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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체류 외국인 건보 의무가입…새달부터 월 11만원 이상 내야

    40만명 연 3000억원 재정 확보 전망 먹튀 방지… 유학생 최대 50% 할인 다음달부터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무는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건강보험에 의무가입해 매달 11만원 이상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외국인들의 이른바 ‘건강보험 먹튀’를 막기 위해서다. 건강보험공단은 7월 16일부터 이런 내용의 외국인·재외국민 건강보험 당연 가입제도를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기존에는 외국인이 지역건강보험 가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직장을 다니는 외국인은 건강보험 의무 가입 대상이지만, 직장을 다니지 않는 외국인은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니었다. 이런 허술한 규정 때문에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가 고액의 진료를 받아야 할 때만 잠시 가입해 적은 보험료로 값비싼 진료를 받고 출국해버리는 도덕적 해이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했다. 건보공단은 이번 조치로 약 40만명의 외국인이 지역가입자로 추가 가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강보험에 새로 편입되는 외국인이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는 11만 3050원 이상이다. 건보공단이 올해 1월부터 보험료 부과규정을 바꿔 외국인 지역가입자 세대의 보험료를 소득·재산에 따라 책정하되, 산정된 금액이 전년도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 평균보험료보다 적으면 평균보험료 이상을 내도록 했기 때문이다. 직장가입자는 직장에서 받는 월급에 따라,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는데 외국인은 국내 소득과 재산을 파악하기 어려워 그동안 보험료 책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문제로 이전까지는 외국인 지역가입자에게 국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평균보험료만 부담하게 했다. 건보공단은 이번 조치로 한 해 3000억원의 건보료를 추가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외국인 유학생은 소득과 재산을 고려해 건보료를 최대 절반까지 깎아주기로 했다. 건강보험 의무 가입으로 부담이 늘게 되자 외국인 유학생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해서다.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 14만명 가운데 80% 이상은 민간보험에 단체 가입해 월 1만원 안팎의 보험료만 내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보험 상품은 실비보험으로 가벼운 질병·부상은 물론 입원치료와 사망 시에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사망 시 시신을 본국에 이송하는 비용이나 가족이 한국에 오는 비용까지 부담해주는 보험사도 있다. 의료 혜택은 건강보험이 더 크지만 병원 갈 일이 별로 없는 20대 유학생들에게는 건강보험보다 실비보험이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건보공단은 외국인 유학생도 건강보험에 가입하게 하되, 7월부터 5만 6530원 정도의 건보료만 내도록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종이 건강보험증 신청자만 받는다

    앞으로 종이로 된 건강보험증이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잘 쓰지 않는 건강보험증 발급에 매년 60억여원이 낭비되고 있어 12일부터 신청자에게만 건강보험증을 주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모든 가입자에게, 심지어 직장을 옮겨 자격이 변동됐을 때도 건강보험증을 발급했다. 해마다 2000만건 이상 건강보험증을 발급하고 우편으로 보내는 데 60억원이 들었다. 지난해에도 2171만장의 건강보험증을 발급하면서 62억 1000만원을 썼다. 2013~2017년에 발급된 건강보험증은 모두 1억 183만장으로, 303억 7000만원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발급한 건강보험증을 실제로 이용하는 일은 드물다. 신분증으로 간단히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필요한 사람에게만 건강보험증을 발급하면 연간 52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행정력 낭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부에선 대여·도용 등의 문제가 많았던 건강보험증이 사라지면 남의 건강보험증을 몰래 사용해 치료받는 부정행위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신분증 확인조차 거치지 않는 의료기관이 대다수여서 뚜렷한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과 대한병원협회는 올해 하반기부터 병원 입원환자의 신분증 확인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경북 농기계임대사업, 농민 호응도 좋다

    농기계 임대사업에 대한 농업인들의 반응이 뜨겁다. 11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농기계 임대사업소 61곳의 지난해 임대 건수는 10만 5000여건으로 전년 8만 9000여건보다 17% 증가했다. 2013년 5만 9000여건 ,2015년 6만 4000여건, 2016년 8만 4000여건으로 갈수록 증가 추세다. 지난해에는 61곳의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운영했으며 올해는 4곳을 추가했다. 내년에는 69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도는 원거리 농민을 위해 사업소 분소를 설치하고 수요가 많은 기종을 우선 확보해 임대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홍예선 경북도 친환경농업과장은 “2004년 김천에서 시작한 농기계 임대 사업이 농가의 농기계 구매 부담 경감과 노동력 부족 완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사업소를 확충하고 필요한 임대용 농기계 추가구입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응급·중환자실 의료행위 105건 건보 적용

    검사·소모품 비용 50~25% 이하로 감소 다음달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이뤄지는 주요 의료행위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중증 환자의 모니터링과 수술·처치 관련 의료행위, 치료 재료 105개 항목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5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심장 기능 모니터링, 마취한 환자의 심장과 폐 소리·체온 검사 등 모니터링과 검사 분야 18개 항목, 기도 절개와 기관 삽입튜브, 후드마스크, 뇌손상을 최소화하는 체온조절요법 등 수술·처치 분야 87개 항목이 대상이다. 복지부는 “보험 적용 확대로 응급실·중환자실 비급여 중 350억원의 비급여 부담이 해소되고 환자가 전액 부담하던 검사비와 소모품 비용이 절반 또는 4분의1 이하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가령 심장질환자가 심장 기능 모니터링을 받으려면 6만 4000원가량을 내야 했으나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2만 6000원(상급종합병원 기준)만 부담하면 된다. 호흡이 곤란한 응급 환자의 기도를 확보할 때 쓰는 후두마스크도 현재는 3만 9000원이지만 건강보험 적용 이후엔 비용이 절반 수준인 1만 8000원으로 낮아진다. 독감 간이검사도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한정해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검사비는 현재 3만 1000원인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1만원만 내면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고객님, 여러 보험 중에서 고를 수 있어요… 덩치 확 커진 중대형 GA

    작년 계약 1318만건… 전년比 28.6% ↑ “영업 주도권, 보험사서 GA로 넘어갔다” 보험시장에서 독립법인대리점(GA)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영업 주도권이 보험사에서 GA로 넘어갔다”는 말도 나온다. GA는 특정 보험사 상품만 다루는 게 아니라 여러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손해·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전문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GA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한 뒤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직원 100명 이상인 중대형 GA 소속 설계사 수는 지난해 이미 보험사 소속 설계사 수를 뛰어넘었다. 특히 중형 GA(100~499명) 소속 설계사는 지난해 기준 2만 8075명으로 2017년보다 159명 줄었지만, 지난해 대형 GA(500명 이상) 설계사는 전년보다 8061명 늘어난 15만 2671명으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중대형 GA 설계사는 합치면 18만 746명으로 보험사 소속 17만 8358명보다 2388명 많다. 설계사가 늘면서 계약 규모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지난해 중대형 GA를 통해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은 1318만건으로 2017년 1025만건보다 28.6%나 늘었다. 1318만건 중 손해보험 상품이 1194만건, 생명보험 상품이 124만건으로 GA에서는 손보 상품 판매가 두드러진다.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입은 총 6조 93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32억원(17%) 증가했다. 신규 계약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보험사가 고객 확보를 위해 GA에 지급하는 시책비를 늘린 결과다. 중대형 GA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보험사 소속 설계사에 비하면 다소 높다. 2018년 중대형 GA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19%로 보험사 0.13%보다 0.06% 포인트 높다. 반면 보험계약 유지율(1년)은 81.6%로 보험사 설계사 79.6%보다 2.0% 포인트 높았다. 금융 당국은 보험대리점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불건전 영업 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평가 결과가 취약한 GA에 대해서는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의료기기 규제 완화 연내 완료 ‘가속도’

