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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하파티도 했는데” 49억원 복권 알고 보니…

    “축하파티도 했는데” 49억원 복권 알고 보니…

    미국의 중년부부가 복권에 당첨된 줄 알고 자축파티까지 열었다가 신문사의 실수로 당첨번호를 잘못 알았던 사실을 알게 돼 크게 실망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 콜로라도 주에 사는 짐과 도로시 스프래그 부부는 행복한 꿈에서 갓 깨어난 느낌이다. 무려 450만 달러(한화 49억원)의 대박복권에 당첨된 줄 알았지만 24시간이 채 되지 않아서 당첨번호를 잘못 알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부부는 지난 7일 오전 8시(현지시간) 지역발행 일간지 푸에블로 칩텐 신문(Pueblo Chieftain newspaper)를 읽다가 신문에 실린 복권 당첨번호가 이전에 사뒀던 복권의 번호 6개와 정확히 일치하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스프래그 부부는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호화로운 저택에서 안락한 노후를 맞을 수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부부는 출가한 자녀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첨사실을 알렸다. 소박하지만 둘만의 축하파티도 열었으며, “검소하고 정직하게 우리에게 하늘이 선물을 줬다.”고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 신문에는 당첨번호가 잘못됐다는 정정기사가 실려 있었다. 백만장자의 꿈이 물거품처럼 사라지자 부부는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복권당첨의 꿈은 일장춘몽으로 끝났지만 부부는 덕분에 미국 방송사에 출연하는 등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부부는 “그나마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애써 웃으면서 “언젠가는 복권에 당첨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twitter.com/newsluv) 
  • 연·기금 투자 ‘성과’ 중심으로 변경

    연·기금 투자 ‘성과’ 중심으로 변경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성장동력 강화전략 보고대회’는 2009년 1월 시작된 신성장동력 추진 전략의 중간 점검에 해당한다. 신재생에너지, 정보기술(IT) 융합 시스템 등 17개 신성장동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10대 과제를 선택, 집중해서 지원함과 더불어 금융·교육 등도 해당 과제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로 바뀐다. 10대 과제의 연구 개발부터 사업화 단계까지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각 부처 과장급 공무원으로 구성된 업종별 전담관제가 도입된다. 전담관은 총리실장이 주재하는 신성장동력지원협의회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고 법령을 정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중소기업 정책 자금 지원 대폭 확대 신성장 분야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자금 지원이 대폭 확대된다. 창업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및 연구 개발(R&D) 성공기업에 대한 사업화 자금 지원이 지난해 1조 3000억원에서 올해 1조 7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한 뒤 미래에 이익을 공유하는 투자 형태인 투·융자 복합 금융이 1000억원, 정책금융공사가 중개 금융회사에 자금을 공급하면 해당 금융회사가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는 온랜딩 대출이 1조 3000억원씩 공급된다. 신성장 분야 초기 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3조원의 기술보증이 공급된다. 기술보증기금(기보)은 내년에는 3조 3000억원, 2013년에는 3조 7000억원의 기술보증을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30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자산 담보 부채권(P-CBO)도 발행된다. P-CBO는 자체 신용으로는 회사채 발행이 힘든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의 회사채를 자산 유동화, 기보의 보증 등을 거쳐 우량 등급으로 만든 뒤 시중에 유통시키는 채권을 말한다. ●벤처 투자 장려 연·기금의 투자 기준의 중심이 ‘손실이 발생할 경우 얼마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느냐’에서 ‘얼마나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로 바뀐다. 이를 위해 신성장 분야에 투자해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투자 절차가 적법하고 고의나 중대 과실이 없다면 면책되는 적극 행정 면책 제도가 활용된다. 현재 4조 6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신성장 정책 펀드는 주로 제조업에 투자됐으나 올해는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로 확대된다. 내년에는 IT 융합 서비스, 연구 개발 서비스 등 신성장동력 서비스 분야의 전문 펀드가 만들어지며 세계적인 한류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글로벌 콘텐츠 펀드의 조성도 추진된다. 신성장 정책 펀드의 투자 집행 실적이 우수한 자산운용사는 자산운용사 신규 선정 시 가점을 부여받는 등 인센티브가 강화된다. 녹색 인증 범위를 현재 1263개 핵심기술에서 1841개로 늘리고 녹색 설비 투자도 녹색사업 인증 범위에 포함된다. 녹색 인증 심사 기준에서 시장성 기준을 없애고 기술 우수성과 녹색성의 비율이 높아진다. 이자와 배당 소득 비과세가 적용되는 녹색금융상품 투자 대상에 P-CBO와 녹색사업 수행 주체에 대한 직접 대출이 추가된다. ●기술 중심 투자를 위한 인력 양성 이번 발표에는 신성장동력 인력 강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자금을 지원할 금융회사 차원에서도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2001년 총 2조 3000억원 규모로 발행된 P-CBO는 3년 뒤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대규모 부실화됐고 이어 벤처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정부는 5년제 산학협력 학·석사 통합과정과 대학·기업 공동 운영의 석·박사 과정을 도입, 현장 중심의 학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마이스터고등학교에 대한 지원도 확대되며 기업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도 추진된다. 인력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산업체와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신성장동력 인력 양성 플랫폼이 구축된다. 분야별로 대학·산업별 협의체에서 산업계 수요를 대학으로 전달하면 대학은 학과 개편 등 인력 공급을 조정하고 정부는 연구중심대학 지정 등의 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산학협력 실적을 교원 평가에 포함시켜 산학협력을 촉진할 방침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現 정비구역 주민 원하면 해제 가능

    서울시가 14일 발표한 ‘신주거정비 5대 추진방향’으로 향후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결론적으로 지금 추진 중인 사업들은 별반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이번 계획의 의미를 문답(Q&A)식으로 알아본다. Q:‘주거지종합관리계획’으로 달라지는 것은. A:아파트 중심 도시에 다양성 부여. 이번 발표의 핵심은 사업단위별로 진행하던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광역 단위의 주거지종합관리계획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개별적으로 사업을 벌이다 보니 아파트만 들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아파트는 1980년대 19%에 불과했지만 현재 58.7%나 된다. 결국 시가 나서서 종합적인 도시 개발을 통해 ‘다양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전역을 5개 권역(도심·서남·서북·동남·동북)으로 묶어 권역별 마스터플랜에 따라 광역 단위로 정비·관리에 착수할 예정이다. Q:정비예정구역 사라지면 현재 지정된 곳은 어떻게. A:올해까지는 그대로 유지할 것. 시는 이날 발표에서 정비예정구역 지정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예정구역을 지정해 발표하다 보니 부동산 거품을 일으켜 사업 추진이 더 어려워진 선례가 많았던 까닭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정된 정비예정구역은 그대로 가고, 올해 말까지 신규 지정은 계속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없앤다는 의미다. 시는 국토해양부와 함께 이를 위한 용역조사를 하고 있으며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중앙정부와 관련법 개정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Q: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어떻게 되나. A:요건 갖춘 뒤 신청하면 後 지정. 정비예정구역이 폐지되다 보니 향후 재개발·재건축이 어떻게 지정되는지가 관건일 수밖에 없다. 만일 일정 요건을 갖춘 뒤 신청하면 서울시가 마스터플랜에 따라 정비구역 지정 여부를 결정하고, 곧바로 사업에 착수하는 식으로 바뀐다. 일종의 ‘후’(後) 지정 방식인 셈이다. Q:현재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도 해제 가능한지. A:주민이 원한다면 가능. 주민이 원한다면 가능하다. 시는 “장기간 건축허가 제한에 따라 주민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주택 노후화가 가속화돼 시민 불편이 초래된다면 건축제한을 풀 수 있다.”고 밝혔다. 해제 구역은 아파트와 저층 주거지의 장점을 결합한 휴먼타운으로 우선 조성하되, 휴먼타운이 되지 않는 지역은 정비사업 시행 여건이 성숙되면 정비구역 지정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 Q:‘핫이슈’ 뉴타운은 어떻게 되나. A:이미 지정된 뉴타운 달라질 것 없어. 뉴타운도 재개발·재건축과 동일 선상에서 이해하면 된다. 즉 현재 지정된 뉴타운은 달라질 게 없다는 얘기다. 시는 뉴타운 사업 추진이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행·재정적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시가 ‘전면 철거’와 ‘획일적인 아파트 건설’을 막고 양호한 주택지는 보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여러 구역을 묶어 개발하는 뉴타운 사업의 추가 지정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호스트바 처벌법’ 개정 또 무산

