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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대학교 여다솔 학생, ‘2018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순천대학교 여다솔 학생, ‘2018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순천대학교 여다솔(사회복지학부 3학년) 학생이 ‘2018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았다. 여군은 3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8년도 대한민국 인재상’ 시상식에서 국내외 봉사 활동과 국제 교류 활동에 적극 참여한 부분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2016년 ‘월드프렌즈 청년 중기봉사단’으로 활동하며 태국의 핏사눌록주 왓텅태 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육 봉사를 펼쳤다. 지난해에는 ‘순천 Cool Japan’ 리포터로 선발돼 한국 청년방일단으로 활동했으며 올해는 ‘평창 동계 패럴림픽’ 자원 봉사자로 참여했다. 순천대 국제 교류 활동인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해 ‘최우수 버디상’을, 원아시아재단에서 주최하는 ‘아시아공동체론 발표대회’에서 우수상을 비롯해 ‘대법원 영블로거위원회’와 ‘전남 아이디어 랩 사업’에도 참여했다. 여군은 “부모님을 비롯해 교수님의 관심과 도움, 격려가 없었다면 결코 이뤄낼 수 없을 성과다”며 “대한민국 국민, 인재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국제 개발 협력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자들에게는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과 상금 200∼250만원, 창의역량과 리더십 함양을 위한 연수 기회가 부여된다. ‘대한민국 인재상’은 창의와 열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공동체 발전에 기여한 우수 인재에게 매년 수여된다. 올해 대한민국 인재상에는 고교생 50명, 대학생·청년 50명 등 총 100명이 선정됐다. 전남도에서는 고교 분과 2명, 대학생·청년일반 분과 3명 등 총 5명이 수상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베이징 뒷골목에 스민 런던·시카고… 핫플레이스 변신 중

    [글로벌 인사이트] 베이징 뒷골목에 스민 런던·시카고… 핫플레이스 변신 중

    후퉁(胡同)이라 불리는 베이징의 뒷골목은 하루가 멀다 하고 공사가 이어질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륙의 속살을 느낄 수 있는 후퉁에 빽빽이 들어섰던 전통 가옥 사합원(四合院)은 옛 기와집의 멋을 살린 고급 식당과 카페, 상업 공간으로 변신 중이다. 10년 전 올림픽과 함께 부동산 개발 광풍이 불었던 베이징은 제대로 된 도시로 작동하려면 꼭 필요한 공원, 교육 시설 등과 같은 공유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중국의 수도에서 후퉁으로 상징되는 구도심과 옛 공장 지대가 어떻게 변신 중인지 들여다본다.취랑위안(曲廊院)은 2015년 나무 기둥이 썩어 들어가던 사합원 다섯 채가 대나무 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을 들으며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으로 바뀐 곳이다. 건축가는 청 왕조 이전부터 존재했던 전통 가옥의 역사적 가치를 지붕과 벽을 부분 개조하는 식으로 되살려 냈다. 사합원의 상징과도 같은 마당은 매력적인 회랑이 됐고, 기와지붕의 갈빗살이 드러난 천장과 오래된 나무 기둥을 통해 수백 년 전의 시간과 대화하는 듯한 휴식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마당에 대나무를 심고 유리 커튼으로 마감해서 밥을 먹는 동안 대나무 잎사귀를 간질이는 햇살과 바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취랑위안의 메뉴 역시 서양과 동양의 맛이 공존하는 것으로 조약돌 위에 거위 간 요리인 푸아그라를 올려놓거나 덜 익힌 생새우를 분홍색 왕소금으로 덮어 즉석에서 익혀 먹는 식이다. 야크 스테이크가 228위안(약 3만 7000원)일 정도로 비싼 식당이지만 멋을 찾는 베이징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중앙미술대학 한원창(韓文强) 교수는 “새로운 삶과 형식은 역사를 끌어안으면서 옛 건물을 더욱 활발히 활용하기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랑위안은 2015년 대만 실내 디자인(TID) 금상, 2016년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 등 각종 건축상을 휩쓸었다.첸먼(前門) 앞의 베이징팡(Beijing Fun·北京方)은 아예 후퉁을 쇼핑몰 형태로 살려 냈다. 미로처럼 구성된 후퉁의 구조는 그대로 남기고 내부는 세계 최신의 유행 공간으로 채웠다. 베이징팡의 스타벅스는 3층 규모로 1층에서는 각종 커피 및 차도구와 기념품, 2층에서는 음료를 팔고 3층에서는 맥주와 생음악 공연이 이뤄진다. 스타벅스에는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항상 장사진을 치고 있다.베이징팡의 또 다른 인기 공간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건립된 무지호텔이다. 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인 무인양품은 편안하면서도 실용적인 호텔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중국 선전에 1호점을 냈고, 베이징에는 지난 7월 2호점을 열었다. 무지호텔의 로비는 중국인들이 쓰던 그릇, 유리병, 채반 등의 일상 생활용품 전시공간과 도서관으로 구성돼 있다. 무지호텔 측은 로비 디자인에 대해 “무지의 생각과 스타일을 반영하는 일상용품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중국의 잊혀진 긴 역사를 살려 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흰색과 베이지색만으로 꾸며진 무지호텔은 무인양품만으로 채워져 있다. 투숙객들은 무인양품 과자와 음료수를 먹고 무인양품 가습기를 틀고 무인양품 침구에서 잠이 든다. 실용적이면서도 편리한 무인양품은 반일감정이 깊은 중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심지어 호텔 객실의 슬리퍼는 집으로 가져갈 수 있어 무인양품의 가치를 오랫동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베이징팡에서는 미국의 스타벅스, 일본의 무지호텔 외에도 24시간 운영하는 서점인 페이지원, 영국 문화인 ‘애프터눈 티’를 판매하는 해로즈백화점, 독일의 생맥주집 펍 등이 새로운 명소로 자리했다. 랑위안(郞園)은 공장 지대가 카페, 옷 가게, 공동 사무 공간으로 바뀐 곳이다. 이곳에 있는 공동 사무 공간 ‘아이디어팟’은 디자이너를 비롯해 다양한 창업 기업이 입주해 있다. 회의실, 라커, 무료 카페, 강연장 등을 모두 갖춘 ‘아이디어팟’의 한 달 이용료는 2000~4000위안(약 34만~65만원)이다. 사무 공간 한쪽에는 금붕어가 노니는 작은 연못도 갖추어 두뇌 활동을 잠시 쉴 수 있는 휴식 공간까지 배려돼 있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한 세계적인 조각가 왕카이팡(王開方)은 섬유공장이 있던 곳에서 예술 작업실을 운영 중이다. 한때 장쩌민, 후진타오와 같은 중국 최고지도자들이 방문할 정도로 잘나갔던 섬유공장은 현재 46개의 사무 공간과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왕은 “여러 산업이 한 곳에 입주해 있기 때문에 예술 작업에 필요한 교류가 쉽고 중심업무지구에 작업 공간이 있어 예술활동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특히 중심업무지구(CBD)로 불리는 궈마오(國貿) 지역이 있는 베이징시 차오양구는 중국 수도의 변화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현장이다. 차오양공원의 도시계획예술관에서는 한때 베이징 사람들의 식량을 공급하는 농업지대였다가 전자, 섬유, 기계 공장지대를 거쳐 이제는 문화산업 중심지가 된 차오양구의 변천사를 한눈에 조감할 수 있다. 궈마오 지역에는 베이징에서 가장 높은 330m의 궈마오 3기 빌딩과 곧 준공 예정인 528m의 108층짜리 중신광창이 모두 들어서 있다. 베이징에 있던 약 25㎢ 면적의 낡은 공장지대 가운데 6㎢가 문화지대로 바뀌었다. 대표적인 곳이 798예술지구다. 1960년대 북한 김일성 주석이 방문했던 798연합군수공장이 있던 베이징 동부 외곽 지역은 뉴욕의 소호나 런던의 테이트 모던이 부럽지 않은 세련된 예술구로 변모했다. 하지만 베이징시가 도심 재개발 정책을 시행하면서 피눈물을 흘리는 이주노동자들도 있다. 다싱구에서는 지난해 말 혹한기에 강제 철거 작업이 강행됐다. 농민공으로 불리는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살던 낡은 아파트에 화재가 나 19명이 숨지자 베이징시는 이때다 싶어 안전 문제를 이유로 아예 빈민 거주 지역을 쓸어 버린 것이다. 화재가 일어난 다음날 이주를 명령하는 통지문이 문 앞에 붙었고 바로 이어서 굴착기를 동원한 폭력적인 철거가 이뤄졌다. 중국의 민낯이라 할 수 있는 후퉁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1949년에만 해도 3300개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후퉁은 이제 겨우 1000여개만 남아 있다. 후퉁의 소멸에 제동을 건 것은 다름 아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시 주석은 아버지가 공산당 혁명 원로였던 관계로 베이징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국 최초의 국가 지도자다. 시 주석의 이름도 예전엔 베이핑(北平)이라고 불렸던 베이징 가까운 곳에서 태어났다는 뜻이다. 그는 2014년 후퉁을 돌아보면서 “우리는 우리 삶을 아끼듯이 역사 문화유산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 이후 일방적인 후퉁 철거는 중단되고 취랑위안의 사례처럼 베이징시 정부가 돈을 들여 사합원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베이징에는 세계적 건축가들이 경쟁적으로 특이한 디자인의 발자취를 남겼다. ‘새둥지’란 별칭의 올림픽 주경기장과 ‘금속바지’라고 불리는 중국 중앙(CC)TV 건물, 용머리를 본떴다는 판구다관호텔 등은 올림픽 준비 기간에 만들어진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들이다. 왕시닝(王晳寧) 중국 공산당 차오양구 상무위원은 “포화 상태인 베이징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강제 철거당하는 아픔이 있긴 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베이징만큼 오래된 도시인 런던의 재개발 과정을 많이 참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고질적인 교통 문제는 미국 시카고의 사례처럼 주거지와 직장이 가깝거나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스마트 도시를 구현해 해결 중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우정이란 이런 것…비글 강아지와 거위의 훈훈한 포옹 (영상)

