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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동작구 5대 범죄율 28% 하락, 자치구-경찰 환상의 호흡 빛났다

    서울 동작구 5대 범죄율 28% 하락, 자치구-경찰 환상의 호흡 빛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번째로 주거 지역 비율이 높은 동작구에는 크고 작은 범죄로 골머리를 앓았다. 낡은 다세대 주택과 정비 안 된 골목 등이 많은 탓이다. 이 동네가 불과 1년 새 안전지대로 거듭났다. 자치구는 음침했던 마을들에 범죄를 막아설 디자인을 입혔고 경찰은 시민들이 걷기 불안해하는 귀갓길 코스를 찾아내 집중적으로 순찰한 결과다. 6일 동작구에 따르면 올해 1~3월 지역 내 5대범죄(살인·강도·성범죄·절도·폭력)는 686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272건) 줄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가파른 감소세다. 특히 주민 체감도가 높은 절도 범죄는 지난 1~3월 283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8%(203건)나 줄었다. 지역 내 범죄 감소는 이창우 구청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 이 구청장은 취임 때부터 “지역 주민이 이미 피해본 뒤 범인을 잡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범죄를 사전에 막아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범죄 예방을 최우선 구정 목표로 내세운 그는 서울 자치구 중 처음으로 범죄예방디자인(셉테드) 전담팀을 신설했고, 신축 건물 허가 때 범죄예방 디자인 기준을 맞추도록 하는 ‘셉테드 조례’도 만들었다. 구는 또 지난해부터 범죄취약지역으로 분석된 노량진과 신대방1동 등 4곳에 안전마을을 만들었다. 안전마을은 셉테드 기법을 적용해 범죄자들이 범행을 마음먹지 못하도록 꾸미는 곳이다. 예컨대, ‘� ?米� 꺾인 골목에 숨어 있는 사람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반사경과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마을 담벼락을 밝은 색으로 칠하는 식이다. 구는 2018년까지 지역 내 15개 동에 안전마을을 1곳씩 설치할 계획이다. 지역 경찰도 발 빠르게 뛰었다. ‘인간 CCTV’로 활용한 ‘모든 거리의 눈’ 사업이 대표적인 범죄 예방 노력이다. 야쿠르트 배달원과 전기 검침원, 집배원 등 골목을 누비는 인력을 활용해 범죄 의심자가 발견되면 즉각 신고하도록 했다. 또, 각 지구대 경찰들은 틀에 박힌 경로만 순찰하지 않고 여성들이 늦은 밤 귀가 때마다 오싹함을 느껴온 골목 등을 ‘관심 순찰선’으로 정해 심야에 촘촘한 감시활동을 벌인다. 주민들도 ‘마을안전 봉사단’을 직접 꾸려 수시로 순찰하는 등 노력했다. 신대방1동 마을안전봉사단장인 김영애(52·여)씨는 “으슥한 골목 등을 표시한 ‘범죄 두려움 지도’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등 열심히 활동했는데 범죄율 감소로 이어진 것 같아 흐뭇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사진은 정해주시면 설명 쓰겠습니다. (제일 위 사진은 이창우 구청장과 지역경찰, 소방서 관계자가 치안 회외하는 모습이고 두번째와 세번째 사진은 셉테드 관련 사진입니다.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아이의 손 잡고 걸어보세요…인생의 축복도 따라 오네요

    한 언론사에서 진행한 걷기대회에 참가하려고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급한 일정이 있는 아내를 남겨 두고 장모님과 두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섰습니다. 밤늦게까지 자지 못하고 뒤척거렸던 터라 아침 운전이 너무 피곤했습니다. 장장 3시간 30분이나 차를 몰아 강원도에 도착했습니다. 걷기대회는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서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걷기를 즐기는 이들을 위한 ‘일반코스’가 있고, 아이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코스’가 있습니다. 제가 지난달 참여했던 가족코스는 산 정상까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고 나서 산길을 2㎞쯤 내려가 점심을 먹고서 가파르지 않은 산 옆길을 따라 5㎞를 걸어 돌아오는 식으로 구성됐습니다. 2㎞ 구간은 내리막길이어서 걸을 만했습니다. 산속 오솔길이어서 바람도 선선했습니다. 문제는 5㎞ 구간이었습니다. 일곱 살 큰애는 워낙 활동적이어서 별로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큰애는 점심을 먹더니 어른보다 더 빨리 뛰어갑니다. 반면 다섯 살짜리 둘째가 이 구간을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즐겁게 걷던 둘째는 곧 힘들어했습니다. 같이 참가했던 처남네 일행과 첫째가 앞서 가고, 저와 둘째는 뒤처졌습니다. 둘째는 힘든지 자꾸 쉬려 했고, 저는 그런 둘째를 달래며 데려갔습니다. 중간중간 쉴 때 얼음이 든 물병을 건네고 옆에서 부채질도 해줬습니다 그래도 둘째는 잠시 쉬던 자리에서 일어나길 주저합니다. 그렇다고 계속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에 손을 잡고 걸어갔습니다. 2㎞쯤 남겨 두었을 무렵, 둘째는 “다리가 너무 아프다”며 결국 울음을 터뜨립니다. 저는 가방을 앞에다 메고 둘째를 등에 업은 채 걸어갑니다. 피곤했던 둘째는 결국 제 등에서 잠들어버렸습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아침 운전으로 피곤했던 저는 투덜거리면서 산길을 내려갑니다. ‘그래도 아빠니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니 그나마 조금 홀가분해집니다. 1㎞쯤 남았을 무렵, 그래도 마지막 구간은 걷도록 해야겠다 싶어 잠든 둘째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피곤이 조금 풀렸는지 둘째는 제 손을 힘차게 잡고 결국 목적지에 이르렀습니다. 나무로 만든 목걸이 형태의 완주 메달을 받아든 아이가 저를 보며 말합니다. “힘들어도 아빠 손잡고 가니까 기분 좋았어”. 그동안의 피곤함이 이 말 한마디에 싹 가셨습니다. 새벽부터 3시간이 넘도록 차를 달려 강원도에 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아이를 키우려면 어느 동네가 좋을까?’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아무런 주저 없이 “산책하기 좋은 동네”라고 했습니다. 저희 집 인근 지하철역 근처에는 큰 공원이 있는데, 두 아이와 함께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이곳을 찾습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이가 나를 믿고 있다는 생각이 손을 타고 전해옵니다. 꼭 잡은 이 손 놓지 않고 지켜주겠다고 다짐합니다. 아빠로서, 애들의 행복을 위해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도 생각합니다. 미국의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이른 아침의 산책은 그날 하루를 위한 축복”이라고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산책은 우리 인생의 축복일 겁니다. 힘든 걷기대회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아이와 함께 공원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gjkim@seoul.co.kr
  • 후진타오 오른팔 링지화 121억원 수뢰 무기징역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이 거액의 뇌물수수 혐의 등이 인정돼 4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관영 신화통신 발표에 따르면 톈진(天津)시 제1중급인민법원은 이날 링 전 부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뇌물수수, 국가기밀 절취, 직권남용 등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한 정치권리 종신 박탈, 개인재산 전액 몰수도 판결했다. 법원은 링 전 부장과 그의 부인 구리핑(谷麗萍)의 뇌물액이 7078만 위안(121억 7700만원)에 달한다고 판시했다. 이날 링지화는 최후 진술에서 판결 내용을 뼈에 새기고 상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2심제인 중국에서 링 전 부장에 대한 1심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후 전 주석과 같은 공청단 출신인 링 전 부장은 줄곧 권력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로 시진핑(習近平) 체제를 탄생시킨 2012년 말 제18차 당 대회를 앞두고서는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아들 링구(令谷)가 낸 ‘페라리 교통사고’ 은폐 등 권력 남용 의혹에 휘말리면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중화권 언론 매체들은 링 전 부장을 포함해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무기징역),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무기징역),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병사) 등을 과거 문화대혁명 때의 4인방과 비교해 ‘신4인방’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시진핑 체제를 전복하고 권력을 장악하려는 음모를 기획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일각에서는 ‘신4인방’의 마지막 인물로 거론돼 온 링 전 부장마저 철저하게 척결됨에 따라 시 주석의 권력이 반석 위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설렘보다 편안함 내 생애 첫 베트남②다낭, 호치민

