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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의 직감’ 앰뷸런스에서 쏟아진 검은 봉지 놓치지 않았다

    ‘경찰의 직감’ 앰뷸런스에서 쏟아진 검은 봉지 놓치지 않았다

    우연히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직감을 발휘한 경찰이 은밀한 제안도 뿌리치고 마약사범 검거에 성공했다.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칼리에서 앰뷸런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앰뷸런스는 갑자기 등장한 오토바이를 피하려 급히 운전대를 꺾다가 옆으로 쓰러졌다. 앰뷸런스에 타고 있던 사람은 운전대를 잡은 30살 남자와 조수석에 앉아 있던 27살 여자뿐. 다행히 환자는 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앰뷸런스에는 구급대원이나 의사, 간호사 등이 타는 게 보통이지만 두 사람은 평범한 일반인 같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마약 대국' 경찰답게 곧바로 수상쩍은 냄새(?)를 맡았다. 경찰은 앰뷸런스를 검색, 뒤편에 숨겨져 있던 마리화나 500kg을 발견했다. 앰뷸런스에서 쏟아져 나온 마리화나는 누군가의 주문을 받은 듯 검은 비닐봉지로 깨끗하게 포장된 상태였다. 앰뷸런스에 타고 있던 청년들은 현장에서 마약사범으로 수갑을 차고, 마리화나는 모두 소각될 수 있는 상황. 이때 남자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전화를 받은 남자는 곧바로 경찰에게 휴대전화를 건넸다. 경찰이 전화를 받자 반대편에선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남자가 은밀한 거래를 제안했다. 남자는 마리화나가 나온 걸 조용히 눈감아주면 바로 1억 콜롬비아 페소(약 3150만 원)를 주겠다고 했다. 경찰은 제안을 바로 뿌리치고 청년 두 명을 체포하는 한편 마리화나를 전량 압수했다. 수사 관계자는 "경찰에게 전화가 걸려왔다는 건 사고 당시 누군가가 사고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뜻"이라며 "앰뷸런스를 뒤따르던 조직의 감시 차량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뇌물을 단호하게 거절한 것에 대한 복수였을까.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사고 현장을 찍은 사진과 함께 괴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내용인즉 앰뷸런스를 운전하던 청년이 경찰이었다는 것. 콜롬비아 경찰은 "경찰에게 오명을 씌우려는 치졸한 가짜뉴스"라고 소문을 일축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김금숙의 만화경] 그래픽 노블이 뭔가요

    [김금숙의 만화경] 그래픽 노블이 뭔가요

    “그런데 그래픽 노블이 뭔가요?”10년 전 프랑스에서 돌아왔을 때 받았던 질문을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2020년에도 또 받는다. “그림이 있는 소설 같은 만화인가요” 하고 묻는 사람도 있다. 한국 사람들에게 ‘그래픽 노블’이라는 용어는 아직도 생소하고 낯설어 보인다. 파리에서 거주할 당시 윌 아이스너(본명 윌리엄 어윈 아이스너)의 ‘신과의 계약’(A Contract With God)을 구입해서 읽었었다. 1978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표지에 제목과 함께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이라고 씌어 있었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용어를 왜 표지에 넣었는지 조금은 의아했지만, 검은 붓 선으로만 그려진 그의 날카로운 그림에 감탄하며 페이지를 넘겼었다. 윌 아이스너는 그래픽 노블의 창시자이다. 10년 전에는 그래픽 노블에 대해 한글로 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윌 아이스너와 그래픽 노블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이제는 한글로도 잘 정리돼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 한국의 그래픽 노블에 대한 개념이 약간씩 달라 보인다. 국내에서는 주로 자전적인 이야기나 사회적 이슈의 서사를 개성 있게 그려 낸 출판 만화책을 그래픽 노블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내가 만난 프랑스 만화가들은 그래픽 노블이건 ‘방드 데시네’(bande dessinee)건 명칭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프랑스에서 만화가 ‘제9의 예술’로 독자들 사이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내에서는 그래픽 노블로 분류되고 프랑스에서는 방드 데시네인, 탁월한 컬래버로 태어난 만화 ‘피카소’의 작가들과의 만남을 소개해 본다. 2018년 나는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열린 전시, 만화 ‘피카소’의 큐레이터를 맡았다.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그해 봄 시나리오 작가인 쥘리 비르망과 클레망 우브르리를 만나러 파리에 갔다. 나는 쥘리에게 왜 20대의 ‘피카소’에 대한 시나리오를 쓰게 됐는지 물었다. 20세기의 위대한 화가 피카소에게도 스무 살이 있었다. 그의 스무 살은 가난한 스페인 청년으로 파리에 온 이민자에 불과했으며 불어를 하지 못했다. 시인들과 친구로 지내며 시를 통해 프랑스어를 배운 그는 후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가 됐다. 그를 알았던 많은 사람은 그에 대한 회고로 ‘나와 피카소’라는 책들을 쏟아냈고 친하지 않았어도 가장 친했던 것처럼 과장했다. 그들 대부분은 남성들이었는데 쥘리는 잊혀진 여성, 페르낭드에게 관심이 갔다. 피카소는 페르낭드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 애썼다. 그녀는 피카소의 진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페르낭드는 피카소의 가장 찌질했던 순간들에 함께했던 인생의 동반자였고 모델이었다. 피카소는 자신이 비밀에 싸인, 전설적인, 태생부터 위대한 천재 예술가로 각광받고 싶어 했다. 찌질했던 모습을 세상 사람들이 알기를 원하지 않았다. 바로 그런 점들이 흥미로워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했다. 만화 ‘피카소’의 그림을 그린 클레망을 만나기 위해 파리 몽마르트르 근처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에 갔다. ‘요푸공의 아야’(2005)가 클레망의 첫 만화였다. 피카소에 대한 작업은 각 칸을 하나의 그림처럼 따로 목탄으로 그렸다. 클레망이 이렇게 작업했던 이유는 20세기 초 화가들이 모델을 그릴 때 사용하던 재료였기 때문이다. 나는 만화가가 되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무슨 말을 해 주고 싶냐고 물었다.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요즘은 프랑스도 마찬가지지만 만화학교가 있다. 너무 충격적이다. 작가여야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예술을 배워야 한다. 만화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다.” 한 곳에 머무르며 안주하기보다 끊임없이 시도하는 예술가의 노력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좋은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난다는 것을 믿는다. 인간관계에 신경 쓰기보다는 작품성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진짜’ 작품은 그래픽 노블이건 만화건 코믹스건 방드 데시네건 독자가 찾을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독자는 아닐지라도. 그나저나 코로나 때문에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동네 책방의 상황이 위태롭다. 책방이 살아야 작가도 산다.
  • 랜선으로 수국 완판…지자체 특판 흥했다

