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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의진의 교실 풍경] 학교는 없다/서울 누원고 교사

    [이의진의 교실 풍경] 학교는 없다/서울 누원고 교사

    예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야간과 주말에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 강당을 인근 주민들에게 개방한 적이 있다. 시작은 주민들 민원 때문이었으나, 당시 구의원인지 시의원인지의 선거 공약과도 연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토요일에 일이 있어 출근하면 조기 축구회분들이 붉고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얼핏 그 광경은 ‘주민과 함께하는 학교’라는 기치에 어울렸고 사뭇 평화로웠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크고 작은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체육관 강당에서 야간에 배드민턴을 치던 분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 담배꽁초 등은 일찍 등교한 학생들 눈에 띄었다. 월요일 학교 운동장도 마찬가지였다. 한쪽 구석의 깨진 소주병과 담배꽁초는 불편한 장면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안전까지도 위협했다. 아마도 많은 이가 학교 공간은 세금으로 운영되니 야간이나 주말에 학교를 개방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런 주민들의 요구에 학교 공간 개방을 공약으로 내세운 의원님들 역시 자신들의 정치적인 판단이 옳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야간과 주말에만 개방한다고 해도 학교 안에서 낯선 사람들이 학생들과 함께 움직이면 언제든 사고의 위험이 있다. 결국 얼마 후 대낮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여자 어린이가 납치될 뻔한 사고가 일어났고, 그때서야 언론은 ‘빼앗긴 운동장’(2010년 MBC 뉴스데스크 보도)이라고 떠들었다. 하지만 학교 공간을 개방하라는 주민들의 요구는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사실 사회가 변하면서 점점 더 많은 역할이 학교에 주어지고 있다. 생활지도, 복지 영역이 확대되면서 학교 안으로 방과후수업과 돌봄이 들어왔다. 학교는 이미 학생 교육의 책임을 넘어 학부모 교육, 지역사회 교육까지 하고 있다. 나아가 학생들의 생활교육만이 아닌 학교폭력에 대한 준사법적 대처까지도 학교가 맡는 실정이다. 이렇게 많은 것이 학교로 넘어오는 동안 정작 교육 과정에 따라 학교에서 무엇을 교육해야 하는가, 혹은 교육활동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는 조용히 묻히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비롯해 다양한 제도 역시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고, 이 때문에 생겨나는 업무 대부분은 교사들에게 떠넘겨진다. 정보화 추진으로 컴퓨터와 프린터, 와이파이 기기 등 새로운 기자재를 구입할 때 교사가 기안을 하고 이후 들어온 기자재를 또 교사들이 관리한다. CCTV를 설치하라고 하면 이번에도 교사들이 나서서 학교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기자재 선정 회의를 몇 차에 걸쳐 진행한다. 이런 행정업무들이 수업에 집중해야 할 교사들에게 누적되는 동안에 교사들이 업무를 맡지 않으려고 한다는 비난만 떠돈다. 제도 도입 시에도, 그저 ‘땜빵’하듯 새로운 일들을 밀어 넣을 때도 학교가 무엇인지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교육을 말하면서 정작 학교는 보지 않는 것이다. 말과 정책 안에 ‘학교’는 없다.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대선에 나오고자 하는 어느 분의 말은. 주택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는데, 도심지 학교를 고층 건물로 지어 5층까지는 학교로, 6층부터는 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어차피 학생수는 줄었고 교실은 남아돌 것이다. 그러니 학교 건물 위의 텅 빈 공간을 무용(無用)으로 남겨 둘 필요가 있는가’라는 발상은 쉬웠을 것이다. 십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쩌면 이렇게 변함없이 여야, 보수, 진보를 따지지 않고 같은 생각 같은 잣대로 학교를 바라보는지 놀라울 정도다. 바야흐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기사마다 빠지지 않고 정치인들의 교육 정책에 대한 언급이 실린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말들의 향연이 어찌나 화려한지 현장에 있는 평범한 교사는 어지러울 뿐이다. 단지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그 속에 ‘진짜 학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 ‘삼성家 증손자’ 이선호, 이건희 저택 196억에 매입

    ‘삼성家 증손자’ 이선호, 이건희 저택 196억에 매입

    삼성가의 증손자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소유였던 서울 중구 장충동 1가 주택을 사들였다. 이재현 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으로, 이건희 회장은 이선호 부장의 종조부(할아버지의 형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장은 지난달 1일 이건희 회장의 유족으로부터 196억원에 이 집을 사들였다. 대지면적 2033㎡에 지상 2개 층과 지하 1개층(연면적 901㎡)인 이 집은 이 회장이 보유하되 거주는 하지 않았던 곳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12년 설원식 전 대한방직 명예회장의 부인인 임희숙씨 소유의 단독 주택 건물을 대한자산신탁 등을 통해 350억원에 매입했다. 2015년 개조를 통해 1층은 사무실, 2층은 직업 훈련소로 사용했다. 사후에는 이 집을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3남매에게 공동 상속했다. 업계에서는 유족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유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매각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선호 부장이 이 주택을 매입한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배경이나 계획 등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매입 자금 출처도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CJ문화재단은 지난 4월 이 회장이 장충동에 소유했던 또 다른 주택을 홍 전 관장 등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바 있다. 해당 주택은 이병철 회장이 작고하기 전까지 살았고, 이재현 회장도 1996년까지 살던 곳이다. 이번에 이 부장이 산 집과 마주 보고 있다.
  • 김의겸 “미공개 정보 이용? 결코 사실 아니다”

    김의겸 “미공개 정보 이용? 결코 사실 아니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23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서울 흑석동 상가주택 매입 과정에 대해 ‘업무상 비밀 이용’ 판단을 내린 데 대해 전면 부인했다. 김 의원은 이날 권익위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공직자가 무리하게 빚내서 집을 샀다는 비판은 감수할 수 있다”며 “그러나 공직을 토대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이던 2018년 7월 흑석동 상가주택 건물을 25억원 7000만원에 매입해 거센 비판을 받고 대변인에서 사퇴했다. 김 의원은 이어 “흑석 재개발 9구역은 2017년 6월 사업시행인가가 났고, 2018년 5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제가 부동산을 구입한 날은 두 달 뒤인 7월이다”며 “누구나 살 수 있는 매물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총선 더불어민주당 공천 신청 당시 공직후보자검증위가 ‘문제 없음’으로 결론 내린 조사결과보고서를 공개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6월 권익위 발표 후 두 달이 지나도록 후속 조치에 소극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시 불법거래 의혹 12명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하며 초강수 조치라고 자화자찬했다. 이후 비례대표 2명을 출당 조치했으나 지역구 의원 10명에 대해선 여전히 당적을 정리하지 않고 있다. 우상호 의원 등 5명은 탈당을 거부했고, 당의 권고를 수용해 탈당계를 제출한 5명도 소속은 그대로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우 의원이 농지법 위반 의혹에 무혐의를 받았다며 탈당 권고를 철회했으나, 이날 권익위는 “공소시효 경과를 이유로 불입건 조치가 된 것으로 안다. 무혐의와 불입건은 명시적으로 차이가 있지 않나”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뭉개기 선례’에 야당의 조치도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배우자·자녀 등 이용 명의신탁 수두룩… 대상자 빠져 부실 논란도

