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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 욕망을 선물하다

    車, 욕망을 선물하다

    포디즘, 그러니까 컨베이어 벨트 위에 생산물을 올려놓고 시간단위로 제품을 찍어내는 거대 공장은 어떤 이미지인가. 영화팬이라면 찰리 채플린의 1936년 영화 ‘모던 타임즈’를 떠올릴 수 있다. 고정된 자세로 장시간 반복노동을 해야 하는 포디즘의 비인간성을 풍자했다. 매카시즘 열풍 때 채플린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추방당하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아이러니에 흥미있는 사람이라면 여기다 한가지 더 추가할 수 있다. 포디즘을 비판한 채플린도 빨갱이로 몰렸지만, 포디즘을 만든 자동차왕 헨리 포드도 빨갱이로 몰렸다는 점이다. 노동자 일당이 평균 2.34달러이던 시절, 무려 5달러나 줬기 때문이다. 여기다 1일 8시간 노동을 보장하고, 기숙사를 제공했다. ‘가장 늦게 채용되고 가장 빨리 해고되는’ 흑인, 장애인, 여성까지 채용했다. ‘아무리 고되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기꺼이 노동할 자유’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자와 자유시장주의자들이 가만 있을 리 없다. 하찮은 노동자들에게 그렇게 퍼주다보면 기업경쟁력이 떨어져 결국은 망하고야 말 것이라는 저주가 그때라고 왜 없었겠나. 여기엔 또 하나의 반전 포인트가 숨어 있다. 정작 포드 자신은 철저한 마초스타일의 우파였다는 사실이다. 생산해낸 차도 오직 기계적 단순함이라는 남성적 스타일만 강조했다. 이는 나중에 GM에 역전당하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주의, 고립주의, 반유대주의를 고집했고 노조를 혐오했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에서 격찬받은 미국인은 포드가 유일했고, 1938년 히틀러는 제3제국 최고의 훈장 독일독수리최고대십자장을 수여하기까지했다. 포드는? 감사히 받았다. 다음 해에 2차대전이 발발했다. 그런 포드가 왜 노동자들을 후하게 대접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 규모를 키우고 싶어서였다. 일부 돈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노동자들도 차를 사야 시장이 커진다. 그럴려면 주머니에 돈도 좀 찔러주고, 과도한 노동으로 파김치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여유가 있어야 주말 드라이브라도 나갈 것 아니겠나. 포드 차를 타고 말이다. 포디즘은 합리적 생산방식으로 주목받는데, 사실 더 주목 받아야 할 대목은 여기다. 대량생산 제품을 대량소비할 수 있도록 ‘대중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포드 스스로도 빨갱이라는 비판에 대해 한마디했다. “높은 곳에 있는 열매를 따기 전에 낮은 곳에 있는 열매를 따야 한다. 대중시장은 얻기 쉬운 열매라 볼 수 있다.” ‘자동차와 민주주의’(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는 이런 측면에서 재미있게 읽힌다. 자동차를 다루되 무엇보다 ‘대중의 욕망’에 방점을 찍는다. 그래서 포디즘 이후 미국의 자동차산업을 쭉 읊는데, 단순한 산업사라기보다 도시문화사나 미국문화사로 읽힌다. 건축, 도시, 지리학 등을 기초로 문명사를 다루는 루이스 멈포드, 데이비드 하비가 등장하고, 그 대척점에 서 있는 ‘뉴욕의 불도저’ 로버트 모제스 같은 인물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자동차산업의 발달이란, 곧 도로의 개발과 그로 인한 도시생태계의 변화, 그 결과 나타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까지 포괄한다. 그 변화의 키워드는 외곽타운화, 고립, 단절, 보수화 같은 단어로 요약된다. 포디즘의 영향은 강력했다. 바우하우스 초대 교장인 독일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는 1923년 조립식 주택을 만든다. 집을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린 것이다. 이는 교외의 대단위 주택 건설로 이어진다. 1947년 부동산업자 윌리엄 레빗이 조립식 주택으로 이뤄진 대단위 거주지 건설 아이디어를 냈고, 오늘말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외 풍경이 속속 생겨난다. 이들은 ‘레빗 타운’이라 불린다. 교외사는 사람들의 도심진입을 용이하게 해주기 위해 ‘거대 도시를 장식하는 리본’이라 불리는 복잡한 고가도로들도 나타난다. 이런 식으로 자동차와 도로가 팽창하면서 햄버거가게 맥도날드, 실용적 모텔 체인 홀리데이인, 그리고 대형 쇼핑몰, 스타벅스가 흥행에 성공한다. 자본주의적 욕망이, 자동차란 적혈구를 타고 도로라는 혈관을 따라 미국 전역에 흘러든 것이다. 욕망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급속한 교외화로 인해 백인은 도시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도심은 슬럼화된다. 슬럼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진행된 재개발은 기존 거주자들에게 혹독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도심재개발)은 도시 빈민들을 다시 외곽으로 밀어낸다. 어렵지 않게 뉴타운, 용산사태 같은 것들을 떠올릴 수 있다. 정치적 보수화에도 기여한다. 교외에서 도심으로 오랜 시간 차를 몰고 통근해야 하는 백인들에게, 보수적 독설로 가득찬 라디오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극우독설가 러시 림보와 글렌 벡의 인기가 이를 증명한다. 저자는 그래서 처음에는 대중시장을 통한 민주주의 확장에 기여한 자동차가, 오늘날 민주주의에는 오히려 역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가벼운 서술이어서 문화적 논쟁 못지 않게 자동차에 대한 소소한 지식도 재미있다. 가령 GM은 왜 창업자 이름을 본뜨지 않고 ‘일반적인 자동차 회사’(General Motors)라는 이름을 택했을까. 최초의 로드무비는? 고급승용차를 뜻하는 세단(Sedan)의 유래는? 히틀러의 아우토반 이전에 등장한 최초의 고속도로는? 1964년 영화 ‘제임스 본드 - 골든 핑거’에 등장해 최초의 간접광고(PPL)로 꼽히는 차는? 토요타가 내놓은 크라운, 코로나, 코롤라라는 자동차 이름의 공통점은? 책 속에 답이 있다. 1만 4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3월… 독립영화 바람 분다

