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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 인간의 이동 기술을 보다

    예술, 인간의 이동 기술을 보다

    먼 옛날 동부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인류의 조상은 대륙을 가로지르고, 바다를 건너 전 지구로 퍼져 나갔다.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이주(移住)는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의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 때문에 무언가를 찾아 떠나고 있다. 기근이나 자연재해, 전쟁과 학살을 피해 고향을 떠나기도 하고 정치적, 종교적,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새로운 땅을 찾아간다. 이유야 어찌 됐든 자발적 이주를 하는 이들이 원하는 것은 딱 한 가지다. 보다 나은 삶. 하지만 현실은 너무 가혹하다. 서울 홍익대 앞 대안공간 루프에서 열리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최찬숙(39)의 개인전 ‘약속의 땅’은 이주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이뤄지며 많은 문제를 낳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의미 있게 다가온다. 영상물과 사운드, 인터랙티브 설치작업을 통해 작가는 오랜 시간 독일에서 지내며 겪은 이주자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현대인이 겪는 이주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지난 10여년간 독일 생활을 하면서 이주자로서의 삶과 독립적인 작업세계와 예술관을 가져야 하는 작가로서의 삶은 충돌의 연속이었다. 독일 사람들과는 다른 형태의 삶을 살면서 과연 물리적인 이동만으로 진정한 이주가 가능한지를 스스로 묻곤 했다”는 작가는 “이주의 개념을 ‘물리적 이주’와 ‘정신적 이주’의 두 가지 양상으로 나누고 둘 사이의 간극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질문을 던져 봤다”고 설명했다. 타지에서 삶을 향유하지만 각자 기존의 삶을 고수하는 경우 사는 곳만 옮겨 왔을 뿐 삶 자체는 떠나오기 전의 모습 그대로다. 물리적 이주를 하고 정신적 이주를 하지 않은 상태다. 반대로 물리적 이주는 진행하지 않은 채 스스로 내적인 변화를 시도하며 정신적 이주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도구로 작가가 선택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배기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자동차 제조회사 폭스바겐사의 공장투어 프로그램이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본사를 둔 폭스바겐사는 본사와 출고장을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로 조성했다. 자동차를 뜻하는 아우토(Auto)와 도시를 뜻하는 슈타트(Stadt)를 합쳐 ‘아우토슈타트’라 부르는 이곳에는 공장, 박물관, 고객센터, 출고장 등이 위치해 있다. 첨단기술의 메카를 방문한 고객은 회사의 역사를 체험하고 자신이 구매한 차량의 제조공정을 직접 볼 수도 있고, 색상선택과 같은 일정 부분에 참여한 뒤 공장에서 직접 차를 구매해 몰고 나올 수도 있다. 작가는 “거대한 테마파크는 인간 이동기술의 정점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이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의 완벽함을 자랑하는데 마치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았다”며 “비판적인 시각이 많이 담겼지만 폭스바겐 배기가스 스캔들을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 작가 외에 건축가, 사운드 디자이너, 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해 만들어낸 전시는 다분히 실험적이어서 그 의도를 충분히 공감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물리적 이주와 정신적 이주의 충돌을 체험하도록 첨단이동기술의 상징인 아우토슈타트와 광유전학이라는 미래기술의 모습을 작업으로 풀어낸 전시는 매 시각 정각부터 20분 간격으로 진행된다. 15분 길이로 실제 아우토슈타트 투어가이드의 안내 멘트에 따라 각 코너에 비쳐지는 영상과 설치물들을 순차적으로 관람하도록 설계됐다. 아우토슈타트의 첨단시스템과 마케팅 전략, 보유기술의 목적과 효과 등에 대해 설명하는 투어가이드의 음성은 전시장 투어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욱 단호해지고, 그럴수록 혼란과 충돌의 골은 깊어진다. 지하층으로 내려가면 영상이미지들은 화려한 구조적 이미지로 변하고 강렬한 조명이 그 이미지들을 순차적으로 지워버린다. 그리고 남은 것은 빈 공간이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약속의 땅’이 그런 모습일지도 모른다. 최찬숙 작가는 설치, 음향, 비디오, 회화, 사진,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미디어 아티스트로 성곡미술관의 ‘2012 내일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대안공간 루프가 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독일 알리안츠 문화재단과 라이프치히 사단법인 할레14가 지원하는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02)3141-1377.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남자가 여자보다 ‘창의력’ 높다 (연구)

    남자가 여자보다 ‘창의력’ 높다 (연구)

    흔히 남성은 이성적, 여성은 감성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기발함과 창의력은 어느 쪽이 더 강할까?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진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창의적이며, 이것이 회사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빨리 승진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온라인을 통해 무작위로 80명의 실험참가자를 선발한 뒤 이들에게 확산적 사고 또는 수렴적 사고 능력을 포함한 글을 읽게 한 뒤 창의력을 평가하게 했다. 확산적 사고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정보를 광범위하게 탐색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미리 정해지지 않은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사고를 뜻하며, 수렴적 사고는 문제해결을 위해 지식과 원리, 논리법칙 등을 동원하여 가장 적합한 해결책이나 답을 모색해 가는 사고방식을 뜻한다. 실험결과 창의력은 ‘고전적인 남성의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즉 과감한 결정역과 경쟁력, 위험부담, 야망 등의 성향을 가진 남성이 협동이나 이해 등의 성향을 가진 여성에 비해 창의력이 높았다는 것. 두 번째 실험에서는 역시 무작위로 선정한 실험참가자 169명에게 건축가나 패션디자이너와 관련된 글을 읽게 하고, 이들의 작품을 담은 사진 3장을 보여준 뒤 ▲창의력 ▲독창성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 등과 관련한 점수를 매기게 했다. 역시 결과는 남성 건축가가 여성 건축가의 작품에 비해 더 창의력이 높고 독창성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지막 실험에서는 실험참가자 125명에게 두 가지 보고서를 읽게 했다. 하나는 위험부담이 크고 하나는 위험부담이 비교적 적은 보고서였다. 그 결과 같은 남성의 보고서라 해도 위험부담이 더 큰 보고서가 더욱 창의적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여성에게는 이러한 차이가 적용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듀크 대학교의 데본 프라우드풋 박사는 “성별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창의력은 회사 내에서 남성과 여성의 승진 속도와 급여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는 왜 여성이 창의적인 기업의 주요 보직에서 멀어져 있는지를 알게 한다”고 분석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종이·플라스틱 집… 건축과 미술 사이

    종이·플라스틱 집… 건축과 미술 사이

    건축에서 재료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는 없다. 재료는 구조이자 형태이며 색상일 정도로 공간의 감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재료의 역사는 건축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인류가 주거 생활을 하기 시작하던 원시시대부터 사용된 흙과 나무 등 자연 소재에서부터 최근의 기능성 합성 소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 재료는 건축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건축기법의 변화를 동반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30~40대의 젊은 건축가 6팀이 참여한 가운데 건축 재료의 물리적 특성과 조형성에 대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아웃 오브 더 박스: 재료의 건축, 건축의 재료’ 전이 열리고 있다. 미술관이라는 닫힌 공간의 한계 때문에 참여 건축가들은 건축이 아닌 설치 작업을 통해 건축 재료들이 어떻게 구축·가공되는지, 그 공간이 어떤 감각을 주고 어떤 풍경을 만들어 내는지를 펼쳐 보인다. 이들은 현대 건축가들에게 가장 익숙한 콘크리트를 제외한 6가지 건축 소재를 선택하고 대안적인 구축 방식을 보여준다. 와이즈건축(장영철·전숙희 소장)의 ‘띠의 구조’는 일본과 중국 등에서 건축의 마감 재료로 사용되는 대나무가 지닌 탄성을 이용한 파빌리온 작업이다. 주재료인 대나무살과 광목, 금속 앵글, 와이어, 활대처럼 휘어진 댓살로 구축된 외벽은 구조적 안정성과 더불어 공간에 긴장감을 준다. 조호건축의 이정훈 소장은 벌집 형태로 단면이 보강된 400장의 종이 판재를 격자형 뼈대로 엮어 종이의 구조적 강성을 실험한 작품 ‘와플 밸리’를 선보였다. 이런 구축 방식은 관람자가 실제로 작품 위에 올라가 거닐 수 있을 만큼 종이에 견고함을 제공한다. 건축학과 철학, 재료학과 건축이론을 공부하고 물성과 감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건축물을 구현해 온 이 소장은 계곡의 물살에 의해 깎인 바위와 같은 모습으로 작품을 형상화해 종이의 견고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네임리스건축(나은중·유소래 소장)의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는 흙으로 만든 불투명한 전벽돌 140장과 투명한 유리벽돌 80장을 벽의 형태로 쌓아 무거움과 가벼움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나은중 소장은 “전벽돌과 유리벽돌을 함께 사용하면서 거칠고 부드러운 질감의 차이, 어둡고 밝은 빛의 차이 등 물성이 주는 상이한 감각의 경계를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각자의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30대 중반의 건축가 3명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팀 문지방(권경민·박천강·최장원)은 지붕재로 쓰이는 골함석과 같은 형태의 투명 플라스틱을 이용해 탑 모양의 ‘템플 플레이크’(Temple Flake)를 구축했다. 골 플라스틱의 휘어지는 특성을 활용해 구축한 공간은 골의 중첩을 통한 시각적 왜곡, 빛의 반사 등 다양하고 풍부한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철재 패널 가장자리를 접는 절곡(folding) 가공법으로 만든 철재 패널 177장을 조립해 제작한 더_시스템 랩(김찬중 소장)의 ‘스틸 이글루’는 구조와 외피가 일체화된 작품이다. 내부의 빛이 패널에 뚫린 각기 다른 패턴의 타공을 거치며 전시장 벽면에 숲 형상의 그림자를 형성하고 슈퍼미러로 가공된 표면에는 주위의 풍경이 그대로 반영된다. 공간적 한계를 극복한 비정형 건축물을 설계해 온 건축사사무소 53427의 고기웅 소장은 3D 프린터의 활용 가능성을 실험한 ‘심플리 콤플렉스’를 선보였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생산된 각기 다른 형태의 3차원 곡면을 가진 조인트 220개가 아크릴 파이프를 다양한 방향으로 연결해 복잡한 3차원 곡선 형태의 구조를 효율적으로 실현한다. 3차원의 곡선 형태 구조는 시각적인 공간감을 선사한다. 전시는 오는 12월 13일까지. 전시 기간 중 참여 건축가들로부터 작업 과정과 건축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는 건축가 오픈토크도 마련됐다. (02)720-5114.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알쏭달쏭+] 남자와 여자 중 ‘창의력’ 높은 쪽은?

    [알쏭달쏭+] 남자와 여자 중 ‘창의력’ 높은 쪽은?