    우정이란 이런 것…비글 강아지와 거위의 훈훈한 포옹 (영상)

    귀여운 비글 강아지와 거위가 포옹을 하며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애완견 비글과 거위가 함께 산책을 떠나기 전, 부드러운 포옹을 나누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비글 강아지가 토라진 거위 친구를 달래는 듯 보이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비글이 오른쪽 앞발로 거위를 감싸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자, 거위는 몇 차례나 부리로 비글의 목덜미를 쪼며 거부했다. 그러나 이에 동요하지 않는 비글의 진지한 태도에 거위도 이내 순해졌고, 머리를 기댄 채로 화를 풀었다. 두 단짝은 잠시 동안 시간이 멈춘 듯 사랑 가득한 포옹을 나누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안정을 취한 둘은 사이좋게 걸어 나가 정원에서 산책을 즐겼다.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조이 수트라는 “비글 강아지와 거위의 모습이 어디에서 찍혔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이 영상을 수십 여 차례나 돌려보았다. 볼 때마다 나를 웃게 만들었다”면서 해당 영상을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리고 그의 게시물은 93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비글과 거위의 사랑스러운 포옹을 본 사람들은 “가끔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동물들이 더 연민이나 인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거나 “이들은 서로에게 무척 소중한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 매우 귀엽다”, “각자 위로가 필요했나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트위터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풍경…일상의 디테일을 포착하다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풍경…일상의 디테일을 포착하다

    1930년대 모습 남은 군산 정취 담아내 조선족 대하는 한국인 이중적 태도 묘사 “영화는 詩와 가까울수록 에너지 선사”“우리 삶이나 생각에 순서가 있던가요. 그런데 우리는 마치 늘 순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죠. 일상은 오히려 꿈보다 더 질서가 없어요. 무엇보다 일상에서는 다양한 디테일들이 서로 부딪치는데 그걸 유심히 보는 게 중요합니다. 디테일 안에서 사람들 간의 갈등, 서로가 느끼는 불편도 더 잘 포착할 수 있거든요. 그래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고요.” 8일 개봉하는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이하 ‘군산’)로 관객들을 찾은 장률(56) 감독을 최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가 대화를 하는 내내 유독 많이 언급한 단어는 ‘일상’과 ‘디테일’이었다. 평범한 하루하루에 현미경을 대면 우리가 애써 모른 척하고 있었거나 혹은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뜻에서였다. 장 감독의 11번째 작품인 ‘군산’ 역시 일상적인 공간과 시간을 배경으로 보통날의 특별한 리듬을 담아냈다. 전직 시인 윤영(박해일)은 한때 좋아했던 선배의 아내 송현(문소리)이 이혼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술김에 군산에 가자고 한다. 군산에 동행한 송현은 우연히 묵게 된 민박집의 과묵한 주인 남자(정진영)에게 관심을 보인다. 토라진 윤영은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자폐증에 걸린 민박집 딸(박소담)에게 관심을 보인다. 네 남녀의 엇갈리는 감정 사이사이로 일상에 대한 장 감독의 세밀한 시선이 교차한다. 우선 눈에 띄는 지점은 조선족에 대한 한국인의 이중적인 태도다. 윤영은 자신의 집에서 살림을 돌보는 조선족 가정부의 이름도 잘 모르면서 그녀가 윤동주 시인의 후손이라고 하자 유독 반긴다. 중국 동포 등 이주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시위에 참여했던 송현은 거리에서 조선족으로 오해받자 불쾌해한다. 장 감독은 “일부러 한국 사람들의 그런 태도를 꼬집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그런 모습이 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조선족이) 한국에서는 소수이지 않습니까. 우리는 평소에 정치적·사회적으로 소수인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이야기하죠. 그들의 평등을 위한 운동도 하고요.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일상의 디테일한 풍경을 영화로 보여 주고 싶었어요. 그래야 ‘평소 (조선족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이렇구나’ 하고 몸으로 마음으로 와닿을 테니까요.” 장편 데뷔작 ‘당시’(베이징)를 시작으로 ‘경계’(몽골), ‘중경’(충칭), ‘이리’, ‘두만강’, ‘경주’ 등 특정 공간에서 받은 인상을 스크린으로 옮겨 온 장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일본식 옛 가옥과 정원 등 1930년대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군산 특유의 정취를 작품에 담아냈다. 장 감독은 “(군산처럼) 시간의 흔적이 배어 있는 어떤 공간에 있을 때 인물의 자취가 머릿속으로 그려질 때가 있다”고 했다. 바로 그 순간이 새 작품을 떠올리게 되는 때라고. “미국의 한 대학교에 특강을 하러 간 적이 있어요. 그 대학의 교수들과 산책을 하는데 건물, 조각, 화단의 모습이 딱 평양이더라고요. 그때 ‘미국에서 평양을 한번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참 재밌죠. 미국과 북한은 너무 다른데 말이죠. 이처럼 일상 속에서 우리의 편견을 최대한 없애야 해요. 그래야 새로운 것들이 눈에 보이잖아요. (현재 화해 분위기인) 남북도 마지막에는 결국 국민들이 일상에서 서로 소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그게 아니라면 뭘 해결해도 마지막에는 늘 갈등이 남을 거예요.” 당나라 시에서 영감을 받은 ‘당시’를 비롯해 ‘경주’ 등 장 감독의 작품 곳곳에는 시적인 요소가 배어 있다. 처음 군산을 방문했을 때 “시의 질감을 느꼈다”는 장 감독은 “영화의 리듬도 시의 리듬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를 좋아해요. 중국의 고전 시를 특히 많이 읽습니다. 저는 영화가 시와는 가까울수록 좋고 소설과는 멀수록 좋다고 봐요. 소설이라는 매체는 너무 많은 걸 흡수하게 해요. 시는 흡수하기보다 오히려 에너지를 주죠. 그래서 어떤 영화를 보고 ‘한 편의 소설을 본 것 같다’는 말은 칭찬이 아니에요. ‘한 편의 시 같은 영화였다’는 이야기가 최고의 찬사죠.”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소액기부의 힘...美중간선거 D-6 민주당 하원선거위 온라인 모금액 1억 달러 돌파

