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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100일-허탈] “재난대응 개선 없이 갑론을박만… 국민 불신 해소 시급”

    [세월호 100일-허탈] “재난대응 개선 없이 갑론을박만… 국민 불신 해소 시급”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재난대응시스템 구축과 ‘관피아’ 척결 등을 외치고 있지만 100일이 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마련된 국가안전처 신설 등을 포함한 정부조직법과 관피아 척결에 필수적인 공직자윤리법과 부정청탁금지법도 국회에 제출됐지만 한 달이 넘도록 갑론을박만 거듭되고 있다. 전문가들로부터 세월호 100일에 대한 평가와 대안을 들어봤다.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와 행정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동시에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행정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까지 정치 쟁점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세월호 참사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한 진척은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참사 이후 쏟아져 나온 대책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가장 시급하게 진단하고 시행해야 할 것인가’를 정하지 않아 실질적인 대책 수립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세밀하게 참사의 원인을 진단해야 제대로 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데 지금은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싸움에 참사가 악용되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00일이라고 하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참사 이후 정부와 정치권은 보여주기를 위한 감성적·피상적인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도 “정부가 참사 이후 대책을 내야 한다는 조바심 탓에 막무가내로 대책을 만드는 데만 몰두한 탓이 있다”며 “앞으로 유사한 사건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근본 처방인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함께 지금까지 쏟아져 나온 대책들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재진단을 통해 후속조치와 보완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와 별개로 세월호 참사의 원인 규명 및 책임소재 등을 진단해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작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시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불신 해소를 위해 관련 대책 마련 과정에 국민, 외부 전문가를 참여토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히 해양경찰, 소방방재청을 흡수해 재난을 총괄한다는 국가안전처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직 체계나 관할 업무 등에 대한 밑그림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안전 업무의 기능 강화와 소속 공무원들의 전문성 함양을 위한 후속대책 마련이 논의돼야 한다”며 “국가안전처가 대통령 담화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 등으로 드러난 재난 대응체계에 대한 진단과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우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관피아 척결을 위한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이나 정부조직법 등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김영란법 같은 경우 사문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청탁 행위에 대한 감시 및 관리·감독 인력 증원 및 윤리 교육 강화 등 법 제정에 따른 후속 조치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공직사회 적폐 해소·개혁 본격 시동건다

    공직사회 적폐 해소·개혁 본격 시동건다

    법조계 출신으로 처음 안전행정부 장관에 임명돼 주목받고 있는 정종섭 장관이 공직사회 적폐(積弊) 해소와 개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지난 17일 취임식을 하자마자 광주 헬기 추락사고 수습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던 정 장관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공직사회를 바꾸는) 시스템 개혁은 속도의 차이일 뿐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며 공직사회 개혁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김대중 정부 출범 때 ‘제2건국’이라는 말을 제가 만들었는데 이는 특정 정부의 미션이 아니라 계속되고 있는 과제”라면서 “전방위적인 개혁을 해보고 싶었지만 현실정치 때문에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의 문제는 법치주의와 국가경쟁력”이라며 “한정된 인적자원을 활용해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거론되던 국가안전처 신설 등을 포함한 정부조직법은 정치적 사안과 분리해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조직법이 빨리 국회에서 의결돼야 (조직이) 안정되는데, (신설될 국가안전처로 이관되는) 안전업무 실무자는 (일을 제대로 못 하고) 떠 있는 상태”라면서 “정부조직법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세월호 특별법’과 분리해서 국회에서 우선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퇴직 관료가 과거 수행한 업무 관련 기관·기업에 재취업하는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에 대해 민관 유착을 근절하려면 미국식 ‘로비스트 규제법’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2003년 개혁제도들을 거의 다 만들어봤다. 인원은 한정돼 있는데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그전 정부 인사를 배제하고 나머지 인재를 쓴다”면서 “5년마다 반복되는 이런 방식은 엄청난 손실이고, 국가 운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이어 “공직자윤리법을 더 촘촘히 만드는 것과 함께 미국식 로비 규제법을 도입해 일반인들은 어떤 일로도 로비를 못 하게 막아야 한다”면서 “윤리법만 갖고 볼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패키지 개혁을 해야 하는데 역대 정부에서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과거 행정고시 폐지를 주장했던 정 장관은 “행시 폐지는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하느냐의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시를 없앤다는 것보다는 행정고시, 외무고시, 사법시험 등의 선발방식에 문제가 있다”면서 “시험보다는 공직사회를 더 많은 인재에 문호를 개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안행부 안팎에서는 행시 인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2017년 민간경력채용을 50%로까지 확대하기로 한 정부 방침보다 오히려 행시 폐지가 더 가속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전문가 의견] “셀프 개혁 의문… 국민 납득시킬 수 있는 방안 찾아야” 전문가들은 22일 어수선한 공직사회 분위기를 어서 추스르면서,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공직개혁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 척결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국정운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면서 “정부조직 개편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명확하게 확정해 관련 부서들이 다시 업무를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어 “공직사회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우선 정부조직 개편을 비롯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 참사와 관련된 대책들을 종합적으로 수립·실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이후 관피아 척결 등 빈틈없는 공직개혁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의 안전행정부가 공직사회 적폐 해소에 나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이미 공직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쳤다”고 안행부의 ‘셀프개혁’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이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정부조직 개편 등 공론화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소수 인원이 모여 대책안을 구상하는 행태가 아직도 이뤄지고 있다”며 “국민은 공직사회 등 국가개혁의 주체가 공무원이라는 사실에 이미 불신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윤리, 관피아 척결, 정부조직 개편 등 중요 사안에 대해선 외부 전문가나 국민이 직접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울, 인문학 배움터 ‘시민대학’ 10곳으로

    서울, 인문학 배움터 ‘시민대학’ 10곳으로

    오는 9월부터 서울시민이 집에서 가까운 대학교에서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소양을 넓힐 수 있는 ‘권역별 시민대학’이 10개 대학교로 늘어난다. 시는 지난해 6월부터 권역별 시민대학을 경희대(후마니타스칼리지 인문학), 성공회대(인권과 인문학), 이화여대(여성과 인문학)에서 운영했다. 대학 인프라를 활용해 양질의 인문학 강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시는 21일 7개 대학과 권역별 대학 연계 시민대학 운영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추가되는 시민대학은 건국대(통일), 고려대(한국문화), 동국대(불교), 서울대(인문학 일반론), 성균관대(동양사상), 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 한양대(건축)다. 대학의 특성화 분야를 살려 과목을 개설한 게 특징이다. 시는 강사료 지원, 수강생 모집, 홍보 등을 맡는다. 대학에서는 교육과정 개발, 강사진 구성, 강의를 전담한다. 9월 개강에 맞춰 이달 중 세부적인 교육과정과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시는 권역별 시민대학에 참여한 시민들의 높은 만족도를 감안해 시민대학을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존 3개 시민대학에서 강의를 들은 시민 3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94%가 ‘학습과정에 만족했다’고 답했다. 시는 2017년까지 시민대학을 25개 대학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권역별 시민대학 등 강좌 정보와 수강신청 관련 사항은 9월 초 서울시평생학습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종장 교육협력국장은 “지난해 초부터 운영한 시민청 시민대학 참여자는 모두 5800명, 권역별 시민대학에서는 727명이 강의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또 “앞으로도 시민들이 인문학적 강의를 통해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세계의 창] 이·팔 전쟁도 우크라 사태도 100년 전 잉태됐다

