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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구 통일로12길 등 3곳 ‘걷기 좋은 길’로

    종로구 통일로12길 등 3곳 ‘걷기 좋은 길’로

    “걸으면 걸을수록 행복해지는 종로로 오세요.”서울 종로구는 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도시 조성을 목표로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사업을 확대한다고 21일 밝혔다. 총 7억원을 투입해 통일로12길, 인사동4길과 삼일대로30길, 종로31길 등 관내 총 3개 지역 도로를 대상으로 보행자 우선도로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보행자 우선도로는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폭 10m 미만의 생활도로 중 보행자 안전과 편의를 우선 고려해 만든 길을 말한다. 통일로12길 구역(그림)은 통일로12길 2(행촌의원)에서 통일로12길 23(독립문초등학교 정문 앞) 130m 구간과 사직로 5(대성집 도가니탕)에서 통일로12길 14(서울영천교회 앞 삼거리) 100m 구간이다. 이 길은 돈의문 뉴타운에 입주한 주민들의 자녀가 다니는 독립문초등학교 및 대신고등학교의 등·하굣길 보행 동선이기도 하다. 관계자는 “기존 양방통행이던 통행 방법을 일방통행으로 변경한 만큼 통일로12길을 통과하는 교통량이 줄어 사고 발생 확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 650㎡를 보도블록으로 포장함으로써 차량 운전자가 포장된 도로를 통과할 때 차도가 아닌 보도로 인식하게끔 해 스스로 속도를 낮추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인사동4길 및 삼일대로30길(인사동4길 1~돈화문로 67), 종로31길(종로 203~창경궁로 120, 보령약국~종로플레이스)도 인사동길과 돈화문로에서 유입되는 인구로 평소 보행량이 많은 곳이다. 구는 이곳이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불명확하고 아스콘 포장 상태가 불량해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고 보고 오는 11월까지 보행자 우선도로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앞으로도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불편을 초래하는 작은 것부터 세심하게 찾아내 지속적으로 정비·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돌아온 ‘반미니’ 시즌, 이것만은 꼭 지키세요

    돌아온 ‘반미니’ 시즌, 이것만은 꼭 지키세요

    꽃샘추위도 물러나고 봄기운이 감돌면서 야외 운동에 나서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졌다고 겨우내 경직됐던 관절과 근육을 갑자기 쓰면 오히려 몸을 다치기 쉽다. 봄철을 맞아 대표적인 야외 운동 주의점을 알아봤다. 1. ‘반미니’로 대표되는 한강 자전거 라이딩 저비용으로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의 대표 자전거 타기. 서울·경기권에서는 주말 여가 생활로 이른바 ‘반미니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한강 반포대교 옆 편의점 ‘미니스톱’에서 한강의 정취를 느끼며 즉석 라면 등 간식을 먹고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문화를 뜻한다.하지만 단순하고 쉬워보이는 자전거도 건강하게 타기 위해서는 몇가지 주의점을 익혀 타는 게 좋다. 우선 자신이 사용할 자전거를 체형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안장의 높이는 본인이 직접 안장에 앉아 페달에 발을 얹고 가장 아래로 내렸을 때 다리가 완전히 펴지거나 약간 구부러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손잡이 높이는 안장에 앉아 팔꿈치를 살짝 굽힌 상태로 잡을 수 있는 높이가 알맞다.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하체를 중심으로 한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주행 시에는 저단 기어로 힘들게 페달을 밟을 경우 무릎연골과 주변 근육에 부담이 쌓일 수 있기 때문에 경쾌하게 달릴 수 있는 수준으로 기어를 조절해가며 달려야 한다. 주행 중에 무릎이 뻐근해진다면 종종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무릎에 가는 부담을 조절한다. 또한 주행 중 몸의 자세를 꾸준히 신경 써 관절에 손상을 입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 양쪽 다리는 전방을 향해 11자가 되도록 유지하고, 무릎이 안쪽으로 모이거나 바깥으로 벌어지면 고관절과 무릎, 발목 등에 무리가 온다. 팔꿈치는 적절히 구부려 준다. 팔을 쭉 뻗은 채 손잡이를 잡고 주행하면 팔꿈치에 무리가 갈 수 있으며 고르지 못한 노면을 달리면 어깨까지 통증이 전달 될 수도 있다.사이클 선수들처럼 허리를 심하게 굽힌 채 달리는 것은 금물이다. 이런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관절에 부담이 가고 척추에 많은 무게가 실린다. 반대로 허리를 지나치게 꼿꼿이 세워도 요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당히 구부려줄 필요가 있다. 주행할 도로의 상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허리디스크 환자의 경우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면 허리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무릎이 안 좋다면 급한 경사를 올라가는 코스를 피해야 한다. 주행 거리를 결정할 때는 본인의 체력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 왕복 가능 거리를 가늠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멀리까지 움직이면 복귀 시 체력이 부족해 곤경에 빠질 수 있다. 봄철에는 1~2시간 안에 왕복할 수 있는 거리가 적당하다.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타는 도중이나 타고난 후에 허리, 무릎, 골반, 발목 등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적 진단을 받아야 한다. 2. 문화가 된 조깅과 마라톤 별도의 장비나 훈련 없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조깅 역시 봄철 인기 운동 종목이다. 여기에 다양한 콘셉트의 마라톤 대회도 늘어나면서 마로톤 동호회도 증가세다. 그러나 쉽게 보이는 만큼 초보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주의사항들이 있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먼저 본격적으로 조깅을 시작하기 전에 전문의 상담을 받아 부상이나 기타 건강문제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게 좋다. 구체적인 운동 계획을 세울 때에는 목표량을 과도하게 세우지 않도록 주의한다. 무리하게 달리면 발 아래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족저근막이나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유발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이나 아킬레스건염에 걸리면 한동안 운동은 커녕 걷기조차 힘들게 된다. 조깅에는 비교적 장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적절한 전용 신발을 착용하는 것은 부상을 막기 위해 필수다. 발에 잘 맞는 달리기용 신발을 신으면 아킬레스 건 부상 위험이나 발의 전체적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반면 바닥이 단단한 테니스화나 낡은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발에 과도한 충격이 가해지면 뼈 일부분에 충격이 누적돼 발생하는 ‘피로골절’을 일으킬 수 있다.운동 장소로는 어두운 곳은 피해야 한다.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울퉁불퉁한 노면을 달릴 경우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발을 헛디뎌 발목염좌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빠르게 달리던 중 급하게 정지하거나 정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출발해도 염좌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아직 기온이 완전히 높아지지 않은 지금 시점에 조깅을 하려면 특히 준비운동이 중요하다. 기온이 낮으면 몸의 근육이 긴장해 부상을 입기 쉽다. 운동 후에는 소모된 칼로리와 수분을 적절한 음식 섭취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 고기와 통곡물을 많이 섭취하고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단국대 의대 비만클리닉, ‘루미다이어트’ 관련 임상시험 결과 발표 눈길

    단국대 의대 비만클리닉, ‘루미다이어트’ 관련 임상시험 결과 발표 눈길

    루미다이어트는 신개념 라이트테라피(Light Therapy)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내 최초의 스마트한 웨어러블 다이어트 벨트로 잘 알려져 있다. 루미다이어트 측은 지난해 10월 단국대 의대 비만 클리닉 4주간의 임상실험을 통해 실험군에서 최대 4.5cm까지 허리둘레가 감소하는 놀랄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임상실험은 16세 이상 65세 이하 신체건강한 4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실험군 20명, 대조군 20명) 참가자들은 식습관을 그대로 유지를 하는 가운데 실시됐다. 결과는 실험군에 한해 운동 전 루미다이어트를 복부에 착용하고 1회 30분 일주일에 3회 사용 후 30분정도 유산소운동(빠르게 걷기)를 실시해 얻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참가자들은 실험 전과 실험 후 2주차와 4주차에 체중과 허리둘레를 측정하고 실험 전/후 Fat CT촬영을 통해 객관적인 임상결과를 도출해 냈다, 임상실험결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객관적으로 통제된 실험환경에서도 실험군(루미다어이트 사용자)은 몸무게와 허리둘레가 공히 감소한 반면 대조군(루미다이어트 미사용자)은 둘 다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요컨대 실험군의 평균 몸무게가 -0.29kg으로 크게 감소하지 않았음에도 허리둘레가 -1.59Cm 감소했고 최대 -4.5Cm가 감소한 것으로 미뤄볼 때 복부 주위에 LED를 통한 국소적 지방감소의 효과가 비교적 큰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 루미다이어트 관계자는 “이 결과는 루미다이어트의 효과를 입증한 사례라 할 수 있다”면서 “실험군의 50%에 가까운 9명이 2cm이상 허리둘레가 감소한 반면 대조군은 단지 3명만이 감소해 루미다이어트 사용 여부에 따라 결과의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로 자체개발한 LFRT(Light Fat Reduction Technology) 기술을 앞세운 루미다이어트는 라이트 테라피 기술을 이용한 국내 유일의 개인용 복부관리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김사랑씨를 모델로 발탁,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최근 CJ오쇼핑에서 12회 매진으로 눈길을 끌고있다. 현재 국내에서 한정수량으로 판매 중이며 CJ오쇼핑에서 연속 12회 매진을 기념해 오는 3월 19일 오후 2시50분부터 CJ오쇼핑를 통해 방송 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강원의 봄, 축제로 꽃피다