    배우자·자녀 등 이용 명의신탁 수두룩… 대상자 빠져 부실 논란도

    호재 지역 농지 취득해 불법 임대차연고 없는 지역 업무상 비밀 이용 등의원 2명 제외… 민주와 형평성 제기민주 2명·국힘 2명 가족 정보 미제출국민권익위원회가 23일 발표한 야당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에서도 주요 의혹 유형은 여당 측 조사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조사에서 3기 신도시 관련 의혹 2건이 확인된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선 지역구 개발정보를 이용한 사례나 3기 신도시와 관련한 위법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 친족 명의를 빌려 토지와 건물을 매입·보유하는 부동산 명의신탁 사례, 부동산 호재가 있는 지역의 농지를 매입해 개인 간 불법 임대차를 하거나 농지를 불법 전용하는 사례, 자녀가 매매 형식으로 취득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증여 의혹이 있는 사례, 연고가 없는 지역의 부동산을 업무상 비밀에 속하는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매입한 사례 등이다. 부실조사 논란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모두 104명이지만 태영호·윤상현 의원은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김태응 부동산 전수조사 추진단장은 브리핑에서 “(탈북자 출신인) 태 의원은 특수한 신분, 국가 안보와 관련한 부분이 있어 조사에서 제외됐고, 윤 의원은 최근에서야 국민의힘에 복당해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비교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민주당 의원 2명, 국민의힘 의원 2명은 가족의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김 단장은 “관계·연락 두절 등의 사유여서 논의 결과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종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또 국민의힘 관련 의혹 13건에 대해 “의원 본인과 관련된 의혹이 8건, 배우자 관련 의혹 1건, 부모님 관련 의혹 2건, 자녀 관련 의혹 2건”이라고 밝혔다.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해 김 단장은 “자녀가 젊은 나이에 부동산을 매매했는데 과연 자력으로 살 수 있었을까 이런 부분에 대한 의혹”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얼마를 탈루했는가는 수사를 해 봐야 한다”면서“실제로 편법증여인지, 아니면 합법적으로 산 것인지 이런 부분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공공주택건설법의 경우도 여러 관련 규정이 있는데, 그중에 위반 의혹이 있는 사안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국회의원 및 그 가족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마무리하며 부동산 관련 사익추구를 막기 위한 해결책으로 3대 제도개선안을 제시했다. 우선 국회의원이 사적 이해관계를 등록할 때 부동산 거래가 적법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하고, 이를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검증하도록 했다. 해당 정보는 거래 상대자와의 관계, 공유 여부 등이다. 또 택지 개발과 지구 지정 등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예산심사와 법률 제·개정, 국정감사 등의 과정에서 발생한 이해충돌 신고에 대한 세부적인 처리절차와 관리 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국회의원과 직무관련자와의 부적절한 부동산 거래를 방지하도록 부동산 거래 신고의 처리와 검증 주체, 이해충돌 발생 시 조치사항 등도 규정하는 내용도 담았다.
  • [거리 미술관]13.히스토릭 스타(Historic Star)

    [거리 미술관]13.히스토릭 스타(Historic Star)

    수도 서울은 627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깊은 도시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서울에는 고궁 등 조선시대 문화유산자원에서부터 근대화 이후 고속성장의 상징인 마천루가 도시 곳곳에 혼재돼 있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 일대는 이러한 서울의 역동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도시재개발로 이 일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고층 빌딩군으로 변신하기 시작했으나 1394년 조선왕조의 한양천도 이후 서민들의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문화유산들이 즐비하다. 청진동 중에서도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가까운 GS종로타워 일대는 이러한 문화역사 체험의 공간으로 가볼만하다. GS건설 본사와 하나로의료재단 등이 사용 중인 이 쌍둥이 빌딩 1층 유리 바닥 아래에는 조선시대의 주거 문화 유적지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400년 전 이 일대에 거주하던 조선시대 중인과 상인들의 거주지로, 화약의 폭발력으로 탄환을 쏘는 조선군의 주력무기인 총통도 발견돼 보존돼 있다.시선을 이 건물 앞으로 돌리면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끈다. 정영훈(56) 조각가의 ‘Metaphysical Draw, Historic Star’라는 2014년 제작한 추상 조각이다. 가로 6.6M, 세로 6.2M에 높이 7m 규모다. 이 조형물은 스테인리스 재질에 붉은 색으로 도장을 해 멀리서 보더라도 눈에 띄는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작가는 작품 표지판을 통해 “공간적 상징성과 역사성을 고려한 추상 조각으로,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현장의 시 공간성은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영원한 빛의 생명을 간직한 별(star)로 승화하는 의미를 부여하였다”고 적고 있다. 작품은 멀리서 보면 커다란 거미 형상이나 농악대의 상모가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도 보인다. “작품 이름에 별이 들어가 있는데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정 작가는 이에대해 작품명에 사용한 별은 형태적 별이 아니라 대중스타,스포츠 스타 등의 표현에서 처럼 존경을 담은 추상적 의미로서의 별이라고 말한다. ‘추상조각은 구상조각이나 반추상조각에 비해 일반인에게 호소할만한 대중성은 약한 것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대미술의 매력은 관람자가 (근대미술처럼) 작품을 감상할 때 그냥 아름다움을 읽는게 아니라 자신의 기억이나 지식 등 여러 요소들을 연관시켜가며 ‘예술적 쇼크’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감상자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는데 있다”는 말로 대신한다.감상하는 사람의 생각의 폭과 깊이에 따라 추상조각의 대중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작품을 가까이서 살펴보면 이 작품은 모두 연결돼 있으나 그 연결부위의 굵기는 일정하지 않다. 3차원 공간에다 커다란 붓으로 단번에 그림을 그리듯 아래 위로, 그리고 옆으로 꺾이며 연결된 포물선 모양에서 회화적 강약과 농담이 느껴진다. 작가는 이에 대해 “이 작품은 하나의 3차원 선으로 연결된 공간상의 드로잉으로 나에게는 캘리그래프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현재는 과거의 미래고, 현재는 미래의 과거다.미국은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모범국가로 통하지만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인종차별성 흑백분리 정책을 20세기 중반까지 유지했다. 1950년대 앨라배마주의 몽고메리시는 버스 이용 시 백인석과 유색인석 구별 등 흑백차별 정책을 펴고 있었다. 버스 이용객의 75%가 흑인임에도 불구하고 흑인들은 빈 자리가 있을 때는 앉아 있다가도, 백인이 타면 자리를 양보해야 했고 만원이 되면 아예 내려야만 했다. 이러한 인종차별적인 교통이용 정책은 1955년 큰 변화를 맞는다. 퇴근길 버스에 탄 흑인이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받고도 이를 거부했다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버스타기 거부운동으로 번졌다. 1년 뒤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비롯한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들이 버스 이용에서 흑백 분리는 위헌이라며 연방대법원에 위헌심판을 청구했고 결국 대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미국에서 흑인 인권운동이 들불처럼 번졌으나 지금도 흑인차별 시비는 끊이질 않고 있다. 조선시대 백성들도 통행에 있어 차별대우를 받았다. 종로는 조선왕조의 궁궐이나 관가가 몰려 고관대작의 왕래가 잦은 큰 길이었다. 당시 고관대작들은 가마나 말을 타고 다닌 반면, 하급 관료나 백성들은 걸어 다녔다. 게다가 백성들은 종로에서 가마나 말을 탄 고관대작들을 보게 되면 길을 터주고 엎드려야 했다.이런 신분에 따른 차별이 달가울 리 없는 백성들이 양반들과 부딪치지 않고 허리를 펴고 다니던 길이 피맛길이다. 백성들이 이용하면서 주막이나 국밥집 등 백성들이 이용할 수 있는 먹거리 상점들도 들어섰다. 하지만 2009년 종로구 청진동 일대 재개발로 인해 서민들의 삶의 애환이 남아있는 예전의 피맛골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GS종로타워 옆에 들어선 르메이에르 빌딩에 피맛골 표지판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히스토릭 스타에서 1950년대 미국의 인종차별적 교통정책을 무너뜨린 흑인들의 함성과 조선시대 피맛골을 이용하던 백성들의 애환을 떠올려본다. 이들의 과거와 서울시민들의 일상이 영원한 빛을 지닌 생명의 별로 승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상상일까?
  • [애니멀 픽!] 창밖 사자 위협에 모닝커피 뒤로 미룬 남아공 남성

