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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시립박물관 건립, 파란불… 2027년 연면적 8240㎡ 규모로 개관

    포항시립박물관 건립, 파란불… 2027년 연면적 8240㎡ 규모로 개관

    포항시가 추진하는 포항시립박물관 건립에 파란불이 켜졌다. 포항시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신청한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가 최근 통과됐다고 13일 밝혔다. 문체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는 박물관의 무분별한 설립과 부실 운영을 막기 위해 2014년부터 시작했다. 박물관 건립의 첫 단계이기도 하지만 통과 기준이 엄격해 가장 큰 관문으로 간주된다. 제도 시행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190건의 신청이 들어와 60건만 통과됐다. 시는 지난해 사전평가에서 탈락한 후 재도전해 이번에 통과됐다. 포항시립박물관 건립 예산은 약 46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8240㎡ 규모로 박물관에는 5개의 전시실을 비롯해 교육체험실, 도서실, 편의 공간 등이 들어선다. 시는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건립추진자문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남구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 부지를 박물관 터로 정했다. 특히 1300㎡ 이상 규모의 수장고를 확보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을 수집·보관할 예정이다. 포항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다양한 유적과 유물 등을 간직한 문화유산의 보고로 평가된다. 하지만 전문적·체계적으로 연구·전시할 시설과 조직이 없어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시는 앞으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투자심사와 건축 및 설계 공모를 거쳐 2027년 개관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강덕 시장은 “이번 사전평가 통과는 50만 포항시민의 염원이 모여 이룬 쾌거”라며 “우리 고장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민에게 문화유산 향유 기회를 제공할 포항시립박물관이 성공적으로 설립될 수 있도록 준비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 국내 첫 ‘축구역사박물관’ 문체부 사전평가 통과…천안시 3전4기

    국내 첫 ‘축구역사박물관’ 문체부 사전평가 통과…천안시 3전4기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통과42만명 잠재적 관람객 등 확보 2027년 개관 충남 천안시가 국내 처음으로 추진하는 ‘축구역사박물관’ 건립이 가시화됐다. 13일 시에 따르면 추진 중인 축구역사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최종 통과했다고 13일 밝혔다. 타당성 신청 4년만이다. 문체부의 타당성 사전평가는 공립박물관의 무분별한 설립과 부실 운영을 막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한 제도다. 그동안 축구역사박물관은 공립박물관 건립의 필수절차인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에서 3번의 고배를 마셨다. 시는 지난해 사전평가 심사 의견으로 도출된 학술연구와 전시·유물의 수집·관리 미흡을 개선하고 ‘축구역사박물관 건립자문위원회’ 구성 등 박물관 건립·운영 계획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도시중심부에서 떨어진 박물관의 비 접근성 해소를 위해 천안을 비롯한 인근 지역 교육기관·단체, 대학 등 24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약 42만명의 잠재적 관람객도 확보했다. 박물관 건립을 위한 축구계의 적극적인 응원과 지지도 큰 역할을 했다. 천안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국내 프로축구팀 등은 유물 기증, 유물 기증 릴레이 운동을 지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학술대회 공동 개최, 국가대표 A매치 경기장에서 축구역사박물관 건립 사업을 홍보하며, 박물관 건립의 공감대 확산을 펼쳐왔다. 시는 오는 2024년 지방재정투자사업 중앙심사와 건축 설계 공모 등을 거쳐 2027년 3월 개관할 계획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이번 사전평가는 4번의 도전 끝에 이뤄낸 값진 성과.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안겨준 한국 축구의 역사와 매력을 알리는 박물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흘러넘치는 활화산 같은 언어”…김수영문학상에 박참새 시인

    “흘러넘치는 활화산 같은 언어”…김수영문학상에 박참새 시인

    민음사는 제4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작으로 박참새(28) 시인의 ‘건축’ 외 51편을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허연 시인, 이수명 시인, 조강석 문학평론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박참새의 시를 “활화산처럼 넘쳐흐르는 에너지와 과감함으로 처음부터 이목을 끌었다”면서 “풍부한 문학적 레퍼런스를 토대로 한 과감한 발상과 다채로운 화자, 우회나 주저함 없이 끝까지 시적 주제를 파고드는 정통적인 힘을 비할 데 없이 압도적인 장점”이라고 평했다. 박참새는 인스타그램 등 여러 소셜네트워크플랫폼(SNS)에서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온 작가다. 1995년 부산에서 태어나 건국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팟캐스트 ‘참새책책’의 진행자, 여성 창작자와의 대담을 엮은 ‘출발선 뒤의 초조함’이라는 저서로도 이름을 알렸다. 미국의 시인 찰스 부코스키의 “나는 시를 조물락거리게 됐다”는 말을 수상소감에 인용한 그는 “나도 당신도 모르는 영원한 과오를 무책임하게 저지르면서, 영원히 미완인 채로 완성해 나가며 완전한 침묵을 향해 ‘시를 조물락거릴’ 것”이라고 말했다.
  • 함평엑스포공원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 선정

    함평엑스포공원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 선정

    나비축제와 국향대전이 열리는 함평엑스포공원이 ‘대한민국 밤밤곡곡100선’에 선정됐다. ‘대한민국 밤밤곡곡’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처음으로 개발한 새로운 야간관광 브랜드며 명소들이다. 이번에 선정된 관광지들은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내 야간관광 테마페이지에 소개되고 홍보마케팅을 통해 관광 명소로 알릴 예정이다. 함평엑스포공원은 해마다 함평나비대축제와 대한민국 국향대전이 열리는 것은 물론 다양한 조형물과 아름다운 야경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중앙광장의 바닥조명과 희망나무 LED미디어, 빛 벤치, 터널조명, 건축물 벽면의 고보 조명 등 12종 4424점의 경관 조명이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하며 공원 전역에 설치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함평엑스포공원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며 “앞으로 관광객들이 머물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함평을 만들기 위해 야간관광 전략 마련 등 관광 콘텐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함평엑스포공원은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 선정에 앞서 ‘2022년 열린 관광지’에도 선정돼 남도의 대표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 최수종·하희라 ‘세컨하우스’에서 살아보세요…진안군, 농촌체험 참가자 모집

    최수종·하희라 ‘세컨하우스’에서 살아보세요…진안군, 농촌체험 참가자 모집

    전북 진안군이 최수종·하희라 부부가 직접 건축한 보금자리에서 농촌 생활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색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진안군은 최수종 하희라의 ‘세컨하우스’를 활용한 농촌에서 살아보기 참가 대상자를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세컨하우스는 빈집 개선과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진안군의 대외 홍보를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촬영 종료 후 조성된 토지와 건축물은 행정절차를 통해 지난 10월 군으로 기부채납됐다. 이번 세컨하우스 살아보기는 진안군에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진안군 이외 주소를 가진 관외자(2003년 11월 7일 이전 출생자)가 대상이다. 최소 1주 이상 농촌에서 살아보기를 원하는 대상자가 직접 모집 기간에 신청서 및 계획서를 이메일(rsj1320@korea.kr)로 제출하면 군은 기준에 따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전춘성 진안군수는 “이번 세컨하우스 살아보기는 최수종·하희라 부부가 직접 건축한 보금자리에 살아보는 체험을 하면 진안군에 오고 싶고 정착하고 싶은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복자 서울시의원 “15년간 방치된 풍물시장,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

