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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의 빛’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시대, 우리 손으로 열었다

    ‘꿈의 빛’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시대, 우리 손으로 열었다

    ‘1000조분의1초’ 미세구조 분석 맞춤형 신약·신소재 개발 등 활용 朴대통령 “인류의 미래 밝힐 것”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측하게 될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29일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신약과 신소재, 청정에너지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도가 높은 거대 연구시설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포스텍은 이날 오전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을 열었다.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뒤 강력한 자기장을 지나게 하면 빛(방사광)이 방출되는데 이를 활용하는 장치가 방사광가속기다. 햇빛보다 100경(京)배 밝고 0.1나노미터(㎚) 파장의 X선 레이저를 발생시켜 펨토초(1000조분의1초) 단위로 물질의 미세구조와 변화를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단백질이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는 찰나와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 순간까지 관찰할 수 있게 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주도한 포스텍은 1995년부터 운용한 3세대 방사광가속기보다 더 많은 전자를 만들어 내는 전자총을 자체 기술로 설계 제작했다. 포스텍은 지난 4월 14일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 설치한 전자총 시운전을 시작해 이틀 만에 목표치인 6메가 전자볼트(MeV) 에너지를 가진 전자빔을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6MeV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5V 건전지 400만개가 내는 에너지와 맞먹는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살아 있는 세포와 질병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히 분석해 맞춤형 신약 개발이 가능해진다. 또 현재까지 구조가 완벽히 밝혀진 단백질은 전체의 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95%에 이르는 미지의 단백질 구조 연구가 이뤄진다면 치매, 당뇨, 유전자 질환은 물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기술 개발과 의약품복합체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극자외선 레이저 광원(光原) 개발도 가능하기 때문에 데이터 저장과 처리능력이 한층 향상된 고집적 반도체 소자 개발도 가능해진다. 식물의 광합성은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이뤄지는데 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인공광합성 연구도 할 수 있게 된다. 태양전지, 연료전지, 수소저장장치 같은 친환경 에너지 개발의 기술적 어려움을 뛰어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준공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광합성과 화학반응을 비롯해 그동안 인류가 풀지 못한 우주와 생명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자 미래 신산업 선점에 필수적인 핵심 인프라”라며 “포항에서 만들어질 ‘꿈의 빛’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는 물론 인류의 미래를 환히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스마트폰 케이블로도 충전되는 배터리, ‘올해의 녹색상품’ 인기상 수상

    스마트폰 케이블로도 충전되는 배터리, ‘올해의 녹색상품’ 인기상 수상

    환경 개선 효과가 우수한 상품을 선정해 시상하는 ‘2016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 시상식에서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로도 충전히 가능한 새로운 배터리가 최고 인기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녹색상품’ 시상식은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녹색상품을 찾아 추천하고 소비자들이 상품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해 녹색상품 시장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행사로, 한국녹색구매네트워크가 2008년부터 매년 시행해 오고 있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삼성전자 노트북9, LG하우시스 지아 벽지, LG전자 냉장고, 풀무원 두부, 한국야쿠르트 등 총 26개 친환경 상품 및 친환경 서비스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서울시 우수기업 공동브랜드 ‘하이서울브랜드‘ 기업인 제이앤케이사이언스의 라이토즈 배터리가 최고 인기상을 수상했다. 일명 ‘몬스터 배터리’라고도 불리는 라이토즈 배터리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건전지가 아닌 1000회 충전 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이다. 전용 충전기가 필요한 기존 충전용 건전지와는 달리 전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로 충전 가능하다. 제이케이사이언스는 오는 12월에 건전지 잔량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건전지의 양산 판매를 시작한다. 제이앤케이사이언스 관계자는 “일반 건전지는 잔량을 체크할 수 없어 화재경보기나 비상용 랜턴 등에 사용되는 건전지가 방전된다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IoT 기술을 통해 잔량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건전지를 개발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태주 풀꽃 편지] 마이너 시대

    [나태주 풀꽃 편지] 마이너 시대

    요즘은 너나없이 사는 일이 힘들다고 하고 지쳤다고 한다. 옷이나 밥이나 집이 없어 힘들고 지친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힘들고 지쳤다고 그런다. 번아웃(burnout)이란 생소한 말이 젊은이들 사이에 오가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극도의 피로에 달했다는 얘기이고 각자가 지닌 삶의 에너지를 바닥냈다는 얘기다. 왜 이 지경이 되었나. 그것은 우리가 지나치게 외곬으로 살아서 그렇고 지나치게 올인하며 살아서 그렇다. 여기 1.5볼트짜리 건전지 두 개가 있다고 치다. 두 개를 직렬로 연결하면 3볼트짜리 불이 켜지고 병렬로 연결하면 1.5볼트짜리 불이 켜질 것이다. 때로는 3볼트짜리 불을 밝혀야 하기도 하겠지만 더 많게는 1.5볼트짜리 불을 밝히며 살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자신이 메이저라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개는 마이너 인생이라 생각할 것이다. 인생에 대해서도 그렇다. 마이너가 없는 메이저가 어디 있겠는가. 한 사람의 생애를 두고 볼 때도 메이저 시대보다는 마이너 시대가 더 길다고 보아야 한다. 어쩌면 마이너 없는 메이저는 무의미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부디 자기네 인생이 마이너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있다면 언젠가는 분명히 찾아올 메이저 인생을 꿈꾸며 열심히 살아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것이 소망이다. 그것이 진정 인생에 있어서 행복과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고 값진 인생, 아름다운 인생을 만나는 첩경이다. 정말로 우리네 인생에는 메이저만 있는 게 아니다. 어디까지나 마이너 다음의 메이저다. 그것은 하루의 일과를 두고 볼 때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우리가 기분 좋고 유쾌한 시간만 사는 건 아니다. 때로는 힘들고 지겨운 시간을 견디고 건너서 저녁 시간을 맞이하게 되어 있다. 그러면서 하루의 일과가 깜냥대로 좋았다고 말하고 더러는 앞으로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들 삶에서 고난이나 고통, 실패, 시련, 절망과 같은 이름들은 마이너의 항목들이다. 그러나 그런 항목들을 거친 다음에야 비로소 진정한 성공과 소망과 행복이 열리도록 되어 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한 묘미요 비밀이다. 오히려 마이너의 시기가 혹독할수록 더욱 빛나는 성공과 소망과 행복이 약속된다. 이런 말이 있다. ‘살아난다는 보장만 있다면 젊어서 죽을병에 한 번 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일단 죽을병에 걸렸다가 거기서 빠져나오게 된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그 이전의 인생과는 전혀 다른 인생, 새롭게 태어난 인생이 된다. 이를 나는 ‘결핍의 축복’이라고 말하고 싶다. 결핍은 궁핍과는 다르다. 궁핍은 애초부터 없던 상태를 말하고 결핍은 있던 것이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그러므로 결핍은 결핍으로 끝나지 않는다. 결핍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 따르게 되어 있다. 그래서 점점 좋아지게 될 것이고 끝내는 완전히 좋아지는 상태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사는 일에 지쳤다는 것은 고난이든 결핍이든 마이너 상태를 못 견뎌서 그런 것이다. 고생하며 살아온 부모들이 자식들에게는 자신들이 겪은 고생을 대물림하지 않고 싶어서 지나치게 애지중지 키워서 그렇다. 어려서부터 고난 없이, 시련 없이 키워서 그렇다. 그렇다고 억지로 고난이나 결핍을 주자는 애기는 아니다. 우리가 지금 충분히 좋은 조건인데도 마음이 그래서 그렇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하는 얘기일 뿐이다. 지금 당신은 당신의 인생이 마이너 시대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분명 그다음에 열린 메이저 시대를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야 할 일이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이너의 시대가 끝나고 메이저의 시대가 찾아올 것이다. 인생의 실패는 절대로 실패 그것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실패하면서 인간은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까지 배우게 될 것이고, 그리하여 더욱 큰 성공과 더욱 밝은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마이너 시대, 그것은 미구에 찾아올 메이저 시대에 대한 찬란한 약속이고 예고이다. 그것이 진정한 인생의 성장이다.
  • [재미있는 원자력] 우주서 스스로 충전하는 원자력전지!/손광재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우주서 스스로 충전하는 원자력전지!/손광재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백만 스물하나, 백만 스물둘…” 하면서 팔굽혀펴기를 하는 건전지 광고가 있었다. 건전지의 수명이 길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전지에서 수명은 중요한 품질지표다. 건전지 수명이 많이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장난감 건전지를 바꿀 때마다 ‘건전지 수명이 한 10년 정도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간혹 한다. 그런데 수명이 10년이 넘는 전지가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원자력전지가 바로 그것이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안정된 원소로 변해 가는 과정에서 알파, 베타, 감마선 등의 방사선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가 원자력전지다. 단위 질량당 에너지 밀도가 높고 수명이 10년 이상으로 길며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원자력전지는 열을 이용하는 동위원소열전발전기(RTG)와 방출되는 방사선을 직접 이용하는 베타볼테익전지로 구분된다. 동위원소열전발전기의 핵심 원리는 방사성동위원소가 붕괴되면서 만들어 내는 열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이다. 영하 185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열과 전기를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우주탐사선의 전력원으로 많이 쓰인다. 최근까지 미국은 항법위성에서부터 파이어니어, 보이저, 갈릴레오, 뉴허라이즌스 등 26개의 다양한 우주 탐사선에서 RTG를 전력원으로 이용했다. 우리나라도 2020년 달 탐사를 목표로 우주개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탐사선에 전력을 공급하는 RTG 개발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태양에너지가 충분한 달 탐사에서 RTG가 필요한 이유는 달의 경우 밤이 14일간 지속되고 온도가 영하 170도까지 내려가 탐사선 전자장비의 유지를 위한 전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베타볼테익전지는 베타 방사선을 실리콘 반도체에 직접 충돌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아주 작고 오래가는 전지를 만들 수 있어 초소형 장치 및 센서의 구동, 교량 등 인프라 시설 안전감시용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과 국방, 의료, 초소형 로봇, 항공우주 분야에서 베타볼테익전지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에만 3000억개 이상의 별이 있고, 우주에는 이러한 은하가 2000억개 이상이 분포해 있다고 한다. 1977년 발사된 무인 탐사선 보이저 1호가 원자력전지를 이용해 명왕성을 지나 최초로 태양계의 경계면을 통과하기까지 무려 36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심우주 탐사에 원자력전지는 필수적이다. 원자력전지가 미지의 우주를 밝히는 불이 돼 우리의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 뒤틀린 금빛 욕망…조기 ‘뇌도핑’까지