    [세계의 창] 이·팔 전쟁도 우크라 사태도 100년 전 잉태됐다

    1914년 7월 28일,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길어야 반년이라던 전쟁이 ‘4년간 36개국 6500만 군인이 참전해 850만명이 죽은’ 총력전이자 참호전으로 변했다. 1차 세계대전이 ‘대(Great) 전쟁’, 혹은 ‘모든 전쟁을 끝낸 전쟁’(the War to end all wars)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가장 큰 변화는 홀대받던 하층노동자와 여성들이 전방 전쟁터와 후방 군수공장에서 흘린 피와 땀의 대가로 ‘신민’(臣民)이 아닌 ‘국민’(國民)으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제 몫이 돌아갈 수는 없는 법. 제 몫을 챙기지 못한 이들 사이에 불만이 일었고 이는 오늘날 다양한 국제분쟁의 뿌리가 됐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이 1차 대전 발발 100주년을 기리며 내놓은 보도를 통해 1차 대전이 남긴 유산을 짚어봤다. 키워드는 4대 제국의 몰락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1. 중동 분쟁의 뿌리 - 오스만 제국의 몰락 독립을 미끼로 분할통치하는 것은 제국주의의 오랜 수법이다. 영국·프랑스는 독일·오스트리아 편에 가담한 오스만제국을 해체하기 위해 1916년 ‘사이크스 피코 협정’을 맺었다. 오스만제국 내 소수민족의 독립 열망을 부추겨서 제국을 붕괴시킨 뒤 분할통치하자는 것이었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바로 이 임무를 수행하는 영국 첩보원 얘기다. 아랍세계의 크고 작은 종족분쟁이 여기서 출발했다. 요즘 뉴스를 장식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도 마찬가지다. 1917년 아서 밸푸어 영국 외무장관은 오스만제국의 일부였던 팔레스타인에다 유대인 국가를 허용한다는 발언을 언론에 흘렸다. 아직 참전하지 않은 미국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미국계 유대인에게 당근을 던져 주자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이스라엘 건국은 유대인들 사이에서도 ‘희망사항’ 정도로 치부됐다. 그러나 밸푸어의 발언 이후 현실이 됐다. 반면 오스만제국의 배후를 교란하는 대가로 독립을 약속받은 팔레스타인은 충격에 빠졌다. 양측 대립이 격화되면서 영국은 뒤늦게 “가장 큰 외교적 실수”라고 한탄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이스라엘은 끝까지 건국을 고집했고 1949년 이를 인정받았다. 오랜 분쟁의 시작이었다. 2. 차르가 되고픈 푸틴 - 러시아 제국의 몰락 서구 언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흔히 차르라 부른다. 음험한 권력자의 이미지 때문만은 아니다. 푸틴의 정책 자체가 러시아제국 시절에 대한 향수를 내포하고 있어서다. 러시아제국 시절과 지금의 국경선을 비교해 볼 때 가장 극명한 차이는 러시아와 유럽 사이의 완충지대다. 북유럽에서 중부유럽에 걸쳐 핀란드, 발틱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이 배치되어 있다. 특히 중부유럽은 예부터 곡창지대여서 늘 주변국들이 탐내는 대상이었다. 산업화로 발전해 나가던 서유럽국가들의 텃밭이자 유럽 진출을 도모하려는 러시아의 전진기지이기도 했다. 요즘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둔 미국과 러시아 간 다툼도 여기에서 기원한다. 18세기 이후 우크라이나 서부는 독일·오스트리아 쪽에, 중부와 동부는 러시아 쪽에 속했다. 1차 대전 때 독립을 시도했으나 곧 소련에 합병됐다. 공산권이 붕괴하자 바로 독립을 이뤄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1차 대전 당시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이 제창한 민족자결주의 이후 지금까지 서구의 모든 중부유럽 정책이 러시아를 겨냥하는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1차 대전 당시의 지정학은 지금도 여전한 셈이다. 3. EU 출범의 씨앗으로 - 대영제국의 몰락 20세기 초 모든 분야에서 미국은 영국을 거의 다 따라잡았다. 그럼에도 식민지, 해군력, 금융시스템으로 무장한 영국은 최강제국의 위엄을 잃지 않았다. 1차 대전은 여기에 결정타를 날렸다. 전쟁 때문에 돈이 부족해진 영국은 1917년 4월 미국의 지원 없이는 3주도 버틸 수 없다며 미국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려야 했다. 1차 대전 기간 미국이 연합군에 빌려 준 돈만 해도 모두 71억 달러였다. 1차 대전은 유럽연합(EU)의 씨앗을 뿌려 놓기도 했다. 1919년 파리강화회담 중 프랑스 장교 장 모네는 ‘경제적 통합을 통한 전쟁의 종식’이란 아이디어를 내놨다. 독일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던 연합군은 이를 무시했다. 기회는 몇 차례 더 있었다.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도, 오스트리아의 백작 리하르트 니콜라우스 폰 쿠덴호프 칼레르기도 ‘변덕스러운 정치 대신 지속적인 경제교류가 평화를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당대 유럽의 지식인들은 열렬히 지지했으나 일반 대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2차 대전을 겪고 나서야 유럽인들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경제적 통합을 통한 영구평화의 달성’이란 꿈을 1, 2차 대전에 책임 있는 독일이 이끌고 있다는 게 역사의 아이러니다. 4. 귀족 세계의 종말 -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몰락 1차 대전이 드러낸 구세계의 빛과 그림자는 단연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다. 근대민족국가 설립이라는 열풍을 차단하기 위해 합스부르크 왕가를 정점으로 결성된 귀족 연합체다. 민족의 이익보다 신분의 이익을 앞세운 것이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성격이 강한 지배체제였다. 근대화 바람을 마냥 피할 수는 없었다. 1914년 산업화에 착수하면서 민족 갈등이 불거져 나왔고 이는 곧 1차 대전의 촉발 원인으로 꼽히는 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 저격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전후 제국은 철저히 해체됐다. 땅은 빼앗겼고 나라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로 삼등분됐다. 반면 민족보다 신분을 앞세웠기에 다른 유럽 지역에 비해 유대인 탄압이 덜했고 이 때문에 20세기 초 경제학, 심리학, 철학 등에서 뛰어난 역량을 선보인 유대계 지식인들이 수없이 배출됐다. 나중에 이들이 히틀러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미국은 세계패권뿐 아니라 학문의 패권도 거머쥐게 됐다.
  • 북한산 최고 절경은 백운대 일출

    연간 700만명 이상이 찾는 북한산국립공원의 절경은 ‘백운대 일출’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5~6월 북한산 탐방객 6000여명에게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2%가 백운대 일출을 꼽았다. 이어 오봉(16%)과 인수봉(14%), 숨은벽 단풍(11%), 북한산성 성곽(7%) 등 순이다.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836.5m)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 건국의 포부를 밝혔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으로 북한산의 주요 능선과 기암의 조망이 가능하며 힘찬 일출 경관이 일품이다. 오봉은 도봉산 서남쪽에 나란히 솟은 높이 660m 안팎의 5개 봉우리로 고을 원님의 딸과 결혼하기 위해 다섯 남자가 상장 능선의 바위를 던져서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북한산은 수도권 유일의 국립공원이자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라디오·TV가 바꾼 한국의 근현대사

    라디오·TV가 바꾼 한국의 근현대사

    1920년대 경성방송국이 수입해 국내에 처음으로 퍼뜨린 ‘보급형 1호 수신기’, 1927년 경성방송국 직원이 만든 국내 최초의 ‘광석라디오’, 첫 번째 국산 진공관 라디오인 ‘금성 A-501’ 등 250여점의 방송 관련 유물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 중 1호 수신기와 광석라디오는 1945년 8월 히로히토 일왕의 항복선언을 조선땅에 가장 먼저 알려준 전달자였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국방송학회와 함께 한국 현대사 특별전시인 ‘소리(音), 영상(色)-세상을 바꾸다’전을 22일부터 9월 9일까지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이어간다. 이번 특별전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KBS,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이 소장한 라디오, 텔레비전, 스튜디오 카메라 등 희귀한 방송장비와 방송 역사 자료,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상 등이 나온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유물들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방송의 역사를 매개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돌아보고, 방송이 우리 역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됐다. 1부 ‘소리의 시대, 현대적 일상의 시작’에선 1927년 JODK라는 호출부호로 첫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이래, 일제강점기와 광복, 건국, 6·25전쟁을 거쳐 1960∼1970년대 라디오 전성시대를 지나 현재까지 라디오 방송의 역사와 역할을 소개한다. 2부 ‘텔레비전과 조국 근대화’에서는 1956년 흑백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되고,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으로 TV수상기가 전국에 보급되면서 나타난 변화상을 다룬다. 3부 ‘컬러 방송과 민주화, 다양한 볼거리’에서는 1980년대 이후 컬러텔레비전 방송의 등장과 그 영향을 조명하며 4부 ‘영상으로 만들어 낸 이야기들’에서는 드라마, 스포츠, 가요 등 방송 콘텐츠의 성장과 진화를 영상물로 풀어 전시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쓰레기 버린 빈터 꽃단장…건대역 주변이 밝아졌어요”

    건국대 학생들이 지난해 5월부터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주변 빈터에서 시작한 ‘게릴라 가드닝’이 입소문을 타고 지역 주민 사이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심의 방치된 땅에 꽃과 나무를 심는 사회운동을 가리키는 ‘게릴라 가드닝’은 1970년 미국 뉴욕에서 ‘그린 게릴라’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뜻이 맞는 시민끼리 공터의 쓰레기를 치우고 버려진 땅을 가꾸는 데서 비롯됐다. 20일 건국대에 따르면 지난해 환경과학과 학생 5명은 행인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건대입구역 주변을 살리기 위해 각자 1000~5000원씩을 모아 구입한 꽃 모종을 빈터에 옮겨 심었다. 이효준(25·환경과학과)씨는 “08학번 선배가 아이디어를 내 친구끼리 시작했다”면서 “처음에는 바리케이드나 팻말이 없는 공터이다 보니 꽃들이 헤집어져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게릴라 가드닝에 참여하는 학생은 올 들어 50명가량으로 불어났다. 학생들은 지난 5월에도 오전 7시에 학교 인근 주상복합인 스타시티 차도 옆에 모여 백합, 해바라기, 글라디올러스 등의 꽃을 심었다. 김도경(23·보건환경과학과)씨는 “말 그대로 ‘게릴라성’으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시간대에 나타나 공터를 가꾸고 사라지기 때문에 우리들의 활동이 관심을 받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DTI 완화되면 저소득층 부채 부실화 가능성”