    허가~건보 등재 520일→390일로 단축 의료진 편의 증진 기기 기술평가 없애 체외진단검사 선 시장진입·후 평가 적용 “환자 안전 위협·해외시장 신뢰 추락 우려”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의료기기 규제 혁신안을 연내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의 주요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허가 취소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를 중심으로 산업 위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불안을 달래려고 계획했던 규제 완화에 더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기 규제혁신 방안’의 12개 세부과제 중 8개를 완료했으며 나머지 과제도 올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우선 의료기기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등재까지 최대 520일이 걸리던 것을 최대 390일까지 단축하겠다고 했다. 신의료기술평가와 보험 등재심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심의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료진의 편의와 생산성’을 증진시키는 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안전성 우려가 적은 체외진단검사는 빨리 상용화될 수 있도록 시장에 먼저 진입하게 한 뒤 나중에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도록 하는 ‘선(先) 진입-후(後) 평가’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4월부터 이미 감염병 체외진단검사에 이 제도를 시범 도입했다. 그 결과 건강보험 등재 신청까지 390일이 걸리던 것을 140일로 대폭 단축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의료기기 규제혁신 협의체’도 이달 중순부터 운영한다. 담당 부처와 관계기관뿐 아니라 의료기기 업체들이 참여해 규제혁신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한다. 이렇게 규제혁신안을 모두 마무리하면 심사 기간이 대폭 단축돼 의료기기와 신의료기술의 시장 진입이 빨라진다. 하지만 일부에선 규제 완화가 자칫 ‘제2의 인보사 사태’를 불러 환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옥석을 깐깐하게 가리지 않으면 안전성과 효용성이 없는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환자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허가한 제품에 문제라도 생기면 안전하고 효용성 있는 의료기기까지 해외 시장에서 신뢰도가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손호준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안전성에 대해선 사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반영했다”며 “의료기기 업계에선 기존과 확연하게 달라진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로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인보사 논란에도 바이오·의료기기 분야의 규제 완화를 일관되게 추진할 방침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 기준과 조화를 이루는 정도의 규제 합리화 방침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지검장, 국회의원에 이메일… 9개 개혁방안 제시 “검찰총장, 법무장관, 청와대 檢권력집중 개혁해야”“법무부장관에 수사, 처리 사전보고를 해야 하나”“민정수석실, 사건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면 위선”“표만 의식 검찰 해체… 세월호 해경 해체와 같아”송인택(56·사법연수원21기) 울산지검장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세월호 참사 때 해경을 해체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담은 e-메일을 국회의원 모두에게 보냈다. 송 지검장은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9가지로 정리해 제시했다. 송 지검장은 26일 오후 8시 국회의원 300명에게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 개혁 건의문’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 문서엔 A4용지 14장에 달하는 장문의 건의가 담겼다. 송 지검장은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돼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송 지검장은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개혁방안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다”며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 때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송 지검장은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돼 돈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 뿐”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송 지검장은 현재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 장관은 정권에 의해 발탁되고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진행 과정과 처리 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 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이다. 이 한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 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민정수석실이 우리는 보고 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꼬집었다. 송 지검장은 조만간 이뤄질 검찰총장 인사에 대해서도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가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한다. 현재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 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분이라기보다 코드에 맞는 분,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돼 있다”고 했다. 다음은 송 지검장이 제시한 검찰개혁 분야 9가지 건의다. ▲법무부나 청와대에 수사 정보를 사전에 알리는 현행 보고 시스템 개선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상설특검 회부 요구 장치 마련 ▲부당·인사권침해 수사를 한 검사를 문책하는 제도 ▲청와대 같은 권력기관에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 개선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 검사장 비율 제한 ▲검찰 불신을 야기한 정치적 사건과 하명 사건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 ▲대통령이나 정치 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독립적인 위원회의 인사 제도 등이다. 다음은 송인택 지검장이 보낸 e-메일 전문이다.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개혁 건의문 저는 진실을 밝혀 옳은 것을 옳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직업,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 직업이 좋아서 검사의 길을 택했고, 가족을 돌볼 겨를도 없이 사건과 기록에 파묻혀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제는 집보다 사무실이 더 편한 그런 검사입니다. 공안·기획이나 특수 전담을 제외한 대다수의 검사들은 형사부와 공판부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을 한다는 긍지 하나로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아 왔음을 저는 잘 압니다. 저 스스로가 검사라면 주말도 하루정도는 나와서 근무해야 한다고 강요하던, 후배들이 힘들어 하던 선배였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중립성을 논할 사건보다는 사기, 횡령, 공갈, 폭력, 강·절도 등 보통 사람들 사이에 벌어진 분쟁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 할 사건들, 그러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더러는 속고, 더러는 범죄자에게도 마음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그런 사건들에 파묻혀 살아왔습니다. 밀려오는 사건의 대다수가 기록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거나 보완할 점이 너무 많기에, 때로는 경찰에게 수사방향과 보완할 점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수사를 통해, 더러는 꿈에서조차 진실을 찾아 헤매면서 죄가 밝혀지면 기소하고, 없으면 불기소하는 일만 해오던 대다수의 검사들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를 일으킨 주범으로 취급되는 작금의 검찰개혁 논의를 보면서 세월호 비극의 수습책으로 해경이 해체되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을 개혁하여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되었고,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습니다. 누구든 검사를 고발할 수 있고, 경찰이 검사를 수사하는 제도적 장치도 있으며, 상설특검제도도 마련되어 있는 데다가, 이제 공수처까지 더 생긴다니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논란은 곧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검찰 개혁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가 공안, 특수, 형사, 공판 중 어느 분야의 수사에서 생겼는지, 검찰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초래하는 잘못된 사건처리를 가능하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검찰의 진지한 반성 위에서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고, 국민의 불편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국민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권력에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방향으로 수사구조와 검찰에 대한 개혁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법안들은 애초의 개혁 논의를 촉발시킨, 수술이 필요한 공안과 특수 분야의 검찰수사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는 덮어버리고, 멀쩡하게 기능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과 직결된 검사제도 자체에 칼을 대는 전혀 엉뚱한 처방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사제도 자체가 악은 아닙니다. 검사제도의 근간인 수사지휘제도와 영장통제제도, 검사에 의한 수사종결제도 때문에 검찰수사가 공정성과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요? 검사의 권한이 크고, 그게 문제여서 이를 경찰 등에게 나누어주면 대한민국에서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저절로 확보될까요?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형사사건 수사가 왜곡되는 것인가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수사를 초래하는 공안과 특수 분야의 보고체계와 의사결정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정치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를 하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작금의 개혁안들이 마치 그동안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인 것처럼 추진되는 것을 지켜보자니, 진상을 잘 모르시는 국민께 진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죄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 부합하도록 논의되어야 할 수사구조 개혁이 엉뚱한 선거제도와 연계시킨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되어, 무엇을 빼앗아 누구에게 줄 것인지로 흘러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형사분쟁에 있어서는, 경찰이 수사권 발동에 아무런 제약없이 언제든지 수사를 개시하고, 계좌와 통신과 주거를 마음껏 뒤지고, 뭔가를 찾을 때까지 몇 년이라도 계속 수사하고, 증거가 없이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거나 아니면 언제든지 덮어버려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입니다. 경찰이든 검사든 국민에 대한 수사는 마음껏 할 수 있게 허용해서는 안 되며, 까다로운 절차와 엄격한 통제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지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어 돈을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일 뿐입니다. 평범한 국민들간의 분쟁사건 수사에 있어서 검사가 최종 책임을 지는 수사종결제도와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수사지휘제도 때문에 검찰수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검사가 책임지고 최종 결론을 내기 때문에 경찰 수사단계에서 소위 빽이 통하는 일도 적어지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검사보다 경찰이 더 공정하게 수사하고 검사보다 경찰이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진실규명에 더 부합하는 결정을 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안들이 국민에게는 불편과 불안을 가중시키고, 비용은 늘어나게 하며, 수사기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제도의 잘못으로 인하여 진실과 다르거나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에 대하여 정치논리를 떠나 진지하게 검토되었는지 의문입니다. 만일 그런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처럼 모든 검사를 적폐와 개혁의 대상인 것처럼 취급하며 검사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생략한 채 추진되고 있는 개혁안들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과 제도를 설계할 때 절대 금물은 일단 시행해 보았다가 문제가 드러나면 그 때 가서 고친다거나,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감수하고 간다는 태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검사들의 개인적 경험과 문제를 제기하는 구체적 사례는 매우 소중하고 반드시 반영해야할 중요한 자산입니다. 특히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형사법의 대 원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준수되어야 할 가치이기에 국가의 수사구조에 관한 제도의 변경이 섣부른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승진을 위해 무고한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어 보도자료만 배포하려는 수사, 유죄를 받아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아니면 말고식 떠넘기기 수사, 범죄혐의에 대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범죄혐의 자체를 발굴하기 위해 수사단서가 나올 때까지 압수수색과 별건수사를 계속하는 수사의 폐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그와 같은 경찰 수사에 대한 정당한 사법통제를 강화하고, 수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검찰개혁 필요성을 촉발한 가장 큰 이유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고, 저도 비록 개혁의 대상으로 몰린 검사이지만 그런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누구보다도 열렬히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수사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고,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인 지에서부터 개혁의 논의가 시작되고 처방되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저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전 정권 사람들이나 미운 사람들을 쳐내고 손보려는 소위 하명사건, 정치권에서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사법으로 끌고 들어와 진실보다는 진영논리에 갇혀 사법기관들을 비난하고 국민을 선동하는데 이용하는 사건들에 대한 잘못된 수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사인 저 조차도 일반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정치권이 가장 관심 갖고 싸우는 분야인 공안사건과 특수사건 수사에서 그동안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누구에게는 신속하고 가능하면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누구에게는 가급적 천천히 가급적 안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한 예가 없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 때로는 증거확보의 어려움을 알아주지 않는 억울한 비판도 있겠지만, 특검에서 뒤집힌 사건,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된 사건 등 국민들이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이라고 지적하는 문제에 대하여 검찰은 진솔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러한 비판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된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검사들이 다 정치적이고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이다. 과연 수사팀 모든 검사가 그럴까요? 검사들은 다 인사에 목을 매고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다. 과연 제도와 시스템은 문제가 없는데 단지 사람만의 문제일까요? 진심으로 개혁을 원한다면, 검사들의 인성을 비난하며 모든 검사가 선비가 될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런 인간 본성을 전제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가장 욕을 먹고 개혁의 도마에 오르게 한 정치적 사건이나 하명사건 수사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국민은 물론 심지어 검사들 중에서도 연륜이 짧거나 중요사건 수사에 참여해 본 경험이 없는 검사들은 정치적 사건 등에 있어서 검사의 수사가 검찰청법 제4조의 규정대로 주임검사의 책임으로 단독으로 진행되거나 검찰청법 제21조에서 규정한 검사장의 책임 하에만 진행되는 줄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수나 공안 사건 중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사건에서 수사의 개시와 진행 및 종결에 대한 결정이 주임검사 단독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부장검사와 차장검사 및 검사장의 결재를 거쳐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대검의 사전지휘를 받게 되어 있고,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나 사람의 소환은 물론 수사에 착수할 것인지 여부도 대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사건에서 대검은 일선의 수사상황을 법무부에게 보고하고, 법무부는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에 보고합니다. 