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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가보지 않은 길에 나선 한국외교/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가보지 않은 길에 나선 한국외교/오일만 논설위원

    톈안먼 성루는 중국 외교의 살아 있는 현장이다. 톈안먼 성루에서 투영되는 모습은 중국의 국가전략을 읽을 수 있는 풍향계가 되기도 한다. 45년 전인 1970년 10월 1일, 톈안먼 성루로 가 보자. 중국 건국 21주년 기념식을 주관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미국 저널리스트 에드거 스노와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타전됐다. 마오는 한국전쟁에서의 무력충돌 이후 중국의 주적이었던 미국과 관계 개선을 내심 원했고 의도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미국인 기자를 초청한 것이다. 불행히도 미국은 마오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몇 달 후 마오는 다시 스노를 초청해 장시간 환담을 하면서 “닉슨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얘기를 하다가 뭔가 성사가 돼도 좋고 안 돼도 그만”이라는 비밀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오의 의중은 미국에 전달됐고 이듬해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의 극비리 베이징 방문으로 이어진다. 1972년 마오·닉슨 정상회담에 이어 1979년 역사적인 미·중 수교로 매듭이 된다. 45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전승절 70주년 행사를 치르면서 톈안먼 성루에 박근혜 대통령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근 거리’에 세웠다. 미국 동맹국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한 박 대통령이 톈안먼 성루에 서서 중국군 열병식을 지켜보는 장면이 동아시아의 획기적 정세 변화를 알리는 상징인 것은 사실이다. 우리 언론들은 ‘한·중 신(新)밀월 시대’의 도래라고 흥분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우선 우리가 처한 사실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접점이 됐고 정면충돌을 피하고 싶은 강대국들은 늘 완충지대로 한반도를 이용해 왔다. 1940년대 최강국인 미국과 소련은 38도를 경계로 한반도 분할에 합의했고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다시 이 분할 구도를 고착화했다. 21세기 글로벌 파워가 된 미국과 중국 역시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그들의 국익을 관철하는 무대로 이용하고 있다. 2005년 신설된 미·중 경제전략 대화에서 당시 로버트 졸릭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에도 좋고 미국에도 좋은 한반도 시나리오를 강구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미·중의 한반도 정책은 남북 분단과 대치 상태를 지속시키는 ‘현상 유지’에 있다는 점이다. 이들 주요 2개국(G2)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란 말로 그들의 정책을 포장하지만 냉정하게 짚어 보면 전쟁을 막고 통일도 막는 ‘현상 유지’ 전략이다. 미국과 중국이 추구하는 국익은 통일을 지향하는 우리의 외교노선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엄혹한 국제정세다. 군사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중화부흥 야심과 아시아 회귀를 주창하는 미국의 전략은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갈등과 충돌을 잉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G2가 주요 파트너가 된 우리에게 더 창의적인 신사고(新思考)가 필요하다. MB(이명박 전 대통령)식의 한·미 동맹 최우선 정책은 중국의 반발에 직면해 최악의 한·중 관계로 귀결됐고 노무현 정권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구체적인 성과 없이 최악의 한·미 관계를 빚어냈다. 이런 시행착오 때문에 기계적인 중립·균형 외교에 나선다면 주변국 모두에 경원시당할 위험이 크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소극적 줄타기 외교는 국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패배주의 외교나 다름없다. 반대로 미국과 일본이 희망하는 한·미·일 안보 협력 구도는 역으로 북·중·러 연대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는 주변국들과 다양한 경제협력으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우리의 외교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중국이 적대국 미국과의 수교로 국제적인 위상과 실익을 취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동북아에서의 화해 협력을 추구하는 대의명분을 틀어쥐고 주변국의 국익을 일치시키는 ‘가교 외교’는 우리에게 중진국 외교의 길을 제시한다. 이번 박 대통령의 중재로 성사된 한·중·일 정상회담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강대국이 짜 놓은 외교 안보 프레임에 우리 스스로 갇히는 것은 그야말로 하수(下手)의 외교다. oilman@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조선은 이렇게 망했다 1·2(양진인 지음, 임홍빈 옮김, 알마 펴냄) 중국 근대 소설가가 조선멸망의 전말을 엮은 팩션. 1920년 중국 익신서국이 발간한 소설 ‘회도조선망국연의’를 번역하고 주석했다. 40년간 급박하게 돌아가던 조선왕국과 일본, 청 등 3국의 형세를 그렸다. 일제의 치밀한 책략과 청 제국의 지리멸렬, 조선의 파행을 객관적으로 포착, 당대 동아시아 정치외교를 조망하면서 조선망국의 참상을 입체적으로 부각한 게 특징. 서양함대의 조선 침략, 동학농민전쟁, 청일전쟁, 민비 살해, 자강운동, 애국자들의 투쟁, 통감부 설치, 일본 거류민 난동을 거쳐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과 대한제국 멸망으로 막을 내린다. 조선 백성부터 고종, 민비, 김홍집, 박영효, 리홍장 등 청 제국의 주요 인물, 메이지 천황, 일본 외교·군사계 거물, 서양 외교관까지 다양한 인물이 묘사된다. 각권 296쪽. 1만 1000원. 홍익희의 유대인 경제사 1·2(홍익희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5000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해 온 유대인의 궤적을 추적했다. 2013년 출간된 ‘유대인 이야기’를 총 10권으로 풀어쓰는 시리즈의 첫 두 권. 핍박과 고난 속에서 살아남아 세계경제를 주무르는 유대인의 경제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닥친 경제위기 극복 해법과 미래의 성장동력을 제시한다. 1권은 세계경제의 기원 편. 최초의 도시 예리코에서 시작된 문명부터 유대인의 조상 아브라함이 어떻게 영원한 계약을 맺게 됐는지를 소개한다. 철기문명의 탄생과 인류의 대이동, 페니키아와 히브리, 그리스 시대 무역까지 다루고 있다. 2권은 BC 750년 로마 건국으로 시작된 고난의 역사와 이어지는 2000년 방황을 담았다. 알렉산더 대왕과 헬레니즘의 등장, 바빌론 유수기의 유대인 상업활동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1권 376쪽, 2권 376쪽. 각 1만 8000원. 과학, 인문으로 탐구하다(박민아 외 지음, 한국문학사 펴냄) 한국문학사가 시도하는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시리즈 다섯 번째. 한양대(박민아), 전북대(선유정·정원)에서 강의하는 과학자들이 예술, 철학, 사상, 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학의 관계를 살폈다. 과학의 기본 개념과 기원, 타 분야와의 만남에서 생기는 다양한 현상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살피는 구성이 독특하다. 과학의 본모습과 함께 현대과학에서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과학과 예술의 동반 관계를 비롯해 과학과 사회의 교감과 진화, 역사 속의 과학, 전쟁에 동원된 과학기술, 대중문화와 과학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과학혁명 구조며 종교개혁의 일등공신 인쇄술, 산업화와 제국주의의 신호탄인 증기기관, 환경협약의 딜레마 ‘교토의정서’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392쪽. 1만 4500원. 전쟁과 문명(허남성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 ‘전쟁은 평화보다 훨씬 더 일반적인 현상이었으며 문명탄생 이전부터 인류가 끊임없이 겪어 온 뼈아픈 경험의 일부였다.’ 전쟁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진화해 왔으며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우리가 당면한 북핵 문제를 비롯한 남북 대치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 이런 문제들은 더이상 정책 수립가나 전략가, 군인들만이 해결해야 할 전유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총력전을 놓고 ‘그 누구의 정치적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한 필요성을 덮고도 남을 만큼 엄청나게 큰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한다. 국방대 명예교수가 문명 발달과 함께 진화하는 전쟁 양상을 파헤쳤다. 국내에선 생소한 신군사의 관점에서 전쟁을 다룬 게 특징. 과학기술, 철학, 정보 등 여러 분야의 융합과 상호작용까지 종합적으로 살폈다. 420쪽. 2만 5000원.
  • 캠퍼스 푸드트럭 사장님은 대학생