    미국 중간선거를 6일 앞둔 31일(현지시간) 민주당 하원 선거위원회(DCCC)의 온라인 정치자금 모금액이 1억 달러(약 1138억 6000만원)를 돌파했다고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전했다. 전체 모금액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줄리아 에이거 DCCC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 민주당 하원 선거위의 올해 온라인 모금액이 2016년 750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소액기부가 민주당에 쏠리면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고 전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1인당 평균 19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에이거 위원장은 “풀뿌리 기부자들의 지지가 전례 없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P통신은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올 3분기 정치자금 모금액을 집계한 결과 민주당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하원의원 선거를 치를 민주당 후보 가운데 최소 60명의 3분기 모금액이 1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3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한 후보도 여러 명으로 파악됐다.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후보로 나선 앤드류 얀츠는 440만 달러를 모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짧은 패딩, 겨울 역습

    짧은 패딩, 겨울 역습

    최근 몇 년 동안 겨울 패션시장에서 독무대를 이어온 롱패딩의 아성에 올해는 쇼트패딩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기록적인 한파에 이어 올 겨울에도 혹독한 추위가 예고되면서 아웃도어 및 스포츠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여전히 롱패딩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롱패딩의 ‘장기집권’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짧은 기장의 패딩을 함께 내놓는 업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미 해외 패션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복고 열풍과 맞물려 1980~1990년대를 연상케하는 짧은 기장과 풍성한 볼륨을 자랑하는 쇼트패딩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국내에서도 롱패딩과 쇼트패딩으로 겨울 의류시장이 양분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채도가 높은 원색이나 밝은 파스텔 색상을 사용하고 유광, 메탈, 비닐 등 독특한 소재를 활용하는 등 복고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개성을 강조한 쇼트패딩이 인기를 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스트리트 패션(하위 문화를 받아들이고 대중성을 강조한 거리 패션)의 영향으로 기장은 짧지만 넉넉한 품에 소매까지 덮는 긴 소매를 갖춘 오버사이즈 핏이 주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28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패션 브랜드 ‘이자벨마랑’은 이번 시즌에 허리 위로 올라오는 과감한 길이의 쇼트패딩을 새롭게 선보였다. 허리선과 소매 끝에 시보리 디자인을 적용해 복고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는 한편 넉넉한 사이즈의 패딩 때문에 자칫 통통해 보일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날씬한 허리선을 강조했다.국내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는 거위털 소재에 목과 주머니 둘레에 퍼 장식을 적용해 보온성을 높인 점퍼와 오리털 소재의 퀼팅(직물과 직물 사이에 솜이나 양모 또는 솜 등을 펴넣고 박음질한 것) 점퍼, 실내에서나 가벼운 외출 등에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베이직 리버시블 다운 점퍼 등 다양한 디자인의 쇼트패딩을 내놨다. ‘보브’도 이번 시즌 허리선과 소매 끝에 밴딩 포인트로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강조한 여우털 쇼트패딩을 출시했다.‘지컷’은 트위드 재킷 형태의 미니 스트라이프 퀼팅 점퍼를 비롯해 다양한 디자인의 경량 쇼트패딩을 선보였다. 경량 쇼트패딩은 초겨울에 단독으로 착용하다가 한겨울이 오면 오버사이즈 코트나 패딩 안에 겹쳐입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국내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는 기장이 골반 위로 올라올 정도로 유난히 짧은 동시에 풍성한 볼륨감을 강조한 솔리드 쇼트패딩, 클래식 체크 쇼트패딩 등 다양한 쇼트패딩 시리즈를 내놨다.남성복시장에서도 쇼트패딩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질스튜어트뉴욕’이 지난달 말 처음 선보인 오렌지 색상의 거위털 퀼팅 쇼트패딩은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인 이달 이미 초도물량이 완판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질스튜어트뉴욕을 운영하는 LF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1차 리오더에 돌입해 다음달 재입고될 예정이다. LF 관계자는 “과거에는 남성용 패딩은 무채색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독특한 색상과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는 울퉁불퉁한 퀼팅이 돋보이는 쇼트 푸퍼(마치 부풀어 오르는 듯이 풍성하고 울퉁불퉁한 모양새가 특징인 패딩)를 출시했다. 짙은 갈색으로 셋업 슈트 등 정장 차림뿐 아니라 캐주얼한 의상과도 두루 어울리는 것이 장점이다. ‘빈폴맨’은 체크 무늬를 적용해 활용도를 높인 쇼트 푸퍼를 선보였다. 아웃도어·스포츠의류 브랜드도 잇따라 쇼트패딩을 선보이고 나섰다.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최근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LMC’와 손잡고 1980년대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밀레의 다운 재킷 ‘듀벳’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 두두느 다운 재킷’을 출시했다. 넉넉한 사이즈에 허리까지 오는 짧은 기장의 쇼트 푸퍼 거위털 재킷이다. 겉면은 유광의 가벼운 나일론 소재를 사용했으며, 소매와 허릿단에는 시보리로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 보온 효과를 높였다.‘노스페이스’도 1996년 처음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눕시 다운’에 주황색, 파란색, 분홍색 등 기존 아웃도어 패딩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화려한 색상을 적용하거나 가죽 소재를 사용하는 등 변화를 준 ‘1996 레트로 눕시 재킷’과 ‘노벨티 눕시 다운 재킷’을 내놨다. 겉면은 발수처리된 나일론 소재를 사용하고, 제작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윤리적인 방식으로 진행해 ‘윤리적 다운 제품 인증’(RDS)을 받은 거위털을 충전재로 썼다.스포츠의류 브랜드 ‘뉴발란스’는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뉴워커스 다운 한정판 쇼트패딩을 선보였다. 허리까지 오는 짧은 기장의 푸퍼 다운으로 경쾌한 느낌을 주고, 양면에 서로 다른 색상을 적용에 취향에 따라 뒤집어 착용할 수 있어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리복’은 캐주얼 브랜드 ‘커버낫’과 협업한 ‘벡터 다운 재킷’을 롱패딩과 쇼트패딩 두 가지 종류로 선보였다.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패딩의 한쪽 면에는 리복 클래식의 벡터 로고를, 다른쪽 면에는 커버낫의 로고를 새겨 마치 별개의 두 브랜드 패딩을 골라입는 것 같은 효과를 줬다. ‘빈폴스포츠’는 광택이 있는 소재로 차별화한 샤이니 푸퍼 다운을 내놨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여성복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에는 멋과 개성, 실용성을 두루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위해 겨울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쇼트패딩은 디자인이나 기장, 색상 등을 비교적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는 데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겨울 의류와 함께 착용하기도 용이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정수 밀레 의류기획부 차장은 “얼마 전까진 기장이 짧고 볼륨이 빵빵한 다운 재킷은 촌스럽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 복고 열풍의 영향으로 다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면서 “쇼트패딩은 보온 효과는 갖추고 있으면서도 무릎에 걸리적거리지 않아 상대적으로 활동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대만, 탈(脫)원전 정책 다음 달 24일 국민투표에 부친다