    흔히 남성은 이성적, 여성은 감성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기발함과 창의력은 어느 쪽이 더 강할까?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진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창의적이며, 이것이 회사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빨리 승진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온라인을 통해 무작위로 80명의 실험참가자를 선발한 뒤 이들에게 확산적 사고 또는 수렴적 사고 능력을 포함한 글을 읽게 한 뒤 창의력을 평가하게 했다. 확산적 사고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정보를 광범위하게 탐색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미리 정해지지 않은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사고를 뜻하며, 수렴적 사고는 문제해결을 위해 지식과 원리, 논리법칙 등을 동원하여 가장 적합한 해결책이나 답을 모색해 가는 사고방식을 뜻한다. 실험결과 창의력은 ‘고전적인 남성의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즉 과감한 결정역과 경쟁력, 위험부담, 야망 등의 성향을 가진 남성이 협동이나 이해 등의 성향을 가진 여성에 비해 창의력이 높았다는 것. 두 번째 실험에서는 역시 무작위로 선정한 실험참가자 169명에게 건축가나 패션디자이너와 관련된 글을 읽게 하고, 이들의 작품을 담은 사진 3장을 보여준 뒤 ▲창의력 ▲독창성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 등과 관련한 점수를 매기게 했다. 역시 결과는 남성 건축가가 여성 건축가의 작품에 비해 더 창의력이 높고 독창성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지막 실험에서는 실험참가자 125명에게 두 가지 보고서를 읽게 했다. 하나는 위험부담이 크고 하나는 위험부담이 비교적 적은 보고서였다. 그 결과 같은 남성의 보고서라 해도 위험부담이 더 큰 보고서가 더욱 창의적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여성에게는 이러한 차이가 적용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듀크 대학교의 데본 프라우드풋 박사는 “성별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창의력은 회사 내에서 남성과 여성의 승진 속도와 급여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는 왜 여성이 창의적인 기업의 주요 보직에서 멀어져 있는지를 알게 한다”고 분석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그리스-로마-르네상스의 주두와 상징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그리스-로마-르네상스의 주두와 상징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동서양 세계 미술사에 관한 개설서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것이 바로 건축이다. 건축은 그저 막연한 공간이 아니라 종교적으로 성스러운 우주 공간을 형성하면서 조각, 회화, 공예 등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자체로 그 모든 장르를 표현한다. 즉 건축이란 건축과 조각과 회화와 공예 등 모든 장르의 통합체라는 것을 깨닫고 건축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목조건축의 안팎을 빈틈없이 장엄하게 그린 단청(丹靑)의 참된 의미를 밝히고 기둥, 공포, 지붕의 갖가지 기와의 상징을 올바로 밝히고 나니 건축은 사상과 종교를 실현한 위대한 조형언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됐다. ‘건축의 탄생’이다. 건축에서 생생한 사상사(思想史)를 읽어낼 수 있다. 그러려면 신전이든 성당이든 모스크든 주두의 주된 장식을 올바로 해독해야 한다. 독자 여러분은 과거에 배운 지식은 일단 모두 옆으로 치워 놓고 잊어버리기 바란다. 이 연재는 빙산의 일각 밑의 무한히 거대한 부분을 해독함으로써 우리가 봐 오고 연구해 온 일각의 오류를 발견해 고치는 것이다. 그리고 수천 년 동안 보이지 않았던 조형은 용어조차 없었으므로 필자가 새로이 만들어 쓰고 있다. 처음 시도하는 해석이므로 처음에는 어렵게 보이나 실은 어려운 것이 아니고 낯설 뿐이다. 그리고 필자가 세계조형예술을 공부해 ‘영기화생론’을 정립해 나가면서 크게 깨달은 것은 “조형예술에 현실에서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진리다. 현실에서 본 것이 똑같은 모양으로 있다 해도 영기화생으로 인해 고차원의 전혀 다른 존재로 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런 조형들에 대해 현실의 사물 중 비슷한 것을 찾아 설명하고 있으니 무량한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2년 동안 연재한 ‘틀린 용어 바로잡기’(http://www.kangwoobang.or.kr)를 참고하기 바란다. ●에레크테이온 신전의 제1영기싹과 보주는 우주의 기운 밖으로 끌어내 표현 이제 서양의 주두를 살펴보자. 원래 기능상 공포라고 해야 하나 혼란을 막기 위해 서양에서 쓰는 주두라는 용어를 그대로 쓰기로 한다. 다음에 이오니아식, 코린트식, 콤퍼짓식(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을 합친 것) 주두, 이 세 가지를 다룰 것이다. 주두로 건축 양식을 분류할 만큼 주두의 조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첫째, 이오니아식 주두 신전은 BC 421~406년에 세워졌다(①). 에레크테이온은 그리스신화에서 아테네를 최초로 세운 왕으로 기록돼 있다. 파르테논 신전 서쪽에 있는 에레크테이온 신전은 바로 에레크테우스왕을 모시는 성전이다. 주 무늬는 서양에서는 ‘소용돌이’ 혹은 ‘양의 뿔’이라고 부른다. 서양 건축학자들이 쓰는 용어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윗부분에 양의 뿔 혹은 소용돌이 모양이 있으며 그 바로 밑에 ‘달걀’이 있다. 그 사이에 뾰족하게 나온 것은 ‘화살촉’이고 그 밑부분에는 ‘팔메트’ 무늬가 있다.” 그러고는 아무 말이 없다. 필자는 달걀과 화살촉이란 용어를 보고 크게 웃었다. 모두가 현실에서 본 사물의 용어로 전혀 맞지 않으므로 아무 해석도 할 수 없다. 필자의 영기화생론에 입각해 조형언어를 문자언어로 설명해 보기로 한다. 채색 분석한 것을 자세히 보면서 천천히 읽어 주기 바란다. 글만 읽으면 무슨 말인지 모른다. 무늬는 만물 생성의 근원인 제1영기싹이 두 개 연이어 있는데 끝에 원이 있고 이것이 보주다. 제1영기싹과 보주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보주 안에서 우주의 기운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 표현한 것이다. 주 무늬인 두 개의 제1영기싹 영기문은 매우 정교하게 여러 갈래로 이어졌으며 두 영기싹 사이 안쪽에 영기문 띠가 있고 바로 아래 보주들이 화생한다. 그 아래에는 작은 보주들과 원반 같은 보주의 측면이 번갈아 가며 연이어 큰 띠를 형성한다. 그 밑의 넓은 띠는 맨 밑에 뉘어진 S자 영기문, 즉 제1영기싹을 두 개 엇갈리게 이은 것이고 각각 끝에서 제2영기싹을 이루는데 각각 오른쪽 제1영기싹에서는 제1영기싹이 연이어 올라가 맨 위에서 보주꽃을 피워 좌우대칭을 이룬다. 그 갈래 사이에서 번갈아 가며 다른 형태의 영기문이 솟아 나오는데 모두 ‘팔메트’라 부르지만 ‘좌우로 확산하는 영기문’이라고 해야 한다. 참으로 화려하고 정교한 주두의 조형이다. 그 전체를 종합해 보면 엄청난 영기문들이 집약되어 표현돼 있으며 크고 작은 보주, 그리고 앞으로 무량하게 발산할 보주꽃들이 피어나고 있으니 주두가 함축하고 있는 상징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두 가지 설명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너무 크다. ●로마시대 마르스 신전의 주두 기둥 ‘우주목’은 영기잎과 함께 잘 어울려 둘째는 로마시대의 코린트식 주두다. BC 2세기에 건조된 복수와 전쟁의 신, 마르스 신전의 주두다(②). 종래 서양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아칸서스가 이중으로 있고 ‘뿔잔’이 두 개 나와 각각 아칸서스에서 두 갈래 ‘덩굴손’들이 나온다.” 다음에 필자가 그 조형언어를 문자언어로 설명한다. 작은 잎의 조형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영기잎’이며 빨갛게 칠한 부분은 잎들을 영화시키는 방법으로 필자가 빨갛게 칠한 것이다. 맨 아래 네 개의 영기잎이 있으며 사이사이에서 다시 영기잎들이 솟아 나온다. 그 갈래 사이로 뿔잔이 아니라 기둥, 즉 ‘우주목’이 나오는데 우주목 역시 만물 생성의 근원이므로 영기잎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 그 우주목 기둥에서 덩굴손이 아니라 다시 ‘제2영기싹 모양의 영기잎’이 각각 나오며 그 갈래 사이에서 다시 길고 짧은 영기싹이 제2영기싹을 이루며 솟아 나와 긴 제1영기싹에서 다시 제2영기싹이 뻗어 나간다. 중앙에서 만난 제1영기싹 사이로 밑으로부터 솟아난 줄기를 따라 위에서 나오는 영기잎이 화려하게 펼쳐지며 중앙에서 강력한 제1영기싹 영기문이 절묘한 조형을 만들며 무량한 보주가 발산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대리석으로 조각하면 흰색 한 가지이므로 파악할 수 없으나 채색 분석해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영기문이라는 생명 생성의 단계적 전개 과정을 알고 있어야 실제로 채색 분석하는 능력이 생긴다. 셋째, 아테네의 ‘리시크라테스 기념비’는 아크로폴리스 동쪽에 있는 고대 그리스의 기념비로 높이 7m, 너비 2.75m다. BC 334년에 거행된 디오니소스제(祭)의 경기에서 리시크라테스의 합창단이 우승한 것을 기념해 세운 원통형 건물이다. 매우 복잡한 코린트식 주두지만 영기문의 전개 원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필자의 이론에 따라 조형언어를 함께 읽어 보자(③). 기둥 자체가 밑으로부터 ‘영기잎’에서 연속으로 영기잎이 화생해 올라간다. 즉 우주목인 기둥의 연속적 화생을 가리킨다. ‘영기잎’이 다섯 개 솟아 나오며 사이사이에서 ‘보주꽃’이 피어난다. 실제로 아칸서스는 이런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리고 그 위에서 다시 영기잎에서 작은 영기잎이 나오며 제1영기싹들이 제2영기싹을 아름답게 내며 그 갈래 사이에서 반복하는 영기문을 내는데 말하자면 제3영기싹을 이룬 셈이다. 마침내 중앙의 제3영기싹에서 확산하는 빨간 영기문이 화생해 역시 제3영기싹을 맺으니 전체적으로 장대한 만물 생성의 근원을 이루는 상징을 띠고 있지 않은가. 그리스 주두의 조형적 구성은 한국의 조형에서 발견한 영기문의 조형 원리와 똑같다. ●그리스 주두 조형적 구성은 한국 조형에서 발견한 영기문과 원리 똑같아 넷째는 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이 합쳐진 콤퍼짓식이다. 르네상스시대의 건축가 팔라디오의 작품이다(④). 단지 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 두 가지를 합친 것에 불과하지만 화려하며 더욱 풍부한 장식성을 띠고 있다. 필자의 이론으로 해독해 보겠다. 아랫부분은 코린트식이어서 중층의 영기잎들이 있으며 중앙부에서 씨방이 마주 보며 무량한 보주를 쏟아내는 놀라운 조형은 한국의 조형에서 밝힌, 씨방에서 무량한 보주가 쏟아져 나오는 광경과 같다. 여기에는 서양인이 말하는 덩굴손, 즉 제1영기싹들은 생략됐다. 왜냐하면 그 윗부분의 이오니아식에 있기 때문에 반복할 필요가 없다. 크고 작은 빨간 보주들로 이뤄진 부분에서 제1영기싹이 양쪽으로 뻗치면서 끝에서 각각 보주꽃을 피운다. 그리고 연이어 화생하는 영기잎들이 동반하며 각각의 끝 씨방에서 보주가 줄줄이 나오는 광경은 놀랍다. 흥미롭게도 시대가 내려올수록 주두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그리스·로마시대에는 이렇게 씨방에서 보주가 나오는 주두는 없었지만 주두에 수많은 크고 작은 보주의 표현이 가득하다. 왜 서양 주두의 상징이 풀리지 못했는지 원인을 찾아보면 결국 제1, 제2, 제3영기싹의 전개 원리나 상징성을 모르고 보주를 몰랐기 때문이다. 동양과 마찬가지로 서양의 건축학은 물론 미술사학자들 가운데 보주를 아는 학자가 아무도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보주라는 개념은 지식으로 전해지지 않고, 오랫동안 인식의 깊이를 더해야 보주가 무엇인지 비로소 알아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바쁜 현대 생활에서 그런 과정을 몇 년 동안 체험해 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무색의 주두를 채색 분석해 보니 수천 년 죽었던 주두 상징 되살아나 다섯째다. 지난 회에서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규모가 컸던 제우스 신전을 잠깐 언급했는데 줌으로 당겨 보니 여러 가지 주두가 있는 가운데 파르테논 신전으로 가는 길 폐허에서 제우스 신전 것과 비슷한 폭 1.5m의 우람한 주두를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⑤). 그려서 채색 분석해 보니 아칸서스는 아칸서스가 아님이 분명해졌다(⑥). 주두 아래 양쪽의 영기잎이 주두를 화생시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만물 생성의 근원인 제3영기싹이 있다. 즉 보주들 사이에 만물을 상징하는 뾰족한 모양이 있다. 즉 영기잎과 보주와 제3영기싹이 주두를 만들고 있으니 기둥 위의 주두 전체가 우주목 혹은 생명수 혹은 보주목이라는 필자의 학설이 성립한다. 이 위로 양쪽으로 제2영기싹이 솟아나는데 그 끝은 보주다. 그리고 그 사이의 네모난 공간에서 다시 아래 양쪽에 제2영기싹 모양의 영기잎이 있고 그 갈래 사이에서 영기잎들이 연이어 생겨나서 색을 달리했는데 그 끝에서 보주꽃이 핀다. 그리고 중앙의 영기잎에서 줄기가 올라가서 마침내 정상에서 보주꽃을 피워 우주에 보주를 가득 차게 만든다. 필자의 설명은 완벽하다. 무색의 주두를 채색 분석해 보니 수천 년 죽었던 주두의 놀라운 상징이 되살아나 감격스럽다. 아칸서스가 왜 아칸서스가 아닌지는 아직은 충분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주제는 중요한 것이므로 다음 회에서 다른 장르에서 쓰이는 조형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기로 한다. 아칸서스는 아칸서스가 아니다. 로마의 비트루비우스가 그의 책에서 심각한 오류를 범했음을 알았을 때 서양미술사의 많은 문제들이 풀렸다. 아칸서스의 질곡에서 벗어나면 자유가 온다. 아칸서스, 양의 뿔, 달걀, 화살촉, 덩굴손, 꽃, 뿔잔 등의 용어는 질곡이다.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규모가 컸던 제우스 신전, 주두의 조형과 상징이 풀리지 않으면 그저 돌집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목의 숲을 건축화한 것이 신전이고 성당이고 사찰이다. 우리의 시선은 항상 저 아득한 기둥 끝의 주두, 즉 위대한 상징이 응집된 주두에 머문다(⑦).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현대미술의 아시아 파워 이끈 韓·印尼 대표 컬렉터 2인] 예술품 왜 모으냐고? 그 감동 나누고 싶으니까