    캠퍼스 푸드트럭 사장님은 대학생

    3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관 앞 노천극장에서 열린 ‘캠퍼스 푸드트럭 프로젝트’ 개업식에서 대학생 사장이 학생들을 상대로 시식 행사를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대학생들이 캠퍼스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할 수 있도록 기업과 대학, 정부가 지원하는 창업 교육이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중국 열병식] 시진핑이 탄 ‘홍치’ 화제…첨단무기 만큼 눈길 끈 ‘권력의 상징’

    [중국 열병식] 시진핑이 탄 ‘홍치’ 화제…첨단무기 만큼 눈길 끈 ‘권력의 상징’

    중국 열병식에서 시진핑이 탄 차 '홍치'(紅旗)가 화제다. 중국이 3일 수도 베이징에서 ‘중국인민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과 사상 최대 규모 열병식을 개최했다. 시진핑 주석은 연설을 마친 뒤 중국 자동차인 ‘훙치’를 타고 사열했다. 홍치는 중국제일자동차그룹의 브랜드로 중국 국기인 오성기를 연상시킨다. 과거 마오쩌둥이 애용한 전용차로도 유명하다. 브랜드명의 한자 로고도 마오의 친필로 알려졌다. 후진타오 전 주석도 지난 2009년 신중국 건국 60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홍치를 이용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이 탑승한 L5 차량은 지난해 4월 2014 베이징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L5 모델이다. 가격은 약 14억원으로 우주선 유리 제작 기술을 적용했으며 방탄 기능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 L5는 클래식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겉모습과 최고급 나무 장식 및 가죽을 사용해 붉게 꾸민 실내가 인상적이다. 길이 5555mm로 너비는 2018mm, 높이는 1578mm, 휠베이스는 3435mm이다. 차체 중량은 3150kg를 육박한다. 6.0리터 V12 엔진을 장착하고 최고출력은 408마력, 최대토크는 55.9kg.m로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 200km를 자랑한다. 한편 열병식에는 시진핑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북한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 정상급 외빈 50여명과 각국 외교사절 등이 대거 참석했다. 역대 최대규모의 이번 열병식에는 군 병력 1만 2000여명과 500여대의 무기 장비, 200여대의 군용기가 총동원됐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톈안먼 성루 위 朴대통령… 한·중 새 시대로

    톈안먼 성루 위 朴대통령… 한·중 새 시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3일 톈안먼 성루에 섰다. 대한민국 정상으로 최초다. 역사의 반전이다.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이 1954년 마오쩌둥(毛澤東) 국가주석과 함께 섰던 그곳이다. 왕권과 힘의 상징인 자색(紫色) 성루에 오른 박 대통령의 황금색 재킷은 보색처럼 도드라지면서 ‘새로운 한·중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행사에서 북·중 혈맹의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북한 대표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행사의 숨은 연출자인 중국중앙TV로부터 거의 외면당했다. 성루 위의 끝 편 그의 자리는 냉랭한 북·중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6·25전쟁 휴전 직후인 61년 전 신중국 건국 5주년 기념식에서 김일성과 마오 주석이 ‘항미원조’(抗美援朝)의 혈맹을 과시한 그 자리에는 박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10년 인연의 ‘라오펑여우’(朋友·오랜 친구)로 나란히 섰다. 열병식에 앞서 기념 촬영 뒤 성루까지 100미터가량 걷는 길에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담소를 나누는 장면은 전 세계로 송출됐다. 손님으로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의 오른편 가장 가까운 곳에 섰다.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다음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 정상은 없었다. 과거 소련의 니키타 흐루쇼프, 베트남의 호찌민 등 사회주의 이웃들만이 초대에 응한 것은 61년 전이나 차이가 없었다. 박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아니었다면, 성루 위의 친구들은 그대로일 뻔했다. 중국은 박 대통령의 방문을 크게 기뻐하고 환영했다. 같은 듯, 다른 듯 61년의 시차를 두고 톈안먼의 성루는 이처럼 복잡한 모습을 드러냈다. TV 화면은 동북아 관계가 새로운 길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으나, 그 방향이 어디인지는 더욱 모호해졌음을 느끼게 했다. 중국과 시 주석의 메시지부터 복합적으로 중층적이다. 신중국 성립 이후 국경절이 아닌 날 처음으로 거행한 열병식을 통해 엄청난 물량의 무기를 공개하고는 병력 감축을 발표했다. 열병식은 중국이 내부적으로 어떤 힘을 축적해왔는지도 보여주었다. 한 때 불참설이 나돌던 장쩌민·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 원로들도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힘을 드러내지 않겠다던 중국이 본격적인 ‘굴기’를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과시한 이날, 7년여 공전됐던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한·미·중, 한·미·일 대표가 조만간 회동할 것”으로 발표됐다. 베이징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서동철 칼럼] 그들을 안달하게 만든 것이 방중 성과다