    대만, 탈(脫)원전 정책 다음 달 24일 국민투표에 부친다

    전력 수급 불안에 시달리는 대만이 다음달 24일 지방선거와 함께 탈(脫)원전 정책의 폐기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25일 타이베이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중앙선거위원회는 지난 23일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내세운 ‘2025년 비핵(非核)국가‘ 정책의 폐지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국민청원이 법정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국민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6년 대선에서 “2025년까지 원전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던 차이잉원 총통은 집권 2년차인 지난해 1월 전기사업법 95조 1항에 ‘2025년까지 가동 중인 모든 원전을 완전 중단시킨다’는 조항을 신설해 탈원전을 되돌릴 수 없도록 못 박았다. 전체 6기의 원전 중 4기를 가동 중단했으나 정전 사태가 잇따르면서 전력 수급 불안 문제가 불거졌다. 대만전력에 따르면 올 4~8월 여유 전력이 10% 이상인 상태를 의미하는 녹색 신호가 켜진 날은 13일밖에 안 된다. 수요가 공급에 육박할 때 켜지는 황색 신호가 연일 이어지고 있으며, 이보다 경계등급이 높은 주황색 신호가 켜진 날도 18일이나 됐다. 지난해 8월에는 인위적 실수로 대만 전국 가구의 절반이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시민운동가 황스슈(黃士修), 국민당 출신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등의 주도로 ‘탈원전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 운동이 벌어졌다. 그 결과 법정요건인 28만 1745명을 넘어서는 29만 2654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투표가 이뤄지게 됐다. 탈원전 폐지안은 전체 유권자의 25% 이상이 투표한 상태에서 찬성(탈원전 정책 폐지)표가 다수일 경우 가결된다. 가결될 경우 탈원전 법안은 효력을 잃는다.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이번 국민투표는 탈원전 폐지 여부를 포함해 총 10개 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동시에 이뤄진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소통하려 애쓰는 자기 모습이 보일 겁니다

    소통하려 애쓰는 자기 모습이 보일 겁니다

    나란히 서 있는 두 남녀가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남자는 약간 불편한 기색이다. 고개를 기울인 여자의 얼굴에는 알게 모르게 호기심이 어렸다. 둘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만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이하 ‘군산’)는 이처럼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시선에서 시작된다.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군산’은 윤영(박해일)이 선배의 아내 송현(문소리)과 함께 충동적으로 군산 여행을 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일본식 가옥이 많이 남아 있는 군산의 거리를 걷던 두 사람은 일본풍 민박집에 묵는다. 송현은 과묵하지만 젠틀한 민박집 사장(정재영)에게 관심을 보인다. 샐쭉해진 윤영은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자폐증에 걸린 민박집 딸(박소담)에게 관심이 옮아 간다. 다음달 초 개봉하는 영화 ‘군산’은 ‘이리’(2008), ‘경주’(2013) 등 일상적인 공간에 특별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장률 감독의 신작이다. 두 남녀의 군산 여행을 큰 축으로 다루면서 일상 속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테면 재일교포 출신의 민박집 주인은 방이 남아도 일본 손님은 받지 않는다. 송현은 윤동주 시인이 일본 형무소에서 스러졌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도 일본풍의 분위기를 칭송한다. 윤영의 아버지(명계남)는 조선족 가정부에게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는가 하면 윤영은 가정부가 윤동주 시인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듣고 감격스러워한다. 장 감독은 지난 5일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에 담긴 속뜻을 묻는 질문에 “일상에서 몸으로 느끼는 디테일한 부분을 다뤘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 감독은 외부와 어떻게든 소통하려고 애쓰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영화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 자신을 포함해 가족, 친구 중에 (영화 속 민박집 딸처럼) 자폐증을 앓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면서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더 소통을 갈망한다. 윤영과 송현이 갑자기 군산으로 향한 것 역시 다른 공간에서 소통의 통로를 찾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경주’, ‘필름시대사랑’(2015)에 이어 ‘군산’으로 세 번째 호흡을 맞춘 배우 박해일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장 감독은 “어떤 배우는 연기를 잘하는 방향이 하나다. 박해일은 그 방향과 가능성이 많다. 바라볼수록 세상의 리듬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면서 “앞으로 팔도강산을 함께 다니면서 더 영화를 찍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경주’ 이후 장 감독과 많은 만남을 가졌다는 박해일은 이번 작품을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 “한 번도 (장 감독님의) 작품을 해석하려고 하지 않았다. 해석하려고 해도 딱 떨어지는 명쾌한 느낌이 들지 않아 그럴 바에야 감독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감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면서 “‘경주’를 몇 번이나 보고도 매번 다른 느낌을 받았듯이 이번 작품 역시 관객들이 오래오래 곱씹게 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깜짝 성사된 김정은과 폼페이오의 ‘스테이크 오찬’ 어땠나(영상)

    깜짝 성사된 김정은과 폼페이오의 ‘스테이크 오찬’ 어땠나(영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 점심을 함께 했다. 북측 관리들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일정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4차례 방문하면서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오찬을 같이 한 것은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 대해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평가한 만큼 예정에 없던 두 사람의 업무 오찬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CBS와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3시간 30분 동안 얼굴을 마주했다. 이날 오전 일본 도쿄를 떠나 평양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2시간 가량 면담했다. 이후 북한이 국빈을 맞는 장소로 쓰이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1시간 30분 동안 점심을 먹었다.CBS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오찬 장소인 영빈관 로비에서 전용차를 타고 도착한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김 위원장은 “처음 이야기를 나눈 뒤에 오늘 같이 식사까지 하면서 한 번 대화를 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장관께선 4번째 우리나라 방문이니까 다른 사람보다 낯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고 폼페이오 장관은 “감사하다”고 답했다. 식사가 마련된 오찬장까지 나란히 걸은 두 사람은 취재를 위해 대기 중이던 많은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김 위원장이 “카메라가 너무 많다”고 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면에 잡힌 벽에 걸린 시계는 오후 12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찬은 원형테이블에 차려졌다. 한 가운데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흰 비둘기떼 조각품이 꽃장식과 함께 놓여 있었다.오찬에는 북측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미국 측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안미션센터장이 참석했다. AP통신은 이날 오찬이 푸아그라(거위간 요리), 소라 수프, 스테이크, 송이버섯 구이, 초콜릿 케이크에 레드와인과 소주를 곁들인 5단계 코스였다고 전했다. 나비넥타이를 맨 남자 종업원들이 접대를 맡았다. 자리에 앉은 김 위원장은 “오늘은 양국의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매우 좋은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전에 좋은 만남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안부를 전한다. 우리는 아주 성공적인 오전을 보냈다. 정말 감사드리고 점심에서 우리가 보낼 시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임명된 지 2주 만인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 극비리에 북한을 방문했다.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메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미국 고위급 인사가 북한을 찾은 것은 18년 만이었다.폼페이오 장관은 약 한달 뒤인 지난 5월 9일 두 번째로 평양을 찾았다.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의제 등을 확정하는 동시에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본국에 데려가기 위해서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1, 2차 방북에서 모두 김 위원장을 만났다. 3차 방북은 지난 7월 6일 1박 2일 일정으로 이뤄졌으나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이날 210분간 마라톤 면담을 한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방북을 마치고 오산 미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착한 직후인 오후 5시 20분쯤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평양을 잘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났다”며 “우리는 (올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계속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과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이나 대북 제재 완화 등 미국 측이 취할 상응 조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의 협상이 세부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은 있다. 미국과의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러시아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폼페이오 장관과 사절단으로 방북에 동행한 한 미국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지난번보다 좋았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문에서는 지난 방문과 달리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을 포함해 몇몇 진전을 이뤘지만 추가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 관리 발언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비싼 아이더 다운, 조류와 인간이 공존하는 길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비싼 아이더 다운, 조류와 인간이 공존하는 길

