜 일상 생활로 돌아갑니다.그러면 오늘의 소중한 체험이 금세 사라질지 모릅니다.자,지금부터 자기 자신한테 편지를 쓰도록 하겠습니다.그리고 한달후에 제가 이 편지들을 여러분께 보내드리겠습니다. 02-747-6518. 경기 양평 김문기자 km@ ■숲속의 벌레는 낙엽청소부 도시의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은 사람들이 청소한다.그런데 울창한 숲속의 많은 낙엽은 누가 치울까. 숲에는 낙엽뿐만 아니라 죽은 가지,나무껍질,씨앗 등도 떨어진다.이 가운데 낙엽만 하더라도 ㏊당 3∼4t,평당 1㎏이나 된다. 그러나 실제로 고산지대의 침엽수림과 같은 특별한 곳을 제외하면,숲에 쌓인 낙엽은 그다지 많지 않다.나뭇잎을 누군가 없애주기 때문이다. 숲속에 들어가 낙엽을 자세히 들춰보면 낙엽이 분해되는 상태를 알 수 있다.떨어져 노란색을 띠고 있던 낙엽은 점점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나중에는 가루가 된다.즉 낙엽이 썩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물의 부패나 발효와는 차원이 다르다.낙엽의 분해는 토양 속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이나 동물들이 관여하는 먹이사슬에 의해 일어난다.결국 ‘토양생물’이 열심히 일을 해 낙엽을 분해하고 또다시 새로운 일생을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다. -분해 순서 처음에는 미생물인 곰팡이와 버섯들이 낙엽을 분해한다.낙엽에 균사(菌絲)가 붙어,세포벽을 이루고 있는 단단한 셀룰로스나 리그닌을 분해하면 낙엽은 엷고 부스러지기 쉬운 상태로 된다.그 다음 토양속의 벌레들이 낙엽을 고운 가루로 만든다. 이 가운데 지렁이는 가장 일을 잘하는 벌레다.노래기나 갑충들의 애벌레도 일꾼이다.지렁이가 많은 토양이 기름진 것은 이 때문이다. 벌레 배설물이나 분해 도중에 만들어진 물질의 무기화에는 또 다른 미생물인세균들이 큰 역할을 한다.1g에 수억 개의 세균이 붙어서 분해를 돕는다. 이들은 낙엽을 비료(퇴비)로 만들며,무기화에 의해 만들어진 질소와 같은 양분을 숲의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세균은 최후의 청소부인 셈이다. 김문기자 ○자료제공 숲해설가협회(www.foresto.org),유한킴벌리(www.forestkorea.org). ■숲에서 새를 부르는 법 오래된 숲에는 새들이 많다.수명을 다한 늙은 고사목에는 새들에게 좋은 먹이가 되는 여러 종류의 곤충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숲속의 새들을 가까이서 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휴일 하루를 정해 가족끼리 숲속으로 나들이를 가서 누가 새를 잘 부르는지 게임을 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우선 토큰 모양의 기구 두개를 준비하자.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0.5∼1㎝의 간격으로 두개의 토큰을 잡은 뒤 입술에 대고 불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와 비슷해진다.세게 부는 정도에 따라,또 토큰 사이의 간격에 따라 제각각 소리가 달라진다. 새들은 우리가 흉내낸 소리를 자기들의 영역을 침범한 다른 새들의 소리로 착각한다. 이렇게 새소리를 흉내낸 뒤 주위를 잘 살펴보자.먼저 근처에 사는 큰 새들이 나타나고 나중에 작은 새들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이때 조류도감을 펼쳐놓고 비교를 한다면 금상첨화다. 김문기자
  • [일본에선] 남·북 하나되어 ‘월드컵 아리랑’

    [사이타마 간노 도모코 객원기자] “아리랑,아리랑 아라아리이요,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일본 대 벨기에전(4일)이 열리는 사이타마(埼玉)에 울려 퍼진 아리랑.한국인 유학생과 재일 조선인 학생이 어깨동무를 하며 합창했다.코리아(Korea)는 하나였다. 1일 오후 3시 사이타마시 경기장 옆에 마련된 월드컵 기념무대에서 노래와 춤의퍼포먼스 ‘원 코리아 이벤트’가 펼쳐졌다. “이런 이벤트를 한국 유학생과 함께 하기는 처음일 겁니다.같은 민족이고 2년 전 남북 정상의 6·15 선언과 통일 분위기 속에서 이들과 교류할 수 있는 토양이 생겼다고나 할까요.자연스런 흐름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재일 조선인총연합(조총련) 사이타마 지부 이창용(李昌勇) 문화선전부장의 말이다. ‘원 코리아’ 행사는 원래 조총련계 대학인 조선대,조총련 사이타마 지부 100명이 기획한 것으로 한국인 유학생이 참가하는 형식이 됐다.춤과 노래로 꾸며진 행사에서 조총련 기타간토(北關東)가무단은 핑클의 힛트곡과 ‘월드컵 송’을 부르기도 했다. 한국 유학생들은 흰색,조선대생들은 검은색 티셔츠에 ‘원 코리아’가 인쇄된 스티커를 붙이고 어깨동무를 한 채 목청 돋워 아리랑을 불렀다. 한 한국 유학생은 “연습은 한번도 하지 않았지만 금세 익숙해졌다.”고 말했다.참가한 유학생 중에는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재일 한국인과 조선인이 남과 북의 국적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을 알게 된 학생도 적지 않다. 이 행사에 참가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 학생들 사이에서는 “재일 동포의 존재조차 몰랐다.”든가 “북한 국적의 사람들과 뭔가 같이 일을 하는 게 무섭다.”든가 “북한에 끌려간다.”는 얘기들이 돌았다.그러나 이런 생각들이 행사에 참가하게 되면서 없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유학생이 조총련이 기획한 행사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지난 4월 열렸던 미니 축구였다.조선대 학생이 알고 지내던 한국 학생에게 참가를 권유했다. 미니 축구에 참가했던 이석민(李錫旻·23·와세다대 2년)씨는 “조선대생들이 ‘우리가 하는 월드컵 행사에 오지 않을래’라고 제의해서 좋다고 했습니다.일본에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저로서는 귀중한 경험이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리랑을 부르자고 제의한 것은 한국 유학생이었다.이씨는 “거절당할 것으로 생각했더니 ‘좋다’고 해서 정말 기뻤다.”고 덧붙인다. 한국인 유학생과 재일 조선인이 사이타마 하늘에 날려 보낸 아리랑은 그들의 마음에 어떤 생각을 남겼을까.