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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남성] 서른잔치 시작 ‘이브가 된 아담’ 하리수

    [여성&남성] 서른잔치 시작 ‘이브가 된 아담’ 하리수

    한 여자가 20대를 보내고 30대를 맞이한다. 서른 잔치가 이제 시작됐다. 말 그대로 ‘성숙의 계절’이다. 그는 그러나 한때 남자였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시작을 ‘1’에서 ‘2’로 바꾼 사람이다. 에덴 동산에서, 아담의 옷을 벗고 이브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왜? 그의 나이 30, 삶이 궁금해진다. 생각보다 그는 무척 행복한 표정이었다. 거칠 것 없이 신명나게 살고 있다. 트랜스 젠더의 대명사 하리수. 혹자는 ‘에구 남자였다가 여잔디.’라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어쨌든 이 시대의 스타 아냐, 훌륭하지.’라는 눈길을 보낸다. 그는 이렇게 두 가지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세상에 남자 아니면 여자 아닌가. 그 사이를 오고 간 사람…. 누군가 그랬다. 팬티, 그래 입어야 팬티다. 벗으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 지난 16일 저녁이었다. 하리수는 서울 압구정동의 한 무도회장을 찾았다.1년만이었다.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 주변 친구들과 동행했다.“그래 오늘은 마시자고, 맘껏.” 폭탄주가 오고 갔다. 약간 취했다. 춤을 췄다. 비오는 날 창밖에 살짝 비치는 누드처럼, 현란했다. 전설의 여배우 마돈나가 환생했나. 무아지경에 빠진 ‘춤추는 하리수’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 죽고 못살겠다던, 사랑했던 사람이 스쳐갔다.‘그놈이 그놈이야. 부질없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오는 것이야’. 평소 소주 2잔이면 ‘사망’이다. 그런데 폭탄주를 4잔이나 마셨다.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 정다웠다.‘아, 이게 인생이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하루 지난 17일 오후 압구정동 한 미용실에서 그를 만났다. 남자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메이크업’ 중이었다. 남자는 가족을 위해 사냥길을 나설 때가 아름답다고 했던가. 여자는 그런 남자를 기다리며 화장할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했던가. ●사랑·이별·성공… 30代는 두려워요 1975년생인 그에게 나이 서른의 기분을 물었다. 그는 ‘20대를 보내며’가 낫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랑도 했고 이별도 했고 성공도 했단다. 하지만 30대는 두렵단다. 인간이 어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청산유수였다. 까닭을 물었다. 그는 “몰라요, 고생한 경험,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고 만나면서 저절로 그렇게 수련이 된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했다.20살이 될 때에는 나이가 빨리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쉼없이 달리는 말처럼 세월이 무지무지 빠르다고 했다. 그는 최근까지 지독한 사랑도 했고 미치도록 좋아도 했단다. 상대의 신상을 물었더니 그냥 상상만 하란다. 느낌으로 봐서 기자일 것 같았다. 되물었더니 웃기만 한다. 지금도 옛날 만났던 남자들이 전화를 종종 걸어온다고 했다. 다들 약속이나 한듯이 “너같은 여자 없어.”라고 속삭인다고 했다. 하리수는 속으로 ‘웬수들, 그러나 안돼, 너는 약속을 어겼잖아.’라며 마음의 열쇠를 꼭꼭 잠근다.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다짐한다. 그는 세가지 조건을 통과해야 남자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첫째 ‘바람 안 피우고 나만 사랑하기’, 둘째 ‘담배 안 피우기’, 셋째 ‘거짓말 절대 안 하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세가지 조건 앞에 다들 잠시 왔다가 가버렸다. 그는 “남자들은 한 여자를 사랑한다면서도 다른 여자를 왜 쫓아다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하리수씨도 한때는 남자였기에 남자의 속성을 잘 알지 않느냐.”고 했다. 쉴 틈도 없이 그는 “나는 원래 여자였고, 남자라는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남자들의 못 돼먹은 습성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괜히 질문했나. 이번에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성욕은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물었다. 이번 역시 망설이지 않고 “평범한 여자들 하듯이 똑같아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헤어진 남자 친구가 요즘도 전화와서 뭐라고 그러는지 아세요.(섹스경험을 연상하듯)‘정말 너같은 여자없어’라고 해요.”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르가슴도 얼마든지 느낀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렇담? 남자 몇명? 이런 상상을 눈치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다. ●헤어진 남친이 나같은 여자 없대요 “섹스는 수많은 거짓말 중에 하나이지요. 단지 어떤 순간을 위한 과정에 불과한데 너무 거창한 것 같아요. 섹스는 중요하면서도 중요하지 않은, 진실이면서도 거짓말일 수밖에 없는 일에 불과한 것 아닌가요.” 점입가경이다. 이쯤 해서 그는 옷을 갈아입었다. 짙은 초록색 민소매였다. 어깨 살까지 훤히 드러났다. 가느다란 팔뚝을 타고 미끄러지듯 하얀 속살이 농익은 감빛 피부였다. 볼록한 앞가슴이 반달처럼 패었다. 갑자기 질투하듯 모기 한 마리가 앞을 지나가자 그는 손으로 ‘휙’하며 날쌔게 낚아챘다. 그는 그렇게 살아가는 여자였다. 아니다. 흔치 않은 20대, 적어도 세 가지를 이룬 야심만만한 그런 인간이었다. 하나,‘100% 여자’가 되고 싶었다. 둘째, 스타가 되는 것이었는데 누구나 다 알아준다. 셋째, 부모를 모시고 싶었는데 결국 여섯 식구를 거느린 가장이 됐다. 그는 이 정도면 성공한 여자가 아니냐고 했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눈물도 많았고 아픔도, 괴로움도 많았지요.50년을 산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을 겪으며 겨우 기초공사를 마쳤습니다. 이제 빨간 벽돌로 어떤 모습의 집을 지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남자에서 여자로, 엄청난 변신의 과정,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는 것이다.‘그래 나 하리수야. 누구나 다 알잖아.’ 문득 생각이 났다.‘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 그는 고등학교때 이태원 게이바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친구 한 명과 ‘쪽방’ 생활도 했다. ●中3때 남학생과 첫사랑 그는 경기도 성남에서 나고 자랐다. 아버지는 구청 공무원, 사회봉사 정신이 강하다 보니 집안일은 소홀히 했다. 대신 어머니가 파출부 등 온갖 궂은 일 하며 집안을 꾸려나갔다. 그는 어릴 때부터 단 한번도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여자 아이들 속에 파묻혀 놀았다. 고무줄 놀이하는 친구도 대부분 여자였다. 사춘기때 ‘끔찍한’ 일을 경험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남자였던 몸이 여자로 점점 변했다. 골반이 워낙 커져 입던 옷이 하나도 맞지 않았다. 이때 그는 첫사랑을 경험한다. 상대는 학교의 전교 회장.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 망설임끝에 그에게 고백했다.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그래 사귀자.’였다. 하루 종일 그 친구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삼각관계가 드러나 몇개월만에 헤어졌다. 너무 상처를 받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성전환 수술을 결심했다. 그래서 고교졸업후 1994년 12월 연예인 비자로 일본 히메지로 갔다. 수술도 하고 돈도 벌 심산이었다. 히메지는 지진으로 유명한 고베와 약 1시간 거리. 두달 후 그는 고베 지진을 직접 목격했다. 히메지에서는 한국무용을 하며 밥벌이를 했다. 이어 95년 말부터 98년 말까지 도쿄로 무대를 옮겼다. 이때 그는 성전환 수술을 한다. 수술 직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아빠에겐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마취 주사로 잠이 들었고 나중에 통증을 느낀 뒤에 눈을 떴다. 한달간 병원에 있었다. 들어올 때는 남자였으나 나갈 때 여자였다. 수술비는 1000만원 안팎. 여자로 변신한 그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 마중나온 어머니는 “내딸아 수고했다.”며 한없이 울었다. 이제는 연예계 진출. 그렇게 마음먹은 지 얼마 안돼 연예기획사 TTM 엔터테인먼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일이 자연스럽게 풀렸다. “노래, 춤, 영화 가운데 노래할 때가 가장 신명나요. 결혼? 해야지요. 평범한 남자, 뚱뚱하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은 남자, 그리고 입양아를 잘 키울 수 있는 남자면 됩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내년 ‘한국판 뉴딜정책’ 편다

