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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십수년간 애써 왔는데…” 낙제 기업들 부글부글

    10일 동반성장지수 발표에서 ‘개선’ 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일단 ‘동반성장에 더욱 힘쓰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엄청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한 탓이다. ‘십수년 동안 힘써 왔던 동반성장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돈만 많으면 좋은 점수를 받는 게 아니냐.’는 등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개선’ 등급을 받은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업종 상황이 안 좋다 보니 협력사 재무 지원이나 현금 결제 등은 미흡할 수밖에 없다.”면서 “곳간이 비었는데 인심만 후하게 쓰라는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업종을 대표하는 56개사는 개선 등급을 받아도 실제로 동반성장 실천을 잘하고 있는 기업인데도 이번 발표로 ‘동반성장 꼴찌 기업’으로 낙인찍히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개선’ 판정을 받은 한 정보통신 업체 관계자는 “통신 업종 특성상 제조업종과 달리 자금 지원보다는 기술 개발이나 교육 등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평가 점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단체들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의 동반성장 동참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업 현실과 업종별 특성에 적합한 방향으로 평가 기준이 보완돼야 한다.”면서 “잘하는 기업이 칭찬받을 수 있도록 발표 형식도 수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평가대상 기업 대부분이 동반성장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낮은 등급으로 평가된 기업들이 경영상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두걸·홍혜정기자 douzirl@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3D 의학 다큐멘터리 태아 제2편(KBS1 밤 10시) 쌍둥이는 인간 생식의 불가사의한 영역이자, 자연적 인간복제에 가장 근접한 존재다. 이란성 쌍둥이를 임신한 승유미씨는 지금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임신과 출산 과정이 한 명을 낳을 때보다 두 배 힘들기 때문이다. 쌍둥이들은 과연 어떻게 한정된 엄마의 자궁 공간을 공유하며 자라는 걸까.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5분)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서로 조건을 보고 결혼한 부부. 그러나 장인의 회사가 부도 위기에 몰리고, 아내는 직장에서 정리 해고당한다. 이 일로 인해 남편과 시댁은 결혼 전 약속했던 병원개업이 물거품이 되자 태도가 돌변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못하는 자격미달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천사의 선택(MBC 오전 7시 50분) 유란은 은설의 마음을 돌릴 마지막 수단으로 은석을 이용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은설이 원하는 대로 속지 않자 유란은 배가 아프다고 꾸며 응급실에 실려 간다. 이 소식에 놀라 달려온 상호는 은설에게 임신 초기인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냐며 핀잔을 준다. 한편 은설은 몸이 안 좋아짐을 느껴 병원에 찾아간다.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0분) 20여년 전, 무너져 가는 ‘사랑의 집’에서 가출한 아이들을 돌보며, 삶을 전도했다던 박현우씨.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드디어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취재진에게 뜻밖의 사실을 털어놓았다. 지하철 미스터리로 불린 ‘사랑의 집’의 실체는 밝혀질 수 있을까. 종이 한 장으로 만들어낸 ‘사랑의 집’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쳐 본다. ●세계의 아이들(EBS 밤 8시 50분) 동티모르 중서부에 있는 에르메라 주에서는 12년 전 인도네시아 군인들의 무자비한 학살이 일어났다. 그로 인해 주민들은 부모, 형제, 친구를 인도네시아 군인의 총 끝에 잃었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넋두리. 인도네시아 군인의 눈을 피해 주민들이 숨은 곳은 커피나무숲이었다. 그들이 죽음을 피할 유일한 은신처였는데…. ●텐텐(OBS 밤 11시 5분)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받고 홀로 살아가고 있는 대학생 후미야. 그의 빚은 무려 84만엔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빚쟁이 후쿠하라가 찾아온다. 후쿠하라는 그에게 빚을 청산할 수 있는 최후의 시간으로 사흘을 준다. 그리고 약속한 시간이 되기 하루 전, 그를 다시 찾아온 후쿠하라는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면 100만엔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 [씨줄날줄] 운전기사/곽태헌 논설위원

    “(오래 전) 서울 강남의 복부인들이 땅을 사려고 제주도에 온 뒤 택시를 타고 현지에 갔다. 택시 운전기사는 복부인들이 매입한 곳 근처에 땅을 구입해 엄청난 돈을 벌었다.” 몇년 전 국세청장이 사석에서 한 말이다. 정보에 밝은 국세청장의 얘기이니 사실에 매우 근접할 것이다. 머리 회전이 빠른, 재테크에 밝은 택시 운전기사는 생각하지도 않은 복부인을 손님으로 모신 덕에 이런 횡재를 할 수 있었다. 이런 복 있는 택시 운전기사도 있겠지만, 만취했거나 좀 이상한 승객 탓에 곤란을 겪어 본 택시 운전기사들이 훨씬 많을 듯싶다. 자가용이 귀했던 1970년대 중반만 해도 자가 운전자는 ‘사실상’ 없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내 최초의 고유모델인 현대자동차의 자그마한 ‘포니’ 주인도 스스로 차를 몰지는 않았다. 포니의 배기량은 1200~1300㏄로, 크기는 현재 경차와 비슷하다. 요즘은 대형 승용차라고 해도 세차장이 아니면 먼지도 제대로 털지 않을 정도가 됐지만 자가용이 드물었던 1970년대에는 운전기사가 주인이 나오기 전에 포니에 있는 먼지를 매일 털어야 했다. 소득이 늘면서 마이카 시대로 진입한 뒤에도 돈이 많거나 권력 있는 인사들은 운전대를 잡을 필요가 없다. 자가용 운전기사들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차주와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사실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본의 아니게 차 주인이 전화하는 것을 듣는 등 중요한 사항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지난 2004년 4월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후보로 출마한 A씨는 당선이 유력시됐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열린우리당 출신들이 어부지리를 얻었지만, A씨는 그것과 상관없이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선거연락사무소를 열기 위해 지역책임자를 선정하고 선거자금을 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운전기사의 제보가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200억원을 빼돌린 뒤 중국으로 밀항하려던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계획이 최근 수포로 돌아간 데에도 운전기사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에 파견된 금융감독원 감독관이 김 회장의 행방을 다그치자, 200억원 인출에 개입했던 운전기사는 경기도 화성시 궁평항에서 소형 어선을 타고 밀항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5개월간 준비한 김 회장의 밀항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김 회장은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못된 짓을 했으니 처벌받게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닐까.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한국, 3차 산업혁명의 亞촉매·모델 될 수 있어”

