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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권재편/“통합이냐”·“난립이냐” 기로에

    ◎“정치권 물갈이” 새 인물 결집 타진/신당/상임대표제 싸고 다시 지분 다툼/통합/9월까지 윤곽… 결렬땐 정발연등 소통합 할듯 통합인가 난립인가.정국의 관심사인 야권재편문제를 둘러싸고 상치된 두가지 가능성이 동시에 점쳐지고 있다. 전자는 물밑접촉이 한창인 신민·민주 양당간의 통합협상을 가리키며 후자는 이른바 「정치권 물갈이」를 내세운 최근의 신당창당 움직임이다. 물론 본류는 통합문제다.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신민당과 민주당의 통합이 가시화하면 신당창당은 명분과 호흥을 얻기가 어렵고 자연히 빛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의 야권재편 움직임은 「통합실패=현상유지」의 등식이 성립됐던 종전의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통합에 실패하면 당을 뛰쳐나와 신당을 만들겠다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여기에다 기존 정치권의 움직임과는 무관하게 새로운 정치세력을 규합해 보려는 인사들도 병존하고 있다.김동길전연세대교수를 주축으로한 신당창당움직임이 그것이다. 첫번째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신민·민주당의 통합문제에 있어 우선적 관심의 대상은 김대중총재의 「무주구상」이다.5박6일동안 전북 무주의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고 13일 서울로 올라온 김총재는 오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통합 등에 대한 복안을 밝힐 예정이다.김총재의 측근은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양당간의 통합협상에 있어 가장 큰 쟁점은 지도체제문제였다.신민당은 김총재를 총재로 한 「단일성집단지도체제」를,민주당은 김총재와 이기택총재를 공동대표로 한 「공동대표제」를 각각 주장해 왔다.이 문제에 절충이 이루어지면 통합에 있어서 더이상의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양당의 공통된 입장이다. 김총재는 절충형이라고 할수 있는 「상임공동대표제」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공동대표제를 채택하되 자신이 한단계 위라고 할수 있는 상임대표를 맡겠다는 복안이다.이에대해 신민당의 주류측 인사들과 민주당측도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양당의 통합협상대표들은 이 방안을 놓고 이미 구체적으로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절충의가능성은 미지수다.상임공동대표의 권한을 놓고 양당은 상당한 의견차를 보인다.신민당은 상임공동대표의 권한이 당연히 강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민주당은 「공동대표」의 명칭 그대로 동등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민주당은 또다시 지분문제까지 들먹이고 있다.공동대표제일 때는 신민·민주의 지분비율이 6대 4 정도면 됐지만 상임공동대표제일 때는 5대 4 정도로 민주당의 몫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민주당은 어떠한 형태로든 신민당에 「흡수통합」됐다는 인상은 줄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변수라고도 할수 있는 신민당 비주류 모임인 정발연도 『상임공동대표는 대외적 대표로서의 역할만 담당할 뿐 공동대표 양자의 권한은 동등하다』면서 민주당의 주장을 거들고 있다. 따라서 김총재가 또 한발을 양보하지 않으면 절충의 가능성은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김총재는 그러나 『통합만이 선거에 이기는 길은 아니다』라고 여러차례 피력해 왔다.김총재의 이같은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김총재가 「상임대표제」를 제안하는 것조차도단지 대내외 통합압력을 고려한 「전술」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같은 시각에서 통합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신민당의 정발연일부와 민주당의 박찬종부총재등 비주류는 차선책으로 「소통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여기에는 이해찬·이철용·김길곤의원등 신민당탈당파와 이중재·양순직씨등 구야권 정치인 그룹이 포함된다.이들은 「세대교체」를 내세우는 「개혁신당」을 형성한다는 목표아래 정치권 밖의 참신한 인사들을 끌어 들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이들의 행동개시여부는 신민·민주당의 통합협상추이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들과는 또 달리 김동길전연세대교수와 김옥선전의원이 주축이 되어 벌이고 있는 신당결성움직임에는 임종기·유갑종전의원이 가담하고 있다.중산층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개혁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그러나 구심력이 약해 어느정도의 성과를 거둘지가 의문시되고 있다. 결국 통합에 있어서는 신민·민주양당 수뇌부의 통합의지와 신뢰회복 여부,신당창당에 있어서는 여건성숙과 추진 당사자들의 능력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야권의 이같은 재편움직임은 5∼6개월후로 예상되는 14대총선을 겨냥하고 있다.따라서 구체적인 윤곽은 9월말까지는 대체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며 만일 그때까지 성사되지 않으면 야권통합이나 재편문제는 자동 소멸될 조짐이다.
  • 수출업체 자금난/3분기에도 여전/무협 전망

    국내 수출기업들은 3·4분기에도 심각한 자금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20일 한국무역협회가 연간 수출실적이 1만달러이상인 8백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출기업 자금사정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71.3%가 현재의 심각한 자금난이 3·4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호전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28.7%에 불과했다. 자금난이 계속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들은 그 근거로 2·4분기중 신규 차입금의 평균금리가 전분기에 비해 0.7% 포인트나 높아지고 양건성 예금비중도 은행이 9.2%에서 9.6%로,제2금융권은 12%에서 13.3%로 각각 높아진 점을 들었다.
  • 「홍수 중국」 태풍 강타/남부 농경지 9백만정보 휩쓸어

    【홍콩 연합】 중국 화동지역(화산동부의 강소·안휘·절강성)을 휩쓴 홍수가 서서히 북쪽으로 물러나고 있으나 두터운 비구름대가 동북지방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근년 최대의 태풍 에미호가 20일 새벽 중국 남부 복건성과 광동 동부지역을 정면으로 강타,이들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고 홍콩신문들이 20일 보도했다. 이들 신문은 시속 1백84㎞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 에미호는 19일밤 대만에 3명의 사망·실종자와 50여채의 가옥파괴 등의 인명·재산피해를 남기고 중국 복건성 남부지역과 광동동부지역에 상륙,이미 산두시에만도 3백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가옥 3백여채를 파괴했으며 9백만정보의 전답을 휩쓸어 농작물의 절반가량에 수확할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한편 북경의 재해대책본부는 비구름대가 북진함에 따라 황하와 양자강의 수위는 낮아지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북진한 비구름대가 산동성과 동북지역에 새로운 홍수를 몰고올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대만∼중국 핫라인 추진

    【도쿄 연합】 대만과 중국 대륙간에 핫라인(긴급 비상용 직통전화선)의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고 일교도(공동)통신이 10일 대만의 유력지 중국시보를 인용,보도했다. 중국시보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중국을 방문중인 대만의 재단법인 해협교류기금회 제2차 방문단(단장·석재평 동기금회 부비서장)은 최근 복건성 하문시정부에 무기,마약밀수등 범죄단속이나 여행자의 돌발 사고 처리를 위해 중국·대만간을 연결하는 핫라인을 설치하자고 제의했다. 이같은 제의에 대해 중국측은 즉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핫 라인 설치는 대단히 의의가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가까운 장래에 실현될 전망이다. 핫라인이 가설될 경우 국민당 정권이 49년 중국 대륙에서 대만으로 이동한 이후 중·대간에 첫 연락망이 상설되는 것이다.
  • 노 대통령­부시 정상회담의 의미