아리랑의 한(恨)을 알 리 없는 일본인이지만 무대로부터전해져 오는 가슴 뭉클한 그 무언가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ktomoko@muf.biglobe.ne.jp ■골키퍼 3명 장외 주전다툼 [도쿄 황성기특파원] ‘울트라 닛폰’의 수문장 3명이 4일의 벨기에전 출전 ‘티켓’을 놓고 뜨거운 장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3명의 전사 가운데 골키퍼는 1998년 프랑스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는 가와구치요시카쓰(川口能活·26),나라자키 세이고(樽崎正剛·26)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출전하게 되는 소가하타 히토시(曾ヶ端準·22) 등 3명. 이들은 각자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일본팀의 수호신임을 호소했다. 수려한 얼굴로 여성 팬들이 많은 가와구치는 “젊을 때에는 자신의 행동이 팀에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운을 뗀 뒤 “위기에 몰리면 모두들 골키퍼의 얼굴만 바라보는데 그럴 때 표정만으로 그들의 기분을 가라앉힐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프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는 특히 고공전에서의 기술을 충분히 익혀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가와구치의 오랜 라이벌인 나라자키는 “출장 여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프랑스 대회 때 대표팀에는 들었으나 출장기회는 갖지 못해 “이번이 첫 출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일본 대표팀으로 첫 출전했던 신예 소가하타는 당시 이탈리아 전에서 1골밖에 내주지 않은 점을 은근히 내세웠다. 큰 무대에서 평상심을 잃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인정받아 트루시에 감독에게 발탁됐다.이들 3명 가운데 과연 누가 벨기에전에 나설지도 관전 포인트의 하나이다. marry01@ ■우에노역 한·일 자원봉사자 [도쿄 간노 도모코 객원기자] 도쿄와 나리타(成田) 공항을 잇는 게이세이센(京成線)의 도쿄쪽 종점인 우에노(上野)역. 한국인 유학생과 일본인 자원봉사자들이 나리타 공항에서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도착할 때마다 길을 헤매는 사람이 있는 지를 살핀다. “일본 사람을 한국 사람으로 잘못 알고 말을 걸었던 적이 있어요.”라는 한 한국인 유학생.한국인,일본인을 분간하는 것도 꽤 어려운 ‘기술’이라고 했다.처음에는 긴장해서 말도 걸지 못했다. 운영위원인 다른 유학생.“모처럼의 한·일 공동개최인 만큼 우리들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고 고민했어요.일본말을 모르는 한국사람들을 위한 자원봉사가 괜찮다고 생각해 유학생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사람은 어렵지 않게 모았지만 처음에 역으로부터 허가를 받기란 쉽지 않았다.그러나 일단 활동에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역에서도 반기는 눈치다. 게이세이 전철의 홍보담당 하토 다쿠지(鳩拓治)는 “월드컵 때문에 일본에 오는외국 손님들을 능숙하게 대해 주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쁜 틈을 쪼깨 만든 한·일 여학생들의 수다시간.“일본에서는 친구집에 놀러가도 냉장고를 멋대로 열거나 하지 않아.”(일본인) “정말? 왜?”(한국인) 가깝고도 먼 두 나라의 미묘한 문화 차이.월드컵은 서로의 다른 점을 알고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개최의 의미가 있다. ■동경신문에서/ 아프간서 ‘평화의 컵' 축구 결승전 열려 ●월드컵 개막일 카불에선 결승전= 월드컵이 개막한 31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는 일본의 자원봉사단체가 기획한 축구대회 ‘평화의 컵’ 결승전이 열렸다. 국가 재건의 문제를 안고 있지만 평정을 되찾은 카불 시민들은 모처럼 축구를 만끽했다.행사를 주최한 것은 게이오(慶應)대 학생이 주축이 된 자원봉사단체 ‘2002 클럽 아프간 프로젝트’.이들은 “축구 진흥이 현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아프간 부흥에도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프간은 TV방송을 금지한 탈레반정권의 영향으로 일반 가정에 TV가 보급돼 있지않아 월드컵 시청은 꿈같은 일. 그래서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카불 시청 주변에 위성방송 수신기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월드컵 주요 경기를 서비스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한정 티셔츠 15분만에 매진= 일본 대표팀의 한정품 티셔츠가 1일 시즈오카(靜岡)현 미디어 센터의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15분 만에 매진됐다. 이날 판매된 상품은 일본 대표팀의 유니폼형 티셔츠에 미디어 센터의 약칭인 ‘JAMPS’의 로고가 들어간 것.약 100장이 준비된 티셔츠는 오전 10시의 개점 전에 이미 50장이 팔려 나갔다. 담당자는 “판매점에서만 발매 안내를 했기 때문에 이만큼 팔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프린트에 다소 품이 들어갔지만 다음 주에도 제2탄을 판매하겠다.”고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정리 도쿄 황성기특파원
  • 타이포그래픽 디자이너 안상수 교수 작품전