    신복자 서울시의원 “15년간 방치된 풍물시장,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신복자 의원(국민의힘·동대문4)이 지난 6일 열린 제321회 정례회 노동공정상생정책관 행정사무감사에서 동대문구 서울풍물시장에 대한 서울시의 총체적 관리 부실을 질타하고,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서울풍물시장은 (구)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선행사업으로 지난 2008년 동대문구 신설동으로 이전, 관광산업과 연계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시장 개발을 목표로 개장했으며, 2000년대 초반 청계천 복원 공사로 인해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주했던 상인들 800여명이 풍물시장에 입점한 이후 지금까지 풍물시장을 지키고 있다. 연간 30억원가량의 서울시 예산을 들여 15년 동안 관리·운영해 왔지만 상인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애초 목표였던 관광 명소로 자리 잡지도 못하고 있다. 작년 12월 감사위원회는 서울시가 2008년도부터 20년까지 총 9번에 걸쳐 풍물시장에 무허가 임의증축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건축법시행령 등에 따른 지방건축위원회 심의도 받지 않고 기존 허가내용과 다르게 지붕의 막 구조 형태도 임의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서울시가 자행한 위법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철거 및 복구비용으로 예비비 10억원가량을 지출했고, 관할청 허가도 없이 임의증축을 해서 이행강제금까지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신 의원은 “서울시가 약속한 공사기간인 10월을 지키지 못해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이며, 서울시 행정에 대한 상인들의 신뢰는 바닥”이라며 “철거 및 복구공사 기간 상인들이 영업손실을 고스란히 감당하는 것은 불합리하니 공사기간 동안 임대·관리비 면제 등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책 마련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신 의원은 풍물시장 관리․운영 수탁업체인 ㈜백상코퍼레이션(이하 백상)의 자질부족과 직무유기 문제도 지적했다. 풍물시장 예산 30억원 중 23억원은 풍물시장 관리·운영을 위한 위·수탁 비용이다. 현재 수탁기관인 ㈜백상코퍼레이션은 2012년부터 10년 넘게 풍물시장 관리·운영을 맡아왔다. 위·수탁 협약서상 백상은 무단명의변경․전대행위금지, 관리비용 징수, 시장주변의 환경정비 등 점포관리와 마케팅․홍보를 포함한 관광객 유치 등 시장 활성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 상 사용료 2회 이상, 관리비 3개월 이상 연체, 양도 및 전대 행위가 있을 경우 계약해지 사유이다. 신 의원은 “연체된 임대료가 1억 5900만원에 달하고, 상인 551명 중 283명이 전대 등을 통해 명의가 변경됐는데, 백상은 손을 놓고 있었다”라고 질책했으며 “풍물시장 주변 노점 단속 및 운영시간 점검 등 수탁업무 전반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고, 상인들의 어려움을 서울시에 전달하고 협의하는 가교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무엇보다 풍물시장과 수탁업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서울시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교육청에 매년 6~8억원의 임차료를 지급하면서도 적극적인 유상교환에 나서지 않은 것 ▲불법 노점 단속 등 주변 환경정비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최초 협약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 ▲풍물시장 활성화 추진 종합대책 수립을 수탁업체 사무로 미룬 것 등 서울시의 총체적 직무유기가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끝으로 신 의원은 “풍물시장은 지금 자연소멸이냐 부흥이냐를 결정지을 마지막 골든타임을 앞두고 있다”며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K-관광마켓 10선에 선정되는 등 기회가 온 만큼 스타벅스 입점 유치, 대형 버스 주차공간 마련, 주변 노점 환경정비 등 풍물시장 활성화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질의를 마무리했다.
  • [사설] 아파트 입주 물량 실종, 전셋값 폭등 대비해야

    [사설] 아파트 입주 물량 실종, 전셋값 폭등 대비해야

    내년 서울의 아파트 신축 입주 물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R114의 내년도 전국 입주 예정 물량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9800여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예년 입주 물량이 3만~5만 가구라는 점에서 ‘실종’ 상태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싶다. 당장 아파트 청약 과열과 함께 2020년과 같은 아파트 전세대란이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의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33만여 가구에 달해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서울과 수도권이다. 서울의 경우 10일 조사 기준 입주 예정 물량이 9841가구에 불과하다. 직전 최저치(2013년 1만 6420가구)의 60% 수준으로, 지난해(3만여 가구)의 3분의1에도 못 미친다. 그렇다고 경기·인천 등의 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경기(11만여 가구)와 인천(2만 5000여 가구)도 입주 예정 물량이 지난해와 올해보다 줄었다. 서울의 입주 물량 급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탓이 크다. 당시 집값이 급등하자 강력한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아파트 공급이 직격탄을 맞았다. 2021년 6000가구를 밑돌았을 정도다. 그 결과 서울에선 이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 5월 이후 25주째 오름세다. 이대로 두면 ‘입주절벽’과 함께 전셋값 폭등으로 이어져 2020년과 같은 전세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매매 수요 증가로 집값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당장 ‘입주절벽’의 빈틈을 메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건축비 인상이나 건설 현장 등의 문제로 인한 입주 지연을 최대한 막고, 전세사기 여파로 ‘찬밥’ 신세가 된 빌라·오피스텔로 세입자가 눈을 돌릴 만한 유인책도 필요하다. 문 정부 사례에서 보듯 일단 사태가 터지면 막기 어려운 만큼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 33년 전 그 손으로 다시 짓다… 건축가와 건축물의 인연을 짓다 [건축 오디세이]

    33년 전 그 손으로 다시 짓다… 건축가와 건축물의 인연을 짓다 [건축 오디세이]

    1989년 노출 콘크리트·벽돌 활용기하학적 스퀘어 외관으로 설계옥상엔 ‘ㄷ’ 자형 주택·쌈지 마당새 건물주, 33년前 건축가 수소문‘창’ 살린 리모델링, 새롭게 탄생“혼을 불어넣은 작업, 다시 찾아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국악고등학교 사거리에서 한 블록 안쪽으로 들어온 골목, 비슷비슷한 외관의 4~5층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른바 ‘근생(근린생활시설)’으로 분류되어 지어진 건물들이다. 건물들의 나이는 엇비슷해 보인다. 이 가운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레트로 스타일의 건물이 있다. 흰색 격자무늬 프레임에 붉은 벽돌과 유리창으로 외관을 마무리한 것이 범상치 않다. 일반적인 ‘강남 근생건물 리모델링’ 케이스겠거니 할 테지만 33년 전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가 리모델링을 맡아서 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 세대라는 시간을 넘어선 건축가와 건물의 ‘인연’이 만들어 낸 ‘헤즈 빌딩’의 이야기다.디자인 회사 헤즈(HEAZ)는 강남구 논현로12길에 있는 ‘락 빌딩’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본사의 둥지를 틀었다. 건물은 서울올림픽 이듬해인 1989년 지어졌고 2023년 리모델링을 마쳤다. 설계와 리모델링을 한 건축가는 백문기(75) 더스튜디오 공동대표다. 42세 때의 그가 설계하고 75세의 그가 리모델링을 했으니 한 세대의 시간 차가 존재한다. 잊힐 법도 한 시간인 데다 크기나 규모와 관계없이 건축물을 짓고 나면 건축가의 존재는 사라져 버리는 대한민국의 풍토에서 정말 보기 드문 일인지라 백 대표는 얼마 전 동료 건축가들을 초대해 ‘Before(1989) and After(2023)’라는 제목으로 작은 차담회 겸 오픈 하우스 행사를 갖기도 했다. “42세 때 설계한 건축물을 내가 33년 뒤에 리모델링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는 백 대표는 “리모델링 의뢰를 받고는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인연’이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건축가에게 맡긴 작업 3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잘나가는 대형 설계사무소에 다니던 백 대표는 40대 초반인 1987년 독립해 ‘인토(人土)’라는 이름의 설계사무소를 열고 강남 일대에 ‘ATTIC 시리즈’를 짓고 있었다. 주거와 상업 시설을 겸하는 근린생활시설 건물이 강남의 골목마다 생겨나던 시절, 당시 유행하던 노출 콘크리트와 벽돌을 이용해 기하학적인 스퀘어 외관을 하고 옥상 공간의 주거 활용도를 높인 그의 디자인은 꽤 반응이 좋았다. “어느 날 건축주 한 분이 찾아오셔서 서초동에 있는 ‘ATTIC1’을 봤다면서 의뢰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모든 것을 건축가에게 맡길 테니 다 짓고 나서 열쇠만 넘겨 달라 하고 갔어요. 설계비는 적었지만 한창 의욕적으로 일할 때이고, 내 마음대로 하라고 하니 더욱 책임감이 생겨서 열심히 공간을 쪼개 가며 연구해서 완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주소로 강남구 포이동에 있던 부지는 이면도로에 저밀도 주거단지로 조성돼 조용한 편이었다. 대지 면적은 80평 정도이고 건축 면적은 30평 정도. 백 대표는 지하층의 일부에 성큰(sunken·지하 공간을 만들어 자연광을 유도하는 구조)을 두고 옥상에는 1.5×1.5m 크기의 안마당을 가진 15평 규모 작은 주택이 있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을 설계했다. “평당 공사비는 80만원 선으로 당시 시세로도 부족한 편이어서 공정과 공사비를 줄이려 머리를 짜내고, 설계하면서도 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질서가 있는 가구식 구조에 벽을 끼워 넣고 구조 간의 사이를 벽으로 막으며 600㎜ 공간을 두어 H빔으로 창틀을 수직으로 세운 디자인을 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내 집을 짓는 심정으로 무엇이든 꼭 맞는 치수로 설계해서 용적률을 최대한 살리고, 재료도 최대한 아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철골 창호, 콘크리트와 테라코타, 성큰 가든, 마당이 있는 옥탑방으로 요약되는 원 건물은 조형성과 경제성을 고려한 결과였다. 현관홀이 좀 좁은 듯해서 시각적으로 트이게 하기 위해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일직선의 수직 계단으로 만들었다. 반층마다 생기는 공간에는 화장실을 두고, 마지막 층에는 외부 마당을 통해 주택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어 주거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옥상의 주택을 ‘ㄷ’ 자형 평면으로 설계하니 작은 쌈지 마당이 생겼다. 집은 작아도 마당에서 하늘이 그대로 보여 공간감이 있다. 마당의 배수구를 막으면 수(水) 공간이 되어 여름에는 물을 담아 수증기를 만들고 겨울에는 마당에서 눈 내리는 것도 볼 수 있게 했다. 세월이 흘렀다. 한 세대가 지나니 건물은 낡았고 H빔은 녹이 슬어 매번 페인트 칠을 새로 하기도 버거워질 무렵이었다. 2003년 회사를 설립하고 이곳저곳으로 회사를 이전하면서 사옥을 마련하려 강남 구석구석을 뒤지던 헤즈의 배명섭 대표는 이 건물 사진을 보고 간단치 않은 아우라에 눈길이 갔다. 배 대표는 “이 건물을 보자마자 위치나 컨디션과는 상관없이 이 건물과 함께하는 회사의 긍정적인 모습이 보였다”면서 “하나의 건물에도 인생과 같은 시간의 척도가 적용되는 거라면 이 건물은 한 세대를 살아 충분히 나이가 들었음에도 앞으로 뭔가 새롭게 보여 주고 싶은 게 있는 것처럼 살아 있는 에너지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애정을 가지고 관리해 온 건물주를 설득해 건물 매입을 결정했다. 그리고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온 이 건물을 디자인한 사람은 누구일까, 혹시 지금도 현업에 있다면 조언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건축가를 찾았다. 원 건물주의 소개로 어렵지 않게 건축가와 새 건물주가 연결됐다. 백 대표는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건물을 설계하고 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인연이 이어져서 언젠가 나를 찾아온다, 그러니 고민하고 고민하면서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후배 건축가들에게 보여 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건물을 처음 지을 때 건물주가 모든 것을 맡겼던 것처럼 리모델링도 디자인 감각이 있는 젊은 새 건물주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됐다.백 대표가 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창’이었다. 기존에는 간 사이를 좌우의 세로형 창과 벽으로 막았었지만 리모델링을 하면서는 개방감 있게 유리창으로 개구부를 냈고 벽돌면으로 마감했다. 격자 틀마다 위에는 큰 통창을 내고 아래에 작은 창 2개를 냈다. 백 대표는 “위의 창은 바라보는 것이고, 아래의 창은 환기하면서 숨을 쉬는 창”이라고 설명했다. 위 창과 아래 창 사이에는 검은색 오석 통돌을 가로로 놓아 안정감을 취했고 나머지 외벽과 내부를 붉은색 벽돌로 마무리해 레트로하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기존 노출 콘크리트의 각진 프레임은 새 건물주의 희망에 따라 백색으로 처리했다. 옥상 주택에 있던 작은 마당을 없앤 뒤 마루를 깔고 유리 천장을 설치해 아늑한 느낌이 나는 회사 대표의 집무실로 만들었다. 대신 옥상에 시멘트 블록으로 정사각형의 내부 담을 쌓아 산책로와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옥상에서는 구룡산이 아름답게 조망된다. 현관 오른쪽으로 25평 정도의 점포가 있던 공간은 직원 휴게실 겸 전시실로 만들어 직원들이 손님을 만나 상담하거나 휴식할 때 이용하도록 했다. 붉은 벽돌을 실외에서 실내까지 연속해 사용함으로써 지하에서부터 지상, 그리고 사무실 내부까지의 여정이 만들어졌다. 백 대표의 오랜 관심사인 ‘골목길을 건물 내부에 들여놓기’가 현재의 건축에서 더욱 완성된 듯하다.●리모델링으로 골목에 생기 불어넣어 엄격한 구조미의 격자 틀은 이 건축물이 지속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백색의 격자형 프레임, 격자 틀 안의 붉은 벽돌과 유리창들이 만들어 내는 파사드가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골목 안에서 노년을 맞았던 ‘락 빌딩’은 오래전 이 건물을 태어나게 했던 노련한 건축가의 손에 의해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 회사의 미래 비전을 담은 ‘헤즈 빌딩’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생명이 없는 것들까지 포함해서 모든 것에는 영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영혼은 시간이 갈수록 드러나기도 하고 어느 때인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디자인의 우월을 떠나서 33년 전 단순히 일로서 처리한 것이 아니라 혼을 불어넣어 작업했던 것이 영혼이 되어 나를 찾은 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백문기 건축가는 서울 정동제일감리교회(1978), 원주 만종감리교회(1995), 경기 고양의 원당성당(2005), 대전 이응노미술관(2007) 등을 설계했으며 정림건축 수석부사장(1998~2005)과 디자인 담당 사장(2007~2008), 공간 스페이스그룹 사장(2008~2011)을 지냈다. 승효상, 조성룡, 이일훈 등과 함께 건축가 그룹 4·3 동인이기도 한 그는 종로구의 공공 건축가로 활동하며 건축을 통한 세대 간의 원활한 소통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 서울 새 아파트 가뭄… 내년 전셋값 더 뛴다