    ◎“한반도 통일 촉진”… 한·미 공조 확고히/아태 신질서 구축에 공동노력 다짐/UR협상 자유무역 증진 차원 협조 노태우대통령과 부시 미대통령의 2일 한미정상회담은 앞으로 곧 닥칠 한반도 통일에 관해 「공동의 그림」을 그렸다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한반도 통일과정에 있어서의 방향설정과 여건조성을 촉진하기 위한 양국의 공동노력은 물론 「통일한국」의 위상문제까지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이 『한국의 통일과정에서뿐아니라 통일후에도 한미양국은 외교·경제·안보면에서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성숙되고 영속적인 동반자관계(Partnership)를 발전시켜나가기로』합의한 대목이나 통일한국과 미국의 협조는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언명한데서 잘 나타나 있다. 역대 한미정상회담에서 「통일한국」 즉,남북한 통일이 성취된 뒤의 한국위상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단 배경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한국의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노력에 확고한 지지와 함께 통일에 최대한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단순한 외교수사로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소연 등 동구의 개방·개혁,전후 냉전체제의 붕괴,그리고 이 기회를 제대로 포착한 6공정부의 강력한 북방정책이 어우러짐으로써 통일의 외적 장애요소는 크게 줄어들었다. 이번 노·부시회담은 통일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주변상황을 더욱 통일여건성숙쪽으로 가속화하고 통일한국과 미국과의 관계설정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내심 남북한 통일에 부정적 내지는 소극적인 입장에 있는 일본과 중국에 커다란 충격을 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번 회담의 두번째 의미는 북한의 핵개발문제와 미·북한관계확대에 관해 확실하게 선을 그어주었다는데서 찾아볼 수 있다. 노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은 『핵안전협정체결은 물론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관련시설과 물질을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국제사찰하에 두어야 하며 이를 어떤 다른 문제와 연관지을 수 없다』는데 합의했고 『북한의 핵개발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안보에 위협이 되므로 한미양국은 이를 저지하기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이러한 한미양국 정상의 합의천명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협정체결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산발적으로 『남한내의 미군핵철수』와 이를 연계시키려는 태도에 대해 분명히 쐐기를 박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미·북한관계개선문제에 대해 노대통령은 ▲북한의 핵사찰 ▲남북대화의 재개등 성실한 자세를 선결과제로 제시했고 이에 부시대통령은 남북관계의 진전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따라서 북한이 핵사찰수락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미·북한접촉 창구의 격상및 장소확대·전신전화·직통전화의 개설등 통신개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미·북한관계진전은 반드시 남북총리회담의 재개등 남북대화의 의미있는 진전도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세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노·부시회담의 논의차원이 한미관계라는 좁은 시각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아태지역 나아가 세계전략적 차원의 넓은 시야에서 협의되었다는 점이다. 한미양국이 아태지역국가로서 이 지역의 화해와 협력체제구축을 위해 적극 노력키로 한 것이나 양국간의 경제·통상문제도 쌍무관계로서가 아니라 자유무역질서의 유지라는 다자간의 문제로서 접근하고 상호이해를 공유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요 관심사항인 금융시장개방,우루과이라운드의 성공적 타결을 위한 한국의 노력 등도 양자쌍무관계이긴하나 한국의 경제력 부상에 걸맞는 국제적 수준의 개방을 통해 자유무역질서를 유지해나가자는 큰 테두리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노·부시회담의 가시적인 중요한 성과는 이밖에 기존 한미안보관계의 재확인을 들 수 있다. 남북관계의 발전이나 통일한국의 실현도 안보가 바탕이 되어야한다든가 「한반도에 아직 냉전의 유산이 존재하고 있으며 한미간의 안보협력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는 등의 미국의 인식을 끌어낸 것은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을 재다짐받은 것이다.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축과 관련,미국이 정세변화에 따라 동아시아전략을 검토하려 할때는 한국과 긴밀히 협의한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평량으로가기위해 모스크바와 북경으로 돌아간다』는 「북방포석」과 대칭되는 자리에 「통일한국」실현을 위한 미국과의 동반관계설정을 다진 「동방포석」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 「광역표밭」 의식…폭력대책에 신중/「총리폭행」 수습,여·야의 행보

    ◎법치확립 계기로… 정치공방전 배제/민자/감표요인 될까 우려,파장 축소 골몰/야권 광역의회선거를 앞두고 정원식 국무총리서리에 대한 외대생들의 집단폭행사건이라는 돌발적인 사태에 직면한 여야 정치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선거정국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권은 이번 사태를 공권력 확립 및 재야운동권의 실체를 확인하는 계기로 활용하려 하는 반면 야권은 정부가 이번 사태를 공안통치 지속의 빌미로 이용할 경우 더 거센 국민들의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고 나서는 등 새로운 여야 격돌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 총리서리에 대한 대학생들의 「반인륜적」 폭행을 계기로 학원폭력의 본질을 다수 국민들에게 인식시킴으로써 과격 「재야운동권」의 실체를 자연스럽게 부각시킨 여권은 내심 이번 사태가 보수·온건성향의 여권 지지표를 굳히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정치적인 의도로 활용되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써 덤덤한 분위기. 민자당은 사태의 흐름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치권이 오해받을 만한 「앞서나가는」 코멘트는 극력 자제하는 모습. 김영삼 대표최고위원 등 당 핵심지도부는 5일에도 향후 폭력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 최선의 대응책을 내놓도록 하겠다』며 원칙론적인 입장만을 피력,광역선거를 의식해 정치성 언급을 극구 회피. 김종필 최고위원도 이번 사태가 대학은 물론 기성 제도 정치권 등에서 지나치게 안일하게 접근해온 데서 「폭발」된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누가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우리 모두 깊이 반성하고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냉철하게 스스로를 성찰해야 한다』면서 『당정차원에서 단기적인 수습책을 모색할 사안이 아니다』고 부연. 민자당은 그러나 집권여당이 최근 일련의 시국사태 등을 앞두고 정국 주도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정치권에 대한 총체적인 실망 및 불신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국회문교체육위 소집 등 국회활동을 우선 전개키로 의견을 집약. 민자당은 국회문교체육위활동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공권력 회복문제 및 재야운동권의 도덕적 허구성을 중점 부각,차제에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 치명상을 입은 여권의 위상을 회복하는 한편 지금까지 재야운동권에 「호감」을 가진 일부 국민들의 정서를 어느 정도 교정해나간다는 방침. 민자당은 그러나 소모적인 여야 논쟁으로 비화될 경우 학원폭력의 실상이 오히려 흐려질 가능성이 높은만큼 정략적인 공방은 최대한 피해나간다는 전략을 이미 세워놓고 있다. 그 동안 국회가 소집될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야권이 이번 사태를 공안통치­시위 강경대응의 정치공세로 연결할 경우 사건의 본질이 흐려져 정치공방의 원점에서 맴돌 것으로 분석,학내폭력을 정치대응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야권의 이중적 태도는 단호히 배격한다는 입장. 민자당은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학원대책을 강구키 위해 입시제도 개편을 포함,학사행정·학원 교과과정 개편 등 종합적인 대응책을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모색해나갈 계획. ○…정원식 국무총리서리 폭행사건에 대한 야권의 대응은 빗발치는여론에 편승하기 위해 외견상 대학생들의 과격행동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이 사건의 파장이 장기화돼 광역선거에서 야당의 감표요인으로 작용할까봐 이를 차단하는 데 고심하는 모습. 실제로 야당측 선거현장에서는 「표가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는 보고가 속속 올라오고 있고 당사에 「절대로 학생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전화도 빗발치고 있는 점들로 미루어 광역선거에 악재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실감. 야당은 내심 「정 총리 사건을 빌미로 여권이 치사정국의 부담에서 벗어나 공안통치의 재연을 노리고 있다」는 말을 꼭 하고 싶으나 현재 분위기로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학생들의 행동을 비난하기 앞서 정치권으로서 책임을 느낀다」는 정도로 어정쩡하게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 따라서 신민·민주당 등 야권은 정 총리 사건에 대한 공식대응을 일회성으로 마무리하고 서둘러 광역선거 쟁점들을 부각시킴으로써 사건의 파장을 최단시간으로 줄인다는 전략에 골몰. 신민당이 5일 상오 서울지역 40세 미만 광역후보자들의 합동기자회견을 통해 선거풍토 쇄신 결의문을 채택한 것이나 민주당의 서울지역 광역후보자들이 같은 시간 지역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가진 것도 서둘러 광역선거로 국민의 관심을 돌리겠다는 전략의 일환.
  • 나라를 테러한 이 패륜/이대로 가다간 우리는 공멸한다(사설)

