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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연자, 망막질환 발생위험 50% 높다”

    흡연자는 망막질환인 ‘습성 황반변성’ 발생 위험이 50%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성수·임형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검진코호트 연구를 수행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민건강보험 검진코호트는 2002~2003년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의 10%인 51만명이 2013년까지 병원에서 건강보험을 청구한 내역이다. 연구팀은 51만명 중 나이, 체질량, 신체활력징후, 동반질환 등 비슷한 수준을 보유한 사람을 흡연집단과 비흡연집단으로 구분했다. 여성은 설문에서 흡연 여부를 잘 밝히지 않아 연구에서 제외했다. 두 집단에는 각각 6만 4560명의 남성을 배정했다. 이후 2009년 8월부터 2013년 12월 사이 이들 집단에서 습성 황반변성 발생이 얼마나 일어났는지 살폈다. 황반변성은 사물이 휘어 보이거나 시야 중심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발생해 실명할 가능성이 큰 질환으로 습성과 건성으로 나뉜다. 대부분의 황반변성은 건성이며 습성 황반변성은 희귀질환에 속한다. 조사 결과 습성 황반변성은 비흡연집단에서 154명, 흡연집단에서 227명이 각각 발생했다. 위험비로 환산하면 흡연집단이 비흡연집단보다 발생확률이 50% 더 높은 것이다. 다만 과거에 담배를 피웠더라도 현재 끊었다면 위험률이 소폭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흡연했지만 현재 금연하는 집단(1만 9688명)에서는 60명, 현재도 흡연을 유지하는 집단(4만 4872명)에서는 167명의 습성 황반변성 환자가 발생했다. 이를 비흡연집단과 비교하면 과거 흡연했지만 현재 금연하는 집단은 21%, 흡연을 유지하는 집단은 65% 습성 황반변성 발생확률이 높았다. 김 교수는 “현재 흡연을 유지하는 집단보다 금연 집단에서 발병 확률이 낮기 때문에 한쪽 눈에 습성 황반변성을 지닌 환자나 건성 황반변성 환자는 금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영국안과학회지에 실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경형 칼럼] 안철수 ‘중도’ 험해도 가야 한다

    [이경형 칼럼] 안철수 ‘중도’ 험해도 가야 한다

    다원화한 한국 사회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담는 대의정치의 틀로 양당제는 한계가 있다. 이해관계의 결이 복잡해진 유권자들은 기존의 폐쇄적인 진영 논리에 거부감을 갖는다. 현 20대 국회의 정당 구도는 2강 2약의 4당 체제의 다당제이긴 하지만 더불어민주당(121석)과 자유한국당(116석)이 전체 의석의 80%를 차지함으로써 적대적 공존의 거대 양당 체제의 국회 운영과 별 차이가 없다.올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야권 재편의 시동을 걸고 있다. ‘합리적 진보’의 기치를 내건 국민의당과 ‘개혁 보수’의 바른정당이 통합을 이뤄 이념적 온건성과 합리적 중간지대를 표방하는 ‘중도 개혁 신당’을 정립해 나간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추구하는 이념적 좌·우 노선이 대립하고 있는 현실에서 중도주의 표방은 중간지대 유권자들의 정치적 의사를 수렴할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치적 이상과 현실의 괴리다. 국민의당(39석)과 바른정당(11석)이 어제부터 ‘통합추진협의체’를 가동하기 시작했지만, 국민의당은 통합파(21명)와 통합 반대파(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소속 18명)가 갈라서고 있다. 안철수 대표가 이런 분열을 극복하지 못하면 ‘국민의당 통합파와 바른정당이 통합한다 해도 ‘중도 신당’은 32석에 그치고 나머지 국민의당 통합반대잔류파도 원내교섭단체 구성마저 어렵게 된다. ‘중도 신당’과 민주당, 한국당이 정립하는 ‘신3당 체제’가 되든, 아니면 ‘변형 4당 체제’로 바뀌든 현재의 정당 구도보다는 대의정치가 더 진화할 것으로 본다. 폭이 넓어진 국민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반영할 수 있고, 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정치 구조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와 호남계가 20대 총선과 19대 대선을 겨냥해 급조한 정당이다. 안 대표는 호남 정치세력이, 호남계는 ‘안철수 간판’이 필요했던 것이다. 바른정당은 박근혜 탄핵을 찬성해 구 여당을 뛰쳐나와 과거 친정인 한국당으로 복귀하지 않은 의원들이다. 야권이 재편되는 것은 올 지방선거와 2년 후 21대 총선을 앞둔 정당들의 민심 수렴 작용이다. 리얼미터가 정초에 발표한 정당별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50.3%, 한국당 16.8%, 국민의당 6.2%, 정의당 5.7%, 바른정당 5.6% 였다. 조사기관에 따라서는 한국당이 10% 선에 머물기도 한다. 한국당의 현 의석은 116석으로 전체 의석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당 지지도와 의석수 간의 괴리가 매우 크다. 언론사의 신년 여론조사 가운데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두 당의 합산 지지율을 넘어서고, 제1야당인 한국당의 지지율을 앞선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는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합 신당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크고 현 야권은 재편돼야 한다는 주장의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 정치사에서 ‘중도 노선’은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자기 노선이 없거나 ‘사쿠라’(변절자) 노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박정희 유신 독재 시절 당시 야당인 신민당의 이철승 대표최고위원이 내건 ‘중도통합론’이 ‘중도 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다. 대여 극한투쟁 노선으로는 야당이 설 자리가 없으니 ‘제도권에 참여해 개혁하자’는 실리 추구 노선이었다. 이 대표는 ‘사쿠라’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1978년 제10대 12·12 총선에서 신민당은 여당인 공화당을 총득표 면에서 1.1% 앞서는 승리를 거두었고, 이런 결과는 결국 유신 독재의 종말을 재촉했다. 안철수 대표가 ‘중도 신당’을 출범시키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실천적 중도 개혁 정당’이라고 내세우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문재인 대통령 정부의 진보정책 드라이브에 어떤 대안을 내놓을 것인지 밝혀야 한다. 홍준표 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의 보수 노선이 왜 국민의 호응을 받지 못하는지 ‘중도 정책’ 제시로 설명해야 한다. ‘중도 신당’을 유권자들에게 세일할 분명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한다.
  • “美, 북핵 억제하고 싶다면 무조건 국교수립해라”

    “美, 북핵 억제하고 싶다면 무조건 국교수립해라”

