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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선 남자가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유괴범 공포’ 잡고 보니 ‘바바리맨’

    낯선 남자가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유괴범 공포’ 잡고 보니 ‘바바리맨’

    경찰, 신고받아 음란행위한 남성 입건 “유인 행위 없어… 공연음란죄만 적용”서울 동작구 일대에 ‘바바리맨’이 출몰하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마른 체형의 30~40대 남성이 지난달 말부터 동작구 보라매초등학교 주변에 나타나 여자 아이들에게 말을 건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19일 보라매초에 따르면 검은색 승용차를 모는 이 남성은 어른 없이 혼자 걷는 여아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며 차에 탈 것을 유도했다. 보라매초 앞 도로와 기상청 및 동작구민체육센터 앞 도로, 보라매파크빌과 롯데낙천대아파트 주변 도로에서 남자가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달 초 “낯선 남자가 말을 걸었다”는 자녀 얘기를 들은 학부모가 동작경찰서에 신고하면서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학교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붙잡아 입건했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미성년자 약취 또는 유인(유괴 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대신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는 차 문을 내리고 여자 아이들에게 말을 걸면서 왼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학생 진술을 종합한 결과 아이를 속이려는 ‘기망’이나 음식을 사 주겠다고 하는 등의 유인행위는 없었고 유괴 의사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학교와 경찰은 순찰을 강화했다. 보라매초 관계자는 “지난 13일 경찰로부터 피의자를 검거했다는 통보를 받아 바로 학부모들에게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공지했다”면서 “교사들이 조를 짜 학교 주변을 순찰하고 있고 녹색어머니회나 동작구에도 관련 사실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동작서 관계자는 “학교전담경찰관 등이 순찰을 강화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둔 동작구민 오모(40)씨는 “낯선 어른이 아이들에게 접근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혹시 비슷한 사례가 또 나올까 봐 아이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단독]동작구 초등학교에 바바리맨 출몰…아이에게 말 걸며 음란행위

    [단독]동작구 초등학교에 바바리맨 출몰…아이에게 말 걸며 음란행위

    서울 동작구 일대에 ‘바바리맨’이 출몰하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마른 체형의 30~40대 남성이 지난달 말부터 서울 동작구 보라매초등학교 주변에 나타나 아이들에게 말을 건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19일 보라매초등학교에 따르면 검정색 승용차를 모는 이 남성은 어른 없이 혼자 걷는 아이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며 차에 탈 것을 유도했다. 보라매 초등학교 앞 도로와 기상청 및 동작구민체육센터 앞 도로, 보라매파크빌과 롯데낙천대아파트 주변 도로에서 남자가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달 초 “낯선 남자가 말을 걸었다”는 자녀 얘기를 들은 학부모가 동작경찰서에 신고하면서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학교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붙잡아 입건했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미성년자 약취 또는 유인(유괴 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대신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는 차문을 내리고 아이들에게 말을 걸면서 왼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학생 진술을 종합한 결과 아이를 속이려는 ‘기망’이나 음식을 사주겠다고 하는 등의 유인 행위는 없었고 유괴 의사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학교와 경찰은 순찰을 강화했다. 보라매초 관계자는 “지난 13일 경찰로부터 검거했다는 통보를 받아 바로 학부모들에게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공지했다”면서 “교사들이 조를 짜서 학교 주변을 순찰하고 있고 녹색어머니회나 동작구에도 관련 사실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동작서 관계자는 “학교 전담 경찰관 등이 순찰을 강화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동작구민 오모(40)씨는 “낯선 어른이 아이들에게 접근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혹시 비슷한 사례가 또 나올까봐 조심하라고 아이에게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유리막 코팅업자의 ‘검은 제안’ … 사고차주와 보험금 뜯은 일당 검거

    유리막 코팅업자의 ‘검은 제안’ … 사고차주와 보험금 뜯은 일당 검거

    교통사고로 정비업소에 차량을 맡긴 운전자들과 짜고 과거 유리막 코팅 시공을 했던 차량인 것처럼 보험사를 속여 수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19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A(31)씨 등 유리막 코팅 업체 공동대표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범행에 가담한 운전자 200여명은 범행 가담 정도가 가벼워 입건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교통사고로 정비업소에 차량 수리를 맡긴 운전자들과 짜고 사고 전 유리막 코팅을 한 것처럼 보험사를 속여 206차례에 걸쳐 보험금 6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평소 거래하던 인천 한 정비업소의 소개로 교통사고 차량 운전자들과 만나, 사고 전에 유리막 코팅 시공을 한 것처럼 품질보증서의 날짜를 위조해 보험사에 청구했다. 유리막 코팅은 차량 겉면에 얇은 층의 유리막을 씌워 장기간 광택을 유지하고 미세한 흠집으로부터 차량을 보호하기 위한 시공이다. A씨 등은 눈으로 시공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고 품질보증서만 있으면 보험사로부터 30~40만원 상당의 유리막 코팅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는 점을 노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사고 차량 운전자들에게 “유리막 코팅을 무료로 해주겠다”거나 “차량 광택과 고급 세차를 해주겠다”며 접근했다. 또 “보험사에서 물어보면 사고 이전에 유리막 코팅을 한 차량이라고 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 보험처리 과정에서 유리막 코팅이 돼 있던 차량이라고 말해달라는 공업사의 제안에 섣불리 동의 했다가는 자칫 보험사기 공범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KF 마스크 판매 사기로 1억 가로챈 30대 구속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진 가운데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마스크 판매 사기를 벌인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울산 남부경찰서는 A(35)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일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KF 마스크 등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판매한다’라는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 8명으로부터 1억 1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1명당 많게는 7000만원에서 적게는 600만원을 마스크값으로 송금받은 후 물건은 보내주지 않고 돈만 챙겼다.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계좌 추적과 통화내용 분석 등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 경기 동두천 한 PC방에서 A씨를 검거했다. 무직인 A씨는 대부분의 돈을 생활비와 인터넷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칠곡경찰, 폐기물 4100t 불법투기 4명 구속·36명 입건