    서울 새 아파트 가뭄… 내년 전셋값 더 뛴다

    “올봄만 해도 32평(전용면적 84㎡)의 경우 6억~7억원대 전세 물건도 있었지만, 지금은 12억원까지 불러요.”(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건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전세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금리와 대출시장이 경직된 상황에서 빚을 내어 집을 사는 대신 전세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1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5월부터 2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1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전보다 0.21% 올라 이전 주(0.19%)보다 상승폭을 키운 가운데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앞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월 셋째주(0.01%) 이후 올해 5월까지 1년 4개월 동안 하락을 거듭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입주한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면적 84㎡ 전세는 지난 3~4월 7억~8억원대에서 체결됐지만 지난 1일 두 배가량 높은 14억원에 손바뀜됐다. 강남구 도곡렉슬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전세 역시 지난 3월 10억 5000만원에서 지난달 13억원대로 가격이 오른 가운데 요즘은 14억원까지 호가되고 있다. 올해 초까지 논란이 됐던 ‘역전세’라는 말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세계약 갱신 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일부를 돌려주는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보증금을 올리는 계약 갱신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9일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전세는 연초(6억~7억원)의 두 배 수준인 11억원에 거래됐다. 빌라 전세사기 여파로 소형 아파트 전월세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서울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 전월세 거래량은 11만 4962건으로 2011년 집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비중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7∼10월 체결된 전월세 재계약(갱신계약) 중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경우는 34.5%로, 올 상반기(32.8%) 대비 1.7% 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역대급으로 줄어들면서 전셋값 상승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이날 기준 부동산R114 서울 아파트 공급데이터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 921가구로 나타났다. 연도별 수치가 집계된 1990년 이후 최저치로 직전 최저(2013년 1만 6420가구)의 67% 수준이자 올해 입주 물량(3만 2795가구)의 3분의1 수준이다. 내년으로 예정됐던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1만 2032가구 입주 시기가 공사비 분쟁 등의 요인으로 2025년으로 밀린 영향이 크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전세 세입자에게 돌려줄 임차보증금이 부족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으로 빌릴 수 있는 전세보증금 반환특례대출이 지난 7월부터 시행됐고, 월세 가격 급등에 따른 전세 회귀 요인도 전셋값 상승을 부추겼다”면서 “내년에는 입주, 분양 물량 모두 역대급으로 줄어드는 등 공급이 적어 전세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건축도 위스키처럼 숙성이 필요하다 [노승완의 공간짓기]

    건축도 위스키처럼 숙성이 필요하다 [노승완의 공간짓기]