    시장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한국판 ‘뉴딜정책’은 정보기반 사업과 공공시설 확충사업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12월께 종합발표된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판 뉴딜정책이 소문만 무성하다는 지적과 관련,“12월 발표할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에 담아 내놓겠지만 그 전에라도 (프로젝트별로)산발적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뉴딜이라고 부를 만큼 거창하지는 않다.”고 말해 시장의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했다. 이 부총리는 “현재 경기순환기적 저점과 구조적 전환과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데이터베이스 업그레이드 작업과 각종 건설공사 등의 사업을 전 부처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 종합처방을 만들고 있다.”면서 “연기금의 여유자금을 노인정, 관공서, 학교 교사,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투자하는 내용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로운 건설 프로젝트를 만들기보다 내년 예산안에 반영시킨 정보화사업 등을 활용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돼 시장의 실망감이 나오고 있다. 이 부총리는 또 “기업도시가 땅투기 수단이 되는 것은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기업이 땅을 잔뜩 확보해 놓았다가 ‘기업도시 재료’로 땅값만 부풀린 뒤 이런저런 핑계로 중도포기, 땅을 팔고 나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구체적인 강제수단이 없어 효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부총리는 또 “최근 중소기업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만기도래 규모를 둘러싸고 우려감이 커지고 있으나 금융시장의 파국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면서 “(은행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2단계 방카슈랑스도 예정대로 내년 4월 시행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아울러 2010년까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최고치)은 5%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부고]

    ●金基恩(조흥은행 대리)基民(사업)씨 부친상 金喜澤(한양대 화공과 교수)白東起(대전중부정형외과 원장)梁在澤(창원지검 진주지청장)河榮泰(현대엔지니어링 부장)씨 빙부상 13일 대전 을지대학병원,발인 15일 오전 8시 (042)471-1478 ●全容顯(동구중 교사)益秀(신영증권 마케팅부 팀장)씨 모친상 13일 경희의료원,발인 15일 오전 9시 (02)959-7099 ●具本寧(사업)本卿(삼성전자 대리)本泰(청남통신 부장)씨 모친상 13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5일 오전 9시 (02)3010-2291 ●黃永圭(신한카드 채권관리팀 부장)씨 상배 13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5일 오전 6시 (02)3010-2239 ●李昶基(대전대 교수)씨 부친상 12일 대전 평화장례식장,발인 15일 오전 8시 (042)221-4507 ●韓政敏(한결한의원 원장)昌愚(주식회사 크레송 부장)씨 부친상 13일 삼성서울병원,발인 15일 오전 9시 (02)3410-6908 ●金鍾完(상명화섬 대표)鍾允(자영업)鍾善(중앙치과 원장)씨 부친상 丁學秀(삼방중기 대표)申榮俊(한양여대 교수)씨 빙부상 13일 삼성서울병원,발인 15일 오전 7시 (02)3410-6915 ●申南澈(국민은행 춘천지점장)씨 부친상 張雲起(자영업)金常圭(삼원산업 대표)李亨峻(춘천교육대학 교수)씨 빙부상 13일 춘천장례식장,발인 15일 오전 8시 (033)263-4402 ●李鍾仁(증권예탁원 감사실 과장)씨 부친상 12일 충주의료원,발인 14일 오전 8시 (043)841-0391 ●曺方鉉(주식회사 게임어스 직원)씨 부친상 金鐘旭(증권예탁원 과장)南相萬(금강세라믹 대표)씨 빙부상 12일 고대안암병원,발인 14일 오전 8시 (02)929-8099 ●金正萬(전 대구 달서공고 교장)씨 별세 昌德(세계일보 사회부 기자)씨 부친상 金範祚(자영업)秋亨根(경남 거창소방서)씨 빙부상 13일 대구 영남대학병원,발인 15일 오전 8시 (053)652-1299 ●尹石漢(전 경기일보 사장)씨 별세 根英(관보 경기총국 국장)根鎬(전 경기일보 기자)根哲(농장경영)賢玉(연세대 강사)씨 부친상 13일 수원 아주대병원,발인 15일 오전 8시 (031)219-4118 ●申京喆(사업)씨 상배 鉉湖(사업)鉉官(인천구산중 교사)鉉萬(캘빈클라인 직원)씨 모친상 崔銀淑(인천가좌중 교사)씨 시모상 13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5일 오전 7시 (02)3010-2253
  • 건설급랭 ‘네탓 공방’

    건설급랭 ‘네탓 공방’

    빈사상태에 빠진 부동산시장을 놓고 정책 책임자들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비버 플랜’(가칭)이라는 거창한 건설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지만 말만 무성하다.그 사이 부동산시장은 겨울을 맞고 있다. ●이헌재·이정우 서로 “네 탓” 지난 12일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장.건설경기 급랭을 따져묻는 국회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작년에 부동산투기가 빨리 진행됐고,투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제되지 못했거나 보완책이 따르지 못한 제도들이 도입됐다.”고 해명했다.언뜻 보면 자신의 오류를 시인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이 부총리가 취임한 것은 올 2월11일.이 부총리는 ‘정제되지 못한 정책’이 도입된 시점으로 ‘작년’을 지목했다.지난해 부동산정책을 진두지휘했던 이는 김진표 전 부총리(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와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근히 전임자를 탓한 셈이다.공교롭게 두 사람은 국감장에서 이 부총리와 함께 앉아 있었다. 이 부총리와 더불어 집중포화를 맞은 이 위원장은 “부동산시장이 지금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은 지난 수십년간 부동산정책이 온탕냉탕을 오갔기 때문”이라며 과거정권을 탓했다.한 야당의원이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집값을 더 떨어뜨리겠다는 것인지,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인지 헷갈린다.”며 이 위원장을 직접 겨냥하자 “나도 헷갈린다.”는 말로 빠져나갔다.최근들어 부동산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이 부총리에게 교묘히 책임을 돌린 것이다. ●‘비버 플랜’ 언제 나오나 이렇듯 정책 책임자들이 네 탓 공방을 하는 동안,부동산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지난해 103조원으로 정점에 이른 건설수주액은 올 연말 80조원대로 급락할 것으로 관측된다.재건축·재개발 수주액은 불과 1년새(2조 73억원→1235억원) 바닥권으로 추락했다.물론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은 인정한다.재경부 박병원 차관보는 “올해 화두가 투자 활성화였다면 내년 경제운용계획의 핵심은 건설경기 연착륙”이라며 조만간 ‘비버플랜’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비버플랜이란 이 부총리가 시사한 수조원대 건설 프로젝트로,‘물 속의 위대한 건축가’로 불리는 비버에서 착안했다.비버가 물 속에 댐을 짓듯,수조원대의 토목공사를 일으켜 건설경기를 되살리겠다는 뜻이다.재경부는 당초 건설 프로젝트에 이 이름을 붙이려 했으나 ‘토종 동물’이 아니라는 일부 반대의견에 부딪쳐 공모로 틀었다.최근 마감한 공모에는 500여명의 네티즌이 참여했으나 무릎을 칠 만한 ‘이름’이 없어 정부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어찌됐든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도 지난 12일 “한국판 뉴딜정책에 버금가는 건설 프로젝트를 정부와 추진 중”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키웠다.이 부총리 역시 국감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포함해 부동산 거래 위축을 시정할 합리적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거듭 밝혔다. ●시장 냉소속에 경착륙 주장도 시장에서는 “(정부의 건설경기 연착륙 유도방안이)말만 무성하다.”며 아직은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재경부 얘기만 들으면 뭔가 후속조치가 곧 나올 것 같은데 청와대쪽을 쳐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그 예로 투기지역 추가해제와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감감무소식인 점을 들었다.굿모닝신한증권 강관우 애널리스트는 “건설업이 경기 방어를 해낼 수 있을지 아직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국감장의 국회의원들과 일부 건설업자들은 한술 더 떠 “건설경기가 이미 (심한 생채기를 내며)경착륙했다.”고 주장한다.긍정적인 관측도 있다.삼성증권 허문욱 애널리스트는 “정부 발언을 종합해보면 부동산 규제정책의 완급 조절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건설주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메트로 탐방] 한마디-이석화 서장

