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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또 포병부대 훈련지도…코로나19 속 연일 군사행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포병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하고 앞으로도 이런 훈련경기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3월 12일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관하 포병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하시였다”고 전했다. 7군단은 함경남도와 동해안을 담당하고, 9군단은 함경북도에 주둔하면서 국경지대를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훈련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통신이 “영도자 동지(김정은)를 또다시 바다바람 세찬 훈련장에 모시게 된 인민군 장병들”이라고 언급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등을 보면 사격이 해안가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훈련은 재래식 견인포 위주로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8일부터 동계훈련으로 시행 중인 육해공군 합동타격훈련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번 훈련에는 김수길 총정치국장, 박정천 총참모장, 김정관 인민무력상을 비롯해 인민군 연합부대장들이 현지에서 수행했다. 지난해 말 인민무력상에 임명된 김정관이 김 위원장을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이번 포사격대항경기 목적에 대해 “군단별 포병무력의 싸움준비 실태를 불의에 선택적으로 검열·판정, 전반적 포병무력을 다시 한번 각성시키고 포병훈련의 형식과 내용 방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훈련을 실전화하기 위한 데 있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지에서 장병들에게 이번 훈련이 불시에 조직 진행됐다고 말하면서 “오늘의 훈련이 인민군대의 전반적 포병무력을 다시 한번 각성시키는 계기로 훈련열의와 승벽심이 비등되는 계기로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훈련 후 “모든 포병이 높은 기동력과 타격력을 갖추려면 이러한 훈련을 정상화하며 앞으로 군단별 대항경기를 자주 조직해야 한다”며 “전반적 무력의 지휘관들이 당의 포병중시 사상을 잘 알고 포병위용에 대한 군사적 압력을 높일 수 있으며 포전술과 포사격에 정통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전은 포병전이며 포병싸움 준비이자 인민군대의 싸움준비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라“며 포부대의 기동력과 사격의 신속성·정확성 보장, 규정에 의한 동작훈련, 항시적인 전투동원준비 완료, 현대전과 실전화에 맞는 훈련 형식과 방법 등을 과업으로 제시했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총력을 벌이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날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수행 간부들은 전원 검정 마스크를 착용했다. 앞서 지난 2일과 9일에는 김 위원장의 지도 아래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격타격훈련이 진행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코로나19 둔화에 시진핑 영웅화 나선 중국 언론들

    코로나19 둔화에 시진핑 영웅화 나선 중국 언론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자 중국 관영 언론들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영웅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녈(WSJ)은 8일(현지시간) ‘베이징, 시진핑 주석을 코로나바이러스 전쟁의 영웅으로 그려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정부가 언론을 이용해 시진핑 주석을 공중보건 재난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이자,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지도자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관영 신화통신은 최전방 의료진 방문부터 외국 지도자들과의 전화통화까지 시진핑 주석의 전염병 행보를 꼼꼼하게 묘사한 뒤 “시진핑 주석은 항상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신생아처럼 깨끗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밖에도 인민일보와 환구시보 등 정부 통제 하에 있는 언론들도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가 더 멀리 확산되지 않도록 시간을 벌어준 지도자”라는 찬사를 퍼붓고 있다. 지방정부도 시진핑 찬양에 나섰다. 특히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에서도 지난 6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에 감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감사 교육 캠페인’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환자와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은 이상하리만치 공식 행보를 자제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우한 방문이나 방역 현장 격려 등의 업무는 2인자인 리커창 총리가 도맡았다. 그러다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떨어지자 이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이 코로나19 사태에 늑장 대처하는 바람에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피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8일까지 중국에서는 8만명이 감염됐고 3000여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했다. 그러나 중국 내 실제 여론이 좋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국민들은 지도자의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는데, 지도자는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토할 것 같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그러나 비판 글들이 공산당의 검열을 받고 곧 사라졌다고 WSJ는 전했다. 홍콩 소재 리서치회사 ‘오피셜 차이나’의 라이언 마누엘 상무이사는 이에 대해 “시 주석을 영웅화함으로써 정부는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의 책임을 하급 관리의 탓으로 돌리는 동시에, 시 주석은 보고를 받은 즉시 매우 단호하게 행동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우한 둘러보는 中 부총리 향해 주민들 “모든 것이 거짓”

    우한 둘러보는 中 부총리 향해 주민들 “모든 것이 거짓”

    “거짓, 거짓, 모든 것이 거짓이다.” 중국 공산당의 핵심 인사 가운데 한 명인 쑨춘란(70) 위생 담당 부총리가 지난 5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찾아 큉샨 지구를 돌아보던 중 주민들이 이렇게 외쳤다고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7일 전했다. 이 매체는 국영 타블로이드 매체 글로벌 타임스와 여러 인터넷 매체 등에서 문제의 동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공산당의 통치에 이렇게 대놓고 주민들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던 일이라 코로나19 때문에 공산당 통치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지난 1월 23일부터 완전히 봉쇄하고 집 밖으로 못 나오게 만든 우한 당국이 격리된 주민들에게 신선한 채소 등 먹을거리를 전달하는 것처럼 시늉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월부터 우한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쑨 부총리가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아파트 단지 안을 걷고 있을 때 아파트의 고층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쑨춘란 부총리는 당장 당국에 조사를 지시했다고 국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신화통신은 그녀가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당한 주민들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귀기울여 들었다고 전하면서도 야유가 들렸다는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동영상 속의 다른 이들이 “우리는 항의한다”라고 연호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국영 매체는 물론이고 중국 내 소셜미디어들이 광범위하게 반정부 목소리를 다룬 것은 이례적이라며 중국 정부가 시위 도중 나온 표현 수위만 조절하고 공산당 지도부가 대중의 우려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중국에는 4명의 부총리가 있는데 모두 리커창 총리에게 직보하는 체계다. 특히 순춘란 부총리는 우한의 전염병 통제를 책임지고 있으며 지난달 우한을 처음 방문했을 때 중국 지도부는 절대로 지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는 뜻에서 그녀가 우한을 찾은 것자체가 지도부가 우한과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팎에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최근 시티즌 랩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소셜미디어 YY와 위챗은 우한의 첫 전염병 확진 환자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됐던 지난해 마지막 날부터 전염병 관련 소식을 검열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하루 전 안과의사 리원량이 동료들에게 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경고했다는 것도 검열을 통해 보도하지 못하게 막았다. 리원량도 감염돼 지난달 세상을 떠나자 중국 누리꾼 수백만명이 언론 자유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였지만 그마저도 검열로 매체 등에 보도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1일부터 온라인에 정부 비판 게시물을 올리는 행위를 범죄로 단죄하는 새로운 법이 시행에 들어갔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만간 우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홍콩매체 명보가 6일 보도해 주목된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중들 앞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비판받았지만 그 뒤 방역 대응을 주도해왔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116년 서울신문과 조선일보/문소영 논설실장

