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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워라! 겨울잠 자는 내 몸… 걸어라! 하루 30분

    깨워라! 겨울잠 자는 내 몸… 걸어라! 하루 30분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는데 왜 나만!” 직장인 김연주(31)씨는 아침마다 일어나는 게 고역이다. 몸은 천근만근, 자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으니 회사에서도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추운 겨울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잘 벼텼지만 오히려 날이 따뜻해진 뒤 몸살감기가 왔다. 입맛도 없어 빵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잦아졌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나 봄 같지가 않다. 봄철 많은 사람이 나른함과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이유는 야외 활동은 많아지는데 낮이 길어지고 기온이 올라가는 등의 외부환경 변화에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준희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는 “생동하는 봄의 특징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나른해지고 낮에 졸리는 현상이 잘 생기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에 몸이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몸은 심한 독감을 앓은 후에도 아무 후유증 없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뛰어난 회복력을 가진 반면, 물을 조금 적게 마셨다는 이유로 피로가 유발되기도 하는 섬세한 기관이다. 환경은 변했는데 과음과 불규칙한 수면습관이 계속된다면 당연히 피로가 몰려올 수밖에 없다. 학생은 학년이 바뀌고, 직장인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로 피로가 가중되기도 한다. 이렇게 봄만 되면 몸이 더 무겁고 피로한 현상을 ‘춘곤증’이라고 부른다.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바로잡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지지만 자꾸 심해지는 피로가 수주 이상 계속되면 다른 질환을 불러올 수도 있다. 봄철 감기환자가 겨울철만큼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2007~2011년 급성상기도감염(감기)으로 진료를 받은 평균 환자 수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2월 3만 5721명이었던 환자는 3월 환절기에 들어 4만 2251명으로 1만명 가까이 늘었다. 황사바람 때문에 봄에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기관지 천식 환자도 급격히 증가한다. 주로 3월에 큰 폭으로 늘어 6월에 감소한다는 최근 5년간의 진료 환자 통계도 나와 있다. 봄철 건강관리에는 특별한 처방이 없다.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마사지나 목욕 등으로 혈액순환을 도와 노폐물이나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봄철 피로를 이기는 최선의 방법이다. 고단백 식품이나 비타민 등의 무기질을 섭취하고 무리하지 않게 일정한 리듬을 갖는 생활을 유지하며 적당한 긴장감을 갖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잠을 늘리라는 것은 아니다. 일과 함께 휴식이나 수면도 규칙적으로 하는 게 중요한데, 특히 기상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평소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운동이 큰 활력소가 된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30분간 팔을 힘차게 흔들며 빨리 걷기를 하루에 2~3번 시행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몸의 노폐물을 연소시켜 없애버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격렬한 운동은 금물이다. 겨우내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아 뼈가 약해지고 근육량이 감소한데다 피하지방이 축적돼 체중이 늘어난 상태에서 갑자기 운동을 하면 관절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많다. 최근 5년간 진료환자를 분석한 심평원의 통계자료를 보면 매년 3~5월, 9~10월 사이에 무릎관절환자가 증가했다. 특히 3~4월의 전월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너무 덥거나 춥지 않아 레포츠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로, 무리했을 때는 무릎관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김병성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먼저 맨손체조로 관절막, 힘줄, 근육, 인대 등을 서서히 늘려주고 수영, 빨리 걷기, 등산, 배드민턴 등의 운동을 서서히 시작해 일주일에 2~3회씩 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년기에는 골격과 근육이 더 약해지기 때문에 10분 정도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운동 후에도 정리운동을 5분 정도 해 굳은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 등산은 다리운동은 물론 심장과 폐 건강에도 좋지만 관절통이 있거나 심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경사가 심하거나 돌이 많은 산을 피하고 속도를 줄여야 한다. 수영과 배드민턴은 상체와 하체를 골고루 발달시키기 때문에 의사들이 권장하는 운동이다. 65세 이상이라면 평소 했거나 과거에 여러 번 해서 몸에 익숙한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 근육량이 적은 여성은 근력운동을 해야 피로가 쌓이지 않는다. 아령 운동을 일주일에 2~3회씩 3~6개월간 꾸준히 하면 근육량이 10~20% 늘어나고 근력은 30~50% 증가한다.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같은 시간 운동을 해도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어 남성보다 근육량 증가가 덜하지만 근력은 충분히 키울 수 있다.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해 시속 5㎞ 속도로 걷기 50분, 달리기 30분, 수영 40분씩 1주일에 3~5번 꾸준히 하면 심폐기능이 강화되고 허리 군살도 제거된다. 전신의 기와 혈액을 원활하게 순환시키는 기공(氣功) 체조도 도움이 된다. 먼저 손바닥이나 주먹으로 가볍게 온몸을 두드려 준다. 그다음 바르게 앉거나 서서 두 손을 배꼽 아래 단전 위에 올려놓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배를 내밀고 항문을 배쪽으로 당겨준다는 느낌으로 조이며 장 운동을 해 준다. 이런 동작을 100회 실시한 뒤 아랫배를 고루 두드리고 쓸어내려주면 된다. 이어 말 타는 자세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려 양옆으로 뻗으며 숨을 내쉰다. 또 양손으로 목을 감싸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몸을 뒤로 젖혀주고 숨을 내쉬면서 앞으로 숙인다. 이때 1~2초간 멈춘 상태로 단전을 느끼며 숨소리를 듣는다. 마지막으로 손가락으로 정수리, 옆머리, 뒤통수, 관자놀이 부위를 눌러준 다음 손가락을 세워 이마, 눈 주위를 돌아가며 가볍게 두드린다. 손톱 밑의 십전혈을 손톱으로 꾹꾹 눌러 자극해 줘도 좋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종교 플러스]

    23일 선각자 전덕기 목사 100주기 추모식 기독교 대한감리회 상동교회는 기독교 구국운동의 선각자로 꼽히는 전덕기(1875~1914) 목사의 서거 100주기를 맞아 23일 오후 2시 서울 남대문 상동교회에서 유가족과 신도들을 초청해 추모식을 갖는다. 전 목사는 독립협회, 을사늑약 반대시위, 헤이그 밀사 파견, 신민회 활동을 이끌었던 독립운동가다. 한편 전 목사가 6대 목사로 사목했던 서울 남대문 상동교회와 광복회, 협성대, 삼일학원은 13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전 목사를 재조명하는 추모학술대회를 열었다. ‘北 어린이 위한 자비 나눔’ 29일 걷기대회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 스님)는 오는 29일 오전 11시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북녘 어린이를 위한 자비나눔 걷기대회’를 진행한다. 이번 걷기대회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영양식과 의약품을 지원하는 ‘북녘 어린이 영양지원 캠페인-도담도담’ 선포식의 일환으로 마련된 행사. 민추본은 이날 ‘도담도담’ 선포식을 가진 후 임진각부터 통일대교 북단 민통선 지역까지 순례하는 걷기행사를 진행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파주시장 등이 참석하는 선포식은 북녘 어린이에게 보내는 편지글 낭독, 합창단 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 김고은, 순수와 광기의 공존