    ‘촌놈’이 출세했다.타이포그래픽(typographic·서체)디자이너 안상수(50·홍익대 시각디자인과)교수 말이다.스스로 말하듯이 “충청도 촌 것이 순수미술도 아니고 ‘그림에 붙은 껌’정도로 여기던 한글 몇자로,디자이너로서는 처음으로 로댕갤러리의 높은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그러나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이같은 본인의 말은 겸양에 불과했음이 여지없이 드러난다.아울러 월드컵을 맞아 한국을 찾은 세계인에게 한글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보여주겠다는 전시 기획도 참으로 시의적절하다는 인상을 준다. 안교수는 제 얼굴을 한글 자·모음으로 형상화한 문자초상(타이포 포트레이트·typo-portrait)으로 관객과 가볍게 눈인사를 한다.전시실 안쪽으로 한발 옮기면,‘한글.만다라’(1998년작·한글날 기념 포스터)가 침을 꿀꺽 삼키게만든다.한글을 그릇 삼아 우주의 진리를 표현한 만다라를그려낸 것이다. 한쪽 벽에서 무뚝뚝한 듯하면서도 조용히 웃는 관음보살은 또 어떤가.한글 모음 ‘ㅡ’와 ‘ㅣ’의 조화에 웃음이 절로 난다.자·모음을 문살로활용해 꾸민 대문(大門)과,‘ㅁ’자를 3차 공간으로 끌어내 붉은 주련(한국 전통가옥과 사찰 기둥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겨넣어 붙인 목판)을건 대형 설치물에서도 그 감각에 놀라게 된다.특히 그가쓴 글귀들은 성철스님 등이 깨달음을 얻은 후 읊은 ‘게송’으로,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해탈의 언어를 역시 똑같이 군더더기 없는 서체로 그려냈다.영문 알파벳 첫자인 ‘a’가 우연히 연결된 곳이 한글의 마지막 자음인 ‘ㅎ’이라는 상상력은,예술적이라기보다 영어의 홍수 속에서 사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직관이다.안교수는 이렇게 한글로조형한 포스터 40여점과 탁본,사진,오브제 등으로 관객을마중하고 있었다. “77년 홍익대 시각미술학과를 졸업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전시가 공교롭게도 디자인 경력 25년을 기념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흰색과 검은색이 뒤섞인 짧은 머리를 쓸어넘기며,키 크고 다소 싱겁게 생긴 안 교수는 이번 전시를 과거에 대한 결산이자 미래를 위한 시작이라고 말한다.홍익대 학보사 편집장을 거쳐 광고대행사(LG애드)에서 5년간 근무한 뒤,잡지 ‘마당’‘멋’등에서 일한 경험이 토양이 됐다.그 시절 언어는 별이 되어 그의 마음과 머리와 손에 떨어졌다.최근 그는 시인이 되거나,행위예술가로 변신하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순수와 응용 사이에는 거리가 없다.”는 깨달음을 강조한다. 안 교수는 컴퓨터를 만난 후로 ‘안상수체’같은 독창적인 한글 서체를 만들고 이를 포스터,광고,간판,북디자인,신문편집 등에서 응용해 사용할 수 있었다.그러나 요즘은직접 쓰고 그리는 손작업을 더 좋아한다.게다가 그를 더욱 들뜨게 하는 것은 일주일 뒤에 체코에서,9월에는 중국에서 현지 학생들과 만난다는 사실이다.한글을 모르는 그 나라 학생들을 상대로 안교수는 무슨 꿍꿍이셈을 하고 있을까.로댕갤러리 7월21일까지.관람료 4000원.(02)2259-7781. 문소영기자 symun@
  • 보기좋은 제품이 매출도 ‘굿’디자인=경쟁력 시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우수 디자인=상품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이디자인 개발과 우수 디자이너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5일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했다.품질과 가격만으로는 더이상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디자이너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현재 활동중인 경력 3년 이상의 산업디자이너는 1000명 안팎에 불과,기업들의 디자이너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의 ‘싼타페’는 우수 디자인이 곧 매출 신장으로 이어짐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싼타페는 기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달리 부드러운 곡선으로 외관을처리,강인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으며현대차의 질주를 주도하고 있다. 싼타페를 탄생시킨 윤선호 실장은 경력 20년의 베테랑으로 액센트·아반테·쏘나타 등도 그의 손을 거쳤다.싼타페 디자인은 장장 27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탄생한 옥동자로 지난 2000년 굿디자인(GD)페스티벌에서 영예의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했다. LG전자의 ‘디오스’ 냉장고는 단순하면서도 실증나지 않는 외관에 기능성을 높인 작품이다.지난 99년 GD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해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IDSA)와 비즈니스위크가 공동 주관한 디자인페스티벌에서도 금상을 받았다. 디오스 냉장고를 디자인한 LG전자 장용훈 선임연구원은이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전문가.장연구원은 “냉장고의 경우 평균 수명이 10년 가까이 되기때문에 무엇보다 실증이 나지 않아야 된다.”면서 “따라서 톡톡 튀는 디자인보다는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한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여성용 휴대전화 ‘애니콜드라마’도휴대전화 디자인의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흰색·검은색 위주의 기존 색상에서 탈피해 여성 취향의 다양한 컬러와 장식을 적용,큰 인기를 끌었다. 애니콜드라마를 디자인한 경력 12년의 김남미 책임디자이너는 “화장품 케이스에 착안해 모양은 단순하고 깔끔하게,색상은 다채로우면서도 고급스럽게 만들고자 했다.”고말했다. 만도공조의 신희인 과장이 디자인한 김치냉장고의 대명사 ‘딤체’와 린나이코리아의 정경남 책임디자이너가 개발한 가스오븐렌지 ‘쥬벨’도 각각 지난해 한국밀레니엄상품(KMP)과 GD페스티벌 우수상을 받은 수작이다. 이밖에도 태평양의 손영호·이정수 과장이 디자인한 ‘설화수 예빛 메이크업’ 화장품과 쌈지의 남인숙 실장이 만든 ‘딸기인형’ 캐릭터도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선택기준이 품질과 가격위주에서 디자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우수 디자이너 양성을 위해 제품에 디자이너의 이름을 명시토록 하는디자인실명제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종이 발명가 채륜 아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세계 최초로 종이를 발명한 사람은 채륜(蔡倫)이 아니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 등 중국 언론들은 최근 간쑤(甘肅)성 둔황(敦煌)의 쉬안취안즈(懸泉置) 유적지에서 지금부터 2100여년 전인 서한(西漢·기원전 202년∼기원후 8년)의 고지(古紙) 조각 200여점이 발굴됐다고 5일 보도했다.