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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구르 지식인의 딸 사하로프상 대리 수상 “아버지 생사도 모르는데”

    위구르 지식인의 딸 사하로프상 대리 수상 “아버지 생사도 모르는데”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딸은 아버지의 생사도 모른다고 되뇌었다. 위구르족을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지난 2014년 분리주의 행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중국에서 복역하고 있는 일함 토흐티 얘기다. 그는 위구르족과 한족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경제학자다. 중국 검찰은 그의 개인 홈페이지 ‘위구르 온라인’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분리 독립을 표방했다며 기소했고, 그는 중국어와 위구르어를 쓰는 이들 모두에게 사회 현안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목적이었을 따름이라며 자신은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중립적인 입장을 지녔다는 평가를 듣는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의 딸 주허르 일함은 아버지를 대신해 유럽의회가 위구르인들과 다른 중국인들을 대화하게 만들고 상호이해를 증진했다는 이유로 시상한 사하로프 생각의 자유상을 18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수상한 뒤 슬픈 표정으로 소감을 들려줬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아버지의 부재를 상징하기 위해 시상식장에는 빈 의자가 놓여 있었다. 그녀는 빈 의자를 바라보며 2013년에 아버지를 본 것이 마지막이었으며 지난 2년 동안 전화나 편지 연락조차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아버지는 “치료받아야 하는 질병에 걸리고 세뇌할 필요가 있는 마음을 지닌 과격한 극단주의자”로 낙인 찍혔다며 “아버지가 말할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기에 그의 얘기를 내가 대신 전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난 아버지가 어디 계신지도 모른다. 가족이 그에 관한 얘기를 마지막으로 들은 것이 2017년이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오늘은 표현의 자유를 축하하는 자리여야 하지만 슬픈 날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의자를 비워둔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생각의 자유를 경험하는 일이 항상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함은 또 지난해 이 상을 수상한 우크라이나 영화감독인 올렉 센초프가 테러 혐의로 수감돼 있다가 지난해 11월 자유의 몸으로 풀려난 일에 희망을 얻었다며 “바라건대 아버지에게 같은 일이 있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대부분 무슬림인 위구르족 100만명 정도를 자신들이 “직업교육센터”라고 부르는 곳에 재판도 없이 불법 감금해 중국어를 교육하는 등 위구르족을 한족 사회에 동화시키려 하고 있어 세계 각국의 비판을 듣고 있다.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공식 트위터에 “중국 공산당(CCP)의 선전 매체들은 외질과 아스널의 경기를 시즌 내내 검열할 수 있겠지만 진실은 승리할 것”이라며 “CCP는 위구르족과 그 밖의 종교적 믿음에 대해 자행한 총체적인 인권 침해를 감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위구르 발언에 뿔난 중국, 내년 출시 축구 게임에서 외질의 캐릭터 뺀다

    위구르 발언에 뿔난 중국, 내년 출시 축구 게임에서 외질의 캐릭터 뺀다

    중국이 위구르 관련 발언으로 중국 팬들의 분노를 산 메수트 외질(31 아스널)을 내년 출시하는 축구 솔루션 게임의 캐릭터에서 빼기로 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맨체스터 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경기에 앞서 이슬람 기도를 올려 눈길을 끈 외질은 ‘프로 이볼루션 사커(PES) 2020’의 캐릭터에서 빠지게 됐다고 영국 BBC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외질은 위구르족을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고 표현하면서 중국의 부당한 처리와 더불어 이슬람 국가들의 침묵을 강하게 비파?ㅆ다. PES의 중국 버전을 출시하는 넷이즈(NetEase)는 성명을 내 “독일 선수 외질은 소셜미디어에다 중국에 대해 극단적인 선언을 게시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 팬들의 감정을 상처냈으며 사랑과 평화를 갈구하는 스포츠의 정신을 침해했다. 우리는 이를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며 기존 세 가지 타이틀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 아스널 구단은 “정치와 거리를 둔다”며 터키 혈통의 외질이 개인적 의견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중국 외교부는 그가 “가짜 뉴스에 속은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지금도 중국이 수백만명의 무슬림 위구르족이 재판 없이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는 수용소에 감금돼 종교 전향 교육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일관되게 과격한 극단주의 종파가 저지르는 폭력과 맞서기 위해 “직업 교육”을 시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영국 무슬림위원회의 하룬 칸 사무총장은 외질의 행동은 “엄청 칭찬할 만한” 하다며 그와 거리를 두려는 아스널 구단의 결정은 “개탄할 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공식 트위터에 “중국 공산당(CCP)의 선전 매체들은 외질과 아스널의 경기를 시즌 내내 검열할 수 있겠지만 진실은 승리할 것”이라며 “CCP는 위구르족과 그 밖의 종교적 믿음에 대해 자행한 총체적인 인권 침해를 감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한국인 지대한 영화 사랑 100년 지킨 버팀목, 백년 대계 담아 낼 비전 그릇 어디 있나

