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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교협은 ‘제2의 교육부’

    대교협은 ‘제2의 교육부’

    4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 총회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함으로써 한껏 고무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제2의 교육부’로 불릴 정도로 한껏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찬장에서 새 정부의 대학입시 자율화 방침과 함께 책임도 강조했다. 대교협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건배사에서 “자율”을 외치자 참석한 총장들은 “책임”이라고 화답했다. 손 총장은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면서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고, 우리 역사에 추앙받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김영식 대교협 사무총장은 당선인의 참석에 대해 “대교협은 뭐라고 감사의 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행사는 전국 201개 회원 대학 가운데 이례적으로 169개 대학 총장들이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뤘고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자들이 김신일 교육부총리보다는 손 총장에게 몰려 대교협과 교육부의 뒤바뀐 위상을 보여줬다. 김 부총리는 지난 10년간 교육이 혼란스러웠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래도) 입시는 보완은 하되 뒤집지는 말아야 한다.”고 힘없는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고 돌아섰다. 현 대교협 회장인 이장무 서울대 총장에게는 “정부도 대학의 자율성에 동의한다. 규칙을 정해놓고 하다 보니 규제로 나타났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총회와 오찬에 이어 열린 분과회의에서는 새 정부의 자율화 확대 방침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지방대 총장들은 대학 자율화 정책이 자칫 대학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윤경로 한성대 총장은 “자율화라는 것이 말은 좋지만 기업논리를 대학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메이저와 마이너 대학, 수도권과 지방 대학 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재현 공주대 총장은 “자율을 주는 것은 좋지만 대학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식이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최성해 총장은 “그간 대학의 무한경쟁 체제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이 당선인과 오찬을 통해 보완책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시·구청 시무식 풍경

    시·구청 시무식 풍경

    ‘열정, 민심, 개발, 그리고 성과….’ 2일 열린 서울시와 25개 자치구 시무식에서 드러난 2008년의 키워드이다.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시무식을 가진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와 자치구의 공동협력에 이제 중앙정부와도 원활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됐다.”면서 “유기적인 정책이 일선 행정현장에서 빛을 발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구청장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대통령 당선인이 전 서울시장인 만큼)나라와 서울시, 자치구가 함께 발전하자는 의미로 건배사의 구호를 앞글자를 한자씩 추려 ‘나서자’로 하겠다.”고 화답했다. 자치구별로 열린 시무식에서 구청장들은 각자의 소신을 담아 힘찬 시작을 알렸다. ●남다른 시무식, 남다른 한 해 서초구는 이웃과 함께 하는 시무식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박성중 구청장은 이날 직원들이 모은 생필품 800여점을 지역 저소득 주민에게 전달하며 “형식적인 시무식에서 벗어나 이웃과 함께 하고, 지역내 기부문화를 조성하자는 의미”라고 전했다. 노원구는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햄릿을 관람하는 이색 시무식을 열어 관심을 모았다. 직원들의 문화 마인드 향상을 강조한 이노근 구청장은 시무식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긍정적·창조적인 마인드를 역설했다. ●일한만큼 보상 받는다 김영순 송파구청장은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면서 “변화를 예측, 준비하고 열심히 일해 성과를 거둔 직원을 승진시킬 것”이라면서 ‘일하는 만큼 보상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능력 위주의 성과 인사와 포상을 강화하겠다는 김효겸 관악구청장은 “직원교육비를 전년 대비 2억 5000만원 늘리고 우수제안포상금 1600만원, 성과포상금 3000만원도 마련했다.”면서 능력과 성과를 독려했다. 서대문구에서는 ‘열정’이 떠올랐다. 현동훈 구청장은 “구정의 모든 분야에 신념과 열정,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내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사명감으로 조직에 필요한 인재가 되어 달라.”고 강조했다. ‘동장의 소사장론’을 강조한 신영섭 마포구청장도 “동장 각자가 소사장이 됐다는 자세로 다양한 행정 실험을 추진하는데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모든 일은 사람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랑과 인화가 충만된 직장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홍사립 동대문구청장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는 개발에 총력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면서 “올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문화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라면서 “변화의 큰 획을 긋는 원년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현풍 강북구청장도 “강북구는 변두리에서 지역개발, 행정우수 등을 통해 언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다.”며 실적을 소개한 뒤 “도약과 번영으로 활력이 넘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심개발’을 핵심으로 꼽은 한인수 금천구청장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모으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최우선 과제는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말한 최용호 강동구청장 권한대행은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도시는 죽은 도시”라면서 “도시기반시설 확충과 고품격 주거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도심 재생’을 통한 강한 중구를 강조한 정동일 구청장은 “초고층빌딩 건설 등 우리의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목소리 듣고 변화를 이호조 성동구청장은 “실천 없는 계획은 그저 꿈에 불과하다. 올 한 해 우리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면서 “올 한 해 발로 직접 뛰는 행정을 펼쳐달라.”고 주문했다. 김재현 강서구청장은 “2008년은 변두리로 남느냐, 아니면 강남 못지않은 신도시로 발전하느냐의 기로에 선 시기”라고 정의하면서 “선택과 집중으로 구민이 하나가 된다면 마곡 워터프런트, 뉴타운 등 못해낼 일이 없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은 창의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상상력 행정’을 펼쳐 변화와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첨단명품도시 건설을 위한 용산 개발에 박차를 가하자.”고 운을 뗀 뒤 구민 중심의 친절하고 투명한 행정도 잊지 않았다. ●성과는 계속돼야 한다 지난해 전년도에 비해 2배 이상의 인센티브 사업 성과를 낸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성과와 지속’을 패러다임으로 정하고,“사람·자연·도시가 조화되는 지속적인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재동 은평구청장은 “꿈을 아끼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일념으로 많은 성과를 냈지만 여기에 안주할 수는 없다. 국립보건원 부지, 불광·역촌역세권 개발 등 숙원사업이 남아 있다.”면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찬교 성북구청장은 “복지·문화·웰빙의 기틀을 다진 만큼 이제는 성북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면서 “길음·정릉·장위뉴타운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동북부 중심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세계 최고의 도시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특히 강남을 사교육 1번지에서 공교육 1번지로 변모시키자.”고 역설했다. 시청팀
  • [씨줄날줄] 사르코지의 미국찬가/함혜리 논설위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6일과 7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공식 방문했다. 이번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은 2003년 봄 이라크전을 둘러싼 갈등으로 금이 간 미국과 프랑스의 관계 복원이었다. 후보시절부터 미국과의 관계회복을 공언해 온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틀간의 공식 일정 내내 ‘미국 찬가’를 반복하며 구애작전을 펼쳤다. 그는 우선 방미 첫날 백악관 만찬에서 건배사를 통해 방문 목적을 직설적으로 밝혔다.“내가 워싱턴에 온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프랑스 국민의 이름으로 말하건대 나는 미국의 마음을 정복하고자 한다. 미국과 프랑스는 친구이자 동맹국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음날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그는 “2차 대전 당시 나치로부터 프랑스를 해방시켜주고, 마셜플랜으로 전후 재건을 도와준 미국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제적 현안에 대해서는 평화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미국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친미적인 행보에 대해 일부 프랑스 언론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의 뒤를 이어 부시 대통령의 ‘푸들’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유럽의 맹주인 프랑스가 미국에 가서 납작 엎드린 것은 수치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목적했던 대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나는 평화를 함께 사수할 동지를 가졌다.”며 사르코지를 치켜세웠다. 미 의원들은 사르코지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어떤 여성 의원은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허드슨연구소 케네스 바인슈타인 소장은 “사르코지 대통령은 진정으로 미국인을 감동시켰다.”고 했다. 스콧 매클렐런 전 백악관 대변인은 “앞으로 프랑스가 무조건 미국을 지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나라가 합심해 여러가지 도전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누구도 프랑스를 비굴하다고 폄하하지 않았다. 최고의 외교 기술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할 말을 분명히 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사르코지가 이번 공식방문 중 쏟아 놓은 ‘미국 찬가’는 그런 점에서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10·4선언과 한반도 평화/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10·4선언과 한반도 평화/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07년 정상회담의 시작은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어간 것으로 시작됐다. 비공식적으로 남북 밀사들이 넘나들었을 38선.1989년 평양축전을 마친 뒤 가냘픈 여대생 하나가 힘들게 걸어 내려온 그 선. 노무현 대통령은 전 세계의 기대와 호기심 어린 시선을 끌어모은 채 한걸음으로 성큼 넘어갔다.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비행기를 이용하여 방북했던 것보다 통일에 그만큼 더 가까워진 것 같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기간에는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10월3일 6자회담의 합의문이 그것이다. 단순하고 통상적인 합의문이 아니다. 북핵문제와 북한체제의 인정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북한은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시설의 불능화를 완료하기로 했다.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 나가고 일본은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시키기로 했다. 게다가 나머지 5개국이 북한에 중유 100만t 상당의 경제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은 모든 문제의 선결조건이다. 지난 9월 APEC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핵이 폐기되면 자신의 임기 안에 북한과 종전협정을 체결하고 북·미수교와 평화협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것은 북한이 10년이 넘게 핵을 통하여 얻고자 추구했던 것이다. 먼 길을 돌아 양측이 확보하고 싶은 것을 달성하게 된 셈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정점은 본항과 별항으로 구성된 10개항의 합의문 작성이다.2000년의 6·15 남북공동선언이 돌파구를 마련하고 얼개를 짠 것이라면 2007년의 10·4 남북공동선언은 자세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처음 2007년 정상회담이 발표됐던 8월에 예상했듯이 항구적인 평화체제의 정착과 지속적인 경제협력에 큰 성과가 확인된다.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키고 서로 적대시하지 않으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켜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기로 했다. 이에 기초하여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연내에 비핵화 프로세스가 종결되면 한반도 어느 곳에서든 남북한과 미국 및 관련국이 평화협정까지 체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정치논리에 의하여 휘둘려왔던 남북의 경협문제도 안정궤도에 오르길 기대해 본다. 샌드위치 신세를 돌파할 한국의 경제를 위해서나 낙후한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서나 다가올 통일한국에 이롭고 경사로운 일이 될 것이다. 하루빨리 백두산 직항로를 개설하고 경의선도 복구하자.2008년 북경 올림픽에는 기차타고 단일팀을 응원하러 가고 유럽으로 뻗어가자. 앞으로 1년 동안은 남북의 관계 장관, 총리, 정상의 회동은 물론 북·미의 정상도 만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자주 만나다 보면 건배사에서 무슨 말을 했네, 방명록에는 어떤 용어를 썼네, 김정일 위원장이 행보가 어떻네,2000년과 다른 것은 뭐네 하는 입방정은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정상회담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요, 이미 남북 간에 왕래가 잦아지면서 국민들에게는 익숙해진 것이다. 오히려 걱정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뒤이다. 이라크 전쟁으로 부시 대통령의 인기도 바닥이며 임기가 1년여밖에 안 남았다.2008년 미국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부시의 북·미수교 정책은 돌이킬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남북정상회담 기간동안 딴전을 피우고 부시와 면담을 비공식적으로 추진하다 망신만 산 한나라당이 변화하는 한반도 문제에 어떻게 보조를 맞출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2007 남북정상회담] 첫날 공식만찬 이모저모