서한 무제(武帝·기원전 141∼87년) 때 제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고지 조각들은 현재 제지역사의 정설인 동한(東漢)의 채륜이 종이를 발명(105년)한 것보다 무려 150년 이상 앞당긴 것으로 추정된다. 허솽취안(何雙全) 간쑤성 고고학연구소 연구원은 “이번에 발굴된 고지 조각들은 색깔이 진한 검은색·옅은 검은색·진한 노란색 등 8가지에 이르는 등 종류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라며 “공문서나 편지를 쓰는 데 주로 이용된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khkim@
  • [씨줄날줄] 옐로 패션

    요즘은 유채꽃 피는 계절이다.제주도에 노란 꽃이 흐드러지는 풍경이 눈에 삼삼하다.노란 유채꿀의 상큼한 맛도 생각난다.화가 장욱진이 그린 ‘자상(自像)’이란 그림은 화폭의 10분의9 정도가 유채를 그린 노란색으로 뒤덮여 있다.너무 튄다는 느낌은 전혀 없고 밝고 유머러스한 동화풍의그림이다. 노란색은 색감(色感)이 다른 색에 비해 아주 다양하다고한다.원래 이미지는 기쁨이며 자애와 이해심을 뜻한다던가.또 평화,휴식,밝음을 나타낸다.반면 너무 짙으면 불안감을주는 색이기도 하다. 수십년 전 옷색깔이 모두 우중충하던 시대에 등록금이 비싼 한 서울 사립학교 초등생들이 노란색 교복을 입었다.그런 개인적 경험에서 노란색을 보면 부유함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다.궁중요리인 ‘오신반(五辛盤)’은 가운데 노란색나물 주위에 검은색 등 4색의 나물을 놓았는데 노란색은 임금을 뜻했다고 한다. 노란색의 부정적인 의미도 적지 않다. 저속하고 선정적인기사를 싣는 신문을 가리키는 용어인 ‘옐로(yellow)저널리즘’은 1890년대의 산물이다.이 말은 당시 뉴욕 신문왕 조지프 퓰리처에 대항해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가 ‘선데이월드’에 연재만화 ‘옐로 키드’를 게재한 데서 비롯됐다.잘못한 선수에게 경고를 주는 옐로 카드는 1970년 5월 제9차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처음 등장했다.이제는 불친절한 관료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옐로 카드가 쓰일 정도로 확산됐다. 한마디로 색감은 인간의 원초적인 느낌일 뿐만 아니라 개인 경험이나 역사 등에 따라 달라진다.사실 빨간색이 정열적이란 인식은 이 땅에서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한때 ‘공산주의’의 상징처럼 간주돼 터부시됐다.검은색은 대부분고위 인사들의 자동차에 쓰이는 권위의 색깔인 동시에 영화에서 조폭들이 입고 다니는 음울한 색깔이기도 하다.검은색옷이 패션으로 등장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는다. 요즘 패션가에 때아닌 ‘옐로 바람’이 분다고 한다.노란색 넥타이는 물론 연노란색 남방도 잘 팔린다.여성 옷 가운데서도 노란색 비중이 20%까지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있다.난데없는 노란 바람은 경기 불황때 어두운 색을 찾다가 호황때 밝은 색을 선호하는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도있다. 아직도 허덕이는 사람은 심기일전할 겸 튀지 않는,밝은 노란색 옷을 입어보면 어떨까.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獨 학교 총기난사 교사등 18명 사망

    [베를린 연합] 독일 에어푸르트의 인문계중등학교(김나지움)에서 26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간) 이 학교의 퇴학생(19)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18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범인이 쏜 총에 맞아 쿠텐베르크 김나지움의 교사 14명, 학생 2명, 경찰관 1명이 숨지고 범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권총과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범인은 최근 이 학교에서 퇴학 당한 데 앙심을 품고 이날 대학입학자격시험(아비투어)이 치러지고 있는 학교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다고 뉴스 전문 N24방송이 보도했다. 당초 독일 언론들은 범인이 2명이라고 보도했으나 경찰 특공대가 학교를 장악하고 다른 범인에 대한 수색을 벌인 결과 제 2의 범인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범인은 이미 2차례나 아비투어에 떨어지는 등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퇴학 당했으며 이에 따라 아비투어 시험을 치르는 이날 학교에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이 전했다. 교실에 있던 학생들은 수학 시험을 보기 위해 시험지를 배부하던 중 미리 침입해 숨어 있던 범인이갑자기 총을 빼들고 교사와 학생들을 위협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범인이 온통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으며 심지어 장갑과 모자까지 검은 색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쇼크 상태에 빠져 있는 이 학교 학생들은 현재 심리치료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 2월에도 뮌헨의 한 직업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 3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 교내 총격사건이 빈발, 교육계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999년 4월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총기를 난사해 13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래 학교 총기사건으로는 최대의 희생자를 기록했다.