    “한국, 3차 산업혁명의 亞촉매·모델 될 수 있어”

    “한국이 아시아에서 일어날 3차 산업혁명의 촉매제이자 아시아의 맞춤형 모델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석학 제러미 리프킨(66)은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녹색성장을 선언한 첫 번째 아시아 국가로 3차 산업혁명을 향해 발걸음을 뗐다.”면서 “다만 비전이 있지만 실천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렇게 분석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초청으로 방한한 리프킨은 10일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2’에서 연설하고 이명박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다. 최근 ‘3차 산업혁명’(민음사 펴냄)의 한국어판을 낸 그는 대화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며 동시 통역으로 변경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열정적으로 미래의 아시아와 지구촌의 모습을 거침없이 그려 나갔다. 리프킨은 “한국은 조선산업과 정보통신, 자동화, 화학 등의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올라 있고 반도국가라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3차 산업혁명에서 아시아의 리더가 될 수 있다.”면서 “한국이(3차 산업혁명에서) 성과를 낸다면 이를 호주와 필리핀에까지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렇다면 3차 산업혁명이란 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태양열과 풍력 등의 그린에너지와 인터넷 혁명이 결합해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경제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석탄을 활용한 증기기관의 발명과 함께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됐고, 20세기 초 석유와 함께 자동차·라디오·영화 등 중앙 집권적인 대규모 경제 집단이 전면화된 2차 산업혁명이 진행됐다는 것이 리프킨의 분석이다. 새 에너지가 개발되면 커뮤니케이션 혁명(신문, 라디오, TV 등)을 동반하며 경제 대변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21세기는 그린에너지와 인터넷의 발달을 원동력으로 한 경제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근면한 노동, 중앙 집권적 권위적 체계, 거대 금융자본, 사적 소유권 등은 사라지거나 중요하지 않게 된다. ●미니발전소 등 5대 인프라 필요 리프킨이 손꼽는 3차 산업혁명을 위한 핵심 축은 5가지다. 첫째, 화석연료의 20%를 그린·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 독일 등 유럽이 2007년에 이런 목표를 세우고 진행하고 있다. 둘째, 대규모 발전소를 미니 발전소로 전환하는 것이다. 유럽에 있는 1억 9100만개의 건물이 탄소 배출의 원흉인데 이 건물들을 태양광 등 미니 발전소로 바꿔야 한다. 이렇게 되면 30~40년 동안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셋째, 저장 기술 배터리를 만들어 모든 건물과 인프라에 보급하는 것이다. 넷째는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각 가정에서 발전해 쓰고 남은 전기를 공유하거나 팔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음반이나 CD가 사라지고 음원을 공유하는 이치와 같다. 다섯째는 플러그인 차량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가 3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로 필요하다. ●원전 폐기물·우라늄 고갈 탓 한계 화석연료의 대체재로 원자력이 거론되지만 리프킨은 이에 부정적이다. “체르노빌 사태 이후로 원자력은 이미 끝났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말이 안 된다. 전 세계 원전은 상업용 전력의 고작 6%를 담당한다. 기후 변화를 공부하는 학자들은 원자력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수준으로 가려면 전체 에너지의 20%까지 올려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원전 1600기를 건설해야 한다는 말이다. 불가능하다. 또한 원자력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도 우리가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원전을 가동하기 위해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물 40%를 냉각수로 사용하는 문제, 2050년으로 예상되는 우라늄 고갈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원전 없는 세상에 독일과 일본, 앞으로 프랑스가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색에너지로 전환하려면 큰 비용이 발생해 국가 간 갈등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리프킨은 “1·2차 산업혁명의 인프라가 없는 개발도상국에서는 3차 산업혁명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도 덜 들고 미래 경제를 주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 사례로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서는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유선전화 설치 단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그는 “아내와 나는 낡은 집을 사서 20년 동안 수리를 하며 살았는데 지금 따져보면 새 집을 짓는 게 훨씬 나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미 사망 선고가 내려진 2차 산업혁명의 단계를 개도국이 거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은유다. 다만 개도국은 선진국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이전과 지식 이전을 받아야 한다. ●이익 나누면 공동 이익은 커져 개인이 이윤을 추구하다 보면 사회와 경제가 무한대로 발전해 나간다는 18세기 애덤 스미스(1723~1790)식의 경제 이론이나 이를 바탕으로 20세기를 풍미한 신자유주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리프킨은 “애덤 스미스에서 벗어나라.”고 담담하게 조언한다. 과거에는 자신의 이익을 나누면 이익이 작아진다고 가르쳤지만 위키피디아 작성과 같이 협업이 익숙한 젊은 세대는 이익을 나누면 공동의 이익이 커짐을 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어느 학자가 흑인 학생과 한국 학생의 성적을 비교한 뒤 왜 한국 학생이 더 뛰어난지를 연구했다. 관찰 결과 흑인 학생들은 교실에서 따로따로 행동하는데 한국 학생들은 같이 식당에 가고 같이 대화하고 같이 숙제했다. 흑인 학생들에게 한국 학생처럼 하도록 했다. 결국 흑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좋아졌다. “가치를 나누면 가치가 증가된다.”고 확신에 찬 얼굴로 그는 말했다. ●화석연료 의존 경제는 성장 못해 2008년 이래 진행되는 유럽의 지속적인 경제 위기와 관련해 리프킨은 “유럽연합의 위기는 미국의 주택 경기 거품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런 위기에서 긴축재정만이 답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에 의지한 낡은 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 경제 성장을 할 수 없고 이것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3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다. 그는 오는 29일 유럽집행회의와 함께 3차 산업혁명의 경제 성장 단계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파, 앞으로 집권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좌파지만 3차 산업혁명이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리프킨은 “인류가 경제 위기와 자원 고갈의 상황에서 시간 내에 2차 산업혁명 단계를 탈출할 수 있느냐, 그리고 탈출에 성공할 수 있느냐에 더 관심이 간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제러미 리프킨은 1945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 출생으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과 터프츠 대학의 플레처 법과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했다. 현재 와튼스쿨 최고 경영자 과정 교수이자 경제동향연구재단(FOET) 이사장이다. 리프킨은 EU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 등 세계 지도자들의 경제 발전 방향에 대한 자문역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노동의 종말’ ‘유러피언 드림’ ‘육식의 종말’ ‘소유의 종말’ ‘공감의 시대’ 등이 있다.
  • [저축은행 영업정지 파장] 김찬경 회장 기상천외한 밀항작전, 운전사 한마디에 ‘물거품’