    [메트로 탐방] 한마디-이석화 서장

    이석화(58) 인천 계양경찰서장은 마라톤 마니아다.10여년 전 시작한 마라톤에 푹 빠져 풀코스에 도전할 정도가 됐다.이 서장은 지난 2월 부임하자마자 계양서에 마라톤동우회를 발족시켜 지금은 직원 40여명이 회원에 가입했다. “마라톤은 건강유지뿐만 아니라 고도의 인내와 끈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수사력 증진에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이 서장은 업무 스타일도 ‘마라톤식’이다.늘 부하직원들에게 “한번에 모든 것을 하려 하지 말고 지금보다 조금만 더 잘하자.”며 다독인다. 조금 느려도 꾸준히 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빠르다는 메시지다. ‘생활속에 함께 하는 치안’을 강조한다.거창한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부녀자와 어린이들이 마음놓고 다닐 수 있도록 길거리 치안과 교통사고 예방 등 민생치안 유지에 힘쓰라는 주문이다. 또 주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지난 4월 ‘알기 쉬운 경찰민원업무 흐름’이라는 경찰업무에 대한 세세한 부분까지 안내한 책자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배포하고 민원실에 비치했다. 이 서장은 직원들의 사기진작에도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기울인다. 올해 초 발생한 경찰관 성상납 사건으로 일부 직원들이 구속되고 전보되는 등 파문이 일자 조직진단을 통해 160여명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조치를 단행했다.조직을 새출발시켜 움츠러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극약처방이었다. 직원의 배우자가 생일을 맞이했을 때는 자신의 판공비를 쪼개 선물(부부 밥공기세트)을 보내는 자상함도 내보였다.올 초복에는 직원들에게 보신탕 대신 팥빙수를 샀다. 이같은 일들이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몰라도 계양서 직원들의 업무실적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강·절도사범 검거실적이 뛰어나 2명의 경찰관이 특진됐으며,‘민생침해범죄 소탕 100일작전’에서 다른 경찰서에 비해 수사,생활안전,경무,정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상위를 기록했다. 이 서장은 “주민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문성을 갖춘 ‘프로 경찰관’을 배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李부총리, “내년 수조원 건설프로젝트 추진”

    李부총리, “내년 수조원 건설프로젝트 추진”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동결과 관련해 8일 “아쉽다.”는 말로 거듭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내년 5% 성장을 위해 수조원대의 건설 프로젝트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한국은행 스스로가 지난 8월 콜금리를 내리면서 6개월 후에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으면서 겨우 두 달 만에 (인하효과 주장을)거둬버리니 할 말이 없다.”면서 “금통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재경부 말만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쓴 맛을 봐야 한다.’는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한은 총재가 그런 뜻으로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재경부가 금리를 내리라 마라 한 적이 없는데 (한은이) 그렇게 느꼈다면 자격지심”이라고 받아쳤다. 이 부총리는 “경기회복의 관건은 건설”이라고 밝혀 현재 열심히 물밑작업중인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의 핵심이 ‘건설경기 연착륙’임을 시사했다.그는 “올해는 작년에 따놓은 일감으로 그럭저럭 넘기고 2006년에는 기업도시나 복합레저단지 건설이 본격화돼 괜찮은데 문제는 그 사이에 떠있는 내년”이라면서 “공모를 통해 거창한 이름까지 붙여 수조원대의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건축·재개발시장의 급격한 위축과 관련해서는 “투기를 막기 위해 관련 허가절차를 까다롭게 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투기 우려가 없어지면 허가절차를 쉽게 하고,부동산거래 제한도 점진적으로 푸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투자로는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며 벤처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그는 “덩샤오핑이 말했듯이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바람뿐 아니라 모기도 들어오기 마련인데 이걸 잡겠다고 2000년에 벤처시장을 무지막지하게 죽여놓았다.”면서 “다시 살리려고 하니 기름을 갖다 부어도 나무가 워낙 젖어 있어 좀체 타오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이어 “최근 일본에서 벤처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며 “우리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이 부총리는 간담회 내내 “(기업도시 등)큰 거 하나 터뜨리려고 하는데 자꾸 늦어진다.” “시간이 얼마 없다.”는 말을 되풀이해 정치권과 경제주체들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웠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경남 4개군 부군수 수사의뢰

    감사원은 지난해 태풍 ‘매미’로 수해를 입은 경남지역의 복구 공사와 관련,특별감사를 벌여 거창·고성·창녕·의령 등 4개 군에서 2600억원 규모의 불법 수의계약 비리를 적발해 4개 군의 부군수를 포함,실무자 12명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할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감사원의 이같은 결정은 전 거창군수였던 한나라당 소속 김태호 현 경남도지사 등 복구공사 당시 재직한 전·현직 군수를 징계 대상에서 배제한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감사원이 적발한 이들 기초단체의 불법 수의계약 건수 및 금액은 고성군 227건 519억원,거창군 318건 384억원,창녕군 491건 914억원,의령군 692건 865억원 등 모두 1728건 2682억원 규모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군수의 결정 없이 이뤄질 수 없는 복구사업의 책임을 부군수에게 떠넘기는 감사원의 결정은 몹시 부적절하다.”며 “감사원이 7월에 끝난 감사결과를 3개월 동안 발표하지 않는 등 지나치게 정치적 고려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소영 강혜승기자 symun@seoul.co.kr
  • 숨고르는 우리당

    숨고르는 우리당

    열린우리당이 보폭을 조절하고 있다.일단 오는 4일부터 시작되는 17대 첫 국정감사가 개혁법안 처리에 신경을 덜 쓰게 하고 있다.물론 국가보안법 폐지와 과거사 진상규명,신행정수도 건설 등 주요 현안을 11월에 처리키로 한 데 따른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 탓도 있다. 일부에서는 ‘휴지기’에 접어들었다고도 했다.하지만 이보다는 소속 의원들이 추석 귀향활동을 통해 확인한 냉담한 민심이 근본적인 원인인 것 같다.민생회복에 최우선 가치를 둬 달라는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11월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을 비롯한 과거사 관련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각종 개혁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열린우리당으로선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30일 상임중앙위원회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여과없이 드러났다.이부영 의장은 “민심의 따가운 질책과 바람들을 받았다.”면서 “이번 정기국회에 추석 민심을 정말 그대로 잘 반영하고,특히 민생과 관련한 법을 추진하는 데 조금도 소홀함이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했던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은 언론인 교류 활성화를 강조한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 사장과의 대화록을 소개할 뿐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과거사,친일진상규명,국보법 폐지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회의에선 ‘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 장영달 위원장만이 유일하게 한나라당 소속인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공세를 거두지 않았다. 추석 연휴 전 대대적 공세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하지만 장 위원장도 “이 시장이 서울시 예산을 불법전용해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투자하고,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문제 판결을 앞두고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로 불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으나 “이 시장이 스스로 반성을 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강도는 현격히 누그러뜨렸다.같은 맥락에서 ‘서울시 관제데모 의혹’과 관련한 자료와 업무를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의원들에게 모두 넘겨줬다. 이같은 열린우리당의 변화에 대해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추석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개혁법안을 11월에 처리키로 한 만큼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또 한나라당이 정부·여당을 ‘좌파정부’로 규정하는 등 이념 공세를 펼치는 데 일절 맞대응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오는 30일 파주,거창,해남,강진,철원 등에서 치러질 기초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20%인 반면,한나라당이 30%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작전상 후퇴를 요구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소비 급감 ‘밤값 폭락’

