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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생 25주년 맞은 ‘국민 게임’ 테트리스

    탄생 25주년 맞은 ‘국민 게임’ 테트리스

    20세기 말부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열광했던 게임 ‘테트리스’가 탄생 25주년을 맞았다. 다양한 모양의 블록을 끼워 맞추는 이 게임은 1984년 개발된 후 현재까지 여러가지 버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영국언론 가디언이 ‘클래식 퍼즐 게임의 모던 르네상스’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인 테트리스의 역사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게임은 25년 전 모스크바 과학연구소의 수학자 알렉세이 파지노프가 만들었다. 1984년 6월 6일 최초 버전이 공개됐지만 정작 개발자인 피지노프는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당시 소련의 체제와 불법 복제 등으로 실질적인 수익은 거두지 못했다. 당시 데스크톱 컴퓨터로 게임을 만든 파지노프는 “룰은 쉽지만 ‘정복’하기는 어려운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테트리스는 폭력이 즐비한 게임과 차원이 다르다. 총으로 사람을 쏘는 게임보다 훨씬 더 다양한 창의력을 요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1996년 테트리스 소유권을 확보하고자 회사를 설립하고 대대적인 게임시장 공략에 나섰다. 데스크톱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테트리스는 휴대전화와 ‘닌텐도’ 등 휴대용 게임기로 까지 영역이 확장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특히 단순한 규칙에 비해 창의력과 순발력을 요하는 테트리스는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2008년에는 애플사의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 ‘앱스토어’(App Store)와 계약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10대 게임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큰 성장을 이뤘다. 내년에는 ‘테트리스 컵 경쟁대회’가 개최돼 마니아들이 실력을 겨루는 자리가 마련된다. 지역 예선을 시작으로 각 도시 챔피언들이 모여 치열한 경쟁을 펼칠 이 대회의 결승전은 하와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scientificamerican.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초문학상] “詩는 질투 많은 연인… 무릎 꿇어야 좋은 작품 보답”

    [공초문학상] “詩는 질투 많은 연인… 무릎 꿇어야 좋은 작품 보답”

    “시가 없이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시를 버린다는 건 삶을 포기할 때나 가능한 이야기겠죠.” 제17회 공초문학상을 수상한 신달자(66) 시인은 평생 곁에 두고 살아온 시에 대해 “질투가 많은 연인”이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시인은 “한때는 소설을 쓴 적도 있고, 에세이도 쓰고 있지만 역시 제게는 시뿐이며 나의 존재보다 시의 존재가 더 크다.”고 말했다. ●“어머니 생각하며 쓴 작품” “시는 자기만 바라보고 무릎을 꿇어야 좋은 작품을 내보여 준다.”고 말하는 그는 지금까지 열한 권의 시집을 냈다. 1972년 ‘현대문학’으로 재등단한 이후 37년 동안 한순간도 놓지 않고 꾸준히 시를 써온 셈.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애초 ‘여상’에서 1964년 등단했던 것에 습작기까지 치면 50년이 훌쩍 넘는다. 시인은 여고생 시절 학교대표로 경남백일장에 참석해 상을 받고 그렇게 국문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와 인연을 맺었다. 오래 시를 쓰며 이제는 피할 수 없게 된 세월의 무게를 글로 쓴 것이 수상작 ‘헛 눈물’(현대시학 2009년 3월호)이다. 수상작은 눈물이라는 소재를 명료하면서도 절제된 언어로 다듬어 내며 삶의 본질을 노래한 작품. “세월이 지나며 여성성을 상실해 가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지요. 어릴 때는 어머니가 했던 말들이 참 싫었지만 어느날 새벽에 일어나 앉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후두둑 흐르더라고요. 예전 내 어머니처럼요.” 시인이란 이름으로 오래 지냈지만 스스로도 시인의 삶은 한 없이 외롭다고 한다. “시인은 스타도 아니고, 좋은 시를 위해서는 언제나 혼자여야 하고, 또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어야 하고, 그렇다고 독자들이 그 고통스러운 결과물을 열심히 보지도 않지요.” 시를 쓰기 위해 고통 속에서 많은 것을 포기했지만, 또 “시가 있었기에 삶의 고통을 이겨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대학 시절까지는 오만했지만 문학에 눈을 뜨고부터는 자기존재를 잠식하는 시가 두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의 오랜 투병, 남편과의 사별, 홀로 된 외로움 속에서도 그 곁을 지켜 준 건 바로 시였다. 원로시인이지만 그 역시 슬럼프가 많았을 터. “젊을 때 고통과 상처를 받다 보니 시가 관념적으로 변했습니다. 또 상처를 숨기기 급급하다 보니 시가 공감을 얻기 힘들었죠. 그러다가 그걸 확 터뜨려 보이자 시가 좋아졌다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숨겨진 상처 터뜨리니 시 좋아져” 생전 공초에 대한 기억은 한 컷의 그림으로만 남아 있다고 한다. 옛날 학생 때 명동의 한 주점에 들어 갔는데 담배 피우는 공초를 보면서 ‘괴팍한 예술가’의 모습을 연상했다. 산다는 게 무엇일까. 누구나 궁금해진다. 시인은 “외롭게 사는 게 사는 재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정희(1948~1991) 시인의 시구절 하나를 인용한다.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디든 못 가랴.’ 가끔 집 주변에 있는 탄천을 산책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그 외 시간은 강연과 글쓰기 등으로 보낸다. 