우리나라 정치권력은 사법의 영역에 있어서 조차 국민의 기대와 달리 내 편인가 아닌가를 구분하고, 내 편에 불리한 수사나 재판을 하면 적으로 간주하고 인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이러한 풍토 속에서 내 편에 대한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법과 원칙에 따라 내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과연 놔두었던 적이 있었는지 정치권력도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양심고백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와 같은 검찰 수사의 의사결정시스템과 보고시스템 아래에서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터 잡아 추진해야만 검찰개혁은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장관은 기본적으로 정권에 의해 발탁되며, 언제든지 해임될 수 있는,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하는 자리입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하여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 “이 한 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하여 정권 재창출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법무부장관에게 수사진행과정과 처리예정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를 해야 합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만일 꼭 그렇게 해야 할 사건이 있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로 한정할 것인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민정수석실에서 사전보고를 받을 사항이 굳이 있다면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보고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구누구는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합니다. 총장의 임면이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분이어서라기 보다는, 좋게 말하면 코드에 맞는 분, 나쁘게 의심하면 정권에 충성서약을 했다고 인정하는 분은 없을 테니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정권에 빚을 진 검찰총장이 임명권자의 이해와 충돌되는 사건을 지휘함에 있어서 100%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바람대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지휘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고 빚을 지면 갚아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건들, 특검에서 결정이 번복된 사건들은 모두 대검의 지휘를 받은 사건임에도 공정성 시비 문제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대검의 손을 타는 바람에 망가졌다고 봐야 할 사건들입니다. 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에 관한 문제인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시비와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판을 초래한, 그래서 가장 시급히 개혁해야 할 직접적 분야인 공안, 정치, 특수 사건 수사에 대한 개혁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이들 사건 수사에서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아무런 개혁방안도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직접수사권 폐지하고, 수사지휘권 폐지하고, 수사권을 어떻게 떼어줄 것인가로 개혁논의가 옮겨간 것은 개혁의 대상과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세월호 사건 때 재발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여쭙고 싶습니다. 집권 경험을 가진 여야 정치권을 포함하여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법안들을 검찰개혁으로 추진하는 모든 분들은 진정한 검찰개혁을 바라는 모든 국민께 다음 두 가지를 분명하게 납득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이 환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기초한 환부에 대한 수술인지, 그리고 그 제도가 도입되기만 하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은 저절로 확보될 것인지 입니다. 만일 환부가 아닌 엉뚱하게도 멀쩡한 다른 부분을 수술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귀를 닫고 검사들조차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밀어붙인다면, 진정한 검찰개혁을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집권시 정권의 칼로 검찰을 계속 활용하고 싶은 여야 정치권의 속마음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검찰의 이해와 통제받지 않고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경찰의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진 위선이거나, 평소 검찰에 대하여 갖고 있던 불편한 감정을 풀기 위한 정치권의 보복으로 비쳐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저는 비록 공안·특수의 요직을 거친 검사는 아닙니다만, 검찰에서 24년 넘게 근무한 검사장으로서 검사로서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한 심정에서 몇 가지 건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다소 표현이 과하더라도 충정으로 이해해 주시고, 제대로 된 검찰개혁안이 도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면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서 비롯된 검찰개혁 논의가 본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제대로 깊이 있게 논의되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결과가 도출되었으면 하는 바램뿐 입니다. 첫째, 검찰총장 임면절차를 개선하여 정권에 충성서약하거나 빚을 진 총장이 아니라 국민과 검찰 구성원 모두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는 분이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은 권력의 옷을 벗어버렸을 때 참모습이 드러나 제대로 된 인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검사가 현직에서 총장으로 승진하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고, 가급적 이번 총장부터 당장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직검사가 아닌 사람 중에서 검찰업무에 관하여 능력과 인품을 검증하고,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되도록 함으로써, 총장을 바라보는 고검장들, 정치권력과 관계되는 수사를 가장 많이 맡게 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여건을 마련해 주고, 검사장 이상에게는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다가 퇴직하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그렇게 임명된 검찰총장이라 하더라도 지금처럼 구체적 사건마다 모두 만기친람하며 수사의 착수여부, 구속여부, 기소여부는 물론 어디를 압수수색하고 누구를 불러 조사할 것인지조차 총장 또는 총장의 위임을 받은 대검 참모의 사전지휘를 받게 하는 검찰총장의 제왕적 지휘권은 반드시 제한되어야 합니다. 검찰총장이 참모를 내세워 아무런 근거도 남기지 않고 지휘하는 비민주적 의사결정 관행은 총장에게는 편리하나, 문고리권력만 양산하고 책임소재는 불분명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훨씬 큽니다. 총장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권은 검찰청법 제4조와 제21조를 형해화시키지 못하도록 그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지휘권을 발동할 경우에도 반드시 문서로 직접하고 참모에게 위임하지 못하게 해야 하며, 문서로서 지휘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 지휘권을 행사한 때에는 기소나 불기소 결정과 함께 총장의 서면지휘 내용이 그때마다 국민에게 공개되도록 의무화하여 반드시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오래전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법률을 개정하여 폐지한 상명하복과 구속승인제도 조차 지금은 그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지침 하나로 사실상 과거보다 훨씬 못한 상태로 부활되어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지침과 예규 제정에 관한 총장의 무제한적 지휘권한도 그것이 조직 전체의 업무와 밀접히 관계된 제도라면 검사장회의와 평검사대표 기구의 심의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는 절차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정치권력에게는 내 편의 사람에 대한 수사정보를 사전에 알려서 개입을 유발하는 일이 불가능하도록 수사에 관한 현행 보고 시스템을 당장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무부나 청와대의 소속 직원이 사전에 보고를 받도록 허용되지 않은 수사 사항에 대하여 보고를 받은 것이 밝혀지면 지위나 보직에 불문하고 보고를 받은 사람은 물론 보고를 한 사람까지 형사처벌을 하는 규정을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수사해야하는 구조로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국민의 뜻으로 특별검사제도와 상설특검제도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권력과 시민단체는 늘 검찰을 비난하면서도 고소·고발장은 검찰에 제출합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은 검찰로 집중되는 정치적 사건을 특검이나 경찰로 보내지 않고 직접 수사를 자처해서 검찰을 정치적 분쟁의 하수구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장관이나 총장에게 맡겨서는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므로 차제에 일정 수 이상의 검사장들이나 평검사 대표들이 상설특검 등의 회부를 요구하면 특검에 회부되도록 하여 검찰 스스로가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장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의욕이 앞서서, 또는 상관의 지시에 굴복하여 부당하거나 인권침해 수사가 벌어진 경우에는 그 검사를 문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검사는 정의로움이 지나쳐 잔인하게 수사할 우려가 있고, 간부는 인사상 불이익 때문에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는 수사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는 1년마다 하고, 재판결과는 몇 년이 걸려야 확정되기 때문에 수사결과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는 현행 인사시스템도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유발하고 있으니, 늦어도 1심 판결 선고 직후에는 반드시 책임소재를 따지는 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째, 청와대, 국회,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실질적으로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 파견금지를 위해서는 그러한 기관에 근무한 사람은 아예 검사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사표내고 나갔다가 곧바로 돌아오는 편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검사의 권력기관 파견제도는 정치권력과의 유착만 조장하기 때문입니다. 일곱째, 현재 검사장 이상은 대부분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들입니다. 지금 같은 공안기획 및 특수 분야 출신 검사를 우대하는 인사제도는 잘나가는 간부에게 잘 보이게 하여 결국 검사들을 말 잘 듣는 검사로 순치되게 하고 있으니, 우수한 검사들이 형사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의 검사장은 일정비율 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덟째, 서민의 생활과 직결된 일반사건이 아니라 검찰에 대한 불신을 야기해 온 정치적 사건과 하명사건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검찰개혁 논의가 촉발되었는데도 이렇다 할 개선책은 없이 검찰에 왜 그대로 남겨두겠다는 것인지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경찰이 오랫동안 독자적 수사 종결권을 갖고 마음대로 수사하고 싶어하는 영역인 만큼 경찰을 크게 만족시킬 수 있는 반면 설사 경찰이 일차적 수사종결권을 부당하게 행사하거나 수사권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일반국민의 민생과는 무관한 힘 센 분들에 관한 것이므로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니 검사가 그분들의 인권침해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일정기간 이내에 수사를 끝내지 않고 계속할 경우, 그 즉시로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고 송치명령까지 할 수 있게 한다면 부작용도 최소화될 것입니다. 아홉째, 대통령의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내려놓고, 정치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도록 검찰이나 법무부 밖에 독립적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검사인사제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판사에 대한 인사제도와 달리 검사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정작 업무 수준은 검사에게 판사와 같은 정도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검사 인사에서 손을 떼고, 장관이나 총장이 전횡할 수 없도록 프랑스 등 외국처럼 독립적 위원회에 검사에 대한 인사를 맡긴다면 검사장 직급을 강등시킨다 한들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검사들은 대통령의 정무적 인사권 행사가 가능하게 하는 차관급 예우보다는 검찰의 인사독립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검찰 개혁에 관한 사항은 아니지만 이 기회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국민적 관심사건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게 처리되는 원인은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검사에게 그 일차적 책임이 있습니다만 진실을 규명할 방법이 없는 잘못된 영장재판제도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진실을 규명하려면 진실규명에 꼭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국민적 관심사건이 된 당사자들은 잃을 것이 많고 힘도 세므로 스스로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참고인조차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므로 결국 압수수색과 통신 및 금융계좌 추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판사 들 중에는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한 영장도 구속영장에 대한 재판처럼 범죄사실의 입증부터 먼저 소명하라고 기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범죄혐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핵심자료를 보자는 압수수색 영장 등에 대하여 혐의부터 입증하라는 것이어서 선후가 바뀐 것입니다. 그 결과 수사기관 인지사건도 아닌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까지 그들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결과가 되어, 임의수사로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진실규명이 안되므로 증거부족을 이유로 피의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특히 그것이 국민적 관심사건이고 상식에 반하는 결과일 때 수사기관은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탄을 받기도 합니다. 수사기관의 인지수사가 아니라면 개인의 주거가 아닌 공공기관 등에 보관중인 자료에 대하여는 범죄혐의 유무 판단에 필요한 압수수색에 범죄혐의에 대한 입증부터 먼저 요구하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억울함을 밝혀달라는 국민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영장재판 관행은 꼭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늘도둑은 가진 것이 없다보니 주거가 부정으로 구속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소도둑도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적용하여 구속영장을 기각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도 현실은 이렇다 할 불복 방법이 없습니다. 검사조차도 구속기준 자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영장재판의 현실임을 알아야 합니다. 차제에 법원의 영장기각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그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결정하게 하여 구속여부든 압수수색이든 국민이 영장심사에 참여하여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영장재판에 대한 합리적 국민통제 제도를 도입해 주시기를 건의드립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Q.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범사업 중인 장기요양 이동지원서비스는. A. 서울시에 거주하는 1~4등급 재가급여 수급자가 병원 진료 등으로 외출할 때 차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장기요양 1~4등급 재가급여 이용가능자 중 희망자는 서울지역의 건보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운영센터를 방문해 이용 신청서를 작성한 뒤 이동지원서비스 전용카드를 발급받아 월 5만원 한도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특장차 50대를 월~토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일·공휴일 제외)하며 전용콜센터(1522-8150)에 전화하면 사전배차 예약을 할 수 있다.
  • 고령화에… 노인이 쓴 건보 진료비 총액 첫 40% 돌파