    [애니멀 픽!] 창밖 사자 위협에 모닝커피 뒤로 미룬 남아공 남성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의 한 자연공원 가이드가 으르렁거리는 수사자 탓에 모닝커피 준비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던 긴박한 순간을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아냈다. 미 폭스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콰줄루나탈주(州) 북부 솜칸다 보호구역 안에 있는 한 건물의 개방된 주방에서 한 남성은 모닝커피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이기 위한 준비를 잠시 미뤄야만 했다. 이 건물에서 자연공원 가이드 교육업체 ‘베자네 네이처 트레이닝’(Bhejane Nature Training)을 운영하는 공동 창업자 딜런 파노스(46)는 이날 오전 건물 부지 안을 돌아다니는 사자 8마리를 발견했다.그런데 파노스가 주방으로 들어가 커피 물을 끓이려 하자 방충망밖에 설치돼 있지 않은 창문 밖에서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수사자 한 마리가 이 남성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파노스는 수사자가 왜 자신을 향해 으르렁거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주변을 살폈고, 암사자 한 마리가 주방과 이어지는 문이 있는 곳 바로 바깥에 있는 벽에 바짝 붙어 누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이는 수사자가 자신의 짝인 암사자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이 남성이 방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실제로 잠시 뒤 벽에 붙어 앉아 있던 암사자가 일어나서 옆에 있는 다른 건물로 들어가자 남성을 향해 위협을 가하던 수사자도 뒤따라 들어간다. 그제야 파노스는 모닝커피를 마시기 위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나중에 파노스는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게시물을 통해 “창밖에서 수사자가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모닝커피 준비를 계속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 잠시 고민했었다”면서 “그렇지만 커피를 끝내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 쿠팡 노동자들 “뜨거운 철판 위 혹독한 노동” 폭염 대책 촉구

    쿠팡 노동자들 “뜨거운 철판 위 혹독한 노동” 폭염 대책 촉구

    쿠팡 물류센터 노동조합이 폭염 속에서 혹독한 노동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고, 쿠팡에 대한 특별감독 실시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23일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기가 전혀 되지 않는 건물, 상품을 많이 쌓기 위해 만든 복층 구조 속에서 노동자들은 선풍기에만 의지해 매년 노동을 해왔다”면서 폭염·혹한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쿠팡물류센터지회 고양센터분회 조합원 박민하씨는 “물류센터 바닥의 철판이 뜨거운 열기를 뿜는다”며 “선풍기와 이동식 에어컨이 설치됐지만, 더운 열기를 이겨내기엔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민병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은 “여름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겨울도 걱정하고 있다”며 “핫팩 2개에 의지해 한겨울 밤을 버텨야 하는 현실이 벌써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공식적인 휴게시간도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열사병 예방 3대 수칙 중 하나로 ‘노동자의 충분한 휴식시간 보장’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의무가 아닌 권고일 뿐이다. 노조는 “공식적인 휴게시간을 만들지 않고 자율적으로 쉬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정부가 지난 5일부터 30일까지 폭염 대응 특별주간을 지정하고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쿠팡 고양물류센터에 방문한 것과 관련해 “(방문 이후) 작업 현장에 근본적 변화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노동부가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 휴게시간을 주라고 권고해도, 장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도 꿈쩍하지 않는다”면서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기도 이천에 있는 쿠팡의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 이후 김부겸 국무총리가 특별근로감독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노동부가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 사용주의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감독하고, 쿠팡은 물류센터 내 안전·보건에 대한 정보를 노동자에게 공개해 노조와 함께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쿠팡 측은 “물류센터가 넓게 개방된 공간인 만큼 체계적인 냉방 시설을 일괄적으로 갖추긴 어렵지만, 현재 공간별 상황에 맞춰 에어컨이나 이동식 에어컨, 대형선풍기 등을 설치하고 있다”며 “혹서기를 맞아 전국 배송캠프와 물류센터에 생수도 매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용연 서울시의원 “마곡지구의 조속한 개발·조성위해 서울시가 나서야”