지난해 에세이집을 냈고, 곧 새로운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종이’를 소재로 인간 정신의 근원을 노래할 50편 정도의 연작시도 책으로 낼 예정이다. 글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헛 눈물 슬픔의 이슬도 아니다 아픔의 진물도 아니다 한 순간 주르르 흐르는 한줄기 허수아비 눈물 내 나이 돼봐라 진곳은 마르고 마른곳은 젖느니 저 아래 출렁거리던 강물 다 마르고 보송보송 반짝이던 두 눈은 짓무르는데 울렁거리던 암내조차 완전 가신 어둑어둑 어둠 깔리고 저녁 놀 발등 퍼질 때 소금끼조차 바짝 마른 눈물 한 줄기 너 뭐냐? ■ 약력과 낸 책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숙명여대 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1989년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 ▲1997년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 ▲2001년 시와시학상 수상 ▲2004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2007년 현대불교문학상 수상 ▲2008년 영랑시문학상 수상 ●시 집 ‘봉헌문자’, ‘겨울축제’, ‘아가’, ‘황홀한 슬픔의 나라’, ‘백치슬픔’, ‘아버지의 빛’, ‘열애’ 등 ●산문집 ‘백치애인’, ‘아버지의 빛’, ‘어머니, 그 삐뚤삐뚤한 글씨’ 등 ●소 설 ‘물 위를 걷는 여자’
  • [서울광장] 2009년 5월, 되새겨보는 ‘배려’ /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2009년 5월, 되새겨보는 ‘배려’ /함혜리 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서거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한계를 자각하게 하기 때문에 모든 죽음은 슬프고 안타깝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그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헌정 사상 초유의 비극이라는 거창한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오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2009년 5월, 우리가 처한 역사적 불행을 되짚어 보는 가운데 떠오른 단어는 ‘배려’였다. 불가에서는 불이(不二)의 개념을 중시한다. 부처님과 내가 둘이 아니며 내 안에 부처가 있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이상 나와 남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지나치게 나와 남을 구분한다. 네편, 내편을 가르면서 재물과 권력을 탐하고 자기 이익을 꾀한다. 역사적인 배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수도 없이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고 당쟁과 사화,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민족의 유전자에는 자기 방어 본능이 너무 강해졌다. 나부터 살고 보자는 사고방식이 팽배하다 보니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는 설 자리를 잃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보라는 역지사지의 금언도 잊은 지 오래다. 잠재의식 속에는 상대방을 짓밟고 무너뜨려야 내가 설 수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함께 설 때에 더 힘이 생기고 오래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나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배신도 너무 쉽게 하고, 독한 말도 서슴지 않는다. 그 사소한 행동과 말들이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작가 한상복씨가 쓴 기업소설 ‘배려’에 ‘사스퍼거’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남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장애를 일컫는 아스퍼거 신드롬과 소시얼을 접목시킨 것이다. 사스퍼거, 즉 사회적 아스퍼거는 자신에게 한없이 관대하고 남들에게는 무자비하며 이기적인 범주를 넘어 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다. 남의 약점을 찾아내 집요하게 공격한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남이 어떤 어려움과 고통을 겪든 알 바 아니다. 배려할 줄을 모르는 사스퍼거들이 많은 사회는 갈등과 분열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바로 극단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의 막바지에서 일어난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을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의 책임론을 제기한다. 수사의 본질과 상관없는 곁가지 혐의로 전직 대통령의 명예와 자존심에 상처를 주면서 압박하는 수사방식이 정도를 지나치게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누구는 검찰의 수사내용 흘리기를 그대로 옮겨적으며 망신주기에 앞장선 언론도 공범이라고 한다. ‘사회적 타살’이라는 지적이 틀렸다고 결코 말하지 않겠다. 검찰이 수사를 할 때나, 기사를 쓸 때 노 전대통령이 받았을 모욕감과 상처를 그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런 방식으로 수사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그렇게 자극적인 내용으로 기사를 쓰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노 전 대통령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배려의 부족이 낳은 비극이다.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 한 줄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낳는 이유다. 고인은 갈등과 분열 대신에 화해하고 용서할 것을 권하고 있다. 죽음은 한 삶의 종말이지만 남은 자에게는 새로운 출발의 의미도 갖는다. 갈등은 봉합해야 한다. 그 출발이 배려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한 편 보고나면 재난대처 절로