    [2007 남북정상회담] 첫날 공식만찬 이모저모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오후 평양 시내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한의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1시간여 동안 면담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남북관계 현안 등 양측이 준비한 의제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조율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면담이 끝난 뒤 “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은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해왔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 화해 통일을 이룩해 나가기 위해 남과 북이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북측의 수해에 대해 다시 한번 위로를 전달하고 빠른 복구를 기원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위로 서한을 보낸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평양 시내 목란관에서 김 상임위원장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해 2시간여 동안 남북관계 발전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건강을 기원하는 ‘즉석 건배’를 제의해 눈길을 끌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신뢰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첫걸음은 오늘과 같이 서로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제 우리 앞에는 북남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조국통일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할 성스러운 과제가 남아 있다.”면서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오늘 시대를 사는 모두의 숭고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저는 오늘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참으로 감개무량하며, 북녘의 산과 강이 낯설지 않았다.”고 방북 소감을 밝힌 뒤 “어떤 경우에도 대화와 협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만찬 도중 남북 관계자들은 경쟁하듯 “위하여”를 외쳤다. 건배 연호가 잦아들 즈음 노 대통령은 갑자기 술잔을 들고 앞으로 나와 “남북한 간에 평화가 잘 되고 경제도 잘 되려면 김 위원장이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하시고, 또 김 상임위원장이 건강해야 한다.”며 건배사를 해 분위기를 북돋웠다. 일부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언론에서 문제삼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만찬장에도 김 위원장의 ‘깜짝 등장’이 연출되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나왔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만찬 메뉴는 게사니구이(수육과 비슷한 요리), 배밤채(배와 밤을 채썬 것), 잉어배살찜 등이 마련됐다. 만찬주로는 고려개성인삼주와 들쭉술ㆍ용성맥주ㆍ동양술(고량주의 일종) 등이 곁들여졌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죄스럽네요” 朴캠프 해단식 “이대로! ” 李캠프 축하 만찬

    “죄스럽네요” 朴캠프 해단식 “이대로! ” 李캠프 축하 만찬

    경선 이후 자택에서 칩거하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일주일 만인 27일 모습을 드러냈다.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겸한 만찬 회동모임에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2500여명의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에 대한 감사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2시간10분 정도 머무른 박 전 대표가 악수하는 데만 1시간10분이 걸렸다. ●지지자 2500명… 대선출정식 방불 당초 모임에는 8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3배 가까운 2500여명이 왔다.‘대선 출정식’으로 착각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허태열·유승민 의원 등 30여명의 캠프 소속 의원들도 함께 했다. 선거법 위반에 대비, 참석자들로부터 자장면 값 1만원씩을 갹출하기 위한 모금함도 마련됐다. 오후 4시 50분쯤 박 전 대표가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일어서 “박근혜”를 외치며 박수를 쳤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안녕하세요.”라고 말문을 연 뒤,“다들 별로 안녕하지 못한 것 같네요.”라고 말해 흥분된 분위기를 조절하기도 했다. 이어 “여러분 뜻을 꼭 이뤄드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죄스럽다.”는 말에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그는 “큰 사랑과 신뢰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과분하고 감사하다.”면서 “바른 정치를 할 것이고 힘을 합쳐 좋은 나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정치인으로서 향후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서청원 “반성은 李측이 해야” 박 전 대표의 차분한 인사말과 달리 서청원 캠프 상임고문은 이명박 후보측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가했다. 서 고문은 ‘박근혜측 사람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이 후보측 이재오 최고위원의 발언을 염두에 둔 듯 “반성은 무슨 반성이냐.”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진 그들이 국민과 당원이 등돌린 이유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서 고문은 화합의 장애요소로 이 후보측의 ‘오만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후보 “이쪽, 저쪽 캠프모임 끝낸다” 한편 이명박 후보는 이날 저녁 신촌의 한 음식점에서 후보경선 기간 자신을 지지해준 원내외 당협위원장 150여명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김덕룡, 박희태, 이재오 의원 등 캠프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 캠프 해단식이나 다름없었다. 앞서 열린 박 전 대표측 해단식에서는 밥값으로 1만원씩을 갹출했으으나 이 후보측에서는 2만원씩을 갹출했다.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우리끼리 자축하는 게 조심스럽다.”면서 “우리, 너희, 이쪽, 저쪽 오늘부터 없어져야 한다, 우리끼리 하는 캠프 모임 이것으로 끝낸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공성진 의원과 박재순 전남도당위원장 등은 경선 승리를 대선 승리로 이어가자는 뜻에서 “이대로!”라는 건배사를 하고 참석자들이 모두 “이대로!”를 따라 외쳐 박 전 대표진영의 해단식 분위기와는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김지훈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웃음치료사 최규상의 Smile again]가정을 행복하게 운전하는 법

