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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4대강 정비사업 제대로 하려면… /김성곤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4대강 정비사업 제대로 하려면… /김성곤 산업부 차장

    한 건설업계 원로에게 물었다.“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입니까,아니면 정비사업입니까.” 그의 대답은 이랬다.“말이라면 말이고,사슴이라면 사슴이지요.” 4월 총선 이후 잠잠해졌던 대운하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지난 6월19일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수그러들었던 논란이 다시 불붙은 것이다. 정부가 15일 지방정부 활성화를 위해 한강,낙동강,영산강,금강 등 4대강 정비에 14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게 계기였다.시민단체 등은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 건설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반면 정부는 대운하와는 무관하다고 강변한다. 같은 사안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한다.건설업계 원로의 말처럼 말로도 볼 수 있고,사슴으로도 볼 수 있는 양면적 사안이기 때문일까.정부의 말대로라면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와는 분명히 다르다.5개의 댐이 준비돼 있지만 이것은 대운하와 관계없는 과거 정권 때부터 계획됐던 홍수조절용이라는 것이다.준설작업도 2~3m로 계획돼 있어 배가 다닐 정도의 깊이(7m)가 못 된다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보의 깊이도 배가 다니려면 최소한 15m는 돼야 하는데 4m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무엇보다도 터널과 화물터미널이 빠져 있다는 점이 정부가 대운하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반대로 정부가 제시한 문제점만 해결하면 대운하가 될 수 있다는 역설도 가능하다.재원과 시간의 문제가 따르기는 하지만 제방을 높이고,보와 준설을 통한 수심을 좀 더 깊게 하고,수문역할을 하는 갑문의 규모를 확대하면 배가 다니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예는 굴포천 방수로 사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굴포천 방수로 사업은 1996년 민자유치 경인운하 건설사업이 모태다.당시 환경단체의 반발과 경제성 문제로 굴포천 방수로 사업으로 변경됐다.하지만 지금 굴포천 방수로 사업은 경인운하 사업으로 진화했다.굴포천은 인천 상야동에서 4㎞만 더 파면 서해와 한강이 이어진다.60m인 방수로 너비도 20m만 넓히면 5000t짜리 배가 다닐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이다. 정부는 경인운하를 민자사업이 아닌 한국수자원공사가 직접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물론 굴포천과 4대강 정비사업이 똑같을 수는 없다.다만,가능성 측면에서는 충분히 연상해볼 수 있는 내용이다.실제로 대운하와 관련,“하천 정비사업이라고 이름을 붙였더라면 지금쯤 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을 텐데 대운하라고 이름을 붙이는 바보짓을 했다.”고 정권 차원의 전략가를 비난하는 전문가를 본 적도 있다. 전문가들마저 이럴진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게다가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국민들 대다수가 원한다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얘기를 하고,정치권에서도 심심찮게 대운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이런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운하 관련 발언들이 오락가락하면서 공무원들도 갈피를 잡지 못한다.“대운하는 아니다.”라고 외치면서도 비밀리에 4대강 정비 작업팀을 운영한다.마치 대운하를 위해 한 자락을 깔아 둔 것 같은 행보다. 지금 지방경제는 빈사상태다.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린다.정부의 설명처럼 지방경기 활성화는 더이상 늦출 수 없다.4대강 정비사업은 이 지방 경기를 살리는 데 지름길인 것도 사실이다.4대강 정비사업을 제대로 펼치려면 다시 한번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서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가 아니고,내 임기 중에는 대운하로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제2의 6·19 대국민 성명’이 절실한 시점이다.대운하가 죽어야 4대강 정비사업이 산다. 김성곤 산업부 차장 sunggone@seoul.co.kr
  • 프랑스 ‘자동차업계 지원’ 잰걸음

    | 파리 이종수특파원| 미국의 자동차 ‘빅3’ 구제 여부를 놓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의 자동차산업 지원 방안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르노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으로 불러 내년도 자동차업 전망과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금융 지원만이 아니라 재정 보증 형태의 지원 방안도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비록 “자동차 제조시설을 외국으로 이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지만 자동차 제조사 및 하청업체 지원 의지의 수위를 더 높인 것이다. 뤽 샤텔 산업담당 장관이 양측 회동이 끝난 뒤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내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도 정부가 자동차업계나 하청업체의 도산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그만큼 프랑스에서 자동차 제조업과 하청업체 관련 종사자들의 비중은 높다.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및 하청업체 관련 종사자는 77만여명에 이른다.나아가 샤텔 장관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15일에서 3주일 이내에 은행으로부터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대출조건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는 르노 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CEO가 지난 12일 요청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당시 곤 CEO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연 10% 이자로 3개월 이상 걸린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이어 “국가가 이자율 4~5% 선에서 2~3년 동안 합리적으로 재정 지원을 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또 “프랑스가 유럽 자동차업계의 심각한 상황을 이해하는 주요 국가 가운데 하나가 돼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전체적으로 이날 프랑스 정부가 밝힌 자동차산업 지원 방안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달 초 발표한 것보다 더 강화된 것이다. 당시 사르코지 대통령은 260억유로(약 329억달러)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건설업계 지원과 함께 자동차산업 지원 계획을 밝혔다.이 방안 가운데에는 자동차 제조사 ‘빅2’인 르노와 PSA 푸조-시트로앵에 대해 연리 8%로 5억유로씩 두 차례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또 자동차 매매 활성화를 위해 10년 이상된 차를 갖고 있는 소비자가 환경오염이 적은 새 차를 살 경우 보조금 1000유로를 지원하기 위해 10억유로의 금융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아울러 하청업체 지원을 위해 3억유로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vielee@seoul.co.kr
  • 국토부가 밝힌 효과

    국토부가 밝힌 효과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로 치수(治水)를 들었다.지구온난화로 해마다 홍수 피해가 늘고 있음에도 하천정비 등 치수사업 예산이 투입되지 않아 홍수 등 재난 피해 복구 비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실제로 최근 5년간 사전 예방을 위한 투자비는 연평균 1조 1000억원에 그쳤지만,복구비용은 4조 2000억원에 이르는 등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업에만 끌려다녔다.물 부족 국가라는 점도 4대강 정비사업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우리나라는 2011년 약 8억㎥의 물 부족이 예상되나 다목적댐 건설 반대로 가뭄 때마다 제한급수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궁금한 것은 4대강 정비사업 추진을 통해서 얻어지는 고용창출 효과와 생산유발 효과가 얼마나 되느냐이다.국토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이 투입되면 연간 2조 7000억원에 이르는 홍수 피해를 줄이고 이에 따라 연 4조 2000억원의 복구비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또 19만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2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도 기대된다.침체에 빠진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국토부는 강조했다.대한건설협회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영악화에 직면한 건설업계는 정부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추진을 대대적으로 환영한다.”며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홍수와 가뭄 등으로 끊임없이 고통 받고 있는 지역 사회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건설·수출업계 “모처럼 숨통” 반색