  • 붉은박쥐 서식 전남 고산봉, 생태계 보전지역 지정

    환경부는 24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붉은박쥐(황금박쥐)와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전남 함평군 대동면 일대 6개 마을에 걸쳐 있는 고산봉 8.8㎢를 다음달 1일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몸길이 4.3∼5.7㎝로 진한 오렌지색 몸통에 날개 부분이검은색을 띠고 있는 붉은박쥐는 수컷이 암컷보다 40배나많은 성비 불균형으로 번식에 어려움을 겪는 멸종위기 동물이다.일본과 대만,아프가니스탄 동부,중국 남부 등에 분포하며 과거에는 강원도 백룡동굴과 경남 남해군 등지에서도 발견됐지만 지금은 고산봉에만 60여마리가 살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고각종 개발행위는 물론 야생 동식물의 포획과 채취,이식 등도 제한된다. 류길상기자
  • 총련 계열 신용조합 피습…총알4발 난사 자국 발견

    재일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의 신용조합인 조긴간토(朝銀關東) 신용조합이 총격을 받아 일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1일 오전 8시5분쯤 요코하마(橫濱)시 가나가와(神奈川)구 조긴간토 신용조합 본점에 4발의 총알이 난사돼 있는 것을 출근하던 조합 직원이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2시쯤 사건이 발생한 조합 건물 앞에서 검은색 승용차가 정차해 있었다는 목격자를 찾아냈다. 경찰은 수사반을 설치,사건 현장에 대한 검증을 끝냈으며 조총련 계열의 신용조합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의 소행으로보고 수사하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사이버시대의 혁명가 어록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마르코스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검은색 스키마스크를 쓰고 멕시코 사파티스타 반란군을 지휘하는 전사이자 시인이자 철학자.인터넷 시대,정의의 언어로사이버 공간을 파고들어 전 세계의 행동적 진보 진영에 희망의 빛이 되고 있는 살아있는 혁명가. 2001년 3월11일,전세계의 주목 속에 벌어진 사파티스타 반란군의 멕시코시티 평화행진은 반란군 부사령관 마르코스(40대·본명 라파엘 세바스티안 기옌 비센테)를 신비의 인물로 또한번 부각시켰다.20만 군중의 지지를 받으며 멕시코시티에들어선 그의 곁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영화감독 올리버 스톤,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 부인인 다니엘 미테랑 등 유명인사들이 함께해 세계적인 연대를 과시했다. 무엇이 마르코스를 이 시대의 혁명전사로 만들었으며 그에게서 용기와 인간 존엄의 희망을 얻게 하는가.마르코스 선집‘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후아나 폰세 데 레온 엮음,윤길순 옮김)는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유학한 부유한백인 인텔리 출신인 그가 마야족의 후예인 치아파스 원주민촌에 들어가 총을 잡을 수밖에 없게 된 이유 등 정치적 신념과 문학적 소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엮은이는 삼엄한 경비를 뚫고 치아파스타 정글을 두 차례 방문,그의 허락을 받고 인터넷 등에 산재된 그의 성명서와 편지,문학적인 글들을 모아 이 책을 냈다(2001년).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이뤄진다.1부에는 멕시코의 사회정치적 상황에 관한 논평 등 정치적인 글,2부에는 마르코스의 경험담과 편지 등 철학적인 글들이 실려 있으며 3부에는 멕시코 원주민의 정체성을담은 동화를 통해 마르코스의 순수한 영혼을 보여 준다. 글을 통해 마르코스는 “우리는 권력을 잡으려고 무기를 든것이 아니라 말을 하기 위해 나섰다.”며 정치적 견해가 해소되는 민주적 공간 창출이 행동의 이유임을 천명한다.마르코스는 “말로써 침묵을 죽이고,빛을 찾아 역사에 틈새를 내자.”며 인터넷을 통해 메시지들을 유포하며 세계의 지지를끌어들인다. 마르코스는 또한 “남과 다른 타자(他者)로 남기 위해 싸운다.”고 저항의 이유를 설명한다.그는 “우리 주위 저항의투사 가운데는 이웃도 있고 노동자도 있고 여성,동성애자,학생,젊은이들도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다르다’는것”이라면서 자신의 요구는 치아파스타 원주민들이 신자유주의의 폭압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인 생존을 할 수 있도록 보장받는 것뿐이라고 말한다.미국의 언론인 애너 캐리건은이같은 마르코스의 혁명관을 두고 과거 라틴 게릴라들과의단절을 보여주는,최초의 포스트 모던 혁명이라고 규정한 바있다. 그러나 그의 글들 중에서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히는 부분은3부이다.1장 ‘잠못 이루는 고독을 달래 주는 이야기’에서는 그의 인간적인 욕망과 불안,외로움 등 세속적인 단면들을 볼 수 있으며 2장 ‘많은 타자들의 이야기’에는 유머와 익살 속에 원주민 공동체의 신념을 읽을 수 있다.1만 8000원. 신연숙기자yshin@
  • 탈북25명 서울로/ 比서 ‘자유세계 첫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주현진기자] 25명의 탈북자들은 주중 스페인 대사관 난입에 성공한 지 불과 하루 남짓 만에필리핀에서 꿈에 그리던 자유의 밤공기를 만끽했다. ●마닐라에서의 첫밤= 15일 오후 중국민항편으로 베이징(北京)공항을 출발한 이들은 이날 오후 푸젠성(福建省) 샤먼(廈門)시를 거쳐 밤 10시47분(한국시간) 마닐라에 도착했다.이들은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간단한 신원확인과 건강검진을 받고 공항내 검역구역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로일로 골레즈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들이 비밀 장소에 묵을 것이며 보안상의 이유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골레즈 보좌관을 포함한 필리핀 당국자들과 마닐라 주재한국 대사관측,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관계자들이 공항에 나와 이들의 도착을 환영했다. 이에 앞서 프랭클린 에브달린 필리핀 외무부 차관은 이들이 도착하기 전 손상하(孫相賀) 마닐라 주재 한국대사와의 면담을 끝낸 뒤 기자회견을 갖고 “탈북자들은 중국남방항공 CZ377편을 타고 중국 샤먼을 경유해 마닐라에 도착한다.”면서 “탈북자들은 마닐라 국제공항의 격리 지역에서 밤을 보낸 뒤 다음날 서울행 첫 비행기를 타고 바로 떠나기로 한국정부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신중 기하는 필리핀= 정부 에브달린 차관은 “손 대사가탈북자들을 오는 18일까지 필리핀에 머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필리핀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이들의 경유를 허용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테오피스토 긴고나 필리핀 부통령은 “필리핀은 남·북한과 모두 국교를 수립한 만큼 탈북자들의 필리핀 영토 입국은 허용할 수 없다.”