    김고은, 순수와 광기의 공존

    “아저씬 왜 약한 사람들만 괴롭혀요? 아저씨 개XX예요?” 시골 마을에서 야채 노점상을 하는 복순은 정신연령이 8세 수준의 지적장애를 가졌지만, 자신을 위협하는 철거반원들에게는 식칼을 휘두르며 맞선다. 연쇄살인마의 손에 유일한 가족인 동생을 잃고 복수의 칼을 갈며 그와의 맞대결을 준비한다. 이 심상찮은 인물은 배우 김고은(23)이 선택한 캐릭터라는 데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데뷔작인 ‘은교’(2012)에서 청순과 관능을 오가며 노 시인과 청년을 파멸로 이끈 여고생 역할로 신선한 충격을 줬던 그는 두 번째 작품 ‘몬스터’(13일 개봉)에서도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 시사회가 끝난 뒤 “역시 파격”이라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글쎄요, 파격이라면 파격이랄 수 있겠죠. ‘은교’도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하게 됐었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복순은 캐릭터가 매력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시나리오가 무척 독특했어요.” ‘몬스터’의 복순은 여러모로 낯선 캐릭터다. 스릴러 영화의 여주인공이되 희생자는 아니고, 지적장애인이면서도 누군가의 돌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복순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살인마에게 1대1로 맞서 싸운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어요. 스릴러 영화에서 ‘왜 여자만 당할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살인마 태수(이민기)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벌어지는 마지막 대결은 복순의 광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온몸에 피 칠갑을 한 채 실컷 소리를 질러본 느낌이 어떻냐고 묻자 “시원했다”면서 웃었다. 복순이 지적장애인이라기보다는 순수하면서 광기어린 인물로 그려진 건 캐릭터를 이리저리 뜯어보고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노력 덕이다. “복순을 특정 장애가 있다고 설정하기에는 복순의 모습이 너무 다양했어요. 그래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생계에 내몰린, 정신연령이 8~9세에 머문 아이라 생각하고 접근했죠.” 그러면서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만큼은 여느 어른들보다도 성숙한 아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데뷔작 ‘은교’로 2012년 신인상을 휩쓸었지만 그는 스타덤을 누리기보다 자신을 좀 더 연마하는 길을 택했다. ‘은교’ 이후 다시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로 돌아가 수업을 듣고 연극 무대에 섰다. 학사관리가 까다로운 만큼 연기 공부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기회였다. “파트너와의 연기, 즉흥 연기 등 여러 연기 실습을 수없이 하다 보니 어떤 급박한 상황에서도 제 안에 쌓인 재료를 바로 꺼내 연기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학교가 괜히 학교가 아니었어요.” 김고은의 행보를 지켜봐 온 팬들은 그에게서 여느 20대 여배우들과는 다른 아우라를 기대한다. 화려하게 예쁘지는 않지만 다양한 매력을 한데 품은 얼굴부터 쉽지 않은 연기에의 도전까지, ‘예쁘지만 평범한’ 여배우의 대열과는 다른 길을 걷기를 바라는 것이다. “저도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물에서 제 나이에 맞는 예쁜 순간들을 연기해 보고 싶어요. 하지만 20대 여배우라는 틀에 저를 한정 짓다 보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뭐가 남을까요? 장르나 캐릭터의 구분 없이 뭐든 다 부딪쳐 보고 싶어요.” 그러면서 ‘예쁜 캐릭터’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내비쳤다. “‘몬스터’를 찍으면서 외모에 대한 생각은 많이 내려놨어요. 그렇게 해서 완성된 인물의 표정과 몸짓, 행동들이 오히려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이지 않을까요?”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게 단순 피로일까, 만성피로증후군일까’

    회사원 김영환(41)씨는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부쩍 낮 동안 졸음이 늘었다. 특히 점심 식사 후가 되면 졸음이 쏟아져 책상에서 졸기 일쑤다. 게다가 졸고 난 후에도 왠지 개운치가 않다. 최근에는 두통에 근육통까지 겹쳐 밤잠도 설치곤 한다. 이런 증상이 3~4주나 계속되자 ‘혹시’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가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날이 풀리면서 ‘춘곤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춘곤증은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는 봄철의 변화한 환경에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일종의 피로증세다. 춘곤증이 오면 자주 피곤하고 줄려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고, 쉽게 짜증이 난다. 또 두통이나 근육통을 동반하는가 하면 엎드리거나 웅크린 자세로 쪽잠을 자다가 허리나 목에 통증이 생기는 사례도 흔하다. 춘곤증은 1~2주 정도 지나면 자연스레 완화되는데, 만약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진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증상 아닌 질병 흔히 ‘만성 피로’와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을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지만 둘은 엄연히 구분된다. 즉, ‘만성피로증후군’은 지속적이고 극심한 피로와 함께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 질병이다. 이에 비해 만성 피로는 임상적으로 6개월 이상 계속되는 피로로, 질병이 아니라 특정 원인이나 질병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만성 피로로 피곤함을 느끼거나 투통, 근육통이 반복되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는 일과성 피로와 달리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며 환자를 쇠약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집중력 저하, 기억력장애, 수면장애,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이다.   ■가벼운 요통 방치하면 만성으로 발전 세연통증클리닉이 지난해 3월 한달 동안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된 허리통증 환자 148명(남성 84명, 여성 64명)을 대상으로 만성피로 경험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106명이 통증과 함께 수면장애나 근육통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또 남성 환자 중 59명은 ‘직장업무에 따른 육체적 피로가 가장 문제’라고, 여성 환자 중 48명은 ‘직장 및 가정에서의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가장 문제’라고 답했다. 피로의 종류는 남성 환자들이 주로 잦은 야근과 술자리 등으로 인한 만성피로를, 여성 환자들은 야근과 가사노동으로 인한 만성피로를 가장 많이 들었다. 문제는 이런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을 방치할 경우 만성 요통이나 근육통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요통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통증과 불안정한 자세가 고착돼 척추관협착증이나 허리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만성 통증으로 인한 요통 및 근육통 환자는 최소 3~6주 이상 방치한 상태여서 통증이 비교적 심하며, 계속 치료를 미루면 나중에는 더욱 치료가 어려워지게 된다”고 조언했다.   ■만성피로증후군, 유산소운동이 효과적 과거에는 운동이 오히려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여겨 권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진적인 유산소운동 요법이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히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유연성운동과 스트레칭, 이완 요법만을 시행한 경우에 비해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를 위한 운동 처방은 환자들에게 주 5일, 매회 5~15분씩 최소 12주간 운동을 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후 상태에 따라서 매주 1∼2분씩 운동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 최대 30분에 이르도록 한다. 운동 강도는 최대 산소 소비량의 60%를 넘지 않아야 하며, 특정 단계에서 피로감이 심해지면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이전 단계의 운동 강도로 돌아가야 한다.   ■6개월 이상 된 만성 허리통증 치료 최근에는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유발된 만성 허리통증에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이라는 치료방식을 주로 적용한다. 내시경과 레이저 시설이 장착된 지름 1㎜의 카테터를 삽입해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돌출한 디스크 부위에 직접 레이저를 쏠 수 있어 염증 치료 범위가 넓고, 유착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등 비교적 정확한 효과와 안전성이 장점으로 알려져 있다. 최봉춘 원장은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은 치료시간이 30분에 불과하고 국소마취 상태에서 시술하기 때문에 심장질환 등 만성 질환자도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서 “디스크 재발 및 척추수술 후 만성 통증까지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성피로증후군 예방 및 완화를 위한 스트레칭 1.목관절 스트레칭=긴장을 풀고, 편안히 앉은 뒤 목을 좌우로 각각 3회씩 천천히 회전시킨다. 단순히 목을 돌리기보다 머리의 무게를 몸이 따라간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크게 회전시켜야 한다. 긴장된 목 근육을 이완시키며, 목뼈가 경직되는 것을 막아준다. 2.어깨근육 스트레칭=오른팔을 편안히 늘어뜨린 상태에서 팔꿈치를 가볍게 90도로 굽히고 힘을 뺀다. 이 상태에서 왼쪽 손으로 오른 팔꿈치를 감싸 쥐고, 천천히, 힘껏 왼편으로 당겨 5초 정도 유지한다. 힘껏 당기기보다 천천히 강도를 높여 당기는 것이 좋다. 이때 어깨 뒤 근육과 팔의 바깥 근육이 당겨지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반대편 팔도 같은 방법으로 당겨준다. 3.허리근육 스트레칭=의자에 편안히 앉은 자세에서 배와 허리를 앞으로 내밀며, 척추를 곧추세우고, 허리에 5초간 힘껏 힘을 준다. 이 때 허리가 쭉 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여성의 그날, 심한 통증·오락가락 주기 그냥 참지마