    한국인 지대한 영화 사랑 100년 지킨 버팀목, 백년 대계 담아 낼 비전 그릇 어디 있나

    한국영화 100년을 맞은 2019년이 저물고 있다. 1919년 10월 27일 연쇄극 ‘의리적 구토’로 출발한 한국영화는 우리 국민들이 기대는 가장 친근한 오락이자 문화였고, 대중과 가장 가깝게 호흡한 예술 장르이기도 했다. 올해 봉준호 감독 7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한 가장 큰 선물임과 동시에 한국영화의 저력과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봉 감독 역시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청년들의 롤모델로 각인됐음은 물론이다. 세계 어느 국민들보다 영화를 사랑하는 우리 관객들에 대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최고의 영화제가 인정한 작품에 1000만 관객 흥행으로 보답한 것은, 대중성과 예술성의 절묘한 균형을 포착해 내는 한국 상업영화의 강점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지대한 영화 사랑과 영화적 안목을 보여 주는 대목임에 분명하다. 1월부터 시작한 ‘한국영화 100년의 기록’이 어느듯 마지막 연재를 맞았다. 한국영화사 연구자이자 한국영화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한국영화 100주년 행사로 바빴던 올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올해 신구 영화인들이 함께 뜻을 모은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영화의 날인 10월 27일까지 다양한 기념사업과 행사들이 이어졌다. 한국영화 역사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자 영화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가한 ‘한국영화 100년 100경’이 영화의 날에 맞춰 발간된 것도 특기할 만하다. 이 모든 사업들은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각 분과와 영화진흥위원회 실무진의 헌신으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한국의 주요 국제영화제들과 한국영상자료원(KOFA)도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상영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과 만났다.특히 2019년은 한국영화 관련 학술 행사들이 집중적으로 진행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열린 포럼BIFF에서는 100주년을 기념한 두 섹션 ‘동아시아 초기 영화의 수용과 실천’ 및 ‘균열과 생성: 한국영화 100년’이 3일에 걸쳐 진행됐다. 영상자료원이 공동 개최하고 필자가 책임 기획을 맡은 전자는 초창기 한국영화사 연구를 세계영화사의 맥락, 특히 동아시아 국가 간의 영화사 비교 연구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보자고 제안하는 장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설 지석영화연구소가 기획한 후자는 이창동 감독의 기조 발제를 시작으로 100년간의 한국영화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또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한국영화학회 등 영화학계가 협업한 국제학술세미나 ‘글로벌 한국영화 100년-사유하는 필름을 찾아서’는 국내외 저명 학자들부터 신진 연구자까지 집결해 한국영화의 역사를 기억하고 새로운 미래를 예측해 보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한국영상자료원 역시 올해는 가장 바빴던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지난해 12월에 부임한 주진숙 원장 체제로 뒤늦게 100주년 사업에 착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한국영화 관련 행사 지원부터 ‘기술’, ‘여성’, ‘독립영화’라는 키워드로 한국영화 100년을 새롭게 바라보는 자체 행사들까지 숨가쁘게 치렀다. 영상자료원이 보존 중인 한국영화 자료들은 올해 가장 바쁘게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런던, 파리, 브뤼셀, 부다페스트 등 한국문화원이 있는 해외 도시들에서 영화제와 행사들이 연거푸 이어졌기 때문이다. 영상자료원 내부에서도 의미 있는 행사들이 이어졌다. 시네마테크 KOFA는 100주년 기념 영화제 ‘발굴, 복원 그리고 재창조’를 비롯해 새로운 시각으로 한국 고전영화들을 소개했다. 한국영화박물관은 여성 캐릭터와 검열 이슈로 영화 100년을 일별한 기획전시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 죽이는 여자’와 ‘금지된 상상, 억압의 상처’를 선보여 관람객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2004년에 착수한 연구 파트의 원로영화인 구술사 사업도 올해 송길한(시나리오 작가), 김동호(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김지미(배우), 홍파(감독)를 선정, 그들의 영화 인생과 한국영화 역사에 대한 소중한 목소리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한국영화 100주년에 걸맞은 대중적, 학술적 행사들이 이어졌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무엇보다 한국영화 100년을 역사가의 관점에서 일관성 있게 정리한 ‘통사’(通史) 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여러분들은 공신력 있는 한국영화사 도서를 접한 적이 있는가. 아마 쉽게 떠올리기 힘들 것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영화사 연구 지형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참고문헌인 ‘한국영화전사’는 1969년 한국영화 50주년을 기념해 고 이영일(1932~2001)의 저술로 발간된 바 있다. 2004년 후학들을 통해 개정증보판이 나오긴 했지만, 대중들의 시야에서 멀어진 50년 전의 기록인 것이다. 이처럼 ‘한국영화전사’가 발간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한국영화 100년 혹은 ‘전사’ 이후 50년에 대한 본격적인 통사 기술 작업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또 다른 이영일, 즉 뛰어난 영화사가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사실 이 책을 쓸 당시 그는 30대에 불과했고, 마치 돈키호테의 열정과 자세로 한국영화사 저술 작업에 임했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을 바꿔 보자. 지금 우리는 ‘한국영화전사’에 버금가는 또 다른 통사를 가질 수 없을까. 또 한 명의 돈키호테가 없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불행하게도 국내외 한국영화 학계의 연구자층은 2000년대 초반 전성기에 비해 얇아졌고 특히 들이는 품에 비해 명료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영화사 연구에 과감히 뛰어드는 대학원생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학계 역시 연구 방법론이 크게 바뀌었다. 지금 연구자들은 역사가의 관점과 흐름이 읽히는 통사 쓰기보다 미시적 관심사에 따른 연구 주제에 천착하거나, 해체론적 접근을 기반으로 국가 영화사의 균열 지점에 더 관심을 가진다. 특히 소논문의 절대 생산량을 학술적 업적으로 계량화하는 현재 아카데미의 규칙 탓에, 이영일의 ‘한국영화전사’ 같은 통사 기술 작업은 더이상 시도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2019년 영화학계는 한국영화사 100년을 공신력 있게 기술하는 작업을 진행하지 못했고, 결국 앞으로의 숙제로 남았다. 영상자료원 역시 깊은 고민을 실천으로까지 옮기지 못했다.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을 본격적인 통사 서술의 계기로 삼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국가나 영화 관련 기관의 든든한 지원이 선결돼야 하겠지만, 영화사 연구자들 역시 직업적 사명감은 물론 구체적인 방법론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소논문 형태의 각론으로 진행한 수많은 연구 성과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제들의 영화사 쓰기를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감독과 작품의 역사뿐만 아니라 정책·산업, 기술, 관객 수용, 비평 같은 각자의 연구 관심이 반영된 복수의 영화사를 기술해야 한다. 물론 여성주의나 문화사 같은 관점도 한국영화사 100년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장단점이 확실히 있겠지만 각 주제나 시기의 전문 필자들이 참가하는 집단적 글쓰기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복수의 역사 서술들이 학계의 연구자들끼리만 읽는 용도가 아니라 대중적 시야에서 주목받고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영화의 지난 100년과 새로운 100년을 국민들과 함께하는 가장 근사하고 세련된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국립 한국영화박물관 건립이라 생각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박물관은 공간의 규모나 건축의 상징성도 중요하겠지만, 공신력 있게 정리된 한국영화 100년의 기록과 새롭게 준비해야 할 100년의 비전으로 채워져야 한다. 한국영화박물관은 한국영화의 지난 100년과 앞으로의 100년 그 자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공간은 한국영화의 모든 것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새로운 그릇이어야 하고, 특히 청소년들이 과거의 한국영화에 공감하고 미래의 한국영화를 예측하는 체험의 장이 돼야 한다. 새로운 100년이 시작되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영화의 기록을 어떻게 국민들과 공유할 것인지 고민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끝으로 25회에 걸쳐 연재한 ‘한국영화 100년의 기록’을 읽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사랑의 불시착’ 시청률 최고 7.8%.. 현빈X손예진 케미 통했다 [종합]

    ‘사랑의 불시착’ 시청률 최고 7.8%.. 현빈X손예진 케미 통했다 [종합]

    ‘사랑의 불시착’ 현빈, 손예진의 아슬아슬한 케미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15일 방송된 tvN 새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2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시청률 6.8%, 최고 7.8%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tvN 타깃인 남녀2049 시청률은 평균 4.4%, 최고 5.1%를 기록,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르며 독보적 화제성으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10대에서 50대까지 여성 전연령대 시청률은 케이블, 종편 포함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여심을 저격, 올 겨울 최고의 로맨스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유료플랫폼 전국기준/닐슨코리아 제공). 앞서 1회 엔딩에서는 현빈(리정혁 역)이 북한군에게 발각될 위험에 처한 손예진(윤세리 역)을 간발의 차로 구했던 바. 해당 장면은 방송 첫 회 ‘최고의 1분’이라는 수식어를 만들며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2회 방송 초반, 윤세리(손예진)와 그녀를 구한 리정혁(현빈)이 마주한 모습은 설렘을 자극했다. 하지만 위기를 벗어나 로맨틱한 분위기가 흐른 것도 잠시, 윤세리는 대한민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리정혁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머릿속 계산을 빠르게 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부하대원들 치수(양경원), 주먹(유수빈), 은동(탕은상), 광범(이신영)이 윤세리의 존재를 알아차렸고, 그녀를 돌려보내기 위한 긴급회의가 벌어졌다. 하지만 정작 윤세리는 CEO의 면모를 적극 발휘, 간단명료한 결론을 내리며 그녀가 돌아갈 수 있게 모두가 합심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배고프다”며 능청스럽게 고기를 찾는 여유로운 행동은 리정혁과 부대원들을 황당케 했지만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를 더했다. 결국 리정혁은 의도치 않게 윤세리의 위기 해결사로 톡톡히 활약했다. 방송 말미, 갑작스런 숙박검열로 마을의 모든 이에게 윤세리의 존재가 발각됐고, 총까지 겨눠진 위급 상황에서 리정혁은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제 약혼녀에게”라는 충격 발언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것. 이는 안방극장 여심을 저격하며 또 하나의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이처럼 예상치도 못한 리정혁의 모습과 윤세리마저 당혹스러워 하는 아찔한 전개로 심쿵 엔딩을 장식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조국형 범죄’ 공천 않겠다”는 한국당… 나경원·박찬주는 어떻게