    65세 이상 노인이 쓴 건강보험 진료비가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진료비의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주요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요양기관(의료기관·약국·보건소 포함)에서 진료를 받고 환자가 지불한 건강보험 진료비(건강보험 부담금과 환자 본인부담금 포함)는 77조 65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이 사용한 진료비는 31조 6527억원으로 전체의 40.8%를 차지했다. 노인 진료비가 늘어난 것은 급격한 고령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7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778만 3826명으로 전체 인구의 15.1%였다. 통계청은 2025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 ‘초고령사회’(노인인구 비율 20%)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65세 이상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2년 16조 3401억원(34.2%), 2013년 18조 565억원(35.4%), 2014년 19조 7417억원(36.3%), 2015년 21조 8023억원(37.6%), 2016년 25조 187억원(38.7%), 2017년 27조 6533억원(39.9%)으로 매년 늘고 있다. 월평균 진료비도 2012년 25만 4605원에서 2015년 29만 5759원, 2016년 32만 8599원, 2017년 34만 6161원으로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는 37만 8657원을 기록해 2017년(34만 6161원)보다 9.4% 증가했다. 37만 8657원은 전체 건강보험 적용 인구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12만 6891원)의 3배 수준이다. 이처럼 노인 진료비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건강보험진료비 가운데 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한 보험 급여비도 61조 6696억원으로 2017년 대비 12.9% 증가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임병택 시흥시장,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 임시총회·포럼’에

