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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브리핑]

    주식 담보대출자 신용평가 불이익 안받아 유가증권을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에서 돈을 빌린 투자자들이 신용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15일부터 신용조회사(CB)에서 개인신용평가를 할 때 한국증권금융 유가증권 담보대출을 ‘은행권 대출’로 분류해 적용한다고 13일 밝혔다.이 대출은 증권 위탁계좌에 예탁된 유가증권을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이 투자자에게 대출해 주는 서비스이다. 그동안 신용조회사는 신용평가 기준이 되는 평균 불량률(3개월 이상 연체율)을 산정할 때 이 대출을 은행권 대출보다 리스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로 분류했다. 이 때문에 신용평점 산출 때 불리했다. 그러나 실제 이 대출의 평균 불량률은 0.47%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1.27%)보다 훨씬 낮다. 금감원은 이번 조치로 유가증권 담보대출 이용자 9만 6000명 가운데 1만 9000명(20%)의 신용평점이 상승하고 이 가운데 1만명(10.4%)은 신용등급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SK-창조혁신센터 “벤처 중동 진출 지원” SK그룹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13일 “사우디텔레콤(STC)과 공동으로 중동 시장에 진출해 현지에서 사업화를 진행할 벤처기업을 선발,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SK그룹과 대전센터는 지난 11월 공모전을 실시해 최종 선발된 벤처기업을 내년 2월 중 사우디로 진출시킬 계획이다. SK그룹은 “우리나라의 창조경제가 육성한 벤처기업이 처음으로 사우디에 진출하는 사례이며 우리나라가 사우디의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롯데호텔 청바지 유니폼 ‘파격 실험’ 롯데호텔이 직원들에게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히는 파격실험을 한다. 롯데호텔은 내년 1월 서울 명동에 문을 여는 롯데 비즈니스호텔 ‘L7’ 직원 유니폼을 검은색 정장 대신 캐주얼로 한다고 13일 밝혔다. 호텔업계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롯데호텔은 여성을 타깃으로 한 호텔답게 SM타운,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와 제휴한 상품을 내놓고, 여성 고객을 위한 ‘풋스파’(발마사지 등)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 [아하! 우주] 큐리오시티, 화성 모래언덕 사상 첫 촬영

    [아하! 우주] 큐리오시티, 화성 모래언덕 사상 첫 촬영

    머나먼 화성에서 임무수행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 로버가 처음으로 지구 밖 사구(砂丘)의 모습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NASA는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화성 사구와 생생한 모래 확대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전인미답의 화성 모래는 지구와 마찬가지로 물결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눈에 띈다. 또한 확대된 모래 사진에는 일정한 크기의 고운 알갱이가 마치 보석처럼 빛나는 모습이 담겨있어 경외감마저 자아낸다. 이 사진은 지구시간으로 지난 5일, 화성시간으로 큐리오시티가 화성 탐사를 시작한지 1184솔(SOL·화성의 하루 단위.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로 지구보다 조금 더 길다)에 배그놀드(Bagnold Dunes)라 불리는 사구에서 촬영한 것이다. 샤프산 북서쪽 자락에 위치한 검은색 모래언덕인 배그놀드는 2층 빌딩 높이로 전체적으로 검은 색을 띄고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배그놀드는 아직도 ‘살아있는’ 상태로 화성 바람을 타고 지구시간으로 매년 1m 정도씩 움직인다. 지난달 말 이곳에 첫 바퀴를 굴린 큐리오시티는 팔에 장착된 ‘MAHLI’(Mars Hand Lens Imager)라는 특수 카메라로 화성 모래의 모습을 정밀하게 촬영했다. MAHLI는 폭 4cm 정도의 소형 카메라지만, 최고 12.5㎛의 세밀한 분해능을 가지고 있어 암석등 표면 구조를 연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이자 칼텍 공대 베타니 애흘만 박사는 “이번 탐사로 화성 사구의 구조와 성분에 대한 정보를 얻게될 것”이라면서 “과거 로버가 모래지대를 지나간 적은 있으나 이번같은 활동적인 사구는 아니었다” 고 설명했다. 한편 지구 달력으로 3년 전인 지난 2012년 8월 6일 우리 돈으로 2조 8000억 원을 들여 만든 큐리오시티는 무사히 이곳 화성에 착륙했다. 이후 성공적으로 탐사를 벌이고 있는 큐리오시티는 2년 8개월 만인 지난 4월 총 10km의 주행거리를 돌파했다. 현재 샤프산 기슭에 도착해 수개월 째 탐사중인 큐리오시티는 느릿느릿 움직이지만 소중한 정보를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크레이터 중앙에 우뚝 선 샤프산은 침전물이 쌓여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 높이가 땅바닥을 기준으로 1만 8000피트(5,486m)에 달해 지구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해수면 기준 8,848m)보다 실제로는 더 높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블랙 앤 오렌지…두 얼굴 가진 ‘야누스 고양이’ 인기

    블랙 앤 오렌지…두 얼굴 가진 ‘야누스 고양이’ 인기

    로마 신화에 나오는 두 얼굴을 자긴 신 ‘야누스’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외모의 고양이가 인터넷 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비너스’라는 이름의 이 고양이는 얼굴의 절반이 오렌지색, 나머지 절반이 검은색으로 뒤덮여 있다. 마치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가면을 쓴 듯한 이 고양이는 주인이 털 염색을 시키는 등 인위적인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닌 선천적으로 얼굴의 털 색깔이 상반된 특징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전문가들의 눈길마저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양쪽의 눈동자 색깔도 판이하게 달라 오묘한 매력의 고양이 인형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실제로 다수의 미국 텔레비전 쇼와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등에서 소개된 바 있으며, 주인이 만든 비너스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91만 6000명이 ‘좋아요’를 누를 만큼 인기가 높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비너스의 주인은 “길거리에 버려졌던 유기묘인 비너스를 처음 데리고 온 것은 2009년이다. 당시에도 비너스는 서로 다른 두 고양이를 합쳐 놓은 듯한 독특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비너스의 얼굴 털을 염색했다거나 포토샵으로 편집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이는 모두 100% 자연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너스의 얼굴 양쪽의 털 색깔이 다른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비너스가 태어나기 전 어미의 뱃속에서 검은색 털을 나타나게 하는 유전자가 온 몸에 불규칙적으로 퍼진 반면, 오렌지색 털을 나타나게 하는 유전자는 몸의 특정 부위에서만 자리잡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욕심나고 갖고 싶은 키 작은 앵클부츠