    경북 칠곡경찰서는 빈 공장에 폐기물을 버린 혐의(불법 투기)로 바지사장 2명, 투자자 1명, 브로커 1명 등 4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또 불법 투기에 관여한 3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주범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초 보름 동안 칠곡군 석적읍 빈 공장(1만 2000여㎡)에 폐합성수지 등 폐기물 4100t을 불법 투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 송치된 투자자는 바지사장 명의로 빈 공장의 보증금과 임대료를 대고, 달아난 주범 A씨는 전국의 폐기물을 빈 공장으로 옮겨 적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경북 의성·경주·성주를 비롯해 경남 진주 및 전남 함평 등에도 폐기물을 불법 투기한 것으로 드러나 해당지역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폐기물 1만 1000t을 불법 투기해 5억 5000만원 이상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환경단체 한국녹색환경협회의 제보를 받아 이번 사건을 수사해왔다. 김대기 칠곡경찰서 수사과장은 “공장주인 물품 보관용으로 빌려줘 폐합성수지 불법 투기를 모른 것 같다”며 “공장이 구미와 경계지점인 외진 곳에 있는 데다 워낙 넓어 주민도 폐기물 투기를 쉽게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칠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단독] “감자도 바로 돌려줬는데 재판서도 내 말 안들어줘…병들어 일도 못 하고 건보료는 39개월 밀려 벌금 낼 돈이 있겠나”

    [단독] “감자도 바로 돌려줬는데 재판서도 내 말 안들어줘…병들어 일도 못 하고 건보료는 39개월 밀려 벌금 낼 돈이 있겠나”

    “검찰에서 문자가 와. 벌금 빨리 내라고. 병원에 입원해도 혼자인데, 감옥을 간다고 알릴 사람도 없어. 그냥 버티는 거지.” 수소문 끝에 찾아간 기자를 두 차례나 돌려세웠던 이병준(80·가명)씨가 마음을 연 건 세 번째로 찾아갔던 지난달 16일 저녁이었다. 그는 기자에게 자신이 그동안 받았던 벌과금 납부 독촉서들을 꺼내 보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납부 기한이 2019년 11월 12일로 적힌 독촉서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는 ‘지명수배’, ‘즉시검거’, ‘통장압류’와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반복적으로 적혀 있었다. 그는 검거되면 하루 10만원어치의 노역으로 벌금을 때워야 한다. 이씨에게 벌금을 빨리 내는 게 좋지 않냐고 묻자 슬며시 건강보험료 미납 안내문도 내밀었다.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39개월 동안 밀린 보험료 총액은 102만 720원. 이씨는 지난해 8월 식도암 판정을 받은 뒤로는 폐지 줍는 일마저 중단하고 투병 중이었다. “병원비에다가 차비까지 몇천원씩 붙으니까 그거 빼면 벌금 낼 돈이 없지. 병원비도 100만원 넘게 나왔는데, 주민센터에서 도와줘서 겨우 냈어.” 이씨는 폐지를 줍다 ‘감자 절도범’으로 몰린 상황에 대해서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집 주변을 배회하다 어느 대문 옆에 놓인 종이박스를 발견하고 가져갔을 뿐 훔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항변이었다. 이씨는 “진짜 훔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렇게 적은 양을 가져왔겠냐, 경찰이 찾아왔을 때 곧바로 감자도 (피해자에게) 돌려줬다”며 “감자 대여섯 개로 처벌한다고 하니 법원에 무척 서운했다”고 말했다. 법원은 이씨가 시가 1만원어치 감자에 대한 절도 의도가 인정된다며 약식명령은 물론 정식재판에서도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단독] 감자 5개 훔친 죗값 50만원… 지명수배된 80세 폐지 노인