    설렘보다 편안함 내 생애 첫 베트남②다낭, 호치민

    ●무지개 매력을 품은 휴양지 다낭Da Nang 베트남 대표 럭셔리 휴양지, 다낭. 그러나 해안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더 다채로운 매력의 여행지들이 얼굴을 내민다. 옛 항구 도시와 산 정상의 테마파크, 신비로운 대리석 산까지. 베트남의 한강을 산책하다 깨끗하고 깔끔한 다낭 시내는 강변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재밌게도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강 이름이 한강이다. 서울보다는 덜 복잡하고 한적해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한강 변에 접해 있는 한 마켓Han River Market은 현지인과 여행자가 함께 찾는 즐거운 장소다. 1층에는 식료품과 주전부리들이, 2층에는 의류와 신발 가게들이 주를 이룬다. 요즘 유명 브랜드의 OEM이 베트남에서 이뤄질 정도로 이곳 의류는 질이 꽤 좋다. 시장에서 흥정은 덤으로 주어지는 즐거움이다. 저렴한 가격에 득템하는 기쁨을 누려 보는 건 어떨까. 점포 뒤편에서 부지런히 미싱을 돌리며 옷을 짓고 있는 광경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장 맞은편엔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예쁜 카페도 있다. 달콤한 베트남식 커피가 쇼핑에서 얻은 즐거움을 두 배 더 배가시켜 준다. 먼 옛날 참파 왕조Cham Pa의 유적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참 박물관Cham Museum도 한 번 들러 볼 만하다. 옛 사람들이 정교하게 조각한 석상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랜 세월에 조각품들이 많이 무뎌지긴 했지만 도구도 변변치 않았을 시절에 어떻게 이런 조각품들을 만들었을지 놀랍기만 하다. 도시는 밤이 되면 더욱 흥미로워진다. 저녁 무렵 한강을 가로지르는 용 다리의 야경을 감상하며 유유히 뱃놀이를 즐겨 보자. 다낭의 핫 플레이스로 소문난 노보텔 호텔의 루프톱 클럽에서 신나게 몸을 흔들어 보는 건 또 어떤지. 반짝반짝 빛나는 다낭 시내를 내려다보며 화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최적의 코스다. 음양오행의 철학이 깃든 산 다낭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오행산五行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이 산은 신기하게도 각각의 봉우리가 음양오행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형상화하고 있다. 산길 입구부터 꽤나 가파른 계단길이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체력이 걱정된다면 중턱까지 수직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는 방법도 있다. 반면 계단길 중간에 세워진 절이 아름다워 일부러 걸어 올라가는 이들도 많다. 걷기 시작할 땐 온갖 푸념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절에 도착하니 그 모든 불평들이 쏙 들어가 버렸다. 하얗게 빛나는 부처님과 제자들, 사슴 한 마리가 보리수 아래 둘러앉은 조각상이 마음에 평화로움을 가져다준다. 오행산은 산 전체가 대리석이어서 더 신비롭다. 어딘가 깎여 나간 곳이나 동굴 벽면들을 만져 보면 반질반질한 촉감이 여느 산과는 다른 느낌이다. 잠깐 동안의 산행에 몸과 마음이 개운해진다. 오래된 항구의 정취 다낭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호이안Hoi An은 16~17세기경 동남아 최고의 무역항으로 손꼽혔던 곳이다. 투본Thu Bon강 하구에 형성된 항구 도시 곳곳에서 번성했던 그때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19세기 말부터 다낭을 비롯해 다른 지역 항구들이 부상함에 따라 호이안의 역할은 점차 퇴색되었지만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덕분에 베트남에서 세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도시가 되었다. 지금은 무역상 대신 전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여행자들로 호이안은 제2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 호이안 구시가지는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코스다. 전통적인 목조 가옥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순식간에 몇 세기를 훌쩍 넘어온 듯한 착각마저 인다. 예전 번성했던 무역도시답게 다른 나라의 건축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들도 눈에 띈다. 구시가지 끝자락에는 당시 일본인들이 놓았다는 목조 지붕을 얹은 독특한 양식의 내원교가 남아 있다. 재밌게도 다리를 가운데 두고 왼쪽은 일본인들이, 오른쪽은 중국인들이 거주했다고 한다. 구시가지는 차 없는 거리로 여행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배려했다. 거리를 따라 기념품 숍과 갤러리, 카페, 각종 노점들이 즐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다.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거리지만 구석구석 재미난 것들이 많아 하루 종일 이곳에만 있어도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호이안을 여행할 때는 최대한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다니기를 진심으로 권한다. 호이안의 매력은 밤에 더욱 빛난다. 오색찬란한 빛깔로 물든 밤거리는 오히려 낮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호젓하던 낮의 거리와 달리 흥겹고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여행자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한다. 노천 마사지숍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어도 좋고, 환하게 불을 밝힌 노점상 사이를 오가며 못 다한 쇼핑 삼매경에 빠져도 좋다. 별빛 총총한 노천 바에 앉아 맥주 한 잔 들이키며 호이안의 밤을 맘껏 즐겨 보는 것 또한 여행자만의 특권이다. 베트남의 옛 모습을 엿보다 비나 하우스Vina House는 베트남 전통 생활 문화를 재현한 박물관이다.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Ao Dai에 논Non을 쓰고 나타난 여인이 환한 미소와 함께 전시물들을 설명해 준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 이곳저곳 관람하는 동안 소박하고 손재주 많은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듯했다. 따뜻한 차와 다과까지 준비한 그녀의 배려 깊은 환대에 마음이 환히 열렸다. 비나 하우스Vina House Km 950, Highway 1A, Dien Ban Dist Quang Nam Prov, Vietnam +84 510 3717 888, 3717 999(102) www.vinahousespace.com 산 정상의 신기한 테마파크 다낭 북서쪽에는 높이가 1,487m에 달하는 바나Ba Na산이 우뚝 서 있다. 작년 4월, 이곳에 테마파크 ‘바나 힐스 마운틴 리조트Ba Na Hills Mountain Resort’가 개장하면서 다낭에서 가 봐야 할 곳이 한 군데 더 늘었다. 바나 힐스로 향하는 길은 마치 산꼭대기에 꼭꼭 숨겨 놓은 비밀의 성을 찾아가는 것 같다. 산줄기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 케이블카만이 바나 힐스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다. 바나 힐스 케이블카는 전 세계 10대 케이블카 안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로프웨이5,801m, 17분를 자랑하며 산 중턱에 세워진 역간의 고도 차이가 1,368m에 달한다. 케이블에 줄줄이 매달린 캐빈 수만 210대, 시간당 3,0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에 절로 혀가 내둘러진다.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케이블카는 막상 탑승하니 외의로 편안하다. 유럽의 안전 기준에 맞춰 시공됐다는 케이블카는 흔들림은커녕 안정감 있는 운행에 깜짝 놀랄 정도다. 운무를 헤치며 거침없이 쭉쭉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바나 힐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희뿌연 안개 너머로 바나 힐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 정상에 이런 공간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뾰족하게 솟은 성과 고풍스런 교회, 우체국, 노천에 펼쳐진 파라솔 테이블 등 프랑스식으로 꾸며진 작은 마을이 하늘 아래 펼쳐져 있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이 자신들의 휴양지로 사용하기 위해 지었던 곳을 이후 베트남 기업인 썬그룹에서 테마파크로 단장해 세계적인 휴양지로 선보인 것이다. 그야말로 놀랍다. 바나 힐스 안에는 탑승 기구들이 가득한 놀이동산과 유명 인사들의 밀랍인형이 전시된 왁스 뮤지엄, 사계절 꽃향기로 채워지는 리 자딘 디아모르Le Jardin d’Amour 화원과 디베이Debey 와인 저장고 등 흥미로운 시설들이 많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고속 튜브 썰매Alpine Coaster와 산기슭을 따라 올라가는 기차도 인기 있는 코스들이다. 심한 안개 탓에 고속 튜브 썰매는 타 보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즐긴 놀이동산에서 한바탕 신나게 웃고 떠들 수 있었다. 왁스 뮤지엄에서 만난 비와 싸이도 어찌나 반갑던지 함께 춤이라도 추고 싶은 마음이었다. 와인 한 잔 홀짝이며 꽃향기에 취해 있다 보니 잊고 지내던 원초적 즐거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바나 힐스에는 고성 호텔도 있다. ‘머큐리 바나 힐스 프렌치 빌리지 호텔’은 19세기 프랑스풍으로 꾸며진 멋진 잠자리와 수준 높은 식사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간다면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의 객실과 로비, 레스토랑이 바나 힐스에서의 추억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시설을 확장 중인 바나 힐스. 다음에 찾아올 땐 어떤 즐거움이 더해질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바나 힐스 마운틴 리조트BA NA Hills Mountain Resort An So’n-Hoa Ninh, Hoa Vang Prefecture, Danang City, Vietnam +84 511 3791 999 www.banahills.com.vn/en ●사이공의 오늘호치민Ho Chi Min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여정, 베트남에서 가장 번화한 대도시 호치민이다. 허락된 시간은 고작 반나절. 당연히 아쉬움이 컸다. 작은 파리 속을 달리는 오토바이 호치민의 옛 이름은 사이공Saigon이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은 이 도시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영국에서 초연된 뮤지컬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사이공이란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만 그 이전인 1976년 베트남 남북이 통일되면서 이미 사이공은 호치민으로 개칭되었다. 호치민시의 또 다른 별칭은 ‘오토바이 도시’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게 되는 풍경이 오토바이로 가득한 거리일 정도로 이곳의 오토바이 교통량은 어마어마하다. 소음과 매연이 심한 것은 당연지사. 호치민을 여행할 땐 마스크는 필수 품목이다. 오죽하면 이곳 주민들조차 외출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닐까.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오토바이 탑승자 모두 헬멧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헬멧 착용이 여전히 일상화되지 않는 국내와 비교해 볼 때 꽤나 신선한 풍경이다. 헬멧 미착용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고 하는데 실제 거리에서 벌어진 엄한 단속 활동을 접하고 나니 이 같은 풍경이 절로 이해가 된다. 호치민은 작은 파리로 불릴 만큼 곳곳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넘쳐난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건립된 옛 건물들과 세련된 현대식 건축물이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케미가 전 세계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식민지의 부산물들을 모두 없애기보단 오히려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 현재에 맞게 재활용한 베트남인들의 지혜가 새삼 놀랍다. 호치민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노트르담 성당과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프 에펠Gustave Eiffel의 걸작물인 중앙 우체국, 호치민시의 랜드마크인 인민위원회 청사 등이 서로 지척에 있어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에 좋다. 주변에 여행자 거리와 쇼핑센터, 오페라하우스, 공원 등이 자리해 구경거리도 많다. 벤탄 시장Ben Thanh Market도 잠깐 들렀으나 점포들이 빽빽이 밀집한 시장 안이 너무 더워 오래 있지는 못했다. 발품을 판 만큼 수확을 얻는 곳이라지만 이번엔 분위기만 살짝 엿보고 돌아설 수밖에. 호치민에서 보낸 시간이 고작 반나절에 불과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여행자에게 진리처럼 내려오는 ‘아쉬워야 다시 찾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다음 베트남행은 호치민에서부터 시작해 볼 요량이다. 아아, 이렇게 베트남 첫 방문에 덜컥 발목을 잡혀 버렸다. ▶travel info AIRLINE베트남 최초의 민간 저비용 항공사인 비엣젯 항공은 인천-하노이, 인천-호치민 구간을 주 7회 매일 운항한다. 구간별 편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국, 출국 도시를 다르게 하면 더욱 효율적인 여행 코스를 짤 수 있다. 비엣젯 항공은 국제선뿐 아니라 다낭을 비롯해 베트남 주요 도시들도 국내선으로 연결한다. 비엣젯 항공 스카이보스Skyboss 프리미엄 좌석을 이용하면 한결 편리하고 쾌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스카이보스 프리미엄 좌석 구매시 전용 카운터를 통해 체크인할 수 있고 탑승시에도 우선권이 부여되며 인천(아시아나 항공 라운지)과 베트남 국내 공항에서 비즈니스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치민에서 귀국하는 경우 비행기 출발이 새벽 시간대이기 때문에 라운지 이용 혜택은 무척 유용하다. 이 밖에 기내식이 무료로 제공되며 위탁수하물(무게 20kg 미만) 체크인 및 일정 변경시 발생되는 수수료도 면제된다. VISA베트남을 15일 이내 여정으로 여행하는 경우 귀국 항공권이나 제3국행 항공권을 지참하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단 베트남 출국 후 30일 이내에 재방문할 때에는 비자 발급이 필요하다. 베트남 입국시에는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2010년부터 입국 신고서 제도가 폐지되어 입국 수속시 여권만 준비하면 된다. TIME베트남은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 베트남 도착 직후 시계를 현지 시간으로 맞추어 놓는 것이 편하다. 잠깐 미뤄둔 사이 박물관이나 공연 입장 시간 등을 착각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실례로 시계 맞추는 것을 깜빡한 기자는 다음날 아침 조식을 먹으러 갔다 황당했던 경험이 있다. 시계가 7시30분인 것을 확인하고 느긋하게 내려갔으나 현지 시간은 5시30분이었던 것. 이미 체크아웃까지 한 상태여서 문조차 열지 않은 레스토랑 앞에서 홀로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RESORT인터컨티넨탈 다낭 선 페닌슐라 리조트Intercontinental Da Nang Sun Peninsula Resort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안 절벽에 세워진 리조트는 휴식 그 자체이다. 전용 해변과 야외 풀장, 스파, 수준급 레스토랑 등 럭셔리한 부대시설과 더불어 4개 카테고리로 나뉘는 고급 객실은 쉼에도 남다른 품격을 부여한다. 직접 자신에게 맞는 베개를 고르는 필로우 테스팅은 이곳만의 섬세한 서비스를 느끼게 한다. 다낭 시내와 호이안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해 이곳에 머물며 편하게 다낭 여행을 즐길 수 있다. SHOPPING다낭 롯데마트 식품 코너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특화된 쇼핑 스폿이다. 반신반의하며 따라간 곳엔 이미 수많은 한국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바구니가 달린 카트를 끌고 다니며 선반에 진열된 물품들을 거의 쓸어 담다시피 쇼핑을 즐긴다. 늦은 오후에 가면 품절되어 살 수 없다는 인기 품목은 역시 커피다. 귀여운 다람쥐가 그려진 커피봉지는 베트남 여행자라면 하나씩 손에 들고 오는 대표 기념품. 커피 외에 유명한 차 브랜드도 불티나게 팔린다. 가격은 확실히 저렴한 편이다. 글·사진 Travie writer 정은주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비엣젯항공 www.vietjet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남성 갱년기도 호르몬 투여? 신체검사 필수”

    “남성 갱년기도 호르몬 투여? 신체검사 필수”