    남성 유흥접객원을 규제하기 위한 ‘식품위생법 시행령’ 개정이 또다시 물거품됐다. 현행 식품위생법 시행령은 ‘유흥종사자’를 ‘부녀자’로 한정하고 있어 남성 접대부를 규제 대상으로 삼지 않아 남성 접대부들의 성매매 등 불법행위를 처벌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여성단체 등은 시행령 개정이 무산되자 “현실과 동떨어진 법을 나몰라라 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전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복지부가 당초 개정하려 했던 14개 법률 및 시행령 개정안 중 13개만 상정돼 통과됐다. 그러나 ‘유흥종사자’의 규정을 바꾸려는 식품위생법 시행령 개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복지부 식품위생과 관계자는 “유흥종사자에 남성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은 충분한 법률적 검토를 한다는 조건으로 보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여성인권운동활동가는 “법 개정이 좌초돼 불법 영업 행위를 하는 남성접객원과 고용주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또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법의 사각지대를 알면서 방치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고객 마음대로 휴대전화·이통사 선택한다

    고객 마음대로 휴대전화·이통사 선택한다

    미개통된 휴대전화 단말기를 소비자가 구입, 원하는 통신사에서 자유롭게 개통할 수 있는 ‘휴대전화 블랙리스트’ 제도가 빠르면 올해 안에 도입된다. 국내 휴대전화 유통 구조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통신요금 정책의 근본적인 개선과 경쟁 촉진을 위해 국제 모바일기기 식별코드(IMEI)의 블랙리스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음 달 발표 예정인 정부의 통신요금 개선 태스크포스(TF) 방안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IMEI 블랙리스트’ 제도는 이르면 연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통신요금 TF는 통신사마다 별도로 운용 중인 단말기 데이터베이스의 공유 시스템 구축 등 세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단말기 유통은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방식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IMEI를 전산에 등록한 휴대전화만 개통할 수 있다. IMEI 번호를 관리하는 이통사에서 출시된 휴대전화만 쓸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해외에서 들여온 ‘공(空)단말기’도 국내 개통 이력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 ●空단말기 유통구조 형성될 듯 이에 비해 블랙리스트는 도난·분실된 단말기의 IMEI만 이통사가 관리한다.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휴대전화는 가입자 식별 정보가 담긴 ‘유심’(USIM) 카드만 꽂으면 어느 통신사에서나 개통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등 대다수 국가가 블랙리스트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를 채택한 나라는 한국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터키도 최근 블랙리스트로 바꿨다. 화이트리스트는 스마트폰 등 단말기 가격 거품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소비자가 단말기를 직접 살 수 없는 구조로 인해 제조사와 이통사 간 보조금 거래, 의무약정 등 복잡한 유통 과정이 발생한다. 하지만 블랙리스트가 활성화되면 그동안 단말기 독점 판매를 통해 가입자를 확보해 온 통신사는 요금 및 서비스 등의 경쟁으로 승부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가 단말기를 직접 판매해 요금제 및 약정기간에 구속받지 않는다. 별도의 유통 과정이 사라져 단말기 가격 거품이 빠지게 된다. 단말기 출고가를 높이는 대신 보조금을 지급하는 현상도 완화될 수 있다. 수입업체가 해외 단말기를 직접 판매하는 제3의 유통 채널도 형성된다. 소비자는 공단말기 구입을 통한 개통 방식과 통신사를 통한 보조금 지급 및 약정요금제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정부가 블랙리스트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도 통신 시장의 경쟁체제가 활성화되는 등 정책 효과가 크다는 인식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TF에 참여하고 있는 재정부, 공정위 등 관계부처와 학계가 모두 블랙리스트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제도 혁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中저가제품 통화품질 저하 우려”제조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조사 관계자는 “블랙리스트제도가 공식 발표되면 대응을 시작할 것”이라며 “복수의 유통 채널이 생겨 판로가 확대되고 동등한 제품 경쟁이 촉진돼 긍정적이지만 마케팅 및 유통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블랙리스트의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고가의 스마트폰을 보조금 없이 구매할 소비자가 많지 않아 유통 구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분실 단말기의 회수율이 크게 낮아지고 국내 망(網) 연동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중국산 저가 단말기의 유통으로 통화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정부도 유류세 내려 고통 나누는 게 옳다

    정부가 어제 석유가격 안정화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13일 “기름값이 묘하다.”고 유가 결정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한 지 3개월 만이다. 정부는 국제 유가에 비해 국내 유가가 더 오르고 덜 내리는 ‘비대칭성’ 문제와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연동 문제에 대해 온라인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 혼합판매 검토, 선물시장 개설 등의 처방을 내놓았다. 석유시장 투명성 제고와 경쟁 촉진을 통해 유통단계에서의 거품을 최대한 빼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유가 추이를 지켜보면서 유류세 인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관합동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가 3개월에 걸친 고심 끝에 내놓은 대책이라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은 2000년, 석유 선물시장은 2008년에도 추진했다가 실패한 정책이다.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이 30년간 묵혀 두었던 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꺼내 흔들며 의욕을 보였던 가격 비대칭성 해소도 과거의 용역조사 결과와 별반 다를 바 없다. 한마디로 ‘종합 중고전시장’이나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주유소가 다른 정유사의 제품도 팔 수 있는 혼합판매 역시 정유사-대리점-주유소로 수직계열화된 현재의 유통구조를 얼마나 혁신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누차 지적했듯이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 인하를 통해 서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해법이다. 원유가 폭등으로 1분기에만 세수가 1조원이나 늘어나는 등 올해에만 4조원 이상의 유류세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지 않는가. 정부는 가만히 앉아서 유류세를 20%나 더 챙기면서 정유사를 쥐어짜 ℓ당 100원 내리도록 한 최근의 행태는 하청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납품가 후려치기를 연상케 한다. 유류세에 탄력세율을 둔 이유는 국민경제나 에너지 수급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대응하라는 뜻이다. ‘친서민 정부’를 표방한다면 서민들이 물가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유류세 인하를 통해 고통 분담에 동참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언제까지 ‘인하 검토’만 되뇌고 있을 것인가.
  • “아파트보다 비싼 무덤” 中, 묘지투기로 골머리

    3일부터 청명절(한식) 연휴에 들어간 중국 곳곳에서 묘지값 폭등으로 곡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죽어서도 인플레이션과 자산거품에서 탈출하지 못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중국 내에서 묘지값은 이미 아파트값을 추월했으며 호화별장 가격대까지 근접했다. 베이징시 하이뎬(海淀)구의 경우, 2002년 0.5㎡인 일반 묘지 가격은 2000위안(약 34만원)에 불과했지만 5년 만인 2007년 1만 2800위안으로 6배 뛰었고, 지금은 20배 이상 오른 4만 5800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지역 분양아파트 가격은 1㎡당 3만 위안을 넘지 않는다. 지린성 창춘(長春)에서는 올 들어 묘지값이 20% 이상 치솟아 최대 28만 8000위안짜리 묘지도 등장했다. 창춘 시내에서 100㎡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도 최근 10년 사이 묘지값이 10배 이상 올랐다. ‘타오바오’(陶寶) 등 유명 인터넷쇼핑몰에서도 묘지는 ‘히트상품’ 목록에 올라 있다. 묘지값 폭등은 부동산중개업자들이 부추기는 측면도 없지 않다. “중개업자들이 낮에는 주택을 팔고, 밤에는 묘지를 판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 단속으로 갈 곳을 잃은 투기자본이 묘지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덩달아 애완동물 묘지값까지 폭등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는 3만 8600위안짜리 호화 동물묘지도 등장했다. 묘지값 폭등이 큰 사회문제가 될 기미를 보이자 민정부는 “묘지는 20년간만 사용할 수 있을 뿐 소유권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화장 등을 꺼리는 중국인들은 일부는 체념하고, 일부는 앞다퉈 묘지를 사들이며 묘지값 폭등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의 묘지값 폭등은 향후 몇년간의 정책적 결단 여부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98년 공공묘지 관리 법규를 만들면서 묘지사용 시한을 20년으로 못 박았다. 문제는 사용시한이 지난 묘지에 대한 처리 규정이 없다는 것. 중국 정부는 국민 정서상 사용시한이 지났다고 일괄적으로 묘지를 없애기는 어렵다고 보고, 유족들이 원할 경우 관리비 등을 지속적으로 징수하는 방식으로 묘지를 유지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대졸자 90% ‘B’ 이상… 학점 거품 심각