    “DTI 완화되면 저소득층 부채 부실화 가능성”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되면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부채가 주로 늘고, 이는 향후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가계부채 문제가 되레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일 ‘LTV 규제 완화, 가계 부채의 질 개선에 플러스’란 보고서에서 “DTI 완화는 LTV 완화에 비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LTV와 DTI에 대해 업권·지역별로 차등을 두는 것이 문제”라면서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둘 다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지방과 서울·수도권 상관 없이 LTV 70%, DTI 60% 선에서 규제가 일률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LTV 완화로 금리가 비싼 비은행권에서 금리가 저렴한 은행권으로의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가 대거 나타나고, 그 결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연간 54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LTV와 DTI 완화가 소득계층별로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살 수 있는 가구(주택지불능력 가구) 비율은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는 LTV 70%, DTI 40%를 적용했을 때 9.3%에 불과했다. 반면 LTV는 그대로 두고 DTI가 60%로 완화되면 주택지불능력 가구 비율은 13.6%로, DTI 폐지 때는 16.1%로 상승했다.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1~5분위의 경우 DTI 완화에 따라 주택지불능력 가구 비율도 함께 뛰어올랐다. 반면 고소득층인 6~10분위는 DTI 완화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지금의 DTI 규제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부채증가 억제 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반면 LTV를 완화하면 중산층 이상인 5~10분위의 주택구입 능력은 커지지만 1~4분위까지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LTV가 완화되면 고소득층의 부채가 늘어나겠지만 이들의 상환 능력은 상대적으로 높고,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이들의 가계부채 문제가 해소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조 연구위원은 “DTI 완화로 저소득층이 빚을 늘리면 이들 가계수지의 적자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적자를 메우기 위해 추가로 대출받는 빚의 악순환에 빠질 위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활성화되더라도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문제 완화가 쉽지 않은 만큼, 가계부채의 질은 높이는 대신 양의 급증은 막는 방향으로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동영상]손예진 ‘해적’ 촬영 “죽기 전에 끝나”

    [동영상]손예진 ‘해적’ 촬영 “죽기 전에 끝나”

    “첫 액션, 첫 사극이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죽기 전에 촬영이 끝났다” 배우 손예진이 18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 어드벤처 가든스테이지에서 열린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 쇼케이스에 참석해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영화 ‘해적’은 조선 건국 초기 고려의 국새를 명나라에 반납하면서 1403년까지 근 10년간 국새를 받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에 기인해, ‘국새가 없던 이유가 무엇일까’, ‘왜 그러한 상황이 생겼을까?’라는 물음에서 이야기를 새롭게 펼쳐놓은 픽션 사극이다. 손예진은 기존의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에서 벗어나 해적단 단주 ‘여월’ 역을 맡으며 첫 액션연기에 도전했다. 이에 손예진은 “칼을 잡는 것 자체가 어색했고 와이어액션도 힘들었다. 저한테는 많은 도전을 하게 한, 힘들었던 영화”라고 말했다. 이어 ‘체력적으로는 괜찮았냐’는 질문에 “죽기 전에 끝났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손예진을 비롯해 김남길, 김태우, 이경영, 김원해 등 출연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이석훈 감독이 참석해 예비관객들과 함께 했다. 산적이 바다로 간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해적’은 다음달 6일 만나볼 수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동영상]영화 ‘해적’ 김남길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동영상]영화 ‘해적’ 김남길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8월 개봉을 앞둔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의 쇼케이스 행사가 18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 어드벤처 가든스테이지에서 열렸다. 이날 쇼케이스는 연출을 맡은 이석훈 감독과 출연배우 김남길, 손예진, 김태우, 이경영, 김원해의 레드카펫 행사로 시작됐다. 현장에는 수많은 팬들이 배우들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모여들었고 스마트폰으로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쇼케이스의 진행은 배우들의 무대인사에 이어 관객들과 함께하는 럭키드로우 이벤트, 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해적’에서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의 김남길은 “많은 분들이 (쇼케이스 현장을) 찾아 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께 실망시키지 않을 영화니까 극장에 오셔서 마음껏 웃다 가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김남길은 “유쾌하고 재미있는 시나리오다. 시나리오 안에 편안하게 녹아들려고 노력했다. 편안한 웃음을 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한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과 소감을 전했다. 영화 ‘해적’은 조선 건국 초기 고려의 국새를 명나라에 반납하면서 1403년까지 근 10년간 국새를 받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에 기인해, ‘국새가 없던 이유가 무엇일까’, ‘왜 그러한 상황이 생겼을까?’라는 물음에서 이야기를 새롭게 펼쳐놓은 픽션 사극이다. 이석훈 감독은 “산적단과 해적단 그리고 개국세력이 국새를 찾기 위해 좌충우돌하며 벌어지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라며 “열심히 만들었으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영화는 다음달 6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열린세상] 1인가구가 보편화되는 시대의 주거와 산업/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1인가구가 보편화되는 시대의 주거와 산업/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우리나라의 1인가구 증가 추세는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수준이다. 부모로부터 독립해 생활하는 20대의 젊은 층부터 고소득의 경제능력을 갖추고 당당히 사는 30, 40대의 골드미스, 골드미스터 그리고 배우자와 사별한 70대 이상 노인에 이르기까지 그 층이 다양하다. 1인가구 비율은 2000년 15.6%에서 2035년에는 34.3%까지 늘어날 전망이어서 다양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혼자 산다고 할지라도 자존감을 잃지 않으며, 외로움에 고통받거나 고독사하지 않으면서, 타인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엮어 나갈 방안에 대한 해법이 중요하다. 독거노인으로 살다 외롭게 혼자 죽었다는 이야기가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닌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1인가구 시대가 보여주는 주거 측면의 여러 특징을 생각해보자. 첫째는, 네오 페밀리(Neo-Family) 현상으로 인한 소형주택 선호 성향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그에 따른 소량 포장 식재료, 소형 가전제품 등의 싱글산업이 부상하면서 주택시장도 소형 평형대가 청약경쟁률 및 가격에서 대세로 등장하고 있다. 둘째는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추구로 인한 멀티 해비태이션 등장이다. 주택시장을 이끌어 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주중엔 도시 아파트, 주말엔 전원주택이라는 이른바 두 집 살림의 주거 공간 선호가 분명해지고 있다. 셋째는, 네오 럭셔리(neo-luxury) 현상으로 고가 상품과 디자인 추구다. 과거의 1인가구는 기본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여 커피포트, 토스트기 등 기본 주방 가전제품만 구매했는데, 이제 싱글족들이 개성을 중시하며 로봇 청소기, 에스프레소 머신 등의 고가품을 마다하지 않고 구매한다. 주거도 디자인과 감성 중심의 상품으로 주방과 욕실을 재발견하고 맞춤형 공간에 대한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넷째는, 지속적인 코드 그린(code-green) 물결이다. 지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친환경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거에도 에너지 절약, 그린환경, 친환경 기술 도입이 지속되고 있다. 다섯째는, 일상적 안심을 위한 범죄예방 환경설계인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를 중시한다. 인적이 드문 지하주차장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이동에 맞춰 조명을 비추도록 해 여성이나 어린이 등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한다. 여섯째는, 남녀의 경계가 사라지고 유니 섹슈얼 등의 남녀 평등공간에 대한 요구가 높다. 실제 1인가구 중 젊은 층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높지만, 남성의 신체적 특성과 소비성향을 고려한 주방디자인과 관련 상품 개발은 부족하다. 맞벌이 가구 중에는 남성이 가사와 육아를 함께하는 슈퍼맨으로서의 긍정적인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개인의 주거생활이 이렇게 변하는 가운데 지역공동체와 사회 차원에서는 중요한 숙제가 제기되고 있다. 고독하지 않게 생활하며 자연스러운 어울림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숙제가 그것이다. 일부 농촌에서는 이미 독거노인들을 위한 공동거주제를 자치단체가 정책으로 도입해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존의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개념을 조금 확대한 것이다. 이런 새로운 추이에 눈을 떠서 대책을 강구하는 자치단체가 모범상을 받고, 관련 기업이 성장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1인가구의 증가는 타인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실현하는 삶의 방식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할머니가 혼자 사는 아파트에 젊은 청년이 들어와 방을 임차해 같이 살기도 하고, 한 지붕에 다른 혈연의 여러 가구가 살면서 공유공간에서 함께 식사하고 소통하면서 외롭지 않게 살아야 하는 시대다. 이것이 새롭게 요구되는 사회안전망의 하나인 셈이다. 빠르게 증가하는 1인가구를 위한 대응은 하드웨어 측면으로 끝날 수 있는 게 아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1인가구가 무연고 속에서 외롭게 살아가고, 또 외롭게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 모든 사람이 1인가구로 살다 죽는 날이 올까 두렵다.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예비군, 이제는 ‘카빈’과 이별하고 싶다!(下)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예비군, 이제는 ‘카빈’과 이별하고 싶다!(下)