    임병택 시흥시장,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 임시총회·포럼’에

    임병택 경기 시흥시장은 오는 24일 화성시 어린이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의회 ‘2019년 임시총회 및 포럼’에 참석한다. 이날 행사에는 협의회 회원 75개 지자체장과 공무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관계자가 함께 자리한다. 행사는 임시총회와 포럼 순서로 진행된다.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안건보고와 회의가 있다. 올해 협의회가 진행할 워크숍과 캠프·연구 등 세부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참석자들은 아동친화시설인 화성시 어린이문화센터를 둘러본 뒤 포럼이 이어진다. 포럼에서는 해외사례를 통해 한국의 아동친화도시 추진 현황과 방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체장들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관계자들이 함께 구체적이고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동네·한방병원 2·3인실 7월부터 건보 적용

    오는 7월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라 동네병원·한방병원 2·3인실에서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2019년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7월부터 1775개 동네병원·한방병원의 2·3인실 1만 7645개 병상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병원 2·3인실 입원료는 4인실 입원료를 기준으로 3인실의 경우 120%, 2인실은 140%로 책정된다. 입원료 중 환자 본인부담률은 이미 건강보험을 적용한 종합병원의 2·3인실과 동일하게 2인실은 40%, 3인실은 30%로 차등 적용된다. 지난해 7월 건강보험이 적용된 상급종합·종합병원 2·3인실과 달리 동네병원 2·3인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별로 가격이 달랐다. 일부 동네병원 입원실은 지난해 7월에 건강보험이 적용된 종합병원(간호 3등급, 2인실 기준 약 5만원)보다 입원료(평균 7만원)가 높아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동네병원·한방병원 2·3인실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2인실 환자 부담액은 기존 7만원에서 2만 8000원으로, 3인실에선 기존 4만 7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과의 환자부담 역전 문제가 해소돼 동네병원 이용이 늘고 대형병원 선호도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인실에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1인실에 지원하던 기본 입원료 지원은 중단한다. 다만 만 6세 미만 아동과 산모는 감염 등을 우려해 1인실을 자주 이용하는 만큼 기본 입원료 지원 중단을 1년 미루고 내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 기간 정부는 격리실 기준 확대를 포함해 보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아빠는 흉기 휘두른 악마였지만 ‘부양책임’ 이유로 풀려났다