    건축(Architecture)이란 단어는 건설(Construction)과 꼭 관련되지 않더라도 여러 분야에 다른 의미로 쓰이곤 한다. 외국 회사 채용공고를 보면 직무소개(Job description)에 ‘아키텍처(Architecture) 전문가’ 혹은 ‘아키텍트’(Architect)라는 키워드가 종종 눈에 띈다. 공고를 한참 읽다 보면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게 되고 이내 여기서 말하는 아키텍처(architecture)는 건설분야가 아니라 정보기술(IT) 분야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와 유사하게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Application Architecture)라는 용어도 자주 쓰이는데 이는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하고 구축하는 데 사용하는 패턴과 기술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아키텍처란 용어는 자동차, 네트워크, 시스템, 시나리오 등 무언가 체계적인 계획, 물리적 구축 등을 구성할 때 자주 사용된다. 위스키에서 만난 건축 최근 위스키를 검색하다 우연히 ‘아키텍투스’(Architectus)라는 이름의 위스키를 발견했다. 아키텍투스는 라틴어로 건축가를 의미하며 책 ‘호모 아키텍투스와의 대화’에서는 제어할 수 없는 인류의 짓기, 구축의 본능을 대변하는 인류를 호모 아키텍투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건축 전문가로서 뜻하지 않게 마주친 ‘건축가’라는 위스키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 심지어 이 위스키의 제조사가 평소 꼭 한번 마셔보고 싶었던 독립병입 디스틸러리 ‘사마롤리(Samaroli)’ 였다. 게다가 전 세계 딱 1348병 밖에 생산되지 않았다고 하니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바로 스마트 오더로 주문 버튼을 눌렀다. 병 레이블은 네덜란드 그래픽 아티스트인 모리츠 에셔(Maurits C. Escher)’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 그림이 연상된다.위스키의 제조과정은 대개 7단계로 이루어진다. 몰팅(Malting) ➜제분(Milling) ➜ 매싱(Mashing)➜ 발효(Fermentation)➜ 증류(Distillation)➜숙성(Maturation)➜병입(Bottling)이 그 순서다. 사마롤리는 자체적으로 몰트를 제작하지 않고 다른 증류소에서 증류되거나 숙성중인 몰트 원액을 선별해서 구입하여 오크통을 달리해 숙성하거나 몇몇 몰트 원액을 섞어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드는 독립병입 제조사로서 명성이 뛰어나 일부 위스키는 차 한대 값에 육박하기도 한다. 왜 위스키 이름이 건축가일까? 사마롤리는 왜 이 위스키에 건축가란 이름을 붙였을까? 해당 사이트를 살펴보니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프로타고라스, 소크라테스, 아낙사고라스 등 고대 그리스의 모든 성인들은 탁월한 도시 건축가인 페리클레스에 의해 조율되었다. 세계의 구석구석에서 사랑을 불러 일으킨 완벽한 폴리스. 어떤 사람들에게는 증오일 것이다. 제우스여, 아테네인들에게 복수할 수 있게 해주오! 다리우스는 이 말을 한 후 그의 하인에게 연회 중에 아테네를 세 번 기억하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여기에 스코틀랜드의 많은 도시 국가 중 일부에서 유래한 맥아와 곡물의 혼합이 있다. 우리는 오만함과 무례함을 표현한 이 블렌드를 맛보려는 사람들을 자극하기 위해 더 오래된 고어(古語)인 건축가를 선택했다.”"여기서 우리는 마치 과거의 건축가들이 공들였던 것처럼 맥아와 밀을 혼합하고 있다. 이 레이블은 프로타고라스, 소크라테스 아낙사고라스 및 고대 그리스의 모든 성인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지배 건축가인 페리클레스가 직접 감독했다." 광고 문구라 한번에 와닿지 않는 모호한 표현들로 가득하지만, 요약하면 과거의 건축가들이 도시를 건설하거나 신전을 세울 때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건설하고 감독했던 것처럼 이 제조사도 몰트 원액을 선별하고 숙성할 오크통을 고르고 관리할 때 이처럼 많은 공을 들였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건축이란 단어가 갖는 힘 건축은 완제품이 나올 때까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년 이상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사업 타당성 검토, 부지 매입, 설계, 인허가, 시공, 준공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야별 전문가들의 손길을 거친다. 기본적으로 기술자인 건축, 구조, 전기, 설비, 토목, 조경, 소방, 통신 관련 전문가 뿐 아니라 안전, 환경, 법률, 계약, 마케팅 등 전문가들이 한번은 반드시 거쳐가게 된다. 그리고 이 긴 프로젝트 과정을 진두지휘할 감독인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스키의 숙성과정에서 몰트의 건조가 잘못되거나, 온습도 제어에 실패하거나, 오크통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원하는 맛을 낼 수 없듯, 건설 프로세스에서도 어느 한 과정 소홀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위스키의 마개를 열어 글랜캐런 잔에 쪼르륵 따라 한 모금 머금어본다. 알코올이 강하게 지나간 이후 말린 과일, 아몬드, 시나몬 향이 느껴지다 약하게 스모키함과 피트향이 피니쉬로 길게 남는다. 마스터 블렌더(Master blender)의 노고가 느껴진다. 마치 건축과정의 참된 결과물도 준공 후 거주자가 살면서 서서히 느끼게 되는 만족감과 같을 것이다. 그래서 건축도 성급하면 탈이 나고, 정성껏 과정마다 숙성을 잘 시켜야 한다, 마치 위스키처럼.
  • “가자 병원 미숙아 둘 숨져”…이스라엘군 “아기들 탈출 돕겠다”

    “가자 병원 미숙아 둘 숨져”…이스라엘군 “아기들 탈출 돕겠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미숙아들이 이스라엘군(IDF)의 공습에 숨졌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자 이스라엘군은 병원을 직접 겨눠 공격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아기들의 탈출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알시파 병원장은 11일(현지시간) “현재 병원에는 전력과 인터넷,식수,의료용품 등 공급이 끊긴 상황”이라며 “인명을 잃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살미야 원장은 “환지들과 희생자, 부상자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들도 마찬가지”라며 “인큐베이터에 있던 한 아기와 중환자실의 청년 한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인권의사회(PHRI)도 이날 오후 알시파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전기가 끊겨 신생아 중환자실(NICU)의 운영이 중단됐다”며 “알시파 병원에서 미숙아 2명이 숨졌고, 다른 미숙아 37명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 주변 하마스 무장병력과 교전 중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병원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지는 않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 조직인 민간협조관(COGAT) 측은 이날 “알시파 병원에는 총격을 가하지 않고 있으며, 주변 하마스 무장세력과 충돌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인 피해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한다는 비판 가능성을 의식한 듯,이날 밤 IDF는 알시파 병원에 갇힌 아이들의 대피를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IDF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알시파 병원에서 ‘내일 소아과에 있는 아기들이 더 안전한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에도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알시파 병원에서 1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IDF는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테러 조직 중 하나의 로켓 오발로 벌어진 일이었다”고 반박한 일이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 지하에 땅굴과 군사 시설을 은폐한 채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부터 알시파, 알쿠드스, 란티시, 알나스르 등 병원 4곳에 집중적으로 공습을 가하며 지상군을 투입 중이다. 한편 알시파 병원은 1946년부터 운영되어 왔으며 가자시티의 시가지 알 리말 지역 인근에 있으며 병상은 700여개에 이른다. ‘알시파’는 아랍어로 ‘치유’(healing)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왔다. 영국 식민지 시절 세워진 이 병원은 이집트의 침공과 이스라엘의 점령, 제1차 인티파다(이스라엘에 대한 봉기) 등 팔레스타인 역사의 굴곡마다 등장했다. 하마스 결성 이전인 1967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처음 점령했을 때 이에 저항해 싸우던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곳에서 부상을 치료했다. 1971년에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이스라엘군이 이 병원 간호사 숙소에서 총격전을 벌였다는 기록도 당시 외신 보도 등에 남아 있다. 제1차 인티파다가 벌어진 1987년에는 알시파 병원 앞 광장에서 수백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모여 이스라엘 군인에게 돌을 던지며 “우리를 모두 죽이던가 이 땅에서 떠나라”고 외쳤다고 당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알시파 병원은 1980년대 대대적인 확장 공사를 거쳤다. 일각에서는 당시 리모델링을 통해 병원에 지하층이 생겨났으며 이곳이 하마스의 군사 본부로 쓰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9일 이스라엘 건축가 즈비 엘히아니는 한 이스라엘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당시 미국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이 알시파 병원을 개조하고 확장했다”며 “이를 통해 지하층이 새로 생겼으며, 이 지하 구역이 최근 몇 년간 하마스에 의해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엘히아니는 구체적인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2006년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하마스가 이듬해 파타당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가자지구에서 몰아내며 그 뒤 알시파 병원의 운영도 하마스가 맡아왔다. 이스라엘군이 한 달 넘게 가자지구에 공습과 지상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 알시파 병원은 가자지구에서 일부나마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얼마 남지 않은 병원 중 하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곳에서 치료를 받는 부상자의 수는 2500여명으로 수용 가능한 병상 700개로는 도저히 안 되는 상황이다. 오갈 데가 없어 병원에 머무는 피란민의 수는 5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병원이나 인근에 하마스의 거점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전날 가디언, NYT 등 보도에 따르면 알시파 병원은 이날 오전 인근 학교 등을 겨냥한 미사일과 포격으로 약 5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의 전차(탱크)가 알시파 병원 근처까지 접근했다는 주민들의 목격담이 나오는 등 병원에 이스라엘군의 지상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역대급 재정절벽 타개”…강기정 시장, 국비확보 올인

    “역대급 재정절벽 타개”…강기정 시장, 국비확보 올인

    강기정 광주시장이 역대급 재정가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 국비 확보 활동에 나섰다. 강 시장은 10일 국회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서삼석 국회 예결위원장, 강훈식 예결위 간사,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지역 국회의원 등을 만나 내년도 주요 현안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강 시장은 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 중앙부처 관계자들을 만나 인공지능(AI) 분야 국비 지원 등을 건의했다. 강 시장은 이날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와 윤영덕 원내대변인, 이용빈 예결위원, 임오경 국회의원을 면담했다. 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세수 감소에 따른 지방재정의 극심한 가뭄 상황을 설명하고, 민생경제와 미래먹거리를 위한 국비 반영을 호소했다. 강 시장은 먼저 필수민생 사업인 지역화폐 예산을 민주당 당론으로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국내 유일·최대 규모의 국가인공지능(AI)데이터센터가 이달 중순께 운영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초거대 인공지능 맞춤형 데이터 전처리 실증환경 조성사업을 위해 국비 140억원의 지원을 건의했다. 2024년 준공 예정인 인공지능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의 차질 없는 마무리를 위해 추가 건축비와 잔여사업 비용으로 국비 151억원을 증액 요청했다. 강 시장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만났다. 인 위원장과는 5·18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에 공감하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강 시장은 특히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인 메가시티와 관련, 서울이 아니라 지방 중심의 메가시티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는 서울 소재 대외협력본부에 ‘국비확보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내년도 국비예산 추가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회 최종 의결 전까지 실국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이 수시로 국회를 찾아 지역 국회의원, 예산결산위원 등과 긴밀히 협의해 지역발전의 마중물이 되는 국비를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생생우동]독서의 계절 우리 동네 이색 도서관 가볼까