    -교체 추진중인 총도 30살 넘어 ‘노후’ 미국으로부터 공짜 M1 카빈을 대량으로 받아서 보유하고 있던 나라는 우리나라 말고 하나 더 있었다. 이스라엘이었다. 건국 초기부터 주변 아랍 국가들과 치열한 전쟁을 겪었던 이스라엘은 부족한 무기들을 정부가 해외에서 구매하기도 하고, 세계 각지의 유대인들로부터 제공 받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650만 정이나 생산되어 중고 총기 시장에 넘쳐나던 M1 카빈이 이스라엘로 흘러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가볍고 쓰기 편한 M1 카빈은 이스라엘군에게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여기까지는 우리나라의 사정과 비슷했지만 이스라엘과 우리나라의 카빈 사랑(?)은 조금 다른 방식의 전개와 결말을 보였다. -공짜총에 밀린 야심작 이스라엘에서 M1 카빈을 가장 환영한 조직은 특수부대와 경찰이었다. 비록 반자동 방식이기는 했지만 권총탄을 쓰는 기관단총보다는 위력도 강하고, 사거리도 어느 정도 받쳐주는데다가 가볍고 짧아서 휴대하기도 좋은 M1 카빈은 특수부대원들에게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연일 계속되는 충돌로 인해 매일 매일이 실전이었던 경찰 역시 당시 주력이었던 갈릴 소총이나 M16 소총처럼 과잉 관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면서 적당한 위력을 가진 M1 카빈을 선호했다. 이스라엘은 M1 카빈을 사용하면서 카빈 전용 .30 카빈탄을 대량으로 생산했고, 80년대까지는 요긴하게 사용했지만, 이 카빈의 지위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5.56mm 또는 5.45mm 소총탄을 쓰는 소형 돌격소총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높은 휴대성이라는 M1 카빈의 장점이 퇴색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전 기간에 걸쳐 미국으로부터 M653과 M655 카빈 등 카빈형 소총이 대량으로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M1 카빈은 이스라엘군 현역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라져 버릴 위기에 처했던 M1 카빈은 이스라엘 정부의 팔레스타인 및 무슬림에 대한 강경 정책이 심화되면서 치안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자 이를 기회 삼아 기사회생했다. 이스라엘군에 아무리 M16 계열과 갈릴, 타보르(Tavor) 등 신형 소총이 보급되고 있다고 해도 예비군과 경찰, 민간 자경조직(Mash’az) 등에 모두 지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량은 되지 못했고, 시가전 상황에 수시로 대응해야 했던 경찰과 자경조직은 과잉 관통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소총보다는 다소 위력이 약하면서도 휴대가 용이한 총기를 원했다. 이러한 현장의 요구와 막대한 양의 .30 카빈탄 재고를 걱정해야 했던 이스라엘 국방부의 판단이 맞아떨어지면서 등장 당시 기준으로는 상당히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되었다. 이스라엘의 국영 방산업체인 IMI(Israel Military Industries)는 마갈(Magal) 카빈과 SM-1 키트라는 두 종류의 제품을 내놓았다. .30 카빈탄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완전히 새로운 소총이었고, SM-1 키트는 기존의 M1 카빈을 SF 영화에 나오는 것과 같은 외형의 소총으로 개조할 수 있는 컨버전 키트였다. 남아도는 카빈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 경제성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고 자평할 만한 작품이었지만, 이러한 자화자찬은 오래 가지 못했다. 두 총기는 이스라엘군에 채용되어 특수부대와 경찰 등의 조직에 납품되었지만, 오래지 않아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총열이 너무 짧다보니 조금만 사격해도 과열 문제가 발생했고, 수시로 탄걸림과 기능고장이 발생하면서 “차라리 창고에 있는 M1 카빈 다시 꺼내다 쓰는 편이 낫다”라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미국이 또한번 선심을 쓰면서 M4 카빈을 대량으로 선물하자 공짜총을 두고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어정쩡한 소총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마갈과 SM-1 카빈은 그들이 대체하고자 했던 M1 카빈과 함께 창고행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한국,카빈과 이별 추진하고 있지만... 예비군용 카빈의 노후화가 심각해 하루라도 빨리 신형 총기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대체해야 할 물량이 너무도 많아 그동안은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예비군용으로 보관중인 소총은 약 103만정 가운데 약 38만 정이 M1 카빈일 정도로 아직까지 많은 양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이 38만정의 카빈은 3년 이내에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신형 소총 도입 계획에 따라 카빈이 전량 도태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방부는 현역 부대들이 운용하고 있는 K-1A와 K-2 소총을 대체하기 위한 신형 K-2A 소총과 K-2C 카빈 소총 도입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들이 순차적으로 도입되어 현역부대들의 K-1A와 K-2를 밀어내면 이 총기들이 다시 M16A1을 밀어내고, 이 M16A1이 M1 카빈을 밀어내는 식으로 예비군 총기를 전체적으로 현대화시킬 예정이다. 국내기업인 S&T모티브에서 개발한 이들 K-2A와 K-2C 소총은 현재 제28보병사단에서 시험평가가 진행 중이며, 이미 이 총기 샘플을 건네받아 운용해본 특전사는 총기 성능에 꽤 만족해하고 있어 오는 9월 기술변경 승인절차가 이루어지면 내년부터 전 군에 확대보급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국방부는 내년에 5만정, 2016년에 55,000정, 2017년에 9만정을 도입해 전방사단의 K-2를 모두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신형 K-2A 소총은 기존 K-2 소총의 접이식 개머리판 대신 미군 M4 소총의 신축형 개머리판을 장착해 휴대성을 높였고, 각종 광학장비나 부가장비 장착이 가능한 피카티니 규격 레일 시스템을 도입해 확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신형 소총 도입 사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2017년말에 주요 보병사단은 K-2A와 K-2C 소총으로, 후방 지원부대와 동원예비군은 K-2와 K-1A로 무장하며, 향토사단의 향방 예비군은 M16A1 소총을 갖추게 된다. 골동품 취급을 받았던 카빈과 반세기만에 이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예비군들에게 새로 주어지는 M16A1 소총 역시 30년 이상의 노후 장비인 만큼 신형 소총 사업을 더욱 확대하여 M16들도 조기에 교체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박정희대통령 고속도에 술 뿌리며 안전 기원

    박정희대통령 고속도에 술 뿌리며 안전 기원

    “고속도로 상에 일체의 사람, 동물 등 교통장애물이 없도록 할 것. 고속도로는 그 속도에 생명이 있는 만큼, 사람이나 기타 장애물로 속도를 제대로 못 내게 되면 고속도로도 일반도로가 되고 말 것임.” 국가기록원은 1970년 7월 7일 경부고속도로 완전 개통일을 맞아 ‘고속도로, 국토 대동맥을 잇다’를 이달의 기록 주제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16일부터 홈페이지(www.archives.go.kr)에서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 공개되는 기록물은 대통령 문서 5건, 동영상 16건, 사진 15건 등 총 36건으로, 1960~90년대 전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건설 및 확충 과정을 담고 있다. 1968년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경수(경부고속도로 서울~수원 구간) 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박정희 대통령은 위와 같은 내용의 지시문을 작성했다. 고속도로 상에서 사고 난 차의 긴급 대응방법, 각종 서비스 확보책, 국민의 고속도로에 대한 개념 주입까지 꼼꼼하게 지시한 문서에서 대통령의 고속도로에 대한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이 경인·경수 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해 화를 막고 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직접 도로에 술을 뿌리는 장면도 있다. 1967년 건설계획이 발표된 경부고속도로는 건국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로 불리며 3년 만에 완공됐다. 1969년에는 최초의 민자 고속도로인 언양~울산 간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1973년 호남·남해고속도로, 1975년 영동·동해고속도로, 1977년에 구마고속도로가 잇달아 개통됐다. 1997년에는 2000㎞였던 고속도로 총 연장구간은 2012년 4000㎞를 돌파, 전국을 바둑판 모양으로 연결하게 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세계의 창] 이슬람 제국 꿈꾸는 두조직, 왜 어린이를 노리나