    김용연 서울시의원 “마곡지구의 조속한 개발·조성위해 서울시가 나서야”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김용연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서4)은 지난 20일 서울시 및 서울주택토지공사 관계자들과 강서구 마곡지구 관련 현안 간담회를 개최해 무분별한 용도 변경 및 부진한 개발 속도 등의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시 전략산업기반과장과 서울주택도시공사 산업경제사업부장 등 마곡지구 조성 및 개발과 관련한 여러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마곡지구 내 유휴부지 개발 문제와 업무지구 공실률 방안 등 실질적인 대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마곡지구는 차세대 성장산업 유치를 통한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하며, 2021년 7월까지 일반산업단지 내에 총 166개 기업이 입주계약을 완료한 상태로 이 중 64개 기업이 사업개시 신고처리를 마쳤다. 김 의원은 마곡지구의 지지부진한 개발속도를 언급하며 “아직도 마곡지구 내 유휴부지가 곳곳에 남아 있으며, 조속한 개발 및 조성이 요원하다”고 질책하면서, 더 이상 기존 계획을 연기 또는 변경하지 말 것을 서울시 및 서울주택도시공사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어 최근 마곡단지에서 벌어지는 무분별한 용도 변경 허용에 대해 강한 우려도 표명했다. 기존에 명확하게 업무시설로 정해진 곳이 근린생활시설로 무리하게 용도 변경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서울시가 원칙과 기존 계획에 따라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11일 간담회에서 언급한 마곡지구 지식산업센터 편법사용과 관련하여 서울시가 규정과 원칙대로 책임지고 관리할 것을 재차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마곡지구 곳곳이 아직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으며, 지어진 건물들의 활용도 매우 낮은 편이기에 지역주민들의 근심이 깊다”고 말하며, “마곡지구의 조속한 개발 및 조성을 위해 시의원으로서 앞장설 것”이라고 향후 의정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 국가수사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영장 신속 집행 검토”

    국가수사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영장 신속 집행 검토”

    “국민혁명당, 광복절 불법집회 혐의 조사 중”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3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처리와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구속 영장을 신속하게 집행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남 본부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번에 1차 집행을 하려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아직 구속영장 기한이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5∼7월 서울 도심에서 여러 차례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집회시위법·감염병예방법 위반)로 이달 13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18일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을 찾아 구속영장 집행 시도에 나섰으나 민주노총의 비협조로 무산됐다. 남 본부장은 광복절 연휴 불법집회와 관련해서는 “국민혁명당 등 관련 단체에 대해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 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6월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택배노조의 상경 집회 수사에 대해서는 “수사 대상자 31명 중 30명을 조사했고, 1명은 조만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인 머지플러스 사태와 관련해서는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액이 매우 많다”며 “관련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남 본부장이 수장을 맡은 부동산 투기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지금까지 4325명을 내사·수사했거나 진행 중이다. 이 중 국회의원은 23명으로, 7명은 불입건·불송치로 사건이 종결됐고 16명은 계속 내사·수사 중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날 오후 국민의힘과 비교섭단체 5당 소속 국회의원 및 그 가족의 부동산거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수사 요구 등) 관련 공문이 오면 시도경찰청별로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 [포토] 노가리골목 ‘40년 노포’ 철거 강제집행 갈등

    [포토] 노가리골목 ‘40년 노포’ 철거 강제집행 갈등

    서울중앙지법 집행관·노무자 등이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3가 노가리골목의 ‘을지OB베어’에서 철거 강제집행을 시도하고 있다. 을지OB베어 건물주 측이 고용한 사설 용역과 중앙지법 집행관·노무자 등은 이날 다섯 번째 강제집행에 나섰으나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 시민단체와 인근 상인들의 반발에 철수했다. 2021.8.23 연합뉴스
  • 평택역 성매매 집결지 ‘삼리‘서 업주 등 31명 입건…폐쇄 수순

    평택역 성매매 집결지 ‘삼리‘서 업주 등 31명 입건…폐쇄 수순

    경기 평택시 평택역 앞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속칭 ‘삼리’ 일대 불법 성매매에 대한 수사에 나선 경찰이 업주와 성매수남 등 무더기로 체포했다. 평택경찰서는 지난 5월부터 삼리 내 업소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결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성매매 업주 7명,성매매 여성 7명,성매수 남성 9명,건물주 5명,속칭 ‘바지사장’ 3명 등 모두 31명을 형사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들 중 과거 성매매 전과가 있는 A(30대) 씨를 구속했고,마찬가지로 동종 전과가 있는 업주 B(50대) 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A씨 등은 여성을 고용한 뒤 성매매를 알선하고 일정 비율로 화대를 나눠 갖는 식으로 불법 성매매 영업을 이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는 경찰 수사에 대비해 바지사장을 고용해 운영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리 내 두 곳의 업소를 운영하던 한 업주는 자신의 업장이 수사대상에 오르자 인근의 비어 있는 업소로 장소를 옮겨 영업을 계속했다. 건물주들은 임차인들이 해당 장소를 성매매 영업에 사용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가를 계속 임대한 사실이 확인돼 함께 입건됐다. 경찰은 지난 5월부터 삼리 일대 9개 업소에 대한 수사를 해왔다. 지난 6월 30일에는 경찰 기동대 등 130여명을 동원해 성매매 업소 및 업주 주거지 등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여 영업장부와 휴대전화 등 증거물들을 확보했다. 1950년대부터 평택역 맞은편에 자리 잡은 삼리는 행정구역상 명칭인 ‘3리’를 일컫는 말로,현재 105개 업소에 110여명의 성매매 종사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대부분은 문을 닫았지만 10여 개 업소는 아직 운영 중이며 경찰은 이들 업소를 성매매 알선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 저항의 디자인 ‘De’… 상업과 예술 나누는 ‘이분법’을 거부하다