    [생생우동]독서의 계절 우리 동네 이색 도서관 가볼까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딱딱한 행정 뉴스는 매일 같이 쏟아지지만 그 안에 숨겨진 알짜배기 생활 정보는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울신문 시청팀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내놓은 행정 소식 중 우리 일상의 허기를 채우고 입맛을 돋워줄 뉴스들을 모은 ‘생생우동’(생생한 우리 동네 정보)을 매주 전합니다.독서의 계절 가을이 왔다. 산으로 들로 단풍 구경을 가는 것도 좋지만 조용히 책 한 권을 찾아 도서관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특히 보통의 도서관과 다른 특색이 있는 곳이라면 더 좋다. 서울의 특색 있는 도서관을 찾아봤다. ●휴식 즐길 수 있는 ‘숲속도서관’가을에 찾아갈 이색 도서관으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숲속도서관이다. 서리풀공원에 있는 ‘서초구립방배숲환경도서관’이 대표다. 이 도서관은 설계부터 착공까지 친환경 공법이 적용됐다. 통유리창으로 뚫려있는 원형 중정과 높은 천장, 푸른 숲을 형상화한 벽면 서가까지 도서관에 들어서면 마치 숲속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친환경 도서관답게 환경 관련 도서에는 파란색 라벨을 붙여놨다. 또 제로웨이스트를 표방해 종이 인쇄물을 최소화하고 카페 공간에서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광진구 아차산 어울림 정원 옆에 있는 ‘아차산숲속도서관’도 좋다. 도서관 1층에는 5000여 권의 책이, 2층에는 신문과 잡지가 비치되어 있다. 열람석은 총 60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면에 유리창을 배치해 시원한 개방감이 느껴진다. 도서관 2층 뒤편에는 아차산의 가을 정취를 느끼며 책도 읽을 수 있는 야외 책 쉼터도 마련돼 있다. 특히 도서관 뒤편으로 아차산 산책로가 바로 연결돼 독서 후 산책도 즐길 수 있다. ●책에 집중하고 싶다면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집중해서 책을 보고 싶다면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으로 가면 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000만 권이 넘는 장서를 소장한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관이다. 고문헌부터 국내서, 해외에서, 디지털화 자료까지 방대한 양의 서적을 만나볼 수 있다. 본관 1층 열린마당에서는 전시장, 작가와의 만남,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본관 옆 디지털도서관에는 실감 콘텐츠 체험형 공간인 ‘지식의 길’과 실감형 도서관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인 ‘실감서재’가 마련돼 있다. 국회도서관도 자료라고 하면 빠지지 않는다. 한국전쟁 당시 개설된 국회도서실에서 시작된 국회도서관은 현재 일반도서와 비도서, 전자도서까지 약 800만 점이 넘는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일반도서관에서는 볼 수 없는 국가전략정보센터와 빅데이터연구센터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전략정보센터는 국가 전략과 관련된 최신 자료와 글로벌 미래 이슈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빅데이터연구센터는 통계청, 국회도서관 데이터 라이브러리, 서울시 빅데이터 캠퍼스의 자료를 통합 운영해 누구나 빅데이터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색깔 있는 예술도서관도 관심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기록과 예술이 함께하는 미술관이다. 개인과 단체가 남긴 한국 현대미술의 발자취를 따라 기록과 자료를 선별해 수집하고, 보존 및 연구한다. 경사진 지형에 따라 건물을 여러 개의 공간으로 나눠어져 건축적으로도 재미가 있다. 모음동 라운지 공간은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로 꾸며졌다. 단행본과 연속간행물, 전시도록, 아티스트북 등 다양한 예술 도서를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작가의 스케치, 노트, 소장품 등 작품 속에 담겨있는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아트하우스 전용 도서관도 있다. 바로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다. 이곳은 기존의 상영관 한 곳을 씨네라이브러리로 개조해 영화 전문 도서관을 만들었다. 영화 원작 및 전문 서적, 국내외 영화 시나리오를 비롯해 미술, 사진, 디자인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도서 1만 여권을 소장하고 있다. 음식물 섭취가 금지된 다른 도서관과 달리 스마트 주문을 통해 영화관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라이브러리에 앉아서도 맛볼 수 있다.
  • 한국인 2명 포함 마약사범 18명에 사형 구형 [여기는 베트남]

    한국인 2명 포함 마약사범 18명에 사형 구형 [여기는 베트남]

    한국인 2명을 포함한 마약 사범 18명이 168kg의 마약 밀매 혐의로 베트남 검찰로부터 사형을 구형받았다. 9일 VN익스프레스를 비롯한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일~8일 호치민시 인민법원은 마약 불법 운반, 소지 및 거래, 서류 조작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인 김 씨(63,남)와 강 씨(30,남), 중국인 리 씨(58,남)와 베트남인 부 씨(36,남) 외 18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최고인민검찰원 대표는 “이번 사건은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많은 외국인을 포함한 피고인들은 서로 결탁해 대량의 마약을 운송, 보관, 구입했다”면서 “이 중 일부는 베트남에서 사용됐고 나머지는 해외로 전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베트남인 부씨가 이번 사건의 배후 주동자이며, 신분을 감추기 위해 여러 개의 가짜 신분증을 사용해 왔다고 전했다. 이에 부씨는 “모든 마약은 캄보디아에 있는 베씨로부터 전달받았으며, 그가 거대 마약 조직에서 수많은 공범들을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인 김씨와 강씨는 중국인 리씨를 도와 약 40kg의 마약을 운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한국인 남성 2명과 중국인 리씨, 베트남인 부씨 외 14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다른 용의자 3명에게는 종신형, 미성년 피고인 1명에게는 징역 17~18년을 각각 구형했다. 김씨는2000년~2016년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한국에서 6차례 복역한 뒤 출소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후 2019년 베트남 호치민으로 이주해 건축용 석재를 한국으로 수출하는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6월 김씨는 호치민시의 한 식당에서 리씨로부터 “마약 1kg당 500만원(한화)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교도소 동기였던 강씨를 끌어들였다. 두 사람은 2020년 7월, 마약 39.5㎏를 전달받은 뒤 건설 자재 속에 숨겨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공안 검문에 적발됐다.법정에서 김씨는 “리씨를 위해 물건을 배달했을 뿐 마약이 아닌 비아그라로 알고 있었다”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리씨도 “부씨에게 전달받은 물건에 마약이 들어있는 줄도 몰랐으며, 부씨와 공범들에게 누명을 썼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부씨는 베씨의 지시로 리씨에게 39.5kg의 마약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부씨는 2020년 6월 베씨를 소개받았으며, 빌라와 아파트를 임대해 전달받은 마약을 숨겨뒀다고 말했다. 부씨는 총 4회에 걸쳐 마약 168kg을 전달받았고, 베씨의 지시대로 이 중 39.5kg의 마약을 한국인과 중국인 일당에게 전달했다. 경찰은 빌라에 숨겨둔 나머지 74kg의 마약을 발견해 압수했다. 앞서 지난 8월 법원은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지만, 일부 내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추가 수사를 지시했다. 추가 수사 과정에서 공안부와 최고인민검찰청은 김씨와 외국인 2명,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기존의 기소 입장을 유지했다. 또 다른 일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마약 불법 사용을 조직하거나 마약 불법 거래 혐의도 추가로 기소했다.
  • 이용균 서울시의원 “북한산 고도지구 ‘평균 15층’ 완화해야”

    이용균 서울시의원 “북한산 고도지구 ‘평균 15층’ 완화해야”

    서울시의회 이용균 의원(더불어민주당·강북구3)이 제321회 정례회 2023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신고도지구 방안 이후 북한산 고도지구의 합리적 운영방안을 촉구했다. 강북구 북한산주변 지역은 30여년간 고도지구로 묶여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와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었왔다. 올해 7월 이른바 ‘신고도지구 구상’으로 일부 고도와 층수가 완화됐으나 가이드라인 등 여전히 개정해야 할 규제가 남아있다. 이 의원은 신고도지구 구상에서 높이규제가 15층으로 완화됐지만 가이드라인이 또 다른 규제가 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가로변에는 저층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15층 건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의원은 “17층으로 지어도 경관에 영향이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의견이다. 15층 상한이 아니라 ‘평균 15층’으로 완화하면 신고도지구 취지에 따르면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라며 “평균 15층 기준을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계속해서 이 의원은 “지역발전을 위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지정 후 해당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제한을 받게 되면서 일부지역에서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라고 사업추진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해제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완화가 필요함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강북지역은 30년 이상 노후건축물이 2/3 이상이고, 전체 1/4 정도가 고도지구인데, 고도지구라는 이유로, 사업성이 없어서 신속통합계획으로 선정되지 않는 것은 이중규제에 해당한다며 지역 특성을 고려한 사업추진이 필요함을 설명했다. 조남준 도시계획국장은 “나름대로 완화했지만 또 주민들의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서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고민하겠다”라고 답변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강남 한강변 35층 규제해제를 보면서 북한산 고도지구 15층 제한은 주민들의 상대적인 상실감을 낳는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합리적 규제완화와 대안을 기대한다”면서 발언을 마무리했다.
  • 이민석 서울시의원, ‘대관람차 조성·마포농수산물시장 건축혁신’ 내실 있는 사업 추진 당부