    어처구니가 없다. 분노가 끓어오른다. 망연자실한다. 「일인지하만인지상」의 밀가루·달걀이 범벅된 얼굴은 오늘의 이 나라 일그러진 모습이다. 이것이 수출 10위권,국제 신인도 19위 나라의 자화상이란 말인가. 국무총리가 폭력을 당한 것이 아니다. 이 나라가 당했다. 어찌하여 나라꼴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싶어 침통해지는 마음을 가누기가 어려워진다. ○못된 버릇 조장한 결과 오냐 오냐 조동으로 키운 손자,할아비 수염을 뽑는다고 했다. 버릇을 제대로 못 가르친 앙화가 그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 「손자」들은 할아비의 수염만 뽑는 것이 아니다. 망건도 망가뜨리고 얼굴도 할퀸다. 그도 모자라 넘어뜨려서 올라탄다. 못되게 구는 버릇을 진작에 바로잡아놓지 못한 결과가 그것이다. 학장·총장실을 점거하고 스승의 머리를 깎고 멱살잡이하며 폭언을 했을 때,그때 단단히 혼을 냈어야 한다. 그렇건만 자기에게 떨어진 불똥이 아니라선지 유야무야 넘기기가 일쑤였다. 그러면서 「일리」가 있는 양 옹호론을 펴는 부류도 있었다. 그뿐이 아니다. 만능방패인 「민주화」를 내세우는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은 그 못된 버릇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못된 버릇은 상습화하고 면역을 심어 나왔다. 그 잘못된 어른들은 젊은이들의 잘못된 죽음까지를 잘못된 죽음이라 가르치지 못했다. 입으로만 건성으로 그러지 말라면서 그들의 잘못된 죽음을 영웅시함으로써 오히려 그 길의 선택을 미화하고 나섰다. 그들이 못된 어리광 부리는 「손자」들에게 가르친 것은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였다. 도대체 「민주화」라는 것의 정체가 무엇이었던가. 인성이 마모되고 규범과 예절을 어겨도 괜찮은 것이었던가. 그렇게 해서 「쟁취」한 민주화로써 과연 무엇을 기대하려 했던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 어른들은 지금도 「백병원」과 「명동성당」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오늘의 이 시점에서 수염 뽑히는 할아비들은 하나같이 어른 노릇 못한 점에 대해 자책해야 한다. 학생들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양식들은 많았고 그를 부추기는 잘못된 어른들의 행태 또한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양심들도 많았다. 그러면서도 정작 그들을 다부지게 야단치는 일에만은 선뜻 앞서려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내편 아니면 적으로 치는 흑백논리의 악의에 찬 보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질타할 줄 아는 어른으로 그런 점에서 최근의 김동길 교수나 김지하 시인,박홍 총장 등의 준절한 타이름과 꾸짖음은 모든 어른들이 본받아야 할 대목이다. 그들의 질타에 대해 재야나 운동권은 「배신자」로 낙인 찍었지만 그것은 「민주화」를 내세우면서도 얼마나 비민주적인 생리를 지녔는가를 말해주는 일이기도 하다. 그들이 어떤 현실적 이익에 좌우되어 한 언행은 아니지 않았던가. 그같은 영혼의 소리를 「배신」으로 몰아붙이는 독선에 대한 질타가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바로잡힌다. 그렇게 나무랄 줄 아는 「양식의 용기」가 끊이지 않아야 한다. 공권력의 행사에 대한 인식도 바로잡혀야 한다. 우리는 지금도 권위주의 시대의 잘못된 공권력 행사에 대한 막연한 선입관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정당한 행사에까지도 조금만 과격하면 곧장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다. 그러나 공권력의 위축은 남용되고 오용되는 행사 못지않게 우려해야 할 대목이다. 선진 제국에서의 가혹하고 냉엄한 공권력 행사의 사례를 우리도 알고 있지 아니한가. 잘못된 버릇을 바로잡는 첨병인 공권력에 대해 그것이 신중하고 올바른 행사일 때 국민적인 뒷받침을 해야 마땅하다. 공권력과 대등하게 「대치」할 수 있는 세력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안녕 질서를 해치는 존재가 있다는 말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인성회복에 지혜 모을 때 일언이폐지하여 한 나라의 재상이 학원 안에서 학생들에 의해 집단폭행을 당한 일은 창피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정 총리는 총리로서보다도 먼저 교육자적인 양심으로 못 다한 강의를 보충하기 위하여 예전에 하던 대로 대중교통수단으로 학교에 가서 강의를 했다. 이런 스승에게 제자들은 폭행으로 보답한 셈이다. 위아래도 없고 법도 없고 예절도 없고 우악스런 폭력만이 있는 사회라 함을 내외에 과시한 꼴이 되지 않았는가.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우리가 제아무리 잘 살게 되고,또 그들 과격학생들이 주장하는 「민주화사회」가 된다고 해도 우리의 심성이 이렇게 황폐해지고 우리의 도덕률이 이렇게 와해되어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 불행해질 수밖에는 없다. 남의 의견을 수용할 줄 아는 겸손을 잃고 나만 주장하면서 편을 가르고 내 뜻에 거슬리면 행패와 폭력으로 나온다 할 때 이 세상의 선의와 미덕이 어디에 발붙일 수 있다고 하겠는가. 이번의 정 총리에 대한 폭행사건은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몰락하고 말 것이라는 심각한 시각에서 출발하는 대응이 있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나타난 현실에의 대응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근원적인 병리가 무엇이며 어디에 연원하는 것인가에 대한 통찰도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이와 유사한 혹은 그보다 더 흉악한 사단도 배제할 수 없으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 동안 행복의 기준을 지나치게 물질 쪽으로 설정한 나머지 인성을 잃어온 데 대한 성찰을 하면서 그 회복운동에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배우고 배우지 못하고 또는 가지고 가지지 못하고에 관계없이 오늘의 우리는 자족과 겸허를 잃고 욕망과 오만에 차 있다. 배타와 아집에 차 있다. 정 총리의 일그러진 얼굴에서 다시 한 번 그것을 읽는다.
  • 「유서대필」등 증거 확보한듯/검찰,공권력투입 시사의 저변

    ◎“강씨가 김씨 행세 했다” 행적등 확인/사건성격 정치성에 즉각 투입 미뤄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분신자살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24일 이 단체 총무부장 강기훈씨가 김씨의 유서를 쓴 사실을 확인,신변확보를 위한 공권력의 투입을 검토함에 따라 이 사건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잇따른 분신사건에 배후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수사를 시작한 검찰은 지난 20일 ▲김씨의 유서 ▲누나에게 보낸 책 카드의 김씨 필적 ▲지난 89년 김씨가 쓴 주민등록증 분실신고서 등 김씨의 필적과 ▲강씨가 김씨에게 써 주었다는 「정세연구」 책자의 필적 ▲강씨의 85년 경찰조사 자술서 ▲김씨의 친구 홍모양의 메모지 필적 등 강씨의 필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을 통해 강씨의 혐의를 잡았다. 검찰은 지금까지 ▲홍양 수첩의 필적 ▲김씨 수첩의 필적 ▲김씨의 편지·이력서 등에 대해 추가감정을 의뢰했고 강씨집을 압수수색했을 때 입수한 또다른 강씨의 필적 등을 확보하고 있다. 전재기 서울지검 검사장과 수사부장인 강신욱 부장검사가 지난 23일 『필적감정은 더 이상 논란거리가 아니다』고 못박을 정도로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자신감에 넘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강씨 등의 신병확보를 제때 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일부에서는 『검찰이 강씨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신이 없는 것이 아니냐』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측도 없지 않다. 그러나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강력부의 입장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검찰이 김씨의 사건을 맡을 때 흔히 시국사범을 담당하는 공안부가 아니라 강력부가 나섰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이번 사건을 「변사사건」으로 규정하고 철저하게 형사사건의 시각으로 파헤치려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강씨의 혐의점을 잡은 검찰은 곧 신병확보를 추진했으나 여기서 장애에 부딪치게 됐다. 수사대상이 공교롭게도 「전민련」 등 재야단체가 되어 사건의 성격이 「정치색」을 띠게 된 때문이다. 명동성당에 있는 강씨 등 혐의자들의 신병확보를 위해 공권력을 투입하게 되면 그것은 곧 「범국민대책회의」에 대한 국가의 대응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검찰은 김씨의 자살에 강씨가 얼마만큼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정확히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단 몇사람 때문에 막강한(?) 공권력을 투입한 뒤 이들만 선별해서 데려올 수는 없는 난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수사와 병행해 최근 시위를 주도해온 이수호 「대책회의」 집행위원장 등 80여 명의 구속영장발부 대상자와 김종식 「전대협」 의장 등 1백50명의 재야인사에 대한 검거를 거듭 지시해놓고 있다. 검찰은 명동성당에 공권력을 투입하기 전 김씨사건 혐의자들의 행적과 가담정도를 밝혀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 23일 전 검사장이 『필적공방은 끝났다고 본다』고 밝힌 것은 곧 이들 배후세력에 대한 철저한 행적추적이 진행됨을 알리는 공식선언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서울지검 강력부는 「전민련」측이 『유서의 필적이 강씨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사실과 유서가 객관적인 강씨의 필체와 같게 나타났다는 모순을 해결하기위해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이 모순이 『강씨가 「김기설」이라는 이름으로 행세했었다』는 가정을 밝히면 말끔히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강씨의 집을 압수수색한 결과 또 다른 강씨의 글에 발신자는 명훈,수신자는 김정훈으로 되어 있으며 『이 이름은 앞으로 동지와 제가 쓸 이름』이라는 내용이 있고 강씨가 「이현우」로 행세한 증거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자살 전에 김씨를 만난 방송통신대학생 6명과 「전민련」의 임근재씨,또 다른 20대 1명,서강대학생회 등을 중심으로 밝혀지지 않은 김씨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점들이 보완되어 수사당국이 강제력을 쓸 때는 재야쪽에서도 이렇다 할 항변을 하지 못해 어둡고 긴 외로운 여정을 밟아야 할 것으로 검찰은 보인다.
  • 「전시법」 폐기 이후의 본토정책(대만 새 진로:중)