    [저축은행 영업정지 파장] 김찬경 회장 기상천외한 밀항작전, 운전사 한마디에 ‘물거품’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200억 중국 밀항’ 계획은 치밀했다. 김 회장은 겉으로는 저축은행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믿도록 행동했다. 지난해 9월 적기시정조치를 유예받을 당시에 미래저축은행에 넣어두었던 부인 하모씨의 예금 10억원을 선뜻 인출해 후순위채를 샀다. 후순위채는 영업정지를 당하면 날아가는 것이어서 어떻게든 저축은행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읽히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충남에 있는 개인 명의의 골프리조트를 매각하려는 시도도 하는 듯했다. 골프장은 고객 돈 1500억원을 불법대출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저축은행 서울 서초동 본점과 주로 거래하는 우리은행 서초지점에서 법인통장에 들어 있던 200억원을 인출하는 과정도 치밀했다. 김 회장은 “증자를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의심을 피하기 위해 200억원 중 70억원은 수표로 준비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예금 인출 하루 전인 2일이었다. 현금을 미리 확보한 김 회장은 3일 출근하지 않았다. 저축은행에 파견돼 있던 금융감독원 감독관은 아침부터 김 회장을 찾았다. 저축은행 감찰실장에게 김 회장을 찾아내라고 다그쳤고, 감찰실장은 김 회장의 승용차 운전기사 A씨를 수배했다. 저축은행에 모습을 나타낸 A씨는 감독관 등이 몰아세우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같은 날 저녁에 경기 화성시 궁평항에서 소형 어선을 타고 중국으로 밀항하려 한다고 털어놨다. 5개월간 김 회장이 치밀하게 준비한 ‘밀항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당국의 요청에 따라 A씨는 김 회장에게 돌아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A씨는 오후 5시 130억원을 현금으로 찾아갔다. 손수레로 김 회장의 승용차 트렁크에 돈을 실었다. 돈은 5만원권을 1000장씩 흰색 종이 띠로 두른 묶음을 10개씩 가로로 쌓아 비닐로 포장돼 있었다. 비닐 포장 하나가 5억원인 셈이다. 총 35개 정도의 비닐 포장 중에 운전기사는 26개(130억원)를 찾아갔다. 김 회장은 이후 2~3시간 사이에 이 돈을 쪼개 지인들에게 숨겨두고 궁평항으로 떠났다가 현장에 잠복 중이던 해경에 붙잡혔다. 해경은 수개월전 저축은행 고위관계자가 밀항을 준비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 중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신용불량자 신분이었다. 그는 건설회사 태산의 연대보증을 섰고 태산은 2007년 파산됐다. 2011년 3월 확정판결에 따라 신용불량자가 됐지만, 미래저축은행 지분 취득은 2000년에 이뤄졌기 때문에 대주주 결격 사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한편 김 회장은 국가지정 문화재를 매입해 직원들과 술판을 벌인 행동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의 상징적 고택인 ‘건재고택’과 ‘감찰댁’ 등 모두 8채를 차례로 구입한 뒤 ‘별장’처럼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2009년 봄 건재고택 등으로 직원 100여명을 데려와 밤늦게까지 시끄럽게 술판을 벌였다. 일부 직원은 마을 공중화장실에 토하고 마을 관리인과 말다툼을 했다. 건재고택은 조선 후기 학자 외암 이간(1677~1727)의 생가로 2000년 1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33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아산 이천열·서울 이경주기자 성민수PD kdlrudwn@seoul.co.kr
  • [통합진보 내분 격화] “분당은 없다” 절박한 유시민

    “분당할 수 없다. 분당해야 할 이유도 찾기 어렵다. 분당이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친노(친노무현) 그룹인 국민참여당을 이끌고 통합진보당에 합류한 유시민 대표는 6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통합진보당의 분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세 차례나 분당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분당 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그는 “국민들로부터 10%가 넘는 지지를 받은 정당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분당하는 것은 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노동당도 분당으로 엄청난 상처를 받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국민참여당도 한번 해 보고 ‘마음이 안 맞으면 갈라서면 되지’ 이런 마음으로 통합에 참여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대표의 말처럼 분당은 구 민주노동당 출신들에게도, 2008년 간첩단 ‘일심회’사건으로 당원들을 이끌고 당을 나가 진보신당을 꾸렸다가 다시 통합진보당으로 돌아온 심상정 공동대표와 노회찬 대변인에게도 트라우마다. 진보신당을 나와 통합진보당에 다시 둥지를 튼 소수파 심·노 콤비는 또다시 당이 깨질 경우 ‘보트 피플’ 신세를 면할 수 없다. 민주통합당 대신 통합진보당을 택한 유 대표 역시 분당되면 돌아갈 곳이 없다. 참여당 세력이 진보당을 탈당, 다시 독립정당을 세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유 대표가 1만여명의 당원과 함께 진보당에 입당하면서 30~40%의 나머지 당원들은 ‘혁신과 통합’을 통해 민주통합당에 입당하거나 공중분해됐다. 1만여명의 당원들로 독립정당을 꾸린다고 해도 총선과 대선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없는 소수정당일 뿐이다. 유 대표 개인의 대선 꿈도 물거품이 된다. 진보당에 입당하지 않은 구 참여당 관계자는 “유 대표의 참여당은 정치적으로 실패했고 재창당 또한 있을 수 없다.”며 “진보당에 따라가지 않은 참여당 출신들은 이런 일을 예견했다. 책임은 유시민 대표 본인이 져야 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치적 실패자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조환익 바깥세상] 네덜란드로부터의 교훈