    [서동철 칼럼] 그들을 안달하게 만든 것이 방중 성과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여주 시내 한복판에 대로사(大老祠)라는 사당이 있다.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이름만 바뀌었을 뿐 살아남았던 대로서원(大老書院)이 같이 있었던 만큼 규모는 제법 크다. ‘위대한 어르신’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 ‘대로’란 우암 송시열(1607~1689)을 가리킨다. 건물을 지어 주고 정조가 규장각 제학 김종수에게 현판을 쓰게 하여 내려보낸 것이 1785년이니 우암이 세상을 떠나고 거의 한 세기가 지난 뒤의 일이다. 정조가 여주에 우암의 사당을 지은 것은 효종의 무덤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세종의 무덤 영릉(英陵)과 나란히 있는 효종의 무덤 영릉(寧陵)은 가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병자호란 당시 청 태종에게 항복하는 치욕을 겪은 인조의 둘째아들 효종은 재위 기간 내내 청나라를 치는 이른바 북벌(北伐)을 부르짖었다. 우암은 그 이론적 바탕을 제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대로사란 우암의 북벌대의론을 칭송하는 기념물이라고 할 수 있다. 노론의 영수 송시열이 살아생전 조정을 좌지우지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우암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노론은 가장 강력한 정치세력이었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가 노론에게 죽임을 당하다시피 했음에도 현실 정치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세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결국 대로사 건립은 앞으로도 노론과 함께 가겠다는 정치적 제스처나 다름없었다. 대로사가 우암을 기리는 사당이지만, 정조의 정치력을 보여 주는 상징물로 세상이 기억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우암의 북벌대의론은 행동이 수반되지 않은 구호에 불과했다는 인식도 적지는 않다. 하지만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복수해야 한다는 생각은 조선 사람들의 뇌리에서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대표적인 실학자의 한 사람인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보다가 실소한 적도 있다. 우암의 유명무실한 북벌론에 반대해 청나라의 새로운 문물을 배우자고 주창한 이른바 북학파의 대표 주자다. 하지만 배우러 떠난 길에도 청나라와 청나라 사람들을 한결같이 ‘오랑캐’로 서술하고 있었다. 우리 역사를 사대주의로 점철된 역사로 규정하는 것은 아베의 과거사 인식만큼이나 어이없다. 국어사전은 사대(事大)를 ‘주체성 없이 힘이 강한 자를 섬기는 태도’라고 설명한다. 당시 청나라가 어떤 존재인가. 그럼에도 끝까지 복수설치(復讐雪恥)의 대상이었고, 백번 양보해도 실사구시(實事求是)의 대상이었지 섬김의 대상이라고 생각한 조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우암의 존주대의(尊周大義)에도 이해가 필요하다. 존주대의란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을 따른다는 뜻이다. 하지만 나라를 따르겠다는 뜻이 아니라 사상을 따르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조선은 성리학을 명시적인 건국이념으로 내세운 세계 유일의 국가일 것이다. 존주대의란 가톨릭 국가의 구성원이 바티칸과 교황을 정신세계의 중심으로 여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일찍이 로마의 지배에서 허덕였고, 이후 오래도록 교회 권력의 영향권에 있었다. 존주대의의 핵심은 문화와 사상의 중심이었던 중화주의가 명나라를 끝으로 막을 내린 뒤 그 문화와 사상의 중심 역할을 조선이 물려받았다는 주체적인 인식이 아닐까 한다. 조선시대 지식인이 가졌던 의식의 흐름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사대주의를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본 언론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을 사대주의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어쨌든 미안하지만, ‘이제야 우리 외교가 제대로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조선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남북 분단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통수’에 걸린 채 사대를 강요당한 것은 아니었을까. 미국은 박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충분히 공감한다’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조심스럽게 상황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외교적 수사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러니 일본 조야(朝野)가 안달하는 것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박 대통령의 방중 성과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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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은 누구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은 누구

    정현(19)은 어린 시절부터 한국 테니스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아버지 정석진(50)씨가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 형 정홍(22)이 건국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테니스 가족’의 막내다. 정현은 2008년 세계적 권위의 국제주니어 대회인 오렌지볼과 에디 허 인터내셔널 12세부 우승에 이어 2011년에는 오렌지볼 16세부 정상에 올랐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을 한 정현은 그해 6월 성인 무대 입문으로 여겨지는 김천 국제 퓨처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지난해 8월 퓨처스보다 한 등급 높은 대회인 챌린저대회에서 국내 최연소 우승 기록(18세)을 세웠고,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임용규와 한 조로 출전해 남자복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 4월 미국에서 열린 서배너 챌린저 우승으로 세계 랭킹 100위권 벽을 허물면서 본격적인 투어 선수로 발돋움한 정현은 메이저 첫승을 발판으로 ‘한국 테니스의 전설’로 통하는 이형택(39)의 발자취를 뛰어넘을 차비를 갖췄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하위그룹 학생들 “부실대학 피해는 결국 우리” 강력 반발