    일반대학 졸업생 10명 중 9명 이상이 B학점 이상을 받는 등 재학생이나 졸업생의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고학력자의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재수강을 하는 등 이른바 ‘스펙쌓기’의 결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1일 전국 4년제 일반대학 192개교의 2010년도 성적평가 결과와 졸업생 평점평균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학 190개교 재학생이 각 교과목에서 딴 평균 학점은 A학점 37.8%, B학점 36.2%로 B학점 이상 취득학생의 비율이 무려 7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C학점은 18.3%, D학점은 3.5%, F학점은 4.2%였다. 교육과정별 B학점 이상 취득학생 비율은 전공과목 76.6%, 교양과목 69.6%, 교직과목 90.1% 등이었다. 또 4년제 일반대 185개교 졸업생(지난해 8월과 올 2월 졸업생)의 졸업 평점평균은 A학점 35.4%, B학점 54.9%로 전체 졸업생의 90.3%가 B학점 이상을 받았다. 2009년도와 비교해 B학점 이상 취득학생의 비율은 재학생은 평균 0.2%포인트, 졸업생은 0.8%포인트 낮아지는 등 큰 변화가 없었다. 졸업 평점평균이 B학점 이상인 학생 비율은 국·공립대(94.4%)가 사립대(89.3%)보다 높았다. 또 수도권 대학(91.4%)이 비수도권 대학(89.6%)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공 계열별로는 교육계열이 96.8%로 가장 높았고 예체능계열(88.6%)이 가장 낮았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재학생의 학점이 비교적 높은 것은 대학들이 점수를 후하게 준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청년 실업 등으로 4년 만에 졸업하는 학생을 찾기 힘들 정도”라며 “졸업생 평점이 높은 것은 취업에 필요한 이른바 스펙을 쌓기 위해 재수강도 마다하지 않은 결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암자서 맺은 스님과 처녀 러브 스토리

    암자서 맺은 스님과 처녀 러브 스토리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어느 미남 승려와 폐결핵 환자 아가씨와의 청순한 러브 스토리. 원효(元曉) 대선사가 요석공주와 동침하여 파계한 끝에 설총(薛聰)을 낳았다는 천년 전의 로맨스처럼 지현(知玄)스님의 로맨스는 물씬한 감동마저 준다. 지금은 환속하여 부산(釜山)에서 알뜰하게 살고 있다는 그들의 파계 장소 전남(全南) 여천(麗川)군 돌산도(突山島) 향일암(向日庵)에 얽힌 얘기-.  전남(全南) 여수(麗水)시에서 배를 타고 1시간쯤 가면 돌산(突山)섬이 나온다. 여천(麗川)군 돌산(突山)면 율촌(栗村)리에서 1km쯤 북쪽에 금오산(金鰲山)이 있고 산에는 흔들바위란 게 있다. 집채만큼 큰 바윗덩이가 사람이 밀면 흔들거린다는 기묘한 바위다. 이 흔들바위 밑에 까치집처럼 앙증맞은 향일암(向日庵)이란 암자가 있다. 하지만 이 암자의 유래는 거창하다. 신라 선덕(善德)여왕 13년(사기 639년)에 원효(元曉)대사가 창건했고 1592년 임진왜란 때는 이 곳을 본거지로 승군(僧軍)이 활약했다는 곳. 그 건 그렇고 이 일대 경치가 장관이다. 울창한 낙락장송의 솔바람 소리, 온갖 기묘한 모양의 바위, 그리고 남해바다의 장쾌한 파도가 기막힌 절경이다.  1957년이면 17년전. 키가 헌칠하고 미목수려한 스님 한분이 순천(順天) 송광사(松廣寺)로부터 향일암(向日庵)으로 왔다. 당시 나이 27살, 법명은 지현(知玄), 속명은 박영식(가명), 호는 호월(湖月).  경남 남해(南海)가 고향인 지현(知玄)스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살에 출가, 전국 유명 사찰을 돌아다니며 10년을 목표로 수도하다가 마지막 3년을 채우기 위해 향일암(向日庵)을 찾은 것이다. 지현(知玄)스님은 절 주변을 알뜰하게 손질한 뒤 백팔염주에 사바세계 번뇌를 실어 깊은 사념의 경지를 거닐었다.  그동안 폐사처럼 버려져 있던 향일암(向日庵)에는 이로부터 여신도들이 몰려들었다. 낭랑한 목소리에 곡식 위의 제비같은 탈속(脫俗)의 지현(知玄)스님, 게다가 인물 좋고 경치마저 절경이어서 그는 인기스님이 된 것이다.  세월은 흘러 59년 봄이 되었다. 향일암(向日庵)에서 1km 떨어진 해변가 율촌(栗村)마을에 양장 차림의 미인 아가씨가 찾아들었다. 광주(光州)에 산다는 박애희(朴愛姬)양(23·가명). 폐결핵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요양차 이모가 사는 율촌(栗村)에 왔다는 그녀는 발그레한 볼의 홍보가 요정처럼 기막히게 예쁜 미인.  아열대성 식물인 동백·산죽(山竹)·비화(飛花)가 온 섬을 뒤덮고 바위 틈에 도사린 석란(石蘭)의 향기는 십리 안팎을 뒤덮어 6순 환갑이라 해도 마음 설렐 판이었다.  박(朴)양의 병은 이런 절묘한 풍경의 탓(때문)이었는지 눈에 띄게 회복되었고, 차츰 힘이 생겨 산책 코스를 넓혀갔다.  그때 그녀의 눈에 띈 남성이 바로 지현(知玄)스님. 부처님 앞에 정좌하여 청아한 목소리로 독경하는 근엄한 모습을 취한듯 응시했다.  이로부터 그녀는 2개월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향일암(向日庵)을 찾았다. 그녀의 시선은 날이 갈수록 뜨거워졌고 지현(知玄)스님의 얼굴을 보지 않으면 잠이 들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스님은 장승. 눈길 한번 주는 법이 없었다.  가을이 되었다. 사무친 가슴 속의 사연이 맺히고 맺혀 이번엔 폐결핵이 아닌 상사병에 몸부림하다가 농약을 마셔 버렸다. 위급한 그녀를 두고 이모 되는 여인은 조카의 애절한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지현(知玄)스님에게 달려가『그 애를 구해 달라』고 애원했다.  스님은 그 요청을 거부하고『나의 손길보다는 당장 해독시키게 녹두물이나 먹이시오』했다. 이모는 되돌아와 녹두를 갈아 먹였다. 의사 없는 갯마을에서 꼼짝없이 죽어야 했던 그녀는 신통하게도 살아났다.  59년이 저물고 새해 음력 1월14일 새벽 4시. 지현(知玄)스님은 화엄경(華嚴經)을 독경하며 새벽의 경내를 산책하고 있었다. 그때 느닷없이 뒷산에서 비통한 여인의 통곡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스님은 뒷산으로 달려갔다. 박(朴)양이 흔들바위에 맨발로 서서 바다를 향해 투신하려는 찰나였다.  혼비백산한 지현(知玄)스님. 자기로 인해 원한을 품고 죽을 여자를 생각하니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는『아가씨 소원은 뭐요? 다 들어 주겠으니 제발 뛰어내리지만 말라』고 애원했다.  그녀의 소원이란 불을 보듯이 뻔한 것.『스님과 함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망설이고 더듬거릴 나위가 없었다.『알겠으니 제발 그곳에서 내려와 달라』고 간청했다. 그 소리를 듣자 박(朴)양은 바위 위에서 실신하고 말았다.  스님은 그녀를 구출해 냈다. 암자에 누이자 비로소 정신을 차린 그녀는 스님의 품안에 안겨 몸부림치며 울었다. 난생 처음으로 싱싱한 여인의 체취와 풍만한 마찰감에 스님도 얼이 빠져 버렸다.  29년동안 막혀 있던 정열이 용솟음 치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10년 수도를 1년도 못남기고 거센 폭포수 속의 물거품이 되었다. 이날 새벽부터 지현(知玄)스님의 낭랑한 독경소리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로부터 6년의 세월이 지난 65년 여름. 대구(大邱) D사에서 참회의 수도에 전념하던 지현(知玄)스님은 어떤 모녀의 방문을 받았다.  『이 애가 스님의 딸입니다』면서 모녀는 6살 귀여운 아기를 내보였다. 스님은 가가대소, 『그렇습니다. 내 아이입니다』면서 즉시 승복을 벗고 딸을 한가슴 가득 안았다. 그는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 뒤로 스님 부부는 딸 하나에 아들 하나를 더 얻어 1남2녀를 두었다.  지난 71년 5월. 향일암(向日庵)을 중창할때 속인 지현(知玄)부부는 찬조금 5만원을 보냈다.  그들은 현재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서 미곡상을 경영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살고 있으나 찾아간 기자에게 사진찍기를 거부-.  그러나 한 여인의 억센 사랑의 집념으로 10년 수도승의 마음을 움직인「흔들바위」는 오늘도 의연하다. <麗水=金德鉉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7월15일 제6권 28호 통권 제248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사설] 영남 정치권 신공항에만 매달릴 건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되면서 영남권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의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한마디로 백지화 방침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독자적으로 김해공항을 가덕도로 옮기겠다고 공언했고, 김범일 대구시장은 민자 등을 유치해서라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영남권 국회의원들은 백지화는 2년만 유효할 뿐이라며 내년 총선과 대선 때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한나라당 공약으로 내세우겠다고 결의했다. 시민단체 등은 내년 선거 때 공약 불이행을 표로 심판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의 유력한 차기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도 “지금 당장 경제성이 없더라도 미래에는 분명히 필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동남권 신공항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며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사실상 공약으로 제시했다. 우리는 그동안 대선 공약이라 할지라도 경제성과 타당성 등을 엄격히 따져 국민의 소중한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지금 영남권 정치인들의 반발은 납세자들의 권익은 아랑곳없이 내 표만 지키면 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자신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간다면 이처럼 막무가내식으로 우기겠는가.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공약을 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겠지만 신공항 건설만이 살 길인 양 부추긴 지역정치인들의 잘못도 결코 가볍지 않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라면 김해공항은 2027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공항건설 소요기간이 10년인 점을 감안하면 2018년에 임기가 끝나는 차기 대통령은 임기 중 신공항 건설이나 김해공항 확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동남권 공항을 ‘허브화’할 것인지 ‘거점공항’으로 할 것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거품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 앞으로 고속철 중심으로 짜여질 전국의 간선도로망 역시 신공항 건설 필요성 여부의 변수로 감안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오늘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공약으로 갈등을 유발한 데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치유책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2009년 국토연구원 용역결과 동남권 신공항의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가름났음에도 그동안 공표하지 않은 이유도 밝혀야 할 것이다.
  • [신공항백지화 후폭풍] LH·과학벨트 2대 국책사업 쟁점·해법

