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검사도 조직적 반발 조짐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추진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검찰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선 검찰청 평검사들이 잇따라 내부회의를 열어 사개추위안의 문제점을 성토하는 등 ‘제2의 검란’ 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이다.30일 사개추위의 마지막 토론회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검사 회의 잇따라 개최
29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인천지검, 대전지검 천안지청,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들이 내부회의를 가진데 이어 30일에는 대전지검 공주지청 검사들이 회의를 갖기로 했다. 천안지청과 순천지청 평검사회의에서는 “사개추위안 대로라면 뇌물사범, 조폭, 성범죄자 등 범법자들이 거리를 활개치고 다니게 된다.”며 사개추위를 성토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사표를 내자.”는 강한 의견도 제기됐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김종빈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피고인 인권 강화와 투명하고 공정한 재판 보장을 목표로 추진중인 사법개혁 노력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균형된 수사와 재판을 위해서는 사개추위 개정안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법방해죄 신설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 도입 등의 보완책을 요구했다.
●졸속 추진 논란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날 “당초 지금 문제가 된 형사소송법상의 증거법은 가을쯤 논의할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면서 “우선 배심·참심제를 운용하면서 형소법상 증거법을 일부 적용해 보기로 했는데, 위헌 소지 등의 문제로 사개추위에서 이번에 한꺼번에 증거법 부분을 일괄 개정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급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판단, 천천히 대처하려 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개추위측은 “출범 때부터 사법개혁안은 올 정기국회에 상정키로 예정돼 있었다.”면서 “증거법 부분을 따로 다룰 계획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검찰 내부게시판은 ‘벌집’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검찰통신망인 ‘이프로스’ 게시판에는 사개추위의 형소법 개정안이 적용됐을 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올랐다. 개정안을 적용, 소설 형식으로 ‘가상재판’을 묘사한 글도 실렸다.K검사가 쓴 ‘김미모씨 성폭행 무죄사건’이라는 제목의 가상소설은 이렇게 전개된다.
200자 원고지 80장 분량의 이 가상소설을 읽은 일선 검사들은 ‘대검에서 형사 모의재판을 해보자.’ ‘만화로 그려 홍보하자.’ 등의 대글로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또 정부기관중 한 곳이 전방위적 대처를 통해 위기 극복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며 “검사장을 단장으로 검사 30명, 계장 및 주임 120명, 여직원 30명, 기타 20명 등 모두 200명으로 가칭 ‘민주적 형사사법제도 연구단’을 조직, 구체적 대응에 나서자.”는 글도 올라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