    “생산은 늘었는데 소비가 없네요.” 밤 재배 농가들이 울상이다.예년과 달리 수확기를 앞두고 루사나 매미 같은 태풍 피해가 적어 밤 작황이 크게 좋아졌으나 소비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밤 수확량은 8만 5000t으로 지난해(6만t)와 2002년(7만t)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과 수출감소로 가격이 원가 수준으로 떨어졌다.산지수매가는 지난해 1㎏에 5000원이던 것이 1200∼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나마 품질이 나은 것으로 평가받는 공주밤은 4000∼5000원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남 하동·산청·거창·함안과 전남 구례·광양·순천지역은 비상이 걸렸다. 밤 재배농가는 낮은 수매가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고,수매기관은 보관에 어려움이 많아 고민이다.상황이 이렇자 산림청이 밤 소비촉진운동에 나섰다.우선 본청 직원(180명)들의 신청을 받아 경남 거창지역에서 400세트를 구입 신청하고,농림부와 정부대전청사 각 기관에 대해 밤 사주기 협조를 요청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한국인은 우물밖에만 관심…반쪽 국제화”

    “한국인은 우물밖에만 관심…반쪽 국제화”

    “우물안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물 안으로 들어오는 개구리도 중요합니다.” 연세대 설립에 기여한 언더우드가(家)의 4대손 원한광(元漢光·호라스 H 언더우드·61) 명예교수가 11월 영구귀국을 앞두고 고별강연을 가졌다.그의 한국에서 마지막 강연은 연세대 공과대학원 테크노 경영 최고위과정에 있는 CEO들을 상대로 21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이루어졌다. ●“귀화 외국인 한국사람 취급안해” 원 교수는 당초 강연자료를 영어로 준비했다.하지만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30년 동안 대학 강단에 섰던 사람답게 유창한 한국어로 ‘21세기 국제화를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1시간20분가량 이어갔다. 원 교수는 “한국의 국제화는 놀라운 수준이지만 아직은 반쪽짜리 국제화”라면서 “제대로 된 국제화가 이뤄지려면 나라 밖으로의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그는 “한해에 해외로 나가는 한국 학생은 16만명에 이르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 학생은 고작 8000명”이라면서 “‘일방적인 국제화’가 이제는 ‘쌍방의 국제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우물 밖으로 나가는 데만 치중하고 우물안으로 들어오려는 외국인과 외국문화를 폭넓게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화란 국제감각을 키우는 것 원 교수는 “외국인이 한국이 좋아 귀화했다고 해도 한국인이 아니라 말 그대로 ‘귀화한 외국인’에 불과하다.”면서 정작 국내에서 90일 이상 거주하면서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받은 27만명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고 꼬집었다.그것도 무슨 거창한 것이 아니라 신용카드가 해외 은행과 연결이 되지 않고,제주도 등 유명관광지의 안내전단은 환영한다는 뜻의 ‘Welcome’을 제외하고는 영어로 된 설명이 없는 등 사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외국인도 이 땅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 교수는 아울러 ‘국제화’보다는 ‘국제감각’을 키우자고 제안했다.‘ 한국인’을 버리고 ‘국제인’이 될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과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국제감각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 교수는 강연 내내 ‘한국’이나 ‘한국인’ 대신 ‘우리나라’나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마음속에 배어 있는 ‘한국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원 교수는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동생은 한국에 남아 있고 나도 내년 여름에는 다시 한국에 올 예정”이라면서 “비행기 타고 왔다갔다 하는 것이 쉬워진 만큼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증조 할아버지 원두우(元杜尤·언더우드 1세·1859∼1916)는 우리나라 장로교 최초의 선교사로 새문안교회를 창립하는 등 기독교 전파자로 선구적인 역할을 했고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세웠다.미국에서 교육받은 원 교수는 1971년 연세대 영문과 조교수로 임용된 뒤 지난 3월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그는 오는 11월 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 연세대 재미재단 설립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길섶에서] 어머니의 손맛/손성진 논설위원

    입맛이 없을 때면 그리워지는 것이 어머니의 손으로 만든 감칠맛 나는 음식이다.거창한 이름이 붙은 요리는 아니다.그저 밥과 함께 먹는 반찬들이다.어머니의 손맛이 생각나 ‘시골식’이라고 붙여 놓은 교외 음식점에 들어가곤 하는데 맛이 영 아니다. 어머니의 손으로 고춧가루와 양념,액젓을 버무려 담근 김치만 생각해도 입맛이 다셔진다.가장 좋아하는 건 멸치젓이다.굵직한 기장 멸치를 초봄에 항아리 속에 소금을 뿌려서 담가 놓는다.몇달쯤 지나 숙성된 통멸치를 꺼내 반으로 죽 찢어서 밥위에 올려놓고 먹는 맛이란….시원한 열무김치와 녹두나물을 넣고 발갛게 끓인 쇠고기국의 맛도 입에 딱 맞았다.갖가지 해산물을 넣은 ‘부산찜’,초고추장과 야채를 넣고 버무린 한치 무침,전어회 무침도 자주 해 주신 음식이다. 어머니가 혼자 지키시는 고향 집에 가면 몇가지 반찬만으로도 늘 과식을 하게 된다.식탐을 하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상경길에 바리바리 밑반찬들을 싸 주신다.서울로 갖고 온 반찬들이 떨어질 때면 아쉬움이 남는다.그래서 그맛을 온전히 물려받아서 식탁 위에 되살려내라고 아내를 다그치곤 한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CEO 칼럼] 너도 당신도 아닌…/류춘수 이공건축 대표

    [CEO 칼럼] 너도 당신도 아닌…/류춘수 이공건축 대표

    건축가인 내가 우리말과 글을 얘기하는 것이 주제넘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어릴 때 배운 맞춤법과 읽는 법이 오늘과 같지 않고,경상도 사투리에 표준말도 익숙하지 못하니,언감생심 권위 있는 일간지에 우리말 얘기를 쓴다는 것은 어쭙잖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용기를 내서 펜을 들었다. ‘재미있냐?’가 으레 ‘재민냐?’로 변한 정도가 아니다.젊은이들의 인터넷 언어는 탈 맞춤법 시대가 된 지 오래다.방송에서도 이런 현상이 심각하다. 우선,뉴스를 들으면 말투가 살벌하다.리포터들은 전하는 내용에 상관없이 모두가 한결같이 전쟁을 중계방송하듯 격앙된 말투로 숨가쁘게 외치고는 CNN 방송을 흉내낸 듯 “아무개 방송 홍길동입니다.”라고 마무리 소리를 질러댄다. 당사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보면 터무니없이 왜곡 과장되기 일쑤며 부분만 옳은 것은,진실이 아님을 덮기 위해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부드럽고 코믹한 우리말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나 또한 격앙돼 빗나갔다.우리나라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사회적으로 거칠고,무뚝뚝하며 혹은 무례한 것은 우리말 자체에 원인이 있을지 모른다고 늘 생각했다. 첫째,‘감사합니다.’ 또는 ‘고맙습니다.’는 훌륭한 표현이지만 영어의 ‘생큐’ 중국말의 ‘셰셰’,혹은 일본어의 ‘도모’처럼 짧고 간결하지 않다.감사 표현의 마땅한 어휘가 우리말에 없다는 것이 우리 사회를 부드럽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나는 보고 있다.고속도로 요금소 직원이나 가게 점원에게 혹은 작은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 “고맙습니다.” 혹은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너무 길고 거창하기에 우리는 감사의 표현을 잊고 침묵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나는 국어 학자들이나 저명한 작가의 글에서 존칭 없이 누구에게나 간단하게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우리말을 지어 주길 제안한다. 커피 한잔 뽑아 준 이에게 ‘생큐’가 아니면 우리말로 뭐라고 하면 좋을까.옛날에 생각한 것이지만 내가 짓는다면 ‘고맙소’를 줄인 ‘곱소’라고 할 것이다.아름답다는 뜻도 있으니 좋고,다정하게는 ‘곱스’나 그냥 ‘곱’이라고 해도 몇 곱이나 정겹지 않겠는가.? 둘째,보다 심각한 것은 뜻밖에도 우리말에는 영어의 ‘YOU’나 중국어의 ‘니’처럼,상대를 쉽게 부르거나 지칭할 수 있는 2인칭 호칭 대명사가 없다는 사실이다.물론 ‘너’도 있고 ‘당신’도 있다.그러나 너와 당신은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싸울 때나 쓸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열차 맞은 편에 앉은 여인에게 말을 걸 때 우선 뭐라 부를까.대화 중에는 상대를 무어라 지칭할까. 아가씨,아줌마,학생,아저씨,선생님,사장님… 어느 단어도 적합하지 못한 경험을 수천만명이 매일 겪으면서 왜 우리는 마땅한 호칭을 만들지 않는가. 요즘 이른바 남북공조가 유행인데,차라리 ‘동무’라는 말을 우리 남쪽도 쓰면 어떨까.‘동무 동무 씨동무’처럼 동무는 본래 아름다운 우리말이 아니던가. 국어에 무지한 젊은 의사를 선생님 아닌 아저씨라 부른다고 욕먹은 적이 있고,지방의 판검사는 어려도 ‘영감님’이라니,우리말의 호칭은 성별·연령·직업과 위치에 따라 너무나 복잡하다. ‘너’와 ‘당신’보다 누구에게나 쓸 수 있는 영어의 ‘YOU’와 같은 우리말 짓기를 국문학자는 물론 언론과 작가들에게 부탁드린다. 류춘수 이공건축 대표
  • [기고] 부모께 여쭙지 말고 행하세요/최상용 새미래뉴스 대표