    ◎소멸된 「3불」… 통일논의 물꼬 트다/“당국” 첫 호칭… 대화창구 열어/북경의 무력통합 의지 희석을 겨냥/본토,“2정부 불가”… 민간교류에 주력 이등휘 총통의 4·30동원감란시기 임시조관폐기 선언으로 대만과 중국대륙은 종전보다 훨신 활기 찬 교류의 협상의 길을 다지게 된 것 같다. 「4·30선언」은 한마디로 대만이 북경정권을 반란 단체로 보지 않고 합법성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북경측으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이번 선언은 반란발생 기간의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단 국민당은 공산당에 대한 교전의사를 거둬 들인 셈이다. 이 총통은 지난 30일의 기자회견에서 이밖에도 중국을 대륙당국으로 표현했고 양상곤에 대해서도 국가주석이란 호칭을 쓰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였다. 과거 대만은 중국을 공산당 반도 등으로 낮춰 불렀다. 대만은 중국의 지위를 당국(Authority)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립적 성격을 가지며 북경정권의 실체를 인정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이 동원감란 조관을 폐기한 것은 국제정세의현실을 감안할 때 중국을 더 이상 반란단체로 간주하기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 조관이 대만·중국 사이에 불필요한 긴장상태를 조성케 할 뿐 별다른 이점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조관의 폐기로 대만이 중국과 대화 협상·접촉을 않겠다는 3불정책도 자동적으로 없어지게 되며 중국 공산당원의 대만방문도 멀지 않아 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대만의 조관폐기조치는 다분히 북경을 향한 미소작전의 성격을 지닌 것이고 궁극적으론 북경당국의 무력통일 의도를 희석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임시조관폐기에 따른 대만측 기대에 부응하는 중국은 매우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이 총통은 조관폐기선언 사실이 사전에 알려진 지난달 25일 중국인민해방군 대변인은 『대륙의 복건성 등 대만과 마주보고 있는 연안지방에서 금문도를 비롯한 대만 군인 주둔지역에 대해 실시해온 비방방송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경측은 대륙∼대만의 직항로 개설과 문화·학술방면의 교류확대의사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의통일정책이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물론 아닌 것 같다. 중국은 여전히 대만을 대륙의 일부로 보고 있으며 「1국 2체제」 통일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정부 대 정부의 대화가 아닌 공산당 대 국민당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민당이 이끄는 대만의 자본주의체제를 그대로 인정하는,공산당 영도의 다당제로 통일하자는 얘기다. 대만의 경우 지난해 12월 해협교류기금을 신설,적십자회가 주관해서 양안주민의 권익 옹호에 힘쓰는 등 대륙과 민간차원의 교류확대와 이해증진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이 실제로 빠른 시일 안에 중국과의 통일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대만은 중국에 흡수합병되는 통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게 분명하다. 대만이 내세우는 「1국2정부」 통일안이 현실성을 결여하고 있음은 대만 당국자도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만의 통일전략은 어떤 것일까. 『대륙 본토에서 국민당의 세력이 왕성했을 때 공산당은 매우 미미한 존재였다. 그러나 공산당은 마침내 크게 자라서 대륙을 손아귀에 넣었다. 동구의 경우 막강했던 공산당 세력이 크게 한풀 꺾여 버렸다. 대만의 국민당은 지금 보잘것없는 힘을 지니고 있지만 다시 대륙을 다스리지 못하리란 단언을 내릴 수는 없지 않은가』 국민대회대표 임추산(정치학 박사)의 이같은 말은 자신에게 유리한 시기가 올 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리겠다는 대만의 통일전략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대만은 일부 공산당 지도층을 제외한 중국대륙 주민들이 대만의 자본주의식 경제번영을 부러워하고 민주화 의식을 충분히 갖추는 시기에 통일문제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구속의원,새 사실 폭로가능성/「수서사건」 오늘 첫 공판

    ◎관련자들,“우리는 희생양” 거센 반발/「평민 2억」 뇌물여부 싸고 공방 예상/건강 나빠진 고령의 정 회장,진술 번복할지도 서울 수서지구택지 특별분양사건 관련피고인들에 대한 첫 공판이 29일 상오 서울형사지법 법정에서 열리게 돼 검찰수사에서 밝혀지지 못한 의혹부분들이 드러날 것인지 여부에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 사건관련 국회의원들이 수사과정에서 자신들이 「속죄양」이라고 주장해 검찰측과 변호인단간의 뜨거운 공방이 예상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사건은 서울형사지법 합의30부(재판장 이철환 부장판사)가 병합심리하게 되며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 등 피고인 9명에 변호인단을 40여 명의 변호인으로 구성하는 등 사건성격면에서나 규모면에서 서경원 전 평민당 의원의 밀입북사건 이후 가장 치열하고도 오랜 시간을 끄는 재판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특별검사제 도입을 통한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터여서 잠시 잠잠해졌던 수서사건의 태풍이 재판시작과 함께 다시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이날 첫 공판은 검찰이 지난달 5일 구속자 9명에 대한 기소를 마친 지 56일 만에 열리는 것으로 검찰은 공소유지를 위해 증거보강수사와 신문사항점검 등 재판준비에 만전을 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변호인단도 그 동안 수감중인 피고인들을 차례로 접견,반대신문사항을 준비했으며 구체적인 법률적 근거를 내세워 검찰의 공소내용을 반박할 태세를 갖추고 있어 재판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수서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정 회장의 비자금 사용내역이나 정부고위층 관련설 등 의문점을 속시원히 파헤치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는 비난을 받은 것도 사실이었다. 이에 대한변협은 변호사 11명으로 수서사건 진상조사단을 구성,자체적으로 조사활동을 펼쳤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 피고인의 이종조카딸로 비자금 내역 등 이 사건의 많은 부분을 알고 있다고 하는 천은주양(24)이 잠적한 상태여서 재판과정에서도 공소사실의 법적인 공방 말고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기는 어려우리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구속된 이원배 이태섭 오용운 김태식 김동주 의원 등 5명은 그 동안 검찰의 수사과정에서나 변호인 접견을 통해 자신들은 정치적으로 희생된 것이라고 계속 주장하면서 재판에서 사실을 밝히겠다고 벼르고 있어 예상하지 못한 사실들이 폭로될 가능성 또한 없지 않다. 또 정 피고인은 고령인데다 건강이 나빠 법정에서 검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하거나 고의로 숨겼던 사실을 털어놓을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할 수 있다. 검찰은 이에 대비,정 피고인의 진술에 대한 증거보전절차를 이미 마쳐 놓았다. 재판과정에서 가장 치열한 공방의 대상이 될 부분은 정 회장이 구속된 이원배 의원을 통해 평민당에 전달한 2억원을 뇌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정치자금으로 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 의원이 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 3억원 모두를 수서사건의 처리와 관련한 사례금조로 받아 그 가운데 2억원을 당에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뇌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심리과정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그렇게 되면 이 의원의 혐의사실도 달라지게 되고 평민당 수뇌부의 관련설도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을 형량면에서 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1천만원 이상의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은 5년 이상 징역을,5천만원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유죄가 인정될 경우 수뢰액이 2억∼4억6천만원인 이 의원과 장병조 전 청와대비서관 및 이태섭 의원 등 3명은 10년 이상의 징역을,오용운·김동주·김태식 의원 등 3명은 5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받게 되나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도 가능하다. 또 뇌물공여죄 등 3개 죄목이 적용된 정 피고인은 최소 5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
  • OECD 가입의 전제조건/유장희 대외경제정책연 부원장