    [현대미술의 아시아 파워 이끈 韓·印尼 대표 컬렉터 2인] 예술품 왜 모으냐고? 그 감동 나누고 싶으니까

    최근 크리스틴 아이추, 에코 누그로호 등 30대의 인도네시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원대가 넘는 기록들을 만들면서 그 잠재력과 파워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시아 현대미술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나라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현대미술의 든든한 후원자로 불리는 루디 아킬리(68)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공공미술관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습니다. 그 공백을 개인 컬렉터들이 메워 주고 있지요. 재능 있는 작가들의 중요한 작품을 구매력 있고, 애정을 지닌 개인 컬렉터들이 소장함으로써 인도네시아 작가들이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그 작품들을 대중과 공유하는 게 컬렉터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일 자카르타에 있는 자택에서 만난 아킬리는 “인도네시아 작가들의 창의력이 뛰어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믿는다”면서 “인도네시아가 현대미술의 중심지가 되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 관광사업을 시작한 뒤 부동산, 레스토랑, 물류 사업으로 확장해 부를 쌓은 그는 1990년대부터 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꾸준히 사 모았고, 자신의 컬렉션을 공유하기 위해 2006년 자카르타에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지었다. 젊은 작가를 발굴해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도록 2008년부터는 아킬리 어워드를 제정해 수상 작가에게 중국중앙미술학원 유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제프리 부디만이라는 젊은 건축가가 디자인한 4층 규모의 미술관에는 그가 초창기에 관심을 가졌던 중국 현대미술 거장 주더췬, 자오우시, 우관중 같은 작가의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도네시아 작가들 작품이다. 헨드라 구나완, 아판디, 수조 요노, 바수키 압둘라 등 현대미술 1세대 거장들의 작품부터 스리하디 수다르소노, 수나리오 등 2세대, 크리스틴 아이추, 에코 누그로호와 좀페트 쿠스위다난토 등 3세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까지 망라한다. 주요 작가들의 조각, 설치, 비디오 작품 등을 포함하는 그의 컨템퍼러리 아트 컬렉션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작품들로 명성이 자자하다. 아킬리는 “처음 컬렉션을 시작했을 때 친구의 소개로 중국 작가들을 알게 되고 그들을 초대해 인도네시아에 처음으로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을 구입했다. 초창기엔 이렇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작품을 구입했지만 미술관을 개관하면서는 내 나라의 예술 발전을 위해 뭔가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무엇을 가져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학생들이 미술관을 찾아와서 인도네시아 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컬렉션을 구성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세대별로 주요 작품을 갖춰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컨템퍼러리 아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컨템퍼러리 아트가 처음엔 매우 낯설었지만 정치든, 문화든 ‘시대성’을 담아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자연스럽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해 전 네 명의 아들에게 사업을 물려주고 지금은 예술과 골프, 와인, 여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열정을 쏟고 있는 분야는 예술이다. 그는 ”예술에 대한 즐거움과 지식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자카르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세종시에 9개 주제 테마마을 들어선다