    강원의 봄, 축제로 꽃피다

    “방태산 고로쇠, 동강 할미꽃, 양구 곰취축제에 초대합니다.” 봄을 알리는 축제가 강원도 산골마을 곳곳에서 펼쳐진다. 13회째를 맞는 미산계곡 방태산 고로쇠축제가 18~ 19일 이틀간 인제군 상남면 미산1리 마을회관 일대에서 열린다. 방태산 고로쇠 수액은 해발 1400m에서 자생하는 30~80년생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한다.●인제 방태산 고로쇠축제 내일 개막 전국에서 가장 먼저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인제지역에서는 방태산을 비롯해 남북리, 가아1리 등 10개 마을의 국유림과 상수내리, 미산리 등 청정산림지역에서 4월까지 채취한다. 방태산 고로쇠는 단맛이 적고 나트륨, 철분, 마그네슘 등 무기물이 풍부해 인기다. 특히 칼슘과 칼륨이 생수보다 20배 이상 많아 ‘골리수’라고도 불린다. 고혈압뿐 아니라 비만 억제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는 ‘웰빙축제, 힐링축제, 화합의 마당’을 주제로 고로쇠 수액 채취체험, 미산약수 숲길 걷기, 민속놀이 체험, 산촌먹거리 장터 등 산촌마을의 향수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축제장에서는 갓 채취한 최상품 고로쇠 수액이 정가보다 10% 할인한 1.5ℓ(12병) 5만 5000원, 1.5ℓ(6병) 2만 8000원, 0.9ℓ(10병) 2만 8000원, 0.5ℓ(18병) 3만원에 판매한다.●정선 할미꽃축제엔 산골추억 가득 동강 바위틈에 수줍게 피는 할미꽃을 테마로 한 정선군 동강 할미꽃축제도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동강생태체험학습장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동강할미꽃 식재·증식·모종 판매, 농촌문화 즐기기, 동강변 봄나들이, 아리랑 창극, 정선아리랑 소리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동강할미꽃은 동강 주변 ‘뼝대’로 불리는 바위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생태보전지역 동강할미꽃 마을에서 생산되는 산나물을 비롯해 약초, 장류, 잡곡 등 농·특산물 판매장과 전통음식 먹거리관도 운영된다. 동강할미꽃으로 유명한 정선 귤암리 마을은 동강 최상류 지역으로 생태보전지역 및 자연휴식지로 지정돼 있다. 세계 유일종인 동강할미꽃을 비롯해 수달, 어름치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자연생태 학습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양구 곰취축제 건강 산나물로 인기 쌉싸래하고 건강 산나물로 인기인 양구 곰취축제는 5월 4~7일 양구읍 서천 레포츠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는 곰취와 산양삼 현장 채취 체험을 비롯한 목공예 체험, 맨손 고기잡기, 백토 도자기 만들기, 곰취 쿠키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코너가 진행된다. 곰취는 주산지인 대암산 곰취가 유명하다. 전창범 양구군수는 “양구 곰취나물을 널리 알리고 재배농가의 생산의욕을 높이기 위해 2004년부터 해마다 5월에 축제를 연다”면서 “요리 전문가가 만드는 곰취 음식을 무료로 맛볼 수도 있는 추억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인제·정선·양구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고요한 섬…오롯한 봄 오롯한 쉼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고요한 섬…오롯한 봄 오롯한 쉼

    중국 관광객이 나라 안에서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 탓에 여기저기서 걱정과 한숨이 늘어갑니다. 금전 손실만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가장 극적인 곳은 제주입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팔할 이상이 중국인이었으니 그 상실감과 위기감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여행자 입장에서 보면 상황은 다소 달라집니다. 수조원과 고요를 맞바꾼 듯한 느낌이랄까요. 제주 어디를 가도 북적대는 모습을 찾기 어렵습니다. 머지않아 중국인은 다시 돌아올 겁니다. 제주 같은 매력을 가진 곳은 흔하지 않으니까요. 말 그대로 시간문제겠지요. 뒤집어 보면 이는 지금이 제주 여행의 적기란 뜻도 될 겁니다.놀라웠다. 성산일출봉에서 중국말이 사라지다니. 성산일출봉은 제주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늘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댔다. 한국말보다 중국어가 더 잘 들릴 정도였다. 다소 거슬리기까지 하는 중국말이 사라지니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사실 놀라운 일은 제주에 올 때부터 있었다. 제주행 비행기가 정시에 출발해 정시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고도 못 믿을 지경이다.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 게다가 항공기에 오르내리는 총 4번의 과정 내내 브리지(탑승교)를 이용할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 탑승해야 하는 불편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성산일출봉과 이웃한 광치기해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도 중국인이 사라졌다. 정말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되찾은 건 적요다. 몇몇 관광객은 방석을 깔고 조용히 앉아 참선하며 고요를 즐겼다. 사실 이것이 제주의 본질일 터다. 그동안 우리는 이런 풍경을 잃고 있었던 거다.귀동냥 삼아 제주관광공사에 물었다. 3월에 가볼만한 곳이 어디냐고. 공사 측이 추천한 곳들을 중심으로 제주를 돌아봤다. ‘놓치면 후회할 꽃삼월의 제주’가 주제다. 가슴 가득 봄을 담기에 꽃밭만한 곳이 있을까. 제주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는 역시 유채꽃이다. 함덕해변을 낀 서우봉 언덕은 해마다 봄이면 유채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비췻빛 바다와 노란 유채꽃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올해는 유채꽃 개화가 늦어 아직 만개한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시리도록 파란 바다와 더불어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서우봉을 에둘러 도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바다를 발아래 두고 자박자박 걸을 수 있다. 서우봉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과 동쪽 오름들이 한눈에 담긴다. 서귀포 ‘화순서동로’에는 약 5㎞에 걸쳐 유채꽃이 가득하다. 이 일대 유채꽃 역시 이번 주말부터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라 정차하기보다는 천천히 드라이브하면서 꽃길을 감상하는 게 훨씬 인상적이다. 화순서동로 유채꽃길은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 트레일’(B코스)의 일부다. 화순곶자왈 지대를 가로지르며 숲과 유채꽃을 즐길 수 있다. 중산간 쪽에서는 표선면 가시리의 녹산로 일대가 손꼽히는 유채꽃 명소다. 가시리 마을 진입로부터 10㎞ 구간이 핵심이다. 한때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던 가시리 녹산로는 조선시대 최고의 목마장이던 녹산장과 갑마장을 관통하는 길이다. 봄이 절정에 이를 무렵이면 발아래는 유채꽃이, 머리 위엔 벚꽃이 피는 그림 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18~19일엔 서귀포 유채꽃 국제 걷기대회가 열린다. 운동 삼아 꽃 구경에 나서자는 게 대회의 취지다. 첫날은 중문관광단지에서 안덕까지, 둘째 날은 중문에서 강정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걷는다.온평리 포구는 조용하고 평온한 마을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최근 제2 제주공항 부지로 선정되면서 마을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풍파가 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온평리의 옛 이름은 열온이다. 연을 맺은 곳이라는 뜻이다. 탐라의 시조로 꼽히는 고, 양, 부 삼신인이 벽랑국에서 떠내려온 세 공주를 맞으러 나간 곳도 이 온평리 바다라고 전해진다. ‘황로알’은 세 공주가 배에서 내릴 때 노을에 비친 바닷가 돌이 황금색으로 빛났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황로알 주변엔 검은 돌이 장벽을 이루고 있다. 환해장성이다. 오래전 왜구 등을 막기 위해 쌓은 것으로 새마을운동으로 훼손됐다가 30년 전 복원됐다. 이 밖에 생선 기름을 이용해 불을 밝히던 도대(전통 등대), 주민들의 생명수였던 용천수, 말발자국 등 볼거리가 제법 많다. 이웃한 혼인지는 온평리의 ‘연관검색어’ 정도 되는 곳이다. 삼신인들이 혼례를 올리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연못으로, 제주도 기념물(17호)이다. 중산간 일주도로를 따라 가면 나온다. 이맘때 제주 갯가 마을을 돌다 보면 굿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를 영등굿이라 부른다. 제주 사람들은 음력 2월을 영등달이라 부른다. 영등신(영등할망)이 변덕스러운 날씨와 꽃샘추위를 몰고 온다는 달이다.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날씨 변화가 심해 항해를 꺼리는 등 금기시하는 일도 많은 시기다. 사실 영등신은 우리나라 갯마을 전체에 분포하는 민간신앙이다. 영등할망을 잘 대접해야 한 해 농사도 잘된다는 생각은 어디나 공통적이다. 다만 뭍의 영등신앙이 다소 희석된 반면, 늘 바다에서 ‘바람신’과 함께 살아야 하는 제주에선 여전히 마을공동체의 신앙으로 전승되고 있다. 바닷가 특유의 풍습을 엿보려면 마을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서둘러 지나치지 말고 해녀당이나 본향당 등을 꼼꼼히 살피며 돌아보길 권한다.이번 여정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하도, 세화 일대 해변이다. 이제 개발의 ‘삽질’이 멈춰주길 바라는 곳 중 하나로, 얼마 남지 않은 제주 특유의 풍경이 그나마 이 일대에 남아 있다. 하도는 구좌읍에 속한 해안마을이다. 별방진성이 대표적인 볼거리다. 오래전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성이다. 별방(別防)은 하도리의 옛 지명이다. 성 둘레는 1㎞ 남짓. 높이는 3.5m에 이른다. 검은 돌을 쌓아 올린 성벽도 멋들어지지만 더 인상적인 건 주변 풍경이다. 성벽을 딛고 서면 마을 안쪽의 밭담들이 검은 물결처럼 넘실댄다. 검은 돌담과 노란 유채꽃이 소박하게 어울렸다. 세화해변에선 벨롱장이 열린다. 벨롱장은 제주말로 ‘불빛이 멀리서 반짝이는 모양’이란 뜻이다. 제주 문화가 집약된 벼룩시장이라 보면 틀림없겠다. 오래전부터 살아온 주민과 도시에서 옮겨온 이주민들이 저마다 독특한 토산품들을 내놓는다. 그 덕에 지역 주민과 여행자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 같은 시장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에 열린다. 전통 5일장도 볼만하다. 끝자리가 0과 5인 날에 열린다. 바닷가 풍경도 곱다. 사파이어 빛 바다와 고운 모래, 불퉁하고 검은 갯바위가 보기 좋게 어우러졌다. 협재, 함덕 등 물빛 곱기로 이름난 해변들과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은 풍경이다. 모래톱엔 ‘단물탕’이 두 개 남아 있다. 용천수를 활용한 마을 공동목욕탕이다. 바닷가 쪽이 남탕, 마을 쪽이 여탕이다. 단물은 민물을 뜻한다. 논짓물이라고도 불린다. 단물탕은 썰물 때만 들어갈 수 있다. 바닷물이 빠지면 모래 위로 단물이 졸졸 흐른다. 지금은 사람이 없지만, 여름엔 관광객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찬다. angler@seoul.co.kr
  • 설리, 즉문즉답 통해 공개한 취향 “좋아하는 것? 걷기, 소주, 밤”