면서 “다만 인도주의 차원에서 필리핀 공항을 경유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장길수 가족 이후 이들 탈북자들은 필리핀을 통해 남한으로 입국한 두번째 경우가 된다. ●북경 출발= 앞서 탈북자들은 15일낮 오후 2시쯤(현지시간) 선팅 유리창에 군용 번호판을 단 검은색 밴 승용차 3대를 이용,베이징 차우양취(朝陽區) 둥즈먼와이다제(東直門外大街)의 싼리둔루(三里屯路) 주중 스페인 대사관에서 질서있게 빠져나와 베이징공항으로 향했다. 이들이 출국한 뒤에도 차우양취 일대 대사관 밀집지역에는 300여명의 무장경찰이 전날에 이어 삼엄한 경비를 섰다. 탈북자들이 16일 인천 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비행편이알려지면서 동승취재를 하려는 취재진에 의해 이 비행편의 전 좌석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등 수십명의 대기자마저 생기는 소동이 일어났다. ●중국의 조기 입장 정리=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이날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5차회의 폐막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1시쯤 “스페인 정부와 탈북자 신병처리안에합의를 끝냈다.”고 말했다. 오랜 우방인 북한과 무역파트너인 한국 사이에 끼여 국제사회의 눈치까지 보게 된 중국의 난처한 입장이 사태의 빠른 해결을 가져왔다는 관측이다. khkim@
  • 안산 국민銀도 강도사건 발생

    전국에서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 강도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대전과 안산에서 또다시 금융기관 강도사건이발생했다. 15일 오전 8시20분쯤 대전 서구 가수원동 S새마을금고에20대 남자 괴한 1명이 침입,정모(23)씨 등 여직원 2명을흉기로 위협해 현금 1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정씨는 “출근해 동료 여직원과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창구쪽에서 소리가 나 문을 열자 갑자기 복면을 뒤집어쓴 괴한이 흉기를 목에 들이대며 돈을 요구했다.”며 “현금지급기에서 535만원,금고에서 550만원을 꺼내주자 ‘내가 나갈 때까지 꼼짝 말고 있어.’라고 위협한 뒤 새마을금고 뒤편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범인은 170㎝쯤의 키에 체격이 마르고 검은색 바지와 초록색 비닐 점퍼를 입고 분홍색 가방을 갖고 있었다. 또 이날 오후 4시54분쯤에는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 현대프라자 2층 국민은행 상록수지점 현금지급기(CD) 관리실에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1명이 현금지급기를 열고 돈을 빼고 있던 은행직원 손모(27·여)씨를 폭행한 뒤 10만원권과 100만원권 수표 106장(52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손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다행히 경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170㎝ 키에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로 파란색티셔츠와 검정색 점퍼,아이보리색 면바지를 입고 있었으며,검은색 가방을 갖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으로 보고 용의자의 수배전단을 만들어 배포하는 한편 정확한 피해액을 파악 중이다. 수원 김병철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수방사 총기탈취 강도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20대 2명이 25일 새벽 군 부대에 침입,초병들을 흉기로 찌르고 소총을 빼앗아 달아났다. 초병들이 실탄을 휴대하지 않은 영내 보초라 실탄을 빼앗기지는 않았다.그러나 경찰관 등의 총기피탈 사고가 잇따르는 시점에서 범인들이 평소 군 부대의 허술한 경계망을 잘알고 저지른 대담한 범죄라는 점에서 병기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담한 범죄행각] 이날 새벽 3시50분쯤 서울 관악구 남현동 수도방위사령부 영내 헌병단 유류 창고 주변에서 보초를서고 있던 김모(21) 일병은 접근하는 범인들을 발견하고 “정지.움직이면 쏜다.”라는 등의 수화를 했으나, 곧 범인들이 휘두른 각목을 얼굴에 맞고 쓰러졌다.범인들은 20m 정도떨어진 곳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나모(21) 일병이 달려오자나 일병의 총구를 손으로 잡고 옆구리를 흉기로 찔렀다. 범인들은 김 일병 등의 K-2 자동소총 2정을 들고 사라졌다. 검은색 상·하의 작업복을 입고 ‘정글화’라는 여름용 군화를 신은 범인들은 등산용 칼 외에도 철사절단기 등을 준비하는치밀함을 보였다. 200m간격으로 설치된 외곽 초소와 초소 사이에 한 곳을 골라 3m 높이의 외벽에 오른 뒤 그 위에 얽혀 있는 1m 높이의원형 철조망을 절단기로 자르고 부대 안으로 들어왔다. [허술한 총기 관리] 피습 당시 수방사 외곽 초소 사병들은공포탄을 15발씩 휴대했으나 영내를 지키는 김 일병 등은빈총을 들고 있었다.유류 창고를 지키는 초병들이지만 총기사고를 우려해 실탄이 지급되지 않았다. 이는 다른 후방 부대도 마찬가지라는 점은 제대 장병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총기피탈 사고는 지난해만 10건이 발생했다. [제대 장병의 소행으로 추정] 군 수사당국은 초병들의 진술과 사고 현장을 조사한 결과,대공 관련 사고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범인들이 군부대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데다치밀한 준비,대담한 행동 등으로 미뤄 특수부대 제대 장병등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월드컵 경기복 공개

    한국축구대표팀이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대한축구협회는 20일 하얏트호텔에서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한국대표 선수들이 입고 뛸 새 유니폼을 공개했다. 새 유니폼은 두 겹(2-layer)으로 이뤄졌지만 기존 유니폼보다 무게가 20%정도 가볍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핫레드(Hot Red)’로 불리는 홈 유니폼의 상의 색상은 붉은색이 주는 무거움을 없애고 보다 산뜻한 느낌을 주도록 기존 유니폼보다 밝기를 높여 주황색에 가깝게 했다.하의는‘데님 블루(Denim Blue)’로 상의 색상이 더 선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했다.원정경기 유니폼은 흰색 상의에 핫레드 색상의 하의로 결정됐다. 골키퍼는 홈경기의 경우 노란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원정경기에서는 회색 또는 검은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입는다. 유니폼 상의 오른팔 상단에는 태극마크가,왼쪽 가슴에는대한축구협회 엠블렘이 부착됐다. 박준석기자 pjs@
  • 서울시청앞 조형물 논란