    한 편 보고나면 재난대처 절로

    강서구가 지루하기 마련인 민방위교육 시간에 재미난 연극을 공연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강서구는 지난달 14일부터 구립극단 ‘윤슬’의 도움을 받아, 일방적이고 딱딱했던 민방위 교육시간에 총 22회의 생활연극을 공연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모든 교육생들이 ‘시간 때우기’로 생각하던 민방위교육을 좀 알차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다. 김재현 구청장은 “창의행정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불편하고 불합리한 것을 과감하게 바꾸는 것”이라면서 “민방위 공연처럼 주민들이 필요한 것, 불편한 것을 파악해 하나씩 고쳐 가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집안서 발생하는 화재·전기사고 담아 “늘 졸고 있는 민방위교육생을 보며 정말 답답했다.”면서 “이번 연극 공연으로 민방위교육 자체가 유익한 시간으로 바뀌었다.”고 민방위교육을 10년 간 담당해 온 허용하 자치행정과 주임은 말했다. 교육은 소방방재청에서 지정한 실기교육 3시간과 소양교육 1시간 등 모두 4시간. 강서구는 이 가운데 소양교육 1시간을 주입식의 일방적인 교육에서 탈피, 흥미롭고 생생한 교육과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생활연극으로 꾸며 교육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민방위 연극의 제목은 ‘백수 나재수의 취업 성공기’. 서른살 백수 청년 나재수가 집안에서의 ‘화재발생’, 지하철에서의 독가스 가방 발견, 노래방에서의 ‘전기 누전으로 인한 화재발생’ 등에 대해 민방위교육 때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슬기롭게 대처한다는 이야기다. 나재수는 ‘소방방재청장’으로부터 ‘용감한 시민상’을 받고 취업에도 성공하게 된다. 연극을 통해 생활 속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화재와 가스·전기·누전 등의 사고 발생 때 대처방법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교육생들 “재미난 교육 매일해도 좋아” 이번 연극을 기획한 극단의 연출가 송미숙씨는 “처음에 민방위교육 내용을 연극으로 꾸며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에는 당황했지만, 연기자들과 여러차례의 회의와 경험담을 바탕으로 연극을 꾸몄다.”면서 “딱딱하고 지루하기만 한 민방위교육이 새롭게 비쳐지고, 생동감 있는 교육으로 변화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며 한다.”고 말했다. 4회 공연을 마친 결과, 교육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재미난 공연에 시간 가는지 몰랐다.”“이렇게 재미난 민방위교육은 매일이라도 받고 싶다.” 는 등 구청 홈페이지에는 칭찬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긴급상황 대처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웠다.”는 글도 있다. 한편 강서구립극단 ‘윤슬’은 2003년 자치단체 최초로 창단해 ‘동의보감 허준’ 공연을 시작으로 ‘이슬이와 청리’, ‘두지리의 칠석날’ 등 가족 연극과 뮤지컬 125회를 공연, 총 2만 6000여명의 관객에게 박수를 받았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시론] 녹색문화 성공의 3가지 조건/허증수 경북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시론] 녹색문화 성공의 3가지 조건/허증수 경북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요즘은 ‘녹색’세상이다. 녹색성장, 녹색혁명, 녹색비즈니즈, 녹색경제, 녹색문화, 녹색생활. ‘녹색’이라는 개념들이 어느새 일상 생활속에 자리를 잡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지구온난화라는 재앙을 극복하면서 고도성장은 이어가자는 다짐일 것이다. 녹색변화는 지금까지 생활방식이나 생산방식을 녹색방식으로 그 패러다임을 교체하는 과정이다. 때로는 탄소세와 같은 부담이 늘어나기도 할 것이다. 이산화탄소 생산시설을 저탄소 방식으로 개선하기 위해 투자의 우선순위가 뒤바뀌기도 할 것이다.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러나 녹색변화는 성공시켜야 할 시대적 과제다. 녹색변화가 성공하려면 기후변화의 파장을 이해하고 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국민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먼저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구체적인 녹색변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비전 제시 등 녹색 변화를 위한 총론에는 많은 노력이 있었다. 이제는 국가적 전략과 함께 국민적 공감을 불러낼 수 있는 구체적인 액션플랜(Action plan)이 제시되어야 한다. ‘2050 계획’이니 ‘2030 플랜’과 같이 거창하고 화려한 장기 목표보다는 구체적으로 2012년까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현실성 있는 단기계획을 제시하여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둘째, 녹색변화는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변화를 시도할 때 올바른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로운 습관으로 바꾸거나 새로운 시도를 할 때 대개는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조언은 도움은 될지 몰라도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변화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만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8월15일 녹색비전 선언 이후 국무총리실·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환경부·교육과학기술부·국토해양부·행정안전부 등 정부기관은 부처이기주의에 현혹되어 기대효과 부풀리기와 예산 경쟁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행정 부처의 목소리를 조정하기 위해 녹색성장위원회·미래기획위원회·지역발전위원회와 같은 위원회들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서로의 이해관계 및 부처 이기주의를 넘어서서 실제 프로젝트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중인격적인 관료 조직이 존재하는 한 녹색성장을 위한 국민적 노력은 더 많은 피와 땀을 요구할 것이다. 셋째, 우리의 책임의식과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녹색변화를 생활 속에서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열성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에너지가 절실하다. 우리가 진정 녹색변화를 이루기를 원한다면 정부의 국가전략이나 비전만 ‘그냥 앉아서 기다리는’ 모습이 아니라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환경 친화적인 에코맘·그린맘은 녹색문화 생활에 대한 사고방식의 변화가 행동의 변화를, 행동 패턴의 변화가 생활의 변화를, 생활의 변화가 문화·사회의 변화를 이끌면서 나타나게 된다. 오늘의 우리 모습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듯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효율성 증가와 법·제도·시스템의 정비, 그리고 국민의식·생활태도·문화의 변화를 통해 ‘모두 다 함께 배우고 실천하며 행복한 삶을 누리는’ 의미있는 덕목을 실현해야 한다. 허증수 경북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 [19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10년 전, 한국에서 근무 중인 동환씨와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는 소냐는 회사 거래처 관계로 자주 전화통화를 하면서 장거리 사랑을 싹틔웠다. 행복한 결혼식과 달콤한 신혼도 잠시, 동환씨는 인도네시아로 발령나고 인도네시아인 아내 소냐만 홀로 한국에 남아 두 딸을 돌보고 있다. ●장화 홍련(KBS2 오전 9시) 우여곡절 끝에 태윤집에서 지내게 된 홍련과 길란. 변 여사가 장화 대신 홍련과 병원에 가려고 하자 장화는 당황한다. 홍련의 소식을 듣고 10년 만에 쌍따귀 4인방이 모이던 날, 불시에 경찰 검문을 받게 되자 홍련은 바짝 긴장한다. 한편 수찬은 용마루집이 풍비박산이 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BBC 건강다큐 ‘우리 몸 알아야 산다’(MBC 밤 12시30분) 의사이자 해부학자인 영국 브리스톨대 앨리스 교수가 해부학적인 실험과 지식으로 우리 몸과 질병에 관련한 건강정보를 전한다.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귀, 코, 목의 기능과 역할 및 질병을 다루고, 우리 몸에서 질병의 공격에 대해 대응하는 방어체계인 면역체계를 설명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25분) 민폐의 달인 4살 신현이가 나타났다. 떴다하면 대형사고 발생, 대책없는 막무가내 행동. 수틀리면 주먹세례, 장소불문 나이불문 그 누구도 신현이의 주먹을 비켜갈 수 없다. ‘민폐’대장 신현이의 거침없는 공격은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든데…. 만삭엄마와 4살 아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공부의 달인(EBS 오후 10시40분) 전국 모의고사 성적 100%, 한국 수학 인증시험(KMO) 동상, 경제 경시대회(KDI) 동상,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김대회군은 거창의 자그마한 학교 대성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사교육이 발달하지 않은 지역 거창에서 전국에서 인정받는 공부의 달인이 되기까지 김대회 학생의 공부법을 공개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일본은 벚꽃과 게이샤로 유명하다. 지난 1872년 처음 시작된 벚꽃과 게이샤들의 축제인 ‘미야코 오도리’ 축제가 올해 137회째를 맞았다. 미야코 오도리가 생겨난 것은 일본의 수도가 교토에서 도쿄로 바뀐 것과 연관있다. 교토의 쇠퇴를 막기 위해서 당시 통치자가 이곳에서 일본 최초의 박람회를 개최한 것이다.
  • 21일부터 서울환경영화제