    여성의 그날, 심한 통증·오락가락 주기 그냥 참지마

    회사원 이모(28)씨는 최근 진통제를 먹어도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생리통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남들도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통증을 방치한 게 화근이 됐다. 초음파 검사 결과 이씨의 양측 난소에는 자궁내막증에 의한 커다란 혹이 발견됐다. 불임 가능성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때늦은 후회를 했지만 이미 절제술이 불가피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생리통은 초경을 시작한 10대 여학생부터 폐경기의 50대 여성까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여성이면 누구나 경험한다. 그래서 생리가 시작되면 생리통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에 매달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더라도 진통제만 먹고 참는 경우가 많다. 질병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한 생리통을 방치하면 이씨처럼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궁내막증이 올 수도 있다. 무관심이 병을 부르는 셈이다. 자궁내막증은 생리혈에 섞여 매달 배출돼야 할 자궁내막조직이 난관을 타고 자궁 밖으로 역류해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난소에 주머니 모양의 혹인 낭종을 만들기도 하고 장, 방광 등 다른 장기를 침범해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다른 이유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18%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따라서 일단 20대 이후 생리통이 갑자기 심해졌거나 성교통 및 만성골반증이 있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자궁내막증의 원인은 아직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 서구식 식생활, 다이옥신 같은 환경호르몬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실제로 진료자 수는 2008년 5만 3000명에서 2012년 8만명으로 크게 급증했다. 연평균 8.5%씩 늘고 있는 것이다. 제일병원 불임생식내분비과 송인옥 교수는 “임신, 출산 및 수유를 통해 무월경 시기를 길게 가져가는 게 자궁내막증의 가장 좋은 치료이지만 최근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자궁내막증이 악화되거나 이로 인한 난임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 환자의 10명 중 7명은 30~40대 가임기 여성이며, 난임으로 내원한 환자의 30~70%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생리가 계속되는 한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재발률도 40~50%로 상당히 높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주로 소염제나 경구피임약을 사용하지만 약물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한다. 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중증 자궁내막증으로 악화되면 불임 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하복부 불쾌감 정도를 넘어 경련이 일어나거나 허리와 골반이 끊어질 듯 생리통이 심한 경우, 진통제도 듣지 않고 구토·요통·전신 쇠약감·전신 피로감·설사·어지럼증·불안 및 초조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한다면 예방과 초기 치료를 위해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생리 불순이 왔을 때도 되도록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정상적인 생리양은 하루에 생리대 3~5장이 필요한 정도지만 2~3시간마다 생리대를 흠뻑 적시는 정도로 양이 많은 경우는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식증, 암, 자궁내막 근종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생리 출혈량이 80㎖를 넘으면 빈혈이 생긴다. 반대로 지나치게 생리양이 적어도 체내 호르몬에 불균형이 온 것이니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 자궁의 위축, 난소 기능 저하, 불임증 등이 있을 수도 있다. 2~3달에 한 번 생리를 하거나 한 달에 두 번씩 생리를 한다면 다낭성 난소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호르몬 균형이 깨져 남성호르몬이 많아지면서 배란이 잘 되지 않는 질환이다. 배란이 매달 규칙적으로 이뤄져야 생리도 주기적으로 하게 되는데, 배란이 잘 되지 않으면 생리 주기도 오락가락하게 된다. 이렇게 만성적으로 배란이 안 되면 난소 안에 배란을 일으킬 만큼 성장하지 못한 작은 난포(난자를 둘러싼 세포막)들이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의 약 10%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으로 주로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발생한다. 인슐린은 우리 몸의 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이 기능을 잘하지 못하면 체내 인슐린이 증가하게 되고 남성호르몬 분비량도 덩달아 늘게 된다. 이 밖에 유전적 요인, 비만, 스트레스 등과도 연관이 있다. 인슐린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당뇨나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함께 올 수도 있다. 특히 임신 시 유산 가능성, 임신성 당뇨 등의 위험이 크다. 또 남성호르몬 증가로 얼굴이나 몸에 다모증, 여드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갑자기 살이 찐다든지 하는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식습관을 개선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비만이라면 체중을 감량하고, 혈당을 많이 올리는 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등을 먹지 말고 현미나 야채를 중심으로 식단을 새롭게 꾸리는 게 좋다. 운동은 일주일에 3회 정도 걷기나 달리기가 적당하다. 임신을 원하지 않는 여성들은 생리불순을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은데 생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여성의 건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를 받고 조절하는 게 좋다. 장기간 생리를 하지 않는 무월경은 특히 위험한데, 뇌하수체·난소·부신 종양이 원인인 경우 방치하면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또 무월경 환자 중 프로테스테론 분비 없이 에스트로겐만 지속적으로 분비되는 경우 자궁내막암 또는 유방암의 위험이 있고, 반대로 에스트로겐 결핍을 보이는 경우 골다공증에 걸릴 수도 있다. 간질환, 신장질환, 당뇨병 및 갑상선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으니 즉시 치료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제주도 소나무를 지켜라…올레길 재선충병 방제 현장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제주도 소나무를 지켜라…올레길 재선충병 방제 현장

    따스한 햇살을 만끽하며 걷기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대한민국 걷기 여행의 열풍이 일기 시작한 것은 바로 제주다. 올봄에도 많은 이들이 ‘올레’라고 부르는 제주도 걷기여행길을 찾고 있다. 올레길 어느 코스를 걷든 바닷바람과 어우러진 소나무 숲을 만날 수 있어서다. 이처럼 제주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올레길이 지금 ‘소나무 고사(枯死)길’이 되어 가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병(材線蟲病)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제주도 전체에 있는 소나무 100만 그루 가운데 절반가량이 말라죽어 가고 있다. 재선충병으로 시름하고 있는 섬 전체가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채 1㎜도 되지 않는 소나무 재선충병에 공격당한 제주도 전역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제주시 애월읍의 한 고사목 제거 현장은 기계톱 돌아가는 소음으로 귀청이 얼얼했다. 20m가 훌쩍 넘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지끈’ 굉음을 내며 쓰러지자 작업자들은 익숙한 듯 다른 고사목을 찾아 재빨리 이동했다. 이날만 40그루가 넘는 소나무를 베어냈다는 한 벌목공은 “한마디로 전쟁입니다, 전쟁. 아무리 베어도 끝이 없어요”라며 작업을 서둘렀다. 고내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광령천 양 옆으로 벌겋게 말라죽은 소나무들이 즐비했다. 하천변에 쓰러진 고사목은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듯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육지와 달리 제주도는 사실상 섬 전역이 피해 지역이다. 제주도 영주십경(瀛州十景)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산방굴사(山房窟寺). 수백 년 동안 마을을 지켜 온 절 앞의 소나무도 재선충병을 피해가지 못하고 말라죽었다. 대대적인 고사목 방제작업이 이뤄졌던 산방산 허리 아래에는 발목이 잘린 소나무들이 징검다리처럼 열을 맞춘 듯 빼곡하게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잘려나간 나무들의 빈자리로 비집고 들어온 햇살이 뿌연 잿빛으로 보였다. 산림조합중앙회는 제주도에서 피해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지자체 등과 함께 ‘재선충병과의 전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사 소나무를 그대로 놔둘 경우 순식간에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앙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25개 지역조합의 임업기능인영림단을 긴급 투입해 본격적으로 방제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노두성 산림조합중앙회 산림경영부장은 “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는 재선충의 감염에 의해 소나무가 말라죽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염되면 100% 말라 죽기 때문에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며, 솔수염하늘소가 부화하기 전인 4월 전까지는 무조건 방제작업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제작업이 가능한 기능 인력과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고사목의 제거 방법은 훈증처리와 파쇄처리 등 크게 두 가지다. 훈증은 진입로가 좁고 산 위에 있는 감염목에 대해 시행하는 방법이다. 파쇄는 큰 도로 주변이나 대형 트럭의 접근이 용이한 지역에 있는 감염목을 대상으로 한다.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한천저류지에는 파쇄처리를 거친 톱밥들이 산처럼 높이 쌓였다. 고사목을 우드칩의 형태로 열병합발전소로 보내기 위해서다. 베어낸 소나무를 실어내 잘게 자른 뒤 압착해 덩어리로 만든다. 나중에 장작처럼 사용한다. 산림조합중앙회 산림경영부 이강주 과장은 “기계 분쇄기에 넣고 1.5㎝ 크기로 으깨면 재선충이나 솔수염하늘소 애벌레가 죽어 감염 전파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벌목한 고사목을 땔감으로 쓰기 위해 함부로 가져가면 처벌을 받는다. 위반 시 최고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무단이동으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재선충병 안전지대였던 제주는 2004년 처음 재선충병이 관찰돼 긴급 방제작업을 벌였다. 이후 거의 사라지는 듯 했으나 2012년부터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고사한 소나무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지난해부터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소나무 숲(1만 6284㏊)이 제주 전체 산림면적(8만 8874㏊)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다 주민 생활권 깊숙한 곳까지 소나무가 자리 잡은 탓이다. 오형욱 서귀포시산림조합 지도상무는 “조합이 갖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귀중한 산림자원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며 “겨레의 나무인 소나무를 반드시 지켜 건강한 산림을 후손에게 물려줄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우리 민족의 심성을 빼닮은 소나무를 살려내는 데 온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 jongwon@seoul.co.kr
  • 인어공주가 사는 ‘봄의 왕국’

    인어공주가 사는 ‘봄의 왕국’

