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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조의 화려한 날갯짓으로…2024시즌 날아오른 국립발레단

    백조의 화려한 날갯짓으로…2024시즌 날아오른 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이 백조의 화려한 날갯짓으로 올해 첫 정기공연을 마쳤다. 여러 가지가 처음이었지만 명불허전의 명품 공연으로 2024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27~3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백조의 호수’를 선보였다. 아름다운 백조 군무로 유명한 클래식 발레의 대표작으로 국립발레단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안무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2001년 초연 후 올해로 10번째다. 이번 공연은 국립발레단에 새로움이 가득했다.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국립발레단이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공연에서는 주인공 오데트·오딜 역에 2003년생 발레리나 안수연이 데뷔했다. 원래 처음 캐스팅 발표 당시에는 수석무용수 박슬기의 이름이 있었지만 그가 빠지면서 발레단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코르드발레 단원인 안수연이 발탁됐다. 수석무용수가 여자 주인공을 맡지 않은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수석무용수 같은 존재감을 뽐내는 심현희, 조연재와 새 얼굴 안수연의 존재감이 빛났다.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인 ‘백조의 호수’는 악마 로트바르트의 저주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밤에는 사람으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와 지그프리트 왕자의 동화 같은 사랑을 그린 이야기다. 주인공 오데트는 ‘흑조’ 오딜까지 1인 2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 간다.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주인공에게 섬세하고도 어려운 표현력과 기술이 요구된다. 세 명의 무용수는 각자의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2막에서 오데트인 척 왕자를 유혹하는 오딜의 춤은 강렬한 에너지를 뽐내며 짙은 여운을 남겼다.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는 아이돌 저리가라 할 정도의 흐트러짐 없는 백조 칼군무를 선보이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감탄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작품의 낭만을 더하는 무대 연출, 2막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전하는 각 나라 공주의 춤을 포함해 다른 어느 작품보다도 쉴틈 없이 이어지는 발레의 향연, 가슴을 파고드는 아름다운 음악까지 곳곳에 빠져드는 요소로 가득했다. 관객들은 감동이 올 때마다 박수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백조의 호수’는 결말이 두가지 존재하는데 국립발레단은 두 사람의 사랑이 맺어지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진정한 사랑으로 운명을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봄을 시작하는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공연은 국립발레단의 199회 정기공연이었다. 올해 첫 공연을 마친 국립발레단은 5월 대망의 200회 정기공연으로 신작 ‘인어공주’를 선보인다. 한스 안데르센의 동화를 원작으로 존 노이마이어가 순수하지만 강렬한 인어공주의 사랑 이야기와 인어공주의 비극적인 고통을 그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해석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노이마이어는 자신의 작품을 공연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국립발레단의 실력을 인정하면서 무대에 올리게 됐다. 이후에는 국립발레단 대표 안무가인 송정빈의 ‘돈키호테’, 무용수 송정빈에서 안무가 송정빈으로 거듭날 수 있게 만든 ‘KNB Movement Series’, 3년 만에 돌아오는 ‘라 바야데르’, 연말 단골 작품인 ‘호두까기인형’이 이어질 예정이다.
  • 조성진·임윤찬과 인연 ‘젊은 거장’ 트리포노프가 온다

    조성진·임윤찬과 인연 ‘젊은 거장’ 트리포노프가 온다

    피아니스트 조성진(30)과 임윤찬(20)의 활약으로 젊은 거장의 연주에 열광하는 한국 관객들이 반길 또 다른 젊은 거장이 찾아온다.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조성진이 3위에 올랐을 때 우승을 거머쥐었고 임윤찬이 롤모델로 꼽는 피아니스트인 다닐 트리포노프(33)가 그 주인공. 오는 4월 1~2일 서울 공연과 4월 5일 부천에서 그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중 하나인 트리포노프는 지난해 내한 공연에서 오픈 1시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였다. 그의 압도적인 무대는 평단과 관객들의 마음을 모조리 사로잡았다. 공연을 앞두고 그는 “한국에서 연주하는 것을 항상 즐기곤 한다. 아주 매력적인 연주 경험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며 한국 공연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관객들과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에게 열광적인 한국 팬들은 그만큼 선물 같은 존재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그는 ‘Decades’(데케이드)와 ‘Hammerklavier’(함머클라비어) 두 가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선보이는 ‘Decades’는 190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작곡된 곡들이 연대별로 전개되며 20세기에 매우 급속하게 발전된 피아노 작품들을 트리포노프가 차례대로 소개한다.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5일 경기 부천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Hammerklavier’는 라모, 모차르트, 멘델스존, 베토벤의 음악으로 구성됐다.특히 ‘Decades’가 굉장히 실험적이다. 트리포노프는 이에 대해 “제 자신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며 20세기 음악을 시도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깃들어 있다”면서 “이전에도 20세기 음악을 연주한 적이 있지만 특히 20세기 후반의 음악을 포함해 이렇게나 많은 곡을 연주하진 않았다. 이런 새로운 음악적 언어를 더 다양하게 탐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Decades’의 곡들에 대해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독창적인 작품들의 집합체”라며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피아노 작품들로 이루어지는 시간 여행”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여러 곡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곡은 고민 끝에 모차르트 소나타를 꼽았다. 그는 “3년 전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고 수많은 공연이 취소돼 기다림의 연속이었을 때 모차르트 소나타 작품들, 특히 이번에 연주하는 모차르트 소나타 12번에 대해서 깊게 파고들 기회가 있었다”면서 “그전에도 작품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그만큼 심도 있게 공부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모든 소나타 작품 중 저에게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 최초 전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콩쿠르 사냥꾼’으로 불리며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석권한 트리포노프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연주자 중 하나다. 실제로 그는 클래식 음악 전문 사이트인 바흐트랙에서 발표한 ‘2023 클래식 음악 통계’에서 세계에서 가장 바쁜 콘서트 음악가(피아니스트) 부문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가 남다르다. 그런 그가 지난해 진한 감동을 남긴 후 다시 음악적 열정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들고 한국에 찾아오는 만큼 한국의 클래식 음악 팬들의 기대가 크다.
  • 김동연 “The 경기패스, GTX까지 할인 가능한 유일한 교통카드”

    김동연 “The 경기패스, GTX까지 할인 가능한 유일한 교통카드”