    욕심나고 갖고 싶은 키 작은 앵클부츠

    발목까지 오는 길이의 앵클부츠는 가을 신발로 여겨졌다. 더 추워지면 으레 종아리를 감싸는 롱부츠를 꺼내기 마련이다. 올해는 신발장 속 배치가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예보되면서 짧은 부츠가 겨울까지 점령할 기세다. 앵클부츠는 활용성이 좋다. 일년 중 길어야 두세 달 신는 롱부츠와 달리 한여름만 빼고 사계절 신을 수 있다. 신고 벗기도 편해 나이를 가리지 않고 여성들의 사랑을 받는다. 금강제화는 지난 두 달 3만 1000켤레의 앵클부츠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 3000 켤레)보다 34% 늘었다. 온라인몰인 옥션에서도 지난달 앵클부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29% 증가했다. 장규훈 GS샵 편성전략팀장은 “지난해 이맘때는 롱부츠나 패딩부츠를 주로 판매했는데 올해는 앵클부츠와 운동화를 주로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김새와 장식에 따라 앵클부츠를 여러 종류로 구분한다. 최근 유행하는 첼시부츠는 날렵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부터 착용하던 발목이 긴 승마용 부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남녀 모두 신는 유니섹스 아이템이다. 옆면에 고무밴드가 있어 신고 벗기 편하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가 즐겨 신어 ‘비틀 부츠’라고도 한다. 1961년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영국 런던의 신발가게 ‘아넬로 앤드 데이비드’에서 첼시부츠를 발견하고 굽을 추가해 네 켤레를 주문하면서 비틀스의 패션을 완성했다. 1960년대에 크게 유행했으며 2010년대 들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첼시부츠는 검은색이 대부분이다. 중성적인 느낌의 검정 의상에 앞코가 뾰족한 첼시부츠를 신으면 ‘센 언니’ 스타일이 완성된다. H라인의 스커트나 미니원피스에 신으면 섹시해보일 수 있다. 디커부츠는 19세기 미국 서부의 카우보이 부츠에서 영감을 받은 짧은 부츠다. 원조는 프랑스 디자이너 이자벨 마랑이다. 디커부츠는 이 브랜드의 신발 상품 이름이지만 지금은 웨스턴 숏 부츠를 일컫는 대명사가 됐다. 캐주얼부터 정장 차림까지 두루 어울리는 실용적인 신발로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신는다. 스웨이드 소재로 6㎝ 높이의 두툼한 나무 굽이 있어 키가 커 보인다. 신발 옆선 가운데가 볼록하게 올라와 정면에서 보면 발목이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전투화에서 유래한 워커부츠는 투박한 굽과 끈을 묶는 레이스업 디자인이 특징이다. 일년 내내 신을 수 있고 활용성이 좋다. 강주원 금강제화 디자인 실장은 “중성적인 디자인과 매력적인 장식이 있어 편안한 캐주얼 차림에도 어울릴 뿐 아니라 여성스러운 옷에 신으면 대조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어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즐겨 신는다”고 말했다. 40대 이상 중장년 여성은 부츠 내피에 합성 퍼(털)를 사용한 앵클 퍼부츠를 선호한다. 털이 있어 따뜻하고 발목 부분을 접었다 펼 수 있어 실용적이다. 박미선 현대홈쇼핑 명품잡화팀 상품기획자(MD)는 “표면이 단단하고 탄력 있는 염소가죽을 겉에 사용한 퍼부츠는 발목을 완전히 덮지만 지퍼를 내린 뒤 접으면 앵클부츠로 변신한다”면서 “와이드팬츠나 스커트에 신으면 고급스럽다”고 조언했다. 부티힐은 여성스럽고 화려한 옷차림에 어울린다. 부츠 형태의 하이힐이라고 보면 된다. 앞코가 날렵하고 굽이 아찔해 각선미를 돋보이게 한다. 검정 미니원피스에 부티힐을 신어 포인트를 주면 연말 모임이나 파티에 적합하다. 스타킹이나 레깅스의 색이 부츠와 다르면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다. 올 한 해 크게 유행한 바지 통이 넓은 와이드팬츠는 앵클부츠와 찰떡 궁합이다. 이지선 신세계인터내셔날 아크네스튜디오 마케팅 담당자는 “발목 위로 올라오는 길이의 와이드팬츠에 앞코가 뾰족하고 굽이 있는 앵클부츠를 신으면 맵시를 살릴 수 있다”면서 “한겨울에는 통이 상대적으로 좁은 모직 소재 슬랙스 팬츠를 고르면 좋다”고 말했다. 몸에 달라붙는 스키니진도 소화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베이지, 브라운, 버건디 색의 낮은 굽 앵클 부츠와 함께 입으면 자유롭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유정원 LF 이자벨 마랑 바이어는 “앵클부츠는 낙낙한 느낌의 보이프렌드 핏이나 연청색 디스트로이드(찢어진) 청바지와도 잘 어울린다”면서 “플레어스커트나 원피스에 신으면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키가 작고 다리가 짧다면 긴 치마나 바지보다는 짧은 하의를 입는 게 좋다. 허리선이 높은 하이웨이스트 스커트나 반바지에 타이츠를 신는 게 적당하다. 종아리에 자신이 없다면 앵클부츠보다는 롱부츠를 신는 편이 낫다. 다만 와이드팬츠와 앵클부츠의 궁합이라면 종아리 굴곡을 감출 수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줄무늬 염색한 ‘호랑이 개’… “동물학대” 논란

    중국의 한 거리에서 진한 염색을 한 개들이 거래되고 있어 동물보호운동가들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 인민망 등 현지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대도시인 충칭의 거리에서는 작은 강아지에게 주황색과 검은색 염색제를 이용해 마치 호랑이처럼 보이게 한 뒤 이를 내다파는 상인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생후 2~3개월의 강아지들은 언뜻 보기에 호랑이 또는 너구리로 착각할 정도로, 본연의 색이 전혀 남아있지 않을 만큼 진한 염색이 되어 있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이 강아지들을 ‘호랑이 가죽의 개’(虎皮狗)라고 부른다. 특히 판매상들은 이 강아지들의 눈이나 입, 코 주위까지 짙은 색으로 염색해 동물보호운동가와 수의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충칭 동물병원의 한 수의사는 현지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만약 판매상들이 털을 염색할 때 신체에 무리가 없는 염색제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강아지들이 염색 도중 조금이라도 털을 핥았다면, 그 독성에 중독돼 수 주 내에 죽을 수도 있다” 면서 “명백히 처벌받아야 할 동물학대 행위”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설사 염색을 ‘당한’ 강아지들이 당장 죽지 않더라도, 염색제의 유해한 성분 때문에 신장 질환이 생기거나 조기에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인민망은 “염색된 강아지들이 인터넷에서 팔려나가고 있는데, 구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아지가 죽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물 권리 보호를 위한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인 PETA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개는 매우 영리한 동물이다. 절대 장난감이 아니다. 이러한 방법은 개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에게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LA 총격’ 부부 집에 폭탄 12개… 계획적 테러 무게