    한민족의 정신문화 중에는 부모님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형성된 효(孝) 문화가 으뜸이요,우리가 계승 발전해야 할 중요한 무형의 유산입니다.내가 세상에 태어나 지금과 같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내 생애에 큰 디딤돌이고 버팀목이신 부모의 지극하신 사랑이 있기에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부모님께 어떻게 효도를 해 드려야 할까요?다양한 의견과 방법이 있겠으나 먼저 걱정을 끼쳐 드리지 않아야 됩니다.돈이 많아 부모께서 호의호식한다고 해도 마음이 불편하시면 효도가 아닙니다. 두번째는 부모께는 여쭙지 말고 행하십시오. 그분들은 지난 시절 끼니조차 때우기 어려워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면서 뼈 빠지게 일해서 우리를 키우셨습니다.그 가슴 아픈 추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계신 그분들은 돈 한푼이 아까워 당신이 먹고 싶은 것도,사고 싶은 것도,하고 싶은 것도 꾹 참고 생활고·병마와 싸우고 계실 겁니다. 한달 봉급을 받아서 쓰고 남은 돈을 용돈으로 보내지 말고 먼저 보내드리고 쓰십시오.아마 용돈 보내드린다고 전화하면 “아서라.너희도 살기 어려운데 살림에나 보태 써라.”라고 말씀하실 겁니다. 시골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사서 보내드리십시오. 옷을 사서 보낸다고 전화 드리면 “얘야,있는 옷도 다 입지 못하고 죽을 텐데 쓸데없이 낭비하지 말라.”고 하실 겁니다.그러나 그 옷을 받은 부모께서는 옷을 볼 때마다 당신을 생각하며 장롱 깊이 보관하셨다가 당신이 시골에 내려온다면 그때서야 꺼내 입으실 겁니다. “늙으면 죽어야지,늙으면 죽어야지.” 입버릇처럼 말씀하셔도 실제로 죽고 싶어서 하시는 말씀이 아닙니다.도리어 자식이 잘사는 모습과 손자·손녀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가시려는 애착의 소리입니다. 부모께 어디가 편찮으시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아직도 그분들의 생활을 모르는 것입니다.그분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고 우직하게 참으려고 하실 겁니다.묻지 말고 한약 한재 지어 보내드리십시오.어느 부모 치고 한약 싫어하시는 분 없으며,비록 그약이 병은 치료하지 못한다 해도 마음을 치료해 줄 것입니다.부모와 대화할 때에는 당신 가족 이야기만 하지 마십시오. 열 손가락 제각각이지만 다 소중하고 필요하듯이 부모께서는 형제 간에 우애하고 화목하게 사는 모습을 소망하실 겁니다.형님·동생·조카 이야기,이모님과 이웃집 이야기,또 시골에서 애지중지 키우시는 강아지 이야기 등을 여쭙고 관심을 표현하십시오.그러면 부모께서는 힘들게 키운 자식이 이만큼 속이 깊은 걸 알고 마음 든든하게 생각하실 겁니다. 부모가 살아계실 때 그분들의 기록을 남겨두십시오.돌아가시면 모든 것이 망각 속에 사라져 버릴 테니까요.30∼40년 전의 빛바랜 사진도,그분들이 일상에 사용하시던 손 때 묻은 물건도,하나하나 깨끗이 닦아 잘 보관해 두십시오.그 속에 말 못할 사연과 가족에 관한 염원이 가득한,부모의 분신이니까요. 더욱 중요한 일은 부모가 고난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몸소 겪은 생각과 체험이요,그분들만이 가지고 계신 삶의 지혜를 발굴하여 보존하는 것입니다.거창한 자서전이 아니더라도 간명하게 몇장의 일지에 기록해 두십시오.그것이 바로 나와 우리가족 나아가 한국인의 뿌리를 찾아 연결하는 길이요,내 자식·손자들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삶의 근본을 전하는 귀중한 ‘우리 가족의 바이블’이 될 것입니다. 부모께는 여쭙지 말고 무조건 베푸십시오.그분들은 자식을 키울 때 조건을 달거나 보답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내 부족한 작은 정성도 부모께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여쭙지 말고 행하십시오! 아마도 그것은 큰 울림이 되어 다시 당신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최상용 새미래뉴스 대표
  • [결혼이야기]홍필(28·대한화재 강남보상사무소)·박미연(28·대구 인지초등학교 교사)

    [결혼이야기]홍필(28·대한화재 강남보상사무소)·박미연(28·대구 인지초등학교 교사)

    “포철중학교 2학년 8반 8번과 37번이 결혼합니다.”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까까머리 남학생과 수줍던 여학생,같은 반 친구끼리 결혼한다는 것을….하지만 그 오랜 시간 첫사랑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그녀와 제가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아마 우리 결혼이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정설을 깨고 첫사랑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조금은 거창한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미연이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저에게 이 결혼은 오랜 전쟁에서 얻어진 승리의 기쁨과도 같습니다.왜냐하면 그 친구는 인기도 많고,귀엽고 예쁘거든요.그래서 쟁취하기 힘든 사랑이었습니다. 그녀를 만난 뒤의 제 삶에는 아무 말 없이 지켜보기만 했던 10년이란 세월과 함께 사귀기 전 마음 졸인 1년이란 세월이 함께 범벅된,쉽지 않은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10년을 아무런 연락 없이 생각만 해오다 저는 포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그녀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다시 만났죠.어찌나 어색했던지요.그날 ‘그녀를 만나기 100m전’의 떨림은 아직도 제 몸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지금도 그 친구랑 싸우면 그 때를 생각하며 화를 삭이곤 하지요. 첫 만남 이후로 저는 억지로 퇴근 뒤에 스터디를 하자고 제안했고,그 친구와 저는 자주 만나게 되었습니다.스터디 도중 쉼없이 ‘작업’(?)에 들어갔고 6개월동안의 노력 끝에 진지하게 사귀게 되었죠.스터디는 ‘제3의 물결’ 책 한권으로 소리없이 끝이 나고 말았음은 물론이고요. 복학생으로 4학년 1년 동안 취업 준비에 골몰할 때 아무 말 없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그녀와 9월4일에 결혼식을 올립니다.지금도 신혼방을 어떻게 꾸밀까 설레는 그녀의 얼굴에서 너무나 재미있을 생활이 기다려집니다. 담배 피우지 말고 운동 좀 하라는 다소 걱정 섞인 그녀의 말에서 누군가 나를 챙겨주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그리고 그 사람이 제가 열렬히 좋아했던 그녀라는 것을 생각하며 저는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너무나 행복합니다.이런 게 결혼하는 즐거움 아닐까요.우리가 얼마나 예쁘게 살지 한번 지켜봐주세요.
  • 10년째 재활원 순회음악회 우광혁 한국종합예술대 교수