    설리, 즉문즉답 통해 공개한 취향 “좋아하는 것? 걷기, 소주, 밤”

    배우 설리가 즉문즉답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공개했다. 지난 14일 패션잡지 마리끌레르 코리아 측은 “#마리스타 설리가 진리. 이렇게 예쁘기 있기 없기? 설리는 있기”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 한 개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설리가 한 제작진과 ‘즉문즉답’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방식이다. 설리는 걷기와 뛰기 중 걷기를, 와인과 소주 중 소주를 택했다. 아침과 밤 중에서는 망설임 없이 밤을 선택했다. 핑크와 레드 중에서는 고심 끝에 레드를 선택했으며, 목걸이와 귀걸이 중에는 목걸이를 택했다. 양갈래 머리를 하고 진한 립스틱으로 메이크업을 완성한 설리는 고심하는 과정에서 귀여운 표정을 지어 귀여운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사진=마리끌레르 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요 속 풍요… 네 섬에 가고 싶다

    고요 속 풍요… 네 섬에 가고 싶다

    고흥 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소록도가 목적지다. 학생 자녀가 있는 경우 우주센터가 있는 나로도 일대가 추가되는 정도다. 그러니 주변의 수많은 경관들은 일별할 틈도 없이 지나치게 된다. 특히 작은 섬들이 그렇다. 고흥 주변 ‘섬 속의 섬’을 추렸다. 내 발자국 소리에 내가 놀랄 만큼, 궁극의 적요 속에 머물 수 있는 곳들이다.●폐허도 예술로 만들다… 미술 섬 꿈꾸는 연홍도 연홍도는 거금도를 거쳐야 들어갈 수 있는 섬이다. 섬의 모양새가 바다에 뜬 연(鳶)과 같다 해서 연홍도다. 50여 가구 80여명이 사는 작디 작은 섬이다. 연홍도는 미술섬을 꿈 꾼다. 주민들이 나서 집 담장을 벽화로 장식했고, 섬 곳곳에 작은 조형물도 세웠다. 선창가 집은 사진박물관으로 변했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내놓은 추억의 사진들이 박물관을 채우고 있다. 흉물처럼 남아 있던 김 가공 공장 역시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했다. 섬 남쪽 끝에서 북쪽 끝을 잇는 둘레길도 만들어졌다. 가장 큰 자랑거리는 섬마을 미술관이다. 선착장을 지나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동백나무 무성한 해수욕장이 나온다. 그 오른쪽으로 ‘연홍미술관’이 서 있다. 화가 선호남씨(55)가 폐교된 금산초등학교 연홍분교장을 2006년 미술관으로 조성한 것이다. 하지만 2012년 태풍 ‘볼라벤’이 섬을 휩쓸면서 미술관도 폐허가 됐다. 연홍미술관은 지금 예술의 옷을 다시 입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4월 7일 ‘섬 여는 날’에 맞춰 재개관할 예정이다. 연홍도는 거금도 서쪽 끝 신양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닿는다. 완도 쪽의 금당도 등 아름다운 섬들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엄마같은 득량만… 드넓은 갯벌 품은 우도 고흥 사람들에게 어머니 품 같은 바다가 득량만이다. 온갖 갯것들을 아낌없이 내준다. 우도는 그 득량만의 안쪽 깊숙한 곳에 떠 있는 작은 섬이다. 고흥군에서 벌인 ‘관광테마의 섬’ 개발사업 이후 ‘가족의 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우도는 남양면 중산리의 길이 1.2㎞ 노둣길을 통해 뭍과 연결돼 있다. 노둣길은 하루 두 번, 썰물 때 열린다. 소형 차량은 오갈 수 있지만, 큰 차는 다소 버겁다. 물때표(www.badatime.com/s-235-0.html)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필수다. 노둣길 양옆으로는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서정적인 갯벌이다. 한 주민에 따르면 “예전에 이곳에서 캔 굴이 말도 모더게(못하게) 좋았”단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갯것들을 캐며 살아가고 있다. 3㎞ 정도의 해안선을 따라 일주도로가 조성돼 있다. 남도 바다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산책로다. 반짝이는 갯벌과 그 너머의 회색빛 바다가 눈부시다. 섬 주변으로는 구렁섬과 각도 등 무인도들이 별처럼 떠 있다. 섬 가운데엔 전망대도 세웠다. 여기서 맞는 저물녘 풍경이 아름답다. 고흥 10경 가운데 하나인 ‘중산 일몰’이 바로 이 바다에서 펼쳐진다.●비밀의 정원에 오세요… 꽃향·쑥향 향긋한 애도 ‘쑥섬’이라 불리는 애도(艾島)는 전남도 제1호 민간정원이다. 덜 알려진 민간 부문의 정원을 발굴해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프로그램의 첫 번째 대상인 셈이다. 애도는 나도로항 바로 맞은편에 있다. 딱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다. 별칭에서 보듯 섬엔 쑥이 많이 자란다. 해안선 길이는 3.2㎞ 정도. 스무명 남짓한 주민이 깃들어 산다. 규모는 작아도 볼거리는 제법 풍성하다. 동백, 후박나무 등 난대림이 울창한 당숲, 사연 많은 바위들, 등대길 등이 섬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핵심 볼거리는 ‘쑥섬정원’이다. 한 부부와 마을 공동체가 16년 동안 애면글면 가꾼 비밀의 정원이다. 거제 외도의 식물원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하고 단아한 꽃들과 만날 수 있다. 봄이 되면 ‘사랑의 돌담길 걷기’ ‘내 화분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전망 좋은 카페에서 문화공연 등도 열릴 터다. 애도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은 올 연말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애도의 들머리인 나로도항은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삼치 파시’로 유명한 항구였다. 지금은 예전만 못해도, 삼치의 본향답게 숙성된 삼치를 맛볼 수 있는 업소들이 선창 주변에 늘어서 있다.●팔영대교 휙 넘어가면… 검은 돌 반짝이는 적금도 영남면 우천리 갯가에 서면 바다 위로 긴 다리 하나가 걸개그림처럼 떠 있다. 지난해 말 개통된 팔영대교다. 고흥에서도 빼어난 해안 풍경으로 이름난 영남면이니 다리 주변 풍경의 아름다움이야 더 말할 게 없다. 팔영대교를 날 듯이 넘어가면 적금도다. ‘쌓을 적’(積) 자에 ‘쇠 금‘()자를 쓴다니 마을 주민들의 살림살이가 예부터 퍽 요족했던 모양이다. 엄밀히 따지면 적금도는 여수시 화정면에 딸린 섬이다. 하지만 생활여건은 고흥에 가깝다. 여기에 팔영대교까지 개통됐으니 사실상 고흥에 딸린 섬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다. 뭍으로 가는 다리가 놓였지만 적금도 주민들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섬을 오가는 외지인들도 덩달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흥과 여수 사이 섬들에선 지금 교량공사가 한창이다. 모두 11개의 다리가 놓이고 나면 고흥과 여수는 하나로 연결된다. 팔영대교는 그중 첫 번째 다리다. 관광객이라야 한 해 몇 명에 불과했던 적금도지만 머잖아 뭍의 습속이 밀려들면 섬 문화도 많이 달라질 터다. 적금도 길이는 남북 2.5㎞ 정도다. 해안가에는 검은 자갈이 햇살에 반짝인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 가방 ●쁘띠프랑스 11일부터 피노키오 1500회 축제 쁘띠프랑스가 11일~4월 16일 마리오네트 ‘피노키오’ 인형극 1500회 공연 기념 축제를 연다. 2013년 10월 시작된 ‘피노키오’ 인형극은 국내 최초의 마리오네트 인형극이다. 짧은 인형극을 직접 만들어보는 ‘기뇰 체험’, 마리오네트 인형을 직접 조정하는 ‘마리오네트 조종 체험’ ‘유럽 동화 의상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오르골 시연, 마리오네트 댄스 퍼포먼스 등 무료 공연들도 펼쳐진다. ●새달 1일 청양 고운식물원서 새우란 전시회 ‘새우란·광릉요강꽃 전시회’가 4월 1일~5월 16일 충남 청양 고운식물원에서 열린다. 금새우란, 신안새우란, 한라새우란 등 국내 자생 새우란과 중국, 일본 등에서 수집된 희귀 새우란 150여종이 전시된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식물인 광릉요강꽃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고운식물원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식물보전기관으로 37㏊에 이르는 숲 전체가 다양한 테마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이용 시간은 오전 8시~오후 6시다. (041)943-6245. ●16일부터 에버랜드 튤립축제에버랜드 튤립 축제가 16일~4월 23일 열린다. 튤립, 수선화 등 100여 종, 120만 송이의 봄꽃이 에버랜드를 수놓는다. 하나의 꽃잎에서 두 가지 색상을 보이는 30여 종의 튤립 신품종과 ‘도베르만’ 등 희귀 튤립 품종을 만날 수 있다. 브라질 리우 등 세계적인 카니발의 열정을 담은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 시즌2’와 멀티미디어 불꽃쇼 ‘주크박스 <더 뮤지컬>’ 등 대표 공연들도 31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 응답하라 1985...중산층 상징 ‘쏘나타’의 진화