    뒤틀린 금빛 욕망…조기 ‘뇌도핑’까지

    남미대륙에서 최초로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다음달 6일부터 ‘15일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회 개최국인 브라질 정부는 물론 세계올림픽위원회(IOC), 그리고 각국 선수단은 눈코 뜰 새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들 말고도 바쁜 사람들이 또 있다.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즉 도핑(doping)을 감시하게 될 과학자들이다. 경기력 향상과 올림픽 메달 획득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더 나은 경기력을 추구하다 보면, 경기에서 일시적으로 체력을 끌어올이는 근육증강제나 심장흥분제 등을 복용하는 도핑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어느 올림픽에서든 도핑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집단 도핑은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불법 도핑이 자행됐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스포츠 무대에 더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올림픽 역사와 함께 반도핑 활동 진화 불법 도핑과 이를 감시하고 적발하기 위한 반도핑 활동은 올림픽의 역사와 함께 진화를 거듭해 왔다. 금지약물을 탐지하는 반도핑 테스트가 정교해지자 약물을 피해 뇌도핑(Brain doping)과 기계도핑(machine doping)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도핑법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스키 및 스노보드 협회는 스노보드 점프 선수들을 대상으로 9V(볼트)의 작은 건전지만으로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특정 부위에 미세한 전류를 흘린 결과 점프력과 균형감각이 평소보다 70~80%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사이클처럼 장비를 이용한 운동 경기의 경우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기계장치를 설치해 기록을 높이는 방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인류 최초의 도핑약물은 식물에서 추출한 환각제인 ‘스트리키닌’이다. 고대 부족국가에서 이웃 부족과 전쟁을 할 때 전투원들에게 쓰였다. 이후 16세기 신대륙에서 구대륙으로 유입된 카페인이나 코카인도 도핑에 주로 쓰였다. 운동경기에서 도핑약물 사용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1886년 프랑스의 사이클 선수가 코카인과 헤로인을 과다 복용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육상, 복싱, 보디빌딩에서 주로 사용됐던 남성호르몬은 근육과 뼈의 발달을 돕거나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과 경쟁심을 높인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근육 단백질 합성이 눈에 띄게 발달하면서 경기력을 급격히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제 이용한 불법 도핑 판단 어려워 도핑검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치료 목적으로 쓰인 약들의 부가적 효과들이다. 부정맥 치료제인 베타 차단제는 심장 박동수를 떨어뜨려 긴장감을 늦추거나 떨림을 완화시켜 양궁이나 사격 등에서 활용되기도 한다. 천식 치료제인 베타2 길항제는 지방대사 촉진으로 체중 감소와 남성화 효과를 가져와 경기력을 향상시킨다. 빈혈증 치료제인 에리스로포이에틴은 적혈구 숫자를 늘리고 산소 운반 능력을 높여 육상이나 수영종목에 쓰이기도 한다. 특히 고혈압 치료제인 이뇨제는 다른 도핑약물을 은폐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핑검사 시 특히 주목하고 있다. 이런 치료용 약물들이 도핑에 쓰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본래 질병치료 목적의 약물 사용량을 초과하는가에 집중한다. 이런 불법 약물을 검출해 내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공인 실험실은 올 초까지는 35개였다. 러시아의 집단도핑 사건처럼 도핑실험실이 나서서 조작·관리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평가 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생기면서 8개 실험실이 퇴출돼 7월 현재 전 세계 도핑실험실은 27개로 줄었다. 공인 실험실은 WADA가 규제한 약물 모두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올림픽·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분석 의뢰 24시간 내에 결과를 통보할 수 있어야 한다. ●10여년래 금지약물 2배 늘어 300가지 국내 유일의 도핑실험실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인슐린 및 황체형성호르몬 분석법, EPO 분석법 등 기존의 도핑 방법을 업그레이드한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권오승 센터장은 “금지약물이 300여 가지로, 2000년대 초보다 두 배 이상 늘었지만 펩타이드와 단백질 등을 이용한 바이오시밀러 약물과 유전자 치료제, 세포 등을 활용한 약물도 속속 나오면서 도핑 분석 기술도 정교하고 다양해진다”면서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도 고감도, 고분해 성능을 갖춘 약물 분석 기기가 도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이들 잡는 동전형 건전지… “뭔지 모르고 삼키는 일 다반사”

    아이들 잡는 동전형 건전지… “뭔지 모르고 삼키는 일 다반사”