    중년을 갓 넘긴 남성 A씨는 최근 별것 아닌 일에도 화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예전과 달리 자신감이 없고 일에도 흥미가 떨어졌다. 가슴에 구멍이 난 듯 공허하기만 하고 퇴직 이후 긴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도 걱정이다. 여성이 폐경하고서 느끼는 심리 변화가 A씨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모든 여성은 50대에 누구나 갱년기를 겪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남성도 갱년기를 겪는다. 사춘기 때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듯 갱년기를 맞으면 몸과 마음은 2차 격동기를 겪게 된다. 여성은 폐경과 동시에 갱년기가 뚜렷하게 찾아오지만, 남성 갱년기는 서서히 지속적으로 증상이 나타나 자각이 힘들고 여성 갱년기만큼 증상이 복합적이다. 신체적·심리적인 무기력증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발기부전이나 성욕감퇴, 안면홍조 등의 발진이 생길 수 있으며 식욕감퇴, 우울증, 기억력 저하, 복부비만, 골다공증 등이 생기기도 한다. 갱년기가 나타나는 원인은 호르몬 부족이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일반적으로 30대 후반부터 감소해 40대 후반에 급격히 수치가 떨어지고 난소의 크기도 작아진다. 에스토르겐은 유방, 비뇨생식기뿐만 아니라 혈관과 뼈 등에도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에스트로겐이 부족하면 폐경 후 증후군 외에도 심혈관 질환과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불면증과 고독감 등의 심리적 증상과 함께 두통, 관절·근육통, 어지럼증, 심장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피부 노화가 빨라져 주름이 깊어지고 피부 탄력도 떨어진다. 남성도 50세가 넘으면서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점차 감소한다. 이 호르몬은 30세 전후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해마다 약 1%씩 감소하며 40~60세 남성의 약 7%, 60~80세 남성의 21%는 혈중 남성호르몬이 정상치 미만까지 떨어진다. 임승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50대 남성의 절반 정도가 새벽에 테스토스테론 부족 현상을 겪으며, 나이를 먹을수록 리듬이 깨져 저녁에도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 뇌, 골(骨) 대사, 근육질과 신체지방분포, 성 기능, 적혈구 생산, 심혈관계도 영향을 받는다. 신체적으로는 근육의 양과 골량이 감소해 체지방이 증가하고, 팔과 다리보다 주로 배에 지방이 축적돼 배가 나오는 전형적인 노인의 체형이 된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많아지기도 한다. 호르몬 감소가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은 호르몬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다만 경윤수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는 “호르몬 치료는 일부 장기뿐만 아니라 신체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는 치료 방법이므로 남성 갱년기 치료에 무조건 호르몬 보충 요법을 써선 안 된다”며 “신체검사를 해 다른 이상이 없을 때만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갱년기를 겪는 여성에게 주기적으로 호르몬을 투여하면 자궁이 폐경 이전 상태로 돌아가 갱년기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호르몬 보충요법이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치료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1970년대 이전에는 무분별하게 여성호르몬을 사용해 암 발생이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예방하는 약제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하며 적정 용량의 호르몬을 보충하면 자궁암, 유방암 등의 암 발생 위험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갱년기 치료는 호르몬 보충요법 못지않게 운동과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남성 갱년기를 겪고 있다면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한다. 이성원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조깅이나 걷기 같은 유산소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을 병행하고, 정기적으로 성생활을 하며 무기질이 많고 지방은 적은 음식을 먹는 게 갱년기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중년 여성에게는 혈액 순환과 심장·혈관 건강에 좋은 빨리 걷기, 자전거, 수영, 에어로빅, 하체 강화와 관절염 예방에 좋은 고정식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 등을 권한다. 한의학에서는 갱년기를 신장 기능이 허약해져 오는 ‘신허증’으로 본다. 이진무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는 “여기서 신장이란 생식기능과 비뇨기 기능의 신장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부모에게서 받은 선천적인 기능을 저장하고 뼈를 관장하며 우리 몸의 진액 중 하나인 정액, 뇌척수액, 골수 등을 포괄하는 개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갱년기에는 긴장한 심신을 이완하고 노화를 늦추는 한약을 처방한다. 또 갱년기에 잘 발생하는 근육통, 어깨결림 등을 치료하고 기혈 순환을 돕고자 봉침, 약침을 포함한 침치료와 뜸치료, 부항요법 등을 시행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언니들의 슬램덩크 홍진경, 난소암 완치 고백 “딸 위해 악착같이 버텼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홍진경, 난소암 완치 고백 “딸 위해 악착같이 버텼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홍진경이 난소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24일 방송된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는 홍진경의 하루 일과가 전파를 탔다. 이날 병원을 찾은 홍진경은 “정기검진 받으러 왔는데, 아픈 건 아니고 다 나았다. 이제 아프지 않다. 그렇지만 3개월에 한 번씩 디테일하게 체크를 해야 한다”고 현재 몸 상태를 설명했다. 홍진경은 “사실 나같이 젊은 사람들이 3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지는 않지만, 나는 한 번 아파 봤기 때문에. 그리고 딸 라엘이를 위해”라고 검진을 꾸준히 받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홍진경은 “라엘이가 막 걷기 시작했을 때 내가 아팠다. 너무 애가 어린데, 애한테는 엄마가 정말 필요한데... 애한테 제일 미안했다. 그래서 정말 악착같이 운동하고 열심히 치료 받아서 지금은 정말 다 나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김숙 라미란 홍진경 민효린 티파니 제시가 꿈에 투자하는 계모임 ‘꿈계’에 가입하면서 펼치는 꿈 도전기를 그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24일 방송에서는 민효린의 걸그룹 꿈을 위해 멤버들이 ‘언니쓰’를 결성해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시가 뭐꼬? 시집 낸 할매… 학춤 봤나? 춤 추는 할배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시가 뭐꼬? 시집 낸 할매… 학춤 봤나? 춤 추는 할배

     경북 칠곡은 참 낯설다. 칠곡과 관련하여 어떤 물건이나 사건 등도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명소가 생각나지도 않는다. 칠곡의 위치도 대략 짐작할 뿐이다. 확인해 보니 칠곡은 대구, 구미, 김천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도시와 농촌의 복합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행에 있어서 칠곡의 테마는 ‘호국의 고장’이다. 장년층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칠곡이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낙동강 전투가 일어났던 곳이라고 기억될 만 하지만 중년, 청년층에게는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겨루었던 어느 격전지보다도 먼 얘기 같다. 실제 칠곡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조선시대는 물론 삼국시대에도 종종 치열한 전투가 일어났던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던 칠곡이 달라지고 있다. 시(詩)와 연극, 전통춤, 이야기 등이 마을마다 스며들어 말랑말랑한 감성이 살아있는 고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해 가을 첫 시집을 펴낸 칠곡의 할머니들이다. 남계마을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칠곡의 할머니 89명이 참여해 펴낸 시집 ‘칠곡 할매들, 시를 쓰다 <시가 뭐고?>’가 7개월 만에 6쇄를 찍고 6500부를 판매하며 조용히 문학, 출판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사랑이라 카이 / 부끄럽따 / 내 사랑도 / 모르고 사라따 / 젊을 때는 쪼매 사랑해조대 / 그래도 뽀뽀는 안해봣다”(사랑, 박월선)  “논에 들에 / 할 일도 많은데 / 공부시간이라고 / 일도 놓고 / 헛둥지둥 왔는데 / 시를 쓰라 하네 / 시가 뭐고 / 나는 시금치씨 / 배추씨만 아는데”(시가 뭐고, 소화자)    맞춤법이나 운율 등을 따로 배운 것도 아닐 텐데 그들이 걸어온 삶이, 현재의 생활이 고스란히 시 속에 살아있다. 글을 막 배운 아이들 마냥 평균 나이 75세의 ‘할매’들 시가 순수하다. 이러한 감성들이 시 한줄 쓰기는커녕 읽기도 힘든 요즘 사람들 가슴에 무언가 울림을 남긴다.  지난 5월 말에는 칠곡군이 주최하고 이야기경영연구소에서 운영한 ‘시 낭독 열차’가 서울역에서 칠곡군을 향해 떠났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넘치던 주말 약 80여명의 도시인들이, 부부시인으로 유명한 장석주· 박연준 시인과 함께 칠곡의 할머니 시인들을 만나러 갔다. 칠곡 남계마을을 대표하는 신유 장군 유적지 마당에 모여 두 시인과 할머니들이 읽어 주는 시도 듣고 남계마을의 저수지 둘레와 솔길을 가볍게 걷기도 했다. 고즈넉한 농촌 마을이 이때만큼은 유명 관광지 부럽지 않은 인기 여행지가 되었다.  칠곡의 감성은 시 뿐만이 아니다. 연극과 춤 등 장르를 넘나든다. 시인 할매들이 ‘전국구’ 스타라면 지역 스타는 연극하는 배우 할매들이다. 60~70대 할머니들이 주축을 이룬 어로리의 ‘보람할매연극단’은 2013년 창단해 지역에서 각종 공연을 갖더니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실버축제에서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한글을 배우면서 글맛에 이어 몸으로 표현하는 맛을 알게 된 덕분이다. 2015년에는 독자적으로 연극축제를 열기도 했다.  학상리의 할매, 할배들은 ‘학춤’을 춘다. 마을이름이 ‘학상리’인 것에서 착안해 우리나라의 대표 민속춤인 승무를 변형해 주민들 스스로 학이 되었다. 하얀 도포 입고 검은 갓을 쓰고 학이 되어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을 배경으로 추는 군무는 그 자체가 장관이다. 논 한가운데 있던 폐쇄된 보육센터를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외부인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카페로 개조하기도 했다. 2층 카페 테라스에 앉아 초여름 모내기를 끝낸 연초록의 들판과 가을 벼가 익어가는 황금 들판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은 도심의 번화가에서는 누릴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칠곡이 ‘인문학 도시’를 선언한 것은 2011년부터다. 10여 년 전 주민 평생교육을 목표로 부문별 학습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던 것에서 마을마다 특정 주제를 결합하여 본격적으로 인문학 마을 육성에 앞장 섰다.  칠곡군 교육문화회관 지선영 평생교육담당관은 “주축을 이루고 있는 60~70대의 주민들은 스스로가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한 삶을 살아왔지만 당신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특히 할머니들은 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 분 한 분이 주인공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라는 생각으로 ‘인문학 마을’ 사업을 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19개 마을이 참여했고 올해 5개 마을이 추가로 ‘인문학 마을’ 사업에 참여한다. 마을의 전통 민속축제를 재현하기도 하며 옛날 빨래터에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장르를 국한하지 않으니 매년 가을 ‘인문학 축제’가 열리면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무엇보다 칠곡의 인문학 마을이 인상적인 것은 철저히 마을에 뿌리를 두고 주민 스스로가 꾸려가는 것이다. 외부 전문가는 돕기만 한다. 시인, 배우, 선생님, 합창단, 춤 등은 ‘남의 인생’이겠거니 했는데 생각조차 못했던 늘그막에 주인공이 된 것이다. 주민들의 눈빛과 얼굴표정이 바뀌니 도시에 나갔던 자식들까지 달라졌다. 고향엔 관심조차 없던 자식들도 변화된 부모님과 고향의 모습에 열렬히 응원하며 관심을 보탠다. 세대, 지역 간의 갈등까지 저절로 줄어들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함께 가볼 만한 곳:가산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외침에 대비하기 위해 가산에 삼중으로 축조한 성이다. 학상리 부근에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1952년 설립된 대표적인 가톨릭 성당의 하나로 붉은 벽돌의 서양식 건물이 엄숙하면서도 아름답다.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 조용히 돌아보는 이들이 많다. 왜관역에서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맛집:어로리에선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마을 주민이자 배우들이 손수 밥상을 차린다. 왜관역 앞 우동김밥점(972-8253)은 직접 만든 김밥과 우동의 깔끔하면서도 깊은 손맛이 인상적이다. 칠곡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은 한미식당(974-0390)과 국제식당(973-5333)이다. 옛날 소스맛의 돈가스와 직접 만든 두툼한 패티의 햄버거, 돈가스 샌드위치 등을 판다.
  • 흐르는 대로 머무는 대로 지금 이대로