    ‘LA 총격’ 부부 집에 폭탄 12개… 계획적 테러 무게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부부 집에서 폭탄과 실탄 수천여 발, 폭발물 장치 등이 발견되면서 계획적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 남편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여행했으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FBI의 용의 선상에 있는 테러리즘 관련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것에 주목하며 범행 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3일 FBI에 따르면 총격 용의자 사이드 파룩(28)과 부인 타시핀 말리크(27)의 집에서 파이프 폭탄 12개와 실탄 3000여 발, 폭발물 장치 수백여 개가 발견됐다. 이들이 총기 난사 후 도주하는 데 이용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도 자동소총 2정과 권총 2정, 실탄 1600여 발이 나왔다. 이들이 그동안 범행을 계획했다는 점과 14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다친 이번 사건보다 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직까지 이들의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문제는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미 본토를 겨냥한 테러 위협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이들이 IS 등 테러리스트와 연계가 된 것인지 또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변해 파리 테러 이후 처음으로 미 본토에서 테러를 감행했는지 여부다. 데이비드 보디치 FBI LA지국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시민권자인 파룩은 2003년 성지순례 기간에 수 주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체류했으며 지난해 7월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여행 갔다가 파키스탄 출신인 아내 말리크와 입국했다”고 밝혔다. CNN 등 미 언론은 복수의 경찰 관계자 말을 인용해 독실한 무슬림인 파룩이 명백히 급진화돼 왔으며 특히 당국의 대테러 수사를 받아 온 1명 이상과 전화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연락을 주고받은 것은 몇 개월 전 일이며 빈번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한 연계”라고 설명한 뒤 “이들의 의사소통이 이번 총기 난사 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과의 회의 직후 “현재로서는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면서도 “테러와 관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물론 일각에서는 파룩이 송년 행사에서 동료와 다툰 뒤 자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잘 알려지지 않은 복지시설을 공격한 점, IS 등 이슬람 테러단체가 이번 사건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테러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나우! 지구촌] 줄무늬 염색한 ‘호랑이 개’… “동물학대” 비난

    [나우! 지구촌] 줄무늬 염색한 ‘호랑이 개’… “동물학대” 비난

    중국의 한 거리에서 진한 염색을 한 개들이 거래되고 있어 동물보호운동가들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 인민망 등 현지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대도시인 충칭의 거리에서는 작은 강아지에게 주황색과 검은색 염색제를 이용해 마치 호랑이처럼 보이게 한 뒤 이를 내다파는 상인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생후 2~3개월의 강아지들은 언뜻 보기에 호랑이 또는 너구리로 착각할 정도로, 본연의 색이 전혀 남아있지 않을 만큼 진한 염색이 되어 있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이 강아지들을 ‘호랑이 가죽의 개’(虎皮狗)라고 부른다. 특히 판매상들은 이 강아지들의 눈이나 입, 코 주위까지 짙은 색으로 염색해 동물보호운동가와 수의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충칭 동물병원의 한 수의사는 현지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만약 판매상들이 털을 염색할 때 신체에 무리가 없는 염색제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강아지들이 염색 도중 조금이라도 털을 핥았다면, 그 독성에 중독돼 수 주 내에 죽을 수도 있다” 면서 “명백히 처벌받아야 할 동물학대 행위”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설사 염색을 ‘당한’ 강아지들이 당장 죽지 않더라도, 염색제의 유해한 성분 때문에 신장 질환이 생기거나 조기에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인민망은 “염색된 강아지들이 인터넷에서 팔려나가고 있는데, 구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아지가 죽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물 권리 보호를 위한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인 PETA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개는 매우 영리한 동물이다. 절대 장난감이 아니다. 이러한 방법은 개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에게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장애인시설 연말파티서 총기 난사… 테러 가능성 주목

    美 장애인시설 연말파티서 총기 난사… 테러 가능성 주목

    미국에서 올 들어 최악의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했다. 콜로라도주의 한 낙태 옹호 단체 진료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나흘 만에 끔찍한 참사가 되풀이됐다. 더구나 지난달 13일 사상 최악의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 경계가 높아진 상황에서 테러와 유사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미 전역에 불안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2일 오전 11시 11분쯤(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시의 발달장애인 복지시설 ‘인랜드 리저널 센터’(IRC)에 방탄조끼까지 입고 중무장한 괴한 2명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최소 14명이 숨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17명 중에도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 발생 당시 IRC의 2층 대형 회의실에서는 시 공공보건국 직원들이 연말 파티를 하고 있었다. 한 부상자는 “(회의실) 문이 열린 뒤 두 명이 들어와 30초 정도 총을 쏘고 장전하더니 다시 난사했다”고 말했다. 바깥에 있던 직원들은 다른 방으로 숨고 문 앞에 가구로 바리케이드를 쳤다고 증언했다. 군복 차림에 스키 마스크를 쓴 용의자들은 범행 뒤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도주했으나 경찰은 총격전 끝에 용의자 2명을 사살했다. 재러드 버건 시 경찰국장은 “미국에서 태어난 28세의 무슬림 사이드 R 파룩과 27세 여성인 타시핀 말릭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버건 국장은 “괴한들이 중무장한 채 미리 준비한 자동소총(AF-15)을 난사했다”면서 “테러 관련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보디치 미 연방수사국(FBI) LA지국 부지국장은 “직장 내 폭력 사건 가능성과 테러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말했다. 한 명이 무차별적으로 공중을 공격하고 자살하던 미국의 기존 총기 난사 범행 방식과 다르게 ▲중무장한 2명이 연루된 계획 범죄였다는 점 ▲파티 일정과 참석자를 아는 동료가 개입된 정황이 드러난 점 ▲추격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금속 파이프를 천에 싼 위장 폭탄을 차창 밖으로 던지는 등 도주 계획까지 세웠다는 점에서 테러 연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AP통신은 파룩과 말릭이 부부이거나 약혼한 사이라고 보도했다. LA타임스는 파룩 부친의 말을 인용해 “파룩은 몇 달 전 사우디아라비아를 여행한 뒤 미국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파룩이 과묵한 스타일로 몇 년 전부터 종교에 심취해 수염을 기르거나 종교 예복을 입기도 했지만 총기 난사에 연루될 가능성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전했다. 샌버너디노 공공보건국 식품조사원인 파룩은 파티에서 다른 사람과 논쟁을 하고 화가 난 모습으로 자리를 떴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 말릭과 함께 현장에 다시 나타나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밤길 2.9㎞ 쫓고 목 졸려도 뺑소니범을 놓칠 순 없었다

