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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놀이터에 밀린 국립현대미술관/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놀이터에 밀린 국립현대미술관/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이달 초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뉴미디어 소장품, 미술 한류를 일으키다’라는 타이틀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이탈리아 피렌체의 레 무라트 현대예술센터와 공동주최로 ‘한국 뉴미디어아트전’(New Media art from Korea)을 연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19일 개막해 다음달 9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한·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 로마의 국립21세기현대미술관(MAXXI)에서 개최한 ‘미래는 지금이다’전(2014.12.19~2015. 3.15) 출품작 가운데 6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지난주 밀라노에 출장을 갔던 길에 이 전시를 취재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피렌체로 갔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대로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에서 선보이는 한국 뉴미디어 아트의 현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고, 베니스비엔날레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의 뉴미디어 아트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전시가 열리는 레 무라트는 15세기에 수녀원으로 지어졌다가 후에 교도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이탈리아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리모델링했다는 점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어렵사리 찾아간 현장에서 이런 기대는 보기 좋게 무너졌다. 지난 17일 밀라노에서 기차를 타고 피렌체에 도착해 주소를 들고 길을 물어가며 레 무라트를 찾아갔다. 그런데 작품이 놓여 있어야 할 중앙홀에 인부들이 미끄럼틀 등 어린이 놀이기구를 설치하고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관계자는 어린이 이벤트를 위해서 며칠간 작품을 철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냥 넘기기엔 문제가 심각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 어린이 놀이기구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을 보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작가들 입장에서 자신의 작품이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안다면 얼마나 참담할까. 전시 작품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초대작가인 문경원, 전준호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보도자료에서 “한국현대미술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으며 특히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미술 한류를 일으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며 피렌체 전시 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국문화원을 거쳐 프랑스 마르세유의 라프리시벨드메 전시장에서 한·불수교 130년 기념전으로 소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 기간 중인데 이렇게 작품을 마음대로 철수해도 되는 건 분명 아닐 터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외교적 채널을 거쳐 유치한 전시회를 이렇게 함부로 취급하는 것은 관례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던 까닭에 이런 낯 뜨거운 현장을 들키지 않은 것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현대미술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해외 전시를 유치하고, 미사여구를 동원해 자화자찬하면서 정작 현지에서는 제대로 관리도 못 하고, 제대로 대접을 받지도 못할 거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돌아서는 발길이 무거웠다. lotus@seoul.co.kr
  • “살아 움직이는 세종 행복도시 보니 인상 깊고 흥분돼”

    “살아 움직이는 세종 행복도시 보니 인상 깊고 흥분돼”

    “살아 움직이는 도시를 보고 인상이 깊었고 흥분된다.” 건축계의 거장 톰 메인(70)이 16일 세종 행복도시를 돌아본 뒤 느낀 첫 소감이다. 톰 메인은 “행복도시 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높은 수준(High class)의 센스를 느꼈다”며 “한창 개발 중인 도시인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중심 기능의) 도시 목표가 잘 느껴진다”며 “도시 개발을 이끌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존경심을 갖는다”고 치켜세웠다.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행복청의 세계적인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한 비전에 뜻을 같이한다”며 “공공청사뿐만 아니라 민간 건축물에서도 월드클래스 건물을 지으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톰 메인은 단순 디자인(설계) 전문가가 아니다. 디자인과 건축 모든 과정의 조화를 유난히 강조하는 건축가이다. 그는 “설계는 인체공학적이어야 하고 주변 환경과 조화, 소통과 연결이 이뤄져야 살아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도심 건축물에 대한 소신도 뚜렷하다. 먼저 도시 고유 기능을 살리고 시민들과 소통을 연결하는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고집한다. 상업용 건물이라도 자연과 연결되고 친환경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톰 메인은 미국 모포시스 건축그룹 창업자이며 최고 경영자이다. 오바마 정부의 건축·문화 분야 최고자문위원도 맡고 있으며 국가 건축 개발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 상을 받았고, 현재는 이 상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세계 건축가협회(AIA)의 최고상인 금상을 받는 등 세계 유수의 건축가협회상을 받았다. 하버드대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하버드대·펜실베이니아대·컬럼비아대·MIT·UCLA·코넬대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대학을 옮기면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학생들이 따라 전학을 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톰 메인이 디자인한 건물은 주변과 조화를 이루고 창의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시의 상징 건물이 많다. 미국 쿠퍼 유니온대학 건물은 뉴욕의 상징건물이다. 공공건물로는 샌프란시스코·오리건 주 청사, 텍사스 페로 박물관 등이 그의 작품이다. 빌 게이츠 재단 본사, 중국 자이언트그룹본사 건물 등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휴가건설이 시행하고 있는 행복도시 특별설계 상업지역 프로젝트 디자인에도 참여한다. 그는 이 사업 디자인 콘셉트와 관련, “자연과 힐링, 시민과의 소통을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전통과 현대, 실용과 예술의 조화 놀라워”

    “전통과 현대, 실용과 예술의 조화 놀라워”

    고유의 전통미와 현대적 간결함이 어우러진 한국 공예의 아름다움에 세계 디자인 전문가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2015’ 전시회가 세계 최대 규모의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위크의 공식개막에 맞춰 14일(현지시간)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전시관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개막식에는 안드레아 칸젤라토 트리엔날레 관장, 스테파노 제키 브레라 국립예술대 총장, 알도 콜로네티 오타고노지 발행인, 장재복 주밀라노 총영사, 최정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 김상욱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 등 이탈리아와 한국의 디자인 전문가 및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으로 19일까지 열리는 올해 행사에서는 ‘수수, 덤덤, 은은’이라는 주제로 금속, 도자, 한지, 옻칠, 죽공예, 섬유 분야의 작가 및 장인 23명의 작품 192점을 선보이고 있다. 건축가 겸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마테오 오리고니가 설계한 전시장에는 한지를 사용한 간접조명이 설치돼 전통기법의 공예작품들이 더욱 돋보인다. 칸젤라토 관장은 김현희 자수장과 이소라 작가가 출품한 조각보 작품에 대해 “마치 파울 클레의 추상화 작품을 보는 것 같다. 섬세하고 가벼운 소재로 이토록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브레라 총장은 “공예는 생활과 예술을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 작품들 모두 재료와 기법 면에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질 뿐 아니라 기능성까지 두루 갖췄음을 느꼈다. 예술이 실용성을 갖춰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들”이라고 평가했다. 이영순 작가의 지승작품을 특히 관심 깊게 봤다는 콜로네티 발행인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 재구성하는 데 있어서의 정확함과 정밀함이 빼어난 작품들이다. 자연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벼워 보이지만, 오랜 제작 시간과 까다로운 공정을 거치는 작업 과정에서 역사적 전통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여숙 예술감독은 “조선시대 공예의 전통을 바르게 이해하고 올곧게 계승한 장인과 작가들의 작품은 전통미와 함께 매우 현대적인 조형미까지 갖추고 있다”면서 “전통을 계승한 한국의 공예가 디자인 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밀라노(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해외여행 | 칭다오에서 다시 태어난 랄루 리조트The Lalu Resort