    “제2의 ‘파수꾼’, ‘돼지의 왕’을 찾아라!” 실험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지난해 국내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한국 독립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가 마련된다. CGV의 다양성영화 브랜드인 무비꼴라쥬는 3월 한 달 내내 CGV압구정을 비롯해 전국 9개 무비꼴라쥬관에서 한국 독립영화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3월에 개봉하는 독립영화를 비롯해 지난해 최고의 평가를 받은 독립영화 등 모두 36편의 장·단편 영화를 상영하는 자리다. 무비꼴라쥬가 이처럼 대규모로 한국 독립영화를 조명하기는 처음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진출한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를 비롯해 ‘열여덟 열아홉’ ‘말하는 건축가’ ‘로맨스 조’ ‘청춘 그루브’ ‘핑크’ ‘홈 스위트 홈’ ‘달팽이의 별’ ‘해로’ 등 9편의 올해 독립영화 개봉작을 잇달아 상영한다. 이 가운데 새로운 건축을 꿈꾸며 치열하게 살아간 고 정기용 건축가를 통해 한국 건축 문화사를 엿볼 수 있는 ‘말하는 건축가’와 복합 장애인을 다룬 휴먼 다큐 ‘달팽이의 별’을 주목해 볼 만하다. 무비꼴라쥬가 시작된 2004년부터 대표적인 한국 독립영화들을 모은 ‘한국 독립영화 베스트 8’ 섹션도 마련된다.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 등 8편이 관객과 만난다. 아울러 3월 1일부터 14일까지 CGV대학로·강변에서 열리는 ‘파수꾼 1주년 특별 기획전’에서는 CGV 무비꼴라쥬가 지난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파수꾼’의 감독이 연출하거나 이 영화의 주연배우가 출연한 작품 6편이 상영된다. 해마다 유망한 신인 감독을 배출하는 한국영화아카데미와 함께하는 ‘KAFA FILM 2012’도 진행된다. 올해 신규 장편 영화 ‘밀월도 가는 길’ ‘가시’ ‘은실이’ ‘태어나서 미안해’가 상영된다. 3월 8일부터 14일까지는 CGV대학로에서, 15일부터 21일까지는 CGV서면에서 개최된다.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독립 단편영화 화제작들을 소개하는 서울독립영화제 단편 스페셜도 마련되며 3월 9일부터 11일까지는 CGV압구정, 16일부터 18일까지는 CGV대학로에서 열린다. 강기명 다양성영화팀 팀장은 “한국 독립영화 수작들의 빛나는 성과와 의미를 되새길 기회와 함께 새로운 흐름을 점쳐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장기알 무게만 50kg… ‘대륙의 장기판’ 화제

    이런 알로 장기를 두다가는 허리디스크에 걸릴 지도 모르겠다. 최근 중국 난닝시(南宁市)의 한 맨션에 ‘중량급 장기판’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1층 로비 바닥에 설치된 이 장기판은 그 크기도 눈길을 끌지만 힘으로 들기힘든 장기알의 무게에 입이 벌어진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이 장기알의 무게는 무려 50kg으로 직경은 36cm다. 장기한판 두려면 체력 좋은 젊은 청년들도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이 ‘중량급 장기판’을 보는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 장기판을 이용한 한 주민은 “농구를 하는 것보다 힘들지만 머리도 쓰고 몸도 단련되고 일거양득”이라고 밝혔다. 이 맨션과 장기판을 만든 건축가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싶었다.” 면서 “주민들은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심신도 단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에는 이같은 시설을 추가해 ‘중량급 바둑판’도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부산 시민감사관제 ‘업그레이드’ 한다

    “감사 사각지대, 시민감사관에게 맡겨 주세요.” 부산시 시민감사관 심재천씨는 지난해 4월 해운대구 장산 등산로에 설치돼 있는 합성 목재 데크가 부실 시공으로 안전 사고가 우려된다고 제보했다. 시는 즉시 시공회사에 연락해 보완 조치토록 했다. 심씨는 지난 1년간 총 44건을 제보해 38건이 시정되도록 했다. 시민 불편사항과 감사 사각지대를 없애려고 1997년부터 시행한 시민감사관제가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는 것은 물론 깨끗한 공직 풍토 조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올해 시민감사관 활동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운영 방향을 ▲시민감사관 정예화 추진 ▲참여식 감사 활동 확대 ▲제보 활동의 체계적 관리 및 사후평가 ▲제도 운용 내실화를 위한 지원 강화로 정하고 다양한 시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매뉴얼을 만들어 시민감사관 정예화를 추진한다. 참여식 감사 활동을 확대하기로 하고 연간 8차례 시민감사관을 구·군 종합감사, 일상감사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현장 중심 제보 활동도 강화하기 위해 연간 4회 이상, 분기별 최소 1회 이상 제보하도록 했다. 제보 활동 분석과 평가를 분기별로 1회 실시해 연말 보상금 지급과 포상 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우수 사례는 전파하고 미흡한 부서에는 행정 지도나 시정 권고를 하도록 했다. 지난해 시민감사관 50명(남 39·여 11)은 회계사, 건축가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무보수 명예직으로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최부환 시 민원조사담당은 “지난해 시민감사관이 일반행정 분야 68건, 교통 관련 104건 등 총 410건을 제보했으며 이 중 360건을 해결해 처리율이 87.8%에 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교육청도 지난 14일 ‘부산시교육청 시민감사관 운영 규칙’이 제정·공포됨에 따라 다음 달부터 시민감사관제를 도입한다. 시교육청은 20 04년 명예감사관제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으며 이번에 명칭을 바꿨다. 시교육청은 외부 전문가 15명을 위촉하기로 하고 이 중 4명은 공개 모집하기로 했다. 시민감사관은 시교육청의 종합감사 때 참여하고 반부패·청렴 추진 상황을 점검하며 부패 취약 분야에 대한 관련 제도 개선 의견을 제시하고 공무원의 비위와 부조리 행위를 제보하는 활동 등을 한다. 임기는 2년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으며 무보수 명예직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책꽂이]

    ●CIKTMUPS, 패키지디자인의 모든 것 (사사다 후미 지음, 책나무 펴냄) 고객이 쇼핑하면서 제품에 눈길을 주는 시간은 0.2초. 이 찰나적 순간에 시선을 잡아끌기 위해서는 제품의 포장이 중요하다. 브랜드 컨설팅 기업인 브라비스 인터내셔널의 사사다 후미 대표는 그래서 제품 포장 디자인을 ‘낚시’라고 말한다. 세계 유수의 제품 패키지를 만든 그가 전하는 디자인 필수요소와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모두 담았다. 1만 2000원. ●건축을 꿈꾸다 (안도 다다오 지음, 이규원 옮김, 안그라픽스 펴냄)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세계 속 도시와 건축, 문화의 연결고리를 전달한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공연히 디자인 놀이로 치닫기보다는 먼저 예전 사람들이 남겨 준 것을 어떻게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라는 심오한 철학을 생생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었다. 1만 8000원. ●멀티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김영사 펴냄) 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저자가 다중우주론에 대해 설명했다. 저자는 다중우주가 괜한 헛소리가 아니라 수학적으로 추적한 우주관의 최종 목적지라 주장한다. 덧붙여 이 다중우주의 철학적 의미도 짚는다. 놀랍게도 그것은 인간의 미미함이나 겸손함을 일깨워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긍정이다. 2만 5000원.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 (김병준 지음, 개마고원 펴냄) 노무현정권의 브레인이었던 저자가 썼는데 날카롭다. 분노와 적대감으로 집권해봤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경고다. 이명박정권이 부메랑 때문에 망조가 나듯, 그 이후 들어서는 정권 역시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현실정치를 경원시하면서 이상적인 말만 줄줄 늘어놓는 한국 정치 풍토에 대한 경고다. 1만 4000원. ●한무제 평전 (양성민 지음, 심규호 옮김, 민음사 펴냄) 한무제 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한 시기로 꼽힌다. 동서교역 통로인 실크로드를 개척하고, 북방 흉노를 제압해 안정적인 국가 운영 기틀을 마련했다. 궁형에 처했던 사마천을 중용하는 등 다양한 인재를 등용했다. 책은 ‘사기’, ‘한서’ 등 정사를 비롯해 최근 연구자료까지 아우르며 한무제의 공적과 잘못을 객관적으로 생생하게 재구성했다. 3만 5000원 ●진화와 윤리 (토머스 헉슬리 지음, 이종민 옮김, 산지니 펴냄) 19세기를 빛낸 명문장으로 꼽히는 ‘진화와 윤리’를 최초로 완역했다. 자유주의 과학인의 멘토로 불리는 토머스 헉슬리가 사망 두 해 전인 1983년 옥스퍼포드대 로마니즈 강연에서 연설한 과학과 윤리 문제를 담았다. 19세기 후반 자유방임적 진화를 내세운 자본에서 인간을 보호하고자 제기한 윤리선언인데, 100년이 지난 뒤에도 유효하다. 1만 5000원.
  • 설치작가 이불, 5월27일까지 日모리미술관 개인전