    [신공항백지화 후폭풍] LH·과학벨트 2대 국책사업 쟁점·해법

    지난 30일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로 촉발된 후폭풍이 정치권과 영남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국책사업인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등의 처리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충청권이 따놓은 몫이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입지 재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꼬이고 있다. 분산배치가 거론되면서 전남, 전북, 경북 등 6개의 광역자치단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LH 본사 이전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하면서 토공의 이전 예정지였던 전북 전주와 주공의 이전 예정지인 경남 진주가 경합하고 있다. 영호남 갈등으로 비칠 수 있어 정부는 더욱 조심스럽다. 이런 가운데 국가발전을 위한 중요 사업인 만큼 뒤로 미뤄 갈등을 증폭시키기보다는 조기에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LH본사 이전 ‘진주-전주’ 팽팽한 입장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달아오른 민심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의 지방 이전 논의로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LH 이전을 논의할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2기 위원장 선임이 최근 마무리되고, 동남권 신공항 입지 평가가 일단락됨에 따라 4월 말부터 LH 본사 이전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전 후보지인 경남과 전북 행정부지사가 참석하는 지방이전 협의회를 지역발전위 2기 민간위원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논의의 윤곽은 4·27 재·보선 이후 드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앞서 올 상반기까지 LH 이전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혔었다. 현재 LH의 본사가 어디로 내려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유치를 희망하는 경남과 전북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LH 본사 이전은 참여정부 시절, 혁신도시로의 공기업 이전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공기업 선진화’를 명목으로 2009년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통합하면서 상황이 어그러졌다. LH가 통합되기 전 주택공사는 경남 진주 혁신도시로, 토지공사는 전북 전주혁신도시로 각각 이전이 확정됐다. 통합 뒤 경남에선 LH의 사장(실)과 본사가 전부 내려와야 한다는 ‘일괄 배치’를 주장하는 반면 전북은 사장(실)을 포함한 본사인력의 24%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영호남 간 갈등으로 비칠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 조정은 마냥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지역발전위의 1기 위원장과 위원들이 임기를 마친 뒤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이에 청와대는 5개월간 비어 있던 지역발전위원장에 최근 홍철(66) 대구경북연구원 원장을 선임하면서 물꼬를 트려 하고 있다. 홍 위원장은 건설교통부 차관보, 국토연구원 원장, 인천발전연구원 원장과 인천대학교 총장 등을 두루 거쳤다. 건설교통부 제1차관보 시절 당시 오명 장관, 유상열 차관, 정종환 국장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포항출신인 홍 위원장이 영남권에 유리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학계에선 LH 이전에 대한 해법으로 지주회사식 분산배치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극단적으로 묶거나 나누기보다 광역경제권별로 본사의 기능을 각각 옮겨 놓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LH 본사는 대기업 지주회사처럼 기본 기능만 부여해 세종시나 수도권에 남기고, 주요 업무분야별로 호남권·영남권·충청권 등에 본사기능을 상당부분 넘겨주면 된다.”고 조언했다. 반면 손재영 건국대 교수는 “(LH 본사 이전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대규모 기관을 잘라서 분산 배치하는 것은 비효율을 초래하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어 한곳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과학벨트’ 정치권-과학계 엇갈린 반응 동남권 신공항 계획 백지화의 불똥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 공약이 뒤집어지면서 시작된 각 지역 사이의 입지 선정 경쟁에, 신공항 무산으로 격앙된 영남권 민심을 달래기 위한 ‘거점지구 분산배치론’까지 나오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흘러나오는 분산배치론의 핵심은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등을 각기 다른 지역에 설치하자는 것이다. 거점시설을 여러 지역에 나눔으로써 불만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인데, ‘보상용’으로 과학벨트 일부를 영남권에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벨트가 2012년 총선과 대선의 표심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정치인들은 여야를 떠나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게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과학벨트는 ‘벨트’니까 몇 군데 걸칠 수 있다.”고 했고,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은 “대구·경북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두언 최고위원은 “과학벨트가 세종시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의 속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충청권 유치가 엄연한 당론이지만,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은 호남권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호남권을 중심으로 대전과 대구를 연결하는 ‘삼각벨트’ 형식을 택하되, 핵심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는 호남권에 두자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공정하게 입지를 선정해 6월 중 발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좀처럼 신뢰를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과학계에서는 분산배치는 과학벨트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이라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대신 대학·연구소 등 주요 거점에 현장 중심 사이트랩(Site-lab)을 설치하는 대안과 함께 과학벨트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거품’을 빼야 한다는 해법을 내놓았다. 과학계의 최대 시민단체인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이규호(한국화학연구원 연구위원) 공동대표는 “분산배치는 안 된다는 것이 사실상 과학계의 합의된 의견”이라면서 “세계적인 과학자들을 유치해 기초과학을 연구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달성하려면 거점이 집중적으로 형성돼야 하기 때문에 연구의 중심체인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은 같은 곳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리학계의 한 원로 교수는 “모든 정보를 솔직히 공개하면 실익이 보일 것이고, 이렇게까지 할 일이 아니란 것을 모든 지역이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주객이 전도돼 과학계에서 과학벨트를 잘해 보자는 공청회를 하면 사람들이 안 오고, 오히려 정치권이 주최하는 행사에 바글바글하다.”면서 “과학계 의견이 최우선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황사 대비하세요”… 신제품 봇물