    ◎창립 30돌 런던세미나에 다녀와서/기고/개방·국제화시대에 적응능력 키워야 얼마전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 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 박사는 한국경제가 빠른 시일내에 제2의 도약을 기하기 위해서 OECD의 조기가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미국 경제계에서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을 지닌 인사가 이렇듯 한국의 OECD 가입을 하나의 처방전으로 내놓은 것을 보면 분명 이는 어느 국제기관에 단순히 가입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실제로 우리 경제발전에 직결될 수 있는 혜택도 기대할 수 있음을 암묵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경제협력개발기구)는 선진공업국 중심으로 2차대전 후 새로운 경제협력체 구축의 필요성을 느낀 나머지 국가간 성장·고용·복지의 달성을 위해 정책을 협조하려고 조직한 기구다. 또한 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위해 경제교류의 다각적·무차별적 진행을 돕고 또한 개발도상국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해줄 것도 목적의 하나로 하고 있다. 원래유럽 18개국과 미국·캐나다를 합해 61년 9월에 발족되었으나 그후 일본(64년)·핀랜드(69년)·호주(71년) 그리고 뉴질랜드(73년)가 추가로 가입해서 현재 24개국의 회원국이 있다. 어떤 나라들이 과연 OECD회원국인가. 자격요건은 무엇인가. 흔히들 선진국이 되면 자연적으로 이 기구의 회원이 될 수 있고 또 되어야만 한다고 말하지만 과연 「선진국」이 무엇인지에 대한 딱부러진 정의가 없으므로 이 또한 애매한 기준일 수밖에 없다. 1인당 GNP도 완전한 기준이 될 수 없다. 현재 회원국인 포르투갈·터키·그리스 등은 1인당 GNP에 있어 회원국이 아닌 한국이나 사우디보다 못하다. 따라서 가입에 필요한 명백한 자격요건은 없고,있다면 OECD의 의무사항을 준수할 수 있는 기본자질이 있느냐의 여부에 달렸다고 보아야 될 것이다. 의무사항 중 가장 중요한 3가지는 ▲회원국간의 상호 경제발전을 위한 정책적 협력 ▲개도국에의 원조 ▲자유무역의 확대 등이다. 특히 자유무역의 확대에 있어서는 두 가지의 자유화 규약을 철저히 이행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즉하나는 「경상무역외거래자유화규약」이고 또 하나는 「자본이동자유화규약」이다. 이 양대 규약은 회원국의 거주자가 다른 회원국의 거주와 영업·자금이전·외환거래 등에서 완전히 동등하고 공평한 대우를 받도록 규정해 놓은 것이다. 어느 한 나라가 이 기구에 가입하고 싶다면 먼저 가입원서를 내야 하고 이 기구의 이사회는 가입신청국에 대표단을 파견,신청국의 전반적인 경제정책에 대한 심층 검토 및 위의 두 가지 규약의 수용가능성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한다. 그 분석 결과를 이사회에 제출해서 만장일치의 승인이 있어야 회원국이 되는 것이다. 한국이 이러한 OECD의 목적과 원칙에 합당한 나라로 평가가 나느냐 하는 데에는 양론이 있다. 미국·영국·프랑스 일본 등은 한국의 빠른 성장과 공산품·서비스분야에 있어서의 지속적인 개방노력을 감안할 때 당장에는 곤란하더라도 몇 년내에 가입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고 이를 위해 금년 또는 내년쯤 가입신청을 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반면에 몇몇 나라는 한국의 산업보호적인 분위기와 일반국민의 폐쇄성을 들어 가입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나라도 있다. 필자는 지난 4월1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OECD 30주년기념 세미나에 참석했었다. 여러 가지 세미나 주제 중 한국의 가입여부가 참석자들의 관심의 초점이었다. 여러 가지 질문이 나왔지만 이를 종합해서 필자가 피력한 견해는 다음과 같다. 즉 우리나라도 경제가 선진화됨에 따라 OECD에 가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이냐 하는 것은 이에 대한 한국내의 여건성숙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았다. 소득수준은 선진권에 들어서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앞에서 거론한 양대규약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자유무역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만 될 것이다. 즉 물량적 성장뿐만 아니라 의식구조와 경제성장의 질이 「선진국형」이 되었을 때에만 가입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때에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어 양대규약의 이행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의무사항인 개도국 원조 등도 흔쾌히 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자신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제경제의 환경변화도 우리에게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변수이다. 따라서 국내외적 분위기와 여건이 성숙된 시점에서 이 기구에 가입신청을 내는 것이 옳은 접근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상 우리 정부는 이를 위해 착실히 준비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우선 정부내 실무자급으로 구성된 「OECD조사단」을 이 기구의 본부가 있는 파리에 보내 그 기능·조직·운영방법·회원국의 의무이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을 이미 착수했다. 또한 한국은 정회원이 아니면서도 각종 OECD 관련활동에 참여해왔다. 이미 OECD안에 있는 조선작업반(일종의 실무위원회)에 반원으로 가입해있고 기타 실무차원 기구에 참관인격으로 참석하고 있는 중이다. 선진국이 되는 길은 참으로 험난하고 가파르다. 우리가 경제성장만 달성하면 되는 줄 알았으나 그렇지가 않다. 세계가 점점 좁아가고 상호의존성이 높아가는 지구촌시대에서 성숙한 경제일수록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차원높은 규범이 까다로운 상류사회에 스스로의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인가,아니면 그 규범이 부담스럽고 또 지킬 자신이 없어 영영 비인노릇이나 하며 살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가 결단내리기에 달려 있다. 이 결단에 앞서 더욱 더 중요한 것은 혹시라도 돈은 벌었으면서 스스로가 졸부인지 아닌지를 모르고 지내는 우리가 아닌지를 성찰해 보는 일이다. 국제화와 개방이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가치관의 대세라면 새 가치관의 거울에 우리 자신의 모습을 계속해서 비추어 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낙동강 오염의 분노(사설)