    설치작가 이불, 5월27일까지 日모리미술관 개인전

    소녀 이불(李 )은 방바닥에 드러누워 엄마와 아주머니들이 모여앉아 좁쌀 같은 빨갛고 파란 유리구슬들을 바늘로 꿰어서 뭔가 만드는 것을 지켜보며 시간을 보냈다. 시국 사건에 휘말려 생계유지를 할 수 있는 직업 선택의 폭이 몹시 적었던 그의 부모는 눈이 빠지도록 구슬을 꿰는 가내수공업으로 가난한 살림살이를 지탱해갔다. 어린 이불은 배고픔도 잊은 채 형광 불빛에서 아롱거리는 아름다운 구슬에 그저 매료돼 혼자 몽상의 시간을 오고 갔을 것이다. 강원 영월 출신으로 유리구슬 속에서 몽상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이불(48)이 지난 4일부터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 모리타워 53층에 있는 모리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일본 작가를 제외한 아시아 작가로는 중국의 설치미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에 이어 두 번째로 이곳에서 열린 대규모 초대전이다. 신작 등 45점이 전시된다. 이불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20년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이불: 나로부터, 오직 그대에게’(From Me, Belongs to You Only) 전을 연 소감을 누에가 비단 실을 쉼 없이 풀어내듯이 시간을 잊고 격정적으로 풀어냈다. 젊은 나이에 회고전을 열게 된 데 대해 이불은 “20년 전에는 내가 뭘 하는지 잘 모르면서 그저 사회적 이슈에 포커스를 맞추며 작품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인간의 조건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 왔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20대 젊은이들은 자신이 만들지도 않은 부조리한 세상과 맞부딪쳤을 때 받아들일 수 없어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20대의 나는 세상의 무엇을 바꿔야 할 것인가에 몰두해서 작업할 수밖에 없었다. 20대의 나는 심지어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세상을 바꾸고 싶지만,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한 태도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면서 “설사 세상이 더 좋아졌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해도,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은 계속 이루어져야 하고, 노력이 실패하고 좌절한다면 그 실패와 좌절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생각은 ‘나의 거대한 서사(Mon grand recit)’ 같은 작품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유토피아와 환상풍경’이란 4번 전시 섹션 ‘거울의 방’에서 이런 생각을 반영했다. 유토피아 건설을 주장했으나 붕괴한 소비에트 연방을 상징하는 10개의 첨탑을 이어붙인 작품이나, 대형 얼음에 ‘잘살아 보세’를 약속한 박정희 대통령을 가둬둔 작품, 바이마르 건축가 브루노 타우트가 꿈꾸었던 수정도시를 연상시키는 작품들이 그것이다. 미래를 약속했으나 완성되지 않은 희망을 거두어 모아놓은 것이다. “세상을 완벽하게 파악했다고 하는 우리의 인식하는 방식이 사실은 그렇게 선명하게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실”이라고 이불은 덧붙였다. 소재 이야기를 해보자. 어린 시절의 아련한 구슬꿰기는 ‘사이보그’ 시리즈를 제외한 이불 작품 대부분에서 소재로 등장한다. ‘인간을 초월하여’라는 전시부분에서 아름다운 신부는 구슬이 촘촘히 박힌 전등 속에서 더욱 하얗게 번쩍거리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다. 다만, 그 신부는 얼굴은 없고, 팔은 한쪽만 있고, 다리는 아예 없다. 배꼽과 엉덩이, 절단된 어깨에서는 거대한 흰색 촉수와 투명혈관들이 사방으로 뻗어나와 있다. 유리구슬, 크리스털 소재는 전시장 마지막 작품 ‘더 시크릿 셰어러’(The Secret Sharer)에서 절정을 이룬다. 도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53층의 거대한 창문 앞에 유리조각 같은 것이 잔뜩 뭉쳐져 놓여 있다. 자세히 잘 보면 꼬리가 아름다운 크리스털 개가 무지막지한 양의 크리스털을 토하고 있다. “16년 키우던 개가 2년 전에 죽었다. 그림을 그리다 창밖을 내다보면 그 늙은 황구가 아주 초라하게 앉아 있는데, 어느 날부터는 먹은 것을 토하고 조용히 시야에서 사라지곤 했다. 그 뒷모습을 착잡하게 바라봤다. 30~40대 내 젊은 날을 함께한 강아지라서, 나로 겹쳐서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작업을 했는데, 굉장히 잘 표현됐다.” 전시는 5월 27일까지. 9월에 아트선재를 시작으로 유럽, 중국, 미국 등으로 순회전시에 나선다. 글 사진 도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JIMF, 강남서도 열린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가 짧은 시간에 뿌리를 내린 건 음악영화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는 물론 호반 무대에서 벌어지는 실력파 음악가의 공연 덕분이다. 8월 충북 제천의 추억을 간직한 영화팬이라면 특별히 끌릴 축제가 찾아온다. ‘마리끌레르필름페스티벌+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새달 1~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리는 것. 8편의 상영작 중 우선 눈길이 가는 작품은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말년을 그린 독일영화 ‘구스타프 말러의 황혼’이다. ‘위대한 예술가와 만만치 않은 재능의 아내’의 대표적인 조합인 구스타프와 알마는 19살의 나이 차를 딛고 결혼하지만, 10년 만에 파국으로 치닫는다. 설상가상 알마는 ‘바우하우스’의 설립자인 5살 연하의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와 사랑에 빠진다. 고통에 빠진 말러가 프로이트에게 상담을 받으러 가면서 두 거물의 만남이 이뤄진다. 아울러 라틴아메리카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전설적인 여성 디바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메르세데스 소사: 칸토라’(2009), 선천적 왜소증(골형성 부전증)으로 키 1m, 몸무게 29㎏에서 성장이 멈췄지만, 재즈계를 평정했던 위대한 피아니스트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미셸 페트루치아니, 끝나지 않는 연주’(2011), 프랑스 문화 아이콘의 젊은 시절을 담은 극영화 ‘내사랑 세르쥬 갱스부르’(2009) 등도 놓치면 후회할 법하다. 홍대 인디신의 간판 뮤지션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낸다. 첫날에는 지난해 제천 청풍호반 무대를 뜨겁게 달궜던 브로콜리너마저를 필두로 스웨덴 여가수 이다 그랜도스-리, 인디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막을 올린다. 2일에는 신나는 섬, 장재인과 함께 한국 록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 김창완 밴드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인천 ‘밀라노시티’ 결국 외교문제 비화