    지난달 31일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발표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하위 D, E등급을 받은 대학들은 물론이고 A등급에서 제외된 학교들도 상당수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D등급을 받은 수원대 이종현 총학생회장은 1일 “학교 운영의 책임은 본부 측에 있지만 결국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것은 학생들”이라며 “학교 측과 논의 후 교육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D등급인 한성대 재학생은 “안 그래도 취업이 어려운데 당장 이번 하반기부터 취업준비생들의 어려움이 더 크게 생겼다”고 한숨지었다. A등급을 받은 본교와 달리 낙제점을 받은 고려대, 건국대, 홍익대 등의 지방캠퍼스도 패닉에 빠졌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영문학과 학생(24)은 “우리 학교가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힐 줄 상상도 못했다”며 “학생들에게도 구체적인 안내는 물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본교와 분교를 나눠 평가하면 재정적으로 양호한 본교에 유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일부 하위그룹 대학에서는 “교육부가 2단계 평가 대상 중 10%는 구제해 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성토도 이어졌다. 대전대 관계자는 “1차 때 점수가 좋지 않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고, 2차 평가 때 점수가 높게 나와 승급을 기대했지만 2차 평가에서 등급이 올라간 대학은 한 곳도 없다”고 했다. 강원대는 3일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긴급 학생총회를 열어 실추된 학교 명예를 되찾기 위한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대전대 총학생회도 학교 측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실 판정은 면했지만 A등급 명단에서 제외된 대학들도 울상을 지었다. 부산대 총학생회 김성갑(24) 집행위원장은 “많은 대학이 평가를 잘 받으려고 학문 특성에 대한 고려도 없이 통폐합하는 모습을 보면 교육부가 과연 구조개혁 전반에 관한 로드맵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서울의 주요 여대 중 A등급을 받지 못한 숙명여대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인문학부 박명은(26)씨는 “구조개혁평가를 위해 학교 측이 공대를 신설하면서 다른 여러 학과가 통폐합되고 많은 학생이 피해를 봤는데,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또다시 멍에를 짊어지는 게 모순적”이라고 했다. 서울시립대 온라인 게시판에는 이날 “강원대 총장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했는데 원윤희 총장도 입장 표명을 하라”는 항의글이 올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하위그룹 학생들 “부실대학 피해는 결국 우리” 강력 반발

    지난달 31일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발표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하위 D, E등급을 받은 대학들은 물론이고 A등급에서 제외된 학교들도 상당수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D등급을 받은 수원대 이종현 총학생회장은 1일 “학교 운영의 책임은 본부 측에 있지만 결국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것은 학생들”이라며 “학교 측과 논의 후 교육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D등급인 한성대 재학생은 “안 그래도 취업이 어려운데 당장 이번 하반기부터 취업준비생들의 어려움이 더 크게 생겼다”고 한숨지었다. A등급을 받은 본교와 달리 낙제점을 받은 고려대, 건국대, 홍익대 등의 지방캠퍼스도 패닉에 빠졌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영문학과 학생(24)은 “우리 학교가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힐 줄 상상도 못했다”며 “학생들에게도 구체적인 안내는 물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본교와 분교를 나눠 평가하면 재정적으로 양호한 본교에 유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일부 하위그룹 대학에서는 “교육부가 2단계 평가 대상 중 10%는 구제해 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성토도 이어졌다. 대전대 관계자는 “1차 때 점수가 좋지 않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고, 2차 평가 때 점수가 높게 나와 승급을 기대했지만 2차 평가에서 등급이 올라간 대학은 한 곳도 없다”고 했다. 강원대는 3일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긴급 학생총회를 열어 실추된 학교 명예를 되찾기 위한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대전대 총학생회도 학교 측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실 판정은 면했지만 A등급 명단에서 제외된 대학들도 울상을 지었다. 부산대 총학생회 김성갑(24) 집행위원장은 “많은 대학이 평가를 잘 받으려고 학문 특성에 대한 고려도 없이 통폐합하는 모습을 보면 교육부가 과연 구조개혁 전반에 관한 로드맵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서울의 주요 여대 중 A등급을 받지 못한 숙명여대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인문학부 박명은(26)씨는 “구조개혁평가를 위해 학교 측이 공대를 신설하면서 다른 여러 학과가 통폐합되고 많은 학생이 피해를 봤는데,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또다시 멍에를 짊어지는 게 모순적”이라고 했다. 서울시립대 온라인 게시판에는 이날 “강원대 총장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했는데 원윤희 총장도 입장 표명을 하라”는 항의글이 올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기고] 관보를 보면 대한민국 역사가 보인다/정재근 행정자치부 차관

    [기고] 관보를 보면 대한민국 역사가 보인다/정재근 행정자치부 차관

    지난 8월 15일은 광복 70주년이자 대한민국 건국 67주년이었다. 지난 세월은 우리나라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일군 위대한 역사였다. 이런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알 수 있으나, 그중 하나가 정부가 발간하는 관보(官報)라고 생각한다. 즉 관보를 보면 대한민국 역사가 보인다. 관보는 헌법, 법률, 대통령령, 총리령 및 부령의 공포와 각종 고시·공고 등으로 정부의 주요 사업과 정책을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는 정부의 주요한 정보 전달 매체다. 관보의 역사를 살펴보자. 조선시대 ‘조보’, ‘한성순보’ 및 ‘구한국관보’,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관보’(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임시정부공보’), 미군정 시기 ‘미군청관보’를 거쳐 현대적인 관보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필자도 1980년대에 충청남도와 대전광역시 사무관으로 근무하면서 매일 종이 관보를 선람하고 사인하면서 각종 법령의 공포 사항과 중앙정부의 중요 정책 사항 등을 꼼꼼하게 읽고 정보를 얻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현재는 ‘유엔 전자정부평가’ 3회 연속 세계 1위가 말해 주듯 홈페이지와 모바일웹으로 전자관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대한민국 관보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에서 보름이 지난 9월 1일 제1호를 발행한 이후 2015년 9월 1일 제18587호를 발행했으니, 대한민국 67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헌법, 법률, 대통령령, 조약 등 각종 법령이 최종적으로 효력을 발생하기 위해서는 관보에 공포해 국민이 열람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공포의 매체가 관보이기 때문이다. 통상 대부분의 국민들은 법률이 제정되거나 개정되는 것을 국회에서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치는 순간이나 대통령이 법률안에 사인하는 순간 등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은 절차일 뿐 최종적인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효력이 발생하려면 반드시 관보에 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역사적 사건의 마무리는 대부분 관보가 하는 셈이다. 제1호 관보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수립되기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대한민국 제헌 헌법, 제1호 법률인 정부조직법, 국무총리 및 각부 장관 임명, 대통령·부통령 및 국무총리 취임사, 대통령 선서문 등이 실려 있다. 제1호 관보가 발행된 이래 대한민국 건국 이후의 모든 헌법, 법령, 조약과 중앙 및 지방정부의 중요한 정책 등은 모두 관보를 통해 공포됐다. 과거에도 그러한 것처럼 미래에도 우리 민족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관보는 계속될 것이고, 모든 역사적인 기록들은 관보를 통해 영구히 남게 될 것이다. 이렇게 관보의 역사와 대한민국의 역사는 그 궤를 같이하며 유구한 역사가 돼 가고 있다.
  • [씨줄날줄] 톈안먼 광장 ‘미녀 의장대’/구본영 논설고문