    세종시에 9개 주제 테마마을 들어선다

    2017년 세종시에 한옥마을과 유럽마을 등 9개의 다양한 테마 마을이 들어선다. 6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따르면 세종 신도시의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기 위해 생활권별로 한옥형과 유럽형 등 9개 주제의 단독주택단지를 단계적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1-1생활권인 고운동에는 한옥마을·유럽형마을·에너지자급주택단지(제로에너지타운)·생태건축단지가 만들어진다. 제로에너지마을은 태양열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거나 단지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 1++ 등급의 집이 35가구(가구당 330㎡) 만들어진다. 토지비(2억 5000만원)와 건축비를 합치면 4억 5000만~5억원 정도면 집을 장만할 수 있다. 한옥마을(50가구)과 그리스·지중해, 독일 등을 본뜬 유럽풍 마을(90가구)에는 주거단지와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어 숙박과 체험 관광 등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든다. 2-1생활권인 다정동에는 모델하우스(견본주택) 마을이 생긴다. 사업지에 들어설 여러 단독 주택들의 견본주택을 지어 홍보, 분양하고 5년간 관광용으로 활용한 뒤에는 부지를 매각해 분양(20~30가구)도 가능하다. 호수공원과 붙어 있는 S-1생활권은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을 본뜬 창조문화마을(50~60가구)을 조성한다. 4-1생활권인 반곡동에는 국책연구단지, 대학 종사자들이 거주하며 창조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는 고품격 친환경창조마을이, 6-4생활권 해밀리에는 젊은 건축가들이 독창적인 모던·사이버 미래 건축을 선보일 친환경미래마을이 추진된다. 행복청과 LH는 올 상반기 단독주택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오는 11월 한옥마을, 에너지자급주택단지, 창조문화마을 등 3곳의 토지 공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2017~2020년 전 마을이 완공될 예정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무량사 극락전과 제우스 신전의 ‘공포’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무량사 극락전과 제우스 신전의 ‘공포’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한국의 목조 건물은 1308년 창건된 수덕사 대웅전을 중심으로 14세기 이전 것은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수덕사 대웅전은 창건 연대가 확실하며 아름답고 당당해 항상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8년 창건 700주년 기념전시회가 수덕사 근역성보관(槿域聖寶觀)에서 열린 것을 계기로 필자는 기념 강연을 했다. 건축에 처음으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해 대웅전 건축과 그 안의 불상대좌, 불탁(향로와 광명대 등을 놓는 탁자) 등 종합적 강연을 대웅전에 대한 찬가로 바쳤다. 한국 목조건축의 공포와 서양의 석조 공포를 비교한다. 그리스 신전도 처음에는 목조건축이었다. 사찰과 궁궐 건축은 지붕을 바치는 공포부(栱包部)가 있다. 공포라는 것은 목조건축의 넓고 두터운 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고자 기둥머리에 짜 맞추어 댄 종과 횡이 만나는 구조를 일컫는다. 공포의 부재 중에서 안팎으로 뻗어 나간 것을 순우리말로 ‘살미’라 부른다. 살미는 아래로부터 끝이 길게 뻗쳐 내려간 것은 쇠서형, 즉 소의 혓바닥 모양이라 하고, 길게 올라간 것을 앙서형(仰舌形)이라 불러 혓바닥으로 인식했다. 새 날개처럼 탄력 있고 뾰족하게 뻗은 것은 익공형(翼工形), 구름처럼 둥글둥글하게 생긴 것을 운공형(雲工形)이라 부른다. 소의 혓바닥, 새 날개, 구름 등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살미는 조선시대, 특히 전국이 초토화된 임진왜란 이후 화려하게 꽃피운다. 목조건축의 꽃이라 할 공포의 구조와 상징은 오랫동안 오해와 오류 속에 잠들어 있었다. 일본 학자들은 쓸데없이 공력을 들였다고 하며 번잡해서 혐오스럽다고까지 폄하했다. 한국 목조건축의 넓고 두터운 기와지붕은 공포부와 함께 비중이 가장 큰 만큼 급속히 좁아지는 축부(기둥들이 만든 부분)와의 비례가 극적이어서 중국과 일본 건축보다 조형미가 뛰어나다. 중국은 축부에 벽돌을 많이 쓰고 일본은 단순해 한국 건축 같은 장중한 미감을 내지 못한다. 그런 지붕부를 받치기 위해서는 공포부가 넓고 높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기능에 한국의 장인들은 엄청난 형이상학 의미를 부여했다. 사상(思想)이 공포의 형태를 결정한 것이다. 2001년 겨울 어느 날 필자는 전남 영광 불갑사로 홀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전에 보았던 그 현란한 대웅전의 내부 장엄에 이끌렸던 것이다. 그런데 대웅전에 들어가서 위를 본 순간 무엇인지 몰랐던 내부 공포가 처음으로 시선을 꽉 붙잡았다. 공포라는 조형언어를 순간적으로 완벽하게 해독했을 때의 희열과 놀라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감히 말하건대 생애에서 처음으로 체험하는 정각(正覺)이었다. 그 경이에 힘입어서 여러 사찰을 답사하며 공포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2002년에 한국건축역사학회에서 초청 강연으로 발표했다. 몇몇 교수들은 전화를 걸어와 한국 건축이 그렇게 위대한지 몰랐다고 했다. 마침내 기존 논문을 한 편도 읽지 않고 2004년에 논문으로 발표했으며, 10년 후 한국 공포를 종합적이며 체계적으로 연구해 다시 발표했다. 그러는 동안 괘불의 조형언어를 해독하며 환희에 춤을 추었고, 계속 범종을 해독해 가는 등 모든 장르에 지속적으로 눈뜨는 감격을 누리고 있으며, 마침내 그동안 무엇인지 몰랐던 세계의 조형예술도 해독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의 첫 단추가 공포의 깨달음이었다. 그러는 사이에 점차 정립해 온 ‘영기화생론’에 입각한 주제로 수많은 강연을 국내는 물론 대만, 일본, 미국, 그리스, 독일, 프랑스 등의 학회에서 중요한 주제를 처음으로 밝혀 발표하거나 대학에서 강연했다. 조선시대 중기에 창건된 부여 무량사는 당당하고 위압적인 중층(重層) 건축이다 ①. 무량사의 안살미에서는 제3영기싹 영기문 사이에서 용이 화생하며 손으로 보주를 꽉 쥐고 있다 ② ④. 만일 용의 입에서 보주가 나오는 것을 표현하면 보주가 작아지고 강력히 발산하는 영기 표현도 어렵게 되므로 보주를 크게 만들어 쥐게 했다. 오랜 후에 용의 입에서 무량하게 보주가 발산하는 것을 이런 방법으로도 표현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위의 봉황은 연꽃 모양을 물고 있다. 그러나 연꽃 모양 자체가 무량보주가 돼 보주를 무한히 발산한다는 것을 안 것 역시 요즈음이다. 즉 연이은 제3영기싹 영기문에서 화생한 용과 봉황이 각각 무량한 보주를 발산해 대우주에 가득 차게 한 것이다. 밖살미에는 같은 영기문에서 봉황만이 화생해 역시 무량한 보주를 발산하고 있다. 이렇게 영조(靈鳥)나 영수(靈獸)가 연꽃 줄기를 입에 문 것이 보주를 발산하는 것임을 안 것은 고구려 벽화와 고려청자에서였다. 건축 안과 밖 살미를 ‘안살미’와 ‘밖살미’라고 부른 것은 필자다. 밖살미에서 밖은 공간이 넓으므로 소우주인 건축으로부터 영기를 한없이 마음껏 뻗어 나가도록 한 것이다③. 형태는 다양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일사불란하게 전개 원리를 지키며 살미를 만든 나라는 한국뿐이다. 필자가 한국 건축에 매료하는 까닭이다. 기둥 위에 활짝 핀 살미 부분을 포함한 공포는 가히 우주목, 혹은 생명수(生命樹)라 할 만하고 이 우주목에서 만물이 탄생한다. 아시리아의 우주목들은 건축의 기둥이 우주목임을 만천하에 천명한 조형이다. 그런 조형은 역사적으로 단순한 것부터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전개해 온 것이나, 실제 건축에서 기둥을 우주목이라고 하고 나아가 보주목(寶柱木)이라 부른 것도 필자다. 가장 오랜 아시리아의 BC 3000년 우주목은 이후 전개되는 다양한 우주목의 기원이 된다 ⑥. 아시리아의 BC 9세기 우주목은 아예 기둥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으며 반드시 양쪽에 영조와 영수가 있는데 우주목을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만물이 탄생하는 것을 상징한다. 따라서 아시리아의 우주목은 기둥의 기원이 되기도 한다. 그 맥은 우리나라 목조건축 기둥으로 이어져 무량사에서처럼 기둥, 즉 우주목에서 용과 봉황이 화생하고 있다. 무량사의 기둥과 공포를 합해 다른 예를 참고하며 우주목으로 필자가 그려 만들었다 ⑤. 서양에서는 살미에 해당하는 그리스의 건축 부재는 주두(柱頭·Capital)라고 한다. 그런데 그저 주두라고 하면 독립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기둥의 일부가 돼 버리고, 지붕을 받치는 개념이 희박하므로 필자는 지붕부를 받치는 기능을 하는 서양의 주두를 공포라고 부르기로 한다. 서양 건축학자들 가운데는 이 주두, 즉 공포의 상징을 밝힌 사람이 아직 없다. 필자는 지난해 그리스 신전의 공포를 그리스에서 르네상스에 걸쳐 그 본질을 새로이 밝히며 기둥과 공포를 합쳐 우주목이라 해석하고 신전 건축은 ‘우주목의 숲’을 건축화한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반응이 컸다. 그 후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을 처음으로 답사했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동쪽에 있는 신전으로, 올림포스 신들 가운데 최고의 신 제우스에게 바쳐진 신전이다. BC 6세기 아테네 시대에 건설이 시작됐지만, 고대 세계 최대의 성전 완성은 2세기에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에 의해 이루어졌다. 아테네의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은 올림포스 산의 제우스에게 바친 신전이지만 지금은 폐허에 일부 기둥들만 남아 있다 ⑦. 4세기경 고트족의 침입으로 파괴되기 전에는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웅장했다고 한다. 원래 84개의 기둥이 있었으나 지금은 15개만 남아 있다. 너무 높아 줌렌즈로 사진을 찍었더니 뜻밖에 공포의 형태가 다양했다. 이곳 공포와 비슷한 대리석 공포를 파르테논 신전을 걸어서 올라가다가 폐허에 겨우 하나 남은 것을 보았다. 매우 비슷하므로 다음 회에 다루기로 하고, 무량사 극락전의 공포와 맥을 같이하는 로마시대 공포를 분석해 보기로 한다. 아마도 제우스신전에는 이런 형태의 공포도 있었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이 공포는 제우스신의 영기화생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포에는 앞에서 보면 양쪽에 두 영조가 있으므로 무량사 극락전의 공포와 맥을 같이하여 만물이 탄생하는 것을 상징한다. 공포를 채색 분석해 보면 밑 부분에는 처음에 서양건축에서 말하는 이른바 ‘아칸서스’의 잎이 네 개 나오며 끝을 밖으로 탄력 있게 구부렸다 ⑧. 그 사이사이에서 긴 아칸서스가 길게 힘차게 뻗쳐 오르며 역시 끝을 탄력 있게 구부렸다. 옆에서 보면 제1영기싹 모양이다. 그런데 양쪽에 영조를 두었으며 중앙에도 같은 모양의 몸인데 얼굴은 없다. 그러나 중앙의 아칸서스 뒤에 새의 몸이 보이고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새의 얼굴에 해당하는 부분에 꽃받침 같은 것이 있고 그곳에서 소용돌이치며 싹 같은 것이 올라가고 그 끝에서 제우스의 얼굴이 화생한다. 그런데 밑의 새 얼굴 부분으로부터 날개를 활짝 펼치는 갈래 사이에서 직선과 곡선의 화살 모양들이 나오는데 그것은 번개를 상징한다. 제우스는 번개의 신이다. 가장 강력한 영기를 발산하는 것이 번개인데 제우스는 번개를 지물(持物)로 삼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공포의 네 군데에는 독수리를 배치했고, 보주꽃 대신 제우스 얼굴을 두었다. 이런 공포는 제우스신전에 헌정됐으리라고 이탈리아 건축가 자코모 비뇰라(1507~157)는 말하고 있다. 비뇰라가 펴낸 ‘5개의 오더’는 알프스 이북의 여러 나라에 영향을 끼쳤는데 이 글의 흑백 도면은 그 책에서 선정했다. 1세기 로마시대의 유명한 건축가 비트루비우스는 서양건축의 바이블이라 할 ‘건축에 대한 10장’이라는 저서에서 주두의 식물을 아칸서스라 불렀다. 그 이후 지금까지 모두 보잘것없는 관목인 아칸서스로 알고 있으니 그리스 신전의 중요한 상징을 밝힐 수 없었다. 비트루비우스의 언급이 서양 미술사학의 발전을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다. 그리스 신전의 주두뿐만 아니라 이후 건축의 모든 주두의 식물을 아칸서스라 불렀으며, 조각, 회화, 금속공예, 도자공예의 식물들도 모두 그렇게 불렀기 때문이다. 서양의 조형예술에는 아칸서스가 무수히 많아서 아칸서스가 틀린 용어이고 그런 식물 모양의 본질을 파악해 아칸서스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면 서양 미술사학은 순간적으로 활로를 찾게 된다. 필자는 한국의 공포를 해석해 냈기 때문에 서양의 신전이나 성당의 주두가 아칸서스가 될 리 없다는 것을 증명할 확신이 있다. 수천 년 동안 아무도 의심하지 않은 아칸서스를 다음 회에서 해독할 것이다.
  • [新국토기행] 경기도 파주시