    해외여행 | 칭다오에서 다시 태어난 랄루 리조트The Lalu Resort

    타이완의 타이중에는 VIP 멤버십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고급 리조트가 있다. 타이완의 대표적인 호수 일월담日月潭을 바라보고 있는 랄루 리조트.바로 그 랄루 리조트가 중국 대륙에 손을 뻗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그대로면서 규모도 서비스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칭다오가 묻어나는 건축물 “꼭 컨테이너 박스 같지 않아요?” 외딴섬 끝자락에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자리 잡은 랄루 칭다오The Lalu Qiangdao를 보고 불쑥 튀어나온 한마디다. 칭다오시에서 바라본 랄루 칭다오의 실루엣은 마치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놓은 모습이다. 모든 것은 리조트를 설계한 케리 힐Kerry Hill이 의도한 바였다. 그는 12년 전, 타이완의 더 랄루 선 문 레이크The Lalu Sun Moon Lake를 성공적으로 디자인한 건축가다. 랄루 칭다오 역시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잘 어우러져 있다. 항구도시인 칭다오의 특성을 살려서 컨테이너 박스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고안했다고. 그렇다고 투박한 컨테이너 박스를 상상하면 오산이다. 리조트는 자연과 어우러지면서도 랄루 리조트의 품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내부에는 구석구석 예술작품이 숨어 있어 더욱 세련된 느낌이다. 모든 건물에 동과 유리, 나무와 화강암을 주로 사용s했는데 나무와 화강암은 숨을 쉬는 재료, 즉 생명이 있는 재료이고 유리는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는 재료이며 동은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한 역사가 깃들어 있는 재질이라 선택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랄루 리조트가 첫 번째 해외 지점인 랄루 칭다오를 오픈하기까지는 무려 6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자됐다. 랄루 리조트 본연의 고급스러움은 살리면서 칭다오라는 지역적 특색과 문화 특색을 모두 갖춘 리조트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타이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시설도 눈에 띈다. ‘웨딩촬영지’로 잘 알려진 칭다오의 특색을 살린 웨딩채플Wedding Chapel. 칭다오의 해변은 하얀 모래에 과거 독일의 영향을 받아서 이국적인 건축물이 가득하다. 빠다관八大關과 빠다관 옆의 제2해수욕장에 주말이면 예비 신혼부부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랄루 칭다오는 이런 신혼부부들의 웨딩촬영은 물론 결혼식과 이후 피로연까지 책임진다. 피로연 후에는 특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스파, 마사지, 온천에 일식·중식·프렌치 레스토랑은 기본이며 여기에 요가 프로그램으로 정신적인 힐링도 함께할 수 있다. 전복 양식장에서 직접 딴 전복으로 음식을 해먹는 등 이곳에서는 랄루 칭다오만의 즐거움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완벽한 휴식 공간에서의 여유 랄루 칭다오는 특히 공간적 여유로움을 만들어 내는 데 힘썼다. 그래서일까, 규모에서부터 남다르다. 리조트의 면적은 85만7,934m2로 타이완 랄루 리조트의 10배에 달한다. 무려 축구장 120개 넓이다. 리조트 옆에 있는 쇼핑센터부터 스파에 온천까지 여유롭게 나만의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휴식으로 재충전을 하는 여행이 될 수 있도록 객실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타이완 랄루 리조트의 김왕Kim Wang 수퍼바이저는 말한다. 리조트 못지않게 큰 객실은 또 다른 자랑거리. 랄루 칭다오의 객실이 매력 있는 이유다. 체크인을 하면 직원이 객실까지 안내해 주는데 객실 앞에서 신발을 벗고 객실 안으로 들어가니 당황하지 말 것. 객실의 숨은 기능들을 설명해 주기 위해서다. 욕조 옆에는 타월을 걸어 놓는 라디에이터도 설치, 샤워 후 따뜻한 온기가 있는 타월로 몸을 감쌀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른 아침, 침대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읽었는지 방 전체 전등부터 TV, 커튼 작동까지 침대에서 손만 뻗으면 작동이 가능하다. 이른 아침 침대 위에서 커튼을 걷으면 해가 떠오르는 칭다오의 바다를 바라보며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더 랄루 칭다오The Lalu Qingdao No.277, Jiulongshan Rd, Qingdao Economic and Technological Development Zone, Qingdao City, Shandong Province +86 532 66995678, +86 532 83166666 qd.thelalu.com/kr 글 양이슬 기자 사진제공 랄루 리조트 취재협조·예약문의 제이슨 여행사 02-515-6897 www.jasontravel.co.kr
  • “탐욕 부리는 기업·교육 바뀐 모습 보고 싶다”

    “탐욕 부리는 기업·교육 바뀐 모습 보고 싶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기업의 탐욕이 없어지고 교육이 바뀌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전남 진도에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은 9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별히 세월호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 ‘오! 인천’의 제작을 위해 1979년부터 1년 동안 한국에 머물렀다.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 설립자인 그는 “30여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한국은 빠른 속도로 발전했지만) 탐욕을 부리는 기업과 교육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참사 당시의 화물 과적(過積) 문제와 ‘가만히 있으라’는 승무원 지시를 언급하며 “자본가들이 너무 많은 것을 원하다 보니 이런 사고가 난 것 같다”면서 “왜 아이들이 지시를 받고 그대로 앉아 있었는지 (안타깝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배에 남아 있는 실종자들이 나와야 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시신 수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션과 아내 카린, 딸 엠마 등 헵번 가족들은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노란 넥타이와 스카프, 장갑을 착용했다. 간담회는 헵번 가족 외에 4·16가족협의회와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트리플래닛은 세월호 기억의 숲에 건축가인 양수인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의 재능기부로 추모시설물 ‘세월호 기억의 방’이 건립된다고 설명했다. 기억의 방에는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의 이름,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이 직접 작성한 메시지 등 상징물이 설치된다.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은 션이 트리플래닛에 제안해 시작됐다. 전남 진도군의 부지 협조로 팽목항에서 4.16㎞ 떨어진 진도군 백동에 3000㎡ 규모의 은행나무 숲이 조성된다. 트리플래닛은 헵번 가족이 기부한 5000만원 등을 재원으로 다음달까지 나무 30그루를 먼저 심은 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오드리햅번 가족 “세월호 사고 난 이유는…” 실제 모습 보니 ‘대박’

    오드리햅번 가족 “세월호 사고 난 이유는…” 실제 모습 보니 ‘대박’

    오드리햅번 가족 오드리햅번 가족 “세월호 사고 난 이유는…” 실제 모습 보니 ‘대박’ 전남 진도에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이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기업의 탐욕이 없어지고 교육이 바뀌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션 헵번 오드리헵번어린이재단 설립자는 4·16가족협의회,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별히 세월호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라며 “30여 년 전 한국에서 ‘오, 인천’이라는 영화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션 헵번은 30여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한국에서 탐욕을 부리는 기업과 교육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과적 문제와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언급하며 “기업가들이 너무 많은 것을 원하다 보니 이런 사고가 난 것 같다. 왜 아이들이 그런 지시를 받고 그대로 지키고 앉아있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들이 변해가는 모습이 보고 싶어 이렇게 다시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배에 남아 있는 실종자들이 나와야 유가족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실종자들의 시신 수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션 헵번의 딸 엠마 헵번은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크게 와 닿지 않아 혼란스러웠지만 직접 와서 유가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서는 마음이 아팠다”면서 “또래 친구들이 이 사고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서 충격을 받았는데 앞으로 내가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헵번 가족들은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모두 노란 넥타이를 착용했다. 4·16가족협의회의 일원으로 이 간담회에 참석한, 실종된 단원고 조은아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인) 우리에게도 유가족이라는 이름표를 달아달라고 사정한다”면서 “정치·이념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니까 사람대접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트리플래닛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세월호 기억의 숲’에 건축가 양수인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교수의 재능기부로 추모 시설물인 ‘세월호 기억의 방’이 건립된다고 설명했다. 기억의 방에는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의 이름,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이 직접 작성한 메시지 등이 각인된 상징물이 설치된다. 전남 진도군의 부지 협조로 팽목항에서 4.16㎞ 떨어진 진도군 백동 무궁화 동산에 3000㎡ 규모의 은행나무 숲으로 조성된다. 첫 기념식과 기념식수는 10일 오후 2시 30분 진도 백동 무궁화동산에서 진행된다. 트리플래닛은 헵번 가족이 기부한 5000만원 등을 재원으로 5월까지 30그루를 먼저 심고 이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금되는 대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드리햅번 가족, 마음씨 만큼 훈훈한 모습들 ‘대박’