    여기는 태평양에 뜬 절해고도. TV 일기예보에서나 간간이 들었던 ‘남해 동부 먼바다’에 속한 섬이다. 바다 건너온 봄이 가장 먼저 온기를 풀어놓는 곳, 전남 여수의 거문도다. 섬 주변 절벽엔 벌써 수선화가 곱게 피었고, 섬집 돌담엔 유채꽃이 흐드러졌다. 피보다 붉은 동백도 여기저기서 피고 지기를 거듭하는 중이다. 이처럼 섬은 때론 거칠게, 때론 보드랍게 꽃을 어루만지며 애면글면 봄을 틔워내고 있다. 여기에 39개 섬들이 웅장하게 늘어선 백도까지 묶어 돌아본다면 봄날의 여정은 더없이 풍성해질 터다. 거문도는 여수항에서 남쪽으로 114.7㎞쯤 떨어져 있다. 여수와 제주도의 중간쯤 되는 곳이다. 거문도는 동도, 서도, 고도 등 3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고도가 가장 번화하다. 여객선 선착장과 면사무소 등 주요 시설이 밀집돼 있다. 고도와 서도는 삼호교로 연결되어 있다. 반면 동도는 서도선착장에서 도선으로 이동해야 한다. 동도와 서도를 잇는 연도교는 올 연말께 개통될 예정이다. 거문도는 종종 백도를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쯤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거문도관광여행사의 최민기 가이드는 “거문도 방문객의 90% 정도가 백도와 거문도 등대 정도만 ‘찍고’ 돌아간다”고 했다. 한데 이거 단단히 잘못됐다. 거문도에서 ‘기와집몰랑’(175m)과 녹산곶을 빼면 ‘팥소 빠진 찐빵’과 다름없다. 보통 배 시간에 맞추느라 두 곳 모두 건너뛰기 십상인데, 아침 잠을 줄여서라도 반드시 둘러보길 권한다. 거문도에서 가장 이름난 볼거리는 거문도 등대다. 거문항 선착장을 기준으로, 거문도 등대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보로봉(170m)과 수월산(128m) 아래로 난 약 4㎞ 길이의 산책로, 혹은 덕촌마을에서 불탄봉(195m) 방향으로 올라 약 5㎞ 길이의 기와집몰랑길을 따라간다. 산책로는 왕복 두 시간, 기와집몰랑길은 세 시간쯤 걸린다. 두 길은 무넹이(목넘어)에서 합쳐진 뒤 거문도 등대까지 줄곧 함께 간다. 대개의 여행객들은 산책로를 선호한다. 걷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와집몰랑길은 거칠고 남성적이다. 야트막한 산을 올라야 하는 게 다소 힘들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기와집몰랑길을 외면하지는 말길. 능선 위에서 맞는 장쾌한 풍경을 놓친다면 이는 명백한 손해다. ‘몰랑’이란 산마루란 뜻의 사투리다. 풀자면 기와집 형태의 산마루란 뜻이다. 능선에서 보면 그저 해안절벽이지만, 바다에서는 장대한 기와집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단다. 불탄봉과 보로봉을 거쳐 가는 기와집몰랑길은 정비가 잘돼 있다. 박석 깔린 능선길을 걷다 보면 바다 위에 선 듯한 느낌도 든다. 길옆 ‘비렁’(벼랑의 사투리) 아래로는 바다가 쉼 없이 넘실댄다. 비렁과 몰랑이 반복되는 길, 이게 기와집몰랑의 본질이다. 능선 너머로는 웅장한 해안 절경이 펼쳐져 있다. 특히 거문도 등대가 서 있는 수월산 쪽 해안 풍광은 감탄사가 입술을 비집고 터져 나올 정도다. 기와집몰랑의 끝은 무넹이다. 보로봉과 수월산을 잇고 있는 낮은 갯바위지대다. 물이 넘나든다는 뜻의 수월산(水越山) 이름도 무넹이에서 비롯됐다. 수월산 끝은 거문도 등대다. 1905년 남해안에선 처음으로 불을 밝혔다. 등대 끝의 관백정(觀白亭)은 백도를 볼 수 있다는 뜻의 정자다. 정자 아래 단애에는 수선화와 유채꽃 등이 피어 이국적인 느낌을 더하고 있다. 거문도 남쪽에 수월산이 있다면 북쪽엔 녹산곶이 있다. 근육질의 수월산에 견줘 녹산곶은 한결 여성적이다. 바다를 향해 부드럽게 펼쳐진 능선이 일품이다. 여인의 삼단 머릿결 같은 잡초들은 바람 불 때마다 일어선다. 곶부리를 둘러싼 바다는 파랗다. 하늘빛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 위에 녹산등대가 촛대처럼 서 있다. 이 같은 풍경에서 ‘신지끼’ 전설이 싹 튼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다. 신지끼는 상체는 여인, 하체는 물고기인 인어다. 섬사람들은 신지끼를 섬의 수호신으로 여겼다고 한다. 큰 풍랑이 일어나기 전날 어김없이 나타나 절벽에 돌을 던져 이를 알렸기 때문이다. 신지끼가 출몰했다는 신지끼여(수중바위)는 원래 녹산등대 맞은 편에 있다. 하지만 실제 신지끼 조각상이 세워진 곳은 녹산곶 아래의 야트막한 언덕이다. ‘인어해양공원’이라는 거창한 명칭 대신 ‘신지끼 언덕’이란 소박한 이름으로 부르는 건 어떨까 싶다. 신지끼 조각상은 서구형 미인의 외모를 하고 있다. 소라 귀걸이와 조개 머리핀으로 머리를 장식하고, 오른손엔 예의 돌을 든 채 초승달을 타고 앉았다. 영화 ‘인어공주’의 외모와 빼닮았다. 1885년(고종 22) ‘거문도 사건’을 일으킨 영국군이 섬에 주둔한 이후 생긴 전설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배꼽 바로 아래부터 물고기 비늘이 시작되는데 지나치게 육감적이다. 이쯤 되면 성적 매력이 ‘메릴린 먼로급’이다. 거문도 여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백도(국가명승 7호) 유람이다. 거문도에서 28㎞ 떨어진 백도는 상백도와 하백도 등 39개 섬들로 이뤄진 무인군도다. 매바위, 병풍바위, 서방바위, 각시바위, 거북바위 등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거문도엔 아픈 역사가 남아 있다. 영국 함대가 러시아의 조선 진출을 봉쇄한다며 1885~1887년 사이 약 2년 동안 거문도를 불법 점령한 ‘거문도 사건’이다. 당시 거문도는 ‘해밀턴 항구’로 불렸다고 한다. 거문초등학교 옆 돌담길을 따라 우리나라 최초로 생겼다는 ‘해밀턴 테니스장’과 영국군 묘지 등이 잘 정비돼 있다. 글 사진 거문도(여수)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여수여객선터미널(663-0116)에서 하루 두 차례(오전 7시 40분, 오후 1시 40분) 거문도행 여객선이 출항한다. 나로도와 손죽도, 초도 등을 들러 거문도 고도까지 간다. 2시간 20분 소요. 배삯은 편도 3만 6600원이다. 고흥 녹동항에서도 거문도까지 여객선이 운항한다. 녹산등대의 들머리인 장촌마을까지는 택시나 자전거를 이용해 가는 게 낫다. 거문항에서 6㎞쯤 떨어져 있어 걸어서 오가기는 다소 멀다. 택시는 고도에서 녹산곶까지 왕복하는 데 4만원이다. 승합차량이기 때문에 여럿이 돈을 추렴해 이용할 수도 있다. 자전거는 1시간에 4000원, 하루 2만원이다. 대여점은 고도에 있다. 거문도등대에서 녹산등대까지 거문도 종주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거리는 8㎞가 채 안 되지만 족히 6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백도는 오가는 데 2시간 이상 소요된다. 배삯은 2만 9000원. 거문도관광여행사(www.geomundo.co.kr)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도 좋겠다. KTX 등 교통편과 숙식, 그리고 거문도 종주코스와 기와집몰랑코스, 백도관람 등이 포함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665-7788. →잘 곳 삼산면사무소(659-1257)가 있는 고도에 모텔과 민박 등이 몰려 있다. 거문도 등대(666-0906)에서도 무료로 숙박할 수 있다. 이용 신청은 희망일 2주 전 여수지방해양항만청(yeosu.mof.go.kr)에서 받는다. →맛집 식당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감성돔, 참돔 등은 6만원, 삼치는 1㎏에 4만원 정도 받는다. 모둠해물은 5만원 선. 무엇보다 곁반찬이 ‘감동’이다. 개상어 회무침, 문어숙회, 돌낙지, 군소 숙회, 뿔소라 등 도회지에선 맛보기 힘든 음식들이 곁들여진다. 섬마을식당(666-8111), 충청도횟집(665-1986) 등이 알려졌다. 섬마을 식당은 아침에도 문을 연다. 각종 해산물과 나물이 곁들여진 아침상이 소박하고 맛있다.
  • ‘저 아저씨 싫어!’ 특정 앵커만 나오면 우는 아기 화제