    이민석 서울시의원, ‘대관람차 조성·마포농수산물시장 건축혁신’ 내실 있는 사업 추진 당부

    서울시의회 이민석 의원(국민의힘·마포1)은 지난 9일 열린 2023년 미래공간기획관 행정사무감사에서 마포 상암 일대 개발 사업의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 의원은 “사업성, 안전성 등 대관람차 사업 추진을 둘러싼 우려가 크다”라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내실 있는 사업으로 꾸려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홍선기 미래공간기획관은 “연말부터 난지도 일대 공간계획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계획으로 2025년 하반기 착공, 2028년 개관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변했다. 마포농수산물시장도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 상암 월드컵경기장 인근 개발사업과 연계한 건축혁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의원은 “대관람차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상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의원은 “하늘공원 일대 여러 개발 사업의 성공으로 마포구가 서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한다”라며 “대관람차 등 핵심사업을 담당하는 미래공간기획관이 구심점이 되어 관련 부서 및 민간과의 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켜켜이 쌓인 그리움, 알알이 여문 정겨움… 묵묵히 버틴 옛 성곽, 넉넉히 담은 옛 풍경 [권다현의 童行(동행)]

    켜켜이 쌓인 그리움, 알알이 여문 정겨움… 묵묵히 버틴 옛 성곽, 넉넉히 담은 옛 풍경 [권다현의 童行(동행)]

    조선 왕족들의 유배지이자피란민들의 터전이 된 섬마을시간마저 더디게 흐르는 곳낡디낡은 대룡시장 골목약방·다방 주인장의 정다운 옛이야기도심의 시간은 잊은 지 오래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인천 강화도 북서쪽 나지막한 섬, 교동도. 맑은 날에는 개성 송악산까지 눈에 들어올 만큼 북한과 가까이 자리한 이 섬은 시간마저 느긋하게 흐르는 까닭에 분주한 도시의 삶으로 잊고 지내던 넉넉한 인심과 정겨운 미소를 만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할 때면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든 전통시장을 꼭 들르는데 특히 교동도 대룡시장은 아담한 크기에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 쌓여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찾아야 했던 곳이지만,섬사람들의 오랜 염원이던 교동대교가 놓인 이후엔 아이와 함께 하루쯤 부담 없이 떠나볼 만하다. 교동도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달을참’(達乙斬), ‘고목근’(高木根), ‘교동’(喬桐)이란 지명으로 기록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달을참은 크고 높은 산이 있는 고을이란 의미다. 여기서 크고 높은 산은 지금의 화개산(260m)을 가리킨다. 주민들이 운동 삼아 오르내리던 화개산은 최근 대규모 정원이 조성되고 전망대도 들어섰다.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고구저수지와 교동 벌판, 북한의 연백평야가 한눈에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석모도와 볼음도 같은 강화도의 수려한 섬들을 조망할 수 있다. 지난 5월부터는 모노레일이 운영을 시작해 교동도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본섬인 강화도가 그러하듯 교동도 또한 고려 중기부터 조선시대까지 유배지로 널리 알려졌다. 연산군과 광해군, 안평대군 등이 이곳 교동도에서 유배 생활을 했다. 특히 연산군은 자신의 어머니 폐비 윤씨의 복수를 명목으로 수십명의 목숨을 빼앗으며 피바람을 일으켰는데 결국 중종반정으로 폐위돼 멀리 교동도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그는 교동도에 유배된 지 64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겨우 31세였다. 한동안 고구리마을로 기록된 연산군 유배지를 찾기 위한 연구가 이뤄졌는데, 최근 화개정원 인근에 유배지를 조성해 위리안치(圍籬安置) 현장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위리안치란 죄인이 유배지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어 그 안에 가두는 형벌이다.●시간을 거스른 듯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풍경 아이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교동도에서 가장 번화한 대룡시장이다. 교동도 여행의 중심지라고 하지만 웬만한 시골 장터보다 작은 규모다. 500m 남짓한 골목길 두 개가 ‘열 십’(十)자로 이어진 것이 전부라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땐 사거리 길목에서 나도 모르게 “어머, 이게 다인가 봐!” 속마음을 드러내고 말았다. 하지만 조금만 걸음을 늦추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낡은 간판과 허물어진 슬레이트 지붕, 먼지 쌓인 벽시계, 백발 성성한 약방 할아버지 이야기에 눈과 귀를 열면 교동도가 지나온 오랜 시간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교동이발관은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은지원의 삭발 장면을 촬영했던 곳으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대룡시장의 랜드마크처럼 여겨진다. 그도 그럴 것이 반듯하게 손으로 적은 철제 간판과 마치 영화세트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이발관 내부가 1960~1970년대 시골 풍경 그대로다. 반들반들하게 잘 닦인 면도칼은 지나온 세월의 내공을 드러내는 듯하다. 이곳에서 직접 이발하는 경험을 꼭 선물해 주고 싶었는데, 하필 아이와 찾았을 땐 주인 어르신 집안에 상이 있어 문이 굳게 닫힌 상태였다. 그렇게 몇 년이 훌쩍 지나 지금은 자녀들이 이발관 내부를 그대로 활용해 식당으로 운영 중이라니, 아쉽게도 아이와 낡은 이발관에서 특별한 경험을 나눌 기회는 영영 사라져 버렸다.●약방 어르신과 다방 이모가 건넨 情에 사르르 이발관 건너편에는 동산약방이 자리하고 있다. 약국이 아닌 약방이란 간판이 어쩐지 더 정겹다. 비타민드링크라도 사 먹을 생각에 안으로 들어섰더니 손때 묻은 나무 진열장에 봉숭아꽃으로 물들이기를 할 때마다 심부름으로 사 왔던 추억의 백반이 두둑하게 채워져 있다. 구수한 보리차 냄새가 풍기는 커다란 주전자와 무심한 듯 입에 툭 씌워진 컵이 정겹다. 낯선 아이의 방문에 주인 할아버지는 어디서 왔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다정하게 묻는다. 아이가 또박또박 대답하자 환한 미소와 함께 딸기맛 비타민을 한 줌 서비스로 내어 준다. “할아버지, 내가 좋아하는 딸기맛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발랄한 인사에 약방에 앉아 있던 동네 어르신들에게까지 웃음이 번진다.느릿한 걸음으로 시장을 둘러보다 달콤한 군고구마 냄새에 이끌려 찾아간 곳은 교동다방이었다. 여행자들을 위해 소소한 먹을거리 삼아 군고구마를 팔고 있다는 마담 아주머니는 달짝지근한 다방커피를 타는 솜씨도 일품이다. 아이는 갓 구워 낸 고구마의 노란 속살에 반해 야무지게 입을 채웠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아주머니는 잘 익은 귤을 가져다 난로 위에 올렸다. “우와, 귤을 구워 먹는 건 처음이에요.” 아이가 신기한 듯 난롯가에 서서 귤이 익기를 기다린다. 그러다 문득 약방에서 받은 비타민 하나를 꺼내어 아주머니께 건넸다. 약방 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신 거라며 자랑도 잊지 않았다. “나도 감기에 걸리거나 하면 꼭 동산약방 약만 먹어요. 그래야 금방 기운이 나더라고. 교동도 사람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곳이에요.” ●황해도 실향민의 삶 고스란히 손님이 우리뿐이었던 터라 자연스레 교동도에 쌓인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여기 교동도 어르신 대부분은 피란민이에요. 이 대룡시장도 황해도 연백장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고향에 돌아갈 생각으로 밤낮없이 부지런히 일해서 부자도 많아요. 교동도 쌀이 유명해진 것도 그분들 덕분이죠. 세월이 흘러 여기서 결혼도 하고 자식들 낳고 살았으니 정을 붙일 법하건만 그래도 늘 다방에 오시면 고향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교동도는 고려 때부터 간척이 이뤄져 육지보다 많은 논과 밭을 가졌는데, 광복 직후엔 8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할 만큼 풍요롭고 북적이는 섬이었다. 행정구역상 강화도에 속하지만 실제 생활권은 불과 12㎞ 떨어져 있는 황해도 연백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연백에 살던 사람들 다수가 교동도로 피란했다. 교동도 북쪽 말탄포구에서 바라보면 연백 땅이 불과 2㎞ 바다 너머다. 눈앞에 선명한 고향 땅을 반세기 넘게 바라보기만 할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을 터. 그 한 맺힌 그리움이 다방 한쪽 구석에 쌓이고 또 쌓였다.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단다. “어느 날인가 동네 언니가 텅 빈 옥상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올라갔더니 북한에서 탈출한 청년 하나가 숨어 지내고 있었다지 뭐예요?” 믿기지 않는 이야기에 아이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한다. “여기 사람들은 그런 사건이 있어도 두려워하기보다 안쓰럽고 애틋한 마음이 먼저인가 봐요. 저기 골목길 끝에 해성식당이라고 있는데 안주인이 전라도 출신이라 음식 솜씨가 좋아요. 여기 사람들 사이에선 맛집이죠. 그런데 그 북한에서 탈출한 청년이 발각됐을 때 경찰이 일부러 그 집 육개장을 주문해서 먹였대요. 식당 주인도 음식 배달하면서 울컥했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 온 것처럼 편안하고 느긋한 분위기 때문인지 어느새 아이의 눈꺼풀이 스르르 감긴다. 얼른 소파 2개를 붙여 아이가 잠시라도 단잠을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봐주는 아주머니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노 키즈 존’을 내세운 도시의 화려한 레스토랑에선 느낄 수 없는 코끝 찡한 감동이었다.●117년 한 자리 지킨 교동초 마담 아주머니의 추천으로 찾은 곳은 대룡시장과 어깨를 맞대고 자리한 교동초등학교다. 1906년에 개교했다고 하니 그 역사만 무려 117년에 이른다. 멀끔하게 단장한 모습이라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운동장 한편에는 기억조차 희미했던 이승복 동상과 효자 정재수 동상이 자리하고 있어 세월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겨우 10살의 나이에 눈길에 쓰러진 아버지를 구하려다 매서운 추위에 결국 함께 동사한 정재수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는 감동한 눈치다. 그래도 슬픈 결말은 피하고 싶었는지 “나는 슈퍼히어로가 돼서 엄마도 구하고 나도 씩씩하게 살아올 거야.” 큰소리다. 교동다방에서 꿀맛 같은 낮잠을 즐긴 덕분인지 아이는 널찍한 운동장을 마음껏 뛰며 신나게 놀았다.교동읍성도 교동도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인조 7년인 1629년에 쌓은 고을성으로 둘레는 약 430m, 높이는 약 6m에 이른다. 예부터 교동도는 외세 침략이 잦았던 터라 서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조선 후기에는 읍성 내에 삼도수군통어영 본진이 주둔했다고 한다. 원래 동문과 북문, 남문 등 3개의 문루를 갖춘 성문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온전한 형태를 짐작하기 어렵다. 대부분 세월이 흘러 무너졌고 겨우 남아 있던 남문의 유량루도 1921년 폭풍을 맞아 허물어졌다. 다행히 홍예 부분만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이는 돌이나 벽돌을 무지개처럼 휘어진 형태로 쌓은 구조물로 광화문 같은 성문에 주로 사용됐다. 일부 복원된 성곽과 얼기설기 쌓은 옛 성곽이 이곳에 쌓인 시간을 오롯이 드러낸다.교동향교도 아이와 들러 보기 좋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 유생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교동향교의 역사는 그보다 앞서 고려 충렬왕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289년 고려 유학자 안향이 원에 사신으로 갔다가 직접 손으로 옮겨 적은 ‘주자전서’와 공자 초상화를 가지고 돌아와 이곳에 모신 것. 한국 성리학의 시조로 불리는 안향이 처음 배를 댔던 곳이니 교동향교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향교인 셈이다. 원래는 화개산 북쪽 기슭에 있던 것을 조선 영조 때 지금의 위치로 옮겼는데, 다른 지역 향교들과 비교하면 아담한 규모지만 건축물 하나하나 소박하고 단정한 짜임새가 돋보인다. 홍살문을 지나 향교 안으로 들어서면 공자의 신주와 우리나라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과 유생들이 배움을 익히고 닦았던 명륜당, 일종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 제수용품을 보관하는 제기고, 내삼문이 알뜰하게 들어서 있다. 향교 우측에는 요즘 보기 드문 재래식 화장실이 설치돼 있는데, 얼마 전 뒷간을 소재로 한 전래동화를 읽었던 아이는 직접 오줌도 눠 보며 재밌어했다. ●그림 같은 보호수 자랑하는 화개사 화개산 중턱에는 화개사도 자리한다. 정확히 언제 창건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려 말의 문신 이색이 머물며 독서를 즐겼다고 하니 고려 때 사찰로 추정된다. 17~18세기 문헌에도 그 이름이 기록돼 있으니 조선 후기까지 강화도의 주요 사찰 중 하나로 규모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에는 전등사의 말사였고 현재 남은 건물은 1967년 화재로 탔던 것을 이듬해 중건한 것이다. 사찰 입구에는 수령 200년을 넘긴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모양이 아름다워 아이도 “꼭 옛날 그림 속 나무 같다”며 감탄했다. 기름진 논을 자랑하는 교동도에는 두 개의 커다란 저수지가 있다. 난정저수지와 고구저수지다. 여름이면 난정저수지에는 노란 해바라기가, 고구저수지에는 분홍 연꽃이 무수히 피어오른다. 지역주민들이 마을정원으로 꾸민 것인데 널찍한 저수지를 배경으로 수채화처럼 맑은 풍경을 자아낸다. 겨울에는 이들 저수지 모두 얼음놀이터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썰매를 타고 어른들은 얼음낚시의 손맛을 즐긴다. 차창 밖으로 스치듯 지나가더라도 교동도의 밥맛을 책임지는 물줄기라고 생각하니 더욱 넉넉하게 느껴진다.
  • 전기차·배터리 거점 안착…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의 재도약