    18일,성남의 한 재활원에 갑자기 꿍짝짝 꿍짝짝 음악소리가 퍼졌다.재즈드럼,신시사이저,콘트라베이스 등과 멋진 턱시도를 입은 중년의 남자가 앞에서 백파이프를 불며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민요를 연주했다.순간 리듬이 신나게 바뀌는가 했더니 ‘엿장수 가위’를 들고 리듬에 맞추어 몸을 흔들어 댔다.‘곰 세마리가 한 집에 있어‘오카리나 연주에 맞춰 좀체 움직이기 쉽지 않은 재활원 아이들도 힘겨운 몸짓으로 춤추기 시작했다. 턱시도를 입은 채 아이들과 춤을 추는 사람은 우광혁(42) 한국종합예술대학 교수.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통파 예술가인 그가 예술의 전당처럼 근사한 콘서트홀이 아니라 음향,조명 시설이라곤 없는 방에서 이렇게 망가(?)진다. “망가지면 어떻습니까. 저를 반갑게 맞아주고 음악을 듣고 즐거워해 주고 힘겨운 웃음을 지어주는 아이들이 있는데….”호탕한 웃음에 그가 얼마나 이곳에서의 연주를 즐기는지 단번에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이 좋은 음악이란 혜택을 나를 위해서만 쓴다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당연히 나눠야지요.”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그는 1995년 의정부 교도소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고아원,소년원,재활원 등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다녔다.1인 음악회는 어디서든 환영이었다. 그러던 중 그는 당시 근무 중이던 서울시립대 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했다.‘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자.언제까지 이렇게 이기적으로 살 수 없지 않으냐.’그때 합류한 학생들이 6명이었고,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뜻을 같이하는 제자들과 연극,무용인 등 50여명의 단원들과 함께 ‘앙상블,빛소리 친구들’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그는 단장이다. 우교수는 ‘음악’을 ‘밥’에 비유한다.“음악에 가장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악이라는 밥을 퍼주고 싶습니다.그것도 최고 좋은 쌀로 지은 밥으로 말입니다.”그래서 그는 10평도 안 되는 조그만 재활원의 방에서 공연을 할 때조차도 턱시도를 차려 입고 제대로 악단을 구성한다.예술의 전당을 통째로 옮긴다는 생각이다. 전국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280여차례 공연을 한 그는 가장 음악이 필요한 곳은 재활원이란 생각이 들어 3년 전부터는 재활원에만 순회공연중이다.“움직이기 쉽지 않고 행동이 통제 안돼 공연장으로 가서만 음악을 들어야 한다면 평생 들을 수 없거든요.”그의 재활원 순회에는 또다른 뜻도 있다.“그곳에서 봉사하는 선생님들을 위로하기 위한 연주회이기도 해요.정신적,신체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느라 선생님들은 늘 피곤하고 외롭거든요.‘힘드시지요’,한 마디만 건네도 눈물을 왈칵 쏟을 정도입니다.” 거창하게 음악가의 사회적 역할을 논하지 않아도 인간적으로 자신의 것을 나누어줄 줄 아는 마음을 가진 넉넉한 음악가로 살고싶다는 우 교수,헤어지면서 그는 당부의 말을 했다.“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과 인내의 대상입니다.”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하천범람 2명실종·357명 대피

    제15호 태풍 ‘메기’가 한반도에 접근하면서 18일 전남과 광주,경남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비 피해가 잇따랐다.일부 지역에는 최고 400㎜가 넘는 강수량과 시간당 60∼70㎜의 집중호우로 가옥과 농경지,도로가 침수됐으며 하천 범람을 우려한 주민들은 안전지대로 대피했다.전남 지역에서는 불어난 물로 2명이 실종됐다. ●주민 대피,철도·도로 차단 18일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태풍 메기의 영향권에 들어간 호남과 영남 지역에는 시간당 최고 70㎜의 폭우가 쏟아졌다.이로 인해 철도가 끊기고 농경지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이날 자정까지 강수량은 나주 436.5㎜,광주 풍암 401㎜,제주 어리목 237.5㎜,경남 산청 307.5㎜,합천 대병 278.5㎜,영동 가곡 138.5㎜,논산 양촌 122.5㎜,고성 대진 121.5㎜,강릉 경포대 112.5㎜ 등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호우가 내린 장흥군 유치면에서는 유치천이 범람하면서 주민 21명이 대피했다.나주시 세지면 만봉천과 금천천이 범람하면서 71가구 200명이 세지초등학교 체육관으로 대피하는 등 전국에서 155가구 35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나주시 다도면 암정 2구 마을 앞 진입교량이 불어난 물로 붕괴되면서 판촌리·송항리 등 6개 마을 177가구 400여명이 고립됐다. 경전선 등 철도 운행이 한때 중단되고 일부 국도도 통행이 금지됐다.오후 7시20분쯤 전남 곡성군 신기리 전라선 금지∼곡성간 신기 1∼2터널 사이 옹벽 20m가 무너져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또 오후 2시45분쯤 나주시 남평면 광천리에 시간당 51㎜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경전선 남평∼효천간 교량 부근의 노반 15m가 유실돼 목포∼순천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용산발 순천행,목포발 여수행 열차는 서광주까지만 운행됐다.전북 남원∼남장수 고속도로도 오후 6시40분쯤 토사유출로 통제되는 등 전국 9개 도로가 통행이 일시 중단됐다. 경남 함양군 서상면 강남마을 앞 국도 26호선이 산사태로 불통됐고,대구 북구 태전동과 서대구 공단일대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하수구가 역류하는 바람에 가옥이 침수됐다.목포 해안 저지대의 주택가 등 전국에서 모두 117채의 주택이 물에 잠겼고,장흥 관산읍의 논 15㏊ 등 전국의 농경지 1290㏊도 침수됐다. ●실종,중상,구조 잇따라 이날 오후 2시쯤 전남 화순군 한천면 오음리 S건설 석산 공사현장에서 폭우로 침전둑이 무너지면서 현장사무실을 덮쳐 정모(41)씨가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이어 오후 6시30분쯤 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리 영산강 둑에서 임모(74)씨가 논에 설치된 양수기의 호스를 거둬 들이다가 급류에 휩쓸렸다.오후 8시40분쯤 거창군 남아면 무릉리 정도사 절 숙소가 산사태로 무너지면서 숙소에 있던 이모(70)씨 등 2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또 전남 장흥군 유치면 반월리 하천범람 고립자 21명이 구조되는 등 전국에서 33명이 구조됐다.전남 완도와 목포,통영 등 연안여객선 52개 항로 운항이 전면 통제되는 등 전국적으로 5만 8000여척의 선박이 발이 묶였다.또 오전 6시45분 출발 예정이던 포항행 아시아나 항공기를 시작으로 서울과 남부 지역을 잇는 왕복 항공기 7개 공항 41편도 무더기로 결항했다. 채수범 유지혜기자 lokavid@seoul.co.kr
  • 청계천 헌책방 시름 “어떻게 1년 더 버티나”

    청계천 헌책방 시름 “어떻게 1년 더 버티나”