    [웃음치료사 최규상의 Smile again]가정을 행복하게 운전하는 법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유머 하나로 시작합니다. 남자 1: 결혼 10주년이라 아내와 함께 호주여행을 가려고 해 남자 2: 우와. 대단하네. 그럼 결혼 20주년에는 어디 갈 건데? 남자 1: 글쎄. 그때 호주 가서 아내를 데려와야겠지? 웃었지만 씁쓸한 유머입니다. 그런데 이런 우스개도 요즘 대유행입니다. 어느 날 남편을 출근시켜 놓고 한 아내가 로또복권을 맞춰보고 있는데 세상에 1등에 당첨된 것입니다. 너무나 신이 나서 남편에게 1등에 당첨됐다고 말했더니 남편이 점심 먹고 회사를 조퇴하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남편: 여보! 로또 1등에 당첨된 거 정말이야? 아내: 응 정말이야. 자기. 빨리 짐 싸! 남편: 알았어. 남편은 짐을 기분 좋게 꾸리면서 말했다. 남편: 근데 어디로 갈까? 호주, 캐나다 아냐. 아냐. 스위스의 알프스로 떠나자. 아내: 아니… 그게 아니고, 너 나가! 얼마 전 한 잡지에서 40~50대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에서 “버릴 수만 있다면 가장 버리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남편이 1위로 나타났습니다. 우스개 소리지만 완벽하게 “나는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부는 아마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살다보면 무덤덤해지는 것이 부부관계인 모양입니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때로 무관심과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 무관심은 무표정으로 그리고 무반응으로 진행되면서 부부의 사랑도, 관계도, 사는 것도 덤덤해져 버리는 것이겠지요. 이번 호에는 부부관계뿐만이 아니라 가족 간의 웃음을 회복하고 재미있고 즐거운 서로를 위한 몇 가지 기법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당당하게 져주면서 살자고요 중앙일보 정진홍 논설위원이 만든 “당신 멋져!”라는 건배사가 최근 인기입니다. 그런데 건배사의 내용이 참 재미있습니다. 당: 당당하게… 신: 신나게… 멋: 멋지게… 져: 져주면서 살자 당당하고 신나게 멋지게 사는 것도 좋은데 져주면서 살라는 말이 맘에 듭니다. 사소한 것에도 자존심이 발동되어 갈등을 만들어낸다면 이미 부부간의 기쁨은 사라지고 맙니다. 죽고 사는 일이 아니라면 져주면서 살면 어떨까요? 이기려고만 한다면 1cm 떨어진 부부간의 거리도 지구 한바퀴를 돌아오는 멀고 지루한 관계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 떨어진 거리만큼 미움과 원망이 커지게 됩니다. 둘째, 즐거운 대화법을 쓰자고요 미국의 코미디언 ‘크리스 룩’은 세 가지 문장만 잘 반복하면 어떤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첫째, “그래?” 둘째, “음” 셋째, “공감이야!”입니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건, 절대로 따지지 말고 일단 맞장구를 쳐주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자들의 대화는 주로 감정 표현을 위한 것이고 남자들의 대화는 인정받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 마디의 말로 충분히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고 인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123행복화법’을 구사한다면 부부간의 대화는 더 맛깔스러워질 것입니다. 1분 이내로 말하고 2분 이상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며 3번 이상 맞장구를 치며 칭찬을 해준다면 대화가 더 즐거워질 것입니다. 똑같이 자녀에게도 사용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셋째, 유머를 나누어 보세요 유머는 참으로 흥미있는 주제입니다. 개인적으로 유머 코칭이나 컨설팅을 하게 되면서 100명에게 물어보면 거의 95명 정도가 자신은 유머 감각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결국 그만큼 웃을 일이 적다는 것이며 삶이 딱딱하며 무미건조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 또한 유머 감각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내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년 반 전부터 하루에 하나씩 아내에게 유머를 해주겠다고 작정을 했습니다. 아내는 웃기 시작했고 재미없더라도 크게 웃어주었습니다. 그래야 제가 힘이 나서 다음날에도 또 유머를 해주기 때문입니다. 신기하게도 아내와 웃게 되면서 웃음이 회복되었고 서로간에 풍부한 대화의 물꼬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해보면 알겠지만 웃음거리는 마음을 나눈다는 것입니다. 부부간에 이야기깃거리가 없는 부부들이 참 많습니다. 어떻습니까? 이제부터는 유머를 나누어 보세요..인터넷에 널려 있는 유머들을 나누어 보세요. 유머는 사랑입니다. 제가 아내에게 했던 것 중에 가장 멋진 히트작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꼭 사용해 보세요.. ”여보… 내일 경복궁에 가자” ”아니…, 갑자기 경복궁은 왜?” ”응…. 처갓집에 못 간 지 오래됐잖아.” 얼마 전 어떤 방송에서 부부간의 대화 시간을 조사했는데 놀랍게도 하루 평균 부부간 대화 시간이 2분 37초라고 합니다. 그리고 매일 28명의 주부가 가출하는데 근본 원인은 대화 부족에 있다고 합니다. 작지만 사소하지 않는 것. 바로 웃음과 유머로 다가서는 것입니다. 글 최규상 한국유머전략연구소(http://blog.daum.net/humorcenter) 소장 (cutechoi@dreamwiz.com)
  • 평양 6·15축전 행사 전면중단

    평양 6·15축전 행사 전면중단

    북한이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6·15 민족통일대축전에서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을 행사장 귀빈석에 앉힐 수 없다고 주장,15일 행사가 전면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행사 이틀째인 이날 오전 인민문화궁전에서 민족대단합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북측이 남측 대표단의 입장을 막았다. 행사에 참여한 다른 당 의원과 달리 한나라당 의원의 대표격인 박계동 의원은 귀빈석에 앉힐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박 의원은 전날 개막식에서 귀빈석에 앉았다. 이에 남측 백낙청 단장이 북측 안경호 위원장과 접촉을 갖고 “특정 정당을 배제하고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북측이 우리측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측은 이후 협상을 계속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민족대단합대회는 물론 이날 예정된 다른 행사도 전면 무산됐다. 현재로서는 16일로 연기된 민족대단합대회가 제대로 개최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방북취재단이 이같은 상황에 대한 기사를 송고하기 위해 차량을 제공해줄 것을 북측에 요청했으나 차량을 내주지 않는 등 의도적으로 취재를 방해하기도 했다. 앞서 북측은 남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14일 저녁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환영연회에서 건배사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이 하루빨리 열려야 한다.”고 촉구한 발언을 문제 삼아 관련 내용이 담긴 방송 장면을 송출하지 못하도록 삭제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평양 공동취재단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비하인드 뉴스] 재경부 출신 ‘세피아’를 아시나요

