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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원을 제 정원처럼 ‘모델하우스 왕’ 횡포

    사유지라는 이유로 시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근린공원의 나무를 뽑아 버리고 안가(安家)처럼 꾸며 놓은 건설업자가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공원 환경을 훼손한 혐의(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A건설 육모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육 회장은 올해 2월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자신이 소유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 근린공원 부지(4050㎡)에서 소나무와 스트로브잣나무 등 113그루를 무단 벌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공원은 시민 휴식을 위해 말죽거리 근린공원 부지로 지정된 곳이었다. 육 회장은 올해 초 이 부지를 사들여 주변에 펜스를 쳐 시민들의 통행을 막았다. 나무를 뽑은 뒤에는 잔디를 심어 개인 정원처럼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에 위치한 법원 측은 관할 구청에 ‘육씨의 개발 행위로 법원 피해도 우려되니 개발 허가 때 유의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법원도 개발해야 한다고 요청한다”며 구청에 공원 개발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육씨는 공원 부지에 있는 경사지를 무단으로 깎아 평지로 만든 혐의(산지관리법 위반 및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지자체와 경찰이 제지했지만 육씨는 “사유지에서 나가라”며 막무가내로 작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육씨는 전국 모델하우스 부지 100여개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건설업계에서는 ‘모델하우스 왕’으로 불리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권익위 해설서로 본 김영란법] 공무수행 민간인, 관련사서 ‘쪼개기’ 금품수수 위법

    [권익위 해설서로 본 김영란법] 공무수행 민간인, 관련사서 ‘쪼개기’ 금품수수 위법

    오는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직무 관련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거나 요구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지난 22일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에서는 ‘수수 금지 금품 등의 예외사유’로 올해 5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제정안에 동의했다. 이로써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부조 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의 가액 범위가 권익위 안대로 각 3만원, 5만원, 10만원으로 확정됐다. 금품 등 수수와 관련해 실제 상황에서 법이 어떻게 해석되고 적용될 수 있는지 권익위 해설집에 제시된 사례를 통해 알아봤다. ●출처 같고 시간 근접땐 동일인·1회 간주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건축사업의 설계심의 담당 위원인 건축사 A씨는 심의대상으로 상정된 한 건설회사 임원 B씨로부터 70만원 상당의 양주를 선물받았다. 같은 회사의 직원 C씨는 A씨에게 별도로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건넸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직원 D씨는 A씨에게 선물 대신 식사를 대접하고 30만원을 계산했다. B, C, D 3명으로부터 총 130만원어치의 선물과 식사대접을 받은 A씨는 김영란법에 따른 처벌 대상일까. 먼저 지자체가 구성한 위원회 심의위원인 A씨는 공직자 신분은 아니지만 어떤 명분으로도 금품 등을 수수해서는 안 된다. 김영란법 제11조에 적시된 ‘공무수행 사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또 B, C, D 3명을 ‘동일인’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이들이 A씨에게 제공한 금품의 출처에 달렸다. 이 경우 설계심사라는 동일한 목적으로 건설회사가 금품을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B, C, D는 동일인이라고 볼 수 있다. 금품을 분할해 전달하는 ‘쪼개기’를 했어도 횟수는 1회로 평가된다. B, C, D가 A씨를 만난 것 자체가 연속적으로 일어난 일이고, 모두 심의대상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목적상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종합해 볼 때 A씨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아야 하는 사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문제는 B, C, D다. 언뜻 보면 모두 A씨에게 직무와 관련해 1회 100만원 이하의 금품 등을 제공했으므로 각자 제공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하지만 만약 B, C, D가 상호 연락하에 공동으로 제공행위를 했다면 모두 1회 100만원 초과 제공으로 처벌될 수 있다. 이 경우 건설회사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다만 권익위는 임직원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 면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우자 후원금 수수 알았다면 신고해야 지방자치단체 E시장의 배우자 F씨는 사회복지시설을 운영 중이다. 어느날 F씨가 주최한 후원인의 밤 행사에 E시장의 초등학교 동창인 건설업자 G씨가 참석해 300만원을 후원금으로 냈다. G씨는 현재 이 지자체가 추진 중인 체육관 건립공사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E시장은 이와 관련, 김영란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될까. 공직자 등의 배우자는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해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해서는 안 된다. 배우자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1회 100만원 초과 금품을 수수했더라도 공직자 등 본인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제재 대상이 아니다. 반면 공직자 등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알면서 신고하지 않았다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직무 관련성을 따질 때는 공직자 등이 현실적으로 담당하지 않은 직무라도 법령상 직무권한에 속하는 직무까지 포함해야 한다. 또 결정권자를 보좌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무도 마찬가지다. 자기 소관 외 사무를 일시 대리하거나, 동료로부터 잠정적으로 사실상 권한을 위임받더라도 직무 범위에 포함된다. ●학부모·민원인에 금품 수수 일절 금지 학급 담임교사는 학부모로부터 5만원 이하의 촌지나 선물이라도 받아서는 안 된다. 올해 5월 입법예고된 김영란법 시행령 제정안에 따르면 공무원 등이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부조 목적으로 직무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 제공하는 5만원 이하의 선물을 받는 것은 허용된다. 단 가액 범위 이내라도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제한을 받는다. 학급 담임교사 선물 수수는 여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제한된다는 게 권익위의 설명이다. 그동안 학부모 관련 단체들은 김영란법 시행령의 가액 범위 기준이 그대로 시행되면 교사가 5만원 이하의 선물이나 촌지를 받는 것을 암묵적으로 용인해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쏟아냈다. 이와 관련된 명확한 해석이 담긴 것이다. 같은 의미로 인허가 신청 민원인이나 조사 대상자 등으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은 금액이 기준을 넘지 않아도 예외로 인정되지 않아 처벌을 받게 된다. 금품 수수 예외로 인정되는 8가지 사유로는 ▲동창회, 종교단체, 동호인회, 향우회 등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금품 ▲특별히 장기적·지속적 친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질병·재난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제공하는 금품 등이 포함됐다. 예를 들어 중앙부처 공무원 H씨가 속한 초등학교 동창회 회칙에 자녀 결혼 시 100만원의 경조사비를 줄 수 있다는 기준이 있다면 동창회 회장이 100만원을 건넨 경우 문제가 안 되지만, 250만원을 줬다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또 돈을 건넨 사람이 동창회 대표 자격으로 전달한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돈을 준 것이라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다만 ‘장기적·지속적 친분관계’를 어느 정도로 볼 수 있는 것인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LED로 바꿨더니 눈이 침침해요”…LED 등기구 선택 ‘주의사항’

    “LED로 바꿨더니 눈이 침침해요”…LED 등기구 선택 ‘주의사항’