    수국 주산지 강진, 日수출 막혀 위기 온라인 장터로 2만 6000송이 완판 증평 ‘홍삼포크’ 1년 새 매출 600배 쿠폰 지원·DB 구축 등 서비스 강화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대박을 예상하지 못했던 전국 특산물이 랜선을 타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자치단체들이 온라인 판매 지원 확대에 나서는 등 ‘포스트 코로나’ 행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전남 강진군에 따르면 올해 처음 시작한 수국 온라인 판매가 대히트를 쳤다. 국내 수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강진군은 일본 수출길 등이 막힌 화훼농가들이 수국을 폐기 처분할 처지에 놓이자 지난 3월 30일 온라인 남도상생농특산물 장터를 통해 첫 비대면 판매에 나섰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1송이를 시중보다 70% 저렴한 3000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며 주문이 쇄도해 2만 6000송이가 나흘 만에 완판됐다. 물대롱을 달아 배송돼 소비자들이 싱싱한 수국을 받아 볼 수 있다는 것도 ‘광클릭’을 유도했다. 지난달 17일 시작한 2차 판매는 반응이 더 뜨거웠다. 수국 1만 송이를 온라인에 내놓자 0시에 시작된 판매가 10시간 만에 끝났다. 1만 송이를 추가로 마련해 지난달 25일 진행한 3차 판매도 매진을 기록했다. 충북에선 증평군 특산물인 홍삼포크가 큰 인기를 얻었다. 홍삼 부산물을 먹인 홍삼포크는 일반 삼겹살보다 쫄깃쫄깃하고 잡냄새가 적지만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온라인 판매 실적은 50만원이 안 될 정도로 저조했다. 그러나 올해는 같은 기간 온라인으로 팔려 나간 홍삼포크가 3억 500만원어치에 달했다. 충북도가 G마켓 등에서 운영하는 청풍명월 장터 판매 품목 가운데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식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집에서 먹기 위해 삼겹살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해 마케팅을 강화한 게 적중했다는 설명이다. 강원도는 계속되는 완판 행진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감자, 오징어에 이어 아스파라거스도 지난달 20일 2000상자가 매진된 데 이어 지난달 23일 오전 10시에 시작된 2차 온라인 특판 역시 접속자가 폭주하며 1분 만에 완판 행진을 이어 갔다. 이에 따라 지지체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비대면 시장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충북도는 생산자들의 택배비 지원을 위해 4억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하고 온라인 소비자들에게 할인쿠폰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세대 구분 없이 온라인을 애용하면서 충북 농산물 전체 온라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어난 만큼 온라인숍에 농식품 입점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진군은 수국 등 화훼 온라인 판매 홈페이지를 만들고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관리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쿠팡 등과 손잡고 해마다 제주특별기획전 등을 열기로 했다. 전남 담양군은 온라인 판촉광고와 상품 동영상 제작비 지원사업 등을 추진한다. 대상은 6개월 이상 온라인 판매 실적이 있는 농산물 및 식품업소 65곳이다. 지원비는 1곳당 200만원이다. 서울시는 현재 13개 자치구 전통시장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통시장 온라인 배송 서비스 지원사업을 올해 25개 자치구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손잡고 실시한 온라인 배송 서비스는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1년간 3083건, 8900만원의 실적을 냈는데 올 1~3월 석 달간 4089건, 1억 3800만원으로 매출이 55% 증가해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네이버에서 ‘동네시장 장보기’를 검색하면 집 주변 시장을 찾을 수 있고, ‘놀러와요 시장’이라는 앱 서비스도 시작했다. 모바일 등을 통해 전통시장 상품을 3만원 이상 주문하면 2시간 내에 무료로 배달해 준다. 증평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서울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부천 링거 살인사건’ 간호조무사 징역 30년에 불복해 항소

    ‘부천 링거 살인사건’ 간호조무사 징역 30년에 불복해 항소

    모텔에서 마취제를 투약해 남자친구를 숨지게 한 이른바 ‘부천 링거 살인사건’으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전직 간호조무사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4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전직 간호조무사 A(32·여)씨는 최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간호조무사 A씨 “살인 아닌 동반 극단적 선택…무죄” 주장 그는 살인이 아니라 남자친구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것이라며 무죄를 재차 주장하며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1심의 양형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항소했다. A씨는 2018년 10월 21일 오전 11시 30분쯤 경기도 부천시 한 모텔에서 링거로 마취제 등을 투약해 남자친구 B(사망 당시 30세)씨를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또 프로포폴 등을 처방전 없이 B씨에게 투약하고 2016년 8월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이 폐업하자 의약품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B씨는 마취제인 프로포폴과 소염진통제인 디클로페낙 등을 치사량 이상으로 투약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인은 디클로페낙으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사건 당시 B씨와 모텔에 함께 있던 A씨도 검사 결과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치료 가능한 수준의 농도로 확인됐다. A씨는 수사기관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며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면서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 “성매매 의심해 살해…반성하는 기미 없어”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 임해지)는 지난달 24일 선고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성매매를 했다고 의심한 뒤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범행 전) 부검으로 주사 쇼크를 알 수 있는지 검색하는 등 의학지식을 이용해 보관하던 약물을 피해자에게 투약하고 자신은 약물을 빨아먹는 방법으로 동반 자살로 위장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혀 반성하는 기미 없이 살인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유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돼 참회하고 유족에게 속죄하는 게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돼야 하는데 그에 못 미치는 판결이 선고됐다”며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A씨의 항소심은 서울고법에서 열릴 전망이다. 1심 법원이 소송기록을 정리해 서울고법으로 넘기면 항소심을 담당할 재판부가 결정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무노래·덕분에… 청년들의 ‘미닝아웃’

    아무노래·덕분에… 청년들의 ‘미닝아웃’