    영남일대 식수를 발암물질 페놀로 뒤덮은 낙동강 오염사태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충격이 아니라 분노라고 할수 있다. 식수원 수질에 관한한 최근 3년새 우리국민 모두가 상당수준의 문제인식을 해온 바 있다. 따라서 오염원의 중심체가 되는 기업만이 아니라 국민자신 하나하나도 책임이 있다는 이해에까지 도달돼 있다. 이러함에도 멀쩡한 대기업이 일단 방류하면 기술적 조사를 해야 찾아낼 수 있는 성분도 아닌,즉시 그 폐해가 체감되어지는 페놀을 몇달씩에 걸쳐 태연히 처넣었다는 사실은 한마디로 방약무인의 행위이다. 수질환경보전법의 벌칙규정은 조업정지처분과 함께 5년 이하의 징역이나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되어 있다. 하기는 이런 한계 때문에 쏟아넣고 오히려 걸리는게 낫다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치사한 방법도 소기업들이나 할 일이다. 상당한 신뢰도를 유지해온 대표적 기업으로서는 이러한 벌칙을 넘어선 진지한 사과를 해야만 할 것이다. 보도로 보면 검찰이나 환경처가 그래도 이 사건을 찾아낸 것으로 되어 있다.그러나 어디서 찾아 냈는가. 페놀이 소독약품인 염소와 결합되면서 악취가 심한 클로로페놀을 만들어 이 냄새가 가정에 도달한 뒤라야 겨우 오염의 심각성을 알아냈다. 명백한 수질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고 과연 당국은 지금 오염의 관리를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되묻게 된다. 이 역시 엄중한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다. 이미 설명마저 지루해진 오염의 심각도를 다시 지적할 겨를도 없다. 우리수준의 상황파악에서도 수질오염의 문제는 지금 경제적 비용까지도 계산해 가지고 있다. 수질오염도가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1.2ppm에서 3.1ppm까지는 그 정수비가 t당 2원47전에서 3원11전으로 완만하게 늘어나지만,이 이상을 넘어서서 3.4ppm에서는 갑자기 10원42전으로 튀어오른다. 이로부터 오염도 3배에 정수비 5배라는 비율이 계속된다. 남도 할텐데 내 한 업체가 한건 더 잠깐 쓸어넣으면 되겠지하는 태도가 모든 국민에게 주는 비용부담은 몇 10배에 이를 수도 있다는 측면을 우리는 더 확실하게 인지해야할 시점에 있다. 현재 환경처는 이런 악화단계를 상정하지 않고도 정부재정 5조1억원,민간투자 3조2천억원 등 8조3천억을 동원하는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 재원을 가지고 해낼 수 있는 일이란 95년까지 겨우 공해방지 기초시설을 통한 생활환경개선일 뿐이다. 이번 사태와 같이 한 지역만 급격히 오염시켜도 이 비용은 추산조차 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도 어떻게 교묘히 폐수를 무단방류하느냐의 지혜를 짜기에 매달려 있다. 장마철만 되면 폐수 퍼붓기에 바쁘고 침전조바닥에 2중배관을 해 감시에만 눈가림을 하는 짓까지 하고 있다. 우리의 현재 산업폐수량은 연간 80억t으로 추정된다. 표본조사결과 이를 중심적으로 배출하는 4천1백개 공해업소중 13%가 아직도 건성으로 처리장치를 한채 가동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앞으로 5년내 한강·낙동강·금감·영산강 등 4대강이 공업용수로도 쓰지 못하고 4급수로 전락될 것이라는 과학적 가정도 나와 있다. 이번 사태가 이 시급성에 본격적으로 대응하는 최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단자사 「꺾기」 다시 성행/은행 대출규제로 자금수요 늘자

    최근 통화당국의 은행권에 대한 여신규제가 계속되면서 기업자금 수요가 단자회사로 몰리자 단자사들간의 여·수신 경쟁 및 「꺽기」(양건)가 더욱 성행하고 있다. 20일 단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서울지역 16개 단자사의 수신은 모두 18조1천2백89억원으로 작년 12월말에 비해 2조9백23억원(13.0%),여신은 총 19조7천7백16억원으로 2조6천4백17억원(15.4%)이나 각각 늘어났다. 이에 비해 은행이나 증권사로 업종을 전환하는 한국투금 등 8개사의 수신은 8조7천1백70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9.4%,여신은 9조5천5백90억원으로 11.8%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같은 현상은 올들어 통화당국이 은행권에 대해 대출억제조치 등 강력한 통화긴축 조치를 잇따라 취함에 따라 기업들의 긴급자금 수요가 단자사로 집중되자 잔류 단자사들을 중심으로 계수높이기 경쟁이 벌어지면서 양건성 수신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기업자금 수요 단자사로 몰려/은행 여신 규제로

    최근 은행권의 여신억제로 기업자금 수요가 단자사와 은행의 신탁대출 쪽으로 몰리면서 「꺾기」 (양건)가 성행,단자사의 여·수신 및 은행신탁고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14일 단자업계 및 금융계에 따르면 32개 투자금융회사의 어음할인(대출)액은 지난 11일 현재 26조5천4백5억원으로 지난달말에 비해 3천1백6억원이 늘어났다. 또 이 기간중 이들 단자사의 수신은 ▲자기발행어음 7백82억원 ▲CMA(어음관리구좌) 2천1백46억원 ▲매출어음 2천2백57억원 등 모두 5천1백85억원이 늘어났다. 이처럼 단자사의 여·수신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통화당국이 오는 26일의 기초의회 선거를 앞두고 은행권의 여신을 강력히 규제,기업의 자금 수요가 단자사로 집중되면서 여신증가에 따른 양건성수신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지난 1∼11일중 여신억제 조치에 영향받아 요구불예금은 1천6백61억원이 감소한데 반해 금전신탁은 5천97억원이나 늘어났으며 신탁대출도 3천6백67억원이나 증가했다.
  • 홍콩(세계의 사회면)

    ◎중국인을 미 막일꾼으로… 국제 인신매매 성행 ○…중국 복건성에서 홍콩으로 들어온 수천명의 가난에 찌든 중국인들은 불법 인력송출 조직의 마수에 걸려들기 십상이다. 범죄조직은 이들 중국인에게 여러 해가 걸려야 다 갚을 엄청난 빚을 뒤집어 씌워 미국의 막일판으로 불법 송출한다. 홍콩과 뉴욕을 무대로 연계조직망을 갖고 활동하는 범죄단체들은 복건성에서 마닐라·홍콩·방콕 등지를 거쳐 미국 대도시에 산재한 수많은 중국식 패스트푸드점의 주방으로 이어지는 인간밀수 루트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과 홍콩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범죄단원들은 복건성에서 만만해보이는 사람들에게 접근,2만∼3만달러에 대한 차용증에 서명하도록 설득한 뒤 밀입국에 필요한 위조서류와 항공권을 제공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 여행의 종착지는 샌프란시스코를 가리키는 중국말인 금산이 아니라 불법입국자들이 불법인력송출 조직에 진 빚을 청산하기 위해 2년 가까이 고생해야 하는 갑갑한 주방이기 일쑤다. 빚을 갚지 못하면 무서운 보복을 당한다. 최근빚을 못 갚은 까닭에 갱단에 납치돼 매를 맞은 4명의 불법입국자들이 2주만에 뉴욕경찰에 구조된 일이 있었다. 현재 복건성으로부터 미국으로 불법입국한 중국인들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확실한 통계는 없으나 전문가들은 약 3만 내지 4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홍콩주재 미국관리들은 매년 1만2천명 가량의 중국인들이 미국으로 밀입국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뉴욕시의 경찰간부인 조지프 폴리니씨는 그가 관광하고 있는 수사팀이 복건성의 중국인들을 미국으로 불법입국시키고 있는 광범한 지하조직망을 적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홍콩의 한 치안관계 소식통은 이 분야의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조직이 홍콩에 5,6개 정도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 「뇌물외유」 3의원 사법처리 방침/검찰