    ●재무부 출신 ‘모피아’와 차별화 ‘세피아’? 자동차 이름이 아니다. 최근 개방형 공모제로 금융감독위원회에 들어온 권혁세 전 재경부 재산소비세국장은 자신을 세피아라고 소개했다. 과거 재무부 출신을 ‘모피아’라고 부르는데 빗대어 재경부 세제실 출신을 그렇게 부른다는 것이다.‘세피아’들은 매년 춘삼월에 모여 친목을 다지는데, 이때 건배사도 ‘세피아!’라고 한다. 올해 모임에 참석한 ‘세피아’들의 면면은 특히 화려했다고 한다. 현직 이용섭 건교장관, 윤증현 금감위원장, 윤용로 금감위 부위원장, 장태평 국가청렴위 사무처장, 김용민 조달청장, 김영룡 국방부 차관 등이다. 전직도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 김진표 전 부총리가 참석했다.●외국계 IB행 한은 직원 ‘6개월 페널티’ 요즘 한국은행 젊은 직원들 사이에 외환자금국 지망자들이 적지 않다. 조사국에서 머리 싸매고 밤늦게까지 자료를 분석하기보다는, 시장에 뛰어들어 외환을 운용해 보겠다는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겐 이직의 유혹이 뻗치기 마련이다. 최근 외환자금국의 직원 여러명이 외국계 투자은행(IB)에 스카우트됐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일부는 ‘한은 외환보유고 담당’으로 발령이 났다. 인력 유출을 고심하던 한은은 “전 한은 직원이 IB로 이직, 한은을 담당할 경우 그 IB 이직자에게는 6개월간 신규 외환운용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내부 룰을 만들었다. 그 뒤에는 이직이 뜸해졌다고.●‘내공’ 쌓은 농림부, 협상력 최고 한·미 FTA 협상에서 농림부가 상대적으로 뛰어난 교섭력과 배짱을 발휘한 것과 관련, 정부내 한 관계자는 “우루과이라운드(UR)와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거치면서 농림부의 ‘내공’이 깊어진 결과”라고 설명. 반면 산업자원부는 통상 부문을 외교부에 넘겨 준 뒤로 대외 협상 경험이 거의 없어 협상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도 이번 협상에서 농업과 금융분과가 아주 잘했다고 칭찬했다. 산자부는 “섬유·자동차·무역구제 등을 놓고 공격과 방어를 한꺼번에 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섭섭함을 표시. 그러자 권 부총리는 5일 “산자부도 마지막에 분발했다. 특히 이재훈 2차관이 잘 해 빼낼 것은 다 빼냈다.”고 뒤늦게 칭찬.●정부 정책 혼선으로 기자실 운영 혼란 정부청사 브리핑실 운영체제를 개편하려는 국정홍보처의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과천 건설교통부 기자실의 ‘이사계획’이 주춤해졌다. 당초 건교부 기자실은 재정경제부와 농림부 등의 브리핑실이 있는 과천청사 1동 건물로 옮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홍보처가 기자실을 아예 없애려 하자 건교부는 기자실 이사계획을 보류했다. 앞서 행정자치부 과천청사관리소 운영과는 기자실이 온다기에 1층 사무실을 빼 주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정부 관계자는 “국정홍보처의 일관성없는 방침 때문에 운영과만 지하생활을 하고 있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기업은, 중기대출 ‘리딩뱅크’ 유지 이유는 의리 때문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새로운 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는 요즘, 기업은행은 여전히 중소기업 대출 분야의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고 있다.비결은 97년 외환위기 직후 도산에 직면했던 중소기업들에 어음 할인 등으로 큰 혜택을 준 것이라고 은행측은 해석. 당시 모든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어음을 외면했지만 기업은행은 두 말 하지 않고 어음을 할인해 줬다. 할인율도 6∼7%에 불과했다. 현병택 기업고객본부 부행장은 “90년대 말 기업은행의 어음할인을 통해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회생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기업은행이 2000년대 들어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세에게 경영권이 인계된 뒤에도 당시 인연을 맺은 기업들과의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 현 부행장은 “2세 경영자들이 낮은 금리를 내세우는 다른 은행으로 주거래은행을 바꿨다가 이를 알게 된 아버지의 성화로 다시 기업은행을 찾곤 한다.”면서 “이들을 위한 홈커밍(Home Coming)론도 판매할 정도”라고 덧붙였다.경제부
  • 반기문 장관 한국외교관 생활 ‘마지막 24시’

    반기문 장관 한국외교관 생활 ‘마지막 24시’