    올해 초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된 검색어는 ‘아무노래 챌린지’였다. 가수 지코의 신곡 ‘아무노래’에 맞춰 익살맞은 춤을 추는 영상을 공유하는 일종의 놀이다. 마마무 화사, 이효리 등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급속히 확산돼 큰 인기를 끌었다. 문모(25)씨 역시 챌린지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이제껏 올린 게시물 중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문씨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재미있게 봤다고 얘기해 조금 민망했지만 즐거웠다”면서 “챌린지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공유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유대감을 느끼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우리말로 옮기면 ‘도전’을 뜻하는 챌린지를 즐기는 ‘요즘 것들’이 늘고 있다. ‘아무노래 챌린지’처럼 음악에 맞춰 짧게 춤추는 영상에서 시작된 챌린지 문화는 이제 화훼 농가를 돕는 ‘부케 챌린지’나 기부에 동참하는 ‘레몬 챌린지’ 등 공익적 의미를 담은 캠페인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일종의 ‘밈 컬처’… “따라하며 즐기고 싶어” 전문가들은 챌린지의 열풍 속에 ‘밈 컬처’가 있다고 분석한다. ‘밈’(Meme)이란 단어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문화적 유전자를 뜻한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콘텐츠를 뜻하는 말로 주로 쓰인다. 챌린지 문화는 재미있는 밈에 빠르게 반응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보여 준다. 대학 친구들과 촬영한 ‘아무노래 챌린지’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최모(27·여)씨는 “유행을 따르면서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싶어 챌린지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챌린지가 확산되려면 본능적으로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챌린지 문화도 ‘밈 컬처’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챌린지 문화는 갈수록 커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을 반영한다.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플랫폼이 유행의 흐름을 주도하는 문화와 예술의 탄생지가 된 것이다. 이대화 대중문화평론가는 “SNS에서 인기가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서로 영향력을 높이려고 일종의 게임을 벌인다”며 “사람들에게 통하는 밈을 먼저 찾아내고 생산하는 것이 인플루언서들의 중요한 능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유행에 주목한 대중문화 업계도 SNS 챌린지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나 원더걸스의 ‘텔미’(Tell me)처럼 포인트 안무의 유행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에는 ‘쇼트폼’(짧은 동영상) 콘텐츠의 대표 플랫폼인 틱톡의 등장으로 챌린지를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획사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의미 있는 일, 같이 할래” 공익적 확장 최근 챌린지 문화는 단순한 흥밋거리를 넘어 공익적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거나 힘든 상황에 놓인 의료인을 응원하는 방법으로 쓰인다. 코로나19로 입학, 졸업, 결혼과 같은 행사가 취소돼 매출이 급감한 화훼 농가를 도우려고 꽃을 구매해 선물하는 ‘부케 챌린지’나 의료인을 응원하기 위해 존경과 자부심을 의미하는 수어 동작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덕분에 챌린지’ 등이 대표적이다. ‘레몬 챌린지’도 있다. 깨끗이 씻은 손으로 레몬을 먹고 19만원을 기부하는 챌린지로 면역력에 좋은 레몬으로 코로나19를 이겨 내자는 의미가 담겼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젊은 세대의 욕구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헌식 평론가는 “가치 있는 행동들을 함께하면서 본인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성취감을 얻으려는 움직임으로 일종의 ‘미닝아웃’(의미,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한 신조어로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소비로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이라면서 “소모적이고 찰나적인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젊은 세대의 집단적인 저항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법서라]막바지 접어든 삼바 수사...‘남은 한 사람’ 이재용 부르나

    [법서라]막바지 접어든 삼바 수사...‘남은 한 사람’ 이재용 부르나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이른바 ‘4조원대 회계부정 사건’으로 불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가 이달 안에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앞서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지 1년 6개월 만입니다. 그 사이 수사팀 간판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반부패수사4부로, 다시 경제범죄형사부로 바뀌었습니다. 이 사건은 당초 최정예 검사들로 구성된 특수2부에 배당됐습니다. 같은해 12월 수사팀은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 본사 회계부서를 압수수색하면서 강제수사로 전환했습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겨냥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삼바 수사팀은 사법농단 수사가 끝날 때까지 속도 조절을 했습니다. “대형 사건은 여러가지 집중도를 고려해 진행한다”는 게 당시 중앙지검 지휘부의 기조였습니다. 증거인멸 수사로 초반 승기김태한 대표 신병확보 실패 이후 본격화된 삼바 수사는 본류(분식회계)를 치고 들어가기 보다 측면(증거인멸)에서 공격해 들어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내용들도 전해졌습니다. 회사 공용서버를 숨기기 위해 공장 바닥을 뜯었다는 겁니다. 직원들 컴퓨터에서 ‘VIP’, ‘JY(이재용), ‘부회장’ 등 키워드 검색을 통해 발견된 파일 등을 삭제하도록 한 혐의도 드러났습니다.하지만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에 대한 두 차례 신병 확보 시도가 무산되면서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지난해 5월 수사팀은 김 대표를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당했습니다. 두 달여 뒤 수사팀은 김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습니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서는 첫 구속영장 청구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법원은 김 대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새벽 2시가 넘어서 나온 영장 기각 소식에 검찰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검찰은 한 시간도 안 돼 “영장 기각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추가 수사 후 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혐의의 중대성, 객관적 자료 등에 의한 입증 정도, 임직원 8명이 구속될 정도의 증거인멸, 회계법인 등 관련자들과의 허위 진술 공모 등에 비춰 영장 기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1심 삼성 임원들 실형제일물산-삼성물산 합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로 전선을 넓히려는 검찰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였습니다. 게다가 얼마 뒤 터져 나온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 일가 관련 비리 의혹 사건에 특수부가 대거 투입되면서 삼바 수사는 사실상 묻혔습니다. 다만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받는 삼성 임직원들의 재판은 계속 진행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부사장 3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벌써 두 번째 공판을 마쳤고 오는 25일 세 번째 공판이 열립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조사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었던 수사팀은 이제야 막판 스퍼트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22일과 23일 김태한 대표와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을 각각 불러 조사한 데 이어 24일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했습니다. 이 대표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경영기획실장 겸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을 지내 합병 과정의 의사결정 과정을 아는 핵심 인물로 꼽힙니다. 이 대표는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소환 조사를 받은 지난달 29일에도 다시 검찰에 불려 왔습니다.검찰, 이달 안에 수사 마무리국정농단 파기환송심 멈춰서 남은 한 달 동안 수사팀은 삼성 전·현직 임원들의 분식회계 관여 정도를 따지면서 기소 범위와 대상을 확정짓게 됩니다. 최대 관심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입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연결되는 지점은 바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입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 처리 기준을 바꿔 장부상 회사가치를 4조 5000억원가량 늘린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같은해 삼성물산 주식 1주를 제일모직 0.35주와 바꾸는 비율로 양사 합병이 이뤄졌는데 이 과정에서 부풀려진 제일모직 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분식회계를 저지른 게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주식을 23.2% 보유한 최대주주였던 반면, 삼성물산 주식은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검찰이 마지막 남은 소환 대상자인 이 부회장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른다면 기소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소환 여부에 대해 검찰은 함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공개소환 제도를 폐지하면서 이 부회장이 소환된다 해도 포토라인에 서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특검이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하고, 이 판단이 대법원으로 넘어가면서 이 부회장 재판은 지난 1월 이후 4개월째 멈춰 있습니다. 특검과 검찰 양쪽으로부터 압박을 받는 이 부회장이 앞으로 어떻게 반격에 나설지도 주목됩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벌써 긴장 풀렸나…황금연휴 20만명 넘게 제주행

    벌써 긴장 풀렸나…황금연휴 20만명 넘게 제주행

    [이슈있슈] 코로나 확진자 수 둔화에 거리두기 실종정 총리 “의료진 생각해서라도 거리두기 실천 부탁” 황금연휴 이틀째인 1일 김포와 제주공항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에는 따스해진 날씨를 만끽하려는 여행객들로 가득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연휴 전날인 29일 3만6587명이, 30일에는 4만6000여명이 입도했다. 1일 입도객만 4만2000여명으로 협회는 어린이날인 이달 5일까지 20만명이 넘는 내국인 관광객이 어려워진 해외여행 대신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포·제주공항 주차장과 협재, 함덕, 곽지, 월정, 중문, 김녕 등 주요 해변과 관광지는 크게 붐빈 모습이다. 유명 식당에 줄을 서기 위해 거리 유지가 지켜지지 않거나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등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진 모습도 눈에 띄었다.제주도는 모든 입도객을 대상으로 ‘특별입도절차’를 적용하기로 하고 코로나19 검체검사의 발열 기준을 기존 37.5도에서 37.3도로 강화하는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제주지역 렌터카 업체를 통해 렌터카 이용자를 대상으로 방역 지침 이행 서약서를 받고 있다. 서약서는 렌터카 업체에서 2주간 보관하며, 향후 역학조사가 필요할 경우 동선파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방역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신고하면 신원보호하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지만 증상을 숨겨 여행을 강행하고, 최종 확진판정을 받는다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제주 뿐만 아니라 교외로 나들이를 나서는 시민들도 크게 늘었다.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지만 신규 확진자 수가 한자리수로 떨어지는 등 감소세를 보이자 이동량이 크게 늘은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25일과 26일 주말기간 동안 모바일 실시간 내비게이션 T맵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의 내비 검색량이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에는 T맵 검색량이 예년보다 20% 가량 현저히 감소했던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정세균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현장에서 분투하고 계시는 의료진을 생각해서 어디에서라도 거리 두기를 실천해 주시기 바란다”며 개인위생수칙 준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주말 쇼핑·나들이’로 북적…차량 이동 예년 수준 회복