    2009년도 예산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깊은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산업계는 환영과 함께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논란이 됐던 하천 정비 관련 예산이 거의 원안대로 통과되고,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전례 없는 규모인 24조 7000억원에 달하면서 건설업계와 지방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수출업계나 벤처업계 등도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국회를 통과한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줄 것을 주문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업계는 예산안 통과와 관련,중앙에 비해 불황에 더 민감한 지방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에 국회에서 수자원 예산은 2조 3164억원이 원안대로 통과됐다.이 가운데 4대강 정비 등 국가하천과 관련된 예산은 7910억원에 달한다.전년(약 31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와 관련,최윤호 대한건설협회 전무는 “하천 정비 사업은 주로 지방 건설업체들이 많이 맡는데 예산이 없어서 뒤로 미뤄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면서 “통과된 예산을 지체 없이 조기에 집행해 경기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안 통과로 수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올해 수출보험계약한도가 130조원에서 내년에 170조원으로 확대된 데 이어 이번 예산안 통과로 중소기업 무역금융을 지원하는 수출보험기금도 당초 정부안보다 500억원이 많은 3100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출을 하는 중소기업에 지원되는 수출보험기금은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내년에는 기금 잔액이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반색하고 있다. 김성곤 김성수기자 sunggone@seoul.co.kr
  • [20 & 30] 불황에도 살아남는다… ‘직장 정글’ 생존 비법

    [20 & 30] 불황에도 살아남는다… ‘직장 정글’ 생존 비법

    11년 전 IMF가 울고 간다는 최악의 불황기다.경기 불황기에 일터는 무자비한 정글이 된다.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에서 20&30 직장인들은 모두 자기만의 ‘불황기 생존 비법’을 하나씩 갖고 있었다.아픈 직장 상사에게 전복죽을 공수해 아부를 하는 신입사원도 있고,선배의 실수를 틈타 고객을 모두 자기 차지로 만든 몰인정한 후배도 있었다.불황을 헤쳐가는 20&30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한 건설사 홍보팀에서 대리로 일하는 윤모(33)씨는 최근 솔솔 흘러나오는 인원 감축설에 좌불안석이었다.워낙 건설업계 경기가 안좋다 보니 대형 건설사도 부도설이 나도는 판이다.핵심 부서가 아닌 홍보팀에 있다 보니 불안함은 더했다. ● 주변사람 총동원해 직장 상사 공략 그러다 두 달 전,윤씨는 인사부장 김모(44)씨가 옆 아파트로 이사 왔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그 다음날 윤씨는 인사부장과 출근 시간을 맞추려 근처를 서성거리다 결국 부장 차를 타고 같이 출근하게 됐다.그러길 3일째.부장이 “지하철 타고 다니기 힘드니 카풀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이거다 싶어 매일 아침 인사부장의 집 앞에 가서 차를 닦아 놓고 따뜻한 캔커피나 두유를 준비했다.인사부장은 그런 윤씨가 착실하다며 예쁘게 봐주기 시작했다.윤씨의 이런 행동은 사내에도 소문이 났고,회사 동료들은 입을 삐죽거리기 시작했다.그러나 윤씨는 개의치 않는다.“저도 새벽부터 차닦는 거 힘들어요.그래도 잘리지 않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죠.사회생활이 실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한 부동산 개발회사에 입사한 지 6개월밖에 안 되는 윤모(30)씨는 벌써부터 들려오는 구조조정 얘기에 걱정이 태산이었다.회사 특성상 80명쯤 되는 직원의 80% 이상이 경력직인데,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경험이 없는 신입부터 잘리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윤씨가 선택한 생존 비법은 ‘주변 사람 동원해 상사에게 아부하기’.윤씨는 얼마 전부터 포항에서 감나무 과수원을 하는 부모님에게 감을 보내달라고 해 회사에 출근하면 감을 예쁘게 잘라 팀장 책상에 놓아두고 있다.또 11월26일 팀장의 생일에는 제빵사로 일하는 동생에게 부탁해 특제 케이크를 만들어 회사로 배달시키기도 했다. 물론 윤씨가 아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출퇴근길에 영어회화책을 보는 등 틈틈이 자기계발에도 노력하고 있다.“요즘 직장인에게 자기계발은 기본이죠.거기에다 자신만의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대기업 사장 비서실에서 일하는 조모(31)씨는 요즘 바빠서 친구를 만날 틈도 없다.본의 아니게 평일에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주말에는 대학 때도 안했던 영어 과외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경기 탓에 대기업 실적이 악화됐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최근 회사에 나도는 감원 괴담에 비서실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조씨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지난주 있었던 사장 집들이에 조씨는 먼저 나서 음식 만드는 걸 돕겠다며 사장 집을 찾아갔고 장보랴,전 부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몇 주 전 주말에는 비서실장의 초등학생 딸이 영어발표회 준비로 바쁘다는 얘기를 듣고 실장 집에 가서 영어 과외교사 노릇도 했다.“집에서는 속도 모르고 다 큰 처녀가 왜 늦게 다니냐고 뭐라고 하고,친구들은 일에 미쳤냐며 절 멀리 하더라고요.그래도 골드 미스 자존심 유지하려면 이 정도 자괴감과 부끄러움은 감수해야죠.” ●‘너 죽고 나 살자’ 동료 깎아내리기 식품업계 한 대기업의 4년차 대리 허모(32)씨는 ‘골목대장’ 스타일이다.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해 후배들과 점심 식사도 따로 하는 경우가 많고 가끔 나이트클럽도 같이 갈 정도로 친하다.허씨보다 9개월 먼저 입사한 대리 문모(33)씨는 허씨와 정반대다.일찍 결혼해 백일 된 딸이 있는 문씨는 ‘마이웨이’ 스타일이다.좀처럼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고 항상 ‘칼퇴근’이다.문씨는 인기가 많은 허씨를 항상 견제했다. 그러던 어느날,부장이 허씨에게 지방 공장 수량을 잘못 보고했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보고서의 최종 점검은 선배인 문씨가 하도록 돼있는데,부장이 하도 길길이 뛰어 말대꾸를 하지 못했다.돌아와서 보니 자신이 갖고 있는 보고서에는 분명 제대로 된 수치가 있었다.낙담하는 허씨에게 문씨는 그날 술을 사주며 위로를 했다. 일주일 뒤,허씨는 후배 이모(29)씨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그날 부장이 그 보고서 누가 작성했냐고 물었을 때 문대리님이 ‘허대리’라고 말했어요.그런데 그 보고서,문대리님이 작성하신 거잖아요.”허씨는 “아무리 가정이 있어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뒤집어 씌울 수가 있나요.”라며 허탈해했다. 굴지의 생명보험 회사에 다니는 정모(33)씨는 최근 50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해 불황기에 유례없는 특별 보너스를 받았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씨의 실적은 바닥을 기었다.경쟁 보험사에 다니는 정씨의 두 학번 위 선배 강모(36)씨 때문이었다. 정씨와 강씨는 같은 학교,같은 과,같은 동아리 활동에 학군단(ROTC) 활동까지 같이 해 온 사이다.당연히 비슷한 인맥 풀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정씨가 선배나 친구들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할라 치면 “강 선배가 먼저 부탁해서 벌써 들었어.선배니까 어쩔 수 없더라.다음엔 너한테 보험 들어줄게.”라는 얘기가 돌아오기 일쑤였다.정씨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선배인 강씨에게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기회는 왔다.올해 주가가 바닥을 치면서 강씨의 변액보험에 들었던 후배들의 원성이 자자해졌던 것.강씨의 보험은 그동안 공격적인 해외투자로 수익률이 높아 인기를 끌었지만,불황기에 -40%의 수익률을 기록해 거의 업계 최악이었다.강씨에게 변액보험을 들었다가 반토막이 난 후배가 어느 날 “정 선배 회사로 옮기겠다.”고 찾아왔다.정씨는 쾌재를 불렀다.다음날부터는 강씨의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려 “그쪽에서 난 반토막,여기서 메워주겠다.”며 강씨의 고객을 모두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어 버렸다. ●감원에 대처하는 미스 vs 미세스 대응법 경제 위기가 올 때마다 감원 1순위는 여성이다.직장 여성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생존 비법을 강구하게 되는데,재미있는 것은 감원에 대처하는 미혼 여성과 기혼 여성의 방법이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아직 미혼으로 한 외항사 지상직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조모(29)씨는 한층 매서워지는 경기 불황이 두렵지만은 않다.불안의 시대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조씨는 이미 터득했다.그 비법은 바로 ‘미모 가꾸기.’조씨가 일하고 있는 항공사는 국내 항공사와는 달리 정규직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다.이곳에 근무하는 30여명의 동료 승무원들은 모두 경력직으로 국내 항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여기에 발맞춰 김씨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신을 가꿔 왔다.지난여름 휴가에는 쌍꺼풀 수술을 했다.1주일이나 되는 여름 휴가에 해외 여행이라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유혹을 뿌리치고 더 예뻐지는 길을 택했다. 결국 조씨는 지난가을 외모,실력,경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국내 항공사에 당당히 경력직으로 입사할 수 있었다. 지난해 많은 이의 축복 속에 결혼하고 지난 4월 아이를 임신한 김모(33)씨.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김씨는 요즘 임신을 한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긴다.주위 결혼한 동료들도 김씨를 부러워하며 지금이라도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임신한 여성은 자리 보존하기 어렵다는 세간의 통념을 뒤엎은 김씨의 역발상은 ‘육아휴직 기간 중 해고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는 근로기준법에 근거하고 있다.“일하면서 임신하는 게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는데,오히려 지금이 최적기가 아닌가 싶어요.출산휴가도 가고,월급도 받고,거기다 구조조정당할 염려도 없고요.”내년 1월 말 출산 예정인 김씨는 8일부터 출산휴가에 들어갔다.주변 남자 사원들은 구조조정 걱정 덜었다며 김씨를 부러워하고,간부들은 김씨를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김씨는 당당하다. ● ‘고전적 자기계발법´으로 위기돌파 외국어,자격증 등 ‘고전적 자기계발’은 아직도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불황 타개책 중 하나다.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한 중소기업의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하모(36)씨는 요즘 잠이 모자라 죽을 지경이다.사장이 지난 8월 뽑은 대졸 신입사원을 두고 “토익점수는 높은데 회화가 안 되더라.”며 핀잔을 주는 모습을 보고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하씨는 얼마 전부터 집에서 한 권으로 얇게 정리된 ‘파워포인트·엑셀 정복하기’ 책을 끼고 살게 됐다.과장이라는 직책상 엑셀 파일을 볼 줄만 알았지 만들어본 적은 없어 거의 ‘엑셀맹(盲)’ 수준이다.영어회화 학원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아 엑셀과 파워포인트는 집에서만 공부하는데,책을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사장에게 어필해 다행이라는 것이 하씨의 설명이다. 보험사 영업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유모(39)씨는 지난 7월부터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실적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영업계에서 경기 불황은 곧 실적 저하를 뜻하고,실적 저하는 곧 실직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서울 방화동에서 공인중개사 일을 하고 있는 아버지에게까지 생각이 미쳤다.아파트 매매뿐 아니라 대지,임야 거래까지 해서 목돈을 곧잘 쥐는 아버지를 보며 “1년에 몇 건만 해도 지금 내 연봉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유씨는 곧바로 인터넷 강의에 등록해 아침저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물론 유씨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회사는 모른다.공부하는 게 알려져서 시험 붙기도 전에 잘릴까봐 유씨는 회사에서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한다.“경기 불황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주경야독을 하게 됐어요.요즘은 만성 피로가 몸에 늘어붙었네요.”라며 유씨는 씁쓸해했다. 이재연 김민희 장형우기자 haru@seoul.co.kr
  • “하이브리드 채권 한도 확대를”