    “입추의 여지없이 와 주셔서 감사한데, 이렇게 자리들을 비우면 일을 누가 할지 걱정이 듭니다. 대신 제가 빨리 끝내겠습니다.” 제 8대 유엔사무총장직 수임을 위해 15일 뉴욕으로 떠나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한국 외교관으로서의 마지막 하루는 기쁨·섭섭함이 교차하는 날이었다.10일 오전 11시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도 그는 촌음(寸陰)을 아끼며 일해온 37년 외교관 생활 이력을 입증하듯, 일을 소재로 한 우스갯소리로 고별사를 풀어나갔다. 반 장관은 앞서 오전 10시 국회가 마련해준 유엔사무총장 장도 축원 연설을 했다. 반 장관은 연설에서 “저의 선출은 분단국이고 북핵문제 당사국이며 미국과의 군사동맹이란 이유로 한국인은 유엔사무총장이 되기 어렵다는 우리 스스로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며 “21세기 다양한 난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위치와 대상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고찰해보는 창의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연설을 마치고 외교부 청사로 돌아온 반 장관을 직원들은 기립 박스로 맞았다.‘우리가슴에 영원한 장관님!’‘기문오라버니 홧팅’‘I♥ 반기문’‘얼짱 몸짱 유엔짱’등이 적힌 피켓이 눈에 띄기도 했다.“역대 장관들과 달리 나만은 기쁘게 떠날 거라고들 생각하지만 무인도에 내동댕이쳐진 듯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낀다.”는 소회도 피력한 반 장관은 유엔행의 영광을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렸다. 그는 “척박한 환경에서 외교지평을 넓혀온 선배 외교관들, 세계무대에서 한국인에 대한 신뢰를 얻어온 경제인들, 우리의 성숙한 시민사회 등 국민들이 쌓아놓은 한국 브랜드 가치 위에 반기문이란 이름 석자를 올린 것 밖에 없다.”고 그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반 장관은 지난 2년 10개월 한국 외교를 진두 지휘하면서, 국내적 상황에 휘둘린 우리 외교의 현실과 갈 방향에 대한 고언도 솔직하게 피력했다. 민의를 떠난 외교는 있을 수 없지만 정부가 여론의 비판을 무릅쓰고 소신있게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권자의 다양한 의견 표출로 어려움이 있지만, 외교는 일부 유권자의 이해관계와는 구별돼야 하는 국가 대계로 정부는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을 주도, 국민에 이해를 요청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여러가지 상황과 관련, 참고해야 하며 소신있게 추진한 뒤 역사의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의 대치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제약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국익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그동안 우리 정부가 취해온 ‘어정쩡한’ 자세의 변화를 촉구하는 말로 들렸다. 이날 외교부 직원들은 반 장관의 ‘일사랑’을 칭송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규형 제2차관은 환송사에서 “장관님을 보낸 뒤에도 열정과 헌신, 따뜻함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간부 오찬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여러번 출장을 함께 갔지만, 한번도 비행기에서 잠자거나, 심지어 쉬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면서 “한번은 이어폰을 끼고 있어 쉬나보다 했더니 CNN을 보고 있더라.”는 건배사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오후 1시35분 한바탕 축제 분위기 속에 장관은 청사를 떠났다. 청사 현관앞 계단에선 환송나온 직원들의 사인 공세가 어어졌고, 반 장관의 마지막 퇴청 모습을 찍기 위해 대오를 갖춘 사진기자 수십명이 반 장관과 포즈를 취하며 사진찍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지막 퇴근길 그의 승용차는 관용차량이 아닌 외국 정상들이 방한했을 때 제공하는 ‘외빈’차량으로 바뀌었다.1970년 3월1일 입부, 정든 37년 일터를 떠나면서도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던 반 장관의 눈가는 차창이 닫히는 순간, 촉촉히 젖어들었다.“다들 너무 고맙다.”는 말만 한 채 한동안 감회에 젖어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노대통령 회갑연…“안했더라면 섭섭할뻔”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회갑을 맞았다.아침 식사는 청와대의 수석·보좌관들과,점심은 한명숙 총리와 국무위원들과,저녁은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의 사돈들과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아침 7시쯤 관저에서 이병완 비서실장을 비롯,수석·보좌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햅쌀밥에 미역국을 회갑상으로 받았다.권양숙 여사와 축하 케이크를 자르기도 했다.수석·보좌관들은 노 대통령에게 8폭짜리 병풍을 선물했다. 이 비서실장은 축사에서,변양균 정책실장은 건배사에서 노 대통령의 건강과 국가발전을 기원했다.노 대통령은 “고맙다.”는 답례와 함께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자.”고 당부했다. 비서관과 행정관들은 노 대통령의 출근에 맞춰 비서동인 여민1관 앞에 줄지어 서있다 노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건넨 뒤 “회갑 축하합니다.”라며 노래를 불렀다. 오찬은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한 총리의 주재 아래 청와대 충무실에서 국무위원들과 함께 했다.국무위원들은 4개의 기둥에 층마다 판을 댄 ‘사방탁자(四方卓子)’를 선물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회갑연을) 벌리지 말라고 했는데 안 했으면 섭섭할 뻔했다.막상하니 기쁘다.”며 감사해 했다. 노 대통령은 만찬의 경우,아들과 딸이 모두 미국에 체류 중인 탓에 가족들과의 별도 모임없이 사돈들을 초청,오붓하게 식사를 했다.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 내외와 손녀들은 이날 아침 전화로 축하인사를 했다.노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는 올라오지 않고 축하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재임 중 회갑을 맞기는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1992년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데스크시각] 레임덕, 멀티코드로 뚫어라/박대출 정치부 부장급

    지난해 9월쯤이다.‘김병준’이 열린우리당 보좌진들과 만났다.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다. 정책 간담회란 형식을 빌렸다. 참여정부의 정책 기조가 주제였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도 소개됐다. 독대(獨對)에서 주고받는 대화 내용을 곁들였다. 골자는 이렇다.“지금 가는 길로 가자. 세상 사람들이 몰라줘도 할 수 없다. 모두 떠나도, 둘만은 끝까지 가자.” 참석자가 전한 내용이다.‘철인정치’와 ‘중우정치’의 논쟁이 나올 법한 대목이다.1년전 얘기다. 실제 어휘는 약간 다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분명한 게 있다. 두사람만의 신뢰 관계다. 이미 여러차례 입증됐다. 한때 그는 총리후보로 거론됐다. 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를 배경으로 하는 하마평이었다. 노 대통령은 교육부총리에 기용했다. 여당 일각의 반대를 뒤로했다. 논문표절 파문의 후유증은 컸다. 본인은 13일만에 낙마했다. 단명 교육수장이 1명 더 늘었다. 교육수장의 ‘25일 공백’도 이어졌다.‘백년대계’를 세우는 교육부가 멀리해야 할 수치들이다. 밑바닥엔 ‘코드인사’가 자리한다. 코드인사, 오기인사 논란은 ‘김병준-문재인-유진룡’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전효숙’으로 진행형이다.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 논란도 가중됐다. 공기업엔 낙하산부대란 말도 생겼다. 열린우리당에서도 비판론이 나온다. 정책라인 핵심들조차 공개적으로 문제삼고 있다. 정책위원회 의장, 부의장이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는다. 야당의 정치 공세, 보수세력의 비난으로만 넘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자민련 김종필 전 총재의 권력 진단이 생각난다. 그는 누구보다 깊이 권력의 본질을 체험한 정치인이었다.“청와대에 들어가면 3년 안에 귀가 막히고, 눈이 먼다.”는 게 지론이었다.‘인(人)의 장막’이 근본 이유라고 했다. 지금도 예외가 아닌 이론 같다. 노 대통령 임기는 1년 5개월 남았다.‘레임덕’이니, 뭐니 말들이 많다. 영(令)이 안 서는 사례만 늘 뿐이다. 여당조차 청와대를 향해 삐딱한 소리를 해댄다. 여론 지지도는 하향 곡선이다. 그런데도 청와대의 경직속도는 그와 정비례하고 있다. 현 정권 사람들은 코드인사의 정당성을 늘상 주장한다. 이른바 ‘100V,220V 이론’이 등장한다.100V용 밥솥을 220V 전원에 꽂으면 되겠느냐는 논리다. 하지만 100V용 밥솥도,220V용 밥솥도 있다.100V용만 쓴다면 220V용은 버리자는 얘기가 된다. 낭비다. 전압을 낮춰쓰든, 높여쓰든 둘 다 써야 한다. 게다가 전용제품은 많지 않다. 인재풀의 한계는 드러났다. 일부는 ‘불량품 논란’도 있었다. 외골수식 인사는 허점을 드러냈다.‘그들만이 참여하는’ 참여정부는 성공하기 어렵다. 김신일 교육부총리의 원래 소신은 자율교육이다. 취임 후에는 달라졌다. 참여정부의 기조에 맞췄다. 스스로는 ‘이로동귀(異路同歸)’로 표현했다.“길은 달라도 지향점은 같다.’란 뜻이다. 변절이니, 소신 변화니, 논란은 뒤로하자. 어쨌거나 하나는 분명해졌다.‘전압’을 바꿔달아도 ‘밥솥’은 멀쩡하다. 그 밥솥은 지금 밥을 짓고 있다. 1997년 9월쯤이다. 김영삼(YS) 당시 대통령이 오찬 모임을 주재했다. 전·현직 수석비서관들이 초청됐다. 임기 말 격려 차원에서 마련됐다. 김광일 전 비서실장이 건배사를 맡았다.“임기는 겨우 반년밖에….” YS의 안색이 변했다. 감각 빠른 박관용 당시 비서실장이 나섰다.“반년이면 개각을 두번은 할 수 있고….”라며 되받았다.YS의 얼굴이 다시 펴졌다. 권력의 기본 생리다. 오는 권력이 싫을 리 없고, 가는 권력이 좋을 리 없다. ‘멀티코드’의 유용함은 입증됐다. 임기 말로 갈수록 멀티코드로 가야 한다. 적을 줄이고, 동지를 늘리는 길이다. 분열을 줄이고, 통합을 늘리는 길이다.‘박관용식’으로 보면 된다.‘겨우 1년 5개월’이 아니다.‘아직 1년 5개월’이다. 기회는 있다. 박대출 정치부 부장급 dcpark@seoul.co.kr
  • 강대표, 한나라 기강잡기 ‘올인’