    GTX A노선 수서~동탄 개통 하루 앞두고 동탄역 현장 점검김동연 경기도지사가 “The 경기패스는 GTX까지 할인해 주는 유일한 교통카드”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지사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의 A노선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하루 앞두고 29일 화성 동탄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The 경기패스는 GTX까지 할인해 주는 유일한 교통카드”라며 “일반 시민은 20%, 청년은 30% 그리고 저소득층은 53%까지 되돌려 주는 카드로 경기도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GTX는 2009년 4월 경기도와 대한교통학회가 GTX 3개 노선 추진을 국토교통부에 최초 제안한 이후 같은 해 8월 예비타당성조사 완료, 2012년 동탄 정거장 착공에 이어 2017년 사업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30일 오전 5시 30분 첫 운행을 앞두고 있다. GTX A 전체노선은 동탄~수서~삼성~파주까지 85.5㎞로 총사업비는 5조 7천421억 원이다. 이 중 30일 개통하는 수서~동탄 구간의 역은 수서, 성남, 용인(6월부터 정차), 동탄 등 4곳이다. GTX A노선 중 파주~서울역은 올해 말 개통하며, 나머지 전 구간은 2028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GTX개통에 따라 현재 버스로 79분, 승용차로 45분 걸리는 수서~동탄간 이동 시간이 20분으로 단축된다. 경기도는 The 경기패스의 GTX A 환급 할인을 최대 30% 적용한다. 환급 적용 시점은 The 경기패스가 시행되는 5월 1일부터다. GTX A노선의 요금은 기본요금 3천200원에 5㎞마다 250원씩 추가된다.
  • “퇴근길도 이러면 어쩌나”…지하철역 북적, 택시 잡기는 어려워

    “퇴근길도 이러면 어쩌나”…지하철역 북적, 택시 잡기는 어려워

    “퇴근길이 또 걱정이네요. 평소보다 늦게 집에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서울버스노조) 파업 첫날인 28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13번 출구 앞 버스 정거장은 평소와 달리 한적한 모습이었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온 시민들이 강서구 방향 버스로 갈아타며 항상 붐비는 곳이지만 이날은 5~6명의 시민만이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파업 소식을 모르고 있었던 김모(58)씨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해 15분이 넘도록 기다리고 있다”며 “오긴 오는 거냐”고 말했다. 김씨는 뒤늦게 휴대전화를 통해 파업 소식을 보고서야 발걸음을 돌려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서울버스노조는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이날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버스는 전체 서울 시내버스(7382대)의 97.6%인 7210대다. 12년 전인 2012년 20분간의 부분 파업을 제외하고는 시내버스가 멈춰선 적이 없었던 터라 시민들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강서구 염창동으로 출퇴근하는 이정섭(52)씨는 “항상 출근하며 이용했던 버스인데 이런 적은 정말 처음이다”며 “언제까지 파업을 하는거냐”고 불안해했다. 인근 택시 정거장에는 버스를 타지 못한 시민들이 몰리기도 했다. 버스를 타지 못한 시민들이 몰린 지하철역도 혼잡했다. 역사 내에서는 ‘이용 고객이 증가해 지하철 역사 및 열차 내부 혼잡이 예상돼 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반복해 흘러나왔다. 당산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김진화(27)씨는 “사람이 꽉 차서 2대 정도가 지나간 후에야 지하철을 탈 수 있을 것 같다”며 “평소보다 사람이 더 많은 느낌”이라고 했다. 광화문역에서 만난 김준휘(28)씨는 “평소보다 사람도 많고 습하다. 사무실에 빨리 들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유독 피곤한 표정이었다.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만난 이수정(27)씨는 “회사를 어떻게 가야 할지 걱정하다가 조금 이른 시간에 나왔다”면서 “하루 종일 피곤하게 생겼다”며 연신 졸린 눈을 비볐다. 고등학생 김민우(16)군도 “평소보다 20~30분 정도 일찍 나왔다. 오늘 모의고사를 보는 날인데 걱정”이라고 전했다. 출근길 전쟁을 치러낸 시민들은 이날 퇴근길, 다음날 출퇴근을 걱정했다. 직장인 유호선(27)씨는 “광역버스를 타고 왔는데 도로 정체가 심해 평소보다 40분은 넘게 걸렸다”며 “퇴근 때는 아예 늦게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요리사의 영감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요리사의 영감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종종 요리사를 예술가에 비유하기도 한다. 음식이 예술의 하나이고 요리사를 예술가로 볼 수 있느냐는 또 하나의 논쟁적인 사안이지만 어느 정도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 있어 유사한 점이 전혀 없다고는 하기 어렵다고 본다. 요리에도 예술가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늘 평판과 새로움, 자기 혁신을 추구해야 하는 영역도 있지만 꾸준히 결과물을 더욱더 완벽하게 만들어 내야 하는 영역도 있다. 새롭게 생겨났다 사라지는 화려한 식당의 요리사와 수십 년간 같은 요리를 꾸준히 만들어 내는 요리사는 서로 요리사라는 점에선 같지만, 전혀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 한쪽은 영원히 샘솟는 영감이 필요하고 다른 한쪽은 같은 작업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지구력이 필요하다. 파인다이닝이든 캐주얼한 식당이든 분식집이든 치킨 프랜차이즈든 영역을 막론하고 실제 현실에서는 영감과 지구력 두 요소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요리사는 어디서부터 영감을 얻을까. 이는 예술가는 어디서 영감을 얻느냐와 비슷한 질문이다. 영감의 원천은 실로 다양하다. 누군가는 일상의 경험에서 또는 유년 시절의 추억에서 영감을 찾아낸다. 세계 최고의 페이스트리 셰프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스페인의 조르디 로카는 과거의 경험을 결과물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어릴 적 숲속을 거닐던 때의 내음을 향과 맛으로 내는가 하면 천진했던 시절 맛보며 순수하게 즐거워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기존의 디저트를 재구성하기도 한다. 영감의 원천이 자기 자신인 경우다.유년 시절의 경험이 그리 다채롭지 않은 경우엔 어떨까. 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몇 가지 영감을 얻는 경로는 타인의 작업에서다. 거장이든 평범한 요리사든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영감의 결과물을 배우고 익히고 경험하는 동안 스스로 영감을 찾아내기도 한다. 나라면 이것보다 더 나은 걸 만들 수 있겠다는 자의식이 만들어 내는 영감이다. 또 전혀 생각하지 못한 기술이나 방법에서 오는 놀라움과 경이로움,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만나는 감각적 경험의 전복 등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이 영감의 원천으로 다가올 수 있다. 어떤 영감을 어디서 어떻게 받을지 알 수 없지만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외부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자극은 요리사의 손과 발을 바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다른 현실적인 차원에서의 영감을 얻는 경로는 스스로 익히는 공부다. 요리를 시작하게 되는 경로는 대부분 다를지 몰라도 가장 많은 배움과 영감을 얻을 때는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며 깊이 파고들고 알고 싶다는 의지가 타오를 때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하며 머리를 쥐어뜯을 필요 없이, 자신의 의지로 지식과 경험의 범위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영감은 능동적으로 찾아온다. 다른 요리사들은 어떨지 몰라도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은 여행이요 또 하나는 책이다. 늘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의 요리가 아니라 외국의 요리를 한다는 건 결국 절대적으로 경험이 필요한 일이기에 시야를 넓히고자 될 수 있으면 떠나는 길을 택한다. ‘요리를 책으로 배웠다’는 말은 지식만 있고 경험이 없는 요리사를 놀릴 때 쓰는 말이긴 하지만 요리를 늦게 배운 나 같은 이에게 책은 꽤 유용한 스승이다. 다른 요리사가 만들어 놓은 훌륭한 요리책은 단순히 요리 방법을 나열한 것 이상으로 큰 영감을 준다. 처음엔 요리책이란 그저 어떻게 요리를 만드는지 과정을 설명하는 일종의 레퍼런스에 가까웠다. 화려한 사진이 있는 요리책은 보기에 즐겁고 직관적으로 음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은 되지만 어느 순간 시시해진다. 따라 해 보며 배우긴 하지만 이미 보았던 이미지에 영향을 받아 상상력을 발휘해 내 것으로 만들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보다 근원적인 관점에서 요리책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방법은 요리 과정을 통해 결과물을 상상하는 일이다.책장에 많은 요리책이 꽂혀 있지만 그중에 영감이 원천이 되는 책을 꼽자면 딱 두 권이다. 하나는 사민 노스랏이 쓴 ‘소금, 산, 지방, 열’이라는 책이다. 맛을 내는 원리를 네 요소를 통해 차근차근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는 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이다. 아무런 요리 기본기가 없어도 맛을 내는 방법을 이해한다면 그 이후로는 어떤 장르든 소화할 수 있다. 실전에서 꽤 참조되는 책은 최근 번역돼 나온 ‘조이 오브 쿠킹‘이다. 1930년대 미국에서 출간된 후 대를 이어 꾸준히 개정돼 나온 이 책은 요리사들에겐 일종의 성경과 같은 존재다. 어느 장을 펼쳐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요리법들로 가득하다. 메뉴를 개발해야 할 때 열어 보기 좋은 영감의 보물창고다. 나에게 있어 좋은 책이란 좋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영감은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게 하고 먹는 이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일종의 좋음의 선순환이라고 할까.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서울시향·KBS교향악단, 세계적 성악가와 함께 보내는 특별한 봄밤