    은행들의 기본 자기자본(Tier1)비율을 높이는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채권이 떠올랐다. 주요 은행장들은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 모여 “한국은행과 금융권이 조성 중인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에서 은행들이 발행하는 하이브리드채를 사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금융당국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은행장들은 금융감독원이 지난주 기본자본을 늘리라고 권고한 것과 관련해 은행 스스로 목표를 달성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한 시중은행장은 “자체적으로 기본자본을 끌어올릴 길이 막막하다.”면서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하이브리드채권 한도를 17.65%로 올리는 등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들이 발행하는 하이브리드채는 총 기본자본의 15%까지만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15% 초과분은 보완자본으로 간주된다.총 기본자본에는 하이브리드채 발행 예정분도 포함돼 실질적으로는 17.65%까지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 금융위측은 “이미 17.65%를 인정하고 있어 은행장들이 착각한 것 같다.”면서 “채안펀드의 투자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이자율이 높은) 하이브리드채 매입은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장들은 대주단(건설업계 채권단) 협약이 원활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가입 심사기간을 1개월에서 2주 이내로 대폭 감축하기로 결의했다.이날까지 대주단 협약 가입을 신청한 건설사는 30곳으로,27개 회사가 가입을 승인받아 1년간 채권 만기 연장 혜택을 받았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기업 구조조정 카운트 다운] (상) 핵심위주로 사업재편

    [기업 구조조정 카운트 다운] (상) 핵심위주로 사업재편

    “돈이 안 되는 사업은 접는다.값만 잘 쳐준다면 ‘알짜기업’도 내다 판다.”끝없는 경기침체의 수렁속에서 기업들이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유동성(현금)을 확보하고,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필요하다면 주력사업도 거침없이 인수합병(M&A)시장에 내놓는다.불황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발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도심 근처에서 추진 중인 ‘국제금융콤플렉스(IFC)프놈펜 프로젝트’의 사업규모를 절반으로 줄였다.베트남 호찌민 시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택개발사업 4곳 가운데 3곳에 대한 사업진행도 늦추기로 했다.회사측은 이렇게 해서 최대 1조원 정도의 여유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건설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모든 건설사들이 사업 축소에 나서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땅을 사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지금은 부담으로 부메랑이 돼서 앞을 내다보고 사업계획을 짜기 어렵다.”고 말했다. ●건설업 프로젝트 줄줄이 스톱 건설업계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민자사업 지분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가장 대표적인 것이 외곽순환고속도로 지분 매각이다. GS건설과 금호건설,대우건설,두산건설,롯데건설,코오롱건설,현대건설,삼환기업 등으로 구성된 수도권 외곽순환고속도로 민자사업 참여 건설사들은 지분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총 매각대금은 1조 8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민자사업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도로지만 현금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지분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다. ●흑자 SOC 지분 매각도 서슴치 않아 금호타이어는 1억 6500만달러를 투자해 지난 5월부터 미국 조지아 주 메이컨 시에서 짓고 있는 타이어 공장건설을 지난 달부터 중단했다.미국 완성차업계가 워낙 어려워서 수요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회사측은 “현재로서는 언제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달 별도조직이었던 태국의 TV생산법인을 LG전자 태국법인에 통합했다.LG디스플레이도 지난달 타이완 법인의 자회사를 청산했다.SK텔레콤도 미국 지사 2곳 가운데 SKT홀딩스아메리카를 SKT미국법인으로 통합했다.싸이월드의 SK커뮤니케이션즈도 독일과 미국시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LG화학도 건축장식재를 만드는 산업재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LG생활소재라는 신설법인을 만들기로 했다.이렇게 하면 LG화학에는 석유화학,정보전자소재,전지사업 등만 남는다.관계자는 “다른 분야는 B2B(기업간 거래)업종이지만 신소재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았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잘하는 것에만 더욱 집중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수익성 높이는게 최고” 판단 두산그룹도 사실상 모태기업인 주류사업을 팔기로 했다.매각은 8000억원선에서 가격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달에 테크팩을 4000억원에 사모펀드에 매각했기 때문에 주류사업 매각이 무난하게 진행되면 1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대부분 기업이 경쟁구도를 판단해서 구조조정 수위를 결정하겠지만 ‘큰 그림’을 보지 않고,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전략이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외환위기 때 충분히 ‘학습효과’를 거둔 만큼 기업은 불황기때 체질에 따라 ‘맞춤형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종합·정리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이천화재’ 이후] ‘대충대충’ 만든 물류창고는 시한폭탄