    “‘조국형 범죄’ 공천 않겠다”는 한국당… 나경원·박찬주는 어떻게

    자유한국당이 입시·채용·병역·국적 4대 분야 비리를 ‘조국형 범죄’로 규정하고 내년 총선 공천 기준을 강화한 가운데 나경원 전 원내대표, 박찬주 전 육군대장 등 관련 의혹이 불거졌던 인물들의 공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11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4대 분야 부적격자 배제를 포함한 3가지 공천 부적격 판단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총선기획단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전희경 의원은 “4대 분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자녀·친인척 등이 연루된 비리가 적발될 경우 예외 없이 부적격 처리를 하기로 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의와 공정의 원칙이 사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아울러 도덕성·청렴성 부적격자와 국민정서 부적격자도 공천에서 배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정서의 범위로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혐오감 유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합리한 언행 등’을 제시하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했다.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인 이진복 의원은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조치가 앞서 발표한 ‘현역 50% 이상 물갈이‘ 방침을 실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나경원 의원을 언급하는 질문에는 “(아들 이중국적 의혹 관련) 본인이 아니라고 했다. 대상자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국당이 강화한 공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지를 두고 일각에서는 신뢰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민단체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의 방정균 대변인은 “아들의 이중국적 문제는 공천 배제사항이 아니란 걸 밝히려면 지금이라도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또 딸의 입시비리 부분은 나 의원이 고발한 기자가 무죄판결을 받은 판결문에서도 나타나 있다”고 주장했다. 방 대변인은 그러면서 “입시비리 전수조사를 반대한 한국당에서 자체검열로 걸러낸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황교안 대표는 병역·채용비리 의혹에, 나 의원은 입시·국적비리 등 의혹이 있어 왔다”며 “이들부터 채용탈락이 아니라면 대국민 사기”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나경원 의원실은 “입시비리는 법원 판결문에서도 ‘부정행위로 단정적으로 보도한 부분은 허위’라 판시돼 이미 사실관계가 밝혀졌으며 원정출산·이중국적 등도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이와 관련해서는 전부 법적인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 충남도당은 이날 당원자격심사위 회의를 열고 ’공관병 갑질‘ 사건으로 논란을 빚었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입당을 허용했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박 전 대장은 내년 총선에서 충남 지역 출마 의사를 밝혀온 바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환희의 송가’가 필요한 국회

    [최만진의 도시탐구] ‘환희의 송가’가 필요한 국회

    베토벤 9번 교향곡은 연말이면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이 곡의 특징 중 하나는 마지막 4악장이 합창부로 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환희의 송가’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독일의 유명한 문학가이며 극작가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를 삽입했다. 원래는 ‘자유의 송가’였는데 1786년 출판 당시 검열 과정에서 바뀌었다고 한다. 그의 글들은 당시의 전제군주나 영주의 세력을 비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결정판인 ‘군도’라는 희곡에 영주군과 대적하는 도적 떼의 활약을 그려 놓아 귀족들의 분노를 샀다. 백성들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주어 괴테와 함께 봉건주의를 반대하는 ‘질풍노도’의 시대를 이끌었다. 건축에서는 그 당시를 바로크라 일컫는데, 역시 귀족의 절대 권력이 강렬하게 표현된다. 그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왕이 새로운 도시를 만들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프랑스의 베르사유궁이다. 가장 큰 특징은 도시 한가운데 강력한 축을 설정해 이를 중심으로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진다는 것이다. 축의 정점에는 왕궁이 있고, 그 바로 앞에는 인공미를 가진 화려한 왕의 정원을 두었다. 그리고는 도시의 모든 구역들이 이 축에 연결된 도로를 따라 질서 정연하게 배치됐다. 중요한 것은 좌우 절대 대칭으로 돼 있어 어떻게 뒤집어 놓아도 왕의 권력이 중심인 것을 보여 주었다. 궁궐 뒤에는 후정이 있고 그 너머로 왕과 귀족들을 위한 자연 형태의 광활한 사냥터가 펼쳐져 있었다. 이러한 신도시를 만들려고 백성들은 엄청난 세금을 내고 노동착취도 당했다. 이 때문에 원성과 불만이 하늘을 찔렀지만 귀족들은 궁궐에서 호화로운 삶을 누렸고, 높은 담 안에서 연일 연회로 그들만의 리그를 즐겼다. 재정을 부담한 백성은 오히려 아웃사이더였고 철저히 무시당했다. 자유와 평등을 추구한 프랑스혁명은 바로 이에 대한 항거였다. 공교롭게도 우리 국회의 배치를 보면 이러한 특징이 고스란히 있다. 국회의사당 건물은 정확한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고, 중앙의 주출입구에서 전면에 있는 도시 방향으로 강력한 축이 뻗어 나가고 있다. 이를 따라 전면에는 인공정원인 잔디 광장이 있고, 그 앞의 의사당대로를 따라 다양한 구역들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뒤로는 한강과 주변 자연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크 성처럼 정원은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이 어렵고, 의사당 내부를 들여다보기 어려운 밀실 같은 구조도 가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 국회는 마치 바로크의 귀족들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국민 세금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면서도 책임 있는 일은 별로 하지 않는다. 이미 보도된 것처럼 금번 20대 국회는 정쟁에 매몰된 최악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민은 도외시하고 오직 정치적 이익과 당리당략만을 추구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실러의 ‘환희의 송가’는 모든 사람들이 형제가 돼 평등하게 어우러져 자유와 기쁨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을 노래하고 있다. 우리 국회는 언제쯤 높은 담장과 밀실을 깨뜨리고 나와 국민을 위한 ‘자유의 송가’를 불러 줄 것인지 사뭇 궁금해진다.
  • SNS 관심 끌려다… ‘표절 총학’ 뭇매

    SNS 관심 끌려다… ‘표절 총학’ 뭇매

    서울대·서강대 충돌… 고려대도 짜깁기 소통·복지 중점 두면서 ‘이미지 정치’ 포스터 등 제작 디자인팀 검열에 소홀 “경각심 가져야… 자문기구 두는 방법도”서울대와 서강대에 이어 중앙대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 총학생회가 잇단 표절 시비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다. 학내 정치에 무관심한 대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려고 총학들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이미지 정치’에 힘을 쏟으면서 자기 검열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중앙대 62대 총학은 아이돌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김재환의 팬클럽 ‘윈드’(WIN:D)와 같은 이름으로 지난달 당선됐다. 이들은 당선과 동시에 표절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김재환 소속사 스윙엔터테인먼트는 공식적으로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중앙대 총학 측에 수정을 요구했다. 그제야 총학은 지난 3일 사과문을 내고 명칭과 구호, 로고를 전면 교체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서울대 총학은 표절 논란으로 총학생회장이 물러나는 사태를 겪었다. 지난 6월 서울대 총학은 자신들의 기말고사 행사 포스터를 서강대 총학이 베꼈다고 비판했다. 두 학교 학생들은 페이스북에서 상대 학교를 비난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서강대 총학이 표절을 인정하며 사과했지만 서울대 총학도 해당 포스터를 만들 때 해외 사이트의 유료 디자인을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뭇매를 맞았다. 고려대 총학 A선거운동본부는 올해 연세대 총학의 정책자료집과 2015년도 말 치러진 고려대 총학 선거의 정책자료집을 짜깁기해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일 경고조치를 내렸고 선거는 투표율 미달로 지난 7일 무산됐다. 대학 총학의 표절 배경에는 학내 정치의 달라진 방향성이 있다. 과거 사회운동에 주력하던 대학교 총학이 점차 학생 복지와 소통에 중점을 두면서 ‘이미지 정치’가 중요해진 것이다. 특히 2010년대 들어 총학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표절의 위험성도 커졌다. SNS에서 잘 먹힐 가독성 높은 카드뉴스, 포스터 등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팀을 두면서도 검열 및 검증 절차를 두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내 한 대학교 전 총학 관계자는 “비운동권 학생회는 기존 학생회와 다른 이미지를 추구하면서 윈드(바람)같이 희망적 느낌을 주는 단어를 많이 쓰고 학생 복지 정책도 흡사하다”면서 “사회적 논란이 될지 미리 판단하지 못해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총학도 저작권 침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구주와 변호사는 “저작권은 침해가 성립하기 어렵지만 민법상 일반 불법행위 책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총학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아 재산상 손해를 입증하기 어려워 소송의 실익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기태 세명대(전 한국저작권위원회 표절위원회 위원) 미디어창작학과 교수는 “아마추어이지만 학교를 대표하는 총학은 남의 아이디어를 짜깁기하는 일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자문기구를 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잔소리 그만할 때” 구글 공동창업자 21년 만에 경영 손뗀다