    ‘저 아저씨 싫어!’ 특정 앵커만 나오면 우는 아기 화제

    TV 뉴스 화면에서 앵커만 등장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아기 영상이 화제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최근 올라온 영상을 보면 미국에 사는 10개월된 아기 주드는 TV 보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화면에서 사람이 등장하면 재미 있어 하는데, 오직 한 사람만 예외다. 바로 NBC 뉴스의 간판 앵커 브라이언 윌리엄스(55)가 범인(?)이다. 영상에서 주드는 기저귀를 찬 채 보행기에 의지해 걷기 시작하더니 TV에서 뉴스가 나오자 몰입한다. 그러나 잠시 뒤 앵커 브라이언 윌리엄스가 나타나 화면을 가득 채우자 주드는 기겁을 하며 울기 시작한다. 아빠가 달래도 소용이 없다. 하지만 TV를 끄자 바로 울음을 그친다. 아들의 이런 모습이 신기한 듯 아빠는 리모컨을 이용 텔레비전을 다시 켠다. 화면엔 다행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등장한다. 주드는 웃는 모습으로 TV를 계속 바라본다. 이어 기자의 현장 리포트 장면에서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리포트가 끝나고 브라이언 윌리엄스가 다시 등장하자 주드는 또 울기 시작한다. 사진·영상=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탈북 한의사 김지은의 고려의학 이야기] 폐결핵 치료 효과 높이는 체조

    최근 폐결핵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섭취 불균형이 원인이라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전형적인 후진국형 질병으로 불리는 폐결핵이 유행이라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북한에서는 결핵 환자가 많아 병원 내 결핵과와 감염과를 따로 두어 관리한다. 집중 관리해 감염을 막겠다는 의도다. 폐결핵은 결핵균의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 소모성전염병이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우리 몸속 결핵균이 병원성을 띠는데, 이 결핵균이 폐에 침범하면 폐결핵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폐결핵은 영양상태가 좋아지면 저절로 낫기도 한다. 그래서 폐결핵 환자들은 육류, 물고기, 콩, 두부, 버섯, 도라지, 계란과 시금치 등 각종 채소, 과일 등을 통해 비타민과 광물질이 풍부한 밥상을 차려 균형 있는 영양 식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북한과 같이 모든 것이 풍족하지 않은 곳에서는 결핵과 같은 만성 소모성 질환을 어떻게 치료할까. 북한에서는 간단한 체조 몇 가지로 결핵 치료를 돕는다. 우선 반드시 누운 뒤 두 팔과 두 발을 모은 다음 팔을 어깨와 수평이 되게 옆으로 벌리면서 숨을 들이쉬고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숨을 내쉰다. 이러한 동작을 2~4회 진행하며 복식호흡을 한다. 다음은 의자에 앉아서 하는 동작이다. 두 팔을 위로 곧게 들어 올리면서 숨을 들이쉬고 내리면서 내쉰다. 이어 손을 허리에 대고 가슴을 넓히면서 숨을 들이쉬고 허리를 굽혀 가슴을 좁히면서 내쉬는 동작을 역시 2~4회 반복한다. 서서 하는 동작으로는 한 발을 앞으로 내딛고 팔을 위로 들면서 숨을 들이쉬고 제자리에 돌아오면서 내쉬며 두 팔을 옆으로 벌리고 몸도 옆으로 틀면서 숨을 들이쉬고 바로 하면서 내쉬는 동작을 2~4번 반복한다. 숨쉬기 동작이 모두 끝났으면 팔을 가볍게 흔들며 걷기 운동을 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체조운동은 생체 리듬을 조절하고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우리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준다. 병원에서의 치료가 우선돼야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체조운동을 병행하면 두드러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에선 선인장을 짓찧어 폐결핵 환자의 가슴 부위에 올려놓고 찜질을 하는 민간요법을 쓰기도 하는데, 선인장의 어떤 성분이 도움이 되는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효과를 봤다는 환자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 “민족통일·대통합 새 역사 창달 의지 담아 3·1정신을 인류가 공유할 개벽운동으로”

    “민족통일·대통합 새 역사 창달 의지 담아 3·1정신을 인류가 공유할 개벽운동으로”

    천도교(교령 박남수)가 제95주년 3·1절을 맞아 국민 대통합 비전을 선언한다. 천도교는 3월 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경운동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천도교중앙총부 주최로 3·1절 기념식을 열고 3·1절 100주년 준비를 위한 제안서를 발표한다고 27일 밝혔다. 천도교 중앙총부에 따르면 제안에는 천도교 제3세 교주인 의암 손병희(1861~1922) 성사가 7년여에 걸쳐 3·1운동을 준비한 정신을 계승해 민족 통일과 대통합의 새 역사를 창달하겠다는 의지와 대국민 제안을 담게 된다. 제안에는 특히 100주년 기념 사업 준비 일정과 전 민족적, 국가적 차원의 3·1절 100주년 기념 사업 준비위원회 조직을 위한 로드맵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남수 교령은 이와 관련해 “3·1 독립선언서의 근본 정신이 바로 천도교의 정신”이라며 “이미 95년 전 우리 선열들은 투쟁과 배타가 아닌 상생과 화합, 평화 세계 건설의 비전을 독립선언서에 담아 냈다”고 강조했다. 박 교령은 특히 “3·1운동 100주년 기념은 단지 100년 전 3·1운동 역사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후천개벽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3·1정신을 전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정신문화 유산으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개벽 운동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도교는 이날 제안서 발표 후 기념 행사들을 잇따라 진행한다. ‘3·1 독립선언서와 미래 비전-3·1운동 100주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기념 강연(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과 탑골공원 의암 동상 참례, 제3회 3·1절 올레길 걷기(종로 인근) 행사들이 그것이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강북구 우이동 봉황각에서는 강북문화원 주관으로 ‘봉황각 3·1독립운동 재현 행사’도 열린다. (02)732-3956.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배꼽 빠지겠네~” 웃음보 터진 유쾌한 물개 포착

    “배꼽 빠지겠네~” 웃음보 터진 유쾌한 물개 포착

    “무슨 재밌는 이야기를 들은 걸까?” 배꼽 빠지게 웃고 있는 물개의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의 입가에도 덩달아 미소가 번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장면을 카메라 렌즈에 담은 이는 아마추어 야생동물 사진작가 데이비드 렘니(54)다. 이 물개가 목격된 지역은 잉글랜드 노섬벌랜드카운티 노스타인사이드 휘틀리 만이다. 당시 렘니는 휘틀리 만 세인트 메리 등대 밑에서 휴식을 취하다 우연히 해당 광경을 목격했다. 마치 사람처럼 웃음 짓는 물개의 모습은 렘니에게 색다른 느낌을 주었고 그는 주저 없이 셔터를 눌렀다. 거의 사람처럼 웃고 있기에 물개의 기분이 무척 좋아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물개가 기지개를 펴는 과정에서 우연히 포착된 것이기 때문에 유쾌한 건지 우울한 건지는 알 수 없다. 한편 물개는 바다사자 과 포유류로 한자어로 ‘해구(海狗)’, 한글로는 ‘온눌’로 불린다. 몸길이는 수컷이 약 2.5m, 암컷은 약 1.3m 정도다. 육지에서는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는데, 물속에서는 시속 25km의 빠른 속도로 헤엄친다. 평균 수명은 25년이다. 주식은 오징어, 명태 등의 어류며 세계적으로 130만 마리 정도가 생존 중이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데 지난 2012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여보게, 마실길 따라 봄마중 가세