    경기 일산에서 탁구장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형광등을 모두 LED 전구로 바꿨다. 전기요금도 싸고 전구 수명도 반영구적이라는 인테리어 업체의 이야기를 믿고 조금이라도 탁구장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하지만 LED 전구로 바꾼 뒤부터 손님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전등 때문에 ‘공이 아른거린다’, ‘불빛이 떨린다’는 등 손님들이 탁구를 치는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A씨는 비싼 돈을 들여 바꾼 LED 조명을 다시 형광등으로 교체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최근 경제적이고 수명도 오래가는 LED 전구로 교체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A씨처럼 LED 전구 교체 후 전등 깜빡거림, 점등 불량, 조도 하락 등을 비롯해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빛 떨림 등 다양한 문제를 호소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22일 조명기구 전문가들에 따르면 LED 조명 교체 후 나타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불량 전원공급장치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한 조명기구 전문가는 “보통 LED 조명에 사용되는 SMPS(스위칭모드 전력공급) 방식 대신 일부 부품을 줄인 RCD(저항 콘덴서 다이오드 사용) 방식의 전원공급장치가 이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RCD 방식을 적용한 LED 조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눈의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불안전한 전원공급장치로 인해 ‘빛 떨림’, ‘빛 출렁임’ 등에 장시간 노출되면 눈의 피로가 가중되고 시력 감퇴, 두통, 만성피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영전구 관계자는 “조명시장의 특성상 일반 소비자가 직접 LED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대부분 건설업자가 선택한 제품을 설치하다 보니 규격만 겨우 맞춘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저렴한 부품비로 원가절감이 가능한 RCD 방식을 적용한 LED 일자등, 십자등 제품이 폭넓게 보급되며 LED 전구로 인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영전구의 경우 RCD방식을 지양한 ‘눈 건강에 좋은 LED 일자등 개발’을 목표로 제품 개발에 착수, 지난 3월 SMPS 방식의 LED 일자등 ‘클릭’을 출시했다. 남영전구에 따르면 LED 조명은 이미 미국, 일본 등에서는 빛의 밝기가 계속 변하거나 깜박이는 현상 등에 대해 눈의 피로, 피곤함, 편두통, 신경계 질환, 스트레스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소비자들도 LED 조명을 살 때 전원공급방식이 안전한 SMPS 방식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 번 버림받고 희귀병… 코피노 루터를 도와주세요

    두 번 버림받고 희귀병… 코피노 루터를 도와주세요

    “난치성 희귀병에 치아종양을 앓고 있는 김루터(5)군의 딱한 사정을 들은 한 건설업자가 청주 성모병원과 협의해 수술비와 체류비를 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후원자와 돌연 연락이 끊겼고 수술은 무산됐죠. 소식을 들은 루터 엄마는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요.” 20일 코피노지원단체인 ‘위 러브 코피노’(WLK)의 구본창(53) 대표는 “아이가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후원자의 도움의 손길이 끊겨 사실상 2번이나 버림받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루터는 필리핀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 태어난 ‘코피노’다. 엄마 아미루터 안시로(30)는 2011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다가 학생이었던 김모(28)씨를 만나 루터를 가졌다. 그런데 김씨는 안시로의 임신을 안 뒤 부모 핑계를 대며 한국으로 돌아갔다. 안시로는 필리핀 명문대를 졸업하고 현지에선 고소득 직종인 은행 콜센터에 취업하면서 루터를 혼자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2013년 초 루터가 희귀 난치성 질환인 ‘G6PD 결핍증’(적혈구 효소 결핍으로 인한 빈혈) 진단을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콩을 먹으면 빈혈이 심해지고 혈액암도 유발할 수 있어 특수 분유를 먹어야 했다. 병원비만 한 달에 50여만원이 들었다. 월급이 75만원 선이던 안시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결국 안시로는 2014년 5월쯤 김씨를 상대로 양육비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꼬박 1년이 지나 1000만원가량을 받았다. G6PD 결핍증은 식이요법이 중요한 질병이라 안시로는 루터를 돌보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비교적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파출부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5개월 뒤 루터에게 치아종양까지 발견되면서 상황이 악화했다. 볼이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고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당장 수술을 받지 않으면 종양이 뇌와 심장으로 번져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는 상태라고 구 대표는 전했다. 필리핀에는 치아종양 수술을 할 만한 병원이 없어 한국에 오고 싶지만 수술비와 체류비까지 합하면 18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안시로의 형편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다. 다행히 지난 4월 후원자가 나섰다. 건설회사 본부장이라고 한 A씨가 비용을 대고 청주 성모병원과 협의해 지난달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자신의 건강을 이유로 수술을 지난 15일로 미뤘다. 그러나 그마저도 진행되지 않았다. 본지는 A씨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구 대표는 “A씨는 루터 수술비로 5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데 지켜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술만을 기다려 온 루터와 가족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며 “다른 후원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2008년 받은 ‘제네시스’가 공소시효 살려냈다

    2008년 받은 ‘제네시스’가 공소시효 살려냈다

    사법연수원 20기 이금로(51) 특임검사와 21기 진경준(49·검사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창과 방패를 나눠 쥔 선후배 두 현직 검사장의 법리 싸움이 14일 진 검사장의 긴급체포로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김정주(48) NXC 회장에게 받은 넥슨 비상장주식으로 120억원을 챙긴 ‘주식 대박’ 사건에 대해 포괄적 뇌물 수수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진 검사장은 2005년 6월 김 회장으로부터 넥슨 주식 1만주를 4억 2500만원에 증여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대가관계를 부인하는 취지의 자수서를 지난 13일 제출하면서 방어막을 쳤다. 대가성 여부를 떠나 주식을 받은 시점을 2005년으로 잡게 되면 공소시효(10년)도 지난 셈이다. 특검팀은 대법원 판례를 집중 검토한 끝에 ‘공소시효 방어막’을 깨고 그의 주식 특혜를 처벌할 단서를 찾았다. 2012년 특검 1호 사건인 김광준 전 검사에 대한 유죄 판결에서다. 김 전 검사는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측근과 수사대상 기업 등에서 뒷돈 수억원을 챙겨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때 초등학교 선배인 한 건설업자에게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12번에 걸쳐 54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뇌물수수)도 있었다. 당시 검찰은 연속 뇌물수수를 하나의 범죄행위로 묶은 ‘포괄일죄’로 기소했다. 이 논리를 적용해 특검팀은 넥슨 주식 취득, 넥슨재팬 주식 취득, 고가 승용차 취득 등 진 검사장이 김 회장에게서 받은 경제적 이익을 ‘연속적인 뇌물수수’로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2006년 11월 진 검사장이 기존 넥슨홀딩스 주식을 넥슨 쪽에 10억여원에 팔고 다시 넥슨재팬 주식을 샀을 때 특혜가 있었다면 이 역시 또 다른 금품교부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넥슨 주식 보유자 모두가 넥슨재팬 주식을 산 것이 아니라 진 검사장을 포함한 일부만 투자 조언 등을 통해 이익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특검팀은 또 진 검사장이 2008년 3월 김 회장 측에게 4000만∼5000만원대 제네시스를 처남 명의로 넘겨받은 단서를 새로 확보했다. 전날 김 회장로부터 “진 검사장이 검사라는 점을 고려해 주식대금이나 차량을 건넨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은 국내 금융정보를 총괄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근무했고 넥슨재팬 주식 매입 당시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과 부부장이었다. 제네시스를 받았을 때도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으로 근무할 때다. 이 세 가지 금품 교부 행위가 ‘포괄일죄’ 형식의 ‘뇌물 패키지’라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이다. 이렇게 되면 공소시효는 2023년까지가 연장된다. 이에 대해 진 검사장 측은 각각의 금품교부가 별개의 사안이며, 직무 관련성이 없이 “친해서 준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소위 잘나가는 엘리트 검사인 진 검사장에 대한 김 회장의 ‘보험용’이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 특검팀은 진 검사장의 처남 강씨가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 B사가 2010년 7월 이후 수년간 한진그룹 자회사인 대한항공으로부터 130억원대 일감을 수주한 일도 살펴보고 있다. 진 검사장이 이 사실을 알았는지, 한진 측이 진 검사장을 보고 일감을 몰아줬는지 등이 쟁점이다. 통상 뇌물죄로 처벌하려면 해당 공무원이 받은 금품의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포괄적 뇌물죄’는 직무권한을 ‘고위공직자’로 광범위하게 인정해 설사 대가관계를 특정할 수 없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 서울지역 한 변호사는 “당시 진 검사장이 잘나가는 부장검사였고, 금품 제공자가 ‘앞으로 잘 봐달라’는 취지였다면 포괄적 뇌물죄 적용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진 검사장은 이날 조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저의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않은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혐의를 사실상 시인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대표적 공안통… 진경준의 연수원 한 기수 선배