    흐르는 대로 머무는 대로 지금 이대로

    도시는 속도가 지배한다. 도시인의 삶에서 성공을 담보하는 요건 또한 빠름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슬로시티’란 참 모순적인 단어다. 느림(slow)과 도시(city)라는 두 이질적인 단어가 결합됐으니 말이다. 한국에선 현재 11개 시·군이 ‘느린 마을’을 표방하고 있다. 충북 제천 수산면은 그중 하나다. 청풍호(충주호)와 인접한 시골마을인데, 마을에 들면 저절로 시간이 더디 흐르길 바라게 된다. 슬로시티는 1999년 이탈리아에서 ‘고속사회의 피난처’를 지향하며 시작됐다. 29개국 189개 도시(2014년 기준)가 가입돼 있다. 대개의 ‘느린 마을’들을 엿보기에 가장 적합한 수단은 걷기다. 한데 수산면(水山面)은 다소 다르다.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국궁 체험은 ‘의병의 고장’ 제천에서 전통문화를 느껴보라는 뜻이고, 카약은 수려한 수산면의 자연을 느릿느릿 즐겨보라는 뜻이다. 측백나무 사이를 거닐며 숲의 향기를 만끽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설렁설렁 노 저으며 청풍호·옥순봉 도는 카야킹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여유작작하면서도 재밌는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단연 청풍호 카야킹이다. 말 그대로 카약을 타고 설렁설렁 노 저어 청풍호 일대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수산면 ‘나드리 영농조합’에서 운영을 맡고 있는데, 노 젓는 방법만 알면 초보자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쉽다. 출발지는 옥순대교 남단의 ‘청풍호 카약·카누 체험장’이다. 여기서 가이드를 따라 옥순봉, 촛대바위 등을 돌아 옥순대교까지 다녀오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1985년 청풍호가 조성되기 이전엔 높은 산과 암봉이었을 곳을 조각배로 느릿느릿 돌아보는 재미가 각별하다. 예언이라도 하듯, 물(水)과 산(山)이란 마을이름을 지어낸 선인들의 혜안이 새삼 감탄스럽기도 하다. 청풍호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옥순봉은 퇴계 이황이 지은 이름이다. 곧추선 기상이 비 온 뒤 쑥쑥 자라는 대나무와 비슷하다는 뜻이다. 옥순봉은 유람선을 타고 지나며, 혹은 호수 너머 멀리 떨어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게 보통이다. 한데 카약을 이용하면 코밑까지 다가가 거대한 암봉의 진경을 살필 수 있다. ●“30m 과녁 향해 쏘세요~” 국궁의 재미에 풍덩 국궁 체험도 재밌다. 천천히 활시위를 당겨 멀리 떨어진 과녁을 맞추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옥순봉 생태공원에 국궁장이 조성돼 있다. 간단한 활쏘기 방법을 익힌 후 30m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긴다. 양궁과 달리 국궁은 활시위를 놓을 때 주의해야 한다. 활을 잡은 손목을 바깥 방향으로 살짝 꺾어줘야 활줄이 팔뚝을 때리는 봉변을 피할 수 있다. 국궁에 대한 상세한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이 만든 무기가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가졌는지 여실히 알게 된다. 옥순봉 국궁장 위는 두무산 측백나무 숲이다. 수령 60년가량의 측백나무 4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측백나무의 크기는 비슷한 수종의 나무에 견줘 크지 않은 편이다. 대신 향기는 어느 나무보다 진하다. 특히 요즘처럼 가지마다 도토리만한 열매가 달릴 무렵엔 향이 더욱 진해진다. 측백나무 숲에 들면 ‘건방진 나무’ 한 그루가 객을 맞는다. ‘건방진 나무’의 수종은 노간주나무다. 측백나무 사촌쯤 되는 녀석인데, 측백나무들이 득세한 곳에 겁 없이 혼자 서 있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측백나무 숲의 길이는 600m 정도다. 두무산 기슭을 따라 지그재그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숲에 들면 꼭 발 아래를 살필 일이다. 측백나무 뿌리 끝마다 어김없이 개미귀신(명주잠자리의 유충)들이 절구 모양의 ‘개미지옥’을 만들어 놨다. 숲엔 허브 식물들이 꽤 많다. 개똥쑥, 산초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잎을 하나 따서 가운데를 자르면 진한 허브향이 퍼져 나온다. 그 어떤 향수도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진한 자연의 향기다. 숲 꼭대기까지는 30분이면 족하다. 측백나무 숲 맞은편, 그러니까 반대쪽 산자락을 넘어가면 괴곡리다. 마을 초입의 느티나무도 멋지지만, 그보다 여태 남아 있는 수 채의 토담집들이 더 정겹고 인상적이다. ●월악산 모노레일·송계계곡서 특별한 만남도 청풍호 일대 두 곳에 모노레일이 조성돼 있다. ‘청풍호 관광모노레일’과 ‘월악산 모노레일’이다.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은 익히 알려졌다. 청풍호 최고의 전망대로 꼽히는 비봉산을 오르내린다. 워낙 유명해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에 견줘 ‘월악산 모노레일’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한수면 탄지리 3개 마을 주민이 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해 운영한다. 전체 길이는 2.3㎞쯤. 45도에 달하는 급경사를 덜컹대며 오른다. 전망대까지 다녀오는데 쉬는 시간을 포함해 1시간 30분쯤 걸린다. 월악산 송계계곡에선 독특한 인물과 만난다. 이구영(1920~2006) 선생이다. 이름만으로는 다소 생경할 텐데, 벽초 홍명희의 제자이자 올 초 타계한 경제학자 신영복의 스승이라 설명하면 좀더 무게감이 들겠다. 이구영 선생의 삶도 파란만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출생은 지주의 아들이었다. 현지 문화관광해설사에 따르면 “한수면 일대가 죄다 이구영 땅”이라 할 정도로 풍족했다고 한다. 든든한 재력을 바탕으로 ‘월악동지회’를 조직하는 등 항일 운동을 벌이던 선생은 1944년 독서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다. 고단했던 그의 삶이 크게 요동친 건 한국전쟁 때다.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했던 선생은 한국전쟁 당시 패주하는 인민군을 따라 월북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선생의 항일 운동 경력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건 이 때문이지 싶다. 북한에서 대남 공작원 교육을 받은 선생은 1958년 남파됐다가 곧바로 체포된다. 한데 독특한 건 일제강점기에 선생을 체포한 ‘순사’와 남한에서 간첩 이영구를 체포한 ‘경찰’이 동일 인물이라는 거다. 그 인물이 누구였는지는 전하지 않는다. 한국엔 무명 용사도 많지만, 무명의 반역자들도 참 많다. 덕주산성 남문 현판 ‘월악루’가 바로 선생의 글씨다. 송계계곡 초입의 망폭대(송계 8경) 바로 옆에 있다. 도로에서 보면 새로 조성한 느낌이 역력해 별 감흥이 일지 않는다. 하지만 한 걸음 안쪽으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5겹으로 축조했다는 통일신라시대의 성벽과 월악산의 암봉들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졌다. 수산면 소재지는 소박하다. 딱히 명소라 할 만한 곳도 없다. 다만 제비는 많다. 초등학생들이 제비집 매달린 집마다 맥가이버 제비(공구상), 멋제비(이발소) 등의 문패를 붙여뒀다. ●‘제천 관광 마일리지’ 최대 5만원 적립 꿀팁! 팁 하나. ‘제천 관광 마일리지’는 꼭 챙길 것. 제천의 관광지나 체험 여행지에 있는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증하거나 스탬프를 찍으면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제도다. 최소 500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복권 방식으로 마일리지를 적립받을 수 있다. 스탬프 북에 스탬프를 찍으면 5000원에서 1만원까지 현금 기프트 카드를 지급받는다. 적립한 마일리지는 제천 시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글 사진 제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간다면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가장 알기 쉽다. 청풍호 카약 체험(646-8311)은 어른 1인당 1만원(1시간 기준), 청소년 7000원이다. 수산슬로시티방문자센터(642-8311)에서는 해설사와 함께 걷는 측백나무 숲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옥순정 국궁장(642-8311) 국궁체험은 화살 10발에 3000원이다. 아울러 산야초마을(651-3336)에서는 약초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을, 능강솟대문화공간(653-6160)에서는 솟대만들기 등을 각각 즐길 수 있다. 월악산 모노레일(653-0880)은 1만원, 청풍호 관광모노레일(653-5120)은 8000원이다. →맛집:‘약채락’은 제천시가 인증한 한방 음식브랜드다. 현재 27개 업소가 가입했다. 각 업소마다 고유의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되, 주 재료는 제천에서 나는 것들을 쓴다. 제천 시내 바우본가(652-9931)는 약선정식, 수산면 소재지 인근의 가람(651-2264)은 뽕잎돌솥밥으로 이름났다. 청풍면 소재지의 느티나무횟집(647-0089)은 민물매운탕을 잘 한다. →잘 곳:청풍리조트(640-7000)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곳. 객실창 너머로 물안개 핀 청풍호와 월악산 영봉이 넘실댄다. 박달재 인근엔 리솜 포레스트 리조트(649-6000)가 있다. 깊은 숲속에서 우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충주 쪽에선 수안보 한화리조트를 추천할 만하다.
  • [新국토기행] 한강·낙동강 발원지 품은 ‘강원 태백 ’

    [新국토기행] 한강·낙동강 발원지 품은 ‘강원 태백 ’

    한강 발원지 ‘검룡소’와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을 간직한 강원 태백시는 해발 평균 700m의 고원관광도시다. 석탄산업의 쇠락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새로운 동력을 찾아 이제는 어엿한 체험관광도시로 자리잡았다. 백두대간 중심인 민족의 영산(靈山) 태백산과 고생대의 신비를 간직한 천연기념물 구문소, 용연동굴에는 사계절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색 있는 먹거리도 많다. 고산지대에서 태백산 약초를 먹고 자란 태백산 한우, 광부들의 허기를 달래 줬던 태백 물 닭갈비, 태백 지역 고유의 감자 수제비 등 태백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가 길손들의 입맛을 돋운다. 올여름에는 모기 없는 서늘한 산소도시 태백으로 힐링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 볼거리 ●누구에게나 열린 민족의 영산 태백산 태백산은 험하지 않고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해마다 60만명 이상이 찾는 영산이다. 등산엔 왕복 3~4시간이 걸린다. 당골, 유일사, 백단사, 금천 등의 코스가 있다. 최고봉인 장군봉 부근에는 태백산 대표 수종으로 사계절 푸르름을 자랑하는 2800여 그루의 주목 군락지가 자리잡고 있다. 신라시대 초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나라의 평온을 빌던 ‘천제단’은 높이 2.4m, 둘레 27.5m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제단이다. 지금도 제례의식이 전승돼 해마다 10월 3일 개천절에 천제를 지낸다. 특히 장군봉과 천제단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봄에는 철쭉으로 뒤덮이고, 겨울에는 온갖 종류의 설화(雪花)를 만날 수 있어 탐방객들을 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다. 이 밖에 수만개의 바위가 쌓여 만들어진 ‘문수봉’, 단종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지어진 ‘단종비각’, 단군의 영정을 모신 ‘단군성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 ‘용정’ 등 많은 볼거리가 있어 새해맞이 일출 산행을 곁들인 사계절 산행지로 으뜸이다. 1989년 강원도도립공원으로 지정됐으나 올해 8월부터 태백산국립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해발 920m 전국 최고지대 용연동굴 해발 920m에 위치한 용연동굴은 우리나라 동굴 가운데 최고지대의 건식 동굴이다. 3억~1억 5000만년 전에 생성된 843m 길이의 순환식 동굴이다. 동굴 깊은 곳은 임진왜란 등 국가 변란 때마다 피난처로 이용되기도 했다. 주차장에서 동굴까지는 ‘낭만 용연열차’가 운행되고 있어 편리하게 경치를 감상하며 입구까지 갈 수 있다. 동굴 내부에 들어가면 대자연의 신비함을 경험하게 된다. 다양한 석순과 종유석, 석주, 동굴진주, 동굴산호, 석화 등 생성물들이 즐비하다. 특히 동굴 중앙에 있는 폭 50m, 길이 130m의 대형 광장과 리듬분수는 신비로움을 더한다. 동굴에는 관박쥐, 장님새우 등 38종이 서식하고 있다. 용연동굴에서 출발해 야생화의 천국 ‘금대봉’과 한강 발원지 검룡소를 잇는 3.1㎞의 백두대간 자연 생태 등산로도 갖춰져 가족 동반 힐링 걷기 코스로 제격이다. ●강물이 산을 넘는 구문소 고생대의 신비를 간직한 천연기념물 제417호인 태백 구문소는 황지에서 흘러나온 물이 동점동에 이르러 큰 산을 뚫고 지나가며 큰 석문(石門)을 만들고 깊은 소를 이루고 있어 ‘구문소’라 했다. 세종실록지리지 등 고문서에 ‘구멍 뚫린 하천’으로 기록될 만큼 국내 유일의 강물이 석회암 암벽을 깎아내린 자연현상으로, 보는 이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 주는 명소다. 특히 구문소는 4억 7000~4억 5000만년 전 2000만년 동안 쌓인 지층들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어 우리나라 고생대 표준 층서를 보여 주는 지질시대별 암상을 비교·관찰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또 구문소 인근(약 500m 거리)에는 고생대 퇴적 지층 위에 건립된 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는 선캄브리아시대부터 신생대까지의 다양한 전시관과 체험 학습 공간이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다. ●3대강의 발원지 황지연못·검룡소·삼수봉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총연장 525㎞의 낙동강 출발점이 황지연못이다. 총길이 514㎞의 한강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아가는 생명의 젖줄 한강의 발원지는 이미 1억 5000만년 전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검룡소다. 또 태백시 북쪽 천의봉을 분수령으로 동쪽으로 흐르는 물이 ‘오십천’의 발원이다. 다른 큰 강의 발원지와 달리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은 시내 중심에 있다. 이 연못에서 하루 5000t씩 솟아나는 물은 드넓은 영남평야로 흘러간다. 금대봉 기슭에 있는 한강 발원지 검룡소로 이어지는 길은 상쾌하다. 이곳에서는 1억 5000만년 전 백악기에 형성된 석회암반을 뚫고 하루 2000t 이상의 지하수가 솟아 나와 한강 물줄기를 시작한다. 근처 삼수동 피재 정상에는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분수령인 삼수령 조형물과 삼수정이라는 정자각이 있다. 이곳에 떨어지는 빗물이 북쪽으로 흐르면 한강을 따라 황해로, 동쪽으로 흐르면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남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재난안전체험장 365세이프타운 우리나라 첫 안전체험장인 365세이프타운은 직접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안전 체험 테마파크다. 폐광 지역의 특성을 살려 조성된 태백 365세이프타운은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장성지구), 강원도소방학교(철암지구), 챌린저월드(중앙지구)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안전을 주제로 각종 재난·재해를 가상 체험하며 안전에 대한 이해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재난·재해가 실제로 왔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을 길러 주는 시설이다. 풍수해, 산불, 설해, 지진, 대테러 등 체험 대부분은 입체영상과 움직이는 좌석으로 구성돼 헬기를 타고 산불을 끄며 5도 이상의 지진을 몸소 체험하는 등 실감나는 경험을 통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 준다. 안전은 학습이 아니라 체험이라는 슬로건으로 자연재해를 직접 경험하고 예방·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태양의 후예’ 송송커플 로맨스의 현장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배경이었던 가상국가 우르크는 해외가 아닌 태백의 옛 탄광 터였다. 통동에 위치한 한보탄광은 한때 1100여명의 광부가 연간 50만t의 석탄을 생산하던 곳이었지만 2008년 폐광 이후 인적이 드문 산 중턱에 폐허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2016년 ‘태양의 후예’에서 우르크 태백부대와 메디큐브 등의 배경이 되면서 관광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 관광명소로 뜨고 있다. 산림 복구 사업으로 인해 철거됐던 세트장이 다음달 지진 현장, 포토존, 편의·부대시설 등을 갖추고 더 견고하고 안전한 세트장으로 복원된다. 피서철, 가족 및 연인들과 가상의 나라 우르크가 있는 태백에서 제2의 송중기, 송혜교가 돼 보는 것도 좋겠다. 태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먹거리 ●태백산 약초 먹인 한우 고산지대 태백에서 기르는 한우는 태백산 고원 준령 초원에서 태백산 약초를 먹고 자라 육질이 뛰어나고 부드러운 것으로 유명하다. 잘 달구어진 연탄불에 석쇠를 깔고 지글지글 구워 먹는 태백산 한우는 맛이 담백하고 고기가 연해 관광객들이 제일 먼저 찾는 태백의 먹거리다. 푸짐한 양에 한 번, 부드러운 육즙에 또 한 번, 입을 즐겁게 해 주는 맛에 한 번 더 매료된다. 명이나물, 곰취, 부추 등 다양한 나물을 곁들이면 각각 다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광부들의 허기 달래 주던 물 닭갈비 일반적인 닭갈비는 볶거나 굽는 방식이지만 태백에는 끓여 먹는 물 닭갈비가 있다. 광부들의 허기를 달래 주던 물 닭갈비는 3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태백의 유명한 먹거리로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며 가격 부담도 적다. 넓은 쇠판 위에 양념한 닭갈비를 올리고 태백산을 연상시키듯 풍성한 나물과 각종 야채(냉이, 쑥갓, 대파, 양배추, 깻잎, 부추 등), 그리고 떡과 고구마 사리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 먹는 음식이다. 고기와 야채를 다 먹고 난 후 볶아 먹는 밥은 단연 일품이다. ●얇아서 더 쫄깃한 감자 수제비 태백에서 오래전부터 먹던 소박한 별미인 감자 수제비는 태백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자가루를 밀가루와 섞어 반죽한 뒤 김, 깨, 계란 등을 고명으로 얹어 먹는 태백 고유 음식이다. 맛의 비결인 수제비는 숟가락이 보일 정도로 얇아 쫄깃하고 고소하다. 식감이 좋아 먹는 동안 말을 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극 없는 맛으로 가족 단위 여행객의 먹거리로 좋다. ●해발 700~1000m서 자란 태백 곰취 태백 곰취는 태백산 고원지대 해발 700~1000m 이상에서 자연 그대로 길러지며 오염되지 않은 삼수 발원지의 자연수와 깨끗한 산소를 먹고 자란다.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항암 및 노화 방지 효과가 있고 풍부한 섬유소로 변비를 예방해 주며 감기, 고혈압 등에 좋다. ●알싸한 태백산 나물밥 태백산에서 신선한 공기를 먹고 자란 나물밥은 양념장에 비벼 곰취나 당귀 잎에 싸 먹으면 알싸한 봄나물 향기에 입안이 행복해진다. 갓 지은 나물밥은 그 자체만으로도 맛이 있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바쁜 일상에 지쳐 건강에 소홀한 현대인들에게 나물밥은 최고의 자연 영양제이자 최선의 자연 치료제라 할 수 있다. 태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사상 최저 1% 금리시대… 상가투자 북적