    서울시향·KBS교향악단, 세계적 성악가와 함께 보내는 특별한 봄밤

    국내 양대 교향악단인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이 세계적인 성악가와 함께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마침 같은 날 선보이는 공연에 관객들의 기대감도 남다르다. 서울시향은 28~29일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에서 ‘얍 판 츠베덴과 토머스 햄프슨’으로 찾아온다. KBS교향악단은 같은 날 대망의 800회 정기공연으로 여의도 KBS홀과 예술의전당에서 ‘로마의 축제’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주제는 서로 다르지만 이번 무대에는 세계적인 성악가와 함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KBS교향악단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서울시향은 세계 3대 바리톤으로 꼽히는 토머스 햄프슨과 호흡을 맞춘다. 1956년 12월 20일 첫 공연을 선보였던 KBS교향악단은 지난 68년간 꾸준히 공연을 선보이며 대망의 800회 공연을 맞았다. 800회를 위해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은 이탈리아 작곡가 레스피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로마 3부작’을 선택했다. 그동안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에서 ‘로마의 소나무’(1924)는 몇 차례 연주된 적 있지만 ‘로마의 분수’(1916)와 ‘로마의 축제’(1928)까지 모두 합친 3부작 전곡이 연주된 적은 없다.‘로마 3부작’은 로마의 역사와 명소를 마치 그림처럼 묘사한 곡이다. ‘로마의 섬나무’는 오케스트라의 섬세한 연주를 통해 로마의 자연을 그려냈고 ‘로마의 분수’는 네 개의 분수가 솟구치는 모습을 관악기로 유려하게 묘사했다. ‘로마의 축제’는 다이내믹한 멜로디가 로마의 축제와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을 연상하게 하는 작품이다. 조수미는 ‘로마의 축제’라는 주제에 맞게 이탈리아 작곡가의 오페라 아리아를 준비했다.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의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 도니제티 오페라 ‘연대의 딸’ 아리아 ‘모두가 알고 있지’,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아리아 ‘아 그대였던가, 언제나 자유롭게’를 조수미가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감이 쏠린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무려 800회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이어진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는 계속 진화하는 모습으로 국내 클래식 공연의 모범이 되어 왔고 지금도 진화해 가고 있다. 앞으로도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 여러분께 전달하며 KBS교향악단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의미로 남을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걸어 나가겠다”고 했다.서울시향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햄프슨은 이번 공연에서 말러의 가곡을 선보인다. 말러의 가곡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중 다섯 곡을 들려줄 예정인데 말러 음악의 거장 레너드 번스타인이 솔로이스트로 기용할 만큼 햄프슨의 말러 해석은 일찍이 정평이 나 있어 기대를 모은다. 햄프슨은 “무대에 선 수많은 세월 동안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과 가까워졌다”면서 “저는 이 노래들이 어떤 풍경이나 광경을 떠올리게 해서 그의 작품 중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듣는 사람에게 삶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인간적인 성격들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사색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러의 작품을 소개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모차르트 오페라 서곡 중에 가장 유명한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7번’도 함께 선보인다. ‘피가로의 결혼’은 당시 프랑스 극작가 보마르셰의 희곡 ‘피가로의 결혼’을 오페라에 맞게 각색한 것으로 모차르트의 재치와 귀족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경쾌하고 긴장감 넘치는 선율과 환상적인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듣는 내내 즐거움을 준다.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7번’은 그가 남긴 9개 교향곡 중 가장 위대하고 완벽한 교향곡이자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교향곡으로 꼽힌다. 당시 국제적 명성을 쌓고 있던 드보르자크가 런던 필하모닉 협회의 의뢰를 받아 작곡한 곡으로 드보르자크 개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작곡가 특유의 보헤미안 정서가 짙게 반영된 동시에 어두운 색채와 불꽃이 타는 듯한 격렬한 에너지가 조화를 이룬다.
  • KT, 디바이스 디자인 혁신…세계 무대서 수상 쾌거