    [씨줄날줄] 116년 서울신문과 조선일보/문소영 논설실장

    “100년이 넘은 기업은 두산과 조흥은행, 그리고 서울신문뿐입니다.” 대한상의 박용성 회장은 2004년 7월 18일 서울신문 창간 100주년 행사에서 이렇게 축하했다. 당시 한국신문협회장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도 “현존 언론사 가운데 100년의 전통을 기념하는 신문사가 출현한 그 하나만으로 우리 언론계 전체의 큰 경사”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그 자체로 영욕의 한국 근현대사다. 1904년 7월 18일 창간한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가 전신이다. 첫 발행인·편집인은 영국 언론인 어니스트 베델(E T Bethell)이었다. 창간에 참여한 애국지사 양기탁과 신채호, 박은식 등은 “일본의 검열망을 뚫을 수 있는 길은 당시 일본과 군사동맹을 맺은 영국인 명의로 신문을 발행하는 길뿐”이라고 인식했다. 독립운동 등을 알리려 국문·영문판을 발행했고, 발행부수도 1만 부로 파격적이었다. 이토 히로부미 통감은 대한매일신보를 두고 “…확증이 있는 일본의 제반 악정을 반대하여 한인을 선동함이 연속부절하니”라며 눈엣가시로 여겼다. 회유와 매수로도 논조를 꺾지 못한 일제는 뒤에 영국과 외교적 마찰을 감수해 가며 베델을 쫓아냈고, 경술국치가 있던 1910년 강제 매수했다. 이후 ‘대한’을 떼어낸 ‘매일신보’(每日申報)는 조선총독부 기관지로 활용됐다.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은 수행했다. 1915년 처음으로 신춘문예를 시행했고 1920년 한국 언론 최초로 여기자 채용을 공고해 ‘한국 언론 1호 여기자’ 이각경 기자도 탄생시켰다. 해방 후 1945년 11월 10일 미군정으로부터 매일신보는 정간처분을 받았다. 이에 ‘민족대표 33인’이던 오세창 등은 새 경영진을 구성해 ‘서울신문’을 창간하는데 이때 서울신문의 지령(紙齡ㆍ신문의 나이)을 신생 신문처럼 1호가 아니라 ‘대한매일신보’부터 ‘매일신보’로 내려온 지령을 계승한 1만 3738호로 시작한다. 이 출발선으로 서울신문은 1904년에 창간해 116년이 된, 한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문이라 할 수 있다. 언론학 전공인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가 이를 확인해 한국 언론사에도 기록해놓았다. 1920년 3월 5일 창간한 조선일보가 ‘한국 언론 역사상 첫 창간 100년’이라며 선전한다. 팩트체크를 하자면, 1904년 7월 18일 창간한 서울신문(대한매일신보의 후신)보다 16년 4개월 13일이나 늦은 창간이다. ‘장수기업’이 드문 한국에서 조선일보의 100번째 생일맞이는 기념할 만하지만, 자신을 돋보이고자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야 되겠나. 이는 조선일보가 지난 4일 ‘1986년 김일성 사망보도’, ‘2013년 현송월 총살보도’ 등의 오보를 시인하고 사과하면서 “사실보도만 하겠다”고 한 약속의 위반이다. symun@seoul.co.kr
  • 북한, 북남남녀 사랑 그린 ‘사랑의 불시착’은 동족 모독

    북한, 북남남녀 사랑 그린 ‘사랑의 불시착’은 동족 모독

    북한이 최근 ‘사랑의 불시착’ ‘백두산’ 등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에 대해 반공화국TV극과 영화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4일 ‘절대로 용납할수 없는 극악무도한 도발행위’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이 “허위와 날조로 가득찬 허황하고 불순하기 그지없는 반공화국영화와 TV극들을 내돌리며 모략선전에 적극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영화와 TV극들을 만들어 방영하고 있는 것은 동족에 대한 참을수 없는 모독이며 용납할수 없는 극악무도한 도발행위라고 분노했다. 기사에서는 특정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북한 군인과 한국 재벌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가상의 상황을 그린 영화 ‘백두산’에 대한 비난임을 유추할 수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 소재 영상물의 제작을 ‘망동’으로 규정하며 “온갖 사회악과 고질적 병페로 썩고 병든 남조선사회를 미화분식하고 인민대중중심의 우리 식 사회주의사회의 영상에 먹칠해보려는 불순한 기도”라고 지적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정책도 친미굴종정책과 군사적 대결망동으로 북남관계를 다 말아먹었다고 비난했다. 북한 소재 영화는 돌아앉아서 조선반도 평화파괴의 책임을 남에게 넘겨씌우려는 처사라며 경악스럽다고 표현했다. 109상무 조직으로 한류 시청 단속 또 다른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도 북한 소재 영상물에 대해 ‘예술적 허구와 상상이 아니라 병적인 동족대결의식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메아리는 “남조선에서는 아무런 사실적 근거도 없이 그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헐뜯고 모해할 목적밑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략과 음모, 거짓과 날조로 일관된 영화아닌 영화가 공공연히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랑의 불시착’은 비교적 북한 군인의 생활상에 대한 고증이 정확하며, 번화한 평양 거리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북한과 한국의 생활상의 차이가 어쩔수없이 그려졌다. 드라마 남녀 주인공은 결국 북한도 한국도 아닌 스위스에서 사랑을 이루는 것이 결말이었다. 북한에서도 한국 드라마나 영화의 인기가 높아 2004년 2월 109상무란 사상, 미디어 통제검열조직을 설립해 영상물과 불법 출판물, 라디오와 녹화기 등을 단속하고 있다.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책임지고 검찰소와 보위부, 보안성이 합류하여 중앙과 지방에 조직된 비상설기구로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면 109상무의 단속 대상이 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글로벌 In&Out] 코로나19와 북한/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코로나19와 북한/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북한은 빈곤국이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보건 시스템은 열악하고 격리제도 역시 형편없기 마련이다. 그나마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사회에 대한 동원력과 통제력이 비교적 강하고 보건과 의료 분야에서의 국가 지출도 높은 편이다. 사회주의 체제는 원래 사회에 대한 통제와 민생 복리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쳐도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에 보건 제도가 열악하고 그로 인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사회주의의 통제력과 열악한 보건 제도 아래서 북한이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해야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을까. 또 그 과정에서 북한 사회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아직 바이러스에 대해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사망률, 재감염 가능성 등은 아직 알 수 없는 것들이다. 북한은 만성적 식량난으로 인해 영양실조 문제가 심하고 기대 수명도 낮은 편이다. 식량난에 따라 만성질환도 널리 퍼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만약 북한에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게 되면 북한에서 코로나19 사망률은 매우 높게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런데 북한은 독재 국가이고 계층 사회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모든 주민들은 출신 성분이 있다. 어디서 사는지,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등 출세와 생활을 결정하는 제도이다. 이런 제도를 바탕으로 사회 통제가 매우 엄격하게 이뤄진다. 여행증(통행증) 없이는 지방 간 이동이 불가능하고 주민등록제도가 있어 쉽게 이사할 수도 없다. 뿐만 아니라 당국은 숙박검열을 통해 주민들이 실제로 어디서 사는지 통제할 수 있다. 민주주의와 기본권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제도이지만 이 제도가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는 데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즉 이미 사회 장악·통제 제도가 마련돼 있어 그 제도를 통해 일반 주민들의 지방 간 이동을 막고 강제 자가격리도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열악한 보건 부문인 바이러스 검사 기술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코로나19는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면서도 어떨 때는 급성 폐렴이 오거나 증상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검사 기술 분포가 매우 제한돼 있다면 자가격리 대상을 지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확산을 방지하는 것은 더욱 어려울 수 있다.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려면 경제 활동을 어느 정도 억제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은 코로나19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통제 조치들을 취했고 그 결과 여러 거시 경제 지표들이 부진하게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소련 붕괴 이후 시장화가 진전됐고 이제 국가와 시장은 공존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관계는 수입자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미 국경은 어느 정도 차단됐다고 하는데 데일리엔케이와 아시아프레스 같은 대북소식 매체는 북한 시장에서 디젤유와 휘발유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고 쌀과 옥수수과 같은 식량 가격도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심해질지도 모른다. 지난달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리만건과 박태덕이 부정부패 혐의로 정치국에서 해임됐다고 하는데 코로나19 감염 같은 비상적 상황에서 정치 위기가 확대되는 징후일 수도 있다. 대대적 숙청으로 볼 수는 없지만 장성택 숙청 이후 공개적 숙청은 처음이다. 북한 당국은 거의 7000명을 격리하고 있다고 했는데 코로나19 확진환자 현황에 대해 알려주지 않고 있다. 실제 상황은 어떤지 지켜봐야 할 텐데 현재 매우 심각해 보인다.
  • 日 “후쿠시마 내용 빼라”… 국가보조금 미끼로 문화 검열