    [新국토기행] 경기도 파주시

    경기 파주는 서울과 개성 사이에 있다. 서울시청까지는 35㎞, 개성시청까지는 25㎞다. 서쪽으론 한강하류가, 북으론 임진강이 흐르며 두 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지역이 교하(交河)다. 최북단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북한의 개풍군·개성특급시·장풍군과 접하고, 동쪽은 양주시·연천군과, 서쪽은 한강을 경계로 김포시, 남쪽은 고양시와 접한다. 면적은 서울시와 경기 안양시를 합친 크기다. 한강 둑을 따라 북으로 자유로가 뻗어 있고, 국도 1호선 통일로가 정중앙을 가로질러 판문점으로 통한다. 2003년부터 시작된 운정신도시 개발로 18만 인구가 42만명으로 불어나, 보수적인 주민들의 정치 성향이 다소 완화됐다. 예부터 한양에서 개성을 거쳐 대륙을 오갈 때 거쳐야 하는 주요 통행로였다. 임진나루는 사신들의 주요 길목이었고, 봉일천 공릉장터는 전국 3대 장터에 들어갔다. 율곡 이이, 우계 성혼, 구봉 송익필, 휴암 백인걸, 청송 성수침(우계 성혼의 부친), 용재 성현(악학궤범 편찬) 등 당대를 주름잡던 대학자들이 살았던 고장이라 ‘문향’(文鄕)으로도 불린다. 황희 선생, 윤관 장군, 허준 선생, 신사임당 등이 파주에 잠들어 있다. 광해군 때 새 도읍지로 꼽히던 파주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에서 하나가 되듯 남북이 하나가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볼거리 ●휴전선에서 불과 7㎞… 통일 기다리는 ‘안보 관광지’ 임진각 연간 5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세계적인 안보관광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한국전쟁과 그로 인한 민족 분단의 아픔이 새겨진 곳이다. 휴전선에서 불과 7㎞ 떨어진 민간인 출입 북쪽 한계선이자 남북 철도의 중단점이다. 한국전쟁 때 각종 유물과 전적기념물들이 전시돼 있다. 망배단, 북한기념관, 통일공원, 자유의 다리, 평화의 종, 임진강 철교, 전망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중 남북 분단의 대표 상징물은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의 화통이다. 전쟁의 참상을 화통 곳곳에 파인 포탄 및 총탄 자국에서 느낄 수 있다. 임진각 오른쪽 주차장 쪽에는 ‘평화누리’가 있다. 인간의 존엄을 기본 정신으로 한 화해와 공존, 나눔이 있으며 분단의 아픔보다 통일의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잔디 언덕에서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카페 안녕’에서는 1000여개의 바람개비를 감상할 수 있다. ●3만 병력 이동 가능한 제3 땅굴, 살벌한 분단현실 보여줘 북한이 판 제3 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통일촌 등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관광하는 프로그램이다. 1978년 발견된 제3 땅굴은 문산까지 12㎞, 서울까지 52㎞ 지점에 있다. 한 시간에 3만명의 병력 이동이 가능하다. 최북단 접경지역에서 분단 현실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현장이다. 2002년 이후 셔틀 엘리베이터와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민통선 영상관 등이 갖춰져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도라전망대는 민통선 안에 위치하며 북한의 생생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남측 최북단 전망대다. 망원경 수십대를 설치, 개성공단과 개성시 변두리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송학산, 선전마을, 김일성 동상 등도 볼 수 있다. 도라산역은 민통선 남방한계선에서 700m 떨어진 경의선 남쪽 최북단 역이다. 향후 경의선 철도 연결이 완료돼 남북 왕래가 가능해지면 도라산역은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를 오가는 사람 및 화물 등의 통관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인접한 곳에 도라산 평화공원이 조성됐다. 통일촌은 파주 특산물인 장단콩을 테마로 한 슬로푸드 체험마을이다. 골프장 2개 면적 경작지에서 거둬들인 콩으로 가공한 된장, 청국장을 판매한다. 매년 장단콩 축제가 열린다. 우리의 손맛이 담긴 장단콩 정식도 맛보고, 두부 만들기, 장 담그기, 전통문화 배우기 등 정겨운 체험을 할 수 있다. ●문화예술마을 ‘헤이리’ 파주 전래 농요서 명칭 유래 다양한 장르가 한 공간에서 소통하는 문화예술마을이다. 파주에 전해 내려오는 전래 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마을 이름을 따왔다. 1998년부터 50만여㎡의 부지에 미술인·음악가·작가·건축가 등 380여명의 문화예술인이 주택·작업실·미술관·박물관·갤러리·공연장 등 각종 문화예술공간을 자유롭게 조성했다. 산과 산 사이에 있으며, 마을 한가운데 자연지형의 갈대 늪지와 다섯개의 작은 다리가 있다. 숲·시냇물이 건축물들과 어우러져 걷는 맛이 그만이다. 건물들은 페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3층 높이 이상 짓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자연과 어울리는 건물을 설계했다.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는 건물, 지형을 그대로 살려 비스듬히 세워진 건물, 사각형의 건물이 아닌 비정형의 건물 등 각양각색의 건축물들이 개성을 뽐내고 있다. ●8m 높이 장대한 서가 품은 ‘책의 나라’ 파주출판도시 자유로와 심학산 중간에 있다. 출판기획, 편집에서부터 인쇄, 물류, 유통에 이르기까지 출판과 관련된 전 과정을 하나로 묶어 한국의 출판문화를 이뤄낸 국가산업단지다. ‘좋은 공간 속에서 좋은 시각, 좋은 글, 좋은 디자인이 나오고 그것이 곧 바른 책을 펴내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출판사 아웃렛과 서점, 도서관, 북카페가 즐비하고, 어린이 책잔치, 국내외 도서전, 공연, 세미나, 전시회, 체험활동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나 볼 수 있다. 이 중 지혜의 숲은 파주출판도시에 자리한 도서관으로 높이 8m 서가에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빼곡하다. 어린이책 코너도 있다. 푹신한 카펫과 소파에서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카페에서 식사와 음료도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 전통 레스토랑·공방·카페… 낭만의 프로방스 1996년 이탈리아 정통 레스토랑을 시작으로 리빙, 도자기 공방, 베이커리, 카페 등 동화 같은 건축물들이 들어서 낭만을 선사한다. 형형색색의 꽃과 각종 허브, 향긋한 풀 냄새와 내추럴한 프랑스 프로방스 스타일이 마치 유럽의 어느 시골 마을에 온 듯한 여유를 느끼게 한다. 도자기 핸드페인팅, 천연허브비누 만들기 등 체험행사가 열리고 저녁이면 반짝이는 빛으로 화려함을 더한다. ●율곡 이이·허준 선생 등 대학자들의 고장 자운서원은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경세가인 율곡 이이(1536~1584) 선생의 유적지다. 이이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광해군 7년에 창건됐다. 이이 선생의 묘와 신도비, 어머니 신사임당 등 가족묘도 있다. 율곡 선생과 신사임당의 유품을 전시한 기념관 등도 있다. 매년 10월 초 파주 최대 축제인 율곡문화제가 열리는 장소다. 율곡기념관은 다양한 영상물과 볼거리를 제공해 자녀 교육에 좋다. 파주시는 올해 서울 사직단에 세워진 이이 선생과 신사임당 동생을 이전해 올 계획이다. ●황희 선생 은퇴 생활을 함께한 정자 ‘반구정’ 자유로 당동나들목 근처에 위치한 반구정은 방촌 황희 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에 돌아와 갈매기를 벗 삼아 지낸 곳이다. 임진강 하류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세운 정자다. 1452년 황희 선생이 세상을 떠나자 유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방촌영당과 방촌기념관, 제사를 지내는 경모제가 있다. 임진강을 바라보는 그의 동상이 서 있다. ●개발의 위협 속에서도 굳건한 ‘용미리석불입상’ 보물 제93호로 지정돼 있다. 이 불상과 같이 자연 암벽을 이용해 몸체를 만드는 수법은 고려시대에 들어와 몇 예가 보인다.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보물 제115호)이 이와 거의 같은 기법을 보여 준다. 이천 영월암 마애여래입상(보물 제822호)도 비록 머리를 따로 만들지는 않았으나 천연의 암벽을 그대로 이용해 몸체를 표현했다. 주변 나뭇가지에 아름다운 모습이 일부 가려지고, 근처까지 파고든 석산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찰인 용암사와 신도회, 율곡고등학교 문화재지킴이 소속 학생들이 보호하고 있다. >>먹거리 ●임진강 장어 임진강변에 유명 장어집이 많다. 장어는 고려 말 왕실에서도 즐기던 여름 보양식으로 역사가 600년이 넘는다. 양식장어가 아닌 직접 잡거나 어민들로부터 직매입한 자연산을 파는 곳도 있다. 자연산은 양식 장어보다 4배가량 비싸다. 일부 음식점들은 100% 토종장어인 자포니카 실뱀장어를 무항생제, 무소독 방법으로 키워 판다. 처음에 소금을 뿌려 노릇노릇하게 구워 주고 익기 시작하면 볼록하게 올라오는데 그때 뒤집어 소스를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파주 장단콩 요리 파주 장단콩은 쌀, 인삼과 함께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던 장단삼백의 하나다. 파주 장단지역은 1913년 국내 최초의 콩 장려품종으로 선정된 ‘장단백목’을 탄생시킨 콩의 본고장이다.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의 청정 자연환경과 큰 일교차, 마사토에서 자란 장단콩은 타 지역 콩에 비해 유기질은 2배, 항암 성분인 이소플라본은 50%쯤 함량이 높다, 파주시 곳곳에는 장단콩을 이용한 전문 음식점이 성업한다. 월롱면 영태리 통일로변과 통일촌에 유명 음식점들이 있다. ●임진강 참게장 문산, 적성, 임진강 주변에 참게장으로 유명한 맛집들이 많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려졌던 임진강 참게는 집게 아래쪽이 덥수룩하게 털이 나 있다. 특유의 은은한 향으로 한번 맛을 보면 바다에서 잡히는 꽃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참게는 9~11월 사이 주로 통발로 잡는다. 첫 벼 베기 때가 알이 꽉 차 가장 실하다. 게딱지 크기는 10㎝ 내외이고 암놈보다 수놈이 조금 크다. 가을바람에 살찐 딱지가 두꺼운 참게로 담근 장은 여러 번 간장을 달이고 오랜 시간 삭이기 때문에 발효 음식의 참맛을 볼 수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인류는 화성에 정착할 수 있을까?…최장기간 격리실험 시작

    인류는 화성에 정착할 수 있을까?…최장기간 격리실험 시작

    지구의 이웃 행성인 화성에서 우리 인류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최장기간 격리 실험이 마침내 시작됐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산에 있는 화성 가상 실험실에서 28일(현지시간) 6명의 참가자가 바깥세상과 격리된 생활을 하게 되는 실험에 들어갔다. 이번 실험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30년까지 실현을 목표로 하는 ‘유인 화성탐사’의 준비를 위한 두 번째 실험으로, 1차 실험보다 4개월 더 긴 1년 동안 진행된다. 이번 2차 실험에는 프랑스의 우주생물학자와 독일의 물리학자, 그리고 미국인 조종사와 건축가, 의사 겸 저널리스트, 토양과학자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앞으로 장기간의 우주여행과 화성 체류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기 위해 향후 실제 화성 환경에 지어질 우주기지와 똑같이 만든 실험실에서 생활하게 된다. 실험실은 실제 화성과 가장 비슷한 환경으로 알려진 마우나로아 화산의 북쪽 경사면에 있는데 지름 11m, 높이 6m 정도 되는 30평대의 제한된 돔형 시설이다. 실험실 내부에는 총 6명이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6개의 개별 방이 있으며 주방, 샤워실, 식사실 및 냉동식품 저장실 등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실험 기간 내내 주어진 공간에서만 머물러야 하며 시설 밖으로 나갈 때는 허가된 우주복을 착용해야만 한다. 외부와의 유일한 소통 수단으로 알려진 이메일은 돔 실험실 밖으로 전달되는데 24분이 소요되며, 샤워는 1주일에 한 번, 단 8분만 가능하다. 운동과 식사 등도 모두 통제된 환경에서 지시를 받아야 가능하다. 시설은 2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의 침실은 침대 하나와 간단한 생활도구로만 채워져 있다. 공동 공간인 식사 공간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처럼 모든 사람이 동시에 이용하게끔 설계됐으며, 전반적으로 단순하고 차가운 느낌이 주를 이룬다. 한편 이번 실험은 하와이 시간으로 오후 3시(한국 시간 29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돼 앞으로 1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예술, 그 이상의 미술관

    예술, 그 이상의 미술관

    미술관의 탄생/함혜리 지음/컬처그라퍼/296쪽/1만 5000원 수준 높은 예술의 정수를 만나 볼 수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 기행은 유럽 여행의 백미다. 아예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테마로 정하는 여행객까지 생길 정도로 대중의 관심이 상당히 뜨겁다. ‘미술관의 탄생’은 미술전문기자인 저자가 1년에 걸쳐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22곳을 돌아본 미술관 건축 기행이다. 건축으로 만나는 유럽 최고의 미술관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예술 작품을 품고 있는 건축물에 주목한다. 미술관과 박물관 건축은 그 시대의 예술과 건축의 역사를 대변하며 어떤 건축물은 그 자체가 거대한 예술작품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직접 발품을 들여 쓴 글과 사진을 마주하다 보면 유럽 미술관의 한복판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 속에는 영국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처럼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 박물관도 있지만 테이트 모던이나 졸페라인 복합문화단지처럼 버려진 산업시설을 리모델링한 미술관, 인젤 홈브로이히처럼 자연 속에 자리잡은 생태 미술관 등 건축적으로도 의미 있는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미스 반 데어 로에, 영국의 국민 건축가 노먼 포스터 등 이 작업을 주도한 건축가들에 대한 정보도 상세히 실려 있다. 건축이라는 관점에서 미술관을 바라보고 건축가의 숨은 의도와 건물이 자리하게 된 역사와 배경을 짚어 가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훌륭한 예술작품과 그것을 담아낸 미술관 건축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사회를 풍요롭게 만든다. 천재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지은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이 스페인의 쇠퇴한 공업도시 빌바오를 연간 100만명이 찾는 문화관광 도시로 탈바꿈시킨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저자는 미술관 이상의 예술 공간이 된 파울 클레 센터를 소개하면서 “결정권자가 원한다고 괴상한 건물을 시내 한복판에 들여놓는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리가 사랑하고 공감하는 공간은 개인의 열정과 철학, 돈만으로는 만들 수 없으며 사회적인 합의를 거쳐 모두의 뜻을 모아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문화 및 도시 계획 관계자들이 한번쯤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인류는 화성서 살 수 있을까?…최장기간 격리실험 시작