    “미국이 북한 핵을 억제하고 싶다면 무조건 국교 수립을 시도할 때가 됐다.”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외교정책 자문관을 지낸 핵 비확산전문가 베넷 램버그 박사는 30일 미국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램버그 박사는 “미국은 국제적인 대북제재, 군사력 과시, 비밀 외교활동이나 엄포 그 어떤 것을 통해서도 북한의 핵폭탄 야욕을 막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모든 핵폭탄과 무기 재료의 위치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어떤 초정밀 공습도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하게 제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참수작전도 확실하게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김정은이 ‘만약 내가 죽는다면 다른 모든 사람을 몰살시키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램버그 박사는 “북한으로 쳐들어가는 것도 새로운 한국전쟁을 유발하며 수십만 명의 한국 국민이 목숨을 잃을 것이고 북한이 핵을 터뜨린다면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마지막 공격 전략도 실효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램버그는 “1960년대 중국이 핵보유국으로 부상했을 때 미국의 대응을 보라”며 “닉슨 전 대통령은 국교 수립의 문호를 열어 중국의 핵 위협을 효과적으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1974년 베이징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처럼 북한에 무조건 국겨를 개방하는 것을 시도할 때라는 설명이다. 램버그 박사는 “중요한 것은 무조건성이라는 조건이 남한의 핵 균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적용돼야 한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경제적 압박을 종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핵보유국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제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도 상주 대표단이 남북한 양국 수도에 주재하게 되면 남북 긴장을 쉽게 조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외교관과 정보요원들이 북한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세계 지도자들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 한다면 김정은 정권의 생존을 보장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성리학의 성지 ’ 꿈꾼 송시열 은거처… 선계가 따로 없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성리학의 성지 ’ 꿈꾼 송시열 은거처… 선계가 따로 없네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화양동계곡은 선계(仙界)가 아닌가 싶을 만큼 아름답다. 일대는 국립공원이자 국가 지정 자연문화유산인 명승이다. 더불어 조선 중기 사상계를 이끈 우암 송시열(1637~1689)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역사 유산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우암이 이끈 조선성리학의 이념을 다양한 방법으로 형상화해 놓은 일종의 거대한 상징물이라고 해도 좋겠다.화양동의 우암 유적이라면 만동묘(萬東廟)와 흥선대원군의 일화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만동묘는 우암의 뜻에 따라 임진왜란 때 원병을 보낸 명나라의 신종과 마지막 황제 의종을 제사 지내고자 제자 권상하가 1704년(숙종 30) 지은 사당이다. 다양하게 각색되어 전해지는 일화 가운데 하나는 대원군이 부축을 받으며 만동묘 계단을 오르다 묘지기 발길에 차여 나동그라졌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진다. 대원군은 아들인 고종이 왕위에 오르고 권력기반이 확고해지자 만동묘의 제사를 철폐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으로 복수했고, 우암을 제향하는 화양서원을 포함해 650개 남짓하던 서원을 대부분 훼철하고 47개 사액 서원만 남겨 두었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긍정적 기능을 발휘하던 서원이 지연·학연·당파의 거점으로 떠오르면서 병폐가 커진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화양서원과 만동묘는 조선 후기 권력을 독점한 서인(西人)의 정치적 성지(聖地)였다. 묘지기조차 파락호(破落戶) 시절의 대원군쯤이 눈에 보일 리 있었겠느냐고 만동묘 일화는 되묻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화양동을 찾아 만동묘에 오르다 보면 ‘그렇게 나동그라진 대원군이 어떻게 되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만동묘 계단은 비정상적인 만큼 가파르고, 발을 딛는 바닥도 너무 좁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구나 엉거주춤한 게걸음으로 오르내릴 수밖에 없다. 풍수지리적 설계라는 주장도 있지만, 참배자에게 경건한 자세를 요구하고자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 조금 더 그럴듯하다.계단은 가파른 데다 매우 높다. 이런 데서 발길에 차여 굴러떨어진다면 최소한 중상을 입는 것이 불가피하고 고령자나 약골이라면 초상을 치르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니 대원군 일화는 실제 그랬다기보다 위험한 계단에서 국왕의 종친(宗親)에게 묘지기가 발길질을 서슴없이 해댔다는 이야기를 세상이 믿을 만큼 화양서원과 만동묘의 위세가 하늘을 찔렀다는 우회적 표현이 아닐까 싶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화양분소 앞에 있는 주차장에서 내리면 화양천을 따라 화양구곡(華陽九曲)이 시작된다. 우암 유적은 1㎞ 남짓 걸어 올라가면 나타난다. 만동묘와 화양서원이 한데 모여 있다. 1870년 철폐된 만동묘는 대원군이 권좌에서 물러난 뒤 1874년 유림의 상소에 따라 부활했다. 하지만 일제는 1908년 조선통감의 명령으로 만동묘를 철폐한 데 이어 1942년에는 건물을 헐어 괴산경찰서 청천면주재소를 짓는 자재로 썼다.묘정비(廟庭碑)를 비롯한 석물(石物)만 남았던 화양서원과 만동묘는 최근 상당 부분을 복원했다. 그런데 만동묘정비에 다가서면 새겨 놓은 글자들을 모두 정으로 쪼아낸 흔적을 볼 수 있다. 일제가 훼손한 흔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양구곡은 송나라 유학자 주희(1130~1200)의 무이구곡(無夷九曲)을 본받은 것이다. 조선은 주희, 곧 주자의 성리학을 이념 기반으로 창건한 나라다. 주희는 한때 복건성(福建省) 무이곡(武夷曲)에 은거하면서 무이정사(武夷精舍)를 짓고 후학을 가르치는 데 진력했다. 더불어 무이산 아홉 굽이에 각각 이름을 붙이고는 흔히 무이구곡가(無夷九曲歌)라고 불리는 무이도가(武夷櫂歌)를 지었다.회재 이언적(1491~1553)이 경주 양동마을에 지은 독락당(獨樂堂)과 사산오대(四山五臺)도 주희를 모범으로 삼았다. 퇴계 이황(1501~1570)은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을 남겼는데, 이 또한 주희가 ‘무이정사잡영 병서’(武夷精舍雜詠 幷序)에 12편의 시를 남긴 것과 관계가 있다. 제자들은 ‘도산십이곡’을 ‘도산구곡’(陶山九曲)으로 정리해 무이구곡에 비견하기도 했다. 율곡 이이(1536~1584) 역시 황해도 해주 석담에 은거할 때 은병정사(隱屛精舍)를 짓고 주변 자연을 고산구곡(高山九曲)이라 했다. 화양구곡 역시 이런 전통을 따른 것이다. 우암은 청나라가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중원(中原)을 차지함에 따라 중국에서는 끊어진 주자의 학문적 정통성을 조선에서 이어 간다는 자부심을 가졌던 인물이다. 그는 ‘삼전도의 치욕’ 이후 청나라를 친다는 북벌론(北伐論)을 주창하기도 했다. 하지만 꿈이 멀어지자 중원을 회복하지 못하는 남송을 안타까워하며 무이곡에 은거한 주희의 심정으로 화양동에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화양동계곡을 두고 실학자 이중환(1690~1756)은 ‘택리지’(擇里志)에서 ‘금강(金剛) 이남의 제일산수(第一山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우암에 앞서 퇴계도 이곳을 찾았다가 산수의 아름다움에 반해 아홉 달을 머물렀다. 퇴계는 선유구곡(仙遊九曲)이라 했는데, 우암의 화양구곡과는 명칭의 상당 부분을 공유한다. 그래서인지 화양구곡을 확정한 사람은 우암이 아닐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기도 한다. 화양동의 연혁을 기록한 ‘화양지’(華陽志)는 화양동이 ‘청주 청천현 동쪽 20리 낙양천(洛陽川) 중에 있다’고 적었다. 우암이 1666년(현종 7)부터 사약을 받고 세상을 떠나기 전 해인 1688년(현종 14)까지 23년 동안 한 해에 몇 달 동안은 화양동에 머물렀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그러고 보면 화양동이나 낙양천이라는 이름도 우암식 존주대의(尊周大義)의 분위기가 짙다. 화산(華山) 남쪽의 화양은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 주왕을 쳐서 무공을 세우고 해산했다는 고사(故事)가 있고, 낙양은 한·위·수·당의 수도였다.화양서원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화양천 건너에 작은 집이 눈에 띈다. 우암이 무이정사를 본받아 지은 암서재(巖棲齋)다. 우암은 ‘시냇가 바위 벼랑 열려 있어/ 그 사이에 집을 지었네/ 조용히 앉아 경전을 가르침을 찾아/ 분촌(分寸)이라도 따르려 애쓰네’라는 시를 남겼다. 암서재의 분위기를 잘 묘사했다는 생각이 든다. 화양구곡의 제6곡인 첨성대 주변 바위에는 갖가지 각자(刻字)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명나라 의종과 신종이 각각 썼다는 ‘비례부동’(非禮不動)과 ‘옥조빙호’(玉藻氷壺), 선조와 숙종의 어필(御筆)인 ‘만절필동’(萬折必東)과 ‘화양서원’(華陽書院)이다.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엿보이는 필자(筆者) 선정이다. ‘예(禮)가 아니면 행하지 말라’는 비례부동과 ‘옥(玉)처럼 맑고 투명한 마음’을 가리키는 옥조빙호는 성리학의 가르침이다. 만절필동은 ‘강물이 일만 번을 굽이쳐 흐르더라도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뜻이다. 충신의 절개를 꺾을 수 없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라고 한다.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만동묘라는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고 한다. 강물이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 나간다는 인식부터가 철저히 중화주의적이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훈계하는데 손전화 만지작” 후배 폭행 스모 요코즈나 결국 은퇴

    “훈계하는데 손전화 만지작” 후배 폭행 스모 요코즈나 결국 은퇴

    같은 몽골 출신의 청소년 선수를 술자리에서 폭행해 입길에 오른 일본 국기인 스모 요코즈나(스모에서 가장 높은 등급) 하루마후지 고헤이(33)가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스모협회(JSA) 대변인은 하루마후지의 코치인 이세가하마가 협회에 은퇴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정신적으로 더 버틸 수 없다”는 그의 발언을 전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일본의 국기로 인기 높은 스모는 특히나 요코즈나에 오른 선수에게 엄격한 품위를 요구한다. 따라서 하루마후지가 지난달 25일 돗토리현에서 같은 몽골 출신 스모 선수들끼리 술을 마시던 2차 자리에서 한참 어린 다카노이와에게 ‘예의가 없다’, ‘선배에게 인사를 제대로 하라’ 등의 설교를 하다 다카노이와가 손전화를 만지작대며 건성으로 듣자 홧김에 손바닥과 주먹으로 가격하고 리모트컨트롤을 던진 것으로 전해지자 많은 일본인들이 충격에 빠졌다. 스모 팬들은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다카노이와는 골절과 두개골 파열 등으로 입원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16세 때 일본 스모에 데뷔해 2012년 처음으로 요코즈나에 오른 하루마후지는 지난 14일부터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공개적으로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명예롭지 못한 은퇴를 택하게 됐다. 전날 JSA 자문기구도 “아주 강경한 처벌”을 요구했지만 이렇다 할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최근 스모계에서는 추문과 폭행, 승부조작, 마피아 연루설 등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한 선수와 이세가하마가 동료 선수를 두들겨 패 한쪽 눈을 잃자 30만달러를 합의금으로 건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2011년에는 13명의 성인 선수들이 승부조작 스캔들에 연루됐고, 스모 선수들과 야쿠자 조직원들이 결탁돼 있다는 추문도 잇따랐다.2010년에도 다른 몽골 출신 요코즈나가 술자리에서 주먹다짐을 벌여 은퇴했다. 2007년에는 한 어린 초심자가 나이 많은 선수들에게 구타당해 목숨을 잃은 일도 있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새 영화] ‘메소드’