    아빠는 흉기 휘두른 악마였지만 ‘부양책임’ 이유로 풀려났다

    “가정폭력은 언제 어느 때 어느 정도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하기도 어려워 피해자에게 ‘공포의 일상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처벌 필요성이 유사한 다른 폭력 사건보다 더 높다.” 아내 특수폭행·감금 사건을 맡은 판사가 판결문에 적어 넣은 이 문장은 가정폭력의 특성과 처벌 필요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정폭력범은 형사 재판을 받더라도 가족에 대한 ‘부양 책임’ 등을 이유로 형량이 줄어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3년 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가정폭력 형사 사건의 82.9%가 집행유예 이하의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신문이 최근 선고된 가정폭력 판결문들을 분석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1. A양의 아버지는 2년 동안 A양을 성추행하고 폭행했다. 과자 봉지를 제대로 버리지 않았다며 욕설을 퍼붓고 “눈 깔아라”라고 위협하며 발로 짓밟았다. 아내의 신고로 재판에 넘겨진 아버지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딸이 아버지를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표현했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당시 A양은 고작 10살이었다. #2. B(15)양과 여동생(13), 이 자매에게 ‘집’은 공포의 공간이었다. 어머니는 가출했고, 폭력 전과가 있는 아버지는 툭하면 딸들에게 허리띠, 당구채를 휘둘렀다. 말다툼한다는 이유로 “죽인다”고 위협하며 칼등으로 허벅지를 내려치기도 했다. 결국 아버지는 아동학대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딸들은 재판부에 “강력한 처벌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결과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재판부는 참작사유에 “딸들이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자녀에 대한 부양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21일 서울신문이 최근 5년간의 가정폭력 판결문 중 ‘부양 책임’과 ‘처벌 불원’을 양형 사유로 명시한 35건을 분석한 결과 집행유예가 32건이고 실형은 3건에 불과했다.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에는 성폭력특례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특수폭행, 살인미수 등 강력범죄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박복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행유예는 ‘책임원칙’ 내에서 선고돼야 하는 만큼 재범 가능성이 크고 예방이 어려운 가정폭력·성폭력 범죄에서 집행유예 선고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정폭력 전력이 확인되거나 재판부가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 19건 중에서도 2건만 실형이 선고되고, 나머지 17건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객관적으로 재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도 재판부의 선처로 가해자가 가정으로 복귀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임모씨는 자신을 가정폭력으로 신고한 아내의 얼굴에 재떨이를 던지고 머리카락을 잡아채는 등 보복 폭행을 가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온 직후 벌어진 일이었다. 임씨는 가정폭력 전력도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남편이 장래에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희망하고, 아내도 남편을 용서했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피의자의 ‘부양 책임’이나 피해자의 ‘처벌 불원’은 일반 형사 재판에서도 양형 사유로 참작된다. 부양 책임은 ‘피고인의 구금이 부양가족에게 과도한 곤경을 수반하는 경우’에 집행유예의 일반 참작사유로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가정폭력 사건에선 ‘부양’의 개념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단순히 가족을 먹이고 입히는 것을 부양의 전부라고 할 순 없다”면서 “폭력적인 환경을 조장하는 사람인데도 ‘부양’을 이유로 아이들을 폭력 상황에 다시 몰아놓는 건 상당히 모순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처벌 불원’은 집행유예의 주요 참작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원이 더욱 중요하게 본다. 전문가들은 법원이 합의서가 제출된 배경이나 경위는 검토하지 않은 채 형을 감경하는 형식적인 판단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아동 피해자의 경우 가해자의 합의 요구를 성인 피해자보다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면서 “‘아버지이므로 용서해야 한다’는 설득 또는 협박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피해자의 처벌 불원 진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민영 법무법인 예현 변호사는 “피해자가 정서적으로 열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벌 불원 진정성을 확인하는 추가 규정이 필요하다”면서 “탄원이 진지한가, 가해자의 협박이 없었는가를 좀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는 가정폭력을 피해자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부부간 가정폭력의 경우 법원 입장에서는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지 않기 어렵다”며 “대부분 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가족이라는 이유로 선처해달라고 요청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인플루언서 연락처 털렸다…인스타그램 개인정보 수천만 건 유출

    인플루언서 연락처 털렸다…인스타그램 개인정보 수천만 건 유출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영향력자)들은 평소 다양한 모습을 팔로워들에게 공유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한다. 그런데 최근 한 마케팅업체의 데이터베이스가 온라인상에 유출돼 이들에 관한 더 많은 정보가 공개돼 버린 모양이다.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수많은 인플루언서와 여러 브랜드 기업을 포함한 인스타그램 사용자 계정 정보 수천만 건이 담긴 데이터베이스가 온라인상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이 매체가 확인했을 때까지 4900만 건이었지만, 그 후로도 계속 늘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제의 데이터베이스는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지 않아 접속에만 성공하면 자유롭게 정보를 내려받을 수 있었다. 거기에는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경력과 프로필 사진, 팔로워 수, 위치 정보 등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알 수 있는 공개 정보 외에도 사용자의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같은 비공개 정보까지 들어 있었다. 이런 사실은 인터넷 보안 연구자인 아누락 센이 처음 발견해 테크크런치에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테크크런치는 자체 조사를 벌여 문제의 데이터베이스가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둔 소셜미디어 마케팅업체 치트르박스(Chtrbox)에 의해 공개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히면서도 이 업체는 상품을 알리고 싶어하는 기업 측과 인플루언서를 연결해주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베이스에는 각 인플루언서의 팔로워 수와 참여율, 도달률, 게시물에 관한 좋아요(추천) 및 공유 수에 따라 계정의 가치를 계산한 정보도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정보는 마케팅업체가 인플루언서들에게 홍보 비용으로 지급할 금액을 정하기 위한 지표로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유명한 음식 블로거와 유명인사 그리고 다른 SNS의 인플루언서 등 몇몇 인플루언서의 이름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 매체는 데이터베이스 안에 저장돼 있는 연락처를 이용해 몇몇 인플루언서에게 무작위로 연락를 시도해 진위를 파악했고 그 중 두 사용자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문제의 데이터베이스에 담긴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는 인스타그램 계정 생성 시 입력한 정보와 같은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락이 닿은 두 인플루언서는 모두 치트르박스와 일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매체는 치르트박스 측에 문제의 데이터베이스 안에 있는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입수할 수 있었는지 등을 문의했지만,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매체가 연락한 뒤로 아마존웹서비스(AWS) 상에 보관돼 있던 데이터베이스는 즉시 오프라인 상태가 돼 접속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인스타그램 측도 “현재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를 포함한 문제의 데이터가 인스타그램에서 유출됐는지 다른 소스에서 유출됐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또한 치르트박스가 이 데이터를 어디서 입수해 어떤 경위로 공개됐는지를 알기 위해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은 사용규약에 따라 사용자 계정의 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치트르박스는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클라이언트로서 18만4000명 이상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이는 문제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수천만 건보다 훨씬 적은 것이다. 한편 인스타그램에서 사용자의 계정 정보가 유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는 해커들이 인스타그램의 버그를 이용해 연예인 등 유명인들의 전화번호와 개인 사진 등을 빼내 유출한 적이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표창원 “남경도 제압 어려워” 권은희 “여경 체력 검증 재고”