    밤길 2.9㎞ 쫓고 목 졸려도 뺑소니범을 놓칠 순 없었다

    5대의 택시와 10여명의 목격자 중 유일하게 1대의 택시만이 거친 배기음을 울리며 뺑소니차를 뒤쫓기 시작했다. 50대 중반의 택시기사는 초겨울 밤공기를 가르며 3㎞가량 추격전을 펼쳐 결국 뺑소니범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이 차에 치인 30대 남성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절명하고 말았다. 대기업 직원으로 다음달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 지난달 25일 0시 15분 서울 여의도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 앞 횡단보도. 차를 세우고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박실하(56)씨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는데도 검은색 포르테쿱 승용차가 그대로 질주해 파란불인 횡단보도를 가로질렀다. ‘쿵’ 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고 비명소리가 났다. 박씨는 일렬로 정차된 택시 중 맨 뒤쪽에 있어 사고 장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뺑소니 사건임을 직감한 그는 비상등을 켜고 추격을 시작했다. 그의 앞에 있던 택시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본능이 발동해 무작정 추격을 시작했지만 어떤 게 뺑소니차인지 식별할 수가 없었다. 창문 사이로 빠르게 지나가는 차의 형체만 봤을 뿐 정확한 차종도 차량번호도 모른 채 무조건 가속페달을 밟았다. 얼마 후 거칠게 속도를 붙이며 지그재그로 추월해 가는 승용차 한 대가 눈에 띄었다. 시속 90㎞ 정도로 바짝 뒤쫓은 박씨는 그 차가 뺑소니차임을 직감했다. 확신에 찬 추격이 시작됐다. 원효대교를 건너 사고 지점에서 2.9㎞ 정도 떨어진 KB국민은행 원효지점. 이곳에서 뺑소니차는 인도로 바짝 붙인 뒤 골목길로 들어가려고 우회전을 시도했다. 그 순간 박씨가 급정거하며 앞을 가로막았다. 차의 앞범퍼가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112를 눌렀다. 0시 23분. 사고 발생 후 8분이 지난 때였다. 뺑소니범은 궁지에 몰려서도 도주를 포기하지 않았다. 차를 홱 뒤로 빼더니 빈틈을 이용해 골목에 있는 C빌딩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차 앞부분이 보이지 않게 주차장 벽에 바짝 붙였다. 박씨가 경적을 울리며 따라 들어왔고 그 차 옆에 다시 차를 갖다 댔다. 0시 27분. 박씨는 경찰에 다시 정확한 위치를 알렸다. 1분쯤 지났을까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뺑소니범이 차에서 내렸다. 박씨도 따라 내렸고 두 사람은 엉겨붙어 몸싸움을 벌였다. 뺑소니범은 박씨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갑자기 흉기라도 꺼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적이 겁도 났다. 몸싸움은 경찰이 경광등을 켜며 현장에 도착하면서 끝났다. 신고 후 5분. 그의 인생에서 가장 길게 느껴진 5분이었다. 범인 황모(28·회사원)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38%의 만취 상태였다. 영등포경찰서는 황씨를 도주차량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박씨는 “2010년 서강대 앞에서 오토바이를 치고 달아난 뺑소니범을 잡은 적이 있다”면서 “또다시 눈앞에서 뺑소니 사고를 보는 순간 무조건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독일경찰 새 유니폼 악당 ‘다스베이더’ 복장 닮았네

    독일경찰 새 유니폼 악당 ‘다스베이더’ 복장 닮았네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수호하는 경찰관의 복장이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악당과 비슷하다면? 최근 유럽언론들이 독일경찰의 새 유니폼이 다스베이더의 복장을 닮았다는 보도를 내놔 화제에 올랐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먼저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오른 이 유니폼은 얼마 전 독일 내무부 장관이 뮌헨에서 발표한 현지경찰(POLIZEI)의 새 복장이다. 이 유니폼의 가장 큰 특징은 다스베이더의 투구를 닮아보이는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헬멧이다. 여기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망토스타일의 복장까지 웬지 악당같은 분위기가 스며나오는 것은 사실. 심지어 새 유니폼을 입고 모델이 된 경찰관까지 옷을 입어보고 당황했다는 후문. 그러나 이 유니폼을 단순히 웃기게 보인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경찰관을 보호하는 첨단 기술이 내장됐기 때문이다. 먼저 '냄비를 쓴 것 같다' 고 네티즌들이 조롱한 이 헬멧은 총알을 팅겨내는 티타늄으로 제작된 방탄이며, 옷감 역시 세라믹 소재로 이루어져 착용시 매우 가볍다. 현지언론은 "이슬람국가(IS)등 국가와 도시를 위협하는 테러 세력을 제어하는데 독일의 새 경찰 유니폼이 도움이 될 것" 이라면서도 "영화 '로보캅' 보다는 악당 '다스베이더' 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나우! 지구촌] 호랑이 굴에서 살아남은 염소…비법은?

    [나우! 지구촌] 호랑이 굴에서 살아남은 염소…비법은?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 옛 속담을 그대로 입증한 ‘염소’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시베리안 타임즈가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주(州)의 사파리 공원 측이 공개한 사진은 매우 사나워 보이는 호랑이 한 마리가 우리의 지붕 위에 올라가 있고, 지붕 아래에는 검은색 염소 한 마리가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어쩐지 ‘주객전도’를 연상케 하는 이 장면의 주인공은 ‘아무르’라는 이름의 호랑이다. 평소 이 호랑이는 일주일에 한번 산 채로 동물을 사냥하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비록 사파리 내부에 살고 있지만 야생성을 잃지 않은 까닭에 염소나 토끼를 사냥하는 방법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사파리 관계자에 따르면 호랑이 ‘아무르’에게 접근한 염소는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호랑이의 천막으로 들어가 자리를 차지했으며, 호랑이 역시 염소를 ‘점심거리’로 해치우지 않은 채 내버려 뒀다. 포식자와 먹잇감의 ‘공존’이 시작된 이후 더욱 특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호랑이가 사냥을 거부하기 시작한 것. 사육사는 “아무래도 이 염소는 살면서 단 한 번도 호랑이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호랑이가 피해야 하는 두려운 존재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호랑이가 머무는 천막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어 “호랑이는 이 염소를 만난 이후 사냥을 하지 않으려 하는 습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아직까지 미스터리”라면서 “염소의 용맹함이 스스로의 목숨을 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육사들은 둘도 없는 절친이 된 호랑이와 염소가 함께 나란히 휴식을 취하거나 사파리 내부를 어슬렁거리는 모습과, ‘집주인’인 호랑이 대신 염소가 천막 아래에서 쉬는 아이러니한 장면을 꾸준히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원한 의회주의자 ‘마지막 등원’… 고인의 육성 들리자 오열