    깃털이 들어간 누비이불 한 채 값이 1만 5000달러(약 1680만원)나 나간다.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을 모으려는 노르웨이인들의 가상한 노력이 2일(한국시간) 영국 BBC 트래블에 소개돼 눈길을 끈다. 북극을 둘러싼 아크틱 서클의 바로 아래 쪽, 노르웨이 북단 베가 열도의 6500여개 섬에는 매년 4월이 되면 겨울을 대처에서 난 주민들이 친구와 친척들을 일손으로 대동하고 돌아온다. 중심이 되는 섬 베가의 작고 비좁은 로난 평원에 세운 임시 거처에서 봄과 여름을 나며 세상에서 가장 귀한 깃털들을 모은다.마을 주민이라야 8~10명뿐. 약 40년 전까지 일년 내내 이 마을에서 살았던 선조들처럼 5월쯤 이곳을 찾는 큰바다오리 수백 마리의 둥지를 마련해준다. 큰바다오리는 커먼 아이더(common eider)라고도 불리는데 유럽과 북미, 러시아 북쪽에 서식하는 바다오리를 통칭한다. 신기하게도 전년에 찾은 둥지를 5월에 또다시 찾아 한달 남짓 지내고 다시 길을 떠난다. 주민들은 하루 두 차례 둥지를 찾아 잘 지내는지 들여다보고 말도 건다. 알을 훔쳐 먹는 갈매기떼가 근처에 오면 쫓는 역할도 한다. 주민들의 돌봄을 받아 교미도 하고 알도 낳아 부화한 바다오리들은 둥지를 떠나면서 풍성한 깃털을 남겨 은혜에 보답한다. 회색빛을 띠는 아이더 다운은 세계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로 손꼽힌다. 주민들은 정성껏 모아 깨끗이 닦은 뒤 수십 채의 누이이불을 짓는다. 잘 만든 한 채 값으로는 1만 5000달러 이상 부를 수 있다.조류와 인간의 특이한 공생 관계는 수백년을 이어온 지속가능한 아이더 다운 사육으로 조명되고 있다. 2004년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이유다. 남자들은 어업과 농장일을 하고, 여자들은 아이더 모으는 일을 하느라 따로 지내 ‘아이더 마누라’란 신조어가 생겼다. 아이더 다운은 침구계에선 최상의 제품으로 여겨진다. 사료를 먹여 키우는 거위나 오리 깃털이 성긴 것과 달리 아이더 다운은 서로 갈고리처럼 연결돼 있어 공기가 잘 통하면서도 보온 효과는 뛰어나며 거의 무게를 잴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보통 이불은 수백 차례 눌리면 형태가 그대로 굳기 쉬운데 아이더 다운 이불은 늘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복원력을 자랑한다. 해서 여러 세대를 거쳐 사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바이킹 시대 무덤에서도 아이더다운 유류품을 발견했다. 오죽하면 이런 말도 전해진다. 세상의 모든 아이더 다운 제품을 다 모아도 조그만 로리 하나에 다 넣을 수 있다. 아이슬란드가 1950년대부터 공정을 현대화해 대량 생산에 나선 반면, 이곳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다. 65개 둥지에서 수거한 깃털들을 3주 동안 씻어 겨우 1㎏를 얻는데 이불 한 채 지으면 끝나는 양이다. 새들이 모두 떠난 7월에는 주민들은 또다른 일을 한다. 바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일이다. 아이더 다운 이불을 덮고 밤을 보낸 뒤 다음날 일대를 돌아보고 본토로 돌아가는 일박이일 일정도 있고 당일 치기 일정도 있어 아이더다운 박물관 등을 돌아보기도 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불 한 채 값이 1680만원, 최고가 아이더 다운 어떻게 모을까

    이불 한 채 값이 1680만원, 최고가 아이더 다운 어떻게 모을까

    깃털이 들어간 누비이불 한 채 값이 1만 5000달러(약 1680만원)나 나간다.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을 모으려는 노르웨이인들의 가상한 노력이 2일(한국시간) 영국 BBC 트래블에 소개돼 눈길을 끈다. 북극을 둘러싼 아크틱 서클의 바로 아래 쪽, 노르웨이 북단 베가 열도의 6500여개 섬에는 매년 4월이 되면 겨울을 대처에서 난 주민들이 친구와 친척들을 일손으로 대동하고 돌아온다. 중심이 되는 섬 베가의 작고 비좁은 로난 평원에 세운 임시 거처에서 봄과 여름을 나며 세상에서 가장 귀한 깃털들을 모은다. 마을 주민이라야 8~10명뿐. 약 40년 전까지 일년 내내 이 마을에서 살았던 선조들처럼 5월쯤 이곳을 찾는 큰바다오리 수백 마리의 둥지를 마련해준다. 큰바다오리는 커먼 아이더(common eider)라고도 불리는데 유럽과 북미, 러시아 북쪽에 서식하는 바다오리를 통칭한다.주민들의 돌봄을 받아 교미도 하고 알도 낳아 부화한 바다오리들은 둥지를 떠나면서 풍성한 깃털을 남겨 은혜에 보답한다. 회색 빛을 띠는 아이더 다운은 세계에서 가장 가볍고 따듯하며 비싼 다운 깃털로 손꼽힌다. 주민들은 정성껏 모아 깨끗이 닦은 뒤 수십 채의 누이이불을 짓는다. 잘 만든 한 채 값으로는 1만 5000달러 이상 값을 부를 수 있다. 이처럼 독창적인 조류와 인간의 공생 관계는 몇백년을 이어온 지속가능한 아이더다운 사육으로 조명받고 있다. 2004년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이유다. 남자들은 어업과 농장 일을 하고, 여자들은 아이더 모으는 일을 하느라 떨어져 지내 ‘아이더 마누라’란 신조어도 생겼다. 아이더다운은 침구계에선 최상의 제품으로 여겨진다. 사료를 먹여 키우는 거위나 오리 깃털이 성긴 것과 달리 아이더다운은 서로 갈고리처럼 조직이 연결돼 있어 공기가 잘 통하면서도 보온 효과는 뛰어나며 거의 무게를 잴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보통 이불은 수백 차례 눌리면 형태가 그대로 굳어지는데 아이더다운 이불은 늘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복원력을 자랑한다. 해서 여러 세대를 거쳐 사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바이킹 시대 무덤에서도 아이더다운 유류품을 발견했다. 오죽하면 이런 말도 전해진다. ‘세상의 모든 아이더다운 제품을 다 모아도 조그만 로리 하나에 다 넣을 수 있다’고,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애경그룹 2세 ‘채형석 시대’ 열리나

    애경그룹 2세 ‘채형석 시대’ 열리나

    비누·세제→항공·관광·유통 다각화 주역 ‘42년 본사’ 옮겨 ‘홍대시대’ 시너지 모색애경그룹이 42년 만에 지난달 본사를 이전하며 ‘홍대시대’를 시작한 가운데 본사 이전을 주도한 채형석(58) 총괄부회장에게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채 총괄부회장이 앞서 비누, 세제 등 생활용품 전문 기업이었던 애경을 화장품, 항공사, 호텔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한 단계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는 만큼 본사 이전과 함께 본격적으로 ‘채형석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채 총괄부회장이 조만간 그룹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 총괄부회장은 애경의 창업주인 고 채몽인 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애경그룹은 채 창업주의 부인인 장영신(82)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미 채 총괄부회장은 고령인 장 회장을 대신해 2000년대 중반부터 경영 일선에서 그룹 내 주요한 사업을 주도해 왔다. 특히 2005년 제주항공을 설립해 2006년 취항에 나서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항공, 관광, 유통으로 다각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초반에는 애경의 항공업 진출을 두고 무리수라는 평이 우세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쟁사의 견제 등으로 설립 첫해부터 2010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그러나 채 총괄부회장은 사업을 접는 대신 외려 2010년 AK면세점을 매각하는 등 자금을 마련해 항공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당시로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점 사업을 포기하고 항공업을 확대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후 제주항공은 흑자로 돌아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1조 2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홍대 통합사옥 ‘애경타워’에는 지주회사인 AK홀딩스와 애경산업, AK켐텍, AKIS, 마포애경타운 등 5개 계열사와 제주항공 국제영업팀이 입주했다. 또 제주항공에서 운영하는 호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와 AK플라자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AK&홍대’가 들어서 계열사 간의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 나섰다. 이 역시 채 총괄부회장의 작품이라는 후문이다. 실제로 채 총괄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 워크숍에서 “올해 새로운 홍대 시대를 열어 젊고 트렌디한 공간에서 대도약을 할 것”이라면서 “애경그룹의 퀸텀점프를 모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절두산 성지 찍고, 한강 군함 보고… 뱃길 따라 만나는 양화진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절두산 성지 찍고, 한강 군함 보고… 뱃길 따라 만나는 양화진