    [조환익 바깥세상] 네덜란드로부터의 교훈

    네덜란드는 한반도의 4분의1 정도의 면적이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개방형 선진국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균형, 성장과 복지정책의 조화 등 전세계 개발도상국들이 꿈같이 생각하는 강소 국가 모델이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소득수준임에도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듯이 친환경 사회문화를 자랑하기도 한다. 유럽에 들불처럼 번져가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독일 등 몇 안 되는 안전지대에 속했다. 그러한 네덜란드의 신용등급 강등 전망설이 나오고 있다. GDP의 5%에 달하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연합정부 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로 인하여 연정이 깨지면 총선으로 가고 그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 문제는 더욱 후퇴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네덜란드의 경상흑자가 GDP의 6%를 보이는 등 실물경제가 탄탄하기 때문에 신용평가사 피치에서 다소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네덜란드의 주택가격 거품의 붕괴와 복지지출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가계부채 증가 문제를 세계의 신용평가 기관들이 너그럽게 넘어가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신용등급 AAA를 견지하는 나라는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룩셈부르크 4개국뿐이다. 상대적으로 경제규모가 작은 핀란드와 룩셈부르크를 제외하면 네덜란드는 사실상 독일과 함께 유럽경제 최후의 보루이다. 그러니 네덜란드 경제 불안설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크다. 네덜란드는 역사적으로 어떠한 나라인가? 15세기 말 유럽에서 별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던 나라였지만 당시 세계를 제패하던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이 ‘알함브라 칙령’을 발해서 추방한 유태인과 아랍인 그리고 프랑스의 신교도 박해로 쫓겨난 ‘위그노’의 이민을 과감히 받아들이고, 사상적·종교적 자유를 허용하고, 산업과 금융체제 전면에 걸쳐 혁신을 이루어냈다. 한때는 세계 무역량의 절반을 점거한 적도 있었다. 네덜란드의 번영은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전체 국토의 20% 이상이 해수면 이하인 나라에서 자연과 싸워 가면서 땅을 확보해 나갔다. ‘신은 세상을 만들고 네덜란드 사람은 땅을 만들었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또 문화적 창의성을 존중하며 렘브란트나 고흐 같은 대가를 배출해 냈다. 이러한 힘으로 무적함대의 위용을 자랑하던 강적 스페인과 격전을 치러 승리를 차지하고 독립을 성취했다. 이후 네덜란드는 약 200년간 세계경제에서 물류와 금융의 허브역할을 해 왔으나 튤립 투기 등 탐욕과 거품이 사회와 경제를 지배하면서 글로벌 허브 자리를 산업혁명에 성공을 거둔 영국에 넘겨주게 되었다. 그렇지만 네덜란드는 그후에 투기의 대상이었던 튤립을 수출산업화하여 세계 최고의 화훼 수출국이 되었듯이, 거품을 잘 걷어내고 개방과 실용의 경제체제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세계경제에서 핵심적 위치를 지켜왔다. 무명의 네덜란드를 세계의 중심으로 끌어온 것은 개방과 인종적 포용 그리고 혁신과 실용정신이었다. 특히, 재능 있는 외국 이주민에 대한 적극적 영입정책은 네덜란드의 혁신을 불붙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면 네덜란드를 쇠락시킨 것은 투기와 사치였고, 현재 불안의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는 것도 국가나 개인이 부채로 키워온 과잉 복지 수준일 것이다. 우리도 최근 이주 여성의 국회 입성을 두고 사이버 공격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과도한 복지 정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러한 시점에서 네덜란드의 과거와 현재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많다. 다른 문화와 인종을 포용하고 이념적 지배를 탈피하여 창의와 혁신을 이뤄 나가면 나라가 흥하고, 도에 넘친 선심과 자만·투기는 급속도로 국가를 추락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네덜란드나 한국과 같이 개방형 통상국가여서 세계중심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살 수 없는 나라의 경우 더 의미가 크다.
  • 非朴의 반발…“대세론 결국 물거품 될수도 비대위 활동 빨리 접어라”

    “지지율이 낮다고 ‘경선 희화화’ 운운하면 독단적 당 운영은 괜찮다는 말인가.” 새누리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이 2일 여권 내 비박(비박근혜) 대권주자들에 대해 “지지율 1, 2%도 안 되는 분들이 경선에 나가겠다면 경선을 희화화하는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비박 진영이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대세론을 앞세워 당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막는 것은 잠재력 있는 대선 주자들의 싹을 잘라 버리는 행태라는 것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측은 발끈했다. 김 지사의 대선 캠프를 이끌고 있는 차명진 의원은 “지금 비대위원들의 발언은 어떤 것이건 비대위 취지에 맞지 않는다.”면서 “비대위 자체가 활동을 빨리 접어야 한다.”고 비대위에 먼저 비판의 날을 들이댔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친박(친박근혜)계에 둘러싸여 있다는 뜻인데 그건 아니다.”라고 박 위원장의 눈치를 보는 비대위 행태를 정면 공격했다. 비박 진영이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해서는 “아직 대선 경선 일정도 안 잡혔고 경선을 관리할 새 지도부도 구성이 안 됐다.”면서 “새 지도부와 얘기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몽준 전 대표는 2002년 박 위원장이 당시 이회창 총재의 제왕적 당 운영을 비판하며 탈당했던 전례를 상기시켰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교수의 발언을 놓고 “정상적인 사고가 없는 분이라고 본다.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분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외부 인사(비대위원)들이 ‘새누리당이 마음에 안 들어 당적을 안 갖겠다’고 하는데 이는 많은 당원에게 자괴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정치 수준이 많이 떨어져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위원장이 2002년 탈당하면서 하신 말씀이 있다.”며 ‘1인지배체제 극복이 정당개혁의 기본이다.’, ‘국민참여경선의 부작용을 우려해 시도도 해 보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과거 발언을 일일이 열거하며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정 전 대표의 측근도 “가능성 있는 대선 주자들을 미리부터 차단시키면 대세론도 결국 물거품처럼 스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오 의원 측은 공식 대응은 자제했지만 완전국민경선 방식의 대선 경선을 그대로 요구하고 있다. 이 의원 측은 “국민들의 완전한 참여가 보장된 공정한 경선을 치러야 흥행도 보장하고 정권 재창출도 이룰 수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전국 순회 민생 탐방 투어가 끝날 때까지 현안에 대한 직접 언급은 삼가겠지만 경선 방식 관련 비박 연대는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대구 방천시장 예술사업 물거품