    오드리햅번 가족, 마음씨 만큼 훈훈한 모습들 ‘대박’

    오드리햅번 가족 오드리햅번 가족, 마음씨 만큼 훈훈한 모습들 ‘대박’ 전남 진도에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이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기업의 탐욕이 없어지고 교육이 바뀌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션 헵번 오드리헵번어린이재단 설립자는 4·16가족협의회,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별히 세월호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라며 “30여 년 전 한국에서 ‘오, 인천’이라는 영화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션 헵번은 30여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한국에서 탐욕을 부리는 기업과 교육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과적 문제와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언급하며 “기업가들이 너무 많은 것을 원하다 보니 이런 사고가 난 것 같다. 왜 아이들이 그런 지시를 받고 그대로 지키고 앉아있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들이 변해가는 모습이 보고 싶어 이렇게 다시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배에 남아 있는 실종자들이 나와야 유가족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실종자들의 시신 수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션 헵번의 딸 엠마 헵번은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크게 와 닿지 않아 혼란스러웠지만 직접 와서 유가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서는 마음이 아팠다”면서 “또래 친구들이 이 사고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서 충격을 받았는데 앞으로 내가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헵번 가족들은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모두 노란 넥타이를 착용했다. 4·16가족협의회의 일원으로 이 간담회에 참석한, 실종된 단원고 조은아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인) 우리에게도 유가족이라는 이름표를 달아달라고 사정한다”면서 “정치·이념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니까 사람대접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트리플래닛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세월호 기억의 숲’에 건축가 양수인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교수의 재능기부로 추모 시설물인 ‘세월호 기억의 방’이 건립된다고 설명했다. 기억의 방에는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의 이름,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이 직접 작성한 메시지 등이 각인된 상징물이 설치된다. 전남 진도군의 부지 협조로 팽목항에서 4.16㎞ 떨어진 진도군 백동 무궁화 동산에 3000㎡ 규모의 은행나무 숲으로 조성된다. 첫 기념식과 기념식수는 10일 오후 2시 30분 진도 백동 무궁화동산에서 진행된다. 트리플래닛은 헵번 가족이 기부한 5000만원 등을 재원으로 5월까지 30그루를 먼저 심고 이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금되는 대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드리햅번 가족 “세월호 사고 난 이유는…” 마음씨만큼 훈훈한 외모

    오드리햅번 가족 “세월호 사고 난 이유는…” 마음씨만큼 훈훈한 외모

    오드리햅번 가족 오드리햅번 가족 “세월호 사고 난 이유는…” 마음씨만큼 훈훈한 외모 전남 진도에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이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기업의 탐욕이 없어지고 교육이 바뀌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션 헵번 오드리헵번어린이재단 설립자는 4·16가족협의회,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별히 세월호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라며 “30여 년 전 한국에서 ‘오, 인천’이라는 영화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션 헵번은 30여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한국에서 탐욕을 부리는 기업과 교육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과적 문제와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언급하며 “기업가들이 너무 많은 것을 원하다 보니 이런 사고가 난 것 같다. 왜 아이들이 그런 지시를 받고 그대로 지키고 앉아있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들이 변해가는 모습이 보고 싶어 이렇게 다시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배에 남아 있는 실종자들이 나와야 유가족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실종자들의 시신 수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션 헵번의 딸 엠마 헵번은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크게 와 닿지 않아 혼란스러웠지만 직접 와서 유가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서는 마음이 아팠다”면서 “또래 친구들이 이 사고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서 충격을 받았는데 앞으로 내가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헵번 가족들은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모두 노란 넥타이를 착용했다. 4·16가족협의회의 일원으로 이 간담회에 참석한, 실종된 단원고 조은아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인) 우리에게도 유가족이라는 이름표를 달아달라고 사정한다”면서 “정치·이념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니까 사람대접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트리플래닛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세월호 기억의 숲’에 건축가 양수인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교수의 재능기부로 추모 시설물인 ‘세월호 기억의 방’이 건립된다고 설명했다. 기억의 방에는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의 이름,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이 직접 작성한 메시지 등이 각인된 상징물이 설치된다. 전남 진도군의 부지 협조로 팽목항에서 4.16㎞ 떨어진 진도군 백동 무궁화 동산에 3000㎡ 규모의 은행나무 숲으로 조성된다. 첫 기념식과 기념식수는 10일 오후 2시 30분 진도 백동 무궁화동산에서 진행된다. 트리플래닛은 헵번 가족이 기부한 5000만원 등을 재원으로 5월까지 30그루를 먼저 심고 이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금되는 대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드리햅번 가족 “특별히 세월호 선택한 이유는…” 훈훈

    오드리햅번 가족 “특별히 세월호 선택한 이유는…” 훈훈

    오드리햅번 가족 오드리햅번 가족 “특별히 세월호 선택한 이유는…” 훈훈 전남 진도에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이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기업의 탐욕이 없어지고 교육이 바뀌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션 헵번 오드리헵번어린이재단 설립자는 4·16가족협의회,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별히 세월호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라며 “30여 년 전 한국에서 ‘오, 인천’이라는 영화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션 헵번은 30여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한국에서 탐욕을 부리는 기업과 교육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과적 문제와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언급하며 “기업가들이 너무 많은 것을 원하다 보니 이런 사고가 난 것 같다. 왜 아이들이 그런 지시를 받고 그대로 지키고 앉아있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들이 변해가는 모습이 보고 싶어 이렇게 다시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배에 남아 있는 실종자들이 나와야 유가족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실종자들의 시신 수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션 헵번의 딸 엠마 헵번은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크게 와 닿지 않아 혼란스러웠지만 직접 와서 유가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서는 마음이 아팠다”면서 “또래 친구들이 이 사고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서 충격을 받았는데 앞으로 내가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헵번 가족들은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모두 노란 넥타이를 착용했다. 4·16가족협의회의 일원으로 이 간담회에 참석한, 실종된 단원고 조은아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인) 우리에게도 유가족이라는 이름표를 달아달라고 사정한다”면서 “정치·이념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니까 사람대접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트리플래닛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세월호 기억의 숲’에 건축가 양수인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교수의 재능기부로 추모 시설물인 ‘세월호 기억의 방’이 건립된다고 설명했다. 기억의 방에는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의 이름,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이 직접 작성한 메시지 등이 각인된 상징물이 설치된다. 전남 진도군의 부지 협조로 팽목항에서 4.16㎞ 떨어진 진도군 백동 무궁화 동산에 3000㎡ 규모의 은행나무 숲으로 조성된다. 첫 기념식과 기념식수는 10일 오후 2시 30분 진도 백동 무궁화동산에서 진행된다. 트리플래닛은 헵번 가족이 기부한 5000만원 등을 재원으로 5월까지 30그루를 먼저 심고 이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금되는 대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대를 짓다, 시를 짓다