    [단독] 감자 5개 훔친 죗값 50만원… 지명수배된 80세 폐지 노인

    연금 30만원,벌금 50만원 감당 못해이대로 검거되면 강제노역할 수밖에 조선 말 사회상을 담은 김동인의 역사소설 ‘운현궁의 봄’에는 ‘물고기 밥 도적놈들’이 나옵니다. 영의정 김좌근의 첩 양씨가 한강의 물고기들에게 자선을 베푼다며 뿌린 스무 섬의 하얀 쌀밥 부스러기를 쫓아 강에 뛰어든 굶주린 백성들이 도적놈입니다. 아랫마을 차손이와 가족들은 물고기 밥을 훔친 죄로 엉덩이 뼈가 부러지도록 매를 맞고 마을에서 쫓겨납니다.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은 동시대 조선의 백성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생계형 범죄자들을 현대판 장발장으로 부릅니다. ‘3만 5320명.’ 지난해 벌금형을 선고받고 돈이 없어 감옥으로 간 환형유치자 숫자입니다. 서울신문은 가난이 또 다른 형벌로 작동하는 사법제도의 구조를 살폈습니다. 모두 7회에 걸쳐 엄벌주의 형사절차 이면에 팽배한 사법 불신과 사회적 약자들이 맞닥트린 사법 권력의 두 얼굴을 들추고자 합니다.독거노인 이병준(80·가명)씨는 ‘죽음’과 ‘경찰’ 중 누가 먼저 찾아올지 모르는 삶을 버티고 있다. 그는 절도죄로 선고받은 벌금 50만원을 내지 않아 지명수배 중이다. 폐지인 줄 알고 주운 박스 안 ‘감자 다섯 알’을 훔친 죗값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개월 전 식도암 선고까지 받았다. 몸무게가 10㎏ 가까이 빠지면서 제 몸 하나 움직이기도 버겁다. 잡히면 노역을 가야 하지만, 도망조차 갈 수 없다. “경찰이 와서 잡아가도 별수 없지요.” 그는 지난달 16일 경기 성남시의 반지하 방에서 체념한 듯 말했다. 2018년 10월 그날도 여느 때처럼 주택가에 버려진 종이박스를 리어카에 실었다. 안에 감자가 들어 있는 줄은 나중에 알았다. 몇 시간 후 경찰이 그를 찾아왔고, 법원은 약식명령으로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나는 박스 줍는 사람이니 박스만 생각하고 주워 온 것이지 감자를 훔쳤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억울함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지만 고의적으로 감자를 훔친 절도범이라는 법의 판단은 엄중했다. 그가 두 달여 전 아파트 재활용 수거장에서 주워온 빈병 때문에 생긴 또 다른 벌금형 전과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씨가 법의 심판대에 처음 선 건 2017년 거리에 있던 천막을 고물상에 팔아 3000원을 받은 죄였다. 2심에서 무죄가 나왔지만 검찰은 상고했다. 법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듯했다. 이씨의 절도 혐의는 대법원까지 가서야 무죄로 끝이 났다. 이씨는 여든 줄에 달게 된 전과보다 지명수배 꼬리표가 된 두 사건으로 떠안은 벌금 80만원(총 100만원 중 20만원 납부)이 더 두렵다. 그는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이 아니다. 10년 전 연락이 끊긴 부인과 자녀들의 소득이 있다는 이유였다. 매달 받는 기초노령연금 30만원으로는 병원비를 감당하기 버겁다. 간간이 휴대전화로 수신되는 ‘현재 지명수배 중이며 전국 어디서나 불시에 검거될 수 있습니다’라는 검찰청 문자만이 안부를 묻는 유일한 존재다. 국선 변호를 맡은 송종욱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이씨의 궁핍한 경제적 사정을 호소하며 벌금 50만원이 선고되면 노역장에 유치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며 “재판부는 이씨의 유사 범죄 전력과 벌금 50만원이 소액이라고 판단해 검찰 구형대로 선고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2015년 2월 설립된 후 지난 1월까지 장발장은행이 지원한 벌금 대출자 792명을 전수 분석한 결과 기초생활수급자가 223명(28.2%·중복포함), 한부모가정 146명(18.4%), 장애인 67명(8.4%)이었다. 대출 신청 당시 ‘직업이 없다’고 밝힌 이는 전체의 32.3%(256명)였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성폭력단체,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공동대응 나선다

    성폭력단체,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공동대응 나선다

    성폭력단체들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단체채팅방에서 성착취 영상물 등을 공유해 온 ‘n번방’ 사건을 해결하라며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은 14일 “그 누구도 성착취 피해자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면서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n번방은 서버 추적이 잘 되지 않는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아동·청소년과 여성의 신상정보와 성착취물이 공유되는 방이다. ‘1번’, ‘2번’ 등 번호가 붙은 대화방에서 성범죄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를 통틀어 부른다. 이들은 미성년자를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게 하고,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유포, 판매했다. 지난 9일 텔레그램방 운영자와 공범 16명, 아동성착취물 유통·소지 사범 50명 등 총 66명을 검거했다며 경찰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파생방 한 곳의 운영자인 A씨는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0여개의 텔레그램방에서 5000여 명을 상대로 아동 성착취물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이렇듯 문제가 알려지며 여성들을 중심으로 n번방 처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고, 지난 10일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 ‘국민동원청원’의 1호 청원이 됐다. 청원 내용은 경찰의 국제공조수사, 수사기관의 디지털성범죄 전담부서 신설 및 2차가해 방지 포함한 대응매뉴얼 수립, 범죄 예방을 위한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 재조정 등이다. 공대위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며 “텔레그램 성착취는 강남역 살인사건, 불법촬영물과 웹하드 카르텔, 미투 운동에 이어 또다시 한국 여성들이 집단적인 분노를 느끼는 사건”이라면서 “지인 능욕, 합성 사진, 약물 성폭력 영상, 화장실 불법촬영물 등을 주제로 수십개의 방이 생겼다. 이때까지 드러난 60여개방의 참여자를 단순 취합하면 26만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는 텔레그램이라는 플랫폼 특성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지금까지 계속돼 온 ‘남성 문화’가 계승된 것”이라면서 “피해자 지원, 재발 방지, 여성의 성착취를 당연하게 여기는 남성 문화 타파 등을 위해 여러 단체가 공동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화장실에도 CCTV” 공부하는 신창원, 인권위 진정…일부 인정