    8일 현대차 ‘쏘나타 뉴라이즈’가 공개된다. 2014년 출시된 7세대 ‘LF쏘나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현대차는 신차 수준의 변신을 통해 과거 위상을 되찾겠다는 계획이지만, 경쟁 차종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판세를 뒤집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쏘나타는 1980년대 중산층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아버지 세대가 타는 차’ ‘택시 전용’ 등의 이미지가 강해졌다. 30년 넘는 역사를 지닌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의 슬픈 현실이다. 이번에 현대차가 가장 신경을 쓴 것도 젊은 브랜드로의 탈바꿈이다. 중형 세단의 구매 계층이 40~50대에서 30대로 내려온 만큼 30대 고객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3년 만에 새로워진 쏘나타가 위기의 현대차를 구해낼 수 있을까. 시계를 34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1983년 현대차는 포니에 이어 두 번째 고유 모델인 중형차 ‘스텔라’를 내놓았다. 1400cc, 1600cc의 두 모델 모두 인기를 끌자 현대차는 2년 뒤인 1985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기로 했다. 스텔라의 기본 차체에 1800cc와 2000cc의 엔진(시리우스 SOHC)을 얹히기로 한 것이다. 자동 정속주행장치, 파워핸들, 파워브레이크, 자동조절 시트, 전동식 리모컨 백미러 등 당시로서는 첨단 사양을 적용하고, 5단 변속기도 탑재했다. 차명은 ‘소나타’로 정했다. 1호차 주인공은 배우 신성일씨. 그때만 해도 소나타는 고급 승용차에 속했다. 그러나 소나타는 어감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3개월 만에 ‘쏘나타’로 개명됐다. 쏘나타의 전성 시대는 2세대 모델이 출시된 1988년부터다. 기존의 깍두기 모양의 각진 디자인을 벗어나 공기 역학을 중시한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도입했다. 후륜구동 대신 전륜구동을 택한 것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기존 엔진에 2400cc(시리우스 SOHC)를 추가했다. 출시 첫해인 1988년 11월 중형차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에 수출되기도 했다. 1991년 2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뉴 쏘나타’는 곡선미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급 대형차에 적용된 DOHC 엔진을 최초로 장착하고, 중형 택시 시장을 겨냥해 액화석유가스(LPG) 모델도 출시했다. 1993년 3세대 모델인 ‘쏘나타II’는 국산 중형차의 대중화 시대를 연 모델로 꼽힌다. 33개월동안 60만대가 팔렸다. 브레이크 잠김방지장치(ABS), 전자식 서스펜션(ECS) 등의 첨단 사양이 적용되면서 성능 면에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3년 만에 나온 부분변경 모델 ‘쏘나타III’는 전투기 분사구를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 등 전면부 디자인의 대변신을 시도했다. 1996년 모스크바 모터쇼에서 최우수 자동차에 선정되며 상품성을 인정받은 쏘나타는 출시 1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출시된 4세대 모델 ‘EF쏘나타’는 연미복을 차려 입은 영국 신사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관심을 모았다. 쏘나타 앞에 붙은 ‘EF’(Elegant Feeling) 역시 우아한 느낌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175마력의 2500cc 델타엔진과 인공지능 하이벡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면서 국내 기술력을 뽐낸 차다. 2001년 부분변경 모델인 ‘뉴EF쏘나타’는 3년 뒤 미국 JD파워가 선정하는 신차품질조사에서 중형차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외신에서는 ‘지구는 평평하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한국 차의 선전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2004년 5세대 모델인 NF쏘나타는 현대차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반열에 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차량으로 꼽힌다. 26개월의 개발 기간 동안 2900억원을 쏟아부었다. 차체 크기를 늘리고, 차체자세제어장치 등 안전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3.3 람다 엔진과 2.0 디젤 엔진 등 라인업을 다양화한 점도 특징이다. 2004년 9월부터 약 4년 동안 34만대 판매됐다. 2007년 부분 변경 모델인 ‘쏘나타 트랜스폼’은 2년간 약 22만대 팔리며 신차보다 연평균 더 많은 판매를 달성한 진기록을 달성했다. 2009년 6세대 모델인 YF쏘나타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로 불리는 역동적이고 유려한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이전 모델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로 엿보였지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계기가 됐다. 국내 최초의 중형 하이브리드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도 YF쏘나타가 시초다. 하지만 YF쏘나타는 부분 변경 모델 없이 곧바로 7세대 모델인 LF쏘나타로 넘어갔다. 2014년 3월 선보인 LF쏘나타는 기본기에 충실한 차답게 주행성능을 높이면서 정제된 디자인을 반영했다. 가솔린 터보 엔진,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총 7가지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813만 9020대다. 현대차는 “813만대를 일렬로 세우면 그 길이만 3만 9024㎞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차의 역사를 함께 한 쏘나타가 다시 한 번 변신을 예고했다. 기존의 육각형 ‘헥사고날 그릴’을 버리고 벌집 형태 문양을 보다 촘촘하게 배치해 더 웅장한 느낌을 주는 ‘캐스캐이딩 그릴’로 승부수를 건다. 쏘나타에 앞서 캐스캐이딩 그릴을 도입한 신형 그랜저는 일단 초반 성적은 괜찮다. 3개월 연속 1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응답하라 1985...중산층 상징 ‘쏘나타’의 진화

    응답하라 1985...중산층 상징 ‘쏘나타’의 진화

    8일 현대차 ‘쏘나타 뉴라이즈’가 공개된다. 2014년 출시된 7세대 ‘LF쏘나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현대차는 신차 수준의 변신을 통해 과거 위상을 되찾겠다는 계획이지만, 경쟁 차종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판세를 뒤집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쏘나타는 1980년대 중산층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아버지 세대가 타는 차’ ‘택시 전용’ 등의 이미지가 강해졌다. 30년 넘는 역사를 지닌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의 슬픈 현실이다. 이번에 현대차가 가장 신경을 쓴 것도 젊은 브랜드로의 탈바꿈이다. 중형 세단의 구매 계층이 40~50대에서 30대로 내려온 만큼 30대 고객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3년 만에 새로워진 쏘나타가 위기의 현대차를 구해낼 수 있을까. 시계를 34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1983년 현대차는 포니에 이어 두 번째 고유 모델인 중형차 ‘스텔라’를 내놓았다. 1400cc, 1600cc의 두 모델 모두 인기를 끌자 현대차는 2년 뒤인 1985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기로 했다. 스텔라의 기본 차체에 1800cc와 2000cc의 엔진(시리우스 SOHC)을 얹히기로 한 것이다. 자동 정속주행장치, 파워핸들, 파워브레이크, 자동조절 시트, 전동식 리모컨 백미러 등 당시로서는 첨단 사양을 적용하고, 5단 변속기도 탑재했다. 차명은 ‘소나타’로 정했다.1호차 주인공은 배우 신성일씨. 그때만 해도 소나타는 고급 승용차에 속했다. 그러나 소나타는 어감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3개월 만에 ‘쏘나타’로 개명됐다. 쏘나타의 전성 시대는 2세대 모델이 출시된 1988년부터다. 기존의 깍두기 모양의 각진 디자인을 벗어나 공기 역학을 중시한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도입했다. 후륜구동 대신 전륜구동을 택한 것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기존 엔진에 2400cc(시리우스 SOHC)를 추가했다. 출시 첫해인 1988년 11월 중형차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에 수출되기도 했다.1991년 2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뉴 쏘나타’는 곡선미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급 대형차에 적용된 DOHC 엔진을 최초로 장착하고, 중형 택시 시장을 겨냥해 액화석유가스(LPG) 모델도 출시했다. 1993년 3세대 모델인 ‘쏘나타II’는 국산 중형차의 대중화 시대를 연 모델로 꼽힌다. 33개월동안 60만대가 팔렸다. 브레이크 잠김방지장치(ABS), 전자식 서스펜션(ECS) 등의 첨단 사양이 적용되면서 성능 면에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이후 3년 만에 나온 부분변경 모델 ‘쏘나타III’는 전투기 분사구를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 등 전면부 디자인의 대변신을 시도했다. 1996년 모스크바 모터쇼에서 최우수 자동차에 선정되며 상품성을 인정받은 쏘나타는 출시 1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출시된 4세대 모델 ‘EF쏘나타’는 연미복을 차려 입은 영국 신사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관심을 모았다. 쏘나타 앞에 붙은 ‘EF’(Elegant Feeling) 역시 우아한 느낌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175마력의 2500cc 델타엔진과 인공지능 하이벡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면서 국내 기술력을 뽐낸 차다. 2001년 부분변경 모델인 ‘뉴EF쏘나타’는 3년 뒤 미국 JD파워가 선정하는 신차품질조사에서 중형차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외신에서는 ‘지구는 평평하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한국 차의 선전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2004년 5세대 모델인 NF쏘나타는 현대차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반열에 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차량으로 꼽힌다. 26개월의 개발 기간 동안 2900억원을 쏟아부었다. 차체 크기를 늘리고, 차체자세제어장치 등 안전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3.3 람다 엔진과 2.0 디젤 엔진 등 라인업을 다양화한 점도 특징이다. 2004년 9월부터 약 4년 동안 34만대 판매됐다. 2007년 부분 변경 모델인 ‘쏘나타 트랜스폼’은 2년간 약 22만대 팔리며 신차보다 연평균 더 많은 판매를 달성한 진기록을 달성했다.2009년 6세대 모델인 YF쏘나타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로 불리는 역동적이고 유려한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이전 모델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로 엿보였지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계기가 됐다. 국내 최초의 중형 하이브리드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도 YF쏘나타가 시초다.하지만 YF쏘나타는 부분 변경 모델 없이 곧바로 7세대 모델인 LF쏘나타로 넘어갔다. 2014년 3월 선보인 LF쏘나타는 기본기에 충실한 차답게 주행성능을 높이면서 정제된 디자인을 반영했다. 가솔린 터보 엔진,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총 7가지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813만 9020대다. 현대차는 “813만대를 일렬로 세우면 그 길이만 3만 9024㎞에 달한다”고 설명했다.이처럼 현대차의 역사를 함께 한 쏘나타가 다시 한 번 변신을 예고했다. 기존의 육각형 ‘헥사고날 그릴’을 버리고 벌집 형태 문양을 보다 촘촘하게 배치해 더 웅장한 느낌을 주는 ‘캐스캐이딩 그릴’로 승부수를 건다. 쏘나타에 앞서 캐스캐이딩 그릴을 도입한 신형 그랜저는 일단 초반 성적은 괜찮다. 3개월 연속 1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건강 증진 광진구, 100세까지 ‘팔팔’