    ‘주말 쇼핑·나들이’로 북적…차량 이동 예년 수준 회복

    코로나19 사태에서의 T맵 이용현황 살펴보니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둔화되면서 차량 이동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5~26일 네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의 이용현황 분석 결과를 분석해 1일 발표했다. T맵 이용자들의 길 안내 요청 건수는 2470만여건으로 전년도 4월 마지막주(27~28일)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크게 감소한 실내 쇼핑몰의 검색이 예년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25~26일 사용자들의 주요 목적지는 스타필드 하남, 여주 신세계아울렛, 김포 현대아울렛, 파주 신세계아울렛, 이케아 광명 순이었다. 지난해 4월 마지막 주의 주요 목적지는 인천국제공항, 스타필드 하남, 에버랜드, 스타필드 고양, 김포 현대아울렛 등의 순서였다. ‘하늘 길’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기 때문에 공항을 찾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미뤄뒀던 쇼핑을 하기 위해 대형 쇼핑몰을 방문한 이들이 증가한 것이다. 다만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3월에는 T맵 이용자가 크게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말 하루 평균 T맵 이용자 수는 약 4000만건에 달했지만 2∼3월 주말 이용자 수는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 달 평균 3억6000만건이 넘었던 전체 이용량은 지난 2∼3월 15%가량 감소했고 평일보다 주말의 인구 이동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황금연휴 ‘방구석 세계여행’ 즐겨요

    황금연휴 ‘방구석 세계여행’ 즐겨요

    기업·단체·개인, 새 콘텐츠 경쟁적 제공 SKT, VR 통한 ‘손 좀 보고…’ 등 큰 인기 네이버, 배우 공유의 여행 에세이 방송 서울관광재단은 서울 풍경 생생 중계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를 카메라로 하루 종일 비추는 ‘어스캠’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29일 300여명의 접속자가 실시간 영상을 감상하고 있었다. 이들은 눈에 띄게 한산해진 타임스스퀘어를 지켜보며 채팅으로 ‘집에서 안전하게 머물자’, ‘모두 건강해라’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배우 고소영씨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올렸다. 직접 이집트에 간 것이 아니라 사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마치 여행을 간 듯한 합성 사진을 만든 것이다. 인스타그램에 ‘어디갈래 챌린지’를 검색하면 합성 여행 사진이 1만건 이상 올라온다. 30일부터 최대 6일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지지만 이번에는 공항을 찾기보단 ‘방구석 세계여행’을 위해 온라인에 접속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2~3월쯤부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해외 여행을 자제하는 한편 온라인으로 관광 명소를 간접 체험하며 시름을 달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업·단체에서도 이와 관련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며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통신 업계에서는 주로 가상현실(VR)로 여행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SK텔레콤에서는 자사의 VR 서비스 플랫폼의 여행 콘텐츠 이용자가 1월 대비 2월에는 8.0%, 3월에는 4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가장 인기 있었던 콘텐츠는 축구선수 손흥민의 경기를 보러 영국에 가는 ‘손 좀 보고올게. 어디서? 토트넘 구장에서’였다. KT에선 지난 3월 월간 인기 VR 콘텐츠 상위 10개 중에 4개가 해외 관광명소를 즐기는 여행 콘텐츠들이 차지했다. LG유플러스에서도 여행 콘텐츠의 인기를 앞세워 올해 들어 VR 콘텐츠 이용이 매달 평균 15%씩 늘고 있다. 네이버는 ‘오디오클립나우’를 통해 매일 오후 10시 배우 공유가 세계 각지에서 유명 문학가들의 여행 에세이를 읽어 준다는 콘셉트의 ‘베트 타임 스토리’를 방송하고 있다. 서울관광재단은 이달 중순에 ‘틱톡’을 통해 석촌호수, 경복궁 등 서울 관광명소의 현재 봄풍경을 전 세계에 보여 줬고, 이번 황금연휴에는 창밖의 서울 풍경을 서로 공유하는 ‘서울 나우 챌린지’를 진행한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해당 여행지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으면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 직접 관광을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오거돈 성추행’인데 피해자에 집중된 호기심 “우린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다”

    ‘오거돈 성추행’인데 피해자에 집중된 호기심 “우린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다”

    성폭력·성추행 사건 때마다 피해자에 쏟아지는 관심그 자체로도 2차 가해 될 수 있어“피해자의 완전무결함 검증하는 관행 없어져야” 지적‘우리는 피해자가 누구인지 전혀 궁금하지 않다.’ 지난해 연예인 정준영(31)씨의 불법 촬영물 유포 사건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공유된 경고문 문구다. 사건의 본질보다 당시 피해자 추측성 글과 사진 등에 관심이 쏟아지자 “그 자체로 2차 가해”라는 비판의 의미가 담겼다. 그러나 여전히 성폭력·성추행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대중의 호기심은 피해자를 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불거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뒤 오 전 시장이 사퇴하자 대중은 피해자에게 주목했다. 곧바로 피해자의 실명과 직책이 그대로 담긴 일명 ‘찌라시’가 돌았고, 사건 고발 시점과 관련해 정치적 해석이 난무하는 등 2차 가해가 잇따랐다. 결국 피해자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오거돈 시장의 성추행’이다. 피해자 신상정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피해자에 집중되는 호기심 속에는 왜곡된 사회적 인식이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의 박아름 활동가는 “어떤 가해자가 어느 정도의 권력을 가지고 가해를 했는지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얼마나 완전무결한지 검증하는 방식이 우리 사회가 성폭력을 대해 온 관행이었다”면서 “성폭력 문제를 사회적 문제가 아닌 일부 개인의 문제로 여기며 흥미 위주로 문제를 다뤄 왔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언론과 대중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직업 등에 집중하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피해 여성이 누구인지 유추하려는 게시물과 관련 검색어들이 떠돌기도 했다.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를 대리하는 부산성폭력상담소 측 역시 “언론과 대중이 피해자가 누구인지부터 피해 시기, 내용 등까지 특정하려고 해 피해자가 힘들어하고 있다. 초반에는 성인지 감수성에 반하는 기사 내용들을 하나씩 모니터링하고 대응하기도 했다”며 “피해자가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가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방안에 더 집중해 이 문제를 다뤄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SNS 광고성 후기, 명확하게 ‘협찬’ 사실 알려야 한다