    시민단체 새달 유엔본부서 원폭 전시회 외무성 “후쿠시마 포함 땐 보조금 없다” 피해자協, 정부 후원 없이 전시회 강행 지난해 8월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계기로 본격화한 일본 정부의 민간에 대한 표현의 자유 규제가 갈수록 노골화되고 일상화되고 있다. 국가 보조금을 미끼로 정부의 구미에 맞는 예술제나 전시회를 강요하는 행태가 독재국가에서 이뤄지는 문화 검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일본 외무성이 자국 민간단체가 다음달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하는 원폭 관련 전시회에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관련 내용을 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3일 보도했다. 일본 전역의 원폭 피해자들로 구성된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는 다음달 27일부터 1개월간 유엔본부 로비에서 제4회 ‘원폭전’을 연다. 5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피해자단체협의회가 히로시마·나가사키시와 공동으로 외무성 후원을 받아 개최해 왔다.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8월 원폭이 투하됐던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피폭 직후 모습과 피폭자 사진, 후쿠시마 원전 폭발 관련 사진 등을 약 50장의 패널에 담아 전시할 예정이다. 외무성은 이 가운데 후쿠시마 부분을 전시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국가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통보했다. 직전 2015년 전시회 때에도 후쿠시마 관련 내용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문제 삼지 않았다. 피해자단체협의회는 표현의 자유에 관계된 문제인 만큼 외무성의 후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내용을 바꾸지 않고 전시회를 열 방침이다. 이시카와 유이치로 세이가쿠인대 헌법학 교수는 “외무성의 결정은 정부가 원하지 않는 내용의 전시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압력”이라면서 “이렇게 하는 경위를 국민들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중국, 온라인 루머 전파·신상털기 금지…검열 강화

    중국, 온라인 루머 전파·신상털기 금지…검열 강화

    인터넷정보판공실 11가지 금지 규정 시행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의 싸움 속에 온라인상의 검열을 강화했다. 중국인터넷정보판공실이 지난해 연말 발표해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규정에 따르면 헌법 위반, 국가안보 위해, 국가 기밀 유출, 국가 단결 저해 등 11가지가 금지됐다고 글로벌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헛소문으로 경제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도 금지됐다. 불법행위에는 사이버 폭력과 ‘인육검색’(신상털기) 등도 포함됐다. 규정에 따르면 콘텐츠 제공업체는 과장된 제목을 달아서는 안 되며, 콘텐츠는 확인된 것이어야 한다. 글로벌타임스는 코로나19 관련 허위 정보가 온라인에 넓게 퍼지고 일부 루머는 의도적으로 조작된 가운데 이번 규정이 나왔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온라인 루머의 홍수는 국가 통치에 도전하고 대중에 공황을 일으켜 방역 작업에 방해가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사회 안정에 불리한 정보를 차단하는데 애를 쏟는 중이다. 코로나19를 최초로 경고했다가 유언비어 유포로 처벌받았던 의사 리원량의 죽음 이후 리원량을 추모하고 언론 자유를 주장하는 글들은 당국에 의해 삭제됐으며, 수많은 위챗 계정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다’는 이유로 정지당했다. 우한의 열악한 의료 실상이나 당국의 부실 대응 등에 대한 일부 기사도 삭제됐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에 드러난 중국 지도부 민낯/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에 드러난 중국 지도부 민낯/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는 주요 2개국(G2)을 자처하던 중국 지도부의 민낯을 참담하게 드러낸 사실상의 인재다. 이젠 살 만해졌나 생각하던 평범한 중국인의 소박한 꿈도 무참히 짓밟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지도부는 모든 중국인이 안심하고 살도록 내치를 가다듬는 것이 절박한 현안임을 보여 줬다. 코로나19 발생 석 달째인 지난달 29일 현재 글로벌 54개국에서 확진자 8만 5641명에 사망자 2933명이 발생했다. 중국은 사망자 2870명에 확진자 7만 9824명이다. 이는 1989년 발생한 비극인 톈안먼 사태의 희생자보다 피해가 훨씬 심각한 것이다. 당시 베이징 당서기 리시밍은 사망자는 군인·학생을 포함해 241명, 부상자는 7000여명이라고 보고했다. 중국 정부 발표대로라면 코로나19 희생자는 깊은 트라우마인 톈안먼보다 사망자가 12배 이상이다. 우한에서 의문의 바이러스가 발생한 초기 베이징은 무기력했다. 코로나19의 발생은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겠지만, 초기 대응을 제대로 했다면 이렇게까지 키울 일은 아니었다. 우한 주민들이 ‘폐렴 같은’ 질병을 앓기 시작한다는 보고가 처음 나온 지난해 12월 초 중국 민간의 대응은 빨랐다. 2003년 사스와 2009년 신종 플루 사태를 경험한 현장은 기민하게 대응했다. 현지 전문가들이 문제의 바이러스 유전자 코드를 분석하고, 진단 시약을 준비하고, 백신을 찾느라 바빴다. 초기 우한 현장 의료진은 말 그대로 ‘사투’를 벌였다.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처절하게 스러지자 현장 의료진은 하루도 쉬지 못하고, 화장실에 갈 틈이 없어 기저귀를 차고 24시간 환자를 돌봤다. 초창기 외부 지원도 없었다. 마스크가 부족해 손수건을 두르고, 방역복이 없어 비옷을 입고 환자를 치료하는 식의 눈물겨운 싸움을 계속했다. 고립무원의 현장 의료진이 ‘살인 바이러스’와 고군분투하는 동안 지도부는 비밀주의와 매체 검열과 같은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해 세계적 대유행을 막을 ‘골든타임’과 같은 발생 첫 수주를 허비해 버렸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 거의 한 달 만인 세밑 31일 베이징은 세계보건기구(WHO)에 통보했다. 그러나 정작 우한 주민에겐 알리지도 않았다. 특히 중국 통치를 떠받치는 한 기둥인 공안은 되레 쪽박을 깼다. 환자를 치료하던 리원량이 지난해 12월 30일 의대 동문 채팅방에 우한의 화난해산물시장에서 온 환자 7명이 사스와 유사한 진단을 받아 격리했다는 점을 알렸지만 오히려 그는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공안에 끌려가 곤욕을 치렀다. 현지 실태를 취재하던 시민기자 천추스와 팡빈은 행방불명됐고, 비밀주의 관행을 비판한 쉬장룬 칭화대 교수는 종적이 묘연해졌다. 베이징의 침묵은 1월 20일 시진핑 주석이 발병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깨어졌다. 발생 후 약 40일이 흐른 너무나 때늦은 시점이었다. 저우셴왕 우한시장은 TV에서 시당국이 적절한 시기에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를 상부의 승인이 없어서라고 밝혔다. 들끓는 민심에 불을 붙였다. 책임 모면에 급한 지도부는 공산주의 특유의 선전, 즉 여론전에 강한 면모를 살려 애먼 나라에 누명을 씌워 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중국이 모기를 잡는다며 창문을 활짝 열고 살충제 뿌린 격이 아니었던가. 정치적 곤경을 타개하고자 희생양을 만들거나 애꿎은 의료진과 권한 없는 공무원만 사냥해 민심을 달랠지 지켜볼 일이다. 덩샤오핑 이후 최강 권력자로 군림한 시진핑 주석이 다음달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 한다. 한국 방문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해외 방문에 앞서 사신(死神)을 지구촌에 확산시킨 책임부터 사과할 일이다. chuli@seoul.co.kr
  • “저기, 코로나 걸린 곳”… 우리도 피해자인데 ‘민폐 매장’ 찍혔다