    저항의 디자인 ‘De’… 상업과 예술 나누는 ‘이분법’을 거부하다

    철길을 따라 도심을 가로지르며 길게 이어진 경의선 숲길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용산구 원효로까지 6.3㎞에 이른다. 이제 제법 나무와 풀도 자리를 잡고 길 양쪽으로 아기자기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이어지면서 걷는 즐거움이 크다. 기존에 기찻길을 따라 들어섰던 그만그만한 모양의 연립주택들이 대부분인 주변 건물들 사이에 유독 눈길을 끄는 건물이 들어섰다. 경의선 책거리가 시작되는 홍대입구역 6번 출구 부근에 들어선 6층 높이의 상업건물인 ‘De빌딩’은 존재감이 다르다. 직사각형 땅 위에 각이 진 콘크리트 건물은 구리빛깔의 메탈라스 외피를 두르고 있다. 알루미늄판을 잡아 늘린 메탈라스의 변화무쌍한 물성 덕분에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른 표정을 보여 준다. 서교동 주상복합건물 ‘De빌딩’은 김개천 국민대 교수가 디자인했다. ‘명묵의 건축’ 등 동양철학과 건축 미학에 관한 저서와 글을 다수 발표한 김 교수는 철학적 콘셉트를 담은 건축, 예술적 건축을 추구하는 건축가 혹은 디자이너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진지하고 차분하며 철학적인 디자인일 것이라 상상하면서 현장을 찾아갔다. 진한 핑크빛을 콘셉트 컬러로 하는 2층 카페의 인테리어 디자인도 김 교수가 직접 했다는 말에 예상은 여지없이 깨진다. 건축은 삶의 무대라고 한다. 우리 삶의 대부분이 건축공간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주택(주거건축)과 상업건축은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삶의 질과 직접 관계되는 건축이다.김 교수는 “우리 삶의 주변에 위치하는 상업건축은 어떤 가치를 지녀야 하는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건축에서의 상업성과 예술성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이런 상업건물을 통해 예술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건축은 예술인가, 예술이 아닌가는 아주 해묵은 질문이다. 건축이 예술이라는 말 속에는 건축은 형식과 공간으로서의 미학적 대상인 동시에 그 자체가 심미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예술이 아니라고 할 때 건축은 예술이기 이전에 삶에 밀착된 것이며 상업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이분법은 21세기에 와서는 더이상 이제 유효하지 않다”면서 “평범한 일상과 차별화되는 미적인 삶으로의 승화이기보다는 일상적 삶의 터전에 예술이 자리잡아야 하며 건축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건축은 예술보다는 상업적인 이유로 출발한다. 많은 비용과 힘든 시공 때문에 금전적 이익과 목적이 없는 건축은 거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건축에서 예술성과 상업성은 구분될 수 없다”고 했다. 왜일까? 그의 답은 간명하다. “삶이 예술을 원하기 때문이다.” “예술성과 상업성을 대척점에 놓고 보는 이분법적 사고에 따르면 상업적 건축은 집장사가 오로지 수익을 목적으로 짓는 저속한 것이 되고 예술적 건축은 고상한 무엇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근대 이전의 개념이었다. 상업성은 우리가 삶을 영위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즐기고, 보람을 찾게 하는 감각적 욕망과 지적 욕구의 태동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예술성과 상업성이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날 때 삶은 놀이가 되고 그만큼 윤택해질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건강하고 자유롭고 윤택하게 활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 바탕에서 De빌딩을 상업적으로 성공하고, 예술성도 갖도록 만들고자 했다. 직사각형 평면 위에 지어진 건물은 단순한 기하학적 구조를 갖는다. 그럼에도 외부로 드러나는 선들이 교차하면서 만들어 내는 공간들 때문에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작은 샘이 있는 테라스 공간과 계단이 본체 외부로 나와 있어 다양한 공간적 경험이 가능하다. 사철 변화하는 수목으로 조경을 해서 안과 밖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도록 배려했다. 노출된 기둥들은 알루미늄 메탈라스 외피로 건축물을 감싸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실제의 건물보다 훨씬 볼륨감이 커 보이는 효과를 주는 더블스킨 공법에 사용된 재료는 붉은 기운이 감도는 알루미늄 메탈라스. 원래 내장재나 연결부위, 옥상 가리개 등에 주로 사용되는 건축재료로 금속성을 강조하는 소재이지만 여기선 외피로 사용됐다. 철판을 늘리면서 생긴 구멍들이 여러 가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임대용 건물은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모른다는 모호성 때문에 기능을 특정화시키기도, 구체적인 색상이나 모양 혹은 재료를 규정짓기가 힘들다. 김 교수는 그런 단점을 특징으로 활용했다. “비어 있고 혼재된 형태를 구축했다. 내부와 외부를 구분 지어 생각하는 것에서도 벗어나고자 했다. 없는 듯 있고, 있는 듯 없는 비유비무(非有非無)한 건축을 추구했다.”상업성과 예술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자 했던 의도는 건물의 이름에도 담겨 있다. ‘De’는 디자인(Design)이라는 단어에서 쓰이는 접두어로 여러 뜻이 있지만 ‘저항하는’이라는 뜻에 주목했다. 이 건물은 상업성과 예술성을 나누는 것, 성과 속, 감각적인 것과 지적인 정신을 나누는 이분법적 건축관에 저항하고 있다. ‘De’는 건축적 형태에서도 저항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건축의 평면은 직사각형이지만 건물은 직사각형의 메스(건축물 덩어리)라기보다는 투영되는 점들로 만들어져 뭐라고 규정할 수 없는 형태가 되고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건물은 선과 메스의 건축이다. 주 소재는 콘크리트다. 기존의 건축적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은 경제적이기 때문인데 그러면서도 독창적 형식을 취한다. 선과 면으로 된 건축이지만 보기에 따라 점이 되기도 하다. 움직이지 않는 고정된 건축물인데 계속 달라진다. 공간도 외부와 내부가 혼재돼 있다. 이 건물이 어떤 건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콘크리트로 지어진 것은 분명한데 콘크리트 건물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그렇다고 금속 건물도 아니다. 막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건물은 말로 설명될 수 있는 무엇을 갖지 않는다. 대부분의 살아 있는 것들을 무엇이라 한마디로 묘사할 수 없듯이. 그런 건축이고 싶었다. 다만 아주 쉬운 방법으로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은 건축을 하고 싶었다.” 건축가의 의도대로 공간의 변화와 그 순간들을 가장 잘 즐기고 느끼는 이는 건물에 주거하는 건축주와 그의 딸이다. 건축주는 40년을 살았던 동네가 매일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예민한 청소년기의 딸은 아침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사진에 담는다. 살림집은 독특한 구조다. 70평 정도의 면적에 건축주가 사는 18평 집, 그의 부모님이 거주하는 40평의 집 두 채가 긴 복도와 하늘 정원을 공유한다. 복도는 연결되지만 테라스는 완전히 분리돼 각자의 삶에 독립성을 준다. 건축주의 배려로 작은 집을 구경했다. 큰방, 거실 겸 부엌, 작은방으로 구성돼 있다. 최대한 수납 공간을 짜 넣어 밖으로 나와 있는 살림은 거의 없다. 간소하지만 갖출 건 다 갖춘 3개의 공간은 미닫이문으로 구분해 놓았다. 미닫이문을 사용해 공간의 크기나 쓰임새에 얼마든지 변화를 주는 방식은 김 교수가 ‘한칸집’에서 제대로 보여 준 바 있다. 정사각형 평면의 한칸집은 벽을 두지 않고 8개의 미닫이문만으로 공간을 구분하면서 거실, 침실, 서재, 부엌 등으로 자유자재로 변용이 가능하다. 최소한의 구조만으로 변화를 주면서 그 무엇이 아닌 동시에 무엇이든 가능한 ‘중립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이번에 그는 축소된 크기이지만 이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했다. “한번 지어지면 변화를 줄 수 없다는 것은 다분히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이 추구하는 이상도 이 시대에 달라져야 한다”는 그의 지론을 반영한 디자인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큰 아파트에서 사는 삶이 안락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삶의 질은 공간의 크기와 무관하다. 주어진 공간에서 모든 게 가능하고 자유로울 수 있으며 건강하고 화려하며 때로는 쓸쓸한 ‘삶’ 그 자체를 있게 하는 집이 현대인에게는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삶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상업성을 저버릴 수 없지만 삶을 살아가는 한 예술적인 것에서도 벗어날 수 없다. 즉 그 안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가 관건일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함혜리 칼럼니스트
  • 美 “카불 공항 접근금지령”… 철군보다 어려운 자국민 대피작전