    [새 영화] ‘메소드’

    ‘퀴어인 듯 퀴어 아닌.’ 스크린에서 카리스마 상남자로 각인돼 있는 박성웅이 첫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그런데 대상이 남자다? 두 남자 사이의 애틋한 눈빛과 몸짓이 오가고, 격렬한 키스신까지 나온다. 하지만 퀴어 영화(성소수자를 다룬 영화)라고 단정 지어 버리면 곤란할 것 같다. 새달 2일 개봉하는 영화 ‘메소드’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연기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메소드는 배우가 자신이 맡은 배역과 실제 자신을 동일시하며 그 인물의 내면에 완벽하게 몰입해 연기하는 방식을 말한다.베테랑 배우인 재하(박성웅)는 메소드 연기의 달인이다. 화가인 희원(윤승아)과 단란한 보금자리를 꾸미며 살아간다. 월터와 싱어, 두 남자 사이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2인극 ‘언체인’의 상견례 자리에서 아이돌 가수 영우(오승훈)를 만난다. 툭하면 늦고 연기 연습도 건성건성인 영우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처음에는. 하지만 영우를 조금씩 연기의 길로 이끌어 주고, 또 점차 자신을 따르게 되는 영우를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연극 준비에 몰입하며 점점 더 가까워지는 두 남자를 지켜보며 희원은 불안해한다. ‘오로지 진실할 뿐이다. 거짓을 말할 때조차도’ 메소드 연기의 대가로 알려진 알 파치노의 이야기를 자막으로 보여 주며 시작한 영화는 영우의 대사로 끝맺음한다. “나는 완벽한 ‘싱어’였고, 당신은 그냥 ‘월터’였네요.” 관객들은 영화관을 나서며 무척 궁금해할 것 같다. 누가 메소드 연기를 펼친 것인지, 과연 이들이 사랑하긴 한 것인지. 영화는 연기와 현실의 경계를 미묘하게 넘나들며 즐거움을 주는 데 방은진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배우로 시작한 그는 ‘오로라 공주’(2005)를 시작으로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을 선보이며 감독으로서 입지를 단단히 다져 오고 있다. 원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연극 ‘언체인’의 연출을 제안받았으나, 그 내용을 스크린으로 가져와 펼쳐 보고 싶다는 생각에 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박성웅의 연기야 크게 부연하지 않아도 늘 그렇듯 손색이 없다. 영우를 연기한 오승훈은 신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난 연기를 보여 준다. 순제작비 3억원에, 한 달 18회차로 마무리한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듦새가 빼어나다. 지난해 ‘대배우’, ‘커튼콜’에 이어 연극 무대 안팎을 다룬 작품이 또 등장한 것도 반갑다. 연극 ‘언체인’도 실제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라고.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밀레·노스페이스·머렐·콜핑·빈폴·케이투 등 비싼 값 못하는 등산바지

    가을 단풍철을 맞아 아웃도어 의류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의 등산 바지가 땀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12개 아웃도어 브랜드의 등산 바지 12개 제품을 대상으로 기능성·안전성·내구성 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땀을 빠르게 흡수하는 정도인 흡수성(1~5급)은 모든 제품이 1∼2급으로 매우 낮았다. 소비자원은 “업체들이 자사 등산 바지가 땀을 잘 흡수하고 잘 마른다고 표시,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흡수성과 속건성이 매우 낮았다”고 지적했다. 물이 옷에 닿았을 때 빠르게 스며들지 않도록 튕겨 내는 ‘발수성’(0~5급)의 경우 세탁 전에는 모든 제품이 4급 이상으로 양호했다. 하지만 아웃도어 전용 세제를 사용해 손세탁을 하고 나니 머렐(5217PT118), 콜핑(KOP0930MBLK) 등 2개 제품의 발수성이 1급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밀레(MXMSP-003M6) 제품은 햇빛에 의해 색상이 변하지 않는 정도인 ‘일광견뢰도’가 소비자원 섬유제품 권장 품질 기준에 못 미쳤다. 폼알데하이드, 아릴아민 등 유해물질 시험 결과에서는 모든 제품이 안전기준을 통과했다. 다만, 발수가공제로 인한 ‘과불화화합물’은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레드페이스(REWMPAS17110), 빈폴, 케이투 5개 제품에서 유럽의 민간 친환경인증 기준치(1.0㎍/㎡)를 초과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길섶에서] 알고 보면 다른 것/황수정 논설위원

    출근길에 방화대교 아래를 지난다. 차를 달리다 보면 하필 그 언저리에서부터 막히고는 한다. 싱겁게 솟은 다리 아래를 우물쭈물 지나게 되는데, 어감도 그렇거니와 방화대교는 상쾌한 이름일 수 없었다. 그렇게 빼딱한 눈으로 근 십년 가까이. 다리에 조그맣게 붙은 한자 이름표를 문득 보았다. 꽃을 곁에(傍花) 두었다니. 이 심심한 다리가 세상에나 꽃자리였다니. 지난날의 노방에는 꽃나무, 들꽃이 지천이었겠다는 말이지. 심심한 다리를 이제는 건성건성 지나지 못하고 있다. 구절초, 쑥부쟁이, 개망초. 성질 급한 가을 풀꽃들은 그새 어깨를 섞어 아침 바람을 탄다. 저 손톱만 한 꽃들이 힘 모아 다리를 세워 이름을 붙였으려나. 머리 위에 다리를 이고 저희끼리 등을 쓸며 피고 지고 했으려나. 매듭 없는 생각에 꼬리를 물리다 보면 지루했던 길이 지루하지 않다. 시시했던 것들이 시시하지 않다. 알고 보면 다르게 보인다. 세상의 안쪽에는 온갖 무늬들이 제 몫의 도랑을 파고 앉아 있다. 그 무늬들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심심하다, 못생겼다고 말하지 않기로 한다.
  • 빚 안 갚은 한국인 30대男 납치·감금한 중국인 피의자 검거

    빚 안 갚은 한국인 30대男 납치·감금한 중국인 피의자 검거

    도박 빚을 갚지 못한 한국인을 납치해 10일간 납치·감금한 중국인이 검거됐다.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은 20일 한국인을 납치·감금·폭행한 혐의로 공 유지아(28)가 검거됐다고 보도했다. 공씨는 중국 복건성 출신의 화교로 필리핀 말라떼에 위치한 팬퍼시픽 호텔에서 근무하는 카지노 직원이다.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정모(39)씨는 6일 밤 팬퍼시픽 호텔의 카지노에서 피의자 공씨에게 빌린 돈 60만 페소(한화 1200만원)를 탕진했다. 공씨는 정씨가 돈을 갚지 않자 7일 자정 10명의 공범과 함께 말라떼 지역 모처에 정씨를 감금했다. 공씨는 정씨 가족에게 정씨의 손발이 묶인 사진을 보낸 뒤 4백만 페소(한화 9000만원)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씨는 17일 오전 7시쯤 가까스로 탈출했다. 그는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을 통해 공씨 일당 등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팬퍼시픽 호텔에서 공씨를 검거하고 현재 10명의 공범을 추적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원 “北 ICBM급 사거리… 기술 미완성”…정보위는 “생각보다 개발속도 빠르다” 우려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한 국가정보원의 보고를 받고 “보고받은 것보다 개발 속도가 좀 빠른 것 같다”며 우려했다. 국정원은 북한 미사일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로 초기 수준의 비행시험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확한 사항에 대해서는 한·미 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서훈 국정원장은 11일 정보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보고를 했다고 정보위의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이 언론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의원은 “정보위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속도가 빠르다”며 “이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언급했다. 국정원은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지난 5월 발사에 성공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KN-17을 개량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북한이 확보했다고 주장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 성공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북한이 시험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ICBM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국정원은 종말 유도기술은 재진입 기술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북한이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 임시발사 방식인 고정형을 활용한 것으로 볼 때 아직 초기 수준의 비행시험으로 평가했다. 국정원은 정확한 사항은 한·미 당국이 분석 중이며 시간은 2~3주가 소요된다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지시로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하지만 현재 임박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시험발사에 집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6월 19일 치과 위생용품 공장 방문을 마지막으로 14일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다가 7월 3일 당 청사 집무실에서 미사일 발사를 승인하는 서명·친필사인을 했다. 발사 당일인 4일 새벽엔 김 위원장은 평안북도 미사일 발사장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내각 인사를 단행하고 외무성 부상에 허용복 외무성 아프리카·아랍·라틴아메리카 국장, 보건상에 장준상 보건성 부상을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또 북한에서는 평양 불법 거주자를 지방으로 이주시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평양 거주 선호, 돈벌이 확산, 뇌물 주고받기, 불법거주 용인 등 단속기관의 부패로 평양의 불법 거주자가 증가해 평양 내 불법 거주자를 지방으로 이주시키고 있다”며 “평양 인구를 억제해 재정 부담을 줄이고 체제 유지 부담 요인을 제거하려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맥도날드 햄버거병 “덜 익은 패티 받은 적 있다” 소비자 제보