    인천 ‘밀라노시티’ 결국 외교문제 비화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도 밀라노디자인시티(MDC) 전시관인 ‘트리엔날레’를 종합편성채널의 드라마 스튜디오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항의성 서신을 보내와 우려됐던 외교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MDC는 인천시가 디자인·전시산업의 메카인 이탈리아 밀라노를 본떠 영종도 363만㎡에 3조 7500억원을 들인 전시장, 디자인스쿨 등 10개 기관을 조성하는 것으로, 2008년 밀라노시와 공동사업 협약을 맺었으나 사실상 무산됐다. 19일 시에 따르면 MDC 선도사업인 트리엔날레는 개관 1년 만인 2010년 10월 사업성 부족 등으로 폐쇄됐다. 개관식에는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까지 참석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0월 한국영상미술진흥회와 임대계약을 맺었으며, 현재 한 종편의 드라마 전용 스튜디오로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측은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 등에 서신을 보내 “언론 보도를 통해 트리엔날레가 종편의 드라마 스튜디오로 임대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트리엔날레는 인천도시공사가 지배주주인 피에라인천전시복합단지(FIEX)가 지어 2010년 1월 인천시에 기부채납했다. 이탈리아 대사관은 인천시와 밀라노시 사이에 교환한 양해각서(MOU) 때문에 트리엔날레 명칭과 로고를 딴 시설물 이용은 이탈리아 당국과 기관의 사전승인 없이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사관 측은 특히 트리엔날레 건물 외벽에 적혀 있던 영문 ‘트리엔날레’(TRIENNALE)가 ‘스튜디오 콤’(STUDIO KOM)으로 바뀐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측은 서신 끝에 트리엔날레 임대가 사실이라면 양측 사이에 맺어진 포괄적인 협약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해명을 촉구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밀라노시 트리엔날레전시관 책임자가 인천을 방문할 뜻도 있다고 강조했다. FIEX 관계자는 “트리엔날레는 세계 5대 건축가인 멘디니가 설계하고 이탈리아 전시 시스템을 도입한 시설인데, 단 한 차례 전시회를 한 뒤 관람객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유로 폐쇄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트리엔날레 저작권 문제는 전 운영기관인 FIEX가 해결했어야 했다. 인천시와 밀라노시 간에 교환한 양해각서는 법적인 강제성이 있는 사항이 아닌, 협의의 개념이기 때문에 법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트리엔날레 건립 과정에서 발생한 미지급금(60억여원)과 직원 체납 임금도 청산하지 않은 채 시설물을 민간기관에 임대한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현대重, 경포대에 고급 리조트호텔

    현대중공업이 리처드 마이어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과 손을 잡고 강원도 강릉 경포대에 고급 해변 리조트호텔을 짓는다. 현대중공업은 18일 강릉시와 ‘호텔현대경포대 신축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열어 기존 호텔현대경포대를 철거하고 이 자리에 2014년 5월까지 지하 3층, 지상 17층, 160실 규모의 호텔을 신축하기로 했다. 양해각서 체결로 현대중공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강릉시는 원활한 호텔 신축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협조하기로 했다. 1971년 문을 연 호텔현대경포대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매년 여름 신입사원 수련대회에서 젊은 사원들과 씨름, 배구, 달리기 등을 함께 하며 현대 기업문화를 세운 유서 깊은 곳이다. 신축 호텔 설계는 유명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와 제임스 코너가 맡았다. 마이어는 1984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받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조경학과장인 코너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조경 설계 전문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미리보기·다시보기… 영화팬들 좋겠네

    미리보기·다시보기… 영화팬들 좋겠네

    CGV의 다양성 영화 브랜드 무비꼴라쥬는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CGV 압구정과 강변에서 기획전 ‘해피 뉴 무비’를 개최한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작품성을 검증받은 영화와 올해 개봉할 영화 중 작품성이 돋보이는 영화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2011 다시보기’ 섹션에서는 총 6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영국의 거장 마이크 리 감독의 ‘세상의 모든 계절’, 이탈리아 영화의 부활을 알리는 ‘아이 엠 러브’, 작은 영화 가운데 최다 관객을 동원한 ‘그을린 사랑’,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사랑을 카피하다’ 등을 소개한다. 리얼리즘에 기반을 둔 장률 감독의 ‘두만강’과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도 볼 수 있다. ‘2012 미리보기’ 섹션에서는 올 상반기 기대작과 화제의 다큐멘터리 8편이 상영된다. 1920년대 무성영화 시대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감동 로맨스 ‘아티스트’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상의 주요 부문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로는 최초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을 받은 ‘아르마딜로’도 소개된다. 아프카니스탄 전쟁에 파병된 덴마크인 어린 병사들의 실상을 담은 작품으로 현대 전쟁의 충격적인 실상을 담고 있다. 이 밖에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 최초로 대상을 수상한 한국영화 ‘달팽이의 별’과 고 정기용 건축가의 건축과 삶을 담은 ‘말하는 건축가’도 상영된다. ‘댄싱 채플린’은 ‘발레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작품. 영화 ‘쉘 위 댄스’를 연출한 수오 마사유키 감독이 동명의 발레극을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별이 빛나는 밤’을 모티브로 한 타이완 영화 ‘별이 빛나는 밤’은 인생의 짧은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전자 복제를 소재로 한 ‘웜’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예술영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부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코미디 영화 ‘슬랩스틱 브러더스’도 주목할 만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박세리 골프클럽·88올림픽 굴렁쇠 등 문화재로”

    “박세리 골프클럽·88올림픽 굴렁쇠 등 문화재로”