     2년 전 생후 9개월의 호주 아기 레오는 동전형 건전지를 삼켜 긴급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2주 동안 치료를 받았다.  아이가 건전지를 삼킨 사실을 몰랐던 엄마 프란세스카 레버는 아이가 힘이 없어 보이거나 기침을 하고,음식을 삼키지 못하자 6일 동안 3차례나 병원을 찾았으면서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결국 엑스레이 검사에서 조그만 동전 모양의 단추형 리튬 건전지가 발견됐고 이미 아이의 식도 3분의 1이 타버린 상태였다.  호주 소비자 단체들이 유아들이 동전형 소형 건전지를 삼키는 일이 잦다며 부모들에게 주의를 촉구하면서 정부에도 신속한 안전 조치 도입을 요구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31일 보도했다.  소비자 단체인 초이스(Choice)는 ‘키드세이프 퀸즐랜드’ 등의 어린이 보호단체와 공동으로 동전형 건전지의 위험을 알리는 실험 사례와 통계를 내놓았다.  초이스의 대변인인 톰 갓프레이는 “동전형 건전지는 효과가 뛰어난 데다 가늘고 가볍지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약점도 있다”며 “건전지가 잘 빠져나오지 않도록 하는 등 안전을 강화한 제품이 판매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초이스 측은 레오의 사례와 함께 자신들의 실험 결과를 보여주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보통의 리튬 건전지를 돼지 소시지 안에 넣어두니 채 4시간이 되지 않아 건전지 내 화학물질에 의해 소시지 접촉면이 시커멓게 변했다.  갓프레이 대변인은 동전형 리튬 건전지 생산이 중국에서만 2020년까지 3배로 늘어날 것인 만큼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호주에서는 현재 매주 약 20명의 유아가 동전형 건전지를 삼켜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추정했다. 2013년과 2015년에는 사망자도 1명씩 발생했다.  단추형 건전지는 장난감에서부터 체중계 등 생활용품 곳곳에 쓰이고 있지만 아이들이 순식간에 삼킬 수 있고 체내에 들어가면 심각한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부모들로서는 아이가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한다거나 열이 조금 있는 등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감기 정도로만 인식할 수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해 수 있다.  레오의 엄마 레버는 남편이 자전거의 등에서 빼낸 건전지를 별생각 없이 식탁 의자에 뒀다가 아이가 이를 삼켰다며 2년이 지난 지금도 부부가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돼지우리’ 아이 방은 이제 그만! 장난감 줄여도 잘 놀 수 있어요

    “방이 이게 뭐니! 돼지우리도 아니고!” 거실에서 노는 두 아이를 향해 소리를 지릅니다. 애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방을 치우지 않아 화가 났기 때문입니다. 씩씩거리며 장난감을 큰 통에 넣고 “왜 너희가 놀았던 장난감을 아빠가 치워야 하니?”라면서 쏘아붙입니다. “정리 안 한 장난감은 모두 버릴 거야”라는 협박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애들에게 장난감을 많이 사줬습니다. 아이의 지능 발달을 위해 개월 수에 맞는 장난감을 사주려 각종 육아 홈페이지를 뒤지며 공부도 했습니다. 배를 누르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해마 인형과 흔들면 딸랑거리는 소리를 내는 동물 세트 등을 해외 직구로 사들였습니다. 3년 전쯤 전에는 독일 아마존에서 아이 키만 한 부엌놀이 세트를 샀다가 아내한테 등짝을 맞은 뒤 상자도 뜯지 않고 다음날 중고로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아내는 주로 아이들 책을 많이 삽니다. 두 애가 아직 한글을 다 떼기도 전에 이미 저희 집 책장에는 자연관찰 책을 비롯해 세계명작동화 그림책, 창작동화 이야기책이 빼곡히 꽂혔습니다. 각종 외국어 공부 책을 전집으로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장난감과 책은 결국 저와 제 아내에게 부담으로 돌아왔습니다. 애들이 장난감을 갖고 놀고서 어질러 놓으면 저는 뒤치다꺼리를 하며 짜증을 냈습니다. 장난감만 갖고 놀고 치우지 않는 애들이 얄밉기도 했습니다. 아내가 산 수많은 동화책은 아내가 다른 일로 바빠지면서 먼지가 쌓여갑니다. 같이 책을 읽으며 애들 공부를 시키고자 했는데 늘 시간이 부족합니다. 일전에 물건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사는 이들을 뜻하는 ‘미니멀리스트’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일본의 어느 미니멀리스트 가족이 출연했는데 그 집에는 장난감이 아예 없었습니다. 대신 아빠는 딸과 함께 ‘상상놀이’라는 것을 하고 놉니다. 마치 물건이 있는 것처럼 상상하며 노는 방법입니다. 예컨대 “비행기가 날아간다. 슈웅~”이라면서 아빠와 딸은 비행기를 타듯 즐겁게 놀았습니다. 아빠는 “장난감이 없어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오히려 늘었다”고 했습니다. 그걸 보고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쓰지 않는 물건이 방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안 쓰는 물건을 중고로 팔려고 해도 저렴한 가격에 팔면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그 물건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해 카메라를 3대 갖고 있는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카메라는 처치 곤란이 됐습니다. 옷장에 있는 옷도 마찬가지입니다. 야근과 잦은 회식으로 배가 나왔지만 예전 날렵했을 무렵 샀던 옷이 옷장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잘 쓰는 2개의 시계 외에 3개가 더 있는데 이 시계는 건전지가 다 닳아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많은 물건이 우릴 과연 행복하게 해주는가 고민합니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항상 청바지에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만 입고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는 회색 티셔츠만 입습니다. 매일 옷을 고르고 유행을 좇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만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쌓여 있는 장난감을 보면서 아이들을 위한 ‘미니멀 라이프’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장난감을 줄이고 아이와 직접 몸을 부딪히며 노는 시간을 늘려야겠다 다짐합니다. gjkim@seoul.co.kr
  • 생활쓰레기 분해 기간 정리...200만년 걸리는 것도

    생활쓰레기 분해 기간 정리...200만년 걸리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버린 비닐봉지나 캔 등의 쓰레기가 자연적으로 썩어 분해되는데까지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까지 걸린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는 습관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최근 영국의 한 공공장소 쓰레기 투기금지 운동단체는 영국 잉글랜드 소유의 왕실 소유 숲인 ‘포레스트 오브 딘’(forest of dean)에서 33년 전 버려진 과자봉지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는 무심코 버린 과자봉지와 같은 쓰레기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 땅을 오염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이 단체 및 전문가들의 조언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각각의 쓰레기 별로 땅에서 분해되는 기간은 대략 2주에서 길게는 수백 년에 이르기도 한다. 여기에는 땅에서 쉽게 분해된다고 믿는 음식물 쓰레기도 포함돼 있다. ◆1개월 남짓 화장실에서 자주 쓰는 페이퍼 타올이나 티슈, 종이봉투, 신문 등이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한 달이다. 종이봉투의 경우 겉면에 화학 처리가 되어 있다면 이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6주 시리얼 박스와 바나나껍질 등이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특히 바나나 껍질의 경우 날씨가 서늘할 경우 분해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과일 껍질에는 과육을 보호하기 위한 섬유소가 많은데, 이 섬유소가 부패를 더디게 하는 원인이 된다. ◆2~3개월 밀랍으로 코팅한 종이용기, 즉 우유팩이나 과일쥬스 케이스, 판지 등은 그 두께에 따라 분해되는 속도가 다른데, 대략 2~3개월이 걸린다. ◆6개월 티셔츠나 얇은 종이 한 장으로 된 책 등이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만약 옷이 생분해성(박테리아에 의해 무해 물질로 분해되어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성분) 물질로 만들어졌고 날씨가 따뜻하다면 더 빨리 분해될 수 도 있다. ◆1년 가벼운 모직으로 만든 옷이나 양말 등이 썩는 데에는 1년이 소요된다. ◆2년 오렌지 껍질과 담배꽁초, 공사장에서 쓰인 합판이 썪는데 걸리는 시간은 2년 정도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담배꽁초가 완전히 분해되는데 10년이 넘게 걸린다는 결과도 있다. 담배에는 600여 가지의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이중 일부가 분해를 더디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20년 비닐봉지는 일반적으로 10~20년이 지나야 땅에서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성분에 따라 최대 1000년이 걸린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30~40년 스타킹 등 나일론 제품이나 1회용 아기기저귀 등의 제품은 최소 30~40년이 걸리며, 날씨나 토양 상태에 따라 분해되는데 500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특히 위의 제품들은 사용이 용이한 1회용이라는 점에서 사용비율이 매우 높은데, 여기에는 다양한 화학약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분해가 어렵다. ◆50년 캔이나 자동차 타이어는 분해되는데 50년 가까이 걸리며, 두꺼운 가죽 신발 같은 일부 의류 제품은 80년이 걸리기도 한다. ◆200년 알루미늄 캔은 분해되는데 200년 가까이 걸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뿐만 아니라 숲에 사는 동물들이 만지거나 삼켜 목숨을 잃게 하는 ‘위험한 쓰레기’로 알려져 있다. ◆500년 이상 쉽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생수통은 500년, 유리병은 100~200만년, 폐건전지는 200만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테슬라의 재발견과 에디슨의 반격