    영원한 의회주의자 ‘마지막 등원’… 고인의 육성 들리자 오열

    유신 독재와 목숨을 내걸고 싸웠던 영원한 의회주의자이자 9선 의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국회를 찾은 26일, 오전부터 흩날리던 진눈깨비는 오후 2시쯤부터 함박눈으로 변했다. 체감 기온 영화 5도의 추위와 하늘을 뒤덮은 눈보라는 고인과 결코 ‘영결’(永訣·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영원히 헤어짐)하고 싶지 않을 유족들은 물론 장례위원, 주한 외교단과 조문 사절, 각계 인사와 시민들의 마음을 더 비통하게 만들었다. 6·25전쟁 직전인 1950년 장택상(1893~1969)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거산’(巨山·김 전 대통령의 호)의 정치 역정이 제1공화국에서 제6공화국까지 여야를 넘나들며 한국 현대사를 관통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주듯 세대와 정파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추모객들이 영결식장을 찾았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맞수’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전현직 의원들도 대거 참석하는 등 고인의 유훈대로 화합과 통합의 장을 연출했다. ●이명박 前대통령·권양숙 여사 참석 전직 대통령 중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유일하게 참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차가운 날씨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이 대신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불참했다. 주최 측은 1만여석을 마련했지만 갑작스러운 한파 탓에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오후 1시 50분쯤 김 전 대통령의 영정과 유해를 모신 검은색 링컨 리무진 운구차가 국회로 들어서자 식장에 모여 있던 내빈과 추모객이 기립했다. 부인 손명순 여사와 은철·현철씨, 혜영·혜경·혜숙씨 등 직계가족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김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덕룡 전 의원,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광석 전 청와대 경호실장 등 상도동계 인사들이 비통한 표정으로 운구를 맞이했다. 김동건 아나운서의 개식 선언과 함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약력 보고가 이어졌다. 정 장관은 “헌정 사상 최연소 국회의원이자 최다선 국회의원으로 의원직 제명과 2차례에 걸친 가택연금을 당하셨다”고 설명했다.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조사와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추도사가 계속됐다. 고인과 가족들의 종교인 기독교를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교의 추모 의식이 끝난 뒤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기록 영상물이 상영되면서 숙연함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박정희 독재 정권과 맞서며 일갈한 “아무리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1985년 전두환 정권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했을 당시 경찰 앞에서 “날 감금할 수는 있어. 이런 식으로 힘으로 막을 순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은, 마음은 전두환이 빼앗지는 못해”라는 고인의 육성이 흘러나오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상영된 기록영상물 유족이 직접 골라 반면 대통령 재직 시절 어린이날 행사 중 여자 어린이가 “대통령 할아버지가 ‘학실히’(확실히)라고 하신 걸 많이 봤는데 정확하게 발음해 주세요”라는 짓궂은 부탁을 했음에도 김 전 대통령이 활짝 웃으며 “학실히”라고 응하는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났을 땐 영결식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김 전 대통령의 흑백사진을 배경으로 “누구나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우리 후손들이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으로 여길 수 있는 나라가 신한국입니다. 우리 모두 이 꿈을 가집시다”라는 199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사가 나왔다. 영상에 담긴 자료 화면은 유족들이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휠체어를 탄 손 여사가 석석원 전 청와대 비서관의 도움을 받아 헌화 및 분향에 나섰고 차례로 직계 유족들이 한 명씩 단상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어 권양숙 여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 정의화 국회의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양승태 대법원장, 황교안 총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까지 차례로 헌화와 묵념을 했다. 마지막을 장식한 건 김 전 대통령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가곡 ‘청산에 살리라’였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바리톤)와 청소년합창단이 함께 불렀다.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에 따라 3군(육해공군) 통합 조총대가 21발의 조총을 쏘아 올리고 조악 연주가 울려 퍼지면서 1시간 20분의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김 전 대통령도 30여년을 함께한, 분신과도 같던 국회와 ‘영결’했다. 영결식에서는 김 전 대통령을 모셨던 이들은 물론 한때 경쟁하거나 대립했던 인사들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 김옥두·이훈평 전 의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이사장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이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일부터 함께 빈소를 지킨 데 이어 영결식과 동작동 현충원에서 진행된 안장식까지 동행했다. 이 밖에 전남 강진 흙집에서 칩거하다가 부음을 접하고 서울로 올라와 줄곧 빈소를 지켰던 손학규 새정치연합 전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눈에 띄었다. ●與 “업적 재평가” 野 “민주주의 사수” 김수한 의장은 영결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거산은 가셨지만 그 뜻은 앞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후배들이 (김 전 대통령의) 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개혁 업적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당신께서 평생 싸워 이룬 민주주의가 다시 흔들리고 역사가 거꾸로 가는 상황에서 떠나보내게 되니 한없이 착잡하다. 이젠 후배들에게 남겨진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호랑이 굴에서도 살아남은 염소의 비법

    호랑이 굴에서도 살아남은 염소의 비법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 옛 속담을 그대로 입증한 ‘염소’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시베리안 타임즈가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주(州)의 사파리 공원 측이 공개한 사진은 매우 사나워 보이는 호랑이 한 마리가 우리의 지붕 위에 올라가 있고, 지붕 아래에는 검은색 염소 한 마리가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어쩐지 ‘주객전도’를 연상케 하는 이 장면의 주인공은 ‘아무르’라는 이름의 호랑이다. 평소 이 호랑이는 일주일에 한번 산 채로 동물을 사냥하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비록 사파리 내부에 살고 있지만 야생성을 잃지 않은 까닭에 염소나 토끼를 사냥하는 방법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사파리 관계자에 따르면 호랑이 ‘아무르’에게 접근한 염소는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호랑이의 천막으로 들어가 자리를 차지했으며, 호랑이 역시 염소를 ‘점심거리’로 해치우지 않은 채 내버려 뒀다. 포식자와 먹잇감의 ‘공존’이 시작된 이후 더욱 특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호랑이가 사냥을 거부하기 시작한 것. 사육사는 “아무래도 이 염소는 살면서 단 한 번도 호랑이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호랑이가 피해야 하는 두려운 존재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호랑이가 머무는 천막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어 “호랑이는 이 염소를 만난 이후 사냥을 하지 않으려 하는 습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아직까지 미스터리”라면서 “염소의 용맹함이 스스로의 목숨을 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육사들은 둘도 없는 절친이 된 호랑이와 염소가 함께 나란히 휴식을 취하거나 사파리 내부를 어슬렁거리는 모습과, ‘집주인’인 호랑이 대신 염소가 천막 아래에서 쉬는 아이러니한 장면을 꾸준히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마지막 가시는 길에 다시 한번 명복 빌어”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박 대통령은 발인 예배가 끝난 뒤인 오후 1시 5분쯤 검은색 코트 차림으로 빈소에 도착했다. 이병기 비서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현기환 정무수석이 함께했다. ●김현철 “많이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 대통령은 빈소 밖에 대기 중인 영구차 옆에 서서 두 손을 모은 채 관이 도착하기를 기다렸고, 도열병이 관을 운구차에 싣는 모습을 지켜보다 영정 사진이 다가오자 목례했다. 관을 실은 영구차의 트렁크가 닫힌 뒤 고인의 차남 현철씨 등 유족들과 함께 영구차 앞으로 다가가 거듭 고개 숙여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두 손으로 현철씨 손을 잡고 “마지막 가시는 길에 다시 한번 명복을 빌고 영결식이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라며 위로했고 현철씨는 “몸도 불편하신데 와 주시고 많이 신경을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답례했다. 박 대통령은 현철씨로부터 다른 유족을 소개받고서는 “애 많이 쓰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유족들은 “편찮으신데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박정희 前대통령 발인 때와 ‘오버랩’ 박 대통령은 영구차가 움직일 때 마지막으로 고인을 향해 목례하고 영구차가 장례식장을 벗어나 국회 영결식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길지 않은 8분여의 시간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때 신민당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발인제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영정이 영결식장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것과 오버랩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야외 활동 자제를 권유한 주치의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병원 방문을 결심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그러나 박 대통령은 최대한 예우를 표하기 위해 운구 행렬이 출발하기 직전에 빈소인 서울대병원에 다시 가서 김 전 대통령과 영결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7박 10일간의 순방에서 지난 23일 귀국한 지 엿새 만인 29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하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등에 참석하기 위해 5박 7일간의 해외 순방길에 다시 오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전국이 다 내 고향”… 생전 뜻 따라 고향 흙 대신 마사토 뿌려