    파이시티 비리때 정권실세 수사 역대 4번째… 그랜저 검사때 도입 검찰의 ‘특임검사’ 임명은 이번이 네 번째다. 검찰총장은 검사의 범죄 혐의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이를 담당할 특임검사를 지명할 수 있다. 특임검사 제도는 2010년 ‘그랜저 검사’ 사건을 통해 처음 도입됐다. 강찬우(사법연수원 18기) 대검 선임염구관이 특임검사로 임명돼 건설업자로부터 그랜저 등 46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정모 부장검사를 구속 기소했다. 다음해엔 ‘벤츠 여검사’ 사건 규명을 위해 이창재(연수원 19기) 안산지청장이 특임검사로 지명됐다. 이모 여검사가 한 변호사로부터 사건 관련 청탁과 함께 벤츠 승용차 등을 받았다는 혐의였으나 지난해 대법원이 ‘벤츠는 사랑의 정표’였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12년에는 김모 부장검사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측으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10억원대 뇌물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김수창(연수원 19기)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특임검사로 나섰다. 김 부장검사는 뇌물 4억원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유죄가 인정됐다. 특임검사는 검찰총장이 지정한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제기, 수사팀 구성 등 관련된 직무에 대한 권한을 갖는다. 직무 독립 원칙에 따라 검찰총장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 결과만 보고하도록 돼 있다. 다만 감찰위원회에 수사상황을 보고하고, 감찰위가 이를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검사장급 간부로는 최초로 특임검사를 맡은 이금로(51·사법연수원 20기) 인천지검장은 진 검사장보다 연수원 한 기수 위로,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알려져 있다. 법무부 공공형사과장과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 대검 수사기획관, 중앙지검 2차장 등을 지냈다. 특히 대검 수사기획관 재직 당시엔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와 관련, 정권 실세들에 대한 수사를 펼치며 특수수사에도 역량을 발휘했다. 이 지검장은 합리적인 수사와 상황판단 능력으로 검찰 내부의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새누리 권석창 캠프 관계자 ‘돈봉투 수수’ 영상 확보

    새누리 권석창 캠프 관계자 ‘돈봉투 수수’ 영상 확보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새누리당 권석창(충북 제천·단양)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한 지인이 건설업자에게 현금이 들어 있는 봉투를 받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 영상은 지난해 5월 당시 권 의원을 돕던 A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제천시의 한 카페에서 건설업자 김모씨에게 봉투를 전달받는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이다. 선관위는 이 봉투에 현금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여 왔다. 영상에는 A씨가 김씨에게 서류 봉투를 전달하는 모습도 담겼다. 선관위는 서류 봉투에 새누리당 입당 원서가 들어 있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당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재직하던 권 의원도 동석했다. 권 의원은 “중학교 동창인 A씨가 카페 개업 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저의 누나가 지인을 통해 도움을 준 것”이라며 선거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충북선관위, 새누리당 권석창(제천·단양) 의원 캠프 관계자 현금봉투 받는 영상 확보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새누리당 권석창 의원(?사진?·충북 제천·단양)의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한 지인이 건설업자에게 현금이 들어 있는 봉투를 받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 영상은 지난해 5월 당시 권 의원을 돕던 A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제천시의 한 카페에서 건설업자 김모씨에게 봉투를 전달받는 폐쇄회로(CC)TV 화면이다. 선관위는 이 봉투에 현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여왔다. 이 영상에는 A씨가 김씨에게 서류봉투를 전달하는 모습도 담겼다. 선관위는 이 서류봉투에 새누리당 입당 원서가 들어 있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당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재직하던 권 의원도 동석했다. 선관위는 권 의원 측이 건설업체 등에서 불법자금을 지원받아 선거에 사용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지난 4월부터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도 선관위 관계자는 “다음 주쯤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권의원 측은 봉투에 돈이 들어 있었지만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 의원은 “중학교 동창인 A씨가 카페 개업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저의 누나가 지인을 통해 도움을 준 것”이라며 선거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청주 남신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근저당권 물상대위 1심패소 뒤집어... 억울함 푼 사연

    근저당권 물상대위 1심패소 뒤집어... 억울함 푼 사연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는 원고 A씨가 B씨를 포함, 총 6명의 피고들을 상대로 낸 배당이의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1심의 패소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 A는 2008년 건설업자인 피고 B로부터 전원주택을 무료로 지어줄 테니 필지 일부를 이전등기 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원고 A는 피고 B의 제안이 의심스러워 담보로 피고B 소유 빌라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두었다. 이후 피고B의 전원주택사업은 실패로 끝났고, 원고A가 믿은 것은 담보로 남아있던 피고B 소유 빌라의 근저당권이었지만, 피고 B는 원고A가 장기간 해외출장을 나간 틈을 이용해 근저당권말소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원고 A의 근저당권을 말소해버렸다. 이에 원고A는 뒤늦게 근저당권말소청구 소송에 대한 추완항소를 진행했지만 추완항소 사건 진행 중, 피고B 소유의 빌라는 수용절차가 진행되어 빌라 감정가 상당의 금액이 공탁되고 배당절차가 이루어졌다. 원고 A는 근저당권이 말소된 상태라 일반 채권자로 배당절차가 참가하게 될 처지였고, 더욱이 피고 B는 막대한 채무로 인해 파산신청까지 해 버린 상황이었다. 해당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유로 김화철 변호사는 ‘근저당권에 있어 등기는 효력 존속 요건이 아님’을 근거로 먼저 추완항소를 통해 말소된 근저당권 회복을 청구하고 물상대위를 원인으로 공탁금에 대해 가압류까지 했지만 배당재판부는 근저당권에 기한 물상대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A씨를 일반채권자로 분류하였다. 법무법인 유로는 즉시 배당이의를 하였는데 1심 재판부는 ‘근저당권이 말소된 상태에서 별도로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각하 판결을 내렸다. 이에 원고와 법무법인 유로는 바로 항소하였고,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판결을 완전히 뒤집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통상적으로 채권압류 전후에 가압류 진행이 됨으로써 압류와 가압류가 경합할 시 그 효력이 채권 전액에 미치게 되어 가압류채권자는 배당을 받을 수 있고 별도로 배당요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을 비추어 보면, 원고는 배당요구에 준하는 근저당권에 기한 물상대위권 행사를 하였다고 판단된다.”고 밝히며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하였다. 항소심에서 원심을 뒤집은 법무법인 유로 김화철 변호사는 “항소심은 부동산 등기 존재가 효력의 존속요건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를 정확히 해석하였다“며 “안타까운 것은 배당재판부나 1심 재판부 조차 배당실무에서 기존 선례가 없던 것은 소극적으로 판단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법무법인 유로는 의뢰인에게 억울한 결과가 생기지 않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정치권으로 번지는 ‘정운호 게이트’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 로비 의혹이 군과 대기업, 정치권 등으로까지 번지면서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고 있다. 검찰은 브로커 동선을 추적하면서 로비 대상자들과의 접촉 사실과 불법행위 단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건설업자 출신 브로커 이모(56)씨와 ‘군납 비리’ 브로커 한모(58)씨의 휴대전화 통신 내역과 신용카드 사용 내역, 금융거래 계좌 등을 추적 중이다. 검찰은 로비 대상자로 지목된 법조인과 군 관계자 등이 이들 브로커와 접촉한 정황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법조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한씨는 정 대표로부터 군대 내 매장에서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을 팔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 5일 구속됐다. 검찰은 한씨가 정 대표의 대기업 관련 로비의 ‘창구’가 됐다는 점도 눈여겨보고 있다. 한씨는 정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한 로비스트로 활동했고 이를 위해 2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처리퍼블릭은 2010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면세점에 매장을 내고 한씨는 정 대표와 3년간 매장 수익의 3%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씨는 또 자신의 중학교 동창인 전 국방부 고위 관계자에게 로비를 벌인 의혹도 사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씨와 동창 관계는 맞지만 금품 등을 받거나 담당 부하를 소개해 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사건의 파장은 정치권으로 퍼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법조 비리 의혹에 연루된 부장판사 출신 최모(46·여) 변호사는 구치소에 수감된 정 대표를 접견할 때 대화 내용을 녹음했는데 이때 정 대표가 유력 정치인 2~3명의 실명을 언급하며 로비를 암시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역시 전직 차관과 전 청와대 수석 등과의 친분을 주변에 과시하면서 사기 등의 행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정운호 브로커’ 출국금지·계좌추적