    표창원 “남경도 제압 어려워” 권은희 “여경 체력 검증 재고”

    민주당 “여경 프레임 자체가 차별” 서울 대림동에서 벌어진 여성 경찰의 주취자 제압 과정 논란에 20일 정치권이 가세했다. 특히 경찰 출신 의원들이 여경 무용론에 엇갈린 의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경찰 출신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취자 한 명을 제압하는 것은 아무리 힘센 남자라 하더라도 쉽지 않다”며 “체력 요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리적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 업무 중에 실제로 물리력이 필요한 부분은 30% 미만”이라며 “법적 전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대부분이 소통 업무”라고 했다.반면 역시 경찰 출신인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여경의 체력과 진압능력에 대해서는 분명히 경찰에서도 지금 다시 한번 재고해야 하는 시기”라며 “경찰 내부 조직에서 내근직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현실로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체력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여경 불신을 없애려면 부실 체력검사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며 “아시아권의 보편적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 방식으로 10회”라며 “일본의 후쿠오카 여경은 정자세 팔굽혀펴기로 15회 이상 해야 합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군인과 소방공무원은 모든 체력검사 종목에서 자세를 남녀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경 프레임’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림동 여경이 아니라 대림동 경찰관”이라며 “특정인에 관련된 문제를 마치 여경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문제 삼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차별”이라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檢, 숙명여고 시험 유출 前교무부장 징역 7년 구형

    숙명여고 교무부장 재직 시절 자신의 쌍둥이 딸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사 A(52)씨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A씨는 이 사건이 자신을 둘러싼 음모론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양심을 어긴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 심리로 열린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업무방해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이지만 경합범 가중을 고려하면 상한은 7년 6개월이 된다. 검찰은 “국민 다수가 가장 공정해야 할 분야로 교육을 꼽는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개인적인 욕심으로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고 세상의 믿음을 저버렸다”며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또 “피고인은 개전의 정이 없이 (시험지 유출 의혹이) 정시 확대 추진 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범죄를 숨기기 위해 아이들의 인성까지 파괴하고 있는데, 그게 이 사건보다 더 나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날 재판에 이르기까지 혐의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 “(출제서류가 담긴) 금고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던 피고인이 양심을 저버린다면 문제 유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다. 저는 양심을 어긴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이 재판에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실추된 제 명예와 태풍에 꺾인 꽃 같은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편견과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는 공정한 판결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건보 3.9조 적자는 계산법 달라 발생한 ‘착시현상’

    건보 3.9조 적자는 계산법 달라 발생한 ‘착시현상’

    향후 지출 금액 추계하면 3.9조 적자 1조 ‘충당부채’는 메르스 사태 때문 현금 수지상 실제 적자는 1778억원 198개 급여화로 의료비 부담 줄여지난해 건강보험 적자가 3조 9000억원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부 정치권은 건강보험 재정이 곧 파탄 나 보험료 인상으로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주장을 폈다. ‘건강보험 때리기’가 계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급여를 확대하다 보니 생긴 회계학적 적자”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3월 국회에 지난해 당기수지 적자 규모가 1778억원이라고 보고했는데, 최근 기획재정부가 공시한 건보공단의 ‘2018년 재무결산’ 자료에선 적자 규모가 3조 8954억원(장기요양보험 포함)으로 집계돼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13일 건보공단 등에 따르면 이는 계산 방식이 달라서지 실제로 적자 금액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1778억원 적자는 현금 수지상 실제 적자를 계산한 것이고 3조 8954억원은 국가회계법에 따라 실제 현금으로 지출되지 않았더라도 향후 지출이 예상되는 금액까지 계산하는 ‘발생주의 회계방식’을 따른 것이다. 즉 앞으로 들어갈 금액까지 ‘부채’(충당부채)로 잡아 재무결산에 반영하다 보니 4조원에 가까운 적자 규모가 나온 것이다. 3조 8954억원 적자 가운데 2조 8000억여원이 충당부채다. 우선 1조원가량의 충당부채 발생 요인은 ‘문재인 케어’와는 무관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문이다. 당시 메르스 사태로 어려워진 의료기관을 지원하려고 진료비 청구액을 미리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했는데, 이 제도가 종료돼 다시 ‘진료비 후지급’으로 돌아오면서 병원에 나중에 줘야 할 진료비가 충당부채로 잡혔다. 9000억원은 지난해 진료비가 올해 청구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진료비를 충당부채로 잡은 것이고, 나머지 9000억원은 저소득층이 진료를 받을 때 진료비가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그 초과분을 돌려주는 본인부담상한제도를 위해 잡아둔 충당부채다. 애초 문재인 케어를 시행할 때 예상했던 적자는 1조 2000억원이었다. 적자 1778억원은 ‘계획된 적자’였던 셈이다. 그만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범위가 넓어져 가입자의 의료비 부담이 줄었다. 상복부 초음파와 뇌·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I)에 건강보험이 적용됐고 선택진료비가 폐지돼 이른바 ‘특진비’가 사라졌다. 2~3인 병실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됐고 임플란트와 틀니 본인부담률도 30%로 떨어졌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가계의 의료비 부담뿐 아니라 비싼 비급여 진료가 다시 증가하는 ‘풍선 효과’도 막을 수 있다. 다만 보장성 강화 속도는 더딘 편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오히려 “현금 수지상 실제 적자가 1778억원으로, 예상적자 1조 2000억원의 7분의1에 불과하니 당초 계획보다 그만큼 보장성 강화를 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급여화된 항목은 198개로, 전체 3600개 비급여의 5.5%에 그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경기지역, ‘투자자문컨설팅 소비자 피해’ 작년보다 3배 증가

    경기지역, ‘투자자문컨설팅 소비자 피해’ 작년보다 3배 증가

    올해 1분기 경기도에서 소비자피해 상담이 큰 폭으로 증가한 품목은 ‘투자자문 컨설팅’으로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에 걸쳐 피해가 많은 품목은 ‘이동전화서비스’였다. 8일 경기도가 전국 통합 상담처리시스템인 ‘1372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상담 건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경기도민의 전체 상담 접수 건은 5만7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2236건)보다 2.8% 감소했다. 이 가운데 ‘헬스장·피트니스센터’ 피해상담이 1688건으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의 피해상담이 가장 많았고 20대에서도 피해 다발 품목 1위로 나타나 20∼30대층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헬스와 필라테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6개월 회원 가입을 했지만 한 달 만에 필라테스 이용이 폐지되자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헬스장에서는 대표자가 변경됐다며 해지처리를 지연, 소비자 상담을 신청했다. 이어 ‘이동전화서비스’ 피해상담이 1365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40대의 소비자 피해상담이 가장 많았는데 모든 연령층에서 피해상담 품목 3위 안에 들 만큼 전 연령에 걸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상담 증가가 두드러진 품목은 ‘투자자문 컨설팅’으로 791건의 소비자 상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 249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50∼60대에서 피해 다발 품목 1위로 나타나 중장년 및 고령자층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문 컨설팅 계약은 주로 전화 권유로 이뤄지는데 주식정보를 제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수백만 원에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투자 손해가 발생해도 별도의 보호장치가 없다. 계약 해지를 요구하면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환불을 거부당해 회비만 손해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은 시는 고양시(3865건), 수원시(2683건), 성남시(2177건), 용인시(2012건) 순이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 판매자의 구두상 약속만 믿고 계약하면 위험요인이 많다”며 “소비자에게 유리한 내용인지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학생보다 학부모 갑질에… 교권이 멍든다