    [박형주 세상 속 수학] 테슬라의 재발견과 에디슨의 반격

    생전의 스티브 잡스는 일개 기술회사의 대표를 훨씬 넘는 영향력을 가졌다. 다가올 미래를 미리 보는 듯한 그의 통찰력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열성팬들이 늘어나면서 종교적인 느낌의 컬트와 대비될 정도였다. 테슬라모터스 대표 일론 머스크는 고인이 된 잡스와 비교될 만한 사람이다. 전기차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그의 전기차를 충전 인프라가 요원한 우리나라에서 사전 주문한 사람이 내 주위에도 여럿 있을 정도니까. 배터리 기술에서 갑자기 큰 진전이 생길 가능성이 적어 보였고, 그래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전기자동차가 살아생전에 출현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자석이 얼마나 강한가를 재는 단위로 가우스라는 걸 쓰는데, 1만 가우스에 해당하는 단위가 테슬라다. 세르비아 출신의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딴 이 단위를 개인적으론 대학에서 전자기학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 접했다. 미터와 킬로그램 등을 기본 단위로 하는 미트릭 체계에서 자기장 세기의 기본 단위가 테슬라인데, 사실 테슬라급 자석은 너무 강해서 실생활에선 볼 일이 없다. 평범한 사람이 평생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접하는 게 병원에서 MRI 단층 촬영할 때인데, 이게 1.5~3테슬라 정도 되니까 정말 센 자기장을 다룰 때나 나온다. 전기장과 자기장의 상호 작용을 4개의 수학 방정식으로 완벽하게 기술해 전자기학의 새 장을 연 사람은 19세기 중반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제임스 맥스웰이다. 맥스웰방정식은 어쩌면 인류 역사에서 탄생한 가장 아름다운 방정식 몇 개에 들어갈 만하다. 아름답고 대칭적인 방식으로 전기와 자기가 동전의 양면처럼 상호 연관돼 있음을 표현한다. 전자기 현상에 대한 맥스웰의 수학적 체계화는 산업화 가능성으로 이어졌고 결국 2차 산업혁명을 촉발했다. 자기장이 변하면 전기장이 생긴다는 방정식에서 발전기가 발명됐고, 전기장이 변하면 자기장이 생긴다는 방정식에서 모터가 발명됐다. 19세기 후반의 본격적인 전기 도입 시기에 대립했던 걸출한 인물들이 에디슨과 테슬라다. 산업스파이나 기술 전쟁을 상상하기 힘들었던 시대에 두 사람은 전력 시스템을 두고 격하게 대립했다. 노력형 발명가 에디슨은 직류를 밀었고 천재형 기술자 테슬라는 교류로 사업화를 추진했다. 요즘 건전지에 사용되는 게 직류인데, 전압을 올리고 내리기가 힘든 속성 때문에 가정에서 실제 사용하는 낮은 전압으로 송전해야 했고, 전압이 낮아서 멀리 못 가니 발전소를 곳곳에 분산 배치해야 했다. 천재 기술자 테슬라의 교류 방식에서는 변압이 쉬운 교류를 초고압으로 멀리 송전하고 동네 근처에서 전압을 내려서 배전하는 방식으로 하니 발전소는 드문드문 있어도 된다. 결국 테슬라의 특허를 사들인 웨스팅하우스가 승리했고, 나이아가라폭포에서 수력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는 고압의 교류로 송전됐다. 하지만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일까. 직류를 이용한 전력 체계라는 개념이 다시 등장했고 어쩌면 교류 중심의 현 체계를 갈아엎을 가능성이 생겼다. 태양광발전처럼 분산 배치된 직류발전소들이 출현하더니 직류 변압 기술과 차단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미 제주도와 남해안 사이에 직류 송전이 구현됐다. 먼 거리를 고압 직류 송전하면 효율도 높고, 고압선으로 인한 인명 손실과 전자파 문제가 없어서 제2의 밀양송전탑 사태를 막을 수 있다. 21세기의 초입에 에디슨은 드디어 반격에 성공할까.
  • [현장 행정] 쓰레기도 ‘한류’

    [현장 행정] 쓰레기도 ‘한류’

    홍콩 환경부 참관단 일행 정장 입고 노원구 쓰레기통 살핀 뒤 ‘엄지척’ 검정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남녀 10여명이 지난 11일 오후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단지에 찾아왔다. 이들이 간 곳은 온갖 쓰레기가 모이는 집하장이었다. 안경을 낀 중년 여성이 음식물 쓰레기통 안에 고개를 넣어 살피더니 흡족한 듯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고 주변의 다른 남녀도 고개를 끄덕였다. 수상해 보이는 이들은 애니사 웡(여·57) 홍콩 환경부 차관과 그 일행이었다. 이 자리에 동행한 노원구 공무원이 ‘가구별 종량제 쓰레기통’(RFID·음식물 쓰레기의 무게를 측정해 버린 만큼 수수료를 물리는 기기)에 대해 설명하자 큰 관심을 보였다. 웡 차관과 대표단은 이날 방한해 쓰레기 처리 방법 등 환경정책을 배우기 위해 노원구를 찾았다. 인구 700만명이 살고 매년 6500만명의 전 세계 관광객이 찾는 홍콩은 음식물 등 생활쓰레기 처리 해법을 찾지 못해 골치를 썩고 있다. 홍콩은 우리처럼 종량제 봉투를 쓰지 않는다. 대신 주민들이 마음껏 쓰레기를 버리면 수거해 가고 일정한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웡 차관은 “미국 CNN 방송 등이 ‘환경정책을 배우려면 한국으로 가라’고 보도한 것을 보고 한국 환경부에 모범 사례를 물었더니 노원구를 추천하더라”고 말했다. 노원구는 지난해 국회에서 주는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자치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김성환 구청장에게 홍콩 환경부 대표단은 매우 반가운 손님이다. 2010년 처음 구청장이 된 뒤 녹색도시를 만들겠다며 꾸준히 추진해 온 환경정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노원구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2014년 5월 RFID 쓰레기통을 지역 내 3만 2650가구에 설치했다. 덕분에 1년 새 쓰레기양이 32.4%나 줄었다. 또 매월 20일을 자원순환의 날로 정해 구청과 동주민센터 등이 구민들로부터 중고물품을 기증받아 민간 재활용 장터에서 판매한다. 종이팩, 폐건전지 등 재활용 가치가 높은 폐품을 가져온 주민에게는 화장지나 새 건전지 등을 주는 리사이클링마켓과 아파트·공원 등에서 잘라 낸 나뭇가지로 ‘펠릿 연료’를 만들어 저소득층, 경로당 등에 난방 연료로 주는 제도도 구가 자랑하는 정책이다. 김 구청장은 이날 홍콩 관료들을 맞는 자리에서 “이제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시대여서 행정 최일선인 구청과 동주민센터가 나서 생활 밀착형 환경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웡 차관과 대표단은 우리나라의 쓰레기종량제와 무단 투기 시 제재 방법, 재활용센터 운영 현황 등에 대해 질문하며 관심을 보였다. 노원구 관계자는 “가구별 종량제 쓰레기통에 대해 여러 나라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환경정책을 성심껏 전수하다 보면 기술수출 효과도 낳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제품끼리 호환 안되면 사물인터넷 되나 마나