    검찰이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항소심 감형 로비 의혹과 관련해 브로커로 지목된 건설업자 이모(56)씨의 주변 계좌를 추적하며 로비자금의 용처를 살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이씨를 출국 금지하고 이씨의 차명계좌와 주변인 계좌의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검찰은 의혹 확인을 위해서는 이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최우선이라고 보고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 대표는 검찰에서 “이씨에게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역내 매장 확장 등을 위한 대관 로비자금을 건넸지만 돌려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지하철 매장 확보를 위한 로비자금 외에 경찰 공무원을 접촉하기 위한 활동비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대표가 2013년 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일부 경찰관이 사건 무마의 대가로 화장품 매장을 정 대표에게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이씨가 공무원과 경찰 등을 염두에 둔 로비자금으로 챙긴 돈이 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2010년 정 대표가 지하철 역사 내 매장 100여곳의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던 S사에 건넸다는 140억원의 자금 추적 결과도 다시 검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자영업자 김모씨를 통해 S사에 액면 1억원짜리 수표 140장을 인수자금으로 전달했다. 김씨는 이 중 20억원을 전달하지 않고 유용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법정에서 브로커 이씨가 이 돈을 정 대표 사업을 위한 대관 로비용으로 챙겨 갔다고 주장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檢, ‘정운호 사건’ 본질 캐는 수사 나서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혐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숨겨져 있던 법조계의 병폐와 비리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 대표와 변호사 간의 거액 수임료 분쟁에서 시작된 이번 논란은 마침내 법조 브로커와 부장판사의 유착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검은 거래 종합세트’라고 할 만하다. 특히 정 대표의 구명 로비를 직접 담당한 법조 브로커의 존재가 확인된 점은 실로 충격적이다. 향응 제공 및 뇌물 수수 등 추가적인 범죄 행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검찰의 전면적인 수사가 불가피해졌다고 본다. 정 대표 사건은 수사 단계부터 비정상적이었다. 2014년 경찰이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도 그렇고,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가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한 것도 이례적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나중에 정 대표의 원정도박 혐의를 밝혀내 구속 기소하긴 했지만 검찰은 항소심에서 1심 때보다 낮게 구형했다. 검찰은 또 정 대표가 보석을 신청하자 사실상 보석으로 풀어 줘도 상관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한다. 수사 단계부터 변호를 맡았던 검사장 출신 H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나 구명 로비가 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 대표 측 브로커로 활동한 건설업자 이모씨는 지난해 말 항소심 재판을 맡은 부장판사와 저녁 술자리를 갖고 사건을 설명했다고 한다. 다음날 부장판사가 법원에 재배당을 요청해 재판장이 바뀌었지만 이씨가 어떻게 법원의 사건 배당 즉시 재판장이 누군지 알게 됐는지, 부장판사가 왜 이씨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는지 등 모든 게 의문투성이다. 게다가 수도권 법원의 다른 부장판사도 정 대표와 친한 의사를 통해 항소심 재판부에 청탁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지 않는가. 검찰은 브로커 이씨 등에 대한 수사를 통해 관련 의혹들을 명백히 규명해야만 한다. 이번 사건은 ‘법조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관예우, 거액 수임료, ‘전화 변론’, 거기에 법조 브로커까지, 달라지지 않은 법조 주변의 검은 거래 또한 확인됐다. 또다시 ‘제 식구 감싸기’나 일탈 행위로 축소한다면 법조 불신은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씨와 부장판사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 또한 한 장짜리 해명만 내놓고 방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 대표가 석방되고자 판검사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사실이다. 그 전말을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 [씨줄날줄] ‘불사조’ 법조 브로커/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불사조’ 법조 브로커/박홍환 논설위원