    건강 증진 광진구, 100세까지 ‘팔팔’

    “건강하게 100세까지 사는 비결, 우리 지역에 그 답이 있습니다.”서울 광진구는 지역 내 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100세까지 살 수 있도록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 광진구보건소는 치매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한 인지건강프로그램 ‘치매 Bye 행복 Hi!’를 연중 운영한다. 광진구 치매지원센터에 등록된 경도 인지저하 노인 등을 대상으로, 음악치료, 보드게임, 후마네트(걷기 프로그램) 운동을 지원한다. 중곡보건지소는 이달부터 지역 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활기찬 운동교실’을 진행한다. 전문 영양사와 운동사가 유연성, 근력, 평형성 등 체력 측정 검사 결과를 토대로 영양·운동 상담을 한다. 군자동 주민센터는 오는 28일부터 5월 16일까지 지역 내 은둔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프로그램인 ‘집 밖 함께’를 추진한다. 방문간호사 등 ‘어르신 건강 리더’들이 집에서만 지내는 노인들을 찾아 체조, 어린이대공원 걷기, 웃음치료, 영화관람, 네일아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앞으로도 어르신 건강증진을 위해 다양한 맞춤형 사업들을 개발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류머티스 관절염’ 女 환자, 男보다 3배…발병 2년내 치료하라

    류머티스 관절염은 활막(관절을 감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인체 면역체계 기능 이상 때문에 발생한다. 다양한 연령대에서 생기지만 주로 35~50세에 집중되기 때문에 현직 공무원 중에서도 고통을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학계는 전 인구의 1% 정도가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여성 환자 수가 남성의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늦어도 발병 2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경과가 좋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중요한 질병이다. # 손발 모두 대칭적으로 생겨 정재현 고대구로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5일 “류머티스 관절염은 전문가와 상의해 꾸준히 항류머티스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만약 이유 없이 손가락이나 손목이 아프면서 부으면 류머티스 관절염을 한 번쯤 의심해 보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류머티스 관절염이 초기일 때는 손목·손가락·발목·발가락 관절 주위가 붓고 아프며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펴지지 않는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된다. 열감이 느껴지면서 피곤한 증상이 동반되면 류머티스 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왼쪽과 오른쪽 손·발 모두에서 대칭적으로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왼쪽 손목에 관절염이 생겼다가 바로 오른쪽에도 생기는 증상이다. # 수영·걷기 등 유산소운동을 만약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전신의 여러 관절에 염증이 더 많이 생기고 결국 연골, 뼈, 인대 등이 손상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완벽하게 예방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일부 환자는 ‘불치병’으로 여겨 치료를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관절염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 생활습관 개선도 필수다. 특히 체중을 줄이기 위한 저강도의 유산소운동과 식사량 조절이 필요하다. 수영, 걷기 등 본인에게 맞고 관절도 보호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 교수는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가장 필수적이고 규칙적인 운동, 체중관리, 건강한 식습관도 중요하다”며 “만약 관절 변형이 심하면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많은 환자들이 부작용을 우려해 약물 치료를 꺼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소화기 부작용을 줄인 약이 많이 개발돼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다만 통증이 줄면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7일에 7대륙 7개 마라톤 풀코스 완주 “그게 가능해?”

    7일에 7대륙 7개 마라톤 풀코스 완주 “그게 가능해?”

    미국의 48세 흑인 여성이 7일 동안 7대륙 7개 마라톤 대회 풀코스를 완주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1월 호주 퍼스(오세아니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아시아), 이집트 카이로(아프리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유럽), 미국 뉴욕(북아메리카), 칠레 푼타아레나스(남아메리카)에서 열린 대회를 거쳐 남극에서 열린 화이트 콘티넨트 마라톤을 마지막으로 모든 풀코스를 완주한 리사 데이비스. 다른 5명의 남성, 2명의 여성과 함께 이른바 ´트리플 세븐(7-7-7) 퀘스트´에 도전해 성공했다. 이렇게 7대륙에서 열린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데 정확히 7일 하고도 3분7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버지니아주 노포크의 자택에서 인터뷰한 ESPN이 지난 3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7일 넘게 소금간을 한 카라멜 에너지젤로 끼니를 때우며 호주와 이집트에서는 탱크탑만 걸친 채 뛰었고, 남극에서는 손난로와 스키마스크에 온몸을 테이프로 친친 감고, 비행기에서 나눠주는 양말까지 껴신고 달려야 했다.  기네스월드레코드는 이 희한한 기록도 인증하는데 여자 종전 기록은 열흘이 넘었다. 그녀가 사흘이나 단축한 것이다. 흑인여성으로는 최초다. 이렇게 힘든 대기록을 해낸 데이비스는 정작 어깨만 으쓱거리며 “모두 42.195㎞뿐인걸요”라고 답했다. 이어 “누구라도 기회가 주어지면 해낼 것”이라며 “난 성취감을 만끽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난 달리기를 사랑한다. 만약 달리기가 불법 약물이라면 난 치유 프로그램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만큼 중독됐다”고 털어놓았다.  295㎞를 달리는 것도 힘들었다. 카이로를 달릴 때는 자신의 이름 철자가 떠오르지 않았다. 푼타아레나스에서 뛸 때는 생각보다 춥고 힘들어 걷기도 하며 다음날까지 달렸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7대륙 마라톤을 소화하려면 무엇보다 하늘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만만찮았다. 호텔에 돌아가 샤워할 시간도 없어 후닥닥 공항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18편의 비행기를 이용해야 했고,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실제 비행시간은 42시간46분9초가 걸렸다.  하지만 수속이나 짐 찾고 환승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얼추 110시간, 닷새 가까이가 걸렸다. 첫 도전지 퍼스에 도착하려고 자신의 집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텍사스 댈러스, 호주 시드니를 경유하는 33시간110분의 비행을 견뎌내야 했다. 일주일 내내 호텔 침대에서 제대로 눈을 붙인 시간은 17시간 밖에 되지 않았다. 24년 동안 해군에서 복무하다 2010년 퇴역하고 지금은 재무관리 일을 하고 있는 데이비스는 “군 생활이 날 잘 준비시켰다”고 돌아보고 “군에서 처음 1년 동안은 거의 매일 16~17시간씩 근무했다. 한달에 한 번은 종일 근무하고 종일 쉬기도 했다. 잠을 자지 않고 뭔가 중요한 일을 하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17세에 해군에 자원 입대한 그녀는 매우 목표지향적이다. 하나의 석사학위에 박사학위도 둘이나 된다. 지난해 3월에는 버지니아주 뉴퍼트뉴스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함으로써 생애 100번째 풀코스 완주를 해냈고 지난해 가을에는 하와이에서 열린 대회에 나가 50개주에서 열린 대회를 한 번씩은 다 뛰었고, 이번에 ´트리플 세븐 퀘스트´를 달성했으니 해트트릭을 달성한 셈이라고 했다. 보통 세계 일주 마라톤을 즐기는 이들은 전세기를 이용하고 요리사와 의료진을 대동하는데 대략 4만달러(약 4600만원)가 든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1년 전 남편 윌리엄 페레스가 생일 선물로 준 1만 4000달러(약 1600만원)로 모든 대회 참가비를 충당했다. 남극 화이트 콘티넨트 마라톤은 참가비가 8000달러(약 900만원)였다. 하지만 그녀는 비행기 안에서 피로를 푸는 것이 기록 단축의 관건이라고 판단해 비행기 좌석을 1등석으로 구입해 모두 3만 6000달러(약 4100만원)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오래 전 롤러스케이트를 타다 넘어져 다친 오른 무릎을 쭉 뻗을 수 있도록 1등석 중에도 가장 넓은 여유공간이 주어지는 좌석을 고집했다.  그녀가 다음 출전하는 대회는 5월 중국에서 열리는 만리장성 마라톤. 5164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러나 그녀가 진짜 기대하는 대회는 과학자들이 최근 여덟 번째 대륙으로 발견한 질란디아, 호주로부터 떨어져나와 93%가 남태평양에 잠겨 있는 곳이다. 내년 1월 최초의 ´트리플 에이트(8-8-8) 퀘스트´가 추진 중이다. 데이비스는 마냥 들떠서 “관심있어요. 아주 관심있어요. 사로잡혔어요”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살이] 남산 통행료의 진실