    [‘이천화재’ 이후] ‘대충대충’ 만든 물류창고는 시한폭탄

    지난 5일 7명의 생명을 앗아간 서이천물류센터 화재 사고는 정부·소방당국·지방자치단체의 부실관리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들 기관의 안전불감증으로 이천 지역에 산재한 100여개 물류창고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로 전락해 동시다발적 대형화재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7일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서이천물류센터는 발화지점인 지하층과 지상 1~2층에 모두 3950개의 스프링클러 헤드가 설치돼 있었지만 화재 당시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또 사망자가 발생한 냉동창고 내에는 스프링클러와 소화전이 아예 갖춰져 있지도 않았다.화재 건물은 소방법에 따라 비상벨과 비상방송 스피커도 구비돼 있었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아 무용지물이었다. 통상 비상벨 소리와 방송은 1m 떨어진 거리에서 소음이 심한 공장 소리 정도인 90㏈ 이상 들려야 한다.냉동창고의 경우 밀폐공간이어서 더욱 필수적이다.경찰·소방서 등 관계자들은 “현행 소방법상 냉동창고 내에는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면서 “그러나 화재 당시 냉동창고 밖에 설치돼 있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물이 분사되지 않았고,물류창고 관계자와 생존자들은 비상벨과 방송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값싼 단열재 사용 묵인 사정이 이런데도 화재 건물은 올 1월22일 소방당국 일제 소방검사와 지난 10월18일 소방점검 대행사의 종합정밀점검을 모두 통과했다.이에 대해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7조에 ‘소방검사를 하라.’는 내용은 나와 있지만 1년에 몇 번 어떻게 하라는 구체적 내용은 없다.”면서 “보통 1년에 1회 정도 소방전,스프링클러 설치 유무를 점검하는데 화재 건물은 모두 양호했다.”고 해명했다.이에 따라 대형 창고 등 화재 위험이 큰 건물에 대해서는 소방시설 설치 기준을 강화하고,소방점검 의무사항도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지난 1월 40명이 숨진 인근 코리아2000 냉동창고 참사에 이어 이번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드러난 용접 작업도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다.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노동부가 사업주의 안전교육 유무를 감독하도록 돼 있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노동부 등 관계자는 “법은 법일 뿐 현실과 다르다.”면서 “법으로 정해져 있다지만 서류로 할 수도 없고 직접 갈 수도 없어 정기적인 감독·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점검 없이 서류만 보고 창고 허가 국토해양부는 스티로폼 단열재가 들어간 샌드위치 패널 사용을 묵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물류창고를 지을 때 콘크리트가 아닌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려면 철강판 양면에 스티로폼이나 글라스울(유리섬유) 같은 단열재를 붙여 쓸 수 있다.하지만 통상 글라스울이 너무 비싸 값이 싼 스티로폼을 많이 쓴다.이는 불이 나면 순식간에 불길이 주위로 번지고,유독가스마저 대량 분출돼 대형참사를 막을 수 없다.관계기관들은 지난 1월 참사 이후 이런 문제점을 제기하며 사용을 금지토록 해달라고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국토부는 번번이 묵살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글라스울은 화재 때 화염 전파가 없고,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지만 가격이 3배나 비싸다.”면서 “보통 물류창고를 짓는 데 500억원이 소요되는데,이런 재료를 사용하면 1500억원으로 불어난다.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려 하겠느냐.”고 항변했다.업계에 따르면 1m당 스티로폼 가격은 1만 3000원이고,글라스울은 3만 500원이다. 이천시청은 인원부족 등의 이유로 현장 점검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물류창고 신청만 하면 인허가를 내줘왔다.이천시청 관계자는 “현행 건축법상 건축허가를 내줄 때 공무원이 현장에 나갈 필요가 없도록 돼 있어 현장 점검 등 복합적인 판단은 하지 않는다.”면서 “건설업계에서 대리로 내세운 건축사가 제출한 서류만 보고 인허가를 내준다.”고 말했다.12월 현재 이천시에는 연면적 500㎡ 이상의 물류창고만 95개나 된다.특히 올 들어 대형 화재가 난 마장면 장암리와 유산리는 중부·영동 두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호법분기점에 인접해 있어 교통이 편리해 수십 개의 물류창고가 몰려 있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이천 지역의 물류창고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면서 “소방법,건축법 등 관련법을 재정비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민간 구조조정위 부활 어디에 맡길까

    민간 구조조정위 부활 어디에 맡길까

    ‘묘수를 찾아라.’ 구조조정 전담기구 부활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에 직면해 ‘10년 전 망치’(민간 기업구조조정위원회)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곳곳에 돌부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민간 구조조정위 부활을 둘러싸고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던 정부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이 문제를 전담하기로 교통정리를 끝냈다.금감원은 일단 기존 조직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은행연합회에 설치돼 있는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위원 7인)와 채권은행협의회가 그 대상이다.얼핏 비슷해 보이는 이름이지만 태생은 전혀 다르다.전자는 법적 기구다.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근거해 만들어졌다.후자는 민간 조직이다.채권단 자율협의로 발족시켰다. 품이 덜 드는 방안은 이 두 조직 가운데 하나를 구조조정 전담기구로 확대 개편하는 것이다.‘일사불란한 일처리’를 감안하면 법적 기구인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가 낫다.일몰법(일정기한 뒤 자동소멸)이었던 기촉법이 오는 2010년 말까지 연장돼 법적인 제약도 없다.은행 등 1금융권은 물론 보험,캐피털,자산운용사 등 2금융권까지 거의 모든 금융기관에 효력이 미친다는 점도 이점이다.하지만 빚이 총 500억원이 넘는 기업에만 적용된다는 것이 한계다.현재 문제가 되는 부실우려 기업은 대부분 건설·조선·저축은행 등 중소기업이다.권한에도 한계가 있다.기촉법은 이미 부실해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후 조정 권한만 있다.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의 옥석을 가려낼 사전적 권한은 없다.금융당국 측은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를 활용하려면 적용 대상과 권한 등 법을 고쳐야 한다.”면서 “기촉법도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위헌 소지가 있어 일몰법으로 했던 건데 법 개정이 쉽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렇다고 채권은행협의회를 선택하자니 효율성이 문제된다.채권은행협의회는 기촉법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빚 500억원 미만’ 기업이 대상이다.대상만 놓고 보면 협의회가 안성맞춤이다.하지만 사공(가입 은행)만 수백명이다. 현재는 23개 은행만 들어와 있지만 이를 구조조정 전담기구로 개편하려면 보험·여전사 등 2금융권을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이다.신속한 구조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자칫 ‘대주단(건설업계 채권단) 재판(再版) ’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정부 조직(금융위·금감원 합동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이 측면 지원한다고 해도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외환위기 때의 기업구조조정위원회도 민간기구였던 점을 환기시키는 이도 있으나,당시에는 워낙 위기 의식이 팽배해 민간기구임에도 ‘살아있는 기업’(사전 권한)과 ‘죽은 기업’(사후 권한)에 전권을 휘둘렀던 사실상 초법(超法)적 기구였다.금융위가 애초 민간 구조조정위 부활설을 부인했던 것도 이같은 고충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신속하고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묘수를 찾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구조조정 실무를 도맡아 할 사무국장을 구하는 것도 난제다.정부는 외환위기 때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아 깔끔하게 일처리를 해냈던 이성규 하나은행 부행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본인은 고사한다.과거 구조조정위 사무국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외환위기 때는 공멸 의식이 강해 구조조정위원회와 사무국의 지침을 일사불란하게 따랐지만 지금은 한번 학습 경험이 있어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을 것” 이라면서 “유능한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구하는 것도 ‘묘수 찾기’ 못지않게 성공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휘청대는 실물경제] “우리도 급하다” 전업종 SOS