    맥도날드 햄버거병 “덜 익은 패티 받은 적 있다” 소비자 제보

    고기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4세 여아가 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덜 익은 패티를 받은 적이 있다”는 소비자들의 제보가 7일 잇따르고 있다.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는 A씨는 맥딜리버리로 햄버거를 시켜 한 입 먹고 맛이 이상해서 뱉었더니 ‘불긋불긋’했다며 “맥도날드가 패티를 레어로 보냈다”는 경험담을 밝혔다. A씨는 맥도날드에 패티가 아예 안 익어서 왔다고 항의하니까 “원래 이 햄버거는 소고기라서 부드러움 식감을 위해 이렇게 익힌다”며 그럴 리 없다는 듯이 건성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어 “햄버거를 회수해 갔으니 눈이 있으면 봤을 텐데 전화 한 통을 다시 안 했다”며 “애들 잘 때 먹어서 다행이다. 애가 먹었을 생각을 하면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실제 A씨가 블로그에 공개한 사진에는 패티 안쪽에 안 익은 붉은색 고기 반죽이 그대로 확인된다. 지난달 KBS 뉴스는 ‘햄버거병’ 논란 이후 독자들이 보내온 ‘유사 사례’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이모씨의 두 아이는 비슷한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이중 둘째 아들(20개월)은 HUS(Hemolytic Uremic Syndrome·요혈성요독증후군) 판정을 받고 1개월여 입원 치료를 받았다. 김모씨도 경기도 일산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아이가 햄버거를 먹는 모습을 촬영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패티가 전혀 익지 않았던 것. 매장 매니저는 김씨에게 케이크와 쿠폰을 건네며 사과했고, 다행히 아이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덜 익은 패티’에 대해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작은 패티랑 큰 패티랑 굽는 시간을 다르게 맞춰야 한다”며 “작은 패티 시간으로 큰 패티를 구우면 덜 익은 패티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한편 맥도날드 측은 6일 “기계식 장비를 이용해서 일정한 온도에서 고기 패티를 굽기 때문에 덜 익은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맥도날드는 “한 번에 8~9개를 굽는데 당일 300여 개의 같은 제품이 판매됐지만 어떤 질병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어떻게 이 아이가 먹은 그 1장만 덜 익을 수 있겠나”라고 반박하면서 ‘조사를 통해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를 바란다.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맥도날드 ‘햄버거병’ 고소 사건을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2부(부장 이철희)에 배당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 하수처리수 재이용 확대

    가뭄이 연례화되는 가운데 경기도가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을 확대한다. 28일 도는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에 올해 428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내년에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국비 286억원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도는 “하루에 방류되는 하수처리수가 그냥 버려진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들 하수처리수가 하류 쪽 저수지 등에 유입되면서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흥과 구갈 공공하수처리시설의 하수처리수 7만 5000t이 매일 유입되는 용인 기흥저수지는 가뭄에도 46~47%의 저수율을 나타냈다. 기흥저수지는 현재 매일 12만 5000t을 오산천으로 방류, 인근 지역 1226㏊의 논은 모두 모내기를 끝냈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 용인 영덕천, 부천 심곡천, 김포 계양천 등에 하루 4만 700t의 농업 및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기로 하고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을 추진 중이다. 파주 LGD산업단지, 오산 누읍동산업단지에도 하루 4만 4200t의 하수처리수 공급사업을 벌인다. 도는 또 내년에 부천 여월천 등에서 14개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루 4만 8900t의 농업 및 하천유지용수, 4만 4200t의 공업용수, 1631t의 중수도 등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도내 하수처리수 재이용률은 15%대로 높아진다. 현재 도내 149개 공공하수처리시설의 하루 처리량은 464만t으로, 재이용률은 13.7%(63만t(13.7%)에 그친다. 신건성 도 수자원본부 상하수과장은“한 방울의 물도 헛되이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하수처리수 재이용 시설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선의로 가득한 지옥이었네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선의로 가득한 지옥이었네

    후암동 종점은 해방촌에서 후암동으로 막 넘어간 삼거리에 있다. 말이 종점이지 202번 버스 노선의 한쪽 종착점인데 차고지는 없고, 운전기사가 화장실 볼일 등으로 운전석을 나와 다리를 펴는 짧은 시간 정차 뒤 버스는 바로 되돌아간다. 우리 동네 길이 전에는 퍽 한산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교통량이 엄청 늘어서 불과 2차선 이면도로를 한참(2~3분 정도) 기다리다 건너게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아주 피곤할 때면 약이 올라서 “남의 동네 길을 왜 이렇게 많이 지나다니는 거야?” 악을 쓰며 차를 흘겨보기도 했다. 그러고 나면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욕설을 웅얼거리는 체머리 할머니가 된 기분이다.후암동 종점 부근 역시 통행 차량이 많지만, 좁은 찻길 한가운데는 섬처럼 화단이, 둘레에는 용산중학교 담벼락과 우리은행 지점이었던 건물과 나지막한 가게들이 오래 자리 잡은 가로수들과 어우러져 제법 종점 정취가 있다. 무엇보다도 인도 곳곳에 조금 폭이 넉넉한 데를 찾아 전을 펼쳐 놓은 노점상들이 그렇다. 은행나무 아래 풀어 놓은 좁쌀이니 찹쌀이니 몇 가지 곡물 꾸러미를 지키는 둥 마는 둥 바둑을 두시는 아저씨며. 우리은행은 근처에 작은 무인 영업점을 만들어 주고 두어 달 전에 이사 가버렸다. 내가 처음에 봤을 때는 한일은행이었는데, 한일은행 시절까지 합하면 아주 오래 그 자리에 있었을 테다. 어쩐지 섭섭하고 쓸쓸하다. 거기 주차장 울타리 한구석에 고양이밥을 놓고 있다. 은행원도 경비원도 눈감아 줘서 마음이 편했는데, 새로 올 사람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튼 지금은 관리인이 없어서 아무 눈치 안 봐도 되는데, 건너편 용산중학교 담벼락 아래 터주 격인 여인이 화분을 잔뜩 늘어놓아 운신이 좀 불편하다. 스티로폼 박스니 화분이니 물통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몸을 꼬부려야 한다. 원래는 길 건너에 있던 화분들인데, 이쪽이 더 넓고 통행인이 많아서 옮겼나 보다.나도 천리향 두 분을 샀다. 어느 한밤, 고양이밥을 놓고 있는데 그녀가 흰 꽃이 어여쁜 화분 하나를 들어 보이며 중얼거렸다. “얘가 주인을 못 만나 외롭다네요.” “아, 네, 예쁘네요.” 나는 화분에 생각이 없어서 건성으로 대꾸하다가 너무 무성의한 거 같아서 꽃 이름을 물어봤다. “천리향인데, 얼마나 향기로운지 몰라!” 천리향? 그렇잖아도 아연 생기 띤 그녀 목소리가 부담스럽던 차에 그 얼마 전 꽃집에서 천리향 가격을 묻고 사지 않은 친구 생각이 나서 마침 잘됐다 싶었다. 그래서 하나 샀고, 그걸 전해 줄 때 옆에 있던 친구가 자기도 천리향을 갖고 싶다고 해서 뒤에 하나 더 산 것이다. 나한테는 특별히 싸게 준다고, 가격도 아주 착했다. 며칠 전에는 그녀 때문에 울고 싶었다. 내가 쪼그려 앉으려는 순간 화분 사이에 앉아 있던 그녀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삶은 달걀 껍데기를 까면서 다가왔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미리 팔을 젓는데 “아까부터 언니 주려고 기다렸어”라는 것이다. 내가 “아, 아!” 하는 사이에 그녀는 “자, 이렇게 깨끗이 헹궈서”라면서 스티로폼 박스에 고인 누리끼리한 물에, 그것이 깊은 산속 옹달샘이라도 되는 양 껍질 깐 삶은 달걀을 넣어 휘저었다. 나는 “아, 그 더러운 물에! 안 먹어요! 안 먹어요!”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잠시 당황하더니 “그럼 깨끗한 물로 한 번 더 씻으면 되지. 이거 식당에서 받아 온 깨끗한 물이야”라면서 페트병을 기울여 달걀을 씻더니 쪼그려 앉는 바람에 도망도 못 가고 연신 안 먹는다며 비명을 지르는 내 입에 쏙 밀어 넣었다. 그걸 먹고도 무탈하니 내가 퍽 건강한가 보다. 내게 삶은 달걀 하나를 먹이고 싶어 한 그 마음도 내 몸에 피가 되고 살이 됐을 것이다. 지금은 개점 폐업 상태인 구두 수선 부스를 본부로 해서 빈터마다 점령해서는 모종에서 묵나물까지 살고 죽은 온갖 식물을 철 따라 파는 여인네. 이 이는 인근에 점포를 가진 이들의 원성을 사서 드물지 않게 경찰이 달려오곤 한다. 그녀의 얼굴은 갈색이 돌도록 붉게 익은, 햇빛에 살이 튼 사과 같다. 야생동물 같은 데가 있는 그녀는 오토바이도 잘 타지. 어제 보니 양파 자루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그 옆에서 도라지를 까고 있더라.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다른 사람, 같은 생각으로 묶는 현대미술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다른 사람, 같은 생각으로 묶는 현대미술