    SNS 광고성 후기, 명확하게 ‘협찬’ 사실 알려야 한다

    앞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는 인스타그램나 유튜브 등에서 광고할 때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 SNS상에서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들이 ‘사용 후기’를 빙자한 광고를 올려 논란이 잇따르자 나온 조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최근 한국소비자원이 SNS 게시물을 조사한 결과 582건의 게시물 가운데 경제적 대가를 밝힌 경우는 29.9%인 174건에 불과했다. 매체별로 인스타그램에서 경제적 대가를 표시한 경우가 82.8%로 가장 많았으나, 댓글이나 대댓글(댓글에 대한 댓글)에 표시한 경우도 있었다. 이러면 소비자 입장에서 광고라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유튜브에선 영상에서 광고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댓글이나 ‘더보기’에 표시하는 경우가 44.4%였다. ‘더보기’도 유튜브 영상 설명을 눌러야 들어갈 수 있어 가시적인 효과가 떨어진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접근성’, ‘인식가능성’, ‘명확성’, ‘언어 동일성’ 등 4가지 원칙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현금이나 상품권과 같이 금전적 지원 혹은 협찬 등의 경제적 이해관계 내용을 발견하기 쉽게 표시해야 한다. 또한 ‘AD’, ‘땡스 투’(Thanks to), ‘컬래버레이션’과 같은 영어 표현도 가능한 사용해선 안 된다. 개정안은 각 매체 특성별로 바람직한 광고 방법을 예시로 들었다. 우선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 ‘글’ 중심 매체에선 게시물의 첫 부분 또는 끝 부분에 본문과 구분되도록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해야 한다. 공정위는 ‘소정의 수수료를 지급받았다’나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받았지만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와 같은 문구를 바람직한 예시로 꼽았다. 인스타그램 등 ‘사진’ 중심 매체에서도 사진 안에 표시하거나 본문 첫 부분 또는 첫 번째 해시태그(검색용 꼬리표 단어)에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해시태그 사이에 껴놓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유튜브 등 ‘동영상’ 중심 매체에선 제목 또는 영상 시작과 끝 부분에 삽입해야 한다. 또한 방송 일부만을 시청하는 소비자도 광고라는 사실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유튜버는 후기 시작과 끝 부분에 ‘협찬받음’이라는 자막을 삽입하고, 5분마다 반복적으로 표시했다. 아프리카TV 등 실시간 방송에선 자막을 활용하기 어렵다면 음성으로 광고임을 밝혀야 한다. 이 외에 연예인 등 유명인이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노출·언급하거나 제품 정보 사이트를 링크하는 행위도 추천·보증에 해당할 수 있는 예시로 신설됐다. 광고주와의 고용관계가 있다면 이 역시 경제적 이해관계로서 공개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양한 SNS 특성 등 변화된 소비환경을 반영하고, 광고주와 인플루언서 사이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명확히 공개하도록 하여 기만광고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예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코로나19 지침 검색’ 앱, 서울시 전국 최초 모바일 서비스

    ‘코로나19 지침 검색’ 앱, 서울시 전국 최초 모바일 서비스

    서울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최신 대응 지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코로나19지침 검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전국 최초로 제공한다고 29일 밝혔다.스마트폰에서 ‘코로나19지침 검색’ 앱을 다운로드 한 후 지침 내용을 28개 항목별로 클릭하면 파일 바로보기로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서 제공하는 최신 지침을 볼 수 있다. 이 앱은 현장에서 필요한 코로나19 대응 지침 100여건을 ▲대상자 분류 정의 ▲확진환자 발생 시 대응 ▲격리해제 기준 ▲검체 채취 ▲소독·폐기물처리 ▲개인보호구사용 등 28개 주제별로 정리해 제공한다. 또 이 앱을 통해 서울시공공보건의료재단에서 발행하는 코로나19 주요소식과 질의응답(Q&A)도 볼 수 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키워드로 궁금한 내용을 검색하는 기능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마련한 모바일 앱으로 선별진료소 등 최일선 현장에서 대응하는 의료진, 근무자들이 최신 지침을 쉽게 볼 수 있어 즉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들도 안전과 직결된 코로나19에 관심이 많은 만큼 올바른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의왕시, 지도기반 ‘데이터모아’ 개소..공공데이터·통계정보 한 곳에

    의왕시, 지도기반 ‘데이터모아’ 개소..공공데이터·통계정보 한 곳에

    경기도 의왕시는 ‘데이터모아 사이트’를 5월 1일부터 개소한다고 29일 밝혔다. 공공, 편의시설 자료를 단순히 지도기반으로만 제공하던 기존 ‘생활공간정보서비스’를 전면 확대 개편했다. 데이터모아는 공공데이터, 3종 데이터 기반 지도서비스, 통계자료 등 6가지 콘텐츠로 구성돼 편리하고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공공데이터’는 행정안전부 데이터포털과 경기데이터드림을 기초로 의왕시만의 공공데이터를 한 곳에 모았다. 데이터 분류별, 서비스 유형별로 검색해 원하는 자료를 검색할 수 있다. 데이터 기반 지도서비스 중 ‘데이터지도’는 개방된 공공데이터 중 주민생활과 밀접한 각종 편의시설에 대한 위치정보를 직접 지도위에 표현해 직관적인 이해도를 높였다. 그 결과를 텍스트나 지도의 형태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우리동네 지도’는 사용자가 원하는 위치를 중심으로 주변 시설물 아이콘을 이용해 나만의 지도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교육·실습용 지도 서비스다. ‘융합지도’는 워크넷 구인정보와 사업체 현황 등 공공데이터를 이용해 일하기를 희망하는 지역과 희망 연봉, 업종 등을 선택하면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구인업체를 지도위에 보여 준다. 또 기존 보고서나 엑셀파일 형태로 제공하던 ‘통계자료’는 국가통계포털(KOSIS)과 연계하여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통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각종 통계자료를 시각화했다. 데이터 기반 정책결정에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 사례 등 자료를 시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유게시판’도 마련했다. 이미환 정보통신과장은 “의왕시와 관련된 공공데이터나 통계자료가 여러 곳에 산재해 있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각종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서비스하게 되었다”며 “누구든지 공공데이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권을 보장하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공공데이터를 최대한 개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영상 수업 10분 지나면 딴짓… 긍정·격려의 ‘마음 방역’해 주세요