    강대표, 한나라 기강잡기 ‘올인’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악역도 마다하지 않겠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기강 세우기’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 강 대표의 모습에선 특유의 유머와 여유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다. 대표실 주변엔 비장감마저 감돈다. 강 대표는 3일 ‘호남 비하성 발언’에 이어 ‘성희롱 건배사’와 ‘전남 영암군과의 자매결연 일방파기’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효선 광명시장을 자진 탈당토록 하는 등 강경책을 구사했다. 강 대표는 전날 ‘호남 비하성 발언’으로 이미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은 이 시장이 반성 대신 잇따라 물의를 빚자 윤리위를 다시 열어 추가 징계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사실상 이 시장에 대한 ‘제명’ 지시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앞서 강 대표는 지난달 ‘골프자제령’에도 불구하고 ‘수해골프’로 물의를 빚은 홍문종 전 경기도당 위원장을 제명하고 도당 간부들의 당원권을 박탈하는 등 중징계했다. 홍 전 위원장 등은 지난 대표경선 때, 강 대표를 지지했던 핵심인사였다. 강 대표의 ‘읍참마속’은 당내에 상당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강 대표는 기자와 만나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당내에서 매정하다는 평가를 받더라도 국민만 보고 갈 것”이라며 “저부터 변하고, 당도 변해야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염치도 생기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강 대표는 또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에 대한 국회 교육위 소집과 관련한 원내 전략 부재와 교육위 소속 의원들의 준비 부족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질타했다. 그는 전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 제대로 대응한 의원이 누가 있느냐.”며 교육위원들의 준비 부족을 지적한 데 이어 “김 부총리가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교육위를 연 것은 사실상 요구를 수용해 준 것으로, 잘못된 전략이었다.”고 비판했다. 평소 “원내 문제는 원내대표에게 맡겨야 한다.”며 참견을 자제해온 강 대표였지만 ‘준비 안된 인사청문회’로 여론의 역풍을 맞은 데 대한 불쾌감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국회 교육위가 준비기간과 정보력 부족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앞으로도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을 바란다.”고 한발 물러났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가 교육위 소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현안이 있다면 여야가 합의해 상임위를 열어야 한다.”며 “이는 상임위 자율성에 관한 문제이고 이런 정신은 존중돼야 한다.”고 반박하자 강 대표도 이를 인정하는 ‘유연성’을 내보였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첨단산업 시찰… 조국의미 되새겨

    국군 모범용사들이 23일 오후 경남 창원에서 마지막 일정을 보냈다. 서울신문사와 국방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43회 국군 모범용사 초대행사’에 육·해·공군에서 선발된 모범용사 60명이 부부 동반으로 참가했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이번 행사에서 이들은 처음 이틀간은 서울에서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 국가 주요기관을 견학한 뒤 21일부터 산업시찰에 나서 세계로 뻗어가는 대한민국의 국력을 몸으로 느꼈다. 광양제철소에 들러 용광로에서 나온 시뻘건 쇳물이 철강재로 변하는 과정을 보면서 근로자들의 노고를 알게 됐고, 한국우주항공(KAI)에서는 우리 기술로 만든 국산 비행기를 보고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최인자(39) 육군 상사는 “그동안 영내에서 보고 듣지 못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보다 강한 군인정신으로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창원에 도착한 모범용사들은 창원공단내 두산인프라코어를 방문, 국산 장갑차가 만들어지는 공정을 살펴보고 조국수호의 의지를 다졌다. 두산중공업으로 옮긴 모범용사들은 우리의 기술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 국내 최대의 ‘인 하우스’ 터빈공장의 길이가 무려 380m에다 너비는 170m로 축구전용구장 9개 넓이와 맞먹는 2만평이라는 설명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현장시찰을 마친 모범용사들은 두산중공업이 제공한 저녁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 자리에서 임상갑 전무가 환영사를 통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조국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면서 “군민이 힘을 합쳐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김규철(54) 해군 원사는 건배사에서 “우리나라의 발전상을 보고 자부심과 명예심을 갖게 됐다.”면서 “국가방위는 우리에게 맡기고, 국가발전에 기여해 달라.”고 화답했다. 만찬을 마친 모범용사 부부들은 버스편으로 경주로 이동, 보문단지내 콩코드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뒤 다음날 해산한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긴장속 독도] 여야 강경대응 한목소리

    여야 지도부는 18일 일본의 우리측 배타적 경제수역(EEZ) 수로 측량 계획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 간담회에서 ‘정부의 단호한 대처’라는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여야의 목소리가 따로 없었다. 저녁 6시30분부터 8시20분까지 진행된 간담회의 분위기는 비장감이 돌았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의례적인 의전인 건배사도 생략됐다. 노 대통령이 만찬 분위기에 대해 “일본이 직접 봤으면 일본도 생각을 달리하고 조용하게 해결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밝힐 정도였다. 간담회는 노 대통령에게는 이 사태를 바라보는 국가통치권자로서의 인식을 밝히는 한편 판단과 결정을 가다듬기에 앞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 지도자의 의견을 모으는 자리였다. 노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에게 “한국의 주권과 나아가 동북아 미래평화 질서를 어떻게 유지할지 기탄없는 의견을 말해 달라.”고 주문했다. 여야 지도부는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조용한 외교’ 기조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노 대통령의 상황인식에 전폭적인 공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하며 행동으로 대응할 준비를 갖춰야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도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불가한 일”이라면서 “지금 정부가 준비중인 대응 방향은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민노당 문성현 대표는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갖춰야 하며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 참석자는 한국이 처한 상황을 골프에 비유,“공이 홀컵을 지나갈지라도 퍼팅을 해야 한다. 미흡하게 대응하기보다 단호하게 대응해 완전히 일본을 제압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국민중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우리가 (일본의 시도를)실력행사를 통해 막았을 경우, 그 뒤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예측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사후 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간담회에 불참한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여당의 김 원내대표를 통해 “수렴된 의견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는 의견을 미리 보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에 대비하기 위한 외교전의 일환으로 ‘동북아 역사재단’을 설립, 일본의 침략사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박홍기 구혜영기자 hkpark@seoul.co.kr
  • [이사람]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 “새로운 천년 ‘섬김의 리더십’ 산실로”

    [이사람]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 “새로운 천년 ‘섬김의 리더십’ 산실로”