    [세계의 창] 이슬람 제국 꿈꾸는 두조직, 왜 어린이를 노리나

    #2014년 4월 나이지리아 치복시 공립 여자중학교 기숙사. 잠을 자던 276명의 소녀들이 영문도 모른 채 숲속으로 끌려갔다. 이 중 일부는 노예로 팔려 갔고, 일부는 납치범과 강제로 결혼했다. 독사에 물리거나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이들도 있었다. 말을 듣지 않을 때 돌아오는 건 끔찍한 매질과 죽음뿐이었다. #2014년 5월 시리아 북동부 알레포의 한 도로. 시험을 보고 귀가 중이던 186명의 쿠르드족 어린이들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반항하면 전깃줄로 사정 없이 맞았다. 괴한들은 첫날부터 아이들에게 목이 잘리는 ‘참수 동영상’을 보여 주며 “탈출하면 같은 꼴을 당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최근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두 조직 ‘보코하람’과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ISIL)가 각각 저지른 만행이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다’란 뜻의 보코하람은 기독교인 대량 학살, 폭탄 테러 등으로 나이지리아 ‘혼란의 핵’이 된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다. ISIL은 이라크·시리아 지역을 무대로 ‘국경을 초월한’ 칼리프(수장) 국가를 선언한 이라크 반군 무장단체다. 1700여명을 공개 살해할 만큼 대담하고 잔인하다. 같은 이슬람 수니파 계열인 점을 제외하면 아무 연관성도, 교류도 없는 이 두 조직은 근래 반정부 활동, 아동 납치, 무차별 테러, 종파 강요 등 쌍둥이 같은 ‘닮은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신들의 전언과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이들이 어떤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지 짚어 봤다. ●최종 목표는 하나 미국 온라인 매체 월드넷데일리(WND)는 중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코하람과 ISIL이 ‘이슬람 제국’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한 채 서로를 닮아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보코하람의 여학생 사냥이 쿠르드족 학생 납치의 ‘촉매제’가 됐다고도 설명했다. 양측이 서로의 테러 활동을 ‘학습’한다는 얘기다. WND는 “두 조직의 단기적인 목표는 자신들의 교리와 맞지 않는 적들의 심장에 공포를 심어 주는 것이지만, 근본적인 목표는 어린이들”이라고 보도했다. 즉 자녀를 볼모로 삼아 그들의 부모와 지역사회가 이슬람의 기본 율법을 받아들이도록 만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어린이 납치가 단지 부모들의 목에 밧줄을 걸려는 의도만은 아니다. 중동 전문가 짐 필립스는 “ISIL이 어린이들을 세뇌해 그들을 자살폭탄 대원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아이들을 ‘도구’로 쓰려는 속셈인 것이다. 실제 나흘 만에 ISIL을 탈출한 쿠르드족 소년 무스타파 하산은 “그들이 한 달 동안 하루 종일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공부하게 했다”면서 “자살 미션에 대해서도 반복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보코하람 역시 피랍 소녀들을 수감 중인 대원과의 ‘맞교환 카드’로 활용하려 했다. 필립스는 “두 조직 모두 테러를 그들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두 조직은 세계적인 명성이나 명분보다 자국의 특정 정치 사안에 중점을 두고 활동한다. 이 때문에 미군 등 외부인보다 자국 내 적대 세력에 대한 공격이 아주 잔혹한 것이 특징”이라면서 “테러만 벌이는 것이 아니라 ISIL은 도로 건설과 전기 공급을 하고, 보코하람은 조직원 생계를 지원하는 등 사회봉사와 대민 지원으로 환심을 사는 방법도 두 조직이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SNS는 신무기…서방사회·교육 반감도 보코하람과 ISIL의 또 다른 공통점은 소셜미디어를 홍보 도구이자 무기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ISIL은 지난달 이라크 정부군 1700여명을 살해한 사진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 팔이 뒤로 묶인 포로들이 진흙 도랑에 얼굴을 묻고, ISIL 조직원들이 그런 포로들의 머리를 총으로 조준하는 사진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이었다. 보코하람도 몸값 거래를 제안하기 전 납치 여학생들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인증샷’으로 쓰기도 했다. 미국 NBC 방송은 이들 조직이 사기 진작과 신규 지지자 유입, 상대방의 사기를 꺾기 위한 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고 분석했다. 또 대부분의 무장세력이 자신들의 테러 행위를 ‘증명’ 차원에서 올리는 것과 달리 이들은 ‘유명세’를 노려 자극적인 사진을 선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때때로 이들 조직은 고양이를 쓰다듬는 등의 사진을 올리며 ‘이미지 세탁’ 용도로도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 포린폴리시는 이러한 이유에 대해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접근하기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으며, 메시지를 광범위하게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검열 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이 밖에 미국 등 서양 사상과 교육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도 두 조직의 유사점이다. 미국 인터넷 신문 ‘브레이트바트’는 보코하람이 기독교인 수십여 명을 살해하고 교회를 불태웠다고 최근 보도했다. 크리스천포스트는 ISIL 조직원들이 아내와 딸을 강간한 장면을 보고 자살한 모술 지역의 한 기독교인 아버지 사연을 지난달 전하기도 했다. ●알카에다의 씨앗… 안갯속 지도자 두 조직의 뿌리는 9·11테러 등을 일으킨 과격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다. 서정민 교수는 “이들은 모두 알카에다 제3세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슬람 국가’ 건국을 공식 선포한 ISIL은 알카에다를 넘어 세계 이슬람 지하드(성전)의 중심 세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보코하람은 알카에다의 또 다른 분파인 소말리아 이슬람 급진주의 조직 ‘알샤바브’로부터 테러 전술을 전수받으며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이 때문에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후에도 알카에다가 와해되지 않고 아프리카와 중동 각지에서 보코하람과 ISIL 같은 연계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두 조직의 지도자에 대해 정확한 정보가 없다는 점도 비슷하다.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나이조차 불분명하다. 그는 소수의 측근만 접촉한 채 뒤에서 부하들을 조종한다. 성직자 밑에서 공부했고 보르노주립대학 법률·이슬람 학부에 다녔다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다. ‘혼자 행동하는 사람’, ‘변장의 달인’이라고 불릴 만큼 자신의 동선이나 실제 모습 등을 드러내지 않는다. ISIL의 최고 지도자이자 칼리프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신상도 베일에 가려 있다. 축구에 소질이 있었고 바그다드 대학에서 이슬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것, 이슬람 사원의 성직자로 있었다는 정도만 공개됐다. 감옥에서 지하드 조직원을 만나 수니파 일원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과정을 아는 이는 없다. 미국이 셰카우와 알바그다디에게 각각 700만 달러(약 71억원)와 1000만 달러(102억원)의 현상금을 걸었지만 아직까지 그들의 행적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정부출연 대학 총장도 퇴직관료 낙하산

    정부출연 대학 총장도 퇴직관료 낙하산

    퇴직 관료들이 관행적으로 정부 출연 대학의 총장·학장 자리를 차지하는 ‘전관예우’를 고치겠다는 정부의 작업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교육부 출신 공무원으로만 취업제한 대상을 한정하는 바람에 다른 정부 부처 출신들이 정부 조직의 힘을 배경으로 관행적인 총장 및 교수 자리를 챙기는 데 대해선 무방비 상태라는 것이다. 14일 안전행정부 등에 따르면 관료 출신 ‘낙하산 총장’에 대한 불만과 그로 인한 부작용이 불거지자 정부는 교육부 출신 관료가 현직 때 관할하던 대학의 총장 등에 재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취업 제한 대상에 교육부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도 포함돼야 실효성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자원부가 출자한 한국산업기술대학(산기대)의 경우 현임 이재훈(지식경제부 2차관 출신) 총장을 비롯해 그동안 6대 총장 전원이 산업부 퇴직 공무원이었다. 1997년 초대 총장부터 공업진흥청장 출신이었다. 경기과학기술대 등 지방의 정부 출연 대학 역시 퇴직 관료들이 꿰차고 있다. 경기과학기술대는 산업부 국장 출신의 김필구씨가 총장을 맡고 있다. 1992년 문을 연 한국기술교육대도 7대 총장까지 초대 총장을 제외한 전원이 공무원 출신이었다. 2, 3대 총장을 지낸 권원기 전 총장은 과학기술처 차관 출신이었고, 나머지는 고용노동부 출신이었다. 이 학교는 7대 총장을 지내던 이기권 전 고용부 차관이 최근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총장 자리가 공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공언한 대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차원에서 관료가 아닌 민간에서 신임 총장이 올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고용부 산하 산업인력공단의 출자 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의 경우도 8명의 권역대학장과 25명의 지역대학장 등 33명의 학장급 가운데 고용부 3명, 안전행정부 2명, 여성가족부 1명 등 퇴직 관료가 여섯 자리를 차지했다. 그외 여의도연구소 전문위원 등 정치권 출신 2명, 한국노총 등 유관단체 출신 3명 등이 학장 자리에 앉아 있다. 또 다른 국립대인 한국농수산대학의 현임 남양호 총장은 대통령실 농수산식품비서관 출신이다. 전임 배종하 총장도 농림축산식품부 국장 출신이다. 정부 출연 대학이나 국립대의 경우 총장 후보자를 뽑는 총장 후보자 선임위원회를 전·현직 관료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 구조부터 고쳐야 낙하산 문제의 개선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기대 이사회의 경우 당연직 이사 9명 가운데 8명이 현직 관료 또는 퇴직 관료 출신이었다. 다른 대학들의 이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 총장은 대학사회의 리더로서 오랜 강의 및 연구 경험을 토대로 교수, 학생, 교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대학의 미래를 열어 나가는 자리로 통한다. 그러나 창조와 융합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에서 오히려 관료 출신들이 총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경직된 관료 문화를 고스란히 옮겨 와 대학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석우 기자 jun88@seoul.co.kr [전문가 의견] “교수 관심사까지 간섭… 독립성 훼손” “정부 로비 채널 전락… 부정부패 초래” 퇴직 관료들이 대학교 총장 등으로 오게 되는 문제에 대해 현직 교수들 역시 대단히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특히 대학 독립성 훼손뿐만 아니라 예산낭비와 부정부패까지 초래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윤영진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학에 아무려면 총장 할 만한 사람이 없겠느냐”면서 “전직 공무원이 해당 부처가 설립한 대학에 낙하산으로 온다는 것은 결국 정부 로비를 위한 채널이라는 목적 말고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관료들이 대학을 장악하게 되면 대학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면서 제대로 된 심사 없이 예산 지원을 한다면 결국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직 관료 출신 총장에게는 분명한 장점도 있다. 그건 바로 정부 프로젝트를 따기 쉽다는 점과 학내 비리 문제가 공론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편하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학은 구조조정 압박에 몰려 있고 예산과 규제는 교육부 등 정부가 틀어쥐고 있는 상황에서 전관을 총장으로 임명하면 관리자 역할뿐 아니라 교수들의 학문적 관심사까지도 간섭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보니 대학의 독립성이 더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준혁 한신대 역사학과 교수는 “결국 대학으로서는 정부 예산지원이 목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직 관료들을 총장이나 재단 이사진으로 초빙하는 건 그나마 규모가 있는 대학이고, 군소 대학은 그마저도 쉽지 않다”면서 “결국 낙하산 관행이 대학 간 불균형을 악화시키고 대학을 구조조정만이 지배하는 곳으로 전락시켜 버린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기고] 산업재해 리스크 관리 선진국으로 가는 길/장동한 건국대 상경대 교수