    인류는 화성서 살 수 있을까?…최장기간 격리실험 시작

    지구의 이웃 행성인 화성에서 우리 인류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최장기간 격리 실험이 마침내 시작됐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산에 있는 화성 가상 실험실에서 28일(현지시간) 6명의 참가자가 바깥세상과 격리된 생활을 하게 되는 실험에 들어갔다. 이번 실험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30년까지 실현을 목표로 하는 ‘유인 화성탐사’의 준비를 위한 두 번째 실험으로, 1차 실험보다 4개월 더 긴 1년 동안 진행된다. 이번 2차 실험에는 프랑스의 우주생물학자와 독일의 물리학자, 그리고 미국인 조종사와 건축가, 의사 겸 저널리스트, 토양과학자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앞으로 장기간의 우주여행과 화성 체류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기 위해 향후 실제 화성 환경에 지어질 우주기지와 똑같이 만든 실험실에서 생활하게 된다. 실험실은 실제 화성과 가장 비슷한 환경으로 알려진 마우나로아 화산의 북쪽 경사면에 있는데 지름 11m, 높이 6m 정도 되는 30평대의 제한된 돔형 시설이다. 실험실 내부에는 총 6명이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6개의 개별 방이 있으며 주방, 샤워실, 식사실 및 냉동식품 저장실 등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실험 기간 내내 주어진 공간에서만 머물러야 하며 시설 밖으로 나갈 때는 허가된 우주복을 착용해야만 한다. 외부와의 유일한 소통 수단으로 알려진 이메일은 돔 실험실 밖으로 전달되는데 24분이 소요되며, 샤워는 1주일에 한 번, 단 8분만 가능하다. 운동과 식사 등도 모두 통제된 환경에서 지시를 받아야 가능하다. 시설은 2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의 침실은 침대 하나와 간단한 생활도구로만 채워져 있다. 공동 공간인 식사 공간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처럼 모든 사람이 동시에 이용하게끔 설계됐으며, 전반적으로 단순하고 차가운 느낌이 주를 이룬다. 한편 이번 실험은 하와이 시간으로 오후 3시(한국 시간 29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돼 앞으로 1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DMZ 접경지 철원 동송 예술가들이 접수하다

    DMZ 접경지 철원 동송 예술가들이 접수하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東松)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약 10㎞, 민간인통제선에서 약 5㎞ 거리에 위치한 상업 중심지역이다. 주민들과 외출나온 전방 군인들의 평범한 일상이 존재하는 공간은 얼핏 보기엔 긴장 상황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곳곳에 냉전 이데올로기의 잔재가 살아 있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힘이 얽혀 ‘느슨한 긴장감’이 있는 동송을 예술가들이 접수했다. DMZ와 그 접경지역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리얼 디엠지프로젝트’는 네 번째를 맞는 올해 ‘동송세월’(同送歲月)이라는 제목으로 현장 예술축제를 열고 있다. 동송은 1914년 동송면이라는 호칭이 생긴 이후 1945년 해방과 함께 북한의 영토에 속했다가 1953년 한국전쟁 정전 후 다시 남한에 수복되어 오늘까지 이어진다. 미술가, 건축가, 시인, 문화기획자 등으로 구성된 참여작가 49명은 동송의 장소적 정체성을 활용한 회화, 사진, 조각, 설치, 글쓰기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작업들을 시내 곳곳에서 선보이고 있다. 금학로에 있는 커피숍 앞에 작은 꽃밭이 있다. 천일홍, 채송화, 메리골드 등 일년생 화초들은 전방 군인들의 군화에 묻은 흙에서 찾아낸 씨앗을 키운 식물치료 작가 김이박의 작품 ‘이사하는 정원-DMZ’다. 작가는 “동송에서 군인들이 자주 가는 식당, 노래방 등의 발판에서 두 달 넘게 흙을 채집해 씨앗을 찾고 서울의 작업실에서 키워 이곳에서 전시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민통선 안팎을 식물들이 군화에 묻어서 자유롭게 드나든다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강현아는 이평로 86 텃밭을 활용해 ‘동송 DMZ 생태관광’ 코너를 만들었다. 인간의 손이 타지 않는 DMZ 안에 기이한 생태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된 작업으로 담벼락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지어낸 동식물의 드로잉을 붙여 놓고 망원경으로 감상하도록 했다. 대인지뢰 사고에 대비한 ‘발목보호 검독수리’, 혹독한 추위를 견디려는 ‘방한털 산양노루’, 야간 매복 훈련에 참여하는 ‘소등반딧불이’, 변종 물고기인 ‘탄피 물고기’, 철책을 따라 다니는 ‘삼팔따라쥐’, 감시초소에 서식하다 보니 고개가 북을 향하게 된 ‘북향 금강초롱꽃’ 등은 모두 비무장생이다. 철원 감리교회에서는 조영주의 영상물 ‘DMG-비무장 여신들’을 볼 수 있다. 철원 안보관광 해설사로 일하는 7명의 여성들이 흰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DMZ 내 군사시설에서 공습경보 사이렌과 새소리에 맞춰 고요하게 춤을 춘다. 도시에서는 존재감을 잃어버린 공중전화가 동송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통신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재호 작가는 길거리의 공중전화를 비닐포장재로 덮은 ‘위장-공중전화’를 선보였다. 철원경찰서 관전치안센터 앞에도 작품이 있다. 시멘트를 백두산 모양으로 쌓아 놓고 백두산 천지의 사진을 재촬영한 이미지를 병치시킨 권용주의 ‘우리 정상에서 만나요’다. 통신기기점 쇼윈도에는 DMZ와 관련된 웹상의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강신대 작가의 ‘#DMZ’가 선보인다. 철원 동송의 첫인상과도 같은 동송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유목연이 ‘통일국수’를 말아 주고 건축가 김동세와 설치미술가 정소영이 일시적인 사적 공안 ‘터미널: 가깝고도 먼’을 설치했다. 동송농협지하에서는 프랑스 작가 알랭 드클레르크가 PC방에서 전투게임을 하는 병사들의 모습과 소이산의 참호, 스위스의 지하 벙커를 이용한 영상 작품 ‘헤드쿼터’, 최진욱의 노동당사 회화작품, 최대진이 안보관광지에서 본 시설들을 찰흙으로 만들어 재구성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전방에 근무하는 군인들의 심정을 다독이려는 작가들의 마음도 엿보인다. 진희웅은 제분소 벽면에 네온으로 ‘정말 다 괜찮을 거야’라는 작품을 설치했다. 조혜진은 손뜨개로 만든 화환을 희망포토스튜디오에 설치해 놓고 군인들과 가족들이 활용하도록 했다. 금학로의 성심약국에서는 군인들의 마음병을 치유할 수 있도록 정원연 작가가 약초와 천연꿀로 만든 ‘군심환’을 구할 수 있다. 전쟁을 책으로 배운 세대인 작가들이 한반도의 분단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은 저마다 독특하고 흥미롭다. 주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지역에서 50년째 군장비와 패치를 판매해 온 류선규(72)씨는 “일반인들이 멀고 위험하게 느끼는 전방을 예술적인 시각에서 보고 알리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기획자 김선정 예술감독은 “지난해까지 민통선 안쪽에서 행사를 가졌지만 올해는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에 좀더 친밀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참여자들이 지역민들의 일상공간으로 들어갔다. 개별작업과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지역 공동체와의 소통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붉은 색 전시 입간판을 세우고 전시설명문을 붙여 놓았지만 자칫하면 놓칠 수도 있고 워낙 작품이 많아서 운동화끈을 단단히 조이고 나서야 한다. 동송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이어지고 29일부터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재구성해 선보인다. (02)739-7098. 글 사진 철원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해외여행 | 서정으로 빚어낸 땅 Norway노르웨이①아르누보의 꽃이 피다 Alesund올레순

    해외여행 | 서정으로 빚어낸 땅 Norway노르웨이①아르누보의 꽃이 피다 Alesund올레순

    새였다면 좋았을 텐데. 우렁찬 산의 높이와 고요한 물의 깊이 그리고 피오르를 감싸던 바람의 너비 사이에서 유영하고 싶었다. 예술을 품은 도시도 마찬가지. 노르웨이가 당신에게 주는 선물은 평화. 그리고 그것만으로 완벽한 세상. ●아르누보의 꽃이 피다 Alesund올레순 불길이 지나간 자리, 동화가 되었다 책 한 권 펼쳐 들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랜딩 사인에 눈을 떴다. 오슬로에서 2시간, 달콤한 잠 한숨 거리에 올레순이 있다. 손바닥만한 공항을 나와 3개의 해저 터널을 지나면 도심에 도착한다. 공항이 도심에서 1시간 거리에 자리한 비그라Vigra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데 유명한 오슬로나 베르겐을 제쳐 두고 올레순이라니. 이름조차 낯선 이곳에 ‘왜’ 왔는가. 남서부 해안가에 자리한 올레순은 인구 4만여 명의 작은 소도시다. 이를 증명하듯, 도시 한가운데에 들어서도 한적하기만 하다. 빽빽한 것은 건물이요, 드문 것은 사람이다. 여행의 재미 중 8할은 사람이 주는 것이라지만 올레순은 아니다. 도심 곳곳 발길 가는 어느 곳에서건 고개를 들어 건물의 벽과 문, 창문과 지붕을 볼 것. 감탄사는 미리 준비해 두시라. 올레순은 ‘아르누보Art Nouveau’의 옷을 입은 도시다. ‘새로운 예술’이란 아르누보는 1900년대 초반, 유럽을 중심으로 유행한 건축양식인데 사실 단순 명료하게 설명하긴 어렵다. 자연의 것에서 모티브를 얻기도 하고, 일본 판화 양식에서 영향을 받기도 하는 등 발상과 표현을 자유롭게 한, 그야말로 ‘새로운’ 모든 양식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의는 애매모호할지라도 걱정하지 말길. 올레순에 들어서는 순간, 무엇이 아르누보인지 당신의 눈이 먼저 깨달을 것이다. 건물을 휘감은 넝쿨 장식, 아치형 창틀, 둥글거나 뾰족한 지붕 등은 섬세한 감성을 가진 누군가가 꼼꼼히 손본 삽화 속 동화마을 같다. 올레순을 관통하는 브로순뎃Brosundet 바닷가의 여유로운 풍경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레순의 낭만적인 풍경은 비극에서 비롯된 것이다. 1904년 마을 서쪽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는 바닷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져 온 도시를 불태우고 말았다. 나무 건물이 대부분이었던지라 속수무책으로 화마에 휩싸였고, 단 한 채만을 남기고 850여 채의 건물들이 모두 잿더미가 됐다. 이 소식을 듣고 곳곳에서 젊은 건축가들이 찾아와 마을을 다시 살리는 데 손을 더했다. 마을은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 스타일로 3년 만에 재건됐다. 벽돌 건물이 대부분인 것도 그때의 교훈에서 비롯된 것이다. 화마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미라클 하우스’는 지금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파란만장한 올레순의 역사는 아르누보 센터에서 영상과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역사를 알고 나면 걸어 다니며 보이는 마을의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시련이 올레순에 깊이를 더해 준 셈이다. 물론 이런 풍경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덕분이기도 하다.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은 시의 허가가 없이는 함부로 새로 짓거나 디자인을 변경할 수 없고, 색을 새로 칠할 수도 없다. 덕분에 건물 내부는 현대식으로 바뀌더라도 외형만큼은 그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건물 하나하나마다 각기 다른 모습의 아르누보를 만날 수 있으니 올레순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방법은 ‘걷기’다. 그리고 악슬라Aksla 전망대에 올라 전체를 조망하는 기쁨도 놓칠 수 없다. 마을 동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악슬라 전망대는 418개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방법이 있고, 차를 타고 산을 빙글 돌아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전망대에 서면 마을은 미니어처가 된다. 건축양식 덕분인지 더욱 아기자기하다. 색색깔의 건물, 멀리 보이는 섬을 오래 기억하려면 가만히 서서 여유롭게 바라볼 일이다. 볕이 좋은 날이면 이곳 주민들도 악슬라산을 오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노르웨이 바다 생태를 한눈에 아틀란틱 씨 파크Atlanterhavsparken 물개가 바다와 연결된 야외 연못에서 고개를 쏙 빼어 들고 사육사에게 먹이를 달라고 다리로 수면을 팡팡 친다. 아틀란틱 씨 파크는 노르웨이 바다에 살고 있는 어종을 관찰할 수 있는 해양 테마파크다. 물개와 펭귄이 살고 있는 야외 연못, 자연광을 이용한 내부 수족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앞 바다의 물을 그대로 수족관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를 낚거나 멍게나 불가사리를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일 때 더욱 즐겁다. 9~5월 | 월~토요일 11:00~16:00, 일요일 11:00~18:00, 6~8월 | 토요일 10:00~16:00, 월~금요일 및 일요일 10:00~18:00 170크로네, 3~15세 아동 75크로네, 3세 이하 무료 Atlanterhavsparken, Tueneset, N-6006 Alesund +47 70 10 70 60 www.atlanterhavsparken.no 글·사진 차민경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낙서해도 만져봐도… 괜찮대요