    1980년대 초부터 10년간은 이른바 ‘조직폭력(조폭) 전성시대’라고 부를 만했다. 양은이파, 서방파, OB파 등 범호남 계열 3대 패밀리가 치열한 세력 싸움을 벌였고, 칠성파는 일본 야쿠자와 손을 잡고 부산을 평정했다. 대낮에 조폭 수십 명이 회칼과 야구배트를 들고 유혈 낭자한 패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조폭들 간의 대표적인 보복 범죄인 ‘서진룸살롱 사건’ 등으로 온 사회가 조폭 공포에 휩싸였다. 결국 노태우 정부는 조폭 소탕령을 내렸고, 그 내용을 다룬 영화가 2011년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다. 부패한 세관 공무원에서 폭력조직에 합류한 최익현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의 연기가 돋보인 영화다. 전화번호가 빼곡히 적혀 있는 너덜너덜한 수첩을 그는 “10억원짜리”라고 당당하게 얘기한다. 거기서 파친코 이권을 얻고, 구속 위기도 넘긴다. 수갑을 찬 채로 경찰관의 뺨을 날릴 수 있는 용기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 거액의 인맥 수첩을 만들기 위해 권력자의 가족들까지 철저하게 관리한다. 낯익은 장면이다. 2000년대 중반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두 명의 법조 브로커도 그랬다. 법조 브로커 윤상림씨는 중견 건설업체 회장실에서 처음 만났다. 다짜고짜 “동생” 하며 살갑게 맞은 그가 내민 명함에는 고문 직함이 적혀 있었다. 그는 법원장, 검사장을 비롯해 판검사 이름을 줄줄 꾀면서 “모두 잘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살짝 보여 준 수첩에는 이름과 전화번호가 빼곡했다. 주변 인사는 그가 형제 사이에 재산분쟁 중인 경기도의 한 골프장으로부터 20여건의 주말 부킹권을 넘겨받아 법조계 인사들에게 제공해 왔다고 귀띔했다. 하늘의 별 따기인 부킹권으로 판검사들을 관리해 왔다는 얘기다.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에게서 직접 “판검사 60~70명에게 돈을 건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귀를 의심했다. 전화번호와 전달액 등을 적은 수첩이 있고,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도 있다고 했다. 수사 결과 일부는 사실로 드러났다. 고위 법관은 냄새 나는 법조 브로커인 줄 알면서도 김씨와의 만남을 지속했다. 김현웅 법무장관이 당시 이 사건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부장검사였다. 이번엔 원정도박 혐의로 처벌받은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 사건이 브로커에 의한 대형 법조비리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다. 건설업자 이모씨가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 간부 출신 유명 변호사와 동창이라는 이씨는 정 대표의 항소심을 맡았던 부장판사와 술자리도 갖고, 그 자리에서 사건 관련 얘기도 했다고 한다. 다른 사건 알선 혐의도 받고 있다니 그의 ‘수첩’ 또한 초미의 관심사가 될 듯하다. 그동안 다양한 법조 브로커 근절 방안이 발표됐지만 법조 브로커들은 ‘불사조’처럼 다시 등장하고 있다. 그들의 ‘관리’에 농락당하는 판검사들이 있는 한 법조 브로커는 사라지지 않는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판결 늦춰라” “수사 서둘러” 法·檢 안 가리는 ‘전관 로비’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수사 및 재판 과정을 둘러싼 의혹들을 계기로 법원·검찰에 대한 전관 변호사들의 로비 실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드러난 보석 허가나 집행유예 로비 의혹뿐 아니라 재판 지연 및 증인 채택 등 다양한 목적을 노린 로비가 난무한다고 법조인들은 지적하고 있다. ●中企 오너 3년간 1심 선고 안 나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언뜻 단순해 보이는 재판 기간의 조정만으로도 피고인이나 변호사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이를테면 피고인이 이미 다른 범죄를 저질러 집행유예가 선고된 상태라면 판결이 늦춰질수록 유리하다. 집행유예 기간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집행유예의 효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정하는 건 거의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이다. 이런 이유로 전관 로비가 대표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가장 큰 분야는 ‘재판의 지연’이라고 법조계 인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판사 출신 A변호사는 “최근 중소기업 오너가 집행유예 상태에서 다른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3년 가까이 1심 선고가 나지 않고 있다”며 “법원장 출신 전관 등이 낀 7명의 변호인단이 위력을 발휘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B판사도 “집행유예의 실효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라 재판을 1~2개월이라도 연기하려고 피고인이 눈물로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법리에 밝은 전관 출신 변호사를 쓰면 변론의 질이 높아져 선고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증인 채택 때도 전관의 위력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서울 지역 C변호사는 “재판부는 보통 변호사가 증인 채택을 요청하면 깐깐하게 따지는 것은 물론 엉뚱한 사람을 부르면 ‘법 공부를 제대로 한 게 맞느냐’고 면박을 주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전관이 요청하는 증인은 재판부가 큰 문제를 삼지 않고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D검사도 “재판 기간이나 집행유예, 법정 구속, 증인 채택 등은 모두 최소한의 기준만 있을 뿐 사실상 재판부 재량으로 결정되는 구조”라며 “이런 점이 개선되지 않으면 전관에 기대는 풍조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檢 수사 과정에도 민원 무시 못 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전관들의 입김은 큰 것으로 지적된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정 대표의 항소심 구형량을 1심보다 낮췄다. 보석 신청 땐 ‘사안에 맞게 처리해 달라’는 의견까지 냈다. 비수도권 지역의 E검사는 “수사를 ‘빨리 해 달라’, ‘늦게 해 달라’ 등등 전관들의 민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차장이나 검사장과 함께 일했던 변호사들은 검사에게 유독 당당하게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의 F검사는 “전관들을 아예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인사 때 인사부서에서 검사장 출신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하는 데다 완전히 아웃된 줄 알았던 분이 총장이나 장관으로 살아나기 때문”이라며 “전화로 ‘잘 봐 달라’고 하면 아무래도 쉽게 무시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의뢰인 절박함 파고드는 법조 브로커 전관의 위력이 여전하다 보니 정 대표 사건에 연루된 건설업자 이모씨와 같은 ‘법조 브로커’들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판사 출신의 G변호사는 “브로커들은 검찰 방범위원이나 법원 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판검사들과 다양한 자리를 함께한다”면서 “다급한 의뢰인들에게 접근해 ‘전화 한번 해 보겠다’며 거액의 뒷돈을 받곤 한다”고 귀띔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서울변회, 정운호 ‘전관로비’ 논란 조사 착수… “5월 13일까지 소명 요구”

    서울변회, 정운호 ‘전관로비’ 논란 조사 착수… “5월 13일까지 소명 요구”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건으로 불거진 ‘전관로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정 대표와 그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부장판사 출신 A 변호사에게 다음달까지 소명을 요구했다. 서울변회는 “진상 파악을 위해 정 대표와 A 변호사 모두에게 수십 항목에 달하는 질의서를 보냈다”면서 “답변시한은 5월 13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변회는 A변호사 외에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선임계 미제출 변론 등으로 논란이 된 모든 변호사를 상대로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받은 정 대표는 A변호사가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되게 해주겠다’며 조건부 성공보수금 20억원을 요구해 받아갔지만 보석 실패 후에도 이를 돌려주지 않는다며 A 변호사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 변호사는 자신이 받은 20억원은 상습도박과 함께 다른 민·형사 사건을 처리해주는 대가이며, 24명의 대형 변호인단을 꾸리는 데 돈을 대부분 지출했다고 반박했다. 법조계에서는 건설업자 출신 법조 브로커가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장과 저녁을 함께하며 구명 로비를 한 의혹,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거액을 받고 정 대표를 위해 검찰에 전화 변론을 해 검찰 구형량을 낮춘 의혹 등도 제기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카드뉴스]403호 경매에 402호 노부부가 쫓겨난다고?

    [카드뉴스]403호 경매에 402호 노부부가 쫓겨난다고?

    최근 인천 서구 경서동의 작은 빌라에 사는 70대 노부부의 딱한 사정이 전해졌는데요, 건설업자의 실수 탓에 전세 보증금도 못 받고 억울하게 쫓겨나갈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노부부의 황당하고 기막힌 사연을 알아봤습니다. 기획·제작 이솜이 인턴기자 shmd6050@seoul.co.kr
  • 뇌물수수 혐의 김학규 전 용인시장 ‘징역 3년 6개월’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성보기)는 22일 건설업자에게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학규(69) 전 용인시장에게 징역 3년 6개월에 벌금 5000만원과 추징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시장의 보좌관 김모(60)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원과 추징금 1000만원을, 이들에게 뇌물을 준 건설업자 장모(60)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시장에 대해 “시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당선된 시장으로서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함에도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도모하고 받은 금품의 액수도 크다”고 판시했다. 김 전 시장 등은 2012년 5월 건설업자 장씨에게서 “부도난 하수관로 정비사업 시공업체 A사를 인수하려고 하니, 이 회사가 기업가치를 유지하도록 시의 정비사업을 계속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장씨에게 자신들의 변호사비용 2000만원을 대신 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시장은 또 장씨를 따로 만나 현금 3000만원을 추가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변호사비용 2000만원 대납’ 사실은 인정했으나 직무 연관성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교범 하남시장과 친동생, 사돈까지 인허가 비리 연루