    학생보다 학부모 갑질에… 교권이 멍든다

    작년 교총 신고 501건… 10년간 두 배↑ 교권침해 49% 학부모에 의한 피해 “아이 목 조르고 학대” 고소·협박 사례도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수업 방해’ 최다 교총 소송비 지원 건수도 꾸준히 늘어초등학교 1학년 교사 A씨의 학급에서는 친구를 밀어 넘어뜨린 한 학생이 자신을 지도하려는 교사에게 소리를 지르는 일이 반복됐다. A교사가 학부모와의 상담에서 근거 자료로 제시하기 위해 해당 학생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려 하자, 학생의 학부모 B씨는 “A교사가 아이의 옷을 잡아당기고 목을 조르는 등 학대했다”며 아동보호기관에 신고했다. 아동보호기관은 현장조사를 벌여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B씨는 끝내 A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교사들이 겪는 교권침해의 절반가량이 학부모에 의한 피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악성 민원과 명예훼손, 폭언 등 학부모들의 ‘갑질’과 학생들의 수업 방해, 부당한 징계 처분 등 교사들이 겪는 교권 침해가 소송으로 비화하는 빈도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2018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사들이 교총에 교권 침해와 관련해 상담을 요청한 사례는 총 501건이었다. 2016년 572건보다 줄었지만 10년 전인 2008년(249건)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교총에 접수된 상담 중 243건(48.5%)이 학부모에 의한 피해였다. 교사의 학생 지도에 대해 불만을 갖고 협박을 하거나 금품을 요구하고, 악성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거나 학교폭력 처분을 무효화하려 소송을 남발하는 사례, 인터넷 맘카페 등에 교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례 등이었다. 교총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교육공동체의 일원이라기보다 교육 수요자 또는 소비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민원을 제기하고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에 익숙지 못한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교육당국이나 재단 이사장 등 처분권자에 의한 부당한 징계와 같은 신분 피해(80건·16.0%), 관리자의 과도한 간섭이나 동료 교사에 의한 사생활 침해 등 교직원에 의한 피해(77건·15.3%)도 호소했다.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70건·14.0%)로는 ‘수업 방해’(23건·32.7%)가 지난해 처음으로 ‘폭언·욕설’(18건·25.7%)을 앞질러 1위에 올랐다. 교총 관계자는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는 욕설이나 폭행, 성희롱 등과 달리 수업 시간에 수다를 떨거나 교실 밖으로 나가는 등의 수업 방해는 교사로서 뾰족한 제재 방안이 없어 지도가 어렵다”고 말했다. 학생의 친척이나 학부모로부터 위임을 받은 상담사 등 제3자가 민원이나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도 31건(6.2%)에 달했다. 교총이 교권 침해와 관련해 소송을 벌이는 교사에게 소송비를 보조한 경우는 지난해 45건으로 2015년 14건, 2016년 24건, 2017년 35건 등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교사들의 교권 침해가 소송으로 비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교총은 “학부모 등의 교권 침해에 대해 교육감의 고발 조치와 관할 교육청의 법률지원단 운영 등을 의무화한 개정 교원지위법(10월 17일 시행)이 학교 현장에 안착되도록 교육당국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일년 중 어린이 교통사고 가장 많은 날은 5월 5일

    일년 중 어린이 교통사고 가장 많은 날은 5월 5일

    5월 5일 평균 60.9건 사고 발생전체 하루 평균 33.7건보다 높아안전띠 착용은 필수, 안전 운전해야어린이날인 5월 5일은 일년 중 12세 이하 교통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09~2018년 발생한 12세 이하 교통사고 12만 3157건을 중 5월에 발생한 사고는 전체의 10.8%로 월별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어린이날인 5월 5일은 평균 60.9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하루 평균 33.7건보다 80.7% 정도 높은 수치다. 어린이날 발생한 어린이교통사고 사상자 847명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차량 승차 중 사상자가 618명(7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행자 상태에서 발생한 사상자 180명(21.3%), 자전거 승차 중 41명(4.8%)이었다. 어린이날 어린이 보행사고는 도로를 횡단하던 중에 발생한 사상자 비율이 66.7%로 가장 높았고 그 중 73.3%는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였다. 다만 지난해 12세 이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4명으로 2017년 대비 37% 정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치료비보다 투병 과정 걱정” 암환자들 고민이 달라졌다

    “치료비보다 투병 과정 걱정” 암환자들 고민이 달라졌다

    10년 전 조사에선 치료비 압도적 1위 생존율 높아지고 건보 혜택 확대 영향난치병으로 여겨지던 암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암 환자들의 고민도 달라졌다. 10년 전에는 치료비가 가장 부담 요소였지만 최근에는 투병 과정에 대한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국내 주요 암 관련 인터넷 카페 글 등 230만건을 분석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로 본 암 환우와 가족들의 관심사’를 1일 발표했다. 그 결과 암 환자들의 부담 요소는 수술 및 항암치료(35.2%), 암 재발·전이(15.1%), 가정·가족 걱정(13.0%), 병원·교수 결정(8.3%), 치료비(7.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립암센터가 2008년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치료비가 걱정된다고 답한 비율이 67.5%로 가장 높았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12.2%)이 뒤를 이었다. 한화생명의 이번 조사에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3.4%에 그쳤다. 한화생명은 “의료기술의 발달로 생존율이 높아지고 건강보험 혜택 확대 등으로 암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감소하면서 생긴 변화”라고 분석했다. SNS에서 언급된 키워드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삶에 대한 우울감이나 짜증을 표현한 글이 26.2%로 가장 많았지만 웃음, 희망 등 긍정적인 마음을 언급한 경우도 12.4%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화생명은 암에 대한 공포감도 있지만, 가족들과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완치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계기로도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가족, 친구들과 떠나는 ‘힐링’ 여행이나 이별을 준비하는 여행에 대한 언급(14.5%)도 높게 나타났다. 공소민 한화생명 빅데이터팀장은 “암이 불치병이 아닌 만성병으로 바뀌면서 얼마나 오래 사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잘사느냐도 중요해졌다”면서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암 진단을 받은 고객 17만명을 분석한 결과 1인당 약 22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이는 2016년 한국 암치료 보장성 확대 협력단에서 발표한 암 치료에 소요되는 평균 비용 2877만원보다 적은 금액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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