    무대를 짓다, 시를 짓다

    지난주 막을 내린 국립창극단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극장 측이 해오름극장의 1500여 객석을 가림막으로 차단했다. 대신 무대 위에 600여석의 가설 객석을 설치하고 그 가운데에 2층 구조의 새 무대를 세웠다. 해오름극장의 원래 무대보다 훨씬 좁아진 가설무대는 오히려 더 입체적인 공간감을 구현했다. 배우들은 객석 사이에 마련된 통로와 오케스트라가 위치한 2층까지 누볐다. 무대 바닥은 리프트처럼 솟아났고 천장에서 다리가 내려와 1층과 2층을 연결하기도 했다. 배우와 관객의 교감은 극대화됐다. 배우들은 관객들의 코앞에서 연기하며 눈을 마주쳤고, 마치 마당놀이처럼 관객들은 배우들과 어우러졌다. 이태섭 무대미술가는 “기존 해오름극장은 객석과 무대의 거리가 멀어 에너지가 한 방향으로 흐른다”면서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어 배우와 관객이 긴밀해지는 무대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무대 디자인은 공연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마지막 한 수’다. 작품의 주제와 정서, 메시지를 정교하게 주조해 내며 독자적인 미학까지 갖춘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공연 시장이 성장하고 좋은 작품이 늘어감에 따라 무대 디자인 또한 주목받고, 무대미술가들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흉내내기 아닌 사회를 읽고 표현하는 시인이자 화가, 건축가 희곡이 물이라면 무대 디자인은 물을 담아 내는 그릇이다. “공연의 성격과 스타일을 관객들이 가늠하게 하는 신호”(이태섭 무대미술가), “공연을 지금 여기에 어떻게 전달할지를 판단, 해석, 표현하는 것”(박동우 무대미술가)이 바로 무대 디자인이다. 박동우 무대미술가는 “무대 디자인은 극을 담아 내는 설정 그 자체”라면서 “셰익스피어의 ‘햄릿’이라도 덴마크의 엘시노어 궁을 그대로 고증할 때와, 현대 한국의 어딘가를 무대로 설정할 때 관객들에게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연극 ‘사회의 기둥들’은 헨리크 입센의 137년 전 희곡이 2014년 대한민국과 만나는 접점을 무대 디자인이 연결한 사례다. 희곡은 배 한 척의 침몰과 함께 무너져간 1800년대 후반 노르웨이의 소도시 이야기다. 박 무대미술가는 당시의 노르웨이 풍경을 재현하는 대신 무대 전체를 점점 왼쪽으로 기울어져 가는 선실로 설계했다. 국내 관객들에게 생소했던 희곡은 무대의 설정 하나로 놀라운 기시감을 안겨줬다. 고증이 수반되는 경우도 많지만 의미 없는 흉내내기는 지양한다.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가 수감됐던 뤼순 감옥을 고증한 회색 벽돌이 무대 전체를 뒤덮는다. 당시 한민족을 가뒀던 시련의 벽을 의미한다. 박 무대미술가는 “오늘날의 사회와 관객들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텍스트를 표현할 방법을 찾는 것이 무대미술가의 역할”이라면서 “텍스트를 무대 위의 공간으로 세우는 시인이자 화가, 건축가”라고 말했다. ●티켓값 하는 볼거리? 화려함 넘어 새로운 시도 받아들여야 공연의 고수들은 무대 디자인에서 숨은 1㎝를 발견한다. 2012년 초연된 연극 ‘엠 버터플라이’는 거대한 새장이 세워진 무대로 주인공 르네 갈리마르가 만들어 낸 환상의 세계를 시각화했다. 마니아 관객들 사이에서는 새장의 의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정승호, 오필영, 서숙진, 여신동 등 무대미술가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조수곤 연극열전 차장은 “요즘은 무대미술가들의 이름과 대표작도 중요한 홍보 포인트”라고 귀띔했다. 아직까지 뮤지컬, 특히 고가(高價)의 대극장 뮤지컬에서는 화려한 무대가 티켓값을 아깝지 않게 하는 볼거리라는 인식이 강하다. 회전무대와 샹들리에 등 화려한 세트와 첨단 장비가 없는 경우 아쉬움을 표하는 관객들도 있다.그러나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뮤지컬 ‘원스’는 1000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공연됐지만 무대는 허름한 선술집을 옮겨 놓은 세트 하나뿐이었다. 배우들의 움직임과 조명만으로 하나의 세트에서 다양한 공간을 구현하는 독특한 미학으로 호평받았다. 정승호 무대미술가는 “세계적으로도 무대미술은 (화려함을 넘어) 미니멀리즘 등 새로운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관객들이 익숙하지 않은 것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무대미술가들도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페이스북, 세계 최대 개방형 새 사옥에 둥지

    페이스북, 세계 최대 개방형 새 사옥에 둥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인 페이스북이 축구장 7개 크기의 옥상 정원을 갖춘 새 사옥에 입주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들어선 이 사옥은 ‘MPK20’이라 명명됐다.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등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세계 최대의 개방형 실내 사무공간(3만 9948㎡)을 갖췄다. 거대한 하나의 방을 연상시키는 이 개방형 사무공간에선 무려 2800명의 직원이 한꺼번에 일할 수 있다. 아울러 건물의 지붕에는 약 3만 6400㎡의 옥상 공원이 마련됐다. 축구장 7개를 합한 크기로 임직원들이 걸을 수 있는 약 800m 길이의 둘레길이 설치됐고 400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사실을 공지하고 하늘에서 찍은 새 사옥의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저커버그는 “우리 목표는 모두 함께 일할 수 있는 완벽한 엔지니어링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며 “전 세계에 걸쳐 우리 서비스를 통해 만들려고 하는 것과 닮은 동일한 분위기의 공동체를 (사내에) 조성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이 매우 간단하고 소박하게 지어졌고 이는 의도적”이라며 “사람들이 우리 건물에 들어설 때마다 세계를 연결하려는 우리의 사명을 느끼도록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도 이날 성명에서 “처음부터 저커버그는 뽐내지 않고 사무적이고 효율적인 공간을 원했다”면서 “그를 위해 만들어진 빌딩”이라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도시도 빌딩숲보다 골목길을 좋아해

    도시도 빌딩숲보다 골목길을 좋아해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유현준 지음/을유문화사/391쪽/1만 5000원 도시에는 그 안에 사는 인간의 삶이 반영된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그렇게 형성된 도시는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현대 도시와 인간이 궁극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개입해야 하는지, 그리고 복잡한 생태계가 얽힌 도시를 읽는 법을 일러 준다.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이라는 부제를 단 책에서 저자는 인문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사회학의 다양한 영역을 오가며 보이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까지 들춰내며 바람직한 도시의 모습을 그려 낸다. 건축가인 저자의 생각과 관찰 결과를 도시의 입장에서 풀어 낸다. 이에 따르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도시도 외로운 걸 싫어한다. 그 비싼 땅에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고층건물이 들어선 테헤란로는 산책하는 사람이 드문 반면, 구불구불한 강북의 골목길은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그 증거다. 자동차 위주의 격자형으로 구획된 뉴욕과 도보 위주의 짧은 단위로 구성돼 걷는 데 초점이 맞춰진 유럽의 오래된 도시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오래된 도시들은 건축재료도 그 지역에서 구하기 쉬운 것들을 사용하므로 저절로 특색이 생긴다. 또 그곳의 문화가 더해져 지역색깔이 만들어진다. 어딜 가나 비슷비슷한 풍경이 지루하게 펼쳐지는 현대 도시보다 오래된 도시들이 훨씬 아름다운 이유는 이처럼 주변 환경과 기후에 맞는 개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의 도시가 잃은 것, 되찾아야 할 것, 간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도시는 자신이 차가운 모습으로 변해 가는 걸 원치 않는다.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도시, 그것이 도시가 꿈꾸는 모습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동대문디자인 건물과 치성/정기홍 논설위원