    [기고] 산업재해 리스크 관리 선진국으로 가는 길/장동한 건국대 상경대 교수

    올해로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제도가 도입된 지 50년이 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보험으로서 1964년 도입된 산재보험은 산업화와 고도성장의 이면에서 사회 안정장치로 크게 기여했다. 산업안전보건 규제와 더불어 산업재해 예방 및 피해 보상에 있어 산업재해 리스크 관리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전 경시 풍조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산업재해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커지면서 산재보험 도입 50주년의 의미가 빛을 잃은 듯해 아쉽다.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한 안전사고 증가, 사업주의 산재 처리 기피 현상, 산재보험제도의 도덕적 해이 등 개선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산업재해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리스크는 적지 않고 이들을 관리하는 시스템 또한 엉성하다. 이런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산재보험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사회보험은 지속 가능한 사회보험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형평성 제고와 더불어 시스템의 비효율성 타파를 목표로 하는 사회보험시스템은 그 자체로 지속 가능성을 지향해야 한다. 저명한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 교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부르고 있다. 우리 사회는 성장할수록 사회적 불확실성 또한 점점 커진다. 천재지변, 대형 인재, 테러와의 전쟁, 양극화 심화, 가정 파괴, 취업난, 먹거리 불안, 신종 바이러스 출현 등. 가진 것이 많아지고 먹는 건 풍성해졌는데 사회적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 왜일까. 우리 사회의 리스크 관리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 아닐까 싶다. 안정 속의 성장으로 정의되는 지속 가능 성장이 우리 사회의 발전 비전임을 생각할 때 안정을 향상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는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전략이 된다. 위험요소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손실 발생 가능성과 예상손실을 면밀히 분석해 그 상황에 최적인 사전 예방 및 사후 관리 수단을 모색해 실행하며 개선하는 일련의 의사결정 과정을 리스크 관리라 한다. 우리 사회의 성장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여러 위험들을 사전·사후에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발생 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안정 속의 성장을 도모하는 시스템이다. 우리 경제의 주요 리스크인 산업재해 리스크 역시 산재 예방, 효과적인 사후 대처, 피해 보상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산업재해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 보완, 개선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공기업 탐방] “공짜 하이패스 100만대 보급·휴게소도 호텔처럼 등급화할 것”

    [공기업 탐방] “공짜 하이패스 100만대 보급·휴게소도 호텔처럼 등급화할 것”

    한국도로공사가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100가지 약속을 내걸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청결부터 통일을 대비한 사업까지 다양하다. 이른바 ‘국민 행복 100약(約)’이다. 공짜 하이패스 단말기 같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많다. 약속 실천을 진두지휘하는 장수는 ‘낙하산 인사’로 거론됐던 김학송 사장이다.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김 사장이 임명될 때 공사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비전문가가 거대 공기업을 어떻게 운영할까,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데만 골몰하지 않을까 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국민 행복 100약이 ‘쇼’에 그칠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약속을 내놓은 지 6개월 만에 41개를 실천에 옮겼다. 구체적인 방향도 나왔고 올해 말까지 약속의 80%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김 사장을 만나 국민 행복 100약에 대한 실천 의지를 들어 봤다. →국민 행복 100약 선포 의미는. -국민에게 선포하기 전에 임직원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기도 하다. 노조와 머리를 맞대고 만들었다. 국민 행복을 위해 앞장서고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개 약속이다. 직원들이 내놓은 2000여건의 아이디어와 국민 제안, 고객의 소리를 바탕으로 골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명하달식 아이템이 아니다. 직원과 국민 간 소통을 통해 나온 진정한 혁신의 아이콘이다. 약속 가운데 구호로 끝나는 과제는 없다. 모두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많은 약속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과제는.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인 ‘통일희망나무’ 심기다.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는데 도공 입장에서 ‘통일은 초대박’이다. 통일 이후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 북한에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마땅히 도공의 역할이 커진다. 그중 하나가 북한 고속도로 주변에 심을 나무를 미리 가꾸는 일이다. 남한의 고속도로 유휴 부지에 3년간 1500만 그루를 심을 것이다. →최근 공기업 부채가 화두다. 부채 과다 기관이라는 오명이 붙었는데. -부채 규모가 26조원이다. 다섯 번째로 많다. 하지만 원인을 정확히 짚어야 해결책도 나온다. 부채 증가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고속도로 건설은 단기간에 걸쳐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고 3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통행료로 회수하는 구조라서 부채 증가가 불가피하다. 건설자금은 재정과 도공이 1대1 매칭으로 조달해 왔다. 그런데 재정 부족과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매칭 없이 도공이 단독으로 6조 7000억원을 투자하도록 했다. 이자 비용 1조 9000억원까지 포함하면 8조 6000억원의 부채가 증가한 셈이다. →통행료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 않나. -무조건 통행료 인상을 억제한 것도 부채 증가의 원인이다. 도공 수입의 90% 이상이 통행료에서 나온다. 2006년 4.9% 인상 이후 동결됐다가 2011년 2.9% 올랐다. 건설 원가의 81.9%에 불과하다. 물가상승률에도 크게 못 미치고 일본과 비교해 6분의1 수준이다. 만만한 게 도공이라고, 공익을 위한 통행료 감면도 부채를 키우고 있다. 경차, 출퇴근 차량,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등에 대해 감면해 주는 통행료가 연간 2500억원에 이른다. 출퇴근 차량까지 할인해 주라는 정책은 문제라고 본다. →부채를 줄일 대책은 있나. -2017년까지 6조 4000억원을 줄일 계획이다. 고속도로 투자 규모를 연 2조 5000억원 수준으로 조정했다. 팔 수 있는 것은 다 판다. 본사 부지, 출자회사 지분, 휴게시설 운영권 등 보유 자산을 제값 받고 파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직원들은 경상경비 18%, 업무추진비·잡비 등 소비성 경비를 30% 절감한다. 임직원의 임금도 감액, 동결했다. →공짜 하이패스 단말기가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100약 가운데 하나다. 연간 3조 3000억원의 통행료 수입 가운데 3000억원 정도가 요금정산소 인건비로 나간다. 인건비를 줄이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하이패스 보급이다. 하지만 하이패스 이용률이 제자리다. 비싼 단말기 가격이 원인이다. 단말기 제조업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도공이 100만대를 발주할 테니 가격을 내려 보라고 했다. 시중에서 10만~20만원 하는 단말기 가격이 2만 5000원까지 내려갔다. 9월 초부터 국민 보급형 단말기가 보급된다. 여기에 금융상품과 연계해 고객들이 무료 또는 더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2개 신용카드사가 공짜로 주기로 하면서 공짜 단말기가 탄생한 것이다. 오래된 단말기와 고장 난 단말기는 도공이 무료로 교체해 줄 계획이다. 단숨에 하이패스 단말기 100만대 보급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본래 100만대를 내년 말까지 보급할 계획이었는데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쯤 모두 팔릴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톨링’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방식 논란이 많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지역 공약 문제가 아니다. 서울~세종 간 동맥경화 현상이 심각하다. 지·정체가 아니라 거의 주차장 수준이다. 고속도로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속도로가 필요하다. 더 늦출 수 없다고 본다.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민자사업은 당장 재정이 투자되지 않지만 결국 다른(국민) 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사업이다. 투자자의 과다 이익도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지 않나. 재정 투자가 바람직하다. →고속도로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가장 많은 사고가 졸음운전에서 비롯된다. 졸음쉼터를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이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 각종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어떤 지사에서는 물파스 나눠 주기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유형에 대해 반복적인 훈련을 하는 것만이 사고를 줄이는 최선책이다. 최근 마장터널에서 훈련해 본 결과를 바탕으로 51개 지사별로 훈련하도록 계획을 세워 실천 중이다. →휴게소 서비스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휴게소는 도공의 얼굴이다. 휴게소가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어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도공이 매겼던 등급을 이용자들이 평가하도록 했다. 호텔처럼 5성급, 4성급, 3성급 등으로 평가해 이용자들이 휴게소 수준을 알고 선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9월쯤 결과가 나온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휴게소의 서비스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 추석 이전까지 여자화장실도 대폭 확충한다. 대담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김학송 사장은 ▲경남 진해(62)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경남대 북한대학원 석사 ▲16~18대 국회의원(한나라당, 새누리당) ▲원내 부총무, 제1사무 부총장, 전략기획본부장, 전국위원회 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 간사, 국방위원장
  • [노주석의 서울 택리지 테마기행] 지명(상)