    전통시장을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어 활성화한다는 정책이 거액의 예산만 날리고 물거품이 됐다. 대구 중구가 추진한 방천시장 예술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2009년 10월 시작돼 상인과 예술가 일촌 맺기, 방천지 발행, 방천 토박이 찾기, 방천의 달인 콘테스트, 주말 야시장 운영, 문화예술시장 토론장 마련 등 다양한 예술문화사업이 진행됐다. 또 지역 예술가 43명이 빈 점포를 개조해 창작실로 사용했다. 국비 6억 9500만원이 들어갔다. 그러나 30일 오후 방천시장은 을씨년스러웠다. 행인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상인들만 자리를 지켰다. 작업 공간으로 사용하는 점포들도 자리를 비웠거나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방천 뚝 김광석 추모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애잔한 음악만 방천시장이 겨우 연명하고 있다고 느낄 정도였다. 국비 지원이 끊긴 뒤 중구가 별도로 지원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방천시장에는 올 들어 문화예술사업이 전무해 그나마 이어지던 발길이 완전히 끊어졌다. 중구는 상인들이 직접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실상 예술프로젝트를 포기했다. 특히 방천시장 일대에서 재개발이 추진돼 헛돈을 쓴 셈이다. 방천시장 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2009년 설립됐으며 443가구의 주상복합가구를 짓는다. 대구시의 심의를 기다리는 상태다. 재개발 추진 주민들은 “구청이 방천시장 재개발 추진을 승인해 주고 거액을 들여 예술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구 관계자는 “재개발 추진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김광석 길 등이 개발돼 예술의 명소로 알려진 만큼 상인들이 전통시장 기능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영포라인’ 꼬리표에… 경찰청장 꿈 물거품

    ‘영포라인’ 꼬리표에… 경찰청장 꿈 물거품

    지난 28일 이강덕(50) 서울경찰청장이 해양경찰청장에 내정되자 경찰 안팎에서는 ‘아쉬운 영전’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경찰대 1기 출신으로 차기 경찰청장 0순위로 꼽힐 만큼 리더십과 조직 장악력을 인정받았었기 때문이다. ●경찰 수뇌부 후속인사 곧 단행 표면적으로 봤을 때 해양경찰청장은 경찰청장과 동급인 치안총감이다. 서울경찰청장이 치안정감이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영전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 소속의 해양경찰청은 행정안전부 아래 독립 외청인 경찰청에 비해 규모나 인원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작은 집’에 불과하다. 실력과 정부 신임 면에서 첫 번째 카드로 거론된 데다 경찰청장 ‘직행 코스’로 불리던 서울경찰청장에 오른 이 서울경찰청장의 해양경찰청장 내정은 개인적 흠결보다 정치적 판단에 따른 인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북 영일 출신의 이 내정자에게 ‘영포(영일·포항)라인’이라는 꼬리표는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이 이뤄진 지난 2008년 청와대 공직기강팀에 근무한 이력 역시 발목을 잡았다. 결국 이 내정자는 정치적 부담에 밀려 경찰대 졸업 이후 27년 만에 해양경찰청으로 짐을 싸 옮겨가게 된 것이다. ●서울청장에 김정석 기획조정관 유력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김기용 차장을 경찰청장으로 내정함에 따라 조만간 경찰 수뇌부에 대한 후속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서울경찰청장의 후임으로는 김정석 경찰청 기획조정관의 승진 발령이 유력하다. 또 수원 20대 여성 피살 사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던 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은 사의가 반려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김성수·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흰거품에 ‘카푸치노’로 변한 英바닷가

    흰거품에 ‘카푸치노’로 변한 英바닷가

    영국의 한 해변에 많은 양의 흰거품이 몰려와 바닷가 모래와 섞여 카푸치노 바닷가처럼 변하는 독특한 장면이 연출됐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데본의 주민은 전날 시튼 베이 해변에서 뜻밖의 거품 파티를 즐겼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날 밤 현지 시튼만 해변에 이상 기후 현상으로 대규모 거품이 몰려왔기 때문. 전문가들은 강풍과 호우, 그리고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의 조건이 합쳐져 이런 거품을 형성했을 수 있다고 한다. 거품은 성인 남성의 허리 높이까지 올 정도로 많은 양이었고 이 때문에 큰 인파가 몰렸다. 당시 해변가의 한 오두막 집주인인 재닛 슈워드는 “거품이 해변 전체를 덮었고 많은 사람이 밤새 그 안에서 뛰놀았다.”면서 “해변의 오두막들은 이제 만조로 거품 천지가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진은 시튼만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게재됐다. 사진을 접한 한 네티즌은 “놀랍다! 전에도 한 번 목격했지만 정말 대단한 사진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오두막 중 하나가 내 부모님 것인데, 그들이 그날 밤 그곳에 있었다면 운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메트로 캡처(이안 바라델, 세릴리안 디자인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과르디올라 백지수표에도 “굿바이 바르사”