    요즘 자주 눈에 뜨이는 것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공익광고다. 이는 우리 사회를 여전히 ‘OX’의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할 텐데, 여전히 국민들의 귀와 눈에 호소하는 캠페인만 있으니 그 효과가 글쎄다. 광복 후 생사를 두고 남과 북을 선택해야 했던 세대의 이분법적 사고도 문제지만, 그들과는 다른 세상에서 태어난 요즘 세대들의 OX적 사고는 더욱 문제다. 소위 빗나간 팬덤 현상이 그것이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문제제기보다는 대책이 중요하다. 그 답은 예술이자 현대미술이라는 사실이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2011)을 보면 나온다. 아무리 민주화된 사회라 하더라도 계급은 존재한다. 사유재산을 부정하고 모든 재산을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에도 실은 엄연히 계급이 존재한다. 아니 더하다. 소위 상위 1%를 위해 인민은 봉사하고 희생해야 하는 구조이다. 사실 이런 계급적 불평등은 인간의 욕망에서 나온다. 사람이란 모두 평등하기를 원하지만 실은 모두가 똑같이 평등해지는 순간, 남보다 다른 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상 어디건 간에 모든 곳에는 암묵적으로 계급과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것을 어떻게 메꾸고 서로 이해하며 살아갈 것이냐가 중요하다.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체적 장애’로 자유롭지 못한 필리프(프랑수아 클뤼제)와 ‘경제적 장애’를 겪는 드리스(오마 사이)는 환자와 간병인으로 만난다. 이 두 사람의 일상을 그린 ‘극과 극’의 드라마는 자유롭고 통쾌하며, 때론 눈물 짓게 하는 묘한 감동을 준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나머지 삶을 침대와 휠체어에서 보내야 하는 상위 1% 백만장자 필리프는 그를 돌봐 줄 간병인 겸 도우미를 찾는다. 이때 감옥에서 갓 나온, 가진 것이라고는 건강한 몸뿐인 하위 1% 드리스가 찾아온다. 그는 구직보다는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 구직활동 기록이 필요했을 뿐이라 건성으로 면접을 치르지만 필리프는 건들거리는 그에게 강한 호기심을 느껴 2주 동안 자신을 보살필 수 있을지 내기를 건다. 필리프의 저택 욕실에 반한 드리스도 이를 수락하면서 상위 1%와 하위 1%의 엇박자 동거가 시작된다. 두 사람은 ‘삶이 힘겹다’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사회적으로는 언터처블의 관계다. 언터처블은 인도 카스트 제도의 ‘불가촉천민’을 의미한다. 카스트는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신분제도다. 승려계급인 브라만과 귀족 크샤트리아, 상인계급인 바이샤, 피정복민이나 노예, 천민인 수드라 등 4계급으로 나누어지는데 불가촉천민은 최하위에도 못 미치는 제5계급으로 짐승이나 다름없는 계층을 말한다. 이는 극 중 가난하고 배운 것 없는 흑인 ‘드리스’를 지칭하지만 한편으론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소중한 우정을 뜻하기도 한다.물론 현대는 옛날처럼 계급사회가 아니다. 하지만 엄연히 직업, 재산, 교양에 따라 사람들을 암묵적으로 구분한다. 최고급 자동차가 6대인 상류층 귀족 필리프와 부양할 동생만 6명인 빈민 드리스는 말 그대로 딴 세상 사람들이다. 영화에서 이 두 사람을 이어 주는 것은 현대미술과 음악이다. 필리프는 붉은색 물감이 역동적인 추상미술 작품을 4만 4000유로를 주고 구입한다. 하지만 드리스는 ‘코피가 쏟아진 것’ 같은 것을 그림이라며 거액을 주고 사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장난 삼아 그림을 시작한다. 자신조차 무얼, 왜 그리는지 모르지만 즐겁고 신나는 그림 즉 ‘현대미술’을 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한다. 드리스가 영화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가진 자들의 위선과 허세 그리고 남과 다르다는 선민의식을 비꼬는 것이다. 그런 드리스의 ‘막 그린 현대미술품’을 필리프는 친척이며 파트너인 친구에게 1만 1000유로에 팔아넘기면서 둘의 우정은 더욱 깊어 간다. 드리스에겐 사기였고 필리프에겐 즐거움이었다. 백남준이 ‘예술은 사기’라 했지만 사실 현대미술의 범주에선 사기가 예술이 되려면 사기를 친 사람은 재미있고, 당한 사람은 즐거워 모두가 윈윈하는 게임의 법칙을 지킬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사실 이런 사기가 가능한 것은 현대미술은 관객의 숫자만큼 다양한 얼굴을 가졌기 때문이다. 저마다 생각과 느낌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또 볼 때마다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마치 책을 읽을 때 눈으로 읽는 것과 소리내어 읽을 때 느낌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민주사회에서 같은 것을 다르게 보는 것 그리고 서로 같은 것을 보지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고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대미술이 창의력을 키운다고 하지만 민주시민을 키우는 근간이다. 문화와 예술이 발전한 나라 대부분이 민주국가인 것도 이런 이치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보는 세상과 다른 사람이 보는 세상이 다르지만 이런 ‘언터처블’한 것들의 만남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열어 가는 힘이 되고 유머가 되고 감동이 된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알지 못하고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과 이해하고 우정을 쌓아 간다면 ‘현대미술’에서처럼 보이지 않거나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보고 만나게 될 것이다. 영화에서 관현악의 혁명가 베를리오즈가 누구에겐 프랑스의 유명 작곡가로, 한 사람에겐 임대 아파트 이름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거리가 있지만 그림만큼 음악도 두 사람을 이어 주는 매개가 된다.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셉템버’부터 ‘사계’에 이르기까지 적재적소에서 등장하는 팝과 클래식 음악은 두 사람의 ‘다름’을 ‘같음’으로 묶어 준다. 하지만 영화가 가슴을 더욱 뜨겁게 하는 건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극 중 필리프는 실제로 프랑스에서 샴페인회사를 경영하는 필리프 포조 디 보르고이며 드리스는 빈민촌 출신의 애브델이다. 이 이야기는 2003년 다큐멘터리로 제작됐고 이후 소설로도 출간돼 이를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역시 실화, 현실은 픽션보다 몇 백배 강하다.
  • ‘지역 숙원사업 해결하겠다’는 지방정부 취향 맞춤 지역별 대선 공약