    ◎기금증액 관련 청탁사실 확인/2년동안 2차례 4차례 40여만불 수험 밝혀내/평민,이재근의원 상공위장직 사퇴 결정 국회의원들의 뇌물성 외유가 계속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3부(이종찬 부장검사)는 23일 국회상공위 이재근위원장 등 3명이 한국자동차공업협회로부터 여행경비 지급 이전에 공업발전기금 증액과 관련한 청탁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에따라 이들을 형사처벌할 방침을 세우고 관련 법률적용 검토를 마쳤다. 검찰은 『이들 의원들이 청탁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형사처벌을 위한 법률적용작업도 마무리지었다』면서 『청탁의 대가로 여행경비를 보조받는다면 엄연한 뇌물수수』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자동차공업협회 임도종부회장 등 관계자 2명을 불러 철야조사를 벌인 끝에 이들이 공업발전 촉진법상 필요시 상공부장관이 운용관리할 수 있는 공업발전기금을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상공부에 압력을 넣아달라는 청탁을 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이들로부터협회의 운영실태와 자금지출 내용 등도 집중추궁,이의원등 3명이 지난 89년 4월부터 4차례에 걸쳐 모두 40여만달러를 해외여행 경비로 지원받아 쓴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또 이날 협회가 청탁한 내용이 의정활동에 반영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이의원 등의 국회상공위와 본회의에서의 발언내용을 담은 속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했다. 검찰은 정부 투자기관인 자동차부품연구소가 올해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예산을 많이 배정받도록 의원들에게 로비자금을 건제주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연구소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이의원 등 3명이 무역협회에서 받은 미화 2만달러를 국내에 남겨놓은 사실을 밝혀내고 돈의 행방을 찾고 있다. 검찰은 의원들이 이 돈을 국내에서 이미 사용했거나 예금시켜 두었을 것으로 보고 의원들의 거래은행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편 정구영 검찰총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상공위 소속 의원들이 외유경비로는 상식이상의 돈을 받은 사실과 이에따른 입법활동과의 관계여부 등을 놓고 법률적으로 유죄가 성립되는지 조사중』이라고 밝히고 『조사결과 혐의사실이 드러나면 형사처벌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검찰의 처벌방침을 강력히 뒷받침 했다. 정총장은 또 『이들 외에도 외유를 다녀온 의원들이 많지만 아직 이들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들에 대해서도 관련사실이 드러날 경우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총장은 그러나 문제된 3의원의 소환조사문제에 대해서는 『국회가 회기중이어서 소환이 어렵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들이 회기중이더라도 자진 출두해 올 경우 신속히 조사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민자당은 이날 상오 긴급 당정회의와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오는대로 사건 관련 박진구 의원에 대해 국민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박희태 대변인이 발표했다. 박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는 사태가 매우 우려스럽고 심각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고위소식통은 『사건성격상 박의원을 중징계한다는 것이 당지도부의 방침』이라고 밝히고 『박의원이 지역구의원이기 때문에 의원직사퇴 보다는 출당시키는 방안을 우선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 외언내언

    나세르 이집트 대통령의 수에즈운하 국유화에 대항해 영 불이 일으킨 전쟁이 56년 10월의 제2차 중동전이었다. 싸움에선 영 불이 이겼으나 미국의 반발때문에 물러나고 말았다. 나세르는 지고도 이기는 묘한 승자가 되었으며 아랍 민족주의의 영웅으로 찬양을 받았다. ◆지금 미국 등 다국적군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라크의 후세인은 나세르를 가장 존경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전쟁의 상황이 56년 당시와 좀 비슷한 면이 없는 것도 아닌듯 하다. 그러나 후세인은 그때와는 다른 중요한 차이점 하나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냉전과 탈냉전의 시대적 차이다. 미국을 말리고 그를 도와야 할 소련이 오히려 미국편을 들고 있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소련은 지금 이라크를 돕기는 커녕 이번 사태를 그들의 국내문제 해결의 호기로 이용하고 있는 듯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 세상의 정신이 온통 페르시아만에 팔려 있는 사이에 소련은 탈소독립의 요구를 굽히지 않는 발트 3국에 대한 무력진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상자를낸 리투아니아 유혈진압은 천안문 사태에 비유될 만큼 무자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련군의 발트 3국개입 비난보도를 이유로 소련의 모든 매스컴은 그 보도의 객관성을 소연방최고회의의 「그라스노스트위원회」로부터 판정 받도록 하는 보도검열제가 부활되기도 했다. 소련개혁과 개방의 한계를 예고하는 고르바초프의 보수화 변신을 상징하는 중요한 변화 움직임인 데도 누구하나 제대로 관심을 보일 겨를이 없다. 미국무성 등이 우려를 표시하고 경고를 하고는 있으나 건성으로 들릴 뿐이다. 페만사태에 대한 소련의 협력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고르바초프는 페만사태와 관련해 손해볼 것 없는 협력의 소리만 높이면서 제할일만 하고있다. 56년 수에즈 사태때도 소련은 그것을 이용,헝가리민주화 봉기를 무자비하게 무력진압한 역사가 있다. 그때의 소련지도자도 평화공존을 내세운 데탕트의 지도자(흐루시초프)였다는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일까.
  • 중국 경제개혁 가속화 전망/개혁파,「보·혁대결 승리」의 안팎

    ◎보수리더 이붕 총리,“개혁지지” 공식천명/등소평 건재 입증… 강택민체제 강화될 듯 개방개혁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지속돼왔던 중국의 보수 대 개혁의 힘겨루기는 요즘들어 개혁세력의 승리로 끝날 것 같은 조짐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중국 지도층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8차 5개년계획(91∼95년)을 포함한 향후 10년 동안의 경제운용과 관련,심도있게 개혁을 추진하려는 측과 중앙통제에 의해 긴축과 안정을 유지하려는 보수파가 서로 맞서 팽팽한 대결을 보여왔다. 이러한 양상은 올 하반기 들어 더욱 심화돼 개방개혁의 주창자였던 등소평이 지난 7월이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동안 진운 중앙고문위 주임,이붕 총리 등 중앙통제식 사회주의경제 신봉자들인 강경보수파는 기회만 있으면 개혁정책을 비난하고 사회주의경제의 틀 안에서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 해왔다. 그렇다고 보수파가 무작정 개혁 불가론만을 내세운 것은 아니고 과거와 같이 연평균 9% 정도의 급속한 성장을 보이는 개혁의 가속화 현상과 이에 따른 방만한 지방경제의 자율성을 경고했던 것이다. 보수파는 또 자본주의식 시장경제에 의해 국가발전을 꾀하기에는 중국의 인구가 너무 많고 국토가 광활하기 때문에 강력한 중앙통제에 의해 안정을 추구하는 사회주의계획경제를 강조했다. 보수파들은 과거 10년간의 개방개혁이 과열경제현상을 불러 일으키고 이에 따라 부정부패·인플레 등의 부작용이 만연했던 사실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보수파에 대한 반발은 이미 오랫동안 고속성장의 단 맛을 본 중국의 동남부 개방지역으로부터 특히 거세게 쏟아져 나왔다. 광동·복건성 등 개방지역 지도자들은 중앙의 보수파들이 개방지역으로부터 보다 많은 세금을 거둬 재정의 확대를 꾀하고 자율적인 정책 결정권을 축소하려는데 대해 「손에 손잡고」식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또 개혁지향의 중국내 경제전문가들도 잇따른 토론회를 통해 이미 10년 이상 계속돼온 개방개혁의 속도를 늦추고 중앙통제에 의한 긴축과 안정을 고집할 경우 중국경제의 침체현상이 심화될 뿐 아니라 4백5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상환의 길이 없어진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렇지만 보수파들의 주장이 꺾여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등소평의 저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당초 북경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인 10월 중순쯤 열릴 예정이었던 제13기 중앙위 7차 전체회의(7중전회)에 대비,이붕 총리가 지난 9월 8차 5개년계획 초안에 관한 보고서를 등에게 제출했을때 등은 『개혁방안이 거의 없다』며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지난 10월20일 국가경제체제 개혁위 진금화 주임은 당간부회의에서 『등소평동지의 뜻을 따라 개방개혁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붕 총리는 지난달 30일 일본 무역사절단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등소평동지의 정책노선을 견지할 것이며 강택민 당총서기를 영도집단의 핵심으로 삼아 굳건히 뭉쳐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총서기와는 최대의 라이벌관계이며 강경보수파의 대표격인 이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86세의 고령으로 공직에서 은퇴한 등의 손에 아직도 중국의 대권이 쥐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등은지난해 천안문사태 이후 상해시장 출신에 지나지 않았던 강을 당총서기로 임명한 데 이어 자신의 마지막 공직인 군사위원회 주석자리까지 물려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혁파인 강은 당과 군의 최고실력자가 된 셈이지만 이붕을 비롯한 정치선배들은 그의 권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측통들은 이총리의 이번 발언으로 미뤄볼때 앞으로 중국의 경제정책은 강총서기의 주도에 의해 상당기간 개방개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게 틀림없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한편 명보등 홍콩지들은 최근 개혁파의 우세를 반영,이붕 총리의 직계로 계획경제 신봉자인 경제담당부총리 요의림이 오는 25일 개최될 제13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7중전회)에서 퇴진할 것으로 보도했다. 요대신에 조자양 전 당총서기를 도와 개혁정치를 추진했던 전기운 부총리가 다시 경제를 맡아 개혁을 가속화할 것으로 홍콩지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에 보여주고 있는 보수파의 후퇴가 전략적일 뿐이란 주장을 하고 있다. 비록 보수파들은 현재 등의 권위에 노골적으로 도전할 수 없는데다 개방지역 책임자들까지 계획경제를 강화하는데 크게 반발하는 등 7중전회를 앞두고 대세가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혁가속」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경제운용에 있어 개혁의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이붕 총리를 비롯한 강경보수파들은 개혁파를 곤경에 몰아 넣고 정책방향을 중앙통제식 계획경제로 급선회시키는 역습을 가할 가능성이 많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 중국의 「개방창구」로 성장 뒷받침/「심수특구 지정 10년」의 허실