    “화장실에도 CCTV” 공부하는 신창원, 인권위 진정…일부 인정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53)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12일 인권위에 따르면 신창원은 지난해 인권위에 “독방생활(독거수용)과 CCTV 감시(전자영상장비계호)가 계속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진정을 냈다. 신창원은 “1997년 도주, 2011년 자살 기도를 한 사실은 있으나 시간이 많이 흘렀다”며 “이후 현재까지 징벌 없이 모범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권위는 면담 등을 통한 조사 끝에 독방생활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광주교도소에 독방생활과 CCTV 감시를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신창원은 일반 독방생활과 다른 ‘계호상 독거수용’ 중이다. 일반적으로 독거수용은 주간에는 다른 수감자와 공동생활을 하고 휴업일과 야간에만 혼자 생활한다. 하지만 신창원은 항상 혼자 있고,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다른 수감자와의 접촉도 금지된다. 또 일거수일투족이 독방 내 설치된 CCTV를 통해 감시된다.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도 노출된다. 인권위는 “신창원은 1997년 탈주로 인한 징벌 외에 현재까지 어떤 징벌도 받은 적이 없고, 아버지 사망 소식을 듣고 자살 시도를 했으나 이후로는 교정사고 없이 수용 생활 중”이라며 “20년이 넘도록 독거 수용 등을 한 것은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크게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창원은 지난 1989년 서울에서 고향 선후배와 모의해 슈퍼마켓·금은방 등에서 강도 행각을 벌였다. 범행 도중 공범이 피해자를 살해했다. 체포된 신창원은 도주했지만 다시 잡혀 ‘강도살인치사죄’로 무기 징역을 받았다. 지난 1997년에는 복역 중 4개월간에 걸쳐 실톱으로 쇠창살을 그어 낸 구멍으로 탈옥에 성공했다. 이후 5차례에 걸쳐 경찰 검거망을 벗어나며 2년 6개월간의 탈옥 행각을 이어갔다. 신창원은 2년 6개월간 4만여㎞를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거 당시 전북 익산의 한 카페 종업원과 동거하고 있었다. 신창원 검거에 동원된 경찰 인력만 모두 97만명. 이후 그는 한 통의 신고 전화로 검거됐다. 재검거 이후 22년 6개월 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신창원은 2011년 자신의 독방에서 자살 기도를 하고 중태에 빠지기도 했다. 신창원은 자신의 편지를 교도소 측이 발송하지 않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내기도 해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모범적인 수형생활로 일반경비시설인 경북 북부 제1교도소에서 생활해 왔다. 현재 학사 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부모 이혼 험담해서’ 동급생 살해한 초등생 ‘시설위탁’ 처분

    ‘부모 이혼 험담해서’ 동급생 살해한 초등생 ‘시설위탁’ 처분

    부모 이혼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러 동급생을 살해한 초등학생이 법원에서 ‘시설 위탁’ 처분을 받았다. 의정부지법 소년부는 동급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양에게 지난 7일 ‘시설위탁’ 처분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그러나 A양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14세에 해당하는 촉법소년이라 처분 종류는 공개하지 않았다. A양은 지난해 12월 26일 동급생인 B양을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검거됐고, 의정부지법 소년부에 송치됐다. A양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내 부모님이 이혼했다고 B양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소문을 퍼뜨려서 괴로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법원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에게는 1∼10호 보호처분이 내려진다. 이 중 시설 위탁 처분은 6호와 7호에 해당한다. 6호 처분은 ‘아동복지법’에 따른 복지시설이나 그 밖의 소년 보호시설에 감호 위탁하는 것이다. 7호는 병원, 요양소 또는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소년 의료 보호시설에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두 처분 모두 감호 기간은 6개월이며 재판부 판단에 따라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소년원 송치는 8∼10호에 해당한다. 애초 A양에 대한 재판은 지난달 22일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양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해 정신과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 재판 기일을 지난 7일로 연기했다. A양 측이 14일까지 처분 결과에 대해 항소하지 않으면 이대로 확정된다. 한편 이 사건을 계기로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 기준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현재 촉법소년 기준을 만 13세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경찰·인터폴 아동 성착취물 근절 조인식

    11일 경찰청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온라인 아동 성착취물 생산 등 국제범죄 근절을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펀딩사업 조인식을 개최했다. 펀딩사업이란 우리 경찰이 일정 금액을 기여하면, 인터폴은 이를 재원으로 한국 경찰이 바라는 특정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인터폴에 대한 한국 경찰의 재정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종양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이 2018년 11월 인터폴 총재로 당선된 것을 계기로 한국 경찰은 국제기구 기여금으로 예산 15억 3000만원을 마련했다. 경찰청은 다음달부터 인터폴을 중심으로 한 ▲국제범죄 동향 분석 ▲다크넷·암호화폐 등 수사기법 공유 ▲지역 내 합동 검거 ▲보이스피싱 해외거점 범죄조직 차단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민갑룡 경찰청장은 “사이버상의 아동·금융 관련 범죄 척결이라는 실질적인 치안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여러 회원국들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업가 집단 폭행하고 도주한 조폭 27일만에 검거

    30대 사업가를 집단으로 폭행한 뒤 도주했던 인천지역 폭력 조직원이 범행 27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간석식구파 조직원 A(41)씨를 폭행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1시 50분쯤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한 유흥주점 인근에서 후배 조직원 2명과 함께 사업가 B(35)씨의 얼굴 등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도주했다가 27일만인 전날 오후 7시 30분쯤 강원도 홍천군에서 잠복 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낸 B씨를 주점에서 우연히 만나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일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는 A씨의 후배 조직원들이 B씨와 말다툼을 하고 있었고 A씨는 도주한 상태였다. B씨는 경찰에서 “‘평소에 왜 안 만나주냐’며 C씨가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고 광역수사대 1개 팀 10여명을 투입해 A씨를 추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네덜란드 법원, ‘최순실 집사’ 데이비드 윤 한국 송환 결정