    사물인터넷(IoT)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를 먹여 살릴 미래산업으로 떠오르면서 IoT 기술 표준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전쟁이 치열하다. 각종 사물에 센서와 통신기능을 내장해 인터넷에 연결하는 IoT는 기술과 플랫폼 구성 요소 등이 기존의 정보시스템이나 통신 프로토콜보다 추상적이고 적용 범위를 제한하기 어려워 규격화가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IoT 기술 표준화를 위해 가전업체와 통신사업자, ICT 기업의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난립한 IoT 기술 가운데 어느 것이 국제 표준이 될지 알 수 없는 탓에 여러 연합체에 동시에 발을 담그는 ‘문어발 전략’이 흔하다. ICT 업계 관계자는 “방대한 산업영역에 걸쳐 다수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IoT 표준 통합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하나의 컨소시엄이 표준화를 통합해 장악하기보다는 다수의 표준을 복수로 지원하는 형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런 난관에도 IoT 표준화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 편의 때문이다. 내가 쓰는 전자제품은 삼성, LG 등 다양한 브랜드인데 특정 제품끼리만 연결된다면 사물인터넷의 의미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0년이면 IoT가 탑재된 사물의 개수가 260억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만물인터넷(IoE) 시대가 오려면 기술 표준화가 필수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표준화위원회(TTA)와 사물인터넷포럼 등을 통해 IoT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IoT 서비스,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보안 등 5개 주요 분야의 국내 표준을 만들어 국제 표준으로 유도하고 국내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게 목표다. 국외에서는 공적 표준기구와 지역 및 사설 표준화기구, 기업 간 연합체의 주도권 경쟁이 벌어졌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각각 참여한 올신 얼라이언스와 OIC, 구글 중심의 스레드 그룹, 애플 중심의 홈킷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IoT 저변 확대의 기폭제가 될 IoT 전국망 구축이 한창이다. 그러면서 배터리 소모는 적고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저전력장거리통신망(LPWAN) 표준화가 이슈로 떠올랐다. 전기·수도 계량기나 화재경보기 등의 사물은 고속네트워크로 연결할 필요가 없고 1000~2000원 수준의 칩을 부착해 AA 건전지 하나로 1년 이상 버티게 만드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어낼러시스 메이슨은 2023년 LPWAN으로 연결된 기기가 31억개로 340억 달러 크기의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은 기존 롱텀에볼루션(LTE·4G) 망과 별도의 로라(LoRa) 기술을 활용해 전국망을 깔겠다고 밝혔다. KT는 기존 LTE 망을 활용해 안정적인 LTE-M으로 IoT 생태계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IoT 전국망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좁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더 많은 기기를 연결하는 협대역(NB) IoT를 추진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中 “한국산 리튬전지 안전성 의구심”

    중국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부처의 고위 관료가 한국 기업이 주력으로 삼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에 깊은 의구심을 표시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삼성SDI, LG화학 등이 생산하는 삼원계 리튬(NCM)전지를 버스에 장착하는 것을 중지시키고 이 버스에 대한 보조금도 없앴다. 우리 정부가 현재 이 정책을 되돌리기 위해 중국 정부를 전방위로 설득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 고위 관료가 부정적인 의견을 공식화한 것이다. 국가에너지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 장궈바오(張國寶) 주임(장관급)은 지난 21일 인민일보 자매지 ‘중국능원(能源)보’에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으로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배터리 기술은 오히려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특히 리튬전지에 대한 의구심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위원장인 에너지 총괄 기구이고, 장 주임은 국가에너지국 국장(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장 주임은 특히 “해외 기술을 들여와 국내 공업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나라들은 도태된 기술과 장비를 중국으로 들여오기도 했다”면서 “리튬 건전지는 너무 무겁고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으며 안전성도 확보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이 핵연료 전지 자동차를 개발한 것을 우리가 잘 생각해 봐야 한다”며 일본식 수소전지차가 대안일 수 있음을 제시했다. 장 주임의 의견을 보도한 인터넷 관영매체 펑파이는 “버스에 삼원계 리튬전지 장착을 금지하고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한 것은 대체 기술 개발을 촉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리튬전지 시장이 커지면서 리튬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경제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 밀도, 충전 시간, 안전 등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삼성 등이 힘을 쏟고 있는 삼원계 리튬전지는 불안전한 열 통제가 특히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삼원계 리튬 배터리가 장착된 버스에 불이 나 순식간에 전소되자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월 이 전지를 적용한 버스를 신에너지 차량 목록에서 제외했다. 리튬 배터리 공장을 중국 현지에 짓고 많은 투자를 해 온 삼성과 LG 등의 타격이 우려되자 지난 19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공업정보화부장(장관)에게 재고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중 장관은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다음달에 끝내고 보조금 지급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합의했지만 장 주임처럼 부정적 시각을 보이는 관료가 많아 결정이 번복될지는 불투명하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하츠,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가스쿡탑 3구 출시

    하츠,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가스쿡탑 3구 출시

    공기 질 관리 기업 ㈜하츠(대표 김성식)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가스쿡탑(GC-3605SDSH/SASH)’ 을 3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츠는 25년간 후드와 주방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렌탈 후드, DIY 후드 등 고기능에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국내 후드 시장을 선두하고 있는 기업이다. 후드 이외에도 빌트인 기기와 최근 출시한 아로마 디퓨저 등 소비자 중심의 제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에 하츠가 직접 개발한 가스쿡탑은 자체 생산라인 구축 이후 처음 출시되는 상품으로, 3,440kcal(4kW)의 고화력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다. 최초 점화 시 눌러서 돌리면 바로 켜지는 퀵 스타트(Quick Start) 기능으로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감각적인 직선과 유기적 곡선의 조화로 주방 공간을 깔끔하게 연출하는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이다. 또한 소화안전장치가 있어 불꽃이 꺼지면 가스를 자동으로 차단하고 국물이 흘러도 제품 내부로 들어가지 않는 실드 버너로 안전까지 고려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파워코드선 타입과 건전지 타입으로 선택이 가능하고, 클립삽입형으로 설치도 편리해 사용자 편의성 중심으로 제품을 개발해 온 하츠만의 노하우가 반영되어 있다. 하츠 관계자는 “공간 활용 및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하츠가 자체 개발한 가스쿡탑은 높은 화력에 심플한 디자인으로 편리한 요리뿐만 아니라 깔끔한 주방 공간 연출이 가능해 트렌디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츠는 지난 18일(목) 서울 역삼동 노보텔앰배서더 호텔에서 2016년 하츠 딜러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현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하츠는 가스쿡탑 자체생산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후드와 더불어 빌트인 가전 전문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 하츠 가스쿡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haatz.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번개탄 피워 죽으려던 50대男, ‘이것’ 때문에 극적 구조

    번개탄 피워 죽으려던 50대男, ‘이것’ 때문에 극적 구조

    중년 남성이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가까스로 구조됐다. 31일 오전 10시 10분쯤 서울 강서구의 한 단독주택에서 윤모(52)씨가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단독주택 지하층에 사는 윤씨는 안방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시도했다가 인근에 사는 주민이 윤씨 집에 설치된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119에 신고했다. 오전 10시 15분쯤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해 윤씨를 구조했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서울 강서소방서는 “윤씨의 생명을 구한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지난 2012년 8월 강서소방서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에게 무료로 설치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단독경보형감지기는 화재 발생 상황을 감지해 내장된 음향장치로 경고음을 울리는 화재감지기다. 전기배선을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내부에 건전지를 넣어 천장에 부착하면 돼 기초소방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은 오래된 주택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이 처벌한다” 아랍어로 적힌 협박 메모…인천공항 화장실 지문 19점 채취