    “저기, 코로나 걸린 곳”… 우리도 피해자인데 ‘민폐 매장’ 찍혔다

    확진자 방문한 매장에 “너희도 죽어라” 매출 타격에 이유없는 비난까지 시달려 세세한 동선 공개에 사생활 침해 우려 바이러스 감염보다 주위 시선 두려워해“일부러 전염시키려고 한 것도 아니고 우리도 피해자인데, 이렇게까지 욕먹어야 하나요?” 24일 서울 성북구 다이소 성신여대역점 김용자 점장은 이렇게 말했다. 다이소 성신여대역점은 지난달 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5번 확진환자가 다녀간 곳 중 하나다. 김 점장은 “확진환자 동선이 공개되고 매장에 ‘너희도 모두 코로나에 걸려서 죽으라’는 전화가 2번이나 왔다”면서 “전염병 특성상 동선을 밝혀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지만, 가뜩이나 직원들 사기가 떨어졌는데 그런 전화까지 받으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지역 사회에 빠르게 퍼지면서 정부는 확진환자의 동선 내용을 상세히 공개해 접촉자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동선으로 추측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졌다.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확진환자는 물론 확진환자가 다녀간 가게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등 사회 전체적인 손해라는 지적도 나온다.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법에 따라 확진환자의 동선과 상호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확진환자가 방문한 모든 매장의 상호와 상세 주소가 낱낱이 공개돼 있다. 확진환자가 다녀간 서울 시내 한 식당 관계자는 “우리도 확진환자가 다녀갔다고 해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는데, 원치 않게 가해자가 되는 것 같다”면서 “방역이 다 끝나 감염 우려가 없는데도 손님이 ‘저기는 코로나 걸린 곳’이라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고 하소연했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공개되면서 도 넘은 비난도 줄을 잇는다. 경북 포항시는 지난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진환자 두 명의 동선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들이 모텔을 다닌 기록과 헬스장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온라인에서 욕설과 조롱을 받아야 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한 확진환자가 하루도 빠짐없이 PC방을 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놀림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3번 확진환자가 5일간 서울 강남과 경기 일산 일대를 돌아다닌 것을 두고 SNS 등에서는 ‘민폐’, ‘빌런’(악당)이라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언제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른다며 동선을 스스로 검열해야 한다는 자조도 나온다. 직장인 손모(28)씨는 “병에 걸리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텐데, 확진환자의 자세한 신상까지 공개되면서 지나치게 욕을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자신의 코로나19 감염보다 확진환자가 됐을 때 주변으로부터 받을 비난을 더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북한 “외국인 380여명 격리, 의심스러운 사람 찾아내라”

    북한 “외국인 380여명 격리, 의심스러운 사람 찾아내라”

    북한이 남한과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바짝 긴장, 외국인 380여명을 격리하고 국경 지대에 수입품 소독 지침서를 배포했다. 조선중앙방송은 24일 “지금 전국적으로 외국인 380여명을 격리시킨 것을 비롯해서 외국 출장자들과 접촉자들, 이상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격리 및 의학적 관찰과 모든 단위들에서의 검병검진 사업이 보다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격리 중인 외국인은 평양에 주재하고 있는 외교관이나 무역 등을 위해 북한을 찾은 사람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조선중앙방송을 인용한 국내 연합뉴스 보도를 전하며 이미 200명의 외국인은 30일 동안 단지 안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통보했는데 기한이 다 돼 가던 시점이라 이번에 격리 기간이 늘어난 것이며 언제까지 격리가 지속될지는 공표되지 않았다고 했다. 방송은 나아가 여러 추측 보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북한에서는 단 한 명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다고 당국이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특히 중국과 국경을 맞댄 평안북도가 지역적 특성에 맞게 방역을 강화했다면서 “3000여명의 의학적 감시대상자들이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전력 보장, 물자 보장, 난방 보장, 물 보장 등을 적극 따라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평안남도, 황해남도, 함경남도를 비롯한 각 도에서도 “다른 나라에 갔다 온 출장자들과 접촉자들, 감기를 비롯한 이상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을 빠짐없이 찾아 격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적십자종합병원, 평양의학대학병원, 김만유병원을 비롯한 중앙병원들과 각지 인민병원, 진료소들의 의료 일꾼(간부)들은 의심 환자들을 제때 찾아내 확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사람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뿐 아니라 교역을 통한 전파 차단에도 부심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위생방역사업의 도수를 더욱 높여’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경 지역에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는 물자들에 대한 소독 지도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국경검사검역 규정’ 등을 배포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평안북도와 남포시를 비롯한 국경과 항(항만)을 끼고 있는 지역들과 해당 기관들에서 지도서와 규정의 요구를 엄격히 지키기 위한 조직사업을 짜고들고 있다“며 ”위생방역 사업의 도수를 계속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명수 국가위생검열원 원장은 전날 조선중앙TV 인터뷰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는 물자들에 대한 검사 검역을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며 “이 물자들이 비루스를 전파시킬 수 있는 전염 경로도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북한 사회 전반에 녹아들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일꾼(간부)들과 대의원들은 전날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 행군을 시작했는데, 노동신문이 이날 1면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저마다 마스크를 착용했다. 지난달만 해도 수백 명이 모이는 대중행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대인 단체들, 알 파치노 주연 아마존 드라마 ‘헌터스’에 반발