    네덜란드 법원, ‘최순실 집사’ 데이비드 윤 한국 송환 결정

    윤씨 상소하면 네덜란드 대법원 최종 판단 받아야최순실(최서원 개명)의 독일 도피 등을 도우며 ‘최순실 집사’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한국명 윤영식·52)씨의 한국 송환을 네덜란드 법원이 허가했다. 이 결정이 그대로 확정되면 인터폴 수배 끝에 네덜란드에서 체포돼 하를렘 인근 구치소에 8개월간 수감돼 있던 윤씨는 한국으로 송환,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노르트홀란트주 법원 결정문을 입수한 연합뉴스는 이 법원 재판부가 ‘나는 결백하고 석방돼야 한다’는 윤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11일 보도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사문서위조, 자금세탁, 알선수재, 사기 등의 범죄를 열거하면서 윤씨가 적어도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을 수 있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씨의 혐의가 인정되면 한국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에서도 처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으로 송환되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윤씨의 주장 역시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재판부는 “한국과 네덜란드 간 범죄인 인도 조약을 고려할 때 한국은 유럽인권조약(ECHR) 6조에서 규정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범죄인 인도를 불허하기는 어렵다는 그 동안의 유럽인권재판소(ECtHR)의 판례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의 국내 정치 상황을 볼 때 정치적으로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윤씨의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한국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것은 정치적 이유가 아니며, 한국의 정치 상황은 네덜란드 법원이 판단할 문제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밖에 윤씨는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의 진본 여부가 불확실하다거나 한국에서 전문가를 불러 추가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지만 모두 기각됐다. 윤씨는 이날 결정에 불복해 한 차례 대법원에 상소할 수 있다. 대법원이 상소를 기각할 경우 법무부 장관의 최종 결정에 따라 송환이 확정된다. 네덜란드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네덜란드 법무부에서는 금세 결정이 날 것이지만 대법원 심리가 얼마나 걸릴지는 미정이다. 한국 국적의 독일영주권자인 윤씨는 최순실씨의 독일 생활과 코어스포츠 운영을 도와준 인물로 2016년 국정농단 수사 이후 독일 등에서 도피 생활을 해 왔다. 윤씨는 최순실씨의 생활 전반을 보좌하는 등 사실상의 집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2016년 초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부지가 뉴스테이 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작업비 명목으로 3억원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는 2016년 9월 독일로 출국한 후 종적을 감췄다가 지난해 5월 3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서 현지 헌병에 검거돼 한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재판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윤씨가 최순실의 해외 은닉재산의 단서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1998년 7월 19일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일요일 오후 6시쯤 울산 남구 삼산동의 백화점 지하 1층에서 남자아이가 쓰러졌다. 초등학교 6학년 김용민(12)이었다. 딸기 요구르트와 샌드위치를 먹은 지 10분 만에 아이는 배와 머리가 아프다며 음식물을 게워 내더니 이내 정신을 잃었다. 아버지 김영세(당시 49세)씨는 식품 매장 여직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약이 든 요구르트를 판 거야? 이봐, 이상한 냄새가 나잖아.” 여직원은 “일단 애부터 살리자”며 김씨와 함께 용민이를 근처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호흡곤란이 심각했던 아이는 그날 밤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고 55시간 만인 22일 0시 55분 숨졌다. 부검을 했더니 아이의 폐와 위장은 진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폐출혈도 보였다. 1차 소견은 약물중독이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분석 결과 용민이가 마셨던 요구르트에서 살충제 성분인 포스파미돈이 62.2㎍/㎖ 검출됐다. 농약 다이메크론에 들어 있는 포스파미돈은 과일나무나 소나무에 붙어사는 진딧물, 솔잎혹파리, 솔껍질깍지벌레 등을 죽이는 데 쓰인다. 사람이 소량만 먹어도 사망하는 맹독성 약물이다. 포스파미돈은 2012년부터 판매가 중단됐지만 사건 당시에는 농약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살충제였다.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탄 건 누굴까. 아버지 김씨는 아들이 요구르트 맛이 이상하다며 뱉었고, 냄새를 맡아 보니 시큼한 식초 냄새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딸기 요구르트면 색깔이 연분홍이어야 하는데 안에 청색이 보였어요.” 경찰은 먼저 공장에서 농약이 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요구르트 회사는 펄쩍 뛰었다. 제조부터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전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었다. 7월 18일 오후 6시에 제조돼 유통기한이 같은 달 27일인 요구르트는 모두 8158개였다. 전국 슈퍼와 백화점에 납품된 요구르트 중 약물이 주입돼 문제를 일으킨 제품은 용민이가 마신 것뿐이었다. 국과수 정밀분석 결과 요구르트 용기에 주삿바늘을 찌른 흔적은 없었다.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는 바닥이 사각으로 된 우유갑 모양이었다. 양손으로 입구를 잡아당겨야 열 수 있고 한번 뜯으면 모양이 어긋난다. 경찰은 범인이 요구르트 입구를 개봉해 살충제를 넣은 뒤 다시 붙였을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국과수는 입구가 뜯긴 흔적이나 다른 접착제 성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범행은 백화점 안에서 일어난 게 분명했다. 