    KT, 디바이스 디자인 혁신…세계 무대서 수상 쾌거

    KT가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통해 세계적인 디자인어워드 시상식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디자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1년간 KT는 ‘바이브런트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지니TV 올인원 사운드바’와 ‘KT WiFi 6D’, ‘하이오더2’ 총 3가지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외형적인 스타일링을 넘어 고객과 고객들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깊은 리서치를 바탕으로, 숨겨진 고객 니즈를 발굴해 디바이스 디자인을 고객 중심으로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의 이러한 노력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또 일본 ‘굿 디자인’과 ‘유러피언 프로덕트 디자인 어워드’ 등에서도 연이어 수상하며 그 노력과 성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니TV 올인원 사운드바는 TV 주변에 어지럽게 놓여있던 무선공유기와 셋톱박스를 하나로 통합한 제품이다. 산업디자인의 거장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와 협업을 통해 제작했다. ‘소리의 모양’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제품은 사운드바 형상으로 제작돼 AI음성인식 기능과 우수한 사운드 품질을 시각화한 유려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또 KT WiFi 6D는 유무선 공유기로, 기존의 통신사 유무선 공유기의 기계적인 형태와 거추장스러운 외관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김병균 KT 디바이스본부장 상무는 “최신 기술과 기계의 총합인 디바이스도 결국 사람이 쓰는 것인 만큼 사용자의 삶을 풍요롭고 가치 있게 만드는 디자인을 도입했다”면서 “앞으로도 기술 중심 디바이스 디자인을 넘어 사용자 중심 디바이스 디자인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클래식… 봄바람… 축제 셋

    클래식… 봄바람… 축제 셋

    봄을 풍성하게 채울 클래식 축제가 쏟아진다. 클래식 여정은 남쪽 바다에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TIMF)를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악 향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로 이어진다. 첫 여정은 오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 올해 22회를 맞는 TIMF의 주제는 ‘순간 속의 영원’이다. 2022년부터 예술감독을 맡아 온 진은숙 작곡가는 “연주되는 모든 곡 하나하나가 영원히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순간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음악 축제답게 세계 초연 작품 5곡으로 구성됐고 국내 초연작도 4곡에 달한다. 상주 작곡가로 선정된 헝가리 출신 거장 페테르 외트뵈시의 ‘시크릿 키스’(2018) 한국 초연, ‘오로라’(2019) 아시아 초연, 사이먼 제임스 필립스의 신작 ‘스레드’(THREAD) 세계 초연 등이 예고됐다.통영국제음악당 무대에는 상주 연주자이자 프랑스 클래식 음악계 대표 주자인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 피아니스트 베르트랑 샤마유,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와 지난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정규빈,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김서현이 함께 선다. 1989년 이후 36년간 관객들과 만나 온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도 막을 연다. 다음달 3일부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3일간 열리는 교향악축제의 주제는 ‘웨이브’. 국내 23개 오케스트라가 펼쳐 낼 23회의 무대는 고전부터 현대 창작곡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자랑하지만 단 한 곡도 겹치지 않는다. 제주시향(지휘 김홍식)과 인천시향(이병욱)은 교향곡 3대 거장 중 한 명으로 칭송받는 브루크너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각각 브루크너 교향곡 4번과 7번을 선보인다. 광주시향(홍석원), 경기필(이승원) 등 6개 오케스트라는 ‘교향악 대가’ 쇼스타코비치 작품을 연주한다. 독일 첼리스트 거장 율리우스 베르거, 베를린 슈타츠 카펠레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악장인 이지혜 등이 협연자로 나선다.국내 관객들에게 실내악의 지평을 넓혀 온 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4월 23일부터 5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윤보선 고택 등에서 열린다. ‘음악 가족’을 주제로 한 14차례 공연에서는 전 세계 예술가 60인의 무대가 펼쳐진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한국을 대표하는 앙상블 노부스 콰르텟과 아벨 콰르텟, 축제 예술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피아니스트 김영호 등이다. SSF만의 상징이 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윤보선 전 대통령의 고택에서 열리는 야외 음악회(4월 27일)에서는 올해가 탄생과 죽음의 각별한 의미를 가진 해가 되는 작곡가들을 조명한다. 서거 100주년인 푸치니와 포레, 120주년 드보르자크, 175주년 쇼팽, 탄생 200주년인 스메타나의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 “윤선아, 새롭게 한 거 맞지… 30년간 무대 뒤에서 스스로 물어요”

    “윤선아, 새롭게 한 거 맞지… 30년간 무대 뒤에서 스스로 물어요”

    오랜 음악 친구는 “네가 더이상 떨지 않는 날이 음악을 그만두는 날일 거야”라고 속삭이곤 했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재즈 디바 나윤선(55)은 여전히 무대 공포증을 겪는다. 공연을 끝내고 무대를 내려올 때마다 자문한다. “윤선아, 새롭게 한 거 맞지”라고. 나윤선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음악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완벽한 무대를 향해 분투한다. 1994년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여주인공으로 데뷔한 나윤선은 “노래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걸 깨닫는다”며 “무대에 설 때마다 새로운 재즈 음악을 보여 드리는 게 인생 목표”라고 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뱅앤올룹슨 매장. 나윤선은 늘 갖고 다니는 ‘칼림바’(아프리카 민속악기)를 꺼내 연주하며 즉석에서 니나 시몬의 ‘필링 굿’을 불렀다. 마이크도 없이 칼림바의 맑은 선율에 부른 노래는 매혹적이었다. 지난 1월 유럽에서 먼저 발표한 정규 12집 ‘엘르’(Elles·프랑스어로 ‘그녀들’이라는 뜻)의 타이틀곡이다. 니나 시몬, 비요크의 ‘코쿤’, 로버타 플랙의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스 송’ 등 여성 아티스트 10곡을 재해석한 이번 음반에 찬사가 쏟아졌다. “나윤선의 노래는 현기증을 부를 만큼 놀랍다”(프랑스 텔레라마), “재즈 가창의 세계를 통틀어 독보적인 정교함과 섬세함”(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음반은 프랑스·독일 아이튠스 재즈앨범 차트 1위, 프랑스 아이튠스 앨범 차트 종합 3위에 올랐다. 나윤선은 내달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의 30주년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보얀 지와 협연해 대표곡과 앨범 전곡을 선보인다. 그는 “음악 인생에 영향을 준 음악 300곡을 고르고 추리다 보니 전설 같은 여성 가수들이 남았다”며 “이번 생에 그들 같은 아티스트가 안 되면 다음 생이라도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헌정 앨범”이라고 미소 지었다. 데뷔 30주년 앨범 작업에는 은퇴한 거장이 참여했다. 레드 제플린, 메탈리카, 지미 헨드릭스 등의 음반 작업을 맡았던 음악 엔지니어 밥 루드위그가 음향 마스터링을 했다. 지난해 7월 은퇴한 그는 이번만 예외라는 조건으로 작업한 후 “가창으로 감동한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음악은 때때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을 환기한다. 지난 2일 별세한 부친은 ‘한국 합창계의 대부’ 나영수 한양대 성악과 명예교수다. 나윤선은 앨범 6번 트랙에 실린 빌리 홀리데이의 ‘섬타임스 아이 필 라이크 어 머더리스 차일드’를 가리키며 “어린 시절 아빠가 합창곡으로 편곡할 때 처음 들은 음악인데 이제야 부르게 됐다”고 했다. 그는 “부친은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자 부러워한 아티스트이고 가장 사랑하는 나의 열렬한 팬”이라고 회고했다. 나윤선이 노래해 온 30년은 ‘재즈 한류’의 시간이다. 그는 해외에서 매년 평균 100회 공연한다. 1년에 석 달이 채 되지 않는 한국에서의 시간도 무대에서 보낸다. 한국 재즈 가수 처음으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 훈장을 2차례(슈발리에·2009년, 오피시에·2019년) 수상했다. “30년 동안 음악을 하면서 지루하지 않았던 건 감동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나만의 아이돌 같은 음악가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나도 누군가 내 이름을 떠올리면 목소리와 음악이 귀에 맴도는 그런 아티스트를 꿈꾸게 돼요.”
  • ‘피아노의 거장’ 마우리치오 폴리니, 하늘 무대로 떠나다