    1998년 7월 US여자오픈 골프 대회에서 맨발 투혼을 보여준 박세리의 골프 클럽이 ‘문화재’로 등록된다. 김찬 문화재청장은 12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올해부터 ‘예비문화재’(가칭) 인증제도를 도입해 만든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다 해도 첨단 산업기술 분야나 각종 국제경기대회 우승 관련 스포츠 유물 중 미래에 가치가 있을 문화재를 확보해 나가겠다.”며 “박세리의 골프 클럽을 비롯해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사용한 굴렁쇠,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붉은악마가 사용한 대형 태극기 등 국민적 주목을 받은 스포츠 유물을 ‘문화재’로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2002년 붉은악마 대형 태극기도 등록 이에 따라 휴대전화나 자동차, 화장품, 의약품 등 근·현대 산업기술 분야 최초의 국산품이나 현대 건축가의 건축물, 주요 국제행사 관련 유물, 우리의 문화 전파력이 우수한 분야의 작품이나 유물 중에서 상징성이 큰 것을 우선 예비문화재로 인증키로 했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올해 안에 예비문화재 인증 대상과 기준을 마련하고 그중에서도 산업기술과 체육, 한글 분야 예비문화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나아가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보호협약 제정(2003.10.17)과 중국의 무형유산법 제정(2011.2.25) 등에 대비하는 한편 무형문화재 진흥활성화를 위해 무형유산 보존 육성을 골자로 하는 법률을 별도로 제정키로 했다. 기술이나 예능 위주의 무형유산 범위를 한의학, 농경과 어로에 대한 전통지식 등으로 확대해 포괄한다. 또한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인정 연령제를 도입해 만 80세가 넘으면 명예보유자로 전환한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국민편의 증진을 위한 발굴제도 개선’ 차원에서 보존조치한 유적에 대한 재평가와 더불어 이에 따른 유적 정비·활용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문화재 현장관리 인력 1000명 투입 문화재청은 또한 국가지정문화재의 재난예방 관리인력으로 1000명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관리인력을 배치하는 곳은 지방의 서원 등 597곳이다. 문화재청은 화재를 비롯한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보나 보물 등 중요 목조문화재를 지키고자 121곳에 안전경비 인력 362명을 24시간 배치하고, 산간 오지나 폐사지(廢寺址) 등의 관리가 취약한 문화재 476곳에는 관람환경 개선 등을 위한 특별관리인력 638명을 배치한다고 덧붙였다. 이 중에서도 안전 경비인력 배치사업은 2008년 숭례문 화재 이후 방화관리자격증 소지자나 문화재 안전경비 경력자, 문화재 관련 교육 이수자를 우선 채용하며 이들은 지역 여건에 따라 24시간 2교대 또는 3교대로 근무한다. 이들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월 140여만원(2교대 기준)이고, 특별관리 인력은 하루 8시간 근무하고 월 114만원을 받는다. 문화재청은 이번 사업이 지역사회의 중·장년층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효과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채용 문의는 기초자치단체 문화재 담당 부서로 하면 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지방시대] 도시 스토리의 힘/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도시 스토리의 힘/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려면 왠지 머리에 꽃을 꽂고 가야 할 것 같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가려면 가우디의 건축 얘기를 미리 듣고 가야 할 것 같은, 중국 베이징에 가기 위해서는 자금성의 영욕의 역사를 읽고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 그럴까? 아마도 그것은 그 도시가 내뿜는 스토리의 힘이리라. 최근 세계의 도시들은 이른바 스토리 전쟁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리적 변화를 주도하는 건축의 영향력은 말할 나위 없이 막강하다. 그러나 그 건축물이나 건조물에 생명을 부여하고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은 스토리의 힘이다. 아무런 스토리가 없는 마천루는 그 자체로 마천루일 뿐이다. 그러나 볼품없는 자그만 우물 하나도 풍부한 스토리가 있을 때는 마천루 이상의 감흥을 준다. 예를 들어 바르셀로나를 지상 최고의 독특한 건축도시로 만드는 것은 건축물의 외양만이 아니라, 천재적 건축가 가우디와 그의 절친한 후원자 구엘과의 애증의 스토리, 아직 끝나지 않은 웅대한 성 가족 성당 건축을 둘러싼 스케일 넘치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개 도시의 스토리는 천재적, 영웅적, 성공적 스토리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어느 건조물을 만드는 데 천재적인 노력, 어느 영웅적인 헌신, 웅대한 업적의 스토리 등이 그런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보통 서민의 애환이나 어두운 역사의 단면도 좋은 도시 스토리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즉, 어두운 역사의 단면을 관광자원화하는 경향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수많은 외침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국토의 다양한 스토리 자원들이 천재적 성공의 스토리를 유지하지만, 애환의 스토리들도 많이 산재해 있다. 그동안 우리는 이러한 스토리 자원들을 부끄러운 역사적 사실로 애써 외면하거나 사소한 것들로 치부하여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어느 분은 우리나라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했지만, 이제 한발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가 스토리의 보고여야 한다. 아무리 지천으로 널려 있는 이야기의 원재료들도,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스토리로 엮이고 스토리텔링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은 기껏해야 200여년의 역사적 흔적을 엄청나게 세밀하게 밝히고 조명하고 있다. 기간으로 치면 우리나라의 역사책보다 훨씬 얇아야 할 책 두께가 우리보다 두껍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미국의 유명한 역사관광지라고 찾아가봐야 기껏해야 남북전쟁이나 독립전쟁의 역사 등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얼마나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하여 세심하게 역사적 스토리 자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문제는 스토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다. 스토리의 자원은 무엇보다 역사 자원이 필수적이다. 역사에는 사건과 인물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역사 자원뿐만 아니라 마을과 동네마다 얽힌 사연들도 충분히 스토리 자원이 된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도시의 스토리 자원을 발굴하기 위해서 지역과 마을의 스토리 개발과 스토리텔링에 눈을 떠서 이를 관광자원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주말 영화]

    ●와호장룡(EBS 토요일 밤 11시 40분) 19세기 청나라 말기. 당대 최고의 문파인 무당파의 마지막 수제자 이모백(저우룬파·周潤發)은 강호를 떠나 은퇴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선대로부터 이어져 온 보검인 ‘청명검’을 자신의 사매인 수련(량쯔충·楊紫瓊)을 통해 무당파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북경의 황족 철패륵에게 전한다. 수련은 이모백의 부탁대로 철패륵의 저택을 방문하는데 이곳에서 옥대인의 딸인 소룡(장쯔이)을 만난다. 부모의 강요로 며칠 뒤 결혼을 하게 될 처지인 소룡. 드넓은 강호를 누비며 자유롭게 사는 수련을 부러워하며 그녀에게 호감을 표한다. 그런데 그날 밤, 누군가 철패륵의 저택에 잠입해서 청명검을 훔쳐가는 사건이 벌어진다. 수련은 두건으로 얼굴을 감춘 채 도주하는 범인을 뒤쫓아 대결을 벌이지만 범인은 도주하고 만다. 한편 범인이 옥대인의 저택에서 출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수련은 옥대인의 집으로 가서 소룡을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다가 자매의 연까지 맺는다. ●오션스(KBS1 일요일 밤 11시 55분) 바다는 늘 우리 가까이에 있고, 친근하지만 우리는 바다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세계 곳곳의 바다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해양 생물이 살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우주 탐험을 하듯 이 바다를 탐험했으며 해양학적으로 의미 있는 발견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바다는 생물들의 것이었고, 아무도 그들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았다. 바다에는 이들만의 살아가는 방식과 모습이 있었고, 그걸 존중하는 이상 인간과 바다는 서로 화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과 무절제로 이런 자연의 조화가 깨지기 시작한다. 인간은 지구를 오염시키고, 오염된 물질이 그대로 바다로 유입되는 것이다. 그나마 안전한 곳은 남극과 북극이지만, 이제 북극의 얼음이 깨지면서 그곳에까지 배가 다닌다고 하는데…. ●클릭(OBS 일요일 밤 10시 15분) 건축가 마이클은 어여쁜 아내와 두 아이를 둔 가장이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일과 가정 돌보기까지,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정신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집에서 TV를 틀려다 수많은 리모컨에 헷갈려 하던 마이클은 여러 기기를 하나의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만능 리모컨을 얻어온다. 그리고 그날 밤, 서재에서 작업 중이던 마이클은 시끄럽게 짖는 강아지에게 홧김에 조용히 하라며 리모컨의 소리 줄임 버튼을 누른다. 그런데 이게 웬일! 진짜로 짖는 소리가 줄어드는 게 아닌가. 만능 리모컨의 깜짝 놀랄 기능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길거리에 쭉쭉 빵빵 여자가 지나가면 슬로 모션으로 몸매 감상, 게다가 꽉 막힌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출근시간은 빨리 감기로 순식간에 회사에 도착하게 만드는 리모컨이었다.
  • [30일 TV 하이라이트]