    ◎내외기업 2천5백개… 생산 15배 늘어/“외화벌이 전초기지”… 올해 33억불 수출/개발효과 편중… 지역격차·인플레 등 유발 논란도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 심수를 비롯,주해 산두 하문 등 4개 지역에서 26일부터 특구지정 10주년 기념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강택민 당총서기는 26일 하오 심수의 기념행사에 참석,축하연설을 통해 경제특구가 중국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개방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과 전기운 부총리 등 개혁파 지도자들과 외빈 등 7백여명이 참석한 반면 이붕 총리를 비롯한 보수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23일 북경을 방문했던 북한의 연형묵총리도 천진을 거쳐 이날 심수행사에 참석,특구의 발전상을 돌아 보았다. 심수는 중국 정부수립 이후 대륙에선 처음으로 자본주의식 자유경제 운용방식을 도입,대외개방의 창구와 체제개혁 시험장 역할을 했으며 중국 개방개혁정책의 상징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심수의 뒤를 이어 특구로 지정된 같은 광동성의 주해 산두와 복건성 하문 등 4개 지역은과거 10년동안 외국자본과 경영기법 및 기술도입의 전초기지로서 중국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0여년전 한적한 농촌이던 심수에는 이제 2천5백개에 이르는 내국 및 외국합작기업이 들어섰으며 총 생산량의 60%를 수출하고 있다. 올들어 10월말까지의 수출실적은 33억달러. 심수등 4개 경제특구가 유치한 외국민간자본은 31억달러(4천1백78건)로 중국전체가 들여온 외자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공업생산치는 10년전에 비해 15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지역의 수출실적은 중국 전체의 8∼10%선으로 올해 6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이는 전년대비 21% 늘어난 규모이다. 또 4개지역 중국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60∼80달러로 기타지역 근로자의 2배에 가깝다. 경제특구에서 벌어들이는 외화는 중앙정부의 에산으로 적잖게 전용되고 있어 심수의 경우 지금까지 40억달러의 재정수입을 중앙에 지원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특구에 대한 중국내의 평가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과거 등소평·조자양(전당총서기)팀의 개방정책으로 출발하게 된 경제특구는 주로 성장의 파급효과가 중국 동남해안에 미치는데 그쳤기 때문에 지역간 발전격차를 심화시켰고 무분별한 외자도입은 인플레와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유발하는등 적잖은 부작용을 낳게 했던 것이다. 이러한 폐단은 중국 지도층의 강경보수세력이 득세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고 개방개혁을 제자리걸음시킨 반면 사회주의식 중앙계획 경제운용을 유도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중국 지도층이 8차 5개년계획(91∼95년)을 포함,향후 10년의 경제운용방안을 놓고 개혁·보수파로 나뉘어 권력투쟁의 양상을 띠며 논란을 벌이는 사실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당초 심수 특구지정 기념식은 만 10년이 되던 지난 8월26일 거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방개혁등 경제운용에 관한 이견이 첨예화됨에 따라 3개월이나 늦춰진 것이고 행사규모도 축소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개방정책의 총 설계사로 이번 행사에 당연히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던 등소평이 나타나지 않았고 개방에 비판적이던 진운 당중앙위고문 이붕총리 등 강경보수파들이 한명도 참석치 않은 점은 중국내 개혁·보수세력 사이의 암투를 단적으로 반영한 것이란 풀이를 가능케 하고 있다. 한편 지난 88년 뒤늦게 특구로 지정된 해남을 포함해서 이들 경제특구의 장래는 중국 중앙정부가 전력을 다해 추진중인 상해 포동지구 개발사업으로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 최대의 도시이며 역사적으로 상공업이 발달했던 상해에 대규모 첨단공업단지를 마련하고 금융 및 무역중심지로 개발,90년대 안에 「사회주의세계의 홍콩」으로 탈바꿈 시킨다는게 중국정부의 구상이다. 조세·금융 및 각종 자원배분의 특혜를 주었던 기존 경제특구와는 달리 외국금융기관을 대거 유치,자체적인 자금조달과 성장계획에 의해 운용토록 함으로써 지역간 발전격차에 따른 위함감도 배제시킨다는 것이다. 또 상해는 물론 주변 양자강 델타지역개발로 한국·일본·미국·캐나다 등 외국과 직교역 할 수 있는 중국최대의 자유무역센터를 건설할 계획이어서 다른 경제특구에 대한 정책배려는 크게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밀수 급증… 골머리 않는 중국ㆍ홍콩(세계의 사회면)

    ◎올 상반기 6천건 6천만불 적발/담배서 포르노필름까지 들여와/뇌물받은 세관원 극형에 처하기도 중국 복건성의 어느 해안마을은 1백여척의 어선과 함께 헝클어진 머리에 남루한 옷을 입은 어부들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어촌이다. 그러나 이 어촌 주민들은 보통의 어부들이 아니다. 그들은 고기잡이 보다는 오히려 밀수품 운반을 「본업」으로 삼고 있다. 이 복건성마을 사람들은 홍콩을 거점으로 중국으로 밀반입 되는 밀수품 운반책중의 일원이다. 이들은 모두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만큼 홍콩을 통한 밀수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밀수는 물론 어제 오늘의 얘기만은 아니다. 수세기동안 밀수꾼들은 중국의 해안을 배회해 왔다. 공산당 통치기에는 강력한 폐쇄정책으로 밀무역이 한때 퇴조하기도 했으나 중국의 개방정책 이후 밀수가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천안문사태 이후 중국의 긴축 경제정책으로 수입쿼타가 줄어들고 관세장벽이 높아지자 밀수는 더욱 성행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생긴 중국인들이 서방상품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기때문이다. 홍콩 관리들도 중국인들이 자국 상품에 싫증을 느끼고 외국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으로 밀반입되는 외국 상품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도 VTR,TV,담배 등이 인기 품목이다. 최근에는 포르노필름류의 밀반입이 크게 늘고 있고 심지어는 벤츠자동차의 밀반입을 시도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있다. 중국세관은 지난 89년 1만2천여건의 밀수를 적발하고 1억1천5백만달러어치의 밀수품을 압수했다. 올 상반기에도 이미 6천여건의 밀수가 적발되었고 6천만달러어치의 밀수품이 압수되었다. 홍콩 관리들은 그러나 이같은 적발건수는 전체 밀수에 비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밀수가 크게 성행하자 홍콩과 중국은 밀수방지책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운 중국 부총리는 지난해 『밀수는 국가이익과 경제질서를 파괴하고 사회분위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해안경찰은 순찰을 강화하고 특히 검문에 불응하는 선박에 대해 발포를 허용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또 밀수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크게 강화,최고 사형까지 시킬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중국은 최근 밀수에 대한 하나의 경고로 24세의 광동세관 관리를 뇌물수뢰죄로 처형시켰다. 그는 월급이 32달러에 불과한데도 호화주택을 건축할 수 있었던 것은 밀수꾼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한 경제학자는 『중국은 모든 밀수를 근절시킬 만한 경찰력과 기술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문제는 밀수가 일상화돼 이제는 생활의 한부분이 되고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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