    개장 직후부터 혹평과 찬사가 엇갈렸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어느덧 1년을 맞았다. DDP는 ‘디자인 서울’을 내건 오세훈씨가 서울시장 재임 때 ‘건축물 없는 건축가’로 불리는 세계적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에게 설계를 맡긴 건물이다. 무려 5000억원을 투입했다. ‘비정형 건축물’답게 품평은 극단적이었다. 외형이 우주선과 같아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랜드마크가 될 미래형 건물이란 논란을 거듭해 왔다. 유동인구가 50만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을 받고, 패션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니 다행스럽다. 논란이 궁금해 두 번을 찾았다. 세련된 바깥 모습은 인근의 투박한 건물들과 어울리지 않아 생뚱맞다. 건물의 안도 미로와 같아 많이 헷갈렸다. 곡면 알루미늄 4만 5000여장을 연결했다니 한두 번의 방문으로 그 속을 알 수 없지 싶다. 처음 방문할 땐 사전 연구와 가이드의 설명이 필요해 보였다. 다만 타원형 구조인 잠실종합운동장 옆에 지었다면 ‘따돌림 건물’ 논란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발길을 잡는 건 DDP가 아닌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다. DDP 공사 과정에서 일제가 성곽을 없애면서 묻혔던 유물과 유적들을 발견해 복원해 놓은 곳이다. 한양도성과 부속시설인 치성(雉城), 이간수문(二間水門), 오간수문(五間水門) 등이다. 지대가 낮아 적의 침입에 불리한 지형 여건을 반영해 성의 일부를 바깥으로 돌출시켰다는 치성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이른바 ‘꿩의 성’으로, 몸을 잘 숨기고 주변을 잘 보는 꿩의 습성을 원용했다. 동대문~광희문 간에 5개가 더 있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고 한다. 석축인 이간·오간수문도 보기 드문 구조다. 남산 쪽에서 흘러온 물을 흥인지문~광희문 사이로 흐르게 한 뒤 도성 바깥의 청계천으로 물을 빼내기 위한 시설이다. 석축의 양쪽에 구멍을 내 목재를 두개와 다섯개를 걸친 차이고, 침입자의 방어용으로도 활용했다. 수문의 모양이 무지개와 같아 홍예문(虹霓門)으로 부른다. 개장 1년을 맞은 DDP가 향후 엄청난 생산 및 고용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거창한 논리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는 역사가 있고 숨어 있던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의 스포츠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한복에 짚신발로 진흙탕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1960~70년대 고교야구의 전설적인 추억이 깃든 곳이다. 소개 글은 ‘응원의 함성으로 절규를 대신하던 시절 매 끼니가 공포이던 피난민의 절박함, 삼류 극장에 어슬렁거리던 사춘기의 위태로움, 홈런 한 방에 잠 못 들던 삶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적고 있다. 인근 숭의·창신동 골목에서 생산된 옷가지들, 이를 평화시장 등으로 실어나르는 오토바이의 행렬, 이를 사려는 중국 관광객 유커들의 북적임은 가치 있는 관광 상품이다. 지금은 논란을 내려놓고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이야기 상품을 찾아 내놓아야 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자연이 빚은 미술관 한지 예술 꽃피우다

    자연이 빚은 미술관 한지 예술 꽃피우다

    봄이다. 자연 속에서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잠시라도 쉬고 싶다. 따스한 햇살과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몸을 맡기고 산책을 하다가 예술적 체험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그런 곳이 어디에 있을까 싶겠지만 도시와 단절된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뮤지엄 산(SAN)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현대미술 작가 40명 작품 100여점 소개… 한지의 예술적 효용성 확인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뮤지엄 산에서는 전통 한지와 현대미술의 교감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들을 선보이는 ‘하얀 울림-한지의 정서와 현대미술’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사유로서의 형식-드로잉의 재발견’ 전에 이어 한국현대미술의 독자적 영역을 재조명하는 두 번째 기획전으로 한지를 사용해 작업하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40명의 작품 100여점을 소개한다. 서양화가로 한지를 작품 소재로 활용한 단색화의 대표작가 박서보와 정창섭, 윤형근, 김기린을 비롯해 정상화 작가의 한지 작품도 소개된다. 한지로 추상미술의 세계를 펼친 권영우, 한지의 따뜻한 정서를 표현한 방혜자, 윤애근, 이종한의 작품 외에 한지를 인화지로 사용한 사진작가 이정진의 작품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우리 내면에 정서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한지의 예술적 효용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한지는 전통적으로 한국화와 서예의 바탕으로 사용돼 오다 198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현대 종이의 조형-한국과 일본’이라는 교류전을 계기로 현대적 조형의 매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당시 두각을 나타낸 서양화가들이 한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조형 소재로서 한지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 주었고 이후 종이의 소재인 닥을 사용한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이 선보이며 오늘에 이른다. 오광수 뮤지엄 산 관장은 “한지는 우리 민족과 밀착한 소재로 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고 있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한지와 현대미술의 만남이 어떻게 변모했고, 다양한 질료의 실험적 작품들을 통해 앞으로 한지의 조형적 확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 속 미술관’서 8월 30일까지 세 가지 주제로 전시 오는 8월 30일까지 계속될 전시는 크게 세 주제로 구성된다. 1전시장의 ‘조형으로서의 한지’에서는 한지를 소재로 한 조형작업들을 보여준다. 석재나 목재에 새겨진 글씨나 그림을 떠내는 탁본, 한지를 오리거나 떼어 붙이는 콜라주와 그 반대의 데콜라주를 통해 작품을 구성하거나 화면에 입체감을 주는 부조적 작품을 보여준다. 2전시장은 ‘지지체로서의 한지’로 한지의 물성에 주목한 작품들을 모았다. 캔버스 바탕 위에 한지를 바르고 그 위에 안료를 입혀 한지와 안료가 중화되는 작품 등 독특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한지와 먹을 이용한 김기린의 ‘인사이드,아웃사이드’(Inside,Outside), 닥지와 안료를 활용한 방혜자의 ‘빛에서 빛으로’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3전시장 ‘물성으로서의 한지’는 한지 질료의 다양한 특성과 조형적 잠재성을 극대화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미술관은 지난 2013년 한솔뮤지엄으로 개관해 지난해 이름을 바꿨다. 뮤지엄 산(SAN)은 공간(Space), 예술(Art), 자연(Nature)이 만나는 장소라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해발 275m에 위치한 총 면적 7만 7170㎡(2만 1530평)의 미술관은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예술을 느낄 수 있다. 미술관은 빛, 물, 돌, 바람 등 자연을 소재로 한 명상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안도가 무려 8년이나 걸려 완성한 공간으로 그의 건축 철학과 미술관의 설립이념을 조화롭게 반영하고 있다. 자작나무 숲길을 지나고 긴 돌담을 돌아가면 늦은 봄부터 한여름까지 패랭이꽃이 장관을 이룬다는 플라워가든이 나온다. 뮤지엄 본관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고요하고 눈부신 물의 정원(워터가든), 9개의 돌무덤이 있는 스톤가든을 천천히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힐링이 된다. 빛과 공간을 소재로 작업하는 설치미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들은 색다른 예술적 체험을 안겨 준다. 기획전시와 페이퍼갤러리, 제임스 터렐의 작품까지 볼 수 있는 미술관 입장료는 어른 2만 8000원, 어린이 1만 8000원. 다소 부담스러운 요금인데도 지난 한해 유료관람객 10만 1362명이 다녀갔다. 원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이게 정말 아파트야?” 이탈리아의 친환경 건물