    대선 후보들이 각종 지역 공약들을 쏟아냈다. 대선은 지역의 숙원사업을 해결할 주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동남권신공항이 그랬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시절에 영남 유권자를 위한 공약이었지만, 나중에 없던 일로 취소했다. 그러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시절에 ‘동남권신공항’은 대선공약으로 나왔다가, 집권기에 ‘김해신공항’ 건설이 결정됐다. 지방자치정부가 대선 지역 공약에 매달리는 이유다. 19대 대선 지역공약이 무엇들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인구의 24.6%가 몰린 경기도는 교통 및 주택 문제를 비롯해 수도권 규제 완화와 남부와 북부 간 불균형 문제 해결이 지역 현안이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대선 후보들은 수도권 문제 해결에 주안점을 둔 공약을 내걸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광역대중교통정책과 관련해 경기도가 그동안 꾸준히 요구해온 ‘수도권 광역교통청’을 신설함으로써 극심한 혼란을 빚는 수도권지역의 실질적인 교통정책 구현에 나서기로 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급행화+순환철도’를 통한 수도권 그물망 급행 광역철도망 구축, 수도권 지상전철 지하화 추진 기본계획 수립도 약속했다. 남부와 비교하면 차별을 받는 북부지역을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함께 ‘통일경제특구’를 조성해 남북경제공동체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3개 노선 건설에 6조 4000억원이 투입된다. 광명시흥과 일산에 테크노밸리 조성하는 데 각각 1조 7000억원, 1조 6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안산시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안산 사이언스밸리에 국책연구소, 글로벌 융복합연구소, 벤처창업혁신센터 유치 등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기 남부를 4차산업 중심 테크노밸리로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인공지능·로봇기술·생명공학·자율주행 단지를 조성해 차세대 4차 산업을 선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및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각오다. 극심한 도로정체와 출·퇴근 교통혼잡 등 도민의 교통불편 해소를 위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3개 노선의 조속한 완성, ‘서울~세종 고속도로’ 조기완공도 약속했다. 부산시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는 평가다. 부산시가 핵심사업으로 추진 중인 2030 부산등록엑스포와 부산 해양수도 특별시,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 등에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다. 2030 부산 등록엑스포는 정부 도움과 지지 없이는 사실상 사업 자체가 힘들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같은 당 소속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제시한 24시간 안전한 김해신공항 건설 등 핵심사업을 대부분 공약에 포함했다. 홍 후보는 해양특별시 지정안도 채택했다. 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등록엑스포 개최지로 거론되는 강서구 대저2동 맥도 지역이 김해공항 주변이라서 소음 등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등의 이유로 채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리원전 5, 6호기 백지화 및 노후원전 수명 연장금지, 한국해양선박 금융공사 설립, 해양 신산업벨트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부주도 공공임대주택 보급, 제2대티터널 건성 등을 공약에 반영해 이들 사업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양측 후보의 공약채택률이 모두 50%가 넘어 부산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는 최우선 과제인 대구공항(K2)의 성공적 이전과 미래먹거리 산업 육성이 대선후보들의 공약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미래형 자동차 선도도시 조성, 맞춤의료 기반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글로벌 물산업 허브도시 조성, 인공지능 기반의 로봇무인이동체 융합클러스터 구축, 탄소자원화 산업클러스터 조성 등도 대선 후보들이 공약했다. 문 후보는 대구시 공약으로 ‘미래형 전기 자율주행차 선도도시 육성’을 내걸었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가 900여개에 이르는 점을 들면서 광주 친환경차와 더불어 자동차란 공통 분모로 두 도시 간 교류를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도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형자동차 선도도시 조성’으로 사실상 같은 공약을 내걸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여기에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의 종사자 고용 안정’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미래형 자동차 콤플렉스 타운·미래형 자동차 핵심기술 연구소 설립’을 추가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보수정권 10년 동안 ‘지역 홀대’ 논란을 겪은 광주는 진보 성향의 문 후보와 안 후보가 경쟁하면서 지역 공약실천 의지도 그만큼 높은 것으로 분석해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지역 현안 추진에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양 당은 광주·전남 상생 공약으로 5·18 정신의 헌정사적 의미와 헌법적 가치 규범화와 대한민국 에너지신산업 메카 육성 등을 제시했다. 광주∼나주 간 광역철도망 구축, 한전공대 설립 등의 세부사업이 포함됐다. 광주 공약으로는 ?광주공항 이전 지원 및 스마트시티 조성 ?한국문화기술(CT) 연구원 설립 ?민주·인권기념파크 및 국립 국가트라우마 치유센터 조성 등이 추가됐다. 문제는 40여조원의 예산이 걸림돌이다. 울산은 3D프린팅 연구원 설립,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조선해양플랜트 연구원 설립, 도시 외곽순환도로 조기 착공 등을 주요 공약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울산시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3D프린팅 연구원 설립은 주요 후보들이 모두 채택했다. 위기에 빠진 조선업 재도약을 위해서는 울산에 조선해양플랜트 연구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데 같은 견해를 보였다. 수소에너지 클러스터 조성과 수소자동차 실증도시 조성 사업 등도 모든 후보가 지원할 뜻을 보여 차기 정부의 지원 속에서 원활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원자력 발전소 건립과 관련해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신규 원전 반대하고 있다. 강원도에 대한 공약은 한결같이 9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와 열악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이다. 문 후보는 올림픽 성공 개최를 제1국정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와 유 후보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및 대회시설 국가관리’를 제시했다. 안 후보는 평화·경제올림픽 실현을,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북한이 참여하는 평화올림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후보들이 내놓은 강원도 SOC 공약은 제천~삼척 간 ITX철도 건설지원이다. 문 후보와 유 후보가 이 사업을 공약에 포함했다. 홍 후보는 광역교통망을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충북지역 현안은 이미 선점한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다. 문 후보는 오송을 대한민국의 바이오핵심도시로 조성해야 한다며 오송제3생명과학단지 국가산업단지 조성, 충주 당뇨바이오특화도시 건설, 제천 천연물 종합단지 조성 등을 통해 충북 바이오헬스 융합벨트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홍 후보는 “보건의료 7대 강국을 선도할 오송바이오밸리를 구축해 산·학·연·관이 한곳에 모인 세계 유일의 바이오클러스터를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충북 바이오밸리 조성 사업비는 5조 3000억원 정도다. 2003년 타당성 조사까지 마쳤으나 이후 14년동안 제자리걸음을 걷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에도 파란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충북이 요구하는 중부고속도로 남이~호법 구간의 6차선 확장에 필요한 사업비는 1조원 정도로 예상된다. 충북에게 ‘발등의 불’이 된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기대하지만, 세종시와 협의해야 할 문제다. 권선택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모두 문 후보와 같은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이라 기대가 크다. 세종시가 제시한 핵심 대선 공약은 ‘행정수도 완성’이다.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좌절돼 행정도시가 됐지만 이 시장과 시민은 행정수도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문 후보는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행정자치부도 조기에 옮기겠다”며 점진적 행정수도 완성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서울~세종고속도로 조기 완공도 약속했다. 대전시는 국내 첫 추진에 나선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조기 착공 지원을 요구했다. 문 후보가 당선되면 전체 사업비 6649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충남도는 장항선 복선전철 사업이다. 2012년까지 국비 7927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아산시 신창~전북 익산을 잇는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충남의 발전 동력이 된 서해안지역이 한층 발전되고 도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홍성·예산)의 획기적인 발전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후보와 경선에서 다툰 안 지사의 영향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북은 유력 후보들이 새만금 개발, 금융·농생명·탄소산업 육성을 공약으로 내걸어 ‘전북 몫 찾기’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새만금 개발은 문 후보, 홍 후보, 안 후보 등이 비슷한 공약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청와대에 새만금 전담부서를 설치해 대통령이 직접 새만금 사업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질세라 홍 후보는 새만금을 4차산업 첨단산업기지와 200만 기업특별시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후보도 새만금을 4차산업 미래혁명 전진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새만금 개발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는 새 정부에서 임기 중에 2조 7000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매립공사만이라도 정부 주도로 마무리해주길 바라고 있다. 새만금개발은 민자유치를 포함한 전체 사업비 22조원 가운데 지금까지 투자된 예산은 4조 4000억원에 지나지 않아 언제 완공될지 추정하기 힘든 실정이다. 전북 남원시가 추진하는 지리산 산악철도 건설도 이번 대선에서 유력 후보들의 단골 메뉴로 등장해 추진 가능성이 커졌다. 추정 사업비가 2500억원이지만, 후보들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전주문화특별시 지정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각 후보들의 공약에 등장했다. 전주문화특별시 지정은 민주당 경선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가 약속한 공약인데 문 후보가 이를 받아들였다. 안 후보는 전통문화도시 조성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지원해 전주시의 전통문화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기대한다.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들은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과 근접거리에 있는 장점을 살려 국토의 서남권을 대표하는 관문공항으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선 후보들은 전남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호남고속철도의 무안공항 경유’를 홍 후보만 빼고 모두 반영했다. 도는 호남 KTX 2단계 사업 가운데 광주 송정∼목포의 기존철로 33.7㎞를 고속화하고, 43.9㎞에 신선을 깔아 무안공항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비용 등을 고려해 광주∼목포 66.8㎞의 기존 선을 고속화하고, 무안공항으로 가는 지선 16.6㎞를 신설하는 수정안을 제시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총사업비는 전남도 안대로라면 2조 4731억원, 기획재정부 안은 1조 3427억원이 소요된다. 경북은 문 후보 측이 7조 3000억원이 들어가는 동해안 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등 11대 공약을 발표한 것에 주목한다. 가속기 기반 신약 클러스터 구축에 2조 3000억원, 탄타늄 클러스터 구축에 2조 580억원 등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 후보는 제4차 산업혁명 특구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 사업비는 37조 8000억원 규모다. 안 후보도 동해안 그린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등을 공약으로 채택했다. 경남 대선 공약은 문 후보와 홍 후보, 안 후보 등이 제시한 것과 같거나 비슷한 내용이 많다. 문 후보와 홍 후보 등은 사천·진주지역 우주·항공산업 육성과 창원기계산업단지 첨단화, 남해안 해양관광산업 육성, 김천~거제 구간 KTX 조기착공 등을 약속해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이들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주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지원 및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30% 이상 채용 제도화, 남해안을 동북아 해양관광중심지로 조성, 양산시 일원에 동남권 의생명특화단지 조성을 공약했다. 문 후보는 “4대 강 사업으로 낙동강 수질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수문을 상시 개방해 녹조 발생을 억제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아 환경단체 등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낙동강 보 수문 상시개방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홍 후보는 “김해 신공항의 활주로를 3.8㎞ 이상 길이로 건설해 영남권 허브공항으로 만들고 공항주변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는 “또 대통령이 되면 김천~거제 KTX를 즉시 착공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천·진주 항공산업단지를 고성군 쪽으로 확장하고 밀양 나노국가산업단지와 거제 해양플랜드 국가산업단지를 올해 안에 착공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홍 후보는 “우리나라도 이제 낙동강을 비롯한 4대 강 표류수를 수돗물로 공급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전국에 식수댐을 만들어 안전하고 깨끗한 수자원을 확보하고 경남지역에도 지리산 청정수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의 수돗물 공급 공약 내용은 청정 상수원 확보를 위해 낙동강 수문을 상시 개방하겠다는 문 후보 공약과 배치된다.
  • 대선 결과따라 부산 핵심사업은 희비 엇갈릴 듯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부산시가 추진 중인 각종사업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부산시가 핵심사업으로 추진 중인 2030 부산등록엑스포와 부산 해양수도 특별시,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 등에 변수가 생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5대 분야 40개 대선공약 중 10대 대표 공약을 선정, 지난 3월 중순 각 정당에 전달했다고 9일 밝혔다. 부산시가 민선 6기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2030 부산 등록엑스포는 정부의 도움과 절대적인 지지 없이는 사실상 사업 자체가 힘들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2030 부산 등록엑스포가 각 정당의 대선 공약에 채택되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같은 당 소속인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약인 2030 부산 등록엑스포 유치 등 부산시가 제시한 핵심공약 대부분을 채택했다. 따라서 홍 후보가 당선되면 이들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4시간 안전한 김해신공항 건설, 소음영향권 보상확대, 항공산업 클러스터 등의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홍 후보는 부산시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해양특별시 지정안도 채택했다. 이에 따라 해양특별시 설립 지원 특별법 제정, 해사법인 부산 설립 부산항만공사 지방공사화 등의 사업이 순조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2030 부산 등록엑스포는 현재 개최지로 거론되는 부산 강서구 대저2동 맥도 지역이 김해공항 주변이라서 소음 등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등의 이유로 채택하지 않아 차질이 우려된다. 이와 함께 부산시가 채택을 제안한 해양특별시는 해양수도로 한 단계 낮췄다. 김해신공항 건설도 동남권 관문공항이라고 표현을 사용해 다소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고리원전 5, 6호기 백지화 및 노후원전 수명 연장금지, 한국해양선박 금융공사 설립, 해양 신산업벨트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부주도 공공임대주택 보급, 제2대티터널 건성 등을 공약에 반영함에 따라 이들 사업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부산시가 추진하는 낙동강하굿둑 개방 사업, 부전역 복합 환승역 개발, 북항 해양산업 연구개발 및 비즈니스벨트 조성 등의 사업은 양측 다 찬성하고 있어 누가 당선되든지 사업추진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일부 핵심사업이 빠졌지만, 양측 후보의 공약채택률이 모두 50%가 넘는다”며 “이들 공약 사업이 새 정부의 국정과정에 반영되면 부산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공직체험] 혹시 엘리베이터에 갇혀 추락하면 어쩌지…자동 브레이크 작동…재난영화같은 참사는 없다