    ‘왜 공인구(球)인 피버노바가 아닌가.’ 월드컵 D-100일에 맞춰 20일 점등식을 갖는 서울시청 앞광장의 월드컵 축구공 상징조형물에 대한 시민들의 문의가빗발치고 있다. 조형물이 왜 월드컵 공인구인 ‘피버노바‘가 아닌 기존의 축구공 모형이냐는 것. 이 축구공은 지름 13m,무게 7.3t의 초대형 모형으로 팔각형 지지대를 포함해 높이 23.5m다.재질은 나일론 천으로 5각형 검은색 모형 14면,흰색의 6각형 20면 등 전체 34면이공의 모양을 이뤄 360도 회전할 수 있다. 야간에도 조형물이 자태를 뽐내도록 공 내부에 빨간색·파란색·녹색·흰색 등 4종류의 조명시설을 갖췄다.설치 비용까지 3억여원이 들어갔다. 이 조형물이 공식 점등을 앞두고 최근 모습을 드러내자“공인구 사용이 허가되지 않았느냐.”또는 “비용이 많이들어 사용하지 않은 것이냐.”등 공인구가 아닌 축구공 모형에 대한 시민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월드컵 홍보담당자는 “피버노바가 이번월드컵의 공인구이지만 특정 업체의 제품인 만큼 조형물모형으로 사용하기는 불합리한 측면이 많다.”며 “특정제품을 조형물로 사용하면 광고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명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노랑머리 촌스러워? 신세대들 “”색깔보다 스타일로 개성연출””

    “요즘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면 촌놈소리 들어요.” ‘유행 1번지’ 서울 강남에서 컬러 머리가 사라지고 있다. 색깔로 튀기보다 스타일의 변화로 개성을 연출하는 것이 새 유행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염색약의 부작용으로 머릿결이 손상되는 것도 청소년들이 염색을 기피하는 이유다. 일부 젊은이들은 건강하고 윤기 나는 머릿결을 유지하기 위해 ‘모발 클리닉’을 자주 드나든다.한 클리닉 관계자는 5일 “튀고 싶어서 머리를 물들이던 신세대들이 머리 염색이보편화되자 또다시 개성을 찾기 위해 검은 머리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의 압구정동·청담동·대치동·삼성동 일대 미용실은머리를 염색하는 유행이 사라지면서 매출액이 급감했다.청담동 L미용실측은 “하루에 많게는 20여명이 머리를 염색했는데 최근에는 한두 명도 안 된다.”고 귀띔했다. 압구정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이모(37·여)씨는 “한때염색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나 됐으나 지금은 거의 없다.”면서 “최근에는 머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영양코팅’을 적극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압구정동 거리에서 만난 문상혁(22)씨는 “아직도 지방에서는 머리 염색을 하는 또래 청년들이 많지만 강남에서는 헐렁한 옷차림에 컬러 머리로 상징되는 ‘힙합 문화’가사그라들고 고급스러운 옷차림에 검은색 머리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헤어디자이너 오경욱(31)씨는 “청소년들의 잦은 해외 여행이 유행의 변화에 한몫하고 있다.”면서 “얼마 전까지는 일본쪽 유행을 따르는 경향이 뚜렷했는데 최근에는 유럽쪽 영향을 많이 받아 고급스럽고 찰랑찰랑한 머리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남에 사는 김수진(22·여)씨는 “지난해 유럽 여행을 갔던 친구들이 염색머리 때문에 현지 유학생 등에게 놀림을 받았다.”면서 “그런 탓인지 염색하는 친구들이 많이 줄었다. ”고 말했다. 유행에 민감한 방송가 주변에서도 머리를 염색하고 다니는연예인들을 찾아보기 힘들다.한국방송공사 정모(33) PD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요나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머리 염색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유행이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년선교회 이찬일 총무는 “청소년들이 외모에 너무 집착하기보다 내면의 멋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
  • 中 정치국상무위 베일벗고 첫공개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최고의 권부(權府)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회의 모습이 공개됐다.그동안철저한 비밀회의로 진행돼 베일에 싸여 있던 정치국 상무위원의 회의 장면이 생생하게 중국 전역에 전파를 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 관영 중앙방송(CC TV)는 4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주재로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인민들의 곤란한 생활상 청취’를 주제로 빈부격차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장면을 상세히 보도했다.신화통신(新華通訊)과 인민일보(人民日報)도 5일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춘제(春節)를 앞두고 인민들의 어려운 생활상에 대해 집중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는 장 주석을 비롯해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주룽지(朱鎔基) 총리,리루이환(李瑞環) 정협 주석,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웨이젠싱(尉健行) 당중앙 기율검사위 서기,리란칭(李嵐淸) 부총리 등 7인이 참석했다.장 주석과 리루이환 정협 주석 등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검은색 점퍼 차림의 간편한 복장을하고 있었으며,이들 상무위원들은 타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회의를 진행했다. 특히 회의에는 딩관건(丁關根) 정치국위원과 오방궈(吳邦國)·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자칭린(賈慶林) 베이징(北京) 당서기,쩡칭훙(曾慶紅) 당조직부장,이스마일 아마트·왕중위(王忠禹) 국무위원 등 차세대 지도자들도 대거 배석함으로써 무게를 더했다. 장 주석은 개막연설을 통해 현재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빈부격차라며 “삼개대표(三個代表·공산당이 사회생산력과 선진문화,인민이익을 대표한다)론을 관철시킴으로써 인민의 이익을 지키는 데 최대의 역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이날 회의에서 상무위원들도 “중국 경제는 20여년동안 고도성장을 해왔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농촌에는 3000만명의 절대빈곤 인구가 있는 만큼 이들의 생활수준을 향상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상무위원회의 회의 공개는 공산당의 정책결정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공산당이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혁명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khkim@