    “이게 정말 아파트야?” 이탈리아의 친환경 건물

    "내가 정말 아파트에 사는 것일까, 숲에 사는 것은 아닐까?" 이런 착각을 할 만한 친환경 아파트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있는 화제의 아파트는 숲에 지은 집을 연상케 한다. 건물을 짓고 나무를 심은 것인지 나무 위에 집을 얹은 것인지 가려내기 힘들 정도다. 이탈리아의 건축가 루치아노 피아가 설계한 이 아파트는 5층 건물로 63세대 규모다. 아파트는 숨을 쉬는 건물이다. 층층이 들어서 있는 테라스에는 150그루 나무가 층층마다 심겨져 있다. 나무들이 시간당 약 20만 리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건물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대부분을 빨아들이는 셈이다. 아파트는 '살아 있는 숲'을 컨셉으로 설계됐다. 높이 2.5~8m의 나무를 뒤섞어 심어 일견 무질서해 보이는 조경을 시도한 것도 이런 컨셉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나무는 필터 역할을 하면서 건물 내부와 외부, 자연과 공해를 가르는 경계선 구실도 한다. 매연이나 소음 공해를 줄이면서 계절에 맞춰 그때그때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더운 날에는 더위를 줄이고, 추운 날에는 추위를 줄여주는 식이다. 에너지 효율도 최대한 높였다. 열펌프와 함께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을 구축했고 자외선은 차단했다. 빗물을 재활용해 나무에 물을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도 이 아파트의 특징이다. 63세대는 각각 평면도가 다르다. 여기에도 자연적인 주거환경을 만든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자연이 붕어빵 찍어내듯 똑같은 주거환경을 만들어주진 않는다는 게 설계자의 생각이다. 사진=아치데일리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열린세상] 일본의 예술 섬과 문화 수준/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일본의 예술 섬과 문화 수준/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일본의 ‘예술 섬’이라 불리는 나오시마(直島)를 다녀왔다. 이번이 두 번째다. 인구 3000명 정도의 작은 섬마을이 세계적인 여행 잡지 ‘콩데나스 트레블러’에 세계 7대 관광지로 실린 곳이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나오시마 이후에 만들어진 인근의 데시마(豊島)와 이누지마(犬島)까지 가 보았다. 조금씩 다른 섬마을의 특성이 미술관 형태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궁금했다. 데시마는 나오시마 옆의 작은 섬으로 16년간 산업 폐기물 불법 투기장으로 이용됐던 곳이다. 그런 곳이 예술을 테마로 재생됐다. 원래 이 지역은 기후가 온화하고 물이 좋아 벼농사를 많이 지어 풍요로웠다고 한다. 여기에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니시자와 류에가 설계한 데시마미술관이 들어섰다. 단연 독보적이다. 미술관은 티켓을 구입하는 곳과 다소 떨어져 있다. 미술관에 도착하기까지 여유롭게 산책하면서 아름다운 다랭이 밭을 감상하고 숲과 바다를 보며 몸과 마음을 쉬게 하려는 건축가의 의도다. 미술관에 다다르면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어야 한다. 나지막한 높이의 부드러운 곡선 모양 미술관이 심상치 않다. 미술관은 기둥이 없는 셀 구조로 40×60m 규모에 높이가 4.5m인 얇은 피막 같은 형태다. 어느 개구부에도 유리는 없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었다. 실내외는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낮은 지붕 양쪽으로 타원형의 커다란 구멍을 냈다. 햇빛의 방향에 따라 한쪽 구멍에는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다른 쪽의 구멍으로는 숲의 녹음이 펼쳐져 그 자체가 완벽한 예술품이다. 실내에는 일체의 시설물이 없다. 고요함 속에 자연의 소리만 들린다. 미술관이 위치한 곳은 예로부터 우물이 있어 주민들에게 소중한 물의 공급원이 됐다고 한다. 바닥 곳곳에 아주 작은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 있어 각각의 구멍에서 물방울이 봉긋 솟아나온다. 천천히 구르다가 금방 멈추기도 하고, 멈춰 있는 다른 물방울과 합류하기도 한다. 각자의 방향으로 흘러가다 큰 곳에서 모두 합쳐지기도 하고, 곳곳에 있는 작은 드레인을 통해 어느새 사라지기도 한다. 뚫린 천장에서 비치는 햇빛으로 물방울이 선명하게 돋보이기도 하고 바람에 흔들리기도 한다. 이누지마는 커다란 구리 제련 공장을 예술 공간으로 재생한 또 하나의 감동적인 장소였다. 노인 인구 55명의 작은 섬마을로, 공장 매연으로 자연이 훼손돼 폐허가 됐던 곳이 친환경 건축물인 세이렌쇼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미술관은 이누지마의 근대화산업 유산인 유구(遺構)를 보존하고 재생하면서 동시에 예술과 자연에너지를 일체화해 보여 주고 있다. 자연을 착취해 에너지를 마음껏 쓰는 근대적인 발상은 이곳에서 통하지 않는다. 건축은 지구에 파묻히는 식물과도 같은 것이기를 바라는 건축가의 의도가 그대로 반영된 곳이다. 여기에 현대미술가 야나기 유키노리가 함께했다.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건축인지 경계가 모호한 어우러짐 속에 역사의 흔적과 환경 보전의 강한 메시지가 전달돼 또 다른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갈등 관계에 있는 나라다. 우리는 일본을 넘어서야 하는 역사적 숙명을 가지고 있다. 산업 폐기물로 버려졌던 섬을 세계적인 예술 섬으로 바꾼 일본 사회의 저력은 간단한 수준이 아니었다. 그것을 그들이 가꾸고 향유하며,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방문객들은 마치 성지 순례자가 된 듯 예술 섬들을 둘러보고 감동을 안고 돌아간다. 우리도 그런 보석을 만들 때가 됐다. 산을 깎고 옛것을 부수는 토건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와 예술을 활용하자. 자연 훼손과 시설활용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평창올림픽도 문화올림픽이 돼야 한다. 문화와 예술을 활용해 올림픽 후에도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나는 ‘아트-평창’을 제안하고 싶다. 산을 깎고 건물 짓는 곳에만 예산을 쓸 것이 아니라 용평과 진부의 골짜기마다 갤러리, 화가와 목수의 작업실을 유치하자. 예술 섬을 시작한 후쿠타케 소이치로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경제는 문화에 종속돼야 하고 인간과 기업의 모든 활동은 좋은 공동체를 창조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누구인가? ‘아트-평창’의 꿈을 시작하고, 한반도에 보석 하나 만들 사람.
  • 남북한 건축이 걸어온 길 되짚어보다