경찰은 백화점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민이와 아버지 김씨가 지하 1층 식품 매장에 오후 5시 46분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11분 후인 오후 5시 57분 요구르트 매대로부터 12m 떨어진 계산대에서 김씨가 물건값을 치르는 장면도 보였다. 용민이가 요구르트를 마신 곳은 계산대에서 44m 거리의 샌드위치 매장이었다. 20여분 사이 56m 범위에서 누군가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넣었다는 얘기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히고 있을 때 갑자기 아버지 김씨가 사라졌다. 용민이가 숨진 지 이틀 만인 24일 오전 10시쯤 병원 빈소를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전날인 23일 오후 10시부터 날을 넘겨 오전 2시까지 4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빈소에 돌아온 김씨는 30분 정도 친척들과 술을 마시며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다.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것 같아. 경찰서도 몇 번 더 가야 하고….” 2시간밖에 자지 못한 김씨는 날이 밝자 “쉬고 오겠다”며 큰아들 친구의 승용차를 타고 나갔다. 13㎞ 떨어진 삼산동의 목욕탕에 들어간 김씨는 그 길로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앞선 두 차례 조사를 통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었다. 김씨가 사라진 24일 오후 이미 국과수에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의뢰한 상태였다.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김씨는 의식을 잃은 아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매장으로 20m를 되돌아가 요구르트를 가져왔다. 또 용민이가 숨지자 큰아들에게 “중형차인 크레도스를 사 주겠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서 이런 말도 자주 했다. “백화점이 해결해 주지 않으면 죽은 애 리어카에 싣고 시위할 거야.” 백화점 CCTV에서도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19일 처음 백화점에 갔다고 진술했지만 앞서 17일과 18일에도 백화점 식품 매장을 찾아가 음료수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을 연습하고 장소를 물색했다는 의혹이 한층 짙어졌다. 1976년 결혼한 김씨는 부인과 2남 3녀를 낳았다. 용민이는 막내아들이었다. 김씨는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도장공으로 일해 모은 돈으로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이후 1983년 울산으로 이주해 금속업체를 전전하며 일했지만 불운은 이어졌다. 1995년 부인이 상의 없이 2000만원을 남에게 빌려준 일로 부부 싸움이 잦았다. 결국 부인이 먼저 집을 떠났고 1997년 5월 김씨도 가출했다. 집에는 5남매만 남았다. 외환위기로 실직한 김씨는 극심한 경제적 압박에 시달렸다. 도박판을 기웃거리다 은행에 340만원의 빚을 졌고 자식들끼리 살던 집은 8개월 동안 12만원의 월세가 밀린 상태였다.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겼고 자신이 묵던 여관비도 몇 개월째 밀렸다. 사건 3일 전인 16일 오후 8시 아이들만 지내던 집에 김씨가 나타났다. 1년 2개월 만에 만난 아버지를 가장 반긴 건 막내 용민이었다. 용민이는 6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와 척추를 크게 다쳤다. 후유증으로 두 다리를 심하게 절었고 정신지체도 있었다. 당시 공소장에 따르면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약이라도 먹여 (용민이를) 죽여야겠다”고 말했던 김씨는 아들에게 농약 넣은 음료수를 먹이기로 결심했다. 아들이 죽으면 음료 제조회사나 백화점에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다음날인 17일 오후 6시 김씨는 백화점 식품 매장에 가서 과자 2개와 음료수 1개를 샀다. 다음날 오전 11시 15분에도 같은 장소에서 종이팩 주스 1개와 캔음료 1개를 구입한 다음 아들에게 먹일 장소를 정했다. 사건 당일 오후 5시 10분쯤 김씨는 “햄버거를 사 주겠다”며 용민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백화점에 도착한 김씨는 홀로 식품 매장에 들어가 180㎖ 요구르트 3개 1묶음을 골라 계산했다. 지하 1층 화장실에 들어간 김씨는 이 중 한 개에만 살충제를 넣었다. 용민이를 샌드위치 매장에 데리고 간 김씨는 살충제를 넣은 요구르트를 직접 아이에게 건넸다. 경찰은 용민이가 숨진 지 일주일 만인 29일 아버지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해 전단 1000장을 만들기로 했다. ‘176㎝의 키, 신체 건강, 얼굴은 넓고 긴 편, 약간 벗겨진 이마,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이라는 인상착의와 함께 신고자에게 현상금 100만원을 준다는 내용을 넣었다. 8월 11일 경남 양산, 경북 경주 등 울산과 가까운 도시와 김씨의 친인척이 사는 전라, 경기, 강원 등의 경찰서를 비롯해 그가 숨을 만한 사찰, 다방, 여관, 터미널 등에 수배 전단을 뿌렸다. 이후 현상금을 300만원으로 올리고 특별전담반을 꾸렸지만 성과는 없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울산지검은 2013년 7월 17일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살인 공소시효(15년) 만료 하루 전이었다. 현재 김씨는 기소중지 상태다. 객관적인 범죄 혐의가 충분해도 피의자의 소재가 불명확하면 수사를 멈출 수 있다. 지금이라도 김씨를 잡으면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보상금을 이유로 아들을 독살한 김씨가 아직 살아 있다면 71세의 노인일 것이다. 경찰은 2002년과 2004년 각각 울산, 언양의 도박판에서 김씨를 봤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2013년에는 김씨가 산에서 숨어 산다는 제보가 있어 일주일 동안 산을 뒤졌다. 스님이 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제보도 있었지만 사람도, 시신도 찾지 못한 상태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 CCTV가 귀하던 시절이라 용의자를 놓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눈만 감아도 김영세 얼굴이 떠오릅니다. 서글서글한 미남형이었는데…. 지금은 CCTV만 봐도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찾을 수 있는데 그때는 오로지 탐문이나 제보에 의존했으니까요. 그 사람,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 있겠죠.”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를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3년 만에 장판각 열었더니 사라진 문화재… 문중도 국가도 몰랐다