    ●언 어 베러월드(KBS1 밤 12시 20분)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의사 안톤의 캠프에 잔인하기로 악명 높은 군벌 대장이 찾아와 치료를 요청한다. 폭력을 혐오하는 안톤은 의사로서의 의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를 치료한다. 한편 덴마크에 있는 그의 아들 엘리어스는 학교 폭력배에게 시달림을 받다가 전학생 크리스티안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내 깡패 같은 애인(KBS2 밤 11시 50분) 싸움은 못하지만 입심 하나는 끝내주는 삼류 건달 동철. 예전만큼 실력 발휘는 못하지만, 아직 자존심은 살아 있다. 그런데 옆집에 여자가 이사 온다. 겉보기엔 참하게 생겼지만 동철을 보고도 기죽지 않는다. 옆집 여자는 열혈 취업 전선에 뛰어든 깡만 센 백수 세진이다. 그들은 그렇게 매일 부딪치며 격렬한 동거를 시작한다. ●MBC파워 매거진(MBC 오후 5시) 이제 새롭게 새해를 맞아야 할 때다.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말끔히 씻고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있다. 바로 휴가다. 하지만 우리의 휴가는 기껏해야 1박 2일, 길어야 3박 4일이 대부분이다. 오가는 데 힘을 쏟아 피로만 잔뜩 쌓인다. 이번엔 다르다. 러시아에서 온 라리사와 함께 7일간의 휴가를 떠난다. ●좋은아침(SBS 오전 9시 10분) 대한민국의 각계 인사 중 우리 시대의 멘토를 초대하는 특별한 만남을 준비했다. 연말특집 주인공으로는 상암동월드컵경기장을 설계한 건축가 류춘수가 출연한다. 한계령 휴게소, 강촌 휴게소 등 수많은 대표작들을 남긴 건축가 류춘수의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현재 우리의 주거공간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들어본다. ●금요극장(EBS 밤 12시 5분) 음주운전으로 사회봉사 처벌을 받은 수의사 켕은 월요일마다 노인학교에서 컴퓨터를 가르친다. 그리고 그곳에서 솜핏 부인과 그의 연인 잠루스를 만난다. 인터넷 메신저로 대화하는 법을 가르치며 켕은 자신의 사랑을 돌아보게 된다. 켕은 고등학교 시절 첫눈에 반한 파이에게 직접 만든 노래를 선물 하는데…. ●팔만대장경은 어디에서 왔는가(OBS 밤 10시) 국보 제3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이기도 한 팔만대장경. 하지만 아직도 대장경의 많은 부분이 의문 속에 남겨져 있다. 과연 대장경은 어디에서 판각되었고, 또 어떻게 해인사로 운반되었을까. 고려초조대장경 판각 1000년을 기념해 베일에 가려진 진실을 추적하여 대장경이 가진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짚어 본다.
  • 다재다능 시인 둘 새 작품집 선보여

    다재다능 시인 둘 새 작품집 선보여

    이채로운 경력의 두 시인이 각각 새 작품집을 내놓았다. 함성호(48) 시인과 강정(41) 시인이다. 건축평론가 직함을 갖고 있는 함 시인은 사진이 있는 산문집을, 밴드 멤버로도 활동중인 강 시인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네 번째 시집을 들고 나왔다. ■산문집 낸 건축평론가 시인 함성호 시로 지어낸 거유의 뜨락 철학을 품다 지방을 돌다 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옛집들과 만난다. 한 칸의 초가부터 90여 칸에 이르는 저택까지, 크기와 모양, 위치, 건축 자재 등이 닮은 듯하면서도 제각각이다. 한결같은 것도 있다. 그 집 건물과 뜨락에 간과할 수 없는 철학이 담겨 있다는 것. 문제는 집이 품고 있는 철학을 모르면 누구에게든 그저 ‘낡은 집’에 불과할 뿐이란 거다. 그런 점에서 보면 시인이자 건축가인 함성호씨가 지은 ‘철학으로 읽는 옛집’(열림원 펴냄)은 집 지은이의 마음과 집 안에 깃든 뜻을 읽어내는 데 제격이다. 저자는 조선시대 학자들이 지은 옛집 9곳을 답사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만났다.’가 옳겠다. 그리고 그는 옛집들에서 그 안에 담긴 철학적 메시지를 읽어냈다. 이를테면 회재 이언적의 ‘독락당’(獨堂)은 ‘시로 지어진 집’이었고, 정약용의 ‘다산 초당’은 ‘철학의 정원’이었던 것이다. 조선 중종 때 유학자인 이언적은 조선을 통틀어 가장 독특한 건축가로 꼽힌다. 그가 경북 경주 양동마을에 지은 ‘독락당’에선 역설이 돋보인다. 반대파의 탄핵으로 40세에 벼슬자리에서 밀려난 뒤 낙향해 지은 집이다. ‘독락’의 뜻 그대로 남 들일 생각이 없었는지 폐쇄적인 대문을 세웠다. 솟을삼문은 없앴고, 중문은 두 개를 세웠다. 이 같은 건축특성은 그의 정치·사상적 이해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그저 희한한 공간일 뿐이다. 중앙 정계에서 밀려난 송시열은 충북 괴산 화양리 금사담의 바위에 ‘암서재’(巖棲齋)를 짓고 은거한다. 하지만 그곳은 다시 벼슬길에 오르기를 기다리는 암중모색의 집이었다. 이황은 가장 많은 건축물을 남겼다. 안동에만 다섯 채를 지었다. 집이 많았던 것은 그의 학문적 추이가 복잡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조선시대 성리학자 9명의 집을 ‘만나서’ 그들의 철학을 ‘읽어낸다.’ 저자는 무엇보다 옛집과 옛집을 둘러싼 ‘이야기’에 마음을 둔다. “그 집과 그 집을 지었던 사람의 생각, 무엇보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이해할 때 집이 가진 맨얼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거유(巨儒)들이 직접 집을 지었다는 것도 생경하지만, 여기에 선인들의 학문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역사책을 읽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저자가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는 또 하나의 믿음은 “우리 건축은 건물 자체만이 아닌 자연과 함께 계획된다.”는 것이다. 집의 건축 방식보다 집이 지어진 위치에 대해 더 많은 설명을 할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새 시집 낸 밴드 출신 시인 강정 청춘 끝나니 비로소 들린 팽팽한 적막 당기고 있는 순간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도 한 단어로 말해야 한다. 언뜻 생각이 나지 않을 터. 그렇다면 시 한 편을 들여다보자. ‘팽팽하던 힘을 놓아버리면/하나의 점이 수천만 배의 면적을 갖는다/스스로 공간이 되면서 스스로 지워진다’(사물의 원리 중에서) 시인 강정은 ‘활’(문예중앙 펴냄)이라는 시집을 통해 언어라는 화살을 당기고 있는 순간의 팽팽한 적막을 노래한다. 당기고 있는 그때의 긴장, 그때의 몰입, 그때의 적막, 삶의 절정의 순간이 늘 그러하다고 말한다. 그와 같은 절정의 팽팽함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시편들을 마음껏 보여준다. 빈자리의 적막 속에서 태어난 시들은 그 빈 곳을 메우고 있는, 사라지지 않은, 사라짐을 준비하기에 더욱 강렬한 정념을 표출한다 ‘활’은 2008년 ‘키스’를 발표한 후 3년여 만에 선보이는 네 번째 시집이다. 20대 초반인 1992년 ‘현대시세계’ 가을호에 ‘항구’ 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시인은 지난 20년 동안 시, 소설, 음악, 문화평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내공을 쌓아왔다. 그래서일까. ‘활’을 통해 비로소 자신만의 한 세계를 이루었음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다른 세계로의 비상을 예비하고 있는 것 또한 시편 곳곳에 담겨 있다. 이 시집의 특징은 ‘고별사’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두개의 내가 있다고 합니다/둘은 하나의 상대어일 뿐/알고 있는 모든 수의 무한 제곱일 수도 있습니다’(고별사 첫부분)에서 보듯 팽팽한 긴장감으로 감아 돌아 고별사가 아닌 시편의 무한한 출발을 알린다. 조강석 문학평론가는 ‘적막을 장전한 키메라’라는 해설제목을 통해 “강정의 새 시집은 시적 언어의 혁신을 모티브로 한 트릴로지의 완결편이자 새로운 자유의 시작이다. 그러니까 이 시집은 두개의 모멘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이 시집의 언어는 한 정념이 완결될 때의 적막과 새로운 자유가 꿈틀댈 때의 카오스적 에너지를 동시에 지닌 키메라에 비견될 수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 시집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이 기미와 예감으로 가득한, 새로운 말을 기다리는 느낌이라면, 그리고 세번째 시집 ‘키스’가 폭발과 파국의 현장에 대한 사후(事後) 술회로서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때 ‘활’은 앞선 두 시집과 더불어 하나의 트릴로지를 구성하며 대미를 장식하는 느낌을 던져준다. 청년 시인과 성년 시인이 교차하는 정거장이라고나 할까.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그린건설대상] 디자인대상 - 현대산업개발