    유대인 단체들, 알 파치노 주연 아마존 드라마 ‘헌터스’에 반발

    유대인 단체들이 알 파치노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마존의 새 미니시리즈 ‘헌터스’가 홀로코스트를 엉터리로 묘사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유통 체인 아마존이 의욕적으로 제작한 헌터스는 1970년대 미국에서 나치 전력 인물들을 찾아내 체포하는 얘기를 10회에 담는데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첫 편을 방영했다. 파치노는 뉴욕에서 사냥꾼 조직을 만든 부자이며 신비에 싸인 인물 메이어 오퍼만을 연기한다. 그런데 1941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가 점령한 유럽에서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를 엉뚱하게 묘사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른바 유대인 착취(Jewsploitation) 편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영국 BBC가 23일 전했다. 예를 들어 이런 장면이 있다. 110만명 정도가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아우슈비츠 수용소 수감자들이 체스 경기에 말로 쓰이다 서로를 죽이도록 강요받는 장면이다. 이 수용소 부지를 역사 유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아우슈비츠 기억 재단은 이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인간 체스라는 가공의 게임을 지어내는 위험천만한 어리석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홀로코스트 교육 트러스트의 카렌 폴락 최고경영자(CEO)는 BBC에 그런 엉터리 묘사 때문에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들의 기를 살려주고 “경솔한 오락거리”로 전락시켰다고 했다. “우리는 정말로 책임있게 홀로코스트의 진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한 폴락은 “부분적으로 우리는 살아있는 역사로부터 어느 정도 멀어졌고, 생존자는 얼마 남지 않았을 뿐더러 살날이 멀지 않았다. 우리만으로 해낼 수가 없다. 좋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이 사회의 다른 사람들에 의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이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다른 비난을 사고 있는 반유대 편견이 가득한 책을 버젓이 유통시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여러 피드백을 경청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치 선동가 줄리우스 스트라이처가 쓴 ‘교실에 가득한 유대인의 질문’이 문제의 책이다. 아우슈비츠 기억 재단은 21일 홀로코스트 교육 트러스트가 작성한 편지를 리트윗하며 아마존이 스트라이처의 책을 판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편지에는 “어떤 비판적인 언급이나 주의 공지도 없이 악의적인 반유대 나치 선전물을 출간해 돈을 벌기로 결정했으면 이 책에 나온 언어들이 홀로코스트나 많은 다른 혐오 범죄로 이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적었다. 아마존은 “책 판매자로서 우리는 역사를 통해 검열하며 이를 가벼이 다뤄서는 안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면서 책 판매고와 그 지침을 일치시키도록 “상당한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아마존은 아우슈비츠 기억재단의 항의를 받아들여 아우슈비츠를 묘사한 크리스마스 장식 등 몇몇 품목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일이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북한 “한 명도 확진자 없다. 대집단체조·국제 박람회 예정대로“

    북한 “한 명도 확진자 없다. 대집단체조·국제 박람회 예정대로“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되는 가운데 북한이 자국 유입을 막기 위해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절대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감염증의 위험성이 대단히 크고 왁찐(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못한 조건에서 전염병 상식을 잘 알고 개체위생을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상세한 ‘예방·소독 매뉴얼’을 제시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손수건으로 가리고, 사람을 만날 때 1m 이상의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되도록 피하고 실내 환기를 잘해야 한다며, 면역력 강화를 위한 운동과 휴식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또 “야생동물을 절대로 식용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육류나 가금류를 날것으로 섭취하는 일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치료와 관련해서도 항생제는 코로나19에 효과가 없고 약물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식초 역시 소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건 인프라가 열악한 북녘에서 상당수 주민이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문은 이날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 등 10여건의 기사를 싣고 국내외 예방 사업 현황 및 주변국 발병 현황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1면에는 전원 마스크를 착용한 동대원은하피복공장과 평양체육기자재공장 근로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다. 강원도인민병원에서는 “외래 환자들이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 “입원실들에 대한 공기갈이와 함께 쑥 태우기, 문손잡이 소독 진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춘복 북한 보건상은 전날 조선중앙TV 인터뷰를 통해 자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물론 의심환자도 없다고 밝혔다. 남한의 보건복지부 장관에 해당하는 오 보건상이 직접 감염자 유무를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 보건상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자나 의진자(의심환자)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사람들 속에서 해이될(해이해질) 수 있는 공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신형코로나비루스의 전파 경로가 다양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것만큼 조금이라도 만성적인 태도를 가지고 방역 사업을 소홀히 대하다가는 엄중한 후과(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비상설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 간부인 송인범 보건성 국장 역시 노동신문의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예방사업에 계속 큰 힘을’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당국의 코로나19 대응 성과를 스스로 높이 평가하며 “비루스의 전파 경로가 다양하고 예측할 수 없다”며 방역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중앙과 각 지역에 비상방역지휘부를 설치해 코로나19 예방 총력전을 펴고 있다. 송 국장은 지난 2일에도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처음으로 밝힌 뒤 동일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6일부터 사흘 연속 중앙비상방역지휘부 종합분과장인 오춘복 보건상 인터뷰를 방영해 대중의 경각심을 끌어올렸다. 김형훈 보건성 부상과 홍순광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 부원장 등 주요 간부들도 각종 매체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청청국’이라고 주장하며 잘 대응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북한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물품을 전달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9일 전했다. 쉬마 이슬람 유니세프 아시아태평양지역 대변인은 전날 VOA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북한 보건성이 요청한 코로나19 관련 개인 보호물품을 북한 당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물품 내역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유니세프가 이날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국제적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을 비롯해 라오스, 몽골 등이 지역 유니세프 사무소를 통해 보호복과 보안경, 마스크, 장갑 등 의료진을 위한 보호물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보고서는 또 지난달 29일 아태 지역에 관련 물품 13t을 공급했다면서 앞으로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감염증 퇴치에 423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8일(현지시간) 다시 한번 북한 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북한 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진행 중인 특정한 이슈가 있다고 믿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라이언 팀장은 19일(현지시간)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와 면담한다. 한편 북한 전문여행사 ‘고려투어’는 18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8월 광복과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에 맞춰 대집단체조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집단체조는 최대 10만 명을 동원해 체조와 춤, 카드섹션 등을 선보이며 체제 선전 및 외화 유치 목적이 강하다. 참가자들은 보통 공연 6개월 전부터 집중적인 연습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 이동 제한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 미지수다. 북한의 무역·투자전용 웹사이트 ‘조선의 무역’은 7월 평양국제경공업전람회를 시작으로 11월 제2차 평양국제농업 및 식료공업전람회까지 평양시 중구역 동성동 평양체육관에서 네 차례 국제전람회가 열린다고 19일 알렸다. 전람회 조직은 조선대외경제교류협회가 맡으며 북한 대외경제성, 평양시인민위원회, 조선상업회의소가 후원한다. 이탈리아 국제운송업체 오팀(OTIM)이 전시품을 수송하며, 조선광고회사가 전람회 전반을 홍보한다. 해외 출품자 모집은 중국의 베이징화무시대국제전람유한공사, 베이징전람망과학기술유한공사, 가보시대국제전람(베이징)유한공사, 길림성 룡린수출입유한공사, 심양국제전람과학기술유한공사, 단동화조전람유한공사 등이 맡는다. 그러나 이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가능성에다 남북관계, 북미관계도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 북한 당국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볼턴 전 보좌관, ‘우크라 스캔들, 아이스크림 위의 설탕에 불과’