    영상 수업 10분 지나면 딴짓… 긍정·격려의 ‘마음 방역’해 주세요

    집콕·개학 연기·낯선 환경 겪는 아이들 심리적 고충… 두통·복통에 돌출 행동도 저학년일수록 장시간 강의 집중 어려워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 남매를 둔 유혜경(44·가명)씨는 자녀들이 각자 방에서 수업을 듣는 동안 방문을 열어 놓게 한다. 중2 아들이 개학 다음날 출석체크만 해 놓고 게임을 하려다 딱 걸렸기 때문이다. 엄마가 거실에서 지켜보고 있어도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딴짓을 한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은 수업 시작 후 10분만 지나면 책상 앞에 엎드리거나 카카오톡 채팅창을 연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은 물 마시랴, 화장실 가랴 부지런히 거실을 들락날락거린다. 중학생 아들은 동영상 수업 수강이며 과제며 스스로 하는 편이지만 초등학생 딸은 ‘징징거림’이 부쩍 심해졌다. 딸 옆에 앉아 수업 내용을 공책에 정리하라고 했더니 대충 몇 자 끄적이다 선을 죽죽 그어 버렸다. 수업에서 배운 기본적인 개념을 풀어 설명하는 활동지를 앞에 두고 한참 동안 답을 쓰지 못해 유씨가 직접 답을 불러 주기도 했다. 유씨는 “온라인 수업이라 아이가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건지, 원래 아이가 이 정도밖에 못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면서 “나보다 아이가 더 힘들다는 걸 알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소리를 지르게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아이 힘든 걸 알지만… 산만한 태도에 ‘버럭’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안겨 준다. 자녀가 하루 시간표에 맞춰 동영상 강의를 챙겨 봤는지, 강의를 틀어 놓고 다른 창을 띄워 딴짓을 하지는 않는지, 수업에서 내주는 활동지를 채워 냈는지 등 자녀의 원격수업을 곁에서 지켜보는 학부모들이 신경 써야 할 일은 한둘이 아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숙제를 제대로 못 하는 자녀들에게 ‘버럭’ 화를 냈다는 학부모들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을 이끄는 김현수(성장학교 별 교장)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녀들도 처음 경험하는 원격수업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자녀가 해내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개월간의 ‘집콕’ 생활과 개학 연기, 낯선 온라인 수업을 거치며 학생들은 어른들과는 다른 차원의 심리적 고충을 떠안은 상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재난과 트라우마 위원회는 감염병 재난 시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또래집단으로부터의 단절 ▲학습이나 좋아하는 일에 대한 흥미 상실 ▲에너지 저하 ▲공격적인 행동 등을 꼽는다. 일반 성인들이 불안감이나 우울감 같은 정서적인 불편함을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것과 달리 아동 및 청소년은 두통이나 복통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나 등교 거부나 비행 등 행동의 변화로 나타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긍정과 격려의 언어로 마음속 불안감을 다독이는 ‘마음 방역’이 원격수업을 마주한 청소년들에게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집에서 머물면서 여러 가지를 엄격하게 하기는 어려우니 기대나 목표는 낮춰야 한다”면서 “생활 계획과 규칙을 세우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모니터링해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집중 못 했다고 나무라지 마세요” 원격수업에서 드러나는 학생들의 집중력 부족은 학생의 문제라기보다 원격수업 자체의 한계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남기(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 광주교대 교수는 “학생이 스스로 선택해 수강하는 인터넷 강의에서의 집중력을 동기부여 없이 듣는 학교 원격수업에서 발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체에서 성인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도 5분 안팎의 짧은 영상을 활용하는 ‘마이크로 러닝’이 확산하고 있다. 박 교수는 “학생들이 15분 이상 스크린 화면을 집중해 볼 수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대학에서도 20분 이상 동영상 강의를 보여 주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그 이상의 집중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가만히 앉아 강의에 집중하는 학교 수업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년이 낮아질수록 학교 수업에서 교사의 강의 시간이 짧아지는 대신 모둠별 토론이나 발표 등이 활발히 진행되는 ‘활동 중심 수업’이 이뤄진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실제 수업에서도 학생들은 칠판 앞에 와서 문제를 풀거나 친구들 자리를 오가며 활동지를 채우는 등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면서 “EBS 방송을 10분만 앉아서 봐도 잘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들은 ‘엄마 숙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독서록 쓰기와 그림 그리기, 리코더 불기 등 수업마다 쏟아지는 과제를 완성하는 것은 물론 사진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게시판에 올려 제출하는 것까지 학부모의 손이 닿지 않는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엉뚱한 답을 고쳐 쓰거나 틀린 맞춤법을 바로잡는 것도 여간 수고로운 일이 아니다. 자녀가 활동지 앞에서 쩔쩔매거나 “엄마가 해 달라”며 심통을 부리면 학부모의 스트레스도 임계점에 달한다. 다만 이들 과제를 반드시 완벽하게 해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안다면 부담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을 듯하다. 온라인 수업에서 내주는 과제의 대부분은 수업이 끝난 뒤 집에서 부가적으로 하는 ‘숙제’가 아니라 수업의 일환인 ‘수업 활동’이다. 실제 초등학교 수업에서는 교사의 설명은 짧게 진행하는 대신 활동지를 채우거나 직접 수행해 보는 활동을 통해 수업의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한다. 평가가 아닌 점검과 피드백이 목적이다. 학교 수업이 원격으로 진행되면서 이 같은 활동들을 가정에서 하게 된 것이다. 윤영회 서울 한산초등학교 교무부장은 “원격수업에서의 과제는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면서 자녀가 어려워하는 부분은 학부모가 채워주기보다 교사와 소통하며 피드백을 받을 것을 권한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시간에 진행하는 활동이 아닌 이상 학교생활기록부나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윤 교무부장은 “과제를 하면서 궁금하거나 어려운 부분은 교사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피드백을 받거나 등교 개학 뒤 보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SNS 소통에 익숙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은 교사에게 직접 SNS로 질문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실시간 진행 활동만 생활기록부·평가에 반영 길게는 하루 7교시까지 이어지는 원격수업에서 매시간 모든 학습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은 어른도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가들은 “학생마다 저마다 다른 학습의 속도 차를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선 학교들은 “과제는 당일 수업이 끝나고서 제출해도 된다”는 식으로 동영상 강의 수강과 과제 제출 기한을 여유 있게 열어 두고 있다. 접속 장애와 로그인 오류, 가정 내 인터넷 불안정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고려한 방침이면서, 학생들 저마다 다른 학습 속도와 패턴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원격수업이 ▲시간과 공간의 초월 ▲자기주도적 학습 ▲맞춤형 피드백을 특징으로 하는 만큼 학생들이 이 같은 특징을 십분 활용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는 것이 좋다. 서울교육청으로부터 혁신미래학교로 지정돼 지난해부터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수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온 서울 내곡중학교 진영아 교감은 “원격수업은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자기관리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게는 어려울 수 있지만 중·고등학생이라면 강의 영상을 시청하고 제시된 과제를 위해 정보를 검색하고 탐구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진 교감은 “학습의 양과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의 학습을 스스로 관리하고 과제를 해결하는 역량”이라면서 “자신만의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가정에서의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내 손으로 불법 주정차 잡는다… 안전무시 관행에 ‘변화의 실금’

    내 손으로 불법 주정차 잡는다… 안전무시 관행에 ‘변화의 실금’