    양화진, 근현대사 서울 뱃길의 관문 효령·월산대군이 위세 떨친 망원정엔 18세기 장빙업·빙어선 발전사 오롯이 천주교신자 순교…‘다크투어’ 명소로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양화진(한강의 밤풍경) 편이 8월의 마지막 주말인 지난 25일 진행됐다. 혹서기를 피해 밤에 실시한 5회의 여름야행이 이번 회에서 막을 내리고 다음달 1일부터는 토요일 오전 10시로 환원된다. 폭염과 태풍이 지나간 한강의 노을은 곱디고웠다. 걷기 좋은 계절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던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양화진 곳곳을 누볐다. 이날 투어는 집결장소인 합정역 7번 출구를 출발, 절두산 성지~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양화대교~망원정~난지생명길~서울함 공원~망리단길 코스로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해설을 맡은 신수경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와 싹싹함으로 투어단을 이끌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24명의 참가자들은 “귀뿐 아니라 눈도 호강하는 코스”, “한강에 군함이 전시된 걸 처음 알았다”, “늘 가보고 싶었던 양화진묘역을 참배할 수 있어 좋았다”, “망원정 정자의 야경이 인상 깊었다” 등등 호평을 쏟아냈다.●망원정 정자의 야경… 눈도 호강하네 양화진 나루 주변 마을이 마포구 합정동과 망원동이다. 양화진은 인천 제물포나 강화를 오갈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나루였다. 경인선 기찻길이 놓이기 전까지 서해와 서울을 잇는 최단거리 뱃길의 관문이었다. 근현대사에서 제물포항과 서울역 그리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처럼 서울과 세계를 연결하는 항구였다. 양화진은 한강진, 용산, 서강, 마포와 함께 5대 나루(津)이면서 한강진, 송파진과 더불어 3대 군사기지(鎭)였다. 이름 그대로 버드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아름다운 나루였다. 양안에 자리잡은 잠두봉(절두산)과 선유봉(선유도)이 상상할 수 없는 천하절경을 이뤘다. 실학자 성호 이익은 “중국 사신이 산수가 아름다워 노닐 만한 곳을 택해 배를 띄운 곳이다. 나라의 문인과 시인들이 또한 따라가서 화답하곤 했다. …양화나루, 선유봉, 잠두봉, 망원정이 가장 이름난 곳이다. 중국에까지 전해졌기에 천하의 사람들도 동방에 이러한 기이한 볼거리가 있음을 알게 됐다”고 절찬했다. 서울미래유산인 양화대교가 놓인 곳이 옛 양화나루이다. 이 지역 한강을 양화강이라고 불렀다. 양천현감을 지낸 겸재 정선이 그린 ‘양화환도’, ‘금성평사’, ‘선유봉’에 18세기 중엽 양화강 주변 풍경이 담겨 있다. 망원정(희우정)도 지척이다.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라고 노래한 월산대군의 시조 중 추강이 바로 망원정에서 바라본 풍광이다. 그러나 양화진의 지역 정체성은 장빙업과 빙어선 운영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강의 얼음을 캐서 저장했다가 파는 장빙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조선 초부터 얼음은 먼바다 어장에서 잡아온 생선을 싱싱한 상태로 보관, 먹을 수 있게 한 핵심 도구였다. 서울의 어물전으로 들어가는 생선에는 반드시 양화진의 얼음이 필요했다. 생선과 젓갈 등 어물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경강상인들이 취급한 물품 중 쌀, 소금, 목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메이저 상품이었다.어떻게 양화진이 장빙업의 본거지가 됐을까. 양화진의 랜드마크인 망원정은 국왕의 형이 위세를 떨친 곳이다. 4대 세종의 형 효령대군과 10대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존재감이 무겁다. 역사는 그들을 정자의 주인으로 인식하지만 실제 두 대군이 양화진에 남긴 장빙업과 빙어선 주인권은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양화진의 얼음 창고가 있었기에 종로시전과 마포의 어물전이 존재했다. 장빙업의 발단은 망원정 정자에서 비롯됐다. 월산대군은 효령대군으로부터 망원정을 물려받았다. 왕이 되지 못한 왕의 형들끼리 주고받은 ‘만사형통’(萬事兄通)였는지 모른다. 세종과 성종은 민간에서 빙고의 설치 및 운영을 금한다는 국법을 눈감아 줬다. 효령대군 때 처음 사빙고를 설치했다는 주장은 문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월산대군은 희우정 주변에 축대를 쌓고 사빙고를 설치해 장빙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성종은 망원과 합정 주민에게 사빙고 영업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이후 두 지역 주민들이 장빙업을 독점하는 계기가 됐다. 제사용, 벼슬아치 하사용 얼음을 저장한 동빙고나 서빙고와는 별개의 나무 얼음 창고였다. 이들은 양화진 한강변에서 얼음을 채취, 목빙고에 보관한 뒤 여름 성수기에 팔았다. 특히 선박에 얼음을 채워 어장에 나간 뒤 잡은 생선을 냉장해 마포까지 운반하는 빙어선을 운영, 18세기 전성기를 누린 민간 장빙업의 중심지로 우뚝 섰다. 빙어선 영업권을 둘러싸고 망원정 및 합정리 그리고 서강지역 주민 간 분쟁이 30년간 이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두 지역민들은 빙어선 물품 운반을 맡거나 생선매매를 중개하는 빙어선 주인권을 확보해 다른 지역에 비해 부유했다. 팔도에서 올라온 빙어선의 생선을 중간도매상이나 소비자에게 시세에 따라 팔고 난 뒤 10%의 구문(口文)을 뗄 정도로 ‘손 짚고 헤엄치는’ 장사였다.‘은자의 나라’ 조선을 개화의 길로 이끈 천주교와 개신교의 양대 성지인 절두산과 외국인선교사 묘역이 사이좋게 나란히 붙어 있는 게 흥미롭다. 이곳이 근대 서울의 유일한 관문 양화진이었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씨앗은 천주교가 뿌렸다. 천주교 탄압령이 내려진 1866년 국내 천주교 신자는 2만명을 넘었다. 이때 프랑스 신부 12명 중 9명과 천주교도 8000여명이 처형됐다. 병인양요는 탈출에 성공한 리델신부의 요청으로 프랑스함대가 쳐들어온 사건이다. 제물포에서 양화진을 지나 서강까지 진출한 외국 함대에 위엄을 보이고자 양화진의 명물 잠두봉을 절두산 처형장으로 선택했다. 2000명이 넘는 천주교 신자의 머리가 잘려 나가는 참혹한 ‘다크투어’의 명소가 된 것이다. ‘대역부도’(大逆不道) 죄인 김옥균의 머리가 내걸리고, 척화비가 세워졌다. 대역죄인의 효수 장소가 서소문 밖에서 새남터(용산구 이촌동)로 나갔다가 양화진까지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마포와 용산, 양화진 등 경강(한강) 일대로 대표되는 강민(한강 일대 백성)의 숫자가 사대문 안 인구보다 많았고, 교화할 대상자도 더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망원정, 흥선대원군의 추억 망원정의 추억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병인양요에 놀란 흥선대원군이 펼친 두 번의 해프닝이다. 첫째는 ‘학우선’(鶴羽船)이라는 학의 날개 깃털을 겹겹으로 쌓아 만든 배를 물에 띄우려고 시도한 것이었다. 가벼워서 빠르고, 총포를 맞아 구멍이 뚫려도 그만이라는 어이없는 아이디어에 현혹된 대원군은 전국에 학의 깃털을 공출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배의 이름을 ‘나르는 배’(飛船)라고 짓고 망원정에서 진수식을 열었다. 배를 띄우자마자 가라앉고 말아 물에 빠진 병사를 구하느라 법석을 떨어야 했다. 두 번째는 평양 대동강에서 불태운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의 잔해를 가져다가 철갑선을 만들고자 했다. 대동강에서 끌어온 제너럴셔먼호를 망원정 앞에 대어 놓고 배를 만들었으나 석탄이 없어서 목탄을 사용한 배가 앞으로 나아갈 리가 없었다. 이때도 망원정에 앉아 진수식을 거행한 대원군은 배가 몇 m도 못 가서 주저앉는 망신을 당한 뒤 망연자실했다고 한다. 망원정 옆 망원한강공원에 지난해 서울함 공원이 들어서 우리 기술로 제작한 1900t급 호위함과 고속정, 잠수정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장소의 유전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하나금융지주, ‘손님불편제거’ 소비자 중심 경영문화 앞장