    볼턴 전 보좌관, ‘우크라 스캔들, 아이스크림 위의 설탕에 불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현지시간) 오는 3월 출간 예정인 자신의 회고록에 우크라이나 스캔들보다 더 충격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폭로가 담겨 있음을 시사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이어 백악관을 향해 자신의 책이 예정대로 출간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학교에서 열린 ‘2020년 안보 도전’ 강연에서 “(이제까지 관심은) 우크라이나(스캔들)와 탄핵심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그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면서 “(자신의) 책에 담긴 내용에 비춰볼 때 (우크라 스캔들은) 아이스크림 위에 뿌린 설탕가루 정도”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것(자신의 회고록)은 역사를 기록하려는 노력이고 나는 최선을 다했다”면서 “백악관 검열 결과가 어떨지는 두고 보자”고 말했다. 이어 “나는 궁극적으로 이 책이 출판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트윗 공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그는 트윗을 하지만 나는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서 “이것이 공평한� 굡箚� 반문했다. 하지만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강연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미 상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또 ‘대북 슈퍼 매파’인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실패는 필연적이었다”면서 “북한 정부가 핵무기 추구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단 하나의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 9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뒤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됐으나 외교정책 등에서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지난해 9월 10일 전격 경질됐다. 그는 ‘그 일이 일어난 방 : 백악관 회고록’이란 책을 다음 달 17일 발간할 예정이지만, 백악관은 기밀사항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출간을 막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후보자 사상 검열 후 “실격”… ‘개혁파 말살’로 번지는 이란 총선

    후보자 사상 검열 후 “실격”… ‘개혁파 말살’로 번지는 이란 총선

    이란의 사실상 2인자였던 가셈 솔레이마니 제거와 우크라이나 여객기 오인 격추, 서방과의 핵협상 파기에 가중된 경제난과 민생 시위, 소셜미디어를 통한 외부 문화 유입과 청년층의 보수 기득권에 대한 반발…. 이런 모습으로 보혁 갈등 중인 이란이 오는 21일 의원(마즐리스)을 뽑는 총선 정국에 들어갔다. 선거 결과는 ‘중동의 맹주’ 이란의 국내외 정책 방향을 가늠할 풍향계여서 중요성을 더한다. 7148명이 후보로 등록했고 임기 4년의 의원 290명을 선출한다. 18세 이상 유권자는 약 5800만명이다. 이란은 이슬람 국가이지만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선거를 통해 공직자 일부를 뽑는다. 국민의 직접선거를 통한 선출 대상은 대통령, 국회의원. 전문가위원이다. 법적 결격 사유가 없다고 누구나 출마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공직 후보자에 대해 ‘혁명수호위원회’가 검증한다. 위원회는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종교적·사상적 검열을 한다. 이번 선거 출마 신청자 1만 4000여명 가운데 개혁주의자 7296명이 심사에 걸려 출마가 좌절됐다. 선거 제도가 도입된 1980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탈락자 규모는 사상 최대다. 현역의원 약 3분의1인 90명도 탈락했다. 대표적인 탈락 의원에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1902~1989)의 혁명 동지의 아들이자 정부에 비판을 가한 알리 모타하리(62)도 포함돼 있다. 위원회는 탈락한 이들은 횡령·부패·마약 등 다양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24는 “초강경파는 민주적 선거 과정을 신뢰하지 않고 의회를 장악할 기회로 간주한다”고 분석했다.●의원 290명 선출… 현역 3분의 1도 탈락 개혁주의자 정책기관인 고등위원회는 “우리 후보 90%의 출마가 막혔다”고 주장한다. 출마가 좌절된 대다수는 중도 개혁파로, 중도 실용주의자인 하산 로하니(71) 대통령과 정치적 맥락을 같이한다. 개혁주의자 ‘집단 학살’ 심사에 로하니는 “국민은 다양성을 원한다”거나 “한 정파가 독점하면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로하니를 비롯한 중도 개혁파는 경제적 자유화 추진과 함께 이란을 국제 경제 체제에 진입시키려 하고 있다. 로하니는 혁명 41주년 기념행사에서 “수동적이지 말고 적극 참여하라”고 투표를 독려했다. 위원회가 후보들로부터 뒷돈을 요구한다는 폭로도 나왔다. 후보 심사에서 떨어진 마무드 사데기(57) 의원은 중간 브로커가 뇌물로 400억 리알(약 3억 5000만원)을 주면 출마 자격을 주겠다는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이런 주장을 한 후 체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이번 선거는 개혁파 궤멸의 시작이다. 중도·개혁주의자 대거 탈락은 로하니나 의회보다 더 권력이 큰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80)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이는 혁명수호위원회의 구성에서 볼 수 있다. 12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절반인 6명과 나머지 6명을 임명하는 사법부 수장의 임명권을 최고지도자가 갖고 있다. 한 강경파 의원은 “개혁주의자 의원 모두 합쳐야 폭스바겐 한 대에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파를 찍어 낸 이유는 올해 80세가 된 하메네이와 연관이 있다고 영국 런던에 있는 중동 전문 매체인 아랍 위클리가 분석했다. 물론 최고지도자는 임기 제한이 없어 사실상 종신이기는 하지만 하메네이는 최근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이 최고지도자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는 하지만 로하니의 임기는 내년에 끝나고, 요즘 인기는 바닥을 기고 있다. 로하니가 치적으로 내세웠던 핵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빠져나가면서 빛이 바랬다. 지난해 11월 유가 인상에 따른 민생고 시위에서 보듯 경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국가적 영웅 솔레이마니도 지난달 미국에 의해 제거됐다. 최근 이란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로하니의 지지도는 1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이란 보수파 전문가인 사이드 골카르 미국 테네시대 정치학과 교수는 “하메네이의 최우선 과제는 부드러운 승계”라며 “전문가회의가 최고지도자를 뽑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할 불안에 대비해 정부 모든 기관을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채우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하메네이는 지난해 혁명 40주년 행사에서 대략적인 승계 방향을 밝혔다. 그는 “혁명의 두 번째 단계”에서 “혁명에 헌신적인 젊은 사람”이 이란을 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골카르 교수는 “하메네이는 젊은 세대에 지도자를 넘겨주려는 것”이라며 “지난해 사법부가 그렇게 추진했고, 이번에 의회를 그렇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국민 60% 이상이 혁명 이후 세대다.●사법부 수장 “선거 문제 삼는자는 적과 같아” 수도 테헤란의 개혁주의자와 이를 지지하는 이들은 강경 보수파 후보 일색인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테헤란대 박사과정으로 아흐마드 레자라는 학생은 중동 전문 인터넷 영어 매체인 ‘미들이스트 아이’에 “4년 전 우리는 희망을 걸고 로하니와 개혁주의자들에게 투표했지만 장애물에 걸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이들이 추진했던 좋은 정책은 하메네이가 되돌려 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메네이에게 정통성을 주지 않고자 투표를 포기한다”고 말했다. 테헤란의 택시기사인 파르하드는 “개혁주의자들이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하메네이가 경제의 완전 회복을 막았다”며 “우리는 대안이 없고, 이란에 불운이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지도부는 과거 왕조인 레자 팔라비보다 더 무능하고, 더 나쁘다”며 “투표를 통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젊은층은 강경보수파에 염증을 느낀다. 지난 2일 하메네이 퇴진과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작성한 정치인 8명이 마슈하드 혁명재판소에서 징역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선거와 개혁에 대해 기사를 작성한 언론인 10여명이 혁명수비대(IRGC)의 급습으로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를 압수당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런 조치에 로하니는 트위터를 통해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며 개혁주의자 숙청에 대해 유례없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사법부 수장인 이브라힘 라이시(59)는 “선거를 문제 삼는 사람은 누구나 적의 캠프에 속한 사람”이라며 언론인과 정치 활동가들에게 입을 다물라는 경고를 보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한 활동가는 “정보기술과 소셜미디어의 발전으로 하메네이의 가면이 벗겨지고 있다”며 “그는 국민이 압박받고 있는 것을 몰랐다며 커튼 뒤에 더는 숨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투표를 건너뛰겠다”는 아흐마드 레자는 그래도 걱정이 많다. 그는 “우리나라를 분열시키고자 하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의 음모가 우려스럽다”며 “투표율이 낮으면 이런 나라들이 우리나라에 위험하고 대담한 행동을 취할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집권 강경파 신뢰도 보여줄 투표율에 ‘주목’ 그러나 투표율은 집권 강경파에 대한 신뢰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관심거리다. 2016년 투표율은 62%였고, 개혁주의자들이 대거 탈락한 2004년엔 51%였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의 투표율은 21%에 머물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분쟁·협력 연구기관인 애틀란틱카운슬이 전했다. 투표율이 높으면 국민이 현재의 지도부와 정치 체제를 신뢰한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로하니는 “투표율이 낮으면 미국이 좋아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이번 총선에서 압승한다면 강경 보수파는 내년 대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외교 정책은 더욱 강경 노선으로 치닫고, 미국과는 긴장완화 국면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시민기자들 이어 교수도 실종… 中 시진핑 책임론 무마 위해 여론전