    공무원 상시 단속 어려워 앱 신고받아 하루 평균 2027건… 횡단보도 55% 최다 국민 60% “신고제 효과 있다” 긍정적 과태료 부과 비율, 시행초 대비 3배 이상 올 상반기 어린이 보호구역도 추가 예정 “주차장 검색 등 인식 바꿔야 제도 정착”“저희는 (불법 주정차 단속을) ‘파리쫓기’라고 합니다.” ●‘파리쫓기’ 같은 불법주정차 단속 반복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4가역 7번 출구 앞. 서울시 교통지도과 강북지역대 김천수 대장이 길 한편을 가리키며 씁쓸하게 말했다. 손가락이 향한 곳에는 물건을 나르는 용달차들이 늘어서 있었다. 김 대장은 “몸에 앉은 파리들은 파리채를 들고 위협해도 그때뿐이고, 다시 사람에게 돌아오지 않나. 불법 주정차 차량들도 단속 차량이 보이면 잠시 자리를 피할 뿐”이라며 불법 주정차 단속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실제 카메라 촬영이 가능한 단속 차량이 나타나자 어디에선가 모습을 드러낸 운전자들은 단속 공무원들의 눈치를 보며 슬쩍 차를 뺐다. 하지만 몇 분 뒤 다시 같은 장소로 돌아가 확인해 보니 도로 사정은 그대로였다.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파이낸스센터 앞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님을 기다리는 모범택시 속 기사들은 오히려 지나가는 단속차량을 운전석에서 멀뚱멀뚱 쳐다봤다. 택시 정류장을 벗어난 곳에 차를 주차하는 건 엄연한 불법이다. 김 대장은 “단속 권한은 공무원에게만 부여되는데 이들만으로 상시적인 단속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 “그나마 지난해부터 정부가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를 도입해서 공무원들의 업무를 보완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앞으로 공무원과 주민들이 양축이 돼서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4대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가 본격 도입된 지 이번 달로 1년을 맞으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4월부터 ‘안전신문고’나 ‘생활불편신고’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민 신고를 받고 있다. 4대 절대 금지 구역(소화전 주변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소 10m 이내, 횡단보도)이 대상이다. 공무원은 주민들이 1분 간격으로 찍은 두 장의 사진을 확인해 조건을 충족하면 즉시 과태료를 부과한다. 전국적인 시행을 위해 행안부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들과 회의를 8차례나 진행했다. 기존에 서울시처럼 자체적으로 주민신고제를 시행하는 지자체는 있었지만 대부분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정책적인 효과가 분산됐었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행안부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 문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두꺼운 얼음장 같은 우리 사회의 안전 무시 관행에 변화의 실금이라도 만들어 보고자 전국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고 체계가 자리잡다 보니 위반자들이 ‘누가 신고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위축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게 1년간 거둔 작은 성과”라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접수된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는 전국에서 총 75만 1951건(지난 21일 기준)에 달했다. 하루 평균 2027건꼴이다. 4대 금지구역 가운데 횡단보도 불법 주정차 관련 신고가 55.2%(41만 4944건)로 전체 신고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교차로 모퉁이 18.4%(13만 8630건), 버스정류소 14.1%(10만 6226건), 소화전 12.3%(9만 2151건) 순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신고 건수는 경기(19만 9122건)가 가장 많았고 인천(8만 815건), 서울(5만 5678건), 부산(4만 8777건), 경남(4만 3609건), 충북(4만 3375건), 대구(4만 2724건) 등으로 나타났다. 과태료 부과 비율이 시행 초기와 비교해 3배 이상이 된 것도 작은 성과다. 시행 첫째 주(지난해 4월 17~23일)에는 신고건 가운데 26.9%에 과태료가 부과되고 21.0%에는 주의에 해당하는 계고 조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 4월 15~21일에는 83.2%까지 과태료 부과율이 올라가고 계고 조치 비율은 4.4%로 낮아졌다.행안부 관계자는 “주민신고제를 뒤늦게 시행한 곳들이 있었는데, 시행 전에 들어온 신고는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거나 계고 조치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제는 제도가 정착되면서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신고제로 인해 불법 주정차 문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행안부의 판단이다. 행안부가 지난 17~21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불법 주정차 위험성 인식과 4대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 여론조사’에 따르면 ‘4대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 시행이 (불법 주정차 문제 개선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0.3%가 ‘효과가 있다’(매우 효과 8.3%·어느 정도 효과 52.0%)고 응답했다. 지난해 하반기(11월 5~7일) 조사 당시 53.2%와 비교해 7.1% 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또 4대 구역이 전체적으로 개선됐다는 응답도 지난해 조사 대비 2.5% 포인트(5.3%→7.8%) 많아졌다. ‘최근 1년 이내 불법 주정차를 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50.9%에서 48.4%로 줄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한 통행 불편 경험’(89.3%→86.1%),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한 사고 및 위험 경험’(46.5%→39.8%) 등의 다른 설문을 봐도 주민들이 불법 주정차 문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음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초등학교 앞 황색 복선·표지판 등 정비 계획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 대상에 ‘어린이 보호구역’도 새롭게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지자체가 사진 촬영 시 어린이 보호구역 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있도록 전국의 어린이 보호구역 중 초등학교 앞부터 정비를 하고 있다. 전국에 어린이 보호구역은 2018년 기준 모두 1만 6765곳인데 이 중 초등학교가 6146곳으로 36.6%를 차지한다. 사고 건수 역시 311건(총사고 건수 435건)으로 초등학교 앞에서 가장 많았다. 우선 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에 불법 주정차가 안 된다는 표시의 황색 복선을 긋고, 30㎞ 주정차 표시판도 함께 설치할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주민들이 도로 위의 선이나 보호구역 표지판 등이 차량과 함께 나오도록 사진을 찍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것”이라면서 “아이를 등하교시키는 학부모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밝혔다.정부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국민들도 어린이 보호구역을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 대상에 포함하기로 한 것에 대해 76.2%가 ‘찬성’(매우 찬성 31.4%·어느 정도 찬성 44.8%)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6.9%에 불과했다. 또 어린이 보호구역 이외 주민신고제 대상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69.2%가 ‘필요’(매우 필요 31.0%·어느 정도 필요 38.2%)하다고 응답했다. 다만 행안부는 주민신고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더이상의 대상 확대는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 주민들의 역할이 단속에 기여를 하고 있지만 공무원의 업무를 모두 시민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대상만이라도 시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것이 행안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주민신고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주민들의 많은 참여가 필수이고, 불법 주정차를 하는 사람들도 외부에 나갈 때 주차장을 항상 검색하는 등 인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불법 주정차 근절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제도 정착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시 “서울사랑상품권·긴급생활비 불법거래 강력 대응”

    최근 일부 중고 거래 사이트에 “33만원어치 ○○사랑상품권을 29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중고 거래 사이트 검색창에 ‘서울사랑상품권’을 입력하자 “○○사랑상품권을 판다”는 글이 다수 검색되기도 했다. 거래를 원한다는 댓글이 달리자 게시글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거래가 성사되는 즉시 글을 지운 것이다. 서울시는 28일 서울사랑상품권(모바일상품권) 또는 선불카드로 지급되는 ‘재난긴급생활비’의 불법 거래에 대해 전액 환수하는 등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시는 속칭 ‘카드깡’으로 불리는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에 공지, 모니터링, 게시글 삭제 등을 요청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증거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생계형이나 일회성인 경우에는 결제 정지와 함께 환수 조치하고, 반복적이거나 조직적으로 불법 거래를 하면 경찰에 수사의뢰나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사랑상품권과 선불카드의 사용 기한을 8월 말로 2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내가 받을 코로나 지원 궁금하다면, 오늘부터 ‘정부24’에서 한눈에