    美 “카불 공항 접근금지령”… 철군보다 어려운 자국민 대피작전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인과 서방국을 위해 일했던 아프간인을 탈출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탈레반은 물론 이슬람국가(IS)의 위협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탈레반을 피해 탈출을 원하는 이들은 급증하지만 탈레반이 장악한 시내와 카불 공항(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 주변의 인파를 뚫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사실상 유일한 외부 탈출구인 카불 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수만명의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지난 7일간 공항 안팎에서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2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탈레반은 공항으로 밀려드는 인파에 경고사격을 남발하고 있으며, 미국 비자를 발급받고 공항 미군기지로 가라는 미 영사관의 안내를 받았음에도 나흘째 공항 입구에서 대기 중인 다섯 가족의 스토리가 영국 가디언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당국의 개별 지침을 받지 않았다면 공항 이동을 피하고 공항 출입구를 피할 것을 미 시민들에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무장조직인 IS까지 미국인을 위협할 가능성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지 독일대사관도 자국민에게 카불 공항 접근 금지령을 내렸다. 미국에 피란민의 대피로 확보를 약속했던 탈레반은 살해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한 전직 미국 통역관은 이날 뉴욕타임스에 “탈레반이 전화를 걸어와 죽이겠다고 협박했다”며 “어제 탈레반 무장세력과 폭도들을 지나 공항에 진입하려다 포기했다. 희망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날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카불 공항 입구가 막혔고, 불과 200m 떨어진 건물에 있던 미국인들도 헬기로 이동해야 했다. 공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엄마들이 아기라도 살리려 철조망 너머 경비를 서는 외국군에게 아기를 건네는 비극도 벌어졌다. 미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직전 24시간 동안 3800명을, 지난주에 총 1만 7000명을 카불에서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하지만 24시간 대피 목표가 90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주말을 델라웨어 자택에서 보내려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부랴부랴 백악관에서 외교안보팀을 소집하고, IS의 아프간 지부(IS 호라산)를 포함한 대테러 작전 및 아프간 대피작전 등을 논의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미국인을 포함한 일부 사람들이 탈레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구타를 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나는 총사령관으로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집에 오길 원하는 미국인을 모두 데려오겠다”고 했으나 책임론은 거세지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한 명의 미국인이라도 남겨 둔다면 바이든은 탄핵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3D 프린팅·디지털아트… 광진정보도서관 새 단장

    3D 프린팅·디지털아트… 광진정보도서관 새 단장

    스무 살, 약관(弱冠)을 막 지난 서울 광진정보도서관이 새로운 출발을 위한 단장을 마치고 지역 주민을 맞고 있다. 광진구는 개관 21년차인 광진정보도서관이 책의 대출과 독서 등 기존 도서관의 기능뿐 아니라 온돌방 형태의 어린이자료실, 태블릿 PC를 대여할 수 있는 미디어자료실, 3D 프린팅과 디지털아트 등이 가능한 메이커스페이스 등을 갖춘 21세기형 도서관으로 변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전체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의 냉난방 효율성을 높이고 24시간 도서 대출 및 반납이 가능한 무인대출반납기를 설치했다. 특히 2층 어린이자료실은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책을 보며 교감할 수 있도록 온돌방 형태로 바꿨다. 또 키가 작은 어린이를 배려해 높이가 낮은 책장을 배치했고 어머니와 영아를 위한 수유실도 마련하는 등 가족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가족친화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3층 미디어자료실은 기존의 멀티미디어실과 연속간행물실을 통합해 공간 이용의 효율성을 높였다. 또 3D 프린팅과 기계가공, 디지털아트 등이 가능한 메이커스페이스실도 새롭게 꾸몄다.
  • 카페 같은 성동 ‘용답상가시장 고객센터’ “상가 발전·주민 화합 아이디어 샘솟아”

    카페 같은 성동 ‘용답상가시장 고객센터’ “상가 발전·주민 화합 아이디어 샘솟아”

    “용답동은 곧 서울에서 가장 매력 넘치고 살기 좋은 마을이 될 것입니다.”(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용답상가시장 고객센터. 1층에 들어서자 시장 방문객들이 더위를 피해 쉴 수 있도록 휴게 공간과 300여권의 도서가 갖춰져 있어 아늑한 카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3~4층에는 주민과 상인들이 서로 화합하며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는 용답도시재생지원센터가 자리 잡았다. 용답상가시장 고객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의 하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전통시장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시장 내 건물 하나를 모델링해 이번달 초 문을 열었다. 구는 2017년 마장축산물시장, 올해 왕십리도선동상점가에 이어 세 번째로 용답상가시장에 고객센터를 마련했다. 연면적 325.27㎡, 지상 5층 규모다. 이날 고객센터를 찾은 정 구청장은 “전통시장과 저층주거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입지적 특성이 있는 용답동은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정감이 있는 마을”이라며 “이런 특징을 살려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한다면 인근의 성수동과 같이 옛것과 새것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고유의 매력을 가진 살기 좋은 지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인들은 “몇 년간 반지하에 위치해 있던 상인회 사무실이 새 건물로 이전해 보다 쾌적한 공간에서 일하게 되어 상가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가 샘솟는다”고 입을 모았다. 김병옥 상인회장은 “깨끗하고 넓은 개방형 화장실이 생겨 이용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용답동 상점가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용답상가시장은 지하철 2호선 용답역과 5호선 답십리역과 가까워 유동인구가 많으며 특히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의 중심에 있다. 약 1만 5821㎡의 면적에 180여개의 점포가 있어 구 전통시장 중 두 번째로 크다. 이에 구는 용답상가시장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했다. 또 용답동 지역의 숙원 사업인 ‘전농천 주변 악취저감 사업’을 시작해 이번달 초 1단계 공사를 완료했다. 내년 5월까지 2단계 공사를 진행해 운동시설과 휴식 공간 등의 편의시설을 확충, 청계천과 같은 주민 친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주택가 낡은 골목 정비, 집수리 지원 등 그동안 불편했던 것들은 하나씩 없애고 상권을 더욱 활성화 시켜 용답동이 보다 살기 좋은 동네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이웃집 10대에 ‘여보’ 성추행… 블랙아웃 핑계 ‘실형’