    “청계천 복원공사를 시작한 뒤부터는 가게를 내놓아도 나가지를 않아.”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서 15년째 성문서적을 운영하고 있는 현만수(49)씨에게 던진 질문은 “요즘 헌책이 잘 팔리느냐.”는 것이었다.그런데 느닷없이 “가게가 안팔린다.”고 하니….서울 청계천 6∼7가 평화시장에 자리한 헌책방거리는 그렇게 가라앉아 있었다. 13일 찾아간 청계천의 헌책방 주인들은 “문을 닫을 수는 없으니 적자를 보면서도 개점휴업 상태로 버틴다.”고 입을 모았다.열개나 되던 버스노선이 두개로 줄었고,택시고 자가용이고 청계천길에 들어섰다 하면 먼지날리는 공사판에서 한시간씩 정체되기 일쑤니 누군들 찾아오고 싶겠느냐는 것이다.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된 지 1년 1개월.헌책방 주인들은 폭염 속에 지쳐있었다.그렇지만 앞으로 1년뒤 공사가 끝나 ‘청계천 시대’가 되면 헌책방거리가 대표적인 문화공간이 되리라는 기대를 숨기는 이 또한 없었다.이들은 “완공 때까지 1년만 버티면…”하면서 마음을 다지고 있었다.그러나 누가 “1년은 어떻게 버티지?”하면 표정은 다시 어두워졌다. ●하루 서너권이 고작…현상유지도 어려워 현씨의 2.5평 남짓한 가게 안에는 1만여권의 책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정확히 책을 집어내는 손놀림은 신기(神技)에 가깝다.현씨는 대뜸 서울시를 꼬집고 나선다.“지난 2일부터 가게 앞에 책을 진열해 놓는 것을 단속하고 있어요.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것인데,재래시장은 자랑하고픈 상품을 내놓는 것이 전통이자 문화예요.”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는 주문이다. 30분 남짓 됐을까.손님인가 했더니,외상값을 받으러 온 도매상이다.현씨는 “하루에 서너권 파는 날이 허다하니,말일에 적금 해약해 외상 갚는 데 바쁘다.”고 했다.“나만 해도 가게세 70만원에 관리비 15만원이 벅차 지난해 말부터 매달 100만∼200만원씩 적자가 나고 있어요.” “박목월 선생의 ‘문장대백과’있나요.” 첫 손님이다.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남편을 위해 왔다는 김형예(49·용산구 동부이촌동)씨는 “청계천도 푸근한 맛은 많이 없어진 것 같다.”면서도 “여느 서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보물들이 많다.”고 헌책방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 헌책방 불황은 빈부의 양극화 탓 헌책방의 불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한때 150개에 이르던 청계천 헌책방은 이제 50여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몇년전 외환위기를 전후해서는 반짝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같은 불황이라도 요즘은 빈부가 아예 양극으로 갈려 돈 있는 사람은 새 것을 사고,돈 없는 사람은 헌책조차 사볼 여유도 없다고 책집 주인들은 불황의 이유를 분석한다. 이들은 “복원공사가 마무리되면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안고 산다.”고 했다.‘장사꾼’이기는 하지만 책을 다루기에 ‘문화인’이라는 긍지도 숨기지 않았다.34년 동안 거창서점을 운영하는 고경종(58)씨는 “문화의 매개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이 있고 손님들이 찾던 책을 만났을 때 기뻐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큰 보람”이라면서 “공사가 끝나면 지금보다야 낫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그러나 불안감도 만만찮다.2대째 책방을 운영하는 김용호(31)씨는 “공사가 끝나고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다른 소비 업종이 덤비지 않겠느냐.”면서 “홍대 앞이 문화지구로 지정된 뒤 임대료가 크게 오르며 소극장들이 겨나듯,여기도 사람들이 몰려들고 가게세가 뛰면 헌책방은 더욱 더 견딜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화정책적 차원의 지원 기대 활로를 찾으려 이런저런 시도도 한다.몇몇 젊은층은 인터넷 헌책 판매도 해 그런대로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하지만 헌책방 주인의 주류를 이루는 50∼60대는 ‘컴맹’이 대부분이니 엄두도 내지 못한다.답답한 마음에 비슷한 연배의 헌책방 주인 9명이 ‘들은 풍월’로 연합 사이트 같은 것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얘기도 했지만 주도할 사람은 없다. 현씨는 “40년 된 전통 거리를 문화적으로 보존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인터넷 헌책 경매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이응민(40)씨는 “우리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지혜의 보고인 헌책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한 헌책방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청계천 완공을 앞두고 헌책방 주인들도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문화정책적인 차원의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나란히 무대나들이 나선 정보석·배종옥

    나란히 무대나들이 나선 정보석·배종옥

    ‘여자들의 의리’ vs ‘남자들의 질투’.남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들의 내면,그리고 여자들이 모르는 남자들의 세계를 그린 이색 연극 두 편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오는 14일부터 서울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산울림의 ‘데드 피시-네 여자 이야기’(팸 젬스 작,채승훈 연출)와 19일 학전블루소극장에서 막 올리는 악어컴퍼니의 ‘아트’(야스미나 레자 작,황재헌 연출).각각 여자배우 네 명,남자배우 세 명만 등장하는 이들 작품에서 탤런트 배종옥(40)과 정보석(42)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것도 공교롭다.연습에 한창인 두 배우를 만나 작품 얘기를 들어봤다. ●소심한 공대교수 규태역의 정보석 ‘남자들의 세계’ 하면 우정,의리 같은 거창한 것들이 떠오르는데 연극 ‘아트’는 남자들이 드러내기 싫어하는 질투,시기,이런 감춰진 부분들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통쾌함이 있다.나도 현실에서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친구이기 때문에 억지로 참아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또 겉으론 대범한 척,강한 척해야 하는 남자들의 외로움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극중 규태는 지방 공대교수인데 피부과 의사인 친구 수현이 그저 하얀색에 불과한 그림을 1억 8000만원에 샀다는 사실에 경악한다.그러면서 또다른 친구 덕수를 끌어들여 서로의 입장을 이해받으려고 하면서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터트리게 된다.이런 상처들이 결국 우정에 의해서 치유되는 결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어찌보면 극중 세 인물이 모두 자신일 수 있다.거액을 주고 선뜻 그림을 사는 수현처럼 살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소심한 규태처럼 살고 있고,그러면서 스스로는 두 친구 사이에서 피해의식을 느끼는 덕수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남녀가 함께 보면 가장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연극이다. 11년만에 무대에 돌아오니 오래만에 고향친구를 만난 것처럼 흥분된다.그런데 막상 공연이 다가오니까 겁이 덜컥 난다.같이 무대에 서는 친구(이남희,유연수)들이 워낙 베테랑인데 내가 앙상블을 깨뜨릴까봐 걱정이다.연극은 이번이 다섯번째다.대학 졸업하고 극단 가교에서 신입단원으로 워크숍만 하다가 방송·영화로 갔다.93년 ‘클레오파트라’를 끝으로 연극무대를 떠난 후 계속 마음만 있었는데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던 권해효의 추천으로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 공연팀이 둘이다 보니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특히 다른 팀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권해효와의 경쟁심리를 은근히 부추기는데,사실 우리팀 연기에 집중하기도 벅차서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웃음). 화·목·토는 정보석 이남희 유연수,수·금·일은 권해효 조희봉 이대연 출연.10월3일까지 (02)764-8760. ●페니미스트 피시역의 배종옥 뮤지컬 ‘아름다운 사인’(장진 작·연출) 이후 5년만의 무대 나들이다.연극은 늘 하고 싶었지만 작품이랑 시간이 잘 안 맞았다.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를 끝내고 쉬면서 대본을 받았는데 평소 해보고 싶었던 소극장 리얼리즘 연극인데다 ‘여성들의 자매애’라는 메시지가 맘에 들어서 결심했다. 극에 등장하는 네 명의 여자는 각각 형태는 다르지만 모두 전통적인 남녀관계에서 상처를 입은 이들이다.내가 맡은 피시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사회주의 페미니즘 운동에 뛰어들었으나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의 배신과 이념에 대한 회의로 결국 자살을 택하는 인물이다. 주위에서 나를 페미니스트로 보는 시선이 많은데 실제 그렇진 않다.아마 배우가 아니었으면 페미니스트가 됐을지도 모르겠다.하지만 배우를 하면서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없어서 오히려 그런 측면에는 무감각한 편이다. 올해로 연기생활 19년째다.서른이 넘으면서는 매순간이 고비다.익숙한 작품은 잘 안 하려고 한다.늘 새로운 작품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러다 보니 가끔은 스스로 고통을 즐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연기인생에 전환점이 된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드라마 ‘거짓말’과 ‘바보같은 사랑’이다.‘거짓말’은 멜로가 안 되는 캐릭터라는 편견을 극복하게 했고,‘바보같은 사랑’은 기존의 도회적 이미지를 깨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을 줬다. 요즘 매일 두려움과 설렘으로 연습에 임한다.1시간50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을 제압하는 에너지를 유지하는 일이 어렵다.5년 전 뮤지컬할 때와는 또 다르게 스토리 위주로 가는 소극장 연극의 디테일한 재미를 맛보고 있다. 20대부터 40대까지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많이 보러 오면 좋겠다.우린 어떤 결론을 내리거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지금 우리 여성들이 공감하는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귀정 정세라 소희정 출연.10월10일까지(02)334-591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나전칠기로 세계시장 개척 이칠용 한국공예예술가협회장