    1960년 경기여고 교장실. 숙대 가정대 학장으로 있던 표경조 경기여고 총동문회장이 박은혜 교장에게 말한다.“미래 대학총장으로 키울 테니 똑똑한 후배를 우리 학교로 보내주세요.” 그는 공부 잘하는 아이였다. 대학 입학도, 졸업도 수석이었다.4년간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4학년 땐 총학생회장도 맡았다. 학창시절 그의 꿈은 학자였다. 정치학계의 대모가 꿈이었다.5·16 군사혁명, 북한 무장간첩 31명의 서울 침입 등으로 혼란스러운 격동의 60년대와 70년대 중반까지 책과 씨름하며 보낸다. 이 무렵 미국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도 받는다. 여성 정치학 박사 3호다. 국회의원 생활도 4년간 한다. 정치이론과 실무경험까지 두루 거친 그는 모교 정법대 학장과 기획처장을 거쳐 94년부터 2008년 8월까지 총장으로 모교발전을 도모하게된다. ●재임기간 캠퍼스 6000평에서 1만8000평으로 바로 숙대 이경숙(63)총장 얘기다. 이 총장은 바빴다. 올해로 개학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국내 첫 4선 총장취임 인터뷰도 몇몇 언론사가 함께 해야 했을 정도였다. 그의 총장 재임 동안 숙대는 몰라보게 변해왔다. 캠퍼스는 1995년 6000여평에서 1만 8000여평 규모로 커졌다. 각종 단과대 건물과 박물관, 연주홀 등 17개동의 건물이 새로 들어섰다. 최근 6년간 교육개혁추진 우수대학 선정, 모바일 캠퍼스 구축, 국가고객만족도(NCSI) 3년 연속 1위 등 양과 질에 있어 눈부신 성장을 보이고 있다. 비결을 묻자 “공감할 만한 비전을 제시하고 개인보다는 학교를 먼저 생각하며 일해 온 덕분인 것 같다.”고 말한다. 그의 숙명 사랑은 총장 자리에 오르면서부터 구체화된다.94년 13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2006년까지 대학발전기금 1000억원을 조성, 세계 최고의 여자대학으로 변신시키겠다고 선언한다. 이전에 모인 기금 규모는 2억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몸으로 실천해 나갔다. 동창생들을 찾아다니며 150만원에 이르는 ‘등록금 한번 더 내기 운동’도 벌였다. 프랑스 요리학교 르코드동블루로부터 120만달러도 유치했다. 국내 대학이 외자를 끌어들인 첫 사례로 기록된다. 이같은 노력으로 현재 숙대 발전기금은 927억원으로 불어났다. 학생수가 1만여명선인 여자대학임을 감안하면 목표를 달성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섬김의 철학은 그의 인재양성관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21세기 인재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해 합의를 본게 섬기는 지도자상입니다. 나라와 민족을 섬기고, 세계를 가슴에 품을 수 있는, 그리고 남을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죠, 링컨 대통령의 리더십도 섬김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습니다.”그가 4선 총장이 된 것도 이러한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춤추는 총장님 “제2탄 기대하세요” 섬김의 리더십은 청파 은혜제 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학생·학부모들 앞에서 남자 교무위원들과 함께 미니스커트에 선 글라스를 끼고 춤을 추는 60대 할머니가 바로 그다. 그는 2000년부터 해마다 5월에 만20세 성년이 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깜짝 이벤트를 선보인다. 지금까지 테크노 댄스, 난타공연 등 다양한 춤실력을 선보였다, 올해 5월에 예정된 청파은혜제 때에도 마찬가지다. “매주 한번씩 갖는 교무위원 회의를 마치고 1∼2시간씩 학생들로부터 춤 지도를 받죠. 처음엔 다들 머쓱해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명나게 놀죠.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것 아닙니까?물론 공연 때 실수라도 하면 웃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죠. 이런게 대학 구성원을 한 곳으로 뭉치게 하는 비결이 아닌가 합니다.”이 총장이 밝히는 섬김의 철학은 이렇게 몸에 배어 있었다. ●숙대생 건배는 ‘진달래´로 시작 ‘개나리´로 마무리 술 실력은 어떨까?기독교 신자로 술을 전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는 노력은 대단하다. 그가 참석하는 자리는 예외없이 나오는 구호가 있다.‘진달래’로 시작해서 ‘개나리’로 끝나는 숙대 건배사다.‘진하고 달콤한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를 줄인 ‘진달래’를 그가 외치면, 나머지 참석자들은 ‘개인과 나라의 이상을 위하여’라는 의미인 ‘개나리’로 화답하며 술잔을 부딛친다. 숙대를 잊지 말고 오래오래 가슴속에 품어달라며 그가 만든 숙명 사랑의 결실이다. “남녀공학 대학과 달리 여대는 졸업해도 선·후배 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는 등 연결고리가 약한 편이죠. 그래서 정서적 공감대를 키우려고 고민한 끝에 여성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그리고 들어서 기분좋은 표현을 생각했죠.”이 총장의 부연 설명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그의 숙대 사랑이 듬뿍담긴 이 건배사를 들었다.“얼마전 21세기 인재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어요. 청와대에서 수상자들을 위한 오찬자리를 마련했는데 대통령이 건배를 제의해 진달래, 개나리를 외쳤죠.”라고 말한다. 이 총장은 ‘교수 가족’이다. 지난해 은퇴한 최영상 전 고려대 부총장(화학과 교수)은 그의 남편이다. 이숙자 전 성신여대 총장은 그의 여동생이다.99년에 동생이 성신여대 총장이 됐을 때 “행정이나 인간관계는 잘 하고 있지만 교수님들을 특히 잘 섬겨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12개나 되는 대학원 원장을 모두 맡고 있는 한정신 원장은 대학, 학과 동기다. 4선 총장답게 웬만한 국내 대학 총장은 다 안다. 김병량 한대총장, 어윤대 고대총장, 신인령 이대총장, 정운찬 서울대총장, 정정길 울산대 총장 등과 친분이 두텁다. 서울대 출신인 정 총장과는 학창시절 총학생회장 신분으로 자주 어울렸다고 한다. 숙대는 건학 100주년을 맞아 이달 중순부터 리더십을 주제로 한 전국 대학총장 특강을 준비중이다.2020년까지 한국지도자의 10%를 길러 내겠다는 숙대의 꿈이 실현될 그날이 주목된다. ■ 이경숙 총장은 ▲1943년 3월 서울 출생 ▲1961년 경기여고 졸업 ▲1965년 숙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67년 숙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1971년 미국 캔자스대 대학원 석사 ▲1975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대학원 박사학위(국제정치학 및 비교정치) ▲1976년 숙대 교수 ▲1981∼85년 제11대 국회의원(민정당) ▲1985∼89년 숙대 정법대학 학장 ▲1990∼94년 숙대 기획처장 ▲1994년 3월∼ 현재 숙대 총장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정보화 부문) ▲2002년 한국능률협회 제34회 한국의 경영자상 수상 ▲기타: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교육인적자원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길섶에서] 9988124/한종태 논설위원

    ‘9988124!´ 얼마전 동창회 모임에서 60대 후반의 대선배가 건배사를 하며 외친 말이다. 어리둥절했다. 무슨 복권 당첨번호를 말하는가? 건배사가 끝난 뒤 그에게 넌지시 물어봤다.‘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하루 이틀만에 저세상으로 가자.’는 뜻이란다. 그러면서 요즘 60,70대들이 모여 술 한잔할 때 이런 표현을 자주 쓴다고 했다. 절로 웃음이 나왔다. 나이 많은 분들의 ‘소망’을 이렇게 잘 나타낸 것도 없구나…. 아마도 ‘99’는 반드시 99세라는 숫자의 개념이 아니라 오래 살자는 뜻일 게다.‘88’은 그때까지 병치레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묻어 있는 것 같다.‘124’는 고통없이 이승을 마감하겠다는 ‘마지막 희망’이 배어 있다. 그는 지난달 민관식 전 국회부의장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는 더욱 이 말을 실감한다고 했다. 사용 빈도수도 더 늘었다는 것이다.88세를 일기로 편안히 주무시다 돌아가신 고인에 대한 부러움(?) 탓이리라.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요즘,‘9988124’가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는 것은 왜일까.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본사 ‘가을밤… 콘서트’ 성황…음악과 사랑 넘친 창원의 밤