    사회주의권 국가의 전쟁 기념일 행사는 사뭇 과시적이다. 모스크바 크렘린궁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행사가 그렇다. 평양 김일성광장의 북한 열병식도 마찬가지다. 군사 퍼레이드는 장엄하다 못해 보는 이들을 전율케 할 정도다. 러시아군이나 북한군 열병식에서 접하는 독특한 걸음걸이가 늘 눈길을 끈다. 18세기 프로이센 군대가 처음 도입한 ‘구스 스텝’(goose step)이다. 무릎을 쭉 편 채 다리를 치켜 올리는 모양새 그대로 영락없는 ‘거위걸음’이다. 프로이센 제국에 이어 히틀러 정권도 ‘구스 스텝’을 밟는 행진으로 나치 군대의 위용을 과시했었다. 이후 옛 소련을 포함한 공산권 국가들이 군사 행진에서 이 전통을 이어받았다. ‘구스 스텝’은 다리를 올리는 각도와 타이밍상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다. 병사들이 혹독한 훈련을 통해 기계처럼 호흡을 맞춰야 가능한 일이다. 전체주의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대목이다. 파시즘이든 공산주의든 집단을 위해 때론 개인의 자유를 억누르는 공통점이 있다는 게 우연이 아닌 듯하다. 2012년 김일성 100주년 생일 열병식에서 북한 여군들의 ‘거위걸음’ 행진을 TV로 봤다. 여군들이 90도로 다리를 치켜드느라 뒤뚱거리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기억이 난다. 개혁·개방으로 러시아 사회의 민주화·시장화가 진전된 탓일까. 올봄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에서 러시아 병사들의 다리 각도는 60도로 낮아졌다. 오는 3일 중국 전승절에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군 의장대가 등장한다. 톈안먼 광장의 열병식에서 미녀들로 구성된 의장대가 예의 ‘구스 스텝’을 밟으며 늘씬한 각선미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낭랑 장미’란 별칭처럼 이들의 평균 연령은 20세이고, 평균 키도 178㎝라고 한다. 중국 정부가 13억 인구라는 모집단에서 작심하고 뽑은 62명의 미녀들이다. 군 경력에 구애되지 않고 일반 모델과 대학생 중에서도 골랐다고 한다. 중국은 이번에 지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계획하고 있단다. 미녀 의장대의 퍼레이드는 ‘열병식의 꽃’인 셈이다. 중국 정부는 이 의장대를 창설, 1년간 공을 들여 왔다. 이들은 총 8000㎞ 행군과 연속 3시간 부동자세 유지, 40초간 눈 깜박 않기 등 온갖 고된 훈련을 감내해 왔다. 이번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수반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외교사절이 대거 참석한다. 중국 정부는 이참에 중화굴기(中華堀起)의 위상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모양이다. 미녀 의장대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둥펑(東風)41’과 스텔스 전투기 젠20 등 최첨단 무기를 선보이면서. 다만 시진핑 국가주석 등 5세대 지도부가 간과한 게 있는 듯싶다. 중국이 세계의 지도국으로 부상하려면 하드파워뿐 아니라 정치·문화 등 소프트파워에서도 선진적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한·중 외교의 중대 전환점… 朴대통령, 통 큰 메시지 던져야”

    “한·중 외교의 중대 전환점… 朴대통령, 통 큰 메시지 던져야”