    나전칠기로 세계시장 개척 이칠용 한국공예예술가협회장

    ‘전통예술’이란 고유의 예술에 더욱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어낸 말일 것이다.하지만 전통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예술이 자생력을 갖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새로운 것이 아니면 창조적인 것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예술의 속성 때문이다. 고려자기나 조선백자를 누군가가 ‘재현’했다는 보도가 요즘에도 종종 나온다.그러나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품인 청자나 백자를 진짜보다 더욱 진짜같이 만들었다고 한들 창조적인 작업으로 평가할 사람은 없다.피카소 작품을 아무리 진짜같이 흉내내도,복제품에 지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뛰어난 기능을 가졌다고 해도 과거의 재현에만 매달린다면 훌륭한 장인(匠人)인지는 몰라도 예술가로 대접받지는 못한다.그러나 ‘시대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쓰임새에 부응하는 무엇을 만들겠다는 생각만이라도 갖고 있다면,언젠가 청자·백자처럼 미술품으로 인정받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생활용품에 전통을 불어넣는다 이칠용(李七龍·57·문화재전문위원) 한국공예예술가협회장도 전통을 고수하기보다는 전통을 생활에 응용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하나이다.그 자신 나전칠기장인으로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전통공예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어 ‘살길’을 개척하느라 분주하다. ‘공예인이 살아야 공예가 산다.’는 이씨의 공예관(觀)은 그의 겉모습에서 풍기는 분위기 만큼이나 가식이 없다.그는 “조선시대에는 장인들의 생활이 보장되었으니 물건을 만들었을 것 아니겠느냐.”고 말한다.팔리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씨는 요즘 한국 공예의 유럽 진출을 위하여 힘을 모으고 있다.그의 해외 진출 방식 또한 이런 소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우리가 자랑하고 싶은 물건도 좋지만,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물건을 만들어야 팔린다는 것이다.이씨와 회원들이 만드는 물건은 칠기 명함지갑과 손거울,보석함,젓가락,촛대,등잔,매듭,골무,컵받침 등으로 다양하다.하나같이 전통공예 제작방식을 쓰되 문양이나 쓰임새는 유럽사람들의 취향에 맞춘 것들이다. ●프랑스 박람회서 날개돋친 듯 팔려 이런 물건들을 유럽에 갖고 나가 ‘본전’을 뽑을 수 있을까.이씨는 “공예에는 적정이윤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설명한다.그는 지난 4월29일부터 5월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베르사유 국제박람회에 참가했다. 골무는 제작원가가 80원에 불과하지만,3유로(5500원)에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007가방’하나만 채워 갖고 나가도 몇백만원어치다.‘월인천강지곡’ 원본이 담긴 한지는 원가가 200원이지만 1유로(1400원)에도 없어서 못팔았다. 자개로 만든 손거울과 명함집은 4000만원어치나 팔았다.공산품 수출 기업에는 푼돈이겠지만,공예인들에게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손거울과 명함집은 전통공예를 현대적인 쓰임새로 재창조한 대표적 성공사례이다. 이씨가 한국공예품을 들고 유럽시장에 뛰어든 것은 2000년이다.당시 프랑스대사이던 권인혁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의 도움을 받아 파리에서 ‘대한민국 공예문화상품특별전’을 열었다.한국문화원에서 전시회를 열었지만,10일동안 관람객은 100명에도 못미쳤다. 관람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기로 생각을 바꾸었다.이해 11월 프랑스 디종 박람회의 한국부스는 이씨의 표현처럼 “사람이 미어져서 다닐 수 없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각국의 박람회 관계자들로부터 초청도 잇따랐다.2002년에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2003년에는 벨기에 간쇼렌과 프랑스 루앙,네덜란드 호르쿰,이탈리아 밀라노 박람회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씨는 회장이라는 거창한 직함을 갖고 있지만,박람회에 참가할 때면 컵라면 한 박스를 챙겨들고 떠나 2만 5000원짜리 민박집에서 묵는다.박람회장에선 노점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판매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문화관광부는 ‘국가의 체통이 떨어진다.’면서 말린다고 했다.해외에서 문화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을 지원은 해주지 못할지언정 기를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올해 파리 박람회에는 문화부가 아닌 중소기업청에서 지원을 받아 참가할 수 있었다. 이씨는 “서양음악도 화려한 극장에서 공연하는 오페라가 있고,거리에 나서는 대중음악도 있지 않으냐.”고 반문한다.자신들이 만드는 물건은 바로 거리에서 팔리는 대중문화상품이라는 것이다.품격높은 전시회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한편 대중적인 문화상품으로 실리를 챙기자는 것이다. ●공방=공장? 정부 인식 바뀌어야 이씨는 공예 분야에 대한 정부의 오해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나전칠기를 사치품으로 취급하여 물리던 특별소비세가 없어진 것이 1987년이다.게다가 같은 전통문화라도 국악은 ‘제자’를 강사료받고 가르치지만,공예는 월급을 주면서 가르쳐야 한다.나이트클럽은 수백평짜리도 들어서는데 공방은 공장으로 취급하여 도시지역에서는 59평 이하만 가능한 것도 전통수공예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이씨는 내년 5월에는 프랑스 낭시 국제박람회에 참가한다.한국은 이 박람회에 주빈국으로 초청됐다.11일동안 24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낭시 박람회의 한국관은 내·외부 포함하여 1000평에 이른다.한국관 추진위원장을 맡은 그는 공예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전통문화의 정수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이씨는 2006년에는 유럽의 부호들이 모이는 모로코의 카지노에서 한국공예전시회를 가지려 한다.세계적인 명품점이 가득 들어차 있는 곳에 누구든 탐내지 않을 수 없을 명품들을 들고 가 유럽 부호의 거실을 한국공예품으로 장식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예술이 뭐예요?/올리버 베니게스 글·그림

    언니를 따라 미술관에 간 미야.캔버스 가득 푸른색이 칠해진 그림 앞에서 고개를 갸우뚱한다.“사람들이 보고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림을 왜 그리는 걸까?”“이건 예술이야.”“그런데 정말 예술이란 게 뭐야?” 방학이라 큰 맘먹고 아이와 함께 미술관을 찾았는데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이 책은 어른들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현대미술의 세계를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야기 구조를 빌려 흥미진진하게 소개하고 있다. 예술이 뭔지 궁금해하는 미야의 눈앞에 토끼 한마리가 지나가고,미야는 호기심으로 토끼를 따라 환상적인 미술관 여행을 시작한다.제임스 로젠키스트의 ‘앞 잔디’,앤디 워홀의 ‘블리로 박스’,마르셀 뒤샹의 ‘샘’등 독특한 작품들을 차례로 접하면서 미야는 마침내 스스로의 해답을 찾는다.예술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가 느낀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음을 깨닫는다. 책에 실린 그림들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현대미술관의 작품들.미야가 처음 접한 푸른색 그림은 이브 클랭의 ‘모노크롬 블루’이다.책 말미에 미야가 토끼를 따라가면서 만난 미술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이해를 돕고 있다.초등생용.89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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