    건설업에서 시작된 손 벌리기가 전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업계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아우성이다.대책을 놓고 정부와 업계의 체감온도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아산은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획기적인 대책을 촉구하고,현대아산 및 협력업체들의 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 재정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2일 통일부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건설 등에 10년간 1조 5000억원을 투자했다.그러나 금강산관광 중단에 이어 개성관광까지 중단돼 올해 말까지 현대아산 865억원,협력업체는 210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남북 관계 악화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개별 기업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것은 처음이다. 건설업계는 정부와 금융권의 대주단(貸主團·채권단) 운영에도 불구하고,정부가 신속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대주단 가입을 신청한 한 건설사는 제2금융권의 채권 회수로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신속한 지원을 요청했다.다른 업종에서도 지원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렵기는 마찬가지인데 건설업만 지원한다며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이날 청와대가 밝힌 유류세 인하 조치 등이 조속히 시행되기를 재차 요청했다.건설사 지원책에서 보듯 구호만 요란할 뿐 실질 지원이 지연될까 걱정돼서다.특히 업체들은 자동차 제조공정 중 생산차량에 직접 주입된 유류의 ‘교통에너지환경세’ 공제를 요청했다. 자동차 및 부품업계 유동성 지원을 위한 장기저리의 연구개발(R&D)·시설투자 자금지원과 ‘그린카’ 보급 확대를 위해 10년 동안 연간 2000억원 이상을 지원해 줄 것도 건의했다. 조선업계도 급하기는 마찬가지다.95개 중소형 조선사들이 소속된 한국조선공업협회는 “중소형 조선업체들의 줄도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금융권에서 신규 대출 및 기존 대출 연장 등 특단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면서 “발주처인 선주로부터 받게 될 선수금에 대한 환급 보증서(RG)를 금융권이 적극 발급해 줘야 최근 잇따르는 선박 계약 취소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의 정부 정책자금 지원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중소기업진흥공단은 내년 정책자금을 지난 달부터 미리 접수한 결과 약 2주 동안 662개 업체가 2739억원을 신청했다고 밝혔다.이 중 시설자금의 비중이 올 1월에는 70% 정도였지만 이번 신청에서는 34%로 줄어들었다.시설투자보다는 우선 급한 운전자금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시적인 경영 애로를 겪는 기업의 경영정상화를 돕는 회생 특례자금에 대한 신청이 지난 1월과 비교해 7배 이상 늘어난 420억원을 기록했다. 김성곤 이영표 김효섭기자 sunggone@seoul.co.kr
  • “일자리 창출 묘책 없나”… 깊어가는 정부 시름

    “일자리 창출 묘책 없나”… 깊어가는 정부 시름

    경기가 바닥을 향해 내달으면서 일자리 확충이 절실해지고 있지만 딱 부러지는 대안이 없어 정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초유의 전세계적 경기 침체를 맞아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고강도 처방이 요구되지만 과거에 썼던 수준의 대책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데다 ‘2인3각’으로 정부 정책을 뒷받침해야 할 기업들의 사정 또한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이면서 효과는 당장 나는 대책? 정부가 내년에 못해도 2%대 후반의 성장률은 이뤄내야 한다는 강박증을 갖고 있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일자리 때문이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일 “연간 성장률이 2.5% 밑으로 떨어지면 일자리가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다.”면서 “정부가 정책 목표를 담아 내년 성장 전망을 4% 안팎으로 고수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단기적인 것 말고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방향으로 고용 대책을 추진하라.”고 강조해 왔다.과거와 같은 공공근로 형태의 머릿수 채우기식 대책은 더 이상 쓰지 말라는 얘기다.하지만 그러기에는 현재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결국 오래 가면서 당장 효과가 나타날 고용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지금까지 정부가 내년 예산안과 몇차례의 대책 발표를 통해 내놓은 방안들을 종합하면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연구개발 등 부문에 나랏돈을 대거 풀어 고용을 유발하고 청년인턴제 등을 통해 젊은층에 일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관련 인력을 흡수한다는 것 등이 핵심이다. ●토목 투자의 효과는 어디까지 정부는 우선 SOC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재정부 관계자는 “직·간접으로 총 235만명의 일자리가 건설에서 나오는데 지금은 실질적으로 4만 5000개가 줄어든 상태”라면서 향후 건설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하지만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건설업계 관계자는 “SOC는 주로 대형 기계를 이용하는 토목사업이 많아 건물을 쌓아 올리는 건축과 달리 고용 창출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여기에 민간이 호응해 직접 사업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여건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청년인턴제 부작용 없을까 정부가 통상 임금의 절반을 보조하는 청년인턴 제도 역시 일자리의 수요자(청년)와 공급자(기업)의 인식 차이를 들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실제 청년층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은 중소기업이지만 청년들이 취업을 원하는 곳은 주로 대기업이어서 수급의 불일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청년인턴제가 기존 인력의 고용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인턴사원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존 직원들을 해고해서는 안 되도록 법에 명시돼 있지만 기업들이 이를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경기 침체로 업무 자체가 줄어 기업들이 청년인턴을 원하지 않는 상황도 예상된다. 오는 2013년까지 해외취업 5만명,해외인턴 3만명,해외봉사 2만명을 키운다는 ‘글로벌 청년리더 10만명 양성’ 계획도 전세계적 경기 침체로 해외에서 고용 수요가 얼마나 나올지 알 수 없다.역시 2013년까지 양성하기로 한 연구개발인력,핵심고급인력,산업전문인력 등 ‘미래산업 청년리더 10만명’도 당장의 실물경제 충격에 대응해 단비를 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부 고용정책은 개인들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동시에 당장의 취업 기회를 주는 것이 핵심이 돼야 한다.”면서 “효과가 검증된 사업 위주로 실제 효과를 높이려면 정교하고 세밀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전·현직 금융당국자들의 엇갈린 위기처방전