    남북한 건축이 걸어온 길 되짚어보다

    지난해 열린 제14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한국관 전시 ‘한반도 오감도’전이 서울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 제2전시장으로 장소를 옮겨 소개되고 있다. 시인이자 건축가였던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된 한반도 오감도 전시는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전개된 남북한 건축의 양상을 조망했다. 서울과 평양의 도시와 건축, 정치·경제·이데올로기적 현실과 공간의 문제를 건축의 눈을 통해 들여다 본 전시는 건축비엔날레 총감독 렘 콜하스가 제시한 ‘지난 100년의 모더니즘의 역사를 반영하라’라는 주제와 ‘건축은 사회의 거울’이라는 명제를 명쾌하게 보여줌으로써 세계적 관심을 모았다. 귀국보고회를 겸하는 서울 전시는 지난해 한국관 커미셔너였던 조민석, 큐레이터로 활동한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안창모 경기대 대학원 교수가 다시 한번 팀을 이뤄 기획을 맡았다. 배 교수는 “남과 북의 도시와 건축을 충분히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하는 현실에서 북한의 건축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각별한 감각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오감도’라는 제목을 달았다”면서 “미래에 실현될 남북 공동건축전시의 서막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을 아우르는 건축적 현상과 진화과정에 대한 연구의 결과물로 국내외 건축가, 시인을 비롯한 문인, 화가, 사진작가, 영화감독, 수집가, 큐레이터 등 33명이 작업한 400여점으로 구성됐다. 완벽하게 다른 체제에서 다른 길을 걸어 온 남북한 건축 양상을 조망한 이번 전시는 ‘삶의 재건’(Reconstructing Life), ‘모뉴멘트’(Monumental State), ‘경계’(Borders), ‘유토피안 투어’(Utopian Tours) 등 4개의 소주제로 나뉜다. ‘삶의 재건’에선 한국전쟁 이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재건된 서울과 평양의 모습을 보여준다. 평양을 포함한 북한의 많은 도시는 전쟁으로 초토화됐고 백지 위에 주택, 공공기관, 기념비 등을 지으며 사회주의 국가의 건설신화를 만들었다. 평양복구 총계획에 기반을 둔 유럽형 도시조직과 건축이 이식됐다. 반면 서울은 자본주의 체제의 연속선상에서 30년간 국가주도의 성장을 추진하면서 혼종적인 거대 자본주의 도시로 성장했다. 각각의 재건 과정에서 다양한 건축 메커니즘이 작용하고 그 결과물도 확연히 달라진다. 다음으로 ‘모뉴멘트’는 사회주의 이념과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한 평양, 경제 논리와 개발의 길을 걸어온 서울이 각기 다른 성격의 기념비적 도시임을 역설한다. ‘경계’에선 비무장지대와 단절된 상태에서 오가는 NGO와 기업들처럼 남북을 갈라놓기도 또는 이어주기도 하는 경계들을 공간, 형태, 개념, 감성의 측면에서 접근한다. ‘유토피안 투어’에선 1993년 중국 베이징에 고려그룹을 공동으로 설립해 다양한 활동을 해 온 이탈리아 국적의 컬렉터 닉 보너의 컬렉션과 북한 작가의 만화 작품 등을 선보인다. 안 교수는 “남북이 각각 자본주의,사회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도시와 건축은 서로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보여주는 게 전시의 목적”이라며 “남한은 건축가의 이름을 걸고 개인적인 작가주의에 고취되어 작업하지만 관료체제와 자본주의의 지배를 받는 반면 북한은 건축가를 국가재건의 영웅처럼 우대하면서도 철저히 익명성을 유지한다는 차이점도 눈여겨 볼 점”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5월 10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빈집에 담긴 삶과 이야기, 예술이 되다

    빈집에 담긴 삶과 이야기, 예술이 되다

    일본 가가와현에 있는 작은 섬 나오시마는 콩데 나스트 트래블러지에서 세계 7대 관광지로 뽑은 환상의 섬이다. 주민 3000명이 사는 작은 섬이 세계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탈바꿈한 건 섬에 늘어 가는 빈집들을 예술공간으로 바꾸면서부터다. 여기에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현대 미술관들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나오시마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섬이 됐다. 12일 밤 11시 40분 방송되는 KBS 1TV ‘문화복지 세상을 바꾸다’는 작은 섬 나오시마를 바꾼 빈집, 빈 공간 프로젝트를 조명한다. 파리 최고의 중심지에 있는 59리볼리라는 이름의 건물은 은행이 들어섰다가 파산한 뒤 14년 동안 방치돼 있었다. 1999년 KGB로 불리는 세 명의 예술가들이 이 건물에 무단 침입했다. 파리시는 철거 명령을 내렸지만 화가들이 속속 집결하면서 59리볼리 안에는 30여곳의 아틀리에들이 둥지를 틀었다. 화가들의 그림 작업을 직접 볼 수 있는 오픈 아틀리에 집결지로 소문이 나면서 관람객들이 몰렸고, 2009년 파리시는 59리볼리를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59리볼리는 파리를 대표하는 새로운 예술 공간이 됐다. 경북 상주시 함창읍은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명주 생산지였지만 명주산업의 쇠퇴와 인구 감소로 쇠락을 거듭했다. 빈집들이 늘어나던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주민들이 예술가들과 함께 마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흉물이었던 빈집과 양조장, 담장들은 함창의 지역적 정체성과 역사, 주민들의 이야기로 꾸며진 갤러리로 탈바꿈해 관광객들을 손짓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구한말 어린이들은 어떻게 놀았을까

    구한말 어린이들은 어떻게 놀았을까

    한국 미술계에 참 별난 인물이 있다. 초지일관 미술자료 수집에 정열을 바친 김달진(60) 씨다. 45년간 모은 자료를 이고 지고 통의동, 창성동, 창전동 등에서 전·월세 생활을 해야 했던 그가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 입구에 지하 1층 지상 3층 281.28㎡ 규모의 버젓한 사옥을 마련하고 오는 12일부터 재개관 기념전을 연다. 고등학교 시절인 1970년대부터 미술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그는 2001년 평창동에 김달진미술연구소를 개소한 데 이어 200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자료 전문박물관인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만들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전용공간임차지원사업’ 지원으로 창전동에서 한국미술정보센터를 운영해오다 지난해 9월 정부 지원 중단으로 평생 모은 자료 가운데 2만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보관할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끝에 그는 그동안 모은 돈과 은행 융자를 받아 건물을 샀다. 낡은 건물은 건축가인 김원 광장건축환경연구소 김원 소장의 재능기부로 새롭게 단장됐다. 이번 개관전 ‘아카이브 스토리: 김달진과 미술자료’전에선 그동안 축적한 자료 중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은 단행본, 화집, 정기간행물, 리플릿, 작품 등 주요 소장품 250여점을 전시한다. 김 관장은 “한국미술 아카이브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주요 자료 카테고리로 정리했다”며 “아카이브가 역사적 자료를 수집 보존하는 저장소의 의미를 넘어 박물관이라는 기관이 수행하는 다양한 연관 콘텐츠, 아카이브 활용이 이뤄내는 지형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전시 작품으로는 구한말 조선 어린이들의 놀이와 풍속을 다룬 이시이 단지의 ‘조선아동화담’(1891) 외에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미술단체인 서화협회의 협회보 창간호(1921)와 종간호(1922), 조선총독부 주최로 열린 조선미술전람회 3회 도록(1924)과 5회 도록(1926), 우리나라 최초의 원색도판 화집 ‘오지호·김주경 화집’(1938), 김환기 친필 엽서와 백남준 친필 연하장 등 다양하다. 또 캐나다인 제임스 게일이 1909년 저술한 ‘전환기의 한국’, 영국 빅토리아앤알버트 뮤지엄에서 동양도자기 전시 중 최초로 한국도자기 전시를 열면서 펴낸 ‘르블랑 한국도자기 컬렉션도록’(1918), 베네딕트수도회 신부인 안드레아스 에카르트가 지은 ‘한국미술사’(1929) 등 근현대 한국학관련 자료도 소개된다. 전시는 5월 31일까지. (02)730-6216.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해외여행 | 당신과 함께 스페인을①바르셀로나 Barcelona