    “잔소리 그만할 때” 구글 공동창업자 21년 만에 경영 손뗀다

    “옆에서 충고하고 보듬는 부모가 될 때” 이사직은 유지… 실제 의결권 절반 넘어 후임 피차이, 혁신기술 사업 매진할 듯“2019년 오늘, 구글이 사람이라면 벌써 스물한 살의 청년입니다. 둥지를 떠나 힘차게 날아오를 때가 됐죠. 우리는 오랫동안 구글의 매사에 깊이 관여하는 과분한 특권을 누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젠 매일 잔소리하는 부모가 아닌, 옆에서 조용히 충고해 주고 보듬어 주는 부모가 될 때가 된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업체 구글의 동갑내기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46)와 세르게이 브린이 한날에 동반 퇴진했다. 1998년 구글을 창업해 21년간 이끌어 온 두 사람이 열정적으로 일할 40대 중반에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와 사장을 각각 맡아 온 페이지와 브린은 3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알파벳 CEO 자리를 전문경영인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즉각 넘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회사를 경영할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할 때 경영자 역할에 집착하는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라며 “이제 알파벳과 구글은 2명의 CEO와 사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알파벳 사장직은 누가 맡을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페이지와 브린은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에 다니던 1998년, 캘리포니아주 먼로 파크에 있는 친구집 차고에서 검색엔진 업체 구글을 창업했다. 당시는 야후와 알타비스타가 인터넷 검색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시절이었다. 야후와 알타비스타가 자신들이 개발한 검색 기술을 사 주지 않자 직접 회사를 차린 것이다. 야후와 알타비스타가 소리소문 없이 IT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동안 이들 두 사람은 구글을 지구상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고 가장 창의적인 기업으로 키웠다. 더군다나 자유분방하면서도 떠들썩한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어 실리콘밸리 IT 업계의 ‘얼굴’로 떠올랐다. 이 덕분에 2010년대 초반 2000억 달러에 못 미쳤던 구글(알파벳) 시가총액은 이날 현재 8933억 달러(약 1066조원)로 불어나며 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 가운데 한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퇴진 이후에도 알파벳 이사회에는 계속 남아 회사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페이지는 알파벳의 지분 5.8%, 브린은 5.6%를 각각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의 주식은 한 주당 10표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차등의결권이 적용돼 실제 이들의 의결권은 절반이 넘는다. 이들의 경영권 이양은 ‘뜻밖의 일’이라고 미 언론이 지적할 정도로 구글이 안팎에서 내우외환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이뤄졌다. 아마존은 구글이 지배해 온 온라인 광고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미 연방정부·주정부는 구글의 반독점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사내에는 성희롱·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임원의 신병 처리, 국방부와의 공동 사업, 중국의 검열 체계에 맞춰 설계된 검색엔진 개발 등에 대한 직원들과의 갈등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페이지와 브린은 편지에서 “순다르 CEO와 정기적으로 계속 대화를 하고 특히 우리가 열정을 느끼는 주제들에 대해 계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 핵심 사업인 온라인 광고 사업이 순조롭도록 관리하는 한편 알파벳이 주도했던 머신러닝이나 가상현실 같은 새로운 혁신 기술 관련 사업들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애국기업’ 화웨이에 중국인들이 분노하는 까닭은

    ‘애국기업’ 화웨이에 중국인들이 분노하는 까닭은

    ‘천당에서 나락으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미국의 총알받이 역할을 하고 있는 덕분에 ‘희생양’으로 부각돼 중국 내에서 ‘애국기업’으로 칭송받던 화웨이가 돌연 ‘악덕 기업’으로 비난받고 있는 것이다. 3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의 인터넷판 앙시(央視)신문,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화웨이가 갑작스레 손가락질을 받게 된 것은 화웨이 퇴직자가 251일 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연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화웨이 퇴직자인 리훙위안(李洪元·42)은 지난 2005년 화웨이의 계열사에 입사해 연구·개발 및 판매 등 분야에서 일하다가 2018년 퇴직했다. 그해 3월 그는 회사 담당자들과 협의를 거쳐 38만 위안(약 6400만원)의 퇴직 보상금을 받았다. 그런데 9개월 후인 12월 16일 새벽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공안국 소속 공안(경찰)들이 집에 들이닥쳐 그를 체포했다. 리가 퇴직금 협상 과정에서 회사 기밀을 유출하겠다는 등의 협박을 가했다며 회사 관계자들이 그를 공안에 고소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안은 처음에는 기밀 침해 혐의로 그를 조사를 했다. 그의 혐의 입증이 쉽지 않자 공안은 그를 사기·공갈죄로 죄목을 바꿔 장기간 구속 구사를 이어갔다. 2017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부서의 업무 성과 부풀리기에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간파한 리가 30만 위안을 주지 않으면 부서의 업무 조작 사실을 제보하겠다고 협박해 2018년 3월 부서 직원이 그의 통장계좌로 30만 위안을 이체받았다는 혐의도 더해져 그를 조사한 것이다.그러나 리의 억울함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겨우 풀렸다. 공갈과 협박이 이뤄졌다는 퇴직금 협상 현장에서 그가 녹음해 둔 음성 파일을 뒤늦게 찾은 것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녹음 파일에는 리와 인사 담당자들이 이따금 웃음 소리가 오가는 등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협상이 진행된 정황이 담겨 있었다. 당초 공안은 리를 체포할 때 자택에서 이 음성 파일이 담긴 녹음기를 압수했지만 리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리는 천신만고 끝에 다른 컴퓨터에서 백업된 녹음 파일을 찾아 검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선전시 검찰은 공안이 제기한 혐의가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증거 역시 부족하다면서 지난 8월 23일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리를 풀어줬다. 체포돼 구금된지 251일 만이다. 이어 검찰은 지난달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리에게 10만 위안을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런데 리의 퇴직은 사실 상관에 의해 해고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부서의 업무 성과 조작 상황을을 고발한 탓이다. “내가 있던 부서 사업은 정부 보조금을 통해 존재하는 사업이에요. 매출 마진이 낮아 돈을 벌 수가 없는 구조인데요. 하지만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성과를 부풀리는 조작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회사의 자금 유용 규모는 커지고 창고에는 재고가 쌓여 갔죠. 자금 유용과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회사는 거액의 손실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더이상 두고볼 수만은 없었죠. 나는 잘못된 업무 관행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2016년 11월에 제보를 하게 됐습니다.” 공익 제보를 한 뒤 그의 상관은 리를 보는 눈초리가 남달랐다. 그에게 일을 맡기지 않았고 출장도 보내지 않았다. 2017년 연말에 가까워져 리의 계약을 연장할 때가 됐다(화웨이 사원 4년마다 계약 갱신). 그는 그래도 화웨이에 남고 싶었지만 상관이 계약불가 통보를 했다. 2018년 1월 화웨이에서 퇴직하게 됐다. 리는 신경보(新京報)와의 인터뷰에서 “내 눈 앞에 거대한 산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지금 이 산을 넘을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억울하면 고소해라’는 식인 화웨이의 반응은 리는 물론 네티즌들을 더욱 격분하게 만들었다. 화웨이는 2일 밤 “화웨이는 불법 의혹을 사법 기관에 신고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리훙위안이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여긴다면 화웨이를 고소하는 것을 포함한 법적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리훙위안 사건의 파문이 커지면서 미국의 고사(枯死) 압력에 맞서 중국 정부와 소비자들의 강력한 지원의 손길을 기대던 화웨이는 곤경에 빠졌다. 화웨이는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자겸 최고경영자(CEO)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지 1년을 맞아 대대적인 동정 여론 조성에 나서려고 했지만 이번 사건 탓에 중국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중인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공개한 공개 자필 편지에서 “여러분은 나의 등대”라며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부탁했다. 런정페이 CEO도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협상 카드가 되었다며 딸이 이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터넷에서 리씨를 향한 동정 여론이 폭발하면서 중국의 주류 미디어들도 앞다퉈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자 화웨이를 비난이 쇄도했다. 주목을 끄는 대목은 이 같은 민감한 시점에 민감한 기사가 나가는 데도 중국 당국이 별다른 통제를 하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화웨이와 중국 정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중국 선전 당국이 화웨이에 부정적 뉴스를 통제하고 나선다면 오히려 미국의 의혹 제기가 사실임을 자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열 공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베이징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더군다나 네티즌들은 화웨이가 중국의 노동관계법이 보장하는 퇴직 보상금을 챙겨간 리를 ‘괘씸죄’로 다뤄 다른 퇴직 직원들에게 본보기로 삼으려 하는 노무전략 아니냐고 ‘합리적인’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의 사건을 계기로 쩡멍(曾夢)이라는 화웨이 전 직원 역시 퇴직 보상금을 받는 과정에서 화웨이 측에 고소를 당해 90일간 옥살이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런 CEO의 CNN 인터뷰를 소개한 CCTV 인터넷 기사에는 “애국심에서 화웨이를 샀지만 오만한 화웨이는 앞으로 사지 않을 것”,“리훙위안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고난은 사람을 더욱 크게 만든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미훈련 연기에도…金 “전쟁준비 향상” 낙하산 훈련 지도