    ‘피아노의 거장’ 마우리치오 폴리니, 하늘 무대로 떠나다

    이탈리아의 거장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가 23일(현지시간) 밀라노 자택에서 별세했다. 82세.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고인이 활동했던 이탈리아 오페라하우스 라 스칼라 극장은 성명을 내고 “우리 시대의 위대한 음악가 중 한 명이자 50여년간 극장의 예술적 토대가 된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전했다. 건축가인 지노 폴리니의 아들로 1942년 밀라노에서 태어난 그는 5세에 피아노를 시작했고, 1960년 18세의 나이로 세계 최고 권위 쇼팽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만장일치로 우승했다. 당시 심사위원이던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기교적으로 우리 심사위원들보다 더 잘 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는 악보에 충실한 정석적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1963년 영국 런던에서 데뷔했을 당시에는 “음표, 그다음 음표를 제대로 연주하는 데에만 집착하며 달려간다”고 혹평 받기도 했다. ‘쇼팽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쇼팽 레퍼토리에 강점을 보였고, 베토벤과 슈만, 슈베르트는 물론 쇤베르크, 스트라빈스키 등 현대 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예술계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비롯해 일본 프래미엄 임페리얼상, 영국 로열필하모닉협회 음악상, 그래미 어워즈, 디아파종상 등 저명한 음악상을 다수 받았다. 2020년 3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프로젝트의 끝을 장식하는 앨범을 선보였다. 고인은 한국 무대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22년 5월, 지난해 4월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열 계획이었으나 건강 문제로 잇따라 취소됐다. 그는 당시 한국 관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해 예술의전당 공연을 고대하고 있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여행할 수 없기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른 시일 내에 한국 관객들을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지만 끝내 국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 ‘울산 도시철도 1호선’ 정부 심사 통과

    ‘울산 도시철도 1호선’ 정부 심사 통과

    울산의 숙원인 ‘도시철도 1호선 건설사업’이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울산시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2024년 제1차 중앙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울산도시철도 1호선 건설사업’을 통과시켰다고 20일 밝혔다. 울산도시철도 1호선(수소트램)은 총사업비 3280억원을 들여 태화강역~신복교차로 11.015㎞ 구간에 2026년 착공해 2029년 개통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8월 타당성 재조사 통과에 이어 이번 중앙투자심사까지 통과하면서 도시철도 1호선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도시철도 1호선 건설을 위해 지난해 11월 노선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이어 상반기 주민·전문가 공청회와 지방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9월 국토교통부 최종 승인을 받아 고시할 예정이다. 시는 최적 노선, 정거장 위치, 차량 기지 등을 확정한 뒤 하반기에 기본 및 실시설계를 동시에 진행해 착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제도적·기술적 상호 협력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며 “신속하고 원활한 사업을 위해 다양한 정책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우이신설 연장선 완공 9개월 앞당겨진다…도봉구 “환영”

    우이신설 연장선 완공 9개월 앞당겨진다…도봉구 “환영”

    경전철인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에서 1호선(경원선) 방학역까지 연결하는 ‘우이신설 연장선’ 사업이 9개월 앞당겨진다. 서울시는 우이신설 연장선의 설계와 시공을 일괄입찰하는 턴키(Turnkey)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20일 밝혔다. 일괄입찰(턴키) 방식은 입찰 시 기본설계에 대한 설계도서를 입찰서와 함께 제출하는 방식으로 실시설계를 완료한 후에 공사를 발주하는 방식보다 높은 기술력과 정밀시공이 가능하다.사업 일정도 단축(약 9개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에 조기 착공을 기다리는 도봉구 방학동, 쌍문동 일대 주민들 보다 빠르게 우이신설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우이신설 연장선은 현재 운영 중인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에서 1호선(경원선) 방학역을 잇는 총연장 3.93㎞, 정거장 3개소(방학역 환승 포함)를 건설하는 도시철도(경전철)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4267억원이며 2031년 준공 예정이다. 시는 지난 2월 국토교통부 노선별 기본계획 승인 이후 입찰방법 심의 등 본격적인 공사 발주 절차를 시작했다. 이후 각종 심의 및 중앙부처 협의(입찰 전 총사업비 조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이행 올 7월에는 공사를 위한 입찰공고를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런 결정에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그동안 일관되게 요청해왔던 구의 입장이 관철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남은 절차들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서울시 등 유관기관과 유기적으로 소통·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박석 서울시의원 “우이신설연장선 턴키 방식 확정 환영”

    박석 서울시의원 “우이신설연장선 턴키 방식 확정 환영”

    우이신설선 연장사업의 설계·시공 일괄입찰 추진이 확정됨에 따라 연장구간 개통계획이 9개월가량 앞당겨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건설기술심의위원회의 입찰 방법 심의 결과, 우이신설선 연장사업의 시행방식이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턴키(Turnkey)는 입찰 시 기본설계에 대한 설계도서를 입찰서와 함께 제출하는 방식으로 실시설계를 완료한 후에 공사를 발주하는 방식보다 높은 기술력과 정밀시공이 가능하다. 우이신설 연장선은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에서 1호선 방학역을 잇는 총연장 3.93km 구간에 정거장 3개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총사업비 4267억원), 지난 2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로부터 기본계획 승인을 받았다. 쌍문2·4동과 방학3동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박석 서울시의원(국민의힘·도봉3)은 “지역주민의 숙원 사업이지만 13년 가까이 답보상태였던 우이방학 경전철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라며 “지난해 수요예측재조사 이후 턴키 발주를 통한 조기 착공을 위해 서울시와 협의해 온 것이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일각에서 서울시가 사업 의지가 없어 본예산에 설계비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이 있었으나, 오히려 서울시는 설계-시공 분리발주보다 빠른 착공이 가능한 턴키 방식을 선정하고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하며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쌍문동과 방학동 일대가 역세권이 되면 지역주민들의 교통편의 개선뿐 아니라 정비사업 등 개발 활성화로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이후 예산 확보 등 사업추진에 필요한 사항을 면밀히 챙기고 개통 전까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7월 중 입찰공고를 위해 관련 절차를 이행 중이며, 이후 상황에 따라 올해 예산 13억원으로 건설사업관리 용역 등을 하반기에 발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섬 폐쇄해도 인구 이동 계속된다”…이민자 화두 던진 실존주의 거장