    여보게, 마실길 따라 봄마중 가세

    ‘서해가 아름다운 이유는 변산이 있기 때문’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변산반도의 해안이 아름답다는 뜻이다. 고사포, 변산 등 고운 모래로 명자깨나 날리는 해수욕장과 곰소만 등 풍요로운 갯벌, 그리고 채석강 등 기암절벽이 전북 부안의 해안을 따라 그럴싸하게 어우러져 있다. 이 같은 풍경의 보석들을 하나로 꿰고 가는 길이 있다. ‘변산마실길’이다. 올레길 등에 견줘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알음알음 찾는 사람들이 한 해 100만명을 넘는다는 길이다. ‘변산마실길’은 모두 9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조개미 패총길 새만금전시관~송포 5㎞) ▲2코스(노루목 상사화길 송포~성천 6㎞) ▲3코스(적벽강 노을길 성천~격포항 7㎞) ▲4코스(해넘이 솔섬길 격포항~솔섬 5㎞) ▲5코스(모항갯벌 체험길 솔섬~모항갯벌체험장 9㎞) ▲6코스(쌍계재 아홉구비길 모항갯벌체험장~왕포 11㎞) ▲7코스(곰소 소금밭길 왕포~곰소염전 12㎞) ▲8코스(청자골 자연생태길 곰소염전~부안자연생태공원 11㎞) ▲해안누리길(새만금방조제~격포항 18㎞)이다. 코스에 번호가 부여됐다 뿐이지 들머리를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순서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건 2~4코스다. 특히 3코스가 인기 높다. 걷는 구간의 풍경이 빼어나서다. 3코스만 걷기엔 다소 짧아 앞뒤 구간을 이어 걷는 이들도 많다. 길 나서기 전에 물이 들고 나는 시간도 확인해 둬야 한다. 특히 3코스의 핵심 볼거리인 채석강의 경우 들물 때면 접근할 수 없어 뒤편의 닭이봉으로 돌아가야 하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외지인이 물때를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변산반도에 든 시간이 날물 때라면 격포항을 들머리 삼아 코스를 되짚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채석강을 직접 답사할 수 있는 바닷길은 날물 때 하루 두 번밖에 열리지 않으니 말이다. 격포항 바로 옆은 채석강이다. 해수의 침식작용으로 층을 이룬 절벽이 꼭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것 같다는 곳이다. 대명리조트 변산을 크게 돌아 만나는 적벽강(赤壁江)도 빼어나다. 병풍처럼 바다를 둘러싸고 있는 듯한 해안절벽이다.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즐겨 찾았다는 적벽강과 닮았다 해서 같은 이름을 얻었다. 해질녘엔 더 아름답다. 붉은빛을 띤 벼랑 위로 노을이 차분하게 내려앉는다. ‘적벽강 노을길’이란 코스 이름도 이 풍경에서 비롯됐을 터다. 길은 줄곧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간다. 숨이 턱까지 차는 된비알도 없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을 뿐이다. 길 위엔 낙엽이 켜켜이 쌓였다. 걸을 때마다 푹신한 느낌이 든다. 동네 뒷산을 산책한들 이보다 편할까 싶다. 다만 곳곳에 들어찬 모텔 등 숙박시설과 어류 양식장 등을 휘휘 돌아가야 할 때면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기도 한다. 반월마을 고샅길은 제법 시원한 풍경 전망대다. 하섬과 누에섬, 위도, 고군산군도 등을 두 눈 가득 담을 수 있다. 하섬 주변은 매달 보름과 그믐날 전후 2~3일 동안 바닷물이 갈라진다. 물 빠진 바닷길을 자박자박 걷는 맛이 각별하다. 코스 끝자락은 성천이다. 순서대로 돈다면 3코스 들머리 노릇을 하는 갯가 마을이다. 고사포해수욕장의 끝자락에 웅크린 성천포구의 자태가 안온하고 정겹다. 이 길에서 잊지 말아야 할 볼거리 세 곳만 덧붙이자. 곰소만은 부안의 ‘버킷 리스트’다. 바다 위로 평야가 펼쳐진 듯, 너른 갯벌이 인상적인 곳이다. 변산마실길 7코스에 해당된다. 외변산 해안도로를 따라 초봄의 훈풍을 맞으며 걸을 수 있다. 노을이 내려앉을 때도, 여명이 밝을 때도 늘 찬란한 풍경과 동행할 수 있는 길이다. 새만금 방조제는 최근 부쩍 이름값이 높아진 곳. 33.9㎞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방조제 안쪽 새만금 간척지의 크기는 프랑스 파리의 5배에 이른다고 한다. 솔섬은 해질녘 풍경이 빼어난 곳. 동틀 무렵 풍경도 못지않다. 격포항에서 차로 10분 남짓 거리다. 글 사진 부안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63)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부안나들목→변산, 혹은 호남고속도로→태인나들목→30번 국도→변산 순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다. 서해안고속도로 군산나들목으로 나와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내려가는 것도 좋다. 변산반도국립공원 사무소 582-7808, 격포분소 583-2064. →잘 곳 대명리조트 변산이 첫손 꼽힌다. 격포항 인근 해안가 절벽 위에 터를 잡고 있어 조망이 빼어나다. 이 덕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장 일몰이 아름다운 명소’다운 해돋이를 방 안에서 감상하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콘도와 호텔로 나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과 개별 여행자 모두 이용할 수 있다. 1588-4888. 격포 쪽에 모텔과 펜션, 민박 등이 몰려 있다. 한적한 곳을 찾는다면 곰소만 일대 펜션이 제격이다. →맛집 곰소 염전 주변에 젓갈정식을 맛깔스럽게 내는 집들이 많다. 군산 쪽에서 간다면 복성루(445-8412) 짬뽕은 반드시 맛봐야 한다.
  • 동작충효길 25㎞ 도심 산책로 각광

    동작충효길 25㎞ 도심 산책로 각광

    “이제 곧 봄이잖아요. 서달산에서 현충원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을 지나면 화사한 꽃과 벚나무들이 장관을 이룬답니다.” 휴일 서울 동작충효길을 다녀온 송모(69·동작구 사당동)씨는 24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국립현충원, 사육신공원, 효사정 등 지역 명소와 동네 공원, 산, 숲길을 잇는 길이 25㎞ 산책로다. 2012년 개방된 뒤 지역 주민은 물론, 전체 시민들까지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빼어난 대중교통 접근성에다 이정표가 잘 설치돼 처음 찾아와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서다. 1코스 고구동산길(3.2㎞)과 2코스 현충원길(2.6㎞)은 얼마 전 한국관광공사의 ‘12월에 걷기 좋은 길’로도 선정됐다. 합쳐 2시간 거리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도심 산책길이라는 점에서 걷기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달산의 자연 풍광은 겨울에도 빛을 발한다. 특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굽이치는 한강의 모습이 정말 좋다고 한다. 현충원의 경우 담장 안쪽 또는 바깥쪽을 골라 거닐 수 있다. 안쪽에서는 아름다운 내부 경관, 바깥에서는 충효 정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조형물과 만날 수 있다. 겨울이 끝나간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충효길은 지난해 도보여행전문가 추천으로 서울시 선정 ‘봄에 걷기 좋은 서울길 10선’에 포함되기도 했다. 역시 서달산 숲길이 강력 추천됐다. 진달래 군락지, 잣나무 터널길은 물론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피톤치드 체험장도 만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봄으로 건너가는 해빙기엔 질척거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태동 鐘樓에서] 선행학습금지법의 실효성과 학부모의 의식개혁