    서울신문은 3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일’(전승절) 참석이 향후 한·중 관계 및 동북아시아 정세에 미칠 파장을 진단하고자 31일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좌담회에는 중국 전문가인 신봉길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과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성균중국연구소장), 루싱하이(星海) 중국중앙TV( CCTV) 서울 지국장이 참석했다. →먼저 중국 전승절의 의미를 얘기해 봤으면 한다. 왜 중국 정부가 갑자기 그간 없던 전승절을 만들었나. 이 교수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두 개의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공산당 창당 100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년인데 지금이 중요한 분수령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시 주석의 정치일정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데, 이를 기념하면서 동아시아가 어떤 질서를 만드느냐 그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신 소장 시 주석 취임 이후 중화민족 부흥의 꿈, 즉 중국이 일어섰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역사적 맥락에서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반파시스트 전쟁에 대한 공헌은 주로 러시아가 많이 이야기해 왔는데, 중국 인민의 피땀이 결정적 공헌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는 역사적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더불어 중국이 과거 일본에 당했던 피해의식에만 갇혀 있을 수 없으며, 이제 굴기(?起)한 나라라는 걸 강조하면서 주도적인 세계 질서를 만드는 국가라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맥락일 것이다. 루 지국장 70년 전 9월 3일에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신화일보에 항일 전쟁 승리를 기념하며 ‘중화민족 해방 만세’라는 글을 발표했는데 그게 전승절의 유래가 된 것으로 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참석 배경과 중국 국내에서의 반응이 궁금하다. 루 지국장 중국 언론과 인민들은 무척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국과 일본 등 서방국가원수들이 불참하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참석은 중국인들에게 무척 고마운 일이다. 일본강점기 임시정부도 중국에 있었으며 중국 항일전쟁과 한국 애국지사들의 활동이 관계가 깊고, 같은 일제 군국주의 피해자라는 점 때문에 중국에서는 한국의 참석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 교수 이번 결정은 양국 지도자의 신뢰에 기초하고 있다. 과거 한·중 정상은 외교적 수사는 좋았는데 구체적인 정책 신뢰가 없었지만 최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및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등으로 양국 지도자 사이에 신뢰가 형성됐다. 또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적 이니셔티브를 취한 것 같다.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결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동북아 외교에서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신 소장 세 가지 정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하반기 우리 외교의 로드맵 전반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점이다. 올 9~12월 사이에 미·중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은 물론 북한의 당 창건 70주년 행사 등 커다란 외교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담 의장국인 한국이 많은 사안을 고려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동북아 정세 속에서 한국 외교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연대·협조를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둘째는 한반도 평화통일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떠나 남북문제 해결에는 중국의 협조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셋째는 박 대통령의 참석으로 임시정부의 주도적인 항일 운동을 알리는 의미도 있다. 이 교수 기존에는 한·미, 한·중 관계를 제로섬게임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한·중 관계가 좋아지면 한·미 관계가 나빠진다는 잘못된 프레임인데, 박 대통령의 참석은 한국이 외교 주도권을 쥐고 제로섬게임에서 모두가 윈윈하는 선순환 게임의 협조체제로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참석국 현황에 대해 중국 정부는 어찌 보고 있나. 루 지국장 중국 언론에서는 미국 불참은 조금 아쉽지만 항일 전쟁에 참여한 한국이 참석하고 특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하기 때문에 크게 아쉬운 것은 없다고 보고 있다. 신 소장 행사 당일 사진이 어떻게 나오느냐도 관심거리다. 1954년에는 김일성이 바로 마오쩌둥 주석 옆에 서 있었다. 중국은 한국전쟁 당시 적국이었는데, 반세기 지난 지금 적국이었던 나라의 원수는 나란히 톈안먼 광장에 서고, 혈맹이던 북한 지도자는 참석을 안 하는 게 됐다. 역사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상황이다. 루 지국장 예전 김일성 주석 자리에 박 대통령이 선다면 그건 중국 정부가 의식적으로 배치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 전승절 행사 이후 동북아 정세가 궁금하다. 한국의 전승절 참석으로 중·러와 미·일 간 대립각이 명료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이 교수 이번 전승절에서 국제정치가 작동한다. 중·러 구도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이 역시 너무 제로섬게임으로 보면 미·중 관계도 갈등 위주로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 관계는 협력 속 부분적 갈등이 나타나는 관계로 봐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냉전이 고착화되고 그 여파로 한국이 분단됐다. 남방3각(한·미·일) 대 북방3각(북·중·러) 구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그런 구조를 극복하고 갈등 해결에 노력한다는 맥락에서 박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여하는데 의미가 있다. 루 지국장 전승절을 외부에서는 동북아 정세와 관련시키지만 중국은 국내 영향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 항일 전쟁은 중국의 자부심이기도 하지만 수치심과 관련 있기도 하다. 국내적으로 중국인들에게 내재돼 있는 굴욕감 등 감정들을 중국의 부강한 모습을 보여 주며 해소하는 한편 자신감을 키워 주는 역할도 할 것이다. →이번 전승절을 바라보는 북한의 입장은 어떠한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하지 않는데. 이 교수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군복 입고 오는 것보다 김정은의 측근이자 복심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오는 게 불가피하지 않았겠나. 김영남 위원장은 고령이라 건강 문제도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못 오는 건 북·중 간 의전 프로토콜이 정리되지 않아 그게 완성된 다음에 오는 게 맞다고 본 때문인 듯하다. 루 지국장 북한 나름의 입장이 있을 것이다. 김정은 시대를 맞아 북·중 관계가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양국 행사가 아닌 국제 외교행사에서 의전 서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을 배려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이 먼저 참석 발표를 한 점도 고려했을 듯하다. 신 소장 김정은 위원장이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국 지도자와 동등한 레벨이란 모습을 보이며 무대에 등장할 것인데, 빠르면 올 하반기 안이든지, 북한의 부담이 덜해지는 상황에 방문할 수 있다고 본다. 북한 처지에서도 지난 핵실험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 언제까지 이렇게만 나갈 수 없을 것이고, 결국 외교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향후 한·중 관계에서의 협력 방안은. 신 소장 한·중 정상회담에서 경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의 일대일로(一?一路) 계획은 주로 서진(西進) 위주인데 여기에 남북이 빠지면 여러 가지로 곤란하다. 한국 정부가 여기에 관심을 표하는 게 좋다고 본다. 한국 정부는 대륙으로 연결되는 철도에 관심이 많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과거 실크로드나 명나라 정화의 동남아 원정로와 관련 지어 생각하는데, 한국과 북한을 연결해야 한다. 그래야 동북아가 안정된다. 중요한 게 한반도 문제인데 이걸 두고 서진을 한다는 거는 맞지 않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하여 일대일로를 확장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리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금녀의 벽’ 허문 사우디 선거에 첫 여성 후보

    ‘금녀의 벽’ 허문 사우디 선거에 첫 여성 후보

    중동 최대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 12월 치러지는 지방의회 선거에 최대 200명가량의 여성 후보자가 출마한다. 여성 후보자가 대거 출마하지만 여성이 후보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선거에서 ‘금녀의 벽’이 무너지면 운전과 스포츠, 여행 등 여성의 독립적인 행동이 금지된 다른 분야에서도 변혁의 바람이 드세게 불 것으로 전망된다. 알아라비야 등 현지 언론들은 사우디 지방의회 선거의 첫 여성 후보자 등록이 30일(현지시간) 시작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1932년 건국한 전제군주제 왕국인 사우디에선 그동안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의 참정권이 금지돼 왔다. 하지만 지난 1월 타계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전 국왕은 2011년 여성에게 출마와 투표가 가능한 참정권을 부여했다. 이후 4년 만에 처음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사우디 여성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게 된 것이다. 사우디에는 대선과 총선이 없으며 압둘라 전 국왕이 세제 시절이던 2005년 지방의회 선거가 처음으로 직선제로 바뀌었다. 이번 선거의 후보자 등록은 오는 17일까지 이어진다. 앞서 지난 16일 개시된 여성 유권자 등록은 오는 14일 마감된다. 이슬람 율법에서 남녀가 뒤섞이는 것을 금지한 만큼 후보 등록 사무소와 투표소는 남녀가 분리돼 운영될 방침이다. 전국 284개 지역 1263개의 투표소 중 424곳이 이미 여성 전용으로 배정됐다. 이번 선거에선 3159명의 의원 가운데 2106명을 선거로 뽑고 나머지는 중앙정부가 임명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선거의 여성 입후보자 수를 70명 안팎으로 내다봤으나 현지 일간 알하야트는 최대 200명가량이 출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선 투표 연령이 기존 21세에서 18세로 낮아진다. 파지아 아부 칼리드 킹사우드대 교수는 “여성 참정권 행사는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요구”라고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고대·건대 분교 등 66곳 ‘부실大’

    고대·건대 분교 등 66곳 ‘부실大’

