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소폭 양보로 타협 가능성/정치권 쟁점과 조율 전망
◎야권 「과반확보 사과」 등 무리한 요구 많아/여 “논의 불필요” 입장속 대화는 지속키로
국회 원구성을 놓고 펼쳐지고 있는 여야의 정면대치는 4·11 총선후 신한국당 주도로 이뤄진 현 정국에 대한 야권의 「무리한」 요구 탓이다.그 요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총선에서 나타난 「여소야대」에 대한 인정이다.
야권의 요구는 대략 다섯가지 갈래로 정리된다.과반수 확보에 대한 여당의 공식사과와 선거부정 진상규명특위 구성,추가영입작업 포기,원구성에서의 총선당시 의석비율 인정,검·경의 중립보장등 정치관계법 개정을 통한 제도개선 등이다.처음 주장했던 민주당 소속 영입자 3명에 대한 원상복귀와 대선자금 청문회 개최,대통령의 직접 사과 등은 여야 총무회담 과정에서 빠진 상태다.처음부터 공세용으로 삼은데다,무리한 요구라고 판단한 까닭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신한국당의 방침은 확고하다.지정기탁금제와 같은 정치관계법 개정 요구는 협의할 수 있다는 자세이나,나머지 요구사항은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이는 정치권의 총선결과에 대한 반성이라기 보다는 야권의 차기 대선전략에 따른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야권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4·11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것을 시인하는 정치적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될지도 모를 판이다.자칫 야권으로 부터 역공을 받을 공산이 크다.검·경의 중립보장과 방송법개정에 대한 야권의 요구는 총선때 이들이 불공정했다는 인식을 밑바닥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이 계속 여야대화를 통한 협상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적정선에서 등원으로 선회할 명분과 실리를 취하겠다는 전략이다.국민회의 박상천 총무도 『협상이 전무 아니면 전부를 얻겠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강조한다.
이러한 야권의 속셈은 5일 산회선포 이후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초유의 「야권 날치기」로 일단 신한국당의 단독국회 구성움직임을 저지함으로써 「기선」을 잡았는 데도 불구,더이상 나아가지 않았다.오히려 국민회의·자민련 양당 3역회의를 갖고 8일로 예정된 대구장외집회를 무기연기하고,오는 12일까지 대화분위기조성을 위해 노력할 뜻임을 내비췄다.
그러나 여야의 정면대치가 쉽게 풀리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경우에 따라선 여야의 대립강도가 예상보다 훨씬 강해질 개연성도 있다.법리논쟁으로 치달을 만큼 서로의 명분이 걸린데다,신한국당이 7일 의장단 선출 강행을 결정한데서도 감지할 수 있듯이 갈수록 힘겨루기의 양상을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여야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여야 모두 대화모색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총무간 공식대좌는 빠르면 다음주 초 이뤄질 전망이다.재격돌 가능성이 있는 7일에 이어 야권이 공표한 제179회 임시회 2차 본회의 개의일인 오는 12일 또 한차례 고비를 넘기고 나면 경험상 여론의 판세가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쫓기듯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처지다.결국 정치관계법 개정 약속외에 원구성등 1∼2개의 요구사항을 서로 양보,적절히 수용하는 선에서 매듭지어질 공산이 크다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양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