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시세 맞춰 분양가 부풀려
지난 2001년 용인 신봉 동천지구에서 D사가 공급한 33평형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542만원이었으나 1년 뒤인 2002년 용인 죽전지구에서 E사가 분양한 34평형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640만원.
1년 사이에 평당 분양가가 1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반면 한국토지공사가 D사에 공급한 택지비는 평당 158만원,E사에 공급한 택지비는 평당 165만원으로 불과 7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았는데 업체가 분양한 아파트 분양가는 무려 100만원이나 됐다.
같은 택지지구에서도 아파트 분양가를 ‘고무줄’로 책정했다. 토공은 2000년 말 용인 동백지구에서 중대형 아파트 부지를 N사와 X사에 평당 195만원에 공급했다.
그러나 이들이 2003년 동시분양에서 같은 46평형을 공급하면서 평당 분양가는 N사가 765만원,X사는 704만원에 내놓았다. 평당 61만원, 가구당 무려 2806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용인 동천지구 아파트의 경우 평당 택지비는 171만원, 분양가는 580만원이었다. 그러나 분양가 규제를 받은 판교의 택지비는 614만원에 분양가는 1158만원이었다. 땅값은 4배 올랐지만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결과 분양가 상승률은 2배에 그쳤다.
건설사들의 분양가 부풀리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토공은 “그동안 건설사들은 비싼 택지비가 고분양가의 원인이라고 지적해왔지만 실제로 아파트 분양가는 원가와 이윤을 더해 산출됐다기보다 주변 시세에 맞춰 책정된 것임이 이번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면서 “새 아파트가 주변 아파트 값을 끌어올리고 이는 다시 새 아파트 분양가를 상승시켜 주변 일대 집값을 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음도 증명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용인 신봉 동천, 용인 죽전, 용인 동백, 화성 동탄 등 4개 지구의 경우 2000년부터 5년간 택지비는 171만∼191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분양가는 동천(2001년 분양) 580만원, 죽전(2002년) 652만원, 동백(2003년) 703만원, 화성 동탄(2004∼2005년) 776만원 등으로 매년 50만원 이상 올랐다.
택지비와 상관없이 지역에 따라 택지비를 뺀 분양가는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일부 분양한 하남 풍산 택지지구의 택지비(용적률 감안)는 평당 434만원이지만 예상 분양가는 1230만원대로 분양가 중 택지비를 제외한 건축비, 부대비, 이윤 등 차액이 무려 796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화성 동탄지구의 경우 분양가(776만원)와 택지비(용적률 감안 평당 189만원) 차이가 587만원, 성남 판교는 분양가(1158만원)와 택지비(용적률 감안 평당 614만원) 차이가 544만원으로 나타났다.
토공은 “택지원가 공개로 토공이 그동안 땅장사를 했다는 일부 사회적 오해를 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무엇보다 건설업체들은 시세 위주 분양가 책정을 지양하고 좋은 주택을 싼 값에 공급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분양가 부풀리기가 사실로 드러난 만큼 정부가 나서서 공공기관을 비롯한 민간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공개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