    사상 최저 1% 금리시대… 상가투자 북적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사상 최저 금리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상가와같은 수익형 부동산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지방 주택시장 등에선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곳도 등장했다. 이러한 분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아무리 나빠도, 은행금리보단 높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년 전만 해도 강남 상가를 살 때는 수익률이 적어도 5%는 돼야 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3~4%도 상관없다는 분위기다. 이렇게 투자자들이 상가에 주목하는 가운데, 부천의 청계천이라 불리는 심곡천에 상가가 분양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주)은 경기도 부천의 심곡천 주변에서 ‘부천 중동 스타팰리움 리버애비뉴’ 단지 내 상가를 븐양 중이다. 시공은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A&C에서 맡았다. 부천 중동 스타팰리움 리버애비뉴는 총연면적 42,371㎡의 스타팰리움 주상복합아파트의 저층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하 1층 지상 2층 전용면적 14~59㎡ 총 79개 점포로 구성되고 지상 2층부터 19층까지는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단지는 대로변에 접한 스트리트 몰로 주변 유동인구 흡수가 쉬운 데다 ‘스타팰리움’, ‘두산위브더제니스’, ‘리첸시아’ 등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촌의 안정적인 배후수요도 확보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천 중동 스타팰리움 리버애비뉴는 심곡천 만남의 광장 바로 앞에 위치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심곡복개천 생태복원사업으로 조성되는 심곡천은 사업구간 0.95km로 2017년 4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복개천 공사가 완료되면 서울의 청계천처럼 물길을 따라 걷기 좋은 구조가 조성된다. 2005년 복원이 완료되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경우, 재탄생을 통해 시민이 많이 찾는 공간으로 변했다. 그로인해 청계천은 일대의 땅값 지형도 역시 바꿨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광교사거리 인근 상가의 공시지가는 계획 수립시기인 2006년 3월 3.3㎡당 917만원에서 2016년 6월 2521만원으로 174% 상승하며 이른바 청계천 효과 덕을 톡톡히 보았다. 오픈형 스트리트형 상가로 선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큰 도로를 따라 매장이 늘어선 구조인 만큼 외부에서 매장으로 접근하기 쉽다. 신사동 가로수길, 판교 아브뉴프랑 등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도 모두 이러한 스트리트형 구조다. 특히 이번 ‘부천 중동 스타팰리움 리버애비뉴’ 상가는 후면 없이 모두 대로변 전면으로 매장을 위치시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안정적인 배후 수요도 매력적이다. 상가와 연결된 ‘부천 중동 스타팰리움’ 275가구뿐 아니라 인근에 부천 두산 위브더스테이트(1740가구), 중동 리첸시아(572가구) 등 구매력을 갖춘 고급 주상복합이 밀집하고 있다. 연화마을과 꿈마을에 위치한 2400가구의 배후 수요도 더했다. 또한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이마트, 영화관, 부천성모병원 등 중심상업지구와도 가깝다. 교통편도 좋다. 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과 1호선 부천역, 부천터미널이 인접해 심곡천과 중심상업지구를 들리는 외부 수요가 자연스럽게 거칠 수 있는 구조다. 분양관계자는 “지난 9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발표 후 이전보다 문의전화가 3배 이상 급증했다”며 “기본적으로 상가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과 복개천 복원사업으로 향후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한편 견본주택은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55번지 일대에 마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부작 사부작 페낭을 걷다

    사부작 사부작 페낭을 걷다

    사부작 사부작 페낭을 걷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 Malaysia Penang 페낭의 거리를 사부작사부작 걷는다. 오래된 건물이 머금은 세월이 눈에 들고 마음에 새겨지자 이유를 알 수 없는 편안함이 밀려온다. 맑은 물빛과 아름다운 해변을 지닌 남국의 섬은 아니지만 페낭은 최상의 가치를 지닌 여행지다. ●다시 발견하는 여행자의 아침George Town 문화유산 도시의 품격 10년 만에 다시 페낭을 찾았다. 그때 싱가포르를 지나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쿠알라룸푸르, 페낭, 랑카위를 찾았었다. 말레이시아가 처음이었던 당시에는 페라나칸 문화와 서양 문화가 뒤섞인 말라카의 독특한 분위기에 반해 예정보다 하루 더 말라카에 머물렀던 게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런 여정을 따라 도착한 페낭은, 솔직히 말해, 그저 그랬다. 조지타운은 정갈한 말라카에 미치지 못했고, 섬을 감싸 안은 물빛은 랑카위와는 비교할 수 없이 탁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페낭의 물빛은 여전했다. 후끈한 밤공기, 바람에 떠밀리는 파도와 야자수 이파리가 부딪히는 소리만이 이곳이 남국임을 알리고 있었다. 최소한 아침이 밝기까지는 그랬다. 페낭의 조지타운George Town은 말라카와 더불어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때로 이러한 타이틀은 얼마나 중요한지! 말레이 본토 사람들과 중국과 인도에서 온 이민자들, 영국 식민지 시절에 일궈낸 페낭의 오랜 문화는 분명 지난 10년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수백년 문화에 10년은 그저 녹아내리고 이어지는 시간일진대 사부작사부작 길을 건너 만나는 페낭의 조지타운은 아주 많이 변해 있었다. 거리에서 찾은 견고한 자부심 카피탄 클링Kapitan Keling을 시작으로 조지타운을 걷기 시작한다. 카피탄 클링 모스크와 스리 마하 마리암만Sri Maha Mariamman 인도 사원, 콴인텡觀音寺 불교 사원, 세인트 조지 교회St. George’s Church가 이어지는 이 거리는 카피탄 클링 모스크 거리Jalan Masjid Kapitan Keling라는 원래 이름 대신 하모니 스트리트로도 불린다. 몇 걸음 사이에 온갖 종교의 사원이 어우러진 거리는 이주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페낭과 참으로 닮아 있다. 콴인텡 사원으로 가기 전, 파사르 골목Lorong Pasar으로 접어든다. 간단한 아침식사를 판매하는 노점이 골목 입구를 차지하고, 트라이쇼Trishaw는 관광객을 태우고 좁은 골목을 누빈다. 오래된 건물 아래에는 건물만큼 오래된 일상이, 좁은 골목 곳곳에는 골목만큼 소소한 일상이 펼쳐진다. 이처럼 오래되고 소소한 일상은 조지타운의 52개 건물 벽에 철제 예술로 승화됐다. 트라이쇼, 국수를 파는 노점, 나무 물지게인 나시칸다Nasi Kandar를 지고 카레를 파는 상인 등. 52개의 철제 벽화만 봐도 페낭의 문화가 대충 눈에 들어온다. 파사르 골목에는 코코넛 와인을 소개하는 철제 벽화가 걸렸다. 가난한 인도 이주민들이 즐겨 먹던 탓에 가난뱅이 와인Poor Man Wine으로도 불리는 술이다. 불교 사원에 바치는 향과 초, 꽃도 철제 벽화의 소재가 됐다. 벽화 옆에는 실제 향을 판매하는 상점인 조스 스틱Joss Stick이 자리했다. 65년이 넘는 세월 동안 향을 만들어 온 백발의 장인은 여전히 손수 향을 만들고 태양 볕에 향을 말린다. 콴인텡 사원에서 큰길을 건너 킹 거리Lebuh King로 접어들면 특이한 지붕의 행렬이 이어진다. 풍수를 고려해 불, 물, 지구, 금, 나무의 5가지 요소를 결합해 만든 건물들로 중국 이주민들의 문중 회관과 도교 사원이 자리한 거리다. 중국 이주민들은 페낭의 주요 구성원 중 하나. 주로 중국 남부 푸젠福建성에서 이주한 그들은 푸젠 사람이 아니라 호키엔福建 사람으로 대를 이어 페낭에서 살아간다. 중국 본토에 비해 잘 간직된 전통 문화는 호키엔 사람들의 자랑이다. 문중 회관에 모이는 것은 물론 본토와는 달리 청명절에 조상의 묘를 찾아 예를 갖추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킹 거리를 끝까지 걸으면 아퀴 거리Lebuh Ah Quee다. 아퀴는 장사를 통해 큰돈을 번 상인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 길을 낼 때 아퀴는 자신의 집을 기꺼이 내놓았고, 영국인들은 거리를 아퀴라 이름하며 존경을 표했다. 과거, 수많은 상점들이 자리했던 이 거리는 현재 조지타운의 색다른 볼거리로 탈바꿈했다. 벽화 때문이다. 아퀴 거리의 낡은 오토바이Old Motorcycle, 브루스 리Bruce Lee 벽화를 시작으로 십여 개의 벽화가 골목골목 이어진다. 하이라이트는 기념엽서나 티셔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자전거를 탄 아이들Kids on Bicycle이다. 덕분에 벽화가 자리한 왕복 2차선의 아르메니안 거리Lebuh Armenian는 자동차가 다니기 힘들 정도로 여행자들로 붐빈다. 하지만 페낭 사람들은 여행자들을 향해 경적 한 번 울리지 않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조지타운에 일어난 변화는 이처럼 작지만 크다. 예술 작품이나 벽화 몇 점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역사적인 동네에서 살아가는 페낭 사람들의 자부심은 울리지 않는 경적처럼 곳곳에서 드러난다. 도시에는 말레이시아 최초로 자전거 도로도 생겼다. 자동차 통행을 금지하는 매주 일요일에는 거리 곳곳에서 각종 문화 공연이 펼쳐진다. 아, 매우 현실적이지만 조지타운의 집값도 5~6배 올랐다고 한다. ●높고 밝고 섬세한Kek Lok Si & Penang Hill 오르면 보이는 도시 너머의 풍경 조지타운에서 차로 20분가량. 아이르 히탐Air Hitam 언덕에 자리한 켁록시Kek Lok Si 사원으로 향한다. 켁록시는 웅장한 사원 건축물이 끝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색채의 사원이다. 세 분의 부처를 모신 대웅전과 섬세하게 용을 조각해 얹은 탑, 중국 색채가 강한 불이문, 금칠로 화려하게 장식한 사천왕상 등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크고 작은 볼거리가 가득하다. 1만 분의 부처를 모신 만불탑은 그중에서도 으뜸이다. 7층 탑의 층층이 중국, 태국, 미얀마 양식을 담아 불상을 모시고 벽의 타일 하나하나에 부처를 앉혔다. 탑의 모든 층은 전망대이기도 해, 층을 달리하며 다른 시야의 조망을 선사한다. 360도로 펼쳐지는 맨 꼭대기 층의 전망대에 서면 발아래 사원이 아찔하게 펼쳐진다. 만불탑 반대편의 관음상은 켁록시의 또 다른 전망대다. 만불탑을 걸어 오를 자신이 없는 이라면 야외에 자리한 거대한 관음상 쪽에서 사원과 조지타운을 전망하는 편이 낫다. 관음상까지 푸니쿨라(편도 3링깃, 왕복 6링깃)가 운행된다. 켁록시에서는 야외에 비바람을 맞으며 서 있던 관음상에 파빌리온을 씌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관음상보다 더 거대한 파빌리온은 16개의 기둥으로 이뤄졌다. 하나의 기둥을 세우는 데 드는 비용은 300만 링깃. 우리 돈으로 9억 원가량이다. 돈의 규모는 다르지만 신자들의 믿음과 기부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것 같다. 켁록시 입구에는 1890년경에 사원을 창건할 당시 100링깃을 기부한 이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당시 한 달 월급은 6링깃 정도였다고 한다. 페낭의 전망대로 페낭 힐Penang Hill을 빼놓을 수 없다. 해발 830m의 페낭 힐은 영국 식민지 당시 관원의 집과 관청이 자리했던 장소다. 아랫마을의 더위를 참기 힘들었던 영국인들은 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언덕 위에 머물며 일이 있을 때만 아랫마을로 향했다고 한다. 페낭 힐까지는 푸니쿨라(편도 15링깃, 왕복 30링깃)가 운행돼 쉽게 오를 수 있다. 푸니쿨라는 해발 712m에 자리한 종착역까지 무서운 속도로 내달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마저 든다. 그렇게 오른 페낭 힐의 전망은 훌륭하다. 조지타운은 물론 날이 좋으면 말레이시아 본토 버터워스까지 보인다. 페낭 브리지와 세컨드 페낭 브리지도 아득하다. 우리나라 현대건설에서 건설해 1985년에 개통한 페낭 브리지는 2014년에 세컨드 페낭 브리지가 생기기 전까지 본토와 페낭을 잇는 유일한 육로였다. ▶travel info AIRLINE말레이시아항공에서 인천-쿠알라룸푸르 직항편을 운항한다. 약 6시간 20분 소요. 쿠알라룸푸르에서 페낭까지는 국내선으로 40분가량 소요된다. 말레이시아항공에서는 4월11일부터 5월13일까지 봄맞이 특가 세일을 진행한다. 4월11일부터 7월22일까지 출발 가능한 항공권으로 비즈니스 클래스는 쿠알라룸푸르 110만원, 페낭 95만원, 이코노미 클래스는 쿠알라룸푸르 46만원, 페낭 39만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페낭 항공권은 1회에 한해 쿠알라룸푸르 무료 스톱오버가 가능하다. www.malaysiaairlines.com FOOD다양한 문화가 뒤섞여 존재하는 페낭은 음식 문화가 다채롭기로도 유명하다. 말레이, 중국, 인도, 뇨나 요리를 맛보려면 1일 6식은 기본. 씨엔엔 고CNN Go에서는 페낭의 아삼락사를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7위로 꼽았으며, 최고의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아시아 10개 도시 중 하나로 페낭을 선정했다. 다양하고 맛있는 페낭의 요리를 모두 맛보려면 호텔 조식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편이 낫다. RESTAURANT 쇼우펑라이Seow Fong Lye식당 겸 카페. 카야 토스트, 쌀국수, 페낭 커피 등 다양한 아침 메뉴를 선보인다. 가게 앞 노점에서 바로 볶아 선보이는 볶음 쌀떡인 차코아이칵Char Koay Kak도 인기 메뉴다. 위치는 조지타운 꼼따 버스 터미널 인근. 94C, Macalister Lane, 10400, Penang +604 229 7390 7:30~13:00 떽셍 레스토랑Teksen Restaurant 1965년부터 2대째 이어 온 중국 요리 전문 식당이다. 조지타운의 카나본 거리에 자리했으며,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명성이 높다. 18, Lebuh Carnarvon, 10100 George Town, Penang +6012 981 5117 퍼룻 루마Perut Rumah말레이와 중국의 퓨전 요리라 할 수 있는 뇨냐 요리를 선보인다. 중국 요리에 비해 매운맛이 강하고 자극적인 편이다. 페라나칸 스타일로 꾸민 내부가 정감 있다. 4, 6 & 8 Jalan Bawasah, 10050, George Town, Penang +604 227 9917 아떽 두리안Ah Teik Durian 두리안 노점. 페낭에서도 5~7월 성수기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든 두리안이지만 이곳에서는 사시사철 두리안을 판매한다. 시즌이 아닐 때에는 킬로그램당 80링깃 가량으로 가격이 오른다. Lorong Susu, 10400, Penang +6012 438 3881 HOTEL 파크로열Park Royal페낭 북부에서 가장 번화한 해변인 바투 페링기Batu Ferringhi에 자리한 리조트. 리조트 바로 앞에 해변이 펼쳐져 객실에서 바다가 조망된다. 밤에는 호텔 인근에 야시장이 들어서 기념품, 의류 등 소소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조지타운까지는 30분가량 걸린다. www.parkroyalpenang.org 라싸 싸양 리조트 & 스파Rasa Sayang Resort & Spa바투 페링기 해변에 자리한 리조트. 바다를 향해 펼쳐지는 넓은 정원이 인상적이다. 라싸 싸양의 게스트는 바로 옆에 자리한 골든 샌즈 리조트Golden Sands Resort의 부대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두 리조트 모두 샹그릴라에서 운영한다. www.shangri-la.com 이엔오E&O 1885년에 설립한 페낭 최초의 호텔. 오랜 세월에서 자연스레 배어 나오는 고풍스러운 기운이 호텔 전체에 넘쳐난다. 옛 건물인 헤리티지 윙에 100개, 2013년에 새로 지은 빅토리아 아넥스에 132개의 스위트룸이 자리했다. 수영장, 레스토랑, 바, 스파 등의 부대시설도 흠잡을 데가 없다. 조지타운의 해변에 자리해 일부 호텔 시설에서 바다가 조망된다. www.eohotels.com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말레이시아항공 www.malaysiaairlines.com, 말레이시아관광청 www.tourism.gov.my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다음주 장마…그전에 떠나자, 해수욕장·계곡으로