    21일부터 서울환경영화제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고민하는 서울환경영화제가 환경재단 주최로 21일 서울 상암CGV에서 여섯 번째 막을 올린다. 36개국 134편의 웰메이드 다큐멘터리, 극영화, 애니메이션이 경쟁부문인 국제환경영화경선 등 9개 부문에 걸쳐 27일까지 소개된다. 환경은 생태계 파괴, 지구 온난화 등 거창한 주제만 아우르는 것이 아니다. 도시화와 주거 환경, 환경 질환과 식생활 등 일상적인 문제도 환경 문제에 다름 아니다. 지난해 말 다큐멘터리로서는 보기 드물게 10% 시청률을 기록한 MBC ‘북극의 눈물’이 미공개 영상을 덧대며 극장판으로 만들어져 개막작으로 선보인다. 생존의 위기에 몰린 북극 동물들과 이누이트 원주민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작품이다. 제3세계의 물 자원을 사유화하는 다국적 기업의 문제를 담은 ‘누가 물을 소유하는가?’(캐나다), 2007년 한·미FTA 타결 뒤 경남 사천시 농민의 모습을 그린 ‘농민가’(한국), 거대 석유기업에 의해 희생당하는 에콰도르 원주민 이야기를 다룬 ‘아마존의 검은 눈물’(그리스), 핀란드 중산층 가족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벌이는 작은 실천을 다룬 ‘재앙을 위한 레시피’(핀란드)등도 눈에 띈다. 올해 특별전의 테마는 먹을거리에 담긴 진실과 거짓말이다. 차밭 노동자들의 쓰라린 눈물을 담은 다큐멘터리 ‘동전의 양면:차의 쓴 맛’(덴마크), 유전자 조작 씨앗과 강력한 제초제로 버무린 옥수수 밭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킹 콘’(미국), 패스트푸드의 유해성에 대한 진실 공방을 다룬 극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미국) 등 6편이 준비됐다. 자세한 상영 정보는 서울환경영화제 홈페이지(www.gffis.com)를 참고할 것. 관람료는 5000원. 20명 이상 단체 관람은 개인당 3000원으로 할인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지방시대] 지역축제 바람직한 주민잔치 되려면/임재해 안동대 민속학 교수

    [지방시대] 지역축제 바람직한 주민잔치 되려면/임재해 안동대 민속학 교수

    지금 한국에는 축제 사태가 났다. 지역마다 갖가지 축제로 야단법석이다. 언론에서도 축제소식을 전하고 홍보를 하느라 부산하다. ‘양구곰취축제’처럼 소박한 축제에서, ‘안산국제거리극축제’처럼 국제성을 표방하는 거창한 축제들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인천에서는 아예 온갖 축제를 다 끌어모아서 ‘축제박람회’를 하는가 하면, 축제가 다른 축제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영덕 대게축제장에서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상주동화나라축제, 문경전통찻사발축제, 영주선비문화축제 등 경북 북부지역 11개 자치단체의 축제들이 함께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홍보를 공동으로 했다. 축제판을 찾아다니며 축제홍보를 하는데 더러는 홍보를 위해 해외출장까지도 간다. 일제강점기 이후 축제전통이 사라지는 듯했는데 최근 15년 사이에 3000여개의 크고 작은 축제들이 생겨났다. 대부분 자치단체와 문화기획사가 결합해 만들어낸 이벤트로서, 축제라기보다 일종의 관변행사이다. 지역 자치단체장이 축제조직위원장 노릇을 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이미 ‘축제공화국’이라 할 만큼 축제 과잉상태에다가 재정 낭비까지 지적되고 있지만 올해도 새 축제가 여럿 만들어졌으며 앞으로도 축제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인간해방을 실현하는 게 축제의 본디 목적이다. 그러나 최근 많은 축제들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크고 거창한 행사로 자치단체장 낯을 내고 언론보도에만 온통 신경을 쏟는다. 축제가 관변행사로 잘못 가고, 소비적 행사에 주민들의 혈세와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이 문제이다. 연간 축제 경비만 7000억원 정도 지출되는데 2003년 이후 매년 17%씩 증가하고 있다. 연간 100억원 이상 쓰는 자치단체도 9곳이나 된다. 경북도에서는 시군별 축제의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그렇다고 소비적 관변행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하는 알짜 축제도 있다. 얼마 전에 안동 남선면 이천리 샘들에서 ‘새총문화마당잔치’라는 이름의 마을축제가 열렸다. 마을에 거주하는 공예가 김진일(새총연구회장)과 마을어른들이 중심이 돼 새총문화를 주제로 1박 2일의 작은 축제를 벌인 것이다. 전국에서 새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새총놀이를 체험하고 강의도 듣고, 전통차와 떡을 나눠 먹으며 음악잔치도 벌였다. 경로회장은 전자오르간으로 ‘갈대의 순정’을 연주해 갈채를 받고, 색소폰 연주에 맞춰 모두 신바람나게 춤을 즐겼다. 마을 아이들은 새총놀이에 푹 빠졌다. 회원들끼리 새총문화 발전에 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축제여서 경비지출도 거의 없었다. 푸짐하게 나누어 먹은 떡과 차, 술, 안주, 과일 등은 대부분 협찬으로 마련됐다. 멀리 침향헌이 약주를 보냈고, 연화사는 연잎밥을 넉넉하게 만들어 왔다. 죽평다관과 희가원에서 차를 계속 제공했으며, 꾸밈광고는 현수막을 무료로 달아줬다. 음악마당에 참여한 연주자들도 모두 찬조출연이었다. 어른들은 찾아온 손님들에게 경로회관을 잠자리로 내주고 축제준비를 함께 거들었다. 어른들께 사례비를 드렸으나 되돌려주어서 인정이 더 두터워졌다. 이러한 마을잔치야말로 주민이 주체로 참여하는 자발적인 축제이자, 작고 실속 있는 마을축제, 재정지원 없는 자립적 축제, 독창적 내용을 지닌 창의적 축제의 바람직한 본보기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적 행사,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상업축제가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 즐기는 자족적 잔치여서 더욱 축제다웠다. 소박하되 실속 있는 주민잔치로 가야 축제문화가 한층 성숙해질 것이다. 임재해 안동대 민속학 교수
  • [전국플러스] 7~12일 거창실버연극제 첫 개최

    경남의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는 7~12일 거창연극학교 장미극장에서 제1회 거창실버연극제를 개최한다. 노인이 만든 연극을 통해 활기차고 행복한 인생을 즐기며, 연극의 창의적 가치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며 삶을 누리는 분위기 조성 등을 위해 마련된 연극제다. 여수·울산·안양·서울·부산시와 거창군 6개 노인극단이 참여한다. 첫날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룬 거창문화원의 ‘어머니 울지 마세요.’를 시작으로, 8일에는 콩쥐팥쥐전을 팥쥐의 시각에서 재해석한 여수시 노인복지관의 ‘팥쥐전’, 9일 일상 상황을 연극적인 요소와 결합시켜 건강을 지키는 십계명을 알리는 울산 동구 노인복지관 어르신연극단의 ‘건강 만만세!!!’ 등이 공연된다.
  • “가슴으로 낳은 자식 밝게 크는 기쁨에 살죠”