    “섬 폐쇄해도 인구 이동 계속된다”…이민자 화두 던진 실존주의 거장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는 타인을 두려운 존재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언제든 나에게 그것을 옮길 수 있는 잠재적인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이죠. 팬데믹 이전에 쓰인 이 책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 이유입니다.” 장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 등 실존주의 문학의 계보를 잇는 동시대 프랑스 문단의 거장 필리프 클로델(62)은 19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관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한국어로 옮겨진 신간 소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행나무)에서 클로델은 저열한 이기주의로 무장한 공동체의 허상을 폭로하는 동시에 그 안에 담긴 인간 본성의 연약한 토대를 예리하게 지적한다. 프랑스 현지에서는 2018년 출간됐다. 6년이 흘렀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소설의 메시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클로델은 소설의 무대를 세상과 동떨어진 지중해의 작은 섬으로 정했다. 현대인이 흔히 섬에 비유된다는 점에서 이런 설정은 꽤 노골적이다. 올리브 농사를 지으며 평온하게 살아가던 섬사람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섬의 해변으로 흑인 청년의 시신 세 구가 떠밀려 온 것이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던 이들은 결국 시신을 화산 구덩이에 던져 버린다. 그런다고 아예 ‘없었던 일’이 될 순 없다. 언젠가부터 섬에는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한다. “유럽은 일종의 섬이 됐습니다. 가능하다면 이 섬을 끝까지 폐쇄하려고 하죠. 일부 정당들의 득세로 이런 상황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인구의 이동은 계속될 것입니다. 비단 전쟁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은 계속 줄어들고 있으니까요.” 이야기는 최근 수년간 유럽인의 죄의식을 건드렸던 ‘이민자 문제’의 명징한 비유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유럽만이 마주한 문제가 아니다. 출산율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으며 조선업 등 기간산업은 이주노동자 없이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여전히 ‘한민족’이라는 환상을 좇고 있지 않는가. 마침 21일은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다. “이 책은 우화입니다. 장소도, 시대도 특정하고 있지 않죠. 유럽을 비유하고 있다지만 한국은 어떻습니까. 당장 내일 주변국에서 정치적인 문제가 생겨 한국으로 난민이 몰려온다면요. 한 번쯤 상상해 볼 문제입니다.” ‘세상을 은유하는 파수꾼.’ 작가로서 클로델이 평소 가지고 있는 신념이다. 소설의 도입부에서도 클로델은 ‘나는 성가시게 하는 자’라고 규정한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피가로’가 이 소설에 대고 “인간 본성을 파헤친 신선하고 으스스한 작품”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일 테다. 현대 프랑스의 지성으로 불리는 클로델은 작가뿐 아니라 영화감독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2003년 ‘사소한 장치’로 단편소설 부문 공쿠르상을 받았다. 국내에는 ‘향기’, ‘회색 영혼’, ‘무슈 린의 아기’ 등이 번역돼 있다. “작가는 독자가 걸을 수 없었던 길을 안내하는 사람입니다. 단지 한 시민일 뿐인 제가 정치 상황을 바꿀 순 없겠죠. 하지만 저는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듭니다. 이민자의 문제는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문화는 우리와 섞일 수 있으며 그것으로 우리는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요.”
  • CJ 공동제작 ‘더 리틀 빅 띵스’… 英올리비에상 3개 부문 후보

    CJ 공동제작 ‘더 리틀 빅 띵스’… 英올리비에상 3개 부문 후보

    한국 제작사가 글로벌 제작사와 공동으로 만든 뮤지컬이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즈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8일 CJ ENM에 따르면 뮤지컬 ‘더 리틀 빅 띵스’는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최우수 신작 뮤지컬 작품상, 여우조연상, 안무가상 3개 부문 최종 후보에 호명됐다. 올리비에 어워즈는 미국 토니어워즈와 함께 ‘공연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불리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다. 무대 전문가와 관객으로 구성된 패널이 심사에 참여한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충족하는 뮤지컬에 상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달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지난해 9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유망한 럭비 선수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17세에 장애를 얻게 된 헨리 프레이저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다.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화가로 제2의 삶을 찾은 그의 성장 스토리를 따뜻하게 그린다. 실제 장애가 있는 배우 에드 라킨이 주연으로 참여했다. 작곡과 작사를 맡은 닉 부처, 톰 링과 연출가 루크 셰퍼드 등 영국 뮤지컬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젊은 창작진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이 작품을 본 뒤 “최근 수년간 본 뮤지컬 중 가장 가슴 벅찬 작품으로 영국 뮤지컬의 위대한 업적이 될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CJ ENM이 글로벌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이 올리비에 어워즈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13년 ‘보디가드’가 작품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2016년 ‘킹키부츠’가 작품상 등 3관왕, 2022년 ‘백투더퓨처’가 최우수 신작 작품상, ‘물랑루즈!’가 최우수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다.
  • 따로 또 같이…콜로덴코가 꽉 채운 봄밤