    한미훈련 연기에도…金 “전쟁준비 향상” 낙하산 훈련 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저격병들의 낙하산 침투훈련을 직접 지도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미 국방당국이 이달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한 이후 이뤄진 군사 행보여서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18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저격병구분대들의 강하훈련을 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일 김 위원장의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비행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경기대회 2019’ 참관 보도에 이어 이틀 만에 나온 군 관련 행보 보도다. 통신은 이번 훈련에 대해 “저격병들이 생소한 지대에 고공 침투하여 전투조 단위별로 정확한 점목표에 투하하여 습격전투 행동에로 이전할 수 있는 실전 능력을 정확히 갖추었는가를 판정하는 데 목적을 두고 경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고 소개했다.이는 저격병들이 낙하산을 타고 임의의 장소에 투하해 군사활동을 하는 훈련이라는 점에서 대미, 대남 압박용 시도로 보인다. 통신은 “저격병들을 태운 수송기들이 훈련장 상공을 덮으며 날아들고 전투원들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렸다” “지정된 강하지점에 정확히 착지했다”며 전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저격병들이 강하를 정말 잘한다”며 “불의에 떨어진 전투명령을 받고 생소한 지대에서 여단장, 정치위원들이 직접 전투원들을 이끌고 능숙한 전투 동작들을 펼치는데 정말 볼멋이 있다(흥미롭다). 용맹스럽고 미더운 진짜배기 싸움꾼들”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훈련과 판정을 해도 이처럼 불의에, 규정과 틀에만 매여달리지 말고 실전과 같은 여러 가지 극악한 환경 속에서 진행하여 실지 인민군 부대들의 전쟁준비 능력을 향상시키고 검열 단련되는 계기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유사시 싸움마당이 훈련장과 같은 공간과 환경에서만 진행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전투원들이 언제 어떤 정황이 조성되어도 맡겨진 전투 임무를 원만히 수행할 수 있게 준비시키는 데 중심을 두고 훈련 조직과 지도를 실속있게 진행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군대를 백전백승의 군대로 육성하자면 훈련 혁명의 기치를 계속 높이 추켜들고 나가며 한 가지 훈련을 해도 전쟁 환경을 그대로 설정하고 여러 가지 불의적인 정황들을 수시로 조성하면서, 실용적이며 참신한 실동 훈련을 강도 높이 벌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낙하산 부대원을 끌어안고 기념촬영도 했다.김 위원장의 강하훈련 지도가 공개된 것은 2017년 4월 이후 2년 7개월여 만이다. 그는 당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강하 및 대상물타격경기대회’를 지도했다. 이날 시찰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이 동행했다. 현장에서는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관 항공군대장 김광혁, 항공 및 반항공군 정치위원 항공군소장 석상원이 자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기차 배터리 신경전’ LG화학 “SK이노, 증거인멸·법정모독”

    ‘전기차 배터리 신경전’ LG화학 “SK이노, 증거인멸·법정모독”

    SK이노베이션 “여론전 의지해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것”전기차 배터리 분야 경쟁자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법적 다툼이 격화하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하고 법정을 모독했다”며 조기패소 판결을 내려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14일 미국 ITC에 따르면 LG화학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정황을 담은 94개 목록을 제출했다. 조기 패소를 시켜달라는 요청서도 함께 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증거보존 의무를 무시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증거인멸 행위 ▲ITC의 포렌식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법정모독 행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패소했다는 판결을 조기에 내려주거나, LG화학의 영업비밀을 탈취해 연구개발과 마케팅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했다는 사실 등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LG화학이 제출한 증거인멸 자료를 보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ITC 소송을 제기한 4월 29일 ‘[긴급] LG화학 소송 건 관련’이라는 제목으로 사내 메일을 보냈다. 메일은 “경쟁사 관련 자료를 최대한 빨리 삭제하고 미국법인(SKBA)은 PC 검열·압류가 들어올 수 있으니 더욱 세심히 봐달라. 이 메일도 조치 후 삭제하라”는 내용이다. 또한 최근 LG화학의 요청을 ITC가 수용해 명령한 포렌식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LG화학은 주장했다. ITC는 지난달 3일 SK이노베이션이 삭제한 문서에서 ‘LG화학 소유의 정보’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포함한 소송 관련 모든 정보를 복구하라고 SK이노베이션에 명령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데이터 복구·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고, 포렌식 진행 시 LG화학 측 전문가가 함께 해야 한다는 ITC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LG화학 측을 의도적으로 배제시켰다고 LG화학은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오후 “여론전에 의지해 소송을 유리하게 만들어가려는 경쟁사와 달리 소송에 정정당당하고 충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원론적 반박 입장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ITC에 LG화학의 조기 패소판결 요청에 대응하는 답변서를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다. ITC 소송에서 원고가 제기한 조기 패소 판결 요청을 ITC가 수용하면 예비 판결 단계까지 가지 않고 피고가 패소 판결을 받게 된다. 이후 ITC가 ‘최종결정’을 내리면 원고 청구에 기초하여 관련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文, 국정동력 살리려 리허설 없이 직접 소통