    전기차·배터리 거점 안착…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의 재도약

    국내외 17개 기업서 투자 유치협의 중인 사업도 수조원 규모현장에 공무원 파견 ‘행정 지원’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추진사우디와 협력 후속 사업 가속현대차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삼성SDI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 울산이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대한민국 산업수도’의 위상을 되찾고 있다. 특히 민선 8기 친기업 정책은 짧은 기간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고 지난 7월 지정된 ‘이차전지 특화단지’에는 기업들의 투자가 쇄도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차전지산업과 미래차산업이 안착하면서 울산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1년 4개월 만에 15조원대 투자 유치 울산시는 민선 8기 들어 추진한 친기업 정책으로 1년 4개월이란 짧은 기간 동안 국내외 17개 기업으로부터 총 15조 5121억원(국내 5조 2580억원·국외 10조 2541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9일 밝혔다. 여기에다 현재 협의 중인 투자 규모도 수조원대다. 이는 김두겸 울산시장이 민선 8기 취임 초부터 공무원을 기업에 파견해 인허가 절차를 지원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우선 고려아연이 지난달 17일 울산시와 이차전지 소재 공장 신·증설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1조원을 들여 고순도 니켈 공장 등을 신설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에도 울산시와 1조원 규모의 전구체와 전해동박 생산공장 신·증설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에쓰오일과 현대자동차는 석유화학 복합시설 건설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와 ‘전기차 전용 공장’을 울산에 건설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에 9조 2580억원을, 현대차는 전기차 공장에 2조원을 투입한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다.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은 1996년 충남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국내 신공장이다. 여기에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해 한국과 사우디의 경제협력 관계를 더 공고히 하면서 샤힌 프로젝트 후속 사업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김 시장은 “투자 유치 전담 매니저 지정과 투자 유치 민관 협의체 운영 등 투자 결정부터 사업 진행과 완료까지 기업 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과감한 규제개혁과 파격적인 기업 지원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니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진다”고 말했다.●전주기 이차전지산업 생태계 구축 최근에는 동제련 전문 기업인 LS MnM과 글로벌 기업인 삼성SDI가 울산을 기반으로 이차전지 분야의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LS MnM은 지난달 울주군 온산제련소 인접 9만 5000㎡ 부지에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총 67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LS MnM은 이번 투자로 황산니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과 함께 LS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생태계 구축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SDI는 내년 1분기 착공을 목표로 울산공장 7만㎡에 신형 배터리 및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립한다. 삼성SDI는 현대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울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차전지를 생산하고 전기차에 장착하는 전주기 이차전지 공급망 체계를 갖추게 된다. 삼성SDI는 또 하이테크밸리 3공구로 지정된 울산공장 일원 116만㎡ 중 현재 개발되지 않은 40만㎡도 오는 2025년 12월까지 산업단지로 개발한다. 두 사업의 투자 규모는 2조원대로 알려졌다. 삼성SDI의 신형 배터리 공장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이 될 전망이다. 한국에 LFP 생산라인이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FP 배터리는 최근 테슬라 등 주요 고객들의 수요가 커짐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기업들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울산은 지난 7월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돼 차세대 이차전지 글로벌 산업 거점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은 2030년 세계 시장 규모가 200조원으로 예상되는 미래 핵심 산업이다. 울산에는 최근 이차전지산업과 전기차부품산업 관련 기업투자유치 붐까지 일고 있다. 이차전지 기업의 울산 투자는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이후 거세지고 있다. 특화단지 입주 기업은 다양한 세제 지원과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산업단지 적기 공급을 위해 정부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권한 확대 등 산업단지 개발과 관련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 회복에 외국인 근로자 급증 울산의 산업 경쟁력 회복은 전통 제조업인 조선 분야의 호황도 한몫한다.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지역 내 외국인 인구는 2만 2504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25명 늘었다. 이는 지난해 889명 증가와 비교했을 때 3236명(364%)이 늘었다. 올해 늘어난 외국인 근로자들의 거주지를 분석한 결과 4125명 중 63%인 2625명이 조선 도시인 동구에 거주해 조선업 부활을 입증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 최초로 사내에 외국인 지원센터를 설치해 통역·행정지원·고충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조기 정착을 돕기 위해서다. HD현대중공업은 또 체력단련실 등 편의시설을 갖춘 최신 시설의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사내 및 기숙사 식당에서는 한식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을 위해 국가별 맞춤형 음식을 제공한다. 지난달 29일에는 외국인 근로자와 지역주민 간 이해 증진과 문화교류를 위해 ‘세계문화축제’를 열기도 했다.●투자기업 파격 지원·행정 조직 확대 울산시는 ‘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나온다’는 기조에 따라 친기업 정책을 위한 행정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울산시는 기업 지원 행정조직 확대 등을 골자로 한 ‘2023년 하반기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우선 시는 ‘친기업 도시 조성’을 위한 조직 개편으로 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인허가 지원과 애로사항 해결을 전담한 ‘기업현장지원팀’을 과 단위 ‘기업현장지원단’으로 확대 개편한다. 또 지난 7월 20일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특화단지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신산업추진단 안에 ‘이차전지 전담팀’을 신설한다. 이번 조직개편은 울산시의회 의결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실제로 울산시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지원하는 공무원을 파견해 인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SDI 신형 배터리 공장 건립과 현대자동차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 지원이다. 시는 삼성SDI의 신규 투자와 관련해 신속한 인허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전담 공무원 1명을 파견해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부지 보상 등 장기 미해결 난제로 착공까지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신공장 건축허가 기간이 6개월 이내로 대폭 단축됐다. 시는 내년 1분기 신공장 건립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시는 현대차 울산공장 전기차 신공장 건축공사 현장에 전문 공무원을 파견해 통상 3년 걸리던 건축 인허가 절차를 10개월로 단축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 시장은 “기업을 통해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인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1960~80년대 일자리를 찾아 전국에서 사람들이 울산으로 몰려들었던, 그런 호황을 다시 한번 만들겠다”고 말했다.
  • 수서역 남쪽 주차장에 편의시설 갖춘 광장