    따로 또 같이…콜로덴코가 꽉 채운 봄밤

    혼자여도, 함께여도 진가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만큼 어떤 상황에서든 명연주자라는 뜻일 터. 바딤 콜로덴코가 독주와 협연 모두 명품 연주를 선보이며 봄밤을 황홀하게 꽉 채웠다. 콜로덴코는 지난 14일과 15일 연달아 무대에 서며 한국관객들과 만났다. 14일에는 금호문화재단의 ‘인터내셔널 마스터즈’ 시리즈로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독주회, 15일에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마스터즈 시리즈’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협연을 가졌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출신인 그는 2013년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우승자로 광범위한 레퍼토리와 독보적인 시적 해석으로 전 세계의 초청을 끊임없이 받는 피아니스트다.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시대와 양식을 관통하는 음반들을 발매하며 BBC 음악 매거진의 ‘에디터 초이스상’과 ‘올해의 디아파종상’, 그라모폰 매거진 ‘에디터스 초이스’ 등에 선정됐다. 콜로덴코는 첫 내한 독주회에서 베토벤 소나타 14번 월광과 제프스키의 세르히오 오르테가의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에 의한 36개의 변주곡을 선보였다. 베토벤 월광 소나타는 익히 많은 연주를 통해 잘 알려진 곡이지만 미묘한 변주로 자신만의 독특한 연주를 선보였다. 마지막까지 어떻게 연주할지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은 기존의 월광 소나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며 그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에 의한 변주곡은 남미에서 시민 저항운동의 상징처럼 불리는 곡을 변주한 것이다. 클래식 애호가들도 잘 접하지 못한 낯선 곡이었지만 관객들을 사로잡는 데는 아무런 장애 요소가 되지 않았다. 휘파람을 곁들이며 온몸으로 연주한 그는 어려운 곡을 깊이 있으면서도 선명하게 풀어냈다. 강력하고 또렷한 타건으로 곡을 연주한 그는 마치 시대가 염원하는 건축물을 짓는 건축가 또는 필생의 걸작을 그려내는 화가 같았다. 대개는 난해한 현대음악의 실험적 요소가 그의 손끝에서 웅장하고 화려하게 해석되며 연주하는 내내 관객들의 숨을 멎게 했다. 쉬는 시간 없던 연주가 끝난 후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작은 공연장을 꽉 채운 그의 연주는 이튿날 큰 공연장으로 옮겨서도 여전했다. 그는 이날 경기필과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2번 A장조, 작품125를 연주했다. 콜로덴코는 유연하고 다채로운 해석으로 전날과 마찬가지로 경이로운 솜씨를 뽐내며 객석을 사로잡았다. 리스트가 곡에 숨겨둔 빛나는 구석들을 찾아 연주자가 이 곡을 통해 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끌어내고 연결하며 오케스트라와 환상의 호흡을 만들어냈다. 변화무쌍한 난곡이었기에 그가 지닌 진가가 더욱 도드라졌다. 관객들의 엄청난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고 그는 베토벤 바가텔 3번, 리스트 연습곡 3번으로 화답했다. 다시 찾아온다면 수많은 예매 관객을 미리 확보할 만큼의 명품 연주 덕에 관객들은 황홀한 봄밤을 보낼 수 있었다.이날 공연은 김선욱의 지휘에도 관심이 쏠렸다. 음악적으로 영혼의 단짝 같은 존재인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을 비롯해 여러 음악 관계자가 공연장을 찾은 가운데 그는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 1막 전주곡과 콜로덴코와의 협연 그리고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이끌었다. 1988년생의 젊은 거장인 김선욱은 지난 1월 간담회에서 “언제쯤 신인 지휘자가 아닌 걸까” 질문하며 오해와 편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는데 이날 연주는 악기들이 잘 어우러져 풍성한 음색을 들려주며 지휘자로서도 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 파리에 낭만과 추억 한 스푼…파리지앵 화가가 그린 따뜻한 풍경

    파리에 낭만과 추억 한 스푼…파리지앵 화가가 그린 따뜻한 풍경

    올여름 프랑스 파리는 2024 파리올림픽 개최로 전 세계 사람들의 시선이 쏠릴 예정이다. 베르사유궁전 정원에서 승마, 앵발리드에서 양궁, 그랑팔레에서 펜싱과 태권도 등 찬란한 역사 유산에서 경기를 펼치는 꿈 같은 일에 기대감이 크다. 파리올림픽을 직접 가서 그림 같은 풍경을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크겠지만 가고 싶어도 직장에서 못 가게 막을 수도 있고 휴가가 부족해 못 갈 수도 있겠다. 그림 같은 파리를 못 보는 아쉬움을 달랠 전시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전(展)’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여름에 파리에 못 가는 아쉬움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파리로 갈 계획이 있는 사람도, 파리에 좋은 추억이 가득한 사람도 보면 좋은 전시다. 지난해 개막한 전시는 현존하는 최고의 파리지앵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91)의 작품 200여점이 걸려 있다. 화가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한 인생 최대 규모의 전시로 그가 추억하는 1930년대 파리의 모습이 따뜻하게 담겨 있다. 작가는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대부분의 일생을 보낸 찐 파리지앵이다. 50년 이상 파리를 그려내며 파리의 풍경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서, 작가가 각인한 특유의 분위기까지 모두 세밀하게 포착해내 그림으로 옮겼다. 이번 전시회는 그가 75~90세까지 그린 작품들을 조명한다.들라크루아는 “1930년대 후반은 모두에게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제2차세계대전 이전의 시대였으니까”라며 “물론 저에게도 역시 아름다운 시기였다. 행복한 어린아이였으니까”라고 말했다. 유년기의 행복한 감정이 담긴 그림은 안 그래도 멋진 파리에 낭만을 가득 얹었다. 여기에 인생의 말년에서 나올 수 있는 원숙함까지 어우러져 오래 시선을 머물게 한다. 전시는 마차를 타고 1930년대로의 시간여행 하는 콘셉트로 각각의 정거장으로 구성했다. 파리의 명소를 지나 파리지앵들의 소박한 삶의 모습, 파리를 수놓은 낭만적인 연인의 모습, 겨울을 맞이한 파리에서 벌어지는 각각의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고향으로 가는 길에 만난 풍경,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순간들이 정거장으로 표현됐다. 파리 특유의 분위기가 작가의 추억 보정으로 따뜻하게 살아나 어느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관람객들은 작가가 그린 1930년대 파리로 떠나 사소하고 소중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파리를 배경으로 사랑하는 연인들, 평범한 골목에서 피어나는 감정들, 눈이 내리는 파리의 겨울,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까지. 파리에 잠깐 머무는 것으로는 감히 만날 수 없는 풍경들이 가득하다. 고령의 작가가 그린 솜씨라는 게 놀라운 한편으로 마음 따뜻한 할아버지가 소개하는 파리 여행에 금방 빠져들게 된다.전시를 보는 것만으로도 관람객들은 마치 파리를 여행한 기분이 들게 된다. 박미경 2448아트스페이스 대표는 “작지만 보석같이 빛나는 그림들”이라고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시간이 갈수록 그의 작품은 희미해지지 않고 향기를 더해 가고 있다”면서 “그의 작업은 계속된다. 90세 작가의 작업을 응원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를 보는 동안 관람객들은 어떤 환상에 젖게 된다. 꼭 파리만이 아니라 각자 간직한 예쁜 풍경, 예쁜 감정들이 작가의 그림을 통해 더 애틋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파리를 꿈꾸시길 바랍니다. 많은 분이 이미 파리에 오셨을 것이고 또 방문하길 꿈꾸는 분들이 있으실 텐데 적어도 인생에 한 번쯤은 그 꿈을 실행해야죠. 그것은 평생의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파리에 가야 합니다. 꼭 사랑하는 분과 파리에 오시길 바랍니다.”(들라크루아)
  • 성남 자율주행 도서관 ‘카북이’ 18일 운행 재개