    [노주석의 서울살이] 남산 통행료의 진실

    “남산터널 통행료를 계속 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명색이 서울의 도시 문화를 공부하고, 40년 가까이 남산터널을 오가면서 통행료를 꼬박꼬박 물었지만 의문을 품지 않았다. 전기료를 전기세, 물값을 물세로 여기는 오랜 습속처럼 남산 통행료도 아예 통행세의 일종으로 여긴 탓이리라. 남산터널을 지나면서 동승자가 3명 이상이어서 통행료를 면제받을 때 공돈을 번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영업소가 오히려 정체를 야기하는 것 같아 짜증이 났다. 통행료를 내지 않는 2호 터널이나 강변북로, 한강대교 같은 우회도로를 이용할 때는 남산 1, 3호 터널의 존재감을 잊었다. 솔직히 내가 낸 통행료가 도심교통 혼잡 완화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적이 별로 없다. 통행료가 무서워서 1, 3호 터널을 우회하는 운전자가 몇 명이나 되겠나. 너나없이 내비게이션이 알려 주는 최단거리를 선택할 뿐이다. 전국 유일, 세계에서 몇 없는 희귀 제도는 존속돼야 하나. 혼잡통행료는 혼잡이라는 사회적 비용 발생의 직접 책임자인 운전자에게 물리는 차별적 이용료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3000억원의 혼잡통행료가 징수됐지만 거둔 통행료는 주머닛돈이 쌈짓돈이다.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용처를 알려 주지도 않는다. 효과는 있을까? 도심과 강남 쪽 양방향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이 제도는 도심 진입 억제와 혼잡 완화 취지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차량 통행량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늘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다. 도심을 둘러싼 네 방향 중 남쪽 특정 구간만 차단해 놓고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이 방책일 리 없다. 또 갖가지 명목의 면제 차량이 70%에 이르러 제도의 유지 근거를 의심케 한다. 돈 내는 사람만 바보인 셈이다. 서울시가 시행 20년간 통행료를 올리지 못한 채 속을 끓이는 까닭이다. 서울시민은 1970년과 1978년에 각각 준공된 터널의 건설비를 ‘진짜’ 통행료(100원)로 다 갚았다. 건설비 회수가 끝나자 1996년 혼잡통행료(2000원)로 이름만 바꿔 계속 징수하므로 말로만 수익자 부담 원칙이다. 돈 내려고 기다리고, 막혀서 기다리는 정체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짜증 섞인 불만이 불거진 지 오래다. 시민단체가 움직이고, 서울시의회나 서울시 산하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이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는데도 서울시는 꿈쩍 않는다. 서울시는 교통혼잡통행료 징수의 법적 근거인 도시교통촉진법을 펼쳐 보기 바란다. 부과 지역의 지정 목적을 달성하면 그 지정을 해제해야 하고, 부과 지역 거주 주민들에 대해 감면 방안을 수립해야 하며, 부과 징수 때 전자식 징수 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버젓이 살아 있다. 복지안동(伏地眼動)으로 시간을 보내려 한다면 자칫 이중과세의 조세 저항을 불러올 수도 있다. 남산터널이 건설된 것은 서울 강남북을 왕래하는 교통 편익 목적이 아니었다. 60~70년대 남북 간 체제안보 경쟁의 산물이자 ‘서울 요새화 계획’의 한 방편이었다. 서울시민 30만명을 긴급 대피시킬 방공시설로 만들어진 것이다. 교통 재원으로 20년을 우려먹었으니 이제 도낏자루를 내려놓을 때도 됐다. 서울시는 통행료 부과의 목적이 달성됐음을 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알리고, 통행료를 폐지해야 한다. 또한 남산터널을 거쳐 강북~강남을 최단거리로 걸어서 오갈 수 있도록 쾌적한 방진·방음 시설을 갖춘 터널 통행로를 만들 만하다. 특효약은 없다. 대중교통 이용과 걷기를 통해 운전대를 놓게 하는 게 상책이다.
  • 유키스 케빈 탈퇴 “계약 종료..다른 길 걷기로” 7인조→5인조

    유키스 케빈 탈퇴 “계약 종료..다른 길 걷기로” 7인조→5인조

    그룹 유키스 멤버 케빈이 팀에서 탈퇴한다. 소속사 NH미디어 측은 2일 오전 유키스의 공식 팬카페에 케빈의 계약 종료 및 팀 탈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NH미디어 측은 “케빈이 2017년 3월을 끝으로 nhemg와의 계약을 종료 하게 되었습니다. 당사는 한 달이라는 기간이 남았지만 팬 여러분들에게는 먼저, 미리 알려드려야 옳다고 판단이 들어 공지를 올립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멤버 케빈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다른 길을 걷기로 했으며, 당사와 멤버들은 그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라며 “저희 회사 측은 현 유키스 6인으로는 마지막 팬분들과의 자리를 한국과 일본에서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사 소속 그룹 유키스는 현재 5인 체제로 그룹 재정비를 진행 중이며, 변함없이 팬 여러분들에게 빛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올해 발매될 예정인 새로운 앨범 준비 작업 및 국내외 활동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한 선택을 내리기 위해 소식 전달이 늦어진 점, 그로 인해 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 마지막으로 팬 분들께서도 유키스 멤버들과 케빈 모두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고 전했다. 유키스는 지난 2008년 7인조로 데뷔했다. 이후 2013년 멤버 동호가 팀에서 탈퇴하면서 6인조로 활동해왔다. <이하 유키스 케빈 탈퇴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nhemg입니다. 당사 소속 아티스트인 유키스 멤버 케빈이 2017년 3월을 끝으로 nhemg와의 계약을 종료 하게 되었습니다. 당사는 한 달이라는 기간이 남았지만 팬 여러분들에게는 먼저,미리 알려드려야 옳다고 판단이 들어 공지를 올립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멤버 케빈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다른 길을 걷기로 했으며,당사와 멤버들은 그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2008년 유키스로 데뷔하여 지난 9년간 처음부터 지금까지 성실하고 믿음직한 유키스의 멤버로서 활동해왔습니다. 신중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부분이기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많이 생각하고,논의 끝에 케빈의 뜻을 존중하기로 하였고, 유키스 멤버 탈퇴 및 당사와의 계약 종료라는 결론을 내게 되었습니다. 저희 회사 측은 현 유키스 6인으로는 마지막 팬분들과의 자리를 한국과 일본에서 가질 것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참석해주시어 저희 유키스와 홀로서기를 하는 케빈을 응원 부탁드립니다. 당사 소속 그룹 유키스는 현재 5인 체제로 그룹 재정비를 진행 중이며,변함없이 팬 여러분들에게 빛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올해 발매될 예정인 새로운 앨범 준비 작업 및 국내외 활동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한 선택을 내리기 위해 소식 전달이 늦어진 점,그로 인해 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마지막으로 팬 분들께서도 유키스 멤버들과 케빈 모두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017 우수기업 우수상품] 오래 걷기 힘들다…계단 오르기 버겁다…당신의 관절 안녕하십니까

    [2017 우수기업 우수상품] 오래 걷기 힘들다…계단 오르기 버겁다…당신의 관절 안녕하십니까

    강추위가 점차 물러가고 있다. 겨울철 추운 날씨 탓에 몸을 움츠렸던 노년층들은 환절기 활동을 시작하면서 척추나 관절 건강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레포츠, 등산 등의 야외 활동이 잦은 성인이라면 관절에 좋은 기능성 식품을 평소에 챙겨 먹는 습관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메디포스트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모비타에서 선보인 ‘히딩크의 관절생생’은 관절 기능성 소재인 MSM(메틸설포닐메탄)을 주원료로 했다. 이 제품은 ‘히딩크의 관절백세’에 이어 메디포스트가 두 번째로 선보이는 관절 건강기능식품이다. 기존 히딩크의 관절백세가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을 주원료로 한 것과 달리 히딩크의 관절생생은 MSM과 망간, 비타민D, 비타민K 등을 함유하고 있다. 주원료인 MSM은 인체 적용시험을 통해 관절의 통증과 뻣뻣함을 개선하고 운동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영국의 SCI급 보완·대체의학 학술지 등에 보고되기도 했다는 게 메디포스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품에 함께 첨가된 비타민D는 칼슘·인의 흡수와 이용에 필요한 영양소로 뼈의 형성과 유지, 골다공증 발생 감소 등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K와 망간은 뼈의 구성에 관여한다. 이외에도 히딩크의 관절생생에는 각종 미네랄과 칼슘, 강황 추출물 등이 부원료로 함유돼 있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홍보모델로 내세워 두 번째 관절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가격이 다른 제품에 비해 저렴하면서 식약처에서 기능성을 인정받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히딩크의 관절생생은 메디포스트 모비타 쇼핑몰(www.mo-vita.co.kr)과 판매대행사 아람비 쇼핑몰(www.arambi.kr), TV홈쇼핑 등에서 살 수 있다.
  • 뇌손상 아기, ‘언니의 배꼽 키스’에 되살아나다