    “가슴으로 낳은 자식 밝게 크는 기쁨에 살죠”

    경남 거창군에 사는 주부 이정화(40)씨 가정은 동네에서 ‘흥부네’로 통한다. 자녀가 8명이나 되는 대가족인 데다 부부의 넉넉한 마음까지 ‘흥부’를 꼭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씨의 자녀 중 5명은 입양으로 얻은 아이들이다. 이씨는 보건복지가족부 주최로 다음달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4회 입양의 날’ 기념식에서 입양을 활성화한 공로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을 받는다. ●시부모 놀랄까봐 아이 낳은 척 연기도 이씨가 입양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6번이나 유산을 겪고나서부터다. 1990년 결혼한 뒤 5년 동안 이같은 아픔을 겪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자 이씨는 입양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다 1995년 첫 아들을 임신한 뒤 2년 터울로 아이 둘을 더 얻었지만 이씨는 입양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형제, 자매들이 많으면 외로움이 덜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2001년 처음으로 ‘네번째 자식’인 성수(7)군을 입양한 이씨는 2003년과 2008년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각각 민수(5)군과 효인(1)양을 입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다른 사람에게 입양됐다가 파양(罷養)된 쌍둥이 아인(3)·다인(3)양을 가족으로 맞았다. 아파트에 살다가 지난해 2월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게 마당이 있는 주택으로 집도 옮겼다. 입양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8년 전 성수군을 데려올 당시 시부모들이 놀랄까 걱정돼 임신한 척하다 아이를 낳은 것처럼 연기를 하기도 했다. 입양특례법이 개정돼 2007년부터 입양아를 데려올 때 해당 기관에 입양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도록 개정됐지만 성수와 민수를 입양했던 2000년 초반기만 해도 보육시설에 200만원을 내야 했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도 만만찮았다. 그러나 가슴으로 낳은 자식들이 밝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 ‘또 입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처음부터 이씨의 뜻을 전적으로 응원해줬던 남편 장동환(43·학원강사)씨와 항상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변 이웃들 모두가 천군만마다. ●아이들 동의 얻어 입양… 우애 깊어 입양된 자녀들은 엄마와 아빠가 자신들을 직접 낳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상처로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부터 아이들의 동의를 얻어 입양했기 때문에 아이들끼리 우애가 깊다고 이씨는 자랑했다. 이씨는 “성수가 친구들에게 입양아라고 놀림당하자 큰아들 진수(15)가 끝까지 쫓아가 ‘성수는 내 동생’이라며 아이들을 혼내준 적이 있다.”며 뿌듯해했다. 현행 입양특례법상 아이를 입양하려면 ▲입양하려는 부모와 입양아의 나이 차이는 60세 미만 ▲입양하려는 부모의 나이는 25세 이상, 독신은 35세 이상 ▲부모가 현격한 장애가 없어야 하고 ▲30대 초반의 부부 기준으로 전세 6000만~7000만원 이상의 집 소유 등의 조건을 갖추면 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승강기산업밸리 시안보고회에

    양동인 경남 거창군수 28일 오후 2시 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승강기산업밸리 마스터플랜 시안보고회 및 공청회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한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블랙 아이스

    마흔 번째 생일날, 산부인과 의사인 ‘사라’는 남편 ‘레오’가 바람을 피우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불과 몇분 전에 남편과 가졌던 행복한 잠자리는 싸늘하게 식어버리고, 가족이 모인 생일축하 파티에는 서먹함만 남는다. 사라는 불륜 상대가 남편이 가르치는 학생 ‘툴리’임을 알아낸 다음 그녀가 사범으로 활동하는 태권도장에 들어간다. 레오의 안일한 태도 탓에 힘들어하던 툴리는 정체를 숨긴 채 접근한 사라에게 마음을 연다. 두 사람 사이에 친밀감이 싹틀 무렵, 사라가 얼떨결에 계략을 꾸미면서 세 사람의 관계는 파국을 맞는다. ‘블랙 아이스’는 어린 여자와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 중년남자, 유부남과의 연애로 인해 상처를 입은 젊은 여자, 남편과 연인 사이에서 분노를 감추고 연기하는 중년여자의 이야기다. 핀란드에서 온 낯선 영화는 눈 덮인 차가운 땅만큼이나 서늘한 관계를 펼쳐놓았다. ‘블랙 아이스’는 도로 표면의 ‘살얼음’을 뜻하는 말이다. 얼음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세 사람의 마음 한구석에 매서운 바람이 불고, 긴장감으로 스크린을 대하던 관객은 뜻밖의 결말을 목격한다. 현대인들이 여전히 ‘불륜’을 금기시하고 있고, 증오의 대상으로 삼으며, 부도덕한 것으로 여기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다. 물론 필자는 불륜을 정당화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수많은 남편과 아내들이 집에서, 직장에서, 술집에서, 휴가지에서 은밀한 관계를 경험하고 때론 즐기면서도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는 변명조차 불가능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게다가 대중에게 가장 인기 있는 TV드라마는 거의 언제나 불륜에 관한 것이지만, 정작 불륜의 당사자는 자신의 행위를 되돌아 볼 기회를 스스로에게 마련하지 않는다. 그게 아니라면 불륜은 실재하지 않으면서 짙은 그림자만 드리운 현대 도시의 전설이란 말인가. 바람을 피운 사람에게 우리는 ‘외도’라는 말을 쓴다. 말 그대로 길에서 벗어났을 경우, 그는 관계를 회복하는 길이 무엇인지, 그리고 길 위로 되돌아갈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한다(최소한 부부관계를 유지할 마음이 있다면 말이다). 외도는 사실 개인의 ‘종교적 신념, 윤리의식’과 거의 상관없으며, ‘일부일처제에 대한 반란’이나 ‘기혼자의 자유 획득’ 같은 거창한 모토 아래 취하는 행동은 더더욱 아니다. 불륜에 개입된 당사자들의 숨겨진 고백을 엿보는 ‘블랙 아이스’는 그들이 피할 수 없었던 비극을 애도하고, 사랑의 게임에는 승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레오는 아내에게 무책임한 남편이라기보다 자신의 욕망과 환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일 뿐이다.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일시적이나마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기대가 깃들어 있지만, 순수했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는 그는 결국 얼굴에 가면을 쓰게 되고 입으로는 거짓을 말한다(그것은 두 여자도 마찬가지다). ‘블랙 아이스’의 인물들은 죽음과 그 여파를 통과한 뒤에야 ‘불륜’이라는 이름의 죄의식에서 조금씩 해방된다. 그리고 새로운 탄생과 출발 앞에서 미래가 어디로 향할 것인지 모종의 의미를 구한다. 원제 ‘Black Ice’, 감독 페트리 코트비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평론가>
  • “공익 해칠 목적 없어” 미네르바 석방