  • 이형택씨 구속이후/ 출처불명 뭉칫돈 새 변수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수억원대의 뭉칫돈이 ‘이형택 게이트’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이형택씨,어디까지 연루됐나] 이 전 전무 본인 명의와 가·차명 계좌 7∼8개에서 수천만∼10억원대의 거액이 수차례에 걸쳐 입출된 흔적이 포착됐지만 아직까지 돈의 흐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이 전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에도 “피의자는 자신 및 가족의 계좌에 입금된 거액의 돈에대해 출처를 제대로 대지 못하고 있다.”고 적시돼 있다. 특검팀은 이 가운데 금융권에 대한 로비 대가로 이용호씨측으로부터 받은 돈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전 전무는 2000년 11월 위성복 조흥은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조흥은행이 보유한 조흥캐피탈 채권 1000억원 상당을이용호씨가 사고 싶어하는데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밝혀지는 등 이씨의 금융권 로비를 전담해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특검팀은 지금까지 밝혀진 강원도 철원군 임야 구입 외에도 이씨가 이 전 전무에게 모종의 대가를 제공했을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계좌추적 과정에서 이씨와는 무관하지만 문제의 소지가있는 돈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이 전 전무가 특검팀에출석하기 전 각종 통장과 장부 등을 대부분 친척집이나 개인 대여금고로 빼돌린 것도 이 전 전무가 정치자금을 관리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힘을 싣고 있다.그러나 특검팀의 수사가 이 부분까지 확대될 지는 의문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팀의 수사는 이씨와 연결되는 부분까지이며,이씨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지면 거기서 수사를그만둘 것”이라고 밝혔다. [구속 및 영장실질심사 안팎] 법원은 이 전 전무에 대한구속영장 실질심사가 끝난 뒤에도 10시간이 넘도록 고심을거듭했지만 결국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이유로 1일밤 10시쯤 구속을 결정했다. 이 전 전무는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이씨와 분리돼 이날 밤 성동구치소에수감됐다. 검은색 코트차림에 수갑을 찬 이 전 전무는 수감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이용호씨에게 돈을 받았느냐.’는등의 질문에 “아니다.”며 고개를 몇차례 흔든 뒤 굳은표정으로 호송차량에 올라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전 전무는 “보물발굴 사업은 개인 이익이 아닌국익을 위한 사업이었으며 이용호씨에게 땅을 판 것은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조흥캐피탈 매각과관련, “위성복 조흥은행장에게 전화해 ‘이용호씨가 인수하려고 하는데 불이익은 주지 말라’고 말한 적은 있다.”며 청탁 전화를 한 부분은 시인했다. 장택동 조태성기자 taecks@
  • 엔론은 소돔과 고모라였다

    파산한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의 기업문화는 돈과 섹스,방탕한 생활이 뒤엉킨 칵테일이었다고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엔론에서는 사내 불륜이 만연했고,고위임원들 사이에 이혼은 유행이었다.심야회의가 끝난 뒤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정사 얘기는 휴스턴 시내에 자자했다. 전직 에너지 거래담당자는 “개인생활에서도 규칙이란 존재하지않았다.회사와 관련되지 않은 일이 없었고,섹스와 돈 등 모든 게 아슬아슬해야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텍사스 휴스턴은 1980년대 중반 석유가격의 붕괴로 석유 회사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새롭게 등장한 엔론이 메꾸면서 순식간에 엔론의 도시로 바뀌었다. 엔론 임원들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명 인사들이 모여사는 휴스턴 교외 최고급 주택단지인 리버 오크스에 초호화 저택들을 짓기 시작했다.엔론의 기업문화에 새 바람을일으킨 제프 스킬링 전 사장은 바닥 대리석에서 소파,벽지,그림에 이르기까지 자기 집을 엔론의 기업 색깔인 검은색과흰색으로 장식했다.휴스턴 일대에서 ‘엔론부인’으로 통하는 엔론직원 부인들은 메르세데스 승용차와 최고급 모피,가죽 바지로 유명했다. 스킬링은 하버드대나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졸업자중 최고의 인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남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고 ‘탐욕과 보상’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엔론은 “승진 아니면 해고”라는 시스템을 채용했다.직원들 실적을 5단계로 평가해,매년 가장 낮은 단계의 평점을 맞은 15%를 해고하는 살벌한 경쟁체제를 갖췄다.하지만 최고의 실적을 낸 직원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센티브가 주어졌다.상여금 지급일은 ‘자동차의 날(Car Day).’최우수 직원들에게 줄 최고급 스포츠카들이 줄지어 서 있기 때문이다. 엔론은 밖으로 직원들이 기쁘게 일하는 가족같은 회사라고홍보했다.실상 안으로는 성적·금전적으로 밀착돼 직원들은일종의 도덕 불감증에 빠져들었다. 김균미기자 kmkim@
  • 황수정씨 보석…간통訴 취소 1억원 합의

    히로뽕 투여 혐의로 구속기소돼 다음달 2일 선고 공판을앞둔 인기탤런트 황수정(31·여)씨가 28일 법원의 보석허가로 수감생활 78일만에 석방됐다. 수원지법 형사 1단독 하명호(河明鎬)판사는 이날 황씨와강모(34·유흥업소 영업사장)씨에 대해 각각 보증금 500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하 판사는 “히로뽕 투여 혐의와 관련한 심리는 지난해 12월말 이미 끝나 결론이 난데다 추가 기소된 간통혐의의고소가 취소돼 더 이상 재판을 할 이유가 없고 증거인멸의가능성도 없다.”며 허가사유를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4시40분쯤 검은색 코트 차림에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구치소 문을 나선 황씨는 “물의를 일으켜죄송하다.”며 짧게 출감 소감을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황씨와 강씨는 강씨의 부인 박모씨에게 각각 1억원과 5000만원의 합의금을 주고 강씨는 두딸의 양육비를 보조하는 조건으로 간통혐의에 대한 고소취소에 합의했으며,박씨는 재판부에 고소 취소장을 제출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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