    [그린건설대상] 디자인대상 - 현대산업개발

    현대산업개발의 ‘수원 아이파크 시티 1차’가 제2회 대한민국 그린건설 디자인 부문 대상인 서울신문 사장상을 받았다. 21세기에 맞는 첨단 주거공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수원 아이파크 시티 1차’는 세계적인 건축가인 벤 판 베르켈이 자연을 모티브로 한 새로운 형태의 주거공간을 선보였다. 숲과 계곡, 대지, 물의 파동, 지평선 등 자연을 모티브로 파크(Park), 워터(Water), 빌리지(Village), 시티(City), 필드(Field) 등 총 5가지의 비정형적 디자인으로 아파트 공간을 구성했다. ‘파크 타입’은 숲의 모습을 입면에 적용했으며 ‘워터 타입’은 계곡에서 바위 사이로 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빌리지 타입’은 강이 흘러 대지에 남기는 패턴을 상호 교차시킴으로써 아파트 외관을 특화했으며 물방울이 떨어질 때 생기는 파문을 추상화한 ‘시티 타입’은 리듬감 있는 패턴의 변화가 특징이다. 지평선을 형상화한 ‘필드 타입’까지 총 5개로 나뉘는 독특한 디자인에 조경과 다양한 색채까지 더해졌다. 또 아파트의 외벽에 디자인 외벽이 덧붙여져 시공되는 입체 공법인 더블스킨 공법으로 조형미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네덜란드의 조경설계가인 로드베이크 발리온이 ‘아일랜드’라는 새로운 개념의 디자인도 처음 적용했다. 아파트 전체를 45개로 나눠 각각의 내부에 소재, 나무의 종류 등을 달리하는 테마별 공간으로 조성했다. 몇 개의 아파트가 하나의 느낌으로 묶이기도 하면서 독립된 공간으로 분리된다. 현대산업개발이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일대에서 단독으로 개발하는 ‘수원 아이파크 시티 1차’는 6585가구 규모의 주거시설과 테마쇼핑몰, 복합상업시설, 공공시설 등이 어우러져 개발되는 민간도시개발 프로젝트다. 2012년에 분양될 ‘수원 아이파크 시티 3차’는 아파트 1077가구와 주상복합 252가구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용산빌딩 디자인 논란… “9·11 테러 연상케 해”

    용산빌딩 디자인 논란… “9·11 테러 연상케 해”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주상복합아파트의 디자인이 9·11 테러 직후의 세계무역센터(WTC) 건물을 연상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네덜란드 건축설계회사 엠베에르데베(MVRDV)는 최근 용산에 조성할 23개 초고층 빌딩에 대한 ‘기획설계 결과 보고회’에서 60층(300m)과 54층(260m) 빌딩 2개를 고층에서 구름다리를 잇는 것처럼 하나로 연결하는 ‘클라우드 디자인’ 방식의 주상복합아프트 2개 동의 설계도를 공개했다. 이 같은 소식은 네덜란드 신문 ‘알헤메인 다흐블라트’의 9일자(현지시각)를 통해 “이 건물이 (9·11 테러 직후의) 쌍둥이빌딩(세계무역센터)을 연상시킨다”고 보도됐다. 이후 엠베에르데베 웹 사이트에는 각종 항의와 협박성 글이 빗발쳤고 심지어 “알카에다 추종자”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이에 엠베에르데베는 이날 성명을 통해 “9.11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고, 설계 과정에서 둘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했다.”며 “설계도를 보고 마음이 상한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유감의 뜻을 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질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 데일리 뉴스는 엠베에르데베가 기존 설계도를 변경할 뜻은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고 10일 밝혔다. 9·11 테러로 소방관 아들을 잃었던 짐 리치스는 10일 이 신문을 통해 “거짓이다. 그들(설계자)은 테러 희생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없다. 선을 넘은 처사”라며 “설계가 건물 잔해를 토해내는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너무 똑같다. 유명세를 타려고 선정적인 방법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은 세계적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용산국제업무지구 입구에 들어서는데 역설적으로도 다니엘은 재건되는 WTC의 종합계획을 완성한 사람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엠베에르데베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문화예술인 8명이 담아낸 스펙트럼 같은 한강이야기

    서울의 한가운데를 도도하게 흐르는 한강은 오랜 세월 우리들 삶을 길어 올리던 우물이었고, 도시를 잉태하고 성장시킨 생명줄이었다. 시민들은 한강을 따라 달리고, 걷고, 또 웃으며 강과 함께 호흡했다. 취향에 따라,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천변만화의 얼굴로 도시인을 맞고, 하루의 고단함을 말끔하게 씻어주는 한강. ‘문득 힘들 때면 한강을 보라’(한수산 외 7명 지음, 인이레 펴냄)는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사진가, 건축가, 가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직접 느끼고 체험한 한강 이야기다. 그만큼 책의 스펙트럼도 다채롭다. 한강에 대한 개인적 경험과 시대적 사유, 역사적 고찰과 판타지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이야기들이 한강의 일상과 사람들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과 함께 포토 에세이처럼 펼쳐진다. 책은 모두 8명의 저자가 쓴 7편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반포의 거대한 아파트 단지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소설가 백영옥에게 한강은 ‘만남의 광장’ 같은 장소였다. 그는 책에서 모두 세 가지의 에피소드를 얘기하고 있다. 영화 ‘괴물’ 촬영팀, 다짜고짜 TV드라마 ‘삼순이’를 봤느냐며 말을 걸어 온 아줌마, 그리고 마술을 보여주겠다며 전혀 와닿지 않는 방식으로 ‘작업’을 걸어 온 마술사 등과 조우한 이야기들이다. 그는 이런 만남들을 통해 “비가 내리면 다리의 절반이 잠기는 잠수교 같은 ‘시적인’ 다리가 있는 곳, 서울에 한강이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고 전한다. 가수 김세환에게 한강은 연인과의 밀회 장소였다. 그는 ‘나는 오늘도 한강을 만나러 간다’를 통해 “자신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애인 같은’ 자전거가 있고, 한강은 그 애인과 변치 않고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줬다.”고 했다. 그 덕에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 아울러 그는 “아파트가 숲을 이룬 서울에서 눈앞이 확 트인 광경을 만나려면 단연 한강이 으뜸”이라며 “한강에선 신호대기 없이 마음대로 달릴 수 있고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편안함과 자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작가 한수산과 시인 신현림, 건축가 임형남·노은주,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 사진가 박재현 등이 저마다의 한강에 대해 이야기한다. 1만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레이, 출시로 본 박스카 3파전