    서울신문사가 마련한 ‘가을밤 사랑의 콘서트’가 27일 오후 경남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본사가 주최하고 경남도와 창원시,(사)음악협회 경남도지회가 후원한 이날 공연에는 김태호 경남지사와 고영진 교육감, 진종삼 도의회 의장, 박완수 창원시장 등을 비롯한 도내 기관·단체장과 119구조대원, 음악애호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출연한 국내 정상의 연주자와 가수·성악가들은 박상현씨가 지휘하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서울 필하모니 합창단과의 수준높은 협연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1부 공연은 모스틀리 필하모닉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하이라이트 모음곡을 연주하면서 막이 올랐다. 트럼펫 주자 이주한이 영화음악 ‘문 리버’와 ‘오텀 리브스’를 연주, 창원의 가을 밤을 수놓았다. 이어 가수 이광조와 장윤정은 자신들의 히트곡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과 ‘어머나’를 불러 갈채를 받았다. 이어 2부에서는 소프라노 채미영이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노래했으며, 바리톤 김동규는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가운데 ‘라르고 알 삭토툼’을 열창, 무대를 달궜다. 특히 25명으로 구성된 서울 필하모니합창단은 ‘노예들의 합창’과 ‘대장간의 합창’으로 하모니를 뽐냈다. 연주회에 앞서 열린 리셉션에서 채수삼 본사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재난방지와 인명구조 활동에 혼신의 노력을 하는 소방대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격려한 후 “서울신문이 벌이는 지역문화 진흥 프로그램의 첫 행사를 창원에서 가지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호 지사는 “소방대원들이 피로와 시름을 털어내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영진 교육감은 “국내 최고 전통의 서울신문이 청소년들의 올바른 길잡이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진종삼 의장과 박완수 시장도 건배사에서 소방대원들을 격려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국군모범용사들 청와대서 오찬

    국군모범용사들 청와대서 오찬

    서울신문과 국방부가 주최하고 한화가 후원하는 제42회 국군 모범용사 초대 행사 사흘째인 22일 국군 모범용사 60명은 청와대에서 권양숙 여사가 주최한 오찬에 배우자들과 함께 참석했다. 오찬은 최근 연천 총기난사사건이 벌어진 탓에 숙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권 여사는 지난해 모범용사들에게 다과회를 베푼 정도였으나 올해에는 오찬으로 바꾼 것도 각종 사건·사고로 침체해 있는 군을 위로하고 격려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행사 3일째… 권양숙여사 주최 권 여사는 이날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과 채수삼 서울신문 사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인사말에서 “며칠 전 전방에서 있었던 사고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면서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유족들이 겪고 있을 슬픔과 애통함을 생각하니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권 여사는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여러분들도 마음이 매우 무거울 것이나, 지금까지 잘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를 만드는 데 더욱 앞장서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를 대표해 류승호 원사는 인사말에서 “연천 GP 사건으로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군 간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다.”면서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 8명의 명복을 빌었다. 채 사장은 건배사에서 “여러분과 같은 모범용사들이 계셨기에 우리 국군이 국가발전의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해 왔고 이제는 세계 평화유지와 국위선양을 위해 활동하는 선진 강군으로 성장·발전했다.”면서 “급변하는 무한경쟁 속에 세계에서 국가와 국민의 평화와 안전은 국가 경쟁력의 가장 기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시장과도 환담 채 사장은 “국가 안보의 최일선에 계신 여러분의 어깨에 국가와 민족의 장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올해로 창간 101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위해 힘차게 나아가는 서울신문은 우리 군이 국민으로부터 더 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모범용사들은 이어 서울시를 방문해 이명박 서울시장과 환담하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23일에는 독립기념관을 방문하고 24일에는 광양제철소와 현대중공업, 한국우주항공산업(KAI)을 둘러볼 예정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모범용사명단 29면
  • 따뜻해진 ‘얼음공주’ 박근혜 대표, 체험정치 시동

    따뜻해진 ‘얼음공주’ 박근혜 대표, 체험정치 시동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달라졌다. 우선 세밑을 앞두고 ‘체험 정치’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삶의 현장을 직접 겪어보겠다는 취지다. 잠깐씩 사진이나 찍는 ‘쇼’보다는 주부들과는 김치를 담그고, 노숙자와는 장시간 대화도 나누면서 평범한 일상을 배워가겠다는 뜻이다.‘성곽’에 둘러싸인 ‘얼음 공주’의 이미지만으로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 동료 의원의 마음도, 유권자의 지지도 더욱 넓히기 어렵다는 판단으로도 읽힌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최근 시작된 ‘일요일 정치’를 ‘체험 정치’의 예고편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14일 설명했다. 일요일이면 약속을 잡지 않고 일주일 동안의 언론 보도와 정책보고서 등을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했던 박 대표가 지난달부터 이 휴식을 반납했다는 것이다. 당직자들과 부지런히 식사 자리도 마련하고, 당 행사도 일일이 챙기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예고도 없이 미니홈피 200만번째 접속자인 권아름(19)양 등 네티즌과 ‘깜짝 번개’를 시도했다. 한 시간 가까이 웃음보를 터뜨려가며 요즘 젊은층의 사고 방식과 말투 등을 ‘공부’했다. 이들과 함께 영아원에서 5시간 넘게 일한 것은 체험정치의 본격판인 셈이다. 아직 방영되지 않았지만 KBS-TV의 아침 프로그램 녹화도 마쳤다. 솔직 담백한 답변으로 주부 방청객의 웃음을 사고 피아노 연주로는 박수를 잔뜩 받았다는 후문이다. 정치적 보폭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수시로 동료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때로는 의원회관으로 직접 찾아가 ‘긴밀한’ 부탁도 한다. 이르면 이번 주에는 교도소로 면회를 간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김영일·최돈웅 전 의원과 서정우 변호사 등을 위문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창(昌) 계열’ 인사도 다독여 나가겠다는 취지다. 밤늦게까지 국회 대표실을 지키는 것 역시 전에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다. 법사위 회의실에서 보초 서는 동료 의원들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주말 저녁을 한턱 내며 다독였다는 얘기도 자주 들린다. 지난 9월 동료 의원들이 공정거래법 개정안 때문에 정무위 회의실을 밤샘 점거했을 때는 박 대표가 전화 한통 해주지 않아 섭섭했다는 의원이 많았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변화라는 평가다. 대표직에 처음 취임했을 때는 술자리에서 잔도 권하지 않아 ‘썰렁했다.’는 뒷얘기도 오갔지만, 요즘엔 박 대표가 먼저 건배를 제의해 놀랐다는 얘기가 많다. 그가 개발한 건배사는 ‘하나가’를 외치면 좌중이 ‘되자.’고 답하고 다시 ‘우리는’을 외치면 나머지 사람들이 ‘하나다.’라고 답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사회가 온통 세대로, 이념으로 분열하고 갈등을 일으키니까 우리라도 하나가 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도 모두 안고 가자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이라는 당내 지적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듯하다. 소신과 다른 말을 듣게 되면 즉석에서 상대의 면전에 대놓고 “그런 건 아니죠.”,“아니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라고 정색하는 바람에 머쓱함을 느꼈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임시국회가 끝나면 당 안팎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될 ‘대표 흔들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든든한 바람막이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그래서 곁들여진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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