    김영삼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불꽃처럼 타올랐던 88년 인생의 마지막 육신은 장군 제2묘역 우측과 장군 제3묘역 왼쪽 능선에 자리잡았다. 2012년 차남 현철씨가 지관인 황영웅 영남대 교수와 함께 둘러보고 정해둔 곳으로, 풍수지리상 봉황의 왼쪽 날개에 해당하는 곳이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발인 예배는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목사가 집전했으며 유족과 김수한 전 국회의장, 김덕룡 전 의원 등 측근, 정관계 인사 100여명이 함께했다. 40분에 걸친 발인 예배 후 조문은 정오까지 이어졌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의 관을 실은 검은색 링컨 리무진과 유족, 장례식 참석 인사들을 태운 버스들이 국회로 이동했다. 영결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난 운구 차량은 오후 4시 10분쯤 서울 상도동 사저를 들렀다. 동네 주민 100여명은 골목 입구에서부터 도열해 눈시울을 붉히거나 휴대전화 사진을 찍으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합니다’라고 쓰인 검은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장손 성민씨가 영정을 들고 약 5분간 집 안을 한 바퀴 돌았다. 장남 은철씨 등 직계가족 15명이 뒤를 따랐다. 현관 복도를 지나 왼쪽 안방, 맞은편 식당을 지난 영정은 고인이 손님을 맞이했던 거실에서 제자리로 한 바퀴를 돌았다. 거실 벽면 가운데는 고인이 직접 쓴 ‘송백장청’(松栢長靑) 휘호가 걸려 있었다. 1969년 성북구 안암동에서 거처를 옮긴 이래 고인이 46년간 거주했던 상도동 자택은 고인은 물론 주변인들에게 단순한 집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민주화 운동의 거점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과 함께 민주화 논의의 성지였다. 고인이 차량 초산 테러를 당했던 곳도, 23일간 가택연금을 당했던 곳도 이곳이었다. 이어 운구 행렬은 자택에서 500m가량 떨어진 김영삼대통령기념도서관 앞을 지났다. 생전의 김 전 대통령이 “매일 출퇴근하고 싶다”고 되뇌었다던 곳이다. 방향을 튼 운구 차량은 당초 예정 시간인 오후 4시보다 40분 늦게 동작구 사당동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했다. 눈발이 날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조문객들이 몰려들었다. 마지막 의식은 국군 의장대의 받들어총, 조악 연주와 함께 시작됐다. 충혼당 앞에서 열린 안장식은 고인에 대한 경례, 헌화·분향, 운구, 하관, 흙을 관 위에 뿌리는 허토 순으로 이뤄졌다. 250석 규모의 식장 맨 앞줄엔 부인 손명순 여사 등 유족 대표와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자리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외 동교동계 인사들, 장의위원, 일반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차남 현철씨가 유족 대표로 헌화했고 정의화 국회의장이 조문객 대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장례 집행위원장 자격으로 헌화했다. 운구는 조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약 150m 떨어진 묘소 예정지까지 10여분간 이뤄졌다. 11명의 의장대가 태극기로 감싼 관을 조심조심 옮겼다. 현철씨는 하관하는 모습을 먹먹한 얼굴로 바라봤다. 뒤늦게 도착한 손 여사는 양쪽의 부축을 받고 맨 앞에 서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관을 지켜봤다. 허토 의식 후 평소 고인과 친분이 깊었던 고명진 목사가 부활대망예배를 집전했다. 본격적인 허토가 시작되자 현철씨는 무궁화가 그려진 관 상판 위에 흰 국화꽃잎을 두 손으로 수북이 집어 두번 뿌리고 흙을 뿌렸다. 전 국회의장들도 한 삽씩 손을 보탰다. 관이 흙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되자 참지 못한 현철씨가 “아버님, 아버님” 소리 내어 흐느꼈다. 손 여사의 충혈된 눈에서도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군악대의 조총 발사, 묵념 속에 참석자들은 각자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인의 고향인 경남 거제도에서 가져온 흙 대신 일반 마사토가 허토에 사용됐다고 한다. “전국이 다 내 고향”이라고 했던 고인의 뜻을 받들어서다. 관은 유족들이 마련한 것으로 고동색에 윤기가 조금 도는 나무 무늬만 있는 수수한 관으로 알려졌다. 묘소 봉분 앞에는 ‘제14대 대통령 김영삼의 묘’라고 새겨진 3.49m 높이의 목재 임시 묘비가 세워진다. 돌로 제작한 실제 비석은 내년 1월쯤 제막한다. 안장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현철씨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아버님께서 하늘에서라도 우리나라를 위해 끊임없이 걱정하고 지켜보시리라 생각한다”면서 “아버지의 유언인 ‘통합과 화합’이 우리 사회와 국민 전체에 큰 울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국회엔 검은색 대형 애도 현수막… 지방 200여곳 6만여명 조문