    전·현직 금융당국자들의 엇갈린 위기처방전

     지난 28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서울대 초청강연에서 금융당국을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던 시간,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강당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이 전 부총리가 현 정부의 경제위기 대응을 ‘남대문 화재’에 비유하며 비판할 때 그는 “위기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전광우 위원장을 대신해 ‘자금세탁 방지의 날’ 행사에 참석한 그는 이례적으로 속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였다.청와대,여당,재야 등 사방에서 쏟아지는 질책과 주문에 할 말이 참 많은 듯했다.솔직한 고충 토로 속에 조목조목 반박이 묻어났다.그의 항변은 곧 전 위원장의 ‘목소리’이기도 했다.  먼저 구조조정에 있어 이 부위원장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이 전 부총리는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지만 이 부위원장은 “외환위기 때는 기업과 은행이 실제 부실해졌지만 지금은 어렵다고 말하는 부실징후 기업이 있을 뿐,부실기업은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정부가 나서 요구하지도 않는 기업을 줄 세워 (구조조정)하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오히려 구조조정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부위원장은 말을 이어나갔다.“건설업계 대주단(채권단)만 해도 고민을 많이 했다.주위에서는 100대 건설사 다 집어넣으라고 한다.어떤 이는 과감히 살릴 것은 살리고 죽일 것은 죽이라고 한다.(그런)유혹도 많이 느꼈다.은행 자본확충 문제도 비슷하다.무조건 다 (돈을)집어 넣었을 때 해외에서 우리나라 은행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만약 이 때문에 밖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내린다면 우리는 소탐대실하는 것이다.또 원하지도 않는 건설업체를 강제로 넣었을 때 기업들이 해외경쟁에서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인가.누가 믿고 수주를 주겠는가 말이다.”  이 전 부총리는 현 정부의 위기대응에 대해 “사회적 논란을 두려워해 시간을 끌다가 기와 몇 장이 아닌 통째로 보물을 날려버린 남대문 화재 꼴이 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부위원장은 “욕을 먹더라도 원칙을 지키자는 생각이다.정책을 취할 때는 국내 시각보다는 위기의 본질이 어디에 있고 과연 해외에서는 우리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글로벌 관점에서 다가가야 한다.”고 맞섰다.  그는 “밖에서 볼 때는 정부가 너무 천천히 가는 것 같고 원칙이 없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위기 때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하고 시장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외환위기 때와 비교해 지금은 기업도 금융기관도 훨씬 나은 상황이다.이런 시점에 정부가 오버 리액트(과잉반응)하면 더 큰 문제”라고 못박았다.이 전 부총리의 “지체없는 정부 개입”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상황 인식이 다르니 처방도 다른 셈이다.금융위 관계자는 “아니할 말로 외환위기 때는 사체(부실기업) 처리였지만 지금은 생체(부실징후기업) 처리단계인데 어떻게 처방전이 같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부위원장은 ‘공무원 조직 장악력 미흡’이라는 민감한 문제도 자신의 입으로 먼저 꺼냈다.“민간에서 온 사람이 위원장,부위원장을 하니까 시장을 꽉 못 쥐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하지만 거듭 말하지만 10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 부위원장은 국가설명회(IR)를 위해 홍콩으로 출국하려던 계획을 30일 전격 취소하고 국내에서 현안을 챙겼다.  기대를 안고 출발한 ‘전광우-이창용’ 민간 사령탑 체제가 소신대로 이번 금융위기 진화에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전 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 부회장,이 부위원장은 서울대 교수 출신이다. 안미현 유영규기자 hyun@seoul.co.kr
  • 조선·건설업종 구조조정 급물살

    조선·건설업종 구조조정 급물살

     C&그룹의 조선부문 계열사인 C&중공업이 27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함에 따라 중소형 조선소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공교롭게도 C&그룹은 정부가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는 건설업과 조선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건설업체의 ‘대주단(貸主團·채권단)’ 협약 가입이나 조선업체‘패스트 트랙(기업신속지원제도·Fast Track)’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중소 조선업체들 비상  전남 목포에 있는 C&중공업은 그동안 3조원 이상의 벌크선 60여척을 수주했다.그러나 금융기관으로부터 1700억원의 시설 자금을 조달받지 못해 조선소 건설 및 선박 건조에 차질을 빚어 왔다.C&중공업뿐 아니라 다른 중소형 조선소들도 현재 금융권의 자금을 지원받지 못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금융권은 세계 조선경기가 하강 국면을 보이자 중소형 조선소의 사업성이 불투명하다고 판단,대출 리스크 줄이기에 들어갔다.  C&그룹 워크아웃 신청을 계기로 전국은행연합회가 중소형 조선업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기 위해 도입한 패스트 트랙이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A·B등급 기업에는 은행이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C등급 기업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게 되며 D등급은 도태시키게 된다.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C&우방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의 구조조정 역시 빨라질 전망이다.지난 12일 도급순위 41위 신성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62위인 C&우방마저 은행 신세를 지게 됐기 때문이다.대주단 가입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이달 24일까지 100대 건설사 가운데 24개사가 가입하는데 그쳤지만 C&우방 좌초를 보면서 건설업체의 위기의식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대주단에 가입하면 채권단 심사를 거쳐 채무가 최장 1년간 연장되고,신규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협력사 피해 예상  C&그룹은 C&상선,C&중공업,C&우방,C&우방랜드,진도에프앤 등 5개 상장사를 두고 있고 전체 계열사는 휴면 법인을 포함해 40개에 이른다.그룹 직원은 모두 6500여명이며 지난해 총매출은 1조 8000억여원이었다.  C&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이 1250억원,인원은 370명이다.1차 협력업체가 200여개로 주로 전남 목포에 몰려 있다.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면 자산 매각이나 사업영역 축소 등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커 협력업체들의 매출 감소·인력 감축 피해가 우려된다.도산하는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2,3차 협력업체들에게도 피해가 확산돼 전남 경제권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C&우방은 지난해 매출 3730억원을 기록했고 임직원은 350명이다.협력업체 수는 220여개.현재 짓고 있는 아파트는 5개 단지 1594가구다.분양보증을 들어 입주까지는 안전하지만 어느 정도의 입주지연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 절차는  채권단이 C&중공업과 C&우방에 대해 청산가치와 잔존가치를 검토해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한다.잔존가치가 크다고 판단하면 워크아웃을 통해 회생절차를 밟지만 청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면 바로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채권 회수에 들어간다.주채권은행을 포함해 75% 이상의 채권을 확보한 금융기관들이 동의하면 워크아웃 개시는 결정된다.현재까지는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과 농협,신한은행 등 비교적 대출 규모가 큰 은행들이 워크아웃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채권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담보가 많은 일부 은행들이 워크아웃에 반대할 가능성도 제기한다.특히 C&그룹이 알짜 부동산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도 워크아웃 개시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변수다. 김성곤 유영규기자 sunggone@seoul.co.kr
  • [휘청대는 실물경제] 대주단 밀어넣기 ‘공권력 투입’?

    건설사 구조 조정의 해법으로 기대됐던 대주단(貸主團·채권단)이 ‘24개 건설사 가입’이라는 초라한 1차 성적표를 내자 정부와 은행권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전수조사 전면 확대와 대출금 회수라는 칼을 각각 빼들었다. 양쪽에서 옥죄는 압박작전이다. 건설사들이 결국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감과 소리만 요란한 엄포라는 냉소가 교차한다.●금융권 PF금융 규모 97조 1000억원 금융감독원은 25일 “지난주부터 (이미 조사가 끝난)저축은행을 제외한 2000여개 금융권 PF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면서 “대상은 은행, 증권, 보험, 할부금융사 등 PF를 취급한 모든 금융권”이라고 밝혔다.PF사업장은 은행권이 1300여개로 가장 많고 보험, 여전사, 증권, 자산운용사 등이 각각 200~300개가량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현장 조사는 부동산 경기 추가 악화에 대비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연말 전에 내놓을 PF종합대책에 (조사 결과가)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실 실상을 꼬리잡힌 건설사들이 대주단을 두드리게 될 것이라는 계산이 이면에 깔려 있다. 금융권의 PF금융 규모는 올 6월 말 현재 97조 1000억원이다. 은행권도 감독당국과 공조를 맞추고 있다. 대주단 가입 대상인 데도 버티는 건설사에 대해서는 대출 만기때 원금을 일부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A은행은 “도와주겠다는 데도 응하지 않았으니 만기 때 원칙대로 대출금을 20% 상환할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권에 앞서 제2금융권에서 먼저 대출금 회수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대주단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은행도 “이번에 들어오지 않은 업체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판단해 원금 회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건설업체들이 괜찮다고 강변하지만 실상은 거의 대부분의 건설사가 금융권 지원을 받아야만 버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정부와 은행권의 동시 압박에 건설사들은 당혹해하며 막판 치열한 눈치작전에 들어갔다.10~20곳의 추가 가입이 나올 것이라는 게 정부와 대주단의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와 은행의 어정쩡한 태도가 건설사들의 ‘어이없는 배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건설사 막판 눈치… 정부·은행 행동보여야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오늘(25일)도 대주단에 먼저 가입한 건설사에는 미분양 물량 우선 매입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강조했지만 나중에 가입한 건설사에도 결국 똑같은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는 계산이 (업계에)팽배하다.”면서 “은행권이 대출금 회수 엄포를 놓고 있지만 그랬다가 부도나면 은행권도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같은 버티기 고리를 끊으려면 ‘선(先)가입 혜택-후(後)가입 불이익’을 건설사들이 절감할 수 있도록 정부와 채권단이 행동으로 따끔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호 GS건설 경제연구소장은 “대형 건설사들을 끌어들이려면 대주단 가입의 혜택이 뭔지, 신용 등급이 괜찮은 회사에 줄 수 있는 게 뭔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입을 저울질 중인 중소 건설사들도 “연말까지 대주단 가입 시한이 연장됐다는 등 풍문도 많고 해석도 제각각”이라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달라고 입을 모았다.안미현 유영규기자 hyun@seoul.co.kr
  • [휘청대는 실물경제] 10대 건설업체 대주단 가입 ‘0’