    “황사 대비하세요”… 신제품 봇물

    불청객 황사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해마다 봄철이면 악명을 떨치는 황사는 올해 일본 원전사고로 흙먼지 속에 방사성물질인 세슘까지 함유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걱정스럽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잘 씻고, 잘 챙겨 먹고, 잘 입는 것뿐이다. 하지만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날로 지독해지는 황사에 대처하는 새로운 제품들이 올해도 등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황사가 업체들에게 제품 개발에 대한 영감을 주고 있는 셈이다. 스포츠 브랜드 헤드가 자전거족을 겨냥해 선보인 ‘분진 차단 마스크 후드 점퍼’(16만 9000원)는 이제 겨우 날이 풀려 야외활동에 나서려는 데 달갑지 않은 황사 때문에 고민을 하는 이들이라면 반색할 만하다. 이 제품은 후드에 황사 방지 마스크가 달려 있고 손을 다 덮을 수 있는 것이 특징. 마스크는 해골 문양을 넣어 멋스러움을 살렸고 나노플랜 소재로 미세먼지 방지에 용이하다. LG패션은 지난해 황사방지 ‘에코슈트’로 재미를 봤다. 총 2만여장 중 85% 이상이 팔리는 인기를 확인했다. 이에 올해도 ‘친환경 젠트라 슈트’(30만원대)를 출시했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섬유 표면에 항균기능을 더한 원단으로 신축성이 뛰어나며 복원력이 높아 외부활동이 잦은 직장인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무엇보다 황사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갈색 흙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변색, 탈색을 방지한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야만 할 때는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이 가장 신경 쓰인다. 걱정이 큰 엄마들을 안심시켜줄 이색 상품이 온라인몰 G마켓에 등장했다. ‘아기지킴이 황사망토’(2만 7000원)는 아기띠에 탈착 가능한 포대기 망토 제품으로 아이를 흙먼지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겉감은 나일론이지만 안감은 순면을 사용해 예민한 아기 피부를 고려했다. 역시 G마켓에서 판매하는 ‘노스크’(2만 9000원)는 답답한 마스크가 싫은 이들에게 알맞다. 간편하게 코 안쪽에 넣어 사용하는 것으로 오염된 공기를 마시지 않도록 해준다. 황사철은 비염 증상이 있거나 코로 들어오는 자극에 예민한 사람에게 더욱 괴롭다. 한국암웨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트리라이트가 내놓은 ‘뉴트리라이트 앨로케어’(4만 2000원)는 외부 자극에 의한 코막힘, 재채기, 콧물, 코 가려움증 등 불편을 겪어온 사람들의 상태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제품의 원료인 피카오 프레토는 남아메리카 원산 국화과 식물로 폴리페놀 등 식물성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과민반응에 대한 기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제품은 식물영양소의 하나인 폴리페놀이 97㎎ 함유되어 있다. 미세먼지는 피부 고민이 많은 여성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LG생활건강 오휘의 버블 필링은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딥 클렌징 필링 제품이다. 1차 세안 후 피부에 도톰하게 발라주면 미세한 거품이 보글보글 발생한다. 거품이 사라진 후 피부를 부드럽게 문질러주면 노화된 각질을 제거해주고 피부 속 노폐물을 깨끗이 제거해준다. 머리카락 사이에 파고든 중금속과 먼지는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LG생활건강 비욘드 ‘힐링 포스 스케일러’(100㎖, 2만 1000원)는 천연 식물 스크럽 원료인 해금사가 들어 있어 두피의 모공에 쌓인 노폐물과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해주는 제품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3·22 대책’ 이후 내집마련 전략

    ‘3·22 대책’ 이후 내집마련 전략

    내집마련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정부가 지난 22일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다음 달부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부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구매 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할 때보다 대출금이 줄어들게 된다. 정부가 DTI 규제 완화 일몰이란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과도한 가계부채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현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31조 5000여억원.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284조 5000억원으로 가계대출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또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를 50% 감면해주고,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분양가상한제도 폐지하기로 했다. ‘3·22 대책’에 따른 내집마련 전략을 꼼꼼히 따져봤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소위 강남 3구의 주택시장에는 별 영향을 미지지 못하지만 그외 서울지역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강남 3구는 계속에서 DTI 규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연봉·구매지역·주택값에 따라 대출 달라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대출한도를 정확하게 알아보는 것이다. 자신의 연봉과 주택 구매 지역, 주택값에 따라 대출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달까지는 주택담보 대출한도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로 결정됐다. 즉, 서울 강남 3구 아파트를 제외한 서울지역은 집값의 50%까지 대출이 됐다. 만기 20년에 연 6% 금리대출 상품을 고를 경우 7억원짜리 아파트라면 3억 5000만원까지 은행에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4월부터는 여기에 DTI 규제가 더해진다. 즉, 연봉 3000만원을 받는 수요자가 7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경우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지역에서는 1억 7000만원까지 대출을 받게 된다. LTV만 적용받을 때보다 1억 8000만원이 줄게 된다. 따라서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은 더 많은 종잣돈이 필요하다. 바로 이렇게 대출금이 줄기 때문에 내집마련 자금 조달계획을 세밀하게 세워야 한다. 정부는 내집마련에 나서는 서민들을 위해 ‘비(非)거치식,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상품을 선택할 경우 DTI 우대비율을 15%포인트 올려주기로 했다. 우대비율로 DTI를 15%포인트 높인다면 대출금이 1억 7000만원에서 2억 3000만원까지 늘어난다. 단, 지역에 상관없이 6억원 이하의 주택에만 우대비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매달 원리금균등상환을 하면 수백만원씩의 돈이 들어가고 금리도 1% 정도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가령 2억 3000만원을 고정금리 6%, 20년 동안 매월 원리금균등상환을 한다고 가정하면 한달에 164만 7791원을, 10년 동안 원리금균등상환을 한다면 255만 3472원을 내야 한다. 또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인 코픽스금리보다 연 1% 정도 높다. 따라서 자금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굳이 우대비율을 적용받으려고 고정금리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정부가 주택 취득세율 50% 추가 감면 조치를 이달 말에서 올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잔금을 치르는 시점이 취득 시점이 된다.”면서 “잔금 날짜를 개정안이 통과된 후로 조정한다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동안 일반 분양가를 마음대로 책정할 수 없어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서울 지역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혜지역을 서울 성동구, 강동구와 경기 과천시 등을 꼽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사업성이 좋지 않아 주춤했던 재건축 단지들이 일반 분양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사업 추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분양되는 주요 아파트의 경우 상한제 폐지에 따른 가격 거품이 끼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김 본부장은 “분양시장 열기가 높은 부산 등 일부 지방 시장과 서울 일부 지역은 분양가를 높일 가능성이 큰 만큼 실제가치보다 고평가된 것은 아닌지 인근 단지 시세 등을 살펴보는 등 신중하게 가격 분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후 가격거품 주의 강남 개포지구 재건축 승인으로 재건축 훈풍이 부는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혜택을 받지 못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있다. 즉, 다른 지역에 비해 일반 분양 물량의 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지 못하면 조합원의 반대로 사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강남 3구의 재건축 물량은 가격도 많이 올랐고 분양가 상한제 폐지 혜택을 보지 못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면서 “오히려 강북의 재건축, 재개발 사업은 조합원 분담금이 낮아지고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면서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해서는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실제 폐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투자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16색깔 프라하 이야기