    [노주석의 서울 택리지 테마기행] 지명(상)

    ●북악인가 백악인가… 조선 초기부터 명실공히 백악산 경복궁 뒤에 피지 않은 한 떨기 모란 꽃송이처럼 솟구친 수려한 산의 이름은 둘이다. 백악(白岳)이기도 하고 북악(北岳)이기도 하다.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이 산을 놓고 면악, 공극산 등 다양한 지명이 등장하지만 결국 두 개의 이름만 살아남았다. 이 산의 이름이 중요한 것은 조선의 수도를 한양으로 정하도록 결정지은 산이기 때문이다. 이 산이 있었기에 새로운 나라의 수도를 송악(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겼다. 우리는 이런 중요한 산 이름을 별 생각 없이 극과 극을 달리는 두 개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또 어떤 이는 백악인지 북악인지 헷갈린다면서 뭉뚱그려 북한산이라고도 부른다. 곡할 노릇이다. 청화산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태조가 중 무학(무학 대사)을 시켜 도읍 터를 정하도록 하였다. 무학이 (삼각산)백운대에서 맥을 따라 만경대에 이르고, 다시 서남쪽으로 비봉에 갔다가 한 개의 돌비석을 보니 ‘무학오심도차’(無學誤尋到此·무학이 길을 잘못 찾아 여기에 온다)라는 여섯 글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이는 도선(신라 도선국사)이 세운 것이었다. 무학은 길을 바꿔 만경대에서 정남쪽 맥을 따라 바로 백악산 밑에 도착하였다. 세 곳 맥이 합쳐져서 한 들로 된 것을 보고 드디어 (경복궁)궁성 터를 정하였는데, 곧 고려 때 오얏(자두나무)을 심던 곳이었다”고 한양천도 당시 주산 백악과 명당 경복궁 택지에 얽힌 일화를 전한다. ‘오얏을 심던 곳’이라는 표현은 고려 중엽 때 비롯된 것이었다. 도선의 ‘도선비기’에 전해지는 ‘목자득국’(木字得國·이씨 성을 가진 자가 나라를 얻어 한양에 도읍 하게 된다)의 도참설을 깨고자 삼각산 면악(백악) 남쪽에 오얏(李木)나무가 무성하자 윤관 장군 등 벌리사(伐李使)를 보내 싹둑 잘라 기를 누른 사례를 말한다. 이 마을을 ‘벌리’라고 불렀는데 ‘번리’(?里)를 거쳐 지금의 강북구 번동으로 변했다. 오패산 혹은 벽오산이라고 불리다가 지금은 ‘북서울 꿈의 숲’ 공원이 조성됐다. 이렇듯 한양천도는 풍수지리의 원리에 따라 백악을 주산(主山)으로 정하고서 산 아래 명당 혈 자리에 남쪽을 향해 왕궁을 짓기로 하면서 현실화됐고, 오늘에 이르렀다. 조선 초기 이 산의 이름은 명실공히 백악이었다. 산꼭대기에 진국백(鎭國伯)이라는 여신(女神)을 모신 백악신사(白岳神社)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고산자 김정호가 남긴 ‘수선전도’나 ‘경조오부도’ 등 대표적 지도에도 백악이라고 기록돼 있다. 백두산이나 태백산이 그렇듯 산 이름에 ‘흰 백’(白)자를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우리는 흰 백자를 ‘밝다’ 또는 ‘으뜸’이라는 의미로 썼다. ‘흰 머리를 인 으뜸가는 산’이라고 풀 수 있다. ‘북녘 북’(北)자는 꺼렸다. 북쪽을 향해 머리를 두지도, 눕지도 않았다. 북망산(北邙山)처럼 죽음을 나타낼 뿐 아니라 패하다, 등지다, 분리하다, 도망하다는 뜻이 들어 있어 금기시했을 법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북악산 또는 북악이 지배 지명이 됐다. 근대 이후 만들어진 대부분의 지도와 책에 이 지명이 자리 잡았다. 단서를 찾아보니 중종 때(1530년)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북악산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앞에는 남산이 솟았고, 뒤에는 북악산이 높다”라고 적었다. 이 산의 수호신이 한양의 풍수를 관장하는 북 현무(北 玄武)이고, 사람들에게 친숙한 남산이나 한강의 북쪽에 자리 잡은 산이어서 그렇게 불렀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후 나온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백악부아암도’ 등 그림이나 지도에서는 어김없이 백악이라고 썼다. ●삼각산이냐 북한산이냐… 일제에 의해 잊혀져간 삼각산 1940년 창씨개명(創氏改名)을 통해 내선일체(內鮮一體)를 시도한 일제가 사전 정지작업으로 1914년 행정구역 개편을 내세워 대대적인 창지개명(創地改名)을 꾀하면서 성스러운 산 이름에 분탕질했을 것으로 의심된다. 무엇보다 서울의 조상 산인 ‘세 개의 뿔’ 삼각산(백운대·인수봉·만경대)을 북한산이라고 의도적으로 바꿔 버린 명확한 증거가 있다. 경성제국대학 교수 이마니시 류가 1916년 조선총독부에 제출한 ‘북한산 유적조사 보고서’가 그것이다. 그는 삼각산이라는 멀쩡한 이름을 두고 북한산이라는 지명을 보고서에 사용했다. 한양과 한강의 북쪽에 있는 산이라는 게 이유였다. 고구려 때 북한산군(北漢山郡)이라고 불렸으며, 백제 개루왕 때 북한산성을 쌓았고, 조선 숙종 때 북한지(北漢誌)를 발간하는 등 북한산이라는 지명이 생경한 것은 아니지만, 삼각산이라는 민족정기를 상징하는 신령스러운 지명이 사라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83년까지 두 이름이 혼용됐지만, 정부가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삼각산은 힘을 잃었다. 일본인 학자만 책망할 일이 아니다. 역사의식 없는 행정 당국의 잘못이 더 크다. 조선총독부와 총독관저가 경복궁 뒤 고려 이궁 터에 틈입했고, 경무대와 청와대가 이어받으면서 백악이라는 이름은 잊혀 갔다.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출입이 통제되면서 갈 수 없는 산이 돼 버렸다. 북악스카이웨이와 북악터널이 상류층의 드라이브 코스나 요정 가는 길로 인기를 끌면서 북악이라는 지명의 사용 빈도가 높아졌다. 2006년 폐쇄됐던 숙정문을 38년 만에 열고 난 뒤 문화재청은 백악신사가 있던 산마루에 ‘백악산 342m’라고 새긴 돌비석을 세웠다. 또 2009년 백악산을 국가지정 명승 제67호에 올렸다. 이 산의 명칭을 백악산이라고 공식 인정한 것이다. 더불어 삼각산도 명승 제10호로 제 이름을 찾았다. 그러나 아직 대한민국 국민 열 명 중 아홉 명이 백악은 북악, 삼각산은 북한산이라고 부른다. 안내 표지판과 안내책자, 역사책에도 여전히 그렇게 적혀 있다. 이름을 찾은 건 다행이지만 제 이름으로 불러야 산의 영험함이 살아난다. ●백악산·삼각산 공식 인정… 국가 지정 명승지로 지명(地名)이란 땅 이름이다. 사람에게 인명이 있듯이 땅에도 지명이 있다. 인명이 사람의 뿌리라면 지명은 인명을 낳은 땅의 뿌리인 것이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가 펴낸 ‘서울 지명사전’에 따르면 “땅 이름도 사람 이름과 마찬가지로 그 장소가 다른 장소와 구별되는 개성을 지닌 존재라는 의식과, 그 장소가 쓸모가 있어서 이름을 붙일 가치가 있다는 의식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지명의 존재성과 유용성을 설명하고 있다. 지명학(地名學)에서 지명은 ‘사람을 제외한 모든 자연과 삼라만상의 이름’이라고 정의했다. 우리를 둘러싼 향토 역사문화가 집대성된 기록인 셈이다. 사람을 둘러싼 지리적, 역사적, 민속학적, 유전자적 특성과 흔적이 지명 속에 살아 숨쉬는 것이다. 우리말의 어휘 중 가장 숫자가 많고 사용 빈도가 높은 것도 지명이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기 이전까지 말과 글이 달라 그 전까지 존재했던 우리말 자료가 거의 없다. 우리말 소리에 맞는 한자를 빌려 표기한 향가 25수를 제외하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에 기록된 옛 지명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명은 인명을 낳은 땅의 뿌리… 역사의 수수께끼 푸는 열쇠 지명은 한 번 붙여지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역사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이다. 서울은 고대 부여의 도읍 소부리와 신라의 도읍 서라벌에서 음운 변화된 유일한 우리 고유어 지명이다.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아 이천 년 이상을 버틴 하나밖에 없는 우리말 지명이다. 그런데 중국인들이 ‘한성’(漢城)이라고 적고 ‘한청’이라고 읽는 불편을 없애겠다면서 ‘수이’(首爾)라는 억지춘향식 한자 이름을 붙이고 ‘셔우얼’이라고 읽도록 했다. 얼빠진 발상이다. 우리는 이미 백두산정계비에 쓰인 ‘토문강’(土門江)이라는 두 개의 지명 탓에 드넓은 동간도를 중국에 빼앗긴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도 독도 대 다케시마(죽도), 동해 대 니혼카이(일본해)라는 지명을 놓고 일본과 피 터지게 다투고 있다. 불명확한 지명 표기 탓에 겪은 숱한 불이익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조선 건국의 설계자 삼봉 정도전은 경복궁과 종묘·사직 그리고 한양도성 성곽을 축성했다. 궁 이름은 물론 근정전과 광화문 등 전각의 이름을 명명했다. 숭례문·흥인지문·돈의문·숙정문 등 사대문과 보신각, 광희문·혜화문·창의문·소덕문 등 사소문의 이름이 그때 붙여졌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남북 간 축선상에 육조거리(광화문광장)를, 동서 간 축선에 운종가(종로)를 두고 시전행랑을 들였다. 도읍건설을 완성한 뒤 “앞은 한강수여 뒤는 삼각산이여”라고 도성의 위용을 읊었다. 삼봉은 한양(한성부)을 5부 52개 방으로 행정구역을 나눴고 이름도 직접 지었다. 이때 지은 52개 지명 중 현존하는 지명은 적선, 서린, 가회, 안국 등 4개밖에 없다. 몇몇 지명은 길 이름이나 학교 이름 등에 남았지만 나머지 지명은 다른 지명과 합쳐지거나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변질되거나 멸실됐다. 산업화 과정에서 혁명적 변화가 수반됐지만 40년에 불과한 식민시대에 벌어진 지명 훼손과 왜곡은 뼈저렸다. 일제는 단군 이래 5000년 내려온 지명의 역사를 갈아엎었다. 지명에 담긴 사람과 자연의 역사를 짓밟았다. 한국땅이름학회 조사에 따르면 서울 중심 8개 구의 법정동 명칭 중 3분의1이 그때 일그러졌다. 종로구 지명의 3분의2가 난도질당했다. 광복 후 빼앗겼던 사람 이름은 되찾으면서 비틀린 땅이름은 바로잡지 못했다. 남은 지명은 유래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 선임 기자 joo@seoul.co.kr
  • 농식품부 “쌀관세화 외 대안 없다” 농민단체 “한국의 식량주권 붕괴”