    [이태동 鐘樓에서] 선행학습금지법의 실효성과 학부모의 의식개혁

    지난 20일 교육부가 제출한 선행학습금지법이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이 조치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서 비생산적·고질적 정쟁 때문에 실행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중산층을 무너뜨리는 사교육의 피해를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매우 적절한 정책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중·고 학생 86%가 선행학습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학원비가 과목당 40만원에 육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우리나라의 중산층 붕괴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교육 문제는 나라살림을 너무나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역대 정권에서도 정권차원이 아닌 국가존립 차원에서 심각히 고려해 온 사안이었다. 박근혜 정부 역시 이 문제 해결 없이는 조국의 선진화를 이룩할 수 없다는 시각에서 오랜 시간 연구한 끝에 이 특별법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선행학습금지법을 두고 ‘교총’을 비롯해 일각에서는 모호한 법이라며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들은 광고 없이도 은밀한 과외교육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부정적으로 말하며, 대입경쟁과 학벌문제와 같은 구조적 사회개혁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입경쟁은 학벌위주의 병폐를 가져오는 문제점도 있지만, 다른 한편 그것 없이는 심각한 지식 평준화 문제가 야기됨으로써 지구촌의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는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법은 발전의 원동력인 경쟁체제를 없애자는 게 아니라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기계적 학습보다는 인성 교육 및 창의적 학습을 균형 있게 유도하자는 것이다. 이 법의 성공 여부는 공교육 기관, 학원, 그리고 학부모들의 맹성(猛省)과 의식 개혁, 그리고 적극적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엄마 욕심의 분신이 아니며 독립된 개체임을 알아야 한다. 선진국에서처럼 학교에서 배운 것에 충실히 하고 교사들의 평가에 따라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자녀가 특별히 우수하면 영재들이 들어가는 특목고에 들어가면 된다. 특별한 재능이 보이지 않는데도 ‘황새걸음’을 걷기 위해 비싼 과외를 시킨다거나 조기 영어 교육을 위해 아이를 해외로 보내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겪게 하고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다. 미국이나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는 선행학습을 위한 과외교육 없이 공교육 제도에 따라서 적성과 능력에 맞춰 대학에 들어가 사회에 진출한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생들은 우리 자녀처럼 과외공부에 매달리지 않는다. 선진사회가 과외와 같은 이중적 교육 구조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 사상사뿐만 아니라 영문학사에서 고전으로 평가되는 ‘자유론’(自由)을 쓴 영국의 존 스튜어트 밀은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아리스토텔레스’라고 불릴 만큼 천재였다. 그는 5살 때 희랍어와 라틴어를 읽을 수 있었고 소년으로서 당대의 정치, 경제, 수학, 그리고 철학에 관한 지적인 토론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의 자서전에 의하면 그는 가정에서 받은 아버지의 가르침으로 17세의 나이에 이미 그의 동시대 사람들보다 사반세기 앞서 가는 사람이 됐다. 20세기 영국의 천재작가 버지니아 울프도 당시 유명한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거대한 서재에서 독학으로 공부해서 존 스튜어트 밀과 비교할 수 있는 지적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그들은 현대의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한 세기에 한두 사람밖에 나올 수 없는 천재들이다. 정부는 선행학습금지법의 시행과 더불어 누구보다 학부모들로 하여금 자녀에 대한 지나친 허식적 욕심을 버리고 능력과 적성에 맞는 교육적 선택을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학부모들이 자녀교육 문제에 대해 의식 개혁과 함께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대대적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이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서강대 명예교수
  • 비닐로 만든 色의 향연…상술인가 예술인가

    비닐로 만든 色의 향연…상술인가 예술인가

    “나는 배우가 아닙니다. 작품만 봐 주세요.”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던 작가는 갑자기 실랑이부터 벌였다. 수십 명의 취재진을 따돌리고 한사코 사진 찍기를 거부하더니 한참 뒤에야 겨우 카메라 앵글 앞에 섰다. 제한된 시간은 1분. 그동안 작가는 부동자세만 취했다. 하지만 얼굴에선 짜증이 아닌 충만한 자신감이 읽혔다. 과감한 생략을 통해 익명의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너무나 무심한 풍경을 담는 회화는 그런 작가가 지향하는 예술 세계다. 한국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을 위해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국제갤러리를 찾은 영국 런던 출신 작가 줄리언 오피(56)의 이야기다.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 걸린 대형미디어 작품 ‘군중’으로 한국에서도 친숙한 작가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화단의 평가는 엇갈린다. “앤디 워홀 이후 최고의 팝아티스트”란 극찬과 함께 “(회화에) 비닐조각을 갖다 붙이는 상업작가”란 혹평이 그것이다. “내겐 색감이 가장 중요합니다. 비평가들은 흔히 주제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색감이야말로 주제를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죠. 곡이 가사에 앞서 노래를 지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거리의 인물들은 역동적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차려입은 사람들은 낯선 이들과 뒤섞여 끊임없이 아름다움과 에너지를 발산한다. 캘리그래피처럼 단조롭고 평면적인 이미지에 불과하지만 검고 굵은 윤곽을 따라 흐드러지듯 피어난 선명한 색채는 작가가 인물의 움직임을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원색 동화를 연상시키는 색감은 흡사 1900년대 초 앙드레 드랭이나 앙리 마티스의 색감을 떠올리게 한다. “내게 영감을 허락한 것은 일본 ‘망가’의 원조인 에도시대 목판화(우키요에)나 기원전 100년 안팎에 제작된 ‘밀로의 비너스’ 같은 대리석 조각입니다. 현대 거리와 사람들, 가게 간판과 상업 광고 등도 빼놓을 수 없고요.” 작가는 온전히 관객의 호기심을 끌기 위해 1987년 이후 유색 비닐을 재단해 물감 대신 표현해 왔다. 요즘에는 사진을 찍은 사람의 두상을 3D프린터로 구현한 대형 레진 조각이나 발광다이오드(LED) 패널로 움직임을 표현하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내 그림은 드로잉이 단순한 대신 거기에 움직임을 주입합니다. 초상화가 더 복잡해 보일진 모르지만, 여러 겹의 층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선 같죠. 게다가 붓으로 그려야 화가이고, 컴퓨터로 재단하면 디자인이란 생각은 자동차가 미술관에 처음 전시됐을 때 사람들이 충격받던 시절 이야기죠. 무슨 도구를 쓰든 어떻게 표현하든 그건 나의 뇌가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방식일 따름입니다. 피카소나 리히텐슈타인과 마찬가지로요.” 이런 작가는 유난히 한국에 관심이 많다. 2009년 첫 개인전 외에도 서너 차례 한국을 더 찾아 여러 거리를 둘러봤다. “서울 강남의 신사동에 갔을 때 무척 놀랐죠. 사람들이 옷을 매우 잘 입는 데다 장신구, 머리 모양, 모자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이 이채로웠어요.” 작가는 이런 경험을 살려 신사동, 사당동을 회화로 남겼다. 한국 사진가에게 3000여장의 사진을 찍도록 해 이 가운데 몇 장을 추려 4~5개월간 작업했다. “요즘엔 거리에서 익명의 모델을 찾기도 힘듭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며 걷기에 개성이 없죠.” 지금도 작가는 런던 북동쪽 쇼디치 인근의 3층 스튜디오에서 6~7명의 조수와 함께 작업한다. 직접 스튜디오에서 만들지 않고 세계 각지의 기술자들이 제작한 것을 마무리 짓는 작품도 있다. 게다가 작품을 맞바꾸는 것으로 유명한 괴짜다. “리히텐슈타인, 데이미언 허스트, 칼 안드레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자들과 교환한 적이 있어요. 이 밖에 이우환이나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업을 좋아합니다.” 전시는 다음 달 23일까지 이어진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미자씨, 평생 닭가슴살만 먹고 살 건가요