    페프 과르디올라(41) 감독이 FC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구단이 제시한 백지수표도 마다했다. 영국 BBC를 비롯한 유럽 매체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27일(현지시간) 공식기자회견도 가질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첼시에 양보한 뒤 산드로 로셀 회장과 면담을 갖고 떠날 뜻을 밝혔다. 회장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무제한 선수 영입을 약속하고 연봉을 백지수표로 위임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4년 동안 리그 3연패를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컵대회 1회, UEFA컵 2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2회 등 출전한 16개 대회에서 13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그러나 최근 리그와 유럽챔스리그 우승이 물거품이 된 상황이라 ‘퇴장’을 결심하게 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런던서도 이 모습…“할수있다”

    런던서도 이 모습…“할수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였다. 진부하지만 기분 좋은 타이틀, ‘한판승의 사나이’가 또 나왔다. 이 청년은 부전승으로 진출한 2회전부터 결승까지 다섯 경기를 내리 호쾌한 한판승으로 장식했다.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필요한 시간은 480초면 충분했다. 무릎 꿇고 앉아 두 손을 깍지 끼고 울던 모습은 참 찡했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데 이어 2008베이징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냈다. 베이징에서의 한국선수단 첫 ‘골드’라 국민들의 감격은 더했다. 정상에 오른 뒤엔 “2012런던올림픽 땐 한 체급을 올려 66㎏급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작은 거인’ 최민호(32·KRA)다. 4년 전과 달리 최민호는 지금도 런던행에 ‘황색 등’이 들어온 상태. 국제유도연맹(IJF) 66㎏급 랭킹포인트에서 43위(238점)로 처져 있다. 국가별로 출전 쿼터가 주어지던 지난 올림픽이라면 더 쉽게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을지 모른다. 당시엔 체급별로 국내 선발전을 거쳐 올림픽대표를 뽑았다. 슬럼프나 부상이 있더라도 막판 뒤집기가 가능했던 것. 그러나 이번 대회부터는 세계랭킹 22위 안에 들지 못하면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없다. 국가별 출전 인원이 1명으로 제한돼 여지는 있지만 어쨌든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유지해온 선수만이 런던 땅을 밟을 수 있다. 최민호에겐 불리했다. 감량에 어려움을 느낀 최민호는 지난해 3월 이후 66㎏급으로 체급을 한 단계 올렸다. 대회마다 6~7㎏을 빼고 임하는 것에 지쳤다고. 그동안 60㎏급에서 쌓아온 IJF포인트가 물거품이 됐지만 미련 없이 새출발을 택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빠듯했다. 적응하느라 바닥을 찍은 뒤 올해 독일그랑프리 동메달 등으로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았으나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이 체급 선수들 역시 대회마다 체중 조절을 하고 나오는, 원래 체중이 72~73㎏대 선수들이라 아무래도 파워에서 밀렸다. 같은 체급의 후배 조준호(24·KRA)가 랭킹 8위(860점)로 일찌감치 올림픽 쿼터를 확보해 운신의 폭은 더 좁아졌다. 벼랑 끝이다. 2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포인트를 쌓아 기적 같은 역전을 연출해야 한다. 우승은 180점, 준우승은 108점, 3위에겐 72점이 주어진다. 국가별 쿼터(1명)를 감안했을때 24일 현재 올림픽에 진출하는 마지노선인 35위 사샤 메흐메도비치(캐나다)의 랭킹포인트가 292점이니까 최민호가 입상권에 들면 올림픽 막차에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도 대륙별선수권에서 포인트를 쌓을 것이기 때문에 최민호는 무조건 우승을 해야 안심할 수 있다. 출전권을 딴다 해도 조준호와의 최종 국내선발전(5월 14~15일·창원)을 통과해야 한다. 현재 세계랭킹 2위인 81㎏급 김재범(27·KRA)과 73㎏급 왕기춘(24·포항시청)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위 탈환에 나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준공 2년… 새만금 관광객 ‘썰물’

    준공 2년… 새만금 관광객 ‘썰물’

    세계 최장을 자랑하는 새만금 방조제(33㎞)가 준공 2년 만에 방문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전북도와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1995년 새만금 방조제를 부분 개방한 이후 올해까지 누적 방문객은 306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방조제 부분 개방 첫해인 1995년 7만명이었던 방문객은 2000년 42만명, 2005년 80만명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2010년 4월 27일 방조제가 준공돼 완전 개방된 이후 방문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관광특수를 누리는 듯했다. 그러나 새만금 방문객은 2010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크게 감소해 방조제 개통 효과는 반짝 특수에 그쳤다. 실제로 2010년 845만명이던 새만금 방문객은 지난해 570만명으로 줄었다. 방조제 개통 한 해 만에 33% 275만여명이 감소한 것이다. 올해는 지난 22일 현재 12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여만명이나 줄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새만금 방문객은 400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일요일인 22일 방문객은 2만 7000여명에 그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휴일이면 10만여명의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새만금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인접 관광지와 상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북 부안 변산반도국립공원은 2010년 탐방객이 408만명에 이르렀다. 2009년보다 132%인 232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새만금 방조제 개통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지난해는 탐방객이 238명으로 2010년보다 42%인 170여만명이 줄었다. 수도권에서 새만금 방조제로 진입하는 입구인 군산 비응도 관광어항은 상권 위축이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방조제가 처음 개통되던 2010년 450곳에 이르던 횟집 등 각종 상점은 지난해 말까지 348곳이 휴폐업했다. 올 들어서도 20곳이 더 문을 닫아 현재 80여곳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새만금 방조제 개통 효과가 줄어든 것은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전혀 없고 편익시설도 부족해 스쳐가는 관광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에 3조 3000억원을 들여 국제해양레포츠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던 미국 패더럴 디벨롭먼트사와 옴니홀딩스그룹의 투자협약은 물거품이 됐다. 전북개발공사가 추진해 온 부안지구 관광단지 조성사업도 착공 3년 만에 공사를 중단한 채 소금먼지만 날리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北 창군 80돌 앞두고 연일 대남 비방