    농식품부 “쌀관세화 외 대안 없다” 농민단체 “한국의 식량주권 붕괴”

    한국의 쌀 시장 개방(관세화) 유예 기간이 올 연말로 끝남에 따라 정부는 오는 9월말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 개방 여부, 관세율 등을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 농민단체 사이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으면 연간 40만 9000t에 달하는 의무수입물량을 두 배 이상 늘려야 하는 등 쌀 산업에 가해지는 타격이 더 크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농민단체는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해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인홍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주최한 ‘쌀 관세화 유예 종료 대응에 관한 공청회’에서 “내년(2015년)부터 쌀 관세화로 이행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고 사실상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쌀 의무수입물량을 늘리는 대신 높은 관세율을 적용해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국내 쌀 산업 보호에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여 차관은 “가능한 한 최대치의 관세율을 설정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쌀 가격 및 농가소득 감소에 대비해 소득안정장치를 보완하고 수입쌀의 부정 유통을 방지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22%밖에 되지 않고 쌀 자급률도 2011년 80%대로 떨어졌다”면서 “정부는 WTO와 협상도 하지 않고 쌀 관세화 불가피성만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쌀 시장 개방은 한국의 식량주권 붕괴를 의미하며 개방하더라도 관세율을 510%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쌀 시장 개방에 찬성하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시장을 개방하는 대신 정부가 400% 이상의 고율 관세 적용, 향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시 관세 철폐 품목에서 쌀 제외, 동계논 이모작 직불제 단가 인상, 농업정책금리 1%대 인하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찬반으로 나뉘었다. 박동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0~500% 관세를 부과하면 추가 쌀 수입은 미미할 것이며, 쌀 직불제가 있어 농민에게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장경호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쌀 관세율 문제가 FTA 등과 연계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한 쌀 시장을 개방하려는 정부 입장은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생명의 窓] ‘잡종’을 길러내는 교육이 필요하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생명의 窓] ‘잡종’을 길러내는 교육이 필요하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내가 가르치는 유전학에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잡종의 힘‘이다. 식물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이 현상은 유전자가 서로 더 많이 섞여 있어 더 많이 잡종일수록 더 우세한 개체를 만든다는 것이다. 식물의 경우 잡종일수록 수해나 가뭄 등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 성장 속도, 키, 열매의 질 등에서 훨씬 뛰어나다. 그래서 더 많은 유전자가 잡종인 씨일수록 비싼 값에 거래된다. 여러 가지 유전자의 잡종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잡종 내에서 다시 교배하면 일정 비율로 잡종인 유전자의 비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종자산업에서는 계속 서로 다른 순종끼리 교배하여 잡종을 유지하는 것이 큰 관건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이미 너무 유행해 시시하고 진부한 단어가 됐지만 교육에도 융합이니 통섭이니 하는 잡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런 논의가 있는 이유는 기존의 순종적인, 즉 학과나 전공으로 단절된 교육과 지식만으로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현재와 미래에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그러나 단어의 유행과 달리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융합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간 세상이 극심하게 바뀌었어도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반세기 이상 계속 학생들을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 교육하고 있다. 관심이 다양하게 발달할 수 있는 어린 학생 시절에 흥미에 따른 교육이 아닌 문과 이과로 나누어 과목 선택과 교육 내용을 제한받는다. 또 대학 입시에서 채 스무 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무슨 전공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하며, 문과 이과를 뛰어넘는 전공 선택이 불가능한 입시를 강요받는다. 외국의 명문 대학들이 신입생의 40% 이상을 전공을 정하지 않고 뽑는 것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대학에 입학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다. 학과 이기주의로 모든 학과가 단절돼 있어 선택한 전공학과의 벽을 넘는 교육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학교육에서 인문·사회적 소양과 과학적 사고 및 기술적 적응력을 융합하는 교육은 말뿐이다. 간혹 이런 융합적 지식 욕구에 목마른 학생들이 있어도 사회에 나가려면 벽에 부닥친다. 취업이나 진학 시 처음 받는 질문은 무엇에 관심과 능력이 있느냐보다는 무슨 학과 출신, 무슨 전공인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의 교육과 사회 구조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문제해결 능력을 갖는 우수한 잡종의 탄생을 시스템적으로 막고 있다. 어떻게 이런 시스템하에서 창조적 인력 양성이 가능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2002년 노벨상 생리의학상 수상자 로버트 홀비츠 박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잠깐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와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감동시킨 것은 그의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 재미난 경력이었다. 그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4학년 때 우연히 룸메이트의 소개로 생물학 강의를 수강하면서 생명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를 주도한 과학자 중 한 분으로 현재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과학기술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MIT의 에릭 랜더 교수는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질병 연구의 대가다. 그러나 그는 원래 수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 수학을 가르치던 학자였다. 한 가지 지식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시대, 우리 교육도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소화해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열정을 찾는 ‘잡종’을 길러낼 수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 이미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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