    이교범 하남시장과 친동생, 사돈까지 인허가 비리 연루

    자치단체의 최고 책임자인 현직 시장과 건설업자인 그의 친동생, 사돈, 측근 및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벌여온 건축인허가 비리가 검찰수사로 확인됐다. 검찰은 “현직 시장을 정점으로 한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을 확인했다”면서 “의심을 피하기 위해 먼저 불허가 처분을 내린 후 사업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적극 대응하지 않고 져주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 송경호)는 29일 하남 LPG 충전소 인허가 비리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이교범 시장 형제 등 6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충전소 사업신청자와 명의대여자 4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불구속기소하고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시장의 변호사 선임비용 550만원을 대납한 최모(56) 비서실장은 약식기소했다. 이 시장은 재임 기간 중 순탄치 않은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신에게 적용된 기부행위 혐의를 벗으려고 허위진술을 교사한 혐의(범인도피교사)가 사건발생 6년여 만에 뒤늦게 들통나 1심에서 당선무효형(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항소한 지 4개월여 만에 이번에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이 시장은 2011년 가을쯤 당시 경기도의원이었던 A씨 부탁을 받고 허가담당 공무원에게 개발제한구역 내 LPG 충전소 신축이 가능한 부지를 물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시장은 이듬해 A씨가 충전소 사업을 포기하자, 사돈 C(54·동생 B씨의 동서)씨와 2010년 지방선거 때 시정인수위원이었던 브로커 D(51)씨에게 앞서 물색한 부지 등 행정정보를 알려줬다. C씨 등은 G(62)씨가 해당 토지를 매수해 충전소 허가를 신청하도록 했다. 이어 이 시장은 D씨로부터 2014년 11월 성남지청에서 수사 중이던 자신의 범인도피교사 사건의 변호사 비용 2000만원을 부담하게 하고 지난해 3월에는 자신의 비서실장 최씨로부터도 변호사 비용을 대납받아 정치자금법위반혐의가 추가됐다. 이 시장 동생인 B(57)씨는 2011년 8월 친형인 이 시장에게 청탁해 창우동 개발제한구역에 있는 토지의 형질을 변경해주고 공장증축을 허가받게 해 주는 조건으로 토지주 F(63)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시장의 사돈 C씨는 브로커 D씨로부터 2012년 11월 시장에게 모 공무원 승진을 청탁하는 대가로 현금 2000만원을, 2013년 11월 지난해 1월 LPG 충전소 허가 관련 청탁을 시장에게 해 준 대가로 각각 1억원씩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철창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전형적인 알선 브로커인 D씨는 2011년 10월 개발제한구역에서 충전소를 운영하려던 사업자에게 시장 및 공무원들에게 청탁을 해주는 조건으로 현금 2억원을 요구해 1억원을 받고 C씨와 공모해 충전소 허가 대가로 이 시장의 변호사 선임비용 2000만원을 대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E씨는 2011년 3월 창우동 개발제한구역 내 공장 증축허가 신청을 하면서 허위서류를 제출한 혐의와 그 과정에서 도시계획위원인 J(54)씨에게 심의과정에서 반대하지 않는 등의 대가로 2000만원을 준 혐의로 F씨와 함께 구속됐다. 검찰은 지난해 7월 김황식 전 하남시장의 충전소 인허가 관련 수사를 하던 중 이 시장도 충전소 인허가와 관련해 거액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를 해왔다. 검찰은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받은 경우 그 취소 여부가 허가권자의 재량사항으로 돼 있는 현행 법령의 문제점을 주무부처에 통보할 예정이어서, 부정하게 허가된 충전소 모두가 허가취소될지 주목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해외여행 | 파리, 한낮의 꿈 ②꼭 한 번은 파리‘부티크’

    해외여행 | 파리, 한낮의 꿈 ②꼭 한 번은 파리‘부티크’