    뇌 손상을 입어 깨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한 어린 아기가 기적적으로 되살아난 사연이 공개돼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간) 한때 의사들로부터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진단을 받았었던 두살배기 여아 포피 스미스가 ‘외부의 자극’을 통해 깨어나 기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영국 컴브리아주(州) 배로인퍼니스에 사는 포피의 부모 스티븐(34)과 에이미(31)는 아이가 깨어날 수 있었던 것은 현재 열두 살 된 둘째 딸 메이시 덕분이라고 말한다.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스티븐은 “메이시가 포피의 배에 푸우, 하고 바람을 불었다. 그러자 아이는 웃기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이런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포피는 태어났을 때부터 잘 싸워왔기에 이제 우리는 그녀가 다시 말하고 걸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적의 아이 포피는 지난 2014년 12월 17일 몸무게 0.9㎏으로 태어났다. 원래 엄마 배 속에서 10주는 더 있었어야 하는 미숙아였던 것이다. 포피는 너무 작고 여렸기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3개월을 보내야 했다. 간신히 몸무게가 1.98㎏에 도달한 뒤에서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부모는 포피가 음식을 자주 흘리는 것을 알고 걱정된 마음에 곧바로 병원으로 데려갔다. 그 결과 포피에게 선천적으로 안면 신경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뫼비우스 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들은 포피에게 발달 지연이 나타나 말을 못하거나 말을 하게 돼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포피는 이런 우려와 달리 대부분을 해내고 있다. 스티븐은 “의사들은 포피가 걷거나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아이는 미숙아의 평균 발달 속도에 가까운 15개월만에 걷기 시작했다. 의사들과 부모는 “포피가 모든 것을 해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렇게 포피는 건강을 회복했고 첫 번째 생일에는 그동안 영양분을 공급해줬던 튜브를 제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후 하루하루 더 좋아져갔다. 그런데 포피가 자신의 두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 불과 며칠 전, 잠에서 깨지 못했다. 스티븐은 “우리는 포피의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지만,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무언가 심하게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아이는 숨을 쉬었지만 호흡이 일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모는 아이를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그리고 위기를 넘기자마자 더욱 전문화된 치료가 가능한 리버풀에 있는 한 큰 병원으로 아이를 이송했다. 다음 날, 포피는 어느 정도 호전을 보였고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었지만 다시 이틀이 지났을 때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날은 포피의 두 번째 생일이었다. 스티븐은 “포피의 눈이 뒤집히기 시작했다. 흉부 X레이 검사에는 아이의 폐에 물이 가득 차 있었고 또다시 호흡 정지를 보였다”면서 “그날 밤 아이는 경련과 발작을 일으켰고 빠르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틀 뒤 나온 MRI 검사 결과에 가족은 심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에게 저산소성 뇌 손상이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스티븐은 “의사들에게 아이가 다시 걷거나 말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그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회의적이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포피는 가까스로 스스로 호흡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부부는 포피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에 현재 14살이 된 첫째 딸 엘리사와 둘째 딸 메이시, 그리고 11살 된 아들 알피를 병원에 데려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크리스마스 당일 포피는 결국 준중환자실(High Dependency Unit)로 옮겨졌고 모든 가족은 병실을 방문해 아이에게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기원했다. 그리고 이날 메이시가 포피의 배에 푸우 하고 바람을 불었는데 그때 아이가 웃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스티븐은 “모든 것이 놀라웠다. 그녀의 팔다리가 조금씩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사들은 단지 ‘무조건 반사’일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후 포피는 놀랄만한 회복세를 보였고 의사들은 당혹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는 날마다 느리지만 계속해서 좋아졌고 이제는 다시 말도 하고 기어다닐 수 있는 수준까지 됐다고 한다. 스티븐은 “의사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포피는 그들 모두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가족은 포피가 하루빨리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것을 돕기 위해 이탈리아에 있는 유명 재활 치료 시설을 이용하는 데 필요한 6000달러를 마련하는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느릿느릿 섬을 품다 시나브로 쉼이 되다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느릿느릿 섬을 품다 시나브로 쉼이 되다

    전남 신안을 흔히 ‘천사의 섬’이라 부릅니다. 관내에 1004개의 섬이 있다 해서 그리 부르는 것이지요. 수많은 섬 가운데 ‘보물섬’이라 불리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증도입니다. 1975년 중국 송·원대의 유물들을 싣고 가던 난파선이 섬 앞에서 발견된 이후 이 같은 별명을 얻게 됐지요. 40여년이 흐른 지금, 증도의 보물은 드넓은 염전과 청정 갯벌로 바뀌었습니다. 2010년 증도대교가 놓여 뭍과 연결되면서 섬의 습속이 급속히 사라져 가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느릿느릿 돌아보는 게 더 어울리는 곳입니다. 오가는 길에 지도와 사옥도를 잊지 말고 둘러보세요. 증도에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길목 정도로 여겨지는 곳이지만, 뜻밖에 소박한 섬 풍경과 만날 수 있으니까요.●증도로 가는 들머리 지도… 삼암봉에서 굽어본 다도해 ‘장관’ 먼저 섬이 뭍과 연결된 역사부터 살피자. 1975년에 무안 내륙과 지도가 연결됐다. 이어 지도와 송도(솔섬)가 1982년, 송도와 사옥도는 2004년에 연결됐다. 사옥도와 증도를 잇는 증도대교는 2010년에 개통됐다. 이후 네 섬은 ‘뭍이 된 섬’이 됐다. 증도로 가는 들머리는 지도다.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이 간척 돼 합쳐지면서 지금의 지도가 됐다. 지도읍에 들어서면 낡은 풍경이 객을 맞는다. 특정한 시점에 시계가 멈춰버린 듯한 풍경이다. 볕 좋은 댓돌 옆에선 비쩍 마른 개 한 마리가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얼굴 검게 탄 여자아이는 엄마의 심부름을 잊은 듯 시장 주변을 하릴없이 기웃댄다. 바다 건너온 봄이 마을 여기저기에 나른한 기운을 한껏 풀어놓은 게다. 섬 안에 도드라진 볼거리는 없다. 다만 바닷가 끝자락에 곧추선 삼암봉(196m)에서 굽어보는 다도해 경치만큼은 일품이다. ●작은 솔섬 지나 사옥도… 해안 곳곳 염전에 돌담 예쁜 동네 품어 지도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작은 솔섬을 지나면 곧 사옥도다. 한때 모래가 많고 옥(玉)이 생산됐다 해서 사옥도라 불렸다고 한다. 사옥도 역시 하탑섬, 원달섬, 고동섬 등 주변의 크고 작은 섬을 연결하는 방조제를 쌓은 뒤, 제방 안쪽을 매립해 현재의 형태를 갖췄다. 섬 안에 10개가 넘는다는 방조제가 이 같은 역사를 방증하고 있다. 간척지는 대부분 염전으로 개발됐다. 해안 곳곳에 염전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섬 내 당촌리는 돌담이 인상적인 마을이다. 당촌 1, 2리 모두 아름다운 돌담을 두른 집들이 많다. 다만 당촌 1리는 산자락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어 오가기 불편하고, 당촌 2리 돌담길 풍경이 좀 더 정겹다. 당촌 2리에서 후촌마을로 넘어가는 길목엔 2기의 돌장승이 세워져 있다. 오래전 마을 입구를 지키던 목장승이 썩어 무너지자 일제강점기인 1917년쯤 지금의 돌장승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마을 안길엔 할머니 장승, 논배미엔 할아버지 장승이 각각 서 있다. 투박한 매무새에 짐짓 근엄한 체하는 표정이 정겹다.●대교로 연결된 증도엔 태평염전·짱뚱어 다리… ‘일품’ 해넘이 사옥도와 증도는 증도대교로 연결돼 있다. 다리가 놓여지기 전까지는 사옥도의 지삿개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증도까지 들어가야 했다. 증도는 흔히 ‘보물섬’이라 불린다. 신안 앞바다에서 중국 송·원나라 때의 유물이 실린 난파선이 발견된 이후 붙여진 별명이다. 이후 40여년이 흐른 오늘, 증도의 보물은 청정 갯벌로 바뀌었다. 슬로시티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구역으로 지정된 후 찾는 이가 폭발적으로 늘었다.증도에 들면 먼저 태평염전부터 찾아간다. 서울 여의도의 두 배 크기로, 단일염전으로는 국내 최대라고 한다. 염전 주변엔 소금창고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위성사진에도 선명하게 나타난다고 하는데, 건물 옆에 전신주가 하나씩 세워져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소금창고 양옆으로는 광활한 염전이다. 태평염전 초입의 소금박물관 맞은편에 ‘소금밭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10분 남짓 다리품 팔아 오르면 장쾌한 태평염전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소금박물관으로 쓰이는 건물은 옛 석조 소금창고다. 등록문화재(361호)로 지정돼 있다. 태평염전 너머는 증동리 갯벌이다. 430만㎡(130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땅이다. 햇살을 받아 번쩍이는 갯벌 표면이 눈부시게 화사하다. 갯벌 아래로 실핏줄처럼 이어진 갯골에선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가 먹이활동에 한창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야생의 생명과 마주하다니, 뜻밖의 횡재다. 저어새는 종의 소멸이 코앞에 닥친 녀석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3000여 마리만 남았다. 밥주걱 닮은 부리를 좌우로 저어가며 갯것들을 사냥하는 모양새가 독특하다. 갯벌 위로는 ‘짱뚱어 다리’(470m)가 놓여 있다. 증도의 명물로, 짱뚱어가 뛰어가는 모습을 모티브로 조성됐다고 한다. 다리 한 끝은 우전해수욕장이다. 검은 갯벌과 모래 해변의 공존은 어디서고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우전(羽田)은 ‘새 깃털 밭’이란 뜻. 예로부터 기러기가 한겨울을 지내고 간다 해서 ‘깃밭’이라고도 불렸다. 모래 해변은 길다. 곱디고운 모래가 4㎞ 이상 뻗쳐 있다. 해변 뒤는 해송 숲이다. 천천히 걷기에 맞춤하다. 증도는 섬 안 곳곳이 낙조 전망대다. 소금밭 전망대, 화도 노둣길, 짱뚱어다리 등에서 서정적인 해넘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면사무소 뒤편의 상정봉 역시 빼어난 낙조 포인트다. 한반도 모양이라는 우전해변의 송림을 볼 수 있는 곳도 여기다. 면사무소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증동리 마을과 멀리 태평염전이 내려다 보인다.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태평염전에서 남쪽으로 5㎞ 정도 내려가면 ‘꽃섬’ 화도(花島)다. 해당화가 만발할 때면 섬이 마치 꽃봉오리 같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머지않아 해당화가 꽃술을 열면 섬은 제 본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낼 터다. 꽃섬은 1.2㎞짜리 징검다리, 노두(頭)를 통해 증도와 연결돼 있다. 날물 때만 드러나는 길이다. 꽃섬 안에 장혁과 공효진이 주연한 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가 있다. 섬의 서쪽, 방축리 쪽으로 가면 제법 험한 해안절벽들과 마주할 수 있다. 여기가 바로 600여년간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송·원대 도자기 등 2만 3000여점의 유물이 발굴된 곳이다. 증도를 ‘보물섬’으로 만든 곳이기도 하다. 현재 ‘송·원대 유물매장해역’(국가지정문화재 사적 74호)으로 지정돼 있다. 신안해저유적발굴기념비 아래 전망대에 서면 도덕도 등 크고 작은 섬과 너른 남녘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함평분기점에서 무안광주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북무안나들목으로 나온다. 현경교차로에서 77번 국도, 수암교차로에서 24번 국도로 각각 갈아타고 지도, 사옥도, 증도 순으로 가면 된다. 태평염전 주변에 소금 스파, 소금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이 몰려 있다. 소금박물관 275-0829. →잘 곳: 증도는 물가가 비싼 편이다. 특히 숙박시설이 그렇다. 증도대교가 놓인 이후 펜션이 십여개에 이를 만큼 늘었지만 숙박비는 녹록하지 않다. 민박이 6만원에 이르고, 펜션은 비수기 평일에도 십여만원을 훌쩍 넘긴다. 지도읍내에 모텔이 몇 개 있다. 일번지모텔(275-1327)이 비교적 싸고 깔끔한 편이다. 지도에서 증도까지는 승용차로 20분 가량 걸린다.→맛집: 증도면사무소 아래 이학식당(271-7800), 고향식당(271-7533) 등의 식당들이 몰려 있다. 갈낙탕, 낙지볶음, 병어조림 등 내놓는 메뉴도 비슷한 편이다. 짱뚱어를 추어탕처럼 끓여낸 짱뚱어탕은 그저 ‘별미’ 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다. 태평염전의 소금 아이스크림은 주전부리로 딱이다. 맛이 제법 ‘고급지다’.
  • 암환자, 하루걸러 30분씩 걸으면 삶의 질 개선된다