    “신이 처벌한다” 아랍어로 적힌 협박 메모…인천공항 화장실 지문 19점 채취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 폭발물 의심 물체와 함께 아랍어로 된 협박성 메모지가 발견된 것과 관련, 경찰은 부탄가스 등이 부착됐던 ‘화과자 상자’를 추적 단서로 보고 용의자를 쫓고 있다. 또 해당 의심 물체가 발견된 화장실 전체에서 유의미한 지문 19점을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31일 폭발물 의심 물체가 부착된 채 발견된 화과자 상자의 상표를 확인해 구입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이 화과자는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 P사가 ‘오색정과’라는 이름으로 생산하는 제품으로, 종이상자 겉 부분에는 ‘C’EST SI BON'이라는 상표가 큰 글씨체로 적혀 있다. 가로 25cm, 세로 30cm, 높이 4cm 크기다. 이 제품은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도 입점해 있다. 경찰은 이 베이커리 업체를 상대로 해당 제품 포장 상자의 생산 연도와 주요 판매처를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에 발견된 포장 상자는 대용량 제품으로 지난해 초 기존 포장 상자에서 디자인이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경찰 관계자는 “부탄가스 등이 붙어있던 종이상자는 국내 화과자 제품”이라며 “구체적인 상표나 판매처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종이상자가 발견된 첫 번째 좌변기 칸 등 화장실 전체에서 확보한 지문 19점을 과학수사대에 감정 의뢰해 분석하고 있다.그러나 지문 채취량이 비교적 많아 현재까지 용의자는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화장실 이용자가 많아 지문이 겹쳐있기도 하고 물이 묻으면서 지워진 지문도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유의미한 지문만 채취한 게 19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4시쯤 “인천공항 C입국장 옆 남자 화장실에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공항경찰대가 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EOD)을 긴급 투입해 정밀 수색을 벌였다. 그 결과 대변기 위와 벽면 사이에 놓인 종이상자를 발견됐다.종이상자 겉 부분에는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짜리 생수병 1개가 테이프로 감겨 조잡한 상태로 부착돼 있었다.경찰이 종이상자를 해체에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기타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가 담겨 있었다. 또 브로컬리, 양배추, 바나나껍질를 비롯해 메모지 1장이 발견됐다. 메모지에는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다. 신이 처벌한다”라는 글자가 아랍어로 적혀 있었다. 손으로 쓴 글씨가 아닌 컴퓨터로 출력한 A4용지 절반 크기였다.경찰은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 50여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폭발물 의심 물체를 설치한 용의자를 쫓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6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잠자는 도시의 아빠 -홍유진