    3년 만에 장판각 열었더니 사라진 문화재… 문중도 국가도 몰랐다

    작년에야 목판 도난 뒤늦게 확인해 환수 문화재 3~5년마다 조사… 공백기엔 위험 민간 보관하면 절도·훼손 우려 높지만 공립 기관 위탁 꺼려… 재산권 정립해야 35년간 3만점 실종… 회수 6602점 그쳐 올해 단속반 1명 늘리지만 고작 3명뿐“문중의 목판을 분실하고 나서 되찾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이렇게 다시 보니 눈물이 날 정도로 감개무량하고, 전국을 뒤져서 찾아준 문화재청에 절실한 감사를 느낍니다.” 지난 5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 2016년 6월 도난당한 안동권씨 충강공 종중 문화재 ‘권도 동계문집 목판’ 134점을 반환받는 자리에서 종중 대표 권정혁(80)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조선 인조 때 문신 동계 권도(權濤·1575∼1644)의 시문을 모아 순조 9년(1809)에 간행된 목판을 도둑맞은 뒤 억장이 얼마나 무너졌을지 짐작됐다. 하지만 더 기막힌 일은 따로 있었다. 지난해 11월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이 종중에 도난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3년 반 동안 종중 관계자 누구도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목판은 경남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의 종중 장판각에 소장돼 있었는데, 생활고에 시달린 문중 관계자가 장판각 관리인의 열쇠를 몰래 빼내 목판을 실어나른 뒤 다시 출입문을 잠가뒀기 때문에 도난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관리인이 그 사이에 한 번도 장판각 문을 열어보지 않았다는 얘기다. 더욱이 권도 동계문집 목판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33호다. 비지정 문화재도 아닌 지정 문화재 관리가 이렇게 허술해서야 되겠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문화재보호법 33조는 “국가지정문화재의 소유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해당 문화재를 관리·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보·보물 같은 국가지정문화재나 시도 지정문화재라도 개인이나 문중 소유라면 소유자가 관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 의한 관리가 곤란하거나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면 지방자치단체나 그 문화재를 관리하기에 적당한 법인 또는 단체를 관리단체로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사유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가지정문화재나 시도 지정문화재는 3년 또는 5년마다 보존과 관리를 위한 정기조사를 실시하도록 돼 있다. 조사 기간의 간격이 길수록 도난이나 훼손 방지에 공백이 생길 여지도 높다. 권도 동계문집 목판의 경우도 경남도청이 2014년 도내 지정문화재에 대한 정기 조사를 한 뒤 5년이 지난 작년 말에야 조사를 진행하면서 도난 사실 파악이 늦었다. 도 문화재관리 담당자는 “각 기초 지자체에서 전문기관에 위탁해 실태조사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면서 “이번 도난사건을 계기로 조사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포함해 체계적이고, 안전한 문화재 관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중이나 사찰의 유물들은 대부분 인적이 드문 곳에 보관돼 있고, 관리가 촘촘하지 않아 절도범의 먹잇감이 되거나 화재 위험 등도 크다. 때문에 인근 국공립 박물관이나 공공기관에 보관을 위탁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지역별 국공립박물관이 부족한 수장고와 인력을 늘려 민간이 소유한 문화재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연구하도록 하면 지역문화 발전과 애향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부 문중은 국공립 기관에 유물이 한번 들어가면 돌려받기 어렵다고 여겨 위탁을 꺼리는 경우가 있어 먼저 재산권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명쾌하게 해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 사범 단속과 도난 문화재 회수에 대한 관심이 큰 반면 해당 인력과 지원이 부족한 부분도 문화재 관리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198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비지정 문화재를 포함한 전체 도난 문화재는 3만 859점이고, 이 중 6602점이 회수됐다. 주인을 못 찾은 문화재가 태반인 데도 지금까지 문화재청 사범단속반 인원은 단 2명이었다. 올해 겨우 정원이 늘어 상반기에 1명을 증원하게 됐지만 갈 길이 멀다. 한상진 사범단속반장은 “도난 신고가 수사의 시작인데, 도난 사실을 모르거나 유물 사진 한장 없는 경우도 많다”면서 “피의자 검거 못지않게 유물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문화재 지식과 근성을 갖춘 전문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필리핀서 킬러 고용 교민 살해 한국인 3명 4년여 만에 잡았다

    필리핀서 킬러 고용 교민 살해 한국인 3명 4년여 만에 잡았다

    킬러를 고용해 필리핀에 사는 60대 교민을 총으로 쏴 죽이도록 한 한국인 3명이 4년 만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2015년 9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발생한 교민 박모(당시 61세)씨 피살 사건의 한국인 피의자 3명을 검거해 살인교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앙헬레스에서 호텔을 운영하던 박씨는 호텔 근처 사무실에서 필리핀 사람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쏜 다섯 발의 총에 맞아 숨졌다. 한국인들이 박씨의 청부살해를 의뢰했다는 단서를 확보한 경찰청 외사국은 2018년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 수사3대에 배당해 이들의 뒤를 쫓았다. 핵심 교사자 중 한 명이 필리핀에 거주 중이라는 것을 확인한 수사팀은 앙헬레스에 파견된 한국인 경찰관, 필리핀 이민청과 공조해 지난달 이 피의자를 붙잡아 한국에 송환했다. 이어 공범 수사를 통해 한국에 사는 피의자 2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살인을 교사한 피의자 3명은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는 사업가로 박씨 호텔에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투자 당시 계약 내용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지 못해 불화가 생겼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에게 총을 쏜 필리핀인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현지 경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n번방’ 음란물 잡아라… 경찰, 텔레그램·다크웹 집중단속

    ‘n번방’ 음란물 잡아라… 경찰, 텔레그램·다크웹 집중단속

    경찰이 오는 6월까지 모바일 메신저와 웹사이트를 통해 비밀리에 유통되는 음란물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 가능한 ‘다크웹’, 음란 사이트, 웹하드 등을 사이버 성폭력 4대 유통망으로 규정하고 10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단속을 강화한다고 9일 밝혔다. 음란 사이트와 웹하드 등 알려진 경로를 통한 음란물 유통은 다소 위축됐지만 텔레그램과 다크웹 같은 새로운 유형의 범죄는 늘어났다고 경찰청은 분석했다. 경찰청은 이번 달 신설한 ‘텔레그램 추적 기술적 수사 지원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일선 경찰을 돕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해 아동 성 착취물 유통을 막겠다고 밝혔다. 각 지방경찰청에 설치된 24개 사이버테러 수사팀은 다크웹의 구매 수단인 가상통화 거래를 추적해 이용자를 검거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텔레그램에서 음란물을 유통하거나 소지한 66명을 붙잡았다. 한 텔레그램 운영자는 5000명을 상대로 아동 성 착취물을 팔아 25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검거됐고 다른 운영자는 80개의 불법 촬영물을 텔레그램에서 8102명에게 유포한 혐의로 적발됐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신종 코로나 ‘에어로졸 전파’ 공방… 中 확진자 증가세 한풀 꺾여