    “프란츠 카프카, 야로슬라프 하셰크와 함께 프라하의 불가사의한 밤거리를 걷는다. 레스토랑에서 카렐 차페크 곁에 앉아 사사로운 이야기를 엿듣고, 거품이 넘치는 맥주집에서 요세프 슈크보레츠키와 함께 재즈를 듣는다. 구스타프 마이링크와 황금소로의 연금술사를 만나고, 헌 지푸라기 때문에 골치를 앓는 얀 네루다를 돕는다.” 체코 프라하는 세계의 관광객들을 자석처럼 끄는 도시 가운데 하나다. 한국인들에게도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나 프라하 구(舊)시가광장을 무대로 찍은 광고 등을 통해 낯익은 도시다. ‘프라하-작가들이 사랑한 도시’(행복한책읽기 펴냄)는 체코문학의 대표 작가들이 프라하를 무대로 쓴 작품 16편을 담은 책이다. 19세기 후반 체코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 손꼽히는 알로이스 이라세크는 관광명소로 유명한 오를로이 천문시계에 얽힌 전설을 다룬 ‘구시가지 시계의 전설’이란 작품을 썼다. 물론 이 전설은 사실이 아니다. 시간에 맞춰 시계의 문이 열리고 12사도가 등장하면 관광객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이 오를로이 천문시계는 1572년에 얀 타보르시크란 유명한 시계공이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구시가지 시계의 전설’은 프라하의 시계가 지구에 단 하나뿐인 천문시계라는 점에 착안한 문학 작품이다. 소설에서 천문시계를 발명한 장인 하누슈는 하루 아침에 프라하의 스타로 떠오른다. 하지만 어느 순간 권력자들의 가슴에는 천문시계를 독점하고 싶다는 욕망이 싹튼다. 이 욕망은 하누슈가 다른 도시에서 더 나은 천문시계를 만들지도 모른다는 망상으로 발전한다. 시장과 참모들은 숙의 끝에 깊은 밤 장인의 작업실에 자객을 보낸다. 다음날 조수들은 두 눈이 뽑힌 채 벽난로 앞에서 신음하는 하누슈를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천문시계는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명물시계란 지위를 영원히 지키게 되었다는 것이 ‘구시가지 시계의 전설’에 담긴 이야기다. 프란츠 카프카, 얀 네루다, ‘로봇’이란 단어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카렐 차페크 등의 작품도 프라하의 특별한 매력을 알린다. ‘프라하-작가들이’는 잡지 편집장이자 소설가 출신으로 한국과 체코의 문화 교류에 앞장서는 야로슬라브 올샤 주한 체코대사가 발 벗고 나선 덕분에 출간됐다. 책에 등장하는 체코의 국민작가 얀 네루다에 각별한 애정을 품은 고은 시인은 31일 서울 서교동 체코정보문화원에서 열리는 출판 기념회에서 프라하에 얽힌 인연을 소개할 예정이다. 고은 시인은 다음 달 프라하에서 열리는 ‘프라하 작가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5월에는 체코에서 시집을 출간한다. 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공연리뷰] 2만 4000원에 만나는 ‘메트 오페라’의 감동

    [공연리뷰] 2만 4000원에 만나는 ‘메트 오페라’의 감동

    최근 들어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오페라 공연 실황을 극장·공연장에서 생중계하는 일이 늘고 있다.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기 위해 ‘대중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오페라단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이런 변신은 2006~07 시즌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총감독으로 피터 겔브가 취임하면서부터다. 겔브는 시즌 개막작인 ‘나비부인’을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의 교통을 통제한 채 대형 스크린과 음향 시설, 650개의 좌석을 설치해 상영하는 파격을 연출했다. 지난 18~20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2010~11 시즌 작품인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 중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이 상영됐다. 지난해 10월 9일 뉴욕 링컨센터 공연을 일반 HD화면보다 4배 이상의 고해상도(4K) 디지털 화면과 5.1채널 음향으로 구현한 것. 2시간 35분짜리 공연에 앞서 30분가량 주인공 브린 터펠(신들의 우두머리 ‘보탄’ 역·베이스바리톤)과의 인터뷰 영상 등을 보여 줬다. 천재 연출자로 불리는 로베르 르파주의 작품 해석이 이전 작품들과 어떻게 다른지 관람 포인트도 짚어 줬다. 막이 오른 순간부터 눈을 떼기 어려웠다. 푸른색의 라인 강 밑바닥에서 노니는 라인의 세 요정과 지하에 사는 난쟁이 알베리히가 만나는 장면은 르파주 특유의 상상력으로 표현됐다. 와이어를 부착한 특수 의상을 입은 세 요정은 3단계로 분할되는 무대(라인강)를 자맥질하듯 오르내린다. 푸른 조명과 실제 물속에서 노니는 듯 요정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거품 등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했다. 다양한 카메라워크로 가수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잡아내는 건 스크린으로 오페라를 보는 또 다른 매력이다. 특히 알베리히 역의 에릭 오언스(바리톤)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대목은 최고 400달러를 웃도는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 있더라도 느끼기 힘들 것. 호암아트홀은 새달 1~3일 도니제티의 ‘돈 파스콸레’를 비롯해 메트오페라의 올 시즌 작품 9편을 더 상영할 예정이다. 일정은 홈페이지(www.hoamarthall.org)나 전화(02-751-9607~10)로 확인하면 된다. 전석 2만 4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송재호·윤소정 “갈 길 머잖은 노년의 사랑 더 순수”

    송재호·윤소정 “갈 길 머잖은 노년의 사랑 더 순수”