    국회엔 검은색 대형 애도 현수막… 지방 200여곳 6만여명 조문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24일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정·재계 주요 인사와 일반 시민의 추모 행렬이 사흘째 계속되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저마다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그의 정신을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까지 사흘간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총 2만여명을 훌쩍 넘겼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많은 국가 개혁을 하신 분인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 많은 국민이 비난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새롭게 다시 한번 재조명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거 검사로 활약하며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칭까지 붙었던 홍 지사는 1996년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YS키즈’다. 1990년 3당 합당 당시 김 전 대통령과 결별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홍사덕·이철 의원과 함께 꼬마 민주당을 창당했던 이기택 전 의원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이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오늘의 이 대한민국을 민주주의 국가로 만드는 데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는 가장 탁월한 공을 세운 분”이라며 “이분의 민주주의 정신을 따라서 이 나라가 더욱 성숙한 국가로 발전돼 나가길 빈다”고 말했다. ●김기춘 “민주화 과업 이룩한 역사적인 국가원수” 안희정 충남지사는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를 잃어 매우 애통하게 생각한다”며 “우리에게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할 책무가 맡겨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조문록에 ‘고인께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선두에 계실 때, 저는 이제 막 민주화 운동에 합류한 꼬마 대학생이었습니다. 고인으로부터 큰 은혜를 입고 삽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1992년 14대 대선을 이틀 앞두고 부산 초원복집에서 지역 기관장들과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하며 ‘우리가 남이가’라는 건배사를 외쳤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유족을 위로하면서 한동안 빈소에 머물렀다. 김 전 비서실장은 “김 대통령께서는 산업화 토양 위해서 민주화의 역사적 과업을 이룩하신 역사적인 국가원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을 자처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그리고 ’상도동계’ 김수한 전 국회의장,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도 사흘째 빈소를 지켰다. 재계에서는 손경식 CJ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발걸음을 했다. 손 회장은 “고인은 우리나라 민주화와 금융실명제 등 선진 제도를 도입한 훌륭한 지도자”라며 애도를 표했다.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는 ‘일본 국민과 정부를 대표해서 마음 깊이 조의를 표한다’라고 조문록에 쓴 뒤 “큰 위인을 잃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애써 슬픔을 참아가며 문상객을 맞이했다. 차남인 현철씨는 아침 일찍 나와 빈소를 지키며 문상객의 손을 하나하나 잡아가며 예를 표했다. 이어 오전 11시쯤 휠체어를 탄 채 빈소에 등장한 손명순 여사는 여전히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습으로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슬퍼했다. 손 여사는 좋지 않은 건강에도 불구하고 4시간가량 빈소를 지켰다. 김 전 대통령의 처남 손성환(82)씨는 빈소를 찾아 “새해마다 상도동에서 세배를 해서 이번에도 가게 될 줄 알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 전 대통령과 크고 작은 인연을 가진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정수선(61·여)씨는 태극기에 싼 액자를 소중히 안은 채 장례식장을 찾아 “1970년 부산의 한 선거 유세장에서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사진에 사인을 받았는데 그것을 액자에 넣고 태극기에 싸서 여태까지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정씨가 “꼭 대통령이 되세요”라고 소리치니 김 전 대통령이 “꼬맹이가 귀엽다”며 사인을 해줬다는 것이다. 정씨는 “살아 계셨을 때 다시 한번 직접 뵙고 싶었는데, 돌아가시고 나서야 이렇게 찾아왔다”며 눈물을 보였다.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주범 김용남씨도 빈소 찾아 일명 ‘용팔이 사건’으로 알려진 1987년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사건의 주범인 김용남(64)씨도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았다.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은 김씨를 만난 뒤 “(김씨가) 목사가 됐다더라. 조문을 길게 하진 않았으나 기도하고 묵념을 오래 했다”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정부 대표 분향소에는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의원 30여명은 국회 분향소를 찾아 단체로 헌화와 분향을 했다. 정부 분향소가 위치한 국회 본관 전면에는 ‘근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삼가 애도합니다’라고 적힌 검은색 대형 현수막도 새로 내걸려 한층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가 이뤄졌다. 전국 자치단체에 설치된 200여곳의 분향소에도 이날 오후 6시 현재 6만명이 넘는 조문객이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를 표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 대계마을 생가 옆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사흘 동안 3000여명이 방문했다. 이곳 분향소에는 김 전 대통령이 졸업한 장목초등학교 재학생 67명 전원이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거제가 지역구인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도 “1990년대부터 김 전 대통령의 경호 담당으로 인연을 맺어 왔다”며 하루 종일 분향소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는 동교동계(김대중 전 대통령 가신 그룹) 권노갑·김옥두·이훈평 전 의원과 상도동계 정병국 의원, 김덕룡·박희부 전 의원 등이 상주를 자처하며 조문객을 맞았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도 상도동계가 함께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조문을 받으며 품앗이한 전례가 있다. ●반기문 “국제사회 존경받는 나라 노력” 해외 주요 도시에 마련된 분향소에서도 추모 행렬은 계속됐다. 주한 미국대사 출신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부차관보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소재 주미대사관에 마련된 분향소에 미국 정부 대표 자격으로 찾아 조문을 했다. 김 부차관보는 헌화와 묵념을 한 뒤 “우리는 한국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한 김 전 대통령을 매우 존경한다”며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이 민주주의로 기적적인 변모를 하는 데 가장 중심적 인물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 대한민국 유엔대표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고인의 뜻을 따라 대한민국이 잘 살고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는 나라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정부는 해외 주재 우리 공관에 분향소를 마련해 공관원들과 교민들이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길섶에서] 칼국수 추모/서동철 논설위원

    1980년대 중반 서울 성북동 초입의 작은 한옥에 살았다. 골목에는 겉모습이 칼국수집 같지 않게 깔끔한 칼국수집이 있었다. 검은색 세단이 좁은 길을 메우곤 했는데, TV에 비치는 유명 인사들이 칼국수집에 드나드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요즘도 명성을 날리고 있는 ‘국시집’이다. 언덕 넘어 혜화동 로터리 근처에는 ‘혜화동 칼국수’가 있었다. 지금 있는 그 자리다. 동네 사람들 이야기로는 이 집이 ‘국시집’보다 역사가 깊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나 지금이나 ‘혜화동 칼국수’는 나를 포함해 평범한 손님이 많다. 두 집 말고도 주변에는 괜찮은 칼국수집이 더 있었지만, 문을 열었나 싶으면 없어지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일대가 칼국수의 대명사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 것은 아무래도 ‘국시집’ 단골이었던 김영삼(YS) 대통령의 칼국수 사랑이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다. 지금 일대에는 손칼국수, 손국수, 명륜손칼국수, 우리밀국시처럼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칼국수집들이 성업하고 있다. YS의 부음을 듣고 이런저런 생각의 말미에 칼국수가 떠올랐다. 칼국수를 먹는 것도 그를 기억하는 방법이라고 하면 코미디일까.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거리 예술이 흉물 상가를 보물 건물로