    시민기자들 이어 교수도 실종… 中 시진핑 책임론 무마 위해 여론전

    웨이보 계정 삭제… “곧 처벌당할 것”예견 실종된 시민 기자들 당국에 구금 추정 리원량 사후 여론자유 보장 목소리 커 中 언론 “시 주석 사태 초기 대응 지시” 당국자들 대처 부족 비판 오히려 확산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자초한 중국 정부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에 대한 당국의 탄압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판 목소리를 단속하는 한편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초 대응을 지시했다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지만, 이 같은 당국의 대응이 오히려 중국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을 더욱 확산시키는 모습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는 15일(현지시간) 감염병 확산 사태와 관련해 시 주석을 공개 비판하는 글을 올렸던 칭화대 법대 쉬장룬 교수가 최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지인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쉬 교수는 최근 해외 웹사이트에 ‘분노하는 인민은 더이상 두렵지 않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주목받았다. 이 글에서 그는 시 주석 체제에 대해 “30년 넘는 시간 동안 구축된 관료 통치 체제가 난맥상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공적으로 논의될 여지가 모두 차단당했다”고 비판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이 글을 끝으로 쉬 교수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이 중단됐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그의 이름이 삭제됐다. 또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에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수년 전 올린 몇 개의 글만 검색되는 등 ‘유령’이나 다름없는 신세가 됐다. 다만 친구들은 쉬 교수가 당국에 구금된 것이 아니라 베이징 자택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옵서버는 전했다. 하지만 이 또한 연락할 방법이 없어 소재를 전혀 파악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쉬 교수는 가장 최근 올린 글에서 “내가 처벌당할 것이란 것은 너무 쉽게 예견할 수 있다. 이건 내가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중국 당국은 현재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을 입막음하는 등 사회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앞서 우한 상황을 전하며 당국을 비판한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와 정부 비판 영상을 올린 의류 판매업자 출신 시민기자 팡빈 등이 현재 실종된 상태로, 외신들은 이들이 당국에 구금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코로나19 사태를 처음 알린 뒤 오히려 괴담 유포자로 몰렸던 의사 리원량의 죽음 이후 언론·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 같은 보도가 잇따르며 시 주석 체제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시 주석을 향해 쏠리는 책임론을 무마하기 위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관영 언론들은 시 주석이 지난 3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6000자 분량이나 되는 코로나19 대응 발언을 했고 바이러스 확산 초기인 1월 7일에 이미 관련 지시를 내린 바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방위적인 대응이 ‘우한의 의인’ 리원량의 죽음 이후 더욱 커진 민심 이반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시 주석이 사태 초기부터 대응을 지시했다고 밝힘으로써 오히려 당국자들의 대처가 부족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옵서버도 “내부고발자인 리원량의 사망은 중국인들에게 슬픔과 분노를 일으켰고, 정부의 검열이 정당한지를 묻는 공개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보우소나루, 브라질 민주주의 위협”…세계 예술·지식인 ‘공포정치’에 반기

    “보우소나루, 브라질 민주주의 위협”…세계 예술·지식인 ‘공포정치’에 반기

    아마존 사진 공개 인사 경질 등 보복 파울루 코엘류·스팅 등 2700여명 탄원브라질 여성 감독 페트라 코스타(36)의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가 올해 미 아카데미상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 후보에 올랐을 때 국민들은 수상의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정작 브라질 정부는 이 영화에 악평을 쏟아냈다. 전직 대통령의 탄핵 사건 등을 다룬 이 영화가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부자가 함께 영화를 공격한 데 이어 대변인실 차원에서 코스타를 ‘가짜뉴스의 행상인’이라고 묘사한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정권 전체가 나서서 30대 젊은 여성 영화인을 집요하게 ‘매장’했다.보우소나루 정권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콘텐츠나 언론 보도에 위협을 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이상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전 세계 유명 문화예술인과 지식인들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판하는 탄원을 냈다고 브라질 언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브라질에서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제목의 이번 탄원서는 이틀 전 가디언을 통해 먼저 공개됐다. 탄원서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은 소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루 코엘류를 비롯해 세계적 석학 노엄 촘스키, 가장 영향력 있는 현존 작곡가 필립 글래스, 팝가수 스팅과 그의 아내인 영화배우 트루디 스타일러 등 2776명에 이른다. 이들은 “브라질의 민주적 기관들이 공격받고 있다”면서 “보우소나루 행정부가 언론뿐만 아니라 문화, 과학, 교육을 조직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우소나루 정권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퇴행적 징후로는 지난 1월 중순 문화정책 최고 책임자인 호베르투 아우빙이 독일 나치 정권의 당 선전부장이었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의 연설을 흉내 낸 동영상을 올렸다가 해임된 사례가 꼽힌다. 청원은 “(아우빙은 해임됐지만) 보우소나루 정권의 극우 정치 프로젝트는 전면적으로 계속되고 있고, 이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보우소나루 정권이 교과서 검열과 교사 감시를 자행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영화진흥위원회와 예술기금, 문화재단 등에 검열과 예산삭감 등으로 압력을 넣고 있다고도 성토했다. 현 정권에서 보우소나루의 눈밖에 난 인사들이 줄줄이 인사 보복을 당하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예컨대 아마존 산불 사태 때 삼림 벌채 상황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한 리카르도 갈바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장이 전격 경질된 바 있다. 지식인·문화예술인들의 이번 청원이 브라질 안팎의 여론에 실제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남미 각국의 반정부 시위가 거센 가운데 브라질은 극우정권의 공포정치 속에 민심이 억눌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날 브라질 노동자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은 창당 40주년 기념행사에서 현 정권에 맞서는 거리 투쟁을 촉구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영화 ‘기생충’ 중국에서 개봉 못한 이유