    “공익 해칠 목적 없어” 미네르바 석방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1)씨가 20일 무죄를 받고 풀려났다. 법원의 이런 판단은 표현의 자유는 엄격한 기준에 의해서만 제한되고 처벌될 수 있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이에 불복,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이날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에 허위사실을 유포,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해 7월30일 아고라 경제 토론방에 ‘드디어 외환보유고가 터지는구나’라는 제목으로 환전 업무가 8월1일부터 전면 중단된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올린 데 이어 12월29일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1보’라는 글에서 정부가 7대 금융기관 등에 달러 매수 금지를 긴급명령했다고 거짓 정보를 게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이 박씨에게 적용한 전기통신기본법 47조1항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로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씨에게 자신의 글이 거짓이라는 인식도, 공익을 해할 목적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올린 글의 내용이 거짓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박씨가 ‘8월1일부터 외화예산 환전업무가 중단된다.’는 인터넷 뉴스 속보가 뜬 것을 보고 글을 올린 점, 12월29일 이전에 이미 기획재정부에서 금융기관에 달러 매수 자제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있었던 점 등에 비춰볼 때 박씨가 허위사실임을 충분히 알면서 이런 글을 게재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설령 박씨에게 허위사실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2008년7월 실제로 외환 보유고가 감소되고 있었고 12월 말은 외환시장의 특수성상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시기인 점, 박씨는 오히려 개인들의 환차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런 글을 올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박씨에게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박씨가 ‘긴급 공문’ 등 자극적인 표현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파급력을 높였으며, 박씨의 글 때문에 실제로 달러 매수세가 급증해 정부가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해 22억달러를 추가로 썼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단문 보도문 형식만으로 그 내용의 긴박성이나 신뢰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없으며, 박씨의 글이 달러 매수량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더라도 이를 계량화할 수 없고 단순한 개연성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판결에 증거의 취사선택 및 사실관계에 대한 오인, 허위사실의 인식과 공익 침해 목적에 대한 법리 오해가 있어 수긍할 수 없다.”면서 항소할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5시쯤 지친 얼굴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온 박씨는 어머니가 준비한 두부를 한 입 베어 물고는 “(무죄를)예상하지 못했다. 판사의 판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에 불만이 없었는지 묻자 “검찰이 항소할 것이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박씨는 “개인의 권리란 것은 무형의 권리”라면서 “민주주의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가꾸는 것, 사회 시스템상 내 권리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절필 선언에 대해 언급하자 “이제 못 쓸 것이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경제와 사회, 정치는 양분될 수 없으며, 피드백으로 상호 교환된다.”면서 “앞으로 표현을 순화시켜 경제뿐 아니라 사회 비판적 내용까지 주제로 해서 공감할 수 있는 글, 퀄리티 높은 글을 쓰겠다.”고 밝혔다. 유지혜 장형우기자 wisepen@seoul.co.kr
  • 기숙형 공립고 타지역 선발 제한

    내년부터 중3생들의 고교선택권이 현재보다 다소 제한받을 전망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관내 기숙형 공립고교의 전국단위 신입생 모집비율을 줄이는 대신 지역내 학생들의 입학정원을 그만큼 늘리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어서다.교육과학기술부는 20일 “고교 입학문제는 전적으로 시·도교육감 재량사항으로 외부 학생들의 입학 비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은 1년 전부터 있었으며 이번 수능성적 발표로 논의가 한층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선발 방식을 6월 말까지 확정해 교육청별로 취합,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각 시·도 교육청은 학생선발 제한 여부, 지역별 선발 비율 등을 6월 말까지 확정한 뒤 올 하반기 실시되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학교가 있는 지역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입학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최근 공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분석 결과 전국 최상위 성적으로 화제를 모은 전남 장성고, 경남 거창고는 ‘기숙형 사립고교’로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한 게 한 요인이었다. 이 때문에 전국 단위 모집학교를 둔 지역사회 주민들은 지역내 중학생들의 고교 입학기회가 줄었다며 확대를 요구해 왔다. 교과부에 따르면 인천, 경남 등 일부 교육청을 중심으로 이같은 지역제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대상 학교는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에 따라 내년 3월 개교할 기숙형 공립고로서 전국단위 모집을 하게 되는 24개교와 전국 단위 선발이 허용되고 있는 자율학교 77개교 등이다. 기숙형 공립고의 경우 ▲인천의 강화고, 강화여고 ▲경남의 산청고, 하동고, 함양고, 대성고, 고성중앙고, 합천고, 거창여고 등이 있다.교과부 성삼제 학교제도기획과장은 “강화도의 경우 외지 학생을 받지 말자는 얘기가 있고 기숙형 사립고인 거창고의 경우 현재 지역단위 쿼터인 20%를 절반으로까지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교육청 관내 다른 학교의 학생모집 여건 등을 감안해 6월 말까지 해당 교육청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 선발방식은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할 수 없게 하거나 군 또는 시·도 단위로 뽑을 수 있는 ‘쿼터(할당량)’를 정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립형 사립고인 전주 상산고의 경우 당초 전국단위 모집에서 전북도내 학생 25%를 무조건 선발하는 것으로 바꾼 상태다. 경기 용인외고도 용인시내 중학생에게 전체 입학정원의 30%를 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특파원 칼럼] 중국의 ‘기자증’과 언론통제/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의 ‘기자증’과 언론통제/박홍환 베이징특파원