    고려대, 건국대, 홍익대의 지방캠퍼스와 한성대, 서경대 등 서울지역 사립대학이 교육부로부터 재정지원을 제한받는 ‘부실대학’으로 선정됐다. 국립대인 강원대도 구조개혁 대상에 포함됐다. 이 학교들을 포함해 4년제 일반대학 32개교와 전문대학 34개교가 2016학년도부터 재정지원,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됐다. 특히 4년제 대학 16개교와 전문대 21개교의 학생들은 학자금 대출도 마음대로 받을 수 없게 된다. 이 중 상당수 대학들은 당장 오는 9일 시작되는 수시전형에서부터 신입생 충원에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해당 대학들이 강력한 구조개혁에 나서지 않을 경우 퇴출 위기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 총장이나 보직교수가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반발이 거세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학구조개혁 평가결과 및 조치 방안을 31일 발표했다. 각각 1그룹(A·B·C등급)과 2그룹(D·E등급)으로 나뉘어 이뤄진 평가에서 4년제 일반대에서는 전체 163개 대학 중 126개교가 A~C등급을 받았다. A등급 34개교, B등급 56개교, C등급 36개교였다. 전문대는 A등급 14개교, B등급 26개교, C등급 58개교였다. 자율권이 부여된 A등급 대학들을 제외하고는 B, C등급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정원을 감축해야 하지만 정부의 재정지원에서는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D, E등급은 정부의 재정지원제한 등을 통해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D등급에는 국립대인 강원대가 포함됐다. 서울지역 대학 가운데에서는 한성대와 서경대가 D등급을 받았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홍익대 세종캠퍼스 등도 포함됐다. 이 대학들은 기존 재정지원 사업은 지속되지만 ‘프라임 사업’이나 ‘코아 사업’ 등 신규 사업은 제한된다. D등급 중 80점(전문대는 78점) 이상인 대학은 학자금을 지원받지만 국가장학금Ⅱ 유형이 신입생·편입생에게 제한된다. 80점(전문대는 78점) 미만은 일반학자금까지 50% 제한된다. E등급은 내년부터 재정지원이 학교체제 유지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재정지원사업,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이 전면 차단되고 컨설팅을 통해 평생교육시설로 기능 전환이 유도된다. E등급을 받은 대학은 모두 13개교다. 일반대가 대구외국어대, 루터대, 서남대, 서울기독대, 신경대, 한중대 등 6개교이고 전문대는 강원도립대, 광양보건대, 대구미래대, 동아인재대, 서정대, 영남외국어대, 웅지세무대 등 7개교다. 한편 D등급을 통보받은 강원대 신승호 총장은 지난 28일 긴급 교무회의를 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수원대 보직교수 10여명도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어 교육부 평가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톈안먼 성루 맨 앞 朴대통령·시진핑·푸틴 나란히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펼쳐지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중국이 국력을 총동원한 정치·외교·군사 행사다.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전 11시), 궈진룽(郭龍) 베이징시 서기의 개회 선포와 함께 열병식은 시작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 우리 외교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열병식의 의미를 5대 키워드로 풀어 봤다. ●자리 톈안먼 성루 앞줄에 나란히 설 정상들의 단체 사진은 앞으로도 계속 회자될 것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양옆에 누가 자리하느냐가 포인트다. 의전상 상석인 오른편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월 모스크바 열병식과 이번 열병식은 중·러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성격이 짙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 왼쪽에 설 공산이 높다. 한국의 참여로 열병식의 격이 높아진 만큼 중국도 러시아에 버금가는 예우를 할 것으로 보인다. 1954년과 1959년 열병식에서는 김일성 전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오른쪽에 섰다. 북한을 대표해 참석하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시 주석에게서 멀리 떨어져 자리할수록 뒤바뀐 북·중, 한·중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것이다. ●70 이번 열병식은 ‘70’으로 통한다. 항일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예포 70발이 발사되고 열병식 소요 시간도 70분이다.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등 항일부대가 70개의 깃발을 든다. 다음으로 중요한 숫자가 121이다. 열병식 첫 행사인 국기 게양식에서 호위부대는 121걸음을 내디디며 게양대까지 간다. 1894년 청일전쟁(갑오전쟁)부터 2015년까지 121년간 일본에 맞서 난관을 극복해 왔다는 점을 상징한다. 시 주석의 기념사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군국주의 일본과 현재 우경화된 일본을 강도 높게 비판하느냐, 아니면 미래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중·러 대 미·일’로 짜인 현재 정세가 공고화되거나 재편될 단초가 마련될 것이다. ●둥펑31B 이번 열병식에 동원되는 무기는 100% 중국산이고 이 중 84%는 신무기다. 특히 실전 배치한 무기만 나온다. 그래서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B가 나오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거리 1만 2000㎞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여기에 핵탄두를 10발 장착할 수 있는 개량형인 둥펑41까지 공개될 수 있다. ●장쩌민 건국 50주년(1999년)과 60주년(2009년)에 사열대에 올랐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참석 여부는 중국의 권력 지형을 읽는 잣대가 된다. 시 주석은 그동안 두 전임자의 수족을 모조리 제거했다. 반중국 매체들의 예상대로 두 전임자가 동시에 불참하면 강력해진 시 주석의 권한만큼 원로들과의 관계도 불편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향후 권력투쟁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당 대륙의 열병식을 계기로 대만은 둘로 쪼개졌다. 롄잔 전 국민당 주석이 현직 마잉주 총통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열병식 참석을 강행하는가 하면 같은 국민당 출신인 리덩후이 전 총통은 “2차대전 당시 대만은 조국 일본을 위해 싸웠다”고 말할 정도로 친중과 친일로 나뉘었다. 항일전쟁에 참여했던 국민당 노병들은 중국 노병들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행진한다. 국론 분열은 내년 총통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 ‘페스트’로 4명 사망·11명 감염...확산 원인 몰라 ‘공포’

    美 ‘페스트’로 4명 사망·11명 감염...확산 원인 몰라 ‘공포’