    영화 ‘기생충’ 중국에서 개봉 못한 이유

    한국영화 개봉 대신 중국에서 리메이크하는 전략 채택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날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알리바바가 투자한 ‘그린북’이 작품상을 포함해 3개 상을 거머쥐자 중국 영화계는 흥분했다. ‘중국 영화가 오스카를 받을 날이 머지않았다’고 기대했던 중국 영화계지만 올해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한국 영화 ‘기생충’의 영광을 씁쓸하게 쳐다볼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해 5월 ‘기생충’이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도 기생충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내 상영허가를 신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기생충’은 홍콩에서는 지난해 6월 20일 ‘상류기생족’이란 제목으로 개봉했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정식으로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했다. ‘기생충’의 주제가 계급 갈등에 관한 것이라 빈부 격차 문제가 심각한 중국에서 영화심의기구인 광전총국의 검열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CJ 측은 칸영화제 수상작에 대한 중국 내부의 관심도 미미해 그동안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으로 중국에서 상영된 영화는 일본의 ‘어느 가족’과 중국의 ‘패왕별희’ 단 두 편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에 암묵적으로 내려진 한한령(한류 콘텐츠 금지령)이 아직 해제되지 않은 탓도 있다. 중국 당국이 연간 개봉할 수 있는 외국영화 숫자를 제한하고 있어 CJ는 중국에서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전략도 구사 중이다.지난해 유아인, 황정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 ‘베테랑’을 중국 배우가 출연해 다시 만든 ‘대인물’(大人物)로 3억 6600만 위안(약 620억원)의 수익을 올려 성공사례로 자리 잡았다. CJ는 앞으로도 그동안 제작한 한국 영화를 중국에서 다시 제작해 한해 중국에서 두세 편을 개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영화는 ‘베테랑’뿐 아니라 ‘블라인드’와 ‘숨바꼭질’이 2016년 ‘나는 증인이다’(我是證人)와 ‘착미장’(捉迷藏)으로, ‘미씽’이 ‘자오다오니’로 중국에서 다시 영화화됐다. 2017년 개봉한 최민식, 이하늬 주연의 ‘침묵’도 중국 영화가 원작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중국산 영화는 애국주의면 다 되고 돈만 벌면 다 된다” “‘기생충’은 한국의 사회 현실을 풍자한 작품인데 우리나라에는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 제한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는 등 안타까운 현실을 자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中 ‘사스 영웅’도 지난해부터 가택 연금…당국 통제 어디까지

    中 ‘사스 영웅’도 지난해부터 가택 연금…당국 통제 어디까지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보도 및 여론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는 가운데, 당국의 통제를 고발하는 폭로가 또 다시 터져나왔다. 영국 가디언의 9일 보도에 따르면 2003년 4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은폐 사실을 폭로해 수많은 목숨을 구한 영웅으로 칭송받았던 ‘사스 영웅’ 장옌융(88)이 지난해부터 사실상 가택 연금에 처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인민해방군 301병원 의사로 근무했던 장옌융은 사스 실태를 폭로한 데 이어, 2004년 2월에는 톈안먼 사태를 반혁명 폭동이 아니라 애국 운동으로 재평가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공산당 지도부에 발송했었다. 그가 이 일로 구금되자 국제적으로 큰 비난이 일었으며, 중국 언론은 그를 영웅으로 묘사하고 정직한 의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디언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장옌융은 지난해부터 다시 톈안문 사태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는 서한을 또다시 지도부에 발송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그를 구금하는 대신 ‘가택 연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장옌융의 아내는 “남편은 가택 연금 중이다. 집 안에 갇혀 있다. 외부와 접촉할 수도 없으며, 외부와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단도 모두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남편의 몸 건강이나 정신 건강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폐렴으로 진단받은 뒤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현재까지도 상태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충격적인 폭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장옌융의 가족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4월경 베이징에 있는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가족과 친구들의 면회가 제한됐다. 뿐만 아니라 당시 그를 진료한 담당 의사와 의료진이 장옌융에게 강제로 약을 먹게 했으며, 이 약이 장옌융의 기억력을 눈에 띄게 쇠퇴시켰다. 장옌융은 2013년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의사로서 환자의 건강과 삶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동시에 의사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면서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중국 현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경고했다가 해당 사실을 함구하겠다는 ‘훈계서’를 제출해야만 했던 의사 리원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최초로 시작된 우한의 실태를 고발했다가 실종된 시민기자 등의 사례가 이어지면서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대한 논란이 터져나오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봉쇄 직전 우한행 마지막 열차 탄 中 시민기자 실종…”공안이 끌고갔다”

    봉쇄 직전 우한행 마지막 열차 탄 中 시민기자 실종…”공안이 끌고갔다”

    봉쇄 전 마지막 열차를 타고 신종 코로나 사태의 최전선 우한으로 들어가 전 세계의 눈과 귀가 되어주었던 중국 시민이 사라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은 우한으로 들어간 변호사 겸 시민기자 천추스(34)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전했다. 천씨의 어머니는 7일 새벽 올린 영상을 통해 “6일 낮 우한 야전병원 취재를 간다던 아들이 저녁 8시부터 연락이 안된다”라며 천씨를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몇 시간 후 중국 공안은 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격리 겸 구금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천씨의 친구는 실종 직전까지 그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며 천씨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았다고 공안을 의심했다. 강제 격리가 아닌 합법적 구금이라면 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며, 왜 가족과 연락할 수 없느냐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일단 천씨는 며칠 전 "가슴에 통증이 있지만 젊어서 괜찮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가 공안 당국에 끌려가 처벌을 받은 의사 리원량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한지 하루도 되지 않아 천추스마저 공안에 체포됐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여론은 들끓고 있다. 현재 중국 공안 당국은 천씨가 언제 어디로 끌려갔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우한행 편도 티켓을 끊고 열차에 몸을 실은 천추스는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이 심해지자 유튜브와 트위터 등으로 직접 보고 들은 우한 현지 상황을 전했다. 첫 동영상에서는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우한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만약 운 나쁘게 코로나에 감염되어도 이곳을 탈출해 피해를 끼치는 일은 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이후 봉쇄된 우한의 병원을 돌며 현지 상황을 취재한 그는 “병원 복도에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의 시체가 널려있다. 눈에 띄는 사람 중 절반 정도는 산소호흡기를 차고 있다. 장례식장이 쏟아지는 시신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는 사람도 있다. 마스크는 물론 모든 의료물자가 부족하다”라며 전 세계에 도움을 호소했다. 정부의 은폐와 언론의 축소 보도에 대한 비난도 쏟아냈다. 진추실은 “감염을 진단하고 가둬두는 게 전부다. 도움을 거부하는 정부에 절망감을 느낀다”라거나 “중무장한 기자들은 병실에는 들어가지도 않는다. 아무도 진실을 취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의 보도는 CNN과 블룸버그 등 해외 언론에게도 소중한 정보원이 되었다.이 때문에 중국 정부에게 천추스는 눈엣가시와도 같았다. 실제로 그의 부모는 칭다오 공안에게 조사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예의주시 속에 천씨는 일주일 전 또다른 유튜버의 구금 사실을 언급하며 “나도 끌려갈 수 있다. 목숨 걸고 취재하고 있다”라고 고백했다. 중국 북부 헤이룽장성에서 태어난 천추스는 성우와 방송 진행자를 거쳐 2014년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베이징TV ‘나는 연설가’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홍콩 시위 현장을 취재한 뒤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연락이 두절돼 실종설이 떠돌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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