    文, 국정동력 살리려 리허설 없이 직접 소통

    19일 ‘국민과의 대화’ 사회는 배철수 ‘조국사태’ 사과… 국민 지지 구할 듯 DJ 적극 활용·MB 역효과 ‘양날의 칼’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의 상징인 ‘아고라’(광장)의 변형인 ‘타운홀 미팅’은 계급장을 떼고 수평적 관계에서 질의 응답을 거치기에 국정 현안에 대한 내공부터 성격까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집권 후반기 국정 기조를 ‘소통’으로 잡은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국민패널 300명의 궁금증에 답하는 생방송 ‘2019 국민과의 대화’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문 대통령은 13일 별도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가운데 엿새 앞으로 다가온 이 일정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TV토론 때도 리허설을 꺼렸고, 이번에도 없다”며 “연설기획비서관실 등에서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만들겠지만 어디까지나 참고일 뿐, 대부분은 대통령의 평소 철학과 순발력에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MBC는 이날 방송인 배철수씨를 사회자로 낙점했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직접 소통을 택한 것은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을 살려가려면 국민 지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 심경을 밝히고 사과할 기회를 가지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인 중 문 대통령만큼 설득력 있는 캐릭터도 드문데 직접 소통 기회가 부족했다”며 “조 전 장관을 왜 선택해야 했는지, 국론 분열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과 진솔한 사과 등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타운홀 미팅은 ‘양날의 칼’이다. 대표적 실패 사례로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꼽힌다. 집권 초 ‘광우병 파동’으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한 이 대통령은 취임 6개월 만에 국민 앞에 나섰지만, 패널 선정에 청와대가 개입하고 질문지 검열 의혹까지 제기됐다. 타운홀 미팅은 위험 요인을 품고 있기 때문에 절실함과 설득력이 뒷받침돼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외환위기 상황에서 집권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중 3차례 국민과의 대화를 적극 활용하며 경제 개혁과 고통 분담을 요구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글로벌 In&Out] 북한의 기업소 개혁 반전 조짐/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의 기업소 개혁 반전 조짐/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북한의 무역 제도는 여러 차례에 걸쳐 개편됐다. 변혁의 조짐은 1980년대 후반 들어 보이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즉 북한의 대기근 시절에 북한 무역회사 구조에 시장 요소와 시장의 주요 주체인 ‘돈주’(신흥 자본가)들이 들어갔다. 이들이 무역회사의 하위 단위인 지사 및 기지에서 돈과 인맥, 기술과 발상을 갖고 사업을 하게 됐다. 많은 경우 무역회사의 하위 단위가 사실상 민영화됐다고 볼 수도 있다. 북한은 법과 현실 사이가 먼 나라인 만큼 이런 현실은 인정되기는커녕 간헐적 검열 대상, 심지어 척결 대상이 되기도 했다. 북한식 사회주의경제 체제하에서 자본가와 사기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북한 같은 ‘가난한 공화국’은 이런 현상에 대해 간헐적 탄압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이를 없애고 ‘사회주의적’ 관리로 대체할 만한 물자와 역량은 없다. 북한은 역량 부족으로 시장을 탄압할 수 없었고, 시장 주체들과 시장의 기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1990년대 이후 외화난에 시달리면서 시장에 의존하게 되고 시장은 커지게 됐다. 그리고 국가 허가제들을 감독할수록 부자가 될 가능성은 커졌다. 국가 내부에서도 돈주가 되는 경우가 생겼다. 어쨌든 무역은 외화벌이가 되고, 외화벌이는 북한이 생존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시장과 국가 사이에 서로 메워 주는 부분도 있지만, 중앙 차원에서 시장을 계륵으로 보는 세력도 있었을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책을 보면 이 계륵 같은 시장을 비교적 좋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시대 들어 각종 국영기업 관련 조치인 이른바 ‘사회주의 기업 책임관리제’를 실시하게 되면서 국영기업들에 새로운 제품 개발권, 그 제품에 대한 가격 결정권, 기업 간의 계약 체결권, 그리고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직접 무역 및 투자 합작 활동을 수행하는 권한을 주었다. 이는 국내외 국영기업에 대한 자율화 조치로 볼 수 있다. 물론 중앙 지표 등 국가가 전략물자와 전략활동을 중앙 차원에서 결정할 재량권을 그대로 행사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 그렇지만 전국적으로 직접 장사를 하고 대외적으로도 무역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변화로 볼 수 있었다. 그전에는 무역회사들만 무역권을 행사할 수 있었고, 가격도 무역성 (무역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무역의 경우는 특별히 중요하다. 외화를 직접 획득해 해외 물자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으로 볼 수도 있는데 무역권까지 하달해 중앙 지표가 아닐 경우 국영기업은 스스로 개발한 제품의 무역을 실현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통계기관에 등록하고 제때 납부금을 내기만 하면 됐다. 돈주 같은 시장 주체의 관리 능력과 인맥 등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시장 기제를 인정하고 하위 단위의 혁신과 ‘창발성’(창의력)을 장려하는 셈이었다. 그러나 2018년 9월 무역법을 개정해 무역성(무역부)이 모든 제품의 가격과 거래를 승인해야 한다는 조항이 다시 만들어졌다. 이는 사회주의 기업 책임관리제의 일부였던 무역권에서 중요한 부분인 무역 지표 결정권 폐지로 볼 만하다. 승인은 곧 거부권인데 이제 기업들의 무역에 대한 혁신 능력을 믿지 않는다는 뜻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하위 단위들의 자유적 돈벌이와 돈주의 힘을 의심하거나 심지어 불신하는 당국의 옛 반(反)시장 정책이 재개될까 걱정된다. 그렇지만 이번 헌법 개정에서 사회주의 기업 책임관리제가 직접 명문화된 만큼 반시장 정책의 재개 조짐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돈주들과 합작해 경영권을 확대할지 중앙 당국의 재량권을 복원시킬지 아직은 애매모호하다.
  • 강릉에 모인 국제영화제 수장들 “콘서트 같은 영화제 어떤가요”

    강릉에 모인 국제영화제 수장들 “콘서트 같은 영화제 어떤가요”

    지난 9일 강원 강릉의 명주예술마당에서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중심으로 세계 9개국 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예술감독 14명이 한자리에서 21세기의 첫 20년을 돌아보고 향후 80년을 내다보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올해 첫발을 내디딘 강릉국제영화제의 국제포럼 ‘20+80’에서 이들은 넷플릭스 같은 OTT(실시간 동영상 서비스)의 풍랑 등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영화와 영화제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고견을 전했다. ●한일 갈등으로 日영화제서 한국 작품 위축 세계 각국의 영화제들이 자국 정부의 검열과 정치적 압박, 예산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은 대동소이했다. 첫 개막 후 4년간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은 후쿠오카아시아영화제는 그 대가로 중국·대만 영화와 정치적인 내용이 담긴 영화를 상영 금지하는 등의 전방위적 압력을 받았다. 마에다 슈 후쿠오카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한일 정치 갈등 등으로 초청한 한국 영화에 대한 관객수가 더욱 줄어들어 예산 감축에 들어갔다”고 했다. 1990년대 옛 소련 정부의 만성적인 검열에 시달렸던 모스크바국제영화제는 이후에도 정부보다는 스폰서의 보조에 기대고 있다. 키릴 라즐로고프 모스크바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그러나 2008년부터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예산이 삭감됐다”며 “영화제 기간을 10일에서 8일로 줄이고 경쟁 부문에서도 각 작품의 감독들만 초청하기로 했다. 영화제 기간을 다시 늘리고 싶어도 못했다”고 말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영화제 위상이 추락한 것에 대한 진단도 줄을 이었다. 히사마쓰 다케오 도쿄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20여년 전 도쿄영화제에서 영화 ‘타이타닉’을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제작 국가를 제외한 첫 상영)로 선보일 정도로 일본은 할리우드의 ‘넘버원 시장’이었다”며 “지금은 불법 복제된 영화들이 이미 상영 전에 유포돼 더이상 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도쿄에 오지 않고 있다”고 한탄했다. ●함께 보는 영화… 4D 넘어 5D 극장 필요 각국의 영화인들은 영화제가 여전히 영화를 함께 보고 감상을 공유하는 축제의 장으로 기능한다는 것에는 공감대를 같이했다. 마르틴 테루안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오늘날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데도, 젊은 세대들은 콘서트나 공연장에 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영화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영화제가 콘서트와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더욱 주목해야 할 역할로 영화의 인간적인 면모,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라즐로고프 집행위원장은 젊은 세대와도 소통할 수 있는 키워드로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예로 들며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극영화라든지, 실험적인 작품들을 영화제에서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성을 위해 영화 스스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윌프레드 웡 홍콩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향후 AI의 활약으로 번역이 자동으로 이루어져 자막 작업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며 “4D를 넘어서는 5D의 도입 등 모든 영화관들이 콘텐츠나 외형 모두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세계화” vs “지역성 강화 ” 이날 연사들 간에 영화제가 콘텐츠 세계화에 더욱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과 지역성에 기반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눈길을 끌었다. 웡 조직위원장은 홍콩에서 이뤄지는 중국과의 영화 공동 제작 작업을 소개하며 “훌륭한 예술 영화임에도 배급 시스템이 미비해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제가 전 세계적인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는 창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뮤얼 하미에르 뉴욕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역적으로 가까운) 동아시아의 경우에도 역사 문제로 소통에 제약이 있다”며 “미국에서는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한국에서는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각기 다른 시장에 제공하려고 하는 초파편화 현상, 로컬리제이션(지역화)이 추세”라고 지적했다. 강릉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로동당출판까지 뒤졌다… ‘김원봉의 진실’ 담았다