    요즘 극장가에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그대를 사랑합니다’(이하 ‘그대사’)이다. 지난달 17일 개봉한 이 영화는 소리 소문 없이 스크린을 장악하더니 마침내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1일 현재 누적관객은 103만여명. 미국 아카데미 수상작과 블록버스터 공세 속에서도 주말 박스오피스 4위를 지키고 있다. 뒷심의 원동력은 입소문. ‘돌풍의 주역’인 송재호(72)와 윤소정(67)을 만나 ‘그대사 신드롬’과 ‘노년의 사랑’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눠 봤다. ●그레이 로맨스 할리우드 공세 막아 →‘그대사’는 김만석(이순재·76), 송이뿐(윤소정), 장군봉(송재호), 조순이(김수미·60) 네명의 황혼 순애보를 그린 영화다. 주연배우 네명의 평균 나이가 68.8세다. 젊은 톱스타나 화려한 볼거리도 없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같은 제목으로 인기리에 연재된 만화가 원작이지만 원작자인 강풀의 만화 가운데 영화로 성공한 작품이 별로 없어 크게 흥행을 예상하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강풀 징크스’를 깨고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는데. 윤소정(이하 윤) 일단 영화가 아름답고, 완성도가 높다. 솔직히 요즘 너무 난폭하고, 자극적이고, 악만 남은 영화가 많지 않았나. ‘그대사’는 보고 나면 여운이 남고 좋은 기분을 오래 가져갈 수 있는 영화다. 험한 영화를 보면 꿈자리가 사나운데, ‘그대사’는 꿈까지 행복하게 꾸게 만든다. 송재호(이하 송) ‘그대사’의 ‘까도옹’(까칠하고 도도한 할아버지) 순재 형님이 ‘만추’의 현빈을 눌렀다는 얘기를 듣고 희망을 가졌다.(웃음) 생각만큼 홍보를 많이 못해 아쉬웠는데 관객들이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렇게 후폭풍을 타면 롱런할 수밖에 없다. 내가 출연한 영화 ‘해운대’, ‘살인의 추억’ 등의 관객수를 모두 맞혔는데 ‘그대사’는 650만명을 예상했다. →우유를 배달하는 까칠한 할아버지 만석과 폐품을 수집하지만 따뜻한 미소가 아름다운 할머니 이뿐. 치매에 걸렸어도 남편의 사랑만은 잊지 않는 할머니 순이와 그런 아내 곁을 끝까지 지켜주는 ‘로맨티스트’ 군봉. 이 두 커플이 보여주는 노년의 사랑은 젊은이들의 사랑처럼 감각적이거나 요란하지 않지만 더 큰 설렘과 울림을 준다. 윤 사랑이란 교통사고처럼 느닷없이 찾아와 설레고 아무 조건 없이 서로 좋아하는 것인데, 요즘엔 사랑이라는 포장에 계산이 다 들어가 있다. 그래서 그 거품을 빼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네들이 사랑하면서 그런 조건을 따지겠나. 그러니까 더욱 순수하게 느껴지는 거다. 송 노년의 사랑은 생김새나 재력, 사회적 지위를 다 떠나서 인간 본성에 대한 사랑이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것 아닐까. 이것저것 계산하지 않고 진심으로 상대방을 생각하는 그게 진짜 사랑인 거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나이의 속박을 받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강요하지 않아도 흐르는 눈물 →오롯이 실버 세대를 주인공으로 한 본격적인 상업영화는 ‘그대사’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송 맞다. 그동안 노인들이 영화 주변부에 놓인 적은 많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주인공 삼은 영화는 처음인 듯싶다. 그렇기에 이번 영화가 더 잘됐으면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들의 사랑은 분명 젊은이들과는 다르다. 노인들의 사랑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가슴 아프고 멋지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 윤 영화에 만석 할아버지가 이뿐 할머니의 리어카에 우유팩을 얹어주고 신나하는 장면이 나온다. 별 장면 아닌데 찍으면서도 가슴이 뭉클했다. 사랑은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장면이었다. →죽음이라는 인간의 한계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노년의 사랑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군봉과 순이 커플이 보여주는 생의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사랑, 만석과 이뿐 커플의 죽음 앞에서 절제하는 사랑. 이 두 사랑은 관객에게 진정한 사랑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데. 송 사랑은 서로에 대한 희생과 봉사라고 생각한다. 배우자는 인생의 반려자라고 하지 않나. 군봉의 입장에서는 전혀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다.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고자 한 거다. 윤 늘그막에 어렵게 찾아온 사랑을 두고 뒷걸음질치는 이뿐을 답답하다고 하는 분도 있는데, 젊은 애들처럼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꼭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론 절제하고 사랑을 가슴에 묻고 사는 것도 필요하다. 이뿐은 평생 소외되고 자신감 없는 삶을 살아 온 이다. 만석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해하면서도 발에 안 맞는 꽃신처럼 그 사랑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거다. ●결혼생활 40~50년… 현실 속 사랑은? →실제 삶에서 두분의 사랑은. 송 아내가 첫사랑이다. 결혼한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군봉의 사랑에 더 공감한 까닭도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 집사람이 젊었을 때 고생한 얘기 하는 것을 싫어해서 지금도 토크쇼에 일절 나가지 않는다. 배우 생활 하면서 본의 아니게 스캔들에 휘말린 적도 있었지만, 우리 부부는 50년째 누구보다 견고하고 튼튼한 집을 짓고 살아가고 있다. 윤 지난달 28일이 결혼 43주년 기념일이었다(윤소정의 남편은 배우 오현경이다). 그런데 그런 날만 되면 꼭 싸우게 되더라고.(웃음) 사랑은 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부부는 서로에 대한 약속이다. 이 나이 되면 신뢰와 믿음으로 살아간다. →‘그대사’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는 사람이 많지만 영화는 결코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연기하면서 힘들지는 않았나. 윤 남편(오현경)이 이 영화를 두번 봤는데, 실제 윤소정의 모습이 영화에 나온다고 하더라. (서구적인) 외모 때문에 번역극에 많이 출연했고, 그로 인해 카리스마가 많이 부각됐지만 실제 윤소정은 영화 속 이뿐처럼 지극히 한국적인 여자다. 집에서 바느질과 토속 음식을 즐기고, 사고도 아주 고지식하고.(웃음) 송 또래의 삶과 사랑이라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추창민 감독과는 처음 작업하는데, 영화의 맛을 아는 아주 똑똑한 ‘여우’다. 배우는 언제나 선택을 받는 직업이지만,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간다는 두 사람. 어쩌면 노년의 사랑이란 이들의 모습처럼 겸허한 삶의 자세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이춘규 논설위원 도쿄 리포트] 너도나도 사재기… 자제하던 그들의 눈빛이 변했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 일본이 추락이냐, 반전이냐 하는 기로에 서 있음을 이곳 도쿄에 와서 지켜보고 있다. 3·11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는 열도에 궤멸적인 타격을 가했다. 대지진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능이 잇달아 누출, 수도 도쿄까지 위협하며 마스크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방사능 공포까지 덮쳐 왔다. 억제된 불안과 공포의 눈빛들을 보게 된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 등은 대지진·방사능 유출을 2차대전 이후 가장 큰 국난이라고 탄식하고 있지만 대재앙을 헤쳐 나갈 지도력을 의심받고 있다. 거대 지진에 방사능 유출 공포까지 겹치자 정치권 전체가 통제력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아사히·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언론들은 탄식한다. 문제는 일본이 변혁을 이뤄내지 못하면 추락할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는 데 있다. 1868년 메이지유신을 단행한 일본은 근대화를 추진, 늦었지만 당당하게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메이지유신 주역들은 한반도 등 식민지를 개척했고, 태평양전쟁을 도발해 결국 패전국이 된다. 그러나 일본 사회 주류는 변하지 않았다. 승전국 미국이 공산권 견제 전략에 따라 이들에게 의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1960년대 경제 부흥을 이끌었고, 1980년대에는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의 경제를 일궈 냈지만 흥청망청은 오래가지 못했다. 풍선이 터지는 것처럼 1990년 이후 일본 경제의 거품은 꺼졌다. 잃어버린 10년의 시작이다.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등 자민당 총재들이 단명 총리로 마감했다. 마침내 2009년 9월에는 54년 만에 자민당 정권이 무너지고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민주당이 집권했다. 하지만 하토야마도 11개월로 단명하고, 뒤이은 간 정권도 취임 9개월인데 지지율 10%대에서 헤매고 있다. 이 상황에서 재앙이 몰아치며 정치권이 허둥대자 일본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믿음을 접었다. 대참사에 갈팡질팡하자 일본인들은 ‘우리’보다 ‘나’를 찾기 시작했음을 실감한다. 나부터 살기 위해 컵라면, 생수, 응급약품을 사들이며 상품이 순식간에 동나고 있다. 일본 역사에서 일찍이 보지 못했던 기이한 현상이다. 도쿄 도심 여기저기 편의점 생필품 진열대는 놀랍게 텅 비어 있어 을씨년스럽다.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은근하고 조심스럽던 사재기를 눈치 볼 것 없이 하고 있다. 매점매석도 성행한다. 불신받는 정부가 자제를 부탁해도 안 통한다. 내재된 야만성이 분출하는 기세다. 도쿄 주변과 도호쿠 지방에서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강력한 여진은 공포심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일본이 다시 혼란에 빠져 새로운 주도 세력을 만들어 낼지, 아니면 지진과 방사능 공포를 잘 수습해 점진적인 개혁을 이뤄 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일 관계도 변곡점을 맞고 있음을 확인한다. 따라서 단순하게 현재 진행 중인 지진·방사능 유출 사태만을 보면 안 된다. 일본 정치권, 사회 전체의 거대한 소용돌이를 주시해야 한다. 도쿄에서 지인들을 만나며, 출퇴근길 시민들의 표정에서, 언론을 통해 변화의 에너지가 임계점임을 감지한다. 수년 전과는 완연하게 달라진 일본, 일본 사람이 왠지 낯설다. 전환시대 일본이 140년 만에 격동에 휩싸이면 한·일 관계도 영향받는다. 대재앙 이후 일본의 변화를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지켜봐야 한다. 일본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응하는 외교 전략을 기대한다. 수면 위보다 물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본의 근본적인, 거대한 변화의 에너지를 추적하자. taein@seoul.co.kr
  • ‘일본판 뉴딜정책’ 가동… 재정악화? 전화위복?

    ‘일본판 뉴딜정책’ 가동… 재정악화? 전화위복?