    미자씨, 평생 닭가슴살만 먹고 살 건가요

    채소와 닭가슴살이 전부인 ‘걸그룹 식단’, 바나나만 먹고 사는 ‘원 푸드 다이어트’, 먹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는 다이어트 약. 우리 주변에는 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다이어트 비법들이 너무 많다. 살은 빠져도 결국에는 몸에 독이 되는 위험한 비법들이다. 4명의 헬스트레이너들에게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면서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김봉철(34·7년차 헬스트레이너) 다이어트의 시작은 자기 몸에 맞는 운동 찾기다. 적절한 운동은 자기 몸의 최대 힘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 60~70%만 쓰는 것이다. 비만이 있는 분들은 보통 근육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근육이 안 좋으면 뼈를 잘 잡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몸도 틀어진다. 여성의 경우 하체에 살이 쪄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데 보통은 골반이 틀어져 혈액순환이 안 돼 살이 찌는 경우가 많다. ‘치마가 돌아간다, 허리가 아프다’ 하는 분들 대부분이 하체 비만이다. 이럴 때는 골반을 바로잡기 위해 골반 근육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기능성 운동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게 ‘브리지’ 운동이다. 거창한 운동기구가 필요없는 운동이기 때문에 집에서도 할 수 있다. 짧아진 근육은 늘려 주고, 약해진 근육은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사무직에 종사하는 분들이 아랫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복부 근육이 약해지면 배가 나오고 허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보통은 골반도 튀어나온다. 내 몸을 가장 잘 이해해야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다. #이우형(26·4년차 헬스트레이너) 살이 찌는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이다. 식습관을 먼저 바꾸고 걷기 운동부터 시작해 근력운동으로 이어가면서 식이조절을 병행해야 비만을 빠르게 치료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침을 먹어야 한다. 직장인 회원 대부분이 아침은 거르고 점심과 저녁을 푸짐하게 먹는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잘못된 식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내 몸도 개선되지 않는다. 10~20분만 투자해 간편식으로 아침을 챙겨 먹고 점심에는 집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먹거나 가벼운 식사를 한다면 한 달 만에 체지방이 3~4㎏은 줄어든다. 오늘 하루 섭취한 칼로리를 모두 태울 수 있는 운동은 없다. 게다가 직장인들은 운동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돼 있다. 하루 2~3시간 운동할 게 아니라면 섭취하는 열량을 줄여야 한다. 에너지를 잘 소비하는 체질로 변화시킨 뒤 운동 시간을 늘리면 된다. 걷기, 자전거 타기, 근력운동, 스트레칭 등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이 드신 분들은 운동을 하다 많이 지치는데 굳이 젊은 사람들처럼 주 6일 운동할 필요는 없다. 주 4일 꾸준히 운동하면서 몸을 적응시켜 주는 게 좋다. #김승현(30·5년차 헬스트레이너) 몸을 바꾸려면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못지않게 휴식도 필요하다. 근력이 있어야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살도 빠지게 되는데, 이 근육을 성장시키려면 운동 뒤 적당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기초대사량이 올라가면 똑같이 먹어도 살이 덜 찌는 체질로 바뀐다. 식사는 하루 5끼씩(간식 포함) 거르지 않고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좋다. 음식이 소화돼 흡수되는 데는 3시간이 걸리는데 그 전에 조금씩 먹어 둬야 공복감이 없어져 폭식을 막을 수 있다. 바나나, 고구마, 견과류 등을 갖고 다니면서 간식으로 먹으면 좋다. 식사는 고단백·저지방·저염분 위주로 한다. 맛있는 것은 몸에 다 안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염분과 탄산을 주의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만 하면 지방과 함께 근육도 빠지기 때문에 무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이슬기(30·여·4년차 헬스트레이너) 여성의 경우 이른바 ‘걸그룹 식단’을 따라하려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폭풍감량’을 위한 것이지 건강하게 살을 빼는 방법이 아니다. 매번 닭가슴살만 먹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헬스장을 가거나 건강검진을 할 때 인보디 측정을 하면 본인의 기초대사량을 알 수 있는데, 이 기초대사량보다 적게 먹도록 식단을 짜는 게 좋다. 다이어트를 하면 가장 먼저 살이 빠지는 부위가 얼굴과 가슴이다. 가슴 부위의 살이 빠지는 것은 막기 어렵지만 식단을 완벽하게 조절하면 얼굴 살은 잘 빠지지 않는다. 다이어트로 인한 노화를 막으려면 비타민을 섭취하고 서서히 살을 빼는 게 좋다. 특정 부위 운동만 한다고 해당 부위의 살만 빠지는 것은 아니다. 그 부위의 근육량이 늘면 탄력 있어 보이기 때문에 탄력 있는 몸매를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아예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빈혈이 생긴다. 내 몸에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영양분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힘을 쓸 수도 없다. 그래서 잡곡밥 위주로 소량의 탄수화물은 꼭 챙겨 먹어야 한다. 또 술과 함께 먹은 안주는 고스란히 몸에 저장되기 때문에 가급적 칼로리를 깐깐하게 따져 먹는 게 좋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구청 직원의 나눔… 쪽방에 볕든날

    구청 직원의 나눔… 쪽방에 볕든날

    “비우면 채워진답니다. 중증 장애인들에 대한 목욕 봉사와 쪽방촌 도배 봉사 등 작은 나눔이 다른 이에게 기쁨이 된다니 봉사 활동을 꾸준히 이어 가겠습니다.” 동대문구 ‘나눔빛 봉사단’에 가장 많이 참여한 김문영 청소행정과 주무관은 6일 이같이 웃으며 말했다. 봉사단은 다음 달 8일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로 한 끼의 음식을 제공하는 ‘밥퍼’ 배식 봉사를 필두로 2014년 봉사 활동을 시작한다. 유덕열 구청장을 비롯해 125명으로 이뤄진 봉사단은 매월 주제를 정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 돕기에 나선다. 올해부터는 단순한 노력 봉사에서 벗어나 기타·우쿨렐레, 오카리나, 밸리댄스, 걷기사랑 등 직원의 재능기부를 더해 알찬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유 구청장은 “앞으로도 더 적극적으로 솔선해 나눔 활동을 펴겠다”고 말했다. 2011년 2월 55명의 직원으로 첫발을 뗀 나눔빛 봉사단은 사회복지시설 등을 매월 방문해 시설청소와 배식보조, 어르신 말벗해 드리기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쳤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KBS 파노라마(KBS1 밤 10시) 몽골고원의 봄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황사에 잿빛으로 물드는 경우가 많다. 사람도, 동물들도 예고 없이 불어닥치는 모래바람의 시련을 묵묵히 견딘다. 한편 2년생 낙타 한 마리가 진통을 시작한다. 보통 낙타들의 경우 3년생부터 새끼를 낳기 때문에 이는 무척 드문 경우다. 오랜 산고 끝에 결국 세상으로 나온 새끼는 척박한 모래땅 걷기를 반복한다. ■TV소설 순금의 땅(KBS2 오전 9시) 연희(김도연)는 노름빚 때문에 순금(박하영)이 잡혀 있다는 것을 알고, 수복(권오현)에게 순금을 자신이 키우겠다 말한다. 우창 아버지(김진국)의 홍삼을 가로챈 치수(김명수)는 돈더미에 올라앉고, 연희는 비밀리에 순금의 인삼 씨앗을 사들인다. 한편 수복은 연희가 있는 데서 순금에게 엄마가 죽었다고 말한다.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MBC 밤 11시 15분) 최수종·하희라 집을 찾은 아마존 원주민 가족들. 최수종과 원주민 가족의 아빠가 한국식 밥상을 준비했다. 과연 그 맛은 어떨까. 한편 김정민 가족이 루미코 가족과 함께 1박 2일을 했다. 가족 대항 격파 대결부터 유치원에 간 원주민 아이들과 벌인 마술 쇼까지. 원주민 가족들에게 새롭고 신기한 일들이 가득한데….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귤로 스마트폰을 터치할 수 있다. 귤뿐만 아니라 바나나, 당근으로도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할 수 있다고 한다. 꾸러기 탐구대원들은 과일과 채소로 어떻게 스마트폰 화면을 움직일 수 있는지 이유를 탐구해 본다. 한편 작고 가벼운 돌은 물에 가라앉으면서, 왜 더 크고 무거운 얼음은 물 위에 뜨는 걸까. 얼음이 물에 뜨는 원인도 알아본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5분) 최고의 양복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침내 완성된 양복들이 차례대로 출고를 기다리고 직원들은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옛날 방식 그대로 100% 수제 양복을 제작하는 서울 종로구의 한 맞춤 양복점. 낮은 천장을 하늘 삼아 50년 세월 동안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아는 자에게만 열려 있는 페티시 클럽의 좁은 문은 예약부터 쉽지 않다. 카페를 통해 인증 절차를 거치거나 다른 페티시 클럽을 이용해 본 사람만 고객이 될 수 있다.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사람들을 유혹하기 위해 생겨난 페티시 클럽이다. 게다가 경찰의 눈을 피하고자 손님을 골라 받으며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황이다.
  • 운동 안 하면 병원비 1.7배 더 지출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은 운동을 즐기는 사람보다 연평균 최대 36만원의 의료비를 더 지출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연구위원이 운동유형에 따른 본인 부담 의료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의 의료비(연 84만 9000원)는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연 48만 6000원)의 1.7배에 달했고, 걷기운동을 하는 그룹(51만 8000원)과 비교해도 1.64배가 많았다.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건강이 좋아진다는 일반적 가설이 병원비를 통해 입증된 셈이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의 한 해 평균 병원 방문 진료 일수는 21.5회로 가장 높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경찰, 결박된 여성 용의자 질질 끌고가는 영상 논란

    美 경찰, 결박된 여성 용의자 질질 끌고가는 영상 논란

    미국 플로리다 탬파베이에서 한 여성 용의자게 결박지어진채 경찰관에 의해 바닥에 질질 끌려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작년 10월 탬파베이의 스콧 반 트리스 경관은 무단침입 및 코카인 소지 혐의로 소냐 마이멩어(36)를 체포했다. CCTV에 포착된 영상을 보면 마이멩어는 다리를 절며 일어서려고 했지만, 트리스 경관이 마이멩어의 팔을 거칠게 잡고 끌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마이멩어는 일어서지도 못한 채 10m 가량을 끌려갔다. 미국 플로리다주 지역방송인 WTSP-TV가 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이에 경찰청 대변인 로라 맥엘로이는 “걷기를 거부하는 등 경미한 수준의 저항을 하는 용의자에 대해서는 경찰관 두 명이 한 조가 되어 체포를 하는 등 내부 방침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WTSP-TV에 따르면 마이멩어는 이번 사건 외에도 이미 15건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영상=유튜브 장고봉 PD gobo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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