    암 환자가 하루걸러 30분씩 걸으면 신체적, 정신적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8일 보도했다. 영국 서리(Surrey)대학 보건대학원 암 환자 지원 연구실장 엠마 림 박사 연구팀은 진행성 암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하루걸러 최소 30분씩 걷고 일주일에 한 번씩 지원자 그룹 걷기에 참가하게 하는 한편 다른 그룹은 평소 신체활동량을 그대로 유지하게 하면서 6주, 12주, 24주 후 삶의 질을 평가했다. 그 결과 걷기 운동 참가자들은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웰빙이 현저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고, 암에 대해 더욱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동시에 심혈관 건강과 체력도 좋아졌다. 걷기 운동에 참가한 한 환자는 이젠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삶을 되도록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룹 걷기 운동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된 것이 많이 도움됐다고 한다. 연구를 이끈 엠마 림 박사는 암 관리에 운동이 상당히 도움된다는 증거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암 환자들은 치료 기간이나 치료가 끝난 후에도 신체적 활동이 크게 줄어들게 마련이라면서 암 환자에게 운동을 피할 게 아니라 생활화하도록 적극 권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 온라인판(British Medical Journal Open)에 발표됐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절대로 의사 노릇 마라

    [백승종의 역사 산책] 절대로 의사 노릇 마라

    다산 정약용이 누구인가. 조선 후기 최고의 실학자다. 시대의 양심이자 진보와 개혁의 상징이다. 그러나 꼭 그렇게만 볼 일이 아니다. 그의 언행에도 시대의 조류를 거스르는 점이 있었다. 1810년 봄 정약용이 유배지 강진에서 큰아들 정학연에게 보낸 편지를 나는 떠올리고 있다. 그때 정약용의 나이 49세였다. 유배된 지 어언 10여년, 세월의 풍파 속에 그의 몸은 이미 상했다. “나는 지금 풍병으로 사지를 쓰지 못한다. 오래 살 것 같지가 않구나. 그저 단정히 앉아 섭생에 힘쓴다면, 혹시 수명을 조금 연장시킬 수 있을까.”(다산시문집 제18권) 입을 다물려 해도 절로 침이 흘러내렸고, 왼쪽 다리가 마비돼 걷기 어려웠다. 편지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아버지가 아들을 심하게 질책하는 대목이 있다. “네가 갑작스레 의원(醫員) 노릇을 한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무슨 잇속이 있어 그러는 것이냐? 알량한 의술을 통해 고관들과 사귀고, 그리하여 너는 이 아비가 풀려나기를 바라기라도 한다는 말이냐? 옳지 못한 일이다.” 큰아들은 의술에 조예가 있었다. 그는 의술을 통해 권력자들에게 줄을 댈 심산이었던가 보다. 그렇게라도 해서 병든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바란 것이었다. 정약용은 아들의 효심을 알았으나 짐짓 모르는 체했다. “겉으로 덕을 베푸는 척한다는 말이 있다. 저들은 그저 입술만 움직여 너를 기쁘게 만든 것이다. 돌아서서 너를 비웃을 사람들이라는 것을 너는 아직도 모르겠느냐? 그들의 얕은 술수에 속고 말다니, 어찌 그것이 어리석은 노릇이 아닐까?” 아버지가 보기에 상대방은 도덕성이 결여된 사람들이었다. 천하에 다시 없는 보배를 가지고 애원한다 한들 될 일이겠는가. 이처럼 되묻는 정약용의 글에는 권세가를 향한 원망이 묻어 있다. 그러나 그런 분노가 이 편지의 요체는 아니다. 정약용은 큰아들이 의원 노릇을 하는 것 자체를 못마땅해했다. 아들이 의료 행위로 돈을 버는 것이 싫었던 것인데, 에둘러 반대 의사를 표시했을 뿐이다. 아버지의 진심은 곧 드러난다. “너는 지금 소문을 내고,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그리하여 온갖 사람들이 날마다 거리를 메우며 찾아온다. 물고기 떼도 같고 짐승 떼도 같은 한량과 잡배들이건마는 너는 내력도 묻지 않는다. 그들의 근본과 행실도 모르면서 방금 만난 사람들을 마치 오랜 친구처럼 대하다니.” “도대체 이 무슨 변고인가? 내게도 들을 귀는 있느니라. 만약 그 버릇을 당장 고치지 않는다면, 너와 왕래를 끊어 버리겠다. 아마 죽어도 나는 눈을 감지 못하리라. 내 말을 절대 잊지 마라. 다시는 이런 말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구나.” 정학연은 의원의 길을 포기했다. 절규와 애원으로 가득한 아버지의 분부를 어찌 거스르겠는가. 그런데 말이다. 18세기 후반 서울에는 상당수 의원들이 개업해서 재미를 톡톡히 보았다. 그들 중에는 내세울 만한 전공 분야가 없는 일반의들이 대다수다. 하나 한 분야에 정통한 요즘의 전문의 같은 의원들도 제법 있었다. 또 그때는 초보적인 수준에서나마 의약 분업도 이뤄졌다. 느린 속도로나마 의약업은 전문직으로서 당당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런 사회 변화를 정약용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그는 의학에 소질도 있고 개업 의지도 완강했던 큰아들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정약용은 아들에게 유교 경전과 역사책에 정통한 선비가 되라고 강요할 뿐이었다. 후세가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화신으로 기리는 위인도 세상 물정에 깜깜한 구석이 있었다.
  • 연인의 말 한마디에… 일흔다섯 ‘길의 왕’ 다시 걸었소

    연인의 말 한마디에… 일흔다섯 ‘길의 왕’ 다시 걸었소

    나는 걷는다 끝. 베르나르 올리비에·베네딕트 플라테 지음/이재형 옮김/효형출판/312쪽/1만 3000원‘길의 왕’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도보여행가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사실상) 마지막 여정을 담은 책이다. 베르나르는 실크로드 도보 여행기 ‘나는 걷는다’로 세계적인 걷기 열풍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 중 하나다. 그는 2012년 어느 봄날 “내가 해야 할 일을 다했으니 이제는 다른 사람들 차례”라고 생각해야 할 나이가 됐을 때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때 저자의 나이 75세였다. 그의 말처럼 “소파에 푹 파묻혀야 할 나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안 떠나는가. 영원한 휴식을 취하게 될 날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데 왜 피곤하다는 핑계를 댄단 말인가. 그는 꼬박 10년 전에 1만 2000㎞를 걸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4년 동안 혼자 걸었다. 그 결과물이 ‘나는 걷는다’ 3부작이다. 당시 그는 자신의 여정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연인인 베네딕트 플라테의 생각은 달랐다. 베네딕트는 왜 프랑스 리옹에서 터키까지 구간을 남겨 두느냐고 물었다. 리옹이 19세기 후반 견직 공업의 중심지였던 것을 떠올리면 나름 논리적인 지적이었다. 두 도시 간 거리는 3000㎞ 정도. 새책 ‘나는 걷는다 끝.’은 이 여정의 기록이다. 저자의 말처럼 “실크로드 여행의 부족했던 한 구간이자 완결판”이다. 출발을 결심한 저자에게 고민이 생긴다. 자신의 연인과 함께 떠나야 할 것인가. 지금껏 그는 혼자 걸었다. 함께 걷자는 여러 제안이 있었지만 그는 여태 혼자 고독하게 걸을 수 있는 권리를 적극 옹호해 왔다. 하지만 연인의 꿈을 막을 수는 없었다. 비(非)결혼 동거 부부들을 위한 시민연대계약(PACS)을 맺었던 노년의 커플은 결국 함께 떠나기로 결정한다. 앞서 베르나르와 1만 2000㎞의 여정을 함께했던 짐수레 율리시스와 함께. 둘은 2013년 8~9월에 리옹에서 이탈리아 베로나까지 900㎞를 걸었고, 2014년 7~10월에는 베로나에서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코소보, 마케도니아, 불가리아, 그리스를 거쳐 이스탄불까지 2000㎞를 걸었다. 첫 번째 여정은 베르나르의 글만 기록됐고, 두 번째 여정부터는 베네딕트도 함께 글을 썼다. “칼로리를 완전히 불태우”고 “무릎에 격렬한 통증”을 느낄 만큼 극심한 피로를 이겨 낸 둘의 경험담이 듬뿍 담겼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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