    이웃집 10대에 ‘여보’ 성추행… 블랙아웃 핑계 ‘실형’

    폭행죄로 수감됐다가 출소한 지 4일 만에 이웃집에 침입해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자신이 ‘블랙아웃’ 상태여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22일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 이승철)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복지시설 3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2일 새벽 광주의 자신의 집과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이웃집에 침입해 미성년자인 B양을 강제추행하고 상해를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B양이 거주하는 주거지의 현관문을 수차례 두드렸고, 잠결에 지인으로 착각한 B양이 문을 열어주자 그대로 집안에 침입해 B양을 강제로 성추행하고 안방에 나체상태로 드러누웠다. A씨는 10분 뒤쯤 B양과 함께 거주하는 지인이 집에 도착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해당 사건 직전에는 길을 가던 시민을 폭행했고, 만취 상태였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를 반복해서 ‘여보’라고 부른 점,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수차례 문을 두드리는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 등을 근거로 주거침입 고의는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10대인 B양의 외모와 체격, 말투 등을 볼 때 A씨가 자신의 아내와 혼동할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극심한 두려움과 성적 수치심, 정신적 충격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는 현재까지도 수면장애 등 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피고인은 과거에도 충동적 행동으로 수차례 범행을 저질렀고, 특히 출소 4일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 1년 5개월째 문 닫힌 국군외상센터…의사가 없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1년 5개월째 문 닫힌 국군외상센터…의사가 없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지난해 초 완공하고도 병원만 덩그러니장기군의관 2명뿐…외상인력 부족내달 개원 목표…시범 운영 계획 미정軍 단기→장기군의관 전환 지난해 0명군의관 처우 개선 위한 과감한 투자 필요국방부는 2015년 12월 국회 공청회에서 “2018년 하반기 개원을 목표로 국군외상센터 설립을 추진하겠고”고 선언했습니다. 총상이나 지뢰사고 등으로 다친 군인을 신속하게 치료하고, 더 나아가 민간 외상환자까지 맡아 골든타임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목표였습니다. 2000년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이종명 예비역 대령도 “매우 고무적인 대책”이라고 반겼습니다. 계획이 다소 미뤄지긴 했지만 2년 뒤인 2017년 설계를 마치고 2018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부지에서 건물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3월 준공된 국군외상센터는 지하 1층~지상 4층 1만 1169㎡ 규모로, 외상병동 40병상, 외상중환자실 20병상, 외상수술실 3개를 갖췄습니다. 건물을 짓는데만 446억원을 투입했습니다.그런데 이상합니다. 무려 1년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병원 문을 못 열고 있습니다. 첨단 수술 장비에 먼지만 쌓이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9월엔 빈 병원을 계속 방치할 수 없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운용했습니다. 올해 5월 말에는 감염병 전담병원이 해제됐는데, 병원 문은 여전히 닫힌 상태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국군외상센터 준공했는데…외상전문의 부족 올해는 9월 개원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문제는 인력입니다. 센터는 계획대로라면 군의관 12명, 간호사 24명 등 군 인력 81명에 민간 의사 5명, 민간 간호사 30명 등 116명의 인력을 확보해야 합니다.하지만 군의관조차 정원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22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군외상센터는 장기군의관 7명, 단기군의관 5명이 정원인데 지난 6월 기준으로 확보된 장기군의관은 2명에 불과합니다. 반면 단기 군 복무를 위해 입대한 단기군의관은 8명이 확보돼 정원을 넘었습니다. 임시방편으로 단기군의관을 더 확보해 부족한 인력을 맞춘 겁니다. 특히 외상·외과 계열 인력 부족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국방개혁 2.0’에 따르면 장기군의관의 50% 이상을 외상 전문인력으로 양성하도록 돼 있는데 현재 현재 전체 군 외상·외과계열 장기군의관은 정원 61명 중 22명에 불과합니다. ●민간 환자까지 맡는다더니…개원 미뤄져 그래서 다른 병원에서 인력을 빼 국군외상센터에 배치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도 불가능합니다. 국방부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양성하는 61명의 장기군의관 중 34명을 외상·외과계열로 확보한다는 목표이지만, 실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국군외상센터는 365일 24시간 운영하고 연간 군 환자 100명에다 추가로 730명의 민간 외상환자까지 치료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인력 현실을 보면 민간은 커녕 군 환자도 완벽하게 돌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국군외상센터 민간인력은 분당서울대병원 정원을 35명 증원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확정됐지만, 세부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35명을 새로 채용해 파견할 것인지, 기존 병원인력을 보낼 것인지 지난달까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의료인력을 채용하려면 수개월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센터 개원 시기까지 정해놓고도 시범운영 기간과 시기, 방법을 제대로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기군의관 확보는 국군외상센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방부가 국회예산정책처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장기군의관 정원은 196명이지만 현원은 55명으로, 정원 확보율이 28.1%에 불과합니다. 15개 군병원 중 고양병원과 구리병원을 제외한 모든 병원의 운영인력이 정원의 50%를 밑돕니다. ●대폭적인 ‘처우개선’ 외에는 대책 없어 규모가 가장 큰 국군수도병원의 장기군의관 정원 확보율은 33.3%, 국군대전병원은 11.8%입니다. 특히 포천·춘천·홍천·강릉·함평·대구병원은 장기군의관 확보율이 0%로, 군병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입니다.결국 답은 ‘군의관 처우 개선’인데, 정부와 정치권은 논쟁으로 시간만 흘려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국방부가 손 놓고 기다린 것만은 아닙니다. 국방부는 2018년 ‘복무연장수당’ 도입을 공식화해 장기군의관 처우를 높일 계획이었지만, 인사혁신처 등 관계부처 반대에 막혀 제도를 진전시키지 못했습니다. 위탁교육생의 의무복무기간 연장도 진전이 없습니다. 현재 장기군의관은 연차에 따라 1인당 월 55만~88만원의 ‘장려수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병원의 높은 보수와 의료기관 개원 등 미래 전망을 감안하면 장기군의관의 민간 대비 경쟁력은 50%에도 못 미친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단기군의관에서 장기군의관으로 전환한 인력은 2018년 1명, 2019년 3명에 그쳤고 지난해는 ‘0명’이었습니다. 의대 전공의를 군장학생으로 선발해 4년 이상의 의무복무를 유도하는 ‘군장학생’도 있으나마나한 제도로 전락했습니다. 병원만 덩그러니 만들어놓고 방치하지 않으려면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인천 다가구주택서 불…1명 사망, 7명 중경상