    대주단(貸主團·채권단) 협약 가입 1차 시한인 24일 모두 24개 건설사가 가입을 신청했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100위 이내 건설사 중 24개사가 대주단 협약에 가입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초 건설업계가 예상했던 30~40개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10대 건설사는 한 곳도 가입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는 1차 시한 내에 가입한 기업과 이후에 가입하는 기업에는 차별을 두기로 했다. 대주단 가입실적이 저조한 것은 가입할 경우 기업의 신인도 하락이 우려되는 데다 금융기관이 경영에 간섭하고 강제 자산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건설업계의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업체간 눈치싸움도 한몫을 했다. 실제로 금융권과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의 가입 독려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다른 회사의 동향을 살피는 등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였다. 업계 분석으로는 100대 건설사 가운데 대주단 가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업체가 60여곳이나 됐지만 상당수 기업이 다른 기업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가입을 보류했다. 가입신청을 한 10대 건설사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업체들에 대해서는 신청 시한을 이달 말까지 연장해 줬다는 소문도 나돈다. 일본 업체인 다이세이건설(10위)을 제외한 9개 업체 가운데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은 가입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고민을 거듭하던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SK건설 등도 끝내 가입신청을 하지 않았다. 대우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도 가입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견업체는 상당수가 막판에 가입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주단 가입을 신청한 업체는 대부분 가입이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장덕생 은행연합회 여신외환팀장은 “앞으로 심사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미 신청과정에서 주채권은행과 상의를 했기 때문에 신청한 곳은 사실상 가입한 것으로 보면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김성곤 유영규기자 sunggone@seoul.co.kr
  • “靑 지시” 대주단 가입 독려 해프닝

    대형 주택건설업체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가 청와대 지시라며 건설회사들에 대주단 가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가 취소하고, 이에 대해 청와대가 경위파악에 나서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협회는 21일 오후 ‘긴급’이라는 제목을 달아 “청와대 지시로 1차 가입 시한인 24일까지 대주단에 가입하라.”는 공문을 이메일과 팩스로 협회 소속 79개 회원사에 보냈다. 협회는 공문에서 “청와대 지시로 24일까지 가입하는 업체와 2차 및 3차 시한에 가입하는 업체에 대해 차등 지원한다.”며 “가입을 안 하면 (대주단이) 일체의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문을 받은 건설사들은 이날 공문 내용이 자율가입이라는 원칙을 밝힌 18일의 대주단 설명회의 원칙과 배치되는 데다가 청와대의 지시라는 내용이 나오자 진위파악에 나서는 등 북새통을 떨었다. 파문이 커지자 주택협회는 공문을 보낸 지 2시간여 만에 “청와대와 정부, 대주단과 사전 협의한 바 없으며 별도 통보 지시를 받은 바도 없다.”고 해명하고, 관련 공문을 폐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청와대 역시 당일 정무라인에서 주택협회를 대상으로 이런 공문이 나가게 된 배경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며 “건설사들에 강제로 대주단에 가입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무너지는 지방경제](상) 호남 최대 신도시 ‘광주 수완지구’를 가다

    [무너지는 지방경제](상) 호남 최대 신도시 ‘광주 수완지구’를 가다

    23일 찾은 호남 최대의 택지지구인 광주시 광산구 ‘수완택지지구’.이 곳은 한국토지공사가 1조원을 투입해 조성한 신도시(460만 3000㎡)다.입구에 들어서자 시원하게 뚫린 단지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새 주인을 기다리는 ‘아파트 숲’이 펼쳐진다.올 하반기부터 연차적으로 총 2만가구의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들어선다.현재 14개 건설사가 분양 중이다.입주가 코앞에 닥쳤지만 집을 구하려는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도로와 건물 곳곳에 ‘잔여가구 특별 분양’,‘입주자 중도금 이자 면제’ 등 분양을 알리는 플래카드만 나부낀다.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입주를 앞둔 아파트단지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한산하다.  현장에서 만난 건설사 김모(40) 부장은 “이 지역에 아파트를 짓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으로 공사에 착수했다.”며 “올 안으로 전체 가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면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 징후는 공사 현장 곳곳에서 나타난다.건설사가 시공한 일부 아파트는 공사가 잠시 중단되거나 입주일을 늦추기 위해 ‘찔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입주 시기에 맞춰 진행될 은행권의 자금회수 요구를 늦춰 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원청업체의 자금난을 예상한 하청업체들이 철수하면서 공사는 더욱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방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건설업계가 폭풍전야다.불만 붙이면 ‘부도 폭탄’이 연쇄적으로 터질 기세다.‘어느 어느 업체가 부도난다더라.’는 등의 루머는 지역건설업체의 입지를 더욱 옥죈다.B건설업체 관계자는 “돈줄이 막히면서 일부 사업장의 공사를 중단했다.”면서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어느 지역이나 사정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2006년 아파트를 분양한 A사는 자금난으로 하도급 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자 하도급 업체들이 공사율 70%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해 버렸다.대구의 상당수 아파트 건설현장이 이처럼 현재 자금난을 못이겨 공사를 중단한 상황이다. 광주시 광산구가 파악하는 수완지구 분양률은 평균 60%선.하지만 이는 업체들의 주장일 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이처럼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부도설까지 겹치면서 사업계획을 취소하거나 이미 분양받은 아파트의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광주지역 ,D사는 지난해 터파기를 마친 뒤 공사를 중단했다.E사는 이달 초 3개 블록 1000여가구의 주택건설사업 승인 취소를 구청에 요구했다.사도 공사를 중도에 포기했다.  수완지구의 아파트 구입에 나섰던 박모(47·광주 북구 오치동)씨는 “계약금 1500만원을 치르고 42평형을 분양받았지만 잔금을 낼 여력이 없어 입주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H건설사의 ‘현장 샘플하우스’를 찾은 주부 이모(54)씨는 “현재 살고 있는 42평형 아파트를 처분해 38평형을 분양을 받으려 해도 1억원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나는 데다,그나마 살던 집이 안 팔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지역 생활정보지에는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 낮은 가격의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일부 지역에서는 20~30%의 분양가 ‘폭탄 세일’도 쏟아지고 있다.하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평형과 층수에 따라 분양가 인하,대출이자 지원,발코니 새시 설치 등 각종 혜택을 내걸고 있으나 백약이 무효”라면서 “이는 수요자들의 자금 사정이 안 좋은 데다 향후 분양가가 더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부동산 김모(40) 대표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특히 가격상승을 예상하고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은 사람들의 대부분이 계약금(분양가의 5) 을 포기한 채 시장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건설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지방에 아파트 건설현장을 많이 운용하는 업체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매입에 나섰지만 자금력이나 브랜드 가치가 덜한 지역업체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현대건설 “대주단 가입 않겠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건설업계에 종용하던 대주단(貸主團·채권단) 일괄 가입이 물건너갔다. 현대건설은 21일 대주단 협약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삼성물산건설부문(삼성건설)도 현대건설과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돼 건설업체의 대주단 일괄 가입신청은 물건너가고 각개약진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일부업체 보증문제 해결 땐 가입 시사 정근영 현대건설 홍보담당 상무는 이날 ‘대형 건설사 5곳, 대주단 공동가입’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현대건설은 대주단 협약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현대건설이 대주단에 가입하지 않기로 한 것은 미분양 아파트나 회사채 발행이 거의 없어 굳이 대주단에 가입할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주단에 가입하면 해외공사 수주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했다. 대주주인 금융기관과도 교감을 나눴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건설은 대주단 가입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이지만 협약 체결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미분양 아파트 물량도 많지 않고 대주단 가입이 자칫 그룹 이미지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형 건설사 두 곳이 대주단 협약 가입에 난색을 표명하면서 나머지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A사는 정부가 해외공사와 관련된 보증 문제 등을 해결해주면 개별로 대주단에 가입하겠다는 입장이다.다른 대형건설업체 B사와 C사 역시 공동가입이 무산된 만큼 개별가입을 놓고 막바지 검토 중이지만 그룹 이미지 등과 연계돼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중견업체들은 가입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 정부와 금융기관, 대한건설협회는 5대 대형 건설사의 일괄가입을 내세워 중견업체들의 가입을 유도할 계획이었으나 현대건설 등의 불가입 입장 표명으로 일괄 가입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중견업체들은 금융기관이 대주단에 가입하면 건설사의 자산매각은 물론 사주의 개인 재산이나 자산도피까지 조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가입을 주저하고 있다.은행연합회 등이 대주단 협약에 관해 공개설명회를 열었지만 오히려 대주단 협약을 두고 건설사와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업계 ”정부 자꾸 다른 소리” 볼멘소리대주단 가입신청을 담당하는 A은행 관계자는 “손에 잡히는 변화는 전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여전히 건설업계는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은 여전히 은행에 경영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를 하며 눈치만 보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자꾸 다른 소리를 한다.”면서 정부의 확고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김성곤 유영규기자 sunggone@seoul.co.kr
  • [데스크시각] 미국 자동차 산업 몰락이 주는 교훈/류찬희 산업부장