    로동당출판까지 뒤졌다… ‘김원봉의 진실’ 담았다

    “2005년 당시 책을 낼 때에는 중국이나 북한 자료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오류도, 부족한 부분도 많았는데, 마침 지난해 서울신문과 현장 동행취재를 거쳐 사료를 보완해 책을 내게 됐습니다.” 6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기자들과 만난 소설가 이원규씨는 신간 ‘민족혁명가 김원봉’(한길사)을 소개하면서 자료 수집의 고충을 털어놨다. 약산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결성하고 1938년 조선의용대를 창설했다. 해방 후 북한으로 가 1948년 국가검열상, 1952년 노동상을 거친 뒤 1958년 김일성에게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한국전쟁 시기를 포함해 그가 북한의 고위직을 맡았던 행적이 문제가 되면서 그를 역사적으로 재조명하는 연구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미국과 소련, 일본은 물론 북한 로동당출판사가 발간한 김일성 저작집까지 조사했다”는 이 작가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수집한 참고서적 80여권, 논문·잡지·신문 등이 130여편, 각종 문서 등이 30여편을 이 책에 녹여냈다. 저자가 수집하고 직접 촬영한 사진 116장도 담겼다. 김원봉 육촌동생 김태근이 50년간 숨겨뒀다 처음 내놓은 사진부터 가장 최근 발견한 북한에서의 김원봉의 모습도 들어 있다. 북한에 주재했던 푸자노프 소련대사 일지 등은 학계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다. 책은 김원봉에 대한 가장 많은 사료를 품은 셈이다. 저자는 책을 두고 “김원봉 일대기를 설명하면서 약간의 가공을 한 일종의 ‘팩션’(팩트+픽션)”이라면서 “사료가 충돌하거나 빠진 부분은 저자의 상상력으로 메우고, 관련해 300개의 주석을 붙여 혼란을 줄였다”고 했다. 이어 “이념 논란 때문에 학계 연구가 부족해 여전히 자료가 미흡하다. 팩트가 70%, 상상력이 30% 정도라고 봐 달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전두환 신군부 계엄포고 10호 위헌”…법원, 재심청구 인용..

    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발령한 계엄포고 10호가 위헌·위법해 무효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6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따르면 형사1단독 정용석 부장판사는 전두환 정권 시절 계엄법 위반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신모(60)씨가 낸 재심청구를 받아들였다. 정 부장판사는 결정문에서 “계엄포고 10호는 전두환 등 신군부가 시국을 수습한다는 명목 아래 전두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 저항을 제압하기 위해 발령한 것으로 당시 국내외 정치·사회 상황이 옛 계엄법에서 정한 ‘군사상 필요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도 침해한다”고 밝혔다. 목수인 신씨는 1980년 12월 서울의 한 포장마차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당시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 ‘김대중은 똑똑한 사람이어서 전두환이 잡아넣었다’고 말했다가 계엄포고 10호에 따라 재판에 넘겨졌고, 다음해 1월 군사법원에서 계엄법 위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38년여만인 지난 4월 재심을 청구했다. 전두환 신군부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에 확대하며 정치활동 중지,정치목적 집회·시위 금지,언론 사전검열,대학 휴교,국가원수 모독·비방 불허 등의 내용을 담은 계엄포고 10호를 발령했다. 성남지원 관계자는 “계엄포고 10호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돼 무효라는 취지”라며 “계엄포고 10호에 대한 위헌·위법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씨의 재심청구를 도운 이상희 변호사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이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신씨처럼 술자리 비방을 이유로 처벌된 사건은 특별법에 따른 재심 청구가 애매했는데 이번에 법원이 계엄포고 10호에 대해 무효 판단을 해 재심이 가능하게 됐다”며 “법원 판단이 확정되면 계엄포고 10호 위반 피해자들 구제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푸틴 “위키피디아 대체할 온라인 백과사전이 만들어야”

    푸틴 “위키피디아 대체할 온라인 백과사전이 만들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키피디아를 대체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인터넷 백과사전을 만들라고 주문하며 인터넷 통제를 위한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언어의 미래에 관한 회의에서 “위키피디아는 새 러시아 대백과사전의 전자 버전으로 대체되는 것이 좋겠다”면서 “최소한 그것은 믿을 만한 정보를 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대학 학장이 법원에서 판결할 때 위키피디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자 이렇게 답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7년과 2014년 사이 종이판 러시아 백과사전의 출간을 지시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를 토대로 앞으로 3년간 17억 루블(약 310억원)을 들여 위키피디아와 유사한 러시아 버전의 온라인 백과사전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러시아어 위키피디아인 비키피디아는 150만개 이상의 자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2015년 세계 최대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러시아어 사이트가 마약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접속을 차단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 통신·정보기술·언론 감독청은 위키피디아가 대마초를 농축한 마약인 차라스의 역사와 생산에 관한 글을 삭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위키피디아는 결국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해 관련 내용을 수정했고 러시아도 차단을 해제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2년 5월 러시아 내 금지 웹사이트 목록을 작성하는 법안에 서명하며 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연방 검찰총장에 영장 없이 웹사이트 차단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허용하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수백 개의 웹사이트가 차단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서울광장] 검사의 원칙, 판사의 양심/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사의 원칙, 판사의 양심/박록삼 논설위원

    뉴스를 보다 보면 늘상 나오는 말이 있다. “○○○ 판사는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했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을 뿐….” 이런 표현들이다. 사법부인 법원은 물론 준사법기관을 자처하는 검찰 역시 행위의 준거로서 ‘법’을 빼놓지 않음은 당연하다. 논란의 근거는 따로 있다. ‘법’ 뒤에 붙는 ‘양심’, 혹은 ‘원칙’이다. 판사의 양심, 검사의 원칙이 뭐길래 숱한 사안마다 이리도 논란을 일으킬까. 이해관계 또는 가치관이 충돌하는 사안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양심(良心)은 얼핏 보면 ‘선량한 마음’쯤으로 해석된다. 양심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별하는 도덕적 의식이나 마음씨’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8월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문에서 양심에 대해 ‘어떠한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 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규정했다. 표현은 약간 달라도 쓰임은 마찬가지다. 판사나 검사 아닌 평범한 개인에게도 양심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다. 흔히 “양심에 찔린다”고 자책하거나 “이런 양심 없는 놈”이라고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양심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정신적 가치인지를 일깨워 준다. 또한 양심이 ‘지금, 여기’ 다수의 절대가치와 충돌할 수 없음 또한 충분히 짐작된다. 문제는 여기에서 나온다. 사회의 다수가 갈라진 이상 ‘양심의 목소리’조차 갈라지게 돼 있다. 양심은 개인의 몫으로 맡겨졌기에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다. 지난달 23일 열린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관심이 쏠렸던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영장판사를 명모 판사 혹은 송모 판사가 맡을지, 그 유불리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정감사에서 명 판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맡을 경우 담당 판사를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영장실질심사는 송 판사가 맡았고 정씨의 구속영장은 발부됐다. 그 직후 송 판사에 대한 신상털기, 인신공격 등은 공공연했다. 물론 알 수 없다. 명 판사가 맡아도 영장이 발부됐을 수 있다. 반대의 사례 또한 있다. 코카인보다 환각성이 강한 마약 LSD를 밀반입해도 구속되지 않을 수 있고, 음주운전에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해도 구속되지 않을 수 있다. 구속영장 발부에서 법과 양심의 기준이 이처럼 들쭉날쭉 하다 보니 불신이 싹트게 된다. 논란이 커질 뿐이다. 법에 대한 신뢰성, 안정성 측면에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기에 놓여 있는지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로 충분하다. 검찰이 법과 함께 곧잘 내세우는 ‘원칙’ 또한 마찬가지다. 이리저리 흔들린다면 더이상 원칙이라 부를 수 없다. 하지만 ‘조국 정국’을 통해 민낯을 드러냈듯 검찰의 자의적인 수사 대상 선별 및 검찰권 남용은 이미 원칙이 없음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됐다. 고소·고발이 들어오자마자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고소·고발 이후에도 느긋하게 세월을 즐기는 사건이 있다. 물론 수사 자체를 아예 외면하는 사건 또한 있다.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일 리는 만무하다. 2년 전 광화문광장의 천만 촛불이 계엄군의 총칼과 맞닥뜨렸을 생각을 하면 절로 몸서리쳐진다. 신문사 편집국, 논설위원실에 군인들이 들이닥쳐 컴퓨터를 뒤져 보거나 기사를 검열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심장이 쿵쾅거린다. 1960년 5·16은 책으로 접했을 뿐이지만, 1980년 5월 광주만큼은 똑똑히 기억하기에 그 섬뜩함은 형언조차 쉽지 않다.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명백한 국가와 체제 전복의 쿠데타였다. 국군기무사령부가 2017년 2월 만들었다는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 및 참고자료는 온갖 ‘변종 문건’들이 돌고 있다. 진위 여부, 최종본 여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검찰만이 알고 있다. 분명한 것은 문건 작성 전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네 차례에 걸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으며 기무사는 계엄 준비 단계부터 NSC를 중심으로 행정자치부, 경찰, 검찰, 국정원 등 유관 정부 부처의 협조를 당연한 것으로 기술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누군가의 대학 표창장 위조, 경제적인 이익을 탐하는 일보다 가벼울 수 없다. 검찰에 헌법 질서 수호의 원칙이 있다면 황 전 권한대행 공조 여부를 포함, 총력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일이다. 사법개혁의 절박함을 재촉하는 근거들이 반복되고 있다. 법의 신뢰성을 복원하기 위해서라도 사법개혁, 검찰개혁은 절실하다. youngtan@seoul.co.kr
  • 선진국 스웨덴서 두달 새 폭탄테러 30건?