    북한이 오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 80주년을 앞두고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3차 핵실험 등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 현 상황이어서 군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21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리명박쥐새끼 패당을 이 땅 위에서 하늘 아래서 씨도 없이 깨끗이 쓸어버릴 것”이라며 “역도는 입에 게거품을 물고 북이 장거리미사일 발사에만도 돈을 얼마 썼을 것이고 그 돈이면 강냉이 얼마를 사올 수 있었을 것이라느니 뭐니 하고 줴쳐댔는가 하면 어용나팔수들을 내세워 그 무슨 잔치비용이요 뭐요 하며 입에 담지 못할 수작질을 해댔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도 우리 정부가 지난 19일 전략미사일을 공개한 것에 대해 “괴뢰패당의 호전적 망동이자 전쟁 열 고취”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앞서 20일에는 평양에서 15만명 이상의 군인과 주민을 동원해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에 대해 “김정은이 이번 4월 25일 인민군 창설 80주년을 전후해 공화국 원수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4월의 마지막 공식 행사인 이번 행사를 끝으로 김정은 시대가 명실공히 개막될 것”이라면서 “‘체제 모독’과 ‘존엄 훼손’에 대해 대단히 민감한 북한이 최근 우리 정부가 ‘통중봉북’ ‘정권 교체’등 용어를 사용한 데 대해 상당한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변종 바이러스 때문? 수천마리 돌고래 ‘떼죽음’ 미스터리

    남미 페루 해변가에 올해에만 총 3000마리가 넘는 돌고래의 사체가 발견돼 당국이 원인 파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지언론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지난주 페루 해변가에 877마리의 돌고래 사체가 또 발견됐다.” 면서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아 사인이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돌고래 무덤이 되고 있는 곳은 람바예케라는 해변가로 당초 떼죽음의 이유는 주변 석유탐사로 인한 오염으로 파악됐다. 페루의 바다동물 보전을 위한 과학기구 이사장 카를로스 야이펜은 “해저에서 석유를 탐사하면 거품이 생긴다.”며 “바다동물에게 치명적인 사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 탐사를 위한 다양한 음향주파수를 사용하면 동물에겐 후유증이 남게 된다. 돌고래뿐 아니라 고래와 바다사자들도 생명을 위협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페루 환경부 장관은 “현재까지 돌고래 죽음의 가장 유력한 가설은 정체모를 강력한 바이러스 때문” 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사망원인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돌고래 떼죽음에 대한 다른 주장도 제기됐다. 국제동물보호협회 측은 “죽은 돌고래의 뼈가 부러져있고 장기 일부도 손상된 것으로 보아 지진파가 주요한 이유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 딸의 결혼식/최광숙 논설위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르윈스키와의 관계를 미국 국민 앞에 고백하던 날. 이들 부부의 이혼설이 난무했지만 그 위기감을 가라앉힌 것은 바로 외동딸 첼시였다. 이들 부부가 한가운데 첼시를 놓고 나란히 휴가지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외동딸은 클린턴 가족의 균형을 유지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첼시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스캔들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감정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말하는 등 어머니인 힐러리를 닮아서인지 독립적이고도 진취적인 여성으로 컸다. 부모와 함께 백악관에 입성할 때만 해도 치아 교정기를 끼고 웃던 첼시가 2010년 왕실 못지않은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자 미국민들 일부는 삐딱한 시선을 보냈지만 대부분 “자격이 있다.”며 축하했다고 한다. 10대 시절 음주 등으로 말썽을 부리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쌍둥이 딸 제나가 2008년 어엿한 여성으로 거듭나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아무리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딸의 결혼식 날만은 평범한 신부의 아버지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시집 가는 딸 이상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최고 권력자들의 모습은 여느 친정아버지와 다를 바 없다. ‘뚱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딸의 결혼식에 맞춰 다이어트를 한 것만 봐도 대통령들 역시 ‘딸바보’임에 틀림없다. 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딸과 아들의 혼사를 다 치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사위와 며느리 모두 재벌가에서 맞아 권력과 돈의 결합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딸 소영씨와 아들 재헌씨 둘 다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과 40여일 만에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를 연이어 결혼시켰는데 청와대가 아닌 장소를 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다음 달 대통령 취임식 이후 한국인 사위를 맞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막내딸 예카테리나가 윤종구 전 해군제독의 차남 준원씨와 곧 결혼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준원씨는 러시아 모스크바 한국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모스크바의 한 국제학교에 다니던 중 예카테리나를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전 제독은 “부모 모르게 결혼할 정도로 아들을 키우지 않았다.”며 결혼설을 일축했다. 이번에 두번째로 불거진 푸틴 딸의 결혼 소식도 그야말로 물거품으로 끝나는지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 최고 권력자 일가와의 혼인은 그리 순탄치 않은가 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한숨 짓는 5060세대] 깊어가는 주름, 더 늘어나는 빚