    [공직체험] 혹시 엘리베이터에 갇혀 추락하면 어쩌지…자동 브레이크 작동…재난영화같은 참사는 없다

    “많은 분들이 ‘엘리베이터 줄이 끊어져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아요. 하지만 단언컨대 현실에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타는 엘리베이터에 얼마나 많은 안전장치가 탑재됐는지 알고 싶다면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영화 ‘스피드’(1994년)를 보시라고 권해 드려요.” 아파트 단지 승강기 정기 검사 체험을 위해 경기 성남 서현2동 효자촌 동아아파트(1992년 7월 입주)를 찾아간 지난달 28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성남지사 이건성 팀장이 기자에게 점퍼와 안전화, 각반(바지가 펄럭이지 않게 무릎 아래를 감는 띠)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엘리베이터 내부를 직접 살펴보면 그런 걱정이 기우(杞憂)였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그는 자신했다. 이날 검사 대상은 2013년에 새로 설치한 현대엘리베이터 제품. 아파트 1층 입구에 검사 안내판을 설치한 뒤 2중의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 내부가 아닌 천장을 밟고 올라섰다.# 2만개 부품 모인 첨단 안전장치 집합체지만 상시 점검해야 엘리베이터 윗부분에 타고 어두컴컴한 통로를 거슬러 올라가니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스릴감과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날 정기 검사에 참여한 박우진 국민안전처 승강기안전과 사무관이 “겁을 너무 많이 먹은 것 같다”며 놀렸지만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사실이었으니까. 아파트의 맨 꼭대기로 올라가자 엘리베이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제어반과 권상기(엘리베이터 본체를 감아 올리는 기계), 조속기(본체의 운행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장치)가 한 곳에 모여 있었다. 이 팀장이 현장에서 각종 수치를 측정해 태블릿PC에 하나하나 입력하자 곧바로 승강기 오작동 여부가 자동으로 판별됐다. 특이하게도 한 조를 이뤄 검사에 나선 이 팀장과 승강기안전공단 정현진 주임은 서로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하곤 했다. 엘리베이터 검사가 다소 위험한 작업이다 보니 상대가 말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여부를 복명 복창(상대방이 내린 지시나 명령을 되풀이해 말하는 것)으로 확인하는 것이 이곳만의 원칙이란다. 정 주임은 “마지막으로 정전 체험을 해 볼 테니 놀라지 말라”고 귀띔했다. 비상 상황에서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버티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미리 신호를 주고 전원을 끊자 꼭대기 층에서 전속력으로 내려오던 엘리베이터가 큰 소리를 내며 덜컹거린 뒤 7층과 8층 사이에 멈춰 섰다. 엘리베이터 안이 금세 깜깜해졌다. 자체 배터리가 가동돼 비상 전화는 쓸 수 있었지만 반드시 켜져야 할 비상등은 들어오지 않았다. 검사에 동행한 현대엘리베이터 직원 오계환씨는 “어제까지도 정상적으로 불이 들어오는 걸 두 눈으로 봤는데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결국 이 엘리베이터는 비상등 수리를 전제로 ‘조건부 합격’ 판정을 받았다. 허윤섭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안전기술연구처 처장은 “엘리베이터는 2만개 정도의 부품이 모여 있는 매우 민감한 제품”이라면서 “수시로 살펴보지 않으면 (안전에 직결되진 않아도) 이번처럼 사소한 고장이 늘 생긴다”고 지적했다.# 제조사 한달에 한번 안전 점검… 공단 측은 1년에 한번꼴 정기검사 영화 ‘스피드’를 보면 테러범이 거액의 몸값을 받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폭탄을 설치하고 인질극을 벌인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추락시키려고 줄(와이어 로프)을 끊고 그래도 엘리베이터가 떨어지지 않자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모조리 폭파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엘리베이터를 추락시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는 것이 이 팀장의 생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모든 승강기는 제조업체가 매달 한 번씩 자체 안전 점검을 벌인다. 점검 결과는 승강기안전공단에 전송돼 빅데이터 형태로 저장된다. 승강기안전공단도 업체가 제대로 점검해 왔는지 1년에 한 번씩 직접 정기 검사에 나선다. 설치된 지 15년이 넘은 엘리베이터는 3년에 한 번씩 정밀안전검사도 한다. 이런 식으로 승강기안전공단은 매년 전국의 승강기(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리프트 등 포함) 60만대를 모두 검사한다. # 로프 끊겨도 자동 브레이크 작동… 추락 땐 스프링 완충장치 충격 줄여 그럼에도 엘리베이터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조속기가 작동해 본체를 세운다. 엘리베이터를 붙잡고 있는 와이어 로프(탄소강)는 자연적으로는 끊어지지 않는다. 설사 로프가 절단돼도 곧바로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자동 정지 시스템이 가동돼 본체를 다시 한 번 잡아줘 추락을 막는다. 만에 하나 자동 정지 시스템까지 파괴돼 자유낙하해도 맨 밑바닥에는 스프링으로 된 완충장치가 설치돼 있어 ‘매트리스’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폭탄 테러 같은 사고가 아닌 한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오지만 않으면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상상하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4년(2013~2016년)간 승강기 사고 통계에 따르면 사고 원인의 3분의2는 (기계 결함이 아닌) 이용자의 부주의나 과실에서 비롯됐다. 또 우리가 훨씬 안전하다고 믿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일어난 사고(62%)가 엘리베이터(31%)보다 두 배나 많았다. 박 사무관은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춰 서면 답답하거나 무섭다는 이유로 스스로 탈출하려고 하는데 이것이 가장 위험하다”면서 “(스스로 나갈 수 있어 보여도) 인내심을 갖고 119나 승강기 업체가 구조하러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면 100% 안전을 보장받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 남향 선호 주택 문화가 ‘엘리베이터 한 대’ 아파트 양산 1시간 넘게 이어진 검사 과정 동안 승강기를 타지 못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주민들의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아파트 한 동(棟)에 엘리베이터가 한 대씩밖에 없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팀장은 “남향을 지나치게 선호하는 우리 주거 문화 탓”이라고 답했다. 외국의 경우 향(向)의 제약이 없어 아파트 한 층에 4~5가구를 다양한 형태로 배치하고 엘리베이터도 두 대 이상 넣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남향집이 아니면 집값에 나쁜 영향을 받게 돼 아파트 두 채 사이에 엘리베이터 한 대를 끼우는 ‘성냥갑’ 아파트가 양산되곤 한다고. 그는 “이런 구조의 아파트에서는 한 대뿐인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 동 주민 전체가 위험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끝으로 승강기 점검의 애로를 묻자 허 처장은 “조직폭력배가 관리하는 빌딩 옥상에는 예외 없이 덩치 큰 맹견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사람보다 더 큰 개가 검은색 복장을 한 우리에게 달려들 때마다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고 혀를 내둘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28.5cm’ 길~~어진 투표용지, 무효표 안 되려면 이렇게!

    ‘28.5cm’ 길~~어진 투표용지, 무효표 안 되려면 이렇게!