    하나금융지주, ‘손님불편제거’ 소비자 중심 경영문화 앞장

    하나금융지주는 ‘손님불편제거위원회’를 통해 소비자 중심 경영문화를 확립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명동 사옥에서 손님불편제거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위원회에는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하나금융티아이 등 7개 관계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위원으로 참여한다. 위원장은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맡는다. 하나금융은 위원회를 정례화해 고객 관점에서 불편사항과 불합리한 관행을 미리 제거하고 관련 제도와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 하위 조직으로 관계사 CEO를 위원장으로 하는 관계사별 손님불편제거위를 매달 열어 회사별로도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함 행장은 “손님은 하나금융의 존재 이유이며 변화의 나침반이자 가치판단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라면서 “손님의 불편제거를 통해 더욱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위원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요리될 뻔한 거위, 대학에서 제2의 삶 시작하다

    요리될 뻔한 거위, 대학에서 제2의 삶 시작하다

    누군가의 식탁에 올라 생을 마감할 뻔했던 거위가 한 대학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온라인 매체 더페이퍼는 수거위 ‘구구’가 지난주 상하이해사대학에 새 둥지를 틀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인 우씨는 1년 반 전에 낚시를 하다 구구와 처음 만났다. 당시만 해도 온몸이 노란색이었던 어린 구구를 데려와 정성스레 길렀고, 둘은 애완동물과 주인을 넘어선 특별한 사이가 됐다. 그러나 우씨가 살던 지역을 떠나면서 구구를 키울 수 없는 형편이 되자 구구의 안위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우씨는 구구를 맡아줄 새 주인을 애타게 찾아 나섰고, 우연히 상하이해사대학이 거위들을 보호하고 키워준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는 “저는 거위 구구의 주인입니다. 이 잘생긴 녀석을 두고 새로운 곳으로 가야하는데 저 대신 키워주실 수 있으신가요? 차마 구구를 요리하진 못 하겠어요”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로 해당 대학에 연락을 취했다. 이에 대학 측은 “우리 거위 대가족에 구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구구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면 기쁠 것 같다”며 “구구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답했다. 대학교 학생들도 “구구 학생, 우리 생태학부에 들어온 걸 축하해”라며 재치 있는 환영인사를 전했다. 우씨는 “구구를 대신해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착한 마음씨를 가졌어요. 구구가 거기서 짝을 만날지도 모르겠네요”라면서 “오랜 내 친구가 새 보금자리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상하이해사대학은 대학의 인공호수 적수호(滴水湖) 근처, 조류와 다른 야생 동물들에게도 자연 서식지 역할을 하는 현지 보호 구역에 구구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사진=더페이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오사카 총영사 청탁’ 드루킹 측근 변호사 구속영장 또 기각

    ‘오사카 총영사 청탁’ 드루킹 측근 변호사 구속영장 또 기각

    ‘드루킹’ 김동원씨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인사 청탁을 했던 도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도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8일 기각했다. 지난달 19일 도 변호사에 대한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20일 만에 또 구속 수사가 어렵게 된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드루킹과 도 변호사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내에서의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춰볼 때 댓글조작 죄의 공범 성립 여부나 증거위조 교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피의자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고, 특별히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경공모 핵심 회원인 도 변호사에 대해 2016년 총선 직전 자신의 경기고 동창인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경공모가 모은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네는 데 관여하고 관련 수사 증거를 위조한 혐의로 지난달 그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긴급체포의 필요성에 의심이 간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특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신병 확보 시도가 무산된 것이다. 이후 특검은 보강조사를 거쳐 도 변호사가 드루킹과 함께 댓글 조작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 관여한 혐의를 추가했지만 이날 이마저도 구속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다. 도 변호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특검이 저를 엄청나게 압박했다”면서 도주 우려가 없는 자신을 상대로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변호사는 올해 3월 오사카 총영사직과 관련해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실제 면접성 면담을 가진 바 있어 그 경위와 결과를 놓고 청와대 개입과 관련한 의혹이 있었다. 이 때문에 도 변호사의 구속 여부는 수사가 청와대로 이어지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었다. 특검은 백원우 비서관뿐만 아니라 2016년 김경수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하고 이후 금품을 받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대해 오는 11일쯤 소환 조사를 계획하는 등 남은 1차 수사기간 17일 동안의 방향을 잡아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날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청와대로의 수사 계획이 난관에 부닥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힘을 얻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특검 “김경수 재소환…영장은 아직”

    드루킹 일당과 대질신문 가능성 金 “산채 방문했지만 킹크랩은 몰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검팀이 한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던 김경수(51) 경남도지사를 이르면 이번 주 중 다시 소환할 방침이다.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 간의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질신문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상융 특검보는 7일 “준비한 질문이 많이 남아 조사를 하루에 끝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김 지사를 2차로 소환해서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인 6일 오전부터 14시간 30분 동안 김 지사를 상대로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추궁했다. 조서열람까지 마치고 이날 새벽 3시 50분쯤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특검 사무실을 나온 김 지사는 취재진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소상히 해명했다”고 밝혔다. 특검이 유력 증거를 제시했느냐는 질문에는 “유력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검이 김 지사를 재소환하는 것은 드루킹 일당과의 대질신문 필요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특검팀은 2016년 11월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 일당에게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 조작을 실행하도록 지시하거나 최소한 묵인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간 특검팀은 드루킹을 비롯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로부터 ‘김 지사가 느릅나무 사무실(일명 산채)에 방문해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진술을 다수 얻어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산채를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킹크랩은 알지 못한다”며 부인했다. 특검은 1차 수사기간이 20일도 남지 않은 만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두 번째 소환조사를 마치고 김 지사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팀은 경공모 핵심으로 활동해 온 도모(61·필명 ‘아보카’) 변호사를 드루킹 일당의 댓글공작 공범으로 지목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은 지난달 17일 도 변호사를 증거인멸 교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위조 교사 혐의에 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특검팀은 이번에는 도 변호사에 대해 댓글공작과 관련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야생의 맛’ 남유럽 뿔닭 요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야생의 맛’ 남유럽 뿔닭 요리