    낙서해도 만져봐도… 괜찮대요

    어린 시절의 공부는 평생을 간다. 특히 예술 교육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창의성과 상상력을 키워 주기 때문에 두고두고 소중한 자산이 된다. 미술관의 기능 중에서도 유아 예술교육이 중요시되는 이유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으면서도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미술관이 동네에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이런 요구조건에 딱 맞춘 어린이 미술관이 서울 성동구 금호사거리 인근에 문을 열었다. 지난 8일 공식 개관한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 금호동’은 어린이들이 미술을 놀이처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2007년 개관한 국내 최초의 어린이 미술관 헬로우뮤지움이 그동안 연구하고 개발한 예술 콘텐츠를 보다 많은 지역의 어린이들과 나누기 위해 새롭게 개발한 ‘동네미술관’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례다. 김이삭 관장은 이 지역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유아와 어린이 인구에 비해 문화예술시설이 상대적으로 적고, 교육비 지출이 낮은 주거지역을 기준으로 삼아 등록 미술관이 한 곳도 없는 성동구에서도 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금호동 지역을 선정했다”면서 “6개월간의 지역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설립지 및 미술관의 개발 방향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인근 금남시장과 골목길, 오래된 주택과 아파트가 뒤섞여 역동적이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좁은 골목길과 그 사이에 있던 공터 등 아이들이 스스로 모이고 놀이를 만들어내는 장소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방문할 수 있는 미술관이 생기면 관람 기회가 늘고 지역사회 공동체와 함께하는 장소가 만들어져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술관 규모는 동네미술관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아담한 3층 건물이다. 원래 개인 의원으로 쓰이다가 7년 동안 비어 있었던 지하, 지상 2층, 옥상 등 380㎡(약 115평) 공간을 미술관으로 바꾸었다. 특히 옥상 공간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낙서를 할 수 있는 담벼락도 있고, 도시 속에서 농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흙밭과 원두막도 설치했다. 동네미술관이라는 콘셉트도 새롭지만 운영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로 관심을 모은다. 건물 임대보증금과 운영비 일부를 벤처기부펀드인 ‘C프로그램’이 후원했다. C프로그램은 우리나라 벤처 1세대 기업인들이 기금을 조성한 펀드로 놀이와 교육 분야의 변화를 만드는 개인 및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또 지역공동체 기반의 동네미술관이라는 새로운 모델이 제대로 정착하도록 준비단계에서 지역 어린이들과 함께 워크숍을 갖고 어린이들이 원하는 것을 공간에 최대한 반영했다. 재능기부 형식으로 건물 리모델링을 진행한 정이삭 건축가는 “이곳의 주인공인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공간을 재구성했다. 놀면서 자연스럽게 예술교육을 받도록 전시공간과 놀이공간을 적절히 배치하고, 화장실 크기나 세면대 높이 등도 어린이의 신체 사이즈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헬로우뮤지움의 동네미술관 금호동에서는 기존의 체험형 교육과는 다른 경험 중심의 작품 감상 및 예술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를 위해 놀이를 키워드로 한 개관전 ‘놀이시작’을 열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술관에서는 전시작품들을 만질 수 없지만 이곳에서 전시된 작품의 일부는 놀이 도구가 되기도 한다. 강영민 작가의 ‘조는 하트’(Sleeping Heart)는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이입, 공감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홍장오 작가가 다양한 오브제로 만든 UFO(미확인 비행물체)는 상상력을 길러 준다. 스테인리스 식기로 만든 UFO 설치작품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도 있다. 홍순명 작가는 금호동 재개발지역에서 주워온 물건들로 작업한 ‘사소한 기념비’를 선보였다. 개인의 기억과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도록 한 작품이다. 오유경 작가가 종이로 만든 새로운 구조물은 아이들이 블록 쌓기처럼 놀이로 연결 지을 수 있다. 동네미술관 금호동은 성동구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를 발굴하고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연 1회 전시회에 초대하기로 했다. 김이삭 관장은 “조손가정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매주 수요일 손자 손녀와 함께 오는 성동구 주민에게 무료 관람을 실시하고 성동구와 협력해 연간 1200여명을 초대하려 한다”며 “가능한 범위에서 초대나 할인 정책을 펼치려 노력할 것”이라며 “문화예술 소외지역에 2, 3호점을 개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관전은 9월 30일까지 열린다. (02)3217-4222.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한국과 일본이 함께 여는 신 동북아시대 (7회)미래를 위해 뛰는 사람들-일본에선

    [새로운 50년을 열자] 한국과 일본이 함께 여는 신 동북아시대 (7회)미래를 위해 뛰는 사람들-일본에선

    한·일 국교 수립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류도 식고 일본 내 반한 감정도 어느 때보다 높지만 개인과 개인, 민간과 민간을 이어 주는 노력에는 쉼이 없다. 정부 간 공식 관계가 냉랭하고 어색한 상황에서도 두 나라 국민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는 역할을 하는 두 사람을 만났다. ■통역사법인 ‘한·중·일에서 세계로’ 우시오 게이코 대표 “마음 잇는 통역으로 한·일 화해 도움 주고파”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직후인 4월 초 서울 홍대 앞에서 중년 여성 10여명이 일주일 남짓 지진 피해 지역 주민에게 보내는 한국 젊은이들의 메시지를 받고 있었다. 젊은이들이 전하는 ‘힘내라’ ‘용기를 잃지 말아 달라’는 격려 메시지들은 이들의 손을 거쳐 일본어로 번역됐다. 이들은 한국의 전통 복주머니 800여개에 메시지를 담아 지진 피해가 극심했던 미야기현 게센누마 지역 초·중·고교 교사와 주민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지역 교사와 주민의 감사 답장이 이들의 손을 거쳐 한국어로 번역돼 한국 젊은이들에게 다시 전달됐다. 게센누마 사람들은 답장을 통해 “한국인들의 격려와 관심이 큰 힘이 됐다. 감사한다”는 마음을 전해 왔다. 메시지를 통해 피해 지역 주민과 한국 젊은이들을 연결해 준 이들은 일본의 비영리법인(NPO) ‘한·중·일에서 세계로’의 우시오 게이코(66) 대표와 그 회원들이었다. 우시오 대표는 “한국 사람들이 자신들을 잊지 않고 응원한다는 사실에 피해 지역 주민들이 감격하고 있다”고 26일 전했다. 그는 1년에 몇 차례씩 지진 피해 지역을 다니며 한국인들의 격려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30여년 경력의 일본 내 대표적인 한국어 통역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 일본을 방문했을 때 통역을 맡았고 세지마 류조 전 이토추상사 회장과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근태 전 의원, 소설가 김훈, 가수 조영남 등의 방일 때도 통역을 했다. 일본 외무성 등 정부 기관이 가장 신뢰하는 베테랑 통역사로 손꼽힌다. 그는 2013년부터 일본 에도시대 때 조선에서 일본으로 보내던 조선통신사를 젊은이들이 재현하는 ‘21세기 유스 조선통신사’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 두 나라 젊은이들이 옛 조선통신사 사절들이 걷던 길을 걸으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협력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도록 한다는 의도에서다. 올해는 일본 대학생 50여명이 오는 9월 5일부터 열흘 동안 경북 문경새재를 떠나 영천, 경주, 울산을 거쳐 부산까지 조선통신사들이 한양(서울)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던 한국 내 주요 경로를 밟는다. 일본 학생들의 순례가 끝난 직후인 그달 19일부터는 한국 대학생 50여명이 오사카, 교토에서 시작해 ‘조선인가도’(街道), 시즈오카 및 삿타 고개, 하코네 옛길 등 조선통신사의 일본 내 여정을 따라 걷게 된다. 우시오 대표는 “젊은이들이 직접 보고 듣고 부딪치면서 오해와 벽을 허물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참여했던 젊은이들이 행사가 끝난 뒤 체험을 영상물과 사진, 그림 등으로 남겨 놓고 이를 유튜브 등을 통해 더 많은 또래들과 나누는 것을 보고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을 잘 알지 못하는 일본인이 많은 상황에서 한국에 직접 가 보고 한국인들을 만난 뒤 “(한국에 대한) 생각과 입장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일본 젊은이들을 예상외로 많이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보람이고 기쁨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임혜자라는 이름을 일본 이름보다 먼저 얻은 그의 고향은 서울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9년 태어나 한국전쟁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고교 1학년 때인 1965년 한·일 국교 수립을 계기로 부친이 있던 서울로 돌아왔다. 서강대 국문과를 나와 일본에서 통역사 일을 하면서 언어를 통한 한·일 협력, 통역을 통한 동북아 화해에 도움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2010년 지금의 NPO를 조직했다. ‘한·중·일에서 세계로’는 그와 같은 통역사 40여명의 모임이다. “통역은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 나라 간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일”이라며 “규모는 작지만 이런 생각으로 각자의 경험을 한·일의 화해, 협력에 계속 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한국 서적 전문 북카페 연 김승복 ‘쿠온’ 출판사 대표 “문인·독자들 교류하는 한·일 사랑방 만들 것” 일본 도쿄의 서점가 진보초에 지난 9일 한국 서적 전문 북카페가 문을 열었다. 일본 유일의 한국 서적 전문 출판사 ‘쿠온’의 김승복(46) 대표가 ‘책거리’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 고서점과 각종 전문 서점 등이 있어 도쿄의 명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점 거리인 진보초의 중심가에 입성한 책거리에 들어서면 쿠온이 발간한 한국 작가들의 일본어 번역본과 각종 한국 관련 서적, 한국 신간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 서적과 한국 작품의 번역서들을 보는 곳만이 아니라 한·일 두 나라의 문인과 독자, 예술인, 인문학자들과 팬들이 모이는 사랑방, 교류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김 대표는 26일 “북카페와 출판사를 거점으로 작가와의 대화나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 일본 독자 초청 감상회 등 한국 문학과 문화에 대한 행사도 계속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와세다대 도야마캠퍼스에서 열린 ‘한·일 차세대 작가 대담 이벤트’도 그런 계획의 하나로 열렸다. ‘이만큼 가까이’ 등의 작품을 쓴 젊은 소설가 정세랑과 아사이 료가 주인공이었다. 아사이는 2013년 ‘누구’(何者)로 최연소 나오키상을 받은 신예 작가다. 김 대표가 기획하고 국제교류재단 일본사무소 등의 협력으로 함께 연 ‘한·일 차세대 문화인 대담’은 후속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올가을부터 내년 초까지 일본 극작가 겸 연출가 오카다 도시키와 소설가 박민규의 대담, 하반기에 디렉터 요리후지 분페이와 소설가 김중혁, 건축가 고시마 유스케와 건축가 안기현의 대담 등 벌써 일정이 빡빡하다. 문화인들의 토크쇼와 대담 등은 김 대표가 2010년 도쿄에 출판사를 열면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문학과 문인, 예술인들을 일본에 알리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말 도쿄 다이칸야마에 있는 대형 서점 ‘쓰타야’에서 소설가 은희경과 히라노 게이치로가 ‘문학은 왜 흥미로울까’를 주제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구상 덕분이었다. 쿠온이 2011년부터 내놓은 ‘새로운 한국문학 시리즈’는 한국문학의 불모지였고 문턱이 높았던 일본 출판계에 ‘문학 한류’의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워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황인숙 시인의 장편소설 ‘도둑괭이 공주’, 올 들어서는 정세랑의 ‘언더, 썬더, 텐더’,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 13권이 번역돼 일본 독자들과 일본 출판 시장에 소개됐다. ‘쿠온 인문·사회 시리즈’의 하나인 ‘한국과 조선의 지(知)를 읽는다’는 한국문화의 지적 성과를 104명의 한국과 일본 지성들의 기고로 엮었다. 104명의 문인, 교수, 학자, 전문가들을 일일이 만나 그들의 기고를 얻어 만들었다. 김 대표는 ‘한국과 조선의 미(美)’ ‘한국과 조선의 심(心)’ 등 후속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1년 ‘케이북(K-BOOK) 진흥회’를 결성해 ‘일본어로 읽고 싶은 한국 책 50선’이라는 계간지도 내 왔다. 한국의 신간 등을 알리는 책이다. 이를 징검다리로 28권의 한국 책들이 일본어로 번역돼 일본인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한국의 책과 출판에 관심 있는 일본인들을 경기 파주 출판도시와 한국 각 지역의 출판 산업 및 문화와 접하게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1991년 일본에 유학하러 와 25년째 도쿄에 사는 김 대표는 ‘사명감’이란 단어에는 손사래를 쳤다. “그저 한국의 좋은 작품을 일본에 알리고 한국의 문인과 예술가들이 일본 독자들과 함께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서 일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민원실에 극장부터 카페까지 주민 손으로 만든 동네사랑방