    레이, 출시로 본 박스카 3파전

    지난달 29일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기아차의 신개념 미니 다목적 퓨전차량(CUV)인 ‘레이’(RAY)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차를 보유할 때의 혜택에다 예쁜 디자인, 실용성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효리카’로 알려진 닛산의 ‘큐브’, 기아차의 ‘쏘울’과 더불어 박스카 삼파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기아차는 ‘레이’를 월 5000대, 연간 6만대 내수시장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의 ‘스파크’가 지난 10월까지 5만 4055대가 팔린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다소 밑도는 수치다. 그러나 ‘레이’가 다목적 퓨전차량인 점을 감안할 때 ‘스파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취득·등록세 및 공용주차장 할인 등 경차 혜택도 있어 스파크와 기아차 ‘모닝’ 등 기존 경차의 수요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0cc, 최대출력 78마력, 연비 17㎞/ℓ ‘레이’는 모닝·스파크와 거의 같은 몸집과 성능을 지녔다. 카파 1000㏄ 휘발유 엔진을 얹은 ‘레이’는 최대출력 78마력, 17.0㎞/ℓ 연비의 성능을 낸다. ‘레이’의 길이와 너비는 모닝, 스파크와 같다. 공차 무게도 800㎏ 후반대로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레이’가 박스카인 만큼 ‘모닝’과 ‘스파크’에 비해 20㎝ 정도 높으며, 휠베이스도 레이가 두 모델에 비해 20㎝ 정도 길다. 즉 실내공간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성인 4명이 타도 좁지 않으며 자동차 천장이 높아 뒷좌석을 접으면 큰 물건들도 쉽게 실을 수 있다. 또 앞문과 뒷문 사이에 기둥이 없는 B필라리스(pillarless)와 2열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해 공간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조수석을 통해 아이들과 손을 잡고 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후드를 치면 캠핑카로 변신한다. 큰 조형물을 옮기는 건축가나 많은 짐을 싣고 내리는 자영업자들에게 특히 편리하다. 힘은 ‘레이’가 모닝보다 뒤지고 스파크보다 낫다. 모닝의 최대출력은 82마력이다. 스파크는 70마력이다. 연비는 모닝(19㎞/ℓ)보다 뒤지고 스파크에 약간 앞선다. 가격은 경차 중에서 레이가 가장 비싸다. 모닝과 스파크가 가장 싼 모델이 950만원대인 것에 반해 레이는 1240만원이다. 하지만 ‘레이’는 급제동 시 바퀴의 미끄러짐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ABS, 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VDC), 6에어백, 경사로에서 차가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하는 HAC 기능, 2열 3점식 시트벨트도 기본 장착해 경차 최고의 안전·편의사양을 갖췄다. ●체급 큰 쏘울·큐브랑 비교하면 경제성 으뜸 박스카인 ‘쏘울’과 ‘큐브’는 각각 엔진 배기량이 1600~2000cc인 준중형급이다. 1000㏄ 레이와 체급이 다르다. 따라서 동력 성능만 보면 쏘울이나 큐브가 레이보다 낫다. 감마 1.6 GDI 엔진을 단 ‘쏘울GDI’의 경우 최고출력 140마력을, 1.8ℓ급 4기통 DOHC 엔진을 장착한 ‘큐브’는 최고출력 120마력의 성능을 보여 준다. 하지만 경차인 ‘레이’의 최고출력은 78마력에 불과하다. 그러나 연비나 경차 혜택을 고려할 때 ‘레이’의 장점은 더욱 빛난다. 연비의 경우 쏘울GDI(15.7㎞/ℓ)나 큐브(14.6㎞/ℓ)와 비교할 때 레이(17.0㎞/ℓ)가 훨씬 경제적이다. 가격도 쏘울 GDI는 1505만~1895만원이며, 큐브가 2190만~2490만원으로 레이(1240만~1495만원)가 경제적이다. 전체적인 실내 공간은 쏘울이 가장 넓고 큐브와 레이는 비슷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새로운 개념의 경차형 박스카인 레이는 경제성과 실용성이라는 두 가지 콘셉트에 충실한 자동차”라면서 “경차이면서도 중형차와 비슷한 실내공간, 편의사항뿐 아니라 신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박물관 속 ‘세월’ 엿보니 역사의 발자국 소리가…

    박물관 속 ‘세월’ 엿보니 역사의 발자국 소리가…

    ‘스키피오의 눈물’이 떠오른다. 오랫동안 로마를 괴롭혀 온 카르타고의 한니발을 굴복시킨 명장 스키피오. 골칫거리가 두번 다시 살아나지 못하도록 카르타고를 철저히 짓밟는 광경을 바라보는 스키피오의 얼굴에는, 웃음이 아니라 눈물이 머문다. 카르타고의 최후에서 로마의 미래를 봤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최고라지만, 언젠가 로마도 한줌 재로 돌아가리라. 그렇다면 카르타고의 흔적이 복원된다면? 그래서 승자 로마가 패자 카르타고의 교훈을 잊지 않는다면? 서울 삼청로 국제갤러리에서 만나게 되는 독일 작가 칸디다 회퍼(67)의 작품들은 그런 의미에서 ‘회퍼의 미소’쯤으로 불러도 될 듯하다. ●복원된 ‘노이에스 뮤제움’ 내부 풍경 촬영 회퍼는 인물 사진에서 시작해 미술관, 극장,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의 내부를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다. 이번 한국 개인전에 내놓은 작품들은 독일 베를린의 신박물관(노이에스 뮤제움)의 내부 풍경을 찍은 사진들이다. 19세기 중반 지어진 신박물관은 2차대전으로 파괴된 뒤 60여년간 방치됐다가 1997년 복원설계 공모에 뽑힌 영국의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복원한 건물이다. 치퍼필드는 요란하고 파격적이고 멋진 건축 대신 극도로 절제된 건축을 지향하는 건축가다. 그래서 복원 작업도 ‘절대 손대지 않음’으로 일관했다. 건물에 묻어 있는 세세한 총탄 자국 하나하나까지 고스란히 다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10여년에 걸친 복원작업 끝에 2009년 재개관했다지만 복원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조금씩 조금씩 고쳐가고 있다. 이렇게 긴 세월, 굼뜨다 못해 어떻게 보면 갑갑할 정도로 느려터진 시간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건물 그 자체가, 그 건물이 품고 있는 공기 자체가 하나의 역사라는 판단에 따라서다. ●건물 품고 있는 공기 자체가 하나의 역사 회퍼는 치퍼필드의 제안을 받아들여 복원작업이 진행 중인 신박물관에 들어가 다양한 사진작업을 진행했다. 이번에 공개한 작품들은 2009년 이후 작업한 최신작들이다. 박물관이다 보니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중세 유물들을 보관해 둔 공간을 고스란히 프레임에 담았다. 크기도 마찬가지. 벽에 걸린 사진들 앞에 서면 박물관 내부에 발을 내디딘 듯 친숙해진다. 치퍼필드와 죽이 잘 맞는 걸 입증이라도 하듯, 회퍼의 사진에는 어떤 요란스러움도 없다. 조도를 일일이 측정해 가며 자연광을 고스란히 살려 내서 정직하게 있는 광경 그 자체를 촬영했다. 알록달록한 타일, 벗겨지고 긁힌 자국은 물론 모든 요소들이 생생하다. 전민경 국제갤러리 큐레이터는 “촬영 현장을 직접 방문한 적이 있다. 실제 공간에 들어서 보면 아주 낡은 건물인데 사진에서는 화사하게 빛나고 있어서 너무 신기했다.”고 전했다. ●사람 흔적 없어도 그리스·로마가 생생해 홀딱 벗은 누드화인데, 색스럽다기보다 몸뚱어리 그 자체로 증언대에 선 모습이다. 그래서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는데 저 어디선가 발자국 소리가 저벅저벅 들려오는 듯하다. 지우려야 지울 수 없는 역사의 발자국 소리가. 대한민국사를 성공의 역사로 새롭게 쓰자는 목소리가 요란한 요즘, 깊은 울림을 주는 전시다. 25일까지. (02)735-8449.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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