    베이징올림픽을 며칠 남겨놓지 않은 지난해 7월 말 한 건의 기사가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발간되는 신쾌보(新快報)에 게재됐다. “쑨중산(孫中山)도 한국인이 돼버렸다.” 중국인이나 타이완인은 물론 전세계 화교들이 국부(國父)로 떠받드는 쑨원(孫文·중산은 그의 호) 선생이 한국인이라니.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전파된 기사를 읽은 중국인들이 경악했다. 쓰촨(四川)대지진 당시 일부 한국 네티즌들의 악플로 고개를 내밀던 반한 감정은 불덩이 속에 기름을 부은 듯 활활 타올랐다. 급기야 양국 정상회의에서도 반한 감정이 논의될 지경이 됐다. 하지만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 모 대학 교수의 ‘연구 결과’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모 대학 교수’ 역시 가공의 인물이었다. 한마디로 허위기사였다. 최근 인쇄매체를 총괄하는 중국 신문출판총서가 해당 언론사에 제재조치를 내렸다. 기자는 언론계에서 영구추방됐다고 한다. 지난 1월 “인도양에서 중국 해군함정과 인도 잠수함이 일촉즉발의 추격전을 벌였다.”는 내용의 허위기사를 게재한 2개 신문을 포함, 모두 6개 신문사와 기자들이 철퇴를 맞았다. 기사를 날조했다면 제재는 당연하지만 소식을 접하면서 30여년 전 암울했던 시절 한국의 상황이 오래도록 오버랩돼 남았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는 이른바 ‘부적합 언론인’들을 골라내 언론계에서 강제 퇴출시켰다. 명목은 언론사 자율 규제였지만 서슬퍼런 신군부의 ‘힘’ 앞에 ‘펜’은 부러질 수밖에 없었다.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치기 전까지 정권은 언론에 권력자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생산토록 지시했다. 물론 현재 중국 언론이 처해 있는 상황은 짐작만 할 뿐이다. 중국에서는 올 초부터 유난히 언론과 관련된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 연초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정화운동을 펴더니 최근에는 시한을 정해 놓고 ‘기자증’ 일괄 교체를 지시했다. “새 기자증을 휴대한 기자들에게 취재 거부를 해서는 안 된다.”고 공무원들에게 훈령도 내려보냈다. 언뜻 언론의 자유가 활짝 핀 듯도 보인다. 그런데 일각에서 다른 얘기가 흘러나왔다. 새 기자증으로 교체하면서 ‘부적합 언론인’들을 걸러낸다는 것이다. 사실이 그렇다면 ‘기자증’이 언론 통제의 수단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군부 철권통치가 횡행하던 1980년대 후반까지 ‘기자증’으로 언론인들을 옭아맸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기자증’을 갖고 있는 기자들에게는 약간의 ‘당근’도 주어졌지만 말이다. 중국은 지금 급변하고 있다. 빈부격차가 날로 커지지만 3억명 이상이 인터넷에 접속하고, 네티즌은 매년 5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경제력도 급성장해 광둥성 등 일부 지역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근접했다. 개혁·개방 30년의 성과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중국의 인권과 각종 제약이 거론된다. 거창하게 “사람은 밥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명제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한 국가가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시대에 접어들 때 시민들의 정치·사회적 요구가 ‘임계점’을 맞는다는 의미심장한 연구 결과는 지금의 중국이 곱씹어 볼 만하다. 달포 뒤면 중국 정부가 그토록 거론하기 꺼리는 톈안먼(天安門) 사태 20주년이다. 당시 대학가 벽에 붙은 대자보를 읽고 톈안먼에 모여든 대학생은 수십만명을 헤아린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일련의 상황이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처하는 ‘재갈 물리기’라면 그저 안쓰러울 따름이다. 언론도 시장경제에 맡긴다면 진짜 부적합한 언론인들은 자동적으로 시장이 거부한다는 사실을 세계 언론계가 증명하고 있다. 관성의 법칙은 지구를 벗어나서만 예외일 뿐이다. 박홍환 베이징특파원 stinger@seoul.co.kr
  • 거창사건 희생 위령제서 제례

    양동인 경남 거창군수 17일 오전 10시30분 신원면 대현리 거창사건 추모공원에서 열리는 거창사건희생자 제58주기 합동위령제 및 추모식에 참석해 초헌관으로 제례를 올린다.
  • [수능성적 분석] 특목고 있거나 비평준화 지역 상위권 포진

    [수능성적 분석] 특목고 있거나 비평준화 지역 상위권 포진

    ■ 지역별 성적 현황 수능성적을 분석한 결과 지역간 학교간 성적차이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외국어고나 기숙형 자율학교가 있는 지역, 비평준화 지역이 상위권에 포진해 주목됐다. 전국단위의 선발이거나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 점을 감안하면 지역요인보다는 학생과 학교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학교간 표준점수 최대 30점차 분석대상 수능은 2005학년도 수능에서부터 2009학년도 수능까지 5년간의 수능성적이다. 분석은 9등급인 수능등급을 1~4등급, 5~6등급, 7~9등급으로 묶어 사실상 상·중·하 3개 등급으로 재분류해 이뤄졌다. 응시자가 30명 이상인 지역과 학교를 대상으로 수능 표준점수 평균을 산출한 결과 시도 간에는 영역별로 평균 6~14점, 시군구 간에는 33~56점, 학교 간에는 57~73점 차이가 났다. 학교에 따라 영역별 표준점수가 최대 73점까지 벌어진 것이다. 평준화 지역의 학교간 표준점수 차이는 26~42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9학년도의 경우 언어영역은 31.89점, 수리 가는 42.21점, 수리 나는 35.88점, 외국어는 36.25점 차이가 났다. 서울 지역의 경우 학교 간 표준점수 차이가 19~30점으로 집계됐으며 수리와 외국어영역에서의 점수 차이가 특히 컸다. 김성열 평가원장은 “이는 평준화 지역 내에서도 학교 간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7~9등급 비율 부산·광주 상대적 낮아 시도 단위에서는 광주와 제주 성적이 가장 좋았다. 광주는 5년간 대부분의 영역에서 1~4등급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제주는 2007~2009학년도 언어 영역에서 1~4등급 비율이 전국 최고였다. 반면 인천, 충남, 전북 지역은 전반적으로 1~4등급 비율이 낮은 편에 속했다. 특히 인천은 3년 연속 외국어 영역에서, 충남은 4년 연속 수리 나 영역에서, 전북은 5년 연속 수리 가 영역에서 1~4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다. 수능 7~9등급 비율을 보면 5년간 대부분의 영역에서 부산과 광주 지역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충남은 7~9등급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상위 20개 시군구 86%가 도시지역 영역별 1~4등급 비율이 높은 상위 20개 시군구 지역의 빈도를 보면 서울 및 광역시의 구 또는 시 지역이 85.5%를 차지하고 군 지역은 14.5%에 불과했다. 2005~2009학년도 모든 영역에서 한번이라도 상위 20개 시군구에 포함된 곳은 65개 지역으로 자치구 지역이 23개, 시 지역이 24개, 군 지역이 18개였다. 2005학년도 전국 최상위는 부산 연제구, 전남 장성군, 2006학년도는 부산 연제구, 강원 정선군, 강원 인제군, 전남 무안군, 경남 하동군, 2007학년도에는 부산 연제구, 강원 동해시, 2008학년도에는 전남 장성군, 강원 횡성군, 2009학년도에는 전남 장성군, 경남 하동군이 각각 차지했다. 군 지역 가운데서는 전남 장성군과 경남 거창군이 5년 내내 대부분의 영역에 걸쳐 상위 20곳 안에 들었다. 두 지역은 모두 비평준화 지역이다. 특히 전남 장성군은 전국 최상위를 기록해 주목됐다. 부산 연제구의 경우 장영실 과학고, 부산외고, 이사벨고 등 3개 학교가 분석대상으로 특목고 요인이 많았다. 일반고가 하나 있는 전남 장성군의 경우 목포 등 평준화지역의 우수한 학생들이 이 고교로 몰리면서 좋은 학교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수능 학교별 점수차 최대73점