    꼭 한 번은 파리‘부티크’파리에서는 꼭 한 번 부티크 호텔에 묵고 싶었다. 다른 도시에서는 좀체 들지 않았던 호기심이 고전미의 도시, 파리에서는 몽실몽실 피어올랐기 때문이다.산 레지스 호텔 곳곳에 걸린 그림의 수준만 보아도 산 레지스 호텔의 격이 드러난다파리 패션신의 한 장면으로 종종 등장했던 산 레지스 호텔의 현관●부티크 호텔의 기준 호텔 산 레지스Hotel San Regis 샹젤리제 거리의 국립미술관이자 갤러리인 그랑팔레Grand Palais 인근 호텔인 산 레지스의 게스트 중에는 유명인이 많다. 그중 한 사람은 페라리의 ‘루카 디 몬테제물로’ 회장이다. 23년 동안 페라리를 이끌었던 그는 어떤 인연으로 여기에 오게 되었을까? <마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뉴욕에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에서 이브 몽탕을 만났는데 그가 슬쩍 ‘산 레지스’를 알려 줬어요.”몬테제물로나 이브 몽탕처럼 산 레지스를 각별히 여긴 셀러브리티는 한둘이 아니다. 이들은 광고 아닌 친분을 통해 산 레지스를 알게 되었고, 비밀의 장소처럼 산 레지스를 간직했다.지난 시절 산 레지스에는 영화감독 루이 말,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배우 진 켈리 등 여러 배우와 유명인이 드나들었다. <하퍼스 바자>의 편집장 카멜 스노는 산 레지스를 한동안 자기 집처럼 사용했다. 한 번은 그녀가 어느 신진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뉴 룩New Look’이란 신조어로 소개했는데 그 디자이너가 바로 크리스찬 디오르다. 카멜 스노와 크리스찬 디오르로 인해 산 레지스는 고전적인 파리지엥 스타일의 정수를 간직한 파리 패션 신의 주요한 스폿으로 등장했다. 지난 시절, 유명인들이 숨어 지내기를 좋아했던 산 레지스에 요즘에는 어떤 사람들이 주로 오느냐는 질문에 산 레지스의 매니저 사브리나가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요즘도 셀러브리티들이 많이 오지만 누구인지는 말할 수 없어요. 그들이 먼저 미디어 앞에서 말하기 전까지는요.”사브리나는 15년째 산 레지스에서 일하고 있다. 여기 오기 전 다른 호텔에서 일한 기간까지 합치면 27년째 호텔리어로 일하고 있는데 산 레지스의 분위기와 꼭 닮았다.“사브리나가 사진 속으로 들어가면 잘 어울릴 것 같아요.”호텔 브로슈어를 살펴보다 그녀에게 말했다. 진심이었다. 머리를 단정히 모으고, 하얀색 투피스를 입은 그녀는 산 레지스처럼 기품 있고 우아했다.딜럭스룸의 붉은색 커튼을 마주하고 있으면 시간은 순식간에 19세기로 돌아간다파리의 고전미가 강렬한 산 레지스의 스위트룸럭셔리 부티크 호텔이지만 카페의 음료와 디저트 메뉴는 그다지 비싸지 않다. ‘Paris-Breast’가 맛있다산 레지스에서 머무는 동안 부러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렸다. 19세기 파리의 타운하우스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산 레지스는 호텔이라기보다 저택에 가깝다. 19세기의 타운하우스를 1923년 호텔로 개조했다. 방의 컬러는 밝은 노란색에서 진한 붉은색까지 제각기 다르다. 특히 딜럭스룸, 프레스티지와 스위트룸에선 아름다운 옷장, 글을 쓸 수 있는 책상, 화장대, 윙체어 같은 유니크한 걸작품을 볼 수 있다. 산 레지스는 클래식한 아름다움에 모던한 편의성을 더했다. 신중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디테일에 집중해 ‘Home away from home’, 말 그대로 ‘내 집처럼 편안한 호텔’이다. 나로선 1857년에 지은 타운하우스가 159년이 지난 2016년 현재까지 럭셔리 부티크 호텔로 온존해 왔다는 사실이 경이감을 불러일으킨다.1980년대 중반 산 레지스의 ‘르네상스’를 가져온 이는 엘리 조르주Elie Georges라는 남자다. 1984년 산 레지스 호텔을 인수한 그는 호텔리어이자 예술을 사랑하는 사업가였다. 엘리 조르주는 처음 산 레지스 호텔을 방문한 후 이렇게 말했다.“신고전주의 파사드와 실내 공간, 그리고 그때까지 여전히 남아있던 고가구가 서로 완벽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매혹됐어요.”1985년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피에르 이브 로숑Pierre-Yves Rochon에게 호텔의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을 의뢰했다. 타운하우스의 성격을 살리면서 동시에 각각의 방을 유니크하게 꾸미기 위해 모든 소품을 결정한 사람이 바로 피에르였다.산 레지스는 지난 해 다시 한 번 리노베이션을 시작했다. 샤워 부스를 별도로 만들었고, 욕조에 몸을 담그고 발을 쭉 뻗어도 발끝이 닿지 않을 만큼 욕조가 커졌다. 클래식이란 명목으로 설비의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다.늦은 밤, 차를 마시고 싶어 룸서비스에 뜨거운 물을 부탁했다. 잠시 후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새하얀 린넨에 묵직한 금색 포트와 꿀, 찻잔을 들고 나타난 이는 깨끗하게 차려 입은 노년의 신사였다. 차 한 잔을 마시는 게 매우 행복했던 밤이었다. 오후에 카페에서 쇼콜라쇼를 서빙해 준 웨이터, 조제는 33년째 산 레지스서 일한다고 했다. 어쩌면 조금 전 포트를 가져다준 그도 조제와 비슷할지 모르겠다. 19세기 파리의 타운하우스에서 파리지엥처럼 하룻밤을 보낸다. 꿈같은 시간이다.다음 날, 아침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내려가니 손님의 수는 채 열 명이 안 됐다. 산 레지스의 객실은 전부 42개뿐이다. 내게 산 레지스는 파리의 멋, 파리의 색, 파리다운 완벽한 호텔로 기억된다.“Merci, San Regis, Au revoir고마워요, 산 레지스, 또 만나요.”여담 한 가지. 산 레지스 레스토랑의 지붕은 유리다. 체크인 후 유리를 통해 떨어지는 햇살을 맞으며 카페에서 쇼콜라쇼를 마셨다. 진하지만 달지 않아 좋았다. 맙소사, 그 자리에서 쇼콜라쇼 세 잔을 내리 마셨다. 며칠 후 다시 산 레지스를 찾았다. 며칠 동안 내내 첫날 마신 쇼콜라쇼가 생각났기 때문이다.호텔 산 레지스★★★★★ 12 rue Jean Goujon 75008 Paris, France +33 1 44 95 16 16 www.hotel-sanregis.fr러시아 남자와 프랑스 여자의 러브 스토리를 간직한 나폴레옹 호텔나폴레옹 로비 한 편에서 호텔 오너였던 프랑스 여자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나폴레옹 호텔의 주니어 스위트 애비뉴룸. 창밖으로 개선문을 볼 수 있다●러시아 남자, 파리 여자의 사랑 호텔 나폴레옹Hotel Napoleon 1920년대 후반, 파리의 프랑스문학클럽에서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 남자는 러시아 출신의 부유한 사업가였고, 여자는 아름다운 파리지엔느였다. 남자는 러시아 혁명의 소용돌이를 피해 파리로 온 것 같다. 두 사람은 이내 사랑에 빠져 들었고, 남자는 여자를 위해 특별한 결혼 선물을 준비했다. 이 선물을 통해 여자가 파리 상류층의 사교계에 들어가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를 원했다. 남자가 준비한 선물은 파리 8구에 있는 ‘호텔’이었다. 개선문에서 가깝지만 샹젤리제 대로변에서 한 블록 뒤에 자리 잡아 차분한 분위기를 가진 7층짜리 건물이었다. 호텔의 7층, 스위트룸에선 한쪽 창문으로 개선문이, 다른 한쪽 창문으로 에펠탑이 보였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파리의 호텔 중에서도 개선문과 에펠탑이 동시에 보이는 방은 거의 없다. 남자와 여자는 이 방에서 파리의 유명인들을 만나고 파티를 즐겼다. 이 호텔의 이름은 나폴레옹Napoleon이다.체크인을 하고 잠시 로비와 레스토랑을 둘러보는데 소파를 장식한 루비색과 황금색 스트라이프 패턴이 강렬하다. 러시아 남자와 파리지엔느 여자의 뜨거운 사랑 같다. 로비 한 편에 한 여인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호텔을 선물받은 바로 그 여자다.긴 세월이 흘렀다. 남자와 여자는 세상을 떠났고, 남자의 아들이 호텔 오너가 되었다. 이제 아들의 나이도 여든에 이르렀다. 2층의 내 방으로 가는 복도에서 스트라이프 패턴과 다시 만난다. 복도 양편을 장식한 붉은 컬러의 패브릭은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는 마법의 패턴이다. 아직 방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복도의 패브릭과 레스토랑의 소파만으로 나는 거듭 감탄한다.내 방은 주니어 스위트 애비뉴. 창밖으로 개선문이 슬쩍 보인다. 방에서 한 가지 인상적인 건 세이프티 박스 전원 플러그다. 전원 플러그를 가진 세이프티 박스는 처음 봤다. 나폴레옹은 클래식한 부티크 호텔이지만 아이팟 스테이션 같은 모던한 서비스와 균형을 맞춘다.호텔의 어떤 방은 향기로 기억될 때 가장 강렬하다. 나폴레옹 호텔은 록시땅의 향기로 상기된다. 머리를 감고 몸을 씻는 단순한 샴푸와 바디 젤이 아닌 호텔의 향기다.나폴레옹 호텔은 지난 해 6월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무리했다. 건물이 낡았다고 해서 재건축 운운하며 바로 헐어 버리고 새로 짓는 경우는 거의 없다. 건설업자의 개발 프레임에 갇혀 있는 한국과 달리 100년, 200년 넘은 건물이 즐비한 파리에서 지은 지 30년 정도 되었으면 ‘새’ 건물이다.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친 지난 해 9월21일, 나폴레옹 호텔은 입구에 붉은 카페트를 깔고 손님들을 초대해 파티를 벌였다. 파티의 제목은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 손님들은 활기와 자신감에 넘쳤던 1920년대 사람들 모습으로 분장하고 파티를 즐겼다. 그날, 시간은 2015년에서 1920년으로 순식간에 돌아갔다.그런데, 왜 하필 이름을 나폴레옹이라 했을까? 나폴레옹은 남자의 조국 러시아를 침략한 장본인 아닌가? 호텔 매니저 오드리는, “러시아 남자가 ‘남자’로서 프랑스 남자, 나폴레옹을 좋아했던 것 같다”고 설명한다. 1806년 자신의 군대를 기리기 위해 개선문을 세운 나폴레옹은 인근에서 역사적인 전투를 치렀는데 호텔 이름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증표 같다.파리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무심코 서랍을 여니 록시땅 핸드크림이 있다. 선물로 받았지만 좀체 쓰지 않았었다. 록시땅을 손에 발라 본다. 은은하게 피어나는 향기에 문득 나폴레옹 호텔의 욕조에 몸을 담고 있던 순간이 떠오른다.호텔 나폴레옹★★★★★ 40 avenue de Friedland 75008 Paris, France +33 1 56 68 43 21 www.hotelnapoleon.com리도쇼를 보며 식사를 즐기는 ‘디너 앤 쇼’. 좀 비싸긴 해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90분 동안 펼쳐지는 리도쇼는 관능적이고 몽환적이며, 우아하고 낭만적이다●리도쇼가 파리다 파리의 카바레에는 물랑루즈만 있는 게 아니다. 리도Lido de Paris도 있다. 물랑루즈의 쇼를 보지 못했으니 비교할 수 없지만 리도쇼는 심장이 쿵쾅거릴 만큼 대단했다고 말하고 싶다.고백부터 하자면, 나는 리도쇼를 오해했다. ‘여자가 가슴을…’ 운운하는 누군가의 말을 얼핏 듣고, 늘씬한 여자가 가슴을 드러내거나 엉덩이를 세련되게 내밀거나 흔드는 공연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공연이 펼쳐진 한 시간 반 동안 나는 얼이 빠진 듯 기분 좋은 전율에 빠져 들었다. 내 상상이 일천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이제껏 ‘내 인생의 쇼’라는 걸 꼽는다면 2006년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본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델리리움DELIRIUM>이었다. 공연 타이틀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황홀경에 빠져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한 탓인지 나는 내심 공연보다는 영화의 표현력이 우월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음악과 춤, 비주얼 이미지가 하나로 합쳐져 절정으로 치달아 가는 델리리움을 보면서 무대가 영화를 압도할 수 있다는 걸 난생 처음 알았다.리도쇼는 태양의 서커스와 비교했을 때 규모는 작지만 무대 사이즈와 상관없이 ‘내 인생의 쇼’ 리스트에 오를 만큼 굉장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능한 모든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아주 짧은 시간에 경험한 것 같다.리도쇼는 영화적인 장면에서 불현듯 연극적인 장면으로, 뮤지컬 같은 장면에서 느닷없이 서커스 같은 장면으로 끊임없이 무대를 바꿔 간다. 발레리나의 우아한 몸짓 다음에 태연자약하게 등장하는 거위나 스케이트 링크는 또 어떤가? 춤, 노래,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온갖 이미지들의 실루엣으로 관객들은 소인국과 거인국을 오간다. 공연을 본다는 게 마치 그림책을 읽거나, 몽환 속을 헤매는 것 같다. 때로는 현실과 4차원 세계를 넘나들고, 때로는 관능적이었다가 순결하고, 때로는 잔인하며,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낭만적이다. 나는 리도쇼에서 하나의 무대가 아닌 열 개, 아니 백 개의 무대를 보았다.무대가 춤추듯 변하는 덕분이다. 내가 이제껏 보았던 무대와 아예 차원이 다르다. 질투가 날 만큼 이들의 상상력이 부러웠고, 기분 좋은 전율감이 온몸을 감쌌다. 저마다 파리를 정의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오늘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리도쇼가 파리다. 나는 리도쇼에서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파리지엥 또는 프랑스와 유럽의 상상력을 보았다. 아, 잠깐 잊고 있었다. 여기는 파리, 파리라는 걸.리도쇼를 만든 이는 프랑코 드래곤Franco Dragone이다. 뜻밖에도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 이탈리아 출신인데 세계적인 공연 연출자다. 그는 ‘태양의 서커스’ 초기 공연의 일부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여기가 뉴욕이나 도쿄, 뮌헨이 아닌 파리이기 때문에 그가 리도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매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쇼를 보는 ‘디너 앤 쇼Dinner and Show’는 이른 저녁인 7시, 라이브 뮤직과 댄스 공연으로 시작한다. 가격은 1인 165유로부터 자그마치 300유로까지. 매우 비싸다. 하지만 샹젤리제의 전설적인 카바레 리도에서 ‘저염 버터에 살짝 구운 가리비와 시트러스 버터를 발라 조리한 바삭바삭한 엔다이브’ 하는 식의 메뉴 이름도 이해하기 어려운 프렌치 파인 다이닝을 풀코스로 이 세상 최고의 쇼와 함께 즐긴다 생각하면 한 번은 기꺼이 치를 가치가 있다. 식사를 하지 않고 음료와 함께 쇼를 보는 옵션도 있다.카바레 리도에 들어서면 거대한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당신을 맞으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여기는 파리입니다. 자, 리도쇼를 볼 준비가 되었나요? 더없이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리도Lido de Paris 116 bis, avenue des Champs-Élysées 75008 Paris, France 9:00~20:30 +33 1 40 76 56 10 www.lido.fr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프랑스관광청 kr.france.fr
  • 이란, 한국 호텔건설 사업에 ‘러브콜’