    [데스크시각] 미국 자동차 산업 몰락이 주는 교훈/류찬희 산업부장

    세계 경제가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곧바로 세계 경제위기를 불러왔고 피해는 산업계와 소비자들이 뒤집어쓰고 있다. 돈줄이 막히면서 제조업 투자는 멈췄고 생산 라인은 삐걱거리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증가하고 소비자들은 불안한 나머지 아예 지갑을 닫아버렸다. 세계 경제가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 경제위기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고꾸라졌는가 하면 불황을 견디다 못한 자동차 메이저 3사는 의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구제금융 요청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력이 없다는 긴급구조 신호나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산업계에 주는 충격도 크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구제금융 요청 명분은 대량 실업을 막자는 것이다. 생산라인을 멈추면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가도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으니 선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나아가 자동차 산업 붕괴가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거의 협박 수준이다. 동시에 파탄 원인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데도 혈안이 됐다. 한국 등 외국 시장에서 자신들이 만든 차가 팔리지 않고 자국 시장에서 외국 자동차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이 불공정 무역 때문이라는 궤변도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조차 구제금융 요청을 놓고 반대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시장을 외면하고 스스로 위기를 불러온 미국 자동차 회사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 언론도 자동차 산업이 고꾸라진 원인을 ‘네탓’으로 돌리지 말고 ‘내탓’에서 찾아야 한다고 꾸짖고 있다. 포브스닷컴 사설은 “메이저 3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금융위기가 도래하기 전에 이미 고장나 있었으며, 금융위기가 불가피한 결말을 재촉했을 뿐”이라고 호되게 비판했다. 또 “부도가 나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미국 자동차 산업 몰락의 원인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소비자 마음을 읽는 데 게을리 했고 시대 변화에도 뒤떨어졌다. 연비나 가격 경쟁력을 잃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둘째 미국차는 이미 트렌드를 잃었다. 디자인이나 사후 서비스 등에서 한국차나 일본차를 따라오지 못할 정도다. 호황을 등에 업고 편하게 묻어가려는 현실 안주가 부른 결과다. 셋째 호황기에 번 돈은 노조와 함께 해마다 잔치상 차리는 데 모두 써버렸다. 미국 자동차 업계 몰락을 지켜보는 우리 자동차 업계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국내 자동차 업계는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스스로 따져볼 때이다.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가격이나 기술 경쟁력 차이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국내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매출 신장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은 국산차를 고집하는 소비자들의 ‘애국심’을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다르다.‘귀족 노조’라는 따가운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눠먹기식 분배는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 위기는 기회다. 업종은 다르지만 건설업계에서도 미국 자동차업계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시장 기능 마비로 어려움이 닥친 것을 놓고 정부에만 기대고 있다. 건설사가 무너지면 주요 공사가 중단되고 아파트 입주가 지연돼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손을 내미는 이유의 전부다. 하지만 순서가 뒤바뀌었다. 기업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다. 오너는 정부에 손을 내밀기 전 사재라도 털어서 기업을 살릴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정부도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는 기업에는 기회를 줄 필요가 없다. 기업 스스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할 때 비로소 정부 지원 효과도 나타날 것이다. 류찬희 산업부장 chani@seoul.co.kr
  • [사설] ‘Mr.구조조정’이 안 보인다

    정부가 금융 불안의 실물 전이를 막기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빼들었음에도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자율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은행권 뒤로 몸을 사리고, 은행들은 정부가 옥석을 가리는 기준과 원칙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다. 상황이 이러하니 기업들은 구조조정의 칼날은 어떻게든 피하고 지원만 받아챙기겠다는 속셈이다. 일시적 자금난에 몰린 우량 건설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대주단 자율협약에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거나, 중소 조선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금융지원프로그램이 ‘탁상행정’으로 백안시되는 이유다. 부실기업을 정리했던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부실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 현 상황이 더 까다로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서로 눈치보기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다면 업계 전체가 도산 회오리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시장 실패에 대한 개입 원칙을 분명히 하고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대통령은 금융위원장에게 미루고, 금융위원장은 환란의 백서를 뒤적이는 식으로 우물쭈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오히려 대통령이 금융위원장에게 구조조정의 전권을 위임하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식으로 위기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정부가 133조원에 이르는 혈세를 투입했거나 투입하기로 약속했음에도 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는 이유는 정부와 금융권, 기업 간의 상호 불신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는 환란 때 구조조정의 칼날을 매섭게 휘둘렀던 이헌재 전 부총리와 같은 인물의 출현을 바라고 있다. 업계 스스로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호황에 편승해 과잉투자된 조선업과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은 한시가 급하다. 은행을 몰아붙이기에 앞서 정부가 할 일을 먼저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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