    선진국 스웨덴서 두달 새 폭탄테러 30건?

    폭발팀 두달새 30번 올해만 100번 출동현지 폭력조직 경쟁 탓... 대도시서 빈발 인구 1000만명의 선진국,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알려진 스웨덴과 폭탄테러는 쉽게 연관지어 생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나라 폭발물 대응팀은 최근 두달새 30번이나 출동했고 올해 모두 100번 소집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배나 증가한 수치다. 스웨덴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경찰은 지난 1일 말뫼의 한 아파트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건물 정문과 유리창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후 24시간 동안 두번의 폭발이 더 있었다. 경찰은 주말 동안 관련 혐의로 3명을 체포했다. 폭발물 대응팀 분석가인 일바 에를린은 가디언에 “이런 수준의 폭발사고는 선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최근 폭발사고 수는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이며,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말했다. 스웨덴 폭발물 사건은 거의 대도시에서 일어나며, 약 3분의 1은 말뫼에서 일어났다. 말뫼는 우익 정치인들이 2015년 이민자 위기 때 스웨덴에 도착한 많은 이민자들과 연계시킨 총기·폭발물 폭력사건들의 현장이었다. 수도 스톡홀름에서도 올해만 19개의 폭탄이 터졌고, 예테보리에서도 13건의 폭발물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해 스웨덴 전역에서 총 39건이 일어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다. 게다가 올해 폭발물 대응팀이 폭발 전에 해체한 폭발물 의심 물체만 해도 76개다. 다행히 대부분 폭탄 사건은 빈 건물이나 사무실, 자동차를 목표로 일어났고 폭발물도 작아 최근 사건에서 사망자가 나오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스웨덴 폭력조직들이 경쟁 조직을 위협하기 위해 폭탄을 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은 일부 폭탄은 치명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초 남부 도시 린최핑에서 터진 폭발물엔 장약이 일반적인 것보다 40배나 많이 들어 있어서 주거용 건물 두 채를 부수고 25명을 다치게 했다. 에를린은 “폭탄 제조자들은 보통 폭발물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모른다”면서 “지난해 12월 폭발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18세 남성은 알고 보니 스스로 폭탄을 만든 것으로 확인돼 기소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위험은 지난 9월 남동부 도시 룬드의 한 상점에서 폭발물이 터질 때 그 앞을 지나가다 얼굴에 큰 부상을 입은 여학생처럼 무고한 피해다. 에를린은 “총기는 최소한 방아쇠를 당길 때까지 가해자가 통제 가능하다”면서 “폭탄은 보통 어떤 목표를 겨냥하지만, 특히 폭발물 전문가가 아닌 범죄자들은 폭약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폭탄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폭력조직 간 무분별한 폭력행위 증가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범죄조직의 소행으로 지목된 치명적인 총기사건도 폭탄 사용이 대폭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해 40건으로, 20년 전 연평균 4건에서 늘었다. 스웨덴 정부는 경찰이 집을 수색하고 암호화된 스마트폰 메시지를 더 쉽게 검열할 수 있게 하는 조치들을 포함, 폭력과 맞서기 위한 34개 항의 계획을 발표했다. 덴마크는 스웨덴 폭력조직과 연관된 두 건의 폭발 사건으로 양국 사이 국경 통제를 다시 시작했다. 그럼에도 스웨덴에서는 가정폭력, 증오범죄, 우발적 싸움과 관련된 살인이 모두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살인율이 1990년대 이후 꾸준히 감소해 세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씨줄날줄] ‘밈’(Meme) 공장, 틱톡틱톡/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밈’(Meme) 공장, 틱톡틱톡/이지운 논설위원

    ‘밈’(Meme)은 “웃기고, 재미있고, 희화화된 것”이다. ‘인터넷 밈’은 “기존의 유행어ㆍ행동 등을 모방 또는 재가공해 인터넷에 올린 사진이나 영상”을 말한다. 오래된 TV 광고가 재가공, ‘2차 창작’ 과정을 거쳐 다시 인기를 끄는 요즘 현상이 그러한 것이다. 미국 잡지 뉴요커는 일전에 ‘밈 공장(팩토리)’으로 비디오 공유 앱 ‘틱톡’(Tiktok)을 지목했었다. 당연히 청소년들이 주 사용층이다. 미국에서만 2650만명이 애용 중이다. 이 중 약 60%가 16∼24세다. 2017년 출시 이후 10억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올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다운로드 1위였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을 통해 또 한번 이름을 날렸다. 지난 9월 계정 개설 3시간31분 만에 팔로어 100만명을 돌파했다. 1개월 뒤에는 1800만명이 됐다. 모기업은 ‘바이트댄스’로,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로부터 30억 달러를 투자받았고, 기업 가치는 780억 달러(약 91조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내년 초쯤 홍콩 증시 상장을 저울질하고 있다. 틱톡 스스로는 자신들의 장점을 이렇게 홍보한다. 우선 ‘자동 번역 기능’이다. 쇼트폼(short-form)이라 불리는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이 주된 내용물이라 기본적으로 언어 의존도가 낮은데도 이런 기능을 더했다. ‘크리에이터’들에게 상당한 매력 포인트다. 촬영, 편집, 등록, 유통이 유튜브보다 훨씬 쉽다. 그러니 틱톡은 ‘무대이자 강단’이 될 수 있다. ‘챌린지’를 통해 따라하기(모방하기)도 전 세계적으로 가능해진다. 종합적으로 “인지도나, 전문성, 어학 능력 등이 없어도 순식간에 주목을 이끌게 해주는 현존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인 셈이다. 바이트댄스는 뮤지컬리(Musical.ly)라는 미국 회사를 10억 달러에 합병함으로써 이런 일을 가능케 했다. 뮤지컬리는 립싱크 앱이었다. 사용자의 상당수가 13세 미만으로, ‘가장 어린 소셜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바이트댄스의 뮤지컬리 인수에 대해 국가안보 위험 검토를 시작했다고 한다. 미 상원의원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미국은 틱톡의 개인 데이터 저장·수집 과정과 검열 문제 등을 의심하고 있다. 틱톡의 개인정보 지침에 따르면 이용자의 위치정보 등이 중국 정부와 공유된다.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 수백명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트댄스를 모회사로 둔 덕분에 이용자의 성향 파악이 가장 정교하다고 한다. 제2의 화웨이 사태가 빚어질 것인지, 또 다른 미중 충돌이 ‘틱톡틱톡’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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