    미국에서 '페스트'가 확산, 사망자가 벌써 4명에 달하면서 미국인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유타 주 거주 70대 남성이 페스트에 감염돼 사망, 올들어 페스트에 감염돼 숨진 환자가 4명으로 늘어났다. 올들어 페스트에 감염된 사례는 모두 15건으로, 감염 환자는 현재 콜로라도 주 4명, 뉴멕시코·애리조나 주 각 2명, 캘리포니아·조지아·오리건 주 각 1명 등 모두 11명이다. 페스트는 쥐와 다람쥐, 청설모 등 설치류의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이 여기 기생하는 벼룩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돼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이다. 유타 주 보건국은 이 남성이 어떻게 페스트에 감염됐는지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페스트균을 옮기는 벼룩이 확산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001∼2012년 미국 내 페스트 환자는 연평균 7명, 사망자는 1명 미만이었지만, 올해 페스트 감염 환자 수는 지난 2006년의 17건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페스트 감염 사례가 늘어난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염병 전문가인 폴 미드 박사는 "페스트 감염에 따른 사망자가 4명으로 늘어났다고 해서 경계령까지 발령할 필요는 없지만 감염 사례가 늘어난 것은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트균에 감염되면 가슴통증, 기침, 객혈, 호흡곤란, 열, 검은 점, 경부 림프절병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14세기 유럽에서는 감염되면 살덩이가 썩어서 검게 된다고 해서 흑사병(Black Death)으로 불리웠다. 증상은 조기에 발견하면 항생제 치료로 완치할 수 있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사망률은 66~93%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포토리아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그때 그 아픔 달래주던 ‘불멸의 가수 7人’ 부활

    그때 그 아픔 달래주던 ‘불멸의 가수 7人’ 부활

    광복 70주년을 맞아 힘들고 고단한 시절 노래로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한국 대중음악사의 기틀을 마련한 ‘불멸의 가수 7인’을 조명하는 뜻깊은 무대가 마련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960년대 이전에 음반을 발표해 활동하다 고인이 된 가수 중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남인수, 백년설, 현인, 배호, 고복수, 이난영, 김정구 등 7명을 ‘불멸의 가수 7인’으로 선정했다. 이들의 노래는 오는 31일과 9월 7일, 14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특별기획 3부작 KBS ‘가요 무대-광복 70년 불멸의 가수, 영원의 노래’를 통해 부활한다. 1부에서는 윤항기, 명국환, 현철, 설운도, 인순이 등 후배 가수 8명이 남인수와 백년설이 발표한 명곡을 다시 부른다. 남인수는 1938년 ‘애수의 소야곡’을 비롯해 ‘이별의 부산 정거장’, ‘감격시대’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겨 당시 ‘가요황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다. 백년설 역시 ‘나그네 설움’, ‘번지 없는 주막’을 비롯한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2부에서는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마음을 달랜 ‘타향살이’의 고복수, 불멸의 가수 7인 중 유일한 여성가수로 ‘목포의 눈물’을 히트시킨 이난영, 1980년에 대중가요 가수로는 처음으로 문화훈장 보관장을 받은 ‘눈물 젖은 두만강’의 김정구 등 3인을 집중 조명한다. 태진아, 최유나, 김연자가 총 16곡의 무대를 꾸민다. 3부에서는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렸던 배호, 대한민국 건국 후 음반을 처음으로 발표해 ‘대한민국 가수 제1호’라는 별명을 지녔던 현인의 히트곡으로 무대가 펼쳐진다. 윤수일은 ‘돌아가는 삼각지’, 진송남은 ‘안개 낀 장춘단공원’을 부르고 주현미는 ‘굳세어라 금순아’, 안다성은 ‘길’을 각각 들려줄 예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송성각 원장은 “광복 70년을 맞아 시대와 함께 발전을 거듭해 온 한국 대중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선배 가수들의 히트곡들로 무대를 꾸몄다”면서 “이번 행사가 대중음악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새로운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일회적 자원봉사, 관리기관 인식 부족 탓”

    “일회적 자원봉사, 관리기관 인식 부족 탓”

    “시민들의 자원봉사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려면 참여 동기 유발과 관리기관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중요합니다.” 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은 최근 구 자원봉사센터와 지역사회복지관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400여명을 분석한 박사 학위 논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 사회에 ‘나눔 정신’이 보다 확산하려면 체계적인 지원정책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운 것이다. ‘시민의 자원봉사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부제: 자원봉사자의 만족도 및 참여 지속성을 중심으로)’란 주제의 논문에서 박 구청장은 “시민의 봉사활동이 일회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자원봉사 활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공공기관 담당자들의 인식 부족, 의사 소통이나 정보 공유를 위한 협력적 네트워크의 부재 등이 지속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문에서 박 구청장은 단순한 학문적 분석뿐만 아니라 그동안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자치단체의 자원봉사 정책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동기 중심의 정책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수요처와 활동가의 요구 파악, 중장기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수요처 발굴, 봉사활동에 대한 보상과 교육 대책 등을 체계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구청장은 박사 과정을 시작한 지 3년 6개월 만인 지난 24일 건국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 구청장은 “책에서 배운 행정학 이론과 현장 경험을 합쳐 주민이 원하는, 주민에게 이로운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5700만 중국 네티즌을 사로잡은 선플운동

    5700만 중국 네티즌을 사로잡은 선플운동

     선플운동본부(이사장 민병철 건국대 교수)는 지난 25일 오후 3시 중국 북경 시나웨이보 본사에서 “사이버 언어폭력 실태와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중국 네티즌들과 실시간 사이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공동주최한 민병철 교수는 “중국에서도 악플 대신 응원과 배려를 통해 긍정에너지를 전파하는 선플운동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어 한·중 네티즌들이 선플운동을 통해 더욱 가까운 이웃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웨이보 양광 편집장은 “중국에서 웨이보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선플운동 관련 글들을 지난 5월 1차 토론회부터 이번 2차 토론회까지 ‘5700만명’이 읽었다.”고 밝히며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선플운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1차 토론회는 지난 5월 20일 시나웨이보 사무실에서 열렸다. 민 교수는 당시 토론회에서 웨이보에서 자신을 팔로우하는 26만명의 중국인 팔로워를 대상으로 응원과 배려의 선플운동을 전파하고, 중국, 미국, 싱가폴, 한국 학생들과 함께 “메르스를 이겨낸 한국으로 오세요” 라는 ‘메르스 퇴치 한국 방문 영상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한편 중국 봉황TV에서는 지난 8월 8일 ‘한국 선플운동 다큐멘타리’를 70분에 걸쳐 방송하였다. 당시 방송을 본 많은 중국인들이 악플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선플운동에 대해 큰 감동을 받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선플운동은 인터넷상에서 욕설과 비난,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고, 악플 때문에 상처받는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댓글을 달아주자는 운동으로 지금까지 국내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올린 선플은 600만개를 넘어서는 등 보다 성숙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박현갑 기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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