    민원실에 극장부터 카페까지 주민 손으로 만든 동네사랑방

    금천구 독산3동주민센터는 말 그대로 주민센터였다. 그렇게 부족한 것도, 뭔가 내세울 것도 없는 보통의 주민센터라는 뜻이다. 독산3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맡고 있던 임영규씨는 이런 주민센터가 불만이었다. 그는 “주민센터가 주민들이 찾아가고 모이는 공동체의 공간이 돼야 하는데 별다른 프로그램이 없다 보니 서류를 떼거나, 신청할 것이 있지 않으면 찾지 않는 공간이 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돈이 없었다. 뻔한 구청 살림에 자치회관의 가계부도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었다. 임씨는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려고 해도 그놈의 예산이, 돈이 발목을 잡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임씨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서울시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이 사업은 복지사업의 거점을 동주민센터로 잡고 이전에 찾아가서 받아야 했던 복지서비스를 방문간호사제 등을 통해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특히 임씨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시가 추진하는 사업 항목에 동주민센터가 주민들의 사랑방이 되도록 지원한다는 대목이다. 임씨와 금천구는 일단 사업을 따내기 위해 팔을 걷었다. 구 관계자는 “주민자치위원회와 담당 부서가 합심해 공모를 신청해 사업을 따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3월부터 독산3동주민센터의 변신이 시작됐다. 중구난방으로 아이디어가 나오던 중 구원투수로 나타난 사람이 서울시 공공건축가 위진복씨다. 위씨는 “저녁 6시만 되는 죽은 공간이 되는 주민센터 민원실 로비를 동네극장으로 만들어 보자”고 주민들에게 제안했다. 여기에 작은 카페도 만들어 수익금을 얻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공간도 끼워 넣었다. 비용은 9000만원이 들었다. 주민들과 구청, 그리고 시 공공건축가의 고민이 녹아든 독산극장은 22일 문을 열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준비위원인 양영석 독산3동 통장연합회 회장은 “평생 영화관 한번 못 가신 어르신과 아기 때문에 극장은 엄두도 못내는 아기엄마들을 위해 카페지기·극장지기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어렵게 어렵게 만들어졌다는 소문이 나면서 집들이에 손님도 줄을 잇고 있다. 먼저 박원순 서울시장이 독산극장 첫 시사회에 참석하고, 첫 상영작인 영화 ‘싸움의 기술’ 감독인 신한솔 감독도 이곳을 방문한다. 박 시장은 이날 독산극장 방문에 앞서 일일 복지플래너로 어르신과 위기가정을 탐방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서울시는 이달부터 13개 자치구 80개 동을 시작으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동주민센터를 거점으로 지역 공동체 전체가 복지의 주체이자 대상이 되는 패러다임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다큐스페셜(MBC 밤 11시 15분) 아파트 매매가는 떨어질 줄 모르고, 전셋값은 나날이 치솟는다. 또 서민들은 전세난민이 돼 집값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전셋값보다 저렴하게 내 집을 장만하는 사람들이 있다. 혼자 집짓기는 더이상 꿈이 아니다. 외양이 조금 볼품없어도 최소 비용과 값진 노동으로 최대 만족을 얻은 사람들. 스스로 빌더(건축가)가 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다큐프라임(EBS1 밤 9시 50분) 황금투구 조기의 전설은 단오 무렵 시작된다. 바다는 짝짓기를 원하는 이 황금투구 조기 울음으로 가득하고 포구마다 파시가 형성된다. 그러나 이 밀물 같았던 조기의 전설은 1960년대 후반 순식간에 끝나고 만다. 남획과 환경 변화, 그리고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등으로 인해 어획량은 줄었고, 그나마 잡힌 조기의 90%는 1~2년생 미만의 어린것들이 되고 말았는데…. ■스콜피온(FOX 밤 12시) 아이큐 197의 실존 인물인 천재 해커 월터 오브라이언의 이야기를 각색한 드라마. 어린 시절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을 해킹했던 아이큐 197의 천재 월터는 친구와 회사를 차리지만 쓸데없는 일거리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일하다 갈라선 갤로 요원이 LA공항의 긴급 사태를 해결해 주면 후한 보수를 주겠다고 제안하자 월터는 친구와 힘을 합쳐 비행기 추락 참사를 막으려 한다.
  • [여행 가방]

    [여행 가방]

    에버랜드 ‘썸머 스플래시’ 에버랜드의 대표 여름축제 ‘썸머 스플래시’가 8월 30일까지 펼쳐진다. 물 맞는 재미를 한층 강화하고 야간 콘텐츠도 보강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스플래시 퍼레이드다. 총 6대의 플로트와 40개의 워터캐논(물대포)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매일 뿜어낸다. 야간 즐길거리도 보강했다. ‘박칼린의 주크박스’가 시즌3를 연다. 올해는 ‘세계의 춤’을 테마로 탱고, 트위스트, 밸리댄스 등 귀에 익은 세계 각국의 댄스 음악에 맞춰 워터캐논, 서치라이트 등의 특수효과와 영상, 조명, 불꽃 등이 멀티미디어 불꽃쇼를 펼쳐낸다. 에버랜드는 썸머 스플래시 축제 기간 동안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인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는 밤 11시까지 연장 운영할 예정이다. 일본 나가사키 1만발 불꽃축제 일본 나가사키 현의 대표 여름 축제인 ‘나가사키 미나토 마츠리’가 7월 25~26일 개최된다. 이틀 동안 나가사키 항구 하늘에 1만발의 불꽃이 쏘아 올려진다. 1655년 시작된 페론 보트레이스도 축제 기간 펼쳐진다. 나가사키 항은 1571년 포르투갈 무역선이 방문한 이래 올해로 개항 444주년을 맞는다. 관광공사·네이버 ‘한옥스테이’ 한국관광공사가 네이버와 공동으로 한옥스테이 모바일 웹페이지를 론칭했다. 전국 총 123개소의 우수한옥 체험숙박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홈페이지(hanokstay.modoo.at) 참조. 제주 휘닉스아일랜드 ‘난타’ 공연 제주 휘닉스아일랜드가 2016년 5월까지 매월 1회씩 ‘난타’의 하이라이트 공연을 진행한다. 안도 다다오, 마리오 보타 등 세계적 건축가의 건축물을 따라 여행하는 건축문화 도슨트투어 등 문화 콘텐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눈에 띄는 독특한 외관 ‘강변 SK VIEW’ 서울시 우수디자인 인증

    눈에 띄는 독특한 외관 ‘강변 SK VIEW’ 서울시 우수디자인 인증

    디자인 특화 상가에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물외관의 상가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높은 인지도의 랜드마크 상가에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상권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디자인 경쟁력이 상가의 분양률까지 좌우하는 사례가 많아 세계적인 건축가에게 디자인을 의뢰하기도 하고, 공공기관의 까다로운 우수디자인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분양 중인 상가에서 디자인 특화상가의 대표사례는 ‘강변 SK VIEW 상가’다. 단지는 외벽을 입체적으로 설계했고 격자무늬를 활용해서 실용성과 예술성을 강조했다. 이 상가는 서울시 우수디자인 인증을 받은 주상복합 강변 SK VIEW에 위치한다. 최고 29층의 3개동을 리듬감이 느껴지는 ㄷ자 모양의 저층부 상가가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상가 주변에 낡은 건물들이 많아 시설과 디자인 경쟁력은 더욱 돋보인다. 이 상가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과 강변역 더블역세권의 대로변에 바로 접해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다. 상가에 앞서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최고 6대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고, 오피스텔도 초기에 분양이 완료돼 상가분양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크다. 분양관계자는 “최근 분양시장에서 디자인 특화 상가가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강변 SK VIEW 상가는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상가의 생명인 집객효과에 유리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발전가능성도 또한 크다. 강변 SK 뷰 상가는 서울의 신흥 부촌으로 발전하고 있는 구의,자양 재정비촉진지구에 들어선다. 구의,자양지구 맨 앞자리에 위치하는데다, 지구 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상가라 의미가 더 크다. 광장동 학원가도 가깝다. 지상1층에는 집객성이 강한 편의점, 커피점, 은행 등을 추천하며, 지상2층에는 의원과 각종 클리닉 등이 권장업종이다. 지하2층에는 대형매장과 음식점들이 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는 상층부에 있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330세대의 안정적인 고정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브랜드 역시 대기업 건설사인 SK건설과 인기 브랜드인 SK VIEW를 사용함으로써 인지도 확보에 유리한 편이다. 대기업 브랜드 상가로 고객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한편, 서울 광진구 구의동 244-5일원에 들어서는 강변 SK VIEW 상가는 지하1층~지상2층, 상가 3개동 규모다. 업종을 고려한 다양한 면적의 53개 점포로 구성된다. 투자자 선호에 따른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다. 계약금만 내면 입점할 수 있는 분양조건이 파격적이다. SK건설이 시공하고,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한다. 상가 분양사무소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 2번 출구 현장인근 도원빌딩 3층에 있다. 분양문의 02-455-5665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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