    [2016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잠자는 도시의 아빠 -홍유진

    “엄마! 아빠가 또 안 일어나요!” 수리는 소파 위에 이상한 자세로 몸이 꺾여 있는 아빠를 보며 소리쳤습니다. 부엌에서 일하던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습니다. “이런, 또 고장 났니? 요즘 점점 더 자주 그러네. 건전지는 갈아 끼워 봤어?” “지금 해 볼게요!” 수리는 건전지 두 개를 가져와 아빠의 귀에 꽂고는, 리모컨의 빨간 버튼을 눌렀습니다. 아빠의 귓가에는 ‘파직’ 하고 전기가 피어올랐지만, 그럼에도 아빠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심장에 대고 해 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리는 또다시 엄마한테 소리칠까 하다가, 문득 재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빠를 살리는 거야!’ 수리는 의사놀이를 하기로 마음먹고는, 몸이 꺾여 있는 아빠를 소파에 가지런히 눕혔습니다. 아빠는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같아 보였습니다. ‘아니, 왕자라고 해야 맞을까?’라고 생각하던 수리는 곰곰이 고민해 본 끝에 ‘역시 아빠는 왕자는 아니야’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수리는 전에 아빠가 사 준 의사놀이 장난감 세트를 거실로 옮겨 왔습니다. 아빠의 회사 가방 같은 검은색 가방을 여니, 온갖 수술용 도구들이 튀어나왔습니다. 물론 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도구들이었지만요. “이 환자는 아주 위독한 상태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어! 간호사, 여기 메스!” 수리는 의학 드라마에서 본 대사를 따라 하며 1인 2역을 했습니다. 원래는 아빠가 의사였고 수리는 그 옆에서 수술을 돕는 간호사였지만,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수리는 심장이 두근두근거렸습니다. 의사는 전부터 꼭 해 보고 싶었던 역할이었지만, 그동안엔 전혀 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아빠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수술용품들을 만져 보지도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리는 왠지 아빠가 의사 역할을 뺏기기 싫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수리는 조심스럽게 플라스틱 칼을 집어 아빠의 와이셔츠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장난감 청진기를 가슴에 갖다 대고 조용히 심장 소리를 들어 보았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청진기가 장난감이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진짜로 아무런 소리도 안 나는 건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수리에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수리는 다음으로 집게로 살을 꼬집고는, 고무줄을 이용해 심장박동 측정기와 연결시켰습니다. 그러고는 숨이 멎은 환자한테 하는 전기 충격을 흉내 내어 보았지만, 아빠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아침밥을 다 차린 엄마는 그제야 기억이 났는지,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아빠는 아직도 안 일어났니?” “네. 건전지도 바꿔 봤는데, 안 돼요.” “저런, 빨리 의사 선생님한테 가서 고쳐 달라고 해야겠구나.”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오늘 아침 식사는 아빠 없이 둘이서 하게 되었지만, 수리는 별 상관이 없었습니다. 아빠는 집에 없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소파 위에서 거대한 로봇처럼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수리와 엄마는 아빠를 차에 태워 병원으로 갔습니다. 잠시 신호에 걸려 횡단보도에 멈춰 서 있는 동안, 수리의 눈에는 여기저기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들어왔습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은 길을 잘 걷다가도 갑자기 픽픽 쓰러져 버리곤 했습니다. 엄마는 차 앞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향해 짜증스럽게 말했습니다. “아휴, 바빠 죽겠는데 왜 하필 여기서 기절한담!” 하지만 다들 경적만 빵빵 울려 댈 뿐, 아무도 차에서 나와 남자를 일으켜 주지는 않았습니다. 길거리를 걷던 사람들도 모두 관심이 없는 듯 남자를 스쳐 지나갈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차들이 계속 밀려서 빵빵거리자,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급하게 달려왔습니다. “쯧쯧, 젊은 사람이 벌써 이러면 쓰나.” 환경미화원 아저씨는 마치 쓰레기를 치우듯 남자를 일으켜 빗자루와 함께 끌고 갔습니다. 수리는 아저씨가 어딘가에 전화를 거는 것을 차창 너머로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눈을 뜬 채 실려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다들 아빠와 같은 사람들인 모양이었습니다. 그중에서는 마치 뭔가를 말하려다 멈춘 것처럼 입을 벌리고, 허공에 손을 뻗은 채 굳어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수리는 그 사람이 뭘 말하려고 했던 걸까 궁금해하며 엄마와 함께 아빠를 부축했습니다. 아빠의 몸은 마치 딱딱한 마네킹처럼 굳어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아빠의 상태를 보자마자, 피곤한 듯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오늘만 해도 꽤 많은 환자들이 이곳에 다녀간 모양이었습니다.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곤조곤 자기 할 말을 꺼내 놓았습니다. “이이가 갑자기 안 일어나요. 요즘 들어 자주 쓰러지긴 했지만, 건전지만 갈아 끼우면 멀쩡했는데…이젠 그마저도 안 통하네요.” 엄마의 말에 의사는 가까이 다가와 아빠를 진단했습니다. 수리는 다음에 의사놀이를 할 때 좀 더 실감나게 하기 위해 선생님의 모습을 집중해서 관찰했습니다. “기면증(주: 참을 수 없게 잠이 오는 증상)이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이제 웬만한 자극으로는 깨어나지도 못할 겁니다.” 그 말에 엄마는 당황하며 물었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이이는 당장 내일부터 회사를 나가야 한다고요!” “그렇다면 특별히 특급 건전지 하나를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이건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만, 자주 사용할수록 내성이 생기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아마 나중엔 그 어떤 건전지도 듣지 않을 겁니다. 특히 환자가 깨어날 의지가 없으면 더 힘들 거고요.” 엄마는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럼 이제 이이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건가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몸 자체를 새것으로 바꿔 주시면 안 될까요?” “너무 오래되거나 낡은 부품들은 교체하기가 어렵습니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 아니겠습니까? 괜히 수술하다가 잘못되면 다신 못 깨어날 위험이 큽니다. 그냥 앞으로 집에서 잘 돌봐 주시고, 평소에 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자극을 많이 주시면 될 겁니다.” 의사 선생님은 난처한 듯 말했지만, 수리의 눈에는 그저 귀찮아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습니다. “이런, 집에 돌봐야 할 아이가 한 명 더 늘었네.” 엄마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습니다. 아빠가 아이가 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자, 수리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슈퍼에서 아빠가 좋아하는 매운 음식들을 잔뜩 사 왔습니다. 혹시나 아빠가 잠에 빠지려고 할 때 매운 걸로 자극을 주면 수명이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수리도 그 사이, 자신이 좋아하는 단 과자들을 몰래 쇼핑카에 숨겼습니다. 그렇게 집에 오자마자, 수리는 특급 건전지를 꺼내 아빠의 심장에 갖다 댔습니다. 건전지가 닿자마자, 아빠는 마치 불이 들어온 로봇처럼 눈을 번쩍 떴습니다. 엄마는 그제야 만족하며 말했습니다. “다행히 비싼 거라 효과는 좋네.” 무슨 상황인지 몰라 머리를 긁적이는 아빠에게 엄마는 다짜고짜 매운 음식을 내밀었습니다. “이거 드세요. 당신 내일 회사도 나가야 되잖아요.” 그 말에 아빠는 잠시 멈칫하더니, 얌전히 음식을 받아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옆에서 수리도 단 초콜릿과 과자를 입안에 집어넣었습니다. 온몸에서 힘이 나는 게, 마치 건전지를 씹어 먹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편, TV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요즘 길거리에 아무런 이유 없이 쓰러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몸이 방전된 것처럼 축 처지는 증상인데요, 일에 지친 사람일수록 이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뉴스 앵커는 그런 사람들을 ‘자극인간’이라고 불렀습니다. 아무런 의욕 없이 집에만 누워 있거나, 자극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수리는 아직 어려서 건전지를 몸에 사용해 본 적이 없었지만, 그런 사람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자신도 몸이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아빠는 다음 날부터 또다시 회사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는 늘 집에 들어오면 녹초가 되어 있었습니다. 회사에 갔다 오면 멍하게 소파 앞에 앉아 TV를 봤는데, 가끔 보면 눈을 뜬 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수리는 방으로 들어와 그동안 밀린 숙제를 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학원을 여러 군데 다니게 되는데, 미리 예습을 해 둬야만 따라가기가 쉬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방에서 공부하고 있었을까, 문득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빠는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들뜬 목소리로 수리에게 물었습니다. “수리야, 아빠랑 이번 주말에 놀이공원 갈까?” 그 말에 수리는 심드렁하게 대꾸했습니다. “아빠, 죄송하지만 저 바빠요. 다음 주부터는 학원을 네 군데나 다닌단 말이에요.” “그러니…미안하구나, 아빠가 눈치가 없었네. 하하.” 아빠는 멋쩍게 웃으며 방을 나갔습니다. 수리는 ‘아빠가 많이 심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수리는 아빠가 다시 잠들면 그때는 더 완벽하게 의사놀이를 할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차라리 아빠가 빨리 잠들었으면 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었습니다. 아빠는 깨어 있을 때보다 잠들어 있을 때가 더 재미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빠는 부엌에는 전혀 가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부엌에 누군가가 침입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수리의 집에는 총 3개의 방이 있었습니다. 엄마 방, 수리 방, 그리고 아빠 방인 거실. 아빠는 다시 거실의 TV 앞에 앉았지만, 문득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TV에서는 오늘은 어떤 연예인이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둥 이젠 대수롭지도 않은 이야기들만 줄줄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TV를 보다가 눈을 뜬 채 또다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한참이 지났을까, 소파 옆으로 다가온 엄마는 아빠를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쿠야, 벌써 약발이 떨어진 거야?” 엄마는 아빠를 소파에 눕히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느새 수리도 기다렸다는 듯 방에서 의사놀이 세트를 들고 나왔습니다. 엄마가 수리에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그냥 이렇게 내버려 두는 게 좋을 것 같구나. 내일 아침에 아빠를 깨우도록 하자.” “네!” 수리는 장난감을 늘어놓으며 씩씩하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엄마가 못마땅하게 말했습니다. “수리야, 공부해야지. 넌 이제 어린애가 아니잖니. 아빠랑 같이 놀 나이도 지났고.” 엄마의 말에 수리는 시무룩해졌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장난감 세트를 그대로 들고 방으로 들어갔지만, 문득 아빠의 눈과 마주쳤습니다. 아빠의 눈엔 초점이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슬퍼 보였습니다. 수리는 그대로 문을 닫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엄마는 특급 건전지를 사용해 강제로 아빠를 잠에서 깨웠습니다. 아빠는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회사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 아빠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오다가 길바닥에 쓰러지기라도 한 것일까요? 엄마와 수리는 급하게 밖으로 나와 아빠를 찾았지만, 아빠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핸드폰으로도 연락해 보았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 위치 추적을 해 보니, 핸드폰은 중국에 있다고 떴습니다. 아빠는 마치 미아가 되어 버린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물품보관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핸드폰이 아닌, 아빠를 찾아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물품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던 아빠는 얼굴과 옷이 지저분해져 있었는데, 엄마는 손수건으로 대충 얼굴을 닦아 주고는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수리는 집에 오자마자 특급 건전지를 아빠의 심장에 갖다 대었지만, 아빠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아빠는 이제 완전히 고장 난 기계 같았습니다. 엄마는 걱정하며 말했습니다. “이제 이것도 듣지 않나 보다.” 엄마는 안타까워하며 아빠를 소파 위에 놓아두었습니다. 몇 날 며칠이 지나도 아빠는 그 모습 그대로 소파에 앉아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리네 가족은 그것에 익숙해졌습니다. 학원에서 밤늦게 끝나 집에 돌아온 수리는 여전히 소파에 앉아 있는 아빠의 몸을 만져 보았습니다. 마치 금속의 로봇처럼 아빠의 몸은 차갑고 딱딱했습니다. 수리는 문득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 동화에서는 잠든 공주님에게 뽀뽀를 하면 공주님이 깊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수리는 아빠에게 뽀뽀를 해 보았지만, 아빠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쳇, 역시 동화는 다 가짜야.” 수리는 시시한 듯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문득 하품이 나왔습니다. 자동차가 빵빵거리는 소리, 지하철 소리, 그릇이 딸각거리는 소리, 개가 짖는 소리…. 갑자기 도시의 모든 소음들이 귓가에 자장가처럼 들려왔습니다. “어? 갑자기 왜 이렇게 졸리지…?” 수리는 방에 도착하기도 전에 문턱에 기대어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신열우 국민안전처 119구조구급국장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신열우 국민안전처 119구조구급국장