    전국 일반계 고등학교의 대입수학능력시험 점수가 학교별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고교 평준화 지역 내 학교간 점수차도 커 평준화 체제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지역간·학교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5일 일반계 고등학교 재학생의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 성적을 대상으로 2005학년도부터 2009학년도까지 5년간 수능성적 자료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1993년에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후 성적 분석자료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분석은 9개로 나뉘는 수능등급을 1∼4, 5∼6, 7∼9등급 등 3개 그룹으로 묶어 이뤄졌다. 중상위권에 해당하는 1∼4등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시·도단위에서는 평준화 지역인 광주가 가장 높았고 인천, 충남, 전북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서울은 중간정도였다. 성적이 하위권인 7∼9등급 비율은 비평준화 지역인 충남이 가장 높았고 부산, 광주가 가장 낮았다. 232개 시·군·구 가운데 상위 20곳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서울과 광역시의 구와 시 지역이 85.5%, 군 지역이 14.5%를 각각 차지해 대도시 학생들이 시골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특수목적고 등이 있는 부산 연제구와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경기 과천시 등은 5년 연속 상위 시·군·구에 포함됐다. 전남 장성군과 경남 거창군은 군 지역임에도 대부분 영역에서 상위 시·군·구에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특히 수능성적 분석단위를 세분화할수록 점수차가 컸다.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별 표준점수(만점 200점) 평균을 파악한 결과 시·도단위에서는 6∼14점, 시·군·구에서는 33∼56점이었으나 학교단위에서는 57∼73점씩으로 점수 차이가 커졌다. 평준화지역 내 학교간 점수차이도 26∼42점이었다. 학교유형별 분석에서는 사립학교의 수능성적이 국·공립고교보다 다소 높았고 언어·외국어 영역에서는 여학교, 수리는 남학교가 수능성적과 1∼4등급 비율이 대체로 앞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평가원에서 이번 수능성적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학교교육의 효과가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대로 정부의 지원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수능성적 분석] 지역 격차로만 보지 말고 특목고 유무 등 따져야

    ■ 전문가들 세미나 “단순히 지역별로 성적을 공개해 오해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 “가정환경과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점은 큰 문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5일 개최한 ‘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결과에 대한 전문가 세미나’에서는 이번 성적 결과 발표를 곧 지역 격차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 평준화 비평준화 지역의 선발 방식이 다르고 지역 내 특목고 유무에 따라서 학력 수준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전문가들은 학생 학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가정환경과 경제적 요인이 빠졌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육개발원 김양분 조사연구팀장은 이날 “특수한 교육환경과 비평준화 영향, 특목고 유무를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전남 장성군과 경남 거창군을 예로 들었다. 김 팀장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남 장성군에는 J고등학교 하나만 있고 경남 거창군에도 기숙형 자율학교인 KC고등학교가 있어 지역 평균이 크게 높아진 걸로 보인다.”고 했다. 즉 지역 수능 평균점수 차이가 곧 지역 학력 차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이들 학교에는 이 지역 학생들보다는 타지역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학교는 모두 기숙사를 운영하고 자율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5년 동안 학업성적 향상도가 높아진 경기도 가평군과 동두천시도 기존 학교 외에 국제고등학교와 외국어고등학교가 각각 설립돼 전체 성적을 끌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진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모의 학력 등 가정이나 지역 환경이 학력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향상도를 보인 중소도시·군 지역의 성취도는 통계 수치 이상으로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유한 지역이 높은 학업 성취도를 보인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지역 규모나 경제력에 따른 학력 격차를 부인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 특성 변인을 포함하지 않은 지역 수능점수 공개로는 정확한 학력 격차의 원인을 보여줄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즉 이번에 공개된 수능점수를 곧바로 학교 평가에 활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그는 “드러난 점수만으로 학교를 평가하는 것은 학교평가가 아닌 경제력 차이에 따른 학원평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전국플러스] 거창 고제면 꽃사과 거리 조성

    우리나라 대표적인 사과 생산지인 경남 거창군의 고제면 거리가 빨간 꽃사과가 열리는 사과거리로 조성된다. 거창군은 12일 거창 사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사과골인 고제면 도로변에 꽃사과나무 가로수 심기를 한다고 밝혔다. 고제면소재지에서 봉산마을까지 5.4㎞의 거리에 앞으로 5년에 걸쳐 조성된다. 꽃사과는 산사과라고도 부르며 크기 5~8m의 소교목이다. 고제면에 심는 꽃사과는 ‘알프스 오토메’ 품종으로 열매는 크기가 일반사과보다 작은 지름 1㎝ 안팎이며 과당, 포도당, 비타민C(일반사과의 10배) 등이 풍부하다. 4월에 꽃이 피고 9~10월 수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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