    얼마 전 프랑스와 스페인을 다녀왔다. 전지구적으로 산업화된 이른바 ‘팝콘닭’이 아닌 각국의 토종닭을 살펴보고 맛보기 위해서였다. 프랑스 닭의 여왕이라 불리는 브레스 닭부터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토종닭 등 여러 지역의 닭을 만나 보았는데 그중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프랑스 드롬 지역의 특산물 뿔닭이었다.국내에선 호로새로 알려져 있는 뿔닭은 꽤 흥미롭다. 우선 모양새다. 몸통은 통통한 닭 같지만 머리는 조그마한 것이 꿩을 닮았다. 칠면조와는 다르고 오리나 거위랑은 더더욱 다른 모양새다. 볏 대신 머리에 모자를 쓴 것처럼 뿔이 나 있어서 뿔닭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호로호로 하며 운다고 ‘호로조’라 이름 붙였다고 하는데 실제 울음소리는 ‘호로호로’보다는 ‘끼약끼약’에 가깝다. 우리 눈에 기묘한 이 조류의 고향은 서아프리카다. 아프리카 대륙의 서쪽에 있는 기니 지역에서 났다고 하여 영어권에서는 기니닭이라고도 한다. 아프리카에 있던 뿔닭은 대체 왜 유럽까지 건너가게 된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흥미를 끄는 전설이 있다. 기원전 2세기 로마제국과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가 지중해 패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던 무렵,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은 로마의 뒤통수를 치기 위해 멀리 돌아 후방인 피레네산맥을 넘기로 결심했다. 한니발은 6만명이 넘는 군대와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지금의 프랑스 드롬 지역을 지났는데 여기서 군수물자로 가져온 뿔닭이 일부 병사들과 함께 탈영을 하면서 그대로 그 지역에 정착했다는 이야기다.뿔닭이 언제부터 유럽에 당도했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로마의 부유층들은 자신들의 정원에 각지의 진귀한 새를 수입해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는 것으로 비춰 보건대 전쟁통에 우연히 건너왔다는 이야기보다는 이쪽이 훨씬 설득력 있어 보인다. 아프리카가 고향인 뿔닭은 추위에 취약하다. 그 때문에 뿔닭을 기르는 곳은 유럽에서도 남쪽에 치중해 있는 편이다. 프랑스에서도 남쪽의 드롬 지역, 이탈리아는 토스카나 지역이 대표적인 뿔닭 생산지다.완전히 가축화된 닭과 달리 뿔닭은 야생성이 남아 있어 키우기가 비교적 까다롭다. 우리의 산업화된 닭이 태어난 지 한 달이 겨우 지났을 때 도축되는 것과 달리 드롬 뿔닭은 알에서 부화한 새끼 뿔닭을 무려 52일 동안 키운다. 그 다음 30일에서 최대 40일 가량 방목해서 더 키운다.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건 최소 87일 키운 영계 뿔닭이다. 영계라고 해도 무게가 거의 1.5㎏에 육박한다. 하루 중 볕이 좋을 때 뿔닭을 풀어놓는데 무리 지어 뛰어다니거나 때로는 짧은 거리를 날아다니며 곤충이나 씨앗을 쪼아 먹는다. 이렇게 자유롭게 자란 뿔닭의 맛은 어떨까. 요리를 보니 모양새가 영락없는 닭이라 비슷하겠거니 하고 맛을 보았는데 닭의 풍미는 전혀 나지 않는다. 한니발에게 뒤통수를 맞은 로마의 장군 스키피오의 심정이 이랬을까. 익숙한 닭의 맛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꿩과 같은 야생동물의 진한 풍미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종의 특성도 있지만 방목해서 뛰어다닌 뿔닭의 근육은 가둬 키워 근육이 흰 산업용 닭의 것과는 달리 소고기를 연상케 하는 진한 붉은색을 띤다. 선명하고 진한 육향의 비밀은 여기에 있다. 유럽의 상류층은 비둘기나 메추라기, 꿩 등 수렵으로 잡은 야생조류를 미식 식재료로 선호했다. 하늘에 있어 어느 동물보다 고상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닭과 야생조류의 맛 어느 사이에 있는 뿔닭도 즐겨먹었다고 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비로소 맛을 보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일부 미식가들은 썩기 직전까지 며칠 더 숙성해 ‘야생의 맛’을 극대화해 맛보는 것을 즐겼다고 하는데 입맛이 섬세해진 요즘엔 그리 선호되지 않는 방식이다. 프랑스에서 맛본 뿔닭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심란해진다. 뿔닭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풍미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다면 항상 닭 아니면 오리로 수렴되는 가금류 소비가 더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드롬에서 만난 뿔닭 농장주는 닭보다 신경 쓸 게 많지만 부가가치가 높아 사육을 선호한다고 한다. 국내에선 관상용으로 몇몇 농장에서 키우고 있지만 소비자가 육용 뿔닭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많지는 않지만 육용 뿔닭을 기르는 농가와 뿔닭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을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도 뿔닭 요리가 등장한다.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뿔닭 요리를 맛보던 주인공의 표정을 언젠간 우리도 지어볼 수 있는 날이 오길.
  • 성추문 합의금 발뺌 트럼프…FBI, 개입 정황 ‘녹음 파일’ 찾았다

    성추문 합의금 발뺌 트럼프…FBI, 개입 정황 ‘녹음 파일’ 찾았다

    ‘트럼프 친구’ AMI 최고경영자 대선 시기 독점 보도권 구매… 사실상 유출 막아 트럼프·코언, 성추문 무마 보상 논의한 듯 트럼프 “대화 녹음은 불법… 난 잘못없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직 성인잡지 모델과의 성추문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의 변호사와 ‘입막음용 합의금’에 관해 상의한 내용이 담긴 녹음 자료를 수사 당국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금은 변호사가 단독으로 결정한 것일 뿐 트럼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던 백악관 측 해명을 뒤집는 증거라 파장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두 달 전이던 2016년 9월 전직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47)과의 성추문을 무마하기 위한 비용 지급 문제를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과 논의했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대화 내용은 코언이 녹음한 것이다. NYT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은 코언의 러시아 게이트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올해 초 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다 이 자료를 확보했다. 맥두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가 막내아들 배런을 낳은 직후인 2006년 트럼프 대통령과 10개월간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미국 대선 선거 활동이 한창이던 2016년 8월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기업인 ‘아메리칸 미디어’(AMI)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사에 대한 독점 보도권을 15만 달러에 팔고 다른 언론에는 발설하지 않기로 했다. AMI는 이후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AMI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패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라 사실상 입막음을 하기 위해 독점 보도권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맥두걸은 AMI와 계약하는 과정에 코언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녹음 자료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코언은 맥두걸이 AMI에 독점 보도권을 넘긴 이후 AMI에 어떻게 보상해 줄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두걸은 지난 3월 AMI와의 비밀유지 계약이 무효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AMI가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지불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측은 결국 이는 변호사인 코언이 단독으로 한 일일 뿐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FBI가 확보한 녹음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정황을 증명하는 것이다. 거짓말 차원을 넘어 선거자금법 위반 문제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는 AMI가 맥두걸로부터 독점 보도권을 사들인 것은 성추문 유출을 막아 트럼프 캠프를 도와주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AMI가 맥두걸과 계약을 맺기 전 트럼프 대통령과 상의했다면 일종의 현물 기부에 해당하고 이를 연방선거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위터에서 “정부기관이 변호사 사무실에 침입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FBI의 압수수색을 비판했다. 이어 “변호사가 의뢰인과의 대화를 녹음한다는 것은 더욱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불법”이라며 코언에 대한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좋아하는 대통령은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플레이보이 모델과 ‘성추문’ 녹음파일 등장

    트럼프, 플레이보이 모델과 ‘성추문’ 녹음파일 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대한 결정적 단서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직 성인잡지 모델과의 성추문을 막고자 변호사와 상의하는 대화가 녹음된 파일이 등장한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9월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전 모델 캐런 맥두걸과의 성추문을 무마하기 위해 돈을 지급하는 문제를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과 논의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 측은 변호사가 단독으로 한 일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녹음 파일은 코언 변호사가 대화 당시 몰래 녹음한 것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이 압수수색을 해 해당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델 맥두걸도 2006년부터 10개월간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는 등 연인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2016년 8월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기업인 ‘아메리칸 미디어(AMI)’에 15만 달러를 받고 이 이야기에 대한 독점 보도권을 넘겼다. 그러나 이 매체는 이 이야기의 독점권을 사들이고서도 실제 보도하지는 않았다. 사실상 AMI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이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막으려고 입막음을 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AMI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 사이이다. 맥두걸은 지난 3월 “AMI과의 비밀유지 합의는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해 합의로 마무리됐다. 이는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연결될 수 있다. AMI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15만 달러를 주고 독점 보도권을 사들인 것은 일종의 ‘현물 기부’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를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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