    성남 자율주행 도서관 ‘카북이’ 18일 운행 재개

    경기 성남시는 탄천 산책로를 오가며 시민에게 책을 빌려주는 자율주행 로봇 ‘카북이’가 겨울철 점검을 마치고 오는 18일부터 운행을 재개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2022년 첫선을 보인 국내 유일의 자율주행 도서관 로봇 카북이는 길이 1.8m,높이 1.2m,폭 1.1m 크기의 자동차 모양으로 지난해 11월 말 정기 점검을 위해 겨울철 운행을 중단했었다. 라이다(LiDAR) 센서, 위성항법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적용돼 시간당 33㎞의 속도로 자율주행한다. 카북이는 70여권의 책을 싣고 탄천교, 사송교, 야탑교 등 3곳 정거장에서 15분가량 정차해 1인당 2권까지 도서 대출과 반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하려면 성남시 공공도서관에서 발급받은 회원증의 바코드를 카북이에게 인식한 뒤 원하는 도서를 빌려 가면 된다. 반납은 2주 이내에 카북이에게 하거나 상호대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성남시내 17곳 공공도서관 또는 24곳 작은도서관으로 하면 된다. 카북이 도서관 로봇 운행 시간은 평일 오전 10~12시와 오후 2~4시다.공휴일과 비 오는 날은 운행하지 않는다. 성남 중앙도서관이 카북이 운영을 맡아 시설을 정기 점검하고,수시로 새로운 도서로 교체·탑재한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카북이를 통해 276명이 403권을 빌려 갔다”며 “탄천에서 즐기는 일상 속 독서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형은 내 분신… 나는 인형 본심, 관절 동작 하나하나가 ‘인간 희망’

    인형은 내 분신… 나는 인형 본심, 관절 동작 하나하나가 ‘인간 희망’

    인간의 형상을 본떴다고 해서 ‘인형’(人形)이다. 나와 닮은 그것을 나의 ‘분신’이라고 불러도 큰 무리는 아닐 터다. 그렇다면 그 인형을 마주 보고 있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자아를 성찰하는 사색가인가, 아니면 그저 호숫가를 서성이는 나르키소스인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인형극 연출가 이지형(39)이 새 연극을 통해 제기하는 문제의식이다. 첫 공연(14일)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던 그는 인형을 이렇게 정의했다.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을 가졌으며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모든 존재는 인형이다.” 아마 이 연극의 제목을 한 번 듣고 외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청소년기를 바탕으로 한 창작 과정이 인형 작업자의 창작 과정에 미치는 영향: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타자를 중심으로.’ 상당히 따분한 논문의 제목 같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환상 문학의 거장 보르헤스(1899~1986)의 ‘타자’라는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 20세의 청년 보르헤스와 70세의 노인 보르헤스가 시공간을 초월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다. 연극에서도 인형 작업자 ‘이지형’을 연기하는 배우와 그를 본뜬 인형이 마주한다. 이지형과 이지형의 대화라서, 연극에서는 연출가의 이름인 이지형이 반복적으로 호명된다. “작품은 이지형이라는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기를 기대한다. 메시지는 인형 작업자 이지형에게서 시작해 예술을 하는 모든 이로, 나아가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로 향한다. 그때 연극은 마침내 보편성을 획득한다.” 인형은 심심함을 달래 줄 장난감이지만 어느 측면에서는 끔찍한 공포를 일으키는 존재이기도 하다. 영화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처키를 보라. 인간과 똑 닮은 로봇이 우후죽순 나타나면서 유행처럼 번진 ‘불쾌한 골짜기’라는 표현도 인형을 향한 인간의 막연한 두려움을 표상한다. “인형이 두려운 이유는 언젠가 저것이 움직였던 것 같은 기시감에서 비롯된다. 그런 상상력은 인형극이 힘을 얻는 원천이기도 하다.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인형은 관객의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존재가 된다. 배우가 직접 대사를 뱉는 것보다 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는 원래 인형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공예가였다. 2018년부터 인형을 활용한 공연에 뛰어들었다. 미술의 대상으로서만 인형을 바라봤던 그는 ‘관절까지 애써 만들었는데 움직이지 않을 거면 조소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누군가의 앞에서 움직일 때에야 비로소 인형은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인간 중심적인 공연을 극복하고 싶다. 인형을 통해 끊임없이 그런 작품을 시도할 거다. 그러나 나 역시 인간이며, 인형도 역시 스스로 움직일 수 없기에 분명히 한계는 있을 것이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맹렬히 도래하고 있는 이 시대에도 인간만이 할 역할이 있다는 걸 방증하는 말이기도 하다.” 공연은 16일까지.
  • 우주여행은 인류의 로망? 잘못했다간 두통에 치매

    우주여행은 인류의 로망? 잘못했다간 두통에 치매

    2020년대에 들어서 우주 선진국을 중심으로 유인 우주 탐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달과 화성에 인간을 보내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과학적 호기심도 있겠지만 ‘제2의 지구’나 희귀 자원 채굴 같은 실질적 목표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이 우주 탐사나 거주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문제는 사람이 오랫동안 우주에 나가 있을 때 어떤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발생할 것인가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연구팀은 현재의 우주 탐험 기술로 사람이 6개월 이상 우주방사선에 노출되면 전두엽 피질의 뉴런 연결과 중추신경계의 밀도가 약해지고 뇌세포에 변형이 발생해 기억력 저하, 치매, 중증 우울증 등 각종 인지·뇌 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미 플로리다대 응용생리학·운동학과, 미 항공우주국(NASA) 휴스턴 존슨우주센터 등의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우주 여행시간이 길어질수록 뇌실이 확장되고 뇌 체액 순환에 문제가 생겨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했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도 인류가 안전한 우주여행을 위해서는 ▲우주방사선 ▲고독감 ▲우주 곰팡이 ▲미세중력 ▲인적 오류라는 5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 레이던대 메디컬 센터 연구팀은 장기간 미세중력 상태에 있게 되면 두통 병력이 없는 사람도 심각한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을 앓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경학’ 3월 1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 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우주비행사 24명에 대한 우주 비행 중 건강 데이터와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이들은 2011년 11월부터 2018년 6월 사이에 최장 26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에 파견됐다. 실험에 참여한 우주비행사들은 우주 비행 이전에는 편두통이나 원발성 두통, 긴장성 두통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다. 분석 결과 우주비행사의 92%가 비행 중 두통을 경험했다. 전체 두통 중 가장 많이 발병한 것은 스트레스, 피로, 수면 부족,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긴장성 두통이었으며 편두통을 앓은 사람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1명의 우주비행사는 한 가지 이상의 두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일 이상 우주에서 체류하는 장거리 우주 비행에서는 누구나 두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통은 우주 비행 첫 주에 나타나기 시작해 두통의 강도가 점점 심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로 귀환한 다음 3개월까지는 두통이 지속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대부분의 우주비행사에게 우주 두통을 비롯한 각종 뇌신경 질환이 쉽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장기간 유인 우주 비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W.P.J. 판 오스터하우트 박사는 “우주 비행으로 인한 중력 변화는 뇌를 비롯한 신체 여러 부위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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