    [한숨 짓는 5060세대] 깊어가는 주름, 더 늘어나는 빚

    5060 은퇴 세대의 가계 빚이 ‘주름살’보다 더 빨리 늘고 있다. 직장에서 밀려난 뒤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고, 부동산 호황기(2005~2007년) 때 빚을 내 집을 산 게 부메랑이 됐다. 앞으로 가계 빚 부실 및 주택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에서 50세 이상의 대출자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46.4%로 나타났다. 2003년(33.2%)에 비해 13.2% 포인트나 늘었다. 같은 기간 50세 이상 인구는 8% 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인구 고령화 속도보다 노령인구의 빚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다. 특히 비은행권에서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은행권 대출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은 여전히 40대(2011년 말 기준 34.5%)인 반면, 비은행권은 40대(29.2%)에서 50대(32.4%)로 정점이 옮겨갔다. ‘50~60대 비중도 은행권은 2003년 30.5%에서 지난해 42.2%로 11.7% 포인트 늘어난 데 비해 비은행권에서는 14.8% 포인트(38.4%→53.2%)나 늘었다. 주된 증가 요인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부진,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은퇴 등이 꼽혔다. 부동산 활황기 때 수도권에서 담보가액 6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53.5%)이 50대 이상 연령층이었다. 그랬다가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주(住) 테크’가 어려워지자 아예 집을 처분해 대출금을 갚아야 할 처지에 내몰리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창업에 가세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창업자금 마련에 나선 것도 족쇄가 됐다. 지난달 신설법인 수는 6604개로 넉 달 연속 6000개를 웃돌았다.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비중은 2008년 47.1%에서 2011년 53.9%로 높아졌다. 이광준 한은 부총재보는 “고연령층 대출자는 원리금 분할상환보다 이자만 내다가 원금을 갚는 일시상환을 선호해 대출원금 상환도 지연되고 있다.”면서 “소득 창출 능력이 취약한 고연령층의 가계부채 증가는 앞으로 부실위험 및 주택시장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집을 처분할 경우 주택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일본에서도 1990년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고령자들이 대출금 상환과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실물자산(집, 땅, 귀금속 등 실체가 있는 자산)을 잇따라 처분, 장기 경기 침체를 부채질했다. 이 부총재보는 “우리나라는 50세 이상 인구의 실물자산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아 앞으로 주택 매도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내수 경기 둔화도 베이비부머 창업주들에겐 큰 걱정거리다. 소규모(매출액 100억원 미만) 중소기업 가운데 세 곳 중 하나는 ‘한계기업’이다. 한계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2006년 16.6%이던 한계기업 비중이 2011년 34.4%로 크게 늘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 음식숙박업 등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창업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업종이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면 이들의 부도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측은 “고연령층 대출의 장기 분할상환 전환 유도, 고용기회 제공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면서 “한계기업도 과감히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씨줄날줄] SNS판 침묵의 나선/구본영 논설위원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세인가. 4·11총선에서 낙선한 지인으로부터 토종 SNS 격인 카카오톡 인사를 받고 이를 실감했다. 비용과 속도, 그리고 전파력에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 다른 소통 채널을 압도하는 모양이다. 우리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세계적으로도 SNS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추세다. 미국 시카고대 연구진은 몇년 전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알코올이나 니코틴보다 중독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냈다. 미 MIT대 등의 연구진은 얼마 전 페이스북 사용 중 뇌파도·근전도 등 심리생리학 지표를 측정해 그 원인을 규명했다. SNS 이용 때의 강한 심리적 각성과 긍정적 정서가 SNS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요인이라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4·11 총선 선거전에서 SNS가 맹위를 떨쳤다. 하지만, 막상 개표를 해보니 SNS 위력이 기대 이하라는 분석이 나온다. SNS의 거품이 걷혔다는 것이다. ‘나꼼수’ 김용민 후보의 낙선이 그 상징적 징표다. 여성·노인·기독교 비하 발언에도 불구하고 투표일 직전까지도 SNS에서는 그에 대한 지지 멘션이 넘쳐났었다. 총선에서 SNS가 고개 숙인 까닭은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기술 활용 격차)가 주요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SNS 사용자의 70%가 대도시와 2040세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도 SNS의 위력이 예전 같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만 얘기하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고착시키고 강화하는 게 SNS의 맹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미디어 효과는 ‘침묵의 나선’ 이론으로 설명된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이 사회적으로 우세해 보이는 여론과 일치하면 적극 표현하되 그렇지 않으면 입을 다문다.”는 차원에서다. 서울 강남을에서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는 여당의 김종훈 후보에게 큰 표차로 졌다. 그러나 SNS상에선 유독 강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파워 트위터리안 공지영 작가가 타워팰리스 투표율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리트위트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전말을 살펴보면 영락없이 SNS판 ‘침묵의 나선’이 작동한 결과일 듯싶다. 앞으로도 SNS는 전자민주주의에 큰 기여를 할 게 분명하다. 다만 자칫 ‘집단사고’의 오류에 빠지면 SNS 공간 역시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위험성도 다분하다. 소통과 설득에는 미디어 채널 못잖게 전달할 메시지의 진정성도 중요한 법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한·미에 유화 제스처” vs “당분간 대화 불가”

    김정은 북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11일 열린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제1비서로 추대되면서 ‘김정은 체제’의 한반도 정세 향방이 주목된다. 이날 열린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 시대의 정책 방향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3대 세습 체제를 공식화한 북한이 향후 남북관계와 대외정책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가 관건이다. 최고 권력을 거머쥔 김정은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아 열릴 태양절 행사 등을 계기로 그동안 공언해 왔던 ‘강성대국 원년’을 선포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강성국가를 강조하려면 식량난 등 경제적 문제가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남북관계와 미국 등 대외정책에 전향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후계자 김정은이 짧은 시간에 권력을 잡으려면 경제난 해소 등 민심을 안정시켜야 하기 때문에 대남·대외 정책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 사망 후 북한은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오히려 문을 걸어 잠갔고, 남한 정부의 조문 등을 문제 삼아 비난의 수위를 높이며 대결 구도의 골이 더욱더 깊어졌다. 북한은 그러나 미국에는 김 위원장 사망 전 진행했던 식량 지원 협의를 제의하며 대화의 문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전형적인 ‘통미봉남’ 전략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북·미 고위급 접촉에서 도출한 ‘2·29 합의’는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발표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북한이 합의 후 미사일 발사를 천명하며 국제사회를 놀라게 하면서, 한동안 남북관계는 물론 대외관계도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의 유훈인 ‘북·미 대화’와 ‘광명성 3호 발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며 “6자회담 재개와 남북 대화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 후 3차 핵실험까지 감행하는 등 몸값을 높여 대화 테이블로 다시 나올 가능성도 있다. 국제사회 제재로 경제난이 가중돼 미국 등으로부터 식량 지원 24만t 외에 추가로 더 얻어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을 이용, 동북아 안정을 꾀한다는 명분으로 6자회담 재개를 다시 주장할 수도 있다. 대북 소식통은 “미사일을 쏜 뒤 미국을 상대로 미사일 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물론, 미국도 ‘2·29’ 합의 불발로 협상파가 설 곳을 잃었기 때문에 대화 재개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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