    다음주 장마…그전에 떠나자, 해수욕장·계곡으로

    다음주 본격적인 장마를 앞두고 무더위가 찾아온 18일 전국 유명 해수욕장과 계곡, 유원지는 나들이객으로 북적거렸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30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 속에 고속도로 곳곳에서는 정체가 빚어졌다.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은 26㎞ 구간에서 시속 30㎞ 가량으로 차량이 서행했고 서해안 해수욕장이 몰린 서해안고속도로도 16.5㎞ 구간에서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남해 방향 중부고속도로도 곳곳에서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 ◇ 불볕더위엔 해수욕장·계곡이 ‘최고’ 1일 개장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오전부터 피서객과 나들이 인파가 몰렸다. 오전에만 2만여명이 찾아와 초여름 열기를 식혔고 오후 3시쯤에는 더 많은 피서객이 몰렸다.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서는 오후 5시부터 ‘2016 해운대 비치 사나이 격투기 대회’가 개막해 이색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 해운대해수욕장과 함께 조기 개장한 송정·송도 해수욕장과 다음달 1일 개장하는 광안리해수욕장에도 피서 인파로 북적거렸다. 개장을 앞둔 경남 해수욕장 28곳에도 불볕더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려해상 국립공원 내 거제 학동 흑진주몽돌 해변, 구조라, 와현 모래숲 해변, 남해 상주 은모래비치, 송정 솔바람해변 등에는 피서객들이 곳곳에 그늘막을 치고 바닷바람을 쐬거나 물놀이하며 더위를 식혔다. 이날 개장한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도 인파가 몰려 개장식 행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16 춘장대 모래-송 페스티벌’이 열린 충남 서천 춘장대해수욕장에도 시원한 바다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붐볐다. 관광객들은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인 아이언맨, 슈퍼맨, 배트맨, 헐크 등을 주제로 한 모래 조각들을 감상하고 5m 높이의 모래썰매장에서 썰매를 타며 축제를 즐겼다. 아직 개장 전인 강원 동해안과 제주도 해수욕장에도 이른 더위를 피하려는 발길이 간간이 이어졌다. 나무 그늘이 시원한 산과 계곡에도 등산객과 피서객이 줄을 이었다.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경기 북부에서는 등산객들이 더위를 피해 소요산과 도봉산 등 지역 명산을 찾았다. 또 포천 이동계곡과 의정부 안골 계곡에도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이 몰렸다. 충북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오전 1500여명이 찾아 녹음을 감상하며 산행을 즐겼다. 속리산 국립공원 주변 쌍곡계곡과 화양계곡, 만수계곡 등에는 피서객들이 몰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혔다. 올해 두 번째 정상 개방행사가 열린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에는 3000여명이 등산객이 찾아왔다. 서석대 주상절리에서 공군 부대 후문을 통과해 지왕봉과 인왕봉 등 0.9㎞ 구간이 시민에 공개됐다. 지리산 국립공원은 장터목·로터리·세석·벽소령 등 지리산 내 모든 대피소 예약이 거의 다 찰 정도로 탐방객들이 많았다. 수상 레저 스포츠가 유명한 가평 청평호에서는 바나나보트, 수상스키가 관광객을 태우고 더위를 날려 보냈다. 수상 스포츠 업체 관계자는 “지난주보다 방문객이 대폭 늘었다”며 “거의 한여름 수준으로 붐빈다”고 설명했다. ◇유명 관광지·축제장도 ‘인산인해’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고궁과 도심 하천에 나들이객이 몰렸다. 경복궁,창덕궁 등 주요 관광지에는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으로 북적거렸고 청계천도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더위를 피해 나온 인파로 붐볐다. 수도권 최대 테마파크 용인 에버랜드에는 1만 2000여명(오후 1시 기준)이 입장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나들이객들은 서머스플래시 퍼레이드를 구경하며 물총 싸움을 즐겼다. 워터파크인 캐리비안베이에도 1만 4000여명이 입장해 인공 파도 풀에 몸을 맡기고 물놀이를 즐겼다. 중문관광단지와 성산일출봉, 한림공원 등 제주도 주요 관광지에는 이날 하루 4만 7000여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옛 대통령 별장인 충북 청남대는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를 찾아보려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청남대 관리사무소는 이날 방문객이 4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남 통영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에는 오전에만 2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 남해안 비경을 즐겼다. 전국 곳곳에서 열린 축제장도 큰 인기를 끌었다. 맑은 날씨를 보인 울산에서는 시민들이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2016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에 나온 예술 작품들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휴일을 보냈다.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혀온 20여 명의 국내 작가들을 비롯해 프랑스, 터키 등 7개국에서 온 해외 작가 10여 명이 제작한 29점의 설치미술 작품이 태화강 공원 곳곳에 설치돼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각국 작가들은 ‘사이의 형식’이라는 주제로 조각, 공예, 영상, 디자인, 퍼포먼스 등을 선보였고 특히 독일 작가 발두어 부어비츠가 태화강 둔치를 3m 깊이로 파내 거대한 공룡 발자국을 새긴 이색 작품을 전시했다. 경북 울진에서는 군민 건강걷기대회가 열렸고,상주에서는 베리축제가 열려 각각 1000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울릉도에서 열린 ‘7회 독도사랑 울릉도 일주 전국산악자전거 챌린저 대행진’에는 전국 자전거동호인 150명이 참가해 시원한 해안길을 내달렸다. 강원도와 경기도,충청북도가 만나는 원주시 부론면 남한강변에서 열린 ‘제9회 부론 남한강축제’에도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 발로 ‘한반도 한 바퀴’… 4500㎞ 코리아 둘레길 만든다