    신종 코로나 ‘에어로졸 전파’ 공방… 中 확진자 증가세 한풀 꺾여

    보건당국, 상하이市 발표에 “근거 없다” 일일 확진자 4000→2000명대로 급감 ‘천산갑’이 바이러스 중간 매개체 가능성 채취 균주·환자의 균 염기서열 99% 일치 ‘폐렴’ 최초 폭로한 의사 리원량 애도 물결 교수들 “언론자유 보장을”… 시진핑 비판 정부, 민심 들끓자 SNS 정지 등 언론통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기록을 넘어선 가운데 신종 코로나가 침방울(비말)이나 접촉뿐 아니라 에어로졸 형태로도 전파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에서 정력제로 팔리는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의 중간 매개체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의사 리원량의 죽음을 계기로 중국 학자들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반발하는 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리더십 위기를 맞았다. 중국 상하이시 민정국의 청췬 부국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신종 코로나 주요 감염경로는 직접 전파와 접촉 전파, 에어로졸 전파 등 세 가지”라고 밝혔다. 에어로졸은 1~5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비말 입자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실내 공간에서 떠다니는 것을 말한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일부 사례에서 에어로졸 전파가 확인됐다. 다만 에어로졸 전파는 1㎛ 이하 초미세 입자가 실외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퍼지는 ‘공기 전파’만큼 감염력이 크진 않다. 이에 대해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컨트롤타워’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9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아직까지 신종 코로나가 에어로졸을 통해 전파된다는 증거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신종 코로나 감염경로로 에어로졸 전파를 인정하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 발생 두 달 만에 2003년 사스 때의 기록(확진환자 8273명, 사망자 775명)을 모두 앞섰지만 한때 4000명 가까이 치솟던 중국 내 일일 확진환자 수가 8일 2000명대로 떨어져 한 가닥 희망을 준다. 중국 정부의 강력 대응이 서서히 효과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이와 관련, 중국 화난농업대학 연구진은 “천산갑에서 나온 균주 샘플과 확진환자의 신종 코로나 염기서열이 99%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의 박쥐와 인간 사이 숙주가 천산갑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천산갑은 나무에서 생활하는 30~90㎝ 길이의 포유류 동물이다. 멸종위기종임에도 정력제로 알려져 중화권에서 고가에 밀매된다.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우한의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도 천산갑이 거래됐다.한편 신종 코로나 확산을 처음 경고한 뒤 지난 6일 숨진 리원량에 대한 소셜미디어(SNS)상 애도가 이어지면서 일부 중국 학자들이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자”며 들고 일어섰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한의 화중사범대학 탕이밍 국학원 원장과 동료 교수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이번 사태의 핵심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가 사라진 것”이라면서 “정부는 신종 코로나 내부고발자 8명에게 사과하고 리원량을 순교자로 지정하라”고 요구했다. 베이징대 법학 교수인 장첸판도 “정부는 2월 6일(리원량 사망일)을 ‘언론 자유의 날’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웨이보에서 ‘나는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하지만 통치자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등의 글이 나오고 있다. 리원량의 어머니는 동영상 플랫폼 리스핀에 게시물을 올려 주민들을 살리고자 최전선에 나선 아들의 결정을 지지하며 “그들(경찰)이 (리원량 검거에 대해) 아무 해명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괜찮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정부는 언론 통제로 맞섰다. 중국의 대표적 SNS인 위챗 계정 상당수가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다’는 이유로 정지당했다. 중국 의료계에도 “신종 코로나와 관련된 얘기를 하지 말고 위챗에 관련 정보를 전하지 말라”는 함구령이 내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필리핀 교민 청부살해한 한국인 3명 검거…투자 문제로 불화

    필리핀 교민 청부살해한 한국인 3명 검거…투자 문제로 불화

    ‘킬러’를 고용해 필리핀 사업가 교민을 살해한 한국인 3명이 사건 발생 4년 만에 검거됐다. 경찰청은 2015년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발생한 교민 박모(당시 61세)씨 피살사건의 한국인 피의자 3명을 살인 교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현지에서 호텔을 운영하던 박씨는 2015년 9월 호텔 인근에서 필리핀인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경찰은 배후에 한국인 교사자들이 있으며 이 중 한 명이 필리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앙헬레스에 한국 경찰관을 파견하고, 필리핀 이민청과 공조해 지난달 피의자를 검거했다. 피의자는 한국으로 송환됐다. 이후 국내 거주 중인 다른 피의자 2명도 추가로 검거됐다. 이들은 모두 박씨 호텔의 투자자였으며 ‘투자 당시 계약 내용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지 못해 불화가 생겼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박씨를 살해하고 달아난 필리핀인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현지 경찰과 협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X병원 신종 코로나 환자 입원” …경찰, 가짜 정보 유포범들 검거

    “X병원 신종 코로나 환자 입원” …경찰, 가짜 정보 유포범들 검거

    경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일으키는 인터넷 가짜 정보와 개인정보 유포 행위 사건 8건의 피의자를 검거하고 20건을 추가 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강원 속초경찰서는 지난달 31일 ‘모 병원에 가지 마세요. 신종 바이러스 의심자 2명 입원 중’이라는 가짜 정보를 만들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유포한 피의자를 지난 4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8일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A보건소에서 우한폐렴 의심자가 발견돼 B병원으로 이송격리 예정´이라는 허위사실을 최초로 유포한 피의자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기 수원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지상파 뉴스를 사칭하면서 ‘C고등학교 학생이 쓰러져 D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신종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미성년자를 곧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주문을 받은 뒤 돈만 가로챈 사기 96건(총 피해 금액 약 2억원)을 지방청 사이버수사대와 지능범죄수사대 4곳 등 책임수사관서에 배당해 수사 중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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