    인천 서구 심곡동의 한 다가구주택 2층에서 불이 나 50대 여성이 숨지고 주민 7명이 다쳤다. 21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7분쯤 인천 서구 심곡동 한 4층짜리 다가구주택 2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4층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가 숨지고 B(50·남)씨 등 다른 주민 7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7명 중 중상자로 분류된 2명은 중화상을 입거나 호흡곤란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주택은 연면적 742㎡ 규모로 건물 2층에서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며 주민 2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또 화재 당시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20건의 신고가 잇따라 119에 접수되기도 했다. 화재를 목격한 이웃들은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구조 활동을 도왔다. 한 주민은 “다른 라인 이층에 있던 주민은 불을 피해 베란다에 매달려 있었다”면서 “주민들이 차량 보닛에 깔아둔 이불 위로 떨어져 간신히 대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소방관 70명과 펌프차 등 장비 26대를 투입해 18분 만에 불을 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부상자 7명 중 2명은 중상, 5명은 경상으로 분류됐다”며 “현장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가을장마에 강풍·물폭탄 피해 속출 …전국 곳곳서 실종·침수 잇달아

    가을장마에 강풍·물폭탄 피해 속출 …전국 곳곳서 실종·침수 잇달아

    ‘가을장마’가 시작된 21일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폭우가 쏟아지면서 아파트 유리창이 깨져 주민이 다치거나 옹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오전 11시 21분쯤 부산시 사상구 모라동 한 아파트 21층에서 강풍에 베란다 창문이 깨지면서 A(52)씨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낮 12시 27분쯤 금정구 부곡동 온천천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하천 물에 고립된 B(68)씨가 119구조대에 구조되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지하차도 등 17곳에서 교통이 통제됐고 도로 43곳이 침수됐다. 부산진구 한 상가 빌딩 공사 현장 9층에서는 길이 2m 폭 0.5m 크기 거푸집 일부가 강풍으로 인해 1층으로 떨어지면서 행인이 머리를 다치는 사고도 있었다.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포자동차야영장에서는 오전 9시 37분께 강풍을 동반한 비로 소나무 1그루가 쓰러지며 8살·10살 여자 어린이들이 있던 텐트를 덮쳤다. 두 아이는 머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충남 당진시 송악면 한 선착장에서는 낮 12시 27분쯤 2t급 어선이 강풍에 전복돼 당시 어선 결박작업을 위해 배에 타고 있던 선주 등 2명이 바다에 빠졌다. 선주는 해경에 의해 구조됐지만 나머지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인명피해 외 옹벽 무너짐·침수·벽면 외장재 떨어짐 등으로 인한 물적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경남 양산시 주남동 한 공장 일대에서는 호우경보가 발령 중이던 오후 1시 47분께 길이 100m,높이 15m 규모의 보강토 옹벽이 무너져 도로 위로 토사가 쏟아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주변에 주차된 차 1대와 가건물 일부가 토사에 묻혔고 전신주도 쓰러졌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한 건물 지하와 소계지하차도,인천 서구 심곡동 건물 지하 주차장 등에서는 침수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활동을 벌였다. 김해시 진영공설운동장에 설치한 임시 선별검사소 일대가 침수돼 오후 1시부터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인천 부평구 십정동 한 건물에서는 3∼4층 벽면 외장재가 강풍을 동반한 호우 속에 떨어져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2층에 세워둔 실외기(경남 고성)나 고층 간판(창원 대방동)이 각각 넘어지거나 일부가 떨어져 소방당국이 출동해 안전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김해시내 둔치 주차장 9곳과 세월교 4곳,하동 둔치 주차장 1곳 등은 폭우로 인한 하천 범람 가능성에 진입이 통제됐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일부 주택가에서는 오후 1시 40분쯤 낙뢰로 인한 정전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궂은 날씨 탓에 부산과 경남 일대에서는 신호등이 고장 났다는 신고도 다수 접수됐다. 이번 비는 이날부터 시작해 한 주가량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짧았던 여름장마에 이은 사실상의 가을장마로 여겨진다. 이날 주요 지점 일강수량 현황을 보면 오후 5시 현재 창원(진북) 192.5㎜, 부산 금정구 186.0㎜, 남해 181.4㎜, 여수(돌산) 160.5㎜, 제주(한라생태숲) 117.0㎜, 인천(왕산) 94.0㎜, 태안(북격렬비도) 93.5㎜ 등을 기록했다.
  • [포토] “잊지 않을게”… 정인이 추모 갤러리

    [포토] “잊지 않을게”… 정인이 추모 갤러리

    “위탁모 손에서 예쁘게 자라던 정인이가 너무나도 끔찍한 학대로 하늘로 떠난 것이 가여워 시작한 일이에요.” 거센 비가 몰아치던 21일 오전 경기도 양평 서종면에 위치한 ‘정인이 갤러리’로 전국에서 모인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문을 연 ‘정인이 갤러리’는 양부모 학대로 목숨을 잃은 정인이의 ‘엄마·아빠’를 자처하는 시민들의 손길로 만들어졌다. 갤러리 조성은 양평의 정인이 묘소를 찾아온 사람들이 두고 간 편지와 장난감, 옷 등 선물이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데서 시작됐다. 컨테이너 건물인 갤러리 내부 인테리어도 ‘엄마·아빠’들이 손수 정비했다. 갤러리엔 정인이 앞으로 전해진 카드와 편지, 옷가지 등 선물과 함께 정인이의 사진이 담긴 액자와 그림 수십 점이 전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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