    내가 받을 코로나 지원 궁금하다면, 오늘부터 ‘정부24’에서 한눈에

    정부가 제공하는 코로나19 관련 각종 지원과 서비스를 행정서비스통합포털인 ‘정부24’(www.gov.kr)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29일부터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부24’에서 정부지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행정기관을 직접 방문하거나 홈페이지를 일일이 접속해야 자신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찾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정부24’ 코로나19 맞춤형 서비스 화면에서 연령대와 가구특성, 소득수준, 직종 등 여러 검색 조건을 선택하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기 시흥시에 사는 사람이 ‘중위소득 100% 이하’, ‘실직·무급휴직자’, ‘입원·자가격리자’ 등의 조건을 선택하고 결과보기를 누르면 시흥시 재난기본소득,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사업, 코로나19 입원·격리자 생활지원비 지원사업, 코로나19 대응 일자리드림 사업,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등 혜택 정보와 신청방법까지 안내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사업장의 매출액, 신용도, 피해업종 여부 등 검색조건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강경 대응 비웃듯 유통되는 디지털 성착취물

    이른바 ‘n번방’ 사건으로 사회가 떠들썩해져 대대적인 수사와 단속이 진행되고 재발 방지책 등이 발표됐지만 디지털 성범죄물은 여전히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해외 유명 검색사이트에서 간단한 성인 인증 후 ‘몰카’ 등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불법 촬영물이나 성적으로 모욕하는 글 등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불법 촬영된 동영상, 평범한 주변사람들의 사진을 성적인 목적으로 합성한 ‘능욕’ 사진 등은 도리어 사회적 강경 대응을 비웃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지난 주말만 해도 ‘텀블러’(Tumblr)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매자를 모집한 뒤 성착취 영상물 등을 판매한 혐의로 20대 남성 2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20만원대의 입장료를 받는 유료대화방을 운영하며 20여명에게 불법 영상물을 판매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텀블러는 이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빠지지 않는 ‘악성 사이트’이지만, 여전히 자극적인 첫 화면으로 용이한 접근성을 자랑하고 있다. 미국 야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텀블러는 2018년에도 성인물 콘텐츠를 금지하겠다고 공표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정부는 ‘n번방’ 사건으로 국무조정실과 교육부 등 9개 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전반에 대한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종합대책은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발표된 것이지만, 궁극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반짝 대책’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우선 이 단속과 수사가 장기적 과제임을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고, 그에 맞는 수행 계획과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서 기술 진보에 따른 대응 기술 개발에도 적극 투자해야 늘 미래형 범죄를 뒤쫓는 뒷북치기식 대응을 면할 수 있다. 나아가 다국적 기업의 수사 협조를 이끌어 내는 일에도 노력을 그치지 말아야 한다.
  • 콘텐츠 수익 막고 환불 안 해주고…플랫폼 공룡 기업들의 ‘한국 홀대’

    콘텐츠 수익 막고 환불 안 해주고…플랫폼 공룡 기업들의 ‘한국 홀대’

    코로나 관련 공인기구 제작 앱만 등록 ‘확진자 동선’ 등 국산 민간 앱은 없어 유튜브, 코로나 뉴스섹션 한국만 제외해외 거대 플랫폼 업체들이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내 이용자들을 홀대해 빈축을 사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정부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토종 플랫폼’들이 체력을 길러 ‘글로벌 공룡’ 기업을 견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야기한 해외 플랫폼 업체다. 지난달 중순부터 구글과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나 공인기구 등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만든 앱만 검색된다. 미국 백악관이 자국 인터넷 기업에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는 것을 막아 달라고 요청한 직후에 발생한 일이다.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에서 코로나19를 검색하면 마스크 판매처나 확진자 동선을 알려주는 앱 70여개가 발견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더라도 사전에 국내 개발자나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설명을 해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는 지난달 19일 전 세계 16개국에서 코로나19 뉴스 섹션을 신설해 ‘가짜 뉴스’에 대응하겠다고 발표하면서는 코로나19 초기 발생국인 한국은 제외했다. 이와 관련해 구글코리아 측은 “특별히 설명할 입장이 없다”며 본사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2월에는 유튜브가 코로나19 관련 콘텐츠의 광고 수익 창출을 일괄적으로 제한하면서 ‘가짜뉴스’와 무관한 게시물을 올린 ‘유튜버’들까지 제재를 받았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튜버들이 늘자 유튜브는 제한을 완화했지만 광고 수익에서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한 보상 절차는 없었다. 더불어 항공권 검색 플랫폼 업체 스카이스캐너도 코로나19 탓에 여행 취소가 쏟아지는 와중에 1.7%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환불해 달라는 국내 여행사들의 요청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에는 글로벌 기업임을 주장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결국 해외 지사보다는 본사의 사정 위주로 돌아가기 마련”이라며 “그나마 국내에서는 네이버나 다음 등 ‘토종 플랫폼’이 코로나19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데 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콘텐츠 수익 막고·환불 안 해주고…플랫폼 공룡들의 ‘한국 홀대’

    콘텐츠 수익 막고·환불 안 해주고…플랫폼 공룡들의 ‘한국 홀대’

    코로나19로 불거진 해외 플랫폼 업체들의 ‘한국 홀대’ 해외 거대 플랫폼 업체들이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내 이용자들을 홀대해 빈축을 사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정부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토종 플랫폼’들이 체력을 길러 ‘글로벌 공룡’ 기업을 견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야기한 해외 플랫폼 업체다. 지난달 중순부터 구글과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나 공인기구 등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만든 앱만 검색된다. 미국 백악관이 자국 인터넷 기업에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는 것을 막아 달라고 요청한 직후에 발생한 일이다.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에서 코로나19를 검색하면 마스크 판매처나 확진자 동선을 알려주는 앱 70여개가 발견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더라도 사전에 국내 개발자나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설명을 해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는 지난달 19일 전 세계 16개국에서 코로나19 뉴스 섹션을 신설해 ‘가짜 뉴스’에 대응하겠다고 발표하면서는 코로나19 초기 발생국인 한국은 제외했다. 이와 관련해 구글코리아 측은 “특별히 설명할 입장이 없다”며 본사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2월에는 유튜브가 코로나19 관련 콘텐츠의 광고 수익 창출을 일괄적으로 제한하면서 ‘가짜뉴스’와 무관한 게시물을 올린 ‘유튜버’들까지 제재를 받았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튜버들이 늘자 유튜브는 제한을 완화했지만 광고 수익에서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한 보상 절차는 없었다. 더불어 항공권 검색 플랫폼 업체 스카이스캐너도 코로나19 탓에 여행 취소가 쏟아지는 와중에 1.7%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환불해 달라는 국내 여행사들의 요청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에는 글로벌 기업임을 주장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결국 해외 지사보다는 본사의 사정 위주로 돌아가기 마련”이라며 “그나마 국내에서는 네이버나 다음 등 ‘토종 플랫폼’이 코로나19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데 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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