    최악의 지진 피해를 당한 일본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시도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재정적자가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과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낙관론이 동시에 나오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정부 부채, 그 오해와 진실 지난해 일본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9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한 보고서에서 일본 재정 문제를 “조속히 줄여 나가지 않는 한 언젠가는 한계에 봉착하게 될 시한폭탄”에 비유했을 정도다. 사회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보장 비용 증가, 가계 저축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재정 상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지난 11일 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인해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해지면서 재정 위기설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럼 재정 위기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1990년대 이후 정부 부채가 급증하면서 여러 차례 일본 재정 위기설이 제기됐지만 현실화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위기를 겪었던 그리스와 아일랜드의 GDP 대비 정부 부채가 각각 129%와 104%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망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불가사의해 보이는 현상의 비밀은 일본 정부 부채에서 대외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적다는 데 있다. G7 주요 선진국들은 국채의 30~50%가 외국인이 보유한 대외 부채인 반면 일본은 2009년 말 기준으로 그 비중이 4.2%에 불과하다. 일본 국가의 빚은 거의 대부분 일본 국민한테서 빌린 셈이다. 일본 국민들이 한꺼번에 국채를 내다 팔지 않는 한, 다시 말해 일본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재정적자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안 된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일본의 재정 위기, 왜 표면화되지 않나’란 보고서에서 이런 점을 들어 “대외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정부 부채 증가=일본 국민의 저축 증가’ ‘부채 상환=저축 감소’라는 역설적인 논리가 성립한다. 국제금융센터도 “정부 채무 대부분이 자국 내에서 소화된 엔화 표시 채무여서 정부가 채무 불이행을 피하기 위해 최후 수단으로 중앙은행 차입을 통한 채무 변제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부채가 재정 위기를 겪은 여타 국가들과 다른 두 번째 차이점은 경상수지 문제다. 그리스나 아일랜드, 스페인 등은 만성적인 경상 적자에 시달리는 반면 일본은 해마다 1000억 달러가 넘는 경상수지 흑자를 꾸준히 달성하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막대한 대외 순자산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일본이 거품 붕괴 상황에서 알짜 자국 기업을 해외에 팔아버리지 않고 재정적자를 감수해서라도 국내산업을 보호했던 것도 정부 부채 증가와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진 이유로 작용했다. ●지진·쓰나미 독일까 약일까 위기설이 과장됐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정부 부채는 일본 정부로서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복구비용을 써야 하는 상황은 독이 될 것인가 전화위복이 될 것인가. 오가와 알리샤 컬럼비아대 국제사회문제대학 부교수는 피해 복구를 위한 조치로 일본의 재정 건전성이 또 한번 저점을 찍을 수 있다면서 추경편성은 일본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가장 나중에 듣고 싶어 할 뉴스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 국내 전문가는 지진으로 인해 엔화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재정적자 증가를 무역흑자 증가로 상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재정적자에 대한 부정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엔화가 흔들릴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에 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서자/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서자/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

    남북관계가 해빙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언론은 중국을 무대로 남북 당국 간에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물밑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현인택 장관은 남북관계에 여러 갈래의 흐름이 있다고 하면서 어떻게든 이 흐름을 대화와 협력의 방향으로 모아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후계체제의 안정화와 경제난의 타개를 위해 ‘통 큰’ 결정으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도 집권 기간 내내 성과를 내지 못한 남북관계에서 뭔가 실적을 올리려면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밖에 없고, 회담을 성사시키려면 아무래도 올해가 적기라고 판단해 남북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전쟁 이래 최악의 위기 상황이라고 평가되는 작금의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남북 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것은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남북 접촉이 남북을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이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남북은 지난 20여년간 쌓아올린 교류협력과 화해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급기야는 상대방에게 포격을 가하는 지경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이 전가의 보도처럼 유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키기에는 남과 북이 서로에게 준 상처가 너무나 커 보인다. 남북의 상호인식 또한 대전환을 이끌어 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남한 정부는 북한이 이미 경제적으로 붕괴하고 있고,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면 2~3년 내에 정치적으로 붕괴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남북관계를 동결 상태로 둘 각오가 돼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현재의 대치 상태가 북한을 더 약화시킬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북한도 이 대통령의 임기 중에는 남북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고 남북관계에 어떠한 희망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북한은 단지 남북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남북대화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접촉이 현재의 대치상태를 극복하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명박정부가 지금까지 견지해 온 붕괴론이나 압박정책을 철회하고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으로 돌아가야 한다.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유도하려면 북한을 ‘인게이지’(Engage)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는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봉쇄나 고립이 아닌, 적극적인 교류와 접촉 확대 및 관계 개선을 통해 태도변화를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떠한 대화도 할 수 없다는 접근 방식으로는 핵무기를 미국에 대한 생존수단으로 간주하는 북한을 변화시킬 수 없다. 핵이나 미사일과 같은 군사적 현안이 발생하더라도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비군사적 분야의 교류협력을 지속해야 한다. 군사적 현안의 해결은 비군사적 분야의 교류협력과 연계시키지 말고 별도로 모색되어야 한다. 남북의 경제적 공동번영이 평화의 필요조건이라는 인식 하에 북한 경제의 시장화도 지원해야 한다.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편입시키는 과정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이상이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가장 중요한 장전(章典)으로 간주하는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이다. 포용정책은 일반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노태우 정부 시절 신군부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의 가장 보수적인 세력이 남북관계의 합리적인 관리 방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남북 간 적대적인 체제 경쟁이 끝나고 한국의 승리가 확정된 탈냉전 시기에 북한과의 모든 접촉과 교류를 부인하고 차단하던 과거의 고립정책에서 벗어나 화해와 교류협력을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증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통해 평화통일을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 [프로농구] 치악산 호랑이 전창진 친정 원주서 우승 축포?

    [프로농구] 치악산 호랑이 전창진 친정 원주서 우승 축포?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의 이전 별명은 ‘치악산 호랑이’다. 원주가 홈인 동부 시절 얻은 별명이다. 그런 전 감독이 ‘친정 ’원주에서 KT의 우승 축포를 쏜다? 현재로선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다. 여러 가지 조건이 그렇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남은 정규리그 일정은 이제 딱 4경기다. 선두 KT와 2위 전자랜드의 승차는 단 한 게임. 지난 10일 맞대결에서 전자랜드가 이기면서 승차가 더 좁혀졌다. KT가 쫓기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우승에 더 가까운 게 사실이다. 남은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면 자력으로 우승한다. 전자랜드가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 동률이 돼도 상대전적에서 앞선다. 전자랜드는 무조건 전승을 거두고 KT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전승 압박’ 전자랜드보다는 유리 일정도 KT가 좋다. SK(12일)-동부(13일)-KCC(17일)-모비스(20일)와 만난다. 하위권 SK와 모비스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잡을 가능성이 크다. 플레이오프를 앞둔 동부와 KCC도 컨디션 조절에 들어갈 걸로 보인다. 전자랜드는 KCC(12일)전을 시작으로 모비스(13일)-삼성(16일)-LG(20일)와 맞붙는다. 상대적으로 껄끄러운 일정이다. 애초 KT는 12일 부산 홈에서 우승 파티를 열 계획이었다. 지난 10일 전자랜드를 잡고 이날 통신 라이벌 SK를 꺾고 우승하는 시나리오였다. ‘챔피언스데이’로 정해 부산시장-구단주 등 귀빈을 초청하고 여러 가지 이벤트도 준비했다. 그러나 전자랜드에 지면서 물거품이 됐다. 현재로선 13일 원주 동부전, 오는 17일 전주 KCC전 가운데 우승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KT가 SK에 이기면 같은 날 전자랜드가 KCC를 눌러도 KBL 전육 총재는 13일 원주로 간다. 이날 KT가 동부를 꺾고 전자랜드가 모비스에 지면 KT 우승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전자랜드가 KCC에 지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KT 프런트는 이미 우승 현수막을 버스에 실어 놓은 상태다. 원주에서 우승은 의미가 있다. 전 감독은 동부(TG 삼보 포함)에서 3번 통합우승을 일궜다. 이제 만년 하위팀 KT를 이끌고 친정에서 다시 우승을 맞을 기회가 왔다.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기면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도 달성한다. ●모비스, 인삼공사 꺾어… 오리온스 시즌 첫 3연승 한편 11일 울산에선 모비스가 인삼공사에 65-55로 이겼다. 모비스는 9위 인삼공사와의 격차를 2게임으로 벌리면서 8위 자리를 굳혔다. 대구에선 오리온스가 주전이 빠진 동부에 93-72로 승리했다. 오리온스는 올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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