    출범 1년을 갓 넘긴 국민안전처에서 119구조구급은 국민 실생활과 맞닿아 단연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잘못 알려진 상식도 숱한 데다 소중한 생명을 건질 수 있는 이른바 ‘골든타임’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잊지 말아야 할 수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안전한 생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신열우 국민안전처 119구조구급국장에게 직접 들어 봤습니다. 지난 10월 31일 오후 11시쯤 부산 강서구 식만동의 한 주택에서 전기 합선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 이곳에 거주하던 노부부의 방을 모두 태웠습니다. 다행히도 빠른 대피로 목숨을 건진 노부부는 경고음이 크게 울린 ‘단독경보형 감지기’ 덕분에 잠에서 깨어나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답니다. 이들의 생명을 살린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2013년 부산시 소방본부에서 화재취약가구를 대상으로 추진한 주택용 소방시설, 즉 소화기 및 단독경보형 감지기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된 것입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 1만~2만원에 설치 가능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전기배선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건전지만 넣고 천장이나 벽에 부착하면 그만입니다. 연기나 열을 감지하면 음성 경보와 사이렌 경보가 동시에 울리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가격도 1만~2만원으로 싼 편이죠. 참, 에어컨 송풍구나 환기구로부터 1.5m 이상 떨어져 설치해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일어난 화재는 연평균 4만 2105건이며, 이 가운데 24.3%인 1만 228건이 주택에서 발생했죠. 그런데 인명피해(사망)는 300명 중 182명(60.7%)으로 주택에서의 화재발생 비율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심야 취침시간대의 화재 발생으로 거주자가 얼른 인지하지 못하거나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소화기를 구비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를 줄이려고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주택용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아파트, 기숙사는 예외입니다. 신축을 마쳤거나 증·개축, 재건축, 이전, 대수선(건축물의 기둥, 보, 내력벽, 주계단 등의 구조나 외부 형태를 수선·변경하거나 증설하는 것)을 하는 주택에 대해 2012년 2월부터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건축을 마친 기존 주택에 대해서는 2017년 2월로 유보합니다. ●美 설치 의무화로 인명피해 53%나 줄어 미국은 이미 1977년부터 자체 내장 배터리로 작동하는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해 현재 90% 이상 이행했다고 알려졌죠. 덕분에 주택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53%나 줄어들었다는 미국방화협회(NFPA) 보고서도 지난 9월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가정에 설치해 초기 진화와 신속한 대피로 피해를 경감한 사례를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택용 소방시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음료수병 크기만 한 휴대용 소화기도 유사시 큰 도움을 줍니다. 모든 주택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법적 기한은 아직 1년 남짓 남았지만 가족의 안전을 담보로 1년씩이나 미룰 이유는 없을 터입니다. 작은 실천으로 가족의 안전, 나아가 화재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적극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요.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야스쿠니 용의자, 화약 추정 물질 반입”

    야스쿠니 신사 폭발음 사건의 용의자로 일본 경찰에 체포된 한국인 전모(27)씨가 일본에 재입국할 당시 화약으로 추정되는 모래 모양의 물질을 반입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전씨가 지난 9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재입국할 당시 그의 수하물에서 화약으로 보이는 물질과 타이머, 배터리 등 시한식 발화장치의 재료가 발견됐다고 NHK 등은 전했다. 조사 과정에서 전씨는 “내 물건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항공권 티켓 등과 대조한 결과 전씨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이 물건들은 지난달 23일 폭발음이 들린 야스쿠니 신사 화장실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해 일본 경찰은 전씨가 재차 시한식 발화장치를 야스쿠니 신사 등에 설치할 목적으로 재입국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폭발음이 들렸을 당시 야스쿠니 신사 남자 화장실에서 고형물이 채워진 파이프 묶음과 건전지, 디지털 타이머 등이 발견됐다. 수사를 맡은 경시청은 11일 전씨를 검찰로 송치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갑오징어 ‘스텔스 능력’ 도 있다 …자기장 숨긴다

    갑오징어 ‘스텔스 능력’ 도 있다 …자기장 숨긴다

    갑오징어는 포식자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몸 색깔을 변화시켜 주변 환경 속에 숨어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갑오징어가 이같은 시각적 위장술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몸에서 방출되는 ‘전기장’(electric field)까지 감출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서던대학교 생물학과 조교수 크리스틴 베도르와 듀크대학교 쇤케 존슨 공동 연구팀은 갑오징어의 소위 '스텔스 능력'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해양 생물 중에는 전기장을 감지해 먹이의 위치를 찾아내는 포식자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갑오징어의 천적 중 하나인 상어 또한 전기장을 아주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갑오징어 역시 전기장 방출 강도를 약화시키는 고유의 생존 비법을 개발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베도르 박사는 수조 속에서 쉬고있는 갑오징어에게 어두운 바다 속에서 반짝이는 여러 천적 생물들의 모습 찍은 영상을 보여주는 실험을 통해 갑오징어 특유의 은신 능력을 확인했다. 본래 갑오징어는 호흡과 배설을 겸하는 머리 양쪽의 ‘깔때기’(siphon)와 몸통을 둘러싼 외투(mantle) 안쪽의 빈 공간인 ‘외투강’ 등의 신체 기관에서 전기장을 발산한다. 이 전기장은 호흡과 같은 신진대사 작용에 따른 이온 교환(ion exchanges) 현상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그 강도가 아주 약하다. 실제로 갑오징어가 편히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발하는 전기장의 강도는 10~30μV(마이크로볼트·100만분의 1V)로, 이는 AAA규격 건전지에 비교해 7만5000배 더 약한 수준이다. 그러나 상어를 포함한 일부 생물은 이토록 약한 전기장마저 감지해 갑오징어를 찾아낼 수 있다. 이에따라 갑오징어는 천적이 다가올 경우 전기장 발산 강도를 기존보다 더욱 줄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실험에서 갑오징어는 상어나 그루퍼(물고기 일종) 등의 영상을 확인하고는 은신 상태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때 제자리에 멈춘 갑오징어는 촉수로 깔때기를 막고 호흡 속도를 낮췄으며, 외투의 움직임을 자제하는 방법을 통해 전기장 강도를 6μV까지 감소시켰다. 이는 평상시 발산하는 전기장의 강도와 비교해 무려 89% 줄어든 수치다. 베도르는 갑오징어의 이러한 은신 전략의 실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전기장 발생장치와 상어들을 동원,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휴식을 취하는 갑오징어와 같은 세기로 전기장을 발생시키자 상어들은 매번 기계의 위치를 찾아내 물어뜯었다. 그러나 은신상태의 갑오징어 수준으로 전압을 낮췄을 때는 발각 확률이 50%로 줄어들었다. 만약 은신을 시도했는데도 불구하고 발각 당했을 경우 갑오징어가 취할 수 있는 최종 회피수단은 먹물을 뿜어낸 뒤 외투강 속의 물을 강력히 분사해 도망가는 것 뿐이라고 베도르는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오히려 상어를 유인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베도르는 “상어들은 분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장에 흥분을 느끼며, 갑오징어가 분출하는 잉크의 맛에도 이끌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영국 왕립학회보(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호에 발표됐다. 사진=ⓒ위키피디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日언론 “야스쿠니 폭발 인근 CCTV서 한국인 찍혀” 경시청 “용의자 특정되지 않아… 기사 당혹스럽다”

    日언론 “야스쿠니 폭발 인근 CCTV서 한국인 찍혀” 경시청 “용의자 특정되지 않아… 기사 당혹스럽다”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서 최근 폭발음이 발생한 사건의 용의자로 한국인이 지목됐다는 일부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일본 정부는 확인을 거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3일 “수사 공조 요청을 하고 법과 증거에 기반해 적절하게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본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외국에 있는 인물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가 분명하면 외교 경로를 통해 그를 넘겨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일반론을 전제로 이같이 답변했다. 그러나 스가 장관은 일본에 머물다 한국으로 출국한 남성이 이번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보도에 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이유로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다만 그는 “테러인지 게릴라인지를 포함해 경시청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지지통신은 스가 장관의 발언은 “(한국에 대한) 수사 공조 요청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터폴 라인을 통한 일본 측의 공조 요청은 현재까지 전혀 없다”면서 “일본 경시청 책임자도 ‘용의자가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일본 경시청의 책임자와 전화로 얘기했는데 ‘왜 이런 기사가 났는지 당혹스럽다’는 게 일본 측의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날 “일본 공안 당국이 해당 보도와 관련해 일본 언론에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달 23일 야스쿠니 신사의 화장실에서 폭발음이 발생하기 약 30분 전부터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남성이 한국인이며 그가 이미 한국으로 돌아간 상태라고 수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NHK와 요미우리신문 등 대다수 언론들도 “CCTV에 찍힌 남성은 한국인이며 범행 현장에서 한국산 건전지 등이 발견됐다”며 한국인이 유력한 혐의자임을 시사하는 기사를 실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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