    서울시 강남구 수서역 남쪽 주차장이 광장으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지난 8일 제17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수서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원안가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수서동 727 외 1필지에 있는 주차장은 광장으로 바뀌게 된다. 수서역 일대는 SRT, 지하철 3호선, 수인분당선이 지나는 서울의 주요 관문이자 서울 둘레길 대모산 입구가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하지만 보행자를 위한 쉼터와 편의시설이 부족해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었다. 시는 수서역(남) 공영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휴게와 편의시설을 갖춘 광장을 조성하고 쉼터, 화장실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광장 조성사업은 이달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8월 준공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강서구 등촌동 스탠다드 호텔을 업무시설로 바꾸는 공항로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도 수정가결했다. 등촌동 505-7의 스탠다드 호텔은 2014년 3월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을 통해 용적률을 완화 받아 건립됐으나 지난해 2월 폐업한 후 공실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업무시설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 강동길 서울시의원, 올해 장기전세 공급 실적 13.1% 그쳐

    강동길 서울시의원, 올해 장기전세 공급 실적 13.1% 그쳐

    오세훈 시장이 5년간 7만호 공급을 공언했던 장기전세주택 공급 실적이 올해 13.1%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공급 위축 우려가 큰 최근 주택건설 경기 선행지표를 고려하면 5년간 7만호라는 전체 목표 또한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무리라는 우려가 나왔던 공급 계획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의회 강동길 의원(더불어민주당·성북3)이 주택정책실 소관 행정사무감사 후 8일 추가로 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해 12월 예상실적 기준 장기전세주택 공급 물량은 1924호로 목표치 1만 4666호의 13.1%에 불과하다. 건설형 장기전세, 역세권시프트, 민간토지 임차형, 공동출자형, 철도역사 복합형은 단 한 채도 사업 시행인가를 받지 못했고 사전협상형만 12호 시행인가를 받았다. 재건축, 재개발, 재정비 촉진사업 등 정비사업에서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해 공급되는 주택을 활용한 공공기여 주택 활용 장기전세주택 공급마저 목표치 3157호의 2.3%인 74호에 불과하다. 올해 공급 물량 1924호 중 95.5%인 1838호는 전세형 임대주택 713호, 공공전세주택 539호, 민간임대주택 303호, 가로주택정비사업 283호 등 기존주택을 매입해 공급하는 민간주택 매입형이다. 장기전세주택 공급 실적을 위해 2022년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공급하도록 한 국토교통부의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2020.11.)에도 불구하고 올해 공공전세주택을 539호 공급하기도 했다. 범위를 3년으로 넓히면 장기전세주택 공급 물량은 1만 7363호로 목표치 2만 7470호의 63.2%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공공이 직접 건설해 공급하는 건설형 장기전세와 민간토지 임차형, 공동출자형, 창동역, 영등포역 등 신설되는 민자 철도역사와 장기전세주택을 복합건설하는 철도역사 복합형은 여전히 단 한 채도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했다. 사전협상 중단 사업지의 규제완화를 통해 확보된 공공기여분을 장기전세주택으로 활용하는 사전협상형도 12호에 그쳤다. 공공기여 주택 활용형과 민간주택 매입형만 목표치의 103.0%, 122.2%인 6245호와 9222호를 공급함으로써 전체 장기전세주택 공급 물량 1만 7363호의 89.1%를 차지했다. 재정비촉진지구 내 단독주택 재건축 공공기여 주택 활용은 이미 5년간 공급목표인 225호의 7배가 넘는 1,686호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공공기여 주택 활용형 중 재건축 51.5%, 재개발 53.7%, 민간주택 매입형 중 전세형 임대 85.2%, 공공전세 53.9% 등도 5년 목표치의 50% 이상을 3년만에 달성했다. 결국 정비사업 공공기여 주택과 민간주택 매입을 통해 3년간 목표 물량의 63.2%를 억지로 달성한 것이다. 공공 직접 건설, 역세권 주택사업 등 기존제도 활성화를 통한 신속공급 4만호, 민간토지 임차, 공동출자, 사전협상, 철도역사 복합 등 새로운 상생형 모델 도입을 통한 3만호, 중앙정부 지원·협의를 통한 추가공급 플러스알파 등 5년간 7만호 플러스알파 공급이라는 ‘장기전세주택 시즌Ⅱ, 상생주택’의 애초 취지가 무색한 결과다. 최근 인허가, 착공, 분양(승인), 준공(입주) 등 모든 주택건설 경기 선행지표가 공급 위축을 가리키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13.1%에 불과한 실적이 내년 이후 크게 반전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시는 올해 2월 수립한 부시장방침 공공주택 사전검토 신속 추진계획에 따라 50㎡ 이상의 임대주택은 전부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한 입주자 모집공고 전 재건축 정비사업 공공기여 임대주택은 장기전세로 공급하고, 공공재개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공공기여 임대주택과 기존 행복주택으로 공급하던 임대주택도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 강 의원은 주택정책실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장기전세주택 공급 물량이 목표치 7만호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주택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서울시의 공급 발표를 신뢰하는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목표치를 조정해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택정책실이 행감 이후 추가로 제출한 자료에 대해서도 강동길 의원은 “서울시가 오세훈 표 장기전세주택 7만호 공급에 집중하면서 주거취약계층과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장기전세주택은 오 시장의 과거 재임 시절인 2007년 도입된 공공임대주택사업으로 시세의 80% 수준 전세보증금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하는 중산층 임대주택이다. 지난 2007년 최초 2016호 공급을 시작으로 2008년 2625호, 2009년 3243호, 2010년 7367호, 2011년 3529호까지 오세훈 시장 1, 2기 재임 기간 5년 동안 1만 8780호를 공급했고 이후 고 박원순 시장 재임 9년 동안 1만 4181호를 추가로 공급했다. 이후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다음 임기를 마치는 2026년 6월까지 5년간 장기전세 7만호 공급을 공약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21년 8월 24일 오세훈표 장기전세주택 5년간 7만호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11월 시장방침 상생형 장기전세주택 공급확대 방안을 수립·추진해왔다. 장기전세주택 7만호는 2007년부터 2020년까지 14년 동안 공급한 3만 2961호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공약과 방침은 사업 시행인가 기준이고 실제 공급(입주) 기준으로는 2021년 371호, 2022년 21호 등 3년간 392호만 공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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