    두 발로 ‘한반도 한 바퀴’… 4500㎞ 코리아 둘레길 만든다

    年550만명 방문, 7200억 경제효과 기대 동·서·남해안과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 등을 잇는 총연장거리 4500여㎞의 ‘코리아 둘레길’이 조성된다. 이미 동해안에 조성된 ‘해파랑길’과 DMZ 지역의 ‘평화누리길’에 남해안과 서해안의 누리길을 연결하는 전국 규모의 걷기 여행길로, 스페인 북부 산티아고 순례길(1500㎞)의 3배에 달한다. ●공유 민박업, 강원·부산·제주 시범 도입 문화체육관광부는 17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회의’에서 전통시장·지역 관광명소와 연계한 코리아 둘레길을 세계인이 찾는 걷기 여행길로 구축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코리아 둘레길 조성은 각 지역주민과 역사·지리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민참여형 프로젝트로, 민간 중심으로 추진위를 꾸릴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550만명 방문, 총 7200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코리아 둘레길 외에도 관광업계의 저가 유치 경쟁과 바가지요금 등을 근절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와 재방문율을 높이며 문화관광 분야 등에서 4만 3000여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해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발표됐다. 주거용 주택에서 숙박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유민박업을 강원, 부산, 제주 지역에 시범적으로 도입한 뒤 내년에는 가칭 ‘숙박업법’ 제정을 통해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강남과 상암 등을 ‘K컬처 존’으로 지정하고, 지난 4월 개관한 K스타일 허브와 개관 예정인 K컬처 밸리, K익스피리언스를 복합문화관광 명소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궁 주변 관광버스 승하차만 가능 또한 고궁 주변 관광버스의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 도심 5대궁 일대에 관광버스 승하차장(Drop Zone)을 지정할 계획이다. 승하차장은 승객이 버스를 타고 내리는 시설로, 관광버스 주차는 도심 외곽 주차장으로 분산한다. 이에 따라 경복궁 버스주차장은 내년 초 폐쇄될 전망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매일 15분 활기차게 걸으면 사망 위험 22% 감소”

    “매일 15분 활기차게 걸으면 사망 위험 22% 감소”

    “일주일에 150분 이상 적당한 운동을 하거나 75분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하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가 있지만, 이를 60세 이상 노인이 달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생테티엔 대학병원의 데이비드 후핀 박사는 “실제로 이런 권장 운동량을 지키고 있는 노인은 절반조차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런 문제점에 주목하게 된 데이비드 후핀 박사는 동료 학자들과 함께 노인들이 더 낮은 수준의 신체 활동을 해도 건강상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심지어 사망 위험을 감소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60세 이상 노인 12만3428명을 대상으로 10년 이상 이들의 운동 습관과 사망 위험을 추적 조사했고 마침내 한 가지 새로운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결론은 60세 이상 노인은 매일 15분만 활기차게 걸어도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두 집단의 노인을 조사했다. 첫 번째 집단은 2001년 당시 65세였던 프랑스인 1011명, 나머지 집단은 연구 시작 당시 60세였던 다국적 인구 12만2417명으로, 이들을 각각 12년, 10년 동안 추적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들 노인의 신체 활동 수준을 분석하기 위해 분당 소비하게 되는 열량(칼로리)을 비롯해 에너지양을 나타내는 신진대사 해당치(Metabolic Equivalent of Task·MET)를 측정했다. 일주일 동안 소비한 신체 활동량이 분당 1MET이라고 가정하면 이는 앉아있기만 해서 소비한 에너지양과 같다. 즉 개인의 매주 분당 MET수는 신체 활동의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적당한 운동은 분당 3~5.9MET 범위에 해당하며 격렬한 운동은 6MET 이상으로 분류된다. 또한 권장 운동량은 매주 분당 500~1000MET 사이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주간 신체 활동에 있어 분당 MET수가 비활동 집단(0), 낮은 집단(1~499), 중간 집단(500~999), 높은 집단(1000 이상)이라는 네 범주로 분류해 이와 관련한 사망 위험을 조사했다. 참고로 추적 조사 동안, 프랑스인 집단과 다국적 집단에서는 각각 88명(9%), 1만8122명(15%)이 사망했다. 연구팀은 자료 분석에서 운동 수준이 늘어나면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신체 활동 수준이 낮거나 중간이며 혹은 높은 노인 집단은 신체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집단보다 사망 위험이 각각 22%, 28%, 3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후핀 박사는 “두 연구는 신체 활동을 더 많이 한 노인이 더 큰 건강상 혜택을 보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그 혜택은 낮은 수준의 운동이 가장 효과가 컸고, 중간과 높은 수준의 운동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더 작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권장 운동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낮은 수준의 신체 활동을 한 노인들이 비활동 집단보다 사망 위험이 22% 더 낮은 것을 발견했다”면서 “낮은 수준의 활동은 매일 15분씩 활기차게 걷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참고로 활기차게 걷기는 유산소 운동 효과가 있는 시속 6km 정도의 걷기를 말한다. 후핀 박사는 “우리는 노인들이 권장 운동량을 충족하기 위해 자신의 습관을 급격하게 바꾸기보다 일상에서 신체 활동을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하루 15분은 노인에게 합리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어 “신체 활동을 조금만 더 늘려도 일부 노인은 중간 강도의 활동을 더 하게 되고 권장 운동량인 주당 150분에 가까이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심혈관질환 예방-재활학회가 주최하는 ‘유로프리벤트 2016’(EuroPRevent 2016) 학술회의 14일자로 발표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SSEN이슈] ‘양필라’ 양정원, 완벽 몸매+인형 미모+능청 연기 ‘예능 접수’

    [SSEN이슈] ‘양필라’ 양정원, 완벽 몸매+인형 미모+능청 연기 ‘예능 접수’

    ‘얼짱 필라테스 강사’로 이름을 알린 양정원(26)이 각종 예능프로그램 접수에 나섰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SNL 코리아7’과 ‘개그콘서트’에 연이어 출연하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종일 이름을 올렸다. 양정원은 지난 11일 tvN ‘SNL 코리아7(SNL7)’의 코너 ‘곡성’에 특별 출연했다. 영화 ‘곡성’을 패러디한 해당 코너에서 배우 천우희 역을 맡은 양정원은 귀신이라는 의심을 풀기 위해 필라테스를 선보이며 마을사람들을 현혹했다. 양정원은 완벽한 몸매와 유연한 몸동작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능청스러운 연기력도 합격점을 받았다. 이어 12일에는 KBS ‘개그콘서트’의 코너 ‘나쁜녀석들’에 출연했다. 양정원은 빼어난 미모를 뽐낸 뒤 과감한 필라테스 동작을 시연하며 ‘나쁜녀석들’ 유민상, 박휘순, 송영길, 정승환의 혼을 쏙 빼놨다. 앞서 양정원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양필라’라는 닉네임으로 출연해 첫 출연 만에 시청자수 1위를 거머쥐며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당시 그녀의 외모와 실력 뿐 아니라 ‘모르모트’ PD와의 남매 연기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양정원은 필라테스 강사로 이름을 알리기 전 단역 배우로 활동했다. 2006년 방영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박민영의 친구 역할로 출연한 바 있으며 2008년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3’를 통해 정식 데뷔했다. 이후 E채널 ‘당신은 왜 결혼하지 못했을까’, 영화 ‘미확인 동영상’ 등에 출연했다. 양정원은 한성대학교 무용학과를 거쳐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하며 본격 필라테스 강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4년 세계 미인대회인 미스인터콘티넨탈 서울 대회 1위를 차지한 양정원은 국제필라테스교육협회의 교육이사 겸 브르노콘서바토리 한국캠퍼스의 외래교수로 활동 중이다. 바비인형 같은 외모에 예능감, 연기력까지 겸비한 ‘예능 샛별’ 양정원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길을 걸으며(자크 라카리에르 지음, 문신원 옮김, 연암서가 펴냄) 여행자인 저자가 프랑스 보주 지역에서 코르비에르 지역까지 1000㎞에 달하는 도보 여정에서 만난 카페 주인들, 마을 사람들, 산림 감시원 등 프랑스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타인과 자신의 삶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이 책은 세계 첫 실크로드 도보 여행자이자 ‘나는 걷는다’로 널리 알려진 작가 베르나르 올리비에와 ‘걷기 예찬’을 쓴 작가 다비드 르 브르통에게 깊은 영감을 준 여행 문학의 고전이다. 여행은 사전에서조차 잊힌 생소한 어휘들의 발견이기도 하다. 길을 걷다가 끼적인 메모들, 기억이 추려낸 추억들로 이뤄진 이 책은 유유자적하며 떠나는 여행과 타인들과의 대화의 묘미를 알려준다. 332쪽. 1만 5000원. 시가 있는 경제학(윤기향 지음, 김영사 펴냄)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는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이 의미하는 것과 같다? 이 책은 기존 경제학 책들의 형식과 틀을 과감히 파괴한다. 경제학 책인데 총 28편의 영미시와 한국시, 중국시, 일본시 들이 소개된다. 정통 경제학을 다루면서도 거기에 걸맞은 시의 향연도 펼쳐진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FAU)의 경제학과 종신교수인 저자가 경제학을 딱딱한 논리의 언어가 아니라 말랑말랑한 감성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경제학을 시에 접목함으로써 그동안 경제학에 걸어 놓았던 높은 빗장을 풀고 독자들을 새로운 경제학의 세계로 이끈다. 시를 통해 경제학을 이렇게도 이해할 수 있다는 즐거운 충격을 얻을 수 있다. 596쪽. 1만 9000원. 상처받지 않는 삶(알렉상드르 졸리앙·마티유 리카르·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송태미 옮김, 율리시즈 펴냄) 뇌성마비 철학자 졸리앙, 과학자에서 승려로 삶을 바꾼 리카르, 정신과 의사 앙드레 세 ‘절친’이 힘을 모아 인생살이를 논한 책이다. 각자의 사상과 관점이 교차하고 충돌하는 지점에서 삶의 본질적인 문제가 드러난다. 직업의 차이만큼 그들의 대화는 방대하고 풍요롭다. 어떻게 하면 불행을 감소시키고,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을까.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삶을 보다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답하는 동시에 ‘왜’보다는 ‘어떻게’를 더 고민하고 있다. 인생의 여러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격려이기도 하다. 488쪽. 1만 9800원. 중국의 슈퍼리치 그들의 생각과 전략(강효백 지음, 한길사 펴냄) 외교관 출신으로 12년간 중국인들과 살아온 중국법 전문가인 저자가 현대 중국 경제를 이끄는 기업가 10인의 성공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중국 현지 자료와 인터뷰를 활용해 이들의 강점과 약점을 균형 있게 통찰하는 동시에 기업가들을 지원하는 중국의 법과 제도가 얼마나 체계적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며 중국이 ‘사회주의국가’라는 고정관념에 일침을 날린다. 저자는 중국이 기업가의, 기업가에 의한, 기업가를 위한 나라가 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사회주의는 수단이고, 시장경제가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법과 제도를 창조하는 ‘중국식 슈퍼 자본주의’의 본모습을 설파한다. 488쪽. 1만 9000원. 복지의 배신(송제숙 지음, 추선영 옮김, 이후 펴냄)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극복을 최대 과제로 출범했다. 사회 불안과 불평등을 규제하고 최저 생계기준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대한민국 최초의 ‘복지국가’ 체제이기도 했다. 저자는 이를 ‘신자유주의적 복지국가’라고 설명한다. 복지는 국가 입장에서 쓸모 있는 노동인구를 생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얼마나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따라 복지 혜택 대상이 되거나 제외됐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특이했다. 신자유주의는 그렇게 대한민국에 안착했고, 복지국가는 자격 있는 시민들만 품고 내달렸다. 캐나다 토론토대 인류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가 2000년 전후 한국을 방문해 ‘현지조사’를 벌인 결과물이다. 348쪽. 1만 8000원.
  • 경제 어려운데… 세금은 18조 늘어

    경제 어려운데… 세금은 18조 늘어

    1~4월 96조 9000억… 전년비 22.9%↑ 올 들어 4월까지 정부가 걷은 세금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났다. 경기 침체의 와중에 일종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국세 수입 실적에서 나타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6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수입은 96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조 8000억원에 비해 22.9%(18조 1000억원)나 증가했다. 정부가 한 해 걷기로 한 세금 중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인 세수 진도율도 전년 동기 대비 7.0% 포인트 높은 43.5%로 나타났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소득세가 세수 증가를 이끌었다. 법인세는 23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조 6000억원, 부가세는 30조원으로 5조 5000억원, 소득세는 21조원으로 3조 9000억원이 각각 늘었다. 법인세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이 2014년에 비해 좋았고 비과세·감면 항목을 정비한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의 지난해 12월 말 결산법인의 세전순이익은 63조 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7% 늘었다. 부가세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민간소비가 각각 3.3%, 2.1%씩 증가한 데서 영향을 받았고, 소득세 증가는 지난해 부동산 거래 활성화와 명목임금 상승에 따른 것이다. 김병철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데 세금이 많이 걷힌 것을 의아해할 수 있는데 세수 증가는 현재가 아니라 과거의 경기를 반영하기 때문”이라면서 “법인세 증가는 2014년보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호전됐기 때문이고 부가세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정부가 소비 활성화 대책을 편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수가 늘면서 1~4월 세외수입과 기금수입 등을 합한 총수입은 150조 8000억원, 총지출은 146조 6000억원으로 4조 2000억원 흑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통합재정수지가 2개월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4월 말 기준으로 중앙정부 채무는 582조 9000억원으로 3월보다 8조원 증가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왕도길 따라 걷다보면… ‘2000년 古都’ 백제와 마주한다