    지난 25일(현지시간) 전 세계 116개국 재외국민 투표를 시작으로 5월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사실상 막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오는 5월 4~5일 이틀간(오전 6시~오후 6시) 사전투표 후 9일 본 대선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대선에는 14명이라는 사상 최다 후보가 출마해 유권자들의 꼼꼼한 주의가 필요하다. 출마 후보가 많은 만큼 투표용지도 길어져 자칫 기표 과정의 실수 탓에 국민 주권의 소중한 한 표가 무효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투표용지에는 모두 15명의 후보자가 인쇄 돼 있다. 이 가운데 기호13번 한반도미래연합 김정선 후보가 지난 20일 사퇴했지만, 선관위는 투표지에 김 후보의 이름과 정당명은 그대로 두는 대신 기표란에 ‘사퇴’라고 표시해 유권자의 실수를 막기로 했다.선관위는 오는 30일 대선 투표용지를 인쇄하며, 추가 사퇴자가 나오면 역시 정당명과 이름은 그대로 인쇄되지만 기표란에 ‘사퇴’가 찍혀 나오게 된다. 만약 용지 인쇄 이후 후보가 사퇴하면 투표용지는 일반 후보와 동일하게 찍혀 나오게 되지만, 이 경우 전국 각 투표소에 후보 사퇴 안내문이 부착된다. 결국 어떤 변수가 생기더라도 투표용지에는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부터 기호 15번 무소속 김민찬 후보까지 세로 정렬 형태로 인쇄되며, 투표용지 크기는 가로 10cm, 세로 28.5cm로 확정됐다. 투표용지가 세로로 길어진데다 현재 사퇴자를 포함해 15개의 기표란이 생기면서 선관위는 유권자들의 주의도 당부한다. 기표소 안에서 지지하는 후보 이름을 찾아 바로 오른쪽 비어있는 기표란에, 선관위가 현장에 마련한 도장으로 찍기만 하면 되지만 유권자의 실수에 따른 무효표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과 총선 등 선거에서 일부 유권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도장 번짐’(전사) 현상이다. 재외국민 투표와 사전투표의 관외투표(거주지 밖 투표)는 회송용 봉투에 밀봉하기 위해 투표용지를 접어야 하며, 일반적인 투표도 투표함에 넣기 전 용지를 접도록 하고 있는데 이때 투표용지가 접히면서 도장이 다른 후보의 이름이나 기표란에 번지며 무효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선관위는 도장 번짐에 따른 무효표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번짐 현상을 막기 위해 투표용지에 빠르게 침투한 후 바로 마르는 ‘초미립자 속건성 유성잉크’를 기표용구의 잉크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특정 후보에 기표한 것이 다른 후보자란 또는 여백 등에 번진 것으로 식별할 수 있으면 무효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실제 선관위는 의도적으로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복수의 후보에게 기표하는 행위 등을 제외하고는 폭넓게 유효표로 인정하고 있다. ▲기표 잉크가 다른 후보란에 번진 경우는 물론 ▲이름 오른쪽 빈 기표란이 아닌 후보자 정당명이나 이름에 걸쳐 기표한 표 ▲한 후보의 기표란에 복수의 도장이 찍힌 표 ▲심지어 투표용지의 여백에 여러 개의 도장이 찍혔더라도 후보자 한 명의 기표란에 도장이 찍혀 있으면 이 역시 유효표로 인정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용지는 잉크가 속건성인 만큼 가로든 세로든 어떤 방향으로 접어도 번질 가능성은 낮지만 그래도 걱정된다면 용지를 접을 때 접히는 면이 서로 맞닿지 않도록 살짝만 접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데스크 시각] 사회로부터 실명(失明)을 강요받는 노인들/유영규 금융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사회로부터 실명(失明)을 강요받는 노인들/유영규 금융부 차장

    “이제 눈 주사 그만 맞을 거야. 돈도 돈이지만 살면 내가 얼마나 더 살겠어?.” 이달 초 서울의 한 대형 안과전문 병원 복도. 치료를 포기하겠다는 70대 할아버지와 이를 말리는 자녀의 실랑이가 한창이다. 노인은 결심을 굳힌 듯했다. 결국 병원 문을 박차고 나선다. 이를 지켜보는 이들은 말이 없다. 왜 노인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 왜 자녀들에게 화를 내는 건지 이해하는 듯한 표정이다. 망막 병동에서 어렵잖게 목격할 수 있는 일상인 탓이다. 병원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저렇게 병원에서 사라지는 노인들은 결국 실명에 이르는 일이 많다”고 귀띔했다. 노인의 병명은 ‘황반변성’이다. 망막 중심부 대부분 시각세포가 모여 있는 황반이라고 하는 신경조직이 변해 생기는 질환이다. 당뇨병성 망막증, 녹내장과 함께 후천적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질환으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에 속한다. 지난해 이 병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4만 5000여명. 이 중 83%가 60대 이상 노년층이었다. 최근 4년간 환자 수는 50%나 증가했다. 통상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는데 습성인 경우 심하면 수개월에서 2년 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다행히도 요즘은 눈 속에 넣는 주사제 등이 개발돼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더이상 병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환자들에겐 필수적인 주사제지만 총 14회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한쪽 눈을 치료받는 환자는 약 1년 반, 양쪽 눈일 경우 10개월도 채 못 버틴다. 15회째부터는 주사 한 번에 100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노인 환자 중에는 그만한 경제력을 지닌 이가 극히 드물다. 결국 본인이 감당할 수도 없고 자녀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는 것이 미안한 노인들은 스스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가 의료보험 체계를 갖춘 나라 중 황반변성 치료제의 투여 횟수를 제한하는 곳은 한국과 대만이 유일하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투여 횟수의 제한이 없고, 나이에 따라 10~30%만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 현재 실명 위기에 처해 있는 황반변성 국내 노인은 수천명. 그렇게 다수 노인이 사회적으로 실명을 강요받는 셈이다. 생각해 보면 황반변성 환자는 건강보험이라는 한정된 재원 속 충분한 지원을 누리지 못하는 여러 환자 중 하나일 뿐이다. 무조건 황반변성 환자만 최우선적으로 지원하라고 주장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정부가 역학 조사와 실태 파악, 환자와 가족들에게 미치는 파급력 등을 조사해 우선순위를 정할 일이다. 그 결과에 따라 노인성 실명보다는 암이, 암보다는 치매가 더 급한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도 이런 큰 그림을 그리려 하는 이는 없다. 당장 대선판에는 약속이 넘쳐난다. 틀니와 임플란트, 보청기를 해 주겠다는 공약부터 치매 노인을 위한 요양보험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약속까지 말잔치가 난무한다. 선거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양한 보장성 확대 공약이 발표되지만, 정확한 수요나 건강보험의 지출 규모 등을 예측한 사례는 없다. 일단 표를 의식해 질러 놓고 정부 예산이 소요돼야 할 부분을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하도록 하는 일도 반복됐다. 늘 그렇게 우린 눈앞의 한 표만 급했다. 오늘도 망막 병원에서는 15번째 치료를 앞둔 또 다른 노인이 위로의 말 한마디 없이 실명을 강요받는다. 누군가는 이해할 만한 숫자로 도움을 끊는 이유를 설명해 줘야 한다. 그게 최소한의 도리다. whoami@seoul.co.kr
  • “부끄러워 숨기는 건 옛말” 여성청결제 시장 급성장

    “부끄러워 숨기는 건 옛말” 여성청결제 시장 급성장

    보수적인 성(性) 인식이 달라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청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 업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인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현재 약 3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여성청결제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헬스앤뷰티(H&B) 전문점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3월 16일까지 여성청결제 제품군의 누적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 상승했다. 성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던 여성청결제가 2010년 화장품으로 품목 변경이 이뤄진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제약 업체부터 화장품 업체들까지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하우동천 ‘질경이’ 홈쇼핑매출 210억 여성청결제 전문업체 하우동천의 ‘질경이’는 출시 1년 6개월 만인 지난 1월 TV홈쇼핑에서만 누적 매출 210억원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재구매율도 66%에 달하는 등 고정 수요층도 늘고 있다는 게 하우동천 측의 설명이다. 최근 중국, 홍콩, 필리핀, 멕시코 등에서 질염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 특허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베이징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의 여성청결제 전문 브랜드 사포렐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올해 초 국내 매출이 118% 증가했다. 사포렐은 민감성, 극민감성, 건성 등 본인의 피부 타입에 맞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전략으로 눈길을 끌었다.●佛 사포렐 국내 매출 118% 급증 제품의 형태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유리아주가 출시한 젤 형태의 ‘진피 리프레싱 젤’과 식물나라에서 선보인 거품 형태의 ‘더 편안한 여성청결제’ 등이 대표적이다. 물티슈 형태의 제품인 ‘썸머스이브 노멀 스킨 세정티슈’와 ‘사포렐 젠틀클렌징 세정 티슈’도 최근 2주 동안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물로 세정할 필요 없이 직접 분사한 후 화장지로 닦아 내는 미스트 형태의 제품도 나오고 있다. ●젤·거품·물티슈 등 제품 형태 다양 업계 관계자는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만 4세부터 여성청결제를 사용할 정도로 이미 보편화된 시장”이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약품’을 사용한다기보다 일종의 개인 위생용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땀과 이물질 등에 의해 세균에 감염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당분간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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