    거리 예술이 흉물 상가를 보물 건물로

    경기 평택시 송탄의 K55 미 공군기지 앞 신장쇼핑거리. 송탄국제시장과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려 있는 로데오 거리, 영어로 쓰여진 간판, 포장마차,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먹고사는 시장 분위기가 서울의 이태원 골목과 많이 닮아서 평택의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2010년 평택기지 이전 이후 이 지역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지만 수년 전 화재로 제 기능을 상실한 신장 쇼핑몰(옛 월드프라자) 건물이 흉물처럼 버티고 있어 기대만큼 상권이 활발하게 형성되지 못하고 있었다. 골칫덩어리 상가건물이 예술을 통해 거리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 경기도 내 지자체와 협력사업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경기도미술관이 그 네 번째 프로젝트로 평택시와 손잡고 버려진 건물에 공공미술을 입히는 새로운 개념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평택 메이드-본 어게인’이라는 제목으로 높이 16m, 길이 35m, 폭 10m의 6층짜리 상가건물 전면과 후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스트리트 아트(Street Art)를 선보인다. 건물 앞면은 브라질의 알렉스 세나(33)가, 뒷면은 한국의 식스코인(본명 정주영·33)이 각각 맡아 평택 특유의 국제적 이미지와 다문화의 접목을 담은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작품 사이즈가 워낙 크다 보니 작품 제작에 사다리차가 동원되고, 제작에 들어가는 페인트와 스프레이도 만만치 않다. 이달 말 완성을 목표로 23일 현재 전체 공정의 70% 정도 진행되면서 작품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세나는 선천적으로 색을 구별할 수 없는 색맹으로 그의 작품 대부분이 검정과 흰색으로 채워지는 게 특징이다. 이번 작품도 백색 바탕에 검은색 선으로 남녀가 정답게 바라보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시선으로 보는 흑과 백의 세상은 이분법적인 세상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며 위로하고 희망하는 따뜻한 세상이다. 사다리차를 타고 작업하다가 내려와 인터뷰에 응한 세나는 “지금까지 한 작품 가운데 가장 큰 사이즈여서 나에게 큰 도전이 되고 있다”면서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지역적 특성에 맞게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홍보학을 전공하고 광고와 디자인회사에서 일하기도 했던 세나는 친구의 제안으로 스트리트 아트를 시작했다. 2013년 마이애미 아트바젤에 스트리트 아트 작가로 초대되기도 했으며 세계 각국에서 40여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식스코인’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정주영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리트 아트 작가다. 만화가 지망생에서 그래피티를 거쳐 10년째 스트리트 아트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화려한 색상에 귀여움 가득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대중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강원도 아야진초등학교와 춘천고 변신 프로젝트 등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작가에게도 이번 작품은 가장 큰 사이즈다. 그는 “지금까지 작품에서는 사람들과 장난도 치고, 힙합 음악도 즐기는 친근한 도깨비 캐릭터를 상황과 공간, 콘셉트에 맞게 변화시켜 왔다”면서 “이번 작품은 공간이 이어지지 않고 꺾이거나 나뉘어 있어서 콘셉트를 잡기가 어려웠지만 장갑차를 운전하던 군대의 추억을 위트 있게 변형시켜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주고 건물에 생동감을 주는 이미지를 담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열린 경기도미술관의 국제전 ‘거리의 예술(Art on the street)’에서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는 미술관이 아닌, 사람들이 거니는 거리로 전시가 확장되는 출발점이 됐다는 의미도 있다. 경기도미술관의 최은주 관장은 “이번 평택 송탄관광특구 내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다른 공공미술 프로젝트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스트리트 아트의 조형작업을 접목하고, 한국과 브라질의 유명 아티스트를 초대함으로써 다문화적 이미지를 담고 있는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자 했다”면서 “전시관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의 예술작품이 대중의 삶속으로 들어오고, 문화 소외지역으로 퍼져 나감으로써 틀에 갇힌 미술이 아닌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미술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평택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아하! 우주] NASA 큐리오시티, 화성 ‘검은 모래언덕’ 첫 탐사

    [아하! 우주] NASA 큐리오시티, 화성 ‘검은 모래언덕’ 첫 탐사

    머나먼 화성에서 임무수행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 로버가 처음으로 지구 밖 사구(砂丘)에 바퀴를 굴린다. 최근 NASA 측은 큐리오시티의 다음 탐사 목적지는 샤프산 북서쪽 자락에 위치한 검은색 모래언덕인 '배그놀드'(Bagnold Dunes)라고 밝혔다. 축구장 크기의 이 모래언덕은 2층 빌딩 높이로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띄고있다. 지난 9월 말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사진(사진 위)속에도 화성 특유의 붉은 표면에 길게 펼쳐진 검은 사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 NASA 측이 배그놀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한번도 지구 밖 사구에 발을 디딘 적이 없어 연구가치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특히 배그놀드의 경우 아직도 '살아있는' 상태로 화성 바람을 타고 지구시간으로 매년 1m 정도씩 움직인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이자 칼텍 공대 베타니 애흘만 박사는 "이번 탐사로 현재 화성 사구의 구조와 성분에 대한 정보를 얻게될 것" 이라면서 "과거의 로버가 모래지대를 지나간 적은 있으나 이번같은 활동적인 사구는 아니었다" 고 설명했다. 이어 "큐리오시티가 사구에 도착하면 샘플을 채취해 자체 실험장비로 성분을 분석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구달력으로 3년 전인 지난 2012년 8월 6일 우리 돈으로 2조 8000억 원이 들어간 큐리오시티는 무사히 이곳 화성에 착륙했다. 이후 성공적으로 탐사를 벌이고 있는 큐리오시티는 2년 8개월 만인 지난 4월 총 10km의 주행거리를 돌파했다. 현재 샤프산 기슭에 도착해 수개월 째 탐사중인 큐리오시티는 느릿느릿 움직이지만 소중한 정보를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크레이터 중앙에 우뚝 선 샤프산은 침전물이 쌓여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 높이가 땅바닥을 기준으로 1만 8000피트(5,486m)에 달해 지구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해수면 기준 8,848m)보다 실제로는 더 높다. 사진=NASA/JPL-Caltech/MSSS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파리 테러] “살리려한 남성이 테러범이었다” 생존 간호사

    [파리 테러] “살리려한 남성이 테러범이었다” 생존 간호사

    파리 연쇄 테러가 발생한 현장 가운데 하나인 ‘르 꽁뜨와 볼테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있던 한 남성 간호사가 자신이 살리려 한 남성이 테러범인 것을 알고 놀랐었다고 밝혔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파리 테러 현장에서 상처를 입은 한 남성에게 심폐 소생술(CPR)을 시도하던 남성 간호사 다비드(46)는 그 몸에서 자살 폭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레스토랑의 단골이었다고 밝힌 그는 사건 당시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려 하고 있었다. 폭발은 여성 종업원이 음식이 담긴 접시를 가져왔을 때 일어났다고 한다. 다비드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큰 불길이 올랐고 연기가 근처로 퍼졌다. 처음엔 히터가 터졌으리라 생각해 주방에 가스를 잠그라고 외쳤다”면서 “사람들은 어리둥절하며 일제히 밖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테라스로 우선 몸을 피한 뒤 주변에 다친 사람들을 살폈다. 우선 한 여성을, 그다음 한 청소년을 봤는 데 두 사람 모두 출혈이 있었지만 의식은 뚜렷했다고 한다. 이어 흩어진 테이블과 의자 사이에 쓰러져 있던 세 번째 남성을 보니 큰 상처는 없어 보였지만 의식이 없었다고 한다. 다비드는 즉시 CPR을 하기 위해 그 남성의 티셔츠를 찢고 가슴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의 몸에는 흰색, 검은색, 빨간색 등의 선이 있었고 빨간 선 끝 부분에는 어떤 장치가 붙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본 다비드는 “즉시 이 남성이 자폭 테러범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그의 옆구리에는 30cm 정도로 크게 파인 상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남성은 CPR 과정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다비드가 살리려고 한 남성은 이후 보도를 통해 테러범 브라힘 압데슬람으로 밝혀졌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테러범이 폭발시키려 한 폭탄이 완전히 폭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폭탄이 만일 제대로 폭발했다면 다비드를 포함해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 “겉으로 봐선 평범한 사람이었다”면서 “다른 고객들과 똑같이 보였다”고 다비드는 회상했다. 사진=플리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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