    해외여행 | 당신과 함께 스페인을①바르셀로나 Barcelona

    당신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언젠가 스페인에서 석 달쯤 눌러 살아 보자고. 당신과 함께 가기로 약속했던 스페인을 나 홀로 먼저 다녀왔다. 그 시간은 달콤한 시에스타siesta를 즐기고 일어나 시원한 샹그리아 와인을 마시며 거리를 산책하는 여유로 가득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이 많이 그립지 않았다. 사실은 혼자가 아니었다 홀로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홀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일행은 있었다. 커다란 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트라팔가 코치 투어. 무려 18개국에서 서른 두 명의 동행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눴다.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놀라운 구성이고 엄청난 인연이다. 배낭여행자들의 성지 카오산 로드의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한번에 만나기 힘들지 않았던가. 낯선 이들 속에서 외톨이가 될 것만 같았던 생각은 틀렸다. 우리는 함께 거리를 걸었고 맛있는 타파스Tapas를 나누어 먹었으며 밤이 되면 춤을 췄다. 그리고 그 시간의 한 장면, 한 장면은 아직도 매일 밤 내 꿈에 찾아오고 있다. ●Barcelona 130여 년을 앞선 가우디의 바르셀로나 “제발 가우디처럼 굴지 마렴!” 바르셀로나 출신 투어 디렉터 하비Jarvi(닉네임)의 어머니는 그가 어릴 적 심한 장난을 칠 때마다 항상 이렇게 꾸짖었다고 한다. 지금은 가우디 없는 바르셀로나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의 영혼이 도시 곳곳에 숨 쉬고 있지만 건축가로서 그의 초창기 시절은 그렇지 않았다. 선천적으로 폐병과 관절염을 가지고 태어난 그는 걸음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한 몸이었다. 대장장이 아들로 태어나 그저 평범한 젊은이에 불과했던 그의 설계도를 본 이들은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단다. 그의 설계는 그 당시 사람들에게 ‘미친 짓’으로 보일 만큼 실현 불가능해 보였던 것이다. 가우디가 평생을 두고 작업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은 그의 영적인 고향 몬세라트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1883년부터, 그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인 1926년까지 온 힘을 쏟을 만큼 대규모 프로젝트였던 성당은 무려 1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건설 중에 있다. 도시 한가운데 높이 솟아오른 성당에서는 그의 친환경적인 건축법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하늘 위로 쭉쭉 뻗어 올라간 기둥들 때문에 마치 울창한 숲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이는 느낌 그대로 나무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지진에도 안전한 구조기법이란다. 그 선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니 파스텔톤의 빛이 아름답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상부 천장을 주변 천장보다 한층 더 높이 올려 빛의 통로를 만들었고 최대한 자연조명으로 내부를 밝히고자 했던 그의 노력이 담겨 있다. 가우디는 성당 바로 옆에 작은 학교도 지었다. 1909년, 교육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학교는 성당을 만드는 건축가를 비롯해 인부들을 위한 교육의 공간이 되었다. 오로지 후원금으로만 짓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성당 건축 속도는 매우 느리지만 130여 년 전 그의 생각과 마음은 상상 그 이상으로 깊고 앞서 있었다. 얼마간의 자유시간이 생겨 서둘러 구엘 공원을 찾아갔다. 가우디가 서른 한 살 젊은 건축가로 활동할 때부터 35년간 그를 평생 후원했던 구엘의 이름을 딴 공원이다. 과연 공원이 이렇게 높은 곳에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산동네 같은 길을 오르고 올랐다. 처음 마주한 구엘 공원은 장난끼가 넘쳤다.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을 연상케 하는 귀여운 건물이 입구에서부터 관람객들을 반기고 신전으로 이끄는 듯한 계단을 오르면 악어의 형상을 하고 있는 괴물 퓨톤이 알록달록한 모자이크 범벅을 한 채 지하수를 뿜고 있다. 지하수는 신전 위 마당에 모여 저장된 빗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100년 전 완성된 그의 건축에서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함에 있어서도 친환경적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신전 위에 오르자 바르셀로나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우디는, 경사가 가파르고 높아 집을 짓기에 적합하지 않았던 대지를 모자이크처럼 분할했다. 경사에 맞추어 기둥을 세우고 산책길의 나무 한 그루도 그대로 두고자 했던 그의 노력 덕분에 구엘 공원은 더더욱 곡선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거대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신전 마당 끝자락, 물결치는 듯한 벤치에 앉아 상상해 본다. 그가 만들고 싶었던 도시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람브라스, 언젠가 당신과 함께 걷게 될 거리 한겨울에도 평균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도는 날씨가 한몫했지만 그 외에도 샹그리아 한잔의 여유와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예술혼, 최신 유행을 반영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반겨주는 스페인의 SPA 브랜드 상점들과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람블라스Ramblas 거리는 바르셀로나의 첫인상을 ‘활기차고 따뜻한 도시’라고 결정짓기에 충분했다. 람블라스 거리는 카탈루냐 광장을 중심으로 시작한다. 남동쪽으로 약 1.3km, 바르셀로나 항구까지 연결되는데 굳이 길을 묻지 않아도 발길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면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수많은 상점과 관광객들로 365일 붐비는 곳이다. 자라Zara, 망고Mango, 풀 & 베어Pull & Bear 등 스페인 태생의 SPA 브랜드들이 걸음걸음마다 눈에 띄고 FC 바르셀로나 기념품숍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조용히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파도 물결인지 흥겨운 멜로디를 형상화한 그림인지 알쏭달쏭한 모자이크가 펼쳐져 있는 람블라스 거리의 바닥 구석구석에는 호안 미로의 작품이 새겨져 있다. 하얀색 바탕에 파란색과 노란색, 빨간색 원형의 모습으로 모자이크 안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길을 걷다 무심코 그의 작품을 밟고 지나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전설도 들린다. 람블라스 거리가 시작되는 지점, 가로등 아래 멋스러운 식수대가 서 있는데 이 물을 마시면 반드시 바르셀로나에 다시 오게 된다는 행복한 이야기. 첫인상만으로도 꿈만 같았던 바르셀로나에는 함께 오기로 약속했던 사람과 다시 와야만 했다. 그 전설을 되뇌며 한 모금은 아쉬워 두 모금을 꿀꺽 삼켰다. 보케리아 시장Boqueria Market 람블라스 거리를 걷다 지칠 때쯤 마주하게 되는 곳이 바로 바르셀로나의 명물 보케리아 시장이다. 신선한 수산물과 싱싱한 과일, 달콤한 초콜릿과 모든 식재료들이 한데 모여 눈과 입을 즐겁게 만드는 바르셀로나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 지중해 연안의 여러 시장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식자재를 공급한다는 유럽시장연합회Emporion의 회원이자 전 세계 수많은 도시들이 도시개발을 계획할 때 롤모델로 삼는 재래시장 중 하나로 규모는 물론 공급하는 식재료들의 품질이 뛰어나 미식가들의 성지로도 불린다. 다양한 종류의 생과일 주스는 지친 여행자들에게 인기만점이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트라팔가 한국 사무소 www.trafalgar.com, 02-777-6879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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