    이란, 한국 호텔건설 사업에 ‘러브콜’

    이란 옛 도심 개발·철도·항만 등 우리 기업 참여·금융 지원 요청국내 건설업계 “시장성 있다”주 장관 “이란 내각 절반 만나” 이란이 옛 도심 개발과 호텔 건설에 우리나라 건설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이란 남북을 잇는 철도·도로망 노후 개량사업, 테헤란 교외 통근시스템 개선 등에도 우리 기업의 참여와 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 참석차 이란을 방문 중인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 모하마드 레자 네맛자데 산업광물무역부 장관, 에샤크 자한기리 제1부통령, 비잔 장가네 석유부장관, 하마드 치트치연 에너지부장관 등을 만났다. 앞서 28일에는 아바스 아쿤디 도로도시개발부 장관, 발리올라 세이프 중앙은행 총재, 알리 타옙니아 경제재정부 장관 등을 만났다. 주 장관은 “이란의 한 장관이 내게 이란 내각의 절반을 만나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주 장관은 “한국도 이란 시장에 관심이 많지만 이란도 한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매우 적극적이었다”며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옛 도심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국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해 우리나라 기업 이름을 구체적으로 들어가며 추천해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쿤디 도로도시개발부 장관은 호텔 건설 협력을 제안했다고 산업부 측은 밝혔다. 해외 고급호텔 건축 실적이 있는 국내 건설업계는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과실송금 등 자본 유출입과 자금 조달, 수익성 보장 측면이 좀더 보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이란이 고급 호텔을 선호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투자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측은 병원, 항만, 공동주택 개발, 신도시 건설 등 인프라 개발에 대해 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임대해 쓰는 BTL 방식, 건설업자가 사업자금을 조달해 건설하고 일정 기간 운영까지 하는 BOT 방식 등 다양한 금융지원책을 쓰자고 제안했다. 철도차량공급은 리스 등 다양한 방안을 원하면서 금융지원이 적절할 경우 구매할 의사도 있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주 장관은 이란 중앙은행의 국내 계좌를 당분간 유지하고 예금 인출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연내 지원 재개를 설명하며 한국 컨소시엄의 이란 병원 건설에 대한 이란 경제재정부의 원활한 지급 보증도 당부했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우리나라 선사의 터미널 이용 관련 애로 사항도 전달하고 해결 방안을 요청했다. 세이프 중앙은행 총재와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결제시스템 구축, 50억 유로 규모의 금융 약정 개설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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