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남편 갚을 돈 있지만 혼자 파산하고 싶은데…
Q 친정에서 하는 건설업체에서 10여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의사인 남편과의 사이에 자녀를 2명 두었습니다. 저는 건설업체의 이사로 등재되었고, 대주주 가족이어서 법인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했습니다.IMF 사태 무렵 회사가 부도났고,3억원 정도 보증채무가 남았습니다. 남편이 병원을 개업해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60평 아파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도 전 집을 담보로 3억원 정도를 빌려 친정에 지원해 주었기 때문에 빚을 갚을 여력이 없습니다. 재기를 위해 파산신청을 생각해 보았는데, 남편에게 5억원 정도의 재산이 있어 그것으로 갚으면 되지 않느냐고 할까봐 걱정입니다. -박준희(43)
A빚이 법인의 보증채무에 의한 것이라면, 원칙적으로 면책의 대상이 됩니다. 물론 보증을 해 주고 특별한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없으며, 법인의 부도 무렵에 재산을 도피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합니다. 다만 박준희씨의 경우에는 가정이라는 하나의 경제 단위를 지지하는 배우자가 재력을 갖고 있어 배우자가 채무를 대신 갚아줄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우리 민법은 부부 공유의 재산제도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부부라도 재산문제는 각자에게 책임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채무가 배우자에게 미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정은 경제적 실질에 있어서 하나의 통합된 단위에 대한 것이고, 법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생활비, 교육비와 같은 지출을 위해 부부 일방이 채무를 부담하여 가정이 유지되었다면, 상대방도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민법의 원칙은 파산제도의 실무에도 투영됩니다. 가족의 생활을 위한 경상적 지출로 인해 채무가 누적되는 경우에는 부부가 같이 파산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채무를 한쪽으로 몰아 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부인은 5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지만, 남편은 1억원의 집을 갖고 있으면서도 부인의 빚을 갚아주기를 거부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파산법원은 부인의 빚이 늘어나게 된 원인에 주목합니다. 원인이 가정의 유지, 보존을 위해 사용된 식비, 자녀교육비, 주택자금 대출 상환금 지출 등 가사에 관련된 것이라면 부인이 빚을 져서 남편이 재산을 모은 것으로 보고 파산과 면책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준희씨의 경우에는 일상가사와 상관없는 원인으로 빚이 발생했기 때문에 남편이 재산을 갖고 있어도 파산, 면책에 원칙적으로 장애는 없습니다.
만일 채무자가 빚을 져서 다른 곳에 이익을 주고 실제로는 채무자가 혜택을 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박준희씨의 경우 만일 남편이 부도 무렵 친정의 도움으로 개업을 했다면, 파산법원은 심리를 까다롭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