    [서울 핫 플레이스] 왕도길 따라 걷다보면… ‘2000년 古都’ 백제와 마주한다

    서울 송파구에 가면 2000년 전 백제 최고 전성기를 이끈 근초고왕의 숨결이 살아 있다. 10여㎞에 이르는 한성백제 왕도(王都)길은 왕이 살았던 풍납토성에서 시작해 ‘한국의 피라미드’라 불리는 석촌동 고분군까지 이어진다. 한성백제의 500년간 수도였던 송파구에서는 일본 고대문화의 지도자 역할을 한 백제인의 수준 높은 안목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올림픽공원의 낮은 언덕이 이어지는 산책로는 바로 백제 몽촌토성입니다.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져서 시원하고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한 겨울 설경도 일품이지요.”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한성백제 왕도길의 풍경 자랑에 여념이 없다. 왕도길은 지하철 5호선과 8호선이 만나는 천호(풍납토성)역에서 시작된다. ●풍납토성 ~ 석촌동 고분군 약 10㎞·3시간 도보 출발! 40년 전통시장인 풍납시장에서 어묵과 핫바를 한입 베어 물고 3시간 정도 걸리는 10㎞ 길이의 왕도길 여정을 떠나보자. 어묵 500원, 핫바 1000원의 저렴한 가격에서 도깨비시장으로 시작했던 풍납시장의 인심을 느낄 수 있다. 경당역사공원은 풍납토성이 한성백제의 왕이 살았던 왕성이란 사실을 입증하는 곳이다. 백제인들은 부여의 시조인 동명왕과 천지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제사 터가 바로 경당역사공원이다. 제사에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말머리뼈와 깨진 토기 등이 여기서 발견됐다. ●풍납토성 3만여점 백제 유물… 2000년 된 고도 입증 풍납토성은 수도 서울이 600년 역사의 도시가 아니라 2000년 된 고도임을 입증하는 핵심적인 곳이다. 1997년 아파트 공사를 하면서 쏟아져 나온 3만여점의 유물은 무려 2000년 전 한성백제 시대의 것들이었다. 한성백제는 백제가 건국돼 지금의 공주인 웅진으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약 500년간 현재의 송파구에서 번성했다. 서울시는 ‘기약 없는 사업’으로만 여겨졌던 풍납토성 발굴에 2020년까지 5137억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해 속도를 내고 있다. 2017년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2020년에는 백제유적인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을 역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이 목표다. 예산은 주민보상에 우선 투입된다. 풍납토성은 둘레 3.5㎞, 너비 40m, 높이 10m의 국내 최대 토성이지만 현재는 빽빽한 아파트 숲을 둘러싼 언덕일 뿐이다. 풍납초등학교 옆의 왕궁 핵심지역으로 추정되는 지역의 단독주택을 사들여 본격적으로 발굴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아파트를 짓다 유물이 나오면 땅을 사들이는 방식으로는 언제 풍납토성을 복원할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몽촌토성 어디서 사진 찍어도 ‘인생샷’ 남길 명당 풍납토성에서 이어지는 몽촌토성은 올림픽공원 안에 있다. 올림픽공원은 파크텔 앞의 칠지도 조형물, 몽촌역사관, 움집터, 한성백제박물관 등 백제의 문화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올림픽공원의 나홀로나무는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출사’ 장소로 손꼽힌다. 1996년 드라마 ‘애인’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나홀로나무 뒤편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구릉도 바로 몽촌토성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은 토성과 한 몸이 된 모양과 흙을 켜켜이 쌓은 토성 건축 방식을 형상화한 외벽으로 눈길을 끈다. 흙을 층층이 쌓은 듯한 모습의 외벽은 한성백제의 시조인 온조의 어머니 소서노의 고향 중국 이연에서 나오는 철평석이다. ●한성백제박물관·몽촌역사관에 모인 백제의 단면 풍납토성, 몽촌토성, 석촌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한성백제 시대의 유적과 유물이 한성백제박물관에 모여 있다. “충남 공주 무령왕릉에서 나온 것과 같은 화려한 금관이라도 나와야 할 텐데….” 송파구에 묻힌 백제의 역사가 조명받길 바라는 송파구청 관계자의 아쉬움이다. 금관은 없지만 한성백제박물관에 전시된 금제귀걸이, 금동신발과 꾸미개 등이 화려한 백제문화의 단면을 전한다. 백제의 배를 복원한 박물관 디자인은 해상강국 백제의 풍모를 담고 있다. 박물관 로비에는 풍납토성 단면이 실사 크기로 재연되어 방문객을 압도한다. 성벽 단면과 흙으로 성을 쌓는 백제인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다. 몽촌역사관은 2012년 한성백제박물관이 건립되기 전까지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에서 발굴된 백제 유물을 전시했던 곳이다. 현재는 어린이 체험박물관으로 백제인들은 무엇을 먹고 놀았는지, 화장실은 어땠는지 등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역사교육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움집터 전시관은 몽촌토성에서 나온 12곳의 움집터 가운데 4곳을 재연했다. 전시관 자체가 거대한 움집 모양이다. 백제인들은 육각형 모양의 움집에 화덕을 설치해서 생활했다. 농사를 짓고 밥을 먹는 백제인의 모습이 마치 사극 드라마를 보듯 모형으로 생생하게 꾸며졌다. ●석촌동 고분군 ‘한국의 피라미드’ 돌무지무덤 백제인의 무덤인 방이동 고분군과 석촌동 고분군은 확연하게 대비되는 외양으로 눈길을 끈다. 방이동 고분군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언덕 모양의 무덤이라면, 석촌동 고분군은 백제 초기의 대표적인 무덤 형태인 돌무지무덤이다. 납작하고 네모난 모양의 돌을 계단 모양으로 층층이 쌓은 석촌동 고분군은 한 변의 길이가 약 50m에 달해 한반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고구려 장군총보다 훨씬 커서 백제 최고 전성기를 이끈 근초고왕의 무덤이란 설이 있으며 ‘한국의 피라미드’가 별명이다. 현재는 3단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그 규모만으로 당시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다. 4기의 고분이 발굴된 방이동 고분군도 한 고분의 지름이 10~19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고분 가운데 하나는 석실까지 들어갈 수 있어 백제인이 어떻게 잠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는 한성백제박물관의 특별전시 ‘백제 신라, 무덤이야기’전에서 재연된 방이동 고분의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박 구청장은 “매년 10월에는 한성백제왕도길 걷기 행사와 한성백제문화축제가 열려 백제문화를 맛볼 수 있고, 올림픽공원은 산책하기만 해도 몽촌토성을 걸을 수 있다”며 “송파구에서는 2000년 전의 서울이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뜨거운 글로벌 웨어러블 전쟁 ‘2라운드’

    뜨거운 글로벌 웨어러블 전쟁 ‘2라운드’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운동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스마트밴드들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기어 핏’의 후속작인 ‘기어 핏2’을 2년 만에 내놓았다. 샤오미도 ‘미밴드2’를 출시하며 시장을 달구고 있다. 스마트밴드의 최강자인 핏비트도 지난달 ‘알타’를 내놓고 세계 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2014년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스마트워치가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스마트밴드의 인기는 여전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웨어러블 기기는 모두 1970만대가 나왔다.이 가운데 핏비트가 480만대로 1위, 샤오미가 370만대로 2위에 각각 오르는 등 여전히 스마트밴드에 주력하는 업체들이 웨어러블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밴드들은 스마트워치보다 저렴한 가격에 운동량 측정 기능을 다변화하고, 스마트워치에 견줘 크게 떨어지지 않는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갖췄다. 다양한 색상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이 없어 스마트워치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살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공개한 ‘기어 핏’을 잇는 ‘기어 핏2’를 지난 2일 뉴욕에서 공개했다. ‘기어 핏2’는 이용자의 다양한 운동 정보를 정교하게 인식하고 데이터화한다는 게 강점이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는 상태는 물론, 실내용 조정 기구인 ‘로윙머신’이나 페달에 발을 올리고 손잡이를 앞뒤로 움직이는 운동 기구 ‘일립티컬’ 등 각기 다른 운동을 할 때마다 자동으로 종목을 인식해 결과를 기록하는 ‘자동 운동 인식 기능’을 지원한다. 또 GPS를 탑재해 이용자들이 운동한 구간과 거리 등을 자세하게 측정할 수 있다. 1.5인치 커브드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거리, 심박 수, 운동 시간 등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갤럭시 스마트폰의 S헬스 앱과 연동해 자신의 운동 상태를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200밀리암페어아워(mAh)로, 한 번 충전으로 3~4일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기술을 상당 부분 싣고 가격은 179달러(21만 2000원)에 달해 스마트밴드 중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에 속한다. 블랙, 블루, 핑크 컬러로 10일부터 북미, 유럽 등에서 순차 출시된다. 1만원대 스마트밴드 ‘미밴드’를 성공시키며 스마트밴드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샤오미도 하루 앞선 1일 ‘미밴드2’를 공개했다. ‘미밴드2’는 전작에 없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게 가장 눈에 띈다. 기존 미밴드는 디스플레이가 없어 스마트폰에 별도의 앱을 설치하고 실행해야 했지만, ‘미밴드2’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액정을 통해 기능을 사용하고 운동량을 확인할 수 있다. ‘미밴드2’는 심박 수 측정과 만보계, 수면량 측정 등의 기능을 탑재한 가운데 알고리즘을 개선해 활동 기록의 정확성을 높였다는 게 샤오미의 설명이다. 액정과 심박 센서 등이 추가됐지만 배터리 효율을 55% 높여 기존 10일이 한계였던 사용 시간을 20일로 늘렸다. 방수와 방진 기능도 갖췄다. 가격은 149위안(2만 7000원)으로 기존 ‘미밴드’에서 두 배 이상 올랐지만 여전히 ‘가성비 최고봉’이다. 웨어러블 시장 점유율 1위인 핏비트가 지난 4월 내놓은 ‘알타’도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알타는 ‘스마트 트랙(Smart Track) 자동 운동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일립티컬과 사이클링, 달리기, 걷기 등 기본적인 운동은 물론 축구, 농구,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알아서 감지하고 기록한다. 사용자가 직접 주간 운동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도록 하는 ‘운동 목표 설정하기’ 기능도 갖췄다. ‘활동 알림 기능’은 매 시간 250씩 걷도록 알림으로 알려준다. 국내 출고가는 18만 9000원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미세먼지 대책 ‘고등어 타령’ 할 때 아니다

    요즘 같아서는 살아가는 일이 시시각각 살얼음판 걷기다. 생필품에 유해 화학성분이 어디에 얼마나 들었는지조차 모르고 사는 것도 기막힌데, 마시는 공기까지 걱정해야 하는 판이다. 그 걱정이 날마다 커지기만 하니 안 그래도 미세먼지에 답답한 가슴이 더 막힌다. 대기 질(質)을 개선하는 일이 하루아침에 요술 방망이 두드리듯 해결될 일이야 물론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미세먼지에 속수무책 당하는 시민들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안다면 이렇게 무대책으로 세월을 보내지는 못할 것이다. 환경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책임 부처들은 연일 엇박자 대책만 내놓고 있다. 환경부는 경유에 세금을 올리자 하고, 기재부는 경유 차량에 붙이는 환경개선부담금을 올리자는 식이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응하는 정부의 기본자세부터 미덥지 못하다. 얼마 전까지도 정부는 중국 탓만 하며 손을 놓고 있다시피 했다. 그러다 미세먼지의 주범이 경유차라는 지적이 높아지자 이제는 앞뒤 없이 경유 차량에만 매달리는 모양새다. 경유값을 올리든 환경개선부담금을 늘리든 서민 가계에 부담이기는 매한가지다. 경유값을 올리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분위기이니 벌써부터 증세 논란이 뜨겁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단 줄은 삼척동자도 안다. 미세먼지를 줄일 근본대책은 고민하지 않고 덜컥 경유값부터 올리겠다니 불만 여론이 높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차원적 대책도 딱한데, 환경부가 고등어나 삼겹살 굽는 연기가 심각한 초미세먼지라며 규제 운운하니 국민 질타가 쏟아진다. “메르스 사태는 낙타 탓, 미세먼지는 고등어 탓하나”라는 원성이 안 들리는지 궁금하다. 국무총리실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옥시 파동 수습에도 컨트롤타워가 되겠다더니 총리실이 전면에 나선 장면을 본 적이 없다. 조만간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겠다면 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라도 열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각 부처의 입장을 신속히 조율해서 국민들의 건강과 미래 환경을 지켜줄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당장 경유값 인상에만 종합대책의 초점을 맞춰서는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화력발전, 중국발 황사 등 미세먼지 발생 경로는 다양하다. 경유차가 문제라면서 정작 기업의 역할은 논의 범주에 넣지 않는 대책도 설득력이 없